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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14일 02시 11분 등록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저자 소개

 

저자 안철수(安哲秀,)1962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기초의학을 전공하기 위하여 서울대 대학원 의학과 생리학교실에 진학하여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석사과정 시절 우연히 플로피 디스켓을 통해 자신의 컴퓨터에 감염된 컴퓨터 바이러스를 분석하여 그 백신을 개발하여 PC 통신망에 올린 것이 계기가 되어, 당시 한국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백신의 대명사인 V3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활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강사, 의예과 학장까지 지냈으나 결국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 길에 들어선다. 백신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 벤처기업인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하고, 벤처 열풍, 벤처 몰락에 휩쓸리지 않는 내실 있는 경영을 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기업가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 시리즈를 개발하여 오랫동안 무료로 배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설립했던 안철수 연구소는 한국의 여타 벤처 기업답지 않게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걸으며 꾸준히 성장해 왔으며, 무리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지도, '제 살 깍아먹기'식의 경쟁에 참여하지도,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비난을 받은 적도 없이 올바른 기업으로서의 한 길을 걸어왔다. 그가 의사에서 벤처기업의 CEO로의 변신의 어려움을 뛰어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성공적이고 윤리적인 경영인으로서 많은 존경을 받는 이유이다.

그의 저서로는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1995)',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2001)',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2004)' 등이 있다.

 

내 마음에 무찔러 들어온 글귀

 

p11  그 동안 우리 회사와 내가 걸어온 날들을 돌아보면, 그날 미국으로 향하던 비행기 속에서 담담한 고요를 느꼈던 시간이, 지난 6년 사이에 내가 구가했던 시간 중에 가장 평화로운 때가 아니었을까 한다. 지난 6년간 나는 백신 프로그램을 만드는 의사가 아닌, CEO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1
.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시작이다.


p24-25 
결국 펜실베니아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 나는 10년 이상 공부해온 의학과 완전히 결별하였다. 당시 아내와 부모님은 나를 전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에 나의 선택에 어떤 반대의사도 표명하지 않았다.

회사 일로 한국에 잠시 돌아와 그 사실을 한 직원에게 말했을 때 이런 대화를 나눈 기억이 난다.

이제 사장님도 참 피곤하게 됐네요.

왜요?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이 예전에 사장님을 좋아했던 이유는 의사임에도 컴퓨터 관련 일을 했기 때문이었잖아요. 또 회사를 세운 후에도 전문 경영자가 아니고 의사이기 때문에 실수를 좀 하더라도 봐주는 면도 있었을 테고요. 그런데 이제부턴 그런 여지가 싹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그것은 값진 충고였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 이제 나를 보호해줄 안전판이 완전히 사라진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철저히 경영자로서 검증을 받아야 하고, 연구소를 성장하는 회사로 키우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p30
나는 그 경험을 통해 회사라는 건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장부상으로는 흑자인데 현금이 부족한 경우가 생기며, 그러므로 늘 자금 관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

p31 경영자는 인사, 재무, 마케팅, 영업, 고객지원, 전략기획, 비전세우기 등을 총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들은 자기 마음 편한 대로 하나 끝내고 또 하나 시작하는 식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더구나 한 번 결정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따라 수시로 최적의 판단을 하면서 바꾸어 나가야 한다.

 

p36 나를 맞이한 사람은 맥아피의 빌 라슨 회장이었다. 그는 내 앞에서 직접 브리핑을 한 후 이런 제의를 했다.

백신 V3를 우리한테 파시오. 당신 회사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1천만 달러를 지불하겠소

그들의 인수제의도 놀라웠지만 그들의 제시한 금액은 예상을 휠씬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일말의 갈등도 없이 그 제의를 거절했다. 그 아무리 높은 금액이라도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보호와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 앞에서는 나에게 수용 조건이 되지 못했다. 만약 그때 회사를 넘겼다면 국내 백신 가격은 턱없이 비싸져서 지금쯤 바이러스가 훨씬 더 기승을 부리고 있을 것이다.

 

p39 그리고 특히 보람 있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는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였지만 애국심에 기대지 않고 제품기획 등에서 스스로 살 길을 찾아 나섰다는 점이다.

p41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

p45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CEO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 매출을 확인하고 그때마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것도 그 분을 통해서였다.


p50
벤처 기업의 성장에서 경쟁자를 앞서는 제품기획은 매우 중요하다. 제품기획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마인드, 실제적인 노력, 넓은 시야가 그것이다.

p50-51
해외 사업부가 발족한 후 부서장이 시장 개척을 위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을 때의 일이다. 그는 가는 곳마다 앤디를 앞서는 제품이 없어서 무척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스라엘에 가서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스라엘의 아주 작은 벤처기업이 우리와 같은 개념으로 제품을 기획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놀라기는 이스라엘의 그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벤처 기업의 제품기획력이 회사 규모가 아니라 다른 요소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p57 바이러스 대란과 관련하여 혹자는 이것을 행운이라고 평가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행운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굳이 표현한다면 우리에게 '준비된 기회'였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는 행운의 모습을 한 기회가 오더라도 그것을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 설령 그전에 1등의 위치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 기회가 열어줄 가능성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는 기회가 오히려 불행이다.

2
. 변화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


p61-62 인접영역과 유관 영역으로의 접근은 회사가 새 패러다임에서 생존하기 위한 절박한 선택이었다. 인접영역으로의 진출은 보안솔루션 개발과 관련이 있다. 앤디를 시작으로 하는 보안 영역은 기존 핵심역량이 분산되지 않는 선에서 사업영역을 넓혀 나간 첫 시도였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기업이 한 제품만 고집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끝나면 제품과 함께 회사도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백신이라는 핵심 역량은 지키되 PC 보안 솔루션이라는 인접영역으로 진출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p62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을 하면 우리가 좀더 잘 되겠지'라는 판단 기준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마인드로 제품을 기획하고 새로운 시장에 접근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대신 모든 결정에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장래에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다'라는 기준을 적용하였다.

