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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3일 11시 49분 등록

저자에 대해서

 

1949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부친의 뜻에 따라 역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때 처음접하게 된 주역은 그에게 검은 건 글씨요, 흰 건 종이로 느껴졌다고 한다. 그 후 30년 넘게 주역을 연구하고 그를 통해 역학자의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동안 주역을 연구한 그는 주역의 역할이 점술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주역은 인생의 고난을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는 지혜와 실천의 지침을 전해 준다는 믿음이 생겼고 주역강의라는 책을 쓰고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부산역리학회 부산시 지부와 부산역리학회에서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고, 명리학, 족서학 강사를 지냈으며 현재 기업체 강의를 하고 있다. 주역강의점을 보는 책이다라는 관점을 그가 변화시킨 것은 아이러니이다. 그러나 30년 이상 주역을 기반으로 역학자의 삶을 살았던 저자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얻게 된 삶의 지혜가 주역에 담겨 있었다 하니, 이것은 점술서의 역할보단 삶의 지혜와 지침을 알려주는 책임은 분명한 것 같다.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의 저자는 나의 호를 지어주신 분이다. 책을 논하기에 앞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주역강의를 읽고 강한 인상을 받았던 것은 주역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에 있다. 나조차도 주역하면 떠올랐던 것이 점을 치는데 활용하는 책이라는 관점이 지배적이었고, 언젠가 한번은 이 주역을 읽어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 재미로 활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라는 느낌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역강의는 논어나 맹자의 해설서를 읽는 것처럼 삶의 지혜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라는 책에서 주역을 소개하는 관점이 점술서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관계에 대한 책으로서 소개되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관계에 대해서 초점이 맞춰져서 그런지 주역강의를 읽는 내내 관계를 중심으로 글을 살펴보게 되었다.

주역에 담겨 있는 사상이란 말하자면 손때 묻은 오래된 그릇입니다. 수천 년 수만 년에 걸친 경험의 누적이 만들어낸 틀입니다. 그 반복적 경험의 누적에서 이끌어낸 법칙성 같은 것입니다. 주역은 동양적 사고의 보편적 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으로 더 쉽게 풀어보면 주역은 오랜 경험의 축적을 바탕으로 구성된 지혜이고 진리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진리를 기초로 미래를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그런 점에서 주역은 귀납지이면서 동시에 연역지입니다. 주역이 점치는 책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경험의 누적으로부터 법칙을 이끌어내고 이 법칙으로써 다시 사안을 판단하는 판단 형식입니다. 그리고 이 판단 형식이 관계론적이라는 것에 주목하자는 것입니다.이다.

저자가 주역을 삶의 지혜의 총서로 인식하는 이유도 주역이 현재의 삶속에서 아직도 살아남아 읽혀지는 이유도 결국 인간의 관계를 총괄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몇천년 전부터 인간이 살아온 환경은 조금씩 변화되어 왔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우리는 여전히 관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관계의 장이 바로 삶이고 관계속에서 만들어 지는 인간들의 경험들 즉 지혜들을 구분지어 놓은 것이 주역의 구성이라 할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시간은 흐른다라고 하는데 주역의 구성 또한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것. 이것이 인간의 시간이다.

그 각기의 때와 적절하게 관계하지 못할 때 우리는 문제를 발생시키게 된다.

따라서 주역에서는 주어진 시간의 흐름에 맞는 때와의 관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것을 원,,,정으로 나눴는데 천지창조에서 멸의 시기에 이르기까지, 작게는 한 생명의 잉태, 성장,활동, 죽음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간에 관계되어 있다. 그 때를 잘 알고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그 때를 잘 안다 해도, 숱한 인간들과의 관계속에서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하니 그 문제들과의 관계를 다루는 것이 주역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관계속에서의 문제가 무엇인지 소개하는 것부터, 어떤 문제에 처해 있는지, 선인들은 어떻게 대처했는지, 또는 앞으로 다가올 문제는 무엇이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총괄적인 부분을 다룬다. 그래서 일종의 관계에 대한 바이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야 겠다.

여기서 재미난 것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생각해 보는 관점이 점술서의 역할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역사적인 시간의 흐름으로 볼 때 우리는 과거의 누구와 비슷한 환경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확률적으로 나와 비슷한 누군가가 존재했을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그 존재는 어떻게 자기를 알고 스스로 생존했는지 생각해 보는 것 그것이 과거를 통해 미래를 점치는 행위라고 생각해보면, 주역은 통계로 본 인간관계론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수없이 많은 사례들을 정리해서 나도 그 안의 사례중에 하나의 문제에 빠져 있을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그렇게 수많은 관계에서의 경우의 수를 이해하다 보면 과거의 인간의 현재 더 나아가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으며 거의 들어맞을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것이 주역을 점술서로 활용한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내가 어디에 처해 있는지 알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조목 조목 삶의 면면을 살펴 볼 수 있고,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주역강의는 우선 쉽게 쓰여진 책인 것 같다. 주역의 다른 책을 읽어보지 않아 주역이란 책의 전체를 다루기는 힘들지만, 쏙쏙 쉽게 글귀들이 와 닿는 것이 저자의 친절한 설명에 의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아마도 30년간 역학자로서의 삶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지혜이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정리된 내용들이라 그 서술이 쉽게 와 닿는다.

간간히 역학자의 삶을 살면서 경험한 내용을 삽입하였는데, 생생함을 더 해주는 것 같고 재미있게 읽혀진다.

 

따라서 주역을 읽기 전에 접해봐야 할 주역서로서 큰 역할을 할 것 같다.

주역 하나만 연구하는데에도 수없이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하고, 어렵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와서 늘 읽지 못하고 망설였던 책인데, 이 지혜의 보고를 저자의 쉬운 풀이로 접할 수 있게 된 것에 고마울 따름이다.

 

주역을 쓴 저자가 누구인지도 알기가 어렵지만 그 내면의 흐르는 기백은 군자다움을 추구하는 것 같다. 숱한 이해관계속에서 좋은 해법을 찾다보니 결국 군자의 지혜에 다다른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방대하게 인간 삶의 전반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 의지는 뛰어난 성인으로서의 군자의 모습이 되기를 희망한다. 즉 인간이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하는 의미에서 모여진 지혜인것이다. 그래서 주역은 긍정의 메시지가 주가 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결방안을 존재하는 것, 그것이 인간이 역경을 이겨내온 힘이라고 하는 것의 실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세하게 서로 다른 이치들을 이야기 하듯이 보이지만, 결국 하나로 응축 될 수 있는 것은 결국 긍정이 향한 희망이다.

수천년전의 인간도 희망으로 살면서 현실을 극복하였나 본다, 지금의 우리처럼

 

관계라는 관점으로 책을 읽었으니 관계에 대해서 새로운 소스를 얻게 되었는데, 관계를 하는 이유는 희망 이 그 원천이라는 것을 주역의 맥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관계는 결국 희망이다.라는 도식이 성립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조적 소수라는 집단을 움직이는 힘의 원천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나의 결론은 희망 때문이다. 더 잘살거나, 더 뛰어나 보고 싶거나, 더 다른 결과를 만들어 보고 싶거나, 못다 이룬 꿈을 이뤄내고 싶거나, 남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해보고 싶거나, 태어나서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해내고 싶은 욕망이 다 희망에서 나오는 것이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만나서 그 재능과 가치를 확인하였고 인정하고 있다 하여도 그들 모두는 같은 해를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희망이라 얘기할 만큼 과감한 시도를 해야 한다.

어중간한 시도는 희망을 봐라 볼 필요가 없다. 모두 약간의 노력으로 해결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희망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탐험가의 그 무엇일 것이다.

그리고 탐험가가 선원들에게 사용하는 유일한 경영비법이 희망의 메시지 일 것이다.

