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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4일 11시 33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초아 서대원 (草阿 徐大願)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법학도이던 그는 평생 역술인으로 살아온 부친의 뜻에 따라 역학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때부터 검은 건 글씨요, 흰 건 종이일 뿐이던 <주역>을 읽기 시작했다. 그 후 30년 넘게 한 글자 한 글자의 뜻을 마음으로 새기며 <주역>의 큰 뜻을 맛보았고, 현실에 지친 보통 사람들의 운명과 인생을 조언하고 상담해 왔다.


오랜 공부 끝에 그는 <주역>이 단순한 점술서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주역>이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길흉화복을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고난을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는 지혜와 실천의 지침을 전해 준다는 믿음으로 이 책을 썼다.


그는 이 책으로 <주역>이 전하는 삶의 큰 원리와 작은 기술들을 환히 밝혀 그 참뜻과 감동적인 가르침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려 한다. 또한 본문 한 페이지를 읽기에도 버거워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주역>의 참맛과 귀중한 가르침을 쉽게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역리학회 부산시 지부와 부산역리학회에서 학술위원장, 명리학, 복서학 강사를 지냈으며, 현재 여러 기업체 등에서 <주역>을 주제로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개혁재상 증국번>,<지략제일 제갈량>,<주역강의>가 있다.


그는 21세기라는 이 복잡한 첨단의 시대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주역>에서 삶과 인생의 가장 근본이 되는 진리를 발견하고, 구체적인 생활의 지침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한다. <주역>은 실제로 그런 소중한 가르침과 중요한 방편들을 무수히 많이 담고 있는 가장 귀중한 동양의 정신유산이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서문

<주역>은 심오한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한 처세의 책이다. (19)


<주역>의 내용 자체에 주목하고, 그 심오하고도 현실적인 가르침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 그런 가르침만으로도 미래에 대한 혜안을 얻을 수 있고, 현싱릐 모든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을 가장 합리적으로,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점 따위를 칠 필요가 아예 없어지는 셈이다. (21)


<주역>은 점술서가 아니지만, 끊임없이 인간의 구체적인 삶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책임이 분명하다. (21)


이 책을 통해 <주역>에서의 인생의 삶과 인생의 가장 근본이 되는 진리를 발견하고, 구체적인 생활의 지침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주역>은 실제로 그런 가르침과 중요한 방편들을 무수히 담고 있는 가장 귀중한 동양의 정신유산이다. (21)


<주역>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주역周易’이란 글자 그대로 주나라(BC 111년경~256년경) 시대의 역이란 말이다. 이때의 역은 ‘변한다’는 뜻인데, 천지만물이 변화하는 궁극의 원리를 밝히고, 사람도 그 원리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기술된 책이 바로 역서易書이며, 그 중 하나가 <주역>인 것이다. (23)


<주역>은 세상만물의 변화 원리를 밝힌 책이다. 멈춘 것 같으면서도 변화하고 혼돈 속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일정한 원리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세상이고 우리네 인생이다. <주역>은 이처럼 인간사에 얽힌 다양한 변화의 보습을 밝히고 그 원리를 천명함으로써, 세상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인생을 좀더 성공적이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친 철학서이자 처세서다. (33)


1. 건 乾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자연의 섭리를 묻는 이에게

모든 인생은 태어나고 성장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결국은 죽음에 이른다. 그러나 같은 시간을 살아간다고 해서 누구나 똑같은 모습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시간과 선택된 공간을 어떻게 조화시키고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인생의 모습은 갖가지로 달라진다. 주역의 건은 이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성공의 3대 요건(시간, 공간, 사람)을 인생의 각 단계에 빗대어 총체적으로 설명한다. (35)


건은 크게 천지창조에서 멸의 시기에 이르기까지, 작게는 한 생명의 잉태, 성장, 활동, 죽음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간에 관계되어 있다. 그 때를 잘 아고 움직여야 한다. 우선 너무 일찍 뜻을 펼쳐서는 안 된다. 설령 때를 만나 실제로 일을 도모하게 되더라도 인맥을 얻어야 리도를 얻을 수 있다. 무릇 군자는 일을 힘에 있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저녁이 되면 다시 반성하고 걱정하는 법이니 비록 그 일이 험하여도 허물은 없다. (36)


<주역>은 단순한 점술서라기보다는 삶의 기본 원칙과 큰 방향을 안내하는 철학서이자 실생활의 지침서라고 보아야 온당할 것이다. 거기에는 삶을 위한 철학이 담겨 있을 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정신적 물질적 성공을 위한 핵심 열쇠도 함께 들어 있다. (39)


잠룡潛龍은 쓰지 말라는 말이니, 곧 인격을 갖추지 못하면 뜻을 펼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다면 더 배우고 힘을 기르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것이다. (40)


현룡見龍은 드디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 용이니, 사람으로 따진다면 사회에 진출하여 일을 할 준비를 마치는 단계에 해당된다. 용이 밖으로 드러난다 함은 마침내 사람이 사회로 나아갈 때를 얻었다는 뜻이다. 또한 이렇게 때를 만났다는 것은 곧 하늘이 그 기회를 허락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41)


