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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3일 11시 42분 등록

“사람에게서 구하라” – 구본형 지음/ 을유문화사

 

 

저자에 대하여

 

이상하게도 선생님에 대한 저자 리뷰는 항상 어렵게 느껴진다. 아마도 잘 알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마음 속으로 표현하고 행동으로 조용히 챙겨 줄지언정 글이나 말과 같은 외부적인 언어로는 내색을 잘 하지 않는 나만의 고유한 습관 혹은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아마도 머리 속에 ‘과공비례’ 라는 것이 하나의  굳은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지만 그래도 글로 표현해 보기로 한다.

 

감사하다. 그것이 내 마음이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보기가 쉽지 않고 더구나 그런 분과 인생을 함께 하면서 모시는 기회는 더더욱 가지기 힘든 현대에서 선생님과 같이 언행일치가 되면서 따뜻함으로 주변을 데우면서 밝은 빛으로 힘들고 지친 누군가를 전혀 보수를 받지 않고 이끌어 주는 현인과 함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일이 아니다. 일은 여차하면 밤새면 된다.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면 결과와 상관없이 일을 마무리 할 수 있다. 성공하면 그 과실을 함께 나누고, 실패하면 그 교훈을 또 함께 나누면 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성공으로 얻은 이익과 실패로부터 얻는 미래의 이익에 의해 끊임없이 성장한다. 따라서 일은 열심히 끈질기게만 달라 붙으면 언젠가는 결과와 보람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내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고 해서 사람이 변하지는 않는다. 관계를 개선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이 변하지는 않는다. 선생님도 가장 늦게 변화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이 책에서 언급하셨다. 특히 그 사람이 보스일 경우는 답답하다 못해 낙담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저 사람이 저 자리에 있을 수 있지?’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드는 상사들을 아주 자주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제치고 승진하는 능력만 있지 맡은 자리와 역할에 합당한 인품과 능력을 갖춘 상사는 찾아보기가 참으로 힘들다. 그런 측면에서 인품과 능력을 겸비한 상사를 만나 그 분을 도와 보람 있는 직장 생활을 하는 행운을 얻는 것은 진정한 행복이자 기쁨이다. 회사는 아니지만 또 하나의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인 변경연에서 선생님을 만나고 함께 시대를 보낼 수 있는 것은 나에게 커다란 행운이다. 나는 선생님의 말씀에서, 책에서, 눈빛에서, 몸짓에서, 마음 쓰심에서 작고도 소중한 교훈을 얻는다. 그 따뜻함에 내가 서서히 데펴지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선생님은 순하기만 하신 것은 아니시다. 기준을 정해 놓으시고 무섭게 몰아치시고, 아닌 것에 대해서는 과감히 일갈을 날리신다. 그래서 스승인 것이다. 옳음을 예찬하고 틀림을 꾸짖을 수 있는 현인, 그런 분이 바로 스승이신 것이다. 스승을 찾아보기 힘든 이 시대에 나는 선생님에게서 스승의 자태를 느낀다.

 

선생님에 대한 나의 도리는 ‘청출어람’일 것이다. 스승의 비젼을 공유하면서 동시에 실천적 단계에 필요되어지는 나만의 역할을 껴 앉는 것, 그 과정에 주어지는 고행과 힘든 시간을 마다하지 않고 이겨내면서 나만의 우수함을 추구하는 것, 그리고 그 결과 주어진 모든 공과를 뒤로하고 자신의 능력을 아낌없이 태워 또 다른 어두운 한 구석을 비추는 촛불이 되는 것,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족함을 알고 기쁜 미소로 시간을 함께 했던 스승/선배/동료들과 기쁜 마음으로 춤 추며 그를 떠나 보내고 내가 떠날 수 있는 것.

 

선생님과 연구원 선배, 동기, 그리고 미래의 후배들과 함께 공동의 비젼을 가지고 이 사회에 촛불과 소금이 되는 역할을 기쁘게 수행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책을 펴내며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기술은 끝없이 바뀐다. 아무리 어려운 난관에 부딪혀도 반드시 방법이 있음을 믿고, 아무리 하찮은 적이라도 우리와 다른 기술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한시도 잊지 말라. 내가 최고라고 자만하지 말라. 옆을 보고, 앞을 보고, 뒤를 보아라.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바다를 건너라. 세상을 살되 한 뼘이라도 더 넓게 살고, 사람을 사귀되 한 명이라도 더 사귀며, 기술을 배우되 한 가지라도 더 배워라. 상대가 강하면 너희를 바꾸고, 너희가 강하면 상대를 바꾸어라.

 

칭기즈 칸을 이어 중국을 제패한 쿠빌라이 칸의 유언 중 일부이다. 이것이 칼 들고 말 달리던 흘러간 과거에나 통용되는 낡은 지혜라고 생각되는가?[7,8]

 

나는 동양의 고전 속에서 가장 불안하고 거칠고 폭력적이었던 만큼 또한 가장 창의적이었던 실험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내 현대로 데려오려 한다. 2,500년 전을 전후한 수백 년 동안 중국은 가장 21세기를 닮아 있었다. 이 시기는 중국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시대이며, 가장 현대적 가치를 가진 대목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믿을 수 있고 안정적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수많은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고, 어떤 이론과 철학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모든 것은 경쟁했고, 재능 있는 사람들은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자신을 써 줄 사람을 찾아 옮겨 다녔으며, 어떤 군주가 어떤 인재를 얻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망이 바뀌는 리더십과 인재의 시대였다.[8, 9]

 

역사와 문화는 기원이 어디인가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잘 활용하여 빛내는 사람들이 곧 그것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9]

 

프롤로그 : 역사를 이끄는 사람은 과거를 창조적으로 활용한다

 

역사가 E. H. 카(Edward H. Carr)는 역사가의 역할을 “과거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과거로부터 해방하려는 것도 아니며,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로서 과거를 정복하고 이해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13]

 

맞서 싸워야 할 적들이 스스로 용맹하다 생각한 자신의 힘을 과신하는 상황에서는 그들의 가정에 맞춘 시나리오를 따르도록 했던 것이 손빈의 병법이었다. 제갈공명은 적들의 의구심을 강화시켜 줌으로써 스스로 추격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손빈은 적의 자만심을 이용하여 공격에 성공했고, 공명은 적의 의구심을 증폭시켜 후퇴에 성공했다. 그들은 역사와 기존의 사례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늘 새롭게 쓰일 수 있는 것임을 역사를 통해 깊이 이해한 사람들이었다.[17]

 

훌륭한 리더는 과거로부터 배운다. 그러나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꾼다. 왜냐하면 과거가 새로운 가정과 전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이룩한 꿈의 역사였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18]

 

역사는 과거에 대한 연구가 아니다. 역사는 우리가 현재를 풀기 위해 필요한 연구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가장 커다란 교훈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혁신의 능력’이다. 즉 지금의 문제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가정과 전제의 발굴이라는 것이다.[19]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역사적 성공의 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었고, 역사적 실패의 반은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되었다” 라고 말한다. 우리가 맞서야 하는 첫 번째 친구도 우리들 자신이다. 그리고 우리를 구해 주는 첫 번째 친구도 우리들 자신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창조적으로 증오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제의 습관과 사고 속에서 전혀 새로운 변종과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혁신의 능력, 과거를 넘어설 수 있는 의도적인 실험 정신이 이제는 리더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19]

 

1장 먼저 어제의 자신과 경쟁하다. - 자기경영 리더십

 

먼저 스스로 자신의 그릇의 크기를 물어야 한다.

자신의 기량보다 큰 기회는 몸을 망치기 쉽다.

