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書元 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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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가전제품 광고에서 ‘디지털 유목민Digital nomade' 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을때 참 신선하다라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2007년말 ’미래의 물결‘이라는 책을 접하고나서 이말이 자크 아탈리 라는 미래학자가 만들어낸 신조어라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프랑스의 미래학자이자 세계적인 석학으로 통하는 자크 아탈리. 그는 국내에도 자주 내방을 했다는 것도 있지만, 대한민국을 향후 2025년 ‘일레븐’ 국가의 하나로 지칭을 하였기에 다른 누구보다 친숙한 감을 느끼게 한다. 그는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특별보좌관 시절 언론으로부터 '미테랑의 휴대용 컴퓨터'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방대한 지적 데이터를 갖춘, 세계 상위 0.0001%에 드는 초특급 지식인으로 불릴만큼 명망이 있었다.
이런 그이기에 자크 아탈리는 중세 유럽 지식인의 전형으로 유럽인들이 꼽는 괴테의 파우스트처럼 그에 가장 근접해 있는 유럽 지식인의 한사람으로 손꼽힌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과 문학, 음악, 연극, 영화 등 학문과 예술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수많은 저술과 작품을 남긴 아탈리. 지평선처럼 드넓은 지식과 혜안을 바탕으로 미래를 짚어내는 탁월한 통찰력으로 책을 출간할 때마다 새로운 화두를 만들어 내곤한다.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천재 및 지성’이라는 평을 듣는 자크 아탈리. 그는 1943년 알제리의 알제에서 태어났다. 알제리 독립운동이 한창이던 열네 살 무렵,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건너왔다. 파리공과대학(Polytechnique), 파리고등정치학교(Science Po), 국립행정학교(ENA) 등 프랑스 명문 교육기관을 졸업하고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위의 대학’이라 불리는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 교육기관인 그랑제콜을 네 군데나 거친 그를 두고, 시험 성적으로 대통령을 뽑는다면 단연 자크 아탈리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농담이 프랑스인들 사이에 회자되기도 했다.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1981~1989)을 거쳐, 유럽발전은행(BERD)을 설립하여 총재직(1990~1993)을 맡았으며, 1998년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소액대출 전문가를 양성하고 소상공인들의 자립을 돕는 비영리기관 플래닛 파이낸스(PlaNet Finance)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등 그가 주장하는 이론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 주고도 있다. 40여 권의 저서를 펴냈으며, <21세기 사전> <인간적인 길> <합리적인 미치광이>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마르크스 전기> <미테랑 평전> 등이 한국에 소개되었다.
자크 아탈리는 위에서 언급을 했듯이 인문학, 경제학, 정치학, 문학, 철학, 공학을 아우르는 폭넓은 지식과 깊고 방대한 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사회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해 왔다. 특히 그는 국제 사회를 전망하는 담론들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이전부터 세계의 지정학적 중심이 태평양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으며, 기상 이변, 금융 거품 현상, 공산주의의 약화, 테러리즘의 위협, 노마디즘의 부상, 휴대폰과 인터넷을 비롯한 유목민적 상품object namade의 만능 시대 등을 예고했다. 전 방위적인 지적 데이터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회의 변화를 예리하게 전망하는 자크 아탈리. 그래서인지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크 아탈리는 재기와 상상력, 추진력을 겸비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지식인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런 그이기에 그가 앞으로도 어떤 저서와 어떤 모습으로써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날지가 기대가 된다.
Ⅱ.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서문
1. 지금 우리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전 세계적인 불황, 그것도 대공황 이후 80년 만에 처음 겪는 극심한 불황이라는 참담한 상황에 봉착했다. 지속 성장과 불황, 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p6)
2. 이 책의 목적은 최대한 단순하고 명료한 방식으로 이 수수께끼를 해명하고, 앞으로 우리에게 닥쳐올 일들을 예견해봄으로써 다시는 이와같은 불상사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준비하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파악해봐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도처에서 감지되는 패닉 현상의 원인을 파헤치고, 이번 위기를 읽는 새로운 독법을 제시하며 우리 앞에 펼쳐지게 될 미래를 예측해야 할 필요가 있다.(7)
3. 세계화 이후 최초로 맞게 된 이번 금융 위기는, 상당 부분 미국 사회가 중산층에게 적절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사실로 설명된다. 미국 사회는 이들에게 적적한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주택을 구입할 때 빛을 얻으라고 부추김으로써 자산 가치를 높이고 생산을 독려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이와 같은 방식을 적극 권장하는 금융기관과 ‘정보선점자’들은 이 과정에서 창출되는 부의 대부분을 독식했으며, 이 과정에는 아무런 위험도 따르지 않았다. 부채담보부증권(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의 예탁과, 일종의 유사보험이라고 할수 있는 신용부도스와프(CDS:Credit Default Swap)덕분이었다. 이 방법 덕분에 부채는 성장을 거듭하여 마침내 통제 불능한 상태에 이르렀으며, 그 결과 신뢰의 상실과 대출 기피로 인한 집단 패닉 현상을 낳았다. 이는 조만간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이어지거나, 반대로 조화로운 성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화로운 성장이란 물론 부채의 실질적인 경감, 다시 말해서 모든 부담을 납세자에게 슬그머니 떠넘기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미봉책이 아닌 본질적인 해결책을 전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민주주의가 지닌 권력을 통해 시장 권력과의 균형을 도모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 시장 중에서도 우선 금융시장의 권력을 법의 권위 밑에 두어야 하며, ‘정보선점자들’의 권력을 시민의 권리 밑에 두어야 한다.(8)
4. 시장 중심 사회가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사유재산권을 보장하고, 경쟁을 유지하며, 충분한 임금과 공공발주를 통한 수요를 창출하는 법치성이 존재해야 한다. 요컨대 수입과 자원의 배분에 정치적인 개입이 불가피하며, 이때 개입하는 권력은 민주적일수록 바람직하다.(9)
5. 저소득층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주택담보대출상품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고안되었으며, 주택 가치의 상승으로 보다 많은 대출을 얻을 수 있게 된 이들은 부자가 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2006년 겨울부터 대출금 상환에 곤란을 겪기 시작했으며, 이렇게 되자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판매한 금융기관들은 대출금을 떼일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다른 예금자들에게 전가시켰다.(11)