<주역>은 실생활과 성공을 위한 지침서로도 손색이 없는, 오히려 그런 면에서라면 단연 가장 깊이 있고 오래된 고전인 것이다. (43)


비룡飛龍은 하늘을 나는 용이니 최고의 기회를 만나 최고의 성공을 거두는 시기이자, 그런 때를 만난 사람의 상징이다. (43)


항룡亢龍은 후회함이 있다는 말이니, 시간이 지나 때를 넘긴 늙은 용에게는 후회할 일이 생긴다는 뜻이다. 무릇 사람은 물러나 때를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담은 구절이다. (45/46)


건을 통해 <주역>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인 시간과 공간의 관계, 그리고 그 조화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세상사는 이치의 근본을 밝게 보여주고 있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과 공간, 나이가 신과의 교감까지를 개괄적으로 언급한 건의 가르침이야말로 <주역>의 핵심사상이라고 믿는다. (47)


2. 곤坤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유일한 원리, 상생 - 인간의 길을 묻는 이에게

세상의 만물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이미 터득하고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상생의 도리이다. (55)


곤은 이처럼 땅 위에 사는 인간들의 복잡다단한 삶을 폭넓게 조만하면서, 공생의 첫 번째 원리라고 할 수 있는 상생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55)


땅 위의 인간은 모두 원, 형, 리의 시간을 거치며 살다가, 마침내 죽음에 순종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군자는 나아가 뜻을 펼치매 처음에는 혼미하여도 뒤에는 뜻을 얻는 법이니, 성고의 주인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상생의 도리이다. (56)


만민과 자연에게 봉사하고 희생하고 박애하는 삶, 그런 삶이라야 근원적으로 길하다. (56)


君子 有攸往 先迷後得 主利

군자는 나아가 뜻을 펼치매 처음에는 혼미하여도 뒤에는 뜻을 얻으니, 리의 주인이 된다는 말이다. 누구나 뜻을 펼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진리를 말하고 있다. (57)


<주역>은 우선 자신감을 갖고, 자연에 귀의하라는 말로 그 가르침을 시작한다. 인간에게는 배우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원초적인 힘, 아무리 어려운 역경이라도 이겨낼 수 있는 타고난 힘이 내제되어 있다는 것이 <주역>의 설명이다. 그 힘을 믿고 인생을 개척해 나가라는 것이다. (67)


3. 둔屯  사랑할 때와 기다릴 때 - 사랑에 빠진 젊은이에게

사랑은 세상만물의 본성이며, 모든 사랑은 아름답다. 진정한 사랑의 열매는 지혜로운 눈을 가진 자만이 맛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보는 눈, 사랑을 예측하는 밝은 눈을 가진 사람만이 마지막 결실까지도 아름다운 사랑을 가꿀 수 있다. (71)


사랑을 알되 지나치지 말라. <주역>의 가르침이다. (79)


4. 몽蒙  참교육의 도 -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에게

교육은 모든 시대의 가장 큰 문제요, 결코 놓을 수 없는 화두다. (85)


진정한 인간의 도를 깨달아 참다운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연의 도리를 몸으로 깨닫고 중용의 덕을 쌓아야 한다. (85)


몽은 형亨의 시절에 통한다. 참진리는 인간이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요, 진리가 자연스럽게 나를 찾아오는 법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아이와도 같은 생명의 순수성이다. (86)


<주역>은 교육의 진정한 목표가 자연과 인간의 완전한 합일에 있음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자연의 진리에 몸을 맡겨, 진리 자체가 나를 찾아오도록 몸과 마음을 열어두는 공부를 해야만 진정한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95/96)


5. 수需  어떻게 때를 기다릴 것인가 -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에게

수에서는 때를 알아보는 지혜, 기다림의 구체적인 방법을 배운다. (103)


수(기다림)에는 믿음이 필수적이다. 성공에 대한 굳센 믿음과 함께 때를 기다리는 것은, 밝은 빛이 마침내 길을 여는 것과 같으니, 그 끝이 반드시 길하다. 이로써 대업이 시작된다. 청빈하고 곧은 생활을 유지하면서 때를 기다린다면, 시작 단계에서 작은 부딪힘은 있으나 끝에는 길하다. 가정에 충실하고 자기의 일을 즐기면서 여유있게 기다린다면, 끝에는 길하여 성공한다. 기다림이 마침내 무르익으면 천시와 환경과 귀인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공경하고 그의 경륜에 따르면 반드시 성공한다. (104)


자연과 인간의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109)


어떤 일을 제대로 성사시키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 일에 적당한 때를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때가 맞지 않으면 일이 성사될 수 없기 때문이다. (110)


기다림의 결과 내가 지금 발 디딘 환경 위에 때가 이르면 반드시 나를 도울 인물도 나타나게 마련이라고 <주역>은 가르친다.