과욕은 몸을 지치게 하고,

무거운 짐은 길을 가기 어렵게 한다.[21]

 

< 사람에게 기대어 공을 이룬다 >

 

“저의 가문은 단신의 가문에 기대어 커질 것입니다.” – 여불위 [24]

 

사마천은 그 이유를 ‘여불위가 소인’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소인이란 무엇인가? 소인은 겉으로는 어진 모습을 취하나 행동은 그와 다르다. 그렇게 ‘겉과 속이 다른 채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아무런 회의를 하지 않는 사람’이 바로 소인인 것이다. 여불위는 이익을 취함에 있어서는 탁월한 인물이었지만, 이익 앞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았다. 이익을 보면 마땅히 그것이 옳은 것인지를 물었어야 했고, 이익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계략과 거짓으로 난관을 넘겼다. 오직 이익이 이끄는 데로 갔다. 그리하여 사람에게 투자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신에게 투자하여 좋은 사람이 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30]

 

경영자는 이익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내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그 경우에도 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헨리 포드> [31]

 

이익이 없는 비즈니스는 없다. 그러나 의로움이 없는 비즈니스 역시 단명한다.  그러니 이익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의 가치를 묻는 일이다. 이익이 자신을 망치지 않도록 언제가 경계하고 먼저 자신을 수련해야 하는 것이다. 이문을 남기되 또한 사람을 남겨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상도인 것이다.[31]

 

< 가냘픈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지 마라 >

 

자신의 적합한 쓰임새를 찾는 것이 세상에 자신을 내보이려는 사람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과제다.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길이 있게 마련이다. 좋은 리더는 다른 사람을 평가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그릇을 스스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종종 우리는 무능이 죄라는 사실을 잊고 산다. 무능이란 일이 능력을 초과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불일치다. 결국 몸을 망치고 일을 그르치게 된다.[33]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이고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 – 관중[40]

 

“소흘의 죽음은 살아남은 것보다 훌륭하고, 관중이 살아남은 일은 죽은 것보다 훌륭하다.” 자신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소신에 따라 행동한다.[41]

 

오상과 오운, 관중과 포숙과 소홀, 그리고 사마천이 택한 길은 서로 다르다. 그러나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그릇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었고, 그 그릇의 쓰임새에 맞게 자신의 역할을 맡아 훌륭하게 수행했다. 우리는 그들을 빛나는 인물들이라고 부르며, 마음으로 그 행적을 인생의 등불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다.[42]

 

리더십의 결정적 부재는 무능한 사람이 자신의 그릇과 맞지 않는 높은 지위에 앉아 있다는 사실로부터 온다. 그리고 모자라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오른 후 주변의 중요한 자리를 아부에 강한 더 모자라는 사람들로 채우기 시작하면서 리더십은 타락한다.[42]

 

그러므로 리더는 먼저 자신의 어깨가 얼마나 많은 짐을 질 수 있는지 가늠하고, 스스로 역량을 키우며, 좋은 사람을 얻어야 주어진 배역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신을 아는 것, 이것이 훌륭한 리더가 되는 첫 번째 기초다. 나는 나에게 먼저 묻는다. 나는 어떤 그릇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리더로 성장하고 싶은가?[43]

 

< 월계관을 쓰고도 다음날 훈련에 나서라 >

 

리더십의 원천은 힘이다. 리더십에서 사용하는 힘이란 생각 속의 의도를 현실로 데려오는 것이며 계속 머물게 하는 에너지다. 리더십의 핵심은 결국 그 힘이 어디서 오며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의 문제인 것이다.[45]

 

리더십은 힘을 선용하는 것이다. 리더십은 리더와 추종자 사이의 힘의 상호 작용이다. 나는 힘의 가장 큰 물줄기 중의 하나가 바로 배움에 있다고 믿는다. 이제 리더의 힘과 권위는 조직도와 위계질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배움에서 온다는 뜻이다.[45,46]

 

도와줄 사람도 별로 없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잘 모를 경우, 스스로 실수를 전제로 한 여러 가지 ‘기업가적 모색과 실험’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실험정신이라는 정신적 유연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수영과 잠수의 능력이 배를 잘 저을 수 있도록 훌륭한 정신적 토양을 제공하듯이 실험과 모색을 즐기는 정신적 유연성이 배움의 성과를 극대화한다. 바로 이 자세가 리더로 하여금 단지 한 분야의 기술자를 넘어 배움의 범용성을 터득하도록 도와준다. 즉 기술을 넘어 자신을 믿는 자신감으로 확장되고,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윽고 배움의 본질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49]

 

어떤 산업 분야든 훌륭한 인재를 키워 낸다는 것은 그 조직이 사회에 기여하는 가장 크고 아름다운 일 중의 하나다. 그 훌륭한 인재가 그 조직을 위해 일하든, 나와서 그 조직 밖에서 일하든 훌륭한 비즈니스 리더로서 사회에 참여하고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은 그 기업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다. 때로는 경험이 많은 선배 전문가로부터 배우고, 때로는 홀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안은 채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보는 이 두 가지 접근방법이 상호 보완적으로 한 사람을 전문적인 비즈니스 리더로 만들어 가는 기본 방향인 것이다.[50]

 

리더는 먼저 자신의 힘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매일 배움으로써 전문가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이 힘의 원천이다.[50]

 

따라서 좋은 리더는 스스로를 수련하는 궁사처럼 매일 자신을 수련해야 하며, 물 위에서 배를 젓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우연한 정신의 지적 탐험가여야 한다.[51]

 

< ‘감정의 끈’을 놓치면 관계가 무너진다. >

 

“타인에게 베푼다는 것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이 정말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원한을 사는 것 역시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는 한 그릇의 양고기 국물로 인하여 나라를 잃었고, 한 덩이의 찬밥 때문에 목숨을 구했구나.” [53]

 

은혜와 원한 모두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음은 사소한 것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의 의미를 감지한다. 그러므로 당신이 누군가의 상사라면 작은 일들에도 마음을 써 경계해야 한다. 아니 작은 일들을 통해 마음이 흐를 수 있는 통로를 찾아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좋겠다.[53]

 

냉소와 무시가 담긴 눈빛을 조심하여라. 눈빛으로 무언가를 느끼게 되면 그 느낌이 오래 간다. 눈은 마음이 세상을 향해 열어 놓은 문과 같다. 눈빛은 깊게 찌른다. 그러므로 나쁜 감정을 의도적으로 눈빛으로 전하려 하지 마라. 반대로 눈빛 속에 정성을 담으면 생각보다 훨씬 더 좋은 감정을 전해줄 수 있다.[54]

 

헤럴드 기닌(Harold Geneen)은 “모든 조직은 두 개의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문서상의 조직도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업 내 구성원 간의 일상적 관계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일상적 관계의 핵심이 바로 ‘감정의 끈’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공식적인 관계의 냉정한 형식 속에 인간적인 신뢰들이 흐를 수 있도록 통로를 개설한다. 그리하여 경영 자체가 냉혹한 것이 아니라 뜨거운 것이 되게 한다.[58]

 

직원들은 경영자에게 자신의 인생 일부를 맡기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영자도 직원들에게 자신의 삶 일부를 맡기는 것이다. 서로의 삶에 대한 책임, 나는 이것이 신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오랫동안 서로를 이어 주는 여러 가지 좋은 감정의 끈들로 짜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59]

 

<내 이름을 크게 부르게 하라>

 

시장에서 불리는 자신의 이름이 바로 브랜드다.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l       첫째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l       두 번째는 자신이 제공하는 가치에 대한 자신만의 언어를 가지는 것이다.

l       세 번째는 바로 현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l       네 번째는 브랜드 자체를 확장해 가는 것이다.

l       다섯 번째 방법은 철저히 브랜드의 가치를 옹호하는 것이다.

