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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15일 11시 19분 등록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자에 대하여

안철수

1962년 2월 26일생.
(–지금 뱃속에 있는 내 아이의 출산예정일이라 깜짝 놀랐다. 부디 그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중앙중학교, 부산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사, 의학석사, 의학박사 학위를 연달아 마쳤다. 그에게 큰 영향을 미친 아버지 안영모(81)씨는 그의 서울대 의대 선배로, 현재까지 46년째 부산 범천동에서 ‘범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능력 있는 사람이 사회에 베풀어야 한다’는 인생 철학은 가난한 사람들을 고쳐준 아버지로부터 온 것이다. 어머니 역시 그에게 존댓말을 쓸 정도로 아들을 존중하며 키웠다. 인터뷰에서 안철수 교수가 한 말에 따르면 그의 부모님 역시 책을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그의 회상에 의하면 어린 시절 그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다만 책 읽는 것을 병적으로 좋아하는 내성적인 아이였다. 초등학교 때 중간 정도이던 성적은 꾸준히 올라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반에서 1등을 해 보았다. 의대에서도 초반에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최우등 그룹에 속하게 되었다고 한다. 과학자를 꿈꾸던 소년은 의사였던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의사의 길에 접어들게 된다.

의학 연구로 노벨상 수상을 꿈꾸던 그가 컴퓨터를 접하게 된 것은 전공에서 더 잘하기 위함이었다. 심장전기생리학 전공 박사과정 중 실험을 더 잘 하기 위해 컴퓨터를 공부했는데 운명처럼 파키스탄에서부터 퍼져온 브레인(©Brain) 바이러스를 만났다. 그는 1988년 6월 10일 밤을 새워 가며 바이러스를 퇴치할 백신 프로그램(V3의 최초 버전)을 개발하는데, 이는 세계 최초 백신 프로그램의 하나로 꼽힌다. 이후 7년 동안 컴퓨터 백신을 만들기 위해 의학공부와 컴퓨터 공부를 병행하면서 매일 오전 3시에 일어나 6시까지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의사로 살았지만, 교수가 되고 지도학생이 생기면서 ‘지도학생은 나에게 인생을 걸고 왔는데 교수가 딴 짓을 하면 되는가’라는 생각에 자신에게 더 의미, 재미있고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된다.

14년 간 의사로 지낸 그는 단국대학교 의대 교수에 20대에 의예과 학과장까지 역임하지만 6개월 간의 고민 끝에 1995년 의사 생활을 접고 안철수연구소를 세우며 CEO로 변신한다. CEO가 되고도 가장 먼저 한 일은 미국으로 유학가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에서 최고경영자를 위한 기술경영 MBA 과정(Executive Master of Technology Management)을 마친 일이다. 유학 시절에도 이메일로 회사 업무를 보고 한 달에 한 번은 꼭 한국에 들어올 정도로 회사 경영에 신경쓴 덕인지 1999년 안철수연구소는 소프트웨어 회사로는 한글과컴퓨터에 이어 두 번째로 연매출 100억원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처럼 CEO로 10년 머무는 동안 회사의 기초와 시스템을 탄탄히 다진 뒤, 2005년 그는 충격적인 은퇴 기자회견을 가진다. 자신이 설립한 안철수연구소의 경영을 전문경영인 김철수 사장에게 맡기고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오르겠다는 게 이유였다. 책을 쓰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회사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자신의 능력을 나누어줄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이번에는 꼬박 1년의 고민을 한 결과였다. 미국에서는 3년 전 의대 교수 생활을 접고 미국에 건너가 로스쿨을 마친 부인 김미경씨, 외동딸이 반겨주었다. 스탠포드대학 법대 생명과학 연구 과정에 있던 부인과 발맞추어 그는 스탠포드대 벤처비즈니스 과정을 밟았고, 이후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의 MBA를 마치고 2008년 돌아와 카이스트에 석좌교수로 자리를 잡아 창업과 기업가정신, 기술경영 등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창업한 안철수연구소의 비상임 이사회 의장 직을 명함에 새기고 다닐 만큼 여전히 안연구소에 애정을 보이고 있다.

저서로는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안철수의 인터넷 지름길>,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 <안철수의 바이러스 예방과 치료>, <바이러스 분석과 백신 제작> 등이 있다.