가장 중요한 기다림의 원칙

첫째는 믿음이다. 둘째는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다. 셋째는 마침내 도래한 타이밍을 정확히 판단하여 일을 추진하는 능력이다. 이 세 가지를 갖추어야 진정으로 기다림의 미학을 깨닫고, 때를 만나 큰일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111)


8. 비比  진정한 스포츠맨십의 알파와 오메가 - 경쟁이 생활인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진정한 승리란 어떤 것일까? ‘주역’은 ‘삼구의 덕’을 통해 아름다운 승리를 말하고, 여유와 아량과 포용에 대해 설명한다. 삼구란 왕이나 귀족들이 사냥에 사용하는 그물, 혹은 사냥에서의 몰이 방식을 말한다. 사냥감을 몰 때, 사방이 아닌 세 방향만을 막아서 모는 방식을 말한다. 사냥감이 도망갈 수 있는 최소한의 여지, 한 방향만은 남겨 두고 몰아가는 방식인 것이다. 경쟁에 있어서 상대를 완벽하고도 철저하게 패배시키고 쟁취하는 승리는 결코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 경쟁은 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143)


9. 소축小畜  가정을 통한 작은 행복 만들기의 지혜 - 작은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소축은 작은 것을 기른다는 말이니, 원만하게 가정을 이끌고, 이를 기반으로 작은 성공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158)


작은 행복이라고 하는 소축조차도 쉬운 것은 아니다. ‘주역’은 이 역시 일찍부터 열심히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선언하고, 부부의 합심이나 이웃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158)


10. 리履  직언을 하기 전에 생각해야 할 몇 가지 - 2인자들에게

사람을 앞에 두고 바른 말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상대가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권력자라면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러나 직언에도 도가 있다. 리의 도가 바로 그것이다. (163)


직언을 할 때에는 자신의 사고가 올바른 것이라는 강한 믿음과 어떤 시련이 있어도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힘찬 의지가 있어야 한다. (170)


직언이나 충언은 또한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사심이 없는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군자다. (170)


직언을 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자만심으로 상대를 모욕하는 것 같은 직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직언을 하는 자는 조심하고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를 당하게 된다. (170)


직언을 하는 사람의 도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타인의 비리를 짚어내기 이전에 스스로의 과거를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잘못을 먼저 바로 잡고, 자신에게 조금의 사심도 없는지를 자세히 살펴 직언해야 올바른 충언을 할 수 있다. (170)


11. 태泰  어려운 때를 대비하고 노력하라 - 태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세상의 모든 것에 성할 때가 있을 쇠할 때가 있다. 있을 때 없을 때를 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위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171)


태평한 삶은 기본적으로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옴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런 길함은 젊은 시절부터의 노력으로 인해 성취되는 것이다. 비록 현재는 쓸모가 적은 것이라도 저축하여 어려울 때를 대비하면 길하다. 공을 내세우지 않고 옛 친구를 우정으로 대하면 가상한 일이 생긴다. 어려움이 오래 계속되더라도 허물이 없다면 근심하지 말라. 믿음과 자신감만 있다면 먹고 사는 일에는 복이 있게 마련이다. (172)


태평한 삶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심신이 건강하고 힘차야 한다. 이는 개인의 내적인 일이며 천부적인 요소에 해당한다. 다음을 작은 것을 투자하여 큰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외적인 일이며 노력과 관계가 깊다. 그리고 이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태를 얻을 수 있다. (179)


12. 부否  막힌 운을 뚫는 두 가지 방법 - 눈앞이 캄캄한 사람들에게

어둠의 시기에는 하는 일마다 꼬이고 불행이 겹쳐 온다. 막힐 때일수록 갱생의 노력을 경주하고, 몸을 움츠려 더 멀리 뛸 준비를 해야 한다. (183)


막힘의 시절에 미래를 대비하는 행위는 끝까지 힘차야 길하다. 운이 막히는 때에도 절도 있고 흠 없이 살면 결국 천명을 얻어 벗어날 수 있다. 대인은 금방 망할 것 같은 때에도 누에가 실을 뽑듯이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을 풀어 나가는 법이니, 막힘의 운도 마침내 멈춘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막힘의 운을 뒤집고자 노력하니, 처음엔 어려워도 나중에는 성공하여 웃게 된다. (184)


‘주역’은 우선 이런 거부와 막힘의 운세가 인간의 일이 아니라고 한다. 인위적인 것이 아니요, 한두 번의 인간적인 노력만으로 풀리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그만큼 막힘의 운세는 질기고 강한 것이다. 이런 거부와 막힘의 운세에 맞닥뜨리면 운이 뚫리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한다. (189)


‘주역’은 대인들이 취하는, 변화와 발전을 위해 부단히 모색하는 자세를 권장한다. 힘 없는 누에가 기신기신 끝없이 실을 자아내듯이 어렵더라도 힘과 용기를 잃지 말고 절도를 지키면서 성실하게 문제를 풀어 가라는 것이다. ‘주역’은 운명보다는 노력을 강조하고, 올바른 태도로 발전과 변화를 위해 끝없이 전진하라는 가르침이다.[190]