 

스타벅스 브랜드는 고객이 가슴에 간직한 기대에 부응하는 일상적 체험을 창출했다. 우리는 이 기대에 계속 부응해야 한다. 우리의 규모가 더 커지고 사업이 더 복잡해진다 해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일상의 체험에 대한 고객의 신뢰다. 스타벅스의 순 가치는 신용과 자신감이다. 그러나 신용은 쉽게 깨지는 것이다. 신용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 고객의 신용을 존중해야 한다. 무너지지 않고 낡지 않도록 늘 새롭게 보수하고 리모델링 해야 하는 건축물로 생각하라. -하워드 슐츠 [67]

 

마케팅은 고객의 인식을 다루는 것이다. 마케팅에는 객관적 진실도, 최고의 제품도 없다. 다만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인식이 있을 뿐이다. 편작의 두 형들은 모두 편작보다 나았지만, 명의라는 브랜드는 편작의 것이 되었다. 브랜드는 ‘시장에서 불리는 나의 이름’일 뿐 객관적 진실이 아니다. 명성의 가치이기도 하고 명성의 허망함이기도 하다. 이것이 브랜드의 의미이며 동시에 브랜드의 한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명심해야 한다. 리더로서의 명성은 그 브랜드 가치에서 온다.[68]

 

성공은 단명한 것이며, 명성은 거품 같은 것이므로 리더들은 그 명성이 흩어져 날리지 않도록 늘 새로운 성공을 지향하지 않으면 안 된다.[69]

 

< 독하고 모진 마음으로 새로운 아침을 맞지 마라 >

 

치열한 경쟁은 우리 스스로를 고갈시킨다.[77]

 

결국 양혜왕은 맹자로부터 원하던 대답을 얻지 못했다. 맹자의 사상과 정책은 이익을 따라 패권을 추구하던 군주들에 의해 채용되지 못했다. 부국강병을 국가적 목표로 삼고 있던 군주들에게 ‘평화적 정의’란 멀고 이상적인 것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수양이란 두 개의 갈등을 품고 하는 것이며,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버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78]

 

우리는 모순을 껴안고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많은 진실이 패러독스로 구성되어 있는지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정신의 크기가 확장된다. 모순의 이중성 속에서 일상을 꾸려가야 할 때 정신적 튜닝에 최고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자연이다. 봄을 보라. 잔인하고 냉혹하지 않지만 꽃을 피우지 않는가. 그 부드러움은 자신에 대한 수양이었으니 혹독한 겨울도 이겨 낸 것이다. 가을을 보라. 모든 것을 버리고 서서 겨울을 견딜 준비를 마친다. 자연처럼 스스로 수양하지 않고는 자신을 좋은 리더로 창조해 낼 수 없다.[78, 79]

 

2장 다른 사람의 성공을 통해 리더로 다듬어지다 - 섬김의 리더십

 

먼저 힘껏 섬기지 않고 섬김을 받을 수는 없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무자비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가장 느리게 진화하는 중이다.[81]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온 힘을 다하라 >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얼굴을 단장한다고 했다. 이제 지백이 나를 알아주었으니 그를 위해 원수를 갚은 뒤 죽어야 한다. 그의 원수를 갚는다면 내 영혼이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 진나라 예양 [83]

 

예양의 행동은 끔찍하여 지나친 점이 많다. 그러나 그는 자기를 알아준 사람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였고, 목적을 이루는 길 역시 자신의 가치관에 어긋나지 않는 방법을 택하였다. 그가 죽인 것은 조양자라는 원수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두 마음을 가지고 주인을 섬기는 태도’ 자체였다.[86]

 

“직원의 목을 자르는 경영자는 자기 배부터 그어라.”[90]

 

우리는 ‘우리의 몸이 죽기 전에 우리의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소중한 것이 죽어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살고 무엇을 지켜야 하며 무엇을 위해 혼신의 열정을 바칠 것인지를 물어 보자. 사람과 사람 사이, 이 사이에 모든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다 들어가 있다. 쉽게 버리지 말고, 좁게 보지 말며, 이익을 좇아 가볍게 따르지 말자.[90, 91]

 

< 벼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름을 얻고, 충돌을 피해 동지를 얻다 >

 

벼랑 끝에서 뛰어내리지 않고 하늘을 나는 새는 없다.[96]

 

“그대들은 염 장군과 진나라 왕 중에서 누가 더 무섭소? 나는 진나라 왕의 위세에도 그를 궁정에서 꾸짖고 그 신하들을 부끄럽게 만들었소. 내가 아무리 어리석기로서니 염 장군을 무서워하겠소? 다만 진나라가 우리를 침범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와 염 장군이 있기 때문이오. 우리 둘이 싸우면 둘 다 살지 못할 것이오. 내가 염파를 피하는 이유는 나라의 위급함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오.” 염파는 이 말을 전해 듣고 크게 뉘우쳤다. 웃옷을 벗고 가시채찍을 등에 짊어진 채 인상여의 문 앞에 이르러 사죄하였다. 이것이 염파의 위대한 점이다. 훌륭한 장군이라는 광휘 위에 그의 인간적 아름다움을 더하는 대목이다. 그 후 두 사람은 유명한 ‘문경지교’의 주인공들이 되었다. 즉 상대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우정을 나누게 된 것이다.[97]

 

스타가 동경의 대상이 된 사회에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들은 스스로를 절제하여 먼저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파트너로서 가장 공이 큰 제2의 인물로 자신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최고로 가는 확실한 길이기 때문이다.[99]

 

< 쓰임을 받으면 힘을 다하고, 잊히면 숨는다 >

 

“옛말에 군자는 교제를 끊더라도 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않으며, 충신은 나라를 떠나더라도 자신의 결백을 밝히려 군주에게 허물을 돌리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103]

 

인생을 경영함에 있어 탁월한 고품격 처세술로서 유가의 교훈에 비교할 만한 것을 찾기는 어렵다. 유가 처세술의 핵심은 “쓰임을 받으면 행하고, 버림을 받으면 숨는다(用之則行, 舍之則藏)” 라고 표현할 수 있다. 『논어』의 술이편에 나오는 말이다.[107]

 

훌륭한 리더는 최선을 다한다. 다행히 그 공로가 인정되고 받아들여지면 제갈량처럼 죽는 날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한다. 그러나 잘못되어 버려지면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간다. 악의나 스티브 잡스처럼 영광스럽게 복귀할 수도 있다. 승리는 풍선 같은 것이니 지나치게 연연해 할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의무다. 능력이란 죽으면 사라지는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재능을 발견하고, 쓸 곳을 찾아 최선을 다한다면 신이 맡겨 놓은 역할을 이룬 것이다.[107]

 

3장 드디어 내 사람을 얻다 - 인재경영 리더십

 

과거와 지금의 사이에 분명히 ‘전략적 변곡점’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지금 이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에는 무엇이 자리잡고 있을까? 이 분기점에 ‘사람’이 있다. ‘인재 전쟁’에서의 승리가 앞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다.[109]

 

< 이런 사람은 절대 쓰지 마라 >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멋진 말은 인재 경영에 대한 훌륭한 등불이다.[110]

 

권력을 잡은 지 1주일 만에 공자가 한 일은 우리를 경악케 한다. 공자는 당시 유명한 대부였던 소정묘라는 사람을 주살한다. 공자같이 ‘어짊’을 중요시하는 인물이 권력을 잡자마자 맨 처음 한 일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하여 말들이 많아지자 공자가 이렇게 해명했다.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의 죄가 있다. 물건을 훔치는 죄 따위와는 비교되지 않는 중대한 죄다. 첫째는 머리 회전이 빠르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 불통인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중에 하나라도 있다면 죽여도 된다. 그런데 소정묘는 이 죄악을 두루 겸했다. 어찌 죽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111, 112]

 

공자에게는 인재란 마음이 어짊이 우선이다. 어짊이란 무엇인가? 『논어』옹야편에서 공자는 어짊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무릇 어질다 함은 자기가 서고자 하면 남을 세워주고, 자기가 이르고자 하면 남을 이르게 해 주는 것이다.” 간단하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사람만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 [113]

 

군자는 하늘 아래 일을 하면서 죽어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일도 없고, 또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주장하는 법도 없다. 다만 그 마땅함을 따를 뿐이다.[113]

 

현대 경영의 의미로 표현하면, 이 사람들은 모순과 갈등의 접합점을 찾아내는 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장기적 투자와 단기적 성과 사이의 균형을 잡을 줄 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만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기업의 가치에 집착한다. 소수의 인재를 위한 특별한 제도를 가지고 있지만, 성실한 다수가 실망하지 않는 인사적 메커니즘을 또한 활용할 줄 안다. 세계가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 게임의 룰을 지킬 줄 알지만, 문화적 차별성을 활용하여 특화할 줄도 안다. 이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열려 있고 살아 있어야 사물의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인재는 사물을 대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할 때, 지나침이 없도록 늘 그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다.[115]

 

