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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프리초프 카프라 지음 Ⅰ 김용정 ․ 이성범 옮김
범양사
Ⅰ. 저자에 대하여
카프라는 동양철학을 서양과학과 결합하여 '신과학 운동'의 첫 장을 열어젖힌 사람이다. 카프라는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기존 서양철학의 패러다임과 일치하지 않는 이상 사례들을 계속해서 경험하게 되었다. 서양철학은 우주가 거대한 정밀기계와 같다는 기계론적 우주관에 입각하여 세상을 바라보고 연구를 수행하여 왔다.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으로는 발전해 나가는 현대물리학을 더 이상 포섭할 수 없었다.
미시세계로 발을 들인 현대 물리학의 탐구는 기존 고전물리학의 한계에 직면 하였고,카프라는 현대물리학을 포섭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게 되었다. 그는 동양의 지혜와 서양의 과학 사이에 본질적인 조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동양사상이 현대과학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이러한 발견은 1975년 발간한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The Tao of Physics)'을 탄생시켰다.
카프라는 빈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유럽의 여러 대학에서 물리학 교수로 재직했다. 그 뒤 미국에 건너가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원자물리학을 연구하며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에서 오랫동안 소립자 연구를 계속했다. 현재 미국의 버클리에 살고 있는 카프라 박사는 국제적인 생태문제 연구 조직인 엘름우드 연구소를 창설, 새로운 생태과학의 이론을 정립하여 오늘날 사회 경제 및 환경 문제에 응용하고 있다.
Ⅱ. 내 마음을 무찔러 든 글귀
선의 개오가 사물을 내면으로부터 보는 것이라면 시정신도 명상과 집중의 방법으로 사물의 내부에 침잠하고 동화함으로써 그 내부로부터 관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보들레르는 그의 시에서 자연은 가끔 수상한 발언을 하는 상징의 삼림이라고 보았던 것이며, 상징이란 환언하면 유사성을 보는 것이다. 극미세계의 원자의 구조가 극대 세계의 태양계의 구조와 거의 같듯이 이 우주의 제 현상 간에는 엄청난 유사성이 있는 것이며, 고도로 민감하고 언제나 통찰하는 예술 정신은 삼라만상 간의 상징을 보고 그 만뢰 속에 공명의 화음을 들으며 육합에 차 있는 친화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15
존재의 의미는 객관적인 것의 합리적 이해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느낌을 갖느냐는 주관적 체험에서 찾아져야 할 것이며, 이것은 종교나 예술 정신으로 통하는 것이다. p.15
고요한 무념의 경지에서 생명의 힘을 표현하는 동양의 고차적 예술인 서도와 같은 것은 서양에는 없다. p.16
1. 현대 물리학-마음을 담은 길?
어떠한 길도 하나의 길에 불과한 것이며,
너의 마음이 원치 않는다면 그 길을 버리는 것은
너에게나 다른 이에게 무례한 일이 아니다.
모든 길을 가까이, 세밀하게 보아라.
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몇 번이고 해보아라.
이 길이 마음을 담았느냐? 그렇다면 그 길은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길은 소용없는 것이다.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돈환의 가르침≫ p.33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은 서양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를 전체적 유기체로서가 아니라 그의 마음과 동일시하게 이끌었던 것이다. 이러한 데카르트적인 분할의 결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 자신을 육체 속에 내재하는 고립된 자아로서 인식하게 되었다. 마음은 육체 속으로부터 떨어져 나왔으며 그 육체를 통어해야 한다는 헛된 과업이 주어지게 되고 의식적 의지와 무의식적 본능 사이에 갈등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p.41
이 이간의 내적 분열은 곧 외부 세계를 제각기 분열된 대상과 사건의 집합으로 보는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p.41
힌두교건, 불교도건, 도가건 간에 그들의 지상의 목적은 모든 사물의 전일성과 상호 연관성을 깨달아 고립된 개별아라는 관념을 초극하여 궁극적 실재와 합일시키는 일이다. p.42
