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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0일 11시 57분 등록

 

북 리뷰 16;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 휴머니스트. 2008 개정판 3쇄

                -구본형의 자아경영 프로젝트


   

*** 저자에 대하여


 *저자의 얼굴 (자화상이다.)

-머리는 니콜라스 케이지를 닮았다.

-이마는 둥글고 넓적하며 시원하다.

-눈썹이 굵고 짙어서 사람들이 부러워 한다.

-코가 잘 생겼다. 크고 우뚝하며 기름하다. 반듯한 콧날이

 길게 내려오면서 너무 좁지않고 적당하다.

-입술이 두껍다.

-눈은 바깥쪽 꼬리가 조금 처져 있어서

 남자답게 사나운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얼굴은 갸름하여 요새 사람들이 선호하는 달걀형이고, 광대뼈도 작다.

-귀는 작은 편이고 오목하다.

-어리숭해 보인다.

*저자의 성격( 저자의 진술)

-좀 다혈질이어서 교양 있는 사람처럼 처신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아내와 비교해 볼 때)

-절대로 아부 같은 건 못한다.

-인생에 대하여 약간 시무룩한 편이어서 맥이 없어 보이는지도 모른다.

         (긴 컴퓨터 작업의 영향)

-속에는 불꽃이 있다.

-그 불꽃이 마흔을 넘어서 거의 사그러지다가 갑자기 전혀 예기치 않게

 다시 훨훨 춤추듯 타오르기 시작했다

-자기답게 살고 싶어 한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달라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를 묶고 있던 줄 하나를 끊어내고 인형에서 자유인으로 변화했다.

-조용하고 무거운 사람이며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민감하고 진지한 사람 가운데 하나다.

  

*저자의 기질과 강점

-타고난 그의 기질은 매우 내향적이며 직관적이다.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느끼는 것이 우선인 사람이다.

-판단보다는 인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의미와 내적 조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많다.

-개인적인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며 믿음과 행동을 일치시키기 위해 진력을 다한다.

-감수성이 강하고 사려가 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데 능란하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친절하다.

-세계를 함께 할 사람을 고르는데 까다롭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냉    담하고 무관심하게 보일 수 있다.

-공격을 받으면 반격하기 보다는 마음속에 깊이 분노를 간직하는 기질이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평범한 것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현방식을 높이 평가    한다.

-혼자서 조용히 사색하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겨한다.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에 몰입할 때 최고의 행복감을 느낀다.

   

*저자가 즐겨 쓰는 단어들

꿈, 변화, 아내, 책, 불, 열정, 나무, 글쓰기, 때, 바람 , 신, 우연, 필연, 운명, 길, 글, 변곡점, 43, 마흔, 돌구, 깨달음, 신화, 고독, 미래, 어제, 새벽, 쏘시개 불꽃, 꽃씨, 불씨, 일, 마음, 경계선, 내면의 힘, 당나귀, 칼릴 지브란, 니체, 유혹,


*저자의 생각

-변화경영 전문가로서 자가자신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끈임없이 자기를 혁신시키    는 일이다.

-마흔 살 10년을 쓰면서 앞으로 십년동안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냈    다.

-미래는 지금 서있는 이 자리를 딛고 이 자리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과거를 충분히 익혀 소화시켜 내지 못하면 과거가 살아서 미래를 지배하게 된다. 즉, 과거   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꾼다.


* 저자의 미래

-그는 명 문장가이며 명 강연가이다. 이 일에서 그는 계속 탁월한 결과를 이룰 것이다.

 그는 공부하고 또 공부하는 사람이므로.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돕는다.

 자신을 찾아가는 누군가가 어둠속에서 아직 방향을 잡을 수 없을 때 잠시 ‘우연한 쏘시개   불꽃이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어느날 문득 누군가의 마음이 자신의 꽃씨를 기억하게 할 것이다.

-꽃씨와 불씨가 되는 것

 이것은 그가 자연에서 배운 비즈니스 방법이다.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개정판 서문

 

지난 10년 동안 14권의 책을 썼다. 그 중에서 나는 이 책을 가장 좋아한다.
이것은 마흔 살의 혁명에 대한 기록이다.


변화경영전문가로서 내가 나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나를 끊임없이 나를 혁신시키는 일이다.
내 속에서 쉴 새 없이 새로운 나를 발견해내는 일은 아주 훌륭한 모험이다.
내 스타일에 딱 맞는 벤처 산업인 셈이다. 만일 이 과정을 멈추면 변화경영전문가로서 나는 죽은 것이다.


과거를 기록하면서 미래를 얻었다는 점이 이 책을 쓰면서 얻어낸 최고의 수확이다.

나는 10년 앞을 달려 나가, 그곳에서 거꾸로 10년 동안 펼쳐지게 될 내 인생 최고의 장면들을 되돌아보았다. 시간적 도치가 주는 장점은 ‘계획을 이미 발생한 실천 결과’로 치환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10년을 잘 살게 ‘되었’다. 과거의 기록이 건강한 미래를 계획하도록 도와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좋아한다.

                                                                2007년 1월


   

*책을 펴내며

 

이 책은 나에 대한 기록에 기초한다. 그런 점에서 자서전이다.
그러니까 유명한 인물들이나 쓰는 자서전 시장에 평범한 인간이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끼어든 것이다. 그들에게는 불쾌한 일이고 나에게는 특별한 일이다.
이 책의 부제는 그래서 평범한 인간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라 불러 마땅하다.


역사는 기록된다.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진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기록함으로써 나의 문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평범한 개인사에 있어 개인사의 편찬은 본인의 과제다.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그 프로젝트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을 한 개인의 역사라고 인식했으면 한다.


평범한 개인의 미시사(微視史)는 본인이 남기지 않으면 유실된다.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고 자신의 세계도 없다.
기록의 형태는 일기여도 좋고, 메모여도 좋고, 홈페이지여도 좋고 사진첩이어도 좋고, 이 책 같은 자서전이어도 좋다. 무엇이 되었든 개인의 역사는 스스로에 의해 편찬되어야 한다. 이것이 군중 속에서, 군중으로 흔적 없이 매몰되는 자신을 잊지 않는 길이다.


사라진 문명이 되지 않는 것, 나아가 남은 시간을 찬란한 문명으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이야기 프로젝트(Me story Project)' 가 절실한 이유이다.

                                                                                   2004년 3월


 


프롤로그

 

15. 모든 좋은 것들은 웃는다. 어떤 사람이 정말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지는 그 걸음걸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내가 걷는 것을 보라. 자신의 목표에 다가서는 자는 춤을 춘다. # 니체

  

16. 이 책은 놀이며 유희다. 채워지지 않은 욕망이고 욕망에 대한 절제다. 못 가본 삶에 대한 질투이다. 그동안 배운 학습의 노트이며, 읽었던 책들의 주석이다. 자전적 소설이고, 소설적 자전이다. 지나간 삶에 대한 파괴고, 앞으로 살 삶에 대한 창조이다. 나의 운명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보려는 실험이다.

 

17. 과거는 늘 엄격하고 위대한 스승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적 감옥이기도 했다. 과거가 날 만들었으니, 과거를 버리고 벗어나는 것이 또한 내 미래의 과제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였다. 살면서 나는 여러 번 죽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다시 태어나야 한다.




1장. 지난 10년


21. 마흔 아홉이 거의 저물어 갈 때 이 세상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마흔 살은 오래 끓어 걸쭉해지기 시작한 매운탕이다. 바야흐로 인생의 뼛속 진국이 우러나오는 시기다.


24. 나는 오히려 불면을 즐겼다. 불면 역시 주어진 것이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내가 결코 좋아하지 않는 것들이 찾아오면 싸우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이 상책이다.


예를 들어 번잡함이 주위에서 서성거리면 나는 조용히 혼자 있는 방법을 취한다. 방송이 나를 괴롭히면 출연에 응하지 않는다. 모임이 나를 괴롭히면 나가지 않는다.


원고를 써야 하는 강박감을 느낄 때는 언제고 거절한다.

어쨌거나 고독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고독은 비 같은 것이다. 식물을 밤사이에 자라게 하는 그런 것이다.


26. 그리고 10년마다 이와 비슷한 책을 한 권 씩 발간할 예정이다. 10년을 단위로 쓰여진 ‘마음껏 살아본’ 나에 대한 소설과 개인사가 기록될 것이다. 10년 동안 내가 나를 재료로 만들어 보려 했고 부숴버렸고 다시 만들어낸 나에 대한 대하드라마......


이 구상은 순전히 불면증 속에서 찾아낸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변화의 기술을 나에게 들이댄 변화경영전문가의 그림으로 이어졌다. 지식은 지식에 적용됨으로써 증식된다. 그리고 지식을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체험한다.