“말을 잘한다고 하여 그 때문에 그 사람을 써서는 안 되며, 사람이 문제가 있다 하여 그의 좋은 말을 버려서는 안 된다..... 더불어 말할 만한데도 대화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 것이고,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은데도 더불어 말하면 말을 잃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않고, 또한 말을 잃지도 않는다.” 내 생각에 공자는 정말 말을 잘하는 것 같다. 그의 경쟁력은 이 말에서 온다. 그러나 그의 경쟁력의 핵심은 알맞은 때에, 알맞은 사람에게, 알맞은 말을 해 준다는 점에 있다. 침묵마저도 훌륭한 언어로 활용할 줄 안다. 그의 매력이다.[115, 116]

 

숨겨진 욕심을 공략하여 상대방이 스스로 끌려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 사기의 제 1 법칙이다. 좀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그저 묵묵히 제 길을 가는 사람들은 사기 당할 확률이 매우 낮다.[116]

 

결국 지혜란 거짓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별력을 가지는 것으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이다. 거짓을 경멸하라.[117]

 

공자는 아끼는 제자 안회에 대한 인물평에서 ‘묵식심융(默識心融)’이라는 표현을 쓴다. “묵묵히 이해하고, 마음에 녹여  담아둔다”라는 말이다. 지식이 들어와 ‘마치 양지바른 곳에 쌓인 눈처럼 녹아[融]’ 마음에 담기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소화되고 체화 되는 것이다. 나는 ‘묵식심융’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배우는 자의 훌륭한 자세다.[118]

 

일찍이 화담 서경덕 선생이 자신의 줄 없는 거문고에 새겨두었다는 ‘무현금명(無絃琴銘)’이 아름다워 여기 첨부한다. “소리를 통해 듣는 것은 소리 없는 곳에서 듣는 것만 같지 못하다. 모습을 즐기는 것은 모습 없는 곳에서 즐기는 것만 못하다.....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말은 그저 뜻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뜻을 얻었다면 말은 많이 필요치 않다. [118]

 

잡다하여 쓸모없는 것을 피하고, 깊이 알아 정교하고, 핵심을 꿰뚫어 자신의 지식을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물을 등용하라. 그들이 전문가들이다.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에게 속아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범하지 말라.[118, 119]

 

“정말 난 사람(군자)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만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소인들은 부화뇌동할 뿐 다른 사람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다.”[119]

 

“군자는 늠름하되 다투지 않는다. 뭇사람들과 함께 하되 파당을 짓지 않는다.”[119]

 

경영은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사람의 일을 하는 것이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영한다는 것은 스스로 삼류임을 자처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는 인간을 이끌 수 없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자는 사람의 열정을 다룰 줄 모른다. 현실을 넘어 꿈을 꾸게 할 줄 모른다. 돈 이면의 의미와 보람을 찾게 하지도 못하고, 몰입하여 인생을 길게 만들어 주지도 못한다. 더욱이 사회와 공존하고 함께 번영하려는 사람들을 키워 낼 수도 없다. 이런 것 없이 리더가 되려는 사람들을 나는 미워한다.[120]

 

< 어떤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

 

“정상적인 일을 꾸준히 계속할 수 없는 자들은 죽기 전에 언젠가는 마각을 드러내는 법입니다. 가까이 하지 마십시오.”[126]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을 다할 수 있겠는가?[127]

 

인지상정을 넘어 부자연스럽고 과장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 배후에는 감추어진 목적과 음모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인격을 가늠할 때, 인지상정에 대한 그의 태도를 살펴 등용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아마 관중이 현대에 살아 있어 경영자를 위해 조언을 한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집에 있으면서 회사를 잊지 않고, 회사 일을 하면서 그 일신도 잊지 않는 사람이 좋은 일꾼이다.”[130, 131]

 

< 일생에 단 한번 만날 수 있는 사람을 놓치지 마라 >

 

사람을 얻으면 가장 많이 얻는 것이다.[132]

 

“우리 회사는 확고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고용예산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즉시 고용한다. 세상에는 일생에 단 한 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스티브 발머[137]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대접할 줄 아는 사람에게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어 있다. 이것을 지극하다 부른다. 지극한 사람은 인복이 있다. 지극함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처세술이기 때문이다.[139]

 

< 몸을 낮추지 못하면 마음을 잡을 수 없다 >

 

자신보다 두려운 능력을 가진 부하를 기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142]

 

리더십의 핵심은 겸손이다 그는 공손하여 몸을 낮출 줄 알고 낯빛을 통제할 수 있었다. 낮춤으로써 유능한 인물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늘 귀를 열어 놓아 좋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즐겨 그 사람을 찾아가 예를 다해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 새 사람으로부터 또 좋은 인재를 추천 받았다.[144]

 

리더가 스스로를 낮추고 ‘그들에게 기대어 함께 공을 이루려는 정신적 자세’를 ‘협력자 정신’이라고 부른다.[146]

 

모든 직급의 직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것을 민주화라고 부른다. 권위주의와 수직적 직급이 수평적인 소통을 무겁게 눌러서는 안 된다. 직원들 스스로가 ‘지식을 바탕으로 일하는 지식근로자’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스스로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낮은 직책의 직원이라도 그 아이디어의 힘에 의하여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일깨우고 증명해 주어야 한다. 조직의 바닥을 헤집으며 함께 움직이고, 함께 생각하는 리더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147]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일하는 사람과 공이 돌아가는 사람이다. 그 중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라. 그곳은 경쟁이 그리 심하지 않다.” -인디라 간디[147]

 

몸을 낮춰라. 이것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첫번째 조건이다.[148]

 

< 먼저 두각을 나타내 따르게 하라 >

 

좋은 리더는 먼저 자기를 알아본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이도 저도 아닌 인생을 보내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에게 합당한 자리에 스스로를 추천하여 그 자리를 차지한다. 맹상군은 40명이 넘는 아들들 중, 그것도 방기된 자식 중에서 먼저 스스로를 아버지에게 추천했다. 아버지로 하여금 자신을 등용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스스로 먼저 리더의 자리에 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주위에 사람을 모아 들임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넓혀 갔다.[152]

 

그 후 사람들은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 흉내를 잘 내는 도둑이라는 의미로 ‘계명구도(鷄鳴狗盜)’라는 성어를 만들어 냈다. 이 말은 하찮아 보이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재주가 있으며, 그 재주를 잘 쓰게 되면 세상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일화로 종종 쓰이게 되었다.[153]

 

< 곧은 나무가 곧은 나무를 부르고,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부른다 >

 

한 조사 기관이 발표한 직장인의 업무 몰입도 지표 :

l       직장인들 중 1/4만이 자신의 능력을 다 바쳐 일한다.

l       직장인들 중 1/2은 자신의 업무 수행에 대해 별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직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에 그친다.

l       10명 중 6명이 예전보다 덜 열심히 일한다고 응답했고, 4명 중 1명은 지금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156, 157]

 

미국인들에게 법은 실선이지만 동양인들에게 법은 점선처럼 보인다. 미국인들에게 금을 밟거나 넘어서는 것은 어떤 경우든 ‘법을 어기는 것’이다. 그러나 동양인들에게 법의 선은 묘한 경계선을 들락거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것은 준법정신이 미약해서라기 보다는 법외에도 준수해야 할 다른 사회적 규칙과 도덕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떤 법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사정과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159]

 

모든 문화에는 ‘침묵의 영역’이 있다. 그것은 그 문화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너무도 당연히 여겨 평소에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 속에 살아 있는 신념들이다. 동양 사회에서 한 개인의 지위는 늘 전체 속의 일원이며 상대적인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가 찾아지는 ‘고맥락 사회’였던 것이다.[161]

 

하루는 제나라 환공이 마구간을 둘러보다 그곳에 근무하는 벼슬아치에게 물어 보았다.

“마굿간 일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가?”

벼슬아치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대동했던 관중이 답했다.