인접 영역 진출은 다각화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것이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과는 다른 점은, 기존 제품과 시너지가 생기는 분야로만 진출한다는 것이다. 즉 그 분야에 진출했을 때 기존 제품개발, 영업, 마케팅 모든 분야에 시너지가 나는 곳으로 진출한다는 것이다
.

p62- 63
유관영역은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잇는 핵심역량도 없고 비즈니스 모델도 다른 영역이지만 그대로 방치할 경우 우리 회사의 존립에 심각한 장애요소가 될 수 잇는 영역들이다. 절대 방치할 수 없는 그 영역에 대해서 우리는 조인트 벤처 합작회사 형태로 진출하기로 했다.

 유관영역 진출은 바둑의 포석과 같은 맥락이다. 바둑에서 어떤 지점은 지금 당장 누구와도 관계없지만 미리 그 곳에 돌을 놓아 두게 되면 판이 전개됨에 따라 판세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p65  
이 두 가지 투자를 적시에 하지 못한 것은 나의 스타일 때문이었다. 당시 우리 회사는 자금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나는 학교 시절부터 어떤 것 하나를 제대로 끝낸 후에 다른 것을 시작하는 스타일이었다. 당시 우리는 연 매출 100억원 돌파가 일차 목표였고, 그러다 보니 일단 목표 먼저 달성해 놓고 보자는 생각에 투자가 늦어진 것이다
.

p65-66
조인트 벤처등 우리가 변화를 도모하기 시작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대기업식의 무모한 공격경영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 이것은 무모함 또는 대규모의 이익 실현을 위한 모험 차원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생존 전략이었다.

 

 

p67 그러나 그것은 역으로 더욱 마음을 다잡아야 할 시점임을 의미했다. 일반적인 기업성장사에서 발전기 다음에 도약기 같은 명칭이 뒤따른다. 그런데 나는 발전기 다음은 변화기라고 생각했다. 우선 해이해지는 마음을 경계한다는 의미에서 일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인식을 제거하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진정한 변화는 바로 이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p72 물론 우리는 그 많은 사용자를 두루 만족시키기 위해 시슨템과 컨텐츠가 조화롭게 구비되도록 노력했다. (시스템에선 상호작용성, 편리성, 보안성이 중요한 요인이 된다. 컨텐츠의 경우는 상품 정보의 다양성, 신뢰성, 개별성 등에서 철저해야 한다.)

 


p78 (
조인트 벤처 형식) 이것을 수평적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하는 수직적 네트워크와 다르기 때문이다. 상호발전이라는, 철저한 수평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우리 회사의 리소스 낭비를 최소화시켜 주며 함께 발전하는 동료회사로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은 우리 회사의 핵심역량은 지켜나간다는 전제 하에서 구축되는 관계이다.

p79 수평적 협력 모델이 벤처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이 모델로 성공한다면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 중 하나를 제시해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p80 이 모델(조인트 벤처)을 말하면 혹자는 내가 사업하는 사람이 아니고 마치 대학교수처럼 자기 이론을 만들어 실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델은 오랜 고민 끝에 만들어진 것이며, 늘 그러했듯이 회사 생존을 위한 절박한 선택이지 느긋한 이론 실험이 아니다.

 

기업이 변화를 모색하는 단계에서 나아갈 방향을 결정할 때 미세한 문제는 전체적으로 조율해서 결정하지만, 큰 방향을 잡는 일은 결국 CEO의 몫이다. 물론 여기에는 깊은 고민과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

 

p81 물론 모든 미래는 불확정적이다. 이 모델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도 예단할 수 없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는 쪽을 열심히 찾아 최선의 노력을 다할 뿐이다.


3
.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

p85
제임스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는 6년여에 걸친 연구와 조사 끝에 불멸하는 성공기업의 조건을 화두로 이 책을 세상에 내 놓았다.

 기업들을 보면 어떤 기업은 곧 사라지고 어떤 기업은 100년이 넘도록 영속한다. 아주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살아남는 기업은 창업자가 죽고 CEO가 몇 번 바뀌고 심지어 회사의 사업분야가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계속 건재한다. 그렇다면 그런 기업은 곧 사라지고 마는 기업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저자들이 이 책을 집필한 동기다.

 

 저자들은 오랜 연구를 토대로 영속하는 기업에는 핵심가치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너무나 확고해서 시장상황에 큰 변화가 있더라도 절대 바뀌지 않는 가치이다. 그리고 그것을 포기할 바에는 차라리 회사 문을 닫는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절대적인 기준이다. 대신 그런 회사들은 핵심가치를 제외한 모든 것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모든 행동과 생각의 판단 근거는 알게 모르게 회사의 역사와 함께 해온 핵심 가치에 놓여 있다.

p87 이 책은 핵심가치의 의미 외에도 핵심가치를 보존하면서 발전을 자극하는 것의 의미, 크고 위험하지만 대담한 목표를 세우는 것의 의미, 종교적인 수준의 기업문화의 중요성 등을 역설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이 대거 들어오고 매출은 늘어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를 하나로 묶어 주는 공통의 가치체계가 불명확해지는 것을 느낀 것이다.


p90  
처음에는 '영속하는 기업 만들기'를 목적으로 설정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이후 나는 핵심 가치를 찾는 목적을 '영속하는 성공 기업 만들기'에서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로 바꾸었다.

 
핵심 가치는 기업 구성원의 공통된 가치관이자 신념이며 존재 이유이다. 핵심가치가 분명하게 정립되고 신념화된 기업은 조직의 발전 뿐만 아니라 개개인에게 유무형의 성취감을 줄 수 있으며 지치지 않는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또 이상적인 핵심 가치는 생계수단 이상의 가치를 개개인에게 줄 수 있으며, 기업이 위기에 처할지라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영원한 힘이 된다
.

p91
회사는 개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진 조직이다. 그런데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인생의 목적은 저마다 다르고 그 방향도 다르다. 회사가 영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이 방향을 조절하여 같이 한 목소리로, 한 지점을 향해 나갈 수 있게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향을 제대로 잡는데 꼭 필요한 것이 핵심가치이다
.

