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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에 대하여
클로테르 라파이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이며 마케팅 구루이다. 그는 정신분석학을 전공하고 저명한 구조주의 인류학자인 레비 스트로스에게 배웠고 지금은 미국 100대 기업 중 50개 기업에 컨설팅을 하는 심리학, 마케팅의 석학이다. 올해 나이는 68세이다 .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느대학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사데대학교, 미국의 미시건대학교와 뉴욕주립대학교, 스위스의 제네바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했다. 2006년 현재 아키타이프 디스커버리스 월드와이드(Archetype Discoveries Worldwide)의 회장으로서, '컬처 코드'를 활용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7 Secrets of Marketing in a Multi-Cultural World>, <Creative Communication> 등이 있다.
2. 내가 저자라면
최근에 재미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남녀에게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는 요인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고, 흔히 알려진 바와 같이 남자는 ‘여자의 외모’, 여자는 ‘남자의 성격’을 꼽았다.
다큐멘터리에서 진행한 실험은 이러하다. 33살의 마케팅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한 평범한 외모의 남성에게 평상복 차림(청바지에 남방)으로 명동의 한 의류점의 쇼윈도우 안에 서 있도록 하고 밖에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남자의 매력도와 직업, 연봉수준, 성격 등이 어떠할 것 같은지 인터뷰를 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10점 만점의 매력도 지수에서 0점에서 2점 사이의 점수를 줬으며, 직업은 공장 근로자, 음식점 종업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남자의 성격 역시 부정적인 연상의 성격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그 다음날의 실험이다. 동일한 실험맨이 깔끔한 수트에 잘 정돈된 머리 ,날렵한 테의 안경을 쓰고 같은 쇼윈도에 섰다. 지나가던 여자들에게 동일한 질문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여자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10점 만점의 매력도 지수에서 여자들은 9.5점, 9.7점, 심지어 10점을 주기도 했으며 예상되는 직업도 의사, 변호사였다. 또한 다정다감하며 유쾌하고 긍정적인 성격일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데이트 신청을 하면 받아주겠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응답자가 Yes를 이야기 했다.
결국 여자들은 ‘성격’을 가장 1순위로 남자의 매력도를 꼽았지만, 사실은 그 ‘성격’ 역시 외모에 근거한 유추로 예측되는 경우가 많았다. 두 얼굴의 그녀들이 그렇다고 거짓말쟁이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의식’적으로 대답하는 것과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과의 간격일 뿐이다. 그리고 대부분 본인 스스로도 ‘무의식’속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 모를 때가 다반사다.
이러한 ‘의지가 반영된 자아’와 ‘무의식 속의 자아’ 사이의 Gap을 분석하고, 개인의 무의식적 심층세계를 집단으로 확대해 특정한 ‘코드’를 발견하는 작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한 이가 라파이유 박사이다. 그는 이러한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Gap’에서 항상 승리하는 쪽은 ‘무의식’쪽이라고 이야기 한다. 관련하여 그는 아래와 같이 왜 ‘무의식의 파충류의 뇌’가 승리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3개의 뇌가 있다. 대뇌피질은 이성을 관장하고 그 아래 대뇌변연계는 감성을 담당하는데 사람들은 이성보다 감성에 더 기대서 선택한다. 세계 금융계의 실패는 결국 대뇌피질에 의존했던 사람들의 실패다. 이보다 저 중요한 뇌가 있다. 바로 파충류의 뇌다.
파충류처럼 생긴 이것은 생존과 생식을 담당하는 뇌로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서 환경에 적응하는 문화를 만들고 환경이 다 다르기 때문에 문화가 달라지고 이것이 특정한 경험에 의해 개인의 뇌에 각인(Imprinted)되면서 집단의 문화코드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파충류의 뇌가 항상 승리하는 것이다."