“저도 예전에 이 직책을 맡아 본 적이 있습니다. 말을 세울 우리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처음에 굽은 나무를 쓰면, 이 굽은 나무가 다시 굽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곧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처음에 곧은 나무를 쓰면, 이 곧은 나무가 다시 곧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굽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163]

 

팀원을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가지고 있지만 발휘되지 않은 것과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을 활성화하면 위대한 팀을 만들 수 있다. 재능이란 종종 숨어 있는 것이다. 개인의 고유의 능력을 효율적으로 팀에 결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을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훈련시켜 하나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165]

 

진정한 장애는 나이가 아니라 경험이 쌓이면서 그 경험 위에 새로운 것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165]

 

특히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이 있는데,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건너뛰고, 지름길에 연연해 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방식임을 알아야 한다. 기본을 중시하고 원칙에 충실한 독학이 스스로를 필요한 인재로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166]

 

“바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물을 말하기 어려워하고(觀於海者 難爲水)”라는 말도 함께 나온다. 한번 바다처럼 크게 깨달은 사람은 사소한 것이라도 업신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직 잘 모르는 사람들만이 왈가왈부하기 좋아한다는 뜻이다.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사람들의 자세에 대한 좋은 경구가 아닐 수 없다.[166]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적합한 배움과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며, 적절한 사람을 배치하고 적합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경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훌륭한 경영자와 리더의 공통된 과제다.[166]

 

사람은 경영자가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여 집중할 만한 무엇보다 훌륭한 투자처다. 매출을 챙기고 수익을 챙기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경영자는 삼류다. 결코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좋은 경영자의 비밀은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우선적으로 할애할 수 있다는 데 있다.[167]

 

< 복종시키되 굴욕을 느끼게 하지 마라 >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커다란 몽둥이를 가지고 있을수록 부드럽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168]

 

부드럽게 명령함으로써 명령이 요청이 되고, 복종이 참여와 동의로 바뀌게 할 수 있다면 훌륭한 리더다. 그들은 명령하는 자와 명령 받는 자 사이의 감정적 간격과 괴리를 메워 줌으로써 마음속으로 즐겨 따르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며,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람들이다.[169]

 

훌륭한 리더는 ‘권력의 원천을 자리로부터 인간 그 자체에 대한 매력으로’ 옮겨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173]

 

훌륭한 리더들은 자신의 힘을 표현할 때, 늘 다음과 같은 조화와 균형을 잃지 않는다.

l       자리가 주는 힘은 하드 파워다. 누구라도 그 자리에 가면 그 힘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은 커다란 몽둥이 같은 것이다. 따라서 몽둥이를 등 뒤에 숨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부드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조직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다. 군림하면 왜곡된다.

l       자신의 내면적 가치로부터 나오는 힘은 소프트 파워다. 꿈과 비전에 대한 열정은 바로 이 부드러운 힘의 원천이다. 좋은 리더는 꿈과 비전으로 말한다. 이것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롭고 멋진 정신적 공간이다. 공감, 동의, 참여, 격려, 지원, 신뢰는 이 공통의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신적 유대가 된다.

l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의 균형은 모든 훌륭한 리더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그들은 명령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 그들은 호소하지만 거절하기 어렵게 한다. 추종자들은 복종하지만 굴욕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기꺼이 즐겨 따르며, 리더의 결정을 스스로 동의하고 찬성한 자기 결정이라 여긴다.[175]

 

4장 사람을 이끌고 혁신을 거듭하다 - 변화경영 리더십

 

귀는 아름다운 소리를 좋아한다. 눈은 아름다운 모습을 즐기려 한다. 입은 좋은 맛을 탐한다. 몸은 편안하고 즐거운 것을 좋아하고, 마음은 권세와 명예를 자랑하고 싶어 한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농부는 먹을 것을 생산하고, 어부는 고기를 잡는다. 장인은 물건을 만들고, 장사꾼은 돈이 될 만한 것을 유통시킨다. 물건은 이익이 남는 곳으로 밤낮없이 흘러 들고, 사람들은 누가 만들라고 하지 않아도 팔릴 것을 만들어 낸다. 각자가 그 생업에 힘쓰고 즐겁게 일하는 것은 마치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다. 이런 일들은 모두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가장 잘 다스리는 방법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것이다. 가장 졸렬한 정치는 백성들과 다투는 것이다.

빈부의 도가 있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빼앗거나 안겨 주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능력에 따라 힘을 다래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 묘한 재주가 있는 사람은 부유해지고, 모자라는 사람은 가난해진다. - 사마천, 『사기』열전 중에서 [177]

 

변화란 낡고 오래되어 자연스러움의 흐름을 막는 구습과 악폐를 제거하여 물길을 뚫어 주는 것이다. 자연스러움을 잃으면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 변화는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이니 사람을 잃고 이념만 남게 만든다면 결국 잘못된 것이다.[177]

 

<믿게 한 후에야 비로서 바꿀 수 있다>

 

먼저 사람들이 믿고 내 편이 되어야 그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땀과 피를 얻어 내려면, 그들이 나를 믿고 힘든 길을 따라오게 해야 한다.[180]

 

“모두들 내가 국무부 조직의 판을 다시 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나는 이 사람들이 내 편이 되기를 기다릴 것입니다. 그들이 나의 리더십을 믿을 때까지 재조직을 감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 콜린 파월[181]

 

중요한 것은 자신을 믿고 따르게 하기 위해 먼저 많이 투자하고, 그 신뢰 위에서 변화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변화는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함께 가기 어렵다. 신뢰는 설득의 기본이다.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이 진심으로 나를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경영의 첫째는 사람이고, 사람은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하며, 협력의 바탕은 믿음이다.[182]

 

한때 과격한 노조원이었던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지금 56살이다. GM에서 31년간 근무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일하는 재미를 제대로 느꼈다. 정말 일할 맛이 난다. 이제는 할 일이나 방법을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 팀장은 작업장에 1주일에 1번, 30분 정도 둘러볼 뿐이다. 나는 팀워크가 기업 성공의 제1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팀워크만 맞으면 관리자가 없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185]

 

누군가 근무 시간에 늦으면 동료가 나서서 부탁한다. “급한 일이라면 사전에 말해라. 그러면 우리가 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아무 말도 없이 늦으면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그러지 말아라.” 이런 부탁을 동료에게 받으면 누구도 늦을 수 없다. 이들은 서로 부탁한다. 그리고 실수가 생기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186]

 

과거 GM에서 근무했던 똑같은 이 사람들이 어떻게 NUMMI에서는 이렇게 다르게 행동할 수 있게 되었을까? NUMMI의 경영진들은 성공의 비결을 3가지 원칙으로 정리한다.

l       회사와 노조 양측은 공동운명체다. 공유 목표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l       직원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을 공정하게 대우한다는 약속을 지킨다.

l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협동정신과 상호 신뢰 및 존중에 바탕을 둔다.

평범한 원칙이다. 그러나 그 원칙을 만든 정신이 구현되고 실천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신뢰와 믿음은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없이는 얻을 수 없는 보물이다. 그리고 혁신과 개혁은 믿음과 신뢰가 없이는 오래가기도 어렵고, 현장에서 작동되지도 않는다.[186]

 

< 모순과 상생하라 >

 

“자공아, 네가 그것을 알았구나. 사람들은 모두 삶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삶 가운데 고통도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모른다.

늙으면 힘들게 된다는 것은 알지만, 늙으면 또한 편안함이 온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죽음에 대한 무서움만 알지, 죽음이 휴식을 준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열자』>[188]

 

명말의 고승 지욱이 한 말(혹자는 명초의 선승 묘협의 어록이라 하기도 한다)로 세간에 많이 회자하고 있는 『보왕삼매론』은 다음과 같은 모순적 지혜로 가득 차 있다.

l       첫째,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l       둘째,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하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하셨느니라.

l       셋째,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l       넷째, 수행하는 데에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 데에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l       다섯째, 일을 계획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풀리면 뜻이 경솔해지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많은 세월을 두고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l       여섯째,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한다면 의리를 상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순결로써 사귐을 깊게 하라” 하셨느니라.

l       일곱째,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진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라” 하셨느니라.

l       여덟째, 공덕을 베풀 때에는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게 되면 불순한 생각이 움튼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덕 베푼 것을 헌 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l       아홉째,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l       열째,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변명하다 보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의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189, 190]

 

변화하려는 사람은 자신과 세상을 보는 이중적 시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과 고치지 않고 오래 써야 할 것을 구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은 반드시 해체하고 제거해야 하며, 남겨야 할 것은 철저히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버려야 할 것과 남겨야 할 것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란 결국 모순과 대립이 함께 ‘가장 잘 살 수 있는’ 공생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192, 193]

 

앞으로 리더들은 톰 피터스가 목청을 높이는 다음과 같은 선동적이며 모순적인 개념들을 마음속에 담아 둘 필요가 있다. 성공에 느긋해질 때, 하는 일이 판에 박은 듯한 일이라 특별함이 없을 때, 다시 인생의 줄을 당겨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1.       변화의 시대에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할 단어는 ‘개선’이다 개선은 아무 감명도 없다. 상투어일 뿐이다. 개선이라는 말 대신 ‘해체와 창조’라고 말하라.

