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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31일 04시 07분 등록

2부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들

<서문: 위기 분석과 미래 예측>

ü  모든 일은 간략하게 설명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명확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으므로… (7).

n  이것 하나로도 토플러와의 차이가 드러난다. 그의 산만한 주제들.

ü  세계화 이후 최초로 맞게 된 이번 금융 위기는, 상당 부분 미국 사회가 중산층에게 적절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사실로 설명된다. 미국 사회는 이들에게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주택을 구입할 때 빚을 얻으라고 부추김으로써 자산 가치를 높이고 생산을 독려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이와 같은 방식을 적극 권장하는 금융기관과 정보 선점자들은 이 과정에서 창출되는 부의 대부분을 독식했으며… (7).

ü  이 방법 덕분에 (CDO & CDS) 부채는 성장을 거듭하여 마침내 통제 불능한 상태에 이르렀으며, 그 결과 신뢰의 상실과 대출 기피로 인한 집단 패닉 현상을 낳았다. 이는 조만간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이어지거나, 반대로 조화로운 성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8).

ü  조화로운 성장이란 물론 부채의 실질적인 경감, …. 이를 위해서는 특히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민주주의가 지닌 권력을 통해 시장 권력과의 균형을 도모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장 중에서도 우선 금융 시장의 권력을 법의 권위 밑에 두어야 하며, ‘정보 선점자들의 권력을 시민의 권리 밑에 두어야 한다 (8).

ü  내가 보기에, 현재 우리가 당면한 위기는 간단하게 설명이 가능하다. 시장은 한정된 재화를 분배하는 가장 나은 기제이기는 하나, 자력으로는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법치성을 만들어낸다거나 생산수단을 완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수요를 창출해내는 능력은 지니고 있지 못하다 (9).

n  케인즈 이론

ü  시장 중심 사회가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사유 재산권을 보장하고, 경쟁을 유지하며, 충분한 임금과 공공발주를 통한 수요를 창출하는 법치성이 존재해야 한다. 요컨대 수입과 자원의 배분에 정치적인 개입이 불가피하며, 이 때 개입하는 권력은 민주적일수록 바람직하다 (9).

ü  보다 공정한 소득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특히 미국에서는 적어도 20년 전부터 봉급 생활자들의 빚을 통해 수요가 유지되었고, 이 빚도 대출을 통해 구입한 자산을 담보로 한 것이었다. 이러한 채무 구조가 그런대로 받아들여지도록 하기 위해서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은 꾸준히 금리를 내려야 했으며, 금리인하는 빚을 지면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훤히 꿰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9).

ü  이런 식으로 금융 시장과 정보 시장에 군림해온 대표 주자가 바로 미국이다 (10).

ü  한편, 저소득층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주택담보대출상품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subprime mortgage loan)이 고안되었으며, 주택가치의 상승으로 보다 많은 대출을 얻을 수 있게 된 이들은 부자가 되는듯한 착각에 빠졌다 (11).

ü  2007년 중반부터 증권화 자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11).

ü  2008 9월 초, 이렇게 해서 경제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는 완전 패닉 상태로 180도 선회했다. 사실 이 같은 패닉은 정보 선점자들에 의해서 연출되었다고 볼 수 있다 (12).

ü  결국 금융 위기는 터지고 말았다. 이 금융 위기는 이제까지 믿어왔던 체제가 전반적으로 부패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12).

ü  세상의 움직임을 제대로 포착한 시민들은 재앙이 멀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림으로써, 역설적이게도 파국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12).

ü  2008 10 3, 세계 금융 시스템은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붕괴 직전까지 간다. 그리고 열흘 뒤인 13, 각국 정부는 실제로 갖고 있지도 않은 자금을 자국 은행들에게 공급하겠노라고 선언한다. … 다시 말해서 민간 채무가 이제 공공 채무로 변한 것이다 (12~3).

ü  (미국은) 지불 정지를 선언하거나 돈을 마구 찍어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자산을 가진 모든 사람들을 파산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이미 외채 때문에 허약할 대로 허약해진 달러의 하락을 자초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순간을 겪게 될 것이다 (13).

ü  2, 5, 아니 어쩌면 10년에 걸쳐 불황이 계속될 수도 있다. 서구 국가들의 빚을 다 청산하려면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불황이 이처럼 오래도록 지속될 경우 물가 폭락을 야기하고, 그렇게 되면 제아무리 공적 자금을 투여한다고 해도 쉽게 되살리기 어려울 것이다 (13).

ü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 위기는 곧 실물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이는 수천만 명, 수억 명의 근로자들을 실업 위기로 몰아넣으면서 중대한 정치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다 (14).

ü  위에서 열거한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전개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제라도 이 모든 문제가 시장과 법치성 사이의 불균형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고 인정해야 한다 (14).

ü  시장의 혼란스러운 발전 양상으로 인해 항상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정보선점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못할 짓이 없다 (14).

ü  무계획적이고 소모적으로 진행되는 세계화의 위험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이번 위기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기회임을 깨달아야 할 때다 (15).

ü  아마도 이렇게 되기까지 (긍정적으로 해결이 날 때까지) 적어도 1세기 이상이 소요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무수히 많은 전쟁의 위협도 발생할 것이다 (16).

 

<지나간 위기가 주는 교훈>

ü  현재 전 세계를 불안에 몰아넣고 있는 금융 위기는, 그 자체만을 놓고 볼 때는 인류 최초의 위기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이번처럼 전 세계적인 규모의 위기는 처음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20).

ü  이번 위기는 미래에서 보면 방향의 선회라기보다는 진행의 가속화로 기록될 것이다 (20).

ü  12세기경 벨기에의 소도시 브루게에서 자본주의가 시작된 이후, 당대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 (일반적으로 금융의 중심지는 경제적, 정치적 거점이기도 하다)에서는 항상 위기가 발생했다. 위기가 발생하면 중점적으로 통용되던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며, 결과적으로 예산이 불안정해지고, 거점에 위치한 은행의 기능이 약화된다. 이때 필요한 보호 정책이 적시에 시행되면 다시금 화폐 가치가 상승하게 되며, 시행되지 못하면 다른 곳으로 거점이 이동하는 결과를 낳는다 (21).

ü  1919년부터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는 플로리다 부동산 붐이 일었다 (25).

ü  그런데 1926년 봄부터 이렇듯 매우 특별했던 플로리다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 이렇게 되자, 후에 다시 나타나게 될 메커니즘이 발동했다. , 은행들이 자사 예금을 든 고객들에게 터무니없는 투자를 권하는 왜곡된 낙관주의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거품은 이내 주식시장 거품으로 이어졌으며, 다시금 낙관론이 팽배해지면서 소비와 성장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로 인하여 양극화 현상은 한층 가속화되었다. … 이는 곧 중산층의 수요 감소로 이어졌으며, 성장은 주춤하게 되었다 (25).

ü  미국 연방 정부는 국민들의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을 것을 장려했다. 덕분에 주식 시장은 상승 기조를 이어갔고…. 금융에 거품이 있을 때면 늘 그렇듯이, 일하지 않고도 엄청난 돈을 버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25).

ü  중산층은 가진 돈도 없으면서 빚을 얻어 점점 더 소비에 열을 올렸다 (26).

ü  (미국 대공황이 야기된) 상황이 급반전된 데에는 몇몇 사건들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6).

n  우선 미국 은행들은 전쟁이 끝난 후, 외국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n  또한 1928년 주요 석유 대기업 카르텔 중의 하나였던 ‘7자매 Seven Sisters’가 휘발유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면서 자동차 산업이 와해되었다.

ü  하지만 이것이 대공황의 단초가 되리라는 점을 아무도 인식하지 못했다 (26).

ü  미국인들의 부채 (경제 주체 모두 포함) 300퍼센트에 이를 때까지도 위기를 인식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6).

ü  1929… 10 24일 목요일 아침, 주가는 급락했다 (26).

ü  금융 위기는 실물 경제위기로 이어졌다. 건설업계와 자동차 업계가 제일 먼저 타격을 입었다. … 각국은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하였으며,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하여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를 단행함으로서 위기를 모면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27).

ü  무역 거래가 점차 동일한 화폐를 사용하는 특정 지역 혹은 특정 국가 간으로 제한되자, 미국에서 시작된 경기 침체는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불거졌다 (27).

ü  1934, 미국은 금 대비 달러의 가치를 40퍼센트 이상 평가절하했다 (28).

ü  1938년 다시금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 국면에 접어들자미국의 은행들은 월스트리트에서는 금지된 사업을 벌이기 위한 방편으로 런던에 지점을 세우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28).

ü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선언도 이와 같은 계획의 추진을 가로막지는 못했으며, 오히려 12년 전에 시작된 금융 경제 위기가 막을 내리게 되는 효과를 낳았다. 1941 10월부터 미국과 영국은 전후 세계 경영 방침, 특히 통화와 금융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28).

ü  그러나 양국 간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대공황을 야기시킨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민간 은행의 거취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 제기도 없었다 (29).

ü  전쟁으로 인한 부채는, 아무도 명시적으로 그렇게 말한 적은 없지만, 결제 통화로서 달러에 헤게모니를 부여했다 (29).

ü  1942년 초, 통화 개혁을 위해서 두 가지 제안이 팽팽하게 맞섰다. 미국 재무부 차관인 해리 덱스터 화이트 안과 그의 영국 측 협상 상대인 존 메이나드 케인즈의 안이었다….‘연합국 내의 통화 정책 계획안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화이트의 안은 두 개의 새로운 기관 창설을 제안한다. 두 개의 새로운 기관이란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연합국 기금, 전쟁으로 파괴된 시설물 복구와 자유주의에 기초한 공동의 무역 정책과 통화정책에 동의하는 국가 사이의 국제 무역을 활성화시키는 데 필요한 연합국 은행을 말한다. 그는 여기에서 이론적 혹은 현실적인 금본위 제도와는 별도로, 달러화만이 각국 통화의 원활한 환전을 위한 기본 통화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29~30).

ü  한편 국제 통화연합을 위한 제안에서 케인즈는 가장 이상적인 체제는 초국가적인 은행 설립을 전제로 하며, 이 은행은 각국의 중앙 은행들이 일반 은행들과 맺는 관계와 유사한 관계를 각국의 중앙은행들과 맺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케인즈는 초국가적인 지위를 부여받은 이 세계 은행은 금본위제뿐만 아니라 어느 화폐를 막론하고 특정 화폐 본위제에서 벗어나며, 중앙 은행 간 결제에 사용되는 초국가적 화폐와 함께 중앙 은행의 모든 특성을 가져야 한다고 보았다. 이 같은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인 이른바 통합은행은 금에 비례해서 가격이 책정되는 방코르bancor’라는 국제 화폐로 이루어진 계좌를 관리한다…. (30).