15. 겸謙  강한 자만이 겸손할 수 있다 - 겸양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겸양은 무조건 베풀거나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대의를 해치는 것에 대해서는 무력을 써서라도 응징하는 것이 겸양의 참모습이다. (209)


겸손은 무지나 나태, 혹은 안일에서 비롯되는 무조건적인 수용과는 다르다. ‘주역’에 따르면 불합리한 것을 받아들이고, 정의가 아닌 것을 용서하는 것은 겸손이 아니다. ‘주역’은 사리사욕이나 불합리, 도가 아닌 것에 대해서는 분연히 나서서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15)


16. 예豫  계획, 어떻게 세우고 지켜야 하나 - 큰일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주역’은 우선 계획을 세우기 전에 자신의 능력과 주변 환경을 잘 살펴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출고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상하고 후회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223)


세워진 계획을 지나치게 떠벌리는 것도 좋지 않다. 지나치게 떠벌리는 사람치고 실천 의지가 정말로 강한 경우는 드물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반드시 필요하고 반드시 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세운 계획이라면 굳이 남들에게 떠벌릴 일이 아니라, 혼자 묵묵히 실천해 나가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계획이 결실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한 실천 의지가 있어야 한다. (223)


17. 수隨  난세를 헤쳐 나가는 신민들의 처세술 -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수’는 나서지 않고 뒤따르기를 좋아하며, 겸손하고 성실하게 위사람을 잘 받들어 모시는 사람의 생활 철학이다. 이런 사람들은 우선 큰 고난을 당할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크게 이룰 일도 없다. (230)


‘주역’은 우선 어려운 때에도 허물없이 순조롭게 생을 살아가려면 사람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소인을 멀리하고 대인을 가까이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를 평가하려면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나와 상대를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시대를 읽을 줄도 알아야 한다. 나와 상대와 시대를 모두 읽을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난세에 처하더라도 빠져 나올 구멍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231)


20. 관觀  정관을 얻는 지혜 - 자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관’은 보는 지혜에 대한 장이다. ‘관’에는 읽는다, 알아챈다, 헤아린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상대와 나를 알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정확히 볼 줄 아는 것, 이것이 관의 도요 정관의 지혜다. (255)


나를 알고 남을 알고 상황을 아는 세 가지 눈만 갖추면,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나아갈 바를 찾을 수 있고 취해야 할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 (257)


22. 비賁  외면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멋 - 아름다움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인생의 성공과 진정한 행복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부에서 솟아나는 것이다. (269)


23. 박剝  꽉 막힌 시절을 견디는 지혜 - 절망의 나락에 빠진 사람들에게

누구에게나 어려운 시절은 있다. 그러나 그동안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운은 돌고 있다. 그 어려움을 이겨내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밝은 빛이 비치게 마련이다. (275)


세상은 음양의 조화로 인하여 평화롭다. 하지만 어느 한쪽의 기운이 넘치거나 모자라면 혼란스럽고 추해진다. ‘박’은 이런 음양의 조화가 깨어지고 극심한 혼란과 어려움이 겹친 시기를 어떻게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 장이다. 박은 음기가 극도로 강해지고 양기가 거의 소멸된 시기다. (281)


25. 무망无妄  무위 세계의 허와 실 - 무위자연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세상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은 사람이 가장 어려워 하는 일이다. (291)


무위로 다스리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 천하는 불가사의한 그릇이어서 인위적으로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하려고 애쓰면 실패하고, 꽉 잡고 장악하려 하면 천하를 잃고 만다. (298)


이처럼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두기만 하는 것도 참으로 이르기 어려운 경지다. ‘무망’은 일체의 욕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유와 편안함을 추구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 장이다. 무망은 망령됨이 없다는 뜻이다. 온갖 욕심과 거짓을 망령된 것으로 보고, 그것이 없는 상태를 무망이라 한다. (298)


‘주역’은 근본적으로 무망의 삶을 긍정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진정한 무망의 삶이 얼마나 이르기 어려운 경지인지를 반복해서 지적하고 있다. 무망의 철학과 개인의 욕심을 뒤섞거나, 무망의 자세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면 오히려 재앙이 생긴다고 ‘주역’은 경고한다. (298)


26. 대축大畜  큰 성공의 조건 - 야망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대축’은 크게 키운다는 말이다. 키우는 과정에서 작은 이익이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좀 더 큰 것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대축이다. (305)


그러나 아무리 큰일이라도 작은 부분에서 어그러지기 시작하면 결국 실패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현장에서 실무를 익히고 단속해야 한다. 사사로운 욕심으로 이익을 따지고, 이익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은 대축을 이룰 수 없다. 대축을 이루려는 사람은 생각과 행동이 순수하고, 위선과 거짓이 없어야 한다. (306)