나는 주역을 통해 그것을 보았다.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들

 

 

내 생각에 주역은 심오하되 그렇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난해한 책이 결코 아니다. 이것이 내가 주역의 해설서를 쓰는 또 다른 이유다.[17]

 

주역은 일종의 철학서라는 사실은 지금까지의 주석이나 연구를 통해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되어 온 사실이다. 거기에는 음양의 원리와 자연의 법칙, 특히 만물이 변화하는 원리가 설해져 있다는 것이 이런 주석과 연구의 기본 주장이었다.[19]

 

거듭 밝히지만 필자는 주역을 점술서가 아니라 일종의 철학서, 처세서로 풀이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점괘를 얻는 방법이나 점괘별로 주역의 구절들을 해석하는 방식을 배우고자 한다면 이 책은 그러다 훌륭한 책이 아닐 수도 있다. 독자들은 주역의 내용 자체에 주목하고, 그 심오하고도 현실적인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 가르침만으로도 미래에 대한 혜안을 얻을 수 있고, 현실의 모든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을 가장 합리적으로,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점 따위를 칠 필요가 아예 없어지는 셈이다.[21]

 

주역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천지만물이 변화하는 궁극의 원리를 밝히고, 사람도 그 원리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기술된 책이 바로 역서이며, 그 중의 하나가 주역인 것이다.[23]

 

주역은 영어로 [The Book Change] 변화의 책이라고 번역된다.[24]

 

처음의 주역, 즉 본문만으로 구성된 주역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진리를 담은 교양서이자 인간의 처세를 가르친 책이었다. 중국 고대의 선비와 학자들은 이 주역을 근본 삼아 공부했고, 그 공부를 통해 교양을 쌓고 인격을 수양했다.[27]

 

주역이 점서가 아니라 철학서요 교양서이며 실천적 지혜를 강조한 처세의 책이라는 측면에서 본문만을 우선 이해해 보자는 것이다.[30]

 

앞에서도 누차 언급했듯이 주역이 담고 있는 변화의 원리를 깨닫게 되면 누구나 인간사의 구체적인 상황에서 적절하게 처신할 수 잇는 지침을 얻을 수 있다.[34]

 

모든 인생은 태어나고 성장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결국은 죽음에 이른다. 그러나 같은 시간을 살아간다고 해서 누구나 똑 같은 모습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시간과 선택된 공간을 어떻게 조화시키고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인생의 모습은 갖가지로 달라진다. 주역의 건은 이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성공의 3대 요건(시간,공간,사람)을 인생의 각 단계에 빗대어 총체적으로 설명한다.[35]

 

건은 크게는 천지창조에서 멸의 시기에 이르기까지, 작게는 한 생명의 잉태, 성장, 활동, 죽음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간에 관계되어 있다. 그 때를 잘 알고 움직여야 한다. 우선 너무 일찍 뜻을 펼쳐서는 안된다. 설령 때를 만나 실제로 일을 도모하게 되더라도 인맥을 얻어야 리도를 얻을 수 있다. 무릇 군자는 일을 함에 있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저녁이 되면 다시 반성하고 걱정하는 법이니 비록 그 일이 험하여도 허물은 없다. 이 정도면 자신의 기량을 힘차게 펼쳐도 허물이 없다.그러나 역시 조력하는 인물이 있어야 리의 세계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시간이 지난 때를 넘긴 늙은 용은 후회함이 있는 법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자기 분수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길하다.[36]

 

건은 원과 형과 리와 정의 모든 시절과 통한다. , 건은 크게는 천지창조에서 멸의 시기에 이르기까지, 작게는 한 생명의 잉태, 성장, 왕성한 활동, 죽음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간에 관계되어 있다.

원은 혼돈의 시절이다. 우주에 비유하자면 아직 낮과 밤이 갈리기 이전의 때이며, 사람으로 따진다면 출생 전에 어머니의 태안에서 성장하는 임신의 기간이다. 아직은 암흑기다.

형은 카오스 다음에 오는 창조의 시기이다.인간이 어머니의 뱃속에서 밖으로 나오고, 살아갈 수 잇는 기초가 마련되는 시절이기도 하다.

리는 왕성한 활동과 결실의 시절이다. 배움을 마치고 때를 얻어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장년이 여기에 해당한다. 물질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는 시기이며, 이러한 때를 다른 말로는 황극의 시절이라고도 한다.[38]

정은 소멸의 시기이다. 우주가 수명을 다해 스러지는 최후의 순간, 곧 종말의 시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를 멸극의 시절이라고도 한다. 사람으로 따진다면 노쇠하여 병들고,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시기이다.[38]

 

주역은 원형리정의 네단계로 설명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1년을 사계절로 구분한 이치와 다를 바 없다.[39]

 

잠룡은 쓰지 말라는 말이니, 곧 인격을 갖추지 못하면 뜻을 펼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40]

 

현룔재전 리견대인

현룡이 밭에 있으니, 대인을 봄이 이롭다는 말이다. , 밖으로 나아가 밭에서 일을 할 정도가 되더라도, 인맥을 얻어야 리도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40]

 

하지만 때를 만나고 하늘의 허락을 얻었다고 해서 만사가 저절로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시간이 허락되었다면, 그 다음으로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 이치가 재전이라는 두 글자에 담겨 있다. 밭은 곧 인간이 살아갈 공간이니, 시간적인 기회로 상장되는 하늘의 허락과 대비되는 땅의 허락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룡이 시간과 하늘, 신과의 교감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재전은 공간과 땅, 환경의 획득을 의미한다. 하지만 주역은 시간과 공간이 마련되었다고 해서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여기에 한가지 추가 요소가 더 있으니, 바로 사람이다.[41]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혹은 사회적으로든, 모슨 일이든 큰일을 하자면 주변에 사람이 필요한 것은 불문가지다. 주역은 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여기에서 하늘, , 사람이라는 천지인 삼재의 중요성과 조화를 강조한 주역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41]

 

군자 종일건건 석척약 려 무구 흑약재연 무구

무릇 군자는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저녁이 되면 다시 반성하고 걱정하는 법이니, 비록 그 일이 위태로워도 허물은 없고, 이 정도면 혹 깊은 물 위로 도약해도 역시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이는 군자의 일하는 자세와 더불어 큰일을 성취하기 위한 용기와 모험의 필요성을 강조한 말이다.[42]

 

 

비룡재천 리견대인

비룡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면 이롭다는 말이다. , 능력을 발휘하는 최상의 때를 맞이하더라도 역시 조력하는 인물이 있어야 리의 세계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43]

 

항룡 유희

항룡은 후회함이 있다는 말이니, 시가닝 지나 때를 넘긴 늙은 용에게는 후회할 일이 생긴다는 뜻이다. 물러나는 일 역시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된다.[44]

 

견군룡 무수 길

뭇 용을 보더라도 머리를 드러내지 않으면 길하다는 말이니, 어떠한 상황에서든 분수를 지켜야 함을 강조한 구절이다.무수는 그런 용들의 무리 가운데에서 머리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말이니, 함부로 앞서거나 나서지 않는 겸손함을 뜻한다. 그렇게 해야 길하다는 것이다.그렇다면 무수의 삶이란 무엇인가? 겸손, 순종, 단결, 헌신, 봉사 그리고 법질서를 잘 지키는 모범시민이 생활자세에 다름아니다.[45]

 

모든 것은 변한다. 산천도 변하고 우주도 변하고 사람의 마음도 변한다. 하지만 변치 않는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시간이다. 유한한 목숨을 가진 인간에게 시간은 절대로 변치 않는 유일한 것이다. 이에 비해 공간은 상대적이다.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왜곡될 수 있고, 실제로 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절대적 시간과 상대적 공간의 만남, 그 사이에 우리의 인생이 끼어 있다. 그러므로 사람의 삶이란 시간과 공간의 조화 속에서만 원만히 진행될 수 있다.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때가 맞지 않으면 일이 성사될 수 없고, 아무리 좋은 때가 맞지 않으면 일이 성사될 수 없고, 아무리 좋은 때가 되었어도 잘못된 곳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면 일은 역시 어그러지게 마련이다.[46]

 