ü  케인즈의 제안은 당연히 미국에서 환영받지 못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를 가리켜, ‘세계를 군대화하는 기제라고 혹평했다 (30).

ü  1942년 화이트는 자신의 제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손질했다. 그 결과, 그의 계획서는연합국 안정 기금연합국의 부흥개발은행설립으로 요약될 수 있었다. 금을 보유한 국가만이 연합국 안정 기금부흥개발 은행의 자금을 빌려 쓸 수 있다는 것이 요지였다 (31).

ü  그러나 케인즈가 보기에 화이트의 개정안은 국제사회가 필요로 하는 유동성을 확보하기에 적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만 너무 큰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영국이 미국에 대항하는 건 불가능했다 (31).

ü  1943 5, 전세가 바뀌어가는 것을 감지한 화이트는 워싱턴에 모여 있던 46개국 대표들에게 질문서를 돌렸다 (31).

ü  1944 3, 영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다시 한 번 회동하여 브레턴우즈에서 회담을 갖기로 결정했다. 영국 입장에서는 런던으로부터 금융 중심지의 기능을 빼앗고, 파운드화 대신 달러화가 기축 통화가 되는 사태에 적대적일 수 밖에 없었다 (32).

ü  1944… 73이 때 작성된 조항들은 한 마디로 달러본위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토론도 없이 승인되었다! (33).

ü  7 18, 국제통화기금과 국제부흥개발은행 모두 미국에 본부를 두기로 결정했다 (34).

ü  이 체제는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브레턴우즈 협정은 전 세계에 달러를 공급하려면 미국이 적자 재정을 운영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협약에 의하면, 달러만이 국제적으로 공인된 유일한 통화였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시점부터는 이 통화 수단에 대한 신뢰가 약해질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달러가 준비통화 (reserve currency)로 자리를 잡을수록 달러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게 되는 구조였다 (34).

ü  그래도 초기엔 모든 것이 순리대로 진행되는 것 같았다. 1945, 전쟁을 승리로 이끈 미국의 세계에 대한 지배권은 한층 강화되었다. 미국의 산업 생산은 1939년에 비해 2배로 증가되었다. … 이에 따라 미국 내의 빈부 격차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34~5).

ü  미국의 금융 체제는 나날이 번창해 1949, 알프레드 윈슬로우 존스는 최초의 헤지펀드를 고안했다. 그가 당시에 내세운 원칙들은 그로부터 몇 십 년 후 기승을 부리게 될 투기기법을 이미 총망라하고 있었다 (35).

ü  한편, 수익성이 높지 않은 사업에만 만족해야 했던 미국의 예금은행들은 미국 내에서 발효중인 글래스스티걸 법령을 피해가는 수단으로 런던 진출에 열을 올렸다. …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두 나라의 금융업자들은, 미국에서는 금지된 모든 사업을 런던에서 추진했다. 투자 은행과 예금은행을 하나로 묶은 일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35).

ü  1958년까지만 해도 달러는 귀한 편이었다. 그러다가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고 우주 정복 사업으로외국으로의 달러 유출이 빈번해졌다. 미국으로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들은 엄청난 양의 달러를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는 곧 자국의 통화량 증가로 이어져 인틀레이션을 야기시켰다 (36).

ü  1971 8 15, 독일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자국의 금이 줄어드는 것을 원치 않은 미국 정부는 금-달러 교환을 중지했다. 이렇게 되자 양차 세계 대전 사이의 기간 동안 통용되었던 변동 환율 시대가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브레턴우즈 협정은 바로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체결된 조약이 아니었던가.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머지 않아 달러는 폭락하고, 그 결과 석유 생산국의 수입도 폭락하게 되어, 1973 10월 마침내 1945년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게 된다 (36).

ü  1976 1 8, 자메이카의 킹스턴에서는 전 세계에서 합법적으로 통용되던 금본위제에 공식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ü  1980, 그 때까지도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의 쇠퇴는 회생 불가능한 듯했다. 달러 가치는 폭락했으며,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으로서의 지위도 상실했다 (36~7).

ü  한편, 미국의 외채는 대대적으로 증가한 나머지, 이제 미국은 대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채무국으로 전락했다 (37).

ü  미국의 첫째가는 채권국이 된 일본은 미국의 상징적인 기업 상당수와 부동산 등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 (37).

ü  1980년 금 가격은 1온스당 8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이었다. 거대 기업들의 생산성이 추락을 거듭하면서, 미국은 승승장구하는 일본의 곡식 창고로 전락하는 듯했다 (37~8).

ü  그러나 기술 혁신, 특히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괄목할 만한 발전은 이와 같은 우려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 기술 혁신은레이건 정권이 별들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던 대규모 국책사업계획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는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배수와 전력 공급 사업이라는 대규모 토목 공사를 진행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덕분에 미국이 지니고 있던 거점으로서의 지위는 일본의 도쿄로 이전되지 않았다. 거점은 기술 혁신 기업들이 몰려 있던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로 이전됐지만, 월스트리트는 여전히 세계 금융 중심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했다. 금 대비 달러화의 가치는 3배나 상승했다 (38).

ü  18개월마다 용량이 2배로 증가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기술 혁신은, 미국 내의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의 생산성만 향상시킨 것이 아니었다. 이는 금융시장의 판도까지 완전히 바꾸었으며, 현재 우리가 당면한 위기의 원인도 이 무렵에 움트기 시작했다 (38).

ü  변동환율 덕분에 상상 가능한 온갖 종류의 혁신이 가능해진 외환 시장은, 이제 전 세계 곳곳으로 밀려가는 금융 파도를 전달하는 수많은 통로 중 하나에 불과했다. 실리콘밸리 입장에서는 유용한 (특히 인터넷의 발전을 위해 매우 긍정적이었다) 이 같은 규제 완화는, 결과적으로 볼 대 금융시장에 재앙으로 작용했다 (38~9).

ü  최초의 경고는 1987 10 19, 월스트리트로부터 전해졌다. … 이것이 바로 정보화 시대 최초의 주식시장 대폭락이었다 (39).

ü  1988년 주요 은행들은 스위스의 바젤에 모여 이른바 쿠크Cooke 비율을 정했다. 쿠크 비율은 은행 고유의 자기 자본과 투자의 비율을 8퍼센트로 정한 것으로서, 흔히들 이 협약을 가리켜 바젤1’이라고 한다 (39).

ü  1989,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자 정치적, 경제적 자유를 갈망해오던 동유럽 대륙에 시장 경제가 도입되었다 (39).

ü  1990년대 초기에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공업국가가 부상하고, 이들이 시장경제 체제에 편입됨으로써 본격적인 세계화의 물결이 전 세계를 뒤덮기 시작했다 (39).

ü  이 무렵, 경제는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는 고성장기를 맞이한다. 경제의 급성장은 자연히 신흥공업국가에서 중산층의 생활수준 향상과 빈곤의 감소를 가져왔다 (39).

n  앨빈 토플러가 말했던 경제 성장이 빈곤 퇴치에 기여하는 부분이다.

ü  1991, 유럽 연합은 마스트리흐트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유럽 지역 보호에 나섰으며, 단일 화폐인 유로를 출범시켰다 (42).

ü  1997, 아시아에서 급작스럽게 시작된 단기적 금융 위기가 러시아와 브라질로도 확산되었다 (42).

ü  아시아 금융 위기로 인한 위안화의 재평가를 우려하던 중국은 적극적으로 달러를 사들였다. 이로써 미국의 경제 성장과 재정 적자는 점점 더 생산의 상당 비율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의 예금에 의존하게 되었다. 세계는 중국과 미국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희한한 커플에 의해 경영되는 듯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42).

ü  다시 호황기가 찾아와, 규제 철폐는 가속화되었다 (42).

ü  이 법령 (금융 서비스 현대화 법령)을 소급 적용함으로써 바로 한 해 전에 이루어진 시티코프와 트래블러스 그룹 (투자 은행)의 합병은 합법적이라는 판정을 받게 되었으며, 시티 그룹은 미국 금융계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42~3).

ü  역시 같은 해에, 파산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들을 살리기 위해 일본 정부는 800억 달러를 투입한다 (43).

ü  2000, 지난 5년 사이에 한껏 달아올랐던 인터넷 거품이 마침내 터졌다 (43).

ü  경고음은 계속 울렸다. 2001 9 11일 테러사건 이후, 다우존스 지수는 684포인트 (7.3 퍼센트)가 빠졌다. 하지만 성장마저 둔화된 것은 아니었다 (43~4).

ü  금융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동력은 점점 더 확실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바로 탐욕이었다 (44).

ü  2002, 수요가 둔화되자 미국 정부는 지불 능력이 낮은 고객들에게도 위험도가 높은 상품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최상의 금리로 대출해줄 것을 부추겼다. 이제 낮은 금리는 경제 전 부문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이 너도나도 빚을 얻는 상황을 낳았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경제 성장으로 연결되었다 (45).

ü  당시엔 마르크스주의자들과 헤지펀드 운영자들의 총아였던 하이먼 민스키처럼 심각한 금융 위기가 곧 몰려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 ‘민스키 모멘트라고 하는 패닉 상태그는 민스키 모멘트 2009년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5).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ü  내 생각은 이번 위기가 젊은 시절의 성장통에 가까워 보인다. 이번 위기는 세계화의 첫 번째 중대한 위기로, 튤립 사태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맞이하게 될 굉장한 성장기를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50).

ü  미국에서 일어난 위기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인터넷과 보험회사, 투자은행 등을 통해 전 지구적인 위기로 확산되었다. 이번 위기는 출발에 있어서는 1929년 위기와 매우 유사해 보이는 반면, 규모에 있어서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50).

ü  모든 것은 경제가 완전히 자유화되면서 도처에서 수익이 국민소득에 편입된 데에서 비롯된다. 금융 부문 수익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50).

ü  그런데 이들이 투자한 자금이란, 사실 점점 더 낮아지는 금리로 대출받은 돈이다. 이는 곧 수입의 불평등을 점점 더 극대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51).

ü  이럴 경우, 당연한 일이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자산과 비례해서 증대된다. 반면 상대적 가치 면에서 볼 때 봉급은 줄어들고 있다 (51).

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와 같은 부의 이동은 수요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봉급이 충분하지 못한 미국과 유럽의 중산층은 생산되는 상품들을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뿐만 아니라, 인구의 노령화 (미국에서는 이민을 통해 약간 늦추었다) 현상도 수요에 작용하는 중요한 변수로 대두된다 (52).

ü  부의 분배를 문제 삼지 않으면서 미국의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임금을 인상하지 않고 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중산층이 빚을 지는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암묵적인 동의 속에서 1980년대 초부터 소비재 구입용 각종 신용카드 발급, 주택 구입을 위한 특별 담보 대출 등을 통한 미국 사회가 기능해온 방식이다 (52).

