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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30일 11시 03분 등록
Ⅰ. ‘저자에 대하여’


  프리초프 카프라는 신과학 운동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로 평가받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물리학자이다. 신과학 운동은 1960년대 뉴에이지 운동의 영향을 받아 1970년대에 정립된 과학계의 한흐름을 말한다. 2차세계대전 및 월남전 등의 인류가 일으킨 전쟁들에 현대의 과학문명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음에 대한 반성과 의식의 전환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모색하자는 것이 신과학 운동의 핵심이다.


  카프라는 원래 천주교에서 유아 영세를 받았고 그 분위기에서 성장했지만 성장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이유로 천주교와 멀어졌다. 그 대신 동양 종교에 관심이 많았는데, 힌두교와 불교 그리고 도교의 세계와 현대과학에 눈뜨게 되고, 특히 그의 전공인 물리학의 이론들이 놀라우리 만치 그것들과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대단한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그리하여 이 체험은 두고두고 그의 정신적 성장에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그의 이러한 사상의 형성과정에는 그의 정신적 성장을 추구하는 종교적 기질과 그의 집안 분위기가 한몫을 담당 하였다. 덕분에 그는 언제부턴가 동양의 종교 전통에 매료되었고 차츰 동양적인 영성spirituality의 추구에 길이 들어, 실제로 도교와 불교와 힌두교는 그의 정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카프라 본인의 동양적 종교의 심취함에 따른 반대급부로 그는 빈 대학에서 중성자별의 중력 붕괴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한동안 대학에 자리를 못잡을 만큼 따돌림도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는 유럽의 여러 대학에서 물리학 교수로 재직했다.

  그 뒤 미국에 건너가 캘리포니아대학의 교직에 있으면서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Lawrence Berkeley Laboratory)에서 오랫동안 소립자 연구를 계속했다. 카프라는 대학에 있으면서도 동양사상과 물리학을 비교하는 많은 강연과 논문을 발표했고, 그 스스로 동양적 명상 수련을 실천했다. 그가 1975년에 펴낸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The Tao of Physics)》(범양사)과 1982년에 펴낸 《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The Turning Point)》(범양사)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이 두 저서는 구미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신과학 운동과 신생활 운동, 녹색 운동의 이념적 기반을 마련해주었다. 그 외 <탁월한 지혜(Uncommon Wisdom)>, <생명의 그물(The Web of Life)> 등의 저서들이 있다.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 대학에 둥지를 튼 카프라는 이후 녹색정치학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국제적인 생태문제 연구 조직인 엘름우드 연구소를 창설하였다, 80년대부터 전세계적으로 전개된 녹색운동의 이념적인 기반을 그가 마련한 것이다. 이같은 새로운 생태과학의 이론을 정립하여 그는 오늘날 사회 경제 및 환경 문제에 응용하고 있다. 



Ⅱ.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제2판 역자 서문

-. 그의 첫 번째 저서인 이 책은 현대 물리학에서 일어난 새로운 자연관을 상세히 서술한 것이며, 그 새로운 세계관이 동양의 고대 사상 속에 담겨 있는 세계관과 얼마나 유사한 가를 비교하는 데 주력한 것. 즉 20세기에 들어와서 물리학이 다루게 된 극대極大 세계와 극미極微 세계의 현상은 인간 경험의 좁은 영역의 세계에서 이루어진 기계론적 자연관으로서는 설명될 수 없는 것이므로 이제 그 기계론적 자연관은 유기체적 자연관으로 대체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음을 그는 역설. 기계에서는 정태적으로 분리된 각 부분의 작동이 전체의 기능을 결정하는 것이지만, 유기체에서는 역동적인 부분들이 상호 의존 관계에 있으며 부분은 전체의 필요에 따라 역할하는 종합적이고 통일적인 것(p7~8)

-. 카프라 박사는 오늘의 산업 문명이 중병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객관적 지식의 대가로,   가치 문제를 소홀히 한 가치 중립의 과학에도 책임이 있다 하여 오늘의 서구 학계에 맹성猛省을 촉구하고 있다.(8)


■ 제1판 역자 서문

-. 고전 물리학이 데카르트나 칸트를 가졌다면 현대 물리학은 새로운 데카르트나 칸트를 찾고 있으며, 이 책의 저자 카프라 박사는 이것을 동양사상의 테두리 안에서 찾아본것(13)

-. 고전 물리학을 뒤따른 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물질의 풍요를 가져왔지만 그에 수반한 결정론적.기계론적 세계관은 인간의 마음과 정서를 경시하는 풍조를 일게 하였으며, 시대가 경과함에 따라 심화되는 이 물심의 불균형은 드디어 현대 문명에 난치의 중병을 초래한것(16)


■ 제1부 물리학의 길

1. 현대 물리학-마음을 담은 길?