 


내가 저자라면


책이 쓰여진 정황

이 책은 2004년 12월 처음 출간됐다. 2005년 안연구소의 CEO직에서 물러나 두 번째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 1년을 꼬박 고민했다는 그가 그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온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두고 떠난 것으로 이해된다. CEO 재직 당시 연구소 직원들에게 편지를 쓰는 족족 그 내용이 언론 매체에 소개될 만큼 그의 칼럼 내용은 뛰어났는데, 이 책은 상당 부분 그 편지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미 이 당시 유학 결심을 굳혔는지 31페이지에 자신이 없더라도 연구소가 이런 방향으로 갈 것으로 믿는다 등의 암시적인 문구가 눈에 띄었다. CEO직을 그만두면서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영혼(핵심가치)이 변질되지 않도록 꼭꼭 눌러 담은 그의 마음이 읽히는 것만 같아 감동적일 때도 있었다. (특히 전작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를 비교해 읽어보니 더욱 그랬다. 잠시 언급하고 넘어갔던 부분도 더 구체화되고 정돈된 생각으로 제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의 구성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자기경영을 위한 노트, 2장은 전문가와 리더를 기다리는 시대, 3장은 진정한 IT강국의 길, 4장은 글로벌 시대의 성공, 5장은 젊은 세대에게(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의 CEO입니다) 라는 제목이 붙었는데, 반듯한 그의 철학이 궁금한 일반인들에게는 1, 5장이, 회사 경영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2장이, IT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3장이, 우리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4장이 각각 와 닿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인을 위해 쓴 단행본이라고는 하지만 각기 원하는 것이 다른 목표 독자층을 깊이 별로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몇 번을 읽어도 자신의 관심사나 처한 상황에 따라 새로 배울 부분이 꽤 많을 것이다. 2005년 초, 이 책의 초판을 처음 읽고 5년째 힘든 순간마다 이 책을 들추는 내가 그랬기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 역시 이번에 읽을 때는 관리자로서의 능력을 강조하는 부분이나 IT 관련 부분은 마음에 많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것은 내가 관리자가 될 생각이 없어서 집중력이 떨어진 탓이리라. 반면 ‘배움에 임하는 자세’ 등의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곳의 재발견!’이라고 메모해둘 정도로 굉장히 좋았다. 책의 중간중간마다 나의 지난 5년의 고비들과 그때마다 마음에 새겼던 그의 문장들이 떠올라 감상에 젖기도 했다. 고백컨대, 20대 후반의 나를 지탱케 해 준 힘은 상당 부분 이 책에서 나왔다.

이 책 257페이지의 그의 말이 나에게 그대로 적용된 셈이다.
‘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같은 책을 읽는다 할지라도 몇 년 전에 읽었을 때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었을 때의 느낌이나 감동은 상당히 다르다. 또한 과거에는 못 느꼈던 다른 감정을 느끼거나 새로운 이해와 지식을 얻는 경우도 있다.’

어린 학생에서부터 현직 CEO, 사회지도층까지 읽고 배울 점이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나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어른이 부족한 사회의 좋은 역할모델
사실 책을 읽으면서 반감을 가질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외모부터 삶의 궤적이 천상 모범생 같은 그가 교과서 같은 말을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좋은 말로만 그치지 않고 오랜 시간에 걸쳐 그가 행동으로 실천해왔기에 더욱 힘을 가진다. 그가 오랜 기간 자신의 원칙을 지키며 살아왔음에도 나는 그를 겉과 속이 다르다는 식으로 나쁘게 평가하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심지어 한때 이해관계에 얽혔을 안연구소 관계자에게서조차.) 20년이라는 시간이 그의 가치를 증명해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
2009년 6월 17일 MBC의 예능프로그램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이후 안철수 신드롬이라고 할 만큼 다시 ‘스타’로 각광받고 있는데, 닮고 싶은 어른이 부족한 이 사회에서 새삼 소중한 존재로 인식되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 후반부에서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통합에 대한 그의 확고한 생각을 읽을 수 있는데, 이 부분 때문인지 그에게는 아직도 정치 입문 권유가 끊이지 않는 듯하다.