ü  주택 구입 대출 또한 경제적인 면에서나 정치적인 면에서 매우 전략적인 상품으로, 특히 소수 집단에 유용하게 작용한다 (53).

ü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정책은 주택 건설 사업을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수입을 증대시켜 소비 활동이 왕성해지게 되므로, 전체적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찬찬히 속을 들여다보면, 미국 민간 부문 경제 성장의 40퍼센트는 서로가 서로를 먹여 살리는 부동산과 금융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54).

ü  결국 경제가 분명 성장하기는 했으나, 이 성장은 오로지 이처럼 맞물린 부문에서만 이루어진 것이었다 (55).

n  그러니 버블이라 평하는게지그런데 무형자산의 증가는 어떠할까…?

ü  가계처럼 기업들도 점점 더 위험부담이 많은 방식으로 빚을 지기는 마찬가지였다. 기업 경영진들과 금융업자들은 아주 적은 자기 자본만으로 엄청난 대출을 얻어 기업들을 사들였다. 이렇게 사들인 기업에 대해서는 1년에 20퍼센트라는 높은 수익성을 요구했다 (55).

ü  이와 같은 활동을 위한 자금이 순조롭게 모일 수 있도록 각종 사모 펀드, 차입매수 (LBO: Leveraged Buy Out)등 특별한 기금이 만들어졌다 (55).

ü  20퍼센트라는 경이적인 수익성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은 활동 범위를 축소하여 특별한 노하우를 보유한 전문 분야의 생산 활동에만 집중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고용 부문이 제일 먼저 피해를 본다. 그 다음으로는 연구 개발이 위축되고, 마지막으로는 기업의 생존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55).

n  여기서부터 자본주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아웃소싱과 리스가 생겨난 것.

ü  늘어만 가는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멍에가 되지 않으려면,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 실제로 미국 연방 준비은행은 2003년부터 꾸준히 금리 인하 정책을 펼쳐왔다. 그린스펀이 내린 이 중차대한 결정은 상당 기간 동안 박수를 받아왔으나, 결과적으로는 재앙을 불러왔다 (56).

ü  금리인하 정책으로 점점 더 많은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자산 가치는 상승했다 (56).

ü  이 현상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56).

ü  1980년엔 모든 채권과 주식을 합한 총액이 세계 총생산과 맞먹었다. 반면, 100테라 (Tera: 기호는 T, 1조에 해당하는 산술 단위) 달러로 집계된 2006년 중반의 수치는 세계 총생산의 2배에 해당된다 (56~7).

ü  요컨대, 300테라 달러를 웃도는 세계 자산의 상당 부분이 빚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산더미 같은 빚더미 아닌가. 빚더미가 무너지는 건 순식간의 일이다 (57).

ü  2000년 초부터 은행들은우선 가장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 채권인 서브프라임 채권을 위험 순위에 따라 떼어낸 다음, 이를 주택담보대출 유동화증권 (RMBS: Residential Morgtgage-Backed Securities)….. 등으로 분류했다. 그런 다음, 이것들을 증권인 것처럼 금융 시장에서 판매했다 (57~8).

ü  증권화 형식을 취한 서브프라임 대출금의 절반 정도는 미국이 아닌 곳에 위치한 은행들이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들은 미국 거주인이 아닌 자신들의 고객들에게 이 상품을 팔았다 (58).

ü  이 성공을 계기로 모든 종류의 대출에 대해 자산유동화증권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실태가 만연하게 되었다 (58).

ü  어쨋거나 모든 상품들이 경제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익성을 장담한다. 모든 상품들이 처음엔 대단히 유용해 보였다. 적어도 금융상품 구입자들이대출자에게 그가 갚을 수 없을 만큼의 돈을 빌려주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그랬다 (59).

ü  심지어는 소위 파생상품이라고 하는 상품들에도 증권화 방식이 적용되었다 (59).

ü  파생상품이란 기초자산underlying’이라고 불리는 자산 (주식, 채권, 대출 또는 금리나 환율 등)의 가치 변동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하여 고안된 금융 상품을 가리킨다 (59).

ü  은행과 헤지펀드들 중에서 몇몇은 이러한 상품이 안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 남들보다 조금은 더 잘 알고 있었겠지만, 그런 자들조차도 고수익이라는 미끼 때문에 아무런 저항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개인 예금자들은 이런 내막을 속속들이 파헤칠 수단도, 그 여파를 가늠할 능력도 없는 것이 오히려 당연했다. 정보의 불균형은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을 정도로 심각하고, 그 파장 또한 광범위했다 (61).

ü  투자자들은 마치 새로운 엘도라도라도 발견한 사람들처럼 수익을 좇아 유럽, 중동 산유국, 중국 등 도처에서 몰려들었다. 이들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세무 당국의 눈도 피하고 싶어했으므로, 금융 기관들은 이른바 역외 금융 거점으로도 진출했다 (61).

ü  하지만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그 어떤 중앙은행도, 시장 견제 세력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심지어 국제통화기금이나 국제 결제 은행조차도 함구할 뿐이다 (62).

ü  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는 가운데, 위기는 차츰 쌓여 갔다 (62).

ü  바젤에서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의 기간 동안, 보다 건전성을 강화하는 규제를 만들어냈다. 이른바 바젤 2 협약으로, 내부 관리 강화와 투명성 제고가 핵심적인 내용을 이룬다. 하지만 이 내용은 어디까지나 은행들에만 적용될 뿐, 은행이 아닌 다른 금융 기관엔 해당되지 않는다 (63).

ü  원칙적으로 평가자라고 하면 독립적이어서 부패로부터 초연할 수 있는 기관이어야 한다 (65).

ü  (그러나) 현재 활동 중인 곳은 모두 민간 기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3대 신용평가 기업인 S&P, 무디스, 피치가 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평가하는 기업들로부터 봉급을 받는다! (66).

ü  당연히 이러한 상황은 오래 지속될 수 없었다. … 다시 말해 어디에서 오는지 출처를 알 수 없는 부의 향연에서 한몫 챙기기 위해서, 지나치게 너그러운 점수를 준 것이 화근이었다 (66).

ü  이처럼 사회 전반에 만연한 공동체 의식속에서 채무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67).

ü  국채를 줄인 예외적인 나라는 캐나다와 칠레 등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68).

ü  미국 재무부 장관 폴슨은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위기가 닥쳐오는 것을 느끼지도 못했다. 그 점에 있어서는 국제통화기금도 마찬가지였다. 유럽 각국의 재무장관들 또한 입을 모아 세간의 지나친 비관주의는 근거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68).

ü  그러나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의 채무는 이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69).

ü  하지만 국채가 아닌 민간 부채가 문제 될 것이라고 짚어낸 전문가들은 극히 드물었다. 더구나 최하위 빈민층이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얻은 대출금이 위기의 출발점이 되리라는 걸 예측한 사람은 더더구나 없었다. 몇몇 사람만이 예외적으로 이 점을 감지했을 뿐이다 (69).

ü  벨기에 출신 인류학자로, 캘리포니아의 은행가가 된 폴 조리옹은 자신의 책에서 남보다 앞서 위기를 예고한 몇 안 되는 선구자 중 한 명이다 (69).

ü  2004 9, 모건 스탠리 아시아의 수석 경제학자인 앤디 시에가 공개적으로 위기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연방준비은행이 인위적으로 화폐를 찍어내 부동산 거품을 조장하지 않았다면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거품을 일으켜서 이제 막 시작된 디플레이션을 해결한다는 생각은 궁극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였다 (69~70).

ü  2006 9 7, 누리엘 루비니는… “조만간 미국은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 가치를 담보로 해 마구잡이로 대출을 늘여가고, 금융기관들도 앞 다투어 담보 대출을 증권화함으로써 금융체제 전반에 마비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70).

ü  이 와중에서 유일한 패자가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모두의 미래였다. 미래는 결정권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72).

ü  우려의 목소리를 낸 몇몇 인사들의 주장을 묵살하기 위해 새로운 하나의 이론, 아니 하나의 이념이 등장했다. 바로 긍정적 태도 (positive attitude)’라는 이론이었다 (72).

ü  이들은 현실주의와 비관주의를 혼동한 셈이다 (73).

ü  , 이렇듯 경제는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미국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 관련 사업이 세상을 바꾸어놓고 있으니, 그 누구도 산업과 기초 연구 부문으로 가야 할 인재들의 대부분이 금융체제 속으로 편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보지 않았다 (73).

ü  하지만 위기는 도처에 있었다. 2005, 미국의 주택 건설 물량은 줄어들었고, 3사분기에는 판매량이 둔화되었다. 4사분기에는 판매 가격 상승세가 완화되었으며, 집값이 차츰 하락하기 시작했다 (74).

ü  2006 1사분기에 들어서자,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의 대출금 상환 연체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74).

ü  일반적으로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면, 위기에 처한 해당국의 정부는 뒤숭숭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아무 문제없다, 모든 것은 순조롭다고 발표하게 마련이다. 그러면 명석한 상황 판단력을 가진 건전한 시민들은코앞까지 다가온 재앙에 대비해서 현금 확보를 위해 가진 것을 모두 팔고, 헐값에라도 자산을 처분한다 (75).

ü  그러나 이 같은 태도야말로 재앙을 재촉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처럼 시장은 그때그때 유행을 따른다.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막을 길이 없었던 것처럼, 과도한 비관주의 또한 제어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75).

ü  위기 때마다 늘 그렇듯이, 악순환의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약간의 두려움이 감지되는가 싶더니 어느 새 갑작스러운 패닉 상태로 변해버린다 (75).

ü  2007 2자산 가치를 시장 가격으로 평가하라는 새로운 회계 기준이 마련되었다. … 바젤 협약에 따르면 은행의 대출 한도는 자기 자본에 따라 달라지므로, 만일 이를 당일 시세로 평가해야 할 경우라면 더 큰 문제였다 (76).

ü  2007 7월 레비 연구소의 와인 고들리는 미국의 가계 부채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선언했다 (77).

ü  8월이 되자 미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말미암아 서브프라임 대출은 채무변제 불이행 사태로 이어졌다. … 이는 자산 가치 하락과 자산 가치에 연계되어 있던 증권화 상품들의 가치 하락을 동반했다 (77).

ü  그제야 사람들은 금융 위기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77).

ü  심지어 유럽의 몇몇 은행들은, 낮은 자기 자본 비율 탓에 미국 은행들보다 위기 앞에서 한층 더 무력했다 (77).

ü  9 13,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저마다 주택을 현금인출기로 여기는 한, 민간 소비는 아무런 현실적 기초도 없이 계속 팽창할 것이라고 말했다 (78).

