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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6일 00시 35분 등록
 

코끼리와 벼룩

찰스 핸디지음 | 이종인 옮김

생각의 나무


Ⅰ. 저자에 대하여


찰스 핸디는 아일랜드계 영국인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철학자로 조직 행동과 기업 경영분야의 전문가이다. 아일랜드 킬데어에서 성공회 부주교의 아들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오리엘 칼리지에서 고전문학, 역사 그리고 철학을 공부했다. 이후 석유회사 쉘의 마케팅 부서에서 비즈니스 경력을 쌓던 중 미국으로 건너가 MIT 슬론 스쿨에서 경영 공부를 시작했고, 이 때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워렌 베니스와 교류하게 되면서 ‘조직’에 관해 흥미를 갖게 되었다.


1967년 영국으로 돌아온 뒤, 런던 비즈니스 스쿨 설립과 경영자 프로그램 조직 과정에 참여하였고 1972년에는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경영심리학 교수가 되었다. 1977년에서 1981년까지, 사회 윤리와 가치에 관한 연구와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윈저성의 세인트 조지 하우스 학장을 지냈다. 1987년에서 1989년까지 런던 왕립예술학회의 회장을 역임하였고 영국 여러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비즈니스맨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인물들을 선정하는 ‘사상가 50(The Thinker 50)'에 2001년 피터 드러커에 이어 2위, 2003년 게리 하멜에 이어 5위, 2005년에는 10위에 오른 바 있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동안 내놓은 저서로는 1994년 ’올해의 경제평론가상‘을 수상한 <텅 빈 레인코트>를 비롯하여 <비이성의 시대The Age of Unreason> <정신의 빈곤The Hungry Spirit> <코끼리와 벼룩> <올림포스 경제학>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조직의 이해>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등이 있다.



Ⅱ. 내 마음을 무찔러 든 글귀


들어가는 글

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하기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안정을 내팽개치고 바로 그 새롭고 무모한 모험의 세계를 선택한 것이다.  p.11


여성의 사회진출이 과거의 대기업과 전문직 분야를 빼놓고는 모든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p.15


경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면서 과거의 코끼리 기업은 벼룩기업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것은 정말 새로운 세계이다.  p.17


인터넷과 웹은 20년 전에는 생각조차 못 한 방식으로 벼룩과 코끼리의 삶을 바꾸어 놓은 두 주력 부대이다.  p.20


오늘날 우리는 이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또 그 기간 동안의 생활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정말 난감한 것이다.  p.23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뚜렷한 대안이 없음을 나는 잘 안다. 하지만 우리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인생의 무소속 배우로서 벼룩의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 좋든 싫든 그게 거부할 수 없는 도도한 추세이다. p27


벼룩과 연금술사


만약 어떤 것을 정말로 간절히 바란다면, 그것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그런 지식과 기술을 어디서 발견할 수 있는지 알아내게 된다. 그런 열정이 있으면 먼저 실험부터 하게 되고 그 성패 여부는 전혀 걱정하지 않게 된다. 연금술사는 실패와 실수를 말하지 않고 오로지 학습의 경험만을 말한다. 학습의 비결로 열정을 내세운다는 것이 다소 기이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모든 시대, 모든 수준에서 통했다는 것을 확신한다.  p.30


포트폴리오 생활은 당신에게 성공의 의미를 재규정하도록 요구한다. 대기업의 직원이라는 명함 하나로 그 사람의 수입, 지위, 신분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회사에 자신의 시간을 팔아넘김으로써 회사가 규정하는 성공 개념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다. 적어도 그 회사에 다니는 동안에는 말이다. 회사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는 당신 스스로 당신의 존재를 규정해야 한다.  p.31



1부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p.37


개인에 대한 존경, 진리에 대한 외경이 좋은 미덕으로 여겨지지 않고 하나의 장애로 생각된다면 그건 정말 곤란한 일이다. 내 유년 시절의 이런 유산과 타협하는 데에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만약 내가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면 또 특별히 바꾸기를 원하지도 않는다면 그런 미덕이 장애가 되지 않는 생활방식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남들을 움직여야 할 책임이 없는 벼룩이 되었고, 내가 본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는 작가가 되었다. p.44


하지만 나는 이혼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슨 뜻인가 하면, 부부의 생활방식이 바뀔 때 서로 이혼을 하여 새로운 배우자를 추구하기보다는, 부부 사이에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추구하는 것이 더 낫다는 뜻이다.  p.45