6. 결국 금융 위기는 터지고 말았다. 이 금융 위기는 이제까지 믿어왔던 체제가 전반적으로 부패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잘못된 체제를 유지해오고, 이 위기를 일으킨 장본인들게 엄청난 액수의 보너스를 지불해야 하는 체제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12)
7.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 위기는 곧 실물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이는 수천만 명, 수억 명의 근로자들을 실업 위기로 몰아넣으면서 중대한 정치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다. 정치체제 또한 스스로 만들어낸 ‘골렘(또다른 자아)’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에서 자유로울수 없을 것이다.(14)
8. 위에서 열거한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전개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제라도 이 모든 문제가 시장과 법치성 사이의 불균형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고 인정해야 한다.(14)
9. 무계획적이고 소모적으로 진행되는 세계화의 위험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이번 위기야 말로 우리 모두에게 기회임을 깨달아야 할 때다.(15)
10. 아울러 보다 나은 위기관리 체제, 유동성 확보 의무 체제, 보다 상식적인 보상체제, 보다 명확한 시장 업무와 은행 업무의 분리, 다른 사람들에게 위허을 감수하게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도 위험의 일정 부문을 책임지는 제도를 확립했을 때, 현재 몇몇 국가들에서 국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환경 지속적인 사업을 전 세계적인 차원으로 확대해서 공동으로 추진할 때 비로소 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15)
11. 이 점만은 분명. 1637년에 발생한 ‘튤립공황’을 계기로 네덜란드의 7주 연합이 이후 150년간 막강한 성장 가도를 달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서브프라임 위기는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안정적인 수요가 확보될 수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구속력을 갖는 최저 임금제가 마련되고, 국가 주권 행사의 주요 도구인 화폐 기능의 핵심을 공유화하고, 법의 지배에 기초한 시장을 마련해야 할 필요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줄 수도 있다. 요컨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적적한 시기에 세계 정부가 창립되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말이다.(16)
■ 지나간 위기가 주는 교훈
1. 이번 위기는 미래에서 보면 방향의 선회라기보다는 진행의 가속화로 기록될것. 이번 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든 일이 늘 그렇듯이, 과거에 겪었던 위기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20)
2. 1928년 주요 석유 대기업 카르텔 중의 하나였던 ‘7자매Seven Sisters'가 휘발유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면서 자동차 산업이 와해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대공황의 단초가 되리라는 점을 아무도 인식하지 못했다.(26)
3. 금융 위기는 실물 경제 위기로 이어졌다. 건설업계와 자동차업계가 제일 먼저 타격을 받았다. 부과 몇 개월 사이에 패닉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각국은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하였으며,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하여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를 단행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려고 안간힘을 썼다.(27)
4. 1942년초, 통화 개혁을 위해서 두 가지 제안이 팽팽하게 맞섰다. 미국 재무부 차관인 해리 덱스터 화이트 안과 그의 영국 측 협상 상대인 존 메이나드 케인즈의 안.
‘연합국 내의 통화 정책 계획안’이라는 제목으로 제출된 화이트의 안은 두 개의 새로운 기관 창설을 제안. 두 개의 새로운 기관이란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연합국 기금, 전쟁으로 파괴된 시설물 복구와 자유주의에 기초한 공동의 무역정책과 통화정책에 동의하는 국가 사이의 국제 무역을 활성화시키는 데 필요한 연합국 은행을 말한다. 그는 여기에서 달러화만이 각국 통화의 원활한 환전을 위한 기본 통화가 될 수 있음을 암시
한편 ‘국제 통화연합을 위한 제안’에서 케인즈는 ‘가장 이상적인 체제는 초국가적인 은행 설립을 전제로 하며, 이 은행은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일반은행들과 맺는 관계‘와 유사한 관계를 각국의 중앙은행들과 맺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
케인즈의 제안은 당연히 미국에서 환영받진 못했으며, <윌스트리트 저널>은 이를 가리켜 ‘세계를 군대화하는 기제’라고 혹평(29~30)
5. 1942년 화이트는 자신의 제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손질. 그결과, 그의 계획서는 환율을 안정시키며 필요한 조정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연합국 안정 기금’과, 연합국의 부흥개발은행‘ 설립으로 요약될 수 있었다. 금을 보유한 국가만이 ’연합국 안정 기금‘과 ’부흥개발 은행의 자금‘을 빌려 쓸 수 있다는 것이 요지
그러나 케인즈가 보기에 화이트의 개정안은 국제사회가 필요로 하는 유동성을 확보하기에 적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만 너무 큰 권한을 부여하는것(31)
6. 1944년 7월 1일, 마침내 또다시 브레턴우즈에서 700명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이 열렸다. 3개의 위원회가 구성. 화이트를 우두머리로 하는 기금 관련 위원회(국제 통화기금, IMF), 케인즈를 대표로 하는 개발은행 관련 위원회(국제부흥개발은행, IBRD), 멕시코 출신 수알레스가 지휘하는 세 번째 위원회는 그 외 금융 부문에서 국제적인 협력을 중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때 작성된 조항들은 한마디로 달러본위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토론도 없이 승인되었다.(33)
7. 브레턴우즈 협정은 전세계에 달러를 공급하려면 미국이 적자 재정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협약에 의하면, 달러만이 국제적으로 공인된 유일한 통화였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시점부터는 이 통화 수단에 대한 신뢰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달러가 준비통화(reserve currency)로 자리를 잡을수록 달러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게 되는 구조였다. 최초로 이를 주장한 벨기에 경제학자의 이름을 딴 ‘트리핀의 딜레마’는 오늘날 우리가 맞이한 경제 위기의 핵심으로 떠올랐다.(34)
8. 1958년. 미국으로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들은 엄청난 양의 달러를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는 곧 자국의 통화량 증가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야기시켰다.(36)
9.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 머지않아 달러는 폭락하고, 그 결과 석유 생산국의 수입도 폭락하게 되어, 1973년 10월 마침내 1945년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맡게 된다.(36)
10. 미국은 승승장구하는 일본의 곡식 창고로 전략하는 듯했다.