  어떠한 길도 하나의 길에 불과한 것이며,

  너의 마음이 원치 않는다면 그 길을 버리는 것은

  너에게나  다른 이에게 무례한 일이 아니다. ......

  모든 길을 가까이, 세밀하게 보아라.

  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몇 번이고 해보아라.

  이 길이 마음을 담았느냐? 그렇다면 그 길은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길은 소용없는 것이다.

  - 카를로스 카드타네다, <돈환의 가르침>.33

-. 이 책의 목적은 현대 물리학의 제 개념과 극동의 철학적.종교적 전통속에 들어 있는 기본 이데아들의 관계를 탐구하는 일이다.(35)

-. 정신.물질 이원론의 극단적인 공식화를 초래한 철학 사상의 발전이 근대 과학의 탄생을 선행하고 동반했다.(40)

-. 마음이 흔들리면 잡다한 사물事物이 생기지만.

  마음이 고요하면 잡다한 사물이 사라진다.

2. 아는 것과 보는 것

-. 물리학에서 지식은 3단계의 진행을 겪는 것으로 보이는 과학적인 연구의 과정을 통하여 얻어진다. 1단계는 설명해야 할 현상에 관한 경험적 실증을 수집하는 일이다. 2단계에서는 경험적 사실들이 수학적 상식으로 연관되며, 이러한 상징들이 정밀하고 일관성 있게 상호 연결되어 수학적 체계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러한 체계를 보통 수학적 모형 또는 그것이 더욱 포괄적일 때에는 하나의 이론이라 부른다. ... 이러한 언어적 모델을 만든다는 것은 물리학자들 자신에게 있어서 연구의 제3단계가 되는 것인데,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도달한 이해의 척도가 될 것이다.(51)

-. 만약 과학자에게 신선한 통찰력을 부여해서 그를 창조적이게 하는 직관에 의하여 탐구의 추론적 면이 보완되지 않는다면 기실 그것은 아무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말 것.(520

-. 동양적 신비주의는 실제의 본질 속으로 꿰뚫고 들어가는 직접적인 직관 위에 기초하고 있고, 물리학은 과학적 실험을 통한 자연 현상의 관찰에 기반을 두고 있다.(63)


■ 제2부 동양 신비주의의 길

5. 힌두교

-. 힌두교:철학과 종교가 특히 강하게 연결(117)

-. 힌두교는 그 정신적 원천을 <베다 경전>에 두고 있는데, 이것은 소위 베다의 ‘예언자들인’인 무명의 현자들에 의해서 쓰여진 고대의 성전을 집대성한 것. <베다경>에는 네 가지가있는데, 그중 최고의 것이 <리그베다>다.(118)

-. <우파니샤드>라고 불리는 마지막 부분은 베다의 철학적 실천적 내용을 완성한것. <우파니샤드>는 힌두교의 정신적 메시지의 정수를 간직하고 있음(118)

-. 마야의 주술에서 해방되는 것, 카르마의 속박을 부셔 버린다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감각으로 인지하는 모든 현상이 다 같은 실재의 부분이라는 것을 뜻함. 그것은 우리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이 브라만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몸소 체험하는 것을 뜻함. 이 체험이 ‘모크샤’, 즉 인도 철학에서 ‘해탈’이라고 불리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힌두교의 바로 그 정수精髓다.

