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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6일 08시 08분 등록

1부 저자에 대하여

드러켜 교수보다 덜 힘들고, 짐 콜린스보다 다정한 작가:

짐 콜린스를 작가라 부르기에는 어딘가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찰스 핸디를 작가라 부르기에는 그리 힘들지 않다. 드러커 교수를 어쩐지 작가라 하기에는 너무 깊고 넓은데, 찰스 핸디는 비슷한 무게를 다루고 있음에도 어딘지 다정하다.

 

왜일까?

 

나는 톨스토이와 도스트예프스키가 그 어떤 경영서보다도 회사 속의 개인이 처한 시련과 고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것을 알았다. 내 책이 그런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톨스토이 덕분이었다 (273).”

 

바로 여기에 그 비밀이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빼고 나면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넘쳐 나는 물질들? 작가가 지정한 것처럼, 한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부와 물질에는 한계가 있어서, 그 조차도 어느 한계에 도달하면 시들해지고 소모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물론, 대다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수준에 달해보지 못하기 때문에 죽는 날까지 물질을 추구하는 삶을 살수도 있겠다).

 

나 역시도 돈을 많이 번다거나 풍요로운 삶을 배척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작가의 지적처럼 다만 그 한가지가 삶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될 거라는 것에 절대 동감일 뿐이다.

 

저자의 말처럼 나는 한낮에도 꿈을 꾸는 벼룩이고 싶다.

 

한낮에도 꿈을 꾸는 벼룩. 말 자체도 환상적이다. 기분 좋다. 그래서 그렇게 살고 싶은 게다.

 

저자는 참 가슴 따듯한 작가이고, 그런 저자에게 매료되었다. 지난 주 짐 콜린스의 책을 머리로 읽었다면, 저자의 또 다른 작품들은 가슴으로 읽고 싶다.

 

저자보다 더 위대한 숨은 저자, 그의 아내^^

여보,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랑스러워요?” 어느 날 저녁 아내가 물었다.

좋아, 그런대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어때요, 특별한 사람들이에요?”

좋아, 그런대로.”

그럼 당신 회사 셸은 좋은 일을 하는 좋은 회사인가요?”

, 좋아. 그런대로.”

아내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는 좋아, 그런대로; 태도를 가진 사람과 한평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그것은 일종의 최후통첩이었고 나는 그 다음 달 셸에 사표를 냈다. 하지만 그 대화는 언제나 내 귓바퀴에서 맴돌았다. 나는 아내의 지적에 동의한다.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이다 (283~4).

 

내가 천주교 신자에서 불교 쪽으로 가치관이 넘어가면서 (난 세상 종교를 종교로 부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종교라고 이름 부르는 순간부터, 종교는 내 위에 군림하며 나를 지배하려 하기 때문이다. 종교 역시 결국은 인간이 만든 하나의 관습적 제도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종교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역으로 그 종교가 나를 구속하게 하는 것은 반대이다), “환생혹은 윤회라는 개념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과거 수만 번 생의 인과에 따라 현재 내 삶의 행로가 결정지어 졌다. 태어나면서부터 다양한 혹은 불공평한 배경을 지니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철학을 발견하지 못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 현재의 내 삶이 나의 미래, 더 멀리 보면 다음 생애를 결정한다는 사실이었다.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의 지난 수 십 년 간의 과거정도가 아닌, 아주 길고 긴 과거까지를 끌어다 현재의 무기력한 나를 이해해주는 것은 미래의 내 삶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음을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다.

 

불가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 흔히들 다음 생에는…”이란 말을 많이들 한다. 나 역시 윤회 사상은 믿지만,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더, 이번 생을 신나고 즐겁게 살아볼 작정이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 내 삶의 방향을 틀지 못하면, 악순환이 계속될 뿐이기 때문이다. 다시 또 태어나서도 오늘 내가 뿌린 무기력함이란 씨앗에 좌우되는 삶, 힘껏 밀어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찰스 핸디의 아내는 지금까지 접해본 그 어떤 저자의 아내보다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어 미소가 흘렀다. 아내가 아니었으면, 우린 어쩌면 <코끼리와 벼룩>이란 책은 읽지 못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핸디 아자씨, 결혼 잘 하셨군요. 하하하.