ü  하지만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여전히 고민 중이었다. 민간 은행을 도와야 하는가? 반면에 새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된 벤 버냉키는 주저하지 않았다. … “중앙은행은 우선적으로 자국 국민들에게 보탬이 되어야 한다.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건 무엇보다도 경제 성장이므로,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막을 수 있을 것인가? ‘화폐 발행이라는 강수를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 역시 망설였다 (79).

ü  한편, 유럽 중앙은행의 총재인 장 클로드 트리셰는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 어려움에 처한 은행들을 위해 고위험 증권들을 매입하고 화폐를 찍어낸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의 이와 같은 결정으로 세계 금융체제는 회생했으며, 미국 연방준비은행도 곧 그의 뒤를 따랐다 (79).

ü  10 1,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와 시티그룹은 서브프라임 대출과 관련하여 큰 폭의 자산 가치 하락을 발표했다 (79).

ü  10 8, UBS 소속 경제학자인 조지 마그누스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은행은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다. 부채를 줄이는 과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79).

ü   2008 1, … 연방준비은행은 기준금리를 4분의 3포인트 인하하여 3.5퍼센트로 결정했다. 이는 예외적으로 큰 폭의 금리 하락이었다. 1월 말, 주식시장은 한결 나아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루비니는 진짜 위기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80).

ü  그 말이 맞았다. 그 때까지 일어난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80).

ü  3 11, 연방준비은행은 1929년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베어스턴스를 비롯한 투자은행에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80).

ü  금융시장은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납세자들이 갚기 시작한다는 신호탄인 이 결정에 환호했다 (81).

ü  다음 날, 도이체 방크의 애널리스트인 짐 레이드는 미국은 편안하게 파국으로 가고 있다. 이 과정이 길면 길수록, 달러와 생활 수준에 가해지는 충격은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81).

ü  4월에 들어서자, 이제 투자자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부상한 누리엘 루비니는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을 만큼 엄청난 규모로 금융체제를 와해시킬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81).

ü  최악의 순간은 2008 6 30일 세계에서 가장 큰 보험회사인 AIG가 부채담보부증권에 연계된 신용부도스와프 (CDS)를 발행했으며, 그 액수는 4 41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할 때였다 (82).

ü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2008 7 7일부터 9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섬 도야코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는 지구 온난화와 식량 위기, G8 G13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같은 문제만 언급되었다 (82).

ü  7 15, 유가가 배럴당 17달러나 급락하면서 경기 침체는 기정사실화되었다. 이러는 사이에도 서브프라임 대출의 증권화로 인한 문제는 도처에서 불거졌다 (83).

ü  사태가 이렇게 되자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이제까지 고수해오던 사고방식이나 신념을 포기하고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83).

ü  미국 재무부에서는 모두들 리먼이나 AIG, 모건 스탠리 할 것 없이, 그 어느 누구에게도 더 이상 지원을 하지 말자는 입장이었다. … 하지만 누가 보아도 리먼의 파산은 거의 기정사실이었다 (83~4).

ü  이러한 위협에 대면해서, 재무부와 연방준비이사회는 결국 은행들이 리먼을 책임져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월스트리트와 워싱턴 간에 한바탕의 포커게임이 시작된 셈이었다 (84).

ü  다음 날인 9 7일엔, 재무부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나라에서 인수한다는 발표를 했기 때문에 긴장은 한층 고조되었다. 폴슨은 이번 게임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84).

ü  하지만 월요일 아침이 되었을 때, 폴슨 장관이 결국은 모든 걸 떠안을 수 밖에 없으리라고 확신한 월스트리트의 은행들은 이 계획안을 거부했다. 이에 격분한 장관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면서 정부의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인 9 15, 리먼은 결국 파산보호신청 (챕터 11)을 제출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최악의 결정이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부터 전 세계 금융체제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85).

ü  연방준비이사회가 파생상품 시장으로 불똥이 번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이, 패닉은 엉뚱하게도 단기 자금 시장에서 발생했다 (85). … 통화시장은 말 그대로 얼어붙었다 (85).

ü  다음 날인 9 16, 리먼 브라더스의 악몽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통감한 폴슨 장관은 골드만 삭스와 JP 모건 측에 AIG를 위해 750억 달러 상당의 기금을 모아줄 것을 청했으나 소용없었다. 이제 새로운 파산이냐 국유화냐 둘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할 판이었다. 폴슨은 AIG에게 리먼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할 수는 없었다. 창설 이래 처음으로 연방준비이사회는 은행이 아닌 기관에 돈을 빌려 주기로 결정했다 (86).

ü  그런데 이는 굉장한 변화였다. 채무를 털어내고 나면, 연방정부는 79.9퍼센트의 주식을 소유한 대주주가 되기 때문이었다. 세계 제 1위 보험사, 미국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AIG는 이렇게 해서 모두가 경악하는 가운데 국유화되었다 (86).

n  자본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그것도 보험회사의 국유화. 참으로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ü  폴슨은 경영진을 교체할 권리까지 얻어내어, 분기탱천한 가운데 이 권리를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다음 날엔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가 일본이나 영국에 팔리지 않도록 두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야 했다! (87).

ü  같은 시기, 런던의 상황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위기 관리 방식은 판이하게 달랐다. 영국 정부는 시티의 내노라하는 전문가들을 모두 재무부로 불렀다. … 이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영국인들은 미국인들이 저지른 실수를 철저히 분석했다. 노던 록의 경우에서도 그랬듯이, (87).

n  은행을 파산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n  악성 채무를 한 곳으로 몰아서도 안 된다.

n  국가가 예산을 풀면서 그 예산이 정말로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 사용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n  국가가 이사회에 참석하지는 않으면서 자금만 지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등이 미국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교훈이었다.

ü  9월 한 달 동안,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리먼은 파산했고, 베어 스턴스와 메릴 린치는 마지막 순간에 팔렸으며,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는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그리고 AIG는 국유화되었다. 모두들 이 정도에서 위기가 마무리되었다고 믿었다 (87~8).

ü  그러나미국의 신용붕괴 확률은, 물론 매우 낮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난 6개월 사이에 2배나 높아졌음을 아무도 주의하지 않았다. 위기가 이제 시작일 따름임을 CDS를 통해 다시 한 번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88).

 

<자본주의가 사라질 뻔한 날>

ü  2008 9월 말이 다가오도록 해결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91).

ü  이는 미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91).

ü  미국 경제는 질식 직전이었으며, 미국과 더불어 전 세계가 몸살을 앓았다 (91).

ü  9 26, 은행들의 거센 압력에 등 떠밀린 부시 행정부는, 이제까지 공화당이 추구해온 이념과 상충됨에도 불구하고 행동에 나섰다. 폴슨 재무장관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악성 채무를 적절한 가격에 사들이겠다고 제안했으며, 가격은 정부에서 정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고 못 박았다 (92).

ü  이에 대해 미국의 상원, 하원을 막론하고 비판이 빗발쳤다. 좌파 쪽에서 터져나온 비판은 대략 이렇다 (92~3).

n  그보다는 차라리 이 은행들을 국유화하는 편이 낫지 않은가?

n  어째서 국민들의 세금 증가로 이어질 게 뻔한 나라의 부채를 더 늘여야 하는가?

n  그렇게 되면 달러에 치명적이고, 이로 인해 미국 전체가 파산을 맞게 되는 것은 아닌가?

ü  우파 쪽의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93).

n  어째서 국가가 민간 부문에서 벌어진 일에 개입해야 하는가?

n  어째서 카지노식 자본주의에 돈을 대야 하는가?

n  어째서 은행들에게 돈을 대줌으로써 은행들이 계속해서 잘못을 범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n  어째서 은행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지 않는가?

n  어째서 국채를 늘리고, 공무원을 더 많이 뽑아야 하며, 세금을 더 많이 징수해야만 하는가?

n  왜 납세자들이 자신들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은행가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해야만 하는가?

ü  폴슨의 계획에 반대하는 공화당 소속 상/하원의원들은 공적 자금을 통한 지원 대신, 은행들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상호부조은행을 설립하라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93).

ü  9 29, 부시 행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원은 폴슨이 제시한 계획을 찬성 205 대 반대 228로 부결시켜다. 아무도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려 하지 않았고, 패닉은 절정에 달했다 (93).

ü  이 날은 말하자면 전 세계 금융 체제가 심장마비 직전까지 간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유동성 위기가 유럽과 아시아로도 확산되어가면서 싱가포르, 홍콩, 시드니 등지의 단기 자금 (1개월~3개월) 금리는 폭등했다 (93).

ü  9 30일 화요일, 위기는 한층 더 증폭되었다. 은행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을 풀어놓지 않음으로써 시중에 자금 경색을 초래했다 (94).

ü  지불 능력이 우수한 기업들조차도 단기 자금을 대출하는 데 애를 먹었다. 유럽에도 위기의 여파가 밀어닥쳐 유럽 은행들도 위협을 받았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엄청난 양의 유동성을 쏟아 부었다 (94).

ü  이제까지 투자은행에 대해서는 한 번도 감독한 적이 없었던 미국의 연방준비이사회는 이제 이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여 대출을 허용함으로써 손실을 보전해주었다 (94).

ü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비로소 사람들은 신속한 대응의 필요성을 통감했다. … 폴슨 계획은, 런던에서 고든 브라운 총리가 발표하고자 하는 모델을 본떠서 삽시간에 수정되었다 (95).

ü  상원에서는 주저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다수 의원들은 이 계획이 보여주는 사회주의적인 기조 때문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표결을 앞두고 매우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96).

ü  10 3일 금요일, 상원은 폴슨 계획을 찬성 74 대 반대 25로 통과시켰다. 이제 하원의 동의를 얻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그 일은 더디게 진행되었다 (96).

ü  2007 8월 금융 위기가 발발한 이후, 처음으로 모든 것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었다 (96).

ü  10 4일 토요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의 지도자들이 유럽 연합 임시의장직을 맡고 있는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으로 파리에서 회동했으나, 은행들에 대한 지급보증과 적자 재정으로 인한 제한을 풀자는 원칙적인 합의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97).

ü  이 회담 결과에 대한 유럽 금융 시장의 반응은 거의 재앙에 가까웠다. 각종 금리는 걷잡을 수 없이 폭등했다. … 각국의 재무부와 중앙은행들만이 통화시장에서 버티고 있는 형국이었다 (97).

ü  10 6일 월요일, 전 세계가 패닉 상태에 빠져 있을 즈음에, 미국 하원은 폴슨 계획을 압도적인 표 차로 가결시켰다. 그래도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다. 구제금융 총액이 너무 적은 데다, 너무 때늦은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98).

ü  10 7, 국제통화기금은 전 세계의 금융 손실이 3월에 예측했던 0.9 테라 달러가 아닌 1.4 테라 달러라고 정정 발표했다. 다음 날, 유럽의 모든 은행들은 운명의 기로에 섰고, 그 중 일부는 국유화되었다 (98).

