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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8일 11시 59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장면 1 - 정현언니와의 첫 만남

정현 : 신애씨는 변경연을 어떻게 해서 알게 됐어요?

  나 : 모르겠는데요..

정현 : ------


장면 2 - 선배님들과의 만남

선배 : 변경연에 어떻게 해서 오게 됐어요?

  나 : 잘 모르겠는데요..

선배 : 신애씨, 그렇게 말하면 떨어져요.

  나 : 네? (엥.. 에엥?.. 여지껏 물어보는 사람 모두에게 이렇게 말했는데..

           뭐.. 어쩔 수 없지.. 선생님이 물어보시면 그때 잘해야지.. ㅎ)


장면 3 - 선생님과의 만남

선생님 : 책을 읽는 것과 책을 쓰는 것은 많이 다르다.

    나 : 네.. (무쟈게 감동..)


긴장이 되었지만.. 비교적 무난히? 잘? 나가다가..

   

    나 : 선생님, 제가요.. 진~짜 여기까지 올 줄 몰랐거든여..

         어쩌구저쩌구.. 이러구저러구..

         (그런데.. 순간! 싸~한.. 뭔가 좀..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되어 선생님을 바라보니..)

선생님 : (상기된 표정..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나 : 엥? 에엥? 

         (아, 또.. 내 발등 내가 찍었다.. 잘하기는 뭘 잘해.. ㅎ)

선생님 : 앞으로는 잘 할 거지?

    나 : 네..  (진짜루여.. ㅎ)

선생님 : 6기하면 안 되냐?

    나 : (허걱..) 네?   네..

선생님 : 왜?

    나 : 6기는 어감이 안 좋아서요.

선생님 : 그거 말고..

    나 : (정적이 잠시 흐르다..)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요..

         5기들은 마음속에 불씨 하나씩.. 품고 있는 거 같아요..

선생님 : 너도 그러냐?

    나 : 네..

선생님 : 그래..



사부님의 모습을 처음 뵈었던 건 면접 여행길에 들렀던 휴게소였지만 그때는 잠시 인사를 나누었을 뿐 사부님과 나와의 진짜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가 친해졌을 때 정현 언니는 처음에는 뭐.. 이런 애가 다 있나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은 변경을 절실히 원했고 변경이 너무나 간절해서 왔는데 나는 별로 그래 보이지 않았다는 거였다.


정말 그랬을까. 단지 표현이 서툴렀을 뿐 나 역시 변경을 간절히 원했다.


나에게 변화.. 특별히 꿈꾸지 않았고 처음에는 그런 거 잘 몰랐다. 그저 매일매일 한걸음한걸음씩 나아가기를, 조금씩 노력해서 얻어지는, 꾸준히 진화하는 삶을 살기를 바랐다. 그런데 사부님.. 그리고 좀 이상한 변경이 나를 변화하게 만들었다.


나, 신화, 역사, 고전, 철학, 얘네들 없이도 잘 살았다. 그런데 그 맛을 조금 음미하고 보니, 이제야 겨우 좀 알듯 모를 듯한 그 묘한 매력에 끌리는 것을 이제는 나도 어쩔 수가 없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그 깊은 매력에 제대로 푸욱 빠져보고 싶다.   


나의 승질.. 사부님 표현에 의하면 드러운 승질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내 안에 화~악 하는 불씨가.. 있는지조차 몰랐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면접 때 내 입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고 그동안 나만 모르고 살았나보다. 그러나 이제는 내 안의 불확 감지했다. 불꽃처럼 춤추며 살고 싶다.


나의 사랑, 이미 오래전에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내 안에 숨어있는 그림자를 기어코 꺼내게 만들어 나를 한동안 헤매게 했다. 사부님이 여름에 불을 화~악 지피시더니 무릎이 깊이 파이고 어느 가을날 밤, 아니 새벽? 춘희 언니야 품에 바짝 안겨 엉엉 운 이후로 치유되었다. 이제는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지금은 편안히 미소 지을 수 있다.


살다보면 마치 예정된 운명처럼 만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만나고 싶다고 다 만나지는 것도 아니다. 나는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반드시, 꼭 만나게 된다는 인연의 힘을 믿고 있다. 사부님과 나의 인연이 그렇다. 우리 사부님, 내가 진정 존경하는 분이다. 나는 우리 사부님이 당신의 삶을 꾸려 가시는 모습이 참 좋다. 또 가5기와 나의 인연이 그렇다. 사부님과 가5기 그들은 나에게 마치 가족처럼, 오랜 연인처럼, 끈끈한 친구처럼, 편안함과 따뜻함, 풍요로움을 주었다. 또 나를 설레게 하고, 흥분하게 하게 하고, 놀라게 하고, 깊은 감동을 주기도 하고,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게 했다.


나는 변경에서 저마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가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진짜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은 삶에서 잃어버린 것을 되찾고 싶어 했고, 삶에 있어 무언가 다른 것을 찾고 있는 듯 했고, 자신들의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었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고, 주변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채우고 싶어 했고, 서로에게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기를 원했고, 자신이 하는 일로 어떤 공헌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아주 유치하면서도 삶의 모든 면을 사랑하고자 몸부림치는 사람들 같았다. 


나는 원래 누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 못된다. 그런 주변머리가 나에게는 없다. 그래서 친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변경 안에서만은 좀 다르게 살고 싶었던 것 같다. 뜨거운 관심으로, 그 관심을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깊은 마음으로 진정을 담아 다가설 줄 아는 사람이고 싶었다.


지난 시간 우리는 서로를 알기 위해 노력했고, 서로에게 소중한 추억들이 가슴 깊이 새겨져 있고, 앞으로도 아름다운 기억과 추억들을 계속 만들어갈 것이다. 그들에게 내 진심이 가 닿기를 바란다.



사부님~, 제가여.. 처음엔.. 잘 몬그라는데여..

한번 친해지믄.. 무쟈게 적극적인 거이.. 경험하셨져.. ㅋㅋㅋ  불확이가 좀.. 기래여.. 


사부님~ 올해는 감사할 것이 정말 많은 한해인 거 같아여..

사부님으로 인해.. 감동으로.. 따듯하고.. 뭉클하고.. 찡한 날들이.. 참 많았던 거이 같아여..

제가 변경에서 얻은 가장 귀한 것은.. 바로 사부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거에여..

사부님은 제게 행운이세여.. 언제나.. 스스로 깨닫게 하시는 사부님..

불확이의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감사드려여.. ^^


근데여.. 사부님.. 꼭..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는데여..

사부님 그림.. 칼라.. 어느 날인가부터.. 무쟈게 부드럽고.. 세련되어진 거 아세여..

제 기억으로는 아마.. 크로아티아여행 이후부터인거 같구여..

캐롤라인 효과에서 절정을 이루셨던 거이 같아여.. 전 이 그림이 넘 맘에 들어여..