 

아탈리보다 덜 정치적이지만, 앨빈 토플러보다 더 날카로운 미래학자:

그가 풀어놓는 미국과 미국의 자본주의 문제점 그리고 대처 시대의 영국을 읽어 보면 넋이 쏙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목소리 톤 하나 높이지 않고 부드럽고도 잔잔하게 말을 이어가는 이 학자의 말에는 소름끼치도록 현 미국의 문제점이 들어 있고, 거기로부터 예측되는 미국과 그에 비해 생각할 수 있는 한국의 미래상은 두렵다 (한국 이야기는 내가 저자라면에서).

 

내가 자크 아탈리를 정치적이라 표현하는 것은 그 자신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표현하는데 스스럼이 없기 때문이고, 현실에서도 정부 기관에 몸을 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찰스 핸디의 경우는 스스로를 정치적으로 규정짓는 않는다. 반면 앨빈 토플러처럼 미래를 장황하게 예측하지 않지만, 그가 바라보는 사회는 놀라우리 만치 예리하다. 유럽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객관적인 시각 덕분이라고나 할까. 대단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통찰력을 지닌 사상가 찰스 핸디와 구 본형

찰스 핸디를 그냥 학자나 저자로 표현하기는 좀 아쉽다. 사회를 꿰뚫는 그의 통찰력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읽었던 27권의 저자 중에서 나의 사부님과 그 음색이 가장 닮았다.

 

부드럽지만 사회 저변을 예리하게 바라보며 깊은 통찰력으로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찰스 핸디가 표현하는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1인 기업의 시대를 읽으면서, 비로소 나는 왜 사부님의 공헌력이 그다지도 중요한지 한걸음 더 깨달을 수 있었다.

 

기업 대 기업의 경쟁이 아닌 수많은 프리에이전트들이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1인 기업가 시대에서 우린 아마 피터지게 이기적인 존재로 변할지도 모르겠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고 활용하려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할키울지도 모르겠다.

 

그 끝에 과연 무엇이 남을까? 상상하기도 싫은 그런 사회에 난 살고 싶지 않다.

 

출발점을, 경쟁이 아닌 공헌으로 의식의 대 변혁을 이루지 않으면 아마 우리는 상당히 힘든 사회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나는 무엇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전달할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고 점검해보아야 하겠다

 

 

3부 내가 저자라면

주제:

주제라기 보다는 저자는 코끼리와 벼룩의 개념이 탄생하게 된 배경인 자본주의, 특히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의 문제점을 유럽인의 시각에서 놀라우리만치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왜 우리는 벼룩 (1인 기업가 혹은 프리랜서)의 시대로 가고 있는 걸까? 다름아닌 점점 더 빨리 속도를 증가하고 있는 무한경제의 미국식 자본주의가 낳은 사회적 현상이다. 그에 따라 예측되는 사회적 결과는 지금보다 더 격심한 경쟁 사회의 도래이다! 끔찍하다.

 

그런데 그런 사회가 오고 있음은 사실 나처럼 평범한 사람조차 느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 저자의 부드러운 그러나 통찰력 깊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봐야 겠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 내 목소리 내기

옥스퍼드는 남의 책을 그대로 베끼는 일을 극도로 경멸했다. 또 남의 책을 인용하는 것은 그것이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을 전개할 수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었다 (81).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나는 호주에 갔을 때 랭귀지 코스를 마친 뒤 파운데이션 코스라고 하는 대학 준비과정 코스를 다녀야 했다. 일종의 예비 대학 과정 같은 거였는데, 인문/상경 계열 지망이었던 나는 수학/정치/경제/영어 이렇게 4과목을 공부하며, 여기서의 학점 결과에 따라 대학 진학 여부가 갈리는 아주 중요한 코스였다.

 

첫 번 경제 수업 숙제를 할 때였는데, 영어는 엄청 못해도 교과서를 그럭저럭 읽으며 꼼꼼히 베껴서 제출한 나로서는 내심 A는 좀 무리같고 아무리 못해도 B는 받지 않을까? 하는 상당한 착각을 하며 꿈 속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런 꿈을 깨준 것은 다름 아닌 담당 교사의 호출이었다.

 

“Alysa, I’ll give you one more chance, so you’d better do it again.”