기업은 사람과 같이 살아있는 유기체이며, 사람이 나름대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기업도 하나의 가치관을 가지고 생명을 이어간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존재의 의미에 충실할 수 있듯이 기업도 그러한 가치관이 있어야 그 기업의 존재 의미에 충실할 수 있다
.

이 가치관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기업은 영혼이 있는 기업과 영혼이 없는 기업으로 나누어진다. 영혼이 없는 기업은 그 회사 사람들에게 단지 개개인의 목적을 달성을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영혼이 있는 기업에서는 전 사원들이 스스로 주체 의식을 가지고 기업의 영혼을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해서 공동의 발전을 이뤄나간다. 그런 가운데 기업은 영속하는 우량기업으로 자라날 수 있다
.

p92
영혼이 있는 기업을 위한 핵심가치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잘 유지될 수 있다
.

1.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믿어야 한다
.
2.
일관성 있게 유지되어야 한다
.
3.
제도 속에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

p95
핵심가치 찾기가 반드시 빠르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성이 제기되었을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사장이 직원 한 사람 한 사람과 애기를 나누는 것이 한계에 도달할 때, 부서장에게 대폭적인 권한 이임을 할 필요가 생길 때, 회사의 성장에 따라 조직이 일관성 있게 움직일 수 있는 철학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때가 적기이다
.

p99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는 다음의 세 가지이다
.

1.
우리 모두는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
.
 
성실하게 노력하면서 발전하는 개인은 자신감을 가진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겸손함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로 표현된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만족감은 퇴보의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계해야 한다.


2.
우리는 존중과 신뢰로 서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다.
 
서로 존중하지만 개인이나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업무적으로는 이의 제기와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3.
우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
우리는 질책과 격려를 보내는 소수 고객의 의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또한 말없이 지켜보는 대다수 고객의 소리 없는 의견도 항상 염두에 둔다.


p100  
우리의 존재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하여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한다
.

p104  
핵심가치를 설정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그것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이다. 핵심 가치가 전 사원의 지지 속에 일관성 있게 유지되더라도 이를 제도화하는 시스템은 꼭 필요하다. 아무리 숭고한 영혼도 완전무결함을 늘 유지할 수 없듯이 기업의 영혼도 그것을 유지시켜 주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

p108-109
기업 이미지에 별 신경을 안 쓰는 이유는, 스스로의 기준에 부끄럽지 않게 회사를 건강하고 강한 기업으로 키워가는 데 진력하는 것을 기업 이미지보다 더 가치있게 여기기 때문이다
.

p114
평등함과 공정함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벤처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경제활동에서 자신이 의당 가져가야 할 권리나 몫을 부당하게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 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

p114-115
내 입장에서도 다같이 수고 했는데 위에서 일방적으로 빼앗아 가기만 한다면 그것을 참아내기 힘들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도 CEO의 역할이다
.

그러데 내가 보기에 이 문제는 공정함의 부재 또는 공정함에 대한 공감대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이 부분은 워낙 예민한 문제이고 큰 고민이기도 하다.  더구나 사람들은 돈 문제에 대해서 무척 감정적인 면이 있어 합리적인 논의와 동의가 힘든 측면도 있다.


p116
가장 좋은 기준은 엄정한 분배의 원칙과 공정한 분배의 과정이 아닐까 한다.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바탕은 경영자와 일반 사원들 사이의 확고한 동료 의식에서 나온다. 그리고 분배 차원에서의 동료 의식은, '현재 우리는 함께 땀 흘린 결과를 매우 공정한 방법으로 나누고 있다'는 공감대에서 생겨난다.

그러나 '이익을 함께 나눈다'에는 유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이익의 배분이 평등하게가 아니라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문제에 있어 그 평가 기준은 매우 객관적이고 엄정해야 한다. 그리고 차이의 최소화를 향해 개선은 할 수 있겠지만 만인을 만족시킬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조건적인 평등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등과 공정은 다르다. 미주주의도 그러하지만, 자신의 연봉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평등하나 결과는 평등하지 않으며 그에 대한 보상도 평등할 수 없다
.

p117 결과에 대한 보상에 차별을 둠과 동시에, 열심히 했음에도 실패했다면 그 사람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새로운 기회를 주거나 정말 잘 할 수 있는 다른 anjdt을 찾아주어야 한다.
4
. 긴 호흡과 엄정한 자기 기준


p120  "
우리의 핵심가치에는 다른 건 몰라도 '정직'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p121
나는 투명경영이 왜 우리시대 기업경영의 화두가 되어야 하는지가 의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누가 묻기 전에는 투명경영이라는 말 자체를 아예 꺼내지도 않는다. 이것은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그것을 항상 떠들고 다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인 명제이기 때문에 아예 의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
.

p122  
요즘도 그건 달라진 게 없어서, 부서회식 명목이 아니면 우리는 각자가 알아서 계산한다. 물론 나에게 지급된 법인 카드가 있지만, 그걸 기분 내키는 대로 쓸 수는 없는 일이다. 짜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수 없는 게, 이렇게 아낀 돈을 나중에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이런 점으로 인해 CEO가 순간적으로 오해를 받을지 몰라도 회사가 성장하면 모든 것은 이해되고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고 믿는다. 회사 돈과 내 돈, 회사 시간과 내 시간은 엄격하게 구별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CEO는 회사 돈과 내 돈에 대한 구별이 강박증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p126
사원의 경우는 그의 가치관, 상호발전에 대한 마인드, 재능, 미래의 가능성을 확실히 점검하면 거의 성공한다. 그런데 경영진은 그것 외에도 경영철학이 맞아야 한다. 회사가 발전하려면 경영진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가치관이 설령 맞다 하더라도 경영철학이 다르면 언젠가는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 경영철학은 가치관과 마찬가지로 정답이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변별하기가 무척 어렵고 그걸 서로가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경영진을 제대로 영입하는 일이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

p128
기업이 가장 정직해야 할 부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 회사가 고객과의 약속에서 100% 정직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라나 만약 그런 실수가 있었다면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

고객에게 정직해지는 법은 간단하다. 그것은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는 것이다
.

p129
그러므로 CEO가 정말 경계해야 할 것은 자기를 둘러싼 만족의 소리가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불만족의 침묵'이다. 이것은 누구의 말을 빌리자면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예민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

p132
나는 내 스스로를 느린 사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것을 먼저 이론적으로 습득하고 실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공의 길이라고 믿는 사람일 뿐이다
.

p133
나는 영리하고 빠른 조직과 느리더라도 건강한 조직 중 하나를 택하라면 느리더라도 건강한 조직을 택할 것이다
.