27. 40대가 천천히 지나가면 청춘도 지나간다. 서서히 육체의 쇠락이 팽팽한 낚시줄 처럼 감지되고, 은은한 불안이 검은 동굴처럼 나가오면, 여자와 불처럼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 인생을 드라마처럼 역전시키고 싶어 하고, 마음을 누르는 이 초라한 공허 속에 긴장과 갈등, 그리고 비극적 사랑을 담고 싶어 한다.


30. 남자는 ‘여자가 길들인 마지막 가축’이다. 그러나 반밖에 길들여지지 않아 늘 울타리 밖으로 튀어나가고 싶어한다.

자유는 빛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확실한 것, 굳건히 서 있는 것들의 질서 안에서 자유는 끝나고 만다. 절실하게 바라지만 자유가 주어지면 우리는 자유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사랑은 다른 애인을 찾아냄으로써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감정으로 위장된 반복 속에서 소모될 뿐이다. 사랑은 늘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 사랑은 그 자체로 증식되는 능력이다. 그것은 영혼의 갈망 같은 것이다. 모파상은 ‘진실한 사랑은 영혼이 육체를 감싸 안는다.’ 라고 표현했다.


31. 현실은 늘 죽음 앞에서 무력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모든 자제와 절제를 현명함을 불렀던 그 어리석음은 또 어떻게 하랴.


32. 늙은 독수리처럼 대머리가 되고 털이 숭숭 빠진 거대한 탐욕의 새처럼 마흔 살은 죽음의 냄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언젠가 어디선가 느닷없이 죽음은 검은 외투에 검은 모자를 쓰고 모퉁이 앞에서 흘끗 나타난다. 저게 뭔가 보려는 순간 이미 사라지고 없다. 그러나 그가 남기고 간 검은색 긴 외투 자락과 암흑 속에서 섬광처럼 쏘아붙인 그 섬뜩한 눈초리의 잔영을 지우지 못한다.


35. 나와 나의 불일치, 시간적 흐름에 대한 일탈과 소거는 아주 유쾌한 지구 탈출 같은 것이다.


36. 나는 비관적인 상황 속에서 곧잘 낙관적인 정신적 전환에 성공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마 이것이 나의 강점 가운데 하나일지 모른다.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문제에 끌려 다니는 것을 더욱 싫어한다. 나는 문제를 일상에 던져진 예기치 않는 모험과 도전으로 인식하곤 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면 새로운 단면과 만날 수 있다.


37. 나이와 더불어 인간의 경제적 쓸모도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40대는 이제 특별한 사회적 상징을 담은 단어가 되었다. 그것은 가장 정력적인 나이에 버려진 나이다. 40대의 10년 가운데 어딘가에서 버려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너무 쉽게 버려졌고, 성장의 문턱에서 거부되었으며, 왕성한 상태에서 퇴출되었다. 남아 있어도 그들은 이미 사라지는 사람들이 되었다.


38. 마흔은 앞으로 길게 남은 인생을 책임질 수 없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20대 또는 30대에 준비한 인생으로는 마흔 너머의 인생을 꾸려갈 수 없게 되었다. 마흔은 이미 서산에 지는 해가 되었다.

마흔은 사회적으로 아무런 희망도 비전도 던지지 못하는 황혼의 여생이 되고 말았다.


2장. 마흔 살


44. 어플루엔자(affluenza)라는 ‘부자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정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공허한 인생을 위로받기 위해 지나치게 돈에 집착한다.

 

45. 누군가의 칭찬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무엇인가 정말 괜찮은 것을 얻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미루나무가 서있는 강 길을 걷는다. 강 건너 마을에서 하나 둘 흔들리며 내걸리는 불빛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 흔들리며 손짓하는 그 나무들의 숲에 다가갔다.


내안에 들어와 나를 들끓게 하였던 것들, 끝없는 벼랑으로 내몰고 갔던 것들, 신성과 욕망과 내달림과 쓰러짐과 그리움의 불면들


굽이굽이 흘러온 길도 어느 한 굽이에서 끝난다. 폭포, 여기까지 흘러온 것들이 그 질긴 숨 의끈을 한꺼번에 탁 놓아버린다.

다시 네게 묻는다. 너도 이렇게 수직의 정신으로 내리 꽃힐 수 있느냐.

내리 꽃힌 그 삶이 깊은 물을 이루며 흐르므로, 고이지 않고 비워내므로 껴안을 수 있는 것이냐.

그리하여 거기 은빛 비늘의 물고기 떼, 비바람을 몰고 오던 구름과 시린 별과 달과 크고 작은 이끼들 산그늘마저 담아내는 것이냐


-박남준 <나무, 폭포 그리고 숲> 중에서


 47. 지금 있는 곳의 위치를 알고 싶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우선 내가 있는 이곳을 객관화할 수 있는 지도 같은 것을 보고 싶었다.

마흔 살은 늙지도 젊지도 않는다. 대부분 결혼을 했으며 살기 위해 일한다. 마흔이 되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지치게 된다.


48. 일상의 걱정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가장 필요한 내적성찰이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개인적 시도와 실패, 직장에서의 갈등, 결혼생활의 무관심, 아이들과의 씨름이 이때 가장 잘 드러나는 문제들이다. 아무 조금 더 젊었더라면 전직을 하거나 이혼을 하거나 다른 모색을 했을지 모르지만, 마흔 살이 되면 문제를 끼고 살아가는 것이 일상적이다. 그러니까 빼도 박도 못하는 시기다.


49. 이상과 비전으로 상징되는 젊음의 마법이 사라진 후에 다가오는 것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이다. 일 만이 생산적인 것이고, 지루한 일상을 견딜 수 있는 탈출구이다. 이리하여 일은 일상과 실제의 삶이 된다.


50. 마흔 살은 당나귀의 삶이다. 젊은이들의 자유를 포기한 채 두 어깨에 가득 짐을 지고 홀로 사는 짐승이 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이행을 거부한다는 것은 또 다른 어려움을 자초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위대한 화가나 음악가가 되고 싶어 하기도 하고, 백만장자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 아니면 아직 해보지 못한 아름다운 사랑을 완성해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것은 환상일 뿐이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52. 모로코의 민담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모든 사내아이는 100개의 악마와 함께 태어난다. 그리고 여자아이들은 100개의 천사와 함께 태어난다. 해가 갈수록 남자와 여자는 서로 악마와 천사를 교환한다.


57. 싸울 수도 없고 도망칠 수도 없을 때 유머는 가장 적절한 해결책이다. 유머는 적개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유머는 적절한 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융 학파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이 쓰고 있던 사회적 가면, 즉 페르소나는 중년이 되면 붕괴한다. 그리고 내면을 향해 들어가도록 강요한다. 중년의 과제는 각 개인의 내면에서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것이 치료이며 재생을 위한 내적인 힘이다. 대체로 이러한 갱생의 힘은 절망과 고통 속에 감추어져 있다.


58. 마흔이 되면 한계에 대한 자각이 젊은 시절의 끝없는 희망을 대신한다.


59. 마흔 살은 게임의 후반부나 연극의 2막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마흔 살은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막연히 한 번 더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의미한다. 똑같은 실력을 가지고 후반전을 뛰어본들 또 한번의 고배와 비웃음을 자초할 뿐이다. 1막에서 엑스트라였던 사람이 2막에서 돌연 주연으로 바뀌는 연극을 본적이 있는가? 마흔 살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연극의 지루한 2막이 아니다. 오히려 연극을 끝내고 진짜 현실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파괴와 창조, 죽음과 재생이라는 이미지와 직결되며 죽어야 살 수 있다. 이 치열한 반전을 사람들은 일부러 잊으려고 하는 것인가?

 

60. 우리는 극장 밖으로 나와야 한다. 삶을 연극에 비유하는 것을 미워하는 이유는 삶을 극장 안으로 몰아넣고 짜여진 연극으로 전락시키는 것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진짜를 원한다.


62. 마흔 살은 가진 것을 모두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이것이 내 지론이다. 다만 내가 거는 것은 돈이 아니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나 자신을 건다. 나는 이 길을 택했다. 내가 도박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 길 밖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흔이 익어가면서 나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계획했다. 나는 비장했다. 나의 40대는 죽음과 친근해진 10년이었다.

 

63. 마흔이 넘어서 바쳐야 할 목숨도 없었고, 하고 싶은 일도 없었으며,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이것은 비참한 일이었다. 푼돈 서푼짜리 인생이었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바로 이 자리가 내가 죽어야하는 자리라는 점이다. 한 세상이 어둠에 싸이게 될 때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은 어둠 속에서 새로운 빛으로 빛난다.