내용과는 좀 다르게.. ㅋ 소년의 마음으로 그린 그림으로 다가왔어여.. 넘 이뽀여.. ^^

사실은.. 티 안내면서.. 무쟈게 연습하고 계시져.. ^^


저도.. 티 안나게.. 깊어져서(과연..ㅎ).. 깊은 제자가 되도록 노력 할께여..

글구.. 앞으로 더 말 잘 들을께여.. 헤헤^^


사부님~, 깊이 존경해여~~~ ^O^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개정판 서문

전 세계가 보편화되면 될수록 사람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더욱더 문화적 정체성에 의존하게 된다.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뼛속에 들어 있는 ‘그사람’이다. (7)


정체성이란 우리가 지금 머무는 정신적 현재를 의미한다. 정체성은 과거로부터 오랫동안 흘러온 것이지만, 과거에 고착된 것이 아니다. 정체성 역시 물처럼 흐르는 것이다. (7)


한국인들의 문화적 공감대를 나는 ‘코리아니티(Coreanity)’라고 부른다.

그 자체로 열등하지도 우월하지도 않다. 그것은 우리의 일상적이고 공통적인 문화적 취향일 뿐이다. (8)


미래로 가는 길은 우리의 문화적 특별함을 차별적 강점으로 특화하여 세계적 동의를 얻어내는 데 있다. 이것이 문화적 리더십이다. 따라서 코리아니티의 건강한 발현 없이는 선진의 대열에 합류할 수 없는 것이다. 문화적 차별성이 곧 경제와 비즈니스의 프리미엄이며 번영의 활로이기 때문이다. (9)


프롤로그 - 모방과 추종을 넘어 선도의 자리로

스스로 역할 모델이 되는 것만이 리더십을 쥐고 지속적인 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11)


우리의 내면적 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11)


나는 세계를 유혹하는 이 부드러운 힘을 ‘코리아니티(Coreanity)’라는 영문 신조어로 표시하려 한다. 코리아니티는 다수의 한국인이 공유한 문화적 동질성을 뜻한다. 코리아니티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한국인 대다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일상에서 지키면 편안하고 지키지 않으면 불편하며 의외가 되는 가치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 정서, 나는 이 복잡한 덩어리를 코리아니티라고 부른다. 코리아니티는 한국인 다수의 정신적 기상도이며 문화적 DNA다. 코리아니티의 번역어는 ‘한국성(韓國性)’일 것이다. (12)


코리아니티는 백남준의 정신과 육체에 녹아들어 특화된 차별성이 되었고, 비로소 경쟁의 공간을 넘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는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 놓았다. 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남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특수성, 이 특수성의 보편 가치화가 바로 우리가 가야 할 ‘세계화’의 전략 방향이 되어야 한다. (13)


‘세계적 시야’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며, 남의 것을 추종하는 대신 세계적 기준을 내면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문화적 뿌리와 만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영광은 리더의 것이며, 전적으로 자신의 차별성을 활용한 자의 것이다. (13)


서로 활용해야 하며, 갈등과 화해를 통해 서로를 완성해가야 한다. (14)


모방 대신에 융합적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선도의 자리로 나아가야 하고, 인류의 위대한 다양성에 기여하는 훌륭한 이웃이 되어야 한다. 이 같은 목적을 이루려는 실험이 바로 내가 말하는 ‘코리아니티 경영’이다. (15)


프랑스 상품은 그들의 멜랑콜리한 삶의 일부를 일상으로 가져온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치와 연결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세계인이 인식하는 문화적 브랜드가 없다. (15)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차별성을 경영의 바탕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우리의 정신적 유산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화적 프리미엄과 브랜드 이미지를 창조해내기 위해서이다. (16)


세계의 정신과 문화에서 배우되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우리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차별화하는 기저로 활용하여 세계적 보편성과 매혹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16)


우연히 나는 ‘-cor-'라는 말이 라틴어로 심장 혹은 마음을 뜻한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격려한다는 뜻을 가진 ’encourage' 심장 또는 마음을 준다는 의미이다. ‘courage'라는 단어 역시 용기는 심장으로부터 솟아나는 것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Coreanity는 역동성과 거친 생명력으로 뜨겁게 뛰는 한국인의 심장 소리를 담기에 좋은 문화 기호라고 생각한다. (17)


1부 코리아나티 문화 경영

1장 왜 코리아니티인가

내가 내세울 수 있는 능력, 기능, 재치 등은 무엇이든 사회적 유산에 의해 길러진 것이다. (22)


문화,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자사만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경쟁력이란 바로 그들의 정신과 문화이다. (23)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이다. 그것이 바로 경쟁사들이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경쟁력이다.

-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최고 경영자 허브 켈러허 - (24)


프랑스는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수출한다. 그것은 화려한 문화전통, 포도주, 향수, 보석과 액세서리, 가죽제품, 의상, 코냑과 샴페인 등으로 상징된다. 이는 아름다움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산업이다. 프랑스의 경쟁력은 바로 ‘프랑스식 삶의 방식’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그 나라의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구매한다. (25)


성공한 기업이나 국가들은 이처럼 자신만의 정신과 문화, 매력과 차별성을 무기로 삼았다. 면적 자산인 코리아니티를 명료하게 찾아내어 계발하고 보완하고 강화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내 비즈니스 영역에서 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


달라도 너무 다른 동양과 서양

법 말고도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여러 기준과 근거가 존재한다. 법치가 아닌 덕치의 아름다움이 강조되어 왔고, 이에 근거한 도덕률이 생활의 밑바닥에 깔려 있다. 법에 의거해서 풀기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주어 갱생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우리의 여유요 미덕이었다. 그 사람과 나의 ‘관계’에 따라 법 적용의 정도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27)


예는 좀더 본질적으로 ‘인간관계를 인간다운 것으로 만듦으로써 사회 질서를 세우려는 우회적 접근’으로 인식되었다. (28)


동양인들은 범주와 무관하게 사물들 간의 ‘관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삶의 구석구석에서 흔히 엿볼 수 있다. (29)


한국인들은 관계 지향적이다. 개인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결정된다기보다는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적절하게 규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30)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에서 비롯한 이 같은 가치관의 차이는 개인의 성공과 좌절에도 아주 다른 풍토와 풍광을 만들어낸다. (30)


한 나라가 겪어온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형성된 문화에 따라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가치를 지향한다. (32)


고독한 영웅 vs. 무리 속의 나

미국의 개인주의는 외적 조건이 아니라, ‘자신에 의한 성고’이라는 내부 지향적 개인주의를 특성으로 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택하든 그것은 순전히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며, 그에 따르는 결과 역시 책임감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35)


개인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선순환 과정을 거쳐 공동의 이익에 기여한다. 따라서 인간의 이기심은 훌륭한 자원이다. 바로 이것이 미국의 가치가 되었다. (36)


극단적 개인주의 와 대중적 영웅의 나라 미국에서는 종교도 ‘내 안의 신’을 찬양한다. (36)