이 책, <컬처 코드>를 통해 문화인류학적 컬처코드가 어떻게 마케팅에 적용이 되어 놀라운 성과와 이어지는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문화권에 따라 가정, 음식, 젊음 등의 여러 가지 삶의 행태를 하나의 단어로 상징화하고 귀결시키는 그의 능력을 감탄을 하면서 동시에 ‘미국’과 ‘미국스러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컬쳐 코드>는 ‘파충류의 뇌’에 깊숙히 각인된 문화적 인식의 축적이 어떻게 특정한 대상에 영향을 미치는지 문화권별로 다르게 제시한 흥미로운 책이다. 다만 너무나 미국이라는 문화권에 집중되어 내용이 제시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3. 내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25]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아이를 낳으면 그들은 새나 물고기 또는 악어가 아닌 작은 인간을 얻게 된다. 그들의 유전 코드가 그렇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남자와 미국 여자가 만나 아이를 낳으면 그들은 작은 미국인을 얻게 된다. 이것은 유전 코드 때문이 아니라 다른 코드, 즉 컬처 코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26]각인과 코드의 관계는 자물쇠와 비밀번호의 관계와 같다. 자물쇠는 올바른 숫자를 바른 순서로 맞춰야 열 수 있다. 광범한 각인의 코드를 찾아내는 일에는 아주 깊은 의미가 있다. 코드를 찾아내면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한, 즉 “우리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코드를 이해하면 놀랍고 새로운 도구가 생긴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행동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안경’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안경을 쓰면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보는 방식이 달라지며 우리가 항상 의심해왔던 것이 사실임을 입증해준다. 즉 전세계 인류는 공통적인 인간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코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다르나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28]나의 일차적인 목적은 이 책의 독자들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각자 자신이 현재의 방식대로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하면 놀라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자유는 인간관계, 소유물,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생각들을 바꿔놓을 것이며, 각자의 정체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생활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Chapter 1. 문화적 무의식의 발견
[32]우리는 질문을 받으면 논리적으로 보임직한, 혹은 질문자가 기대함직한 답변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답변으로는 우리의 감정을 조정하는 무의식적인 힘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여론 조사와 시장 조사가 자주 판단을 그르치게 하거나 무용지물이 되는 이유다.
[33]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난 후 5~10분 안에 꿈을 생생하게 기억하곤 한다. 하지만 그 시간 안에 꿈의 사세한 내용들을 기록해 두지 않으면 영영 잊어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 이유는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않는 상태에 있어야만 기억과 본능에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다. 각인 발견 작업 중에 시행되는 긴장 완화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이런 상태에 접근하게 되고, 그러는 동안 대뇌피질을 지나 파충류 뇌와 재접속할 수 있다.
[36] 피티 크루저는 다른 세단형 자동차보다 연비, 안정성, 기계 장치의 우수성 등 어떤 면에서도 특별히 뛰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피티 크루저는 독특하고 도전적이며, 섹시했다. 또한 사람들의 말보다는 진심에 호소했다. 사람들의 일차적인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크라이슬러는 효율적이지만 따분한 세단형 자동차를 또 하나 생산했을 테고, 대중은 외면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크라이슬러는 사람들의 ‘진심’을 알아냄으로써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하나의 ‘현상(phenomenon)’을 만들어낸 것이다.
Chapter 2. 사랑과 유혹, 섹스에 대한 코드
[57]우리를 매혹시키는 이 인물들의 공통점, 그것은 바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마음으로 영원한 젊은이이며, 열광적이고, 삶의 기복이 심하며, 한때는 승승장구하다가, 어느 순간에 완전히 버림을 받고, 항상 다시 등장한다. 이들은 모든 미국인들이 원하는 ‘영원한 젊은이’이다.
[57]미국 문화에는 청년기와 일치하는 특징들이 많이 나타난다. ‘지금’에 대한 철저한 집중, 극적인 감정의 동요, 극단적인 것에 대한 매혹, 변화와 재창조에 대한 개방성, 실수를 해도 반드시 다시 기회가 오리라는 확신 등이 그 예다.
[58] 청년기는 혼란과 모순의 시기다. 어떤 날은 새로운 희망으로 부풀다가도 어떤 날은 절망에 빠진다. 꿈은 봄날의 수선화처럼 싹트고 꽃 피었다가 곧 시들고 만다. 눈 깜짝할 사이에 확실성은 불확실성으로 변해버린다. 이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청년기적 문화에도 그대로 해당된다.
