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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4일 11시 04분 등록

주역강의

   - 서대원 지음 / 을유문화사

 

저자에 대하여

초아 서대원(草阿 徐大願)
1949
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법학도이던 그는 24세 때  평생 역술인으로 살아온 부친의 뜻에 따라 역학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때부터 검은 건 글씨요, 흰 건 종이일 뿐이던 『주역』을 읽기 시작했다. 그 후 30년 넘게 한 글자 한 글자의 뜻을 마음으로 새기며 『주역』의 큰 뜻을 맛보았고, 현실에 지친 보통 사람들의 운명과 인생을 조언하고 상담해 왔다
.
오랜 공부 끝에 그는 『주역』이 단순한 점술서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주역』이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길흉화복을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고난을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는 지혜와 실천의 지침을 전해 준다는 믿음으로 이 책을 썼다. 그는 이 책으로 『주역』이 전하는 삶의 큰 원리와 작은 기술들을 환히 밝혀 그 참뜻과 감동적인 가르침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려 한다. 또한 본문 한 페이지를 읽기에도 버거워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주역』의 참맛과 귀중한 가르침을 쉽게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2004년에 출판사 이른아침에서 <새로 풀어 다시 읽는 주역>을 처음 출간 하였고 2008년 1월25 을유문화사에서 <주역강의>를 두 번째로 펴냈다. 이 책은 주역부분에서 베스트셀러이다.


지금까지 한국역리학회 부산시 지부와 부산역리학회에서 학술위원장, 명리학, 복서학 강사를 지냈으며, 현재 여러 기업체 등에서 『주역』을 주제로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작명 싸이트 www.cho-a.com 을 운영하고 있다. ‘맘스 다이어리라는 육아일기 블로그에서 작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아선생님은 우리 변화경영연구소와도 특별한 관계이다. 연구원이 입학하면 손수 호를 지어 주신다. 나 또한 정야(瀞也)라는 호를 받았다. 무엇보다  고통으로 책을 내고 있을 때 찾아온 스승님과의 인연을 보면서 열심히 하여 내 것을 만들게 되면 언젠가 때가 되면 빛을 발하게 된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추천의 글ㆍ『주역』과 만나는 가장 쉬운 길/구본형(변화경영 전문가)

나는 이 책의 49번째 괘를 펴들었다. 그것은 혁革괘였다. 그 부분을 뒤적이다. ‘혁언삼취유부革言三就有孚라는 글귀에 눈이 머물렀다. 이 책에서는 이것을 이렇게 해석해 두었다.

 

혁언은 세 번 성취되어야 믿음이 생긴다는 뜻이다. 혁언은 혁명과 개혁에 대한 논의와 공약이다. 이런 혁언은 세 번 거듭 성취되어야 비로소 백성과 민중의 신망이 쌓인다는 말이니, 그 만큼 신중하게 결정하고 시간과 공을 들여서 성취해야 하는 것이 혁명이요 개혁이라는 의미다.”

 

나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뼛속까지 겪어 본 사람이다. 혁명과 개혁은 성과 없이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는 것이다. 이념으로 시작하지만 성과 없이는 금방 무너져 내리는 것이 바로 혁명과 개혁이다. 그리고 그러한 실수를 무수히 반복하는 것이 바로 혁명과 개혁이다.

 

서문ㆍ삶을 위한 새로운 『주역』 읽기

새는 죽을 때 그 울음이 슬프고, 사람은 죽을 때 그 하는 말이 착하다.”

공자의 수제자인 증자께서 남기신 말씀이다.[14]

 

나는 30년 넘는 내 나름의 <주역> 공부 끝에, 결국 <주역>이 단순한 점술서가 아니라는,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다. 또한 그처럼 한 생각을 돌이키자, 이제까지 오리무중이기만 하던 <주역>의 구절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생명의 말씀으로 읽히는 감동도 맛보았다. 이 책은 그런 나만의 감동을 더불어 나누고자 하는 소박한 소망에서 맨 처음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15]

 

<주역>은 점을 치는 책이 아니다.  <주역>은 보편 타당한 진리를 말한 책이지 장래의 개인적 길흉화복을 예견한 책이 아니다.[17]

 

<주역>은 심오한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한 처세의 책이다. [19]

 

이 책은 8괘며64괘 따위의 괘와 관련된 점술 해설서가 아니라는 점만을 밝혀 둔다.[20]

 

현실에서 부딪치면 여러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설하고자 노력했다. <주역>은 점술서가 아니지만, 끊임없이 인간의 구체적인 삶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책임이 분명하다. 하늘의 이치와 땅의 섭리를 바탕으로 깔고 있으면서도 <주역>의 진술 대부분은 우리의 하루 하루 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 되어 있다.[21]

 

 『주역』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주역은> 이처럼 인간사에 얽힌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밝히고 그 원리를 천명함으로써, 세상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인생을 좀더 성공적이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친 철학서이자 처세서이다.[33]

 

<주역>은 그 전체로도 훌륭한 우주론적 철학을 담고 있지만, 64장 각각은 인상사의 다양한 측면을 간명하고도 예리하게 진단하고 나아갈 바를 밝혀 놓았기 때문에 그때그때 지혜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했던 것이다.[34]


1
乾건ㆍ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자연의 섭리를 묻는 이에게

건은 크게는 천지창조에서 멸의 시기에 이르기까지, 작게는 한 생명의 잉태, 성장, 활동, 죽음의 단계에 이르기 까지, 모든 시간에 관계되어 있다. 그대를 알고 움직여야 한다.

<()>에서 사용한 네 단계의 시간 흐름>

시간의 이름

특성

<주역>

식물

동물(인간)

우주

()

()

포태양(胞胎養)

무극(無極)

잠용(潛龍)

혼돈(混沌)

()

()

생욕대(生慾帶)

태극(太極)

현룡(見龍)

창조(創造)

()

()

관왕쇠(冠旺衰)

황극(皇極)

비룡(飛龍)

완성(完成)

()

()

병사장(病死葬)

멸극(滅極)

항룡(亢龍)

소멸(消滅)

 

()은 원()과 형()과 리()와 정()의 모든 시절과 통한다.