우리는 모두 우리의 개인적 역사를 신화화하기 때문이다. 마술적인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가 자신의 자서전 서두에서 말했듯이,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당신이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p.56


과연 내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면서 찾아줄 사람이 있을까? 성공이란 무엇이며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성공한 사람인가?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이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p.60


나는 그 의사와 상담한 결과 내 문제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모른다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나는 사십대 중반에 이르러 여러 가지 역할과 직장을 거치고 난 다음에야 ‘내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p.61


남의 결재를 받기 위해 내 어깨 너머를 쳐다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난생처음으로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주무른다는 것, 내가 아닌 그 어떤 것으로 위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런 상태를 편안히 여긴다는 것 등등이 너무나 좋았다. 어떤 사람들은 나보다 먼저 이런 상태에 도달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결코 이런 상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그것은 원하지 조차 않을 것이다.  p.62


행복이라는 저울대에서 무게를 달아 본다면 거기에는 일말의 의심도 있을 수가 없다. 자유는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고 그래서 늘 이기는 것이다.  p.64


내게는 그때까지의 세상이 불공정하고 강압적이고 불유쾌한 것이었다는 확신을 갖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이 무엇인지 재빨리 알아내야 하고 고개를 푹 숙여야 하고 학교 당국이 정한 테스트를 가능한 좋은 점수로 통과하는 것이었다.  p.65



나는 점점 더 현실을 교실 속으로 가져올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교실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현실을 분석하고 그것을 좀 더 훌륭하게 개념화하는 것뿐이다.  p.92


나는 학교가 인생을 미리 실험하는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재능-우리 모두는 시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재능을 갖고 있다-을 발견하는 곳, 자기의 과제와 다름 사람에 대한 책임을 배우는 곳,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언제 필요한지를 깨닫는 곳, 인생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가치와 신념을 탐구하는 곳, 이런 곳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내가 볼 때 그런 것들이 지식 위주의 교과과정보다 더욱 매력적인 교과과정이라고 생각한다.  p.95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고 말했다.

왜 우리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는 없어. 네 몸을 한번 살펴봐. 너의 다리, 팔, 귀여운 손가락, 그것들이 움직이는 모양 등은 모두 하나의 경이야. 넌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 베토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넌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넌 정말로 하나의 경이야.’  p.95


제2부 인터넷 기대의 기업 문화 -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하고 남들로부터는 그들이 제일 잘하는 것을 돈을 주고 사는 게 최선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p.115


컨설턴트들은 그 결과 생겨나는 회사 조직은 기본적 구조틀(matrix)이상의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그런 틀이 아주 복잡한 네트워크 같은 것이 되리라고 전망한다. 동시에 그런 네트워크를 연방(federation)이라고 부르고 싶다.  p.128


첫째, 그들은 열정적이다.

둘째, 자신의 꿈에 강하게 매달리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설혹 현실이 그런 꿈과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도 그들은 그 꿈을 놓지 않았다.

셋째, 연금술사들은 제 3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보았다.  p.137


연금술사 대부분이 적당한 시기에 황금의 씨앗을 부여 받았다는 것이었다.(내가 나의 선생님으로부터 그런 씨앗을 받았던 것처럼). 그들이 존경했던 교사, 첫 번째 상급자, 목사, 대부 등이 그들의 특별한 재능을 알아보고 그들이 그 분야의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었던 것이다.  p.138


지적 재산권의 소유자인 핵심 직원들이 회사를 인질로 잡고 보상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오지 않을까? 그렇다면 노동자가 생산의 수단을 장악해야 한다는 마르크스의 희망과 예언이 아주 기이한 방식(마르크스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실현될지도 모른다. p.158


'우리들이 다섯 살이 되기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하나의 규범으로 정착된다. 서른다섯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흥분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서른다섯 이후의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난처하게 한다.‘  p.160


연극구경, 기분전환 여행, 외식, 축구 구경 등 소위 체험 경제(experience economy)가 오래 전에 실물 경제를 앞질렀다. ‘우리와 함께 여행하는 체험을 즐겨보세요’ 이렇듯 체험 경제에서는 회사들이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파는 것이다.  p.169


'고용 가능성(employability)'은 ‘프리랜서처럼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고 많은 직원들이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유연성(flexibility)'은 아무에게도 장기전에 걸쳐 그 어떤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충성심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에 대한 것이고, 둘째가 자기 팀과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이 회사에 대한 것이다.  p.198