[63]그러나 청년기적 경험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순수성의 상실일 것이다. 모든 젊은이들은 자신의 이상이 한때 생각했던 것처럼 그리 찬란하지 않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깨닫는다. 이런 꺠달음은 보통 새로운 성숙으로 이어지고 현실에 대처하는 새로운 수단을 얻게 해준다.
[65]이탈리아인은 인생이 비극이 아닌 희극이라 믿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웃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풍성한 쾌락과 아름다움,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가 듬뿍 담긴 사랑을 기대한다. 너무 극적이거나 힘겨운 사랑에는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66]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일시적인 질병’이지요. 가정을 이루는 것처럼 주용한 일을 그런 일시적인 감정에 의존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69] 프랑스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소유한 것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성형수술과 지방흡입, 치아표백과 교적, 끊임없는 운동 등으로 타고나 외모를 바꾸려고 애쓰는 미국 여자들과는 달리, 프랑스 여자들은 타고난 외모 그대로를 독보이게 하려고 애쓴다. 이들은 화장을 전혀 안 한 것처럼 보이려고 거울 앞에서 두 시간씩 보낸다.
[74]일본에서는 중매결혼이 일반화되어 있는 탓에 남자가 여자를 유혹하는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
[76]미국인은 유혹을 이처럼 부정적으로 보는 탓에 무의식적으로 남녀의 모든 관계를 의심스럽게 본다. 성적인 접근이 서로 대립적이지 않은 경우에서조차 ‘조종’이라는 무의식적인 메시지가 나타난다. 미국인은 ‘남녀간의 투쟁’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미국의 책과 토크쇼들은 남녀가 이성을 대하는 방법을 놓고 서로 비난하도록 끊임없이 부추긴다. 큰 성공을 거둔 영화들도 남녀가 유혹하며 서로를 조종하는 방법을 묘사하고 있다. 책과 토크쇼, 영화들은 유머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 모르지만, 저변에 깔린 메시지는 재미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즉 유혹은 미국인들 몹시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79]청년기적 세계관에는 회색의 영역이 거의 없다. 청년들은 양극단만 보는 경향이 있다. 사물은 좋거나 나쁘고, 재미있거나 따분하며, 의미 있거나 무가치하다. 이런 사고 방식은 미국의 청년기적 문화에 널리 퍼져 있다. 섹스에 대한 코드도 그런 예다.
[81] 그것은 대결을 떠올리게 했지만 평화롭게 해결되어 양측이 모두 승자가 되는 그런 종류의 대결이 아니었다. 그것은 최소한 한쪽이 패자가 되거나 아니면 양쪽 모두 패자가 되는 폭력적인 대결이었다. 실제로 섹스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폭력(Violence)’이다.
Chapter 3. 아름다움과 비만에 대한 코드
[86]우리 뇌에 고통을 전달하는 체계는 동시에 쾌감도 전달한다.
[87]문화가 다르면 동일한 원형이 전혀 다른 반대 원형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자유의 반대 원형은 금지가 아니라 ‘특권’이다.
[88]섹스에 관한 무의식적인 코드가 ‘폭력’인 미국 문화 내에서 성장한 여성 참가자들은 매력과 도발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져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또한 아름다움과 ‘지나친 섹시함’을 구분하는 경계선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선을 넘으면 위험하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94]이런 의미로 볼 때 아름다움에 대한 미국의 코드는 ‘남자의 구원(Men’s salvation)’이다.
[105] 비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도피(Checking out)’이다.
[108]비만에 대한 코드를 이해하면 빵이 없는 베이컨 치즈 버거를 먹거나, 운동기구를 사서 지하실에 처박아두고 녹슬게 하는 것보다 훨씬 합리적인 방법으로 비만 문제를 다룰 수 있다. 적당한 영양 섭취와 활동적인 생활이 건강 유지에는 필수적이지만 비만을 해결하는 수단은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는 무엇으로부터 도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110]코드에 따르면, 아름다운 사람은 지금 고상한 사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며, 비만인 사람은 자신이 수행해야 할 역할에서 물러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아름다움에 압도되면, 아름다움에 열망한다. 한편 뚱뚱한 사람들을 차별하고, 비만증 황자를 사회적으로 소외시킨다.