3장. 직장생활


67. 삶의 방식을 바꾸기 전에는 병이 낫지 않는다. #니체


69. 자신의 미래를 위한 R&D로서 현재의 일부를 투자할 수 없었다. 변화는 한가한 사람들의 과제였을 뿐이다. 변화는 바쁘지 않은 사람들의 일이었다. 변화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진 불행한 자들, 또는 불행을 인식하는 자들의 과제였다.


70.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할 때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이미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가지고 평가하게 마련이다. 그들에게 내 과거는 초라한 것이었다. 나는 나보다 유능한 세일즈맨들 사이에서 주류가 아닌 작은 샛길에 불과했다.


73. 개선과 혁신, 그것은 혁명이라는 단어의 현실적 대체 용어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IBM에서 가장 하고 싶은 유일한 일이 그 일이라는 것은 나는 뼛속부터 알고 있었다.


75. 모든 신뢰의 수명이 단축되고 있었다. 단기적인 전망과 사고가 변화와 돌변의 시대를 이래하는 경제적 키워드였다.


 76. 그들은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고 있었지만 이미 나는 그곳에 없었다. 나는 조직이 변하는 것보다 더 빨리 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78. 어느 조직도 필요한 사람은 떠나보내지 않는다. 어려울 때 일수록 잡아두고 싶은 사람이 이런 사람들이다. 이것이 ‘필요의 원칙’이다. 필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늘 그 처신에 특별한 공유점이 있다. 온갖 종류의 구조 조정에도 상관없이 한 조직 속에서 오래도록 남아 성장하고 싶다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략 다음과 같다.


79. 첫째,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둘째, 그들은 적절한 휴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이들은 대체로 겸손하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애정 없이는 자신을  불태울 수가          없 다. 어떤 분야든 자신을 불사르지 않고서는 핵심에 다가갈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대략을 알고 있다.

 

80. 또 그들은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단추를 끼울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필요한 사람들은 떠남을 늘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떠남으로써 남겨진 조직의 힘이 격감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놓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니체는 가장 위험한 조직원은 ‘그의 이탈로 조직 자체가 파괴되는 조직원’이라고 불렀다.


82. 프란츠 카프카의 <돌연한 출발>


83. 나 역시 앞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굉장한 여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긴 여행이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양식을 챙겨 떠난다 하더라도 곧 바닥이 날 것이었다. 결국 나는 여행을 하며 양식을 조달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불안은 오히려 나를 흥분시켰다. 이 여행이 나만의 여행이 아니라 가족 모두를 데리고 떠나는 가족여행이라는 것이 가장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그래서 더 좋은 것일 수도 있다.


84. 나는 세일즈 대신 나를 마케팅 할 방법을 모색했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은 괴로운 과정에 비해 지극히 평범한 성과를 돌려줄 뿐이다.


85. 마케팅은 유혹이다. 달콤해야 하고, 향기로워야 하며, 엄청난 새로움에 대한 약속을 흘려야 한다.


86. 1997년, 마흔세 살이 되는 여름 어느 날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다.


87. 그때 갑자기 오랫동안 바라왔던 것, 즉 변화경영에 대한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났다. 나는 기뻤다. 내게 천둥처럼 할 일이 생긴 것이다. 갑자기 나는 내가 기획하고 연출하며 배역을 맡는 이 훌륭한 놀이를 즐기기 시작했다.


자신을 변화경영 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새로운 직업을 하나 만들어 낸 셈이다. 사람들은 변화경영이라는 낯선 단어에 호기심을 가졌고, 변화 역시 경영될 수 있는 학문이며 과학이라는 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변화라는 단어와 혼융되었다.


89. 경영 컨설팅 같은 지식산업은 사기와 진실의 경계를 걷는 것이다. 끝없이 학습하는 사람은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다. 그러나 계속 공부하지 않는 사람은 모든 사기꾼처럼 ‘달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다. 나는 내가 ‘경계선을 걷는 사람(edge walker)’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배움을 멈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학위와 자격증은 과거의 영광의 흔적일 뿐이다. 미래를 평가의 잣대로 삼는 사람은 많지 않다.


90. 그리고 마흔을 넘어서는 그 위험한 시기에 나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나는 사는 듯싶게 살고 싶었다. 모든 것을 다 바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관성에 따라 굴러가는 하루 말고, 전혀 새로운 뜨거운 하루를 가지고 싶었다.


4장. 얼굴-페르소나


97. 나 이제 내가 되었네. 여러 해, 여러 곳을 방황하느라 시간이 많이 지났네. 나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녹아 없어져 다른 사람을 얼굴을 하고 있었네. # 메이 사턴(May Sarton, <나 이제 내가 되었네> 중에서

 

98.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은 부담스럽다. 얼굴은 놀랄만큼 유연한 물체다. 교교한 달보다 더 요염할 수 있고, 얼음보다 더 차가울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뻔뻔하게 우리 신체 가운데 늘 벌거벗고 나타나는 부위다.


100. 사람은 행동으로 말하게 된다.


112. 인간은 권력에 오염되어 있다. 물질적 권력이 아니라 지식을 통한 훈육권력에 매여 있다. 건강한 개인과 부강한 국가라는 거부하기 어려운 모토를 앞세워 개인의 삶을 규격화하고 통제하려는 권력이 우리를 묶어두고 있다. 사회 속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만들어지고 조작되며 인위적으로 왜곡되어 있다.

115. 평범한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 나는 이것을 인류의 미시적 역사라고 생각한다.

산다는 것은 자신을 재료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117. 나는 나답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다운 것에 천착하고 매달렸다. 니체가 말한 ‘거리에 대한 파토스(pathos of distance)’를 추구했다. 이것은 차이에 대한 열정이었다. 차이는 다름이다. 그것은 다른 것, 다른 사람의 것을 자신의 것과 구별짓는 다름에 대한 열정이다. 내가 남과 다르다는 것은 어설픔과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자랑스러움과 긍정의 표상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더 다르게 만들려는 열정이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달라야한다. 자기경영의 근간이 되는 것은 실천의 철학이다. 바로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118. 내가 마흔이 되어 한일은 그런 나의 숨통을 끊어놓는 것이었다.

자기 자신을 찾아 가는 길은 ‘오랜 세월과 수많은 공간’을 지나야 한다.

나는 바로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여기에 왔다.

 

5장. 가족


123. 진정으로 사랑했던 마음은 결코 그 사랑을 잊지 않는다. # 토마스 무어

 

124.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이탁오

 

125. 나는 갈등에 대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갈등은 마음이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는 순간이다. 나침반이 북쪽을 찾고, 그곳을 가리키는 순간 부르르 떨리는 것, 이것을 나는 갈등이라고 부른다.


126. 모든 새로운 것에는 갈등이 따라다닌다. 흥분과 두려움 속에서, 세상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에서, 이익과 마땅함 사이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편함과 배려 사이에서 우리는 늘 잠시 망설이게 된다.


130. 우리는 기쁨을 위해 산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행복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기쁨과 나의 기쁨은 늘 섞여 있었다. 작은 수고들은 이런 기쁨을 위해 동반되는 선물의 포장지거나 아름다운 포장 끈이거나 리본 같은 것들이다.

 

137. 나는 마음껏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138. 나는 아무 곳에서나 어느 때나 일할 수 있다.

 

140. 나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수많이 많은 길이 있다. 현실이란 그저 ‘지금의 상황에 대한 남들의 생각’, 즉 다른 사람들의 견해일 뿐이다. 나는 나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에머슨의 말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관이 그 사람의 성격임을 종종 잊고 지내는 것’ 같다. 누구의 삶이든 그것은 늘 그 주인을 닮게 마련이다.

 

147. 삶의 어둠을 견디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고통 역시 개인의 몫이다. 각자에게는 자신의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있고 나눌 수 없다. 우리는 각자의 짐을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 친구들끼리 나눌 수 있는 것은 짐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혼자 그 긴 길을 갈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짐을 지고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 외로움은 함께 있으면 훨씬 낫다.


148. 따질 것도 없고 계산할 것도 없다. 마음이 가는대로 함께 가는 것이 친구이다. 친구란 함께 어울림이다. 서로에 대한 애정 없이는 그 어울림이 빛날 수 없다.

 

6장. 자연


154. 남도를 돌며 내가 가장 먼저 본 것은 바로 그 바람이었다. 바람은 어딜 가나 나를 따라 다녔고 , 나는 바람을 따라 떠돌았다. 그 바람 속에서 피어나는 첫 번째 꽃이 매화였다.

