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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5일 23시 07분 등록
Ⅰ. ‘저자에 대하여’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처음처럼 / 신영복


  신영복 선생님과의 인연은 세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오래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자를 통해서였다. 우연찮게 서점에서 마주하게된 책을 읽어 나가노라니 감옥에 있다고는 생각이 들지않을 정도로 저자의 글의 내용과 편지글이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이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이 들었다.

  두 번째, 인터넷에서 더불어 숲이란 모임을 알게 되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었던터라 저자가 궁금하기도 하고 모임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 어느날 종로의 허름한 식당에서 저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시작 되었다. 젠틀하고 깔끔한 샐러리맨들의 모습보다는 참여자들 하나하나가 모두 순수하고 해맑은 미소를 가진 평범한 시민분들이었다. 어찌보면 세상의 때가 묻은 내가 미안할 정도로의 아름다움을 가진 분들. 신영복 선생님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참석한 사람들을 통해서 그분의 모습을 어림 짐작할수 있었다.

  세 번째, 술자리에서였다. ‘처음처럼’이라는 소주가 나왔단다. 알카리수를 토대로 제조했다는 것도 눈길을 끌었지만 무엇보다 신영복 선생님의 필체로 소주 문안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었다. 


  신영복 선생님은 1941년 경상남도에서 태어났다. 고향은 밀양이지만, 출생지는 의령이었다. 아버지는 대구사범을 졸업하고 경상북도에서 교사로 근무했는데, 일본인 교장의 조선 학생 차별에 항의하다가 파면됐다. 그후 그의 부친이 교사 한 명뿐인 간이학교의 ‘교장’으로 의령에서 근무하실 때 신영복은 교장 사택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에 진학해 부산으로 유학을 떠날 때까지 어린 신영복은 교장 선생님의 아들로 밀양 등지의 사택에서 자라게 된다.

  1959년. 서울상대에 시험을쳐 합격하였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간 지 꼭 1년 만에 4·19가 일어났고 뒤이어 5·16이 왔다. 1·2학년 때까지 가정교사 하느라 학교 공부만 따라가기 바빴던 그는 5·16이 일어난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후배들의 세미나 지도를 시작하는 등 학생운동에 몰두하게 된다. 그는 군사정권이 들어선 현실에서 장기적인 학생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서울 상대에 본격적인 독서 동아리를 만들게 되고 여러 활동을 하게된다.

  1963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5~1966년 숙명여자대학교 정경대 경제학과 강사를 거쳐 1966~1968년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혁을 선고 받았다. 20년 20일동안 수감 생활을 하다가 1988년8월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하였다. 출소 후,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사회과학입문, 중국고전강독을 강의해왔으며, 1998년 3월 13일 사면 복권되어 1998년 5월 1일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임명되었고 2006년말에 정년 퇴임하였다. 현재는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신영복 함께 읽기’라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나눔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가 ‘강의’ 책과 같은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감옥에 들어간 이후부터였다. 감옥에서는, 특히 독방에 앉아서는 모든 문제를 근본적인 지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감옥의 독방이 그런 공간.  그 자신을 돌이켜보게 하였기 때문이다.

  저서로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이 있으며, 역서로는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공역)이 있다.



Ⅱ.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책을 내면서

1. 이 책은 그동안 성공회대학교에서 고전 강독이란 강좌명으로 진행해왔던 강의를 정리한것(p5)

2. 오늘날의 여러 가지 당면 과제를 고전을 통하여 재구성해보는 강의

3. 고전 독법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면서 동시에 미래와의 대화를 선취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6)


■ 서론

1. 나와 동양고전과의 인연

-. 내가 본격적으로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무래도 감옥에 들어간 이후.감옥에서는, 특히 독방에 앉아서는 모든 문제를 근본적인 지점에서 다시 생각하게됨. 감옥의 독방이 그런 공간. 우선 나 자신을 돌이켜보게됨(16)

-.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나의 사고와 정서를 지배하고 있는 식민지 의식을 반성하는 것에서 시작. 이러한 반성은 동시에 우리 시대에 대한 반성의 일환(17)

-. 나의 동양고전에 대한 관심은 이처럼 감옥에서 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로 시작되었으며 또 교도소의 현실적 제약 때문이기도 했슴(18)

2. 화두(話頭)와 ‘오래된 미래’

-. 고전을 읽겠다는 것은 태산준령 앞에 호미 한 자루로 마주 서는격(21)

-. 고전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중요. 역사는 다시 쓰는 현대사. 마찬가지로 고전 독법 역시 과거의 재조명이 생명.  당대 사회의 당면 과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전 독법의 전 과정에 관철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 우리의 고전 강독에서는 과거를 재조명하고 그것을 통하여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것을 기본 관점으로 삼고자 함.(21)

-. 먼저 기원전 7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에 이르는 춘추전국시대의 사상을 중심으로 하고 있슴. 한마디로 사회 변혁기의 사상을 대상으로함. 사회 변혁기는 사회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담론(談論)이 주류를 이룸(21)

-.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과 이러한 열망을 사회화하기 위한 거대 담론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은 것이 바로 오늘의 상황이라는 인식이 고전 강독에 전제되어 있슴. 사회와 인간에 대한 근본적 담론을 재구성하는 과제를 전제하고 있슴. 현대 자본주의 특히 그것이 관철하고자 하는 세계 체제와 신자유주의적 질서는 춘추전국시대 상황과 조금도 다르지 않음. 부국강병이 최고의 목표가 되고 있는 무한 경쟁 체제라는 점에서 조금도 다르지 않음.(22)

-. 우리의 고전 강독은 기본적으로 사회와 인간 그리고 인간관계에 관한 근본적 담론을 주제로 할것임(23)

-. 우리가 걸어놓는 화두는 ‘관계론關係論’임(23)

-. 유럽 근대사의 구성 원리가 근본에 있어서 ‘존재론’存在論임에 비하여 동양의 사회 구성 원리는 ‘관계론’이라는 것이 요지(23)

-. 최대한의 관계성을 존재의 본질로 규정하는 것이 관계론적 구성 원리라 할 수 있슴(24)

3. 천지현황과 I am dog

-. 과학적 방법이나 첩경捷徑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우직하게 암기하는 것이 오히려 가장 확실한 성과를 이루는것. 나는 여러분이 마음에 드는 고전 구문을 선택해서 암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음(260

4.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

-. 우리가 어떤 본질에 대하여 이해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먼저 그것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최대한으로 수용하는 방식이어야함. 그것은 비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는것. 엄밀한 의미에서 대등한 비교란 존재하지 않음. 비교나 차이는 원칙적으로 비대칭적(28)

-. 궁극적으로는 차이보다는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 수많은 관계 그리고 수많은 시공時空으로 열려 있는 관계가 바로 관계망關係網. 우리가 고전 강독의 화두로 걸어놓은것(29)

5. 고전 독법의 참여점(Entry point)

-. 서양 문화의 기본적 구도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종합적 명제라는 것이 통설. 흄과 칸트의 견해. 서양 근대 문명은 유럽 고대의 과학 정신과 기독교의 결합.