.자네에게 한가지 물어볼 말이 있네, 우주가 생성된 이후로 지금까지,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한참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우물쭈물하자 마침내 도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변함없이, 규칙적으로, 정확하게 흘러가는 것은 바로 시간이라네,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도, 부처임이 열반에 드셔도, 전쟁으로 무수한 생명이 죽어도, 1초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놈이 시간이지. 우리는 시간의 여행이 끝나는 순간까지, 시간 속으로 여행하는 공간의 열차에서 내리라는 하늘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모두들 여행을 계속할 것이라네, 자네가 방황하는 것은 바로 그 절대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 자네가 점유하고 있는 공간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있기 떄문이야[52]

 

천명은 스스로 알아야 하느니, 자네의 모습은 지금부터 많이 달라질 것이네. 자신의 노력으로 시간과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하네.[53]

 

세상 만물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이미 터득하고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상생의 도리이다. 상생의 도리를 어기면 큰 정치인도 때를 얻지 못해 모리배로 전락하고, 큰 부자도 돈만 모으는 수전노가 되며, 아무리 훌륭한 종료라 해도 인류를 전쟁의 고통으로 몰아가게 된다. 곤은 이처럼 땅 위에 사는 인간들의 복잡다단한 삶을 폭넓게 조망하면서, 공생의 첫 번째 원리라고 할 수 있는 상생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55]

 

만약 상생의 원리를 어긴 종교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전쟁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양쪽 모두 흘리며 쓰러지게 된다. 하지마 문명의 번영을 누리는 현재의 세상은 그 끝까지 아직 오래 남았다. 그러므로 근신하고 현재의 환경과 삶을 길이 보존하는 데 힘써야 한다.[56]

 

군자 유유왕 선미후득 주리

누구나 뜻을 펼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진리를 말하고 있다.[57]

 

서남득붕 동북상봉

서남쪽으로 가면 벗을 얻고, 동북 쪽으로 가면 벗을 잃는다는 말이니, 상생하면 재화와 덕망을 얻게 되고, 상극하면 재화와 덕망을 잃게 된다는 뜻이다.[58]

 

리상 견빙지

겉으로는 수비고 약해 보여도 내면은 차갑고 강한 것이 우리가 발 딛고 선 땅 위의 세계이자 음의 세계임을 표현한 것이다.[60]

 

직방대 불습 무불리

겉은 서리 같지만 속은 얼음인 이 곤의 세계, 이 음습한 고통의 바다를 우리는 과연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주역은 우선 너 자신을 믿으라라고 말한다. 삶과 인생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이지 희망의 선언이다.[61]

 

직방대

자연히 스스로 본능적으로 아는 것을 말한다.[61]

 

괄낭 무구 무예

지도자가 되는 길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학문을 닦아 정치.사회적 리더가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으로 큰 부자가 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권력과 돈이다.지나친 절약은 그 자체로 허물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불행하게도 이 때문에 명예를 얻을 수도 없다고 했다.[63]

 

사랑은 세상만물의 본성이며, 모든 사랑은 아름답다. 가르치지 않아도 누구나 사랑을 할 줄 알고, 훼방을 놓아도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의 열매는 지혜로운 눈을 가진 자만이 맛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보는 눈, 사랑을 예측하는 밝은 눈을 가진 사람만이 마지막 결실까지도 아름다운 사랑을 가꿀 수 있다.[71]

 

둔 원형리정 물용 융듀왕 리건후

둔은 사랑을 상징한다. 그런데 이 사랑 역시 시작과 끝이 있어서, , ,,정의 단계와 시기를 모두 거치게 된다. 풀어 보자면, 원은 사랑의 근원이며, 형은 첫사랑의 시기이며, 리는 열매의 상태이며, 정은 헤어짐이다. 이 시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앞날을 내다보고 큰 목표를 세워 정진하는 것이다. 리건후는 제후를 세워야 이롭다는 말이자, 장차 제후가 될 큰 뜻을 세워야 이롭다는 말이고, 유유왕은 그런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73]

 

몸은 형의 시절에 통한다, 참 진리는 인간이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요. 진리가 자연스럽게 나를 찾아오는 법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아이와도 같은 생명의 순수성이다. 순수성을 잃지 않으면 가르침을 얻게 될 것이나, 순수성을 잃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세상에서 필요한 공부를 열심히 하면 타인에게 형벌을 가하는 지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공부로는 자신이 억눌림당하는 것을 면할 수 있을 뿐, 궁극적인 삶의 고난과 허무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덕을 익혀 너그럽고 포용력 있는 생활의 도에 충실한 사람이 된다면, 가사를 부인에게 맡겨도 길하고, 자식 또한 집안을 잘 이끌고 간다. 그러한 공부의 과정에서는 경계할 것들이 많으니 우선 여인에게 기대지 말라. 여인은 돈 많은 남자를 만나면 쉽게 몸과 마음을 주니 이롭지 못하다. 또한 어렵고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면 고난만 많아진다. 그러므로 자연의 섭리에 의한 공부만이 길하다. 한편, 모든 국민에게 필요한 기초 교육도 있으니, 이는 공공의 안녕과 법질서를 세우기 위한 격몽의 교육이다.[86]

 

비아구동몽 동몽구아

직역하면, 내가 동몽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몽이 나를 구한다는 말이다. 이때의 동몽은 주역에서 최고의 경지로 생각하는 교육의 형태이자, 순수한 고의 경지, 최고의 인격을 상징한다.[87]

 

초서 고 재삼 독 독즉불고

인간이라는 자연의 한 존재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었던 순수성, 자연성, 생명성을 최고 경지에 이르는 필요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자연과의 합일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된다는 말이다.이런 순수성을 잃어버린 세계가 이 구절에 나오는 독의 세계이다.[88]

 

초서는 점쟁이가 처음 점을 친다는 말이니, 여기서는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린아기가 처음 세상을 배워 갈 때의 그 순수성, 그 자연성을 말한 것이다. 그 순수성이 유지될 때는 자연이 필요한 진리를 일러 준다ㅑ.[88]

 

이처럼 주역은 자연과 합일하여 대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과, 어럽혀지지 않는 순수함을 최상의 덕목으로 가르치고 있다. 자연과 합일함이 몸의 도이다. 이를 한마디로 동몽이라 하여 교육의 형태 중 최고의 경지로 설명하였다.[88]

 

발몽 리용형인 용탈질곡 이왕 린

리 시절에 형인으로 등용됨에 이롭다고 했다. 형인은 형벌을 집행하는 자이니, 오늘날의 표현으로 바꾼다면 판검사가 될 터이다. 실제로 세상의 학문을 열심히 갈고 닦으면 판검사가 될 수 있고, 판검ㅅ하는 남에게 구속됨이 없이 오히려 남의 허물을 다스리는 절대적인 권력자에 다름 아니다. 그야말로 성공한 인생, 권력과 현실적인 명예의 상징이다.[89]

 

포몽 길 납부 길 자 극가

포봉은 포용의 공부다. 인화로써 상대를 편안하게 껴안아 다스리는 도리를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도리로 가정을 다스리면 길할 수 밖에 없다. 납부는 부인에게 집안의 운영권을 준다는 말이다. 포몽이 이루어진 가정에서는 부인이 돈의 출납을 비롯한 일체의 일을 맡아도 역시 길하다는 것이다. 주역의 기자는 진실하고 인자한 마음과 현명한 판단으로 가정을 운영하는 생활인의 도리를 포몽이라 하였다.[90]

 

곤몽 린

곤몽은 곤란한 공부이니, 어렵고 싫은 공부를 말한다. 이런 공부를 하면 고난이 많다. 하기 싫거나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억지로 하는 것,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에 집착하는 것 모두가 공몽이다. 주역에서는 이러한 공부를 계속하면 어려움이 끊이지 않는다고 경계한다.[92]

 