27. 이灑  속세에서 갈고 닦아라 - 도를 묻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알고, 가족을 천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부양하며, 자기 분야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사람이 진정한 도인이다. (307)


‘주역’이 가르치는 도인의 모습은 문자 그대로 ‘길을 아는 사람’이다. 천지와 만물의 운행 원리를 궁구하여 자연의 법칙을 깨닫고, 자신을 관찰하여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결정할 줄 아는 사람, 그가 바로 ‘주역’이 말하는 도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실생활에 충실하면서도 타인과 자연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 발전적이고 긍정적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인간이 바로 ‘주역’의 도인이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 타인을 알고 만물의 운행 원리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315)


28. 대과大過  과함을 이기는 지혜 - 동량을 찾는 사람들에게

대들보가 아무리 단단하고 좋아도 지붕을 너무 무겁게 얹으면 견디지 못하고 휘어진다. 사람이 아무리 능력 있고 잘 생겼어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맡기면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사람만 상한다. (319)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다. 어떤 물건이든 용도와 격에 맞게 써야지, 욕심을 과하게 부려 엉뚱한 데 사용하면 일 전체를 어그러뜨린다. 하물며 사람은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자기 그릇의 크기를 알지 못하고 그저 많이만 담고자 한거나, 격에 맞지 않게 너무 큰일을 도모하면 일을 이루기는커녕 심신만 상하고 만나. 사람을 쓸 때에도 그릇과 품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소인에게 대사를 맡기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대과’는 이러한 오류의 양상들을 제시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에 대하여 설명한 장이다. (326)


속은 거칠어도 속이 바른 나무는 동량으로 쓰이지만, 보기에 좋아도 굽은 나무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마찬가지로 외모가 번듯하고 실력을 갖춘 인물이라도 품성이 바르지 못하면 큰일을 함께 도모할 수 없으며, 실력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마음 쓰는 것이 곧고 진실한 사람은 더불어 큰일을 도모할 수 있다. (326)


29. 감坎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는 법 - 곤경에 빠진 사람들에게

‘주역’에서는 구덩이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을 공평무사하게 대하면 된다. 사실 인생에서 만나는 구덩이는 다른 누군가와 연관되어 있다. 또한 사람들에게 미리 인심을 얻어 둔다면 나중에 구덩이에 빠졌을 때 틀림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334)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선악에 대한 믿음,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천 길 구덩이 속에서도 빛을 찾을 수가 있다. (335)


31. 함咸  사랑이라는 감정의 실체 - 이성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세상만물이 음양의 조화로 존재하듯이, 인간의 정신세계 또한 이성과 감성으로 이룩되는 것이다. 리의 반대가 함이며, 일체의 감정과 통찰력, 감성과 느낌이 모두 여기서 나온다. 세상이 남자로만 이루어질 수 없듯이 인간의 정신 또한 리만으로 키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태극의 음양이 어울리고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하듯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룰 때에만 우리는 진정한 인격체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347)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이 리와 함을 공유해야 한다. 리는 과학적 사고이며 배움을 통해 이르는 경지이니 양에 속한다. 이에 반해 함은 감각이고 느낌이니 음에 속한다. 지식이 많아야 쓸모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듯이, 꾸준히 리를 갈고 닦아야 함도 키워지며, 함 자체를 키우기 위한 자기 수양과 마음의 공부를 별도로 해야 한다. (355)


33. 둔遯  물러남의 지혜 - 사표를 써야 할 사람들에게

주역은 합당한 물러남의 형태를 세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했다. 때를 잘 알아서 스스로 물러나는 호둔, 주위의 칭찬을 받으면서 물러나는 가둔, 재물을 모으는 등 준비를 마친 후에 물러나는 비둔이 그것이다. 물러난 이후의 생활을 미리 준비해 둔 연후에, 때를 잘 살펴서, 남들을 배려하면서 물러나는 것이 최상의 물러남이라는 설명이다. (370)


34. 대장大壯  힘은 어디에 어떻게 쓰나 - 힘이 장한 사람들에게

힘은 다스리는 자와 다스림을 받는 자, 가두는 자와 갇히는 자 모두가 갖추어야 할 어떤 것이다. 그래서 진실로 크고 장한 힘은 이 두 힘의 충돌을 방지하고, 충돌한 두 힘을 조화로 다시 융합시키는 힘이다. 대장은 이처럼 진실로 크고 장한 힘, 어리고 약한 것들을 지키고 보호하는 힘이다. (381)


진정한 힘은 갇힌 자를 풀어주는 힘이며, 어려움에 처한 자를 구해 주는 힘이다. 이런 힘이 아니라면 자신의 작은 힘을 믿고 함부로 설쳐서는 안 된다. (382)