책벌레의 책장 엿보기

이 책에서 또한 눈에 띄는 것은 책벌레인 그가 인용한 책들이다. 전작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에서도 종종 책을 언급했지만, 이 책만큼 많은 실무 경영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책에서 인용된 책만 모아보더라도 <좋은 기업을 넘어서 위대한 기업으로>, <실행에 집중하라>, <설득의 심리학>, <티핑 포인트>, <친구를 얻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 <체인지 몬스터> <모든 것은 협상 가능하다>, <최강 인재 경영>, <First, Break All the Rules>, <손자병법>,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등 열 권이 넘는다.
거의 10년 전 테크노 MBA 시절 보았던 책들, 이후에 보았던 책들을 다시 MBA를 하러 떠나기 전까지도 잊지 않고 그 내용을 실무와 연관시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책과 더불어 영화도 좋아한다고 했는데, 종종 영화에서 느낀 점을 풀어나가는 점은 인간적인 안철수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총평
꾸준히 글쓰기(직원들에게 일주일에 한 편이라도)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이런 글을 모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움만 들게 한 책이었다. 20대 젊은이에게 '이렇게 살고도 성공할 수 있다'고, 시간의 힘과 원칙의 힘을 일깨워주는 책이 얼마나 될까.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책머리에

나에게는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틈틈이 글을 쓰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나 자신을 위해서이다.
둘째 이유는 업계를 위해서이다.
세 번째 이유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이다.

나는 글을 쓸 때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개인적인 이해타산이 포함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로 내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1장 자기경영을 위한 노트

나 역시 선택하는 순간부터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으며, 이후의 길도 역시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약 내가 선택 이후의 변화를 두려워해서 의대 교수에 머물렀다면 한 번밖에 없는 인생에서 이렇게 다양하고 풍부한 삶을 경험할 수 있었을까. (16)

대학을 다니면서 했던 고민은 전공이 적성에 맞고 안 맞고 그런 게 아니었다. 내가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살아가면서 혜택받는 수많은 문명의 이기들은 선조들이 쌓아온 지식과, 동시대의 땀흘리며 일하는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 속에서 일구어진 것이다. 사회를 살아가는 한 일원으로서 일방적으로 혜택을 받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받은 일부라도 돌려주고 싶었다. (17)

연구직에 종사한다면 학생 때부터 틈틈이 공부해 온 컴퓨터 실력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18)

처음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호기심에서 한번 해본 일이었지,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은 없었다. 의학자로서 내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번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고 나니까 계속 발견되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해결 요청이 모두 나에게 들어오게 되었다. (19)

어느 한 쪽만을 집중해서 파고들어도 제대로 해내기 힘든데, 둘 다 하다가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못 되고, 나 자신도 어정쩡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결국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미적거린다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아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바이러스나 컴퓨터 보안 쪽의 일을 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 특히 바이러스는 나 하나뿐이었다. 반면에 의학 쪽에는 이미 많은 인력이 있었으며, 그것도 나보다 훨씬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20)

이때 고민하면서 깨달았던 것은 어떤 일을 선택할 때는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중략) 항상 현실에 중심을 두고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 자신도 발전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21)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직결된다. 아무리 성취감과 보람이 있는 일이라도 열정을 가질 수 없다면 계속해서 그 일을 하기 힘들며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는 더더욱 힘들다. (21)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선 신념만이 아니라 참을성도 있어야 한다. 주변의 평가에 일일이 다 신경을 곤두세우다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특히 그 평가가 비난이거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경우에는 더욱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풀리게 마련이다. (24)

글을 쓸 때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원칙이 한 가지 있다. 10년, 20년 후에도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이해타산 또는 속된 표현으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 글을 쓴다면 나중에 자신은 물론 후세까지도 두고두고 부끄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죽어도 글은 남기 때문이다. (24~25)

그러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일이 대응하면 오히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하는 식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분명히 밝혀지리라 믿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에 국가를 흔들만큼 큰 규모의 사건이 아닌 다음에는 시간을 두고 기다린다.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진실은 밝혀지게 마련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항상 10년 후를 생각하며 살아가려 한다.
시간은 원칙을 가지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자이다. 그와는 반대로 위선적인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적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 사람이 더 이상 참지 못하거나 왜곡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숨겨진 의도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고 살아가는 사람은 힘은 들지만 소신 있게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26~27)

