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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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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7일 22시 51분 등록

 

1부 저자에 대하여


As a business person, (not a business woman) Carly Fiorina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이 된 기분이 어떠세요?”… “비즈니스에서 나 자신을 여성으로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내가 비즈니스를 하는 개인인데, 우연히 여성인 것뿐이라고 보지요라고 대답했다 (204).

 

한참 직장 생활을 할 때, 나 역시 여성 자기계발서를 뒤적이던 때가 있었다. 그 때 나는 목차에서 눈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하이힐을 멋지게 신어라!” 등의 문구가 눈에 뜨이면 그 즉시 책을 덮었었다. 속으로 뭐야! 겨우 이런 말 밖에 못하겠어! 실력으로 해보자고, 실력으로. 그러니까, 차별을 당하는거지!’라 여성저자에게 분개하면서.

 

그런 내가 칼리 피오리나의 책을 열면서는, 과연 이 사람은 여성으로서 어떻게 그런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을까?하고 한 여성으로서의 이야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저자는 그런 나의 기대를 알았다는 듯이, 여성으로서의 이야기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통렬하도록!

 

칼리 피오리나.

아무래도 그녀가 일반인들에게까지 친숙해진 것은 HP CEO가 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사실 미국이 우리보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훨씬 앞서간다고는 하지만, 그녀가 글로벌 기업의 첫 여성 CEO라는 걸 감안하면, 서구사회 역시 여성들의 정치, 경제 참여는 여전히 쉽지 않은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여성의 경제 참여라는 한 가지 주제만 놓고 보면, 사실 중국이 서구 사회보다 어떤 면에선 앞서간다고도 할 수 있다. 같은 동양권 나라지만, 유독 중국은 일본이나 한국보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굉장히 능동적이다. 전통적으로, 인구통계학적인 면에서 여성 수가 적어서라는 말이 정말 신빙성이 있는 주장인가 싶어진다..).

 

그래서였을까? 칼리 피오리나는 이 책에서 의도적으로 여성 문제 혹은 여성으로서의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간간히 언뜻언뜻 나오기는 하지만, 책 전체로 놓고 보았을 때 그 비중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이런 그녀의 자서전을 읽으며 내 안에서 두 가지 생각이 서로 교차되고 있었다. 우선은, ‘대단한 투사다라는 생각이 그 첫 번째였고, ‘그래도 여성 본연의 이슈에 대해 좀 언급해주지하는 아쉬움이 또 다른 하나의 생각이었다.

 

여성이기에 앞서 능력 있는 한 개인으로서 인정받고 싶었던 그녀를 투사로 인정하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그만큼 그녀는 자신의 표현대로 늘 철저히 자신을 온전히 일에 바쳤고, 빠져들었음을 잘 느낄 수 있었다.

 

반면, 거의 의도적일만큼 자신의 여성성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언급자체를 회피하는 듯한 그녀를 보면서, 참으로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랬기에 더욱 인생의 후배들에게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어도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그녀라면, 눈물을 어떻게 활용할지, 하이힐을 어떻게 신어야 할지가 아닌 진정 보다 깊은 경험을 나눠줄 수 있을 것 같은 아쉬움 말이다

 

비즈니스의 또 다른 배경, 인문학

헤겔은 카뮈만큼이나 내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나중에 비즈니스에서 이것을 정신적 모델로 사용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기자에게 가장 좋아하는 경영서의 저자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헤겔이에요. ‘정반합이론 말이에요 (31).”

 

(MIT)에서 모든 강의를 들으면서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이 모양을 갖추었다. 하지만 가장 개인적인 성찰을 하게 한 강좌는 에이브 시걸에게 배운 권력과 책임에서의 연구였다. 가장 심오한 경험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읽은 일이었다 (125).

 

비즈니스가 뭘까? 더 극단적으로 주식 투자는 시스템화할 수 있을까? 경영학을 공학과 접목시켜 경영공학으로 발전시킨 후, 거기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려는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주식 폭락을 여전히 경험하고, 반대로 급등하기도 하는 상황에 노출될까?

 

칼리 피오리나의 책을 읽다보면, 그녀가 얼마나 인간의 한 가운데까지 파고드는 경영자인지를 잘 알 수 있다. 아니 느낄 수 있다.

 

재미있게도 그녀는 다른 유명한 여성 임원들과는 달리 가장 남성적인 산업 분야에서 CEO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대개 여성들이 성공하는 분야를 보면, 광고나 홍보, 혹은 패션계통 등 산업군 자체가 이미 여성성을 상당히 지니고 있거나,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군이 일반적인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팀장일 때부터 시작해서 HP CEO가 되어서도 늘 조직원에 주목한다. 심지어 대규모의 인수, 합병을 진두지휘 할 때도 인간 관계에 주목하는데, 나는 이 부분이야말로 잭 웰치 같은 대표적인 남성 리더들과는 대조되는 여성 CEO로서의 그녀만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근원은 다름 아닌 대학교 때부터 그녀 안에 차곡차곡 쌓아올린 인문학의 힘이라 여겨진다. 잘 알다시피 그녀가 본격적으로 경영학을 공부한 것은 회사 일을 한참 한 훗날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녀가 경영 시스템보다는 인문학에 바탕을 둔 탄탄한 인간 경영에 성공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참으로 예사롭지 않은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잭 웰치 Vs 칼리 피오리나

칼리 피오리나의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기뻤다. 잭 웰치를 공격할 수 있게 되어! 하하.