  힌두교는 해탈에도 수많은 방식이 있다고 생각. 힌두교는 그 모든 교도들이 같은 방식으로 신성에 접근할 수 있으리라고는 결코 기대하지 않으며, 따라서 제각기 다른 깨달음의 양태에 맞추어 상이한 개념과 의식과 정신적 수련을 마련한다.(123)

6. 불교

-. 힌두교가 신화적이고 의식적인 풍미를 띠고 있다면 불교는 분명히 심리학적 취향을 띤다. 부처는 이 세계의 기운이나 신의 본성, 혹은 이와 유사한 문제에 관한 인간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에는 흥미가 없었다. 그는 오로지 인간 존재의 고뇌와 좌절 등 인간적 상황에 관심을 쏟았다. 그러므로 그의 교리는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 요법적인 것이었다.(127)

-. 부처가 입멸한 후 불교는 히나야나(소승불교)와 마하야나(대승불교)라는 두 주류로 발전돼 나갔다. 히나야나, 즉 소승은 부처가 가르친 교리에 집착하는 정통파이고, 마하야나, 즉 대승은 교리의 정신이 원래의 문구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는 보다 융통성 있는 태도를 보여줌. 인도 자체에서는 불교가 수세기를 지나면서 융통성 있고 동화력이 있는 힌두교에 흡수되어 버렸으며, 부처는 결국 여러 얼굴을 가진 비슈누 신의 한 화신(化身)으록 간주돼 버림

  대승 불교가 아시아 전역에 전파됨에 따라 각기 상이한 문화와 정신을 가진 많은 민족들과 접촉하게 됨. 그들은 스스로의 독자적인 관점에서 부처와 교리를 해석했는데, 그 오묘한 점들을 세밀하게 다듬고 거기에다가 그들 고유의 사상을 덧붙임. 이렇게 해서 그들은  불교를 세기를 초월하여 살아 있게 하였으며 심오한 심리학적 통찰력을 갖춘 고도로 정교화된 철학으로 발전시켰다.(128)

-. 4성제

  제1성제는 인간 상황의 두드러진 특성인 ‘두카’, 즉 고뇌 또는 좌절이다.

  제2성제는 모든 괴로움의 원인인 ‘트리슈나’, 즉 집착 또는 탐욕을 다루고 있다.

  제3성제는 괴로움과 좌절을 멸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니르바나라고 불리는 완전한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은 가능. 니르바나는 힌두교의 모크샤와 동일어.

  제4성제는 일체고를 여의는 부처의 처방으로 불성의 경지로 이끌어 주는 자기 계발의 팔정도다.(129~131)

7. 중국 사상

-. 기원전 6세기 동안 중국 철학의 이 두 측면은 유교와 도교라는 뚜렷한 두 철학 유파로 발전. 유교는 사회 조직과 상식과 실천적 지식의 철학. 반면 도교는 자연을 관조하여 그 길, 즉 ‘도’를 찾아내는 데 주로 관심

-->중국 내에서는 다 같은 인간성의 양극으로서, 그래서 상호 보완하는 것으로 언제나 간주되어 왔다.(138)

-. <역경>, 즉 <변역變易의 서書>는 유가의 육경 가운데서도 첫째로 손꼽히는 것이며, 중국의 사상과 문화의 핵심에 놓인 저작물로 평가되어야 마땅(146)

-. <역경>에 의탁하는 목적은 단순히 앞날을 알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황의 소인素因을 찾아 적절한 행동을 취하려는 것. 바로 이러한 자세가 <역경>을 보통 점술서의 차원을 넘어 지혜의 서로 끌어올린것(148)

8. 도교

-. 장주의 책은 추론과 변설辨說을 경멸하는 글귀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개가 잘 짓는다고 좋은 개로 인정받는 게 아니고,

  사람이 능숙하게 말한다고 슬기롭다고 인정되는 게 아니다.(156)

-. 도가에서는 논리적 추론을 사회적 예절 및 도덕적 규범과 아울러 작위적인 인간 세계의 일부로 간주(156)

-. 노자는 말한다.

 좁히려면 반드시 펴 주고

  약화시키려면 반드시 먼저 강화해 주고

  때려눕히려면 반드시 먼저 치켜주고

  뺏으려면 먼저 주어야 한다. 이것을 오묘한 지혜라고 한다.

  다른 한편 당신이 무언가를 지내려 하면 그 반대되는 무엇을 그 안에 허용해야 한다.