  그러나 서양 문명은 이 두 개의 축이 서로 모순되고 있다는 사실이 결정적 결함. 과학과 종교가 서로 모순된 구조라는것. 과학은 비종교적이며 종교 또한 비과학적이라는 사실.(30)

-. 동양의 역사에는 과학과 종교의 모순이 없으며 동양 사회의 도덕적 구조는 기본적으로 인문주의적 가치가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관계 등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문주의적인 가치들로 채워져 있슴.(32)

6. 삶을 존중하고 길을 소중히 하고

-. 현실주의란 한마디로 살아가는 일의 소박한 진실(34)

-.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베버의 체계에는 동양 사상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관계론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 인간관계에 대한 관점이 결여되고 있는것(36)

-. 도란 걸어가며 생각하는것(36)

7. 자연이 최고의 질서입니다

-. 만약 그릇이 그릇이기를 계속 고집한다면 즉 자기를 고집한다면 생성 체계는 무너지는것(39)

8. ‘인간’은 인간관계입니다.

-. ‘논어’에 ‘덕불고德不孤 필유린必有隣’이란 글귀.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뜻. 덕성德性이 곧 인성.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인간관계라는 관계성의 실체로 보는것.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인간. 이 사회성이 바로 인성의 중심 내용이 되는것(41)

-. 인仁은 기본적으로 인人+인人 즉 이인二人의 의미. 즉 인간관계임(41)


■ 오래된 시詩와 언言

1. 상품미학의 허위의식으로부터 삶의 진정성으로

-. 별리別離를 노래한 시인 정지상의 ‘송인,送人

  비개인 긴 강둑에  풀빛  더욱 새로운데

  남포에는 이별의 슬픈 노래 그칠 날 없구나

  대동강물 언제나 마르랴

  해마다 이별의 눈물 물결 위에 뿌리는데.(55)

2. 거짓 없는 생각이 시의 정신입니다

-. ‘시경’에는 모두 305편의 시가 실려 있는데 그 절반이 넘는 양이 국풍. 국풍은 각국의 채시관采詩官이 거리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백성들의 노래를 수집한것

  ‘시경’의 시는 약3천여 년 전의 세계 최고의 시

  ‘시경’은 중국 사상과 문화의 모태가 되고 있슴(56)

3. 풀은 바람 속에서도 일어섭니다

-. 민심을 읽고 민심을 다스려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써 채시관들이 조직적으로 백성들의 노래를 수집한 것이 틀림없습니다.(62)

-. ‘초상지풍 초필언’草尙之風草必偃,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는다.”

  백성들 편에서는 노래로써 위정자들을 풍자. ‘수지풍중 초부립’讎之風中草부立’ “누가 알랴. 바람 속에서도 풀은 다시 일어서고 있다는 것을”(62~63)

-. ‘시경’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삶과 정서의 공감을 기초로 하는 진정성에 있다(64)

4. 불편함은 정신을 깨어 있게 합니다

-. 주공이 조타 성왕을 경계하여 한 말. 형인 무왕이 죽은후 어린 조카 성왕을 도와 주나라 창건 초기의 어려움을 도맡아 다스리던 주공의 이야기

-->군자는 무일無逸(편안하지 않음)에 처해야 한다. 먼저 노동의 어려움을 알고 그 다음에 편안함을 취해야 비로소 백성들이 무엇을 의지하여 살아가는가을 알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건대 그 부모는 힘써 일하고 농사짓건만 그 자식들은 농사일의 어려움을 알지 못한 채 편안함을 취하고 함부로 지껄이며 방탕 무례하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를 업신여겨 말하기를, 옛날 사람들은 아는 것이 없다고 한다.(70)

-->이 무일편에서 개진되고 있는 무일 사상은 주나라 역사 경험의 총괄이라고 평가. 생산 노동과 일하는 사람의 고통을 체험하고 그 어려움을 깨닫기를 요구하는것(71)

-. 무엇보다도 불편함이야 말로 우리의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없는것. 살아간다는 것이 불편한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받는 것이라는 성찰이 없는것(72)

5. 미래는 과거로부터 옵니다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것.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것. 변화와 미래가 외부로부터 온다는 의식이 바로 식민지 의식의 전형. 권력이 외부에 있기 때문. 그곳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77)


■ ‘주역’의 관계론

1. 바닷물을 뜨는 그릇

-. ‘주역’은 귀납지歸納知이면서 동시에 연역지演繹知. ‘주역’이 점치는 책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와같은 경험의 누적으로부터 법칙을 이끌어 내고 이 법칙으로써 다시 사안을 판단하는 판단 형식. 그리고 이 판단 형식이 관례론적이라는 것에 주목하자는것(91)

-. 주역은 춘주전국시대의 산물. 주역은 변화에 대한 법칙적 인식이 절실하게 요청되던 시기의 시대적 산물(92)

2. 위位와 응應

-. 나는 사람이란 모름지기 자기보다 조금 모자라는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생각. 집이 사람보다 크면 사람이 집에 눌림. 그 사람의 됨됨이보다 조금 작은 듯한 집이 좋다

  자리도 마찬가지. 나는 그 자리가 그 사람보다 크면 사람이 상하게 된다고 생각. 그래서 나는 평소 ‘70%의 자리’를 강조. 30정도의 여백. 그 여백이야말로 창조적 공간이 되고 예술적 공간이 되는것(101)

-. 자기의 능력을 키우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동양학에서는 그것보다는 먼저 자기의 자리를 찾아야함. 개체의 능력은 개체 속에 있지 않고 개체가 발 딛고 있는 처지와의 관계 속에서 생성된다고 하는 생각이 바로 주역의 사상(102)

-. 내가 중간을 선호하는 이유는 앞과 뒤에 많은 사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 인간관계가 가장 풍부한 자리이기 때문(103)