이 책은 동양적 지혜와 서양의 과학 사이에 본질적인 조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과학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한다. 또한 현대 물리학이 기술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어 물리학의 길-도-이 마음을 담는 길이 될 수 있으며, 영혼의 지식과 자기실현의 도정이라는 것을 보이고자 한다. p.44
2. 아는 것과 보는 것
동양적 견지에서 고도로 특수화되고 잘 정의된 구조를 가진 수학은 우리들의 개념적 지도의 일부로서 간주되어야지 실재 그 자체의 특성으로서 보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신비가들의 경험에 의하면 실재란 철저히 불확실하고 분별되지 않는 것이다. p.54
현대물리학도 그 언어적 모형과 이론에 관한 한 똑같은 태도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그것들 또한 단지 근사치일 따름이며, 그래서 필연적으로 부정확한 것이다. 그것들은 동양적 신화와 상징과 시적 이미지의 상대물이며, 내가 앞으로 유사성을 이끌어 내려고 하는 것도 바로 이 수준에서다. p.68
춤추는 신과 물리학적 이론은 양쪽 다 마음의 소산이며, 그 지어 낸 이의 실재에 대한 직관을 기술하는 모형인 것이다. p.68
3. 언어를 초월하여
사물의 본질적인 속성이 지성으로 분석될 때마다 그것은 불합리하거나 역설적인 것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p.75
무한히 작은 세계로의 이 여행에서 철학적 견지에서 보아 가장 중요한 단계는 바로 그 첫걸음, 즉 원자 세계로 들어가는 단계였던 것이다. 원자의 내부를 조사하고 그 구조를 살핀다는 것은 과학이 우리가 가진 감각적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p.77
4. 새로운 물리학
이 사실을 명확히 인지한 사람은 50년 후의 아인슈타인이었는데, 당시 그는 에테르는 존재하지 않으며 전자기장은 빈 공간을 통해 진행할 수 있고, 역학적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본래의 물리적 실체라고 선언하였던 것이다. p.89
시간과 공간은 둘 다 단지, 어떤 특정한 관찰자가 그 현상의 기술을 위하여 사용하는 언어적 요소에 불과하게 되었다. p.91
질량은 단지 에너지의 어떤 형태에 불과하다는 깨달음이다. p.91
존재하려는 경향성, 제한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움직이는 소립자들, 어떤 ‘양자 상태’에서 돌연히 다른 상태로 전환하는 원자들, 그리고 모든 현상들의 본질적인 상호 연관성-이런 것들은 원자 세계에만 있는 몇 가지 특징이다. p.102
거대한 우주와 우리 사이를 긴밀하게 연결해 주는 태양으로부터의 끊임없는 에너지의 유출이 무한히 작은 세계의 현상인 핵반응의 결과라는 것을 발견한 것은 현대 물리학이 거둔 위대한 승리 중의 하나이다. p.105
고전 물리학에 있어서의 물체의 질량은 모든 것들이 그것의 어떤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되었던 불가분의 물질적 실체와 연관되어 있었다. 상대성 이론은 질량은 어떤 실체 같은 것과는 아무 관계없는 에너지의 한 형태라는 것을 밝혀 주었다. 그러나 에너지는 활동 또는 작용과 관련된 동적인 양이다. 입자의 질량이 일정한 양의 에너지와 동등하다는 사실은 입자가 이제는 정지된 물체로서 이해될 수 없고, 역동적 모형으로 여겨져야 하며,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입자의 질량으로 나타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p.108
순수한 에너지에서 물질적 입자를 생성시키는 일은 확실히 상대성 이론의 가장 극적인 결과며, 그것은 위에서 약술한 입자관에 의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상대론적 입자 물리학 이전에는, 물질의 구성 요소들은 언제나 불가분이고 기본적 단위이거나 그 구성하는 부분들로 분해될 수 있는 복합적인 물체로서 간주되어 왔다. p.109
제2부 동양 신비주의의 길
5. 힌두교
그 신성의 제각기 다른 여러 모습에 맞추어 힌두교의 숭배를 받는 다종다양한 신들의 이름이 주어졌으나 이런 모든 신들은 하나의 궁극적 실재의 그림자일 뿐이라는 것을 경전은 분명히 하고 있다. p.120
브라만이 인간의 영혼 속에 현시되는 것을 ‘아트만atman'이라고 부르고 이 아트만과 브라만, 즉 개별적 실재와 궁극적 실재란 사상은 우파니샤드의 한 본질을 이루고 있다. p.120
모든 움직임은 자연의 힘이 교직하는 대로 다 제때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미망에 사로잡혀 그 자신이 행위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연의 힘과 행위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자연의 어떤 힘이 다른 자연의 힘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알게 되며, 그리하여 그것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이다. p.122