어쩌면, 장래의 어느 시점에 은퇴라는 말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그들은 재능 있는 직원들이 바라는 게 안식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p.199


수요가 위축되면 자본주의는 시들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진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마음을 억누를 때에도 역시 자본주의는 위축된다.  p.213


싱가포르는 마치 코끼리 기업의 운영방식처럼 운영되고 있는데, 그 전제조건은 기업에 소속된 사람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독립심이 강한 벼룩들 혹은 연금술사들에게는 맞지 않는 장소이다.  p.217


'당신이 직접 벌어들인 돈은 당신의 인간적 가치를 보여주는 훌륭한 표시이므로 자랑해야 할 일이지 결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일은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일은 나쁜 일보다 당연히 더 많은 돈을 벌어들여야 한다. 따라서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은 남보다 더 많이 좋은 일을 했다는 뜻이다.‘  p.221


내가 이런 과정에 대하여 가장 우려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기업이 사고파는 일반 상품처럼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 회사에서 현재근무중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p.225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일반 직원보다 5백배나 많은 봉급을 최고 경영자에게 제공하는 급여제도가 과연 정당한 것이냐는 의문을 갖게 된다.  p.229


나는 그 엄청난 불공평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것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아킬레스건이고 또 자본주의를 치욕적인 종말로 내닫게 할 이유라고 생각했다.  p.230


나는 또 미국이 전 세계 변화사의 70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든다. 이것은 로버트 퍼트남이 지적한 신뢰의 붕괴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가 아닐까?  p.236


부가 행복을 가져온다고 믿는 사람은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일련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국민소득 1만 달러가 효용체감의 시작점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이제 극심한 경쟁 사회로 들어서서 우리의 이웃과 자꾸 비교하게 되고, 우리의 과거보다는 미래를 더 신경 쓰기 때문이다.  p.256


자본주의는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는 유일한 게임이다. 설혹 그것을 멈추고 싶더라도 우리에게는 방법이 없다. 단지 그것을 어는 정도 길들일 수 있을 뿐이다.  p.258


터보 자본주의(turbo capitalism: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부자 위주의 자본주의)가 또 다른 형태의 파시즘을 야기 시킬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단결하여 들고 일어나면 히틀러 같은 인물을 집권시킨 포퓰리즘(재중주의 혹은 인기영합주의)이 언제라도 다시 고개를 쳐들 수 있다.  p.259


경영학의 귀재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쟁하지 말라. 일을 남들과 다르게 처리하고 승리의 개념을 재규정하라. 적어도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그렇게 할 가능성을 준다. 홍수에 휩쓸려갈 때에는 선택 안을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홍수는 때때로 우리를 새로운 장소, 새로운 가능성으로 데려다 준다.  p.260


만약 좋은 사회를 만들려는 미국인의 정력과 자신감, 케랄라 사람의 매력과 다정함, 싱가포르 사람의 극기심과 결단력을 종합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가장 좋은 형태의 자본주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교차 문화적(cross-cultural)기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자본주의의 진짜 문제는 목적과 수단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이다.  p.261


자본주의는 부를 창출하는 수단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목적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그래서 그 부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또한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이다. 만약 이런 현상이 심화된다면 바로 그때가 자본주의의 몰락 시점이 되는 것이다.  p.262


제3부 독립된 생활 -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


사실을 까놓고 말하자면 나는 그런 초청장이 그리웠다. 그것은 사회적 배제에 의한 죽음이었다. 아예 초점을 못 받는 것보다는 초청을 받고서 파티에 갈까 말까 망설이는 게 더 나은 것 같았다. 나는 이렇게 자문하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면 과연 내가 남들에게 가치 있는 사람일까? 나라는 존재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내파티는 실존적 고뇌를 가져 올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공동체의 현대적 상징 중 하나였다. 이제 그런 공동체가 나에게 없는 것이었다.  p.268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과 자유롭게 되고 싶은 마음 사이의 갈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p.269


내 마음대로 미래를 창조하고 나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나는 나의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나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려면 직감에 따른 반응 이상의 것, 그러니까 전략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어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것은 사명감 혹은 내재된 목적의식에서 흘러 나와야 한다. 만약 그런 목적의식이 없다면 나는 전에 만나보았던 많은 기업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그 회사들은 그저 살아남는 것만이 목적으로 내년까지만 무사히 버티자는 생각밖에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단지 살아남는 것은 인생의 충분한 목적이 되지 못한다. 그것은 숨쉬기가 인생의 목적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안심한 일이다. 설혹 다른 회사들에게는 그것이 목적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내게는 안 될 일이었다.  p.271