원칙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킬 때 진정한 의미가 있음을 그녀는 보여주었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과감히 버리고 원칙에 충실하면 당장은 손해인 듯 보이지만 결국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음을 알게 된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때론 용기가 필요하다. 더구나 상황이 어려울 때 원칙을 지키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29)

회사 차원에서 보면 ‘핵심 가치’가 바로 지켜가야 할 원칙이다. 구성원 모두가 믿고 실천하며, 창업자나 CEO는 물론 구성원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사람에게 ‘영혼’과 같은 것이 기업의 핵심 가치이며 이것이 곧 회사의 원칙이라 할 수 있다. (30)

안연구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가지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존중과 신뢰로 서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가 그것이다. (30)

회사가 망하는 일이 있더라도 절대로 물러나거나 타협할 수 없는 선에 대한 이러한 공감대는 내가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반드시 지켜지리라 확신한다. 핵심 가치가 가지는 의미는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물러날 수 없는 선을 만들어준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31)

개인의 인생이나 조직의 역사에서 중요한 점은 좋은 시기에 얼마나 잘되느냐 또는 가파르게 성장하느냐가 아니라, 어려운 시기를 얼마나 잘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려운 시기는 누구에게나 닥친다. 이때를 슬기롭게 보내는 개인이나 조직은 다시 흥하는 시기를 맞이하지만, 극복하지 못하는 개인이나 조직은 망하게 마련이다.
나 역시 어려운 시기를 겪어보았고 주변에서도 많이 보았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32)

1) 우선,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는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 (중략) 사기를 잃지 않는 것, 그것은 일의 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2)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중략)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면 단기적으로는 쉽게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더 큰 어려움을 불러오게 된다.
3)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쳐야 한다. (중략) 어려운 시기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쳐놓는 개인이나 조직만이 대내외 여건이 좋아졌을 때 다시 좋은 시기를 맞이하고 발전할 수 있다. (33)

나 역시 나름대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들을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준 중의 하나가 바로 ‘절반의 책임을 믿는 사람인가?’하는 것이다. (37)

그 어떤 경우에도 책임의 절반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내게 고칠 점은 없는지를 먼저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그 사람은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절반의 책임을 믿는 사람’이다. 특히 이러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같이 일하거나 조직 생활에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37)

맡은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은 기본적이며 아주 당연한 일이다. (중략)
사람들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 아무런 공헌도 하지 못하는 일을 혼자서 열심히 하고 있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39)

어떤 사람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관이 아닐까 한다. 내 개인적인 가치관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정직과 성실 그리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 이렇게 세 가지이다. (40)

내가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둘째,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셋째,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넷째,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며, 외부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섯째, 항상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며, 조그만 성공에 만족하지 않으며, 방심을 경계한다.
여섯째,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곱째, 천 마디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41)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나이와 성별, 학벌 등으로 차별을 두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다.
둘째,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셋째, ‘너는 누구보다 못하다’는 식으로 다른 사람끼리 비교하지 않는다.
넷째, 다른 사람을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지 않는다.
다섯째, 내 스타일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41~42)

살아가면서 나 스스로가 만든 삶의 원칙들을 100% 지켜냈다고는 자신할 수 없다. 그렇지만 충실히 지키려고 노력해 왔다고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42)

삶의 원칙 못지않게 ‘판단 기준’ 또한 인생에서 무척 중요하다.
(중략)
나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준을 되새긴다.
첫째, 원칙을 지킨다.
(중략) 힘든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켜간다면, 언젠가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둘째, 본질에 충실한다.
사안에 대한 여러 가지 선택이 존재할 때는, 본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들만 고려해서 판단을 내리면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돈과 명예, 주위의 평판 등은 본질이라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한 후에 얻을 수 있는 결과이기 때문에, 판단을 할 때 고려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략)
셋째,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
단기적인 이익이나 승부에 집착하다보면 당장에는 작은 이익을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략) 성공이라는 것의 본질 자체가 단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42~43)


2장 전문가와 리더를 기다리는 시대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단순히 군중 속의 한 사람이 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가치를 찾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49)

조직이 존재하고 조직원으로 일을 하는 이유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단순히 ‘모여서’하기 위함이 아니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서로 ‘힘을 합해서’ 해내기 위함이다. (51)