ü  10 9일 목요일, 미국 행정부는 에게 378억 달러를 추가지원하기로 결정했다. AIG는 밑 빠진 독이나 다름없었다. 이날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세계 금융 체제의 붕괴가 가까워졌다고 발언했다 (99).

ü  10 30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이제는 정말로 위기를 넘겼다고 믿었다. 증권 시장 지수들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 통화시장의 금리 역시 거의 평상적인 수준을 되찾았고, 유가는 계속 떨어졌다 (103).

ü  하지만 안심은 잠시뿐이었다.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독약은 도처에 산재해 있었다. 소비는 침체했으며, 부채 청산은 계속되었다. 자산 가치 또한 하락했다. 이번엔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까지 자동차업계가 파산에 직면했다 (103).

ü  사회 불안의 가속을 우려한 중국은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을 여력이 있다. 국가 지출을 1년에 30퍼센트 정도 늘린다고 해도 흑자 재정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04).

ü  11 10, 유럽 연합의 재무장관들은… 5개 원칙에 입각한 개혁안을 내놓았다. 같은 날, 미국에서는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다 (104).

ü  이쯤에서 일단 한 번 정리를 해두자. 전 세계 은행들의 보유 자산 총액인 4테라 달러에 대해서 현재 국제통화기금은 1.4테라 달러, 루비니 교수는 2테라 달러 정도의 손실이 있다고 추정한다 (105).

ü  신뢰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돈은 어디에서 마련할 수 있을까? 미국 납세자들의 주머니에서? 그럴 경우, 그나마 유지되는 거의 명목뿐인 성장마저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다면 적자 재정을 통해서? 이 경우, 미국 국채와 달러는 머지 않아 더 이상 상대해서는 안 될 기피 품목으로 전락할 것이다 (106).

 

<앞으로 닥칠 위협>

ü  현재 금융 위기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실물 경제 위기의 위세에 눌려 진압된 것처럼 보인다. 전 세계적인 차원의 대대적인 계획안이 신속하게 나와 실행에 옮겨지지 않는다면, 실물 경제 위기는 대부분의 기업과 소비자, 근로자, 예금자, 대출자, 국가들을 모조리 곤경에 빠뜨리게 될 것이다. 몇몇 나라에서는 실물 경제 위기가 사회 불안과 정치 불안의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현대의 이데올로기는 도마 위에 오르게 될 것이다. 인간에게는 원래 문제가 생기면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 우선 희생양을 찾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민주주의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110).

ü  현재 우리에게 몰아닥친 위기의 진정한 본질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110).

ü  1971년에서 1982년까지의 기간처럼, 미지의 세계를 향한 길고도 심란스러운 과도기에 해당되는 것일까? 그때는 천만다행스럽게도 혁신적인 기술인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이를 응용한 새 시대의 삼총사 (휴대전화, 노트북, 인터넷)의 등장으로 찬란한 성장의 꽃을 피웠다 (110).

ü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자신들의 장래가 불안한 나머지, 천문학적인 액수의 공적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점점 더 꺼리게 되면, 기업들은 줄도산하게 될 것이다. 은행을 제외한 다른 금융기관들 (헤지펀드에서부터 현재 매우 위태로운 상황을 맞고 있는 신용카드 회사들)도 파국을 맞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하여 자산 가치는 심각하게 하락할 것이다 (111).

ü  자산 가치 하락으로 예금 잔고가 두둑한 중국 같은 나라도 손실을 입을 것이며, 따라서 남은 예금액을 자국으로 끌어들여 국내 경제 성장률 제고에 매진할 것이다 (111).

ü  이렇게 되면 달러 가치는 떨어지게 되고, 이는 곧 유럽 경제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경기 침체는 대대적인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한 번 떨어진 물가는 대대적인 공적 자금 투입으로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111).

ü  2년에서 5년 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불황이 이어지면서, 서방 주요 국가들의 채무는 아마도 인플레이션을 통해 말끔하게 정리될 것이다 (111).

ü  현재 온갖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엄격한 감독을 받아야 하는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아직 멀었다 (112).

ü  가령, 서브프라임보다는 약간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을 위한 알트에이 대출의 부실은 아마도 내년에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며, 이는 2011년까지 계속될 것이다 (112).

ü  결과적으로 은행들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우선적으로 자기 자본 비율을 높이는 데 안간힘을 쓰게 될 것이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증권화 상품을 통해서는 더 이상 천문학적인 이익을 남길 수 없게 된 투자은행들은 독립을 유지하지 못하고 예금 은행들과 합병될 운명을 맞을 것이다. 따라서 금융기관의 수는 현저하게 줄 것이며, 주요 국가들에서 몇몇 기관들이 독점적인 지위를 얻게 될 것이다 (113).

ü  은행을 제외한 금융업자들은 모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향후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게 될 평가기관들의 평가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113).

ü  가계들도 잇달아 파산할 것이며, 미국에서는 특히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들의 대출금 상환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은행가의 업무는 전반적으로 실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114).

ü  그래도 여전히 마지막 금융 위험이 남아 있다. 바로 예금주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예금을 함부로 투자하지 말라고 금지시켜 놓은 조항이다 (114).

ü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 가계는 더욱 더 소비를 줄이고 예금 계좌에 현금을 비축해두려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택이나 자동차 구입은 줄어들 것이며 따라서 주택 대출금 상환도 줄어들 것이다 (115).

ü  기업 또한 가계와 마찬가지로 원자재 가격의 급강하 덕을 보겠지만, 이와 동시에 매출액 급감, 사회의 안정적 분위기 저하, 보험업계와 대출업계의 와해, 나날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운영자금 확보, 재자본화 필요성 등의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115).

ü  은행은대출 여력이 감소되어, 수익성이 좋은 기업에 대해서조차도 과거처럼 대담한 방식으로 대출해줄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116).

ü  결국, 금융 위기 훨씬 전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시작된 경제 둔화 현상은 적어도 2009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 은행, 건설, 자동차산업, 항공 산업, 고가 물품을 취급하는 백화점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116).

ü  결과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실업자는 늘어나게 될 것이다. 더구나 생산성은 해마다 2퍼센트씩 증가하기 때문에 실업 문제는 한층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116).

ü  석유 수입으로 부를 누려오던 국가들의 사정도 유가 급락으로 말미암아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116).

ü  따라서 각국은 기업의 국유화나 지원금 지급 등, 저마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정책들을 내놓고 될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경제의 중심이 개별적인 국가의 내부로 옮아가는 회귀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재앙을 초래한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116).

ü  이 경우, 무역거래의 자유화라는 면에서 이룩한 이제까지의 진보는 물거품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117).

ü  경기 침체가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2009년의 경제성장률이 -1퍼센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5 -10 혹은 부문에 따라서는 -20퍼센트까지 폭락할 수도 있다 (117).

ü  가계들은 또한 소비를 급격히 줄여나갈 것이다. 은행들도 이와 같은 추세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하여 소비와 주택부문, 기업 운영자금 부문 등의 대출을 최소한 20퍼센트 정도는 축소시킬 것이다 (118).

ü  이렇게 될 경우, 적어도 두 가지만큼은 확실하다. 사람들이 소비를 줄일수록 기업의 매출은 떨어지며,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수록 일자리는 줄어든다. , 신중함이 지나치면 경기 침체가 불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118).

ü  불황은 모든 자산 가치의 하락을 초래하며, 생산업자나 유통업자 사이에 치열한 경쟁을 유발한다. 기업들은 자동차나 의류, 가정용품, 주택 등의 생산품을 헐값에라도 팔려고 덤빌 것이며, 따라서 1년 내내 바겐세일이 계속될 것이다. 선험적으로 볼 때, 이는 분명 구매력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118).

ü  하지만 일정 기간을 놓고 볼 때, 경제에 투입된 엄청난 금융 자금과 통화량은 가계 부채를 빈털터리 국가가 발행한 채권으로 전가시키면서, 전 세계적으로 생산과 소비라는 활동을 통해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통화량 증가를 낳는다. 이는 결국 때가 되면, 중앙은행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을 불러 온다 (118).

ü  인플레이션은 가계와 국가의 과도한 채무를 털어내는 데에는 유용할 것이다. … 이렇게 본다면, 승자는 확정금리로 빚을 진 사람들이다. 반면, 빚을 전혀 지지 않았거나 변동금리로 대출을 한 사람들은 패자로 전락하게 된다 (119).

ü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볼 때, 인구 구성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선진국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나이 든 세대들로부터 쟁취한 승리하고 할 수 있다. 다수결의 원칙은 변함없이 유용하며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인플레이션은 최초의 글로벌 민주주의적 결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119).

ü  미국의 불황은 전 세계 경제의 와해를 의미한다 (119).

ü  아직까지 미국을 대체할 성장 동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 유럽 연합이 아직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관점에서 자율적인 존재로 군림할 수 없기 때문이다 (120).

ü  어떤 의미에서는 현재의 금융 위기란, 빚을 갚아야 하는 미국과 미국인들의 의무감에 대한 세계의 신뢰 상실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은 파산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120).

ü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예전에 국제통화기금 (IMF) 또는 국부펀드의 구제금융을 얻었거나 앞으로 얻어 쓰게 될 나라들이 아시아나 라틴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등장하게 될 것이다 (120).

ü  특히, 공공채무가 국내 총생산의 180퍼센트를 넘어선 일본의 경우, 예고 없이 오르는 금리가 숨통을 조일 수도 있다 (121).

ü  개별적인 국가 차원에서는 채무가 많아도 집단적인 차원에서는 채무가 없는 유럽 연합, 유로화 덕분에 그와 같은 위협에서는 어느 정도 비켜나 있다. 달러화는 달리, 유로화가 전 세계 외환 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21).

ü  분명한 건, 앞으로도 오래도록 미국이 세계 제1위의 경제대국, 군사대국, 연구대국으로 기능하리라는 점이다 (121).

ü  하지만 미국의 국채는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중국이나 아랍,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예금은 미국 국채 구입을 놓고 점점 더 주저하게 될 것이다 (121).

ü  달러를 대대적으로 약화시키게 될 외환위기는, 이 같은 미국의 잠재력에 대한 신뢰 상실이 빚어낸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122).

ü  과거에 매번 금융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었던 시나리오와는 달리, 지금까지는 외환 시장이 비교적 질서 있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2).

ü  미국의 채무, 그 중에서도 특히 외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달러는 폭락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 되었다면, 연방준비이사회는 성장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와 반대로 금리를 인상해서 달러 가치 유지를 선택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보기에, 달러 가치의 하락은 아주 임박하지는 않은 것 같다. 중국이 아직도 달러를 사들여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으며, 달러화의 가치를 웬만한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수출 역량을 지키는 것이 중국에게는 절실한 일이기 때문이다 (122).

ü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채무의 증가와 세계적인 예금 고갈 사태로 인하여 달러는 점점 더 유일한 글로벌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상실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123).