자신 안에 들어있는 신성을 찬양한다. 개인은 모두 유일하며, 개인이 모두 신의 모습이라고 기도하고 찬양한다. 미국에서 개인은 절대적인 것, 바로 신이다. (37)


개인보다 집단에 우선순위를 두는 관계 중심의 공동체의식이 강하게 지배하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독립된 개인을 다루는 심리학보다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개인을 다루는 사회학이 발달하였다. (37) 


노인은 우리가 겪을지도 모르는 ‘오류를 이미 경험하여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경해야 한다. 오래된 지혜를 낡고 쓸모없는 것으로 비웃는 서구와는 달리, 일본인들은 실수를 통해 지혜를 배워야만 다시 실수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39)


한국인들은 ‘우리’와 ‘나’ 사이에 있다. ‘우리’라고 부르지만 늘 ‘나’를 생각하는 것이 한국인이다. 한국인들은 조직 속에 자신의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이름 또는 격이라고 불렀다. (39)


이름에 알맞은 자기 자리를 ‘격’이라고 부른다. (39)


한국인들에게 일탈과 파격은 바로 멋이다. 멋이란 파격으로 새로운 어울림과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와 ‘나’는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이면서 나’일수 있는 것이다. 이 파격과 일탈이 만들어낸 새로운 어울림이 바로 멋이다. 멋은 한국인이 가진 미의식의 핵심 개념이다. (40)


단기성과주의 vs. 장기적 안목

일본인들은 시간을 동시성과 순환성을 가진 것으로 믿는다.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가 내 안에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무엇이 아니라, 이미 과거와 현재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45)


일본인들은 현재에 뿌려진 씨앗이 미래에 반드시 커다란 나무로 자라서 다시 많은 씨앗을 뿌릴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10년, 20년을 계획하고 세대와 세대를 넘어선 장기적 관점과 순환적 관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45)


프랑스인들은 시간을 어떻게 인식할까? 그들에게는 과거가 현재나 미래에 비해 중요하다. 그들에게 현재와 미래는 프랑스의 과거라는 나무에서 계속 피어나는 꽃과 같다. 그들의 사유체계는 늘 역사적 맥락에서 현재의 쟁점으로 옮겨온다. (48)


반면 한국인의 시간 인식은 이중적이고 혼합적이다. 여유와 느림의 나라이기도 하고, 빨리빨리의 나라이기도 하다. 가마솥의 나라이기도 하고, 냄비의 나라이기도 하다. 모순을 버무리는 능력이 탁월한 한국인들은 시간 역시 이중적 모순의 조화로 이해했다. 한국인은 생활 깊은 곳에서는 동양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조급하고 서두르는 한국인들은 역설적이게도 시간을 길게 보고 그 누적 효과를 믿는다. 이것은 경영에서도 장기적 관점을 고려하게 한다. (48/49)


일본인들은 일상에서 우연히 찾아오는 작은 아이디어가 낳은 좋은 결과를 놓치지 않는다. (50)


일본인들은 마치 아주 작은 변화를 거듭하면서 계속 진화하는 생물체 같다. 창조적 혁신이나 혁명이 아니라 아주 서서히 진화의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일본인들에게 혁명과 이노베이션은 없다. 일본은 오랜 기간에 걸친 가이센(개선)의 나라다. (51)


개인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프랑스 문화의 특성은 ‘모순과 갈등을 통한 번영’에 있다. 이를 똘레랑스, 곧 ‘관용의 문화’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52)


프랑스는 지식인들의 지위, 곧 관념을 변화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저술가들의 지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지식인들이 참여를 선도함으로써 사회적 존경과 신망을 받아온 전통은 기업으로도 이어졌다. 그들은 프랑스적 삶의 방식을 파는 산업과 지식 집약 산업에 국가적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프랜치니스의 강점이며 차별적 매력이다. (53)


미국은 ‘연결되지 않는 것을 연결함으로써 얻어지는 창조력’에 의한 이노베이션의 나라다. (53)


한국인은 기질적으로 점진적 개선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국적인 멋은 기본적으로 데포르마시옹의 미의식이다. ‘허술하다’와 통하는 교묘한 변형인 것이다. 멋이란 평범하고 정상적인 것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조지훈은 멋을 ‘정상적인 상태에서 약간 벗어나되 그것이 전체적인 조화를 해하지 않을 때 느껴지는 그런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 정상에서 벗어나 조화를 깨뜨림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조화를 이룩하는 적극적인 것’이라고 정의했다. 멋은 새로운 조화를 추구하는 파격의 변형력이며 에너지인 것이다. (54)


멋은 정상을 벗어나는 것이다. 멋은 규제를 벗어나는 것이며 구속을 뛰어넘는 것이다. 그것은 방만함이 아니라 또 하나의 중심을 가지는 새로운 통일을 이룬다. 이것이 한국 문화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힘이다. (55)


보편주의 vs. 특수주의 

현장을 따져서 원인을 파악해내고 이를 이론화하는데 미국인들처럼 뛰어난 경우는 없다. 영미 경험주의 전통은 이론적 분석과 보편화에 훌륭한 정신적 터전이 되었다. (58)


그들에게 기업은 기계적 조합, 곧 ‘coporation'이었다. 한국인, 일본인 그리고 라틴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조직을 유기체로 생각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기체론적 조직은 생존하기 위해서 연결된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 (59)


일본인들은 기업을 생명을 가진 유기체로 인식한다. 기업은 마치 나무와 같아서 그 속의 주체들이 선배와 후배의 관계로 묶여서 성장하고 발전해간다는 것이다. 그들은 함께 모여 조직화했을 때 홀로 존재하는 개인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60)


협력과 경쟁은 일본식 게임의 룰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일본인들은 이 둘 사이에서 묘한 조화를 이끌어낸다. 승패가 결정되면 승자는 패자를 파멸시키지 않는다. 패자는 생존할 뿐 아니라 승자에게서 배운다. (60)


일본인들은 경쟁과 협력 사이를 유연하게 오갈 수 있는 것이다. 협력과 경쟁응 통해 서로가 고양될 때 이를 ‘조화’라고 부른다. (61)


일본인들은 특수하고 가변적인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서로의 관계가 성숙하다고 믿는 것이다. (63)


보편주의보다는 특수주의를 택함으로써 무수한 다양성을 인정하는 일본인들에게는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63/64)


일본은 매우 동질적인 사회이다. 그들은 아주 미세한 편차 내에서 질적인 다양성을 인정하고 권장함으로써 작은 변화를 추구하고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동질성 속에서 꽃 하나, 돌 하나가 다 다르다는 다양성을 찾아내려는 시도는 미시적 관점의 특수주의가 작동된 모델이다. (65)