조직 구성원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상식이 몇 가지 있다.
첫째가 공동의 목표에 대한 인식이다.
둘째, 조직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일이다.
셋째, 구성원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다.
넷째, 상대방의 비어 있는 부분은 내가 채운다는 마음가짐이다.
다섯째, 전체 조직 활동에 대한 참여이다. (51~53)

사람의 본성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인격을 키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전적으로 그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57)

사실 동료에 대한 배려 중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효과가 큰 것이 시간 지키기이다. (57)

그러나 지적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결코 아니다. 지적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도록 방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59)

최소한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몇 가지의 원칙들은 존재한다.
첫째는 상대와 나의 상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상식이라 생각했던 부분이 상대방에게는 상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서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중략)
둘째, 사용하는 말의 뜻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일이다. (중략)
셋째,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중략)
따라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열린 생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중략)
넷째, 감정이나 체면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견을 개진하기 전까지는 매우 유연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일단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한 다음에는 어떤 경우에도 그 입장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중략)
다섯째, 정직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여기서 솔직하다는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라, 서로 꺼내기 불편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용기를 내서 이야기한다는 적극적인 의미이다. (62~64)

한 사람이 얼마나 풍요로운 인생을 사는가는 얼마나 진실한 인긴관계가 많은가에서 가름된다. 그리고 그 관계를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65)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원한다면 정보를 제공한 사람은 상대방이 제대로 그 내용을 전달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67)

사람은 본질적으로 자기 방어와 자기 합리화에 굉장히 능숙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책을 읽으면서 무의식중에 자기 합리화를 할 수 있는 재료를 끊임없이 찾는 버릇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로 공부를 하면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자기가 지금까지 쌓은 작은 지식과 작은 경험의 틀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스스로 벽만 더 단단하게 쌓는 꼴이 된다. (중략)
따라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도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열린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방어적인 생각을 버리고 ‘저 부분이 내가 부족하구나, 저건 나중에 고쳐야지’와 같이 자기가 몰랐던 점, 고칠 점을 열심히 찾아보는 발전 지향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74~75)

비슷한 맥락으로,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같은 책을 읽어나 같은 교육을 받아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 그리고 그릇의 크기에 따라 이해의 폭이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부를 할 때는 지금의 지식과 경험을 넘어서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져야만 한다. 또한 전공 분야 이외의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상식과 포용력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한 마음가짐이야말로 그 사람의 발전 가능성을 나타내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75)

도요타는 스스로 위기 의식을 가지고 끊임없는 개혁을 통해서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쌓아올린 10년’으로 만들었다. (77)

능동적인 자세도 프로로서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프로란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일 자체에 대한 프로를 뜻한다. 즉 일에 대해서 자율적으로 접근하고, 스스로 경력이나 삶의 방식에 대한 모교를 설정하며, 자기 책임 아래 능력 향상이나 자기 연마를 꾀할 수 있는 사람이 프로인 것이다. (82)

진정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략)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지식-한 분야에서의 전문 지식과 경험 그리고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끊임없는 자기 개발 노력
-문제 해결 및 개선 능력
-창조력
-고객 지향성 (86)

인성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예원 첨언- 인성이라는 막연한 말의 구체적인 정의를 보고 다시금 생각할 수 있어 좋았던 부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자세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도전 정신
-긍정적인 사고 방식
-소속된 조직의 핵심 가치를 존중하고 따르는 마음가짐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과 공익의 정신 (86~87)

팀워크능력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열린 생각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
-커뮤니케이션 능력
-후배 양성 능력
-리더십 (87)

(핵심가치는)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경우가 많고 현실을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
조직 문화는 핵심 가치의 이러한 점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94)

핵심 가치에 바탕을 두지만, 좀더 구체적이며 현실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좋은 조직 문화는 조직 전체에 커다란 힘을 줄 수 있다.
안연구소도 이러한 관점에서 ‘3대 문화 운동’을 시작했다. 개방의 문화, 실행의 문화, 고객 중심의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94)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경험하고 고민하면서 얻은 지식들은 글을 쓰면서 정리와 확인 과정을 통해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체득할 수 있다.
따라서 가르치거나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개방함으로써 그 지식을 완전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다시 다른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95)