3. 지천태地天泰

-. 지천태괴는 역지사지와 같은 의미, 처지를 바꿔서 생각하라는 금언이 바로 이 태괘의 사상(110)

-. 멀리 있는 사람도 포용하고 맨발로 황하를 건너는 사람도 포용하고, 멀리하거나 버리지 않으며 붕당이 없으면 중도를 행함에 짝을 얻으리라.(112)

-. 평탄하기만 하고 기울지 않는 평지는 없으며 지나가기만 하고 되돌아오지 않는 과거는 없다. 어렵지만 마음을 곧게 가지고 그 믿음을 근심하지 마라. 식복이 있으리라.(113)

4. 천지비天池丕

  지천태괘와 천지비괘에서 공통적인 것은, 어느 것이나 다 같이 교交와 통通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 이 교와 통이 곧 ‘관계’. 이것이 주역에서 우리가 확인하는 관계론이라고 할수 있음. 관계란 다른 것을 향하여 열려 있는 상태이며 다른 것과 소통되고 있는 상태에 다름아닌것(119)

5. 산지박山地剝

  ‘석과불식碩果不食’ 씨과실은 먹히지 않는다.(122)

6. 화수미제火水未濟

·-. 최후의 패가 완성 패가 아니라 미완성 패로 되어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깊은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128)

-. 길은 길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슴. 길은 코스모스를 만나는 곳이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나란히 걷는 동반의 공간이기도 함. 일터이기도 하고, 자기 발견의 계기이기도 하고, 자기를 남기는 역사의 현장이기도함(129)

7. 절제와 겸손은 관계론의 최고 형태

-. 주역 독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절제와 겸손이란 것이 곧 관계론의 대단히 높은 차원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 여러 가지 사정을 배려하는 겸손함 그것이 바로 관계론의 최고 형태(132)

-. 서산대사가 묘향산 원적암에 있을 때 자신의 영정에 쓴 시

 80년 전에는 저것이 나더니

  80년 후에는 내가 저것이로구나.(133)


■ ‘논어’, 인간관계론의 보고

1. 춘추전국시대

-. 노자에는 노자라는 인간이 보이지 않지만 논어에는 공자의 인간적 면모가 도처에 드러나 있슴. 그것이 노자와 논어의 가장 큰 차이(137)

-. 춘추전국시대의 몇 가지 특징

  첫째, 철기의 발명으로 특징지어지는 기원전 5세기 제2의 농업혁명기에 해당

  둘째, 사회 경제적 토대의 변화와 함께 구사회질서가 붕괴되는 사회 변동기

  셋재, 제자백가諸子百家의 백화제방의 시기(138~139)

2. 부끄러움을 아는 사회

  첫째, 형形과 예禮를 인간관계라는 관점에서 조명해보는것

  둘째, 부끄러움에 관한것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사회란 지속적인 인간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라고 할 수 있슴. 사회성 자체가 붕괴된 상태라고 해야 하는것(156)

3. 공존과 평화

-.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고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163)

-. 근대사의 정점에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라는 패권적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 이러한 자본주의 논리가 바로 존재론의 논리이며 지배, 흡수, 합병이라는 동同의 논리(164)

4. 낯선 거리의 임자 없는 시체가 되지 마라

-. 덕德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 (166)

-. 마음(心)이 좋다는 것은 마음이 착하다는 뜻. 착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안다는 뜻. 배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자기가 맺고 있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것. 착하다는 것은 이처럼 관계에 대한 배려를 감성적 차원에서 완성해놓고 있다는 의미(168)

5. 신뢰를 얻지 못하면 나라가 서지 못한다

  개인의 능력은 그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 있으며 이 인간관계는 신뢰에 의하여 지탱되는것. 신信은 그 글자의 구성에서 보듯이 ‘인人+言’의 회의會意로서 그 말을 신뢰함을 뜻한다고 할 수 있슴(171)

6. 어리석음이 앎의 최고 형태입니다

-. 신영복의 ‘나무야 나무야’에 있는 일절

  세상 사람은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당신이 먼저 말했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187)

7. 학습과 놀이와 노동의 통일

  이상적인 교육은 놀이와 학습과 노동이 하나로 통일된 생활의 어떤 멋진 덩어리(일감)를 안겨주는것(200)


■ 맹자의 의義

1. 어찌 이利를 말씀하십니까

-. 공자의 인仁이 맹자에 의해서 의義의 개념으로 계승(212)

-. 인이 개인적 관점에서 규정한 인간관계의 원리라면 의는 사회적 관계로서의 인간관계를 의미. 인에 비하여 사회성이 많이 담긴 개념(213)

2. 여럿이 함께하는 즐거움

-. 맹자의 여민동락輿民同樂사상. “현자라야 즐길 수 있다”고 한 대목이 이 장의 핵심. 현자는 여민동락하는 사람이라는 뜻. 그리고 진정한 즐거움이란 여럿이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라는 말(219)

3. 화살 만드는 사람과 갑옷 만드는 사람

-. 하는 일에 따라서 그 마음이 달라짐. 사회적 입장에 따라 그 생각과 정서가 달라진다(229)

-. 본성으로서 성선性善이 문제도 처지와 입장이라는 사회적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230)

-. 화살이 과녁에 맞지 않으면 자기를 이긴 자를 원망할 것이 아니라 (과녁에 맞지 않은 까닭을) 도리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다.(231)

--> 인의 실천을 강조하는 내용

-. 부중不中했을 경우 그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반구제기反求諸己의 태도는 매우 중요. 그것은 무엇보다 삶의 자세와 철학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실패에 직면하여 그 실패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가 아니면 외부에서 찾는가의 차이는 대단히 큽니다.(232)

4. 소를 양으로 바꾸는 까닭

-. 맹자와 선왕과의 대화

-->소를 양으로 바꾼 까닭은 소는 보았고 양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것. 가장 핵심적인 것은 ‘본다’는 사실. 본다는 것은 ‘만난다’는 것. 보고, 만나고, 서로 안다는 것. 즉, ‘관계’를 의미(237)

-. 자본주의 사회는 상품 사회商品社會. 상품 사회는 그 사회의 사회적 관계가 상품과 상품의 교환으로 구성되어 있는 사회. 당연히 인간관계가 상품 교환이라는 틀에 담기는것(240)

-. 나는 우리 사회의 가장 절망적인 것이 바로 인간관계의 황폐화라고 생각(242)