 

잭 웰치란 인물에겐 배울 점이 참 많다. 하지만, 결단코 그의 길을 따라 걷고 싶지는 않은 인물이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그와 같아야 할까?를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되물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칼리 피오리나가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대답해주었다.

 

책을 서술해가는 방식에 있어서만도, 웰치는 맨 위에서 조직 전체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방식에 대해 논하고 있는가 하면, 피오리나는 맨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피오리나의 책을 읽다 보면, 그녀가 타인들과 경쟁해서 사다리를 오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와 싸우며 암벽을 등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한 권의 책으로 그녀를 전부 이해한다거나, 그녀의 좋은 점만 보면서 미화해서는 안 되겠지만, 우리 모두 잘 알듯이, 아무리 편집장이 참여한다고 해도, 자서전은 그 사람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난 이번에 처음으로 만난 칼리 피오리나.

한 여성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인정받고자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온 그녀에겐 힘차게 박수쳐주고 싶다. 당신은 정말 열심히,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고

 

정치인, 칼리 피오리나

인생은 항상 공정하지 않다. 나는 말 그대로 빅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나는 맡은 일을 완수했다. 실수도 했지만, 변화를 이루어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회사와 내가 믿는 것에 내주었다. 나는 힘든 선택을 했고, 그 결과를 안고 살아갈 수 있었다. 잃어버린 사람들과 목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컸지만, 내 영혼을 잃었다는 슬픔은 없었다 (410).

 

몇 주일 전, 댄 플런켓에게 인생에서 아쉬운 게 뭡니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자연스런 기쁨이 넘치는 순간이요라고 천천히 대답했다 (411).

 

언젠가 다시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을 목표를 찾으리라는 걸 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오늘은 아니다. 지금은 자유와 소박하고 조용한 삶이 주는 만족감을 만끽한다 (412).

 

나의 경우, 이 책의 전반부를 신나게 읽다 후반부에 들어서며 속이 상했다. 우습다. 후반부에 가면 그녀가 HP CEO가 되는데, 그리고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시작했으면서도 속으로 나도 모르게 옮기지 마. 에고. 가면 안 되는데라고 되뇌이고 있었다.

 

루슨트와 HP에서의 그녀 삶은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이 부분은 내가 저자라면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그리고 결국 HP에서는 해고당한다. 그녀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은 HP CEO가 되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다는 것이 그녀의 행복보다 중요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어쩐지 HP에서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물론 믿었던 이사회로부터 배신을 당해서 더욱 그러했겠지만, 그 과정에서도 루슨트를 세울 때만큼 순수한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 그녀는 정치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자신의 영혼은 자신의 것이어야 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이기에 신중한 선택이었으리라 믿는다. 그저, 어느 세계에서든지 늘 행복하고 기쁨에 찬 삶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3부 내가 저자라면


가을 단상 2: 칼리 피오리나 자서전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며, 칼리 피오리나가 정상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가장 핵심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여러 가지 단어들과 생각들이 떠올랐으나, ‘늘 현재에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남았다.

 

처음부터 그녀의 목표가 글로벌 기업의 CEO는 절대 아니었다. 아니 HP에서 접근해 올 때까지도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매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다.

 

개인적 삶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처음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서는 그대로 최선을 다했다. 배신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는 이별 후, 두 번째 사랑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겠지만, 그 역시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그리고 프랭크와의 사이에 아이를 생기지 않았던 현실과 프랭크의 두 딸까지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이 여인의 삶에는 일관성이 있다. 그리고 난 그것이 좋다

 

나를 포함하여 대개 사람들은 흔히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너무 허황되게 꿈꾸거나 걱정으로 바라볼 때가 많다. 사실 중요한 건, 오늘 이 하루 동안 최선을 다하는 것인데 말이다. 현재를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미래는 얼마든지 다른 색깔로 표현되는 것인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일은 물론이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더 열심히 사랑하려 한다. 누군가는 현재는 사랑하지 않으며, 추후에 잘 지내자고 하고, 누군가는 어쩌면 우리 관계가 다 끊어질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또 다시 사랑해야 하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내겐 둘 다 정답이 아니다. 지금 사랑하지 않은 관계가 미래에 이어질 리 없고, 미래가 두려워 사랑하지 않는다면, 우리들의 삶엔 영원히 사랑이 존재하지 않을 터이니 말이다.

 

내겐 혁명과도 같았던 2009년의 봄 그리고 여름이 지나갔다.

혹시 살면서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었는지 묻고 싶다.

같은 한 달 혹은 한 계절이지만, 유독 길게 느껴지거나 반대로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삶을 살아가는 나란 주체에 따라, 같은 길이의 시간도 달리 다가온다.