특히 젊을 때의 하루하루는 나중에는 결코 다시 얻지 못할 소중한 시간들이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중 한 사람인 장이모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앞으로 살아갈 날이 30년 정도가 남았다면 날짜로 따진다며 10,000일 정도인데, 그 중 1/3은 잠을 자면서 보내고, 1/3정도는 목욕하고 밥을 먹고 차로 이동하고 휴식하는 데 보내는데 그러고 나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나머지 3,000여 일 정도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3,000일, 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하면서 살아간다면 좀더 가치 있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07)

진정한 권한 위임이란 관리자가 구성원들을 믿고 일을 맡기는 동시에, 일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면서 적절한 때에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109)


3장 진정한 IT 강국의 길


우리는 과연 진정한 인터넷 강국인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이외에도 앞서 있는 것이 있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129)

나는 유학 시절에 미국의 콘텐츠 경쟁력을 실감한 적이 있었다. 이사 후 우연히 서점에 들렀는데, 서점 한 구석에 그 도시에 정착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집을 구하는 방법에서 주요 관공서의 위치, 각종 물품을 싸게 사는 방법 등 처음 그 도시에 정착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각종 정보들이 책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 (130)

인터넷 콘텐츠는 인터넷이 생긴 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전부터 형성되어 있던 오프라인 콘텐츠가 커다란 경쟁력을 제공해 준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이었다. 기록 문화가 미흡하고 오프라인 콘텐츠가 부족한 우리의 실정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130)

한 번 실패한 사람을 영원한 실패자로 낙인을 찍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실패한 기업가가 재기하게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142)

물론 훌륭한 프로그래머 또는 아키텍트가 되기 위해서는 코더 시절에 탄탄한 기초를 다지는 것 역시 필수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인 후에는 코더 단계를 뛰어 넘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47)


4장 글로벌 시대의 성공

내가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도 미국에 있는 내 경쟁자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초조함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결국 밤중에 일어나서 책을 뒤적이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잠을 줄여가면서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미래의 경쟁자들을 의식하면서 말이다. (202)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이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은지를 절감하게 된다. 또한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고,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으며, 또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해가는지를 느끼게 한다. (202)

공부하지 않다보면 자신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를 느끼지 못하고 마음 편하게 있다가, 어느 순간에 경쟁에서 밀리고 결국 도태되고 마는 것이다. (203)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반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반성은 책임 전가를 위한 희생양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209)

그 중에서도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장 심각하고 근본적인 문제점은 가치관의 혼돈이 아닌가 한다. (중략)
돈의 가치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면서도 서구보다 더 심한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있고, 성에 대해서 여전히 표면상으로는 유교적인 가치관을 내세우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성을 사기 쉬운 나라로 전락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전반적인 이중 잣대와 위선이 나라 전체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인 많은 문제가 결국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10)

따라서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혼란 상태에 빠져 있는 사회적인 가치관 정립 문제를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고 공감대 형성을 해나가는, 사회문화 운동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들고 혼란스러워서 위치도 방향도 잃어버렸을 때 그 가치관이 뿌리가 되고 등대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 (211)

문제는 스스로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보다 스스로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더 큰 갈등을 야기하고 대화의 단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중략) 사용하는 표현과는 달리 사고 방식이나 판단 기준은 정반대인 경우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으며, 단순한 명제 수준의 지식에 머물 뿐 핵심에 대한 파악과는 거리가 먼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213)

우리나라에서 사회적인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서로간의 신뢰 부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배신을 당해온 역사 속에서, 질투심과 경쟁심이 극심한 사회 환경 속에서, 그리고 투명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하에서 수평적인 관계의 집단들뿐만 아니라 수직적인 관계나 제삼자까지도 믿지 못하게 되었다. (215)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 제너럴리스트는 전채적인 방향은 제시해 줄 수 있어도 구체적인 방법론에는 취약한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일을 해보지 않고 책을 통해 이론만 습득한 사람들은 사실 물에 발을 담그지 않고 강둑에 앉아서 물살의 세기를 짐작하고 평을 하는 것과 같다. (218)

또한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한 분야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깊은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다른 분야의 전문 지식을 공부하거나 진출하는 것에 대해 배타적인 분위기가 만연해 있어 이러한 사람이 쉽게 나오거나 자리잡기도 힘든 실정이다. (218)

리더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 속에서는 존경받는 인물이 나오기가 힘들며, 존경받는 사회 지도층 인사의 부재는 우리 모두의 불행이라는 사실을 이제부터라도 자각해야 할 것이다. (219)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진실이라 해도, 주위에서 모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진실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221)