동몽 길

곤몽은 어렵고 동몽은 길하다는 말이니, 곤몽에 매달리지 말고 동몽으로 나아가라는 가르침이다. 그렇다면 동몽이란 무엇인가? 동몽은 문자 그대로 어린아이의 공부다. 목적도 없고 실용성도 염두에 두지 않는 공부, 오직 자연의 이치에 대한 궁금증으로만 가득 찬 순수한 의문의 세계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하는 공부가 동몽이다. 이런 어린아이의 순수함이야말로 자연과 동화되고 신과 교감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티없이 맑은 아이들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의 진정하 주인이라는 예수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92]

 

주역은 억지로 하는 공부의 폐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여건과 환경이 허락되지 않는 공부, 뜻이 없는 공부에 억지로 매달리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는 얘기다. 진리 자체가 나를 찾아오도록 몸과 마음을 열어두는 공부를 해야만 진정한 뜻을 일루 수 있다는 것이다.[96]

 

수에는 믿음이 필수적이다. 성공에 대한 굳센 믿음과 함께 때를 기다리는 것은, 밝은 빛이 마침내 길을 여는 것과 같으니, 그 끝이 반드시 길하다. 이로써 대업이 시작된다. 적극적이지 않은 자세로 때를 기다린다면, 이름이 늦고 허물도 없다. 청빈하고 곧은 생활을 유지하면서 때를 기다린다면, 시작 단계에서 작은 부딪침은 있으나 끝에는 길하다. 부정적인 행위를 일삼으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은 도둑을 키움과 같다. 지나치게 혈기가 왕성한 채로 기다린다면, 거점을 지킬 수 없다.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자기의 일을 즐기면서 여유 있게 기다린다면, 끝에는 길하여 성공한다. 기다림이 마침내 무르익으면 천시와 환경과 귀인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공경하고 그의 경륜에 따르면 반드시 성공한다.[104]

 

수 유부 광형 정길 리섭대천

수는 때를 기다림이다. 유부는 믿음과 확신이 있음을 의미한다. 때를 기다리기 위해서는 왜 기다리는지, 기다리면 무엇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믿음과 확신,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기다림을 견디기 위한 첫 번째 요건이다. 목표와 기약이 없는 기다림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는 모두가 아는 바이다. 주역은 이처럼 기다림에는 반드시 믿음과 확신,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말을 강조하면서 설명을 시작한다.[105]

 

리섭대천은 큰 내를 건넘이 이롭다는 말이니, 모험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주역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여기서는 믿음과 확신을 바탕으로 한 기다림의 끝에서, 마침내 때를 얻어 용감하게 대업을 성취하는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최종적인 대업의 성취를 위해서는 기다림 외에도 마지막의 실천적인 모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105]

 

수우니 치구지

진흙밭에서 기다림은 도적이 이름을 초래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부정적인 장소에서 때를 기다리게 되면 나쁜 마음이 생기고 오히려 범죄와 암합하는 상태를 초래하게 되기도 한다. 기다림에도 미학이 있으니, 공간을 올바르게 선택하고 좋은 심성과 바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아무리 오랜 수행과 공부를 하여 이룬 경륜이라도,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기다리는 장소의 선택이 매우 중요함을 가르친 것이다.[107]

 

기다리는 공부는 혈기를 안정케 하는 공부이며, 차분하게 자기를 이기는 힘을 기르는 공부에 다름 아닌 것이다.[108]

 

수우주식 정길

수우주식은 주식 위에서 기다린다는 말이다. 이때의 주는 자신의 즐거움을 뜻하고, 식은 가정경제의 안정을 뜻한다. 따라서 이 말은 가족들의 생활을 안정되게 경영되고, 자신의 활동도 잘 유지하며 기다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현실에 충실한 기다림은 그 끝이 길하다는 것이다.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자기의 일을 즐기면서 기다리는 기다림이야말로 주역이 말하는 최고의 멋진 기다림이다.[108]

 

입우혈 유불속지객삼인 래 경지 종길

입우혈은 마침내 따를 만났을 때, 그 꿈을 펼치기 위해 적당한 장소로 나아감을 말한다. 곰이 마늘과 쑥을 싸들고 인간이 되기 위해 굴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청하지 않은 세 사람의 객이 있어 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청하지 않은 세 사람의 객이란 앞서 나왔던 천지인 삼재의 다른 이름이다. 하늘이 정해 준 시간과 땅이 베풀어 준 환경이 구비되고, 나를 도와줄 인재가 나타나는 순간이 기다림을 마치고 리섭대천의 위대한 모험을 감행할 타이망이라는 것이다. 특히 인재의 출현이 가장 가시적이고 즉자적인 타이밍의 판별 기준이 된다. 그런 귀인이 나타나는 순간을 놓치지 말고, 그를 공경해 맞이하고, 그 뜻을 받들어 행한다면 끝내는 길하다는 것이다.[109]

 

인민을 위하는 큰 정치를 베풀고자 한다면, 민심을 제대로 읽고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적은 청탁이나 뇌물로 대사를 그르치지 말라. 정치인의 실패는 낙선이나 하야가 아니라 민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민심을 잃으면 정치인의 생명은 끝난다.[113]

 

송 원길

정치인의 자질은 원형리정의 시기 가운데 원의 시절, 어머니의 태내에서부터 결정된다는 말이고, 그런 사람이라야 정치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정치인은 근원적으로 타고나야 한다는 것이다.[119]

 

흑석지반대 종조참치지

정치판이라는 아수라장에서 이런 신망이나 총애는 오래 가질 않는다. 그래서 아침이 끝나기도 전에 세 번이나 이를 도로 빼앗는다고 하였다. 그만큼 버티기 어렵고, 눈치를 많이 보아야 하는 것이 정치의 세계다. 권력을 잡은 윗사람의 행동과 마음이 흔히 이와 같음을 알고 마땅히 조심하면서도 이들을 잘 이용해야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치는 역시 보통사람으로는 할 일이 아닌 것이다.[119]

 

주역에 따르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윗사람이 나에게 소신이 있는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신뢰를 주어야 하며, 아랫사람도 믿고 따르도록 덕을 갖추는 것이 정치인의 첫번째 요건이라는 것이다.[120]

 

정치인은 사리사욕을 버려야 한다. 사사로운 욕심으로 대사를 운용하면 걱정이 떠날 날이 없고, 중용의 도리를 지킬 수도 없게 된다. 그러므로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아집을 버려야 하괴, 나는 항상 롷고 반대파는 항상 그르다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120]

 

한편, 정치에는 항상 실패와 성공이 교차하는 만큼,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한 사람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실패 뒤에는 윗사람을 찾아가 더욱 겸손하게 명을 기다려야 한다. 실상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런 겸손과 공경이 지극하면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나 성공할 수 있다.[121]

 

승전이든 패전이든 전쟁 후에는 상처가 남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전쟁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이미 전쟁을 시작했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123]

 

장인 길 무구

부득이 전쟁을 치러야 한다면, 건강한 장정으로 군을 구성해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는 말이다. 군대 구성의 원칙이자 승리의 첫째 요건을 설명한 구절이다. 어쩔 수 없이 전쟁에 휘말리게 되면 군대를 구성하되, 부녀자, 노약자, 어린이는 제외하고 건강한 장정으로 군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합지졸의 군대는 만들지도 말라는 경계다.[125]

 

경쟁은 전쟁과는 다른다. 전쟁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자 말고 이겨야 하지만 경쟁은 정정당당해야 한다. 승리보다 과정을 중시할 수 있어야 지더라도 얻을 것이 있다. 지나치게 승부에만 집착하면 설령 이기더라도 차라리 지는 것만 못하다.[133]

 

비 길

경쟁은 오늘날의 스포츠 경기, 혹은 경제적인 면을 위시한 일체의 발전적인 경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경쟁만이 길하다.[135]

 

유부비지 무구 유부영부 종래유타 길

유부의 부는 믿음, 신뢰, 확신을 의미하는 글자다. 그러므로 유부비지는 경쟁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고, 그래야 허물이 없다고 했다.그런데 이때의 믿음은 질 그릇을 채우고 넘치게 하는 믿음이어야 한다.[137]

 