 

“Sorry?! Pardon me??”

 

교사의 말인즉, 내가 책 내용을 그대로 베껴서 그냥 점수를 주자면 F인데, 대개 한국 학생들이 처음에 저지르는 실수여서 딱 한 번만 기회를 주겠다는 거였다.

 

세상에!... 그 때부터 내 경제 에세이 숙제는 “Demand”“Supply”가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되었다. 달리 어려운 단어를 구사할 능력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 때를 시작으로 나의 뼈아픈 고통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내 목소리 내기

 

단 한 줄이라도 책에서 인용을 할 때는 정확히 출처를 밝혀야 하는 그네들의 규칙에 따라, 가뜩이나 영어를 못하는 나로서는 에세이 숙제 한 장을 위해서도 끙끙거려야 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역시 글을 쓰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귀중한 배움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배우고 익힌 것을 내 안에서 소화시킨 후 내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세상에 내놓기. 작가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수련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렇고, 이번 책을 읽으며 딱!하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왜 미국식 자본주의를 모방해서는 안 되는지 말이다.

 

한국이 미국식 자본주의를 모방해서는 안 되는 이유:

통계적으로 볼 때, 미국은 나이지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제일 불공평한 나라 2위를 차지한다. … 그러니 미국은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볼 대 사회주의를 기다리는 상황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사상 사회주의를 표방한 정당은 미국 선거에서 8퍼센트 이상의 표를 얻어본 적이 없다. 보수와 진보를 표방하는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은 자본주의 사회를 철석같이 믿고 있다 (226).

 

미국의 가난한 사람은 정말 가난하다. 하지만 그들은 혁명을 일으킬 생각을 하지 않으며 중산층도 자신의 생활 수준이 하락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26).

 

어째서일까? 정말이지 이해되지 않는다. 미국 같은 초강대국이 세계 2위의 불공평한 국가라니. 작가말처럼 그 불공평함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는데, 나를 더욱 놀랍게 만드는 것은 그러고보니 미국에 사회주의 정당이 없다는 사실이다!

 

조바심이 날 정도의 내 궁금증에 저자는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해주고 있다.

 

그 대답은 미국에만 독특하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초기 퓨리턴으로 소급되며 개인적 노력을 통한 구원을 강조한 철학에 연원을 두고 있다 (226).

 

이런 정신이 있기 때문에 비록 지금 가난하게 살아도 미래의 언젠가 현재의 부자들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한다 (227).

 

, 그런거였나.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내게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확실한 이해를 심어준다.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미국에서 그런대로 통한다고 보아야 한다. … 그 중에서 비교적 잘 안 돌아가는 것은 분배의 문제 정도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늘 평등보다는 자유를 강조했고 평등은 기회의 평등이지 결과의 평등은 아니라고 믿었다 (233).

 

그랬구나.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도 언젠가는 빌 게이츠가 될 꿈을 꾸며 현실의 가혹한 신자유주의를 참아내는 거구나

 

그런데. 문제는 한국이다. 미국이야 미국인들이 그런 경제 시스템을 선택했다고 치고, 우린 어떨까? 우리가 과연 미국인들이 신자유주의를 수용하는 방식 그대로 국가적 불공평을 수용할 수 있을까? 내 답은 절대 아니다, 이다.

 

우선, 우리는 이미 정당에 보수주의 대 사회주의를 대변하는 큰 흐름이 있을 뿐더러, 심하게는 노동당까지 포진해 있다. 그만큼 국민들의 정서가 일방적인 자유주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라 해석이 가능하겠다.

 

둘째, 우리는 역사상 계급사회로 인해 많은 아픔을 겪은 민족이다. 조선왕조 5백년이 그러했고, 근대 일제 강점시대가 그러했고, 인재 부족으로 일제 시대의 친일파들이 해방 이후 청산되기는 커녕 조국의 근대화라는 명분 아래 그대로 집권 계층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우리들은 우리네 민초들이 역사 중간중간에 혁명이란 사건으로 온 몸으로 불공평에 저항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나마 80년대 넥타이 부대까지의 데모를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은 두터운 중산층 양산뿐이었다.

 

,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빈부격차가 심해지면 언제라도 또 다시 사회는 대혼란으로 빠져들 수 있는 잠정적 요소가 강한 민족이다.