36. 명이明夷  되는 일이 없을 때의 처세술 - 때를 얻지 못한 현자들에게

‘주역’에서는 이처럼 때를 얻지 못한 현자, 지혜를 갖추었으나 이를 세상에 나아가 펼치지 못하는 군자를 명이지자라 하였다. 진지자가 천시를 얻어 자신의 경륜과 사상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군자라면, 명이지자는 경륜과 지혜는 갖추었으나 운과 시를 얻지 못해 뜻을 펴지 못하는 현자인 셈이다. 이상을 펼 수 있는 만남이 진이라면, 때가 어긋남이 명이다. (398)


명이지자가 그나마 심신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운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운이 명이임을 깨닫고 세상을 떠나 조용히 은거하는 게 상책이다. 자신을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명이의 기가 사라지기를 기다려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다. (398)


37. 가인家人  교육과 가정경제를 책임진 가인의 도 - 가정을 이끄는 부인들에게

가정은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이자 모든 공동체의 씨앗이 자라는 모태이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은 사회를 배우고 가정을 통해 어른들은 미래를 준비한다. 이 가정의 경영을 책임진 사람이 바로 가인이다. (399)


믿음과 위험을 바탕으로 엄하되 여유 있게 자녀를 길러야 한다. 엄격하게 길러야 자녀의 앞길이 트이고 마지막이 길하다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 (405)


39. 건蹇  고난을 극복하는 상생의 지혜 - 다리가 꺾인 사람들에게

건은 다리를 절뚝거려 잘 걷지 못하는 상태이고, 그러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형상이다. 갈 길은 멀고 험한데 날이 저물고 다리까지 다친 격이다. 능력도 부족하고 운도 따르지 않아 몹시 어렵게 살아가는 시절을 의미한다. (425)


건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상생의 도리를 깨우쳐야 한다.

둘째, 경륜 있는 대인을 만나 도움을 받아야 한다. (425)


모두 사람이 근본임을 알아야 한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가짐만이 건의 악운을 물리칠 힘을 제공한다. 자책하거나 남을 탓하지 말고 서로 의지하여 지혜롭게 어려움을 견뎌내야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 (425)


건의 고난을 잘 견뎌내면 명예를 얻기도 하고, 또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주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 우정을 다질 수도 있다. 그리고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한 번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은 이후의 어떠한 역경도 모두 이겨낼 수 있다. (426)


40. 해解  운이 풀리기 시작할 때의 처세술 - 잘나가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건의 어려움이 지나고 찾아오는 새로운 기운이 바로 해의 운이다. 해방의 기운이요 새로운 시작이다. 해의 운이 시작되면 혼탁함이 정리되고 새로운 질서가 시작된다. 이때에는 모두가 상생의 도리를 첫째로 삼아야 한다. 둘째로 모두가 일치단결해야 희망을 실현할 수 있으며, 셋째로 사리사욕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상승의 물결을 탈 수 있다. (432)


해의 운이 왔을 때에는 무엇보다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때를 놓치면 오랫동안 계획했던 일들도 성사시키지 못한다. 정확한 시기를 읽어 추진하되,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늘 새겨야 한다. (432)


41. 손損  반드시 수익을 내는 투자의 도─투자에 나서려는 사람들에게

투자에 성공하려면 신념이 있어야 하고, 선천적으로 운도 타고나야 길하다. 끝까지 허물이 없어야 나아갈 수 있고, 검소하게 살아야 이롭다. 잘못이 있을 때에는 즉시 고쳐야 기쁨이 있고 허물이 없다. 나아가 행한다면 가난한 이웃을 도와야 이롭다. (436)


모든 투자에는 타이밍의 문제가 가장 주중요한 관심사항이 아닐 수 없다. 때를 놓치면 정당한 일도 허물어지고, 때를 얻으면 준비가 조금 부족해도 일이 이루어지는 이치를 명심해야 한다. (442)


44. 구撈  지혜로운 만남과 결혼의 조건 - 짝을 찾는 사람들에게

二杞包瓜 含章 有隕自天

하늘이 돕는다는 것이다. 다만 조건이 있다. 이기포과의 아름다움을 머금어야 한다.

이기포과는 큰 나무에 덩굴이 휘감겨 서로 의지하고 빛내는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나무는 남자요 덩굴은 여자다. 하나는 곧고 크며 하나는 부드럽고 아름답다. 둘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린 모습이 이기포과다. 함장은 아름다움을 머금었다는 말이니, 이기포과를 실천하는 부부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말이다. 유운자천은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 떨어지는 것이 잇다는 말이니, 하늘이 이를 돕는다는 의미다. (468)


46. 승升  성장과 발전의 씨앗 - 승승장구하려는 청년들에게

승에서 <주역>이 가장 중요하게 논하는 것은 사람 자신의 성장과 발전이다.

첫째,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

둘째, 만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방향으로 인격을 닦아야 한다.

셋째, 올바른 세계관을 바탕으로 밝은 길로 나아가야 한다.

넷째, 허무주의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계단을 밟듯 차근차근 올라가야 한다.