 

나는 지금껏 수많은 봄과 수 없는 여름을 겪었지만 2009년의 봄과 여름은 단 한 번이었다.

그리고 그 봄과 여름은 내 삶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냥 손가락 사이로 흘려 보낸 평이한 봄과 여름과는 다른 봄이요, 다른 여름이었다..

 

그리고 이제 가을이다. 가을이 어느 새 허리쯤에까지 차오르고 있다.

이 가을. 내겐 어떤 의미일까

 

지금까지 난 무섭도록 내 안을 헤집었고, 엉성하게 봉해놓았던 모든 상처를 헤집었다.

아팠다.

무척이나 힘들었다.

그래도 난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 한 방울의 고름까지도 걷어내기 위해 수많은 밤들, 책 속으로 날 몰아 부쳤다.

마치 그 안에 내 생명을 건져 줄 묘약이라도 있는 것처럼

 

이제 난 내게 물을 때가 되었다.

그래서 과연 세상을 향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냐고.

 

봄에는 봄에 할 일이 있고, 봄다운 사랑을 해야 한다.

여름에는 여름에 할 일이 있고, 여름다운 사랑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가을에는 가을다운 일을 해야 하고, 가을다운 사랑을 해야 한다.

이것이 수 천 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자연의 순리이다

 

이 가을. 난 세상을 향해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지 또 다시 내 안을 향해 물어볼 것이다.

그리고 두 가지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제 난 그 두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현역 동기들뿐만 아니라 선배들로 조금 더 확장된 관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내게 묻는다.

너는 또 다시 사랑할 준비가 되었느냐고

 

지난 두 계절. 난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치열하게 나와 동료들을 사랑했다.

내 사랑이 늘 그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을 주며, 되돌아오는 사랑을 받으며 나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랑하지 않았다면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성장이기에, 사랑 자체는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 가을. 난 지속되는 연구원 생활, 첫 책 준비 그리고 두 가지 프로젝트와

그것들 사이에 연결되는 사람들을 변함없이 사랑할 것이다.

가장 가을다운 모습으로

 

칼리 피오리나의 변화 경영

자신의 처지를 선택하지는 못해도, 그 처지에 대한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 … 선택을 그만두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다 (31).

 

필요한 게 뭔지 머리로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 계속 끌고 나간다는 불굴의 정신이 필요하다. 변화를 이끌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한다. 변화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게 아니다 (274).

 

변화.

세상 그 어떤 단어보다 달콤하면서도 쓰디 쓴 단어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일궈내는 데 실패하는 것일까?

다름 아닌 쓰디 쓴 과정은 건너 뛰고 달콤한 부분만을 취하고 싶어 하기 때문일 것이다.

 

직원들이 회의에서 보인 반응은 실망스러웠다. 간부급을 포함한 거의 전원이 부정적인 위험 요소에만 신경을 썼다. … 하지만 나와 그들의 다른 반응에는 더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과 비슷하다. … 처음에는 무척 어렵다. 부자연스럽고 노력이 많이 요구된다. 때로는 포기하고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꾸준히 해나가면, 시간이 흐르면서 새 습관이 점점 수월해지다가 결국 몸에 배게 된다. 나는 변화에 익숙했다. 변화를 겪을 때마다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음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래서 변화에 당면하면 기회와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172).

 

변화를 일궈내기 위해서는 가히 혁명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도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수개월이란 시간이 또 필요했다. 그리고 이제야 겨우 그 녀석의 실체가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조금 느낄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래서 다행이다. 내가 처음부터 이 녀석이 이리 강한 상대란 걸 알았다면, 그렇게 물, 불 안 가리고 덤비지 못했을지도 모르니까.

 

그 날 나는 대단히 중요한 것을 배웠다. 미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잘 아는 불만스러움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두려우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변하며, 그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중요한 사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네트워크 시스템스의 사람들도 향수병을 앓게 될 것이었다. 늘 해오던 방식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었다. 그들의 에너지를 우리가 가야 할 곳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경험을 통해서도 알고 있었다. 다시 에 돌아갈 길이 없다는 점을 깨달으면, 미래와 대면하기 수월하리라는 것을 (173).

 

전 지구상 모든 개인들의 스토리가 다르듯이, 우리들 각자가 원하는 변화의 형태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피오리나의 삶과 우리들의 삶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거기에 몇 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변화는 스스로 원할 때만 가능하다.

둘째. 그럼에도 예상치 못한 장애를 마주하면, 되돌아가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스스로에게 그 자리에 주저 앉을 변명의 여지를 주지 않을 정신력이 필요하다.

셋째. 변화의 여정을 흥겹게 갈 수 있게끔, 긍정의 에너지가 발산되면 좋다. 웃음을 수반하여 그 과정자체가 놀이가 될 수 있다면 정말 좋다.

넷째. 결과를 초조해 하거나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다.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 그것이 진정한 변화 혁명가들이다.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말이다. 변화란 머리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우쳤다.