Chapter 4. 건강과 젊음에 대한 코드
[114]인간에게는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나 ‘올바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살아남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따라서 삶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바로 파충류 뇌다. 파충류 되는 대뇌피질과의 싸움에서 언제나 승리한다. 본능, 논리, 감정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하는 것은 본능이다. 이는 개인의 행복과 인간관계, 구매 결정, 심지어는 지도자 선택의 문제를 다룰 때도 마찬가지다.
[121]미국인에게 건강과 행복은 “자신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 사명은 다국적 기업을 운영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거나 지역 정치에 참여하는 것, 혹은 산에 오르거나 가족을 위해 멋진 요리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간에 거기에는 모든 ‘행동’이 따른다. 미국인들은 이러한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건강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이 병에 걸렸을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활동(Movement)’이다.
[124]다른 문화에서는 건강에 대한 개념의 차원이 달라진다. 중국인에게 건강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상태를 의미한다. 한편 일본인은 건강을 의무로 여긴다. 건강해야만 자신의 문화와 공동체, 가족에서 몸바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건강을 유지하는 일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병이 들면 깊은 죄책감을 느낀다.
[131]그렇다면 미국인이 젊음에 그토록 매혹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가지 이유는 미국이 이주민들로 가득 찬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민들은 미국으로 와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롭게 출발한다. 이주민들은 새로운 꿈과 새로운 일거리를 가지고 다시 태어난다. 미국은 많은 수의 이주민들을 계속 받아들이기 때문에 미국 문화에는 여전히 갱신과 재창조의 의식이 살아 있다. 이런 상황이 미국을 늘 젊게 만든다.
[138]코드를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물러서서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나는 정말 가면을 쓴 채 인생을 마감하고 싶은가? 가면을 벗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는 성숙을 받아들이고 탐구하기 보다 계속해서 젊음에 매달림으로써 무엇인가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답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가면을 씀으로써 우리는 거울에 비친 새로운 모습을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아주 잠시일 뿐이다.
Chapter 5. 가정과 저녁식사에 대한 코드
[147]미국인들이 가정에 이토록 중요한 의미를 두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미국은 이 나라에 와서 새로 가정을 이룬 사람들이 세웠다. 그들이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집도, 도로도, 가정도 없었다. 그들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정치적 이유 때문이든, 돈 때문이든, 아니면 식량 때문이든, 그들은 떠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들에 이어 물밀듯이 들어온 이주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신세계에서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얻기 위해 기존의 모든 소유물을 포기한 사람들이었다.
[152]가정은 어던 일을 되풀이 할 수 있고,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외부 세계와 달리 결과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장소다. 가정은 어떤 일을 반복하면 의미가 더해지는 장소다. 이것이 미국 문화에서 귀향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이고, 군대나 위험에 처한 우주비행사들을 귀환시키는 일을 생각할 때 그토록 강한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그들이 가장 소중한 사람들 속에서 인생을 다시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168]가정을 생각할 때 맨 처음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부분 풍성한 가족 식사다. 부모를 만나러 집으로 가는 행위는 가족들과 함께 식사라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저녁 식사를 하나의 ‘의식’으로 만든 것이 가정에 대한 코드와 잘 맞는 것처럼, 좀더 가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도 저녁식사에 대한 코드와 잘 맞는다.
Chapter 6.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
[171] 미국의 조상들이 이 대륙으로 건너와 처음 광대한 미개척지를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차나 한잔 해야지.”가 아니라 “일을 시작해야지.”였다. 그들은 ‘신세계’를 창조해내야 했고, 신세계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마을을 건설하고 서부를 개척해야 했으며 대담한 정치적 실험의 기초를 다져야 했다. 그때는 실제로 한가할 겨를이 없었지만, 요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조차 늘 자신이 바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인들은 다른 문화에 속한 사람들보다 훨씬 오랜 시간 일한다.
[175] 미국인들에게 직업이란 단기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일에는 훨씬 강력한 차원, 즉 삶을 구성하는 차원이 있었다. 직업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정체성(Who you are)’이다.