그러나 기술 혁신, 특히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괄목할 만한 발전은 이와 같은 우려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 기술 혁신은 정보통신 분야의 발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레이건 정권이 ‘별들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던 대규모 국책사업계획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는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배수와 전력 공급 사업이라는 대규모 토목 공사를 진행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덕분에 미국이 지니고 있던 ‘거점’으로서의 지위는 일본의 도쿄로 이전되지 않았다.
18개월마다 용량이 2배로 증가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기술 혁신은, 미국 내의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의 생산성만 향상시킨 것이 아니었다. 이는 금융시장의 판도까지 완전히 바꾸었으며, 현재 우리가 당면한 위기의 원인도 이 무렵에 움트기 시작했다.
변동환율 덕분에 상상 가능한 온갖 종류의 혁신이 가능해진 외환 시장은, 이제 전 세계 곳곳으로 밀려가는 금융 파도를 전달하는 수많은 통로 중 하나에 불과했다. 실리콘밸리 입장에서는 유용한(특히 인터넷의 발전을 위해 매우 긍정적이었다) 이같은 규제 완화는, 결과적으로 볼때 금융시장에 재앙으로 작용했다.(38~39)
11.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자 정치적.경제적 자유를 갈망해오던 동유럽 대륙에 시장 경제가 도입. 1990년대 초기에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공업국가가 부상하고, 이들이 시장경제 체제에 편입됨으로써 본격적인 세계화의 물결이 전 세계를 뒤덮기 시작.
이무렵, 경제는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는 고성장기를 맞이한다. 경제의 급성장은 자연히 신흥공업국가에서 중산층의 생활수준 향상과 빈곤의 감소를 가져왔다.(39)
12. 1991년, 유럽연합은 마스트리흐트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유럽 지역 보호에 나섰으며, 단일 화폐인 유로를 출범시켰다.(42)
■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내 생각에는 이번 위기가 젊은 시절의 성장통에 가까워 보인다. 이번 위기는 세계화의 첫 번째 중대한 위기로, 튤립 사태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맞이하게 될 굉장한 성장기를 얘고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번 위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교훈을 얻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하루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최대한 단순하고 명확한 언어로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50)
1. 부채를 이용한 수요 창출
-. 부의 분배를 문제 삼지 않으면서 미국의 자본부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임금을 인상하지 않고 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중산층이 빚을 지는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암묵적인 동의 속에서 1980년대 초부터 소비재 구입용 각종 신용카드 발급, 주택 구입을 위한 특별 담보 대출 등을 통해 미국 사회가 기능해온 방식(52)
2. 금리인하, 지렛대 효과, 부의 효과
늘어만 가는 가계와 기업이 부채가 멍에가 되지 않으려면,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2003년부터 꾸준히 금리 인하 정책을 펼쳐왔다. 그린스펀이 내린 이 중차대한 결정은 상당기간 동안 박수를 받아왔으나, 결과적으로는 재앙을 불러왔다.
금리인하 정책으로 점점 더 많은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자산 가치는 상승. 이와 같은 ‘부의 효과’ 덕분에 이미 많은 빚을 진 가구들은 더 많은 빚을 내 소비에 열을 올렸으며, 이는 다시 자산 증가로 이어졌다.(56)
3. 자본 모짐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신용부도스와프(CDS)와 모노라인을 고안한 보험회사들
-. 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는 가운데, 위기는 차츰 쌓여갔다. 전 세계의 예금자들은 점점 더 알쏭달쏭해져가는 금융상품들을 사는 데 주저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예금주들은, 투자 기금이 지렛대 효과를 겨냥해서 최소한의 자본만 투자한다는 사실과, 투자가 성공적이지 않을 때, 즉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될 경우 마지막에 돈을 지불해야 하는 사람들은 바로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이해하였기 때문(62)
4. 무분별한 평가기관
현재 활동중인 곳은 모두 민간 기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3대 신용평가 기업인 S&P, 무디스, 피치가 이 업무를 수행. 이들은 자신들이 평가하는 기업들로부터 봉급을 받는다!