여섯째, 험준하고 높은 산꼭대개에 올라가 제사를 지내는 왕처럼 모든 것을 정성스럽고도 당당하게 해야 한다. (489)


49. 革혁  변화와 혁명의 바른 길 - 개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혁을 위해서는 우선 청산의 대상이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구악과 폐습, 과거의 잘못된 광행과 인습이 바로 그것이다. 누가 이런 청산의 대상이 되는가? 때를 이미 넘긴 사람들, 이미 시기가 지난 구태의연한 제도와 시스템들이다. 모든 것에는 다 알맞은 때가 있다는 것이 주역의 기본 생각인데, 이 때를 이미 지나 버렸으니 개혁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519)


개혁에는 굳건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우선 개혁의 주체 스스로 개혁의 정당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520)


52. 간艮  멈춤의 도 - 욕망의 전차에 올라탄 사람들에게

사람들이 멈춤을 모르고 내달리기만 하는 것은 당연히 현실적인 의욕과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간은 멈춘다는 말이다. 멈춤의 도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타이밍이다. 자동차는 노란 불에 멈춰야 하고 사람은 불길한 기운이 나타나기 전에 멈추어야 한다. (547)


55. 풍豊  풍요로 가는 길 - 풍년을 비는 농부들에게

‘주역’에 따르면 풍요는 절대로 개인적 차원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개인적 차원에서 이를 홀로 누려서도 안 된다. 풍요의 기운은 하늘의 해가 중천에 있는 상황, 그러니까 임금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하늘의 도가 온 누리에 밝게 비추는 상황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 (577)


56. 려旅  여행의 기술 -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젊은 날의 여행은 지혜를 가르치고 노년의 여행은 즐거움과 안식을 가져다 준다. (579)


‘주역’에 따르면 과연 여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좋은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돌아올 곳이 있어야 한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반겨줄 나의 집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 여행 중에는 머물 곳이 있어야 한다.

셋째, 여행에는 돈이 든다. 그러므로 충분한 노잣돈을 준비해야 한다.

넷째, 좋은 여행을 위해서는 동복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함께 여행을 하는 사람이 다 동복이다.

다섯째, 여행 중에는 쩨쩨하게 굴지 말아야 한다. 여행을 하면서도 쩨쩨하게 굴면 재앙을 불러들인다고 했다.


57. 손巽  겸손의 재조명 - 겸손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겸은 윗사람의 미덕이고, 손은 아랫사람의 미덕이다. 겸은 다스리는 자의 마음가짐이고, 손은 다스려지는 자의 행동 지침이다. (589)


61. 중부中孚  믿음의 정체 - 믿음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주역>은 어떤 면에서 믿음을 가르치는 책이다. <주역>에 따르자면 인간사 모든 일이 믿음에서 비롯되고 믿음으로 이룩되며 믿음이 있어야 좋은 끝을 맺을 수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일이 성취되리라는 확신, 인간 상호간의 신뢰에 대한 얘기가 장마다 연이어 강조되는 책이 바로 <주역>이다. (627)


중부는 이런 믿음과 신뢰, 굳이 중부라고 한 것은 이 믿음이 중용의 도에 의한 입각한 믿음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믿음, 삿된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믿음, 다른 제 3의 요소가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믿음이다. 서로 헤아려 근심하고 걱정하되 그 결과에서 이익을 취하려 하지 않고, 어미 새가 그 새끼를 보듬는 지극함과 정성으로 상대를 믿어주는 것이 중부다. (628)


이런 믿음을 가꾸고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나의 것을 먼저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내게 있는 것을 아낌없이 내어줄 수 있어야, 서로의 것을 계산 없이 주고받을 수 있어야 진정한 믿음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대의 허물을 덮어주고, 상대의 잘못에 대해서조차 믿어주는 절대적인 신뢰가 필요하다고 했다. 믿음은 또한 복어 다루듯 신중하게 다루어야 지켜질 수 있다고 하였다.  복어를 다룰 때의 신중함으로 믿음을 다루라는 얘기다. <주역>은 가능한 믿음과 불가능한 믿음을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628)



3. 내가 저자라면


<주역>은 8괘(卦)와 64괘, 괘에 대한 해설인 괘사(卦辭), 효사(爻辭), 훗날 공자가 덧붙였다고 하는 십익(十翼)으로 되어 있는 철학적으로도 그 가치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이다.


<주역강의>는 <대학><중용><논어><맹자>의 사서와 더불어 <시경><서경>과 함께 삼경을 이루는 동양 지혜의 보고, 그 유명세가 무색하게 오해와 점서로 치부되곤 하는 <주역>의 편견에 대한 반론과 동양철학 분야의 가장 오래된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주역>의 핵심내용을 저자의 오래된 경험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다.