 

157. 자연이 우리를 설득하는 방식은 늘 같다. 먼저 우리를 감탄하게 하여 혼을 빼놓는다. 상상 너머의 매력으로 우리를 사로잡은 다음 아주 ‘자연’스럽게 마음을 굴복시키고 무릎 끓게 한 후 신의 음성을 불어넣는다. 이 아름다움이 보이느냐? 너의 초라함이 보이느냐? 이 어리석은 것아. 우매한 미망의 어둠에서 나와 가고 싶은 길을 가거라. 숟가락으로 먹은 모든 것은 결국 똥이 아니더냐. 마흔이 넘게 살아온 긴 세월이 참으로 잠깐이고 꿈이 아니더냐. 다행이 아직 꿈이 끝난 것은 아니니 살고 싶은 대로 살아라. 죽음이 널 데려갈 때 좋은 꿈이었다고 웃을 수 있도록 하여라.


160. 우리가 왜 변해야 하느냐고? 그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작은 세포가 아이가 되고 젊은이가 되고 장년이 되고 노인이 되고 그리고 죽는 것이 삶이다. 순수한 아이의 생각이 야망으로 가득한 젊은이의 생각이 되고, 이내 세상의 한계에 지쳐버린 장년이 되고 노회한 노인이 되고 이윽고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다. 변화 자체가 우리의 일상이고 삶이다. 생명이 주어진 순간 삶은 시작되고, 삶이 주어진 순간 죽음의 시계도 카운트되기 시작한다. 왜 살아야 하는가?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왜 변화해야 하는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163. 곽박의 시에 "숲에서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없고, 냇물에는 멈춰선 물결이 없다."라고 했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변화에 대한 묘사는 찾기 어렵다. "밖으로 자연의 조화를 본받고, 안으로 마음의 근원을 체득해야 한다."는 것은 두고두고 마음에 담아둘 충고이다.

  

164. 자연과 하나임을 깨닫게 될 때, 비로소 조화롭게 살 수 있다는 노자의 말은 곧 나의 말이다.

 

166.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인생을 오래된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하는 것도 수없이 보아왔다.


167. 나는 나무다. 스스로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땅이지만 가야 할 곳은 하늘이다. 나는 땅에서 하늘로 간다. 몸이 땅에서 나와 영혼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듯, 땅을 움켜쥐고 온몸을 던져 하늘을 향해 자란다. 나의 모든 힘은 어두운 내면으로부터 온다. 어두운 곳은 언제나 비옥한 토지였다.


170. 나에게 낙엽은 책이다. 꽃과 나뭇잎, 그리고 열매는 나무의 일 년의 삶이다. 내 책도 내 일 년의 삶의 기록이다. 나뭇잎이 떨어지면 내 일 년도 떨어진다. 그리고 열매를 남기듯 나도 내 책을 남긴다. 책 한 권이 쓰여지면 내 일 년도 지난다. 나무가 다음 해에도 똑같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이 혹독한 죽음과 재생의 의식을 거친 나무는 이미 전 해의 그 나무가 아니다. 나도 그렇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영원히 죽은 것이다. 살아 있으나 이미 죽어버린 정신을 나는 수없이 보아왔다.

 

173.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마음속으로 하나의 씨앗처럼 날려 보내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생각인지, 나의 생각을 가장한 다른 사람의 생각인지는 잘 알 수 없다. 오리지널이 어디에 있든지, 분명한 진실은 나의 것이 된 생각들, 즉 이미 ‘내게 귀화한 생각’들이라는 점이다.


174. 날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시간이 쓰일 곳을 마음대로 배분하며, 그 일의 가치가 빛나는 일을 하고, 스스로의 삶을 즐겨라. 삶 자체가 유혹이 되게 하라.


로댕의 말을 잊지 말라. ‘사랑하고 감동하고 전율하면’ 그 삶은 매혹적인 것이다. 날마다 그렇게 살아라. 하루하루를 잘 살아야 좋은 인생이다. 그러므로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변화에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175. 자연의 맛은 차별적이다. 자신만의 맛과 향기를 가진 품종을 만들어 내라.


7장. 건강


183. 아리스토텔레스를 보면 제자가 스승을 어떻게 빛나게 하는지 알 수 있다. 영원히 스승의 빛에 가려진 제자는 결국 스승을 욕보이게 된다. 뒷물이 앞 물을 뛰어넘으려고 해야 비로소 강물이 힘차게 흐를 수 있다. 제자가 잘 나야 스승이 위대해진다.


184. 죽음은 생명과 함께 시작된다. 또한 생명은 죽음과 함께 다시 시작한다. 이것이 생명의 순환이다. 죽음 없이는 생명도 없다. 마치 변하지 않는 것 없이는 변하는 것이 없고, 어둠 없이는 밝음도 없는 것과 같다. 어둠은 늘 생명이 자신을 준비하는 참으로 비옥한 토양이다. 초라하고 아무것도 아니며 썩는 것들만이 자신을 땅에 버릴 수 있다. 땅에 버려져야 ‘무엇’이 될 수 있다.


185. 자연은 다산과 낭비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쏟아 붓고, 싹틔우고, 꽃을 피운다.


191. 자연과 함께 자연을 따라 떠나는 것이다. 나이와 함께 현명함이 자라, 이윽고 극치에 달해, 현명함이라는 언어적 속박을 벗어나 용처럼 구름 속에서 노니는 것이다.

생명을 길게 연장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살아 있는 순간순간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193. 눈을 감은 채 톡톡 던지듯 지팡이 질을 하며 거리를 걷는 나를 상상해보기도 한다.


199. 마흔은 죽음이 삶과 함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영적인 나이의 시작이다. 인과관계를 따르지 않는 또 다른 방식의 이해력이 우리의 마음속에 스며들게 되는 시기라는 뜻이다.


201. 아름다운 봄날은 빨리 지나간다. 모두 그리워하고 섭섭해 한다. 그러나 가을 또한 곱게 온다. 나이 먹음은 가을을 즐기는 것이다. 그 또한 아름답지 않은가! 릴케처럼 말한다면 아마 이렇게 될 것이다.


“신이여, 우리 각자에게 합당한 삶을 주소서.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그 삶에 걸맞은 ‘합당한 죽음’을 주소서“

 

8장. 길에서


205. 세상의 아름다움이 나를 슬프게 한다. 그 아름다움은 사라질 것이기에. 비 내리는 오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불멸을 꿈꾸니. 이 오후 시간을 즐겨라. 어차피 가져갈 수도 없는 시간이니. 하루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예술.

 

206. 나는 지금 과거의 한 시간과 미래의 한 사건 사이에 있다. 하나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고 하나는 앞으로 일어날 일이다. 물론 미래의 일은 반드시 일어날지 아닐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두 사건이 매우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나는 추억이고 하나는 꿈이다. 추억과 꿈은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마흔 아홉이 되어 지나온 삶을 되새겨보니 실제로 일어난 것과 상상 속에 존재했던 것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모두 한줌의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207.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모든 일 역시 과거만큼 분명한 꿈이다.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비현실이 아니라 또 다른 현실일 뿐이다. 나는 꿈을 또 다른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209. 나는 나를 ‘정신적 여행자’라는 개념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그것은 날개 같은 것이다. 시간이라는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활공한다.


지금 이 책을 쓰고 있는 이유도 과거에 갇혀 있는 나를 미래의 빛을 따라 아름답고 화려하며 자유로운 이야기 속으로 데려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210. 다만 훌륭한 상상과 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지금의 일’들이 있게 마련이다. 내가 두려워 하는 것은 지금 해야 할 일을 놓치는 것이다. 이것이 오히려 강박관념으로 다가오는 두려움이다.

추억과 꿈은 같은 것이다. 하나는 일어났다고 믿는 꿈이고, 다른 하나는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꿈이다. 하나는 이미 깨어난 꿈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꿀 꿈이다.


211. 꿈은 시간의 질서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역사적이다. 욕망을 버리는 것이 꿈이기도 하지만, ‘욕망을 버리는 것’ 역시 욕망의 한 형태라는 점에서 욕망의 특별한 모습이라고 부를 수 있다. 


215. 여정 자체로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끝나는 여행도 위대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이 10년 동안 내 길을 가려는 노력의 결과로 알게 된 평범한 깨달음이었다. 길 위에서 죽은 여행자처럼 완벽한 여행자가 어디 있겠는가?


217. 나는 책을 쓰는 것이 좋다. 글쓰기가 무엇보다 즐거운 취미인 셈이다. 그해 발간된 책은 일 년 동안의 내 관심사였다. 책 한권이 나오면 내 일 년 동안의 정신적 여정이 정리된 것이다.