인간의 이성은 자꾸 생각을 하고, 이해타산을 따지려 든다. “너 왜 사서 고생을 하려 해? 지금까지도 무난히 잘 살았잖아? 네 책임은 어쩌고 이래? 이런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잖아? 등등.

 

때론 삶에서 단순하고 우직한 사람이 아름답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제 좀 알 것 같다.

 

변화란 외부 환경에 빗대어 이해득실을 따지며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내면의 불꽃이 터져나올 때, 그 불꽃으로 혁명을 이룰 수 있는 것.

그것이 변화이다.

 

칼리 피오리나의 윤리 경영

결과가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며, 부정직함과 부패에는 참지 않으리라는 것. 가치관은 결과를 일궈낸다.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을 때, 행동을 이끄는 것은 바로 가치관이다 (152).

 

우리는 어떻게 싸울지 결정해야 했다. 어떻게 일하느냐가 어떤 일을 해내느냐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이것이 핵심이기도 하다. 승리가 중요하긴 하지만, 무슨 수단이든 동원해서 목표만 이루면 되는 게 아니다 (344).

 

지난 주에 사부님 책을 읽을 때만해도, 직장 생활 동안 윤리적 어려움에 처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이 부분이 다른 부분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 번 내 안에 새겨 두어서 일까? 이번 주 피오리나의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나를 두드렸다. 가치관과 윤리경영.

 

그래. 참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한 개인의 가치관이 어떠냐에 따라 인생을 걸어가는 길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음에까지 생각이 미치지, 아하~하고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렀다.

 

작게는 친구나 동료들, 크게는 사업 파트너들까지 나와 가치관과 인생 철학이 어울릴 수 있는 이들과 함께 간다는 것은 가히 천복에 가까운 일인 것을. 그 동안 나는 이러저러한 직장을 다니기도 했고, 여러 가지 다른 일을 했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었다. 늘 무언가 부족한 것 같았고, 허전했다. 그리고, 그 무언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인생의 근본인 가치관내지는 철학이 달라서였음을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한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걷는 무리들이 있다는 거.

참으로 말이다. 참으로

 

칼리 피오리나의 관계 경영

 
관계를 대하는 한국인의 모순:

수평적인 협동은 수직적인 명령과 자원 통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다. 책임을 받아들이고, 책임과 정보를 나누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297).

 

 

명령과 통제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틀을 만들고 사람들을 풀어 놓으라라는 명제를 채택했다. 리더가 할 일은 그를 따르는 직원들이 옳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틀을 마련해 주는 것이고, 그들이 일하는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효과를 낼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301).

 

얼마 전 사부님께서 홈피를 통해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사를 한 적이 있으셨다. 그리고 결과는 압도적으로 가족을 포함한 사랑하는 이들과의 관계였다. 반면, 미국인들에게 최우선은 시간이었다. 참으로 다른 문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말이다. 이토록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인이 관계에 발목이 잡혀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린 어릴 때부터 수직 관계 속에서 자라왔다. , 사회가 수평적이기보다는 여러 요인에 의해 상하가 갈리고 층층 구조가 나뉘며, 그 관계 체계에 순종해야 하는 사회적 구조 말이다. 여기에 한국 성인 남자들의 경우는 군대라는 중압적 요소에 의해 사다리적 의식 체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우리가 목을 메는 관계는 과연 사회 구성원들 자발적으로 느끼는 소중함일까? 아니면 우리의 DNA안에 우리도 모르게 고착화된 관습과 교육의 결과일까?

 

우린 얼마 뒤부터 창조적 소수를 얻는 관계 경영에 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서구 사회에서 무너져내리는 관계를 우리네 동양 문화 속에서 건져 올릴 수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그러려면 말이다. 우선 우리 스스로 우리가 만든 관계의 덫에서 자유로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누구나 수직적 관계에선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너무 많은 사회적 의무와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피오리나가 위에서 언급하는 수평적 관계는 한번 귀 기울여 깊이 생각해 봄직하다.

 

성공적으로 관계 경영을 이끌기 위한 필수요소, 토론:

효과적인 협상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상대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을 존중함으로써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신뢰를 쌓을 시간을 가져야 한다. 신뢰와 존경은 성공적인 협의의 토대이며, 합의하지 못하는 동안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한데 엮어주는 토대이다 (141).

 

사람들이 진실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면, 조치가 필요하다. 정면 대립을 하지 않는 곳에서라면 특히 그렇다. 그 조치는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했다 (316).

 

사실 진솔한 토론은 잭 웰치의 책에서부터 사부님의 책 그리고 피오리나의 책까지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슈이다. 그만큼 경영 일선에서, 그리고 우리들 삶에서 진정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사실, ‘진솔하게 토론하자라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진실되게 속을 털어놓고 회의 안건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게끔 토론을 진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이다. 특히 어릴 때부터 토론 문화에 젖어보지 못했던 한국인들은 더욱 그러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앞으로의 경영 일선에선 토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질 것 같다. 이제 일방적으로 부하직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주장하고 명령하는 상사는 버틸 수가 없을 것 같다 (상사와 부하직원이란 개념 자체도 점점 희박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여전히 언어구조부터도 나이나 사회적 권위에 따라 존댓말과 반말로 나뉘는 한국 문화에서 미래 지향적인 비즈니스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진중하고도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하는 주제 중의 하나라 믿는다. 이쯤에서 칼리 피오리나가 제안하는 방법을 들어보자.