일단 자리잡은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하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상대방이 잘못 알고 있다고 해서 억울해 하고 상대방에게 불평을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221~222)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곳 중 하나인 것 같다. 한민족은 원래 감수성이 풍부하고 정이 많은 민족이다. 그러나 인구 밀도가 높다보니 타인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질투심과 경쟁심도 남다르게 심하다.
또한 일반적인 사회적 기준으로 상대방을 평가하고 강요하는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가 심한 사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서로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상대방을 괴롭히게 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게 된다. (227)

진정한 리더라면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일까? 나는 리더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조직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상충될 때, 개인의 이익을 버리고 조직의 이익을 택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한 조직의 리더가 될 자격이 있다. (233)

한국 사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근본적인 문제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타인 또는 타집단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다. (중략)
둘째, 장기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인정이다. (중략)
셋째, 기초와 기본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다. (중략)
당장 효과가 나지 않는 기초를 닦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일단 탄탄하게 닦인 기초는 사람이나 조직을 더 멀리 나아가게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넷째, 한 번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사회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략)
다섯째, 사회 각계각층에서 인정받는 리더들이 필요하다. (237~239)


5장 젊은 세대에게 -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의 CEO입니다

청소년이나 학생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조언 여섯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자신에게는 엄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라’이다. (중략)
둘째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살지 말라’이다. (중략)
셋째는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살라’이다. (중략)
넷째는 ‘매순간을 열심히 살아라’이다. (중략)
특히 20, 30대들은 바로 지금이 그 삶의 한계를 설정하는 순간이 된다. 개인적인 생활이나 사회 생활의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순간순간이 자신의 한계를 만들고 있음을 명심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넓히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는 ‘미래의 계획을 세우라’이다. 자신의 30대, 40대, 50대, 60대의 모습을 스스로 그려보는 것이다. (중략)
여섯째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삶의 철학, 즉 원칙을 가져라’이다. (중략)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그 삶 속에서, 행동에서 일관성을 찾으면 그것이 바로 자기 나름대로의 삶의 원칙이 되는 것이다. (242~244)

그러한 원칙을 가지고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힘들 수는 있지만 불행하지는 않다. (245)

선택할 수 있어서 너무 괴롭다. (247, 강인선 기자 글에서 재인용)

어쩌면 인생이란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경력만 놓고 본다면 나만큼 인생을 낭비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247)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생활 태도라고 생각한다. (248)

근데 이상한 것은 영어 시험 때가 되면 수학책이 재미있어 보이고 수학 시험을 쳐야 할 때가 되면 반대로 영어가 재미있어 보이는 게 아닌가.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자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 재미있는 일이나 더 좋은 환경이 주어진다고 할지라도 또 다른 핑계를 댈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249)

의대에서 얻은 지식이 아니라, 의대를 다니면서 나 나름대로 깨우친 삶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오늘의 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249)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인 것 같아. (중략) 설사 지금의 모습과 아무 상관 없는 일을 했더라도 얼마나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열심히 사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그 치열함은 결국 그 사람의 피 속에 녹아들어 가고 그 사람의 몸 속을 흐르게 되는 것이라고. 열심히 산다는 것의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닐까? (250)

일단 바둑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서점에 가는 일이었다. 나는 인류가 쌓아놓은 세상의 모든 지혜는 책 속에 있다고 믿으며, 사람이 세상에 남기는 유일한 흔적이 글이라고 믿는다. 책 속에는 그 책을 쓰기까지 저자가 고민한 세월과 시행착오의 노력이 담겨 있다. (251)

컴퓨터에 대해서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컴퓨터도 없는 상태에서 책부터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읽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빨간 줄을 그어놓고 모르는 채로 놓아두고 계속 책을 읽어 나갔다. 한 권의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그 책을 다시 읽기보다는 같은 주제의 다른 책을 사서 보았다. (252)

공부할 분야를 선택할 때는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바로 사용방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도스나 윈도 같은 운영체제부터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용방법을 먼저 익히면 빠르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문제가 생겼을 때는 컴퓨터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며, 비슷한 문제가 생겨도 해결할 능력이 없게 마련이다. (252)