비지자내 정 길

주역이 말하는 승리의 첫번째 조건은 바로 비지자내다. 자내는 경쟁에 필요한 힘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의 내부로부터 표출되는 것임을 분명하게 말한 것이다. 실제로 경쟁에 임하면 우리는 자신관의 싸움에서 먼저 이겨야 한다. 한마디로 정신력의 힘, 당한 집중력이 승리의 첫번째 조건이라는 말이다.[138]

 

현비 왕용삼구 실전금 읍인불계 길

어진 임금은 사냥에 나가도 삼구를 사용한다. 삼구는 사방 가운데 한 곳을 열어놓고 사냥감을 모는 방식이다. 주변의 사냥감을 몰살시키지 않는, 어질고 아양이 넘치는 사냥 방식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놓치는 짐승이 생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럴 줄 알고 시작한 사냥이다. 임금에게 변명을 하거나,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벌을 벋을까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읍인불계, 백성들이 임금을 무서워하며 떨지 않는다고 했다.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냥의 풍경이요, 여유와 아량이 넘치는 경쟁의 모습인가?[141]

 

우선 주역은 자연과 인간, 만물의 존재 원리를 규명한 책이다. 주역속에는 하늘의 뜻과 자연의 섭리, 인간의 운명이라고 이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것도 가장 깊이 있는 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147]

 

인간이 처할 수 있는 모든 삶의 상황들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타개책을 비의로써 기술한 실용적 비서인 것이다.[148]

 

이 책을 통해 내가 목표로 삼은 것은, 주역의 원형에 가장 가깝다고 판단되는 본문 전체를 대상으로 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건너뛰거나 생략하지 않고 일관되게 해석을 해 보자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주역의 참모습을 되살리고, 대부분의 역학자들조차 읽기를 포기하고 마는 난해한 주역을 누구나 읽어서, 어려운 순간마다 도움이 되는 실천적이고 유용한 지혜를 모두가 쉽게 얻을 수 있게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150]

 

작은 성공이나 행복도 일찍부터 노력해야 얻을 수 있다. 구름이 빽빽하나 비가 오지 않는 경우가 있듯이, 쉬워 보이는 작은 행보도 얻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집 바깥에서 기다리고만 있기 때문이다. 원만한 가정과 작은 행복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닫는다면 무슨 허물이 있으랴. 길하다. 설령 타인에게 이끌리어 가정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하더라도 역시 길하다. 소축의 작은 행복으로 가는 수레바퀴가 이탈하면, 부부가 서로 반복하게 된다. 믿음으로 생사의 두려움을 없애야 허물이 없다. 바로 곁의 이웃과 서로 협력하여 부를 창출하고, 믿음으로 결속하는 것도 소축을 실현하는 한 방법이다. 때가 왔을 때 일을 이루고 성공해야 좋다. 욕심으로 능력 밖의 일을 하니 부인이 걱정하고 때가 이미 지났는데도 덤벼드니 흉하다.[152]

 

소축 또한 적극적으로 쟁취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달성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153]

 

유부 혈거척출 무구

그렇다면 부부 사이의 반목은 왜 생기는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믿음, 신뢰, 사랑의 결핍이다. 이를 주역은 한마디로 부(믿음)라고 했다.[155]

 

사람을 앞에 두고 바른 말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상대가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권력자라면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래서 자기 자리를 걸고, 때로는 목숨까지 걸고 직언하는 사람들을 예로부터 칭송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직언에도 도가 있다. 리의 도가 바로 그것이다.[163]

 

순수하고 정직한 사람은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물리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깨끗하고 소박한 사람의 직언은 허물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직언에도 도리가 있다. 직언을 위해서는 우선 균형이 있어야 하고, 부드럽고 편안해야 하며, 자기를 버리는 희생정신도 있어야 한다. 에꾸눈으로 잘 보려 하고 절름발이가 잘 달리려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자는 호랑이 꼬리를 밝으면 물리니 흉하다. 무인은 직언을 하기보다 오히려 군주의 명예 무조건 따라야 한다. 직언을 해도 순수하면 결국 길하다. 그러나 상대방을 무참히 짓밟는 직언은 결국 위험하다. 직언하는 자는 자기의 과거 잘잘못을 먼저 회상하고 반성해야 길하다.[164]

 

태 소왕 대래 길 형

이는 작은 것을 투자하고 희생하여 큰 것을 얻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작은 것인가? 게으름, 허세, 욕심, 실기의 어리석음이 작은 것이다. 큰 것은 무엇인가? 노력, 의리와 신망, 인생에 대한 통찰, 권력 등이다.[173]

 

포황용빙하 불하유붕망 득상우중행

그렇게 성공하고 나서도 옛 친구를 잊지 않고 우정으로 대하는 신의 와겸손함이다.[175]

 

유명 무구 주 리지

그렇다면 막힘의 운에서 탈출할 방법은 있는가? 물론 있다. 명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이때의 유명은 인간의 직접적인 관계를 바꾸는 명이며, 천명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명을 받는가? 주역은 다음의 세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는 무구다. 어렵다고 남의 것을 탐하거나 죄를 지어서는 안된다는 말이요. 흠 없이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는 주다. 주는 밭의 경계가 되는 두둑을 말하기도 하고, 밭의 가지런한 이랑을 뜻하기도 한다.

셋째는 리지다. 이때의 리는 순종하고 따른다는 뜻이다.[187]

 

경부 선부 후회

막인 운을 마침내 뒤집어 엎는 단계다. 등산에 비유한다면 마침내 정상을 눈앞에 둔 순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그전에 포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군자는 끝까지 나아가 반드시 막힌 운을 뚫어야 한다.그 마지막 고비가 경부이다.[188]

 

우선은 막힌 운세를 멈추게 하고, 그 다음에 막힌 운세를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는 것이다.[190]

 

인우야 형 리섭대천 리 군자 정

동인의 동은 사람들을 한데 끌어모으는 것, 사람들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것, 사람들의 마음을 똑같이 만드는 것을 말한다. 가장 쉬운 말로 바꾸면 정치다. 리섭대천은 큰 강물을 건너는 모험과 고난, 이를 극복한 후의 성공을 표현한 말이다. 젊어서 정치를 시작하고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는 모험심이 있어야 성공적인 정치인, 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193]

 

동인우야라, 정치는 또한 들판에서 시작하라고 했다. 지배자나 권력자가 아닌 자리, 기득권이 없는 자리,보호막이 없는 자리,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먼 자리, 여는 아니지만 여를 꿈꾸는 자리가 들판이요. 야다.[195]

 

이는 어렵고도 험난한 길임이 또한 분명하다. 예수가 겪은 사막의 악천후와 사탄의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부처가 겪은 주림과 가난, 마귀와 공포도 이겨내야 한다.[194]

 

동인 선호도이후소 대사극 상우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정치인의 삶은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이를 좋아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사람만이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있다.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나쁘게 표현하면 술수와 야합, 음모와 배신이 판을 치는 동네가 바로 정치판이고,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만이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197]

 

대유자는 태어나기 전에 이미 정해지며, 성장기에 기틀을 이룬다. 사람을 사귀되, 해롭지 않아야 한다. 대유자는 큰 재물을 운용해도 허물이 없다. 진정한 대유자는 또한 천자와 더불어 제사나 연회에 참례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자라도 소인이면 이를 감당할 수 없다. 대유자는 자기의 본색을 가볍게 드러내지 말아야 허물이 없다. 대유자는 믿음과 위엄으로 사람을 사귀어야 길하다. 큰 부자의 운명을 타고나면 하늘이 그를 도우니 길하고 유리하지 않음이 없다.[202]

 

대유 원형

젊은 날의 인격 수련이 없으면 대유를 유지할 수 없다.[203]

 

무교해 비구 간즉 무구

내가 만약 큰 재산을 가진 사람이고, 이를 물려받을 아들에게 하나의 교훈만을 가르쳐야 한다면, 나는 당연히 친구를 가려 사귀라는 교훈을 남기겠다.[203]

 