()은 하늘의 절대성, 혹은 시간의 절대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 (), (), ()은 모든 시간대에 예외 없이 적용된다는 의미이다.[37]

 

()은 혼돈의 시절이다. 만물이 생성되기 이전의 혼돈스러운 시절이며, 무극(無極)의 시절이라고 하다.

 

()은 카오스 다음에 오는 창조의 시기이다. 인간이 뱃속에서 밖으로 나오고, 살아갈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는 시기이기도 하다.[37]

 

()는 왕성한 활동과 결실의 시절이다. 배우을 마치고 때를 얻어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장년(壯年)이 여기에 해당된다.[38]

 

()은 소멸의 시기이다. 우주의 수명을 다해 스러지는 최후의 순간, 곧 종말의 시기에 해당된다.[38]

 

見龍在田 利見大人(현룡재전 리견대인)

 -현룡이 밭에 있으니 대인을 봄이 이롭다 : 밖으로 나아가 밭에서 할 정도가 되더라도, 인맥을 얻어야 리도(利道)를 얻을 수 있다.[40]

 

<주역>은 시간과 공간의 마련되었다고 해서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여기서 한 가지 추가 요소가 더 있으니, 바로 사람(大人)이다. ()의 도()를 얻으려면 훌륭한 인사(人士)가 모여 서로 조력하고 희생해야 한다.[41]

 

여기에서 하늘, , 사람이라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중요성과 조화를 강조한 <주여>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시간과 공간 못지 않게, 결국은 사람의 힘이 강조된 문맥을 통해 인본주의 사상 역시 분명하게 확인 할 수 있다.[41]

 

<현룡재전 리견대인> 상징과 비유의 상호 관계

구절

내용

삼재

의미

현룡(見龍)

시간(時間)

()

신과의 교감

재전(在田)

공간(空間)

()

환경을 얻음

대인(大人)

인본(人本)

()

인맥을 만남

 

무릇 군자는 일을 함에 있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저녁이 되면 다시 반성하고 걱정하는 법이니

비록 그 일이 험하여도 허물이 없다. 이 정도면 자신의 기량을 힘차게 펼쳐도 허물이 없다.

 

그러나 역시 조력하는 인물이 있어야 리()의 세계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시간이 지나 때를 넘긴 늙은 용은 후회함이 있는 법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자기 분수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길하다.

 

2 坤곤ㆍ평화와 번영을 위한 유일한 원리, 상생인간의 길을 묻는 이에게

坤 元亨利牝馬之貞 君子 有攸往 先迷後得 主利 西南

得朋 東北喪朋安貞 吉

履霜 堅氷至

直方大 不習无不利

含章可貞或從王事 无成有終

括囊 无咎无譽

黃裳 元吉

龍戰于野其血玄黃

利永貞

 

땅 위의 존재인 인간은 모두 원, , 리의 시간을 거치며 살다가, 마침내 죽음에 순종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군자는 나아가 뜻을 펼치매 처음에는 혼미하여도 뒤에는 뜻을 얻는 법이니, 성공의 주인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상생의 도리이다.

상생하면 재화와 덕망을 얻을 것이며 상극하면 이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항상 그 끝을 인식하여 몸과 마음을 편히 가져야 한다.

겉으로는 쉽고 약해 보여도 내면은 어렵고 강한 것이 현실의 세계다.

 

삶은 가르치거나 훈련받지 아니해도 자연히 아는 것이니,

인간이 만들고 가르친 학문에만 의지하는 학자라면

혹 정치를 한다 해도 이룸은 없고 끝만 있게 된다.

무조건 아끼고 절약하는 생활 역시 허물은 없으나 명예를 엊지 못한다.

 

만민과 자연에게 봉사하고 희생하고 박애하는 삶,

그런 삶이라야 근원적으로 길하다.

 

만약 상생의 원리를 어긴 종교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전쟁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양쪽 모두 피를 흘리며 쓰러지게 된다.

 

하지만 문명의 번영을 누리는 현재의 세상은그 끝까지 오래 남았다.

그러므로 근신하고 현재의 환경과 삶을 길이 보존하는 데 힘써야 한다.[56]

 

곤의 세계에서는 서로 상생하면 재물과 덕을 얻을 것이요, 상극하면 덕망도 잃고 실재(失財)하게 된다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사람은 마땅히 그 끝을 헤아려 욕심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편히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66]

 

인간과 세상, 물질과 부로 표현되는 리()의 세계에서 종말의 시기인 정()이 세계까지는 아직 시간이 길게, 매우 길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69]

 

 

3 屯둔ㆍ사랑할 때와 기다릴 때사랑에 빠진 젊은이에게

屯 元亨利貞勿用 有攸往 利建候

磐桓 利居貞利建候

屯如 邅如乘馬班如 匪寇 婚媾 女子 貞 不字 十年乃字

卽鹿无虞 惟入于林中君子 幾 不如舍 往 吝

乘馬班如 求婚媾往 吉 无不利

屯其膏 小貞吉大貞凶

乘馬班如 泣血漣如

 

()의 애욕은 원, , , 정의 모든 시간대를 거친다.

욕정을 억누르고 미래를 위한 큰 뜻을 세워 매진함이 옳다.

 

()의 시절, 곧 사춘기에는 누구나 목표 없이 방황하는 일이 있다.

그러나 비록 큰 욕망이 엄습하더라도 끝까지 자신을 억제할 줄 알아야 하고,

먼 장래를 위하여 뜻을 크게 세워야 한다.

 

여리고 순진한 사람이 온갖 멋을 부리며 첫사랑을 하지만

대개 연인은 떠나고 오랫동안 실연의 아픔에 시달리게 된다.