이것은 느림 자체를 예찬하려는 것이 아니다. 느려야 할 것과 빨라야 할 것을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며 경우에 따라 정말 빠를 필요가 있는 것은 빨라야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도 업무의 성격에 따라 일부 조직은 굉장히 빠른 문화를 지향한다. 바이러스 응급대응팀, 영업 및 해외사업 쪽이 그러하다
.

속도가 강조되는 세상이지만 경계할 것이 있다. 속도의 중심 축에는 늘 기본을 중시하는 태도가 자리해야 한다. 물론 안정된 기반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대응하는 조직은 가장 이상적이다. 우리의 경우 양쪽을 다 겸비하고 있다고 단언하기 힘들지만, 현재 그런 조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

빠름의 강박증을 초월하려면 남과 비교하기 전에 엄정한 자기기준부터 세우라고 당부하고 싶다. 남과 비교하기 전에 자기가 최초에 세운 기준에만 충실할 수 있어도 그 회사와 개인은 상당한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p134  
돈이든 기술이든 그것은 사람 위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인간 우위냐 전략 우위냐는 질문을 받을 대 나는 당연히 인간 우위를 주장한다
.


p134-135  
먼저 서로를 신뢰하는 문화이다.강제와 통제만이 능률을 올리는 첩경이 아님은 이미 오래 전에 밝혀졌다.

 

나는 무척 꼼꼼한 사람이다. 항상 문제를 대할 때마다 개론에서 출발해 각론을 섭렵한 후 핵심에 다가서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일단 믿고 뽑은 직원들에게 일을 맏길 때는 나의 방식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체적인 방향은 위에서 결정해 주지만, 실무에서의 방법은 담당자의 몫인 것이다.

 

둘째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이다.

나도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는 경우는 없는데, 과정에 충실 한다면 결과가 설령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남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서로의 발전을 생각하는 문화이다.

p136 넷째는 동료의식이다.

p137
물론 회사마다 인재상은 다르고, 절대적으로 올바른 기준은 없다. 우리 회사의 경우는 인재를 '끊임없이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아울러 그런 가운데 동료의 발전과 회사의 발전을 두루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 회사가 요구하는 진짜 인재이다
.

p140
짧은 경험에 비춰볼 때도 사업은 긴 승부라고 생각하며, 되도록 길게 바라볼 대 성공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본다. 이것은 기업 활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성공은 금방 보답받는 것이 아닌 것이다
.

p142
위기 관리는 경영의 기본 축 가운데 하나로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리스크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그동안 벤처기업 문화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은 상식이기도 했다
.

다행히 우리 회사의 경우는 길게 바라본다는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에 마케팅 세일즈는 공격적으로 하되 재무나 인력관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추진하는 것이 일상화될 수 있었다
.

p143
길게 생각하는 것은 경영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삶에도 미덕이다. 가치의 문제에서도 장기적인 가치는 단기적인 가치보다 우월하다고 확신하며, 그래서 장기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단기적인 손해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돈과 명예에 대한 단기적인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누구나 긴 호흡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5
. 신뢰 받는 동료로서의 CEO


p147
우리는 흔히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성격적인 부분에서 발휘되는 리더십은 비중이 작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면과 그 사람의 능력이라는 내용도 들었다.

 

회사의 발전에 따라 경영자는 어떻게 변신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강사는 리더의 변화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1단계는 어떤 분야에 어떤 아이템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을 정하면서 사람을 모아 일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로, 이때 CEO는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2단계는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해서 직원이 30~50명 정도일 때다. 이때 CEO는 실무형 리더가 되어야 한다. 세세한 부분까지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실무자들과 각 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구체화해야 하는 시기이다. 여기서 더 발전한 3단계가 되면 CEO는 전략적인 리더가 되어야 한다. 직원이 100명 이상이 될 때인데, 이때는 모든 결정을 혼자서 할 수 없으며 사소한 문제에 깊이 관여할 수도 없다. 그래서 많은 권한을 위임해서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에 중점을 둬야 하고, 대신 회사의 전체적인 전략을 세우는 데 더 몰두해야 한다. 회사의 방향을 잡고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리더는 시스템 디자이너라고도 할 수 있다.  

p150  
리더십에서는 원칙을 매우 중요시한다. 작은 벤처기업이라도 사장은 자기 나름의 분명한 삶의 원칙, 일의 원칙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직원들이 대략은 인식하고 있는 것이 좋다. 이렇게 되면 일단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진다
.

p151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지향점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근간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 리더십 자체는 크게 보면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 문제이다. 인간 관계에서 신뢰가 가장 중요하듯 리더십에서도 신뢰의 형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

그럼 신뢰를 이루는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

첫째 요소는 직원들을 이용하지 않는 마음이 직원들에0게 전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공동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으며, 또 나는 CEO의 자리에서 당신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마음을 심어주는 일이다
.

둘째는 직원들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결과로서 약속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며, 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항상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p152
셋째는 리더가 스스로 능력을 갖추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넷째는 솔선수범이다. 많은 이들이 한국의 리더십 문화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이것이라고 지적하는데, 나도 여기에 동의한다.


다섯째는 신뢰를 받기에 앞서 신뢰를 하는 태도이다. 아랫 사람을 믿고 합리적으로 권한을 위임하는 등의 태도가 그것이다.

이러한 요소들 이에 신뢰의 형성에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다
.

p154
나는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사람이 이렇게 되물었다.
말도 안 돼요 소소한 것은 회사 사정 때문에 몇 번 어겼을 것 아니에요?

나는 주저함이 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적이 없는데요.