 

각자 다른 경험과 관점을 제시했다. 우리는 각자 다른 난점과 야망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헌신했을 때 결과는 더 좋아졌다.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달성하려면 서로가 필요했다. 우리는 모두 존중 받고 싶었고, 존경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65).

 

그런 거 아닐까 싶다. 우리의 수직적 사회 구조를 떠나 독립된 한 개체로서 서로를 존중할 때, 그 때 진정한 토론이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관계 경영 속의 토론. 역시 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모두와 나누고 싶은 주제이다.

 

스파이시 소스 같은 요소, 웃음과 놀이:

이런 고위 관리자 회의는 해당 직원은 반드시 참석해야 되는 진지한 행사였지만, 팀으로서 재미도 있어야 했다. 최초의 고위 관리자 회의부터 내가 참석한 마지막 회의까지, 항상 촌극과 콘테스트가 팀 결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301).

 

아무리 힘든 시기라도 웃을 거리는 있는 법이다. 웃음은 스트레스를 견디는 데 도움이 되므로, 힘든 시기에는 유머 감각을 발휘하는 게 특히 중요하다. 또 사람들은 같이 웃을 수 있는 것을 찾게 되면, 결속하기 시작한다 (333).

 

한국 사회는 사실 좀 경직되어 있다. 함부로 입을 벌려 웃으면 가볍다는 취급을 받는다. 반면 불쌍한 우리네 남성들. 평생 남들 앞에선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고 교육받으며 성장한다. ? 인간에게 웃음과 눈물은 아주 자연스러운 생체 반응이다.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고. 그런데 왜 우리는 이것을 억누르며 살아야 할까?

 

사실 깊고도 진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감성의 통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감성이 통한다는 사실은, 상대에게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풀어놓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슬플 때 기대어 울 수 있고, 기쁠 때 함께 웃을 수 있는 동지들.

생각만 해도 든든하다.

 

관계 경영의 꽃, 시너지 효과:

내가 운 것은 짐과 캐럴과 보브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였다. 매일 아침 그들을 만나는 게 좋았다. 우리가 작은 승리를 거두었을 때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대단히 어려운 일을 함께 열심히 하는 데서 오는 유별난 동지애가 좋았다. … 나는 그 곳이 편안했다 (88).

 

시너지는 전체가 각 부분을 더한 것보다 클 때를 뜻하는 멋진 말이다. 비즈니스에서는 상이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합해져서 하나의 해결책을 만들어내거나 조직의 여러 부문이 시장에서 함께 작업할 때, 성장과 시장이나 이익을 공유할 기회가 더 커지는 것을 뜻한다 (160).

 

인간의 삶은 결코 1+1= 2가 아니다. 관계에 따라, 1+1 -100이 될 수도 있고, 무한대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관계가 중요한 것이고, 우린 관계로부터 멀어질 수 없는 것이다.

 

칼리 피오리나에게 배운 관계에 나의 생각을 얹어 이상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정리해보자면 (물론 이 분야 역시 사자 프로젝트를 하면서 심도 있게 연구, 발전될 것이다):

 

첫째. 가치관이 같아야 한다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결코 한 배를 탈 수 없다.

둘째. 재능이나 역량 혹은 기질이 서로 조화로워야 한다.

셋째. 서로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개인은 자아성찰에도 꾸준히 노력하는 구성원들이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넷째.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감성의 공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다섯째. 시너지는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칼리 피오리나의 문화 경영:

 

술과 채식 그리고 나:

결국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생산적인 논의에 사적인 관계가 요구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사적인 관계를 맺으려면 시간이 걸렸고, 그런 관계는 한 상에서 먹고 마시면서 생겼다 (139).

 

이탈리아에서는 인생에서 좋은 일들을 함께 즐기면서 체면을 적절히 지키는 시간을 통해서 신뢰와 존경이 쌓인다. …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함께 술을 마시면서 신뢰와 존경이 쌓인다  (141).

 

크큭. 나는 한국의 술 문화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세상에~. 서구 사회의 여성 경제인도 피해갈 수 없었던 술자리를 내 어찌 감히 한국인으로서 피하려 했었던지!! ㅎㅎㅎ 그러면서 첫 직장에서 유일한 여자 컨설턴트였던 날 불러서 충고 아닌 충고를 던지셨던 전무님이 떠올라 나 혼자 소리 내어 웃었다.

 

박 대리, 이리 와 봈나~!” 전무님께선 듣기 좋을 정도의 경상도 사투리를 쓰시는 분이셨다.

~”

자네, 술 쫌 하나?”

아니오. 죄송한데요. 저희 아버지때부터 술은…”

그럼, 노래는 쫌 되나?”

그게, 전무님. 제가 쫌 많이 음치라서요…”

그럼, 골프는 치나?”