ü  중국이 내수 시장에 전념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실제로 산업구조를 이 방향으로 전환한다면, 더 이상 달러의 교환가치에 연연할 이유가 없어진다. 이렇게 되면 달러의 가치는, 미국 중앙은행이 지나친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금리 전쟁을 선언하지 않는 한, 정말로 내려갈 수 밖에 없다 (123).

ü  그러나 이 같은 일은 경제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달러의 운명은 현재 중국 정부의 손아귀 속에 들어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공고하지 못한 중미 관계는, 중국 측이 그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 동안에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123).

ü  중대한 위협은 물론 달러에 집중되겠지만, 그렇다고 유로화는 완전 무풍지대에 놓여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확실히, 유로화는 이번 금융 위기에서 유로 그룹에 속한 국가들을 비교적 안정되게 보호했다 (124).

ü  그러나 만일 채무가 가장 적은 나라들이 빚잔치를 벌인 나라들을 더 이상 돕지 않겠다고 결정한다거나, 최근 들어 비밀리에 내려진 결정처럼, 회원국의 중앙은행이 임의대로 증권을 선별하여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면, 유로화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이는 유로그룹 회원국이 저마다 자유롭게 자기들만의 유로를 찍어낼 수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124).

ü  이 모든 사정을 감안할 때, 우리는 반드시 통화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고해보아야 하며,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단일 화폐를 제정하는 문제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124).

ü  이념이란, 주로 한 집단의 권력을 공고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25).

ü  그런데 오늘날 자유주의 이념으로는 글로벌 자본주의란 지극히 소수에게만 유용할 뿐이라는 반감을 잠재울 수 없으며또한 자본주의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민주주의를 통해, 최빈층과 다음 세대의 이익을 보살펴야 한다고 우리를 설득할 수도 없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민주주의와 시장이라는 가치는 위협받기 시작한다 (125).

ü  현재의 상황은 규모를 비롯한 모든 차이를 감안할 때, 로마제국 멸망기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잘 알다시피 3세기 넘게 지속되어온 로마제국이 멸망한 후, 1천년 가까운 기간 동안 혼돈이 이어졌다. 지배적인 이념의 변화로 말미암아 우선 미국에서는 보호주의적이며 거의 전체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군국적이며, 아마도 상당히 신정치의 색채가 짙은 정권이 들어설 여지가 생긴다. 신정정치는,… 미래의 민주주의가 갖게 될 일그러지고 희화된 형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25~6).

ü  이번 위기가 반란의 움직임을 불러일으키면서, 계급 간에 증오를 부활시키며 이와 더불어 일찍이 경험할 수 없었던 격렬한 정치적 폭력을 야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26).

ü  이번 위기는 또한 실질적인 새로운 부를 생산해내지도 않는 소수 집단이, 어떻게 어느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으면서 어디까지나 합법적으로 남이 만들어낸 부의 상당 부분을 가로챌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 똑 같은 집단이 어떻게 남의 부는 부대로 가로채고, 자신들의 텅 빈 금고를 채우기 위하여, 국가로 하여금돈을 만들어내라고 억지를 쓰는지도 똑똑히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국가가 만들어내는 돈은 결국 납세자, 봉급생활자, 소비자, 창업자, 예금자들이 만들어주는 돈이 아닌가 (126).

ü  물론 이 같은 갈취 행위는 어디까지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이고 정직하며, 비폭력적으로 진행된다. 어쩌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일부 사람들에게는 더 큰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합법적이라면, 그 같은 부조리를 가능하게 하는 체제 따위는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127).

 

<위기와 위기 해법의 이론적 토대: 서로 모순되는 민주주의와 시장의 요구>

ü  일부 주역들의 탐욕과 나머지 조역들의 패닉 상태가 서로 충돌하여, 환상으로 빚어낸 사상 누각이 순식간에 허물어지고 나면, 결과적으로 소수의 힘센 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131).

ü  이번 위기의 해법은 몇몇 책임자를 색출하여 고발하는 데 있다기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이론적 혁명을 완성하는 데 있다고 보아야 한다. 위기에 대한 분석과 대응이라는 것이, 우파는 고작 자유주의 원칙을 저버렸다는 단순한 죄책감 수준에 머물러 있고, 좌파는 기껏 향수를 자극하는 복지국가로의 회귀를 열망하는 정도라면,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설득력있는 대안은 절대 나올 수 없다 (131~2).

ü  이번 위기를 단순히 시장 규제의 부재나 몇몇 투기꾼들의 파렴치함 때문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 봉급생활자와 자본가 간의 대립이 여느 때보다 강력하게 표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의 복합성, 시장에 대한 관리 감독이나 시장에서 활약하는 주역들에 대한 보상 체계의 복합성으로 말미암아, 계층 간에는 대립뿐만 아니라 상호 의존성도 형성되기 때문이다 (132).

ü  현재의 위기를 몰아온 일련의 사건들의 저변에는 미국을 비롯한 모든 선진국가에서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하여 수요가 제대로 창출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다. 이 사건들은 미국 사회가 정당한 소득분배의 대체물로 새로운 금융체제를 택했으며, 이를 유지시키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 새로운 금융체제가 지닌 놀라운 능력, 다시 말해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발명해냄으로써, 체제가 가진 문제점을 은폐하거나 문제의 해결을 훗날로 미루거나 혹은 월스트리트의 분점격인 런던이나 역외 지점들로 분산시켜가면서, 무한히 부를 창출하는 동시에 무한히 빚을 만들어내는 일이 계속된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얽히고 설킴으로 이번 위기를 설명하는 데에는 미진한 감이 있다. 거듭 말하지만, 이번 위기의 원인은 훨씬 그 뿌리가 깊다 (132~3).

ü  이번 위기는 우선 은행 체제의 유용성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다. 금융 관련 기관과 시장은 문명이 진보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이다. 이 금융 도구들은 원칙적으로 얼마간의 돈을 모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자나 배당금 등의 정당한 대가를 받으면서, 자신들이 모은 돈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은행과 시장은 특히 좋은 투자 기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손에 넣고 있어야 하며, 그래야만 예금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줄 수 있다. 이러한 체제에서는 두 가지 상반되는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133).

n  첫째, 금융 기관들이 수익성은 매우 좋지만, 그 대신 위험이 매우 높은 투자에 대해 인위적인 붐을 조장한 다음, 고객들에게 빚을 내서라도 이 투자에 참여하도록 부추기는 일이다.

n  둘째는 첫 번째 경우와는 반대로, 금융기관들이 자신들이 얻은 좋은 투자 정보를 고객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자기들만 독점하는 일이다.

ü  두 경우 모두 금융기관은 정보를 이용해서 본래의 기능, 즉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돈을 대주는 일에서 이탈해서 자신들만을 위한 돈벌이 수단이 되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134).

ü  그렇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감독 기능이 중요하다. 이 기능은 다른 기관에 위임되어서도 안 되고, 축소되어서도 안 되며, 금융이 지닌 엄청난 정치권력이 휘두르는 압력에 좌우되어서도 안 된다 (134).

ü  위기는 바로 그렇게 시작된다. 제어장치를 조정하는 사람이 금융기관의 고삐를 느슨하게 쥔다면 (134):

n  우선 첫 번째 왜곡 현상의 경우 (인위적 붐을 조장), 합당한 근거라고는 전혀 없이 자산이 터무니없이 올라가고 이를 손에 넣으려는 사람들의 대출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하는 식의 금융 위기가 발생한다.

n  반면, 두 번째 왜곡 현상의 경우 (금융 기관이 실물경제 부문에서 일어나는 모험으로 창출된 이익 중에서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독식), 경제적, 정치적 위기가 발생하여 사회 전체가 동요할 가능성이 높다.

ü  금융은, 어느 경우에도 상관없이, 실제적인 재화를 생산하지 않고도 돈을 아주 많이 버는 일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134).

n  무형자산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ü  세기를 거듭할수록 금융이 발달하면서, 금융 위기는 점점 더 실물경제 위기와 정치 위기를 예고하는 척후병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했다. 이 때의 위기란 더 이상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부족이나 결핍에서 오는 위기가 아니라, 생산 과잉, 아니 생산 능력에 비해서 불충분한 수요, 다시 말해서 경제에 균형 잡힌 금융을 보장해야 하는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에서 비롯된다 (134).

ü  그렇다고 모든 것이 설명되는 건 아니다. … 내 생각에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동력, 개인의 자유라고 하는 가치에 대해 무조건적인 존중에 대해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를 움직이는 현재의 금융 체제가 부상하게 된 것은 바로 이 가치 덕분이며, 이 가치로 인하여 이 체제들이 지닌 모순이 야기된다 (135).

ü  세기가 거듭될수록 북유럽으로부터 시작하여, 유럽에 이어 세계 전역에서 개인의 자유를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선호하게 되었다. 전 세계는이 자유를 조직할 수 있는 두가 지 기제를 고안해냈다. 두 가지 기제란 바로 시장과 민주주의다 (135).

ü  시장은 자유로운 가운데 희귀 재화를 구입해서, 그것으로 개인적인 재산을 생산하고 획득을 가능하게 한다.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가운데 희귀 재화를 구입해서 공적인 재산을 생산하고 획득하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 (136).

ü  역사적으로 볼 때 시장을 만든 것은 강력한 국가, 다시 말해서 민주주의적이지 않은 국가이며, 일단 만들어진 시장은 부르주아 계급을 만들어 낸다. 자본시장의 주인인 부르주아 계급은 민주주의가 점진적으로 보편화되어 가면서 권력을 획득한다 (136).

ü  시장과 민주주의는 서로가 서로를 강화하며, 민주주의는 시장을 필요로 한다. 경제적인 자유가 없는 정치적 자유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서 무오류적이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으며, 효율적이지도 않은 시장은 사유재산과 지적 자유, 모든 생계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자유와 도전 정신을 보호받기 위해서 민주주의, 아니 최소한의 국가를 필요로 한다 (136).

ü  민주주의란 원칙적으로 다수에 의한 정치를 의미하며, 이때의 다수란 가변적이다. 다수가 국가조직을 제어하며, 시장은 생산 수단을 제어하는 자, 특히 소유한 정보에 의해 자본을 획득하는 자, 다시 말해서 예금의 관제사, 내가 이 책에서 정보 선점자들이라고 명명한 은행가, 애널리스트, 민간 투자자들의 지배를 받는다 (136).

ü  정보선점자라는 말은 사실 정보가 가장 소중한 자원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137).

ü  만약 민주주의가 완벽하고, 공정성이라는 기준을 모두에게 부과할 수만 있다면… ‘정보선점자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 공정성의 부재가 정보선점자’, , 특정 재물에 대해 공평하지 않은 정보를 획득한 특혜 수혜자들을 만들어낸다 (137).