  구부려라, 그려면 당신은 곧게 되고,

  텅 비게 하라, 그려면 당신은 가득 찰 것이며,

  다 닳고 해지면 새로울 것이니. 

-. 유교는 이성적, 남성적, 행동적, 지배적이다. 다른 한편 도교는 직관적, 여성적, 신비적, 순응적인 모든 것을 강조. 도가들은 인간성의 여성적인, 순응하는 성질을 펼쳐 보이는 것이야말로 도와 조화된 완전히 균형잡힌 삶으로 이끌어 주는 가장 손쉬운 길이라고 믿었다.(162)

9. 선禪

-. 고요히 앉아,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봄은 오고, 풀잎은 저절로 자란다.(171)


■ 제3부 대비對比

10. 만물의 통일성

-. 동양의 신비적 전통들의 주목적은 명상을 통하여 마음을 집중시키고 가라앉혀서 재조정하는것. 명상에 대한 범어 사마디三味는 글자 뜻대로 하면 ‘정신적 평형’을 의미.(176)

-. 원자론은 우주의 본질적인 상호 연결성을 드러내 준다. 이는 세계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최소 단위로 분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184)

12. 공간-시간

-. 나의 견해로는, 동양 신비주의의 자연관이 그리스의 대부분 철학자들의 견해보다도 현대의 과학적인 견해에 훨씬 더 잘 부합되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그네들의 시간 지향적인 직관 때문이라고 생각. 그리스 자연 철학은 전체적으로 보아서 본질적으로 정적이며, 대체로 기하학적인 사고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것은 지극히 ‘비상대론적’이며, 그것이 서양사상에 강한 영향을 끼친 탓으로 오늘날 우리가 현대 물리학의 상대론적 모델 문제를 두고 그토록 혹심한 개념적인 곤경을 겪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동양 철학들은 ‘시공’의 철학들이요, 그리하여 그들의 직관은 종종 우리의 현대적 상대성 이론에 함축돼 있는 자연관에 상당히 밀접하게 접근되어 있다.(230)

-. 블랙 홀들은 현대 천체 물리학이 탐구한 것 중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대상이며, 상대성 이론의 효과를 가장 훌륭하게 예증해 주고 있다.(236)

13. 역동적인 우주

  부처가 ‘왔다가 그렇게 가는 사람’이라면 도교의 성현은 회남자淮南子의 말과 같이 ‘도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사람이다.(253)

14. 공空과 형상

  바로 여기에 현대 물리학이 동양 신비주의의 허虛에 가장 가까운 유사점이 있는것. 동양의 허와 같이 ‘물리적 진공’-장 이론에서 이렇게 부림-은 단순히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소립자 세계의 모든 형태를 지닐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형태들은 독립된 물리적 실체들이 아니라, 단지 근본적인 허의 일시적 출현. 불경에서 말하듯이 “색色이 공空이요, 공이 곧 색이다.”(290)

17. 변역變易의 모형

-. 아원자적 입자들의 이러한 이론은 과학적 관찰자와 관찰되는 현상을 분리시키는 일이 불가능함을 반영하는 것이며, 이것은 이미 그 가장 극단적 형태로 양자론과 관련하여 논의. 그것은 결국 우리가 자연에서 관찰하는 구조들과 현상들이 측정하고 분류하는 우리 마음의 소산에 지나지 않음을 의미.

  이러한 것은 동양 철학에서 근본이 되는 주장들 중의 하나. 동양의 신비가들은 우리가 감지하는 모든 사물들과 사건들은 어떤 특별한 의식상태에서 일어나고 이 의식 상태가 지나가면 다시 사라지는 마음의 소산물임을 거듭거듭 우리들에게 말해 준다. 힌두교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현상들과 구조들은 마야의 주술에 걸려 있는 마음에서 생겨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그것들에게 깊은 의미를 부여하려는 우리의 성향을 인간의 근본적인 망상妄想이라고 여기고 있다. 불교도들은 이 망상을 무명無明 혹은 무지라고 부르며, 그것을 부정한 마음의 상태로 본다.(348)