2.       냉정한 경영은 가라. 왜냐하면 뜨거운 경영의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뜨거운 시대에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미친..., 괴짜..., 열광..., 열정..., 죽여주는..., 헌신..., 상상..., 꿈..., 감동...,

3.       지금은 기업국가의 시대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 100개 중 다국적 기업이 51개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한편 피그미들의 세계이기도 하다. 잭 웰치가 말했다. “거대한 기업의 몸뚱이에 작은 기업정신을 불어 넣어라.” 사람들이 비대한 조직의 권력의 복도에서 길을 잃게 해서는 안 된다.

4.       충성심을 잊어 버려라. 적어도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잊어 버려라. 그러나 고객에 대한 충성심, 휴먼 네트워크에 대한 충성심은 강화하라.

5.       모든 업무를 기업화하라. 피고용자는 없다. 직원 모두를 1인 기업 사업가로 만들어라.

6.       교육은 가장 투자효과가 늦게 나타난다. 어떤 때는 투자한 모든 돈이 흘러 나가는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라. 교육은 경제적인 것이고, 경제적인 것은 곧 교육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식사회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7.       시키는 일을 하지 마라. 그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당신은 무엇으로 유명해질 것인지를 늘 생각하라.[193, 194]

 

< 많은 사람이 가는 길에는 이익이 없다 >

 

“비싼 물건은 오물을 배설하듯 팔아 버리고, 싼 물건은 구슬을 손에 넣듯 사들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유통의 도입니다.”[196]

 

“나는 경영할 때, 이윤과 여상이 계책을 꾀하고, 손자와 오자가 군사를 쓰고, 상앙이 법을 시행하는 것과 같이 한다. 그런 까닭에 임기응변하는 지혜가 없거나, 일을 결단하는 용기가 없거나, 주고 받는 어짊이 없거나, 지킬 바를 끝까지 지킬 수 없는 사람에게는 내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197]

 

사마천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부유해지는 데는 정해진 직업이 없고 재물은 미리 정해진 주인이 없다. 능력이 있는 자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능력이 없는 자에게는 기왓장이 부서지듯 흩어진다.”[200]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차별적 혁신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기왓장이 부서지듯 재물이 흩어져, 잘해야 겨우 먹고 살게 되는 것이다. 혁신의 능력이란 창조적 부적응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이다. 남과 경쟁하여 이익을 다투기를 마치 진흙 속에서 싸우는 개들처럼 하는 대신 스스로 자신의 강점을 고려하여 잘할 수 있는 블루 오션을 찾아내 특화 하는 능력인 것이다.[205]

 

< 물건을 팔지 마라. 그 대신 새로운 개념을 팔아라 >

 

나이키는 물건을 팔지 않는다. 나이키는 개념을 판다. 이 회사는 동남아시아의 무명 기업들과 계약을 맺어 그 개념의 물리적 형태를 생산해 낸다.[212]

 

“과거의 성공을 의심한다. 고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213]

 

< 익히지 못하면 배움이 정신의 일부가 되지 못한다 >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방법론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현장이지 유행과 이론이 아니다. [215]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그때마다 꺼내 써야 하는 방법도 달라야 했지만, 조괄은 배운 것을 익혀 몸에 맞게 쓸 수 없었다. 그의 배움은 그의 정신적 일부가 되지 못했다. 그와 그가 알고 있는 것은 서로 돕지 못했다. 결국 몸은 먼저 죽고 나라를 망쳐 놓게 되었다.[218]

 

모방은 반드시 자신의 현장을 토대로 구축되는 창조적 모방이어야 한다. 한 가지 사례를 추종하는 것은 단순 모방이지만, 여러 가지 사례를 잘 들여다본 후 내게 적합한 처방을 찾아내는 것은 이미 모방을 넘어선 연구이며 창조라 할 수 있다. 훌륭한 경영자는 늘 자신의 방식을 찾아내는 창조자들이다. 이것이 아비를 능가하는 자식이며, 스승을 뛰어넘는 제자라 할 수 있다. 이들만이 새로운 경영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220]

 

< 저항의 목은 단번에 쳐라. 그래야 피를 줄일 수 있다 >

 

변화는 적이 많다. 한 번 지면 모든 적들이 사방에서 달려들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는 전쟁이며, “전쟁은 또 다른 방법으로 행해지는 정치이자 마지막 정치적 수단”이라는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통찰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변화에도 삶의 다른 국면과 마찬가지로 정치가 필요하다.[221]

 

변화는 매우 위험한 단어다. 잘 다루지 못하면 되돌아와 가슴에 꽂히는 비수 같은 단어다. 변화란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인 활동이다. 에너지를 얻지 못하면 변화는 한 발도 움직이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되돌아와 변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궤멸시키게 되는 단어인 것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이론의 대부 격인 마이클 해머가 말했듯이 “변화는 중역실에서 탄생하지만, 변화의 목이 교살되는 곳도 바로 중역실”이며, 이때 변화를 추구하던 인물들도 그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라지게 된다.[228]

 

날가죽의 털과 기름을 제거해 내는 무두질을 거쳐 가죽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쓸모 있는 가죽이 되는 것이다. 종래의 모습을 벗고 새로워지는 것이 바로 『주역』에서 말하는 ‘혁’이다.[229]

 

개혁을 시작한 사람은 그 정당성과 이룸을 믿어야 한다. 마음이 굳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체 게바라는 이 믿음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인간의 꿈은 세계에서 내려온다.”[230]

 

다른 사람을 개혁에 참여하도록 설득할 때 첫 번째 요소는 약속한 것을 이루는 것이다. 사람들은 증거를 필요로 한다. 『주역』에서는 이를 ‘혁언삼취 유부(革言三就 有孚)’라고 부른다. 즉 혁명의 공약이 세 번은 이루어져야 비로소 사람들이 이를 믿고 따르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세 번이라는 숫자는 물론 상징적인 것이다. 성공이야말로 변화를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설득력이다.[230]

 

변화가 전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일단 싸우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승리야말로 증거가 되어 스스로를 설득하고 다른 사람의 동의와 참여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231]

 

5. 정당한 이익으로 오래 번창하다 - 윤리경영 리더십

 

이익이 건강한 기쁨이 되게 하려면 이익의 깨끗함을 물어야 한다. 이익을 꾀하는 욕망과 이익의 정당함을 묻는 윤리는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가속기와 브레이크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가속기밖에 없는 차에 탑승하고 싶은 욕망에 휩싸일 때가 있다. 실제로 그렇게 파멸을 향해 질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익으로 가는 길은 아우토반이 아니다.