마야의 주술에서 해방되는 것, 카르마의 속박을 부서 버린다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감각으로 인지하는 모든 현상이 다 같은 실재의 부분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이 브라만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몸소 체험하는 것을 뜻한다. 이 체험이 모크샤 즉 인도 철학에서 ‘해탈’이라고 불리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힌두교의 바로 그 정수다. p.123
6.불교
이 체험의 본질은 지적인 분별과 대립의 세계를 넘어서 아친탸acintya, 즉 무사의의 세계에 도달하는 것으로, 여기에서는 실재가 분할되지 않고 차별되지 않는 ‘진여’로서 나타난다. p.129
제1성제는 인간 상황의 두드러진 특성인 ‘두카duhkha', 즉 고뇌 또는 좌절이다. 이러한 좌절은 우리가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일시적이고 덧없다는 생의 근본적인 실상에 직면하지 못하는 데서 유래한다. 이 유전과 변화가 자연의 근본 모습이라는 사상은 불교의 근저를 이룬다. p.129
제2성제는 모든 괴로움의 원인인 ‘트리슈나trishna', 즉 집착 또는 탐욕을 다루고 있다. 이것은 불교 철학 관점에 근거하고 있는 무익한 욕심이다. 이 무명 탓으로 우리는 지각된 세계를 개별적이고 분열된 사물로 쪼개고, 이리하여 우리의 마음이 낳은 이 고착된 범주에다가 실재의 유동하는 형태를 붙잡아 매려 하는 것이다. p.130
제3성제는 괴로움과 좌절을 멸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삼사라의 악순환을 초탈해서 카르마의 멍에로부터 스스로를 해방하고 마침내 니르바다라고 불리는 완전한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 경지에서는 개별적 자아라는 잘못된 생각은 영원히 사라지고 모든 생명이 전일하다는 감정이 지속된다. p.130
여기까지 소개된 마하야나 불교의 관점은 그것의 지적, 사변적 측면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것을 보완해 주는 것이 불가의 종교적 의식인 믿음과 사랑과 자비다. 스즈키 다이세쓰가 불교라는 거대한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두 개의 기둥이라고 불렀던 것은 초월적인 지혜 혹은 직과적 지성인 프라주나Prajna와 사랑 혹은 자비인 카루나Karuna다. p.133
7. 중국사상
이렇게 하여 그는 ‘도와의 합일’을 이루게 되고 자연과 조화 속에서 생을 누리며, 그가 하는 모든 일마다 뜻대로 달성되는 것이다. p.142
도의 길에 순응하고 천지의 자연 순리를 따르는 자는 전 세계를 쉬이 다루는 법을 알게 된다. p.142
그러면 인간이 깨달아야 할 우주적 길의 유형은 무엇인가? 도의 주요한 특성은 끊임없는 운동과 변환의 순환성이다. p.142
8. 도교
추론적 사유 세계의 한계와 상대성을 인식한 도교는 근본적으로 이 세계로부터의 해방의 길이며, 바로 이 점에서 요가나 힌두교의 베단타, 또는 부처의 팔정도에 비견될 수 있다. p.155
도가에서 깨달은 가장 중요한 통찰 중의 하나는 변용과 변화가 자연의 본질적인 모습이라는 것이다. p.157
만물이 변용하고 성장함에 있어서 그 모든 싹과 생김새는 각기 본래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 안에서 각기 성숙과 쇠잔이 있고, 변화와 변용의 부단한 흐름이 있는 것이다. p.157
도의 운동이 대립자 사이의 부단한 상호 작용이라는 인식으로부터 도가들은 인간 행위를 위한 두 가지 기본율을 추출해 냈다. 어떤 것을 달성하려고 할 때 그 반대편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p.158
좁히려면 반드시 먼저 펴 주고
약화시키려면 반드시 먼저 강화해 주고
때려눕히려면 반드시 먼저 치켜주고
빼앗으려면 먼저 주어야 한다. 이것을 오묘한 지혜라고 한다. p.158
우리가 도가의 변화개념을 두고 얘기할 때, 그 변화가 어떤 힘의 결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물과 상황 속에서 내재하는 경향으로서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도는 강요되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자발성은 도의 행동 원리며, 인간의 행위가 도의 작용을 본뜨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인간 행위의 특성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도가들에게 있어서 자연과 조화하는 행위란 자발적인 행위, 곧 스스로의 진정한 본성에 합치되는 행위를 뜻한다. 그것은 마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물 속에 변화의 법칙이 내재하듯이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해 있는 직관적 지성을 믿는 것을 의미한다. p.161
9. 선
일상사의 한복판에서 깨달음을 얻는다는 데 그들의 역점이 놓여 있었으며, 그래서 그들은 일상생활을 개오로 나아가는 도정으로 보았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개오 그 자체로서 보았던 점을 분명히 했다.