 

그러므로, 이쯤에서 우리는 무턱대고 미국식 자본주의 시스템을 모방하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 이제쯤은 시각을 유럽으로 돌려, 국민간 통합에 좀 더 심혈을 기울이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가 퇴보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나라에 1인 기업 시대가 열리고 있음이 참으로 염려스럽다. 나는 어지간해서는 선거를 하지 않는 비정치적 사람이고, 앞으로도 절대 나 자신을 사회주의라 표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신, 내 자리에서 찾아 보겠다. 보다 나은 한국 사회를 위해 과연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아니, 그에 대한 답도 이미 저자는 잘 보여주고 있다. 그저 위대한 스승님들의 말씀을 잘 따르기만 하면 될 뿐이다

 

. 지난 번 아탈리의 책에서 미국 달러의 수명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찾았다면 너무 억지일까?

 

중국 내수 시장이 성숙하는 날= 미국의 붕괴 시작?

러시아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중국은 보다 조심스럽게 전진하고 있다. … 중국인들은 자급자족적인 중국식 자본주의를 개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의지하지 않고 그들의 국내 시장만으로도 잠재적인 수요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234).

 

무섭다. 그러니까 중국은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이 소비자로서 충분한 힘을 갖출 때, 즉 자신들 스스로 전 지구적으로 그 어느 외세의 간섭없이도 홀로 독자 생존이 가능할 때, 그들이 과연 미국 경제와 달러를 지금처럼 지탱해줄까? 만약 예스라면 미국은 아마 그에 대한 대가로 초강대국의 패권을 중국에게 넘겨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안에 인터넷 붐과 같은 또 다른 혁명적 일이 벌어나 미국에게 잠시 시간을 벌어줄 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결국은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건 비단 나뿐이 아닐 것 같다.

 

이번에 중국이 패권을 잡고 또 얼마간의 시간이 흐를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염려하는 것은 오직 대한민국이 이번에도 주권국가로서 잘 살아남기만을 바랄 뿐이다. 우린 반드시 살아남으리라 믿는다. 민족적 저력으로 말이다

 

, 이쯤에서 이 책의 진짜 주제인 코끼리와 벼룩의 이야기로 넘어가볼까 한다.

 

리콴유도 변화 앞에선 잠 못 이뤘다!

싱가포르는 당초 말레이시아 연방에 가담했으나 곧 홀로서기를 시도했다. …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독립을 선언하던 날 밤 그런 조치가 정말 잘한 일이었는지 걱정이 되어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 그는 국가의 장래를 국민들의 능력에 맡기는 모험을 걸었다. 요사이 말로 하면 국민들의 잠재적인 지적 재산이 가진 것의 전부였다 (207).

 

 

좋지않나?! 천하의 리콴유 같은 분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결정을 내리고는 잠을 못 이루었다고 하지 않는가 말이다!

 

뭐라고? 한 국가의 운명이 담긴 결정과 개인의 변화가 같으냐고? 다를 건 또 뭔가? 아니, 솔직한 말로 나한테야 내 운명이 있고 국가의 운명이 있다고 살짜쿵 느껴질 때도 많지 않느냐 말이다. ㅋㅋㅋ

 

사실 개개인의 삶이 합쳐져서 한 사회를 이루고, 지역 사회들이 모여 국가를 이룬다. 그러므로, 오늘 내가 어떤 삶을 사느냐는 전 국가적 문제나 다름없다. 그리고 내게 나는 전부이고, 우주이다. 리콴유와 같은 분이 그와 같은 결정을 하고 잠 못 이루나, 우리가 내 삶의 변화 하나를 이루고자 하나의 결정을 내리고 뒤척이나 마찬가지란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리콴유 총리가 국민들의 능력을 믿었듯이, 우리도 스스로의 힘을 믿어야 한다.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힘은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이니까 말이다.

 

나의 잠재된 캐퍼빌러티 (Capability)를 찾아야 겠다는 오래된 추구가 나를 지탱해 온 힘이었다 (363).

 

그래서일까? 부드러운 목소리의 저자가 엘리트들이 변하지 못하는 것에는 다소 엄격하게 대하고 있다.