열정은 막연한 희망으로부터는 생겨나지 않는다.  p.273


비록 여러 해 동안 나 자신으로부터 나의 꿈을 감추면서 기업의 중역이 되려고 애써왔지만 내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p.274


나는 우선 나의 경쟁자들이 쓴 책들을 모조리 읽어치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얻은 결론은 이런 것이었다. 경영서는 좋은 개념들로 가득 차 있으나 일기에 너무 따분하다. 남보다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르게 하라.  p.278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서 보고 듣고 살펴라. 그런 다음 그런 견문을 당신의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수단으로 삼고 또 그 새로운 개념을 부지런히 사용하여 당신의 의식의 일부분으로 만들라. 만약 그 개념이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재빨리 내다 버리고 다른 곳에서 다시 찾도록 하라.  p.284


나는 그것을 ‘엿보기에 의한 학습’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어쩌면 본질적으로 다 염탐꾼인지 모른다.  p.285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이다.  p.290


하지만 곧 나의 빈 시간표는 즐거움이 아니라 근심거리가 되었다. 황홀함은 곧 고통으로 바뀌었다. 회사는 일종의 감옥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 가지 커다란 혜택이 있었다. 회사는 당신에게 일을 준다.  p.293


균형 잡힌 생활은 남녀 불문하고 가정 일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한다. 포트폴리오 인생(자유로운 벼룩 인생)은 우리에게 그렇게 할 기회를 제공한다.  p.296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밖에 없다. 돈 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이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내 경우, 공부의 핵심은 글쓰기이다. 소설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작가들은 실제 글 쓰는 시간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데 투입한다.  p.299


우리가 충분한 동의 액수를 낮추면 낮출수록 다른 일을 할 자유는 그만큼 더 많아지는 거야. 돈을 너무 강조하면 돈은 너를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돈 버는 일에 꽁꽁 묶어둘 수 있어.‘  p.308


포트폴리오 인생은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부유한 것은 아니다. 프리랜서 생활의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대가는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프리랜서 노동자의 진정한 딜레마에 봉착했다. 나의 노동력과 재능을 어떻게 광고할 것이며,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부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그것이었다. 또다시 나를 도와준 것은 아내 엘리자베스였다.  p.310


‘당신은 브랜드가 필요해요’


사람들이 당신에게 강연이나 강의를 요구할 때, 당신이 무엇을 표상하는지 또 당신의 값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알아야 해요. 당신이 하는 일이 자랑스럽고 또 당신이 어느 의미에서 특별하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당신을 팔아먹을 수 있어요. 좋아요, 브랜드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걸 명성이라고 해요. 아무튼 이 일을 계속하려면 명성을 확립해 그것을 계속 지켜나가야 해요.‘

특별한 광고나 홍보도 하지 않고서 복잡한 시장에서 우뚝 솟으려면 자기 나름대로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프리랜서의 생명은 명성, 명성, 명성인 것이다.  p.311


자기의 명성은 자기가 구축하는 것이다.  p.312


결국 중요한 것은 입소문, 만족해하는 고객, 성공적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리고 기다리는 것과 같다. 출판사는 당신보고 책을 써보라고 하지 않는다. 먼저 당신이 책을 써놓고 필요하다면 자비 출판이라도 해야 한다.  p.313


권력을 내주고 영향력을 받아온 사람이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순간은, 자신이 세상에 유포시킨 아이디어가 생전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에 의해서 채택되고 또 사용된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이다.  p.317


아 그 리뷰들! 모든 저자, 배우, 공연가는 리뷰 따위는 읽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은 숨을 죽이고 읽는 것이다. 좋은 평가는 무시해 버리고 모든 혹평을 기억 속에 각인시키고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런 비평이 모두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고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p.318


자신의 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은 칭찬과 함께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프리랜서(프리랜스 freelance는 원래 용병을 뜻하는 전쟁 용어이다) 생활은 노출된 생활이다. 그것은 자기 신념을 필요로 한다. 비평 혹은 혹평의 형태로 다가오는 피드백으로부터도 배우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포트폴리오 일에서 오는 자유는 그런 대가를 지불하고도 남는 바가 있다.  p.319


포트폴리오 일은 대부분 외로운 작업이다. 내가 하는 포트폴리오 일은 대부분 단기간의 밀접한 인간관계로 선상의 우정 같은 것이다. 배가 바다 위를 항해할 때에만 우정이 지속되고 배가 항구에 들어오면 그 우정은 곧 잊혀지는 것이다.  p.320