선에 있어서 깨달음은 만물의 불성을 직접 체험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것들 가운데에서 무엇보다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일상생활 속에 섞여 드는 대상과 범사와 사람들이다. 이처럼 생활의 실제성을 강조하는 반면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은 깊은 신비성을 여전히 띠고 있다. 현재에 전심으로 살고 일상사에 충분한 관심을 가지면서 개오를 얻은 사람이면 그 어떤 단순한 행위 하나에도 생의 경이와 신비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p.169
자연성과 자발성에 대한 선문의 강조는 확실히 도가적인 뿌리를 보여주고 있는 일이지만, 이런 강조의 가반은 엄연히 불교적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본성의 완전함에 대한 믿음이요, 개오의 과정이란 우리가 이미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본래 면목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란 깨달음일 따름이다. p.170
깨달음은 나날의 범사에 나타나 보인다는 선문의 주장은 한국과 일본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의 모든 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것은 회화와 서도, 원예 등의 다양한 기예뿐만 아니라 다도, 꽃꽂이와 같은 의식적 행위, 궁도와 검도, 유도와 같은 무예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p.171
제3부 대비
동양적 세계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모든 사물과 사건들의 통일성과 공동의 상호 관계에 대한 깨달음, 곧 세계의 모든 현상을 기본적으로 전일성의 현시로서 체험하는 것이다. 모든 것들이 이 우주 전체의 상호 의존적이며 불가분의 부분들로서, 다시 말하면 동일한 궁극적 실재의 다른 현현으로서 이해된다. 동양의 전통들은 그 자신을 만물에서 나타내며, 만물은 그의 부분들인 이 궁극적이고도 불가분의 실재에 관해 끝없이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힌두교에서는 ‘범’, 불교에서는 ‘법신’, 도교에서는 ‘도’라고 불린다. 그것은 모든 개념과 범주를 초월하기 때문에 불교도들은 그것을 일러 또한 진여라고 부른다. p.175-176
일상적 생활에서는 우리는 이 만물의 통일성을 깨닫지 못하고 세계를 개별적 사물들과 사건들로 나눈다. 물론 이 분할이 우리의 일상적 환경을 다루는 데에는 유용하고 필요하나 그것이 실재의 참 모습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분별하고 범주화하는 지성이 궁리해 낸 하나의 추상이다. 개별적 ‘사물들’과 ‘사건들’이라는 우리의 추상적 개념을 자연의 실상이라고 믿는 것은 망상이다. 힌두교도와 불교도들은 이 망상이 ‘마야’의 주술에 걸려 잇는 마음에서 생겨난 무명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동양의 신비적 전통들의 주목적은 명상을 통하여 마음을 집중시키고 가라앉혀서 재조정하는 것이다. 명상에 대한 범어 사마디는 글자 뜻대로 하면 ‘정신적 평형’을 의미한다. 그것은 조화롭고 평온한 마음가짐을 가리키는데, 그 가운데에서 우주의 기본적 통일성이 체험되는 것이다. p.176
현대 물리학으로부터 도출되는 상호 연결된 우주적 망이란 상 (이미지)은 동양에서 자연에 대한 신비적 체험을 전달하는 데 널리 쓰여 왔다. 힌두교도들에게 있어서 브라만은 우주적 망을 통일시켜 주는 망사로서 모든 존재의 궁극적 기반이다. p.186
동양의 신비주의에서 이 우주적 상호 연결성에는 언제나 관찰자와 그 의식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점은 원자 물리학도 마찬가지다. 원자의 단계에서, ‘대상들’은 준비와 측정의 과정 사이에 있는 상호 작용에 의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이 연쇄 과정의 종국점은 언제나 관찰자의 의식에 놓여 있다. p.187
원자 물리학에서 과학자는 초연한 객관적 관찰자의 역할을 할 수 없고, 단지 관찰되는 대상의 속성에 그가 영향을 미치는 정도만큼 자신이 관찰하는 바로 그 세계에 개입하게 된다. 존 휠러는 관찰자가 이러한 방식으로 개입하게 되는 것을 양자론의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여기고, ‘관찰자’라는 말을 ‘참여자’로 대치시킬 것을 제의하였다. p.188
11. 대립의 세계를 넘어서