[176]직업이 의미하는 바가 ‘정체성’이라면,미국인이 직업에서 그토록 많은 의미를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직업에 무의미하게 느낀다면 ‘정체성’도 무의미해진다. 그러나 자신의 직업에 고무되어 있다면, 그리고 자신의 직업이 진정한 가치가 있는 일이며 그 직업을 통해 스스로 무언인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그런 믿음은 자신의 정체성을 좀더 분명하게 느끼도록 해준다. 그리고 이것은 경영자들이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로 운영되는 회사는 제대로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177]노사관계는 직업에 관한 그 나라 사람들의 태도를 반영한다. 프랑스에서는 직업에 대한 욕구가 쾌락 추구에 대한 욕구보다 우선순위가 낮다. 프랑스인들은 직업이 즐거움을 주지 않을 경우 차라리 실직을 선택한다.
[180] 은퇴자가 새 직장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활동하지 않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활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인에게 죽음과 같은 일이다. 그러나 그들이 선택하는 활동이 직업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그들이 일하는 것은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미국인은 정체성과 직업을 너무 밀접하게 연관시키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아직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계속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에 대한 코드를 알면 미국을 이해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얻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미국인이 오직 돈에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이런 엄청난 오해가 바로 많은 사람들이 미국인의 진정한 동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에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별로 없다. 미국의 부 가운데 대부분은 원래 그 부를 이룬 사람의 소유로 되어 있다. 미국문화는 ‘자수성가한’사람들로 가득하며, 부와 관련해서는 모든 사람이 동일한 출발선상에 놓여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모두가 가난뱅이로 출발한 셈이다.
[186]미국인에게 돈은 ‘물건을 구입하는 수단’이상의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돈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고, 가난한 조상에 비해 얼마나 큰 부자가 되어 있는지도 알려준다. 돈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이 ‘훌륭한 사업’이며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는 것, 자신의 짐을 스스로 질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다음 단계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돈이 없으면 궁지에 빠지거나 끝장이 날 듯한 기분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186] 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증거(Proof)’다.
[190]고객들에게 “우리에게 돈을 맡기십시오. 여러분을 대신해서 관리해드릴 것입니다.”라고 선전하는 은행과 투자 회사들은 돈에 대한 미국의 코드에 부합하지 못한다. 코드에 잘 부합하는 금융회사들은 자신들이 고객에게 재산 증식을 위한 수단을 제공하는 협력자임을 자처한다.
[190]유럽의 여러 분화는 돈과 그 기능에 관한 견해가 다르다. 유럽 문화에서 막대한 재산을 모은 사람은 일정한 때가 되면 비즈니스를 접고 개인적인 생활로 돌아간다. 반면에 미국인들은 자신의 능력이 언제까지나 변함없다고 믿으며, 수십억 달러를 번 뒤에도 자신이 얼마나 유능한지를 입증하기 위해 수십억을 더 벌려고 한다.
[200]품질에 대한 미국인의 토드는 ‘작동한다(it works)’이다.
[204]일본인은 싫증이 나도 집이나 소유지를 ‘처분할 수 없다. 그들은 토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되도록 높은 생산성을 유지해야 한다. 게다가 좁은 공간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살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제품이나 과정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실수를 하면 훨씬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품질은 필수이고 완벽함은 덤이다.
Chapter 7. 품질과 완벽함에 대한 코드
[205] 다른 문화에는 성능이나 디자인에 관한 더 높은 기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인들은 단순히 제품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는지에 대해서만 확인한다.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예로 버라이존의 휴대전화기 광고 문구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금 내 말 들립니까?”이다.
[208]미국인은 완벽함과 죽음을 동일시 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완벽한 제품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되어 번거로움이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품질에 대한 코드가 ‘작동하다’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완벽함(아무리 해도 그들이 믿지 않는)보다 훌륭한 서비스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위기는 충성심을 만들어낼 훌륭한 기회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를 가지고 왔을 때 즉각 그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면 여러분은 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고객에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셈이다.