 

숲 속에서 사슴을 발견하나 몰이꾼이 없으니,

욕심을 내어 잡으려고 나아가면 얻지는 못하고 고생만 한다.

연애를 발전시켜 최종적으로는 결혼에 이르러야 길하고 어려움이 없다.

 

젊은 나이에 욕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여인을 만나는 일은,

그것이 짧은 시간에 끝나면 괜찮지만 길어지면 흉하다.

철부지의 욕망으로 중요한 시기를 허비하고 때를 놓친다면

뒤에 깨닫고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72]

 

()은 사랑의 장이다. 남녀간의 사랑과 욕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라는 글자 자체의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한자의 둔()은 재지를 타나내는 일()과 새싹을 나태내는 철로 구성된 글자다. 따라서, 둔은 어린아이, 사춘기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78]

 

4 蒙몽ㆍ참교육의 도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에게

蒙 亨

匪我求童蒙童蒙求我

初筮 告 再三瀆 瀆

則不告

利貞

發蒙 利用刑人用탈桎梏 以往 吝

包蒙 吉 納婦吉 子 克家

勿用取女 見金夫不有躬 无攸利

困蒙 吝

童蒙 吉

擊蒙 不利爲寇利禦寇

 

몽蒙은 형亨의 시절에 통한다. 참 진리는 인간이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요, 진리가 자연스럽게 나를 찾아오는 법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아이와도 같은 생명의 순수성이다.

순수성을 잃지 않으면 가르침을 얻게 될 것이나,

순수성을 잃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세상에서 필요한 공부를 열심히 하면 타인에게 형벌을 가하는 지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공부로는 자신이 억눌림당하는 것을 면할 수 있을 뿐,

궁극적인 삶의 고난과 허무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덕을 익혀 너그럽고 포옹력 있는 생활의 도에 충실한 사람이 된다면,

가사를 부인에게 맡겨도 길하고, 자식 또한 집안을 잘 이끌어 간다.

그러한 공부의 과정에서는 경계할 것들이 많으니

우선 여인에게 기대지 말라. 여인은 돈 많은 남자를 만나면

쉽게 몸과 마음을 주니 이롭지 못하다.

 

또한 어렵고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면 고난만 많아진다.

그러므로 자연의 섭리에 의한 공부만이 길하다.

 

한편, 모든 국민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초 교육도 있으니,

이는 공공의 안녕과 법질서를 세우기 위한 격몽의 교육이다.

 

蒙 亨

몽 형

몽은 어린 아이, 어리석음, 교육 등의 뜻을 가진 글자다.

이러한 교육은 형()의 시절에 주로 이루어진다. 교육이 가장 중요한 시기가 원형리정(元亨利貞)가운데 형이 시기, 곧 청소년기와 젊은이의 시절임을 말한 것이다. 교육은 이때 이루어지고, 그 결과는 리()와 정()의 시절에 쓰이게 된다.[87]

 

匪我求童蒙童蒙求我

비아구동몽 동몽구아

동몽(童蒙) <주역>에서 최고의 경지로 생각하는 교육의 형태이자, 순수한 도의 경지, 최고의 인격을 상징한다. 몽몽이 누구나 추구해야 할 최고의 목표이긴 하지만, 그렇게 쉽게 아무나 도달 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님은 분명하다. 하늘이 돕고 자연이 도와야 가능한 경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동몽이 나를 구해야된다고 말한 것이다. 무릇 참 진리는 인간이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가르쳐 주는 법이다.[87]

 

初筮 告 再三瀆 瀆則不告

초서 고 재삼 독 독즉불고

인간이라는 자연의 한 존재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었던 순수성, 자연성, 생명성을 최 경지에 이르는 필요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연과의 합일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된다는 말이다.

 

순수성이 유지될 때는 자연이 필요한 진리를 일러준다.

 

자연과 합일하여 대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과, 더럽혀지지 않은 순수함을 최상의 덕목으로 가르치고 있다. 자연과 합일함이 몽()의 도()이다.[88]

 

童蒙 吉

동몽 길

동몽은 문자 그대로 어린아이의 공부다. 목적도 없고 실용성도 염두에 두지 않은 공부, 오직 자연의 이치에 대한 궁금증으로만 가득 차 순수한 의문의 세계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하는 공부가 동몽이다.[92]

 

동몽의 완성은 자연의 도리가 스스로 나에게 닥쳐와야 이루어지는 그런 배움이다.[93]


 

5 需수ㆍ어떻게 때를 기다릴 것인가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에게

需 有孚 光亨貞吉 利涉大川

需于郊 利用恒无咎

需于沙 小有言終吉

需于泥 致寇至

需于血 出自穴

需于酒食 貞吉

入于血 有不速之客三人來 敬之 終吉

 

(, 기다림)에는 믿음이 필수적이다. 성공에 대한 굳센 믿음과 함께

때를 기다리는 것은, 밝은 빛이 마침내 길을 여는 것과 같으니,

그 끝이 반드시 길하다. 이로써 대업이 시작된다.

 

적극적이지 않은 자세로 때를 기다린다면, 이룸이 늦고 허물도 없다.

청빈하고 곧은 생활을 유지하면서 때를 기다린다면,

시작 단계에서 작은 부딪침은 있으나 끝에는 길하다.

 

부정적인 행위를 일삼으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은 도둑을 키움과 같다.

지나치게 혈기가 왕성한 채로 기다린다면, 거점을 지킬 수 없다.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자기의 일을 즐기면서 여유있게 기다린다면,

끝에는 길하여 성공한다.