나의 이 말은 진실이었는데, 상대방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경우 항상 되돌아오는 질문이 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나의 대답은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안 하니까요."

p157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것을 과감히 그리고 정확하게 인정하는 태도는 무척 중요하며, 이것은 CEO의 중요한 재능 중 하나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자신이 못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것은 아주 쉬워 보인다. 그러나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일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p158
결국 내가 경영학을 배우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모르고 놓아두었던 많은 부분들을 인식함으로써 스스로 해결하거나 또는 적임자를 찾아서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즉 빌 게이츠의 최대 장점은 모든 일을 처음부터 잘 처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에 문제점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이를 적절하게 바로잡는 능력에 있는 것이다
.

p160
자금담당 이사였던 프랭크 고뎃은 "빌 게이츠가 행했던 가장 현명한 일 중의 하나는,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전문가를 영입해서 그들이 소신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라고 회상하였다
.

CEO
가 자기 능력의 한계를 솔직히, 정확하게 인정하는 것, 이것은 이제 하나의 전략 차원을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

p162 흔히 기술과 경영은 과학과 예술 또는 논리와 감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이야기 된다.

즉 기술은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를 두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분야인 반면, 경영은 전체를 볼 수 잇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상황에 따른 순간적인 판단력 및 실행능력 등의 감각이 요구되는 분야인 것이다. 따라서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기술자가 적성에 맞고,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경영자가 더 적합하다는 일반론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이분법은 맞지 않는 게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처음 기술을 배울 때는 과학적인 지식 및 논리적인 사고방식이 필수적이다. 사실에 근거하여 규칙을 세우고 이러한 규칙을 논리적으로 조합하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간단할 경우에는 정답이 단 하나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문제가 복잡해지고 난이도가 증가함에 따라 여러 가지 해결방법이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기술자의 몫이 된다. 이 정도가 되면 더 이상 과학적으로는 접근하기는 힘들며, 기술자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여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p163 경영에서도 아주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면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 철저하게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분석도구를 개발하고, 계속 상황 변화를 파악하면서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인 면 없이 경영자의 직관에만 의존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은 실패율이 높고, 실패한 다음에도 그 원인을 알 수 없게 된다. 경영도 기술과 마찬가지로 과학을 근간으로 한 분야이며,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부터는 예술의 영역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
저는 과학적인 것을 좋아하며, 따라서 기술에서의 과학적인 영역도 좋아하지만 경영에서의 과학적인 영역 역시 좋아합니다. 기술과 경영에서의 예술적인 영역도 좋아하느냐구요? 한번 도전해볼 만한 분야가 아닐까요?"

p165
나는 출근할 때마다 검고 큰 가방을 메고 다니는데, 대체 그 가방에 무엇이 들어있느냐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사실을 밝히자면, 그 안은 온통 메모한 종이들로 가득하다. 주로 우리 회사가 개발해야 할 아이템에 관련한 아이디어, 사안별로 취해야 할 전략 등을 메모한 것인데, 이 종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많아져서 2001년에 들어서는 가방을 메면 어깨가 기울어질 정도가 되었다
.
늘어만 가는 가방의 무게는 결국 내가 책임져야 할 고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 부티가 커진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렇게 걱정을 메고 다니는 생활이 간혹 고달프기는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일이니 어쩔 수가 없다. 아내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회사 일로 고민이 많은 날에는 잠결에 끙끙 앓으며 잠꼬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p166  
현재 나에게 휴식이 있다면 주말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뿐이다. 영화관람을 언제 했었는지는 물론, 대학시절 굉장히 몰두했던 바둑도 마지막으로 둔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주말에 가족들과 책을 보는 것, 동네 우동집 같은 곳에 가서 저녁을 먹는 일, 온 가족이 둘러앉아 DVD로 영화를 한 편 보는 것, 수면, 이 네 가지가 현재 내가 기다리고, 또 할 수 있는 최선의 휴식이다.

p168
내가 바둑에서 배운 경영원리는 크게 세 가지이다
.

첫째는 부분적인 이익보다 전체 국면을 보는 태도이다


둘째는 바둑을 배울 때 정석을 외운 뒤 몸으로 체화했는데, 그런 경험 때문인지 경영을 할 대도 이론을 체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점이다

 

p169 기초적인 이론도 안 익히고 무조건 시장과 맞서는 것은 정석을 모르고 바둑을 두는 것과 같다. 오히려 이론을 튼튼히 한 후 이것을 시장의 특수성에 맞춰나가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라고 본다.

.
셋째는 요소를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략이다. 바둑에서 요소는 승부처이다. 급소를 차지하고 있으면 바둑이 편해진다.

p171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맞는 대접만 받으려고 하고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 그 해결은 아랫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

p172 1999
년의 일이다. 우리가 시장에 배포한 일부 백신제품 중에 실수로 바이러스가 들어간 제품이 발견되었다. 당시 좋은 이미지로만 커나가던 회사가 한 실수인지라
좋은 뉴스거리가 되었고 이 사태에 담당자는 매우 곤혹스러워했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내가 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경과를 사실대로 설명한 글을 고객에게 메일로 발송하고 홈페이지에 별도로 창을 만들어 게시했다. 결과적으로 사태는 빠르게 수습되었고 우리는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조심을 하게 되었다.

p175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형성되는 타성을 조심해야 한다. 벤처기업이 수시로 시장에서 자신들의 포지셔닝을 확인해야 하는 것처럼 CEO도 자신이 매너리즘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늘 살펴보는 것이 지속적인 성장에 꼭 필요하다.

내가 보기에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고집과 애착이다. 특히 회사가 순조로운 성장을 보일 때 이를 더 조심해야 하는데, 수시로 생각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는 늘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둘째, 감각적인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 계속 성공하다 보면 과도한 자신감이 생겨나 어떤 사안이나 현상에 대해 속단을 하게 된다. 인간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함정인데, 이를 경계하려면 자신이 CEO로 적합한 사람인지 끊임없이 자문해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셋째, 자신에 대한 칭찬을 경계해야 한다.