■ 노자의 도와 자연

1. 도道는 자연을 본받습니다

-. 유가 사상은 서구 사상과 마찬가지로 ‘진’進의 사상. 인문 세계의 창조와 지속적 성장이 진의 내용이 됨. 인문주의, 인간주의, 인간중심주의라 할 수 있음. 그에 비하여 노자 사상의 핵심은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되돌아가는 것임.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것. 노자가 가리키는 근본은 자연自然. 노자의 자연은 천지인天地人이 근원적 질서를 의미하는 가장 큰 범주의 개념(253~254)

-. 노자의 체계에 있어서는 자연의 생성 변화가 곧 도道의 내용(254)

-. 노자의 언어와 담론이 현재 자본주의의 모순 구조를 조명해내고 자본주의 문화의 허구와 총체적 낭비 체제를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을 때 비로소 노자가 생환될수 있음은 물론(257)

2. 노자가 보이지 않는 ‘노자’

-. ‘노자’는 81장 5,200여 자에 이름. 상편上篇은 도道로 시작, 하편下篇은 덕德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도덕경’이라 불리게됨(258)

-. ‘노자’는 무위無爲와 관조觀照라는 동양적 사유의 근거를 이루고 있는 사상일 뿐 아니라 과학, 문화, 예술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상이라 할 수 있슴(262)

3. 인위人爲는 거짓입니다

-. 자연이야말로 최고, 최선, 최미의 모델이라는 것이 노자의 인식(273)

-. 성인은 마땅히 무위無爲하고 무언無言할 것을 요구(275)

-. 성인은 무위의 방식으로 일하고 무언으로 가르쳐야 한다.

  만물은 (스스로) 자라나는 법이며 간섭할 필요가 없다.(276)

4.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서 바다가 됩니다

-. ‘상선약수’上善若水는 인구에 회자되는 명구.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이 경우 최고의 선은 현덕玄德이며 도道. 노자가 물을 최고의 선과 같다고 하는 까닭은 크게 나누어 세 가지.

  첫째는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것

  둘째는 다투지 않는다는 것

  셋째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는 것. 가장 낮은 곳에 처한다는 것임. 이 구절이 노자 정치학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 그 속에서 대단히 풍부한 민초들의 정치학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284~286)

-. 물이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는 것은 가장 낮은 곳에 처한다는 뜻이며, 또 가장 약한 존재임을 뜻함. 가장 약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물. 민초가 그러함. 이 78자아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물이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는 이유. 왜 그러한 힘이 약한 것에 있는가 하는 이유. 이것이 우리들의 몫.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이유는 무엇보다 먼저 약한 사람이 그수에 있어서 다수라는 사실.

  약한 사람들이 다수라는 사실은 두 가지 점에서 결정적 의미가 있슴

  첫째, 다수 그 자체가 곧 힘이라는 사실

  둘째, 다수는 곧 정의正義라는 사실. 이것이 곧 민주주의 원리(287~288)

-. 바다가 모든 강의 으뜸이 될 수 있는 까닭은 자신을 더 낮추기 때문이라는것.

  노자의 물은 민초들의 정치학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실천적 과제라고 할 수 있슴(289)

5. 빔이 쓰임이 됩니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모이는 바퀴통은 그 속이 ‘비어 있음’(無)으로 인해 수레로써의 쓰임이 생김(292)

6. 서툰 글씨가 명필입니다

-. 고요함은 조급함을 이기고, 추위는 더위를 이기는 법이다. 맑고 고요함이 천하의 올바름이다.(299)

-. 가장 중요한 원칙 문제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는 사람은 사소한 일에 있어서는 구태여 고집을 부리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작은 일에 매달리고 그 곧음을 겉으로 드러내게 마련. 어떤 분야든 최고 단계는 특정한 형식에 얽메이지 않으며, 좁은 틀을 시원하게 벗어나 있게 마련(300)

-. ‘대변약눌’大辯若訥은 “최고의 웅변은 더듬는 듯하다”(301)

7. 진보란 단순화입니다.

  노자 철학이야말로 동양 사상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해야 할것.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는 것이 노자의 철학이기 때문(305)


■ 장자의 소요

1.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한곳에 매여 살기 때문. 메뚜기에게는 얼음을 이야기할 수 없다. 한 철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이것은 ‘장자’ 외편外篇 ‘추수’秋水에 나오는 이야기. 이 대목이 바로 ‘우물 안 개구리’의 출전. 이 우물 안 개구리의 비유는 장자 사상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슴. 우물 안 개구리는 장자가 당시의 제자백가들을 일컫는 비유(309)

-. 당시의 제자백가들도 적극적 실천을 통하여 당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슴. 장자는 문제의식에 있어서 분명한 차이점. 장자가 추구하는 문제는 더 근원적인 문제. 제도 개혁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전제.

  근본적인 문제는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와 해방’에 있다는 것이 장자의 주장. 이른바 장자의 자유주의 철학.(310)

-. 장자 사상이 가장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이 ‘장자’ 제1편 ‘소요유’逍遙遊임. ‘소요유’는 글자 그대로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거닌다는 뜻.

 장자의 소요유는 ‘궁극적인 자유’, 또는 ‘자유의 절대적 경지’를 보여주기 위한 개념. 장자 사상의 핵심.(311)

2. 호루라기를 부는 장자

  노자는 도道의 존재성을 전제. 장자는 도를 무궁한 생성 변화 그 자체로 파악하고 그 도와 함께 소요할 것을 주장(314)

3. 높이 나는 새가 먼 곳을 바라봅니다

-. 세상의 모든 존재가 부분이고 찰나라는 것을 드러내는 근본주의적 관점이 장자 사상의 본령(317)

-. 내편內篇 ‘소요유’에서 초월에 대해 설명. 이 초월이 바로 장자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절대 자유’의 경지에 관한것. 장자는 초월의 경지를 네 가지 단계로 설정

  첫째 단계는 극히 현실적인 상식인이며 메추라기와 같이 국량局量이 좁은 사람. 둘째 단계는 송영자 같은 사람. 칭찬받는 사람을 못마땅하게 여기는다는 점에서 초월하지 못한 단계 세 번째 단계로는 열자列子와 같은 사람. 바람이라는 외적 조건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 넷째 단계가 장자가 절대 자유의 단계로 설정하고 있는, 도와 함께 노니는 소요유의 단계.