나는 은퇴가 인생의 포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벼룩왕국의 진정한 위협은 이기적 사회의 점증하는 위협이다.  p.321


우리는 우리가 해놓은 일의 정당한 재판관이 되지 못한다. 저자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도와주는 편집자는 경쟁자가 아니라 동지이면서 공모자인 것이다.  p.325


성공적인 결혼 생황의 비결은 인생의 사이클이 바뀜에 따라 결혼 패턴을 적절히 바꾸어주는 것이다.  p.333


앞으로 새롭게 등장할 현상은 포트폴리오 사고방식이 전 기업에 널리 전파되리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일과 생활이 균형을 점점 더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그런 현상의 징조를 읽을 수가 있다.  p.343


맺는 글 : 마지막 생각들 -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솔직히 털어놓고 말해 보자면, 대기업은 전혀 없이 벼룩, 독립 생활자, 소기업만으로 이루어진 세계는 생각만 해도 황량하다. 자유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 고독이라면 독립성의 이면은 이기심인 것이다. 자기 자신 속의 기능성에만 맞추어 생활을 하다보면 다른 사람의 가능성은 무시하기 쉽기 때문이다.  p.349


나는 인생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싶어졌다. 그래서 사색, 우정, 반성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마감일과 요구사항에 쫓기지 않는 느릿느릿하고 한가한 삶을 선택하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은퇴가 아니라 내 생활을 다시 구획하여 다른 것들에 더 많은 공간을 부여하자는 것이었다.  p.358


나는 인생이 내 안에 진리를 찾아가는 지속적인 추구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나의 양심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가운데 나 자신이 실현할 수 있는 어떤 존재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가 아닌 어떤 것을 가지고 용케도 상황을 빠져나가는 그런 일은 하지 않는 것이다.  p.368


나는 이탈리아의 르네상스기 인물인 마르실리오 피치오의 사상으로 되돌아간다. 우리의 영혼은 우리 내부에 있는 가장 위대한 것, 우리의 가능성인 것이다. 내 안에 개발되어야 할 잠재력, 선의 잠재력이 엄청 많이 있다는 뜻으로 나를 ‘캐퍼빌리티 찰스’라고 불러준다면 나는 그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겠다. 한 친구는 내게 이렇게 물었다. ‘자네는 자네라는 존재가 지겹지도 않아?’ 그건 정말 멋진 질문이었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것이다.  p.369


'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만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다. p.370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 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이다.’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p.371



Ⅲ. 내가 저자라면


찰스 핸디는 거대조직(코끼리)의 일원인 것이 인생의 전부였던 시대가 끝나고 이제 개인(벼룩) 스스로가 조직인 사회가 온다고 예견한다. 즉 어느 학교를 나와 어느 직장에 있느냐가 인생의 밑그림을 결정하는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다. 찰스 핸디는 앞으로의 시대는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로 승부하는 프리랜서의 시대가 온다고 예견하고 있다. 20세기 고용문화의 큰 기둥이었던 대기업은 이제 직장인들의 희망이 되지 못한다. 이제 직장인들은 코끼리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벼룩처럼 제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


포트폴리오 생활자는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에게 고용된 사람이다. 여러 가지 매력적인 장점이 있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포트폴리오 생활자에게는 대타(代打)가 있을 수 없다. 코끼리들의 조직에서는 늘 대타가 있었다. 내가 아니더라도 일을 대신 해줄 사람이 있었고 일이 잘못되어도 숨을 곳이 늘 있었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시대의 생활자는 늘 준비 하면서 언제나 게임에 뛰어들 준비를 해야 한다. 게임에 뛰어들 준비과정의 핵심은 역시 지식이다. 졸업장이나 학위가 아닌 자기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각과 창의력이다.


찰스 핸디는 이렇게 말한다.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충실해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이제 명분이나 권위의 시대는 끝난 것이다. 회사는 그 누구도 단독 소유가 될 수 없다. 회사는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따라서 회사는 누군가가 임의로 소유할 수 있다는 생각은 낡아빠진 것이다.


이 시점에서 나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포트폴리오 인생. 아직까지 포트폴리오 인생에 대해서 개념이 명확하게 서지는 않지만, 미래사회는 벼룩이 주인되는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 많은 직업분야에서 이들 벼룩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하루라도 빨리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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