 

넷째, 성장의 속도에 정신이 팔려 직원들의 소외감을 잊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p178
조직에서는 능력이 탁월한 한두 명보다 능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협조가 잘 되는 사람이 여럿 있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의 일은 뛰어난 한 사람보다 평범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작업하게 되어 있으며, 능력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79
물론 벤처 세계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 스타는 존재한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다 해도 그것을 실천에 옮겨 성공시키려면 수많은 사람들이 투입되어야 하며, 이들이야말로 CEO의 능력보다 더 소중한 기업의 자산이다
.

p184 의견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적대적 감정을 드러내는 풍토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비판에 대해서 겸허하게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하며, 내편 네 편 가르기보다 다양한 의견이 수용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벤처기업, 벤처산업은 발전할 수 있다.


6
. 벤처, 희망이기 위한 조건


p198  전략적 제휴와 업무 제휴는 엄격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p199 그럼 무엇이 전략적 제휴이고 무엇이 업무 제휴일까? 내가 보기에 전략적 제휴는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조인트 벤처를 만든다면 이 것은 두 사람이 피를 섞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엄청난 고민이 필요하다. 잘못 수혈된 피가 한 사람의 생명을 죽일 수 있듯이 잘못 선택한 파트너는 그 회사를 아예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적 제휴

첫째,조인트 벤처를 만드는 것이다.

둘째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투자를 받으면서 업무 협정을 맺는 것이다.

셋째, 연구개발, 마케팅, 영업, 고객지원 등의 사업부문을 공유하거나 다른 회사에 위탁하는 경우이다.

제품을 공동 개발해서 그에 따른 저작권과 수익을 공유하는 것도 전략적 제휴의 한 형태이다.

 

 

p207  기업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우리 회사가 지금 적정인원인가 하는 의문은 풀기 힘든 숙제이다. 이 숙제를 풀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는 80:20 법칙을 활용하는 것이다. 10개의 업무가 있다면 그 중에서 실제 회사 매출에 큰 공헌을 하거나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2~3가지를 정한다. 이 일만 제대로 해도 회사는 돌아가게 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경우에 따라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이처럼 정확히 제로베이스에서 회사 생존에 꼭 필요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야지, 일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자꾸 두게 되면 가외의 일은 더 생겨나게 마련이고 그러면 회사는 비효율적인 상태가 된다. 일하는 사람 개개인도 많은 일을 다 해내려고 하니 조바심이 날 수 밖에 없다
.

p210 나는 패러다임의 변화와 관련해서 앤디 그로브의 지적과 태도가 참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기술 쪽뿐만 아니라 정책, 소비자 마인드, 유관산업 동얗까지 파악할 수 있다면 세부 사항에 대한 결정을 하기가 쉬워지는 것이다.


p211  
패러다임 변화를 읽는 정확한 눈의 출발점은 자기가 하는 작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과 고민이 이어질 때 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p213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려서 투자하려면 다음 세 가지 정도는 꼭 점검해야 한다
.

첫째는 경영자 및 경영진이다.

 

p214 기업의 성패는 그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경영자의 도덕성, 성실성,그리고 얼마나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둘째는 시장의 크기 및 비즈니스 모델이다.

 

p215 셋째는 상대적인 절대우위 요소이다.

p216  
기술, 아이디어, 시스템은 벤처기업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데 벤처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에는 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자산이 또 있다. 바로 CEO의 시간이다. CEO가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회사 발전에 보탬이 되게 쓰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까지 좌우된다
.
p219
사실 우리가 2000 년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참으로 값진 것이다.


첫째, 벤처기업들은 핵심역량을 통해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지상과제라는 기본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거품의 시기에는 미래가치라는 두리뭉실한 이름으로 이 부분은 등한시되었다. 이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둘째, 위기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되었다.

 

p220 셋째, 치밀한 사업계획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관점의 경영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당장 눈앞의 상황을 보고 박탈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벤처정신의 실종이다. 벤처기업가에게는 마라토너 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p224  
기업의 핵심은 핵심 역량과 성장률이며, 기업은 매출액보다는 주당 영업이익이나 성장률 같은 요소로 평가받아야 한다. 코스닥에 등록해서 떼돈을 벌었다거나 돈방석에 앉았다는 말은 모순이며, 또 이는 매우 한시적인 상황일 뿐이다.

p227
한 정부 관계자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산중턱에 좋은 자리가 있으면 도로를 닦아주고, 청소부를 고용해서 청소하고, 경찰관을 동원해서 범죄조직이 들끓지 않게 하면서 터를 닦는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정부가 가게를 세울 돈을 직접 빌려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정부가 정말 해야 할 일은 도로나 터를 닦는 인프라 구축이고, 투명한 경영제도를 지원하는 것이다. 아울러 벤처기업을 위한 아웃소싱 업체들을 활성화한다면 우리나라의 벤처기업들은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

7
. 새로운 모험가를 위한 벤처 클리닉


p231
무조건 좋아서 시작하는 태도도 경계해야 한다. 기술적인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열의만으로 시작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기술이 전제되고 거기에 열의가 더해져야 건실한 벤처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다.

또 벤처기업을 세울 때에는 어쨌든 나의 힘으로 회사를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나도 경험한 일이지만, 회사라는 것은 설립하기 전에는 뭐든 잘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막상 세우고 나면 문제점만 눈에 들어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설립 당시의 자신감은 수그러들고 자꾸 외부의 도움, 시장의 우호적인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p231-232
그리고 벤처기업의 중요한 문화 중 하나인 다양성에 늘 주목해야 한다. 흔히 벤처기업을 시작할 때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서 출발하거나 전망이 좋다는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출발이 아니다. 되도록이면 그 누구도 진입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를 찾고, 또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더라도 틈새를 찾는 줄기찬 노력이 필요하다. 진지하게 찾아보면 새로운 것은 어딘가에 존재한다.

p233 성공에 대한 열의 기술력 못지않게 철저한 사업계획과 사업계획서도 중요하다. 사업계획서에는 회사설립, 성장, 수익모델과 관련하여 고려해야 하는 모든 요소가 치밀하게 접적되어 있어야 한다.