 

엘리트들이 변하지 못하는 것에는 일말의 동정의 여지가 없다??

나는 머무르는 곳 없음의 위험에 직면한 조급한 엘리트들에 대해서는 별로 동정심이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이 자기 자신을 향하여 사치스러운 가학 태도를 부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252).

 

엘리트들이 왜 변하기 더 어려울까…?

 

나는 여기에 우리나라 속담 한 가지가 아주 적절하지 않나 싶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푸하하. 그렇지 않나? 변화란 정말 두렵고 힘든 일이다. 머리 좋은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원래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기도 어려운 법이다. 어당팔 선생님의 말씀처럼 언젠가 한 번은 가슴이 뛰어야 한다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다 버리고 무작정 뛰어내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처럼 극단적인 방법이 아닌 부드러운 변화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므로 어떤 변화의 형식을 취할지는 각자의 몫으로 돌릴 수 밖에 없는 일이지 싶다. 인간의 다양성만큼이나 변화 또한 다양한 형태를 지닐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렇다면 나는 어떤 변화를 이루고 싶은 걸까?

 

나는 이런 벼룩이가 되고 싶당~ ^^:

연금술사들은 다르다. 그들은 자기 앞에 밀려오는 일을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적극적으로 일을 만들어내며 또 그런 일을 성취하여 커다란 차이를 보여준다. 이런 그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그들은 열정적이다. 둘째, 그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뛰어 넘어 자신의 꿈에 강하게 매달리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설혹 현실이 그런 꿈과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도 그들은 그 꿈을 놓지 않았다. 셋째, 연금술사들은 제 3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보았다 (131~2).

 

휴우~ 그야말로 꿈이다. 꿈도 아주 멀고 먼 꿈 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내게 저자는 다음과 같이 용기를 준다.

 

우리는 자면서 꿈을 꾸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낮에도 꿈을 꿔. 이런 사람들은 아주 위험하지.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고 마니까 말이야 (267).

 

오호라~ 그러니까, 내가 낮에도 자주 먼별이가 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네! 낮에도 꿈꾸는 벼룩이 이름 괘얀네. 하하하. 여기에 버나드 쇼 할아버지께서도 한 말씀 남기셨다.

 

모든 변화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만들어 낸다는 버나드 쇼의 말을 생각했다. 이성적인 사람들은 세상이 늘 지금 그대로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318).

 

결국 감성이 이성을 누른다는 말인데, 나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작년인가, 아는 사람이 애니어그램테스트를 해준 적이 있었다. 그 때 나에 대한 결과는 1번 완벽주의자와 4번 예술가 기질이 동점으로 나왔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 멀뚱거리는 나를 보고 그 사람이 한 말, “, 되게 피곤했겠다.”

 

, 내 안에선 언제나 이성과 감성이 비슷한 힘으로 대립하고 있었으니, 내가 그리도 힘들었던 게다. 아직도 그 여파가 남아 있어 지금까지도 무슨 일을 하는데 이성이 내게 완벽함을 지시하고는 해서 힘들 때가 있지만, 그래도 이젠 서서히 본연의 감성이 살아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다행이다

 

끝으로 마르크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그의 묘비명은 참으로 마음에 든다.

 

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364).”

 

한낮에도 꿈꾸는 벼룩이. 내가 꿈꾸는 내 모습이다^^

 

그런데 벼룩이로 잘 살려면 온라인이나 테크놀러지에 뛰어나서만 되는 게 아니었다. 결국 이 모든 일들은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저자도 강조하면서 자신의 와이프 이야기를 꺼낸다 (아무래도 아내 자랑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후훗)

 

다행히 나의 아내는 사회적 브로커이면서 동시에 파트너 노릇을 잘해준다. 타고난 벼룩인 그녀는 회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고 그래서 사업과 개인생활의 공동체를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녀는 폭넓고 다양한 친구들과 계속하여 접촉해 왔다. 그런 접촉에는 e 메일도 때로는 도움이 되지만 함께 만나서 무릎을 맞대고,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264).

 

근데 저자는 사실 아내 자랑을 할 만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참 지혜롭고 강인한 여성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여자는 무조건 약하기만 해서도 안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너무 강하기만 해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겸비하는 것이 바로 지혜로운 여자가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나 참 많이 부족하다. 부끄러울 만큼  더 열심히 자아 성장에 노력해야 한다.