 

기다림이 마침내 무르익으면 천시와 환경과 귀인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공경하고 그의 경륜에 따르면 반드시 성공한다.[104]

 

<주역>의 기다림이 막연한 기대나 기다림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기다리는, 적극적인 기다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110]

 

가장 중요한 기다림의 원칙 세가지를 간추려 보자. 첫째는 믿음이다. 둘째는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의 자세다. 셋째는 마침내 도래한 타이밍을 정확히 판단하여 일을 추진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세 가지를 갖추어야 진정으로 기다림의 미학을 깨닫고, 때를 만나 큰일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111]

 

9 小畜소축ㆍ가정을 통한 작은 행복 만들기의 지혜작은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小畜 亨 密雲不雨自我西郊

復自道 何其咎吉

牽復 吉

與탈輻 夫妻反目

有孚 血去惕出无咎

有孚 攣如富以其隣

旣雨旣處 尙德載 婦 貞 厲 月幾望 君子 征 凶

 

작은 성공이나 행복도 일찍부터 노력해야 얻을 수 있다.

구름이 빽빽하나 비가 오지 않는 경우가 있듯이,

쉬워 보이는 작은 행복도 얻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집 바깥에서 기다리고만 있기 때문이다.

 

원만한 가정과 작은 행복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닫는다면 무슨 허물이 있으랴. 길하다.

설령 타인에게 이끌리어 가정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하더라도 역시 길하다.

 

소축小畜의 작은 행복으로 가는 수레바퀴가 이탈하면, 부부가 서로 반목하게 된다.

믿음으로 생사의 두려움을 없애야 허물이 없다.

 

바로 곁의 이웃과 서로 협력하여 부를 창출하고,

믿음으로 결속하는 것도 소축을 실현하는 한 방법이다.

 

때가 왔을 때 일을 이루고 성공해야 좋다. 욕심으로 능력 밖의 일을 하니 부인이 걱정하고,

때가 이미 지났는데도 덤벼드니 흉하다.[152]

 

남편이나 아내 각자의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부부 사이의 합심은 소축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다음은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159]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바, 가정의 기초를 다질 때에는 가정의 기초를 다지고, 이웃과 더불어 믿음을 나누고 일을 할 때에는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 연후에야 작은 성공과 행복도 얻을 수 있다.[159]

 

11 泰태ㆍ어려운 때를 대비하고 노력하라태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泰 小往 大來吉 亨

拔茅茹 以其彙征 吉

包荒用빙河不遐遺朋亡 得尙于中行

无平不파 无往不復艱貞 无咎 勿恤 其孚 于食有福

翩翩 不富以其隣 不戒以孚

帝乙歸妹 以祉元吉

城復于隍 勿用師自邑告命 貞 吝

 

태평한 삶은, 기본적으로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옴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런 길함은 젊은 시절부터의 노력으로 인해 성취되는 것이다.

비록 현재는 쓸모가 적은 것이라도 저축하여 어려울 때를 대비하면 길하다.

 

어렵고 험난한 일을 극복하여 큰 공을 세우고 입지가 달라지더라도,

공을 내세우지 않고 옛 친구를 우정으로 대하면 가상한 일이 생긴다.

 

평지만 계속되는 인생이 없듯이 비탈만 계속되는 인생도 없다.

오기만 하는 인생이 없듯이 가기만 하는 인생도 없다.

어려움이 오래 계속되더라도 허물이 없다면 근심하지 말라.

믿음과 자신감만 있다면 먹고사는 일에는 복이 있게 마련이다.

 

훨훨 나는 새처럼 부유하지 않아도, 이웃과 더불어 서로 경계하지 않고 믿으니 이 또한 태평의 한 형태다.

누이를 왕에게 시집 보냄은 태泰의 복이요, 길함의 근본이다.

평소에 위기에 대처하지 않는다면 적의 침범으로 성은 무너질 위기에 처하게 되고

고향에 찾아가 엎드려 도움을 청하지만 끝내 고생만 하게 된다. [172]

 

()는 이처럼 누구나 바라는 태평한 삶이 어떻게 이룩될 수 있는지를 해설한 장이다. 태평한 삶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이 심신이 건강하고 힘차야 한다. 이는 개인의 내적인 일이며 천부적인 요소에 해당된다. 다음은 작은 것을 투자하여 큰 것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외적이며 노력과 관계가 깊다. 그리고 이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태()를 얻을 수있다.[179]

 

태평한 삶을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 책은 주역을 인용하여 다섯 가지 요소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미래에 대한 준비와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둘째, 의리와 신망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셋째, 지나친 욕심은 버려야 한다. 나보다잘 사는 다른 사람과 나의 처지를 비교하지 말고, 과도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넷째,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 권세와 권력이 없으면 태평은 유지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12
否부ㆍ막힌 운을 뚫는 두 가지 방법눈앞이 캄캄한 사람들에게

거부와 막힘은 인위적인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막힘의 때에는

군자일수록 더 분리하다. 막히는 운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개혁과 갱생을 위해 더욱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막힘의 시절에 미래를 대비하는 행위는 끝까지 힘차야 길하다.

 

소인은 변화하지 않고 현재의 상태을 지키기만 하니 길하지만,

대인은 막힘의 운을 강하게 거역하니 세상이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소인배처럼 변화와 발전을 포기하고 현재에 안주함은 부끄러운 일이다.

 

운이 막히는 때에도 절도 있고 흠 없이 살면 결국 천명을 얻어 벗어날 수 있다.

 

대인은 금방 망할 것 같은 때에도 누에가 실을 뽑듯이,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을 풀어 나가는 법이니, 막힘의 운도 마침내 멈춘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막힘이 운을 뒤집고자 노력하니, 처음엔 어려워도

나중에는 성공하여 웃게 된다.[184]

 

변화와 발전을 위해 부단히 모색하는 자세를 권장하다. 힘 없는 누에가 기신기신 끝없이 실을 자아 내듯이 어렵더라도 힘과 용기를 잃지 않고 절도를 지키면서 성실하게 문제를 풀어 가라는 것이다.[190]

 

15 謙겸ㆍ강한 자만이 겸손할 수 있다겸양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겸양)의 도리는 어려서부터 익혀야 하고 군자도 마지막에야 이를 완성한다.