프랑스인들은 원칙과 규칙을 깨지 않는 범위 내의 유연한 해석을 통해서 융통성을 발휘한다. 그들은 비공식적인 채널을 작동하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막후 조정의 기술이며 지혜일 따름이다. 은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부끄럽거나 불공정한 것이 아니라 지혜이며, 인간의 복잡한 특성을 아우르는 관용이며, 엄격한 법이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공존의 따뜻함이다. (68)


선비정신은 스스로 ‘수치를 아는 것’이다. 수치를 아는 사람은 부패할 수 없고 타락을 묵인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가 물려받은 가장 훌륭한 정신적 유산이다. (70)


수직적 작용 vs. 수평적 작용

권위는 존중하고 훌륭한 에너지로 활용하되, 권위주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77)


2장. 코리아니티 핵심 5가지

“특수한 생활 조건과 관련된 조건의 산물인 미적 성향은 동일한 조건의 산물인 모든 사람들을 함께 묶어주는 반면, 그 밖의 다른 사람들과는 구분시켜 준다. ... 왜냐하면 취향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모든 것, 즉 인간과 사물 그리고 인간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식될 수 있는 모든 것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스스로를 구분하며, 다른 사람들에 의해 구분된다.” - 피에르 부르디외 - (78)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100년의 간격 사이로 한국이 변하지 않은 이면의 공통점들

첫째, ‘우리 속의 나’라는 정신적 틀이다. 한국인들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기를 쓰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손색없는 일부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공동체주의 속에서도 늘 ‘나’를 잊지 않는다. 자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85)


둘째, 한국인의 중요한 공통점은 ‘생기’다. 한국 예술의 기본적 표현은 면이나 형태, 색이 아니고 선이다. 선이 한국인들의 생기와 역동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표현방식이기 때문이다. (85)


셋째, 한국인의 또 다른 특성은 이중적 가치의 공존과 상생이다. 느림과 빠름, 오랜 전통과 새것 선호, ‘우리’라고 말하면서도 ‘나’를 앞세움이 공존하는 것이다.


넷째, 끈질긴 생명력과 흥청거림이다. 한국인들은 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긴 안목으로 끈기 있게 살아 왔다.


다섯째, 누구나 한국인의 특성이라고 입을 모으는 2가지는 바로 배움과 근면이다. 한국인들은 선비를 모델로 삼았다. 선비는 평생 배우는 학인이며, 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부하는 곡학아세를 수치로 아는 기개가 있었다. (86)


코리아니티,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계발하고 활용함으로써 세계적인 차별성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이 자신만의 강점을 활용해서 성공의 길을 열듯이, 한 사회는 문화적 특수성을 성장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 (87)


코리아니티 1 - 남들만큼은 되어야 한다

고맥락 사회인 동양에서는 인간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유동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주변 맥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고맥락 사회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당연히 개인의 자유보다는 관계 속에서의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89)


한국 사회는 칭찬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중요시하는 관계 지향성을 문화적 특징으로 한다. (90)


한국인과 중국인은 오륜같은 사람 사이의 관계원칙을 준수하면서도 개인이 개성을 유지하는 데 반해, 일본에서는 개인이 집단 속으로 완전히 융합되기를 요구한다. (90)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감정은 조화, 호감, 정 그리고 공동의 이념적 목표를 추구하는 데서 얻는 ‘가족적 소속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은 고립과 고독을 최악으로 생각한다. (94)


한국인들은 사물들을 전체 맥락 속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그래서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부분만 떼어내 이해하는 것을 매우 미숙한 사고방식으로 여긴다. 세상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건을 이해하려면 그와 관련된 많은 요인들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논쟁을 논리적 설득의 방법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일체감을 깨는 갈등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다. 논리 이전에 관계가 먼저 설정되기 때문이다. (95/96)


코리아니티 2 - ‘우리’ 속의 ‘나’

한국인들이 ‘우리 속에 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정확한 관찰이다. 한국인들은 ‘우리’라는 집단 속에 자아를 심어두는 데 익숙한 문화적 DNA를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우리’와 ‘나’, 공동체와 개인이라는 2가지 속성을 다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98)


한국인들은 관계를 떠나서 살기 어렵다. 그러나 그 관계 속에 묻혀 살기에는 너무도 역동적이다. 한국인들에게는 ‘격(格)’이라는 개념이 있다. 격이란 위계질서상의 격식을 의미한다. 격은 바로 세상 속의 ‘자신의 자리’이다. 그러나 또한 한국인들은 그 격을 ‘때에 따라 넘나드는 틀’로 이해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속의 나’라는 한국적 개인주의의 본질이다. (99)


한국인은 집단과 개인 사이에 머물며 그 둘 사이의 갈등 속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이것은 위선이 아니라 현실적 고뇌의 모습이다. (100)


‘공동체의 성장과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개인“이라는 집단의식이 개인의 자아와 함께 발전해간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런 문화적 유산이 아닐 수 없다. (102)


판소리의 소리꾼이 자기를 실현해가는 과정처럼, 나는 ‘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가 그것을 모델로 삼아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102)


소리꾼이 되려면 천부적 역량을 타고나야 하고 오랜 기간 수련을 통해 공력을 쌓아야 한다는 점에서 판소리는 전문가 음악이다. (102)


예술은 표준과 획일을 가정한 과학이 아니다. 판소리는 대략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연주자와 소리꾼에 따라 얼마든지 변용이 허용되며, 청중의 어울림에 따라 창법이 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104)


한국인에게 공동체는 자궁이다. 자신을 품어준 집단의 탯줄을 통해 배우고, 경험하고, 실험하면서 그 집단을 빛낼 또 하나의 전문가로 성장해간다. 그리하여 스스로 훌륭한 추종자를 보유하는 또 하나의 유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105)


코리아니티 3 - 모순을 껴안는 힘

왜 한국인은 파격을 통해 새로운 조화에 이르는 멋을 문화적 특성으로 배양하게 되었을까? 나는 그것이 ‘모순을 껴안을 줄 아는 힘’에서 나온 것이라고 본다. 106)


한국인들은 ‘이것이면서 저것’, 곧 and의 문화권에 속해 있다. and 문화의 핵심은 음양의 원리이며, 상극과 상생의 원리가 지배하는 가치체계이다. )


음양은 ‘서로 반대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완전하게 만드는 힘’, ‘서로의 존제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힘’의 관계이다. 한국인에게 세상은 늘 변하며 모순으로 가득 찬 곳이다. 따라서 어떤 일의 경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반대의 경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옳다고 여겨지는 것이 변하여 나중에는 그렇지 않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7)


음양오행론은 우주 생성과 변화론의 결합이며 인식과 실천의 체계다. (108)


음양과 오행은 상생의 조화다. 상생은 서로 살린다는 말이다. 서로 돕고 이해하며 더불어 산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상생만이 아니라 상극도 있다. 세상은 상생과 상극의 관계로 넘친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극과 상생 모두를 훌륭한 변화의 원리로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이 동양사상의 원천이고, 음양오행의 원리이다. (109)