■ 맺음말

-. 내가 어느 정도까지 이룩하고자 바라는 것은 어떤 엄밀한 논증이 아니라, 현대 물리학의 주요 이론들과 모델들이 동양 신비주의의 견해들과 내용이 일치하고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세계관을 이끌어 내는 것으로, 나에게 있어서는 끊임없는 환희와 영감의 근원이 되어 왔던 경험을 독자로 하여금 수시로 체험하도록 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381)

-. 고전 물리학의 기계론적 세계관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부딪치는 물리적 현상 같은 것의 기술에는 유용하다. 그러나 그것은 미시적 영역에 있는 물리적 현상의 기술에는 부적당하다.(382)

-. 일상 생활에서는 기계론적 우주관과 유기적 우주관 둘 다 정당하며 유효. 전자는 과학과 공업에, 후자는 균형 있고 충만된 정신 생활에 대해서 그렇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적 주위 환경의 차원들을 넘어서면 기계론적 개념들은 그 정당성을 잃어버리고 신비가들에 의해서 사용된 것들과 매우 흡사한 유기적 개념들에 의해 대체되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논의의 주제가 되어 왔던 현대 물리학의 본질적인 경험(382)

-. 물리학자들과 신비가들의 견해 사이의 유사성은 서로 다른 연구 방법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다른 유사성들을 상기할 때, 한층 더 그럴듯하다. 무엇보다도 먼저 그들의 방법은 철두철미 경험적이다. 물리학자는 그의 지식을 실험으로부터 유도해 내고, 신비가는 명상적 통찰로부터 끌어낸다. 둘 다 관찰 행위인데, 이 두 영역에 있어서 이러한 관찰이 지식의 유일한 근원으로 인정되고 있다.(383)


■ 제2판 후기 다시 찾은 신물리학

  동양 신비주의와의 유사성 가운데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물질의 구성 요소와 그들을 포함한 기초 현상들은 모두가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389)


■ 제3판 후기 신물리학의 미래

1. 하이젠베르크와 추의 영향

-. 하이젠베르크의 <물리학과 철학>은 양자 역학의 역사와 철학에 대해 고전적인 설명을 하고 있는데, 나는 젊은 학생 시절에 그 책을 처음 읽고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오늘날 내가 생각할 때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의 씨를 뿌린 사람은 바로 하이젠베르크라고 볼 수 있다. (410)

-. 소립자에 대한 제프리 추의 부트스트랩 이론(구두끈 이론)은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하나로 통합시키고 있으며, 기초 과학에 대한 서양적 접근 방법을 완전히 근본적으로 단절시키고 있다.(411)

2. 과학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고

  나는 지금부터 과학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고에 대한 여섯 가지 기준을 언급해 보겠다. 첫 번째 기준은 부분과 전체의 관련성. 두 번째 기준은 구조를 통한 사고에서 과정을 통한 사고로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과정을 통한 사고는 동양적 신비주의 전통들의 주요한 특징. 그것들의 개념, 이미지, 신화들 가운데 대부분은 시간과 변화를  본질적 요소로 하고 있다. 힌두교, 불교, 도교의 경전들을 연구하면 할수록, 세계는 운동, 흐름, 변화를 통해서 지각된다는 것이 보다 분명해진다. 사실 내가 현대 물리학과 동양의 신비주의 사이의 유사점에 눈을 뜨게 된 것은 모든 형태들이 계속해서 창조되고 용해되는 시바의 우주적 춤의 이미지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하이벤베르크에 따르면 자연에 대해서 말하려면 반드시, 동일한 시간에 우리 자신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과학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고에 대한 나의 세 번째 기준. 옛날의 패러다임에서는 과학적 기술들을 객관적인 것으로, 즉 관찰하는 사람과 지식의 과정이 별개의 독립적인 것으로 믿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인식론, 즉 지식의 과정에 대한 이해가 자연 현상에 대한 기술속에 분명히 포함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네 번째 기준은 지식을 하나의 건물로 비유하는 오래된 비유와 관련이 있다. 지식을 단단한 토대를 가진 건물에 비유하는 것은 수천 년 동안 서양의 철학과 과학에서 사용되어 왔다.

  다섯 번째 기준, 즉 진리로부터 근사적인 기술로의 전환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우리는 현대 과학자와 신비주의자들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신비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근사적인 지식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들은 존재 전체에 대한 이해를  포함하는 절대적인 지식에 관심을 갖는다.