전무님. 정말 죄송한데요제가 운동에 소질이 없는데, 그 중 특히 골프는….”

치와라~!! 그래 갖고 무신 한국에서 꺼리어 머시기가 되겠다고!”

 

하하하. 지금 생각해도 기억이 생생한 장면이다. 크크크.

 

그러나 그 때는 이렇게 웃지 않았다. 오히려 ! 실력으로 보여드릴께욧!”하고 속으로 되뇌였다. 체질적으로 술을 못하기도 했지만, 술자리에서 어찌어찌 해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어쩐지 나의 소신을 저버리는 행위 같다는 내 얕은 소견 때문이었다.

 

. 다음은 시간이 휘리릭~ 흘러 변경영 면접 여행이다. 난 그때까지 그야말로 멸치 국물도, 계란이 들어간 빵이나 그 어떤 과자도 먹지 않는 철저한 채식인이었다.

 

그러나! 세상에나 맙소사! 면접 여행 때 17Km를 걷고 들어선 저녁 상에서 난 그야말로 거의 손가락으로 오징어 뒷다리를 집어 먹었다!! 크크크크큭.

 

뭐 진정 먹고 싶은 욕망도 컸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채식을 포기할 만큼 의지가 박약한 사람은 아니다. 다만 그 때 그런 느낌이 들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17km를 걸어본 나로서는 (그래서 더욱 그런 느낌이 강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남자들 표현을 빌자면 사선을 넘어 온 동지들과 함께 하는 저녁에서 이것저것 가리고 싶지 않았다. 몸에서 받아만 준다면, 그야말로 술도 사발째 들이키고 싶은 심정이었다고나 할까.

 

나는 이런 술자리 문화를 존중하게 되었다. … 신뢰, 존중, 함께 나눈 경험이 비즈니스를 한결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사실이다. 상대방의 관습에 참여하면 상호 이해의 토대가 마련된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146).

 

그런 의미에서 나보다 더 정확히 술자리 문화를 이해한 피오리나가 새삼 대견하다. 그런 것 같다. 이제 나 연구원 동료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술이 땡긴다. 크큭. 와인 몇 모금 마시게 된 주제에 이렇게 표현하니 참으로 우습기는 하지만, 그래도 술이 너무도 땡긴다. 이들과 함께 하면 말이다. 이제는 한국 남성들이 몸을 망칠 만큼 과음하는 문화만 살짝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 정도가 남았을 뿐이다.

 

루슨트 Vs HP:

로드쇼는 하루 8번씩 설명회를 열면서 3주간 정신없이 진행되었다. 그래도 난 매 순간이 좋았다. 헨리, , 내가 빈틈없는 팀을 이루는 강렬한 쾌감이 있었다. 또 처음으로 뭔가 한다는 전율감과 내가 마음 깊이 믿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짜릿함이 있었다. 우리가 회사를 제대로 세우고 있다는 것을 아는 기쁨도 있었고 (182).

 

9월 어느 아침, 완전히 독립 회사가 되었음을 상징하는 열기구를 하늘로 띄워 보냈다. 새로운 회사 깃발이 상쾌한 뉴저지의 바람에 펄럭이자 또 눈물이 나왔다. 나는 루슨트를 사랑했다 (182~3).

 

피오리나의 책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의 하나이다. 루슨트에서의 그녀는 빛이 난다. 열정과 사랑이 넘친다.

 

그들은 HP 방식을 존중할 사람을 원했다. 문화를 변화시키되 망가트리지 않을 적임자를 찾고 있었다 (212).

 

우리는 포부를 안은 목적과 문화에 대해 대화했다. 나는 문화에서 중요한 가치들이 더 높은 성과를 끌어내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214).

 

반면, HP로 이야기가 넘어가면, 거기에는 더 이상 루슨트에서 이야기하던 따듯한 열정이 사라진다. 그녀였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더군다나 스스로 선택한 HP였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전과는 극명한 대비를 느낄 수 있다.

 

1997 11, 나는 2년간 거기 몰입해 보기로 결정했다. 루슨트를 떠날 수가 없었다. 그러기에는 그 곳을 정말로 사랑했다 (194).

 

또 다시 바보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약 그녀가 HP로 옮겨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그녀 정도라면 루슨트에서 최고위 자리도 한 번 노려볼만 하지 않았을까? 어차피 위치를 목표로 삼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만약 CEO까지 도달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에 못지 않은 일들을 해낼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HP HP의 이사회는 처음부터 그녀와는 한 뿌리가 아니었다. 그녀의 능력은 출중하기에 그 어려운 상황에서 컴팩과의 인수, 합병은 이뤄냈을지 모르지만, 가치관이나 철학 혹은 문화가 맞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갈 수 있는 길은 거기까지였다.