시련 없는 성장은 없으며, 성장을 통해서만 발전할 수는 없는 것이다. (109)


유교, 도교, 불교 모두 ‘조화’, ‘부분보다는 전체’, ‘사물의 상호 관련성’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세 철학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종합주의는 우주의 모든 요소가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10)


동양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은 변증법적 사고라 불릴 만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의 가장 큰 특징은 모순되는 주장을 타협을 통해 수용하는 것이다. 동양인들의 이 같은 특성을 리처드 니스벳은 다음 3가지로 정리했다. (110)


하나, 변화의 원리이다. 동양의 사고에서 우주는 정적인 곳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변화 가능한 곳이다. (110)


둘, 모순의 원리이다. 우주는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대립과 역설, 변칙이 늘 발생하며 신, 구, 악, 강, 약이 모든 사물에 동시에 존재한다. 대립은 서로를 완성하고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모순관계에 있는 두 주장이 역동적인 조화의 상태로 존재하며, 서로 대립적인 동시에 서로 연결되어 상호통제한다. 도는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된다. 존재와 부재는 상생하는 것이다. (110/111)


셋, 연관성 또는 종합론의 원리이다. 변화와 대립에 대한 그러한 견해는 어떤 사물도 다른 것들과 고립된 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다른 무수한 것들과 관계를 뱆고 있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따라서 어느 하나를 진정으로 알기 위해서는 그것이 연관되어 있는 다른 것들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111)


친구를 사귀되 나의 이로움을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한다면 의리가 상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순결로써 사귐을 깊게 하라” 하셨느니라. (113/114)


나는 한국인의 멋이 모순을 견디고 껴안는 힘에서 나오며, 그 내면적 모순들이 서로 갈등하고 회통하는 가운데 파격을 만들어내어 이윽고 새로운 조화의 길로 나아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114)


결국 모순을 껴안는 힘은 내면에서 그 모순을 회통시켜 새로운 조화와 균형을 창조해내는 한국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모순은 갈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의 동인이 된다. (115)


코리아니티 4 -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

이희승은 한국 멋의 한 특성이 ‘흥청거림’에 있다고 보았다. 나는 이 흥청거림이 곧 다양한 군상들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맛이라고 느낀다. 다양한 것들이 들썩이고 서로 어울려 왁짜지걸 부글거리는 것이 바로 흥청거림이다. 현실과 삶에 대한 집착과 애정 없이는 나올 수 없는 흥건한 삶의 현장감이다. (120)


자연은 규제되고 통제되지 않는다. 적절히 배분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자연은 그 자체로 가장 잘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경영되지 않으나, 가장 잘 경영되는 것보다 더 안정적인 모델이다. 한국인들은 자연에 의탁하여 자연의 생기 속에서 살았고, 이것이 기교에 치우치지 않는 생명력의 바탕이 되었다. (121)


조금 거친 듯하면서도 대범하고 내면의 빛을 간직한 생기가 다시 한국인 고유의 매력이 될 수 있도록, 이 싱싱한 코리아니티를 더욱 발전시키고 진작시킬 일이다. (123)


코리아니티 5 - 명분과 배움, 선비정신

아이들의 기질과 재능을 일찍이 발견하여 그에 적합한 길을 걷도록 교육한다는 것은 그 아이의 개인적 행복일 뿐 아니라, 한 사회의 동량을 길러내는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125)


능력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옳게 쓰인다는 것은 다른 일이다. 인재를 키워낸다는 것은 기량과 함께 그 정신을 바르게 가꾸는 일이다. (127)


조선의 선비들은 투철한 시대적 사명의식을 가진 지식인이었다. (128)


선비의 전공은 이른바 인문학의 요체인 문사철이며, 교양필수 과목은 시서화라고 말한다. 철학은 유교의 경학이며, 우주와 자연 그리고 인간에 대한 해석이다. 이것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진리와 원칙을 다룬다. 반면 역사는 변화를 다룬다. (129)


그들은 삶의 거울이라는 뜻으로 역사서를 ‘감(鑑)’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파악한 진리와 깨달음을 표현하는 매체가 ‘문(文)’이었다. 결국 경사를 배우고 익혀 진정한 삶에 이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여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였으며, 앎을 삶과 일치시키는 지행일치가 선비들의 가치관이었다. (129)


선비의 생활철학은 지행합일 또는 학행일치로 요약할 수 있다. 배움과 행동이 일치하는 일관성을 행동의 원칙으로 삼은 것이다. 그들은 겉으로는 부드럽고 안으로 한없이 단단한 정체성을 가진 외유내강의 인간상을 지향했다. (132)


배운 것을 실천하는 기준은 의리와 명분이었다. 의리란 사람이 지켜야 할 올바른 도리를 뜻한다. 누구나 지켜야 할 마땅함을 따지는 것이다. (132)


선비들은 의리와 인정을 적절히 보합하여 균형을 이루는 것을 잊지 않았다. 명분이란 각자의 이름에 어울리는 분수와 역할을 말한다. 조선은 명분의 사회였다. (132/133)


선비들에게 가장 어려운 마지막 지향점은 중용이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균형과 조화야말로 선비들이 도달하고 싶어 한 중정의 상태였다. (133)


선비정신은 옳고 그름을 선택의 기준으로 하되 인정을 잃지 않고, 명분을 앞세우되 실리 또한 잃지 않는 절묘한 지점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선비의 멋은 호연지기로 불리는 이 정신적 여유와 풍류에 있다. 선비들은 책을 읽고,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붓글시를 스고, 문집을 내며 자연을 좇아 생활의 멋을 즐겼다. (133)


경영은 이익을 추구하는 활동이다. (134)


인재는 오랫동안 공들여 키워지는 것이다. 올곧은 선비는 여러 뛰어난 스승과 멘토들이 도와 오랜 시간에 걸쳐 정성스럽게 만들어 배출한 동량들이다. (134)


지금 가장 훌륭한 직업인의 조건 가운데 하나는 평생을 학습할 수 있는 자세와 열정이다. (134)


선비정신은 곧 평생학습의 정신이다. 선비는 학인이다. 그것도 평생 배우는 사람이다. 평생 배우는 자세를 가지지 않고 전문가가 될 수 없다. (135)


윤리원칙을 지키는 경영, 인간에 대한 애정이 담긴 경영철학, 공동체와 상생하는 개인, 현장에서 계속되는 평생학습, 기회주의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묵묵함, 사회적 책임을 지는 기업정신, 세계와 자연에 마음을 여는 열린 자세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식은 건강한 기업경영에 절대적 도움을 준다. 바로 이것이 경영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현대의 선비정신이다. (135)


한국형 경영 모델 - 이류성을 극복하는 길

한국인들에게 시간은 이중적이다.