 

221. 다른 사람이란 결국 왜곡된 거울에 불과하다. 늘 자신에게 비추어 자신을 발견하려 하 행복하다. 일 년에 한번쯤 흔들의자에 앉아 마치 다 산 것처럼 인생을 돌아보면 다음과 같이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다. ‘나는 어떤 일을 이루고 싶었는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가?’ 이 질문의 답이 찾아지면 인생은 목표를 가지게 될 것이고, 결국 그 길을 갈 것이니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222. 나에게 주어진 구체적인 삶, 이 유일무이한 구체성이 바로 내 삶이고, 따라서 그 의미 역시 나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비추어 자신을 알려고 하지 않으면 행복하다. 다른 사람이란 결국 왜곡된 거울에 불과하다. 늘 자신에게 비추어 자신을 발견하려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223. 길은 없다. 이것이 길이다. 하루가 길이다. 하루가 늘 새로운 여정이다. 오늘 새롭게 주어진 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세상이 되지 못한다면 어디에 행복이 있을 수 있겠는가? 변화란 불행한 자의 행복 찾기가 아니겠는가.

9장. 집, 공간


231. 서재는 꿈을 꾸기에 좋은 곳이다.

내게 독서와 꿈과 쓰기는 책 속의 경험을 배워 원래 내 마음속에 갖추어져 있던 근본을 이해하는 학습이다.

그리고 아주 작은 골방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


232. 이 작은 방은 늘 내가 새롭게 태어나게 도와주는 작은 공간이 될 것이다. 나중에 누군가 이방을 ‘기도의 방’이거나 ‘면벽의 방’이라고 부르게 될지도 모른다. 이 방에서 나는 늘 나와 만나고 싶다. 이것이 오랫동안 내가 바라던 집이라는 공간이었다.


237. 어머니 나무에서 나와 가지위에 핀 꽃들은 모두 나무의 자식들이다. 끙하고 힘을 줄 때마다 한 놈씩 나와 가지 끝에 달려있다. 아름다움으로, 꽃은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참는다. 참다 참다 참지 못하고 터지는 것이 바로 꽃이다. 민감한 시인들은 그래서 꽃 터지는 밤에는 잠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243. 어떤 경우든 식물은 한 번은 전성기에 이르는 것 같다....다 제 때가 있다.


 나도 늦게 인생을 시작한 사람이다. 나는 어디서나 만나는 그저 평범한 남자였다. 특별한 인생을 살고 싶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그러다 우연히 글 쓰고 강연하는 사람이 되었다. 무엇인지 정체를 잘 모르는 식물이 자라나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하자 비로소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는 것처럼, 나도 잎만 가지고는 내가 어 떤 나무인지 판별하기 어려웠다. 이때부터 나는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내가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도 내가 아니다. 유일함이라니, 얼마나 황홀한 이야기인가!

 

244. 멀리 두고 그리는 마음은 그리움이고 가까이 두고 만질 수 있는 것은 행복이다.

그리워하고 또 볼 수 있으니 이처럼 다행일 수 없다.


246. 나는 조용한 사람이고 무거운 사람이며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민감하고 진지한 사람 가운데 하나지만 세상을 밝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249. 노동 자체가 참선이고 수련이다. 다만 전혀 수련이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게 하는 정신적 수련이다.


우리는 증거를 필요로 하는 존재이다. 일을 하면 티가 나야 그 기쁨이 배가된다. 정원 일을 하는 것은 즐거운 노동이다. 지금 막 시작했지만, 아주 훌륭한 취미가 될 것 같다. 생명을 만나고, 생명과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생명이 자라는 것을 돕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산에 가서 걷는 것도 좋고, 이렇게 작은 정원 하나에 매달려도 좋으며, 댓 평 쯤 되는 텃밭에 매여 여름을 보내도 좋다. 즐거운 일이다.

 

254. 명상은 나를 즐기는 것이다. 스트레스와 괴로움으로 가득 찬 현실에 갇힌 내가 아니라, 원래 있었던 아름다운 나를 찾아내는 것이다. 명상은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다른 사람에게서 평화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부에서 평화를 건져내는 것이다.

 

10장. 학습

 

259. 1인 기업가가 되었을 때, 나는 하늘을 나는 새였다. 하늘은 파랗고 아름다웠다. 비로서 나는 풀려났다. 위탁한 권리를 되찾았고, 무진장한 시간을 돌려받았다. 통쾌한 일이었다.

 

260. 책을 읽다가 “두려움은 곧 두려움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고 무엇이랴.”라는 칼릴 지브란의 글을 발견했다. ‘씨팔’. 어쩌면 말을 이렇게 잘한단 말인가? 욕! 그거 참 좋은 것이다. 속에 콱 막혀 있다가 가래처럼 올라오는데 뱉고 나면 후련하다.

261. 엄청나게 많은 말들을 구겨 넣어 아주 작게 응축해 놓으면 가래 같은 한마디의 욕으로 밖에는 표현되지 않을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씨팔’과 ‘퍼크유’는 설명이 필요없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투명하기 그지없는 통렬한 동물적 으르렁거림이다. 하고 나면 어쨌거나 후련해지지 않는가!

 

263. 성공은 채찍이다. 쉬지 못하게 날카롭게 살을 파고들어 찢어놓는 주마가편의 바로 그 채찍이다. 채찍을 잊은 성공은 반복과 진부함 속에서 퇴락하게 된다.

 

학습은 성공을 오랫동안 빛나게 해준다. 나는 학습이 의무가 되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다. 책을 읽고 쓰는 것은 작가들에게 하나의 의무이다. 이 짐을 견디지 못하면 더 쓸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짐을 견딘다고 해서 좋은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의무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는다. 의무란 재미없는 것이다

 

264. 나는 한 가지 종류의 책을 읽는 것을 자제했다. 읽기 싫으면 읽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 썼다. 매일 쓰는 것은 다행히 아주 즐거운 놀이였다. 나는 어느 책에도 나오지 않는 이야기와 느낌과 생각을 내 일상 속에서 매일 조금 씩 찾아내고 표현해보려고 했다. 그것은 늘 살아있는 느낌을 선사했다. 나는 놀이가 가진 위대한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논다는 것은 순수하며 아무런 이해를 따지지 않는다. 경제적 계산을 넘어 빠져들게 한다.

 

265. 바쁘다는 것은 지우개와 같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그리움을 지우며 의미를 지우고 생각을 지운다. 바쁘다는 것은 사람을 그저 움직이게 한다. 먹이를 나르는 개미처럼 한없이 움직이게 한다. 경제라는 본능에 따라 프로그램이 된 것처럼 낮도 밤도 없이 움직이기만 한다. 똑같이. 이 지겨운 반복적 소모를 ‘일한다’라고 부른다.

 

266. “아, 밥이다, 밥. 맛있는 밥.” 다리 네 개가 따로 놀며 춤추는 것처럼 겅중댄다.

 

267.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그녀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처럼 가슴 뛰는 일이 없을 때 그녀에 대한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밥 한 사발에 즐거워하고 산속을 걷는다는 것 때문에 털 하나 까지 긴장하고 살아 있는 개.....그 개를 어떻게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269. 미래는 지도에 그려져 있지 않은 세계다. 그저 내적으로 감응하는 나침반 하나 달랑 들고 떠난다. 이 때는 내 발자국이 곧 지도이다. 완성될 수 없는 지도, 때때로 잘못된 지도, 방황과 위험이 도처에 숨어있는 지도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것이 곧 내가 살아온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270.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쓰기 시작한지 8년이 되었다. 책을 쓰는 일은 내가 가장 잘 배우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재능이 있겠지만, 이 방법이 내 스타일이다. 나는 내가 읽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나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271. 학습은 가장 자기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이란 ‘어떻게 배우는 지를 가르치는 것’이라는 지적은 옳다. 학습이란 지식의 습득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학습의 하위 기능일 뿐이다. 학습의 핵심은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것. 답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답은 이 탐험의 끝에 나타나는 보물이다.


273. 단 칼에 내 심장을 찌르지 못하는 자들은 나와 인연이 없는 것이다. 언젠가 내가 다시 그들의 책을 펼쳤을 때 운명처럼 심장을 찔리게 되면 그 때가 그들과 다시 만나는 시간이다. 명성이 자자한 책이라도 그 명성 때문에 보지는 않는다. 흘러간 시대의 흘러간 흔적이 지금 나를 깨우지 못한다면 나와 인연이 닿지 않는 것이다.

 

나는 배움이란 이해와 인식으로부터 시작할지 모르지만, 그 너머에 있는 다른 차원의 무엇인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모르지만 맛있게 부르는 사람이 있다.


276. 스승은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불을 끄고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제자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277. ‘스승을 욕보이는 제자는 바로 영원히 스승을 빛나게 하는 자’이다.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허물을 벗을 줄 모르는 뱀은 죽어버린다. 생각을 바꿀 수 없도록 방해하는 인간의 정신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정신들은 이미 정신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그는 가장 자유로운 미친놈이었다. 스물네 살에 바젤 대학의 교수가 되었지만 서른 살에 경력 쌓기를 포기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자신과의 최초의 결별이었고, 자기 자신으로의 추락이었다. 그는 모든 가치를 열정이라는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전기 작가로 유명한 스테판 츠바이크의 표현을 빌리면 니체는 ‘불꽃처럼 게걸스럽게 스스로를 불사르고 스러지고’ 싶어 했다. 불꽃이야말로 바로 그였다. 그의 본질은 넘실대는 불꽃같은 변화였다. 그에게 있어 완성에 이르는 길은 살인적인 자기파괴와 가지고 있던 믿음의 상실, 자기해체로부터 생겨났다. ‘자기처형’없이는 새로운 자기가 있을 수 없다.