경영은 갈 때 가고, 멈출 때 멈출 줄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언제인지 분별해 아는 것이다. 어려워 보이지만 쉬운 일이다. 모든 운전자가 다 알고 있는 주행의 원리다. 신호등이 없어서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다. 지킬 원칙과 지키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의 신호등을 껐기 때문이다.[233]

 

<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물리 흐리면 발을 씻으리 >

 

도덕적 판단이 빠진 명석함을 우리는 간지(奸智)라고 부른다. 교활한 지식이라는 뜻이다. 머리 좋은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죄악이다.[235]

 

워렌 버핏은 재산의 85%를 자선단체에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에 대해 “시장경제는 가난한 사람에게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경제는 극단적 빈부의 차이를 만들어 냈고, 이 메커니즘에서 성공한 자기 같은 사람은 결국 자신을 성공하게 만들어준 사회에 자신이 번 돈을 기부하는 ‘비시장경제적’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말일 것이다.[238]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仁)에 거하는 것이 아름답다. 스스로 택해 인에 거하지 않는다면 어찌 그것을 지혜롭다 할 수 있겠는가?[240]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며, 직업을 통해 먹고 살면서도 스스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약속이 바로 윤리 경영의 정신인 것이다.[240]

 

맹자는 다시 덧붙여 활 쏘는 것과 인을 비교하여 설명한다. 인이라는 것은 활을 쏘는 것과 같다. 활을 쏠 때는 자세를 바르게 한 후에 쏘는 법이다. 화살이 과녁에 맞지 않으면 자기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말고, 과녁에 맞지 않은 까닭을 도리어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241]

 

어린아이들이 부르는 노래 중에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 라는 것이 있다. 공자가 이 노래를 듣고, “자네 저 노래를 들어 보게. 물이 맑을 때에는 갓끈을 씻지만 흐리면 발을 씻게 되는 것이네. 물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이지” 하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모름지기 스스로를 모욕한 연후에야 남이 자기를 모욕할 수 있는 법이며, 한 집안의 경우도 스스로를 파멸시킨 연후에야 남이 파멸시킬 수 있는 법이고, 한 나라도 스스로 짓밟은 연후에야 다른 나라가 짓밟을 수 있는 것이다.[244]

 

< 이익,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 >

 

경영자와 리더는 다양한 개인적 목표와 욕망을 하나의 조직 목표, 공통의 비전 속으로 결집하고 그 속에서 함께 번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다양한 재능과 개인의 끝없는 욕망을 다루어야 할 때 마키아벨리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내가 마키아벨리를 경영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온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쓴 『군주론』은 부도덕한 정치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적나라하게 비춰 주는 매우 정직한 책이라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군주’라는 단어 대신에 ‘경영자’라는 단어를 바꾸어 대입하면 ‘부도덕하지만 정직한 경영자론’ 하나를 갖게 되는 셈이다.[248]

 

인간의 역사는 길고도 긴 사냥 단계에서 아주 깊숙이 뿌리를 내린 개인적 본능과 최근의 정착생활을 통해 생겨났지만,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사회적 본능 사이의 갈등이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이 갈등 속에서 살고 있다. -윌 듀런트, <역사 속의 영웅들>[250]

 

역사를 통해 아주 많은 사람들은 문명의 편에 섰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다른 사람들은 또한 야만의 편에 섰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 모두는 거의 매일 문명과 야만 사이에 한 발씩 걸치고 살아가고 있다. 야만과 문명은 인류의 두 얼굴이었다. [251]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경영에 적용해 본다면 대략 다음과 같다.

l       첫째, 경영 상황이 안정적일 경우에 경영자는 연민, 신뢰, 정직함, 인륜, 종교적 미덕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어떤 ‘필연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때는 다른 종류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기독교적인 미덕이 아니라 로마적인 미덕을 말이다. 그것은 남성적인 속성, 즉 용감함, 대담함, 원기 왕성함을 가리킨다. 심지어 한니발의 ‘비안간적인 잔인성’ 또한 덕이다. 비유컨대 선과 악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악 evil과 작은 악 less evil 중에서 작은 악을 선택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다.

l       둘째, 불안정하고 특수한 필연적 상황 하에서는 경영자들은 ‘책임의 윤리'를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책임의 윤리라는 것은 막스 베버가 ’확신의 윤리' 와 구별하면서 쓰기 시작한 용어다. ‘확신의 윤리’란 인간은 선한 존재라고 가정하고, 동기가 선하면 그 행위의 결과와 무관하게 선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자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경영자는 인간의 평균적 악을 전제하고 이를 감안하여 행동해야 하며, 동기의 선함보다는 결과의 선함에 치중해야 한다. 이것을 ‘책임의 윤리’라고 말한다.

l       셋째, 경영의 핵심은 상징과 외양이다. 경영자는 능란한 위선자요, 가장의 달인이어야 한다. 성실함, 자비, 인간애와 신실함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경영은 본질(what is)의 영역이 아리나 외양(what appear)의 영역에 속한다. 철학적 진리나 종교적 진리를 거부한다. 경영자가 추구하는 것은 영혼의 완성이나 진리의 추구가 아니다. 경영자에게는 부의 획득이 우선적 목적이고 영광과 명예 또한 중요한데, 이것은 결국 현상과 외양의 문제다. 따라서 적절한 위장과 기만, 그리고 위선이 지배를 위해 필요하다. 위선이란 ‘악덕이 덕에게 바치는 공물’이다 위선은 반도덕적이지만 덕이 악덕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을 시인하고 확인하는 긍정적 행위이기도 하다. 개인으로서의 삶이 중요하거나 영혼의 구원을 원하는 자는 그러므로 경영의 영역에 들어서지 않는 편이 좋다. 그러므로 훌륭한 경영자는 사자의 힘과 여우의 기만을 십분 활용하지 않으면 강력하게 지배할 수 없다.[253,254]

 

경영과 윤리의 적절한 관계설정은 경영자에게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어떤 기업도 엔론처럼 무너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의 목적은 자선이 아니며 도덕의 구현도 아니다. 경영자는 다양한 개인의 욕망과 이해를 통합하고 지배할 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정치적 선전과 상징의 조작을 통한 대중정치와 진정한 민주주의 사이에 필연적으로 적절한 긴장과 조화가 필요하듯이, 경영 역시 윤리와 현실적 이익 사이에서 부단히 단련되어 적절한 균형을 잡아가야 하는 과제다. 결국 경영은 이익에 대한 동물적 욕망과 공동체 속에서 함께 번영해야 한다는 문명 조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모색하게 하는 저울질 같은 것이다.[255, 256]

 

< 좋은 사람들은 영혼이 있는 리더를 선택한다 >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입니다. 이것이 필연적인 법칙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시장을 보십시오. 아침에는 어깨를 다투어 시장으로 들어서지만 날이 저물면 시장을 떠납니다. 그들이 아침은 좋고 저녁은 싫어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는 살 것이 있고 저녁이 되면 파장이 되어 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지위를 잃자 빈객이 모두 떠나간 것은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예를 다하여 빈객을 대우하십시오.” 이 말을 듣고 맹상군이 풍환에게 절하며 감사했다고 한다.[258]

 

그들은 어려울 때 상대방에게 서로 투자했다. 그리고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성공하였다. 그러나 결코 배타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세상의 이치를 이해했지만, 그 이치를 넘어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는 길을 버리고 자신들의 믿음을 선택했다.[260]

 

윤리 의식은 돈이 만들어 놓은 차별에 사회적 균형과 조화를 요구하는 것이다.[261]

 

인류 최고의 슈퍼스타 중 하나인 공자는 ‘마땅함’이 무엇인지 역설했다. 반면 마키아벨리는 “사람은 모름지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의 대칭점에 서 있는 또 하나의 질문, 즉 “사람은 실제로 어떻게 사는가?” 라는 물음에 대답하려 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의 어디쯤에 존재하는 ‘현실적 중용점’에 대한 사례로 나는 풍환의 예를 들었다. 공자는 지나치게 마땅함에 치우쳐 있고, 마키아벨리는 지나치게 시정잡배의 위선과 욕망에 치우쳐 있다면, 우리는 그 가운데 어딘가에도 치우치지 않는 처세의 장소를 찾아 거기에 머무르고 싶은 것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와 그 이치를 자신에게 적용할 때 성숙한 한 개인으로서 적절한 처신을 하고 싶은 것이다.[262]

 

제레미 리프킨은 자본주의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사회적 신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사회적 신뢰는 비영리적인 활동들에 의해 축적된다. 예를 들어 동구권의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서방 기업들이 이 거대한 예비시장 속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하고 철수하였다. 이유는 하나였다. 그곳에는 계약을 준수할 수 있는 사회적 신뢰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종교도, 동호인 모임도, 봉사집단도...)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는 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회적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꽃필 수 있는 나무였다.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는, 아마도 정치가 모든 것을 결정하던 체제가 정치적으로 몰락하듯, 역시 스스로를 버티게 해 주는 신뢰의 땅을 황폐화시킴으로써 몰락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265]