 

물론 그 전에도 그녀는 수많은 이동과 변화를 겪으며 잘 적응했지만, 그 때마다 그녀가 자신의 가치관을 바꾼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개인의 문화라 할 수 있는 가치관은 일관성있게 유지했던 것이 성공의 한 가지 요소라 할 수 있겠는데, 유독 HP의 강한 문화 앞에서는 그녀 조차도 어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녀의 많은 선택들 중 진정 터프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문화란?:

HP의 사람들이 HP이다 (241)

 

비록 HP에 오래 머무르지는 못했지만, 문화에 대한 그녀의 시각을 한 마디로 보여주는 문장이라 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 브랜드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엿보자면:

 

참되고 강력한 브랜드는 회사의 로고나 마케팅 슬로건보다 중요하다. 정신을 점유하지 않으면 시장 점유는 이룰 수가 없다. 그러므로 시간을 두고 브랜드에 투자하고 이를 키워야 한다. … 참되고 강력한 브랜드는 어떤 모습이 되겠다고 말한 대로 실행하는 약속이고, 그 약속을 일깨워주는 것이기도 하다 (344).

 

브랜드가 뭔가? 결국은 기업의 이름이다. 개인에게 이름이 그러하듯이 기업에게 브랜드 역시 고유 특성과 히스토리를 지니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당연히 한 기업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정신이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야 마땅한 일이겠다. 그러므로 역으로 생각하면, 결국은 기업 역시 사람일 뿐이다.

 

우리의 분명한 목표는 두 가지 DNA를 이용해서 더 강하고 좋은 회사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습관과 개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우리는 문화 실사라고 부르는 것을 처음으로 해보았다 (357).

 

이것이 비단 기업의 인수, 합병에만 해당되는 말일까? 개개인의 인간 관계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문화가 무엇인가? 음악이나 미술만이 문화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내게 문화란, 한 개인이 삶을 대하는 가치관과 그 가치관에 따라 표현되는 삶의 양식. 그게 바로 문화이다.

 

 

<힘든 선택들>에게서 배운 리더십

플러스 Business Manual by Alysa J.Park 2.0 =


Business Manual by Alysa J.Park 3.0 (updated in sky-blue)

1      비전

비전: 한국 문화 속에서 세계를 리딩할 수 있는 문화 코드를 건져 올린다 (현재로서는 관계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싶다). 그리고 그 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전파함과 동시에 한국인 스스로 우리가 얼마나 멋진 문화를 지닌 매력적인 민족인지 함께 느끼고 싶다.

 

2      경영 철학:

이문을 남기되 또한 사람을 남겨야 한다 / 일생에 단 한번 만날 수 있는 사람을 놓치지 마라.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지킬 나의 경영 철학이자 인생 철학.

 

3      Mission (수익성을 내기 위한 시장에서의 목표)

 

하나의 스토리를 갖고:

1)    스토리 전파 방식에의 차별화 및 다양화

2)    스토리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 모델 개발

 

4      전략:

A.     책은 깊은 책을 읽는다.

B.     그러나 일은 놀이처럼 한다.

C.     다양한 문화를 체험해 본다.

 

5      실행 방식

A.     변경영을 통해 얻게 되는 소수의 파트너들과 공동 소싱 형태로 프로젝트 운영: 프로젝트 진행 시에도 나와 상대 모두 최선의 결과를 위한 준비를 갖추었는지, 침착히 점검한다.

B.     언젠가, 누군가와는 통합에의 가능성도 있다. , 아주 오랜 시간 사람도 일도 지켜볼 일이다.

 

6      변화경영: 나와 공동 소싱 파트너들에 대한 기본 철학. 변화경영에 성공한 이들이란:

A.     내면의 열정에 따라 불꽃을 피우고 혁명에 성공한 이들

B.     그래서 자신과 세상을 향해 솔직하고 진솔한 이들

C.     어려운 과도기를 이겨낸 우직하고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이들

D.     자신이 변화함으로써, 타인이 변화할 수 있도록 긍정의 에너지를 나눠줄 수 있는 이들

E.      인생을 웃음과 여유로 관조할 수 있는 이들

F.      일을 놀이화할 수 있는 이들: 일을 할 때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이들

 

7      윤리경영 (가치관): 나와 파트너들에게 요구되는 기본 인성

A.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B.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자이고 싶다 진정성과 겸손

C.     밝고, 따듯한 긍정의 에너지를 나눠주는 자이고 싶다

D.     불영과불행: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한 자이고 싶다

E.      늘 최선은 다하되, 결과는 하늘에 맡길 줄 아는 자이고 싶다

 

8      윤리경영 (가치관): 나와 파트너들에게 요구되는 자아발전적 가치관들

A.     꿈과 비전이 있는 삶

B.     (좋은) 책을 읽고,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삶: 배움의 생활화

C.     (그 가운데) 나만의 전문 분야를 일궈나가는 삶

 

9      관계경영: 목표는 시너지다!