  나의 마지막 기준은 관찰에 대한 것이 아니라 주장에 관한것.(411~419)

-. 17세기 이전의 과학의 목표는 자연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어 살면서 자연의 질서를 이해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 것이었다. 생태학적 태도라고 부를 수 있는 이런 태도는 17세기에 정반대로 바뀌었다. 베이컨 이래로 과학의 목표는 자연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지식을 얻는데 있었으며, 오늘날 과학과 기술은 위험스럽고 유해하며 반생태학적인 목적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세계관의 변화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가치관의 변화, 즉 실제로 자연을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의도에서 협력과 비폭력적인 태도로 완전히 바꾸려는 마음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 태도는 철저히 생태학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정신적 전통의 특징적 태도이기도 하다. 중국의 고대 현인은 그것을 다음과 같이 멋지게 표현했다. “자연의 질서를 따르려는 자는 도道의 흐름을 따라 흘러간다.”(420)

3.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에 대한 비판

-.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이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신비주의 본성에 대해 널리 퍼져 있는 오해 때문이었다.

  그릇된 견해는 매우 불행한 일. 심오한 신비적 경험은 결코 애매하고 막연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명료한 것과 연관(421)

-. 나의 기본 주장에 대한 비판에서 특히 많이 들어 온 2개의 주장. 첫 번째 것은 오늘날의 과학적 사실들은 내일의 연구로 무효가 될것이라는 주장.

  두 번째 비판은 물리학자들과 신비주의자들은 2개의 다른 세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는 주장.(422~423)


■ 해설

-. 저자가 동양 철학에 얼마만큼 정통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본 역서를 읽어 봄으로써 알 수 있으려니와, 아마도 현대 물리학과 동양 철학의 관계가 몇몇 거장 물리학자들에 의하여 논의된 바 있으나 카프라 교수의 이 저서만큼 본격적으로 그 둘을 그토록 광범하고 세밀하게 비교 연구한 일은 일찍이 없었다.(452)

-. 카프라 교수는 고대 그리스의 밀레토스 학파의 물활론적 세계관이 인도 철학이나 중국 철학의 신비주의적 세계관과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4530

-. 원자의 세계상이 역시 전술한 고대 철학의 세계상과 상통하고 있음을 보여줌. 중국 역易의 음양의 상호작용도 역시 호흡 현상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것은 모두 인간과 세계, 정신과 물질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일한 실재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것(453)

-. 역동적인 세계관은 중국 철학에서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을 카프라 교수는 역易의 철학을 통해서 상세하게 설명. 도道의 우주적 유동 가운데에서 연속적으로 형성되었다가는 다시 이산離散하는 역동적인 모형을 나타내는 것이 역의 철학 속에 잘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이진법적인 역의 논리는 건乾, 곤坤, 천天에 주목할 것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카프라 교수는, 서양의 과학은 근사치의 이해를 가지고 자연의 상이한 국면들을 부분적으로 이해해 갈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확대시켜 가면서 궁극적으로는 물리학에 인간의 의식을 포함시킴으로써 물리학과 동양의 신비주의 사이에 직접적인 상호 작용을 위한 고무적인 가능성을 열어 줄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455~456)



Ⅲ. ‘내가 저자라면’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책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아인슈타인 탄생 100주년이 되는 1979년 3월 이었다. 양자물리학과 상대성 이론으로 물질세계를 탐구하면서, 그는 관찰자의 주관이 반영되지 않는 관찰이 미시적인 세계에서 불가함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기가 발견한 세계가 이미 힌두교, 이슬람교, 불교, 도교 등의 신비사상에 녹아있음을 알고 성장과정에서의 배경요인과 함께 그러한 동양사상에도 심취하게 된다.