한국인들은 때로 시간은 그렇게 사라져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때의 시간은 삶의 두께이다. 시간이 쌓일수록 경험도 늘고 삶의 지혜도 늘어난다. (137)


나는 ‘대강대강, 빨리빨리’를 별도의 코리아니티로 보는 대신, 때로 ‘느릿느릿, 멀리멀리’라는 모순을 통해 해결해야 할 상생과 조화의 문제로 인식했다. ‘모순을 껴안고 가는 힘’이라는 코리아니티 안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때로는 빨리 때로는 천천히 갈 수 있도록 경영의 모순과 갈등을 풀어가는 원숙함에 의존하는 것이 바랍직할 것이다. (138)


21세기의 흐름과 코리아니티

기술은 세상을 더 작고 빠르게 만들었다. 그것이 사람이 살아가고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점이 중요하다. (143)


한국인들은 여러 모순적 요소를 섞고 비벼서 새로운 맛을 창조해내는 데 능하다. 그뿐 아니라 이미 있는 것들로부터 일탈하여 파격의 멋을 만들어내는 변용력이 바로 코리아니티의 창조력이다. (144)


속도는 조직의 성공을 가장 빠르게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선점효과가 한층 더 중요해질 것이다. (144)


우리는 속도가 주는 메시지를 소도가 주는 베시지를 잘 읽어야 한다. 속도는 정확한 사고와 정교한 검증 대신, 혁신과 위험을 안을 수 있는 사고방식으로 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실험하고 모색할 수밖에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저 없이 그것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이것이 날림과 부실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수련과 완숙을 통한 효과성으로 보완해야만 한다. (144)


지식은 권한이나 지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지식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이며 경쟁력의 핵심이다.

지식은 스스로를 재생산하는 유일한 자산이다. 지식은 결국 모든 국가, 조직, 개인의 부드럽지만 확고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처럼 분명한 진실은 없다. (145)


소비자의 고객화는 소비자 전체가 아니라 고객의 개별적 요구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될 것이다. 단골 고객의 구매 성향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선호하는 브랜드나 가격, 품질 등에 대해 차별적인 고객화로 접근해야 한다. (145/146)


세상에는 일생에 단 한 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사 스티브 발머 - (146)


무엇보다 고객화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는 ‘고객과 나’ 사이의 특별한 관계다. 한국 역시 오랫동안 관계 중심적인 문화적 전통이 지배적이었다. 고객화는 자연스럽게 한국인의 관계 지향성에서 끌어올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혜택이다. (147)


무엇보다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이동과 혁신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147)


코리아니티,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계발하고 활용함으로써 세계적인 차별성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이 자신만의 강점을 활용해서 성공의 길을 열듯이, 한 사회는 문화적 특수성을 성장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 (149)


3장. ‘나의 길’을 간 성공한 기업들

LVMH - 프랑스식 삶을 팔다

“1등을 할 가능성이 없는 분야에서 기운을 다 빼버릴 것이 아니라, 프랑스는 자신이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 곧 호화고가 산업에 정진해야 한다”는 경제학자 존K. 갤브레이스의 조언은 LVMH에 의해 대범하게 현실화되었고 그 꿈은 계속 팽창되고 있다. (165)


프랑스 사치산업의 성공은 프랑스적인 가치 창조에 있다. 가징 프랑스적인 것이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국제적 취향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고유한 것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잘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

- 콜베르위원회 대표 블랑케르 - (170)


사치산업이 프랑스를 기반으로 발전한 이유는 프랑스의 귀족적 생활양식이 세계 시장에서 특별한 고객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곧, 삶의 양식을 상업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프랑스의 사치산업은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문화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171)


젊은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며 사업 수완을 다양하게 실험해 본 베르나르 아르노의 세계화를 백남준에 비견해 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기술과 아이디어라는 보편적 수단을 통해 가장 특수한 문화적 콘텐츠를 표현해냈다. 또한 그들의 성공은 빌려올 수 있는 것(수단)과 빌려와서는 안 되는 것(내용) 사이의 중대한 차이와 경계를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한국적인 삶과 생활을 세계에 소개할 수 있고 팔 수도 있다는 점이다. (171)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염두해 두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문화를 상품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것이 상품화되는 순간 문화 자체의 비물질적 매력이 파괴될 수 잇다는 사실이다. 문화적 가치관과 철학을 조화와 균형의 잣대로 사용해야만 한다. 가치와 원칙을 바탕으로 한 자기 성찰과 절제 없이는 그 어떤 수단도 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171/172)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1장. 사람을 남겨라

사람에게 공을 들여라. 그것이 핵심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의 전략과 문화를 분석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로자베스 모스 캔터는 중요 무형 자산을 3가지로 정리했다. 그녀는 이것을 ‘3C'라고 부른다. 218)


첫째는 개념(concept)이다. 아이디어와 기술을 칭한다.


둘째는 역량(competence)이다. 완벽하게 사업을 수행하고 실천하는 능력,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것은 학습의 결과물이다. 여기서는 인간의 두뇌와 더불어 가슴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꿈, 열정, 몰입, 헌신 같은 뜨거운 경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셋째는 연결(connection)이다. 이것은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의 능력을 확장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조화와 협력이 중요한 대목이다. 코리아니티는 ‘관계’의 작동원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219)


지식사회에서 경쟁력의 핵심인 3가지 무형자산은 결국 사람의 정신적, 정서적 활동에서 나온다. 기술은 특허권으로 보호되며 지적재산권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새로운 개념과 아이디어는 무료다. 누구나 창조할 수 있고, 빌려올 수 있고, 모방할 수 있고, 변형할 수 있다. 생각은 자유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누구의 아이디어든, 어느 나라의 아이디어든 그것이 훌륭한 대안이라고 생각하면 배워올 수 있고 우리의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다. (220)


어떤 전략이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늘 도전적인 과제다. (220)


아이디어는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잘 활용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의 것이다. 그 점에서 아이디어는 범세계적이다. 그러나 아이디어의 실현에는 국경이 있다. 이 점에서 아이디어는 또한 국가와 문화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다. (220)


경영은 기존 산업에서 경쟁하여 승리하거나, 차별성을 강화하여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번영하는 전략적 이동과 실천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서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이 있다. 전략도 아이디어와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는 국경이 없으나 실천에는 국경이 있다는 점이다. (221)


전략은 현실이며 생활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221)


현실에서 통하는 전략이란 단순 명료한 것이다.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필사적으로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 잭 웰치 - (221)


실천이 중요하다. (222)


한국 기업의 실천력은 코리아니티에서 나오고, 코리아니티는 우리가 받은 가장 실천적 유산이다. (222)


코리아니티는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공유의식이며, 정서적 공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인 다수의 마음, 다수의 정신적 자세, 이것이 코리아니티다. (223)


모든 문화에는 ‘침묵의 영역’이 있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 속에 살아 있는 신념과 정서다. (223)


우리의 인제정책은 창조적 소수를 빛나게 하고, 건실한 다수의 자부심과 건강함을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223/224)


코리아니티란 본질적으로 한국인 다수가 가지고 있는 내면적 일관성이다. 그러나 그것은 고착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환경과 조건에 따라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코리아니티의 창조가 중요하다. (224)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 사람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말은 참 멋있다.