ü  시장에서 활약하는 거래인들에게 정보의 분배가 공평하고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국가는 모두에게 공정성과 안전성이 보장될 수 있는 원칙을 부과하고 정보선점자들의 행동을 제어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보선점자와 나머지 사람들 간에 불평들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137).

ü  새로운 금융 수단을 만들어내는 정보선점자들은 특히 그 수단으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그들은 늘 이익만을 취한다. 이들은 봉급생활자도 아니고 투자자도 아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각종 거래의 중개인이다 (138).

ü  이렇듯 정보선점자들은 현대사회에서 자본소유자들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이런 사람들은 오늘날 대부분 미국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 정보 선점자들은 본질적으로 세계 시민,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금융이라는 세계의 시민이라고 보아야 마땅하다. 모든 일은 바로 그 점에서 비롯되었다 (138).

ü  태생적으로 시장민주주의라는 커플은 조화롭지 못하다. 개인의 자유를 진작하며, 효율성에 있어서는 시장을, 공정성에 있어서는 민주주의를 신뢰하는 이 커플은 다른 모든 가치, 특히 연대감 따위는 도외시한다. 이 커플은 모든 부문에 있어서 오로지 개인의 자유만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한다. 달리 표현하면, 얼마든지 의견을 바꿀 권리를 추구한다는 말이다 (139).

ü  개인의 자유에 대한 옹호는 결국 불성실함과 탐욕을 배척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덕목으로 바꾸어놓으며, 고용 안정성과 법치주의의 안정성을 파괴하고 이타주의를 배척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뿐만 아니라, 이들은 (정보선점자) 시행중인 체제가 결국 일시성이라는 태생적인 한계 속에서만 생존할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감지하고 있으므로, 자연히 절박함과 조바심의 논리를 동반하게 된다 (139~140).

ü  모든 요소들이 이들에게, 그럴 수만 있다면, 자신들이 얻어낸 모든 기회를 남과 공유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만의 이익을 얻는 기회로 사용하라고 부추긴다 (140).

ü  자유를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민주주의와 시장 사이에는 엄청난 모순이 가로놓여 있다. 우선 민주주의란 정해진 하나의 영역, 주어진 경계 안에서만 적용 가능하다. 반면, ‘시장은 본질적으로 국경이 없다 (140).

ü  자유는 환상과 무제한의 영역이다. 금융 또한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재화와 서비스 시장 또한 다르지 않다. 거의 모든 시장이 전 세계적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국가적인 전통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고 여겨지던 분야 (음식, 패션, 미용, 게임, 장난감 등)조차도 예외일 수 없다 (141).

ü  이렇듯 법치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운데 세계화된 시장은, 각 나라의 법치성과 법치성의 근간으로 간주되는 민주주의를 잠식한다 (141).

ü  , 이렇게 되니 이제까지 전혀 볼 수 없었던,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상황이 전개된다. 한 나라를 놓고 볼 때는, 항상 강력한 국가가 시장을 만들어내면 시장이 그 뒤를 이어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온 반면,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는 국가의 개입이 전혀 없이 시장이 스스로 형성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는 이렇게 형성된 시장에 대해 법치성을 부여해줄 수 있는 아무런 기구도 없는 형편이다 (141).

ü  다시 말해서, 이론에서나 가능한 순수하고 완벽한 시장, 본질적으로는 효과적이지 않으면서 최적의 상황, 즉 생산 능력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원료를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으면서도 최적의 이익을 생산하는, 이론에서만 존재하는 시장을 실제 속에서 만나고 있는 셈이다 (142).

ü  아무도 시장이 필요로 하는 법치성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는 치외법권이 난무한다. …이는 자산, 수입, 정보 등에 접근함에 있어서 불평등이 양산되는 결과를 초래하며, 궁극적으로는 금융 자본주의의 승리를 의미한다 (142).

ü  , 이제는 어떤 상황으로 인해 현재의 위기에 이르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다. 정보는 점점 더 차별적으로 분배된다. 정보를 가진 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금융 수단을 발명해내며,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보 접근의 불평등성은 우선 공급 과잉을 낳는다. 이 공급 과잉은 정보를 선점하지 못한 자들이 자산의 가치를 담보로 받은 대출을 통해서 흡수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의 성장이 이루어지게 되고, 실물 경제 전체의 성장도 따라오며, 자산 가치도 성장한다. 이는 다시 대출의 성장으로 연결되어, 급기야 실제로 창출되는 부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다 (143).

ü  정보선점자들은 투자대출이라는 두 기제는 최대한 복잡해지고,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최대한 보호될 수 있도록 금융상품을 고안한다. 더구나 이와 같은 기제는 언제까지고 사용할 수는 없으므로, 이들은 자신들의 몫이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근로 수입 비율보다도 높아지는 방법을 동원한다. 이들의 몫은, 위험이 높아지고 위기가 다가올수록 점점 더 빨리 증가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정보선점자들이 받는 대가는 위기가 다가올수록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높아진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최근에 일어난 일이다 (144).

ü  정보선점자 외의 누군가가 부채와 자산 사이에 이처럼 참을 수 없는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파하게 되면, 정보선점자는 자신들의 금융상품이 가치를 잃기 시작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체제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 (144).

ü  저마다 빚을 기피하고 현금을 원해 금융체제는 마비되고, 은행들이 돈을 쌓아놓으면서 시중엔 돈 가뭄이 든다. … 은행이 돈을 쌓아두기만 하면 경제 전체가 흔들거리면서 경기 침체, 심하면 불황이 시작된다 (144).

ü  일반적으로 아주 어려운 시기에도 정보선점자들은 상황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으며, 국가로부터 손실 보전을 얻어냄으로써 알맹이는 다 빼먹고 빈 껍질뿐인 체제를 유지해나간다. 이들은 예금자와 봉급생활자들로부터 미처 받아챙기지 못한 그들의 이익분까지도 납세자들이 지불하기를 희망한다 (144).

ü  이와 같은 분석은 금융 위기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으며, 어떻게 해서 경기 침체로 연결되었는지를 완벽하게 설명해준다. …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서 보면, 해법은 (145).

n  예전처럼 각국의 국내법이 미치는 영역, 즉 보호주의와 경쟁력 저하를 택함으로써 국내에서만 통하는 시장을 운영하거나

n  아니면 세계 차원의 시장에서 법치를 확보하는 일, 즉 민주주의적이면서 복잡한 시장을 규제할 수 있는 국가를 세움으로써 소수의 정보선점자들이 이익을 독식하는 것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ü  두 번째 해결책은 시장, 적어도 금융시장은 효율적인 법치에 의해 균형을 잡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146).

ü  일부 사람들이 특혜적으로 누리는 정보 접근성을 뿌리째 뽑아버릴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이를 대폭 축소할 수는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146).

n  첫째, 남에게 위험을 감수하도록 부추기는 자는 자신 역시도 의무적으로 자기 몫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n  둘째, 요구되는 유동성의 향방을 제대로 감시해야 한다.

ü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용평가 같은 감독 기능의 사회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보복적인 조치라기보다, 시장에 통제를 가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146).

ü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제반 규칙을 어기는 자들을 감독하고,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 전 세계적인 경찰과 사법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몇몇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어오던 사업들을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도 실시해야 한다. 가령, 뉴딜 정책 같은 대규모 사업 계회과 소규모 창업을 지원하는 체제 정비가 필요하다 (147).

 

<긴급 대책>

ü  지금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이번 위기를 그저 한번쯤 거쳐 가는 사고정도로 마무리 할 수 있는 인적, 재정적, 기술적 여건이 모두 마련되어 있음을 상기해야 할 순간이다 (151).

ü  이 같은 긴급 대책을 수립하는 목적은 단 하나다. 민주주의의 권력을 통해서 시장의 권력을 재조정하자는 것이다. 우선 법치성의 권력을 통해 금융 시장의 균형을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하자 (151).

ü  새로운 브레턴우즈 협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달러의 안정이 중요한 쟁점으로 대두될 것이며, 새로운 세계 단일 화폐의 탄생이 언젠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통화에 대한 토의는 시급하지 않다. 지금은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개혁해야 할 주제, 통화보다 훨씬 시급한 주제부터 먼저 다루어야 한다 (151~2).

ü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글로벌 금융체제를 이끌 수 있는 보다 강력하고 깐깐한 지배구조governance의 정비라는 주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관료주의에 내재되어 있는 위험성부터 들이댈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다. 인간이 만든 조직은 어쨌거나 관료주의적일 수밖에 없다 (152).

ü  세계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수천만, 수억의 창작가, 혁신가, 기업가들이 완전히 자유로운 가운데 당당히 위험을 감수할 것을 요구한다 (152).

ü  앞에서 우리는 금융 감독은 공적 기능이어야 하며, 부분적으로라도 민간에게 이양되어서는 안 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민간은 물론이고,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게는 재앙이 될 수 있는 규칙들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 전 세계적이고 상세하며 끊임없이 수정 보완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여, 불균형 상태를 미리 예측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공적 자금이 민간은행 증자, 혹은 정보선점자들의 보너스 지급에 사용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153).

ü  , 이제 다음과 같은 간단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때가 되었다 (153~4).

n  과거에 한 국가 단위에서 성공했던 사업을 이제 세계 차원에서 벌여보아야 할 것인 것?

n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하나의 국가 (말하자면 초국가적인 행정부와 경찰, 사법제도)를 세울 수 있는가?

n  세계 차원에서 케인즈식의 국가를 세워야 할 것인가?

n  자원 낭비가 심한 경쟁 위주의 성장을 다시 재개할 것인가?

n  혹은 과거에 비해 약하지만 친환경적인 성장을 택할 것인가?

ü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각 국가마다 혼란스러워진 경제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우선 이 모든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경제부터 시작하자. 그런 다음 초국가적인 규제와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이어서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전 세계적인 대규모 사업을 벌이자 (154).

ü  위기로 말미암아 모든 나라는 공공 재정 질서를 바로세워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모든 사건의 출발점이며 모든 일의 귀착지인 미국부터 시작해보자 (154).