그들은 (동양 신비가들) 사물들의 개별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이 모든 상이성과 대비점들이 일체를 포용하고 통일체 속에 있는 상대적인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모든 대조적인 것들의 통일성이라는 것, 특히 대립자들의 통일성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들의 일상적인 의식으로서는 극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므로 그것은 동양 철학의 가장 난해한 특성 중의 하나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동양인의 세계관의 바로 근원에 들어 있는 통찰인 것이다. p.193
대립자란 것은 사고의 영역에 속하는 추상적인 개념들이요 또한 그러한 것으로서, 그것들은 상대적인 것이다. 어떤 하나의 개념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은 바로 그 우리의 행위 때문에 그 개념의 대립자가 생겨난다. 노자는 이르기를 “세상에서 미를 모두 아름다운 것이라고만 이해할 때 추가 존재하며, 선을 모두 선한 것이라고만 이해할 때 사악한 것이 존재한다”라고 하였다. 신비가는 지성적인 개념의 영역을 초월하며, 그것을 초월하는 가운데 그는 모든 대립적인 것들의 상대성과 양극 관계를 알게 된다. 그는 선과 악, 쾌락과 고통, 생과 사가 서로 다른 범주에 속하는 절대적인 경험이 아니라 단지 동일한 실재의 양면이라는 것, 즉 단일한 전체의 양극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모든 대립자는 양극적인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리하여 하나의 통일체를 보는 것이 동양의 정신적인 전통에 있어서는 인간으로서 최고의 목적 중의 하나라고 여겨진다. p.194
12. 공간-시간
13. 역동적인 우주
동양 신비주의의 중요한 목적은 이 세계의 모든 현상들은 동일한 궁극적인 실재가 현현하는 것으로서 경험하려는 것이다. p249
생명이 없는 돌이나 금속을 확대해서 보았을 때에는 그것들은 활성으로 충만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가 그것들을 보다 가까이 보면 볼수록 더 생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들 주위에 있는 모든 물질적 대상들은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원자들은 갖가지 방식으로 상호 연관을 맺어 엄청나게 다종다양한 분자 구조를 형성하는 바, 그 분자 구조는 경직된 것이나 부동의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의 온도에 따라서, 또는 주변 환경의 열진동에 보조를 맞추어 진동하는 것이다. p.256
현대 물리학은 물질을 부동적이고 비활성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그 율동의 패턴이 분자, 원자, 핵의 구조에 따라서 결정되는 연속적인 율동과 진동 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것은 또한 동양의 신비가가 물질세계를 보는 방식과 같다. p.256
14. 공과 형상
물체의 관성-가속되는 것에 대한 물체의 저항-은 물체의 고유한 속성이 아니라 우주의 모든 다른 것과의 상호작용의 척도라고 한다. 마흐의 견해로는 물체란 단지 다른 물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관성을 갖게 된다. p.273
동양적인 견지에 있어서는 모든 현상들을 떠받치고 있는 실재는 어떠한 형태도 초월하고 있으며 어떠한 묘사와 상술로도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그것은 종종 무형, 공 또는 허라고 일컬어진다. 그러나 이 공은 단순한 무로 생각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것은 모든 형태들의 본질이며 모든 생명의 원천이다. p.276
색과 공의 관계는 서로 배타적인 대립의 상태로서 생각될 수 없으며 다만 동일 실재의 양면성으로서 공존하면서 연속적인 협력관계 속에 존재한다. p.281
소립자들을 파괴되지 않는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모형들이 생겨날 때 재분배될 수 있는 일정한 양의 에너지를 포함하는 역동적인 모형들로 보는 상대성 이론의 견지에서만 생각될 수 있다. p.284
동양의 허와 같이 ‘물리적 진공’은 단순히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소립자 세계의 모든 형태를 지닐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형태들은 독립된 물리적 실체들이 아니라, 단지 근본적인 허의 일시적 출현이다.