원칙적으로 이들은 평가기관으로서의 회사의 이미지와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최대한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공정하게 일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평가가 불공정하거나 불리하게 나온 데 대해 불만을 품은 고객 기업(자신들에게 봉급을 지급하는 기업)이 등을 돌리고 경쟁 평가기관 쪽에 마음을 주는 일도 방지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당연히 이런 상황은 오래 지속될 수 없었다. 이번 위기에 관여한 모든 출연진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평가기관도 고객들, 즉 기업들로부터 최대한의 이익을 끌어내는 일에만 골몰한 나머지, 다시 말해 어디에서 오는지 출처를 알 수 없는 부의 향연에서 한몫 챙기기 위해서, 지나치게 너그러운 점수를 준 것이 화근. 이는 화근 정도가 아니라, 거의 범죄였다고 할 수 있다.(66)
5. 위기를 예고한 사람들
국채가 아닌 민간 부채가 문제 될 것이라고 짚어낸 전문가들은 극히 드물었다. 더구나 최하위 빈민층이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얻은 대출금이 위기의 출발점이 되리라는 걸 예측한 사람은 더더구나 없었다. 몇몇 사람만이 예외적으로 이 점을 감지했을 뿐이다.(69)
■ 앞으로 닥칠 위협
-. 현재 금융 위기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실물 경제 위기의 위세에 눌려 진압된(사실은 진압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것처럼 보인다.(110)
-.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자신들의 장래가 불안한 나머지, 천문학적인 액수의 공적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점점 더 꺼리게 되면, 기업들은 줄도산하게 될것이다. 은행을 제외한 다른 금융기관들도 파국을 맞게 될것이며, 이로 인하여 자산 가치는 심각하게 하락할것. 자산 가치 하락으로 예금 잔고가 두둑한 중국 같은 나라도 손실 입을 것이며, 따라서 남은 예금액을 자국으로 끌어들여 국내 경제 성장률 제고에 매진할것. 이렇게 되면 달러 가치는 떨어지게 되고, 이는 곧 유럽 경제를 위협하게 될것, 경기 침체는 대대적인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한번 떨어진 물가는 대대적인 공적 자금 투입으로도 막을수 없게 될것. 2년에서 5년 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불황이 이어지면서, 서방 주요 국가들의 채무는 아마도 인플레이션을 통해 말끔하게 정리될것.(111)
1. 경기 침체
-.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 가계는 더욱 더 소비를 줄이고 예금 계좌에 현금을 비축해두려 할것. 이렇게 되면 주택이나 자동차 구입은 줄어들 것이며, 따라서 주택 대출금 상환도 줄어들 것이다.(115)
-. 은행은 숨겨야할 문제들이 있는 데다 자기 자본 비율을 강화하도록 못박은 바젤2협약도 지켜야 하며,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하게 된 까닭에 대출 여력이 감소되어, 수익성이 좋은 기업에 대해서조차도 과거처럼 대담한 방식으로 대출해줄 엄두를 내지 못할것
결국, 금융 위기 훨씬 전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시작된 경제 둔화 현상은 적어도 2009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 은행, 건설, 자동차산업, 항공 산업, 고가 물품을 취급하는 백화점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것. 심지어는 공공부문마저 파산의 위험에 직면. 결과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실업자는 늘어나게 될것. 더구나 생산성은 해마다 2퍼센트씩 증가하기 때문에 실업 문제는 한층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116)
-. 따라서 각국은 기업의 국유화나 지원금 지급 등, 저마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정책들을 내놓게 될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경제의 중심이 개별적인 국가의 내부로 옮아가는 회귀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1929년 대공황 당시의 사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재앙을 초래한다는 점에서는 일치. 최악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라는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졌던 협약들이 쟁점화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무역거래의 자유화‘라는 면에서 이룩한 이제까지의 진보는 물거품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116)
2. 불황
-. 이러한 추세는 위협의 인식에 대한 반사작용, 즉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기업의 매출이 20퍼센트씩 감소할 경우 무슨 일이 생길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한층 더 강화될것. 가계들은 수입이 20퍼센트 감소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하여 저축을 늘리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것. 경영진은, 고위직은 고위직대로, 중간 간부급들은 중간급에서 매출 감소에 대비하여 비용 절감에 안간힘을 쓸 것이다. 가게들은 또한 소비를 급격히 줄여나갈것. 은행들도 이와 같은 추세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하여 소비와 주택 부문, 기업 운영 자금 부문 등의 대출을 최소한 20퍼센트 정도는 축소시킬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적어도 두 가지만큼은 확실. 사람들이 소비를 줄일수록 기업의 매출은 떨어지며,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수록 일자리는 줄어든다.
즉, 신중함이 지나치면 경기 침체가 불황으로 이어지게 된다.(118)
3. 인플레이션
불황은 모든 자산 가치의 하락을 초래하며, 생산업자자 유통업자 사이에 치열한 경쟁을 유발. 기업들은 자동차나 의류, 가정옹품, 주택 등의 생산품을 헐값에라도 팔려고 덤빌 것이며, 따라서 1년 내내 바겐세일이 계속될것. 선험적으로 볼때, 이는 분명 구매력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정 기간을 놓고 볼때, 경제에 투입된 엄청난 금융 자금과 통화량은 가계 부채를 빈털터리 국가가 발행한 채권으로 전가시키면서, 전 세계적으로 생산과 소비라는 활동을 통해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통화량 증가를 낳는다. 이는 결국 때가 되면, 중앙 은행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을 불러온다.(118)
-. 인플레이션은 가게와 국가의 과도한 채무를 털어내는 데에는 유용할 것. 국가가 지불 유예를 선언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승자는 확정금리로 빚을 진 사람들. 반면, 빚을 전혀 지지 않았거나 변동금리로 대출을 한 사람들은 패자로 전락.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볼 때, 인구 구성상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선진국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나이 든 세대들로부터 쟁취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다수결의 원칙은 변함없이 유용하며, 단지 다수에 포함되는 유권자의 면면이 바뀌었을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인플레이션은 ‘최초의 글로벌 민주주의적 결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119)
4. 전통적 대국들의 몰락과 ‘시메리크’ 커플의 미래