겸겸(謙謙)의 도를 이룬 군자는 어떤 어려운 일을 당해도 이를 이겨내니 길하다.

명겸(鳴謙)의 도를 행하면 결국 길하다.

로겸(勞謙)의 도를 이룬 군자는 끝내는 뜻을 이루니 길하다.

휘겸(撝謙)의 도를 행하면 불리함이 없다.

겸은 무조건의 용서가 아니다.

대의를 그르치는 자에 대해서는 징벌을 해야 불리함이없다.

명겸(鳴謙)의 도는 군자를 일으켜 나라를 정벌하기도 한다.[209]

 

<주역>은 군자가 되기 위해선 어려서부터 겸양의 도를 수행해야 하고, 그렇게 하더라도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214]

 

진정한 겸손이란 어떤 것인가? 이에 대해 <주역>은 겸손을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타고난 근기(根氣)에 따라 도달할 수 있는 겸손의 경지가 다르고, 현실 정치의 와중에서 펼쳐 보일 수 있는 겸손이 별도로 있기 때문이다.[215]


16
豫예ㆍ계획, 어떻게 세우고 지켜야 하나큰일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介于石 不終日 貞吉

개우석 부종일 정길

개우석(介于石)은 돌(于石)에 새겨() 맹서(盟誓)한다는 뜻이다. <주역>은 이런 맹서를 매일(,종일) 멈추지() 않으면(), 그 끝()이 길하다고 했다. 계획과 더불어 그 실천의지를 다지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고 일이 끝날 때까지 이를 유지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219]

 

계획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한 실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돌에 글을 세기듯 매일매일 결심을 새로이 하고 한결같이 매진해야 열매를 딸 수 있는 것이다.[223]


20
觀관ㆍ정관을 얻는 지혜자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觀 盥而不薦有孚顒若

관 관이불천 유부옹약

 

관이불천(盥而不薦)의 관()은 몸을 씻는다는 말이니 목욕재계를 통한 몸과 마음의 정화다. 불천은 그렇게 씻어낸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니, 부동(不動)의 자세다. 몸고 마음을 깨끗이 정화하여 어떤 외풍에도 움직이지 않는 것. 이것이 관이불천이다.[251]

 

내 스스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부동심을 연마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면 관의 도를 주재하는 자는 바로 나 자신이다.[251]

 

觀我生 進退

관아생 진퇴

관아생은 자기(我生)을 본다()을 말하니,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 자신의 한계와 능력을 확실히 알고 있다는 뜻이다.[253]

 

상대와 나를 알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정확히 볼 줄 아는 것, 이것이 관()의 도(), 정관(正觀)의 지혜다.[255]

 

이 도를 깨우치면 또한 세상만물의 근원과 만사의 움직이는 원리를 모두 알 수 있게 되니, 굳이 점을 치지 않아도 미래를 볼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신이 가야 할 길과 삶의 방향을 잃지 않게 된다.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는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255]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야할 길을 잃지 않는 인생의 지혜,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이를 타개하고 전진할 수 있는 삶의 지혜, 바로 그런 지혜를 전해 주고자 <주역>은 저술된 것이다.

 

점쟁이가 책임을 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직접 <주역>을 읽어라. 그러면 거기에서 영원히 변치 않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상황에 들어맞는 가장 합리적이고도 구체적인 해결이 방도를 찾게 될 것이다.[256]

 

25 无妄무망ㆍ무위 세계의 허와 실무위자연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망령됨이 없는 무망(无妄)은 인간의 살과 항상 같이하는 것이지만,

정도를 벗어나면 재앙이 생기고 이로움도 없다.

그러나 무망의 삶을 살면 길하다.

 

밭을 가지 않고 수학하며, 개간하지 않고 경작하는 것,

자연의 법칙대로 살아가는 것이 무망이다.

그러므로 욕심을 버려야 하고, 욕심을 버리지 않는 무망은 재앙을 부른다.

 

무망의 재앙은 소를 매어두면 행인이 이를 취하고,

동네 사람이 화를 당하는 것과 같다.

무망은 끝까지 지켜야 허물이 없다.

 

무망의 병에는 약을 쓰지 말라. 스스로 깨달아야 기쁨이 있다.

무망을 일상에서 행하면 오히려 재앙이 생기며 이로움이 없다.[292]

 

총명과 지혜를 끊어 버리면 백성의 이익이 백 배로 늘어날 것이다. ()과 의() 따위의 도덕을 끊어 버리면 백성들이 효성스럽고 자애로워질 것이다. 정교하고 편리한 물건을 없애 버리면 도적이 없어질 것이다. 무위(無爲)로 다스리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 천하는 불가사의한 그릇이어서 인위적으로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하려고 애쓰면 실패하고, 꽉 잡고 장악하려 하면 천하를 잃고 만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외친 노자(老子)의 말이다.[298]

 

무망(无妄)은 일체의 욕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유와 편안함을 추구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 장이다. 무망은 망령됨이없다는  뜻이다.

 

26 大畜대축ㆍ큰 성공의 조건야망을 키우는 사람들에

大畜 利貞不家食 吉 利涉大川

대축 리정 불가식 길 리섭대천

대축은 리()와 정()의 시절에 통한다고 했다. 이는 대축이 이른 나이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장년 이후의 원숙한 나이가 되어서나 가능한 일임을 말한 것이다.[301]

 

대축을 이루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첫째, 불가식(不家食)은 가족을 먹이지 못한다는 말이니, 가정에 대한 소홀함이다.