 

사업계획서 작성에 철저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번째, 사업 계획서를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들을 짚고 넘어감으로써 많은 점들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p234 두 번째는 사업을 해나가면서 많은 점들을 되돌아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성공한 경우 철저한 사업계획서는 자신들이 성공한 이유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향후 더 큰 성공을 반복시킬 수 있는 힘이 된다. 실패를 했을 경우에도 사업계획서는 매우 유용하다. 사업계획서를 통해 실패의 분명한 이유를 알게 됨으로써 향후 실패의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와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p236
벤처기업을 세우기로 결심하고 행동을 개시할 때에는 앞서 말한 것 외에도 아이디어, 자금 등 중요한 요소들이 무척 많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문제이다.

우선 비전,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단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사무실을 열었다 하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가령 한 사람은 일 자체의 성취가 우선이고, 한 사람은 돈이 우선이라면 이것은 조화로운 출발이 아니다.

p237-238
나는 가장 바람직한 창업 형태는 기술을 보는 사람과 시장을 보는 사람이 각각 존재해서 균형을 취하는 형태라고 생각한다. 흔히 이러한 균형은 설립단계가 아니라 정착, 성장 단계에서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데 나는 이 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

p239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무리 작은 회사라 할지라도 늘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벤처기업 설립기에는 회사의 규모가 아주 작기 때문에 공과 사가 불명확할 때가 있다. 그러나 나는 건강한 벤처 기업의 토대는 이때부터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p240
단돈 1원이라도 투자 받은 돈은 가볍게 처리해서는 안 되며 늘 그 앞에서는 두려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p241
직원 수가 늘어나더라도 절대 흐트러져서는 안 되는 것이 그 기업만의 문화, 내재하는 공통의 가치 체계이다. 그것이 핵심가치로 체계화, 명문화되어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함께 무엇을 지향한다는 공통된 마인드 맵이 있어야 한다
.

p244 성장에 발맞춰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벤처기업이라면 회사의 성장과 구조조정은 동의어이다. 

 

p245 우리나라에서는 구조조정을 경쟁에서 밀렸을 때 시행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은데 이 같은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p247
본질적으로 경쟁은 우호적이지 않다. 그것은 아무리 건전한 경쟁일지라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실력과 전략에서는 상대를 조금도 봐주지 말아야 한다.

 

p248 아무리 좋은 가치를 가지고 태어난 기업이라 하더라도 이 경쟁에서는 절대 밀리면 안 되며 경쟁자를 철저하게 누르고 확고한 1위로 올라서야 하기 때문에 전쟁을 치르는 기분으로 경쟁에 임해야 한다.

경쟁자는 하나가 아니라 둘 또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는데 각 경쟁업체의 취약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각각의 취약점에서 전략적 우위를 최대한 빨리, 확고하게 선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살아남는 경쟁자가 있다면 매우 생산적인 라이벌이 된다. 그리고 이런 경쟁의 과정 속에 고객은 많은 혜택을 얻게 된다.

 

p249 그러므로 이 시기에도 벤처기업가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나는 한참 어렵게 고생해서 벤처기업을 성장시키고는 이 단계에서 변하는 사람을 더러 보았고, 그래서 나 자신도 그렇게 되는 것을 아주 경계했다.

p251 일시적인 성공은 말 그대로 일시적인 것임을 기억하자, 일시적인 성공은 늘 치명적인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매우 유명했던 기업들이 어느 날 갑자기 쇠퇴하는 것도 모두 여기에서 기인한다. 지난 날의 성공이 새로운 도약의 발목을 잡지 않게 하려면 CEO 부터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p252 사전에서는 벤처기업대기업이 착수하기 어려운 특수한 신규 수요 부문에 도전하는 연구 개발형 모험 회사라 하고 있다. 이것은 벤처기업의 형태와 가능성에 중덤을 둔 정의이며 그 속에 내재된 속성을 다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사전적 정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속에 숨겨진 다음과 같은 속성들이다.

 

고위험성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벤처기업의 속성은 고위험(High Risk)이다.
p253
과정성

벤처기업의 또 다른 속성은 좋은 아이디어와 열심히 일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는 점이다.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는 게 목적인 동시에 사안의 본질이고, 여기에 곁들여 결과적으로 돈을 버는 일이 생겨야 한다.

p253-254 절박성

벤처기업의 또 하나의 속성은 선택의 절박성이다.

사업을 하면서 잘돼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먼저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이보다는 벤처 기업이다. 이 보다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떤 결정을 할 때마다 반드시 생존의 문제와 결부시키게 된다. 늘 긴장하고 신중하게 되며 이러한 가운데 그 기업은 생존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을 조금씩 갖춰나갈 수 있게 된다.

 

p255 벤처의 속성과 관련하여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위기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다. 가볍게만 생각한다면 벤처기업에게 위기란 한편으론 기회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며, 위기를 무릎 쓰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는 면도 있다.


p258
파트너를 고를 때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상대의 가치관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돈에 대한 가치관, 기업활동을 하는 이유, 약속에 대한 책임감, 커뮤니케이션의 진실성 같은 것이 포함된다.

 

p259 파트너의 능력도 중요한 결정요소가 되어야 한다. 제휴가 개인적인 친분관계에 의해 이루어져서는 안 되며 대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객관적인 능력이 냉정하게 가려져야 한다.

p262
자금확보를 위해 경영자의 지분 중 일부를 파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상장되기가 무섭게 대부분의 지분을 팔아버리는 경우는 사기라고 할 수 있다. 높은 주가는 그 회사의 미래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데, 경영자가 개인적인 치부를 위해 대부분의 지분을 팔아버린다는 것은 신뢰에 대한 배신이며, 회사가 잘못되더라도 자기만 피해를 안 입겠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이다
.