-. 어떤 의미에서는 현재의 금융 위기란, 빚을 갚아야 하는 미국과 미국인들의 의무감에 대한 세계의 신뢰 상실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은 파산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120)
-. 개별적인 국가 차원에서는 채무가 많아도 집단적인 차원에서는 채무가 없는 ‘유럽연합’은 유로화 덕분에 그와 같은 위협에서는 어느 정도 비켜나 있다.(1210
-. 달러를 대대적으로 악화시키게 될 외환 위기는, 이같은 미국의 잠재력에 대한 신뢰 상실이 빚어낸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122)
5. 외환 위기
-. 미국 채무의 증가와 세계적인 예금 고갈 사태로 인하여 달러는 점점 더 유일한 글로벌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상실. 예금자들은 점점 저 자신들의 돈을 달러화로 투자하는 것을 꺼리게 될것(123)
-. 이 모든 사정을 감안할 때, 우리는 반드시 통화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고해보아야 하며,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단일 화폐를 제정하는 문제도 고려해보아야 한다.(124)
6. 경제 위기로 인한 사회적.이념적,정치적 위기
-. 이념이란, 주로 한 집단의 권력을 공고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동시에 이념은 인간의 삶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인간에게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일자리가 없어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조차 이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125)
-. 현재의 상황은 규모를 비롯한 모든 차이를 감안할 때, 로마제국 멸망기의 상황과 매우 흡사(125)
-. 지배적인 이념의 변화롤 말미암아 우선 미국에서는 보호주의적이며 거의 전체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군국적이며, 아마도 상당히 신정정치의 색채가 짙은 정권이 들어설 여지가 생긴다. 신정정치는, 파시즘과 나치즘이 사회민주주의의 악마적이고 왜곡된 초상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민주주의가 갖게 될 일그러지고 희화된 형태가 될수 있을것(126)
■ 위기와 위기 해법의 이론적 토대 :
서로 모순되는 민주주의와 시장의 요구
-. 이번 위기의 해법은 몇몇 책임자를 색출하여 고발하는 데 있다기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이론적 혁명을 완성하는 데 있다고 보아야 한다.(131)
-. 현재의 위기를 몰아온 일련의 사건들의 저변에는 미국을 비롯한 모든 선진국가에서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하여 수요가 제대로 창출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132)
-. 이번 위기는 우선 은행 체제의 유용성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
이러한 체제에서는 두 가지 상반되는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첫째, 금융기관들이 수익성은 매우 좋지만 그 대신 위험이 매우 높은 투자에 대해 인위적인 붐을 조장한 다음, 고객들에게 빚을 내서라도 이 투자에 참여하도록 부추기는 일이다. 둘째는 첫 번째 경우와는 반대로, 금융기관들이 자신들이 얻은 좋은 투자 정보를 고객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자기들만 독점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감독 기능이 중요.
1. 시장, 민주주의, 정보선점자들
-. 세기가 거듭될수록 개인의 자유를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선호하게 되었다. 전 세계는 인간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희귀 재화라는 맥락 속에서, 이 자유를 조직할 수 있는 두 가지 기제를 고안해냈다. 두 가지 기제란 바로 시장과 민주주의다. 시장은 자유로운 가운데 희귀 재화를 구입해서, 그것으로 개인적인 재산을 생산하고 획득을 가능하게 한다.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가운데 희귀 재화를 구입해서 공적인 재산을 생산하고 획득하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135~136)
2. 법치성의 소멸
-. ‘민주주의’란 정해진 하나의 영역, 주어진 경계 안에서만 적용 가능하다. 반면, ‘시장’은 본질적으로 국경이 없다.(140)
-.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 가장 대표적. 자유는 환상과 무제한의 영역. 금융 또한 마찬가지다.(141)
3. 금융 자본주의의 승리
-. 정보는 점점 더 차별적으로 분배. 정보를 가진 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금융 수단을 발명해내며,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보 접근의 불평등성은 우선 공급 과잉을 낳는다. 이 공급 과잉은 정보를 선점하지 못한 자들이 자신의 가치를 담보로 받은 대출을 통해서 흡수. 이렇게 되면 소비의 성장이 이루어지게 되고, 실물 경제 전체의 성장도 따라오며, 자산 가치도 성장. 이는 다시 대출의 성장으로 연결되어, 급기야 실제로 창출되는 부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다.(143)
4. 해결책 : 법치를 통해 시장의 군형 되찾기
-. 해법은 예전처럼 각국의 국내법이 미치는 영역, 즉 보호주의와 경쟁력 저하를 택함으로써 국내에서만 통하는 시장을 운영하거나, 아니면 세계 차원의 시장에서 법치를 확보하는 일, 즉 민주주의적이면서 복잡한 시장을 규제할 수 있는 국가를 세움으로써 소수의 정보선점자들이 이익을 독식하는 것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145)
-. 궁극적으로는 선물시장을 실물 경제 활동에만 제한해야 하며, 정보 선점자들에 의해서 발생한 일부 채무에 대해서는 무효 처리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의 예금액을 예측 가능한 액수로, 계약에 따라 정직하게 나눌 것을 결정해야 한다. 예금이 없는 나라들은 실제 생산으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까지 부채를 낮춰줘야 할 것이다. 또한 정보선점자들이 요구하는 그들의 몫은 경제의 실제 수익성 기준으로 제한해야 할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용평가 같은 감독 기능의 사회화가 반드시 필요. 이는 보복적인 조치라기보다, 시장에 통제를 가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제반 규칙을 어기는 자들을 감독하고,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 전 세계적인 경찰과 사법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몇몇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어오던 사업들을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도 실시해야 한다. 가령, 뉴딜 같은 정책 같은 대규모 사업 계획과 소규모 창업을 지원하는 체제 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최대한 많은 경제인들에게 현재 논의중이거나 실행중인 모든 사항을 알려주고 ‘정보선점’을 보편화할 있는 커뮤니케이션망을 개발하는 일도 시급하다.(146~147)
■ 긴급 대책
-. 긴급 대책을 수립하는 목적은 단 하나다. 민주주의와 권력을 통해서 시장의 권력을 재조정하자는 것이다. 우선 법치성의 권력을 통해 금융시장의 균형을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하자.(151)
-.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글로벌 금융체제를 이끌 수 있는 보다 강력하고 깐깐한 ‘지배구조governance의 정비’라는 주제부터 시작해야 한다.(152)
-. 이번 위기는 모두에게 구원의 기회이며, 무질서하고 혼돈스러운 세계화가 촉발할 수 있는 재앙이 발생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울리는 경고임을 깨달아야 한다.(153)
1. 각국 경제의 질서 되찾기
-. 빚을 갚기 위해 저축룰을 현저하게 높인다.