 

우선 술부터 배울까낭…? 아니다. 이런 자세 좋지 않다. 우선 술을 자주 마시며, 마실 때마다 그 양을 늘려가장~ 이 정도 배움의 자세는 갖춰야 현명한 여자의 가능성이 있지! ㅋㅋㅋ

 

다음으로, 변경영과 나에 대한 배움도 있었다.

 

연방주의: 변경영 숲과 나라는 나무의 관계??

세계를 상대로 하기 위해서는 거대 규모의 복합체가 필수적이다. 반면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규모의 조직 혹은 공동체의 존재도 필수적이다. 이런 두 필수사항을 종합하려면 연방주의가 제격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125).

 

사실 연방주의는 중앙주의이면서 동시에 탈중앙주의다 (126).

 

그러나 연방주의는 각 부분이 상호의존적일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127).

 

또한 복수시민권의 원칙이 있다. 한 사람이 소단위와 대단위에 동시에 소속되어서 두 단위 모두에게 소속감을 느끼는 그런 상태를 말한다 (128).

 

만약 그런 규칙이 잘 준수되지 않는다면 그건 참여자들이 일련의 원칙을 갖춘 정치형태인 연방제를 잘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자기 자신을 그런 제도의 일부분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129).

 

그다지 긴 말이 필요 없는 부분 같다. 그저 변경영이란 숲이 울창해지고, 나 또한 그 안에서 깊고 튼튼한 뿌리를 내린 한 그루 나무이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기 위해 내가 갖춰야 할 자세까지도 저자는 당부하고 있다.

 

이해는 관용이다 (129).

 

끝으로 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찰스 핸디의 통찰력이다.

 

찰스 핸디의 통찰력:

우리 내부에는 악도 있지만 선도 있다. 인생이 목적은 우리의 내부는 물론이고 남들의 내부에서 그 선을 현양하고 악을 억제하는 것이다 (362).

 

끝까지 인간에게서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인 것 같다. 우선 나부터

 

<코끼리와 벼룩>에게서 배운 점들

플러스 Business Manual by Alysa J.Park 4.0 =
Business Manual by Alysa J.Park 5.0 (
updated in sky-blue)

우리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자기 판단에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인생관에 입각하여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나가는 것이다 (364).  


아무것도 소용 없다. 실천하지 않는다면.

오늘로써 경영학 서적 끝이다.

이젠 책을 덮고 그 동안 배운 모든 것들을

매일 하나씩 일상으로 불러오는 일만 남았다.

그 모든 노력이 내 머리 속에서 또 다시 죽은 지식이 되지 않게 하려면

이젠 내 안의 영혼을 일깨우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

 

 

IP *.206.7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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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
2009.10.26 11:50:26 *.12.21.60
꿈벗 가을 소풍에서 초아선생님이 그러셨지. 주역에서 말하는 부자가 되는 방법 중 하나가 '대낮에 북극성을 볼수 있어야 한다' 라고.
핸디가 주역을 읽었을까?? 캬캬..진리는 하나구나.
'한낮에도 꿈꾸는 벼룩이' 하여간 이름도 멋지게 잘지어요...^^ 거기에 실천을 붙일 것이니 언니의 행보가 기대 돼.

'작가로서의 자기 목소리 내기' 참으로 부러운 부분이야.
구체적인 내 생각을 갖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나마 떠오르는 생각도 적절히 표현 못하는 내가 어찌나 한심한지 모르겠어.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연습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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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10.26 13:37:32 *.10.137.54
그랭? 에공, 내가 늦게 도착해서 초아샘 강의를 몬들었는데 아쉬웡~
"대낮에 북극성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캬아~ 표현 쥐긴당~ 그러게. 동서고금 진리는 통하나봐^^

ㅋㅋㅋ "한낮에도 꿈꾸는 벼루기" 요것도 구엽지 않냐? 호냥이 못지 않게 구여운 거 같어~ ㅎㅎㅎ

먼 말이시. 이번 네 리뷰만 해도 네 목소리가 잔잔하지만 확실하게 들려오던걸!
듣기 좋았어.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해서 네 목소리로 들려줘. 귀 기울이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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