 

단순한 자기변화로부터 스스로에게 반대하고 자신의 적이 되려는 데서 그의 기쁨이 생겨났다.

 

278. 다른 철학자들의 사상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사상과 나의 것을 접속하여

사생아를 만들어내는 것’이 들뢰즈의 취미였다는 것이다.

 

283.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우리는 늘 길 위에 있다. 한 곳에 짐을 풀고 편히 쉬더라도 그것은 길 위에서의 숙박이다.

 

‘새로운 장르의 일상적 삶을 창조하는 것’, 이것이 내가 스스로에게 약속한 실천적 개혁이고 혁명이었다.

 

286. 나는 나에 대한 꿈을 꾸었다. ‘선비처럼 섬세하고 무사처럼 선이 굵을 것.’

 

287. 책을 읽다가 밑줄을 긋고, 만년필의 잉크를 다시 넣고서 아끼는 노트를 펴 정성스럽게 옮겨 적을 수 있다면 섬세하다 할 수 있다.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은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그가 묵묵하면 더욱 그렇다.


288.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아경영 철학.’ 이것이 바로 내 학습의 중요한 테마 가운데 한 줄기를 이룬다.


289. 여행을 즐기는 자는 끝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세계를 탐닉한다. 그들은 춤추듯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11장. 일


294. 모든 일에는 고객이 있다. 이것이 경영의 관점이다. 누가 내 일의 첫 번째 고객인가? 이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의 첫 번째 고객은 나이다. 내가 내 일의 가장 최우선적인 목적이다. 따라서 내 일은 반드시 나를 만족 시켜야 한다.

 

연구소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소명은 나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깨워 스스로 변화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자아 경영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가 내 연구의 기본 단위다.

 

296. 일은 삶과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일이 품삯이어서도 안 되고, 삶의 다른 요소들을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


297. 인생을 파괴하지 않는 직업, 삶을 빛내 직업만이 훌륭한 직업이다. 어떤 직업이 좋은 직업인가는 무의미한 질문이다. 눈부신 삶을 살게 하는 일, 그 일 때문에 삶을 즐길 수 있는 일 그것이 위대한 직업이다.

 

어떤 이론도 어떤 조언도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설득하기는 어렵다.


변화는 오직 스스로 시작할 때만 효과적이며 그때에만 비로서 행복한 전환이 이루어진다. 변화경영이라는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스스로의 변화에 성공해야 한다. 이것이 자격요건이다.


298. 오늘을 놓치면 삶을 놓치는 것이다. 하루를 즐길 수 있으면 훌륭한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하나의 물결로서, 하나의 직업인으로서, 하나의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내가 나에게 바라는 목적이다.

 오늘은

오늘에만 서 있지 말고,

오늘은

내일과 또 오늘 사이를 발 굴러라.

건너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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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 사이를 뛰어라

오늘과 내일의 리듬 사이를

발 굴러라 발 굴러라

춤추어라. 춤추어라.   <김현승>


299.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것부터 시작한다. 새벽의 두 시간은 그렇게 지나간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특별한 것이긴 하지만 다른 것들과 원리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쓰기는 우선 모방이다. 많은 글을 읽는 작업이 선행되지 않고는 좋은 글을 쓸 수가 없다.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들이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 두루두루 알아보는 것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사업가들은 그것을 정보를 얻는다고 표현하고 글 쓰는 사람들은 그것을 책읽기라고 부를 뿐이다.

 

300. 모방의 또 하나의 요령은 ‘한 작품을 모방하면 표절이고, 여러 작품을 모방하면 연구이다.’ 라는 노회한 충고를 기억하는 것이다. 많이 보고 많이 감동하는 것은 사업이든 글쓰기든 훌륭한 성과를 내기 위한 근면한 배움의 요결이다.

 

글쓰기는 또한 혁명이다. 모방만 가지고는 좋은 글쓰기로 완성되지 않는다. 가지고 있던 것을 버리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연결해야 한다.

 

창조성이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창의적 발상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죽어 있는 정신을 깨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흥미가 살아나고 열정이 살아나며 삶이 살아난다. 실험이 곧 창의성이다.


302. 내가 배우는 방법으로 가장 그럴듯한 것이 배운 것을 나의 언어로 정리하여 책을 쓰는 것이다.


303. 처음 해본다는 것은 기회를 선점한다는 것이다. 기회의 선점인 만큼 강력한 브랜드 전략은 없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글쓰기라는 재능과 변화경영이라는 전문경력을 결합시 켜 이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만들었다.

 

304. 글을 쓰기 위해서는 늘 읽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정리해야 한다. 정리된 강력한 핵심 개념들을 연결함으로써 미래를 현실적 의미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를 해석할 수 있을 때 비로서 일상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일상의 이야기가 되어야 실천할 수 있다.


305. 나 같은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의미와 내적인 조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많다.

개인적인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며 믿음과 행동을 일치시키기 위해서 진력을 다한다. 감수성이 강하고 사려가 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 데 능란하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친절하다. 그러나 세계를 함께 할 사람들을 고르는 데 까다롭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냉담하고 무관심하게 보일 수 있다.

 

306. 나는 개인에게 있어 ‘변화라는 것은 본래의 자기로 되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307.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는 것은 세상과의 싸움을 의미했다. 생긴대로 사는 것은 처음에는 규제하고 강압하며 표준을 바라는 세상과의 싸움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원칙이 통용되는 자신의 세계를 침범하려는 ‘일반의 세계’ 군중의 세계와의 오랜 싸움을 전제로 했다. 자신의 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독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310. 성공에는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으로부터 받은 쪽지에 적힌 대로 끊임없이 익히는 것일 뿐이다. 손에 익고 머리와 가슴사이에 어떤 괴리도 없이 자연스러운 강줄기가 흘러갈 때 우리의 것이 된다. 그 때 성공은 우리의 특징이 된다.


311. “유일한 사람이 되어라. 이것은 최고가 된다는 뜻이다. 유일한 자만이 최고로서 칭송받을 자격이 있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무자비한 일이다. 왜냐하면 일생을 모두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다. 이것저것 다 잘하는 매력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은 늘 한 길로 간 사람들의 것이다. 적어도 나는 한 길을 가기에도 숨이 차다. 다른 것들을 넘볼 시간도 여유도 없다. 나는 그저 내 일만해도 저녁에 이미 탈진한다.”

312. 유일함을 수련하는 방식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깊숙한 곳에서 잠에 취해 있는 자신을 깨워내는 것이다. 그것은 대개 아주 깊은 산중에서 잠에 빠져 있기 십상이다. 게으르고 잠을 즐기며 눈치를 보고 비겁하고 교활하지만, 아직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견하지도 못하고 발휘할 줄도 모르는 미숙한 영웅이기 때문이다.

 

이 내면의 영웅이 스스로 일어나 초려에서 나오도록 설득해야 한다.


스스로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내면의 구곡양장의 길을 따라 여러 번 ‘삼고초려’의 극진함을 보여야 한다. 인물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다.


313. 누구든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인물을 얻어야 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자신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살려내지 않고는 내면에 숨어있는 영웅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의 욕망을 불태우는 것, 이것이 가장 처음 해야 할 일이다.

 

317. 일이 사랑이 되지 않으면 그 일은 내 일이 아니다.

 

나는 글을 쓸 때 나에게 주술을 건다.


 “내가 쓰는 글은 짧고 감동적이어야 한다. 감동이라는 껍질에 싸여있는 씨앗이다. 그것은적대감이라는 위액과 소화액에 녹아 없어지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발아할 수 있는 장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피와 영혼과 정신의 어느 부분을 건드려 그들 역시 알 수 없는 환상과 내면의 열정 속에 빠져들게 해야 한다. 열정이란 심장과 감정과 창자로부터 생겨난다. 참다운 자신이 되는 자유는 ‘자유로운 공기를 들이켠 허파의 외침’이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에서 울려나오는 감동이며 환성인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 속에서 위대한 힘을 감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318. 사람들은 이 속에서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주는 터무니없는 위로를 받아서는 안된다. 그 대신 자신이 희망적 현실주의자로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되어야 한다.