사고팔고 이해를 다루는 영역에서도 인간다운 위대한 정신이 살아 숨쉬기를 바란다. (225)


더욱이 인간이 경쟁역의 원천이 된 지식사회에서 우리는 인간 중심의 원칙과 도가 살아 있는 경영에 대한 목마름을 느낀다. ‘관계’를 통해 핵심 역량을 가진 사람들의 열정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225)


21세기는 효과성과 재능의 시대이다. ‘전략적 변곡점’이 존재한다. 성공과 좌절의 분기잠 말이다. 이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에는 ‘사람’이 있다. (227)


코리아니티 인재경영은 단 한 가지 믿음에서 시작한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전제를 진실로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말과 신념의 차이는 믿음이다. 정말로 믿는다는 말은 인재를 선발하고 계발하고 유지하는 일을 경영의 가장 우선적 가치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228)


사람을 얻고 사람을 남기려면 2가지 기본 태도가 중요하다. 첫째는 사람에게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다. 둘째는 비즈니스가 정치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29)


자부심은 자신이 하고 싶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부여받았을 때 최고로 배양된다. (231)


직원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적절한 곳에 배치해서 그 재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도록 하는 기업이 훌륭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231)


재능은 지식이나 기술과는 다른 개념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기술이나 지식은 가르칠 수 있지만 재능은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이다. (231/232)


훌륭한 기업은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채용하고, 가치를 강화하고, 직원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적극적 자원을 제공한다는 명료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그들이 실천하고 있는 인사관리의 핵심이다. (233)


나는 유능함이란 어울림이라고 생각한다. 일과 자신과의 어울림, 회사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의 어울림, 세상의 기준과 자신의 기준 사이의 화해 같은 것을 유능함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236)


누가 더 유능한가 하는 질문은 위험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일에 그 사람이 ‘적합한’ 사람인가를 묻는 것이다. (236)


함께 일함으로써 최대의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한다. (237)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 - <맹자>

이 말은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지름길에 연연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비결이다. (246)


팀원을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하고, 가지고 있지만 발휘되지 않은 것,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을 활성화하면 위대한 팀을 반들 수 있다. 재능이란 종종 숨어 있기 때문이다. (249)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적합한 배움과 기회를 제공하여 열정을 이끌어내고,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사람을 배치하여 적합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경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훌륭한 경영자와 리더가 실행에 옮겨야 할 과제이다. ‘사람’은 경영자가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여 집중할만한 훌륭한 투자처다. (249)


2장. 직원을 기업가로 만들어라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의 함정

비즈니스란 결국 관계, 고객화, 대응성을 파는 일이다. (257)


코리아니티의 가장 큰 특징이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나’를 실현해가는 여정이며, 좀 거칠어 보일 만큼 강한 생명력과 역동성이다.

‘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의 특별함이다. (258)


관리자에서 커리어 스폰서로 도약하라

지금은 인재와 전문인들의 시대다. 천재는 ‘운명으로부터, 신으로부터 최고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일지 모르지만, 인재는 만들어지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74)


3장. 상생과 수평의 기업문화

일과 개인생활의 조화

일과 가족, 커리어와 개인적 삶은 어느 것을 선택하고 어느 것을 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선택은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조화와 균형은 중요한 것들 사이에서 둘의 모순적 관계를 상생시키는 것이다. 삶에서 중요한 것들, 예를 들어 일, 가정, 친구, 배움 등은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것들은 삶을 받치는 기둥이어서 버리는 순간 삶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296)


모순을 품고 그 조화와 균형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마음가짐과 훈련이 21세기 한국의 가장 강력한 내면적 에너지일 것이다. (298)


종신공용과 성과주의

달인이란 한 분야의 한계를 확장한 고수를 말한다. 이들은 그 분야의 전통적 방법을 익혔을 뿐 아니라, 거기에 자신의 특별한 비법을 더한 사람들이다. 전문가란느 표현이 ‘편협한 깊이’라는 뉘앙스를 감추지 못하는 반면, 달인이라는 말은 경계를 넘나드는 모호함이 매우 돋보이는 표현이다. 재미있는 것은 ‘영역이 모호한 깊이’가 바로 지금의 인재상을 가장 적절하게 함축한 단어일 수 있다는 점이다. (310)


정보사회에서는 폭넓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아는 것이 힘이다. 말하자면 노웨어(know-where)가 중요하다. 그러나 지식의 시대에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앎의 깊이가 중요하다. 노하우(know-how)나 노와이(know-why)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정보와 지식이 결합한 복잡화 시대에는 이것저것 두루 알면서도 그 가운데 한 가지 일에는 전문가이며, 동시에 다른 한두 가지 분야에도 제법 식견이 잇는 준전문가 수준의 멀티테스커들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310)


여기에 글로벌 시대가 가진 특성을 반영한다면, 자국의 문화뿐 아니라 다른 문화에 대한 감수성과 식견을 자신의 전문성 속에 담아둘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310)


지금은 전문 분야와 전문 분야를 융합하고, 직업과 자신의 내면적 역량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차별성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312)


새로운 인재들은 공통적 특성을 가진다.

첫째, 자신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가장 중요한 지적 재산으로 먼저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 취미를 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원하는 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특화함으로써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자신의 내면적 특성을 세상이 원하는 방식으로 구현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유일함을 aanrl로 삼는다.


셋째, 매일 학습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날마다 새로운 실험과 모색을 하는 것뿐이다. 이들은 평생학습의 길을 걸음으로써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유지한다.


넷째, 자신의 욕망과 기질 그리고 경험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어내는 데 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직업을 계승하기보다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직업 창조자의 역할을 즐기는 것이다. (312/313)


지극히 평범한 개인들이라도 자신의 강점을 재발견하고 계발한다면 세상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이것이 이 시대의 메시지다. 세상이 만들어주는 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세상에 참여한 사람들, 그 주역이 바로 한때 평범했던 우리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어제의 나에 갇히지 말자. 연결하고 특화하여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자. 이것이 스스로를 고용하는 원칙이며,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최상의 전략이다. (313)


가장 커다란 전략, 어진 상술

역사를 이해하면, 운동과 변화를 설명하면서도 인간 사회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불변의 요인과 원칙을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는 장점을 얻을 수 있다. 구체적인 사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역동적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는 요소와 질서를 발견하는 것은, 안정된 지식체계를 제공함으로써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것이 역사를 배우면서 얻는 훌륭한 보상이다. (332)