-. 지속적으로 민간 수요를 유지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며, 노동조합의 권위를 강화하고, 소득세제 개편 등을 추구한다.
-. 어려움에 봉착한 산업 부문에 대해서는, 최대한으로 지원해야 한다.
-. 주택 가격을 낮추는 식으로 하향 안정시키며, 대출금 상환 유예기간을 인정해주고,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벌인 뉴딜 정책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주택소유자대부공사 같은 국가 기관을 통해 담보 대출 전체를 재자본화해준다.
-. 은행 간 대출을 대대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은행의 유동성과 지불상환 능력을 유지시켜주며, 필요하다면 모든 예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주어야 한다. 外(1155~156)
2. 글로벌 규제체제의 정비
-. 현 상태에서는 세계 단일 통화를 구축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을 활용한다는 방안은 시기상조다. 또한 국제통화기금을 다른 기관으로 대체한다거나, 다른 여러 기관으로 하여금 국제통화기금을 보완하도록 한다.(160)
-. 궁극적으로 국제통화 기금은 다음과 같이 변화해야 한다.
-->세계 여러 국가의 관계당국이 모여, 앞에서 열거한 여러 정책들중에 모든 나라가 동의할 수 있고 각국에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정책을 결정하는 장소가 되어야 할 것이다.
-->토빈 프로젝트(The Tobin Project, 국가의 선도적 학문그룹 결성)등의 예를 본받아, 금융기관들과 이들 사이의 거래에 대해서 특별세를 징수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글로벌 규제 기구 설립을 준비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각국 단위로 제각각인 회계 기준을 만국 공통으로 조율하며 단순화시킨다.
-.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국가채무 재조정에 필요한, 즉 각국의 경제 정책 수립에 개입할 수 있는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 外(162)
이러한 자격을 갖추게 되었을 때, 국제통화기금은 비로소 케인즈가 구상했던 방코르 가튼 세계 단일 통화에 대해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단일 통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달러와 앤, 유로화 정도로 포함하는 통화 바스켓을 구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달러가 곤경을 겪게 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단일 통화는 언젠가 때가 되면 달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163)
3. 글로벌 지배구조
-. 세계 차원에서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과 민주주의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볼 때, 글로벌 주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기구가 있어야 마땅하다.(164)
-. 그러니 우선 소박한 수준의 글로벌 지배구조를 정비하는 정도로 시작해보자. 이는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실현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결정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
① G8을 G20으로 확대
② G20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합하여 ‘통치 이사회’, 즉 경제적 힘과 정치적 정당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
③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을 비롯한 여러 국제 금융기관들을 이 ‘통치 이사회’의 권한 밑에 둔다.
④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을 포함하는 각종 기관의 이사회를 구성하는 방식과 투표권 행사 방식을, 새로 구성되는 통치 이사회의 면면을 충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혁
⑤ 이 모든 기관들이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명실상부한 재정여건을 마련해준다.(165)
4. 전 세계적인 차원의 대규모 사업
규제체제는 정비되었는데 국가에서 아무런 사업을 벌이지 않는다면, 경제체제는 극단적인 자유주의로 인하여 각국이 위기를 겪게 된것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이처럼 비극적인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모든 구상을 진정한 사회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삼아, 그 사회를 구성하는 실질적인 구성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전 세계적인 차원의 국가가 적절한 추진력을 가지고 사회정의를 구현하며, 시류를 형성하는 지나친 낙관주의와 지나친 비관주의를 모두 배제하면서 국제적인 차원의 대규모 사업을 벌일 수 있어야 한다.
이같은 대규모 사업은 특히 오염 방지,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 텔레커뮤니케이션, 도시기반시설 구축 등을 위주로 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이끌어가는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정보의 공정한 흐름을 유도하는 네트워크 개발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데 드는 비용은, 예를 들어 온실 가스 배출에 부과하는 세금 등을 통해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정책들 중에서 (거의) 아무것도 실천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미국은 더더구나, 초국가적인 해결책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1천년 동안이나 계속된 전쟁이 아니었다면, 유럽인들은 결코 초국가적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을 것이다.(165~166)
■ 최후의 경고, 미래의 약속
1. 앞으로 닥쳐올 금융 위기
-. 임기웅변식으로 현재 우리가 처한 위기를 넘기고 나면 불평등은 한층 심화되고, 새로운금융 기법들이 예금을 유혹할 것이며, 자연히 빚은 늘어날 것이다. 그러니 또다시 새로운 금융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새로운 위기는 현재의 금융과는 아주 다른 양상, 다시 말해서 동원 가능한 새로운 통신 기법들과 훨씬 밀접하게 연계되는 양상을 띠고 전개될 것이다. 특히 인터넷 기술은 앞으로 은행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휴대폰 기술의 발달도 금융업의 향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170)
-. 앞으로 5년 사이에 전화를 통해서 이동하는 돈의 액수는 1천4백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 금융에 문외한이던 사람들조차 머지않아 파생상품의 수익을 계산하고, 구조화 상품Structured Products을 고안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보선점자라는 개념은 질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이렇듯 혁명적인 변화로 전 세계 금융시장은 완전히 변모하게 될 것이다. 우선 은행들이먼저 나서서 이들과 손을 잡지 않는다면, 텔레커뮤니케이션 전문 기업들이 은행과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휴대폰이 진화하는 양상에 따라, 처음엔 소액 대출 상품에서 시작된 신종 금융상품들이 머지않아 도처에서 양산될 것이다. 이는 곧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직접 혹은 중개인(정보선점자)을 통해 금융시장에 진입하게 됨을 의미한다.(171)
-. 통화량 감시, 은행의 관리 감독이 결국 전화를 가지고 무엇을 했는지를 살피는 사생활 침해와 맞물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시점에서는 출현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곧 새로운 형태의 정보선점자들, 새로운 형태의 시장의 출현으로 이어질 것이다.(1720
2. 또다른 어려움 : 복합계complex system의 미래
-. 지구상에 살고 있는 수십억 주민들로 구성된 복합계인 시장이 현존하는 유일한 복합체제는 아니다.(172)
-. 시장이 아닌 다른 복합계들이 통제와 예측을 벗어난다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끔찍한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복합계로는 ‘기후’를 들 수 있다. 대대적이고 통제 불가능한 기후 이상화는, 오늘날 우리가 금융시장 위기를 통해 겪고 있는 위기와 같은 유형의 패닉 현상을 야기시킬 것이다.