  장자의 세계에서 최고의 경지는 도를 터득하여 이를 실천하는 노자의 경지가 아님. 오히려 도와 일체가 되어 자유자재로 소요하는 경지를 의미. 아무 것에도 기대지 않고, 무엇에도 거리낌 없는 경지가 장자의 절대 자유의 경지(318)

4. 이것과 저것 저것과 이것

  사물은 어느 것이나 저것 아닌 것이 없고 동시에 이것 아닌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대적 관점에 서면 보지 못하고 주관적 관점에서만 본다.(321~322)

5. 마음으로 소를 대할 뿐입니다

  포정이 칼을 놓고 대답

  “제가 귀하에 여기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도道. 기술을 넘어선 것. 지금은 마음으로 소를 대할 뿐 눈으로 보는 법은 없습니다.”(324)

6.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

  장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물의 필연성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즉 도道의 깨달음이 아니라 그것과의 합일合一. 이것이 바로 장자의 이리화정以理化情.(328)

7. 부끄러워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 뿐

-. 밭일을 하던 노인은 불끈 낯빛을 붉혔다가 곧 웃음을 띠고 말했다.

  “기계라는 것은 반드시 기계로서의 기능機事이 있게 마련. 기능이 있는 한 반드시 효율을 보게 생각하게 되고, 효율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리 잡으면 본성을 보전할 수 없게됨. 본성을 보전하지 못하게 되면 생명이 자리를 잃고 생명이 자리를 잃으면 도가 깃들지 못하는 법. 내가 (기계를)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부끄러이 여겨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 뿐.”(329)

-. 장자의 체계에 있어서 노동은 삶이며, 삶은 그 자체가 예술이 되어야 하고, 도가 되어야 하고, 도와 함께 소요하는 것이어야 함(323)

-. 기계보다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효율성보다는 깨달음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를 복원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333)

8. 책은 옛사람의 찌꺼기입니다

-. “수레바퀴의 정확한 깍음은 신이 제 자식에게 그것을 말로 깨우쳐줄 수가 없고 제 자식 역시 신으로부터 그것을 전수 받을 수가 없슴. 옛사람도 그와 마찬가지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전하지 못하고(글로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남. 그렇기 때문에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것은 옛사람들의 찌꺼기일뿐.”(337)

9. 빈 배

-. ‘배로 강을 건널 때 빈 배가 떠내려와서 자기 배에 부딪치면 비록 성급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화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배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비키라고 소리친다. 한 번 소리쳐 듣지 못하면 두 번 소리치고 두 번 소리쳐서 듣지 못하면 세 번 소리친다. 세 번째는 욕설이 나오게 마련. 아까는 화내지 않고 지금은 화내는 까닭은 아까는 빈 배였고 지금은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 사람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는가?’

-->빈 배로 흘러간다는 것이 바로 소요우. 빈 배는 목적지가 있을 리 없슴. 어디에 도달하기 위한 보행步行이 아님. 삶이란 삶 그 자체로서 최고의것. 삶이 어떤 다른 목적의 수단일 수는 없는것. 이점에서 장자는 자유의지를 극대화하고 있슴(343)

-->장자가 이처럼 근원적 물음을 제기하고 나아가 최대한의 자유 개념을 천명한 까닭은 수많은 민초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패권 경쟁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비판적이었기 때문. 장자의 이러한 근본주의적 비판 정신이 바로 오늘 우리의 현실에 요구된다는것(343~344)

-. 장자의 ‘나비  꿈’은 우리가 화두로 삼고 있는 관계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슴.(344)

10. 나비 꿈

-. 장자를 몽접주인夢蝶主人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 ‘나비 꿈’ 때문임. 장자 사상을 대표하는것. 장자의 ‘나비 꿈’은 두 개의 사실과 두 개의 꿈이 서로 중첩되어 있는 매우 함축적인 이야기. 첫째는 장자가 꾸는 꿈이며 둘째는 나비가 꾸는 꿈. 이 두 개의 꿈은 나비와 장자의 실재實在가 서로 침투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선언하는것(345)

-. 모든 사물은 서로가 서로의 존재 조건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것. 이것이 바로 울의 고전 독법인 관계론이라고 할 수 있슴(346)

11. 고기는 잊더라도 그물은 남겨야

-. ‘득어망전得魚忘筌 득토망제得兎忘蹄’.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어버리고 토끼를 잡고 나면 덫을 잊어버린다”는 뜻(355)

-. 한 마리의 제비를 보고 천하의 봄을 깨달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관계망. 중요한 것은 한 마리의 제비가 아니라 천하의 봄이지요. 남는 것은 경기의 승패가 아니라 동료들의 우정이라고 생각. 남는 것은 그물. 그리고 그물에 관한 생각이 철학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357)


■ 묵자의 겸애와 반전 평화

1. 여러 사내가 몸을 섞어 강이 됩니다

  묵자, 순자, 한비자 등은 비주류 사상(362)

2. 묵자의 검은 얼굴

-. 묵자의 차별성

  첫째로 하층민의 이미지

  둘째로는 근검 절용하며 실천궁행實踐躬行하는 모습(364~365)

3. 2천 년 만에 복권된 묵자

-. 묵자는 겸애兼愛라는 보편적 박애주의와 교리交利라는 상생相生이론을 선언. 그리고 이러한 이론을 지침으로 하여 연대連帶라는 실천적 방식을 통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슴. 그리고 당면의 실천적 과제로서 반전 평화의 기치를 내걸고 헌신적으로 방어 전쟁에 참여. 묵자 사상이 매우 넓은 범위에 걸쳐 있지만 우리는 두 가지 점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겠슴. 겸애와 반전 평화를 묵자 사상의 핵심으로 파악하고자 하는것(370)

-. 공자가 춘추시대 말기의 사상가라면 묵자는 전국시대 초기의 사상가(3720

4.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 묵자는 혼란의 궁극적 원인은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슴(374)

-. ‘애인약애기신’愛人若愛基身.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구절. 성경 구절과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음이 놀라움. 묵자의 하느님 사상은(天地)은 기독교의 사랑과 조금도 다르지 않음. 기독교의 하나임이 사랑이듯이 묵자의 하느님 역시 겸애이기 때문(376)

5.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마라

  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옛말에 이르기를 ‘군자는 물을 거울로 삼지 않고 사람을 거울로 삼는다’고 했다. 물을 거울로 삼으면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지만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길흉을 알 수 있는 것(382)

6, 수염을 그을리고 옷섶을 태워야?