비기팽 무구

대유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몸가짐과 행동을 이렇게 성대하고 요란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겸손하고 조용하며 소박하게 움직이라는 뜻이다.[205]

 

궐부 교여 위여 길

믿음과 위엄으로 행하라. 궐은 기와 같은 말이며, 궐부는 믿음, 신뢰, 신의, 정성을 의미한다. 그런 자세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넉넉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되, 위엄을 잃지 않는 태도가 대유자의 모습이다. 주역은 대유자에게 두 가지를 당부한다. 사람을 신중하게 사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가 가진 것을 지나치게 내세우지 말라는 것이다.[208]

 

겸양은 군자도 인격수양을 완성했을 때에야 비로소 도달할 수 있는 경지다. 잘 익은 벼라야 고개를 숙일 수 있다. 한편, 진정한 겸양은 무조건 베풀거나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대의를 해치는 것에 대해서는 무력을 써서라도 응징하는 것이 겸양의 참모습이다.[209]

 

겸겸 군자 용섭대천 길

겸겸은 겸도의 중복이니 최고의 겸양이다. 이 경지에 도달한 군자는 사고와 행동이 언제나 일치해서 어떤 일을 도모해도 이룰 수 있다.[21]

 

주역이 강조하는 겸손은 이렇게 질서와 평화, 공존을 지키기 위해서는 때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는 힘과 현실적 대응력을 갖춘 실력자의 겸손이다. 힘이 없고 무지해서 남에게 당하기만 하는 것, 현실이 허무하다고 도피하는 것은 주역 스타일의 겸손이 아니다. 옳은 것은 지키고 그른 것은 힘으로라도 바로잡는 것이 주역이 강조하는 진정한 겸양의 모습이다.[213]

 

겸은 겸손이요 겸양이니, 군자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 가운데 하나다. 예기 에서도 군자를 널리 들어 잘 알고 있으면서도 겸양할 줄 알고 선을 돈독하게 행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정의하여 겸양을 군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앞세웠다.[214]

 

현실 정치에 필요한 겸손이 바로 명겸이다. 이 경지에 이른 사람은 인간관계를 잘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 탁월하여 만사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다. 주역에서는 이것을 치자가 가져야 할 능력으로 본다.[215]

 

남들과 다른 성공의 이면에는 항상 남들과 다른 계획이 있다. 남들과 똑같이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람에게는 남들과 다른 성취를 이룰 여지가 없다. 어제와 다른 오늘, 올해와 다른 내년, 남다른 인생을 위해 어떤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217]

 

나라를 세우거나 군대를 일으키는 큰일에는 반드시 철저한 사전준비와 계획이 있어야 한다. 계획은 미리 발설하면 흉하다. 돌 같은 맹서를 매일, 종일 지켜 가면 끝내 길하다. 계획을 세울 때는 자기 한계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계획에는 후회가 따르고, 일이 늦어질수록 후회는 가중된다. 큰일의 계획을 위임받아 대유를 얻은 사람이 친구를 의심치 않으면 계획을 질서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다. 큰 계획을 세워 일을 진행하다가 막판에 질환이 생기면 낫지도 않고 죽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어리석은 계획으로도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돌이켜 후회하고 반성한다면 허물이 되지 않는다.[218]

 

개우석 부종일 정길

개우석은 돌에 새겨 맹서한다는 말이다. 대만 총통이었던 장개석은 본명은 중점이었는데, 대만으로 물러나면서 본토 수복의 맹서를 새삼 다지기 위해 이름을 개석으로 바꿨다고 한다. 개우석은 그런 돌 같은 맹서를 상징한다.[219]

 

우예 회 지 유회

개인이든 국가든 현재 처한 현실과 여건을 잘 고려하고 숙고하여 계획을 세워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가르침이겠다.[220]

 

정질 항 불사

일이 마무리 단계에서 실패하면 실패도 아니고 성공도 아닌 애매한 결과에 머무르게 된다는 뜻이다. 그만큼 어떤 일의 계획을 세웠으면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최종 목표에 도달해야 의미가 있다는 가르침이다.[221]

 

명예 성 유투 무구

계획을 세웠으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고, 계획이 비록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결과가 좋으면 나중에 다시 반성하고 돌이킬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는 말이다.[222]

 

모든 큰일에는 반드시 철저한 사전준비와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에, 주역은 우선 계획을 세우기 전에 자신의 능력과 주변 환경을 잘 살펴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상하고 후회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세워진 계획을 지나치게 떠벌리는 것도 좋지 않다. 계획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한 실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돌에 글을 새기듯 매일매일 결심을 새로이 하고 한결같이 매진해야 열매를 딸 수 있는 것이다.[223]

 

다스림이란 사람 사는 곳에 항상 있는 일이다.그러나 무력으로 강하게 다스리는 것은 흉하다.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정치는 끝까지 길하다. 열린 마음으로 하는 정치는 길하고 불리함이 없다. 감언이설로 꾀는 정치는 이로울 게 없다. 그러나 나중에라도 깨우치면 꽨찮다. 최선을 다하는 정치는 허물이 없다. 자시고가 지혜를 동원한 정치는 왕이 진실로 바라는 바이니 길하다. 덕으로 하는 정치는 길하고 허물이 없다.

 

사람이 모여 살기 시작한 이후 다스리고 다스림을 받는 행위는 늘 있어 왔다. 어찌 보면 우리의 모든 행위 역시 다스리는 행위와 다스림을 받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247]

 

다스림에는 우선 네가지가 있으니 함림, 지림, 돈림, 지림이 그것이다. 주역에 따르면 이 네가지 원칙만으 모든 사람을 다스리 수 있고, 이 네 가지 원칙을 따라야 제대로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칙에 비춰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함림의 함은 순수하고 열려 있다는 뜻이며, 만인을 평등하게 대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지림의 지는 지극히 정성을 뜻하며, 헌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돈림의 돈은 후덕하다는 뜻이며, 포용력과 사랑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 다른 지림의 지는 지식과 학문을 뜻하며, 정치인이 아닌 실무책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서의 정확하고도 실질적인 지식과 능력을 의미한다.[248]

 

관아불천

몸과 마음을 깨끗이 정화하여 어떤 외풍에도 움직이지 않는 것, 이것이 관아불천이다.

 

관국지광 리용빈우왕

나라의 영광을 보는 경륜이 있으니 왕으로부터 빈객의 예우를 받는다는 말이다.

 

관아생 군자 무구

자기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그리고 자신의 한계와 능력을 제대로 보아 어떠한 상황에서도 진퇴를 결정할 수 있는 통찰력으로 이런 경지에 이른 군자는 허물이 없다고 하였다.[255]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야할 길을 잃지 않는 인생의 지혜,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이를 타개하고 전진할 수 있는 삶의 지혜, 바로 그런 지혜를 전해 주고자 주역은 저술된 것이다.[256]

 

착하고 성실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식의 고루한 잔소리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타개책을 써야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책이 바로 주역인 것이다.[256]

 

비 형 소리 유유왕

비는 아름답게 치장하고 꾸민다는 말이다. 내적인 수양을 포괄하지만 외적인 치장과 꾸밈에 무게중심을 둔다. 외모든 작은 이익에 관련된 것일 뿐이라는 말이니 대사와는 관련이 없음이다.[269]

 

백비 무구

자연스런 꾸밈은 허물이 없다.[273]

 

새로운 세상, 참다운 민주의 세상이 도래할 때에는 힘찬 기운이 뻗치게 마련이다. 또한 새로운 세상의 건설은 여유 있게 추진해야 길하다.[285]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희생과 큰 강을 건너는 모험이 있어야 대축은 이루어진다.[300]

 

속세에서 도를 찾는 이의 길을 추구하면 그 끝이 길하다. 관의 도를 먼저 깨달아 이의 도에 이르러야 스스로 언행을 일치시킬 수 있다.[308]

 

실생활에 충실하면서도 타인과 자연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 발전적이고 긍정적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인간이 바로 주역의 도인이다,[315]

 