몇 가지 통계 숫자를 보자. 온실 가스 배출(금융 파생상품을 논할 때 사용되는 ‘독약’에 비유할 수 있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3테라 달러에 이른다. 이는 이번 금융 위기로 인한 전체 손실액과 맞먹는 액수다. 유럽이사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삼림이 사라지는 현상 하나만으로도 세계 경제는 해마다 5테라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는 셈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전 세계의 은행 체제를 구하기 위해 한 달 만에 4테라 달러를 쏟아부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세계의 기아문제 해결을 위해서, 사라져가는 브라질의 삼림 보호를 위해서, 혹은 약간의 돈만 있다면 훨씬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 6억 명에게 소액 대출을 해주기 위해서 필요한 0.02테라 달러의 기금을 모으는 것조차 힘들기만 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이 정도의 기금을 모으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우리에게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173)
-. 기후 이상 현상이 금융 위기처럼 삽시간에 가속화된다면, 세계 경제의 위기에서 보았듯이 우리는 비행기에 조종사만 없는 것이 아니라 아예 조종실조차 없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될 것이다! (174)
-. 삶의 터전을 잃고 혹은 내륙으로 혹은 해안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수억 명에 달할 것이다. (174)
-. 제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아 정보를 선점한 사람이라도 자연 재해 앞에서 무력하기는 마찬가지다.(175)
-. 두 경우 모두 우리는 복합계, 바꿔 말하면 스스로는 어떠한 의도나 목적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아무런 도덕성도 가지고 있지 않은 까닭에 인간에게 봉사할 수도 있고 반대로 인간을 파괴시킬 수도 있는 골렘 같은 존재와 맞서야 하는 입장이다. 골렘과 맞선 상황에서라면, 우리는 당연히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분별력을 발휘하여야 한다. 그래야 골렘이 우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를 제어할 수 있다. 지금은 그의 위협을 우리의 기회로 삼아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 위기를 계기로, 우리가 너무 자주 잊고 있는 소박한 네 가지 진리를 상기해보자. 아마도 그 네 가지 진리가 앞에서 이야기한 모든 내용을 함축하는 결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행동의 자유를 부여받은 인간은 누구나 어떻게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자손들에게 손해가 되는 일도 할 수 있다.
-->각자가 타인의 이익을 고려할 때, 비로소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다.
-->노동은 형태를 막론하고, 특히 남을 위한 노동일수록, 부를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합법적인 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시간만이 유일한 희귀 재화이며, 자신의 노동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가용 시간을 연장시켜주고, 충만함을 더해주는 사람은 특별히 높은 대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위기를 통해 우리들 각자가, 금융 위기를 포함하는 모는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설득력 있는 이 네 가지 진리를 좀 더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었다면, ‘위기’라는 악은 우리에게 ‘기회’라는 선을 부여했고, 일탈은 제어를 위한 기회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시장은 절대적으로 군림하는 주인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효울적인 하나의 기제에 지나지 않는 풍요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175~177)
■ 옮긴이의 글
1. 지난 가을, 신문이나 TV 뉴스를 통해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해 대규모 금융 위기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와는 그다지 상관없는 먼 나라 미국에서 일어난 불행인 줄로만 알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계화가 그토록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미국의 불똥이 우리나라로도 그처럼 신속하게 번지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을까? 자크 아탈리의 ‘위기 그리고 그 이후’는 바로 이 질문으로 시작.(178~179)
2. 그렇다면 이번 위기는 어떤 결과를 낳게 될 것인가? 이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이번 위기의 본질을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1929년의 대공황은 결국 세계 대전으로까지 번진 반면, 17세기에 발생한 ‘튤립공황’은 네덜란드 7주 연합이 이후 150년 동안 세계를 장악하며 승승가도를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아탈리는 ‘세계화’라는 추세가 몰고 온 최초의 금융 위기라고 표현되는 이번 위기가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기 위해 통과의례식으로 거쳐가야 하는 과도기적인 동요, 즉 ‘튤립공황’처럼 작용하기를 희망(180)
3. 이번 위기를 계기로, 적절한 시기에 세계 정부가 창립되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그가 주장하는 위기 해결책은, 그의 전작인 ‘미래의 물결’을 읽은 독자라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듯이, 궁극적으로 ‘하이퍼 민주주의’의 이상을 구현시키는 것이다.(180)
Ⅲ. ‘내가 저자라면’
2008년 후반기에 시작된 금융위기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결과로 파생되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말하는 것으로써 신용도가 일정 기준 이하인 저소득층을 상대로 한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을 말한다. 즉 자크 아탈리가 지적 했듯이 이번 금융 위기는, 상당 부분 미국 사회가 중산층에게 적절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사실로 설명된다. 미국 사회는 이들에게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주택을 구입할 때 빛을 얻으라고 부추김으로써 자산 가치를 높이고 생산을 독려하는 방식을 사용해왔고 결국은 금번같은 경제위기를 일으킨 것이다.