둘째, 섭대천(涉大川)의 모험이다. 큰 강물을 건넌다는 말이니, 남들이 두려워하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위험천만한 감행하는 결단력과 용기, 추진력을 뜻한다.[301]

 

대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금 등의 물질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여 키우고, 사람의 사귐을 신중히 하여 순수하고 지혜가 밝은 사람들이 주변에 모여들게 해야 한다. 대축(大畜)은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늘의 기운이 함께 임해야 하는데, 이를 대운(大運)이라 한다.[306]

 

31 咸함ㆍ사랑이라는 감정의 실체이성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은 가슴으로 느끼는 순수한 감정이니,

이는 평생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고. 이런 감정으로 여인을 만나면 길하다.

어둠 속에서도 함()이 있으매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미숙한 함()을 함부로 쓰면 흉하고, 속으로만 알고 머물면 길하다.

완숙된 함()이 아니라면 아직은 어른을 따라야 하며.

그대로 세상에 나아가면 궁색해진다.

 

완숙된 함()의 도()는 끝까지 길하고, ()이 완성되면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 마음 가는 대로 움직여도 허물이 없고,

타인으로 하여금 내 뜻에 따르게 할 수 있다.

 

()의 도를 깨달아 희생하고 봉사하니 후회가 없다.

()의 최고 경지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 말만으로도 그 도를 펼치는 것이다.[348]

 

咸其拇

함기무

엄지발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이 항상 우리가 가는 방향이다. 그러므로 이 구절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것은 함에 의지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249]

 

어린아이의 순수한 감정(咸其拇), 그 통찰력이 우리의 길을 영원히 인도할 수 있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천국에 가고도 남는 삶을 살 수 있을 터인데, 그럴 수 없는 것이 인간 운명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그러니 나이가 들수록 잃어버린 순수한 감정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땀 흘리며 면벽을 하고, 수행을 하고 명상을 하는 수 밖에 없다.[350]

 

()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순수한 감정이다. ()은 머리로 배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노력 없이 거저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식이 많아야 쓸모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듯이 꾸준히 리()을 갈고 닦아야 함()도 키워지며, 함 자체를 키우기 위한 자기 수양과 마음의 공부를 별도로 해야 한다.[355]

 

그렇다면 함()은 어떤 쓸모가 있는가?

당연히 이성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것들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여기서 생기고, 자연과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되며, 세상과 타인의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도 여기서 생긴다.[356]

 

32 恒항ㆍ변화와 불변의 변증법변화가 두려운 어른들에게

변치 않는 항()의 생활은 형()이 시절에는 허물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리()와 정()의 시절이 오면 누구나 현실에 참여해야 유리하다.

지나치게 오래 항()에 머물면 흉하고 유리하지 않다.

 

()에는 후회가 없다.

()에 덕()을 아예 부정하면 수치를 겪을 수 있고 결국 궁색해진다..

()에 집착하니 밭에 사냥감이 없다.

 

마지막까지 항()의 덕을 지키는 자세는 부인에게는 길하나

지아비나 아들에게는 흉하다.

()의 운세에 세상을 뒤흔들고자 욕심을 내니 흉하다.[358]

 

자연이 선택한 수준의 경지와 불변을 지향하는 것이 항()이다.[359]

 

변함없이 한결 같은 삶을 유지하는 항()의 태도는, 세상을 등진 은인의 거사들에게는 아름다운 일이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평생 이런 태도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359]

 

자연 역시 끊임없이 변화한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하지만 자연이 변화와 인간 문명의 변화는 다른 것이다. 자연은 순환고 조화, 반복을 변화의 기본 원리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변하지 않은 것 같지만 실은 끊임엇이 변화하는 게 자연이다. 그런 면에서 자연의 변화는 변()이나 동()이 아니라 화()이며 정()에 가깝다.

 

<주역>은 이렇게 자연도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가운데에는 변하지 않는 어던 원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런 변치 않는 요소를 일러 항()이라고 한다.[363]

 

자연은 변화를 거듭하면서도 항()을 사랑한다. 자연으로 돌아간 사람들, 자연이 변화와 자신이 변화를 일치시킨 사람들을 존경하고 따르라는 가르침이다.[363]

 

()보다는 오히려 변()이나 동()을 추구해야 문명이 발전하고 개인의 행복도 증진된다. 열심히 일하고 개혁을 지속해야 그나마 더 나은 내일이 열린다고 강조한다.[364]

 

39 蹇건ㆍ고난을 극복하는 상생의 지혜다리가 꺾인 사람들에게

다리를 저는 것과 같은 건()의 세계에서는 상생하면 이롭고

상극하면 불리하다. 대인을 만나야 이롭고 마지막까지 길하다.

()의 운이 지나면 명예가 온다.

왕과 신하가 모든 건()의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이는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다.

 

()의 운이 지나도 안정을 반대하는 세력이 올 수 있다.

()의 운이 지나도 다시 연이어 건()의 운이 올 수 있다.

 

큰 어려움이 닥치니 친구가 와서 도와 준다.

어려움이 지나가면 큰 인물이 나타나니 길하고, 대인을 만나야 이롭다.

 

()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상생(相生)의 도리를 깨우쳐야 한다. 둘째는 경륜 있는 대인(大人)을 만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두 방법 모두 사람이 근본임을 알아야 한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 가짐만이 건()의 악운을 물리칠 힘을 제공한다.[425]

 

42 益익ㆍ지속적인 수익의 조건이윤을 추구하는 사업가들에게

돈을 벌려면 돈이 있는 곳으로 가서 모험을 감행해야 이롭다.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크고 길하며 허물이 없다.

큰 이익을 얻으려거든 현자를 찾아가 십붕(十朋)의 예로 도움을 받으라.

다소의 무리가 있더라도 종내 길하다.

 

()의 영화를 누릴 대에는 훙한 일이 있어도 허물이 없다.

믿음과 중용의 도를 행하고, 어려울 때에는 정치력을 발휘하라.

 

익자(益者)가 중용의 도를 행하면 공()이 나의 뜻에 따르고,

의지 삼아 쓰면 이로우니 나라를 옮기는 큰일도 이룰 수 있다.