A.     자아분석: 내게 필요한 유형별 파트너

                i.         IT or Technical Field Profession: 나는 온라인상에서 기술적으로 다루는 일은 거의 절벽이다. IT나 데이터 베이스 관련 분야 역시 그러하다. , Technical 한 부분이 굉장히 취약하다.

               ii.         현실의 행정업무 등에 유능한 파트너: “작가는 현실의 달인이 아니다.” 사부님께서 첫 오프 수업 때, 나의 발표를 들으시고 해주신 코멘트 중 하나였는데, 정말 내게 적합한 표현이셨다. 난 현실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일은 참으로 약하다. 조용히 혼자서 기획을 하거나 전략을 짜는 일은 좋으나, 행동 대장은 내 역할이 아니다. 

              iii.         단기간에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는 친화력을 지닌 파트너: 둘째와 비슷할 것 같은데, 강의나 프레젠테이션 같은 1회성 관계가 아닌 실질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에 있어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필요하다 (프레젠테이션을 못하지는 않는데, 이는 후천적 트레이닝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아니면, 내 안의 그 무언가의 표현이던지). 나는 조용히, 그러나 나만의 방식으로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희망한다. 그러므로 성과 위주의 단기 프로젝트는 내겐 어울리지 않는다.

              iv.         연구 & 개발자: 은근히 자료 수집하고 연구하는 거 안 좋아한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에 비해 지식이나 정보에 대한 탐구심은 부재다. 아마 난 기자와 같은 저널리스트 계열이 아닌 문학이나 철학 방면의 인문학에 더 맞는 유형인 것 같다.

B.     시너지를 내려면

                i.         가치관이 같아야 한다: 적어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지 않나

               ii.         기본 인성과 재능 혹은 역량이 조화로워야 한다

              iii.         감성적으로 공유할 수 있고, 대화가 통해야 한다

C.     People Management

                i.         전제 조건: 갈등은 충분히 발생 가능한 일이다. 갈등 자체에 실망하지 말자. 중요한 건 발생한 갈등을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ii.         해결책: 토론

1.      서로 존중하기

2.      서로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3.      수직 관계를 잠시 내려놓고 자유로이 생각해보기

4.      단순한 오류의 지적이 아닌 해결책 제시하기

D.     Crisis Management

                i.         회피 원인: 실패를 인정해야 하는 정신적 고통 및 책임 부담

               ii.         해결책: 위기는 방치할수록 커진다. 조기에 적극 해결책을 모색하자

 

10    문화 경영

내게 문화란, 한 개인이 삶을 대하는 가치관과 그 가치관에 따라 표현되는 삶의 양식. 그게 바로 문화이다

 

11    일과 생활의 균형: 함께 일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곧 내 친구라면, 일과 생활이 자연스레 많이 겹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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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7 23:35:03 *.249.57.176
따부님~ 저 또 드릴 말씀 있어용~
오빠야랑 동생들이 갈켜 줬는데용, 이번주에 로딕 책을 건너뛰고
동료들과 보조를 맞춰서 진도를 나가다가, 로딕 책은 맨 끝에 읽으면 된다는거요~
그래야  댓글도 그러콩, 이야기도 그러콩, 낄 수 있다고요~ 

어째서 전 그런 기발한 생각을 몬했을까요.. ㅋㅋㅋ 지가 쫌 그래용~ ㅋㅋ

지난주랑 이번주 소란피웠으니까
당분간은 증~~~말 얌전히 지내겠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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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산
2009.09.28 01:31:08 *.126.231.195
누나처럼 책을 읽어낼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암벽을 기어오르듯이 집중력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누나의 땀이 보여요. 칼리 피오리나를 보면서 누나를 떠올렸는데
그 중 가장 깊게 공감했던 것은 사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옳다고 판단하는 부분에 있어서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무엇보다 노력없는 댓가를 기피한다는 것이었죠.
누나의 미래를 지지합니다.^^ 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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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별이
2009.09.28 09:50:38 *.66.16.105
원래 식구들끼리는 무조건 잘한다~잘한다~ 해주는디
우리 진짜 식구 맞구먼! ㅎㅎㅎ
내는 니 미래를 지지하는디, 긍께, 긍께.
우린 쭈~~우욱 항께 가야한다니께.잉~! 누나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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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30 08:04:34 *.143.134.235
먼별 언니~

내용은.. 장난끼 가득한 먼별이가 아닌데여.. ^^

전.. 피오리나의 글 읽으면서 '여자와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던걸여..
그녀도  일하는 데 있어 여자를 드러내지 않아.. 저도 굳이 다룰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쓰지는 않았는데여..

전.. 여자들이 주무대인 환경에서 일하다보니.. 오히려 그들이 더 아닐 때도 많았져..
가끔씩.. 별 이유없이.. 치고 들어오는 간사한? 남정네들이 있으면..
몇번 두고 봤다가.. 정말 아니다 싶으면.. 화~악.. ㅎㅎㅎ
뭐.. 제 승질 어디 가겠어여.. 선배들이 좀.. 조마조마해 했져.. ㅇㅎㅎ

굳이 남녀를 가리지 않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 이거이만 있으면.. 좋을텐데여..
서로가 잘하는 일이.. 장점이 분명히 있을텐데여.. 그걸 인정하기가 제일 힘드나봐여..

피오리나.. 멋진 여자임이 분명한 거이 같아여.. 
제 마음에 무찔러 들어오게 한 거이가.. 그 때?를 같이 한 덕분에.. 좀.. 많았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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