  묵자는 단지 반전 평화를 주장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평화 구조를 제도화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논의를 진전. 다른 사상가들과 구별되는 묵자 특유의 경지가 있다고 할 수 있슴(384)

7. 실이 물드는 것을 보고 슬퍼하다

-. 묵가를 설명하면서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것이 두 가지 있슴. 첫째는 묵자 사상의 철학적 방법론에 관한것이고 둘째는 묵가의 조직과 실천에 관한것.

  묵자 사상의 철학적 방법론 ‘삼표三表’. 삼표란 세 가지 표준. 묵자의 삼표는 첫째는 역사적 경험, 둘째는 현실성, 셋째는 민주성

  묵가의 조직과 실천의 엄정성-->집단 자살이라는 매우 비장한 최후를 맞이함(391,392,396)

-. 묵가는 중국 사상사에서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최초의 좌파 조직(399)


■ 순자, 유가와 법가 사이

1. 하늘은 하늘일 뿐

-. 일반적으로 유학儒學은 객관파客觀派와 주관파主觀波로 나누어짐. 사회질서와 제도를 강조하는 순자 계통이 객관파로 분류되고, 반대로 개인의 행위를 천리天理에 합치시키고자 하는, 다시 말하자면 도덕적 측면을 강조하는 맹자 계통이 주권파로 분류.

  순자는 예禮에 의한 통치를 주장. 바로 이 점에서 덕德에 의한 통치를 주장하는 주관파와분명한 차이를 보임(404)

-. 하늘은 사람이 추위를 싫어한다고 하여 겨울을 거두어가는 법이 없으며, 땅은 사람이 먼 길을 싫어한다고 하여 그 넓이를 줄이는 법이 없다. 군자는 소인이 떠든다고 하여 할 일을 그만두는 법이 없다. 하늘에는 변함없는 법칙이 있으며, 땅에는 변함없는 규격이 있으며, 군자에게는 변함없는 도리가 있는것(407)

2. 인간의 능동적 참여

-. 운명이란 인간의 실천적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순자의 사상 체계(409)

3. 성악설의 이해와 오해

-. 순자의 성악설은 그의 사회론을 전개하기 위한 개념(414)

-. 에드워드 윌슨의 ‘인간의 본성에 관하여’에 의하면 본성은 선악 판단의 대상이 아님은 물론. 인간의 본성이란 DNA의 운동 그 자체(414)

-. 순자의 성악설. 전국시대의 사회적 혼란의 원인을 분석하고 처방하는 논리의 일환. 순자의 이론 체계는 교육이라는 후천적 노력과 예禮라는 사회적 제도에 의하여 악한성性을 교정함으로써 사회의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는 논리(417)

4. 예禮란 기르는 것이다

-. 사람의 욕구를 기르고 그 욕구를 충족시키되, 욕망이 반드시 물질적인 것에 한정되거나 물物이 욕망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양자가 균형있게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예의 기원. 그러므로 예란 기르는것(418)

-. 순자 사상은 실제로 유가의 예치禮治사상으로부터 법가의 법치法治사상으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 평가됨(420)

5. 나무는 먹줄을 받아 바르게 됩니다

  순자의 체계에 있어서 인간 사회의 문화적 소산은 사회 조직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 그 사회 조직이 바로 예禮. 그리고 그 예가 곧 제도와 법. 이러한 제도와 법을 준수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

  순자가 교육론을 전개하는 것은 첫째로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 않기 때문. 둘째로 모든 인간은 성인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423)

6, 예와 악이 함께하는 까닭

  순자가 악론을 전개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 순자는 법과 제도적 통제가 가져올 폐단을 경계. 나아가 사회의 질서가 타율적이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공감과 동의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 순자를 계승한 법가의 이론이 바로 이 점을 간파. 법가가 단명할 수밖에 없는 이유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슴(427)


■ 법가와 천하 통일

1. 어제의 토끼를 기다리는 어리석음

-. 법가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사상. 법가는 부국강병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하고 최후의 6국을 통일. 다른 학파, 다른 사상에 비하여 그 사상의 현실 적합성이 실천적으로 검증된 학파. 따라서 법가를 읽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러한 법가의 현실성에 초점을 맞추는 일(431)

-. 한비자는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책(431)

-. 법가의 가장 큰 특징은 이처럼 변화를 인정하고,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는 현실성에 있다고 할 수 있슴. 인의仁義의 정치는 변화된 현실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사상이아른것(433)

2. 옥중에서 사약을 받은 한비자

  한비자는 엄정한 형벌을 주장하고 유가와 묵가의 인의仁義와 겸애兼愛를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비판. 더구나 군주의 절대 권력을 옹호하고, 군주는 은밀한 술수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슴. 동양의 마키아벨리(438)

3. 강한 나라 약한 나라

-. 법가의 법은 군주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핵심. 바로 이 점이 법가 비판의 출발점(442)

-. 한비자가 주장한 법의 기본 성격을 종합해보면 첫째 법의 성문화, 둘째 전국적으로 공포된 공지법, 셋째 전국적인 법의 통일성이이라는 세 가지 요건이 그것(444)

-. 공개성, 공정성 그리고 개혁성이 갖추어져야 함. 이 세가지의 내용은 법가 사상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서로 통일되어 있는 하나의 체계(444)

4. 나라의 쇠망을 알려주는 일곱 가지 징표

  상인들이 그 재물을 다른 나라에 쌓아놓고 백성들이 곤궁하게 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구절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450 참조)

5. 탁과 발, 책과 현실

  탁이란 책입니다.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탁을 가지러 갑니다. 현실을 본뜬 탁을 가지러 도서관으로 가거나 인터넷을 뒤지는것. 현실을 보기보다는 그 현실을 본뜬 책을 더 신뢰하는것. 발을 현실이라고 한다면 여러분도 발로 신어보고 신을 사는 사람이 못 되는 것이지요.(452)

6. 교사巧詐는 졸성拙誠보다 못한 법

  나는 그 인간을 알지 못하면 그 사상을 알 수 없다고 생각. 사람과  사상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456)

7. 법가를 위한 변명

  어떠한 사상 체계라 하더라도 그것을 전체 과정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묻고, 결코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460)


■ 강의를 마치며

1. 천지가 찬란한 꽃으로 가득 찬 세계

-. 불교 사상의 핵심은 연기론과 깨달음(覺)입니다.(472)

-. 불교 철학의 최고봉은 화엄華嚴 사상. 화엄경의 본래 이름이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대방불광이란 한량없이 크고 넓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절대적인 붓다를 의미(472~473)

-.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한 시간과 무변無邊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는 드넓은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는 그 순간,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저마다 찬란한 꽃이 됩니다. 아무리 보잘것없고 작은 미물微物이라도 찬란한 꽃으로 새롭게 태어남(474)

-. 불교 사상은 관계론의 보고(475)

-.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 바로 이 현실을 수많은 꽃으로 가득 찬 화엄의 세계로 바라볼 수 있는 깨달음이 중요.