동륭 길 유사 린

륭은 크고 곧다는 말이니, 동륭은 겉으로는 거칠어 보여도 단단하고 곧은 나무다. 외모는 거칠고 볼품없어도 성품이 곧고 대범하여 대인의 기상을 타고난 인물을 의미한다.[323]

 

늪이나 구덩이에 빠졌을 때는 늪 바깥의 어떤 것, 구덩이에 빠지지 않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330]

 

젊음의 열정은 아름답다. 그 열기로 세상은 조금씩 더 아픔답고 따스해진다. 하지만 지나친 열정은 질서를 무너뜨리고 혼란과 방종을 초래한다. 한순간만을 불꽃처럼 살다가 타죽을 것이 아니라면 끓는 피를 식혀야 한다. 과도한 열기와 혼란 속에서는 길을 찾을 수 없다. 리는 이별이고 이탈이며 헤어짐이다.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것, 사랑하던 연인들이 헤어지는 것, 상하가 제작기 겉도는 것이 리다. 그러므로 리는 분리이고 일탈이며 혼돈이고 무질서이다.[337]

 

리착연 경지 무구

리착연은 신발이 뒤죽박죽으로 마구 뒤얽혀 있다는 말이니, 혼란과 무질서를 뜻한다. 신발장도 없고 입구도 좁은 식당에 손님들이 뗴로 몰려 너나없이 마구신발을 벗어놓고 아무도 정리하지 않은 상태를 상상하면 된다. 이런 무질서가 빚어지는 것은 당연히 리의 운이 닥쳐 사람들이 저마다 과도한 열기에 들떠 있기 떄문이다. 저마다 먼저 상을 차지하고 앉아 밥을 먹으려고 덤벼드니 신발들이 이처럼 뒤엉킨 것이다.[340]

 

주역은 리의 과도한 열기와 혼란을 잠재우는 세 가지 방법으로 여유, 공경, 중도가 그것이다.[341]

 

세상만물이 음양의 조화로 존재하듯이, 인간의 정신세계 또한 이성과 감성으로 이룩되는 것이다. 리의 반대가 함이며, 일체의 감정과 통찰력, 감성과 느낌이 모두 여기서 나온다. 세상이 남자로만 이루어질 수 없듯이 인간의 정신 또한 리만으로 키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태극의 음양이 어울리고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하듯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룰 때에만 우리는 진정한 인격체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347]

 

항 형 무구 리정 리유유왕

항은 불변이며 물러섬이다. 발전과 성공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고, 자연이 선택한 수준의 정지와 불변을 지향하는 것이 항이다. 자연과 닮으려는 태도이며 무위의 삶을 존중한다. 도전이 아니라 안정을 선택하는 것, 바깥이 아니라 내부를 들여다 보는 것이 항이다.[359]

 

하지만 리와 정의 시절이 왔는데도 여전히 항에만 집착하고 있다면, 이는 허물이 된다.[359]

 

시작하기보다 어려운 게 일을 끝내는 것이고, 태어나기보다 어려운 게 죽는 일이다.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으니 이미 시작한 모든 일은 언젠가는 끝내야 한다. 그렇다면 언제 끝내야 하는가? 언제 어떻게 물러나야 하는가?[365]

 

주역은 합당한 물러남의 형태를 세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했다. 때를 잘 알아서 스스로 물러나는 호둔, 주위의 칭찬을 받으면서 물러나는 가둔, 재물을 모으는 등 준비를 마친 후에 물러나는 비둔이 그것이다.[370]

 

대장 리 정

크고 장한 기운은 아무 때나 쓰이는 것이 아니고, 리와 정의 시절에 쓰인다는 말이다.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에 발휘되어야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 대장이다.[377]

 

장우지 정 흉 유부

힘과 기운은 함부로 써서는 안된다. 장우지는 힘과 용기가 발가락에 모여 있다는 말이며, 이는 지혜가 결여된 힘,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그릇된 힘이다.저속한 힘이며 오만한 용기다. 그러니 나아감이 흉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오만한 용기와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신념에서 나온다. 자신의 힘에 대한 과신, 종교적, 사상적 맹신이 이런 그릇된 힘을 촉발시킨다는 말이다. 무식한 확산범은 용감한 법이다.[377]

 

정 길

진정한 대장의 힘은 마지막에 이르어야 길하다는 말이다. 대장의 세계는 정, 즉 멸극의 시기에 이르러야 길하다. 진정한 용기와 힘은 혼란과 어려움이 극에 달한 마지막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377]

 

권력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거나 내의사에 복종케 만드는 공인된 권리와 힘을 말한다.[389]

 

권력자는 또한 많은 사람들가 더불어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그들 주변에는 항상 많은 사람이 모인다. 그러나 사람들이 내뱉는 온갖 달콤한 말과 추켜세우는 행동을 항상 경계하고 사람을 가려 사귀어야 반대 세력의 음해를 피할 수 있다.[390]

 

가정은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이자 모든 공동체의 씨앗이 자라는 모태이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은 사회를 배우고 가정을 통해 어른들은 미래를 준비한다. 이 가정의 경영을 책임진 사람이 바로 가인이다. 훌륭한 가정의 조건은 무엇이고, 가인의 도는 어떤 것인가? [399]

 

가정을 이끄는 여인의 도는 리와 정의 시절에 드러난다. 가정교육이 엄하면서도 여유가 있으면 후회가 없다. 외적인 활동 없이 가족의 식음만 담당하여도 끝까지 길히다. 가인이 엄하면 후회도 있고 위험도 있으나 결국 길하고, 어미와 아들이 즐거움에만 치우치면 끝내 궁색해진다. 가정은 부유해야 크게 길하다. 왕이 가정을 키우는 것은 걱정할 일이 아니고 오히려 길하다. 믿음과 위엄이 있으면 끝까지 길하다.[400]

 

믿음과 위험을 바탕으로 엄하되 여유있게 자녀를 길러야 한다.엄격하게 길러야 자녀의 앞길이 트이고 마지막이 길하다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405]

 

규 소사 길

규는 작은 일에서만 길하다는 말이니, 이제까지의 삶 대신 새로운 삶을 찾아 인생을 전화하는 것을 말한다.[413]

 

한점의 후회나 미련도 없이 과거를 버리고 자기의 본성을 찾으니 악은을 만나도 허물이 없다. 우연히 거리에서 주군을 다시 만나도 허물이 없다. 무거운 수레를 끌고 가는 사람을 본다.그는 이마에 죄인의 표식을 했고 코가 베였다.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모르나 뒤에는 도울 방법을 찾는다. 외롭게 규를 실현한 사람이 우연히 믿을 만한 친구를 만나 우정을 나누니 위험하나 허물은 없다. 규를 실현한 후에 종족의 도움으로 후회 없이 편안하니, 나아감에 어찌 허물이 있겠는가. 외로운 규의 생활 중에 진흙을 바른 돼지귀신이 수레에 가득 찬 것을 본다. 처음에는 활로 공격하지만 나중에는 활 쏘는 법을 가르친다. 도적이 아니고 혼인을 청할 사람이다. 우연히 비를 만나니 길하다.[412]

 

왕건래석 길 리견대인

어려움이 지나가면, 큰 인물이 나타나 구원하니 길하고, 그 역시 대인을 만나야 이롭다는 말이다.난세에 영웅이 나타나는 법인데, 그 또한 대인을 만나야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인본주의 천명이다.[425]

 

해 리서남 무소왕 기래복 길 유유왕 숙 길

혼란하고 어렵던 시절이 지나고 희망의 시기가 왔을 때 어떤 행동을 해야 새 세상을 건설 할 수 있는지를 논한 구절이다. 서로 돕고 화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앞서지 말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또한 매사에 조심하고 삼가야 한다고도 했다. 희망이 보인다고 모두 제 목소리를 높인다면 다시 혼란스러워짐을 명심해야 한다.[429]

 