  이책은 한마디로 서구 과학문명사회에 대한 발전적 비판점의 모색과, 그에따른 대안 방향성으로써의 동양사상의 객관적 검증과 가능성에 대한 모색을 다룬 것이라고 할수 있다. 카프라 박사는 이를통해 오늘의 산업 문명이 중병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객관적 지식의 대가로, 가치 문제를 소홀히 한 가치 중립의 과학에도 책임이 있다 하여 오늘의 서구 학계에 맹성猛省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언급한 이 책의 목적은 현대 물리학의 제 개념과 극동의 철학적.종교적 전통속에 들어 있는 기본 이데아들의 관계를 탐구하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책의 곳곳에는 동양 신비주의와의 유사성 가운데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물질의 구성 요소와 그들을 포함한 기초 현상들은 모두가 상호 연관되어 있음을 드러내는 내용들이 많다. 그의 이런 사상적 배경에는 자신의 동양사상에 대한 심취와 더불어 그가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고 하는 두사럄이 있었다. 첫 번째는 하이젠베르크의 <물리학과 철학>이라는 책을 통해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의 씨를 뿌리는 단서를 제공 하였고, 두 번째는 소립자에 대한 제프리 추의 부트스트랩 이론(구두끈 이론)을 통해 기초 과학에 대한 서양적 접근 방법의 단절을 경험할수 있게 해주었다.

  17세기 이전의 과학의 목표는 자연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어 살면서 자연의 질서를 이해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 것이었다. 하지만 생태학적인 이런 태도는 17세기에 정반대로 바뀌었다. 베이컨 이래로 과학의 목표는 자연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지식을 얻는데 있었으며, 오늘날 과학과 기술은 위험스럽고 유해하며 반생태학적인 목적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저자는 일침을 한다.

  그에따라 그는 우리들에게 가치관의 변화를 촉구한다. 즉 실제로 자연을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의도에서 벗어나 협력과 비폭력적인 태도를 강조한다. 동양사상의 자연으로의 회귀성을 그는 서양 과학자의 생태학적인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는 서양 물리학에의 한계성을 동양사상에서 그 반쪽의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중국의 고대 현인의 문구를 통해 그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자연의 질서를 따르려는 자는 도道의 흐름을 따라 흘러간다.”


  고전 물리학의 기계론적 세계관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부딪치는 물리적 현상 같은 것의 기술에는 유용하다. 그러나 그것은 미시적 영역에 있는 물리적 현상의 기술에는 부적당하다. 고전 물리학을 뒤따른 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물질의 풍요를 가져왔지만 그에 수반한 결정론적.기계론적 세계관은 인간의 마음과 정서를 경시하는 풍조를 일게 하였으며, 시대가 경과함에 따라 심화되는 이 물심의 불균형은 드디어 현대 문명에 난치의 중병을 초래한것이다.

  그래서 서양의 기계론적 자연관에서 탈피하여 동양적 유기체적 자연관으로 대체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음을 카프라는 역설한다. 기계에서는 정태적으로 분리된 각 부분의 작동이 전체의 기능을 결정하는 것이지만, 유기체에서는 역동적인 부분들이 상호 의존 관계에 있으며 부분은 전체의 필요에 따라 역할하는 종합적이고 통일적인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서양 물리학자들의 몰이해속에 카프라의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은 1975년 처음 출간되면서부터 이른바 ‘신과학운동’에 큰 영향을 끼치며 논란의 중심에 놓여 왔다. 한마디로 책의 내용을 통해 현대과학의 오만함과 한계를 비판하는데 중요한 메타포어의 역할을 한것이다.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소양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맥을 잡기가 무척이나 힘들었고, 작심을 하고 읽어나가도 어떤 구절은 3번이나 읽어도 이해가 되지않는 난해한 내용들이었다. 그럼에도 저자의 통찰력과 동양인보다도 더뛰어난 동양적 사상의 혜안과 메커니즘에 공감이 되었었다. 프리초프 카프라. 서양인이면서도 정규의 서구 과학세계의 문명의 교육을 받았음에도 그가 찾고자 하는 참진리를 향해 이처럼 너무나 낯설은 다른길을 모색하고자 했던 에너지의 배경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다음과 같은 힌두교 사상의 배경에서 단서의 하나를 찾을수 있었다.  

  ‘힌두교는 해탈에도 수많은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힌두교는 그 모든 교도들이 같은 방식으로 신성에 접근할 수 있으리라고는 결코 기대하지 않으며, 따라서 제각기 다른 깨달음의 양태에 맞추어 상이한 개념과 의식과 정신적 수련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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