  우리의 관계론에 의하면 삼라만상은 존재가 아니라 생성(a Becoming).475

-. 깨달음은 고전 읽기의 시작이며 그 끝(477)

-. 불교 철학의 관계론을 가장 잘 나타내는 상징적 이미지는 인드라의 그물(477)

2. 도전과 응전

-. 문명의 중심을 자처한 중화사상이 역사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불교의 전래와 17세기 이후 서구 사상이 도입되었을 때라고함. 그것은 중국 이외에 문명이 있다는 사실에서 받은 충격이었다고 할 수 있슴(481)

-. 불교 사상은 유학을 대신하여 사회의 이념 형태를 규정하는 지배 이데올로기로 굳건한 지위를 점하게 된것. 특히 불교 사상은 개인주의적이며 반사회적인 해체 사상을 내장(481)

3. ‘대학’ 독법

-. ‘대학’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유가 사상 중에서 가장 깊이 있는 내용이라 평가됨(486)

-. ‘대학’의 내용을 요약한다면 첫째 명덕을 밝히는 것, 둘째 백성을 친애하는 것, 셋째 최고의 선에 도달하는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세가지를 3강령이라 함. 그리고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가 8조목(487)

4. 이학理學에 대한 심학心學의 비판

-. 명나라 중기에 신유학에 대한 비판 이론으로서 양명학陽明學이 소위 심학心學으르 등장. 양명학의 대두는 지식인 사회에 상당한 반향과 새로운 지적 전환의 가능성을 불러일으키게됨(501)

-. 과거는 흘러가고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는 다같이 그 자리에서 피고 지는 꽃일 따름(505)

5. 고전 독법에서 문명 독법으로

-. 우리의 고전 독법은 관계론의 관점에서 고전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담론이었슴. 이러한 담론을 통하여 우리가 발견한 가장 중요한 것은 동양적 삶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인성의 고양’이라는 사실. 이 인성의 내용이 바로 인간관계이며 인성을 고양한다는 것은 인간관계를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505~506)

-. 이러한 유연성은 우리의 시각을 ‘여기의 현재(here and now)에 유폐시키지 않고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걸친 전체적 조망과 역사 인식을 갖게 하기 때문(507)

-. 동양고전의 독법에 있어서는 고전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보다는 이러한 성찰적 관점을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것(507)

6. 가슴에 두 손

-.  한 사람의 사상에 있어서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가슴(heart)이라고 하였슴. 그 사람의 생각을 결정하는 것이 머리(head)가 아니라 가슴이라는 뜻. 가슴을 강조하는 것은 가슴이 바로 관계론關係論의 장場이기 때문(508)

-. 앞으로 시와 산문을 더 많이 읽으라는 부탁을 드림. 시와 산문을 읽는 것은 바로 가슴을 따듯하게 하고 가슴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 우리의 선조들도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문사철文史哲과 나란히 시서화詩書畵에 대한 교육을 병행(509)

-. 시와 산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몇 가지 부언

  첫째, 사상은 감성의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함.

  둘째, 사상은 실천된 것만이 자기의 것.

  그러므로 사상의 최고 형태는 감성의 형태로 ‘가슴’에 갈무리되고 있는것(509~510)

-. 시서화의 정신은 무엇보다 상상력을 키우는것. 상상력은 작은 것을 작은 것으로 보지 않는것. 작은 것은 큰 것이 단지 작게 나타난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진정한 상상력. 하나의 사물이 맺고 있는 거대한 관계망을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며 그것이 바로 시서화의 정신. 시서화로 대표되는 예술적 정서는 우릐의 경직된 사고의 틀을 열어주고, 우리가 갇혀 있는 우물을 깨닫게함(510)

-. 유종원(773~819)의 ‘종수곽탁타전’種樹廓橐駝傳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발 발휘하게 할 뿐.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 듯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온전하게 되고 그 본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515)



Ⅲ. ‘내가 저자라면’


  나의 동양고전 독법-강의-는 신영복 선생이 성공회대학교에서 고정 강독이란 강좌명으로 진행해왔던 강의를 정리한 것이다. 그가 언급했듯 고전은 단순한 옛날 기억의 치우침이 아닌 그리고 잊혀져버린 역사가 아닌 우리가 살고있는 현시대에 그리고 앞으로 닥쳐올 미래와 함께 살아 숨쉬는 우리의 삶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시와 언을 통해 문학의 향취를 느끼고 주역을 통해 변화를 갈구하는 깊은 인생의 구비구비를 체험한다. 논어를 통해 현재까지 우리의 사상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공자의 유가 사상을 다시금 돌아보며, 맹자를 통해 그의 義와 호흡한다. 나아가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통해 우리의 마음과 정신은 자연으로, 궁극적인 자유의 도의 세계로 날아 오른다. 묵자와 순자, 법가를 통해서는 비주류이지만 당시대의 사상의 뿌리를 함께했던 궤적을 느낄수 있다. 우리는 이와같이 고전을 통해 우리자신의 따뜻한 가슴의 온기를 다시금 회복하게 된다.

  이를통해 우리는 저자의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인 ‘관계론’關係論을 통해 역사 저너머 그들이 손을 내밈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그들의 관계성을 통해 나의 성찰을 도모하고자 한다.


1. ‘초상지풍 초필언’草尙之風草必偃, ‘수지풍중 초부립’讎之風中草부立’

  민초의 삶은 꺽이지 않는다. 지배자들이 제도와 정치와 힘으로써 그들을 억누르더라도 그들을 핍박하더라도 그들을 힘들게 하더라도 그들은 바람 속의 풀처럼 다시 일어선다. 우리의 역사가 우리의 미래가 그들이 달구어낸 작품이기에.

 나의 삶도 매번 일어서는 삶이 되리라.