즉 기초가 튼튼하면 초기 행보는 느릴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앞설 수 있다. (중략)
책을 통해 기본원리를 정확히 익힌 덕분인지 얼마 안 가서 가속도가 붙고 남보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253)

비록 목표 지점까지 가는 시간은 더딜지라도 기초공사를 튼튼히 했을 때는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그 위에 더 크고 멋진 목표를 단단히 세울 수 있는 것이다. (254)

나는 좋은 책을 만나면 밤을 새워가며 읽는다. 언젠가부터 미지의 세계로 들어갈 때엔 항상 책을 통해서 먼저 그 세계를 간접 경험하는 원칙을 가지게 되었다. (255)

나는 여전히 교과서와 책은 지혜와 행동의 기준을 얻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는 독일의 유명한 문호 마틴 발저의 말처럼, 책은 우리 인간이 ‘어떤’ 것을 이루고 ‘무엇’인가가 되는 데 가장 유익한 길잡이다. (255)

내 나름대로 생각하는 책의 의미
첫 번째 의미는 책을 읽음으로써 이미 알고 있던 것이라 해도 다시 한 번 스스로 깨닫게 해준다는 점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 몰랐던 것이 아니라 경험하고 사고하면서 마음속에 쌓아왔던 그 ‘무엇’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바로 책이다. (중략)
두 번째 의미는 내가 모르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이다. 책을 읽다가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미지의 영역이 열리는 것을 느낄 때, 새삼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되고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256)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나만의 독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256~259)
첫째, 사람들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자기가 이미 알고 있고 경험한 정도에 비례한다. 그래서 두 사람이 같은 책을 읽더라도 그들이 책을 통해서 얻는 지식의 양이나 깨달음에는 많은 차이가 나며, 심지어 반대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극단적인 예로 같은 책을 초등학생과 대학 교수가 읽었을 때 이해하는 정도와 받아들이는 폭이 어떨지는 생각해 보나마나이다.
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같은 책을 읽는다 할지라도 몇 년 전에 읽었을 때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었을 때의 느낌이나 감동은 상당히 다르다. 또한 과거에는 못 느꼈던 다른 감정을 느끼거나 새로운 이해와 지식을 얻는 경우도 있다.
(중략) 즉 그 사람의 지식과 경험의 크기에 따라서, 그리고 현실에서 얼마나 고민하고 열심히 살아왔느냐에 따라서 이해의 정도와 폭이 다른 것이다. 바로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말의 진정한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책을 한 번 읽었다고 해서 그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며, 다른 사람이 같은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지식이 나와 같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 역시 잘못된 생각이다.
둘째, 유익한 책읽기의 또 하나의 열쇠는 사색이다. 글을 읽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색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책장을 넘겨 책 한 권을 ‘해치운다’는 마음가짐보다는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여러 권의 책을 체할 것처럼 무턱대고 읽는 것보다는 좋은 책을 한 권이라도 천천히 생각해 가면서 읽는 것이 더 낫다.
책 내용을 자신의 경험이나 현재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고, 다른 책과도 비교해 보거나 연관지어 보는 등, 나름대로의 해석 과정을 거친다면 책에 담긴 지식도 내재화하고 사고의 폭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유익한 책읽기를 위해 유의해야 할 또 한 가지는 편식하지 않는 것이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만 집중해서 보는 것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다면 경계해야 한다. (중략)
넷째,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견해만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거부하거나 슬렁슬렁 읽고 넘어가서 곧 잊어버리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중략)
책을 읽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우치고, 모자란 부분은 보충하며,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할 때 책을 읽는 진정한 가치가 빛나기 때문이다.
다섯째, 책은 우리가 현실에서 필요로 하는 직접적인 답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중략)
책은 해답을 제시해 주는 지도자나 선생님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옆에서 여러 가지 견해를 들여주는 충실한 조언자이자 동반자로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
여섯째, 책을 읽는 것에 그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책은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새로운 시각은 궁극적으로 마음가짐의 변화와 생활 습관의 변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중략)
마지막으로, 교육과 마찬가지로 책이 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몇 년 후에 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책을 읽고 난 후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한 마음을 가져선 안 된다. 좋은 책일수록 서서히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충분히 사색하고, 책을 읽은 후에 갖게 된 새로운 시각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내재화된 지식과 에너지가 빛을 발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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