 

믿음과 은혜로운 마음만큼 좋은 것이 세상에 또 있으랴.

묻지도 말라, 근원적으로 길하다.

()의 기운이 막혀 평상심을 잃고 공격적이게 되니 흉하다.

 

<주역>에 따르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첫째, 돈이 모이는 장소로 나아가야 한다. 실물경제가 중요하고 살아 움직이는 변화와 개발의 땅으로 나아가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둘째, 수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이라면 시간을 놓치지 말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셋째, 시대가 요구하는 사업에 투자하라.[452]

 

46 升승ㆍ성장과 발전의 씨앗승승장구하려는 청년들에게

(,성장)은 원()과 형()의 시절에 이루어지니,

대인을 만나 사용해야 걱정이 없고, 밝는 길로 나아가야 길하다.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함은 길하다.

검소하되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내면 허물이 없다.

감상과 허무에 빠지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왕이 기산에 올라 제사를 지내니 길하니 허물이 없다.

계단을 오르듯이 차곡차곡 오르니 끝까지 길하다.

지혜 없이 오르면 리()에서 정()의 시절에 쉴 수 있는 여유가 없다.[484]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인을 만나(見大人) 그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물론 젊은 날에 위대한 스승을 만나 지도와 편달을 받아야 성장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야 근심과 걱정이 없어진다고 했다.[485]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

둘째, 만인의 사랑과 존중을 받는 방향으로 인격을 닦아야 한다.

셋째, 올바른 세계관을 바탕으로 밝은 길로 나아가야 한다.

넷째, 허무주의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계단을 밟듯이 차근차근 올라야 한다.

여섯째, 험준하고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제사를 지내는 왕처럼 모든 것을 정성스럽고도 당당하게 해야 한다.[488]

 


49
革혁ㆍ변화와 혁명의 바른 길개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혁은 구약의 때가 이미 지나서, 새로운 믿음이 생길 때 이루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후회가 없다.

황소가죽으로 묶듯이 단단히 하라.

때가 이미 지난 것이라야 개혁할 수 있으니, 나아가면 길하고 허물이 없다.

급히 나아가니 흉하고 끝이 위험하다. 개혁에 관한 말이 세 번 성취된 후에야

믿음이 생긴다.

후회가 없고 믿음이 있다면 혁명도 길하다.

대인은 호랑이처럼 변하니 미래를 점치지 않아도 믿음이 있다.

 

혁명의 뒷끝에는 군자도 표변하고 소인도 안면을 바꾼다.

나아가면 흉하고 끝까지 머물러 가만히 있으면 길하다.[514]

 

鞏用黃牛之革

공용황우지혁

()을 이끄는 마음가짐에 대한 표현이다. 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황소의 단단한 가죽으로 묶듯이 마음을 굳게 하여 어떠한 장애나 저항 앞에서도 뜻을 굽히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516]

 

征 凶 貞厲革言三就 有孚

정 흉 정려 혁언삼취 유부

나아가면() 흉하고 끝은 위험하니(征厲), 혁언(革言)을 세번 성취해야(三就) 믿음이 생긴다(有孚)는 말이다. 혁언은 혁명과 개혁에 대한 논의요 공약이다. 이런 혁언을 세 번 거듭 성취해야만 비로소 백성과 민중들이 신망이 쌓인다는 말이니,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하고 시간과 공을 들여서 성취할 수 있는 일이 혁명이요, 개혁이라는 말이다.[517]

 

천명(天命)을 혁()한다는 말에서 비롯되었으니 하늘의 명을 바꿀 만큼 큰 변화가 곧 혁명이다. ()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조짐과 과정을 분석하여, 건강하고 의미 있는 개혁을 완성하는 지혜를 가르친다.

 

과연 혁명은 어떻게 완수되는가?

()을 위하여 우선 청산되어야 할 대상이 있어야 한다. 때를 이미 넘긴 사람들. 이미 시가가 지난 구태의연한 제도의 시스템들이다.

그럼 반대로 누가 개혁을 수행하는가? 태양과 같은 밝은 인격을 지닌 사람. 백성들의 믿음을 얻은 사람이 개혁의 주체가 된다.

그렇다면 개혁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우선 소가죽과도 같은 굳센 기상이 있어야 개혁을 완수 할 수 있다. 굳건한 믿음이 있어야 하녀 동지나 백성들과이 신뢰가 있어야 한다. 개혁은 또한 호랑이오 같은 단호함과 위엄, 용기가 있어야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사람들을 규합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61 中孚중부ㆍ믿음의 정체믿음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중부는 복어를 다루듯 해야 길하고

큰 내를 건너는 이로움이 있어야 끝까지 이롭다.

헤아려 염려하니 길하고 다른 것이 있으니 편치 않다.

 

어미 학이 그늘에서 부르니 그 새끼가 회답하다.

내게 좋은 잔이 있으니 내 너와 더불어 나누리라.

적을 얻으매 혹 두드리고 혹 그치고 혹 울고 혹 노래한다,

 

달이 거의 참이 마필이 사라지니 허물은 없다.

믿음에 있어 맺으니 허물이 없다.

날지 못하는 한음(翰音)이 하늘에 오르니 끝이 흉하다.

 

<주역>에 따르자면 인간사 모든 일이 믿음에서 비롯되고 믿음으로 이룩되며 믿음이있어야 좋은 끝을 맺을 수 있다.

중부(中孚)는 이런 믿음과 신뢰, 미더움과 확신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르고 있는 장이다. 굳이 중부(中孚)라고 하는 것은 이 믿음이 중용(中庸)의 도()에 입각한 믿음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중용의 도에 입각한 믿음이란 어떤 것인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믿음, 삿된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믿음, 다른 제3의 요소가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믿음이다. 서로 헤아려 근심하고 걱정하되 그 결과에서 이익을 취하려 하지 않고, 어미 새가 그 세끼를 보듬는 지극함과 정성으로 상대를 믿어 주는 것이 중부(中孚)이다.[627]

 

64 未濟미제ㆍ큰 내를 건너는 모험아직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미제(未濟)의 운은 젊은 기운에 통한다. 작은 여우가 거이 마른 강을 건너다

그 꼬리를 적시니 유리함이 없다.