 

결국 윤리경영은 사회적 신뢰의 구축을 통해 자본주의의 황폐를 피하고 그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거름 주기’인 셈이다.[266]

 

에필로그

 

과거에 나는 얼마나 완벽한 훌륭함인가에 관심이 있었다. 흠이 없이 아름다운 사람을 동경했다. 이제는 훌륭함 속에 존재하는 불완전한 것들의 고통을 보게 되었다. 불완전하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 ‘어제보다 아름다운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변화의 동력이었다. 겨우 인생의 맛을 알기 시작한 것이다.[270]

 

춘추전국시대의 고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 영웅인 것은 아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우리의 편린들이다. 우리가 그들이다. 한때 그들이었고, 또 한때 그들의 입장에 반대하는 적대자였다. 그러나 분명히 우리는 그들 속에 편재해 있었다. 독하고 치사하면서, 또한 선하고 인자하다. 복선을 깔고 비수를 품지만, 용서하고 포용한다. 두려워하지만 버텨 내고, 배신하지만 또 충성한다. 그들은 죽고 난 뒤 책 속에 묻힌 미라들이 아니다. 그들은 지금 우리들 속에 우리들의 편린으로 살아 있다. 그들이 우리였다. 그리고 우리가 바로 그들이었다.[270]

 

고전은 살아 숨쉬기 때문에 아름다운 책이다.[270]

 

그들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희망이다. 그들에 의해 내 인생은 얼마나 많은 훌륭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게 되었는가![271]

 

 

 

 

내가 저자라면

 

책의 주제와 구성

 

이 책은 ‘춘추전국시대’를 살다간 여러 걸출한 인물들의 삶과 그 안에 담긴 속 깊은 이야기를 통해서 혼돈의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는 결국 ‘사람’에게서 왔음을 말하면서, 그 과거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할 인문적 지혜로서의 ‘리더십’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져 있는데, 각 장들은 사람을 다루는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지혜들, 즉, 자기경영 리더십, 섬김의 리더심, 인재경영 리더십, 변화경영 리더십, 윤리경영 리더십에 대해서 세부 주제별로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문득 어미새와 새끼들이 생각이 났다. 어미새가 먹이를 물어다 씹어서 삼키기 좋게 입에 넣어주면 쉽게 꿀꺽꿀꺽 소화하는 새끼들, 이 책을 통해서 선생님께로부터 그런 도움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춘추전국시대’를 살다간 여러 걸출한 인물들의 삶과 그 안에 담긴 속 깊은 이야기의 인문학적 의미를 현대의 경영적 시각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받은 긍정적 영향

 

이 책의 핵심 주제인 리더십의 주요 내용들은 특히 최근에 읽은 경영 서적들과 어울리면서 그 현대적 울림이 더욱 더 쉽고도 단단하게 이해되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에 읽은 서적들 중에서 특히 감명 깊게 읽은 것들은 ‘경영의 미래’, ‘포트폴리오 인생’, ‘프로페셔널의 조건’, ‘영적인 비즈니스’,’영혼이 있는 승부’ 등이었다. 이 책들의 공통점은 사람을 경영의 중심으로 삼고, 단순한 이익만이 아닌 사회에 대한 공헌을 조직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고객과 직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직원들의 열정과 창의력을 자발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하고 리드 하면서 공동의 이익과 보람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미래의 경영자의 책임이자 할 일이라는 점, 또한 이를 위해 개개인 역시 조직에만 의지하면서 모든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끊임없는 배움과 학습을 통해 지식 기반의 전문성을 가지면서 동시에 조직과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마음 자세를 갖추고 자신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을 찾아 그곳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또한 행복한 인생을 사는 길임을 설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동일한 맥락의 글들을 본 저서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느낌은 단순히 느껴진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노력에 의해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씹어졌음’을 간과할 수 없다. 이 책에서 선생님은 다양한 인용을 활용해서 쉽고 재미나게 의미를 부여하며 글을 풀어가셨다. 특히 고전과 현대를 오가면서 유사한 사례의 비교를 통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점이 책 전체를 통해 돋보인다. 예를 들면, 윤리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동양의 공자와 서양의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비교하면서 『사기열전』의 ‘풍환’으로부터 그 구체적 참조 사례를 찾아내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독서와 분석, 그리고 통합을 통해 하나의 주제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능력 및 노력이 이 책을 읽으면서 도드라지게 눈에 띈 가장 큰 배움이라고 생각된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좋은 말들

 

이 책에서는 리더의 자질과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내용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리더 및 리더십과 관련된 속 깊은 말들을 우선적으로 음미해야 할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았다. 이 정리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다시 한 번 얻을 수 있었다.

 

훌륭한 리더는 과거로부터 배운다. 그러나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꾼다. 왜냐하면 과거가 새로운 가정과 전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이룩한 꿈의 역사였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18]

 

좋은 리더는 다른 사람을 평가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그릇을 스스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33]

 

리더십의 결정적 부재는 무능한 사람이 자신의 그릇과 맞지 않는 높은 지위에 앉아 있다는 사실로부터 온다. 그리고 모자라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오른 후 주변의 중요한 자리를 아부에 강한 더 모자라는 사람들로 채우기 시작하면서 리더십은 타락한다.[42]

 

리더십은 힘을 선용하는 것이다. 리더십은 리더와 추종자 사이의 힘의 상호 작용이다. 나는 힘의 가장 큰 물줄기 중의 하나가 바로 배움에 있다고 믿는다. 이제 리더의 힘과 권위는 조직도와 위계질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배움에서 온다는 뜻이다.[45,46]

 

먼저 힘껏 섬기지 않고 섬김을 받을 수는 없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82]

 

그러나 진정한 리더들은 스스로를 절제하여 먼저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파트너로서 가장 공이 큰 제2의 인물로 자신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최고로 가는 확실한 길이기 때문이다.[99]

 

훌륭한 리더는 최선을 다한다. 다행히 그 공로가 인정되고 받아들여지면 제갈량처럼 죽는 날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한다. 그러나 잘못되어 버려지면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간다.[107]

 

간단하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사람만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 [113]

 

리더십의 핵심은 겸손이다 그는 공손하여 몸을 낮출 줄 알고 낯빛을 통제할 수 있었다. 낮춤으로써 유능한 인물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늘 귀를 열어 놓아 좋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즐겨 그 사람을 찾아가 예를 다해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 새 사람으로부터 또 좋은 인재를 추천 받았다.[144]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적합한 배움과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며, 적절한 사람을 배치하고 적합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경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훌륭한 경영자와 리더의 공통된 과제다.[166]

 

부드럽게 명령함으로써 명령이 요청이 되고, 복종이 참여와 동의로 바뀌게 할 수 있다면 훌륭한 리더다. 그들은 명령하는 자와 명령 받는 자 사이의 감정적 간격과 괴리를 메워 줌으로써 마음속으로 즐겨 따르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며,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람들이다.[169]

 

“모두들 내가 국무부 조직의 판을 다시 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나는 이 사람들이 내 편이 되기를 기다릴 것입니다. 그들이 나의 리더십을 믿을 때까지 재조직을 감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 콜린 파월[181]

 

경영자와 리더는 다양한 개인적 목표와 욕망을 하나의 조직 목표, 공통의 비전 속으로 결집하고 그 속에서 함께 번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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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
2009.11.04 03:27:36 *.12.20.58
'일은 여차하면 밤새면 된다.'크하하~
오빠의 가만히 있어도 풍겨져 나오는 자신감과
오빠가 웃으면 풍겨지는 소년 같은 귀여움과 따스함이 느껴지는 글이네.
알라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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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 시집 <생일 -사랑이 내게 온 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file [2] 예원 2009.11.09 7391
2107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류시화 엮음 숙인 2009.11.09 4998
2106 탤런트 코드 file [1] 백산 2009.11.09 4519
2105 니체, 천 개의 눈 천 개의 길 - 고병권 書元 이승호 2009.11.08 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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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6 니체, 천 개의 눈 천 개의 길 file 예원 2009.11.02 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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