8
. 나의 작은 생각들


p266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특히 양적인 면의 비교에는 거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진정한 비교의 대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 '오늘의 나'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266-267
정말로 우리가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은 양적인 비교가 아닌 질적인 비교이다. 성공도 마찬가지다. 양적인 비교에 치중한다면 성공의 조건은 많은 돈을 버는 것,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 기준에서 이는 성공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그보다는 신뢰를 주고 받는 관계, 훌륭한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것,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는 존중, 그리고 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이런 것이 더 소중한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p267 
이것은 실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실패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외형적인 실패이고 다른 하나는 질적인 실패이다. 어떤 사람들은 외형적인 실패에 민감하고 그것에 지나치게 좌절한다. 물론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론 의식해야 하는 것은 질적인 면에서의 실패이다
.

질적인 실패는 타인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전혀 실패로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나에게는 이런 실패의 경험이 무척 많다
.

나는 대학에서 공부할 때 모든 자료와 정보를 수집한 후 판단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 버릇은 회사 초창기에도 이어져서 이로 인해 의사결정이 늦어진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물론 그것이 외형적으로 우리 회사의 발전을 크게 가로막거나 누구에게 피해를 준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분명히 큰 실패로 기억되고 있다
.

p268
칭찬과 비난도 마찬가지다. 칭찬이든 비난이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다는, 내 스스로가 값지다고 생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칭찬과 비난을 특별히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물론 사실에 근거한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도 필요하다. 문제는 건강한 가치관을 가지는 것과 자기 기준에 부끄럽지 않도록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노력하는 가운데 값진 성과를 거둔다면 그 자체로 다행스러운 일이지, 그 결과를 무엇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렇기에 외부의 칭찬에 크게 우쭐할 이유도 없으며, 내가 내 기준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가 실패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p269
사실 이렇게 생각하며 살기 때문에 피곤할 때도 많다. 남과 비교하기보다 자기 질을 높여나가는 내 의지를 더 중시하다보니 엄격한 자기 기준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점도 있다. 자기 만족에 취하지 않을 수 있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물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부족함이 많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나의 이런 삶의 방식을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다
.

p270
배려의 여러 모습들


p271
이해하는 마음

남에게 피해 안주기

p272 다양성 인정하기

 

p273 상대방의 말 경청하기

사심없이 대하기



p277
문제를 해결하는 몇 가지 방법들

평생 공부


p278
꾸준히 발전하기

 

p279 교과서대로 하기(기본을 충실히 하기)

최선을 다하기


p280
목적의식

방심을 경계함


p281
새로움에 대한 적응


p282
몰입

p283
장기적으로 생각하기

 

원칙 중심의 판단과 선택

 

p284 원칙이라는 것은 매사가 순조롭고 편안할 때에는 누구나 지킬 수 있다. 그런데 원칙을 원칙이게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지키는 것에서 생겨난다. 상황이 어렵다고, 나만 바보가 되는 것 같다고 한두 번 자신의 원칙에서 벗어난다면 그것은 진정한 원칙이 아니며, 어던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고 돌파해 나가는 현명한 태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 티븐 코비 박사의 말대로 원칙은 수시로 변경 가능한 지도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항상 정북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어야 하는 것이다.

p285-286   
세상에서 나 자신에 대해서 가장 모르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오히려 타인은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데 나 스스로는 편견과 자기애에 사로잡혀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힘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 순간에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은 무척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

누구나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때는 나와 같은 갈등과 자기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생성되었는데 자기 인식의 벽 때문에 자신감을 미리 꺽는 경우도 자주 본다
.

그런 분들에게 감히 충고를 한다면, 자기 편견에 사로잡히지 말고 일단 시도를 해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도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일단 시도한 것이라면 아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할 수도 있고 성공을 할 수도 있는데, 그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가운데 자기를 제대로 알아가는 것이며, 이 자체만으로도 무척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p288 "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자전적 수필집 학문의 즐거움에서 )

p289 그러나 그가 평범한 사람들과 달랐던 점은 거기서 좌절하거나 안주한 것이 아니라 재능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p290
깨어있는 한 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것은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공연한 겸손이 아니라 분명한 사실이다.

p291
요즘은 공부할 것, 생각할 것이 많아서 이 책들을 꺼내 읽어볼 여유가 없지만, 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초심의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시작이다'로 사업에 입문하게 된 계기로 시작해서 2부는 기업의 사업 영역 선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3부는 기업의 핵심 가치와 존재 의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4부와 5부에서는 CEO로서의 자세에 대해서,  6부와 7부에서는 벤처 기업의 올바른 환경 조성과 운영의 노하우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8부에서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가치관 등을 적고 있다.

학습과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 책은 노력과 실천을 통해 이룬 한 개인의 인생사와 가치관이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얻은 교훈은 우연하게 이루어진 성공으로 보일지라도 그것은 결코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또 기회를 얻은 성공에 자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과 변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가를 하나의 구체적인 사례를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정직한 인품과 끊임없는 노력에서 풍겨 나오는 겸손과 맑은 정신에도 불구하고  영혼이 있는 승부라는 제목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  대다수 사람들은 감히  제목으로 쓸 수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확신에서 오는 또 다른 형태의 자신감이 서려있다는 생각을 했다.

정직함, 탁월함, 성실함이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훈련과 수양을 통해서 만들어진 인간만이 갖는 최고의 정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실천들이 확고한 믿음을  만들어내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


힘 안들이고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과 아무런 노력도 없이 하고 싶은 것을 찾느라 아까운 시간과 필요 없는 돈을 낭비하는 세태를 보면서, 이런 사람과 함께 일 할 수 있다면 가히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상당히 많은 성과 또한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룸학파가 말했던 대로 재능은 타고난 것에 기반하여 성실과 끈기로  습득되어진 후천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하게 된다. 

그리고 자부심과 긍지가 겸손과 배려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발견한 기분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정말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에서 윤리경영을 하는 세계적인 기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이론-실천 이라는 그의 목표에 접근 방법을 보면서 상당히 많은 공감이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탄탄한 기반과 성장이 가능하리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진정성이 보여지는 삶, 그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그의 삶과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 대다수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실천했음에 더욱 존경스럽다

책쓰기를 준비하고 있는 나도 진정성과 성실함과 끈기가 묻어나기를 희망한다.

.

이런 경영자가 많을수록 세상과 사회는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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