그 꼬리를 전시니 궁색하다.

그 수레를 끄니 결국 길하다.

미제는 결굴 흉하며, 큰 내를 건넘이 이롭다.

마지막까지 기하여 후회가 없어진다. 우레를 써서 귀방을 치니 3년이다.

대국에서 성이 있다.

마지막까지 길하여 후회가 없다. 군자의 빛남이니 믿음이 있어 길하다.

술을 마심에 믿음이 있으면 허물이 없으나

그 머리를 적시면 믿음이 이어 잃어진다.

 

미제(未濟)는 미제자의 한계와 운명에 대해 읊은 장이 아니고, 미제자가 기제(旣濟)를 향해 걸어가야 할 과정을 밝힌 장이다. 모험과 도전이 없는 미제(未濟)

의 삶은 그 끝이 보장받을 수 없고, 수레를 거룻배에 묶어 매고 강을 건너는 모험을 거부하는 자는 영원한 미제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다.[654]

 

인생에는 돈이나 권력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수중한 가치들이 얼마든지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 생각하는 존재로서 도덕과 윤리 같은 가치들은 얼마나 귀중하고도 아름다운가?[655]

 


내가 저자라면

책장을 덮었지만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책이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다. 저자는 “<주역은> 인간사에 얽힌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밝히고 그 원리를 천명함으로써, 세상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인생을 좀더 성공적이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친 철학서이자 처세서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나 또한 <주역>을 변화에 대한 비서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선지 연구원으로서, 실천적 의지를 더욱 고취시킬 수 있었다.

 

주역은 남성중심적이다. 주역이 쓰여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임금, 정치가, 학자, 사업가등 성공한 사람들이 읽던 책이니 문제될 건 없다. 시대에 맞게 적용하여 취하며 되는 것이다.

 

<주역>에 대한 관점

지난 주 <강의>에서 본 8괘며 64괘와 관련된 점술 해설서가 아니라 주역을 이루는 64괘에 대해 동양의 오랜 고전으로 제시하였다. 매우 쉽게 쓰여진 책이다. 무엇 바다 점술가로 주역과 함께 살아온 저자가 <주역>이 점술서가 아니라는 관점의 전환을 가지면서 쓴 책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주역>에 대해 설명한다.

현실에서 부딪치면 여러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설하고자 노력했다. <주역>은 점술서가 아니지만, 끊임없이 인간의 구체적인 삶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책임이 분명하다. 하늘의 이치와 땅의 섭리를 바탕으로 깔고 있으면서도 <주역>의 진술 대부분은 우리의 하루 하루 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 되어 있다.[21]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야할 길을 잃지 않는 인생의 지혜,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이를 타개하고 전진할 수 있는 삶의 지혜, 바로 그런 지혜를 전해 주고자 <주역>은 저술된 것이다.

 

그러니 직접 <주역>을 읽어라. 그러면 거기에서 영원히 변치 않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상황에 들어맞는 가장 합리적이고도 구체적인 해결이 방도를 찾게 될 것이다.

<주역>이 제시하는 삶이 길은 여타의 동양 철학서들이 가르치는 보편적인 도덕률과는 다르다. <주역>은 물론 심오한 철학적 배경을 지니고 있지만, 결코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착하고 성실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식의 고루한 잔소리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타개책을 써야 상황을 역전 시킬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책이 바로 <주역>이다.[256]

 

실생활에 충실하면서도 타인과 자연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 발전적이고 긍정적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인간이 바로 <주역>의 도인이다.[315]

 

스승님의 말씀과 시작한 <주역>

추천의 글에서 스승님은 49장 혁()혁언삼취 유부(革言三就 有孚)’ 말씀하시며

나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뼛속까지 겪어 본 사람이다. 혁명과 개혁은 성과 없이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는 것이다. 이념으로 시작하지만 성과 없이는 금방 무너져 내리는 것이 바로 혁명과 개혁이다. 그리고 그러한 실수를 무수히 반복하는 것이 바로 혁명과 개혁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스승님의 뼛속까지 겪어 본 사람이다.’ 이라는 말씀이 마음을 아리게 한다. 그리고 변화란 연구원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 성과 없이는 금방 무너져 내린다는 가르침을 주신다. 일년 동안 본연의 모습을 찾고 길을 알려 주셨으니 이제 나 스스로 행하는 일 밖에 없다. 결국은 내가 해야 하는 것이고 뼛속까지 사무치게 겪어야 하는 것이고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그 길이 얼마나 힘들과 고통스러울지도 안다. 그래도 얼마나 행복한가? 미리 겪어보신 그 분께서 나의 스승님으로 계시니 말이다. 이제 시간과 공을 들일 일만 남았다. 떨쳐 일어나 나아가야 한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이 말은 중학교 때 담임 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이다. 그 때는 그 말뜻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 말이 사무치게 다가왔었다. 그런데 이 말이 주역의 1괘라는 사실에 놀랐다.

 

()은 시간의 절대성을 상징하며 원(), (), (), ()은 모든 시간대에 적요되며 작게는 한 생명의 잉태, 성장, 활동, 죽음의 단계에 이르기 까지, 모든 시간에 관계되어 있다. 그대를 알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역>의 모든 괘에 흐르고 있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는 시간흐름을 타고 어떤 상황이든 분수를 지키며 살아가야겠다.

나의 현실에 도움이 되는 챕터에 대해 옮겨 적어 보았다. 한자문장으로 직역으로는 도저히 가름하기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이해 주신 초아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주역, 삶이 지혜가 필요할 때마다 들쳐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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