이 책은 8괘며 64괘에 대한 괘상과 십익을 제외하고, 각 장의 제목과 본문인 7행만을 다루고 있으며, 저자는 일관되게 <주역>의 본질이 점에 있지 않으며, 철학서이자 교양서로서 실천적 지혜를 강조한 처세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수(기다림)에는 믿음이 필수적이다. 성공에 대한 굳센 믿음과 함께 때를 기다리는 것은, 밝은 빛이 마침내 길을 여는 것과 같으니, 그 끝이 반드시 길하다. 이로써 대업이 시작된다. 청빈하고 곧은 생활을 유지하면서 때를 기다린다면, 시작 단계에서 작은 부딪힘은 있으나 끝에는 길하다. 가정에 충실하고 자기의 일을 즐기면서 여유있게 기다린다면, 끝에는 길하여 성공한다. 기다림이 마침내 무르익으면 천시와 환경과 귀인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공경하고 그의 경륜에 따르면 반드시 성공한다. (104)


긴 인생의 길, 인생의 역정 속에서 누구나 한 두번쯤은 고통스런 시기를 맞이하게 되고, 때로는 시련에 빠질 수도 있다. 나에게도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라는 순간들이 있었고, 견뎌야만 하는 지난한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그러한 때일수록, 어려울 때일수록, 서두르지 말라고, 여유를 가지라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면서 기회를 기다리라고 충고하며 나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이러한 삶의 방법을 마음에 새겨두고 노력하는 자세로 살아간다면 힘든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음을 나는 믿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P109)


어떤 일을 제대로 성사시키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 일에 적당한 때를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때가 맞지 않으면 일이 성사될 수 없기 때문이다. (P110)


인생도 일, 사업도 움직여서 좋은 때가 있고, 아무리 해도 안 되는 때도 있는 것 같다. 형세가 불리하면 묵묵히 실력을 쌓으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지만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경솔하게 움직이다 보면 결국에는 손해나 낭패를 보게 되고, 대신에 기회라고 생각하면 행동으로 옮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야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가 있는데, 언제나 지혜의 묘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주역>은 어떤 면에서 믿음을 가르치는 책이다. <주역>에 따르자면 인간사 모든 일이 믿음에서 비롯되고 믿음으로 이룩되며 믿음이 있어야 좋은 끝을 맺을 수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일이 성취되리라는 확신, 인간 상호간의 신뢰에 대한 얘기가 장마다 연이어 강조되는 책이 바로 <주역>이다. (P627)


이런 믿음을 가꾸고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나의 것을 먼저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내게 있는 것을 아낌없이 내어줄 수 있어야, 서로의 것을 계산 없이 주고받을 수 있어야 진정한 믿음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대의 허물을 덮어주고, 상대의 잘못에 대해서조차 믿어주는 절대적인 신뢰가 필요하다고 했다. 믿음은 또한 복어 다루듯 신중하게 다루어야 지켜질 수 있다고 하였다. 복어를 다룰 때의 신중함으로 믿음을 다루라는 얘기다. <주역>은 가능한 믿음과 불가능한 믿음을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P628)


믿음과 신뢰를 받는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면 먼저 자신의 재능과 능력으로 주어진 곳에서 맡은바 책임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잘 변하지 않는 재능도 노력하지 않으면 꽃을 피울 수가 없듯이 자기계발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믿음을 주는 사람으로, 신뢰받는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는 나에게 가능한 믿음과 불가능한 믿음을 구분하는 지혜와 중부의 혜안을 가져다 줄 지혜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강의> <주역강의>와 같은 선인들의 지혜와 업적을 배울 수 있는 고전을 많이 읽고, 가능하면 고전을 가까이하여 자신의 삶을 가끔씩 뒤돌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주역>은 실생활과 성공을 위한 지침서로도 손색이 없는, 오히려 그런 면에서라면 단연 가장 깊이 있고 오래된 고전인 것이다. (P43)


고전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주역강의>에는 무엇보다 실천적인 가르침이 풍부하다. 일상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상황들, 사업이나 업무상의 문제들, 사회인으로서 필요한 인간관계, 가족관계,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고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사의 모든 문제들에 대한 원칙과 실천 가능한 지침을 다각적으로 제시해주며, 나의 생각과 살아가는 방법을 지침하는 데 참고가 될만한 내용이 상당히 많았다.


물론 고전을 특별히 공부하지 않아도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지혜를 깨닫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시간 <강의>와 <주역강의>까지 선인들의 삶의 방식을 통해 체험을 훌쩍 뛰어넘는 훌륭한 지혜에 관한 내용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을 수양할 수 있는 책으로는 고전, 역사, 종교에 관한 책들을 꼽을 수 있지만, <주역>은 인생의 이치에 대한 가르침, 뛰어난 선인들의 삶의 방식, 나의 인생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예로부터 훌륭한 인물들은 늘 많았다. 그들에게 배운다면 나 자신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배워도 소화해내지 못하면 살아있는 지혜로서 나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때로는 손해도 보고 때로는 아픈 상황을 만나기도 하면서 경험을 축적해나가야 한다. 선현들의 실천적인 가르침인 <주역강의>을 만나고 나니 세상살이가 조금은, 아니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세월을 뛰어넘는 지혜로 우리에게 인생을 경영하는 또 다른 나만의 실전 체험의 지혜를 배우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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