 

‘지금 이곳’에 있는 우리는 가능한 꿈을 꾸어야 한다. 가능한 꿈을 꾸는 현실주의자, 나는 이것을 희망적 현실주의자라고 부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꿈으로 가는 길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그리고 결코 내 앞에 놓인 냉혹한 현실을 망각하지도 않는다.

 

나는 글을 통해 사람들이 지루한 일상을 하염없이 반복하는 무료와 절망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인생의 재료로 삼는 것을 도와야 한다. 자신을 반죽하고 주무르며 떼어내고 빚어낸 후 색칠하여 다시 세상에 내놓게 도와야 한다. 새로 만들어진 그들은 자신에 대한 존중감으로 가득하고,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지만, 늘 스스로 새롭게 생성되는 사람들이다. 인생을 낭비하는 것을 치욕으로 여기고 자신을 탄생시키지 못하는 불임을 극복하는 사람들이며 자신에게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다.

 

내 글은 강력한 유혹이어야 한다. 그러나 누구도 지배해서는 안된다. 삶에 대한 하나의 사례로서 나는 내 삶 자체가 매혹적이기를 바란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 수 있다는 것, 이것을 나는 매혹적인 삶이라고 부른다. 나는 나에게서 이것을 보고 싶고 , 다른 사람에게서 이것을 보고 싶다


 끝없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즐거운 여행, 이것이 내가 그리는 삶이다.”

 

319.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생각하고 버리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또 모든 생각을 한다.


지식은 늘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되며 새로운 체계로 진화한다. 새로운 연합을 모색하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322. 강연은 하나의 지적 퍼포먼스이다. 내가 먼저 그 내용에 만족해야 하고, 청중의 개인적 관심사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이 관심을 갖는 주제 속에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많은 사례들을 잘 포진시키는 것이 흡착력 있는 내용을 이루는 기본적 구성이다.

 

강연은 결국 전달되어야 한다. 따라서 가장 나다운 방법으로 이를 표현하지 않으면 안된다.

 

325. 지지자들로 둘러싸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리를 이루는 것이고, 그 무리 속에 휩싸이는 것을 즐긴다. 위로받고, 격려 받고, 무언가 된 듯한 짜릿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속에는 늘 불안이 있다. 인기라는 것은 덧없는 것이며 언젠가 떠나는 것이다. 떠나는 것에 의지한 자는 불안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늘 변하고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기의 속성이다. 그러므로 인기를 추구하는 자는 인기를 잃음으로 결국 불행해지거나 스스로의 왜곡에 빠지기 쉽다. 지지자로 둘러싸인다는 것이 위험한 이유이다. 모든 화려한 자들은 이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근신할 줄 알아야 한다. 인기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은 것이다.

 

331. 내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나는 명 강연을 하고 싶었고, 청중을 사로잡아 감동시키는 콘서트 같은 강연을 성공한 강연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날 이후 그런 생각을 수정하게 되었다.


나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그것이 유일한 목표여서는 안 된다. 내 목표는 그 이상이다. 모든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목표, 그것은 반드시 청중속의 누군가를 움직여 스스로 자신의 고뇌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적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강연장을 떠나 그들이 일상 속에서 변화를 실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하루 속에서 실천되지 않는 변화는 변화가 아니다.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면 강연은 실패한 것이다. 그런 사람이 많으면 좋다. 그러나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336. 변화는 달콤한 과정만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변화 속에는 늘 피의 냄새가 난다.


337. 나는 사람들이 가장 자기다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이 일은 매우 주제넘은 짓이기도 해서 나는 힘겹게 행복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의 적이 되어야 했다. 이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피할 수 없는 속성이다.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 상황의 먹이가 되어 쫒기기 전에 자신이 상황을 주도하는 주인이 된다는 것이 변화의 요결임을 강조한다. 그 길은 어려운 길이다. 그 길은 껍데기를 버리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붙잡고 일어서야만 하는 자기존중과 애정이 필요한 대장정이다.


340. 정신적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자신의 정신을 새롭게 닦아놓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 인간은 모두 다 잘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밀리면 정신적 타격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다른 것을 잘하지 못할 때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다.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실수하거나 마음에 차지 않으면 매우 불쾌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이 때 자신의 분야가 나를 찌르는 비수가 된다. 그러므로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

 

341. 나이가 들면 자신을 넘어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일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된다. 우연한 쏘시개 불꽃. 꽃씨를 기억하게 하는 것.

 

343. 꽃씨와 불씨가 되는 것......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하는 비즈니스이다. 내가 자연으로부터 배운 방식이다.


12장. 세 개의 에필로그

 

347. 네 자신의 등불이 되고 피난처가 되라.

다른 피할 곳을 찾지 말라. 내면의 빛에 최대한 다가서라.

 

348. 하루는 물결처럼 사라지고 물결처럼 다시 생성된다. 모든 하루는 우리가 살아있다는 상징이다.

 

350. 새벽의 생각은 밤의 이상주의가 꿈으로 빚어낸 생각이고, 앞으로 다가올 낮동안 현실속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다.

  

361. 결과와 목적을 늘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가 끔 그럴 때가 있다. 그러나 정말 나의 목적은 하루를 잘 사는 것이다. 하루 자체를 빛냄으로써 인생 전체를 빛나게 하고 싶었다. 내겐 좋은 하루 그 자체가 목적이다.

 

364. 언젠가 한번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스스로 설계한 인생을 살아야 했다. 깨끗하고 빛나는 옷을 입고 햇빛 가득한 산을 넘고 들을 건너 아름다운 인생 하나를 건설해야 했다. 한다. 아름다운 그날 하루를 내 삶의 국경일로 정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결국 자신의 주인을 닮게 되어 있다.

 

366. ‘애정이 있는 객관성’ 나는 이것이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구본형

   


 


*** 내가 저자라면


 

마흔과 마흔 즈음에 일어난 자기혁명에 관한 대 서사시 한편을 읽었다.

문장에 리듬과 메시지가 있어서 노래의 끝에는 그를 따라 일어나서 춤을 추게 하는 이끌림이 있는 매혹적인 책이다.

 

이 책은 분명히 전에 한번 읽었었는데, 처음 만나는 것처럼 새로웠다.


저자를 알고, 그의 말과 글과 생각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빛나는 시간 속에 내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길고 또 길게 마음을 무찔러 들던 글귀들을 옮겨 적고 보니 그대로 다시 훌륭한 책 한권이 되었다.

 

계속 읽고 또 읽어서 한 구절로 요약하면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라는 문장이 될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변화는 수직으로 내려 꽂힌 폭포처럼 찾아와서 뜨거운 하루를 떠 뜨겁게 만들며 그의 길을 가는 것”이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뼈를 가볍게 하여 높이 날아올라 멀리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단다.


마흔 살에 가진 것을 모두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단다. 세일즈가 아닌 마케팅 전략으로 자신을 세상에 내어 놓으란다. 달콤하고 향기로워야 하며 엄청난 새로움에 대한 약속으로 유혹을 하란다.

 

허망하게 발 품 팔며 떠돌며 세일즈 하지 말고 땅위에 솟아올라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기 꽃을 피우란다. 꿀벌이 윙읭 거리고 나비가 춤추며 찾아드는 그런 마케팅을 하라한다.

 

그래서 사는 것처럼 살다가 ,
오늘 하루 빛나는 날을 살다가 길 위에서 죽어도 아쉬울 것 하나 없는 그런 세상을 살라한다.

 

그렇게 자기를 경영하는 프로젝트가 이 책의 존재이유이다.


그러면 저자를 따라 첫 페이지부터 펼쳐보자.

 

우선 2004년 3월에 <나, 구본형의 변화이야기>로 나온 책을 2007년 2월에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라는 책으로 개정판을 냈다.


개정판 서문과 원판 머리말이 다 나와 있다.

 

바쁜 사람은 이 서문들만 읽어도 책 값은 아깝지 않을 것이다.


 

프롤로그에 “모든 좋은 것들은 웃는다”는 니체의 말이 앞장을 선다. 끌린다.


자신의 목표에 다가서는 자는 춤을 춘다. 옮겨 적어둔다.


 1장. 지난 10년


이야기를 시작하며 왼쪽 초록색 속표지 뒤에 저자기 직접 체험했던 이야기가 풀이되고 있다.


도랑에 빠져 119의 도움을 받아 다시 세상으로 되돌아 왔던 생생한 체험이었다.

 

연구원 면접여행 끝에 행복 숲에서 새벽 산책길에서 나섰을 때 앞길을 가로막는 통나무 등걸을 만났을 때 이때의 이야기를 잠시 했던 것 같다. 무심히 들으며 ‘큰일날 뻔 하셨구나’ 싶었는데 하도 담담한 어조로 말씀하셔서 선비처럼 세심하게 듣지 못했다. 바로 그 사건이었던 것 같다.

 

마흔 아홉이 저물어 갈 때 이 마흔 즈음의 묵상들을 정리했다.