가상적 소립자들과 진공과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동적 관계다. 진공은 진실로 생성과 소멸의 끝없는 리듬으로 고동치는 ‘살아 있는 허’다. 진공의 동적인 성질에 대한 발견은 많은 물리학자들에 의하여 현대 물리학에서 최고로 중요한 발견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p.290
15. 우주적 무도
현대 물리학은 우리에게 운동과 율동이 물질의 본질적인 성질이라는 것, 즉 지구상에서나 혹은 외계에서나 모든 물질은 연속적인 우주적 무도에 휩쓸려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p.308
우주적 무도라는 이런 은유는 그것의 가장 심오하고 아름다운 표현을 힌두교의 무도 신 시바의 이미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의 여러 화신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널리 민간에 전승되고 있는 인도 신 중의 하나인 시바는 무도자들의 왕으로 나타난다. 힌두교의 신앙에 의하면 모든 생명은 생성과 소멸, 죽음과 재생의 거대한 율동적인 과정의 한 부분이며, 시바의 춤은 끊임없이 윤회를 계속하는 이 영원한 생사의 율동을 상징하는 것이다. p.310
시바의 무도는 생사와 소멸의 우주적인 윤회를 상징할 뿐 아니라 인도의 신비 사상에서 모든 존재의 기본으로 간주되는 생사의 일상적인 율동까지도 상징한다. p.311
16. 쿼크 대칭들-하나의 새로운 공안?
17. 변역의 모형
18. 상호관통
Ⅲ. 내가 저자라면
카프라는 동양철학을 서양과학과 결합하여 '신과학 운동'의 첫 장을 열어젖힌 사람이다. 카프라는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기존 서양철학의 패러다임과 일치하지 않는 이상 사례들을 계속해서 경험하게 되었다. 서양철학은 우주가 거대한 정밀기계와 같다는 기계론적 우주관에 입각하여 세상을 바라보고 연구를 수행하여 왔다.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으로는 발전해 나가는 현대물리학을 더 이상 포섭할 수 없었다.
미시세계로 발을 들인 현대 물리학의 탐구는 기존 고전물리학의 한계에 직면 하였고,카프라는 현대물리학을 포섭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게 되었다. 그는 동양의 지혜와 서양의 과학 사이에 본질적인 조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동양사상이 현대과학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카프라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 물리학을 기반으로 현대 물리학에서 나타난 세계관의 변화가 동양의 고대 사상 속에 담겨 있는 세계관과 얼마나 유사한가를 비교하며,근대 이후의 기계론적 자연관을 유기체적 자연관으로 바꾸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에 걸쳐 기술되어져 있다. 1부에서는 현대물리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물리학자들이 어떻게 동양사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이 주가 되고 있다. 물리학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들로 기술되어져 일반인들도 큰 부담감이 없이 읽을 수 있다. 2부에서는 동양의 신비주의에 대해서 ‘힌두교, 불교, 도교, 선’ 등으로 나누어 개략적인 기술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을 적절하게 비교하고 있다. 3부에서는 현대물리학의 깊은 이론들을 중심으로 기술되어져 있고, 간간히 동양사상과의 유사점을 기술하고 있다.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인류의 사상사에서 두 개의 다른 흐름이 있다. 분할과 분석적인 방법의 물리학과 통합적이고 직관적인 동양사상이다. 결국 진리는 하나이듯이 별개로 치닫던 서양과학의 정수와 동양의 신비주의가 만나게 된다. 여기에 가장 먼저 눈을 뜬 사람들이 바로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으로 대표되는 현대물리학을 전공한 과학자들이었다. 그들은 물질의 최소단위를 분석하던 중에 뜻밖의 발견을 하게 된다. 극미의 세계를 분석하고, 또 분할하면서 주관이 개입되지 않는 객관적인 관찰이 불가능함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심한 혼돈에 빠지게 되었고 그리스 시대로부터 발전해온 서양과학의 근본이 흔들리는 순간을 바라보았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일부의 과학자들은, 본인들이 관찰한 새로운 발견들에 대한 이론들이, 동양의 신비주의 사상과 궤를 같이 함을 알게 되었다.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으로 대변되는 현대 물리의 발견을 통해 더 이상 분석적인 방법으로 관찰할 수 없음과, 그러한 관찰에서 주관성을 배제할 수 없음, 그리고 모든 것은 결국 하나이며, 우리가 보고 있는 3차원의 시간과 공간이 분리된 세계는 하나의 실재가 아닌, 나타나 보이는 현상일 뿐임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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