[210]여러분은 앞으로도 미국 기업이 무결점이나 지속적인 개선을 강조하는 말을 듣지 못한 것이다. 그 운동은 미국 문화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컬처코드와 맞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든 성공하지 못한다. 미국인은 품질을 중시하지 않는다. 제대로 작동하는 제품을 원한다. 완벽함을 믿지 않기 때문에 무결점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본다. 일본인에게 생존 도구의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사고 방식이 미국의 코드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인이 그런 사고방식들을 거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Chapter 8. 음식과 술에 대한 코드
[213]미국인들은 식사가 끝나면 “배가 부르다”고 말하고 프랑스인들은 “맛있었다.”고 말한다.
[215]미국에서 음식은 ‘안전한 섹스’다 무의식적으로는 섹스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쾌락을 위해 몸에 음식을 집어 넣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행위로 여긴다. 아마 이것이 수많은 사람들이 자주 폭식하는 이유일 것이다.
[218] 답변들을 통해 뚜렷하게 드러나 메시지는 몸은 기계이며 음식의 기능은 그 기계를 계속 돌아가게 하는 데 있다는 것이었다. 음식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연료’다.
Chapter 9. 쇼핑과 사치품에 대한 코드
[238]쇼핑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세상과의 재결합’이다.
[239]이러한 코드는 미국 문화의 청년기적 요소와 관련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밖에 나가 놀고’싶어한다. 집에 홀로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세상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인생에 관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다.
[244]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치품들은 대부분 매우 기능적인 것들이다. 미국인들은 큰 저택과 최고급 자동차, 고품질의 주방 시설, 디자이너 의상 등 사용이 가능한 사치품을 찾는다. 미국과 같은 활동지향적인 문화에서는 휴가를 계획하는 것도 원기를 회복해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Chapter 10.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
[264]영국의 참가자들이 생각하는 미국인은 몸집이 트고, 소란스럽고, 강하고, 천박하고, 극단적이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려 드는 사람이었다. 영국인들은 미국인이 절제력이 없고, 전통도 없으며, 계급제도가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동시에 미국인들의 자신감과 열정, 성공 기록,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태도를 찬양했다.
[270] 프랑스인들은 대단히 비판적이고 비관적인 뿐만 아니라, 타인이 소유한 것을 시기하며 개인의 성공을 별로 중시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큰 기업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들은 코웃음을 치며 나를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했다.
Chapter 11. 미국 대통령에 대한 코드
[279]국가를 보살필 수 있는 파충류 뇌가 강한 인물을 원하고 문제점과 그 문제점을 바로잡는 방법을 알고 국민들로 하여금 문제에 맞서 싸우게 하고 국민을 약속된 땅으로 인도할 수 있는 인물을 원한다. 미국인은 아버지와 같은 인물을 원하지 않는다. 성서적 인물을 원한다. 미국 대통려엥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모세’다
[280]미국은 문화적으로 청년기에 있으며, 따라서 대통령도 청년답기를 바란다. 미국인들은 대통령이 미국의 정신과 조화를 이루기를 바라는데, 이는 처음부터 일을 올바로 처리해야 한다는 뜻과는 거리가 멀다.
Chapter 12. 미국인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
[288] 미국의 매력 중 하나는 광활한 공간 안에서 놀랍게도 다양성과 통일성을 모두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291]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문화 코드는 '꿈(Dream)'이다. 미국은 할리우드와 디즈니랜드, 인터넷을 만들어 미국인들의 꿈을 전세계에 전파했다. 미국은 꿈의 산물이고 꿈의 창조자다.
[292]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문화를 갖게 된 것은 꿈의 힘을 믿은 덕분이다. 낙관주의는 미국에 대한 코드와 일치할 뿐만 아니라, 미국 문화의 활기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미국이 '불가능한 일'을 하는 것은 그것이 운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293] 미국인이 좋아하는 상징 중 하나는 '돌아온 아이(Comeback Kid)'다. 미국인이 실패한 뒤에 다시 일어서는 사람을 좋아하는 까닭은 강한 문화적 특성 때문이다.
[295] 인류에게 꿈을 전하는 것은 미국의 사명이다. 따라서 미국의 이념을 억지로 강요하는 방법이 아닌 미국의 영화와 책, 제품과 발명품, 자선행위를 통해 꿈을 전해야 함은 물론 저개발 국가를 지원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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