ü  버락 오바마는 루스벨트가 대공황이 시작될 무렵 백안관에 입성했으며, 로날드 레이건이 포드식 생산 모델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대통령이 된 것과 비슷한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그는 앞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시작하는 이 정책을 다른 나라들은 자신들이 처한 특수 상황에 맞게 변형시켜서 이용할 수 있다 (154~5).

n  빚을 갚기 위해 저축률을 현저하게 높인다.

n  지속적으로 민간 수요를 유지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며, 노동조합의 권한을 강화하고, 소득세제 개편 등을 추구한다.

n  어려움에 봉착한 산업 부문에 대해서는, 최대한으로 (최소한 은행 구제를 위해 쏟아부은 지원금 정도로) 지원해야 한다.

n  병에 걸렸을 때도 소득 보장이 가능하도록 사회 안전망 체제를 정착시키고, 의료비지원 체제를 수립하며, 실업 수당 지급 기간을 연장한다.

n  주택 가격을 낮추는 식으로 하향 안정시키며, 대출금 상환 (특히 주택 구입 대출) 유예 기간을 인정해주고,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벌인 뉴딜 정책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주택소유자대부공사 (HOLC: Home Owners Loan Corporation) 같은 국가 기관을 통해 담보 대출 전체를 재자본화해준다.

n  은행 간 대출을 대대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은행의 유동성과 지불 상환 능력을 유지시켜주며, 필요하다면 모든 예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주어야 한다. 또한 바젤 2 협약 내용과는 다르지만,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을 때에는 은행의 자기자본비유 확보 원칙을 유연성있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하며, 장기 대출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이른바 ‘Tier 1 자본이라고 하는 자기 자본을 좀 더 엄격한 방식으로 정의하여 진정한 의미의 자본만을 자기 자본에 포함시키도록 회계 방식을 정비해야 한다.

n  투기성 자산의 가치에 토대를 둔 금융 수단은 금지시켜야 하며

n  공학도나 기초과학 연구자들을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하며, 이와 반대로 은행가의 업무는 예전부터 늘 그래왔듯이 소박하고 지루한 일임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업자들의 소득 체제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n  적어도 일부 은행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국유화도 감행할 필요가 있으며 (이사회에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독약채권은 특별한 기구를 만들어 따로 분리해야 하고, 은행들의 독과점 형성을 방지하며, 금융업자들의 지나치게 높은 수입을 금지하고 보너스도 여러 해에 걸쳐 정산되도록 한다.

n  동산이나 부동산 자산 가치의 변화 추이를 인플레이션 판단 요소로 포함시켜야 한다 (, 인플레이션을 정의할 때 단순히 봉급 생활자들이 구입하는 소비재의 가격 추이만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

n  대대적이고 점진적으로 금유업계의 부채 비율을 감소시켜야 한다 (현재 국내총생산의 350퍼센트로 되어 있는 것을 100퍼센트 이하로 내린다).

n  이와 같은 일련의 조치들을 실행에 옮기려면, 재정적자 (오늘날에는 거의 1테라 달러에 육박한다)의 폭이 늘어나지 않도록, 임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ü  이런 유형의 조치들은 위기와 관련된 국가, 특히 유럽 국가들에서 실시되어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이와 같은 조치들은 프랑스 경제성장촉진위원회에서 내놓은 제안들의 범주 안에 있으며, 하루 빨리 전적으로 수용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 (157).

ü  유럽은, 유럽연합 회원국 내에서 위의 개혁 조치들을 실행에 옮기는 동시에 특별한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유럽이 자기 안방에서조차 적절한 기관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무슨 면목으로 국제적인 차원에서의 체제 개혁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 (158).

ü  유럽은 유럽 금융 지배구조라고 할 만한 제도를 아직 마련하지 못했으며, 각국의 개별적인 정책을 조율할 그 어떤 발판도 전혀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 처해 있다 (158).

ü  여러 규제 분야에서 유럽은 월스트리트나 미국 연방준비 이사회, 미국증권거래 위원회 (SEC), 미국 재무부, 심지어 회계 부분에서는 미국 금융업계의 강력한 영향력 하에 놓인 임시 조직 등의 방침에 따르는 형편이다 (159).

ü  유럽 연합의 회원국, 아니 적어도 유로를 사용하는 유로그룹 회원국들만이라도 유럽 금융업계 전반에서 활약하는 모든 업자들 (특히 비은행권)을 감시하고, 이들 금융기관들에게 역외 금융 거점이나 유럽 연합 외부에 존재하는 조세 천국들과의 거래를 금지시키며,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일관성있는 개념을 마련하여 유럽 연합 내부, 특히 런던의 시티에서 이러저러한 관행만큼은 금지시킬 수 있는 기관을 출범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159).

ü  그런 다음에 여력이 있다면, 유럽 중앙은행도 각국 정부도 유럽 투자은행도 아닌 새로운 기관, 어려움에 처한 유럽 금융기관들 중에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관들을 선별하여, 이러한 기관들의 증자에 참여하기도 하고 그 기관들의 부채를 규제 감독할 수 있는, 말하자면 마지막 보루로서의 유럽 대부기관을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 (159).

ü  유럽 연합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세계 20개국 정상회담 (G20)이 나서서 그렇게 할 리는 더더욱 없다. 이 경우, 일단 땜질 처방식으로 이번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이번보다 훨씬 심각한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160).

ü  글로벌 규제 체제의 정비: 궁극적으로 국제 통화 기금은 다음과 같이 변화해야 한다 (160).

ü  이러한 자격을 갖추게 되었을 때, 국제통화기금은 비로소 케인즈가 구상했던 방코르 같은 세계 단일 통화에 대해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단일 통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달러와 엔, 유로화 정도를 포함하는 통화 바스켓을 구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달러가 곤경을 겪게 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단일 통화는 언젠가 때가 되면 달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163).

ü  세계 차원에서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과 민주주의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볼 때, 글로벌 주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기구가 있어야 마땅하다 (163~4).

ü  유감스럽게도,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일은 앞으로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실현이 불가능하다. … 그러니 어쩌면 처참한 전쟁을 치르고 나서야 그와 같은 개혁이 진지하게 논의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선 소박한 수준의 글로벌 지배구조를 정비하는 정도로 시작해보자 (164).

ü  규제체제는 정비되었는데 국가에서 아무런 사업을 벌이지 않는다면, … 또 다른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이처럼 비극적인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시류를 형성하는 지나친 낙관주의와 지나친 비관주의를 모두 배제하면서 국제적인 차원의 대규모 사업을 벌일 수 있어야 한다 (165).

ü  이 같은 대규모 사업은 특히 오염방지,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 텔레 커뮤니케이션, 도시기반시설 구축 등을 위주로 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이끌어가는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정보의 공정한 흐름을 유도하는 네트워크 개발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 (166).

ü  하지만 위에 열거한 정책들 중에서 (거의) 아무것도 실천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특히 미국은 더더구나, 초국가적인 해결책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1천 년 동안이나 계속된 전쟁이 아니었다면, 유럽인들은 결코 초국가적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을 것이다 (166).

 

<최후의 경고, 미래의 약속>

ü  향후 2~3년 안에 위기가 끝나고 예전의 우월한 지위를 되찾은 미국이 금융 시장을 다시금 좌지우지하게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169).

ü  기술 발전은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놀라운 경제 성장을 가능케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 새로운 거품이 새로운 수입원이 되어주면, 급기야 다시금 새로운 금융 위기, 새로운 실물 경제 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그럴 것이다. … 그러면 그 때가서 다시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세계를 구상할 기회가 바로 지금이라고 호들갑을 떨게 될 것이다 (169~170).

ü  임기응변식으로 현재 우리가 처한 위기를 넘기고 나면 불평등은 한층 심화되고, 새로운 금융 기법들이 예금을 유혹할 것이며, 자연히 빚은 늘어날 것이다. 그러니 또 다시 새로운 금융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새로운 위기는 현재의 금융과는 아주 다른 양상새로운 통신 기법들과 훨씬 밀접하게 연계되는 양상을 띠고 전개될 것이다. 개인이나 가족 단위로 운영되는 소규모 점포들조차도 마음만 먹으면 기업의 합병 등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리게 될 것이다 (170).

ü  대형 금융 기관들이야 물론 앞으로 개발될 신종 기술들을 이용해서 계속 새로운 상품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특히 인터넷 기술은 앞으로 은행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다 (170).

ü  인터넷뿐만 아니라, 휴대폰 기술의 발달도 금융업의 향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 그렇게되면, 정보선점자라는 개념은 질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이렇듯 혁명적인 변화로 전 세계 금융시장은 완전히 변모하게 될 것이다. 우선 은행들이 먼저 나서서 이들과 손잡지 않는다면, 텔레커뮤니케이션 전문 기업들이 은행과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휴대폰이 진화하는 양상에 따라, 처음엔 소액 대출 상품에서 시작된 신종 금융 상품들이 머지 않아 도처에서 양산될 것이다 (170~1).

ü  현재 운영 중인 혹은 위에서 열거한 지침들을 토대로 삼아 앞으로 창설될 규제 감독 기관들은 이처럼 진화하는 시장을 이해하고 이들 거래의 적법성을 판별하거나, 거래를 통해 실제로 움직이는 화폐의 양을 파악하고 잠재적인 부실을 예측하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172~3).

ü  이렇게 되면, 현재 시점에서는 출현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곧 새로운 형태의 정보 선점자들, 새로운 형태의 시장의 출현으로 이어질 것이다. 어쨋거나 앞으로 20년 안에 이처럼 매우 특별하고 새로운 금융 체제로 인하여 새로운 위기가 닥칠 것이다 (172).

ü  지구상에 살고 있는 수십억 주민들로 구성된 복합계인 시장이 현존하는 유일한 복합체제는 아니다. … 그러므로 시장이 아닌 다른 복합계들이 통제와 예측을 벗어난다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끔찍한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172).

ü  우선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복합계로는 기후를 들 수 있다. … 물론 이상 기후는 금융 위기에 비해 훨씬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이상 기후는 인류 전체를 멸망으로 이끌수도 있기 때문이다 (173).

ü  삶이 터전을 잃고 혹은 내륙으로 혹은 해안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수억 명에 달할 것이다. 사실상, 이들은 갈 곳을 몰라 떠돌이 상태로 지내게 될 확률이 높다 (174).

ü  제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나 정보를 선점한 사람이라도 자연 재해 앞에서 무력하기는 마찬가지다 (175).

ü  이번 위기를 계기로, 우리가 너무 자주 잊고 있는 소박한 네 가지 진리를 상기해보자. 아마도 그 네 가지 진리가 앞에서 이야기한 모든 내용을 함축하는 결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n  행동의 자유를 부여받은 인간은 누구나 어떻게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자손들에게 손해가 되는 일도 할 수 있다.

n  각자가 타인의 이익을 고려할 때, 비로소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다.

n  노동은 형태를 막론하고, 특히 남을 위한 노동일수록, 부를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합법적인 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n  시간만이 유일한 희귀 재화이며, 자신의 노동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가용 시간을 연장시켜주고, 충만함을 더해주는 사람은 특별히 높은 대가를 받아야 한다.

n  이건 좀 너무 불투명하지 않나?

ü  이번 위기를 통해 우리들 각자가, 금융 위기를 포함하는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설득력있는 이 네 가지 진리를 좀 더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었다면, ‘위기라는 악은 우리에게 기회라는 선을 부여했고, 일탈은 제어를 위한 기회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시장은 절대적으로 군림하는 주인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효율적인 하나의 기제에 지나지 않는 풍요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1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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