2. 불편함은 정신을 깨어 있게 합니다

  우리는 익숙한것에 길들여져 있다. 자신의 생활에 자신의 터전에 자신의 영역에 안주하기를 원한다. 그러하기에 불편함의 세력들이 들이닥치면 우리의 세포는 결전태세를 갖춘다. 적군을 바라보듯 우리의 모든 촉수는 그 불편함의 세력으로 진군을 한다. 하지만 어찌 알았으리오. 불편함이 익숙하지 않음이 우리의 정신을 깨어있게 하고 우리를 생동감있게 하고 우리를 살아있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생산적인 깨달음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는 것을.


3. 자기의 자리

  나는 왜 자리에 연연하는가? 왜 높은 자리를 오르려고 하는가? 명예, 지위, 욕구, 계발... 저자는 자기보다 조금 모자라는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00을 기준으로 둔다면 70%의 자리를 강조한다. 그 여백을 창조적 공간으로 채우라고 한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다가오는 인사고과의 평가에서 올해도 나는 과연 자유로운가? 나는 과연 30%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가?


4. 관계성

  나는 처음에는 조직생활에서 내가 혼자 잘하면 내가 업무를 완수하면 모든 일이 끝나고 해결이 되는줄 알았다. 그런데 회사의 연식이 늘어날수록 그게 다가 아니구나라는 뒤늦은  철듬을 확인하였다. 나혼자만이 아닌 타인의 연속성상인 유대에서 업무가 형성이 됨을 배우게 되었다. 그때부터 타인의 다른 부서에의 여유로움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들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개체의 능력은 개체 속에 있지 않고 개체가 발 딛고 있는 처지와의 관계 속에서 생성’된다는 평범함 진리를 자각하기 시작했다.

  세상은 나혼자만이 아니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연결된 하나의 끈이다.


5. 포용심

  참부끄럽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이 마음이 더넓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참부끄럽다. 책을 읽을수록 더많이 알수록 좀더 겸허해지고 좀더 부드러워져야하고 좀더 넒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무엇일까? 무엇때문일까? 나이의 연륜과 머리의 지식이 아직 가슴으로 내려오지 않아서이리라.

  나의 가슴은 따뜻한가? 나의 가슴은 타인을 안을만큼 넓은가? 나의 가슴은 여유로운가? 혹시 나란 존재가 아직도 가슴 가득 차있지 않은지?

  ‘멀리 있는 사람도 포용하고 맨발로 황하를 건너는 사람도 포용하고, 멀리하거나 버리지 않으며 붕당이 없으면 중도를 행함에 짝을 얻으리라.’


6. 어리석음의 찬미

  저자의 말대로 나는 나를 세상에 맞추기 보다는 세상을 나에게 맞추려는 경향이 적지않다. 덕분에 눈치가 있기 보다는 눈치가 느리고, 빠르게 행동하게 보다는 한발짝 늦게 움직이고, 나의 고집과 조금의 무식함으로 세상을 향해 전진한다. 이런 나의 스타일에 옳고 그름을 떠나 저자는 찬미의 노래를 부른다.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7. ‘상선약수’上善若水

  최인호씨의 장편소설중 ‘상도’常道라는 작품에는 계영배라는 술잔이 등장한다. 이잔은 전설의 잔으로써 아무리 술을 잔에 부어도 70%정도만 차고 그이상을 붓게되면 술이 차지않고 넘치는 잔이다. 중용과 여백의 미라고 할까.

  계영배의 잔처럼 물은 어디로든 흘러간다. 아무런 불평없이 끊임없이 낮은데로 낮은데로 흘러간다. 시내에서 모이면 시냇물이 외고 강으로 가게되면 강물이 되고 넓은 바다로 가게되면 바닷물이 된다. 물의 본성은 매한가지나 어디로 모여 드는가에 따라 그 이름은 달라진다. 나자신도 본성은 하나인데 왜 다른 이름으로 불리워지기를 원하는가? 설사 또다른 이름으로 불리워지더라도 그 본성은 하나일터인데.


8.  ‘소요유’逍遙遊

  자유를 그렇게나 외치고 다니고 찾아 다니었건만 나는 진정 자유로운가?

  책의 자유를 느끼는가? 업무의 자유를 느끼는가? 쉼터에서의 자유를 느끼는가? 무엇에 그리 거리낌이 많은가? 나를 둘러싸고 얽어메는 요소는 무엇인가? 환경이 상황이 당신을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가? 아니면 내가 그 환경을 상황을 움켜쥐고 있는가?

  나는 자유로운가?


9. 이것과 저것 저것과 이것

  웃긴다. 내가 하는일은 옳고 남이 하는 일은 틀린 것인가? 내가 가고자 하는곳은 옳은곳이고 남이 가는곳은 틀린 곳인가? 나의 생각은 옳고 남의 생각은 틀린 것인가? 어느것이 옳고 어느것이 그른것인가? 장자의 말대로 ‘사물은 어느 것이나 저것 아닌 것이 없고 동시에 이것 아닌 것이 없을것’인데 무어그리 나는 옳고 그름의 시시비비에 얽메이는 중생인가? 언제나 철이들려나.


10. 탁을 통해 얻고자 하는것

  탁이란 책이다. 나는 책을 왜 읽는가? 지식을 얻기위해, 자기계발을 위해, 다른 세상을 알기위해, 또다른 깨달음을 위해...

  법가에서의 얘기대로 나는 참진실의 현실을 보기보다는 그 현실을 본뜬 책을 더 신뢰하는것은 아닌지. 믿을 대상인 사람속의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인지 아니면 책속의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인지? 내가 책에게 먹히고 있는지 아니면 내가 책을 움직이고 있는지? 내가 주인인지? 아니면 종속되고 있는지?

  참나는 조화에 있다. 어느 한곳에 치우침이 아닌. 책속의 세상. 세상속의 책.

IP *.147.13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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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2009.11.15 23:29:55 *.147.132.83
저는 월요일 내일부터 인천, 창원, 춘천, 원주로 이어지는 출장길에 나서게 됩니다.
에구에구~
서울 지방이 영하 5도로 떨어 진다지만 우리의  가슴과 마음만은 겨울철 모락모락 김이나는 찐빵처럼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뜨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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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9.11.16 06:49:08 *.160.33.244

요즈음엔 네 글이 가장 먼저 올라 오는 구나, 
월요일이 밝아 오기 전에.
너의 삶의 늘 일어서는 삶이길 바란다. 
김나는 진빵을 가슴에 품고 가거라. 
이른 아침 날씨가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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