투자에 성공하려면 신념이 있어야 하고, 선천적으로 우도 타고나야 길하다. 끝까지 허물이 없어야 나아갈 수 있고, 검소하게 살아야 이롭다. 문제가 생기면 즉시 고쳐야 허물이 없고, 머뭇거리면 손해를 본다. 경제적인 관념이 없는 사람은 나아가도 흉하고 이루는 바가 없다. 완전히 준비된 투자도 손실을 낼 수 있고, 덜 준비된 투자도 와주는 이를 만나면 성공할 수 있다. 잘못이 있을 때에는 즉시 고쳐야 기쁨이 있고 허물이 없다. 혹 이익을 얻고자 십붕의 거북점을 쳐도 어긋나지 않으니 매우 길하다. 손익과 무관하게 사는 사람의 허물이 없고 끝까지 길하다. 나아가 행한다면 가난한 이웃을 도와야 이롭다.[436]

 

익 리유유왕 리섭대천

익은 그 세계를 찾아 나아가야 이롭고, 섭대천의 모험을 감행해야 또한 이롭다는 말이니,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이 모이는 곳으로 찾아가야 하며 모험과 도전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다하는 뜻이다. 돈을 벌고자 하면서도 안전 제일주의나 보신주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서 역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원칙이다. 그런 사람들은 절대로 큰 돈을 벌 수 없다.[447]

 

리용위대작 원길 무구

대작은 큰 작품, 큰 사업, 큰 흐름을 말한다. 말하자면 대형 프로젝트고 국책사업이며 공공사업이다. 만인이 원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런 큰 사업을 이용해야 근원적으로 길하고 허물이 없다고 했다.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해서 모두 익의 세계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대와 사회가 갈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그 흐름에 동승해야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447]

 

흑익지 십중지구 불극위 영정길 왕용향우제 길

큰 돈을 벌고자 하나면 십붕의 거북점을 쳐도 어긋나지 않아 크게 끝까지 길하고, 왕이 황제의 제사를 지내도 길하다는 말이다. 십붕의 거북점은 손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큰 돈을 들이고, 정성을 다해 자문을 구한다는 뜻이다. 앞날을 예견하고 지혜를 구하는 데 그만큼 신중하고 정성스러우면, 약간의 무리한 일을 추진하더라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448]

 

돈이 있으면 되지 않는 일이 없고, 돈이 있어야 흉사에도 허물 없이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주역의 사상이다.[449]

 

주역에 따르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첫째, 돈이 모이는 장소로 나아가야 한다. 어디에 돈이 모이는가? 새로운 투자와 개발의 바람이 이는 땅, 부자들이 새로이 진출하는 사업이 바로 돈이 모이는 곳이다. 돈을 벌고자 한다면 이렇게 새로운 변화의 기운이 충만한 경쟁의 땅으로 가야 한다.현실을 외면하고 과거에 매달리면 돈을 벌기 어렵다.공리공론은 필요 없다. 실물경제가 중요하고, 살아 움직이는 변화와 개발의 땅으로 나아가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452]

 

췌 형 왕격유묘 리견대인 형리정 용대생 길 리유유왕

군중이 모여드는 것은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 위한 전조다. 잘되는 회사는 지원자가 많은 법이다. 그래서 췌는 형이라고 했다. [475]

 

대길 무구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는 크게 길하고 허물이 없다. 사람들이 모여야 무슨 일이든 할 수 잇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사소하고 불가피한 말썽들은 리더가 잘 관리하고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478]

 

조직을 만들 때에는 이렇게 상하의 지위를 나누어 질서를 세워야 허물이 없다고 한다.

 

명승 이우불식지정

명승은 어두운 성장이며, 지혜를 갖추지 못한 자의 발전이다. 어두운 밤에 마치 등불 없이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성장에도 먼후일을 예측하는 여유와 경륜이 필요한 법인데, 이런 지혜와 경륜 없이 무작정 앞만 보고 질주하는 모습이 바로 명승이다.그 결과는 무엇인가? 리에서 정의 시절에 이르기까지, 쉼이 없다고 했다.결실을 거두고 조용히 은퇴해야 할 시기에 이르기까지, 쉴 짬도 없이 바쁘게만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무작정 열심히 노력만 한다고 성장과 발전이 이룩되는 게 아니다. 어두운 것을 멀리하고 밝은 남쪽으로 나아가 세상을 빛낼 줄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488]

 

올바른 성장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첫째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

둘째 만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방향으로 인격을 닦아야 한다.

셋째 올바른 세계관을 바탕으로 밝은 길로 나아가야 한다.

넷째 허무주의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계단을 밟듯이 차근차근 올라야 한다.

여섯째 험준하고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제사를 지내는 왕처럼 모든 것을 정성스럽고도 당당하게 해야 한다.[489]

 

정개읍 불개정 무상무득 왕래정정 흘지 역미율ㅈ어 이기병

정개읍을 가장 단순하게 해석하면 우물은 마을 열고 고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게 마을을 고치면서도 우물은 고치지 않는다고 했다. 핵심을 놓친 채 겉만 번드르르하게 사업이나 일을 벌이는 모양새요, 마음의 수양 없이 세상 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다.[505]

 

정 렬한천식

결과 한은 모두 차고 맑고 깨끗하다는 말이며, 이는 무엇에도 현혹되지 않는 냉철한 판단력과 사사로운 기운에 흔들리지 않는 군자의 청렴한 자세를 상징한다.[509]

 

군자는 냉철한 판단력과 청렴한 자세, 열정과 애민의 정신으로 홍익의 세상을 구현해야 좋다는 가르침이다.[510]

 

군자의 마음 또한 차고 맑고 깨끗하여 만인에게 항상 새로운 정신과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물을 가꾸는 것 첫 번째 지혜이자 군자가 마음을 다스리는 큰 원칙이다.[511]

 

혁은 구학의 때가 이미 지나서, 새로운 믿음이 생길 때 이루어진다.[514]

 

혁 이일 내부 원형리정 회망

우선 개혁은 이미 때를 넘긴 것들에 대하여, 이에 믿음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후회를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혹은 개혁은 시일이 지나야 이에 밎어지는 것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 후회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515]

 

개혁은 때가 이미 지나 버린 일들에 대하여 그 후회스러움을 없애 버리는 행위라는 점이다. 개혁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시간이 흘러야 믿음이 생긴다고 해석할 경우 이런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개혁에는 믿음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점이다.[516]

 

공용황우지혁

황소의 단단한 가죽으로 묶듯이 마음을 굳게 하여 어떠한 장애나 저항 앞에서도 뜻을 굽히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516]

 

이일 내혁지 정 길 무구

첫째, 마땅히 청산되어야 할 것을 개혁하는 것은 좋다는 의미이다.

둘째, 나아가면 길하고 허물이 없다는 말이 된다. 때가 무르익어야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

셋째, 이일을 이미 태양과 같이 광명정대하게 된 사람이라고 해석하면, 태양과 같이 이미 광명정대해진 사람이 이에 개혁에 나서니 나아가면 길하고 허물이 없다는 말이 된다.[516]

 

정 흉 정려 혁언삼취 유부

나아가면 흉하고 끝은 위험하니, 혁언을 세 번 성취해야 믿음이 생긴다는 말이다. 혁언은 혁명과 개혁에 대한 논의요 공약이다.[517]

 

대인 호변 미점 유부

대인은 호랑이 같이 변하고, 아직 점을 치지 않았는데도 믿음이 있다는 말이다. 대인이 호랑이같이 변한다는 것은 평소의 온후하던 태도를 바꾸어 위풍당당하면서도 용맹하게 혁의 길로 나아간다는 말이다.[518]

 

혁을 위해서는 우선 청산의 대상이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구악과 폐습, 과거의 잘못된 광행과 인습이 바로 그것이다. 누가 이런 청산의 대상이 되는가? 때를 이미 넘긴 사람들, 이미 시기가 지난 구태의연한 제도와 시스템들이다. 모든 것에는 다 알맞은 때가 있다는 것이 주역의 기본 생각인데, 이 때를 이미 지나 버렸으니 개혁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519]

 

개혁에는 굳건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우선 개혁의 주체 스스로 개혁의 정당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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