여기서 시사하는 중요한 점은 한나라에서 파생되는 현상이 자국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금번 사태와 같이(특히 강대국인 경우에는 더욱 심각) 다른 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 문제시가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을까? 자크 아탈리의 ‘위기 그리고 그 이후’는 바로 이 질문으로 시작하여 과거와 현재의 시대적, 시간순으로 그 원인과 배경을 추적해 들어가고 종내에는 본인이 생각하는 대안점을 제시한다. 더불어 이번 사태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도 다음과 같이 제시를 하고있다.
즉, 서브프라임 위기는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안정적인 수요가 확보될 수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구속력을 갖는 최저 임금제가 마련되고, 국가 주권 행사의 주요 도구인 화폐 기능의 핵심을 공유화하고, 법의 지배에 기초한 시장을 마련해야 할 필요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적절한 시기에 세계 정부가 창립되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말로써 ‘국제 통화연합을 위한 제안’에서 초국가적인 은행 설립을 전제로한 케인즈 이론의 연계를 시사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계획적이고 소모적으로 진행되는 세계화의 위험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이번 위기야 말로 우리 모두에게 기회임을 깨달아야 할 때다고 역설을 한다.
그는 금번 위기의 주범의 하나로 꼽을수 있는 여러 기관의 폐혜성을 지적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전 세계적인 3대 신용평가 기업인 S&P, 무디스, 피치의 사례를 들고있다. 즉, 이들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역설적으로 자신들이 평가하는 기업들로부터 봉급을 받는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이들은 평가기관으로서의 회사의 이미지와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최대한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공정하게 일해야 하지만, 동시에 평가가 불공정하거나 불리하게 나온 데 대해 불만을 품은 고객 기업(자신들에게 봉급을 지급하는 기업)이 등을 돌리고 경쟁 평가기관 쪽에 마음을 주는 일도 방지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같은 딜레마를 살펴 보노라면 경제위기에 대해서 반응을 보이는 일반 서민들의 행동과 방향성들에 대해서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예를 들어보자. 최근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라는 것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우울한 전망이 거듭 뉴스에서 흘러나오고 있고, 급기야 사망자까지 발생이 되자 온나라가 난리법썩이다. 학교가 휴교가 되고 병원에 검진을 받으려는 환자가 넘쳐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라고 하자 단체행사가 취소가 되기도 한다. 금번 우리 회사에서 영원사원분들의 동남아 시책이 이런 영향에 힘입어 연기되기까지 했다. 물론 사전 예방을 하고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여 걸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심하지 않나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든다. 솔직히 그렇게 인명쪽으로 따지고 들자면 하루에도 사망자가 여러명 속출하는 교통사고에는 비할바 못되지 않는가?
서민들은 장바구니 물가라고 하는 경기 체감지수에 무척이나 민감하여, 이처럼 대중매체에서 흘러나오는 기사꺼리에 귀를 기울이게 될수 밖에 없다. 즉, 경제위기라는 말이 나오면 서민들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며 그에따른 소비를 자연히 줄이게 되고 이를통해 기업의 매출은 자연히 떨어진다. 기업의 매출이 떨어지면 적극적인 투자는 감소하게 되고 결국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이 된다. 이같은 이야기는 논제에 대한 명제의 신중함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이같이 경기 침체가 극심한 불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딜레마에 빠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여러 상황들을 감안해서 자크 아탈리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사항의 돌파구를 제언한다.
첫째, 반드시 통화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고해보아야 하며,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단일 화폐를 제정하는 문제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둘째, 세계 차원에서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과 민주주의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볼 때, 글로벌 주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기구가 있어야 마땅하다.
첫 번째 의견에 대해서는 명분의 필요성은 있지만 각국의 이견사항 등이 있기에 쉽지많은 않다고 여겨진다. 이에대해 동류의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 저서에서 오히려 앞으로는 다른 형태의 자본을 인정하고 이를 화폐화함으로써 자본의 의미 자체를 뒤바꿔 놓을 수도 있는 대안 화폐(para-currency)를 만들어 이를 거래하는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화폐시장과 통합하여 세계 경제를 변형시킬 것이라는 또다른 전망을 제시하기도 한다.
두 번째 글로벌 주권을 행사하는 기구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은 자크 아탈리의 저서 ‘미래의 물결’에서 그근거를 이미 찾아볼수 있다.
‘2050년 무렵, 시장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신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체제가 전 지구적 규모로 성장한 시장을 중심으로 통합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국가란 이미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바야흐로 내가 하이퍼 제국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는 것이다.’(p233)
여기서 그가 제안한 하이퍼 제국이라는 것은 현재의 국가의 체제와 틀과는 다른 개념이다. 언급했듯이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문명의 이기로 무장한 체제 또는 단체를 지칭하고 있는 것이다.
자크 아탈리는 이번 위기는 모두에게 구원의 기회이며, 무질서하고 혼돈스러운 세계화가 촉발할 수 있는 재앙이 발생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울리는 경고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하면서 언급한 두가지 사항을 다시한번 강조를 한다. 하지만 책내용 내내 객관적이며 이성적인 어조로 여러 사항을 조목조목 지적했던 그도 말미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우리들에게 호소를 하고 있다. ‘각자가 타인의 이익을 고려할 때, 비로소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다.’ 라고.
그가 제시한 단일 화폐와 단일 기구를 움직이는 요인도 결국은 그것을 움직이는 동력이 사람이기에 이같은 얘기를 하지않나 여겨진다. 사람이 Key라는 절대의 과제! 거기에다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즉, 경제 주체들이 예상하는 방향으로 경제 활동 결과가 실제로 실현되는 것을 믿는 것처럼 긍정적 방향성을 가지고 실행에 옮길시, 금번 경제위기는 의의로 우리에게 그가 얘기하는 호기가 되는 결과를 확인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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