 

비와도 같은 고독을 견디며 앞으로는 마음껏 살아본 개인사를 10년에 한번씩 쓰려고 한다.

  

2장 마흔 살

 

마흔 살은 게임의 후반부나, 연극의 제2막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제 그만 연극을 끝내고 진짜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가진 것을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피 냄새가 나는, 죽어야 할 자리를 생각하는 혁명을 결단하는 시기다. 비장하다.

 

3장 직장생활


어떤 조직도 필요한 사람을 떠나 보내지는 않는다. 이것이 ‘필요의 법칙’이다.


그러나 나는 굉장한 여행을 선택했고 그 긴 여행의 첫 발을 내 디뎠다.

나의 기질과 강점을 살펴 나를 마케팅할 방법을 모색했다.


나는 사는 듯 싶게 살고 싶었다. 모든 것을 다 바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관성에 따라 굴러가는 하루 말고 전혀 새로운 뜨거운 하루를 가지고 싶었다.

저자의 심경 고백이다.

 

4장 얼굴 페르소나

 

스스로, 매우 사랑스러운 초상화를 글로 그렸다. 그림보다 더 생생하다.


언젠가 눈 코 귀 입을 꼼꼼하게 다시 살펴봐야 하겠다.


 5장 가족


 함께 먹는다는 것은 감정을 공유하게 만든다.


인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쁨을 위해 산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행복이다.


집은 좋은 곳이다.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정겨운 모습으로 늘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친구들은 외로움을 견디게 해준다. 친구들과는 오직 인생을 같이 가기 위한 즐거움을 나눈다. 친구란 함께 어울림이다. 서로에 대한 애정이 없이는 그 어울림이 빛날 수 없다.

 

6장 자연

 

왜 살아야 하는가?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왜 변화해야 하는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곽박이란 시인은 ”숲에는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없고, 냇물에는 멈춰선 물결이 없다“ 라고 했다. 사람은 밖으로는 자연의 조화를 본받고, 안으로는 마음의 근원을 체득해야 한다.


나는 나무와 같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땅이지만 가야할 곳은 하늘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변화에 대한 생각들’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날려 보내는 일이다.


삶 자체가 유혹이 되게 하라. 일년에 적어도 책 한 권은 써라. 이것이 열심히 일을 한 기준이다. 세상의 유행을 따르지 말라. 자신만의 맛과 향기를 가진 품종을 만들어 내라.


7장 건강


나이가 든다는 것은 늙는다는 것이다. 늙는다는 것은 그속에 붕괴된다는 모멸과 서서히 몰락한다는 수치심을 포함하고 있다.


죽음은 모든 생명이 시작과 더불어 반드시 치러야 할 빚이다.


마흔은 죽음이 삶과 함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영적인 나이의 시작이다.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살아있는 순간순간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8장 길에서

 

나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과거 시제로 쓰는 연습을 하고 잇다. 그 일을 과거시제로 쓰는 순간 내게 이미 일어난 일이 된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 해야 할 일을 놓치는 것이다.


글쓰기는 꿈을 현실로 데려오는 나의 방식이다.


꿈은 또한 목적지다. 정신적 여행자에게 현재란 과거(추억)을 떠나 미래(꿈)로 가는 길 위의 어느 곳이다. 책 한권이 나오면 내 일년 동안의 정신적 여정이 정리된 것이다.

 

나는 어떤 일을 이루고 싶었는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가? 이 질문의 답이 찾아지면 인생은 목표를 가지게 될 것이고, 결국 그 길을 갈 것이니 행복해 질 수 밖에 없다.


하루가 길이다. 하루가 늘 새로운 여정이다.


9장 집,공간


서재는 꿈꾸기 좋은 곳이다.


그리고 아주 작은 골방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 방을 ‘삶의 방’이라고 부르고 싶다.


우리의 육체가 거리낌없이 쉴 수 있는 곳이 바로 집이다.


숱한 상처들을 치유하고 고달픈 일에서 벗어나 몸을 눕혀 쉴 수 있는 곳이 바로 집이다. 어느 경우든 집은 아늑한 밀실이다.


삶은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지금, 이 자리에, 이렇게 햇빛으로 존재한다.


 

10장 학습


1인 기업가가 되었을 때 나는 하늘을 나는 새였다.


성공은 채찍이다. 쉬지 못하게 날카롭게 살을 파고들어 찢어놓는 주마가편의 바로 그 채찍이다. 채찍을 잊은 성공은 반복과 진부함 속에서 퇴락하게 된다.


책을 읽고 쓰는 것은 작가들에게 하나의 의무이다. 이 짐을 견디지 못하면 더 쓸 수 없게 된다.


나는 내가 읽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나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그들의 지식은 ‘나’라는 특별한 여과기를 거쳐 새로운 표현법을 얻게 되었다.


교육과 훈련, 그리고 끈임없는 학습을 통해서만 포인트가 누적되는 자본이 바로 ‘인적자원’이다.


배우고 또한 익히다가 결국 자신을 그 바람결에 실을 수 있는 사람들만이 하늘을 날 수 있다.


제자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아경영철학’ 이것이 바로 내 학습의 중요한 테마 가운데 한줄기를 이룬다.


또 하나의 줄기는 ‘변화의 기술’이다. 변화의 철학과 기술, 이 두 개의 축을 나에게 적용해봄으로써 변화경영을 하나의 예술로 만들어보려 한다.


11장 일


새로운 책, 새로운 대상, 새로운 내용, 새로운 날은 나를 춤추게 한다.


또 한번의 요약이 끝났다.

물론 그런 새로운 날에 이르러면 우선 깊숙한 곳에서 잠에 취해있는 자기자신을 깨워내야 한다.


스스로 그런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내면의 구곡양장의 길을 따라 여러 번 삼고초려의 극진함을 보여야 한단다. 그래서 본래의 자기에게로 되돌아 가는 과정이 진정한 변화라고 말한다.

 

그는 스스로 마흔 세 살에 글쓰기를 시작하였고, 글쓰기가 즐거운 취미인 걸 깨달았으며

이후 행한 모든 공부를 해마다 책을 냄으로써 저장하고 갈무리하며 덜어내고 다시 공부한다.
이렇게 하여 오늘까지 14권의 책을 세상에 내어 놓았고 이 책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되었다.


오늘은 일기에 날짜를 적어두고 대장정의 시작을 기억하는 날이 될 것이다.


작가는 단 한사람이라도 그의 인생에 변화를 불러 일으켜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한다.


이 책으로 매일 매일 이렇게 북 리뷰를 해본다면 단단한 기초가 마련될 것 같다

거기에 더하여 신명내리는 날을 맞을 수 있으면 50페이지 짜리 Me story project에 큰 도움을 받게 될 것 같다. 내가 저자가 된다면 이런 책을 쓰고  싶을 뿐이다.



 

IP *.67.223.154

프로필 이미지
범해
2009.07.20 13:38:27 *.248.235.10
컴끼리 의사소통을 하지 못해 생쑈를 했습니다.
일찍 보신분들께는 불편하게 해드려서 미안해요.
프로필 이미지
명석
2009.07.22 17:14:15 *.251.224.83
어휴~~  366쪽까지도 인용을 하고, 다시 또 요약을 하고,
좌샘, 굉장히 열심히 쓰셨네요.
우리도 할 수 있어요.
좌샘은 특히 '나이든 청년'들을 많이 접해 보아서
더 오래 더 깊이 흐를 수 있다고 믿어요.
프로필 이미지
해운
2009.07.23 14:11:33 *.248.91.49
한샘, 하염없이..... 북 리뷰하다보니 마감시간이 눈앞에 와서 버티고 서더군요.
"이제 그만 내놔.!"

할 수없이 366에서 잘렸습니다.

그냥 냅뒀으면 몇번 더 요약하다가   "43" 으로 끝냈을텐데요.

366~ 후의 한샘 글도 물론 여러번 읽었고 감탄했어요. 맞아요.
난 작년엔 39살이었는데 올핸 33살 할래요. 내맘이죠 뭐! 

"청년들이여 나를 딛고 일어서라."  뤼신
"나이든 청년들이여 숫자를 잘 세어라." 귀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who's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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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1] 예원 2009.07.2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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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구본형 [5] 혜향 2009.07.20 2086
1962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구본형 희산 2009.07.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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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 - 구본형 [6] 숙인 2009.07.19 1835
1956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 [4] 書元 이승호 2009.07.19 2061
1955 마흔세살에 다시 시작하다. [4] 혁산 2009.07.19 2053
1954 나를 명품으로 만들어라 - 리처드 N. 볼스 [1] 혜향 2009.07.14 2325
1953 [15] <나를 명품으로 만들어라> 수희향 2009.07.14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