윤리의식이 없는 돈벌이는 재앙이다. 부와 청빈은 같이 가야 하는 덕목이며, 이익과 정의는 함께 다루어져야하는 ‘조화로운 갈등’ 관계에 있다. 선비정신은 청빈과 기개라는 한국적 윤리성의 정신적 뿌리이다. 기억하자. 선비들은 명분과 실리를 조화시키기 위해 애썼다. 그렇지만 이익이 있을 때는 그 옳고 그름을 따져 불일치가 생기면 언제나 명분을 따랐으며, 그것이 선비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법도라고 여겼다. 돈을 추구하되 그것이 올바른 방법을 통하지 않으면 경영자로 살아남을 수 없다. (352)


수평적 관계 고리를 강화하라

관계의 수평화를 진작시킨다면 한국인들은 수직적으로는 연장자들에게서 지혜를 얻고, 수평적으로는 동료들 사이에서 매우 자유롭고 다양한 모색과 실험을 즐기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간의 수직적 작동방식을 수평적 작동방식으로 보완하고 강화함으로써 적절한 균형을 이루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창의력, 상상력, 실험과 모색, 현장의 목소리, 융통성, 열의와 몰입은 수평적이고 자발적인 환경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357)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 중국의 학자 이탁오 - (358)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 되는 관계’ (358)


코리아니티의 하나인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를 정착시키고, 배움에 대한 역동성을 자극함으로써 ‘우리 속의 나’라는 공동체주의 속의 개인주의를 십분 발휘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361)


변화는 늘 ‘사고의 혁명’에서 비롯한다.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그 생각을 담아내는 그릇이 바로 언어다. 언어는 우리의 가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투사하는 상징이며 기호다. (370)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가장 중요한 코리아니티는 그 사람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친절한 마음에서 나온다. 솔직한 인정과 긍정적인 애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377)


‘격려하다’라는 뜻의 영어단어는 ‘encourage'이다. 이 단어 속에는 라틴어로 심장 또는 마음이라는 의미를 가진 ’-cor-'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 그러니까 격려한다는 뜻은 심장을 주거나 마음을 준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서 단순히 말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뜻이다. (378)


격려의 또 다른 기본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사람 개인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그가 하고 있는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다. 안 만큼 이해하고 그 사람이 자기다운 장점으로 빛날 때 감타하는 것, 이것이 칭찬이고 격려다. (380/381)


자기만의 애정 표현방식을 찾아내는 것은 살면서 우리가 터득해야 할 가장 주요한 과제다. 자신의 매력을 믿고 다른 사람을 향해 마음을 여는 것이 마음을 전하는 격려의 기본자세라고 할 수 있다. (381)


에필로그 - 세계를 받아들이고 내 것을 활용하라

지금 코리아니티(Coreanity)가 중요한 단 하나의 이유를 대라면, 그것이 세계화 시대 차별화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389)


모순되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동양의 인문학적 지혜 위에 뿌리를 두고 독자적인 문화를 이루어 온 한국은 언제나 음과 양의 상극과 모순의 공존을 다루어 왔으며, 그것이 상생의 원리로 진보해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390/391)


두려움 없이는 진정한 용기도 없다. 두렵지만 무릎을 꿇지 않는 자들이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도전하고 실험하고 모색하고 혁신한다. 그리고 성공한다. (391)


이미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문화적 특성을 강점으로 전환함으로써 강력한 현장 실천력을 가진 강점경영이 절실히 요청된다. 나는 이것을 ‘코리아니티 경영’이라고 불러보았다. (392)


한국의 자산은 한국인밖에 없다. 한국은 사람밖에 없는 나라이며, 인적자원을 가지고 경쟁하여 먹고살고 번영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기본 가정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21세기가 ‘사람의, 삶에 의한, 사람을 위한’ 세기라는 점이며, 따라서 우리는 역사의 어느 순간보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다. 한국인에게는 사람이 바로 블루오션인 것이다. (392)


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특화된 차별성은 경쟁의 공간을 넘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는 독점적 세계를 창조한다. 다른 사람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특수성, 이 특수성의 보편적 가치화가 바로 우리가 가야 할 세계화의 전략적 방향이 되어야 한다. (392)


한국은 아시아와 유럽,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의 다리가 되고 길이 되어야 한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장소, 화해의 공간, 두 문명의 길과 다리로서의 역할에서 차별적 틈새를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일에 적합하다. (392)


결국 성공의 축은 2가지이다. 하나는 세계를 향해 항상 열려 있어야 하며 세계적 수준의 배움에 늘 배고파해야 한다는 점이다. 곧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가 하나의 날개이다. 또 다른 성공의 축은 그 반대편에 있다. ‘우리’라고 하는 수수께끼를 풀어냄으로써 자신이 가진 차별적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개성을 살리고 특화하여 우리의 매력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곧 ‘한국적 특수성의 보편화’가 또 하나의 날개이다. 이 두개의 날개를 통해 한국은 세계적 보편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이 지금 코리아니티 경영이 필요한 이유이다. (393)


평설

‘애정이 있는 객관성’ 나는 이것이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구본형 (396)



3. 내가 저자라면


코리아니티(Coreanity)란 무엇인가?


나는 세계를 유혹하는 이 부드러운 힘을 ‘코리아니티(Coreanity)’라는 영문 신조어로 표시하려 한다. 코리아니티는 다수의 한국인이 공유한 문화적 동질성을 뜻한다. 코리아니티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한국인 대다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일상에서 지키면 편안하고 지키지 않으면 불편하며 의외가 되는 가치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 정서, 나는 이 복잡한 덩어리를 코리아니티라고 부른다. 코리아니티는 한국인 다수의 정신적 기상도이며 문화적 DNA다. 코리아니티의 번역어는 ‘한국성(韓國性)’일 것이다. (P12)


‘코리아니티’ 한국인 대다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 그렇다면 나의 일상을 구성하는 나의 코리아니티는 어떻게 정의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나의 코리아니티 1 - 창의적 개인 


지극히 평범한 개인들이라도 자신의 강점을 재발견하고 계발한다면 세상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이것이 이 시대의 메시지다. 세상이 만들어주는 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세상에 참여한 사람들, 그 주역이 바로 한때 평범했던 우리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어제의 나에 갇히지 말자. 연결하고 특화하여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자. 이것이 스스로를 고용하는 원칙이며,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최상의 전략이다. (P313)


호랑이는 홀로 다닌다. 자유다. 홀로 자유를 지킬 만한 힘과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정신적 고립을 극복한 동물이다. 홀로 자유로이 지낼 수 있는 동물이다.

마찬가지로 창의적인 개인은 세상의 패러다임에 도전하고, 이질성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힘이다.

- 변경연 홈피 구본형 칼럼 ‘호랑이처럼’ 중에서 -


나에게 남다른 소질과 재능이 있음을 알고 나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진정한 재능은 일을 하면서 지루해하지 않아야 하고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하며 독립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의성을 표출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맹렬하게 달려드는데 우선은 좋아하니까 그렇겠지만,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자신을 믿고, 뭐든 스스로 느끼고 경험하며 홀로 설 수 있는 자신만의 질서를 갖춘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창의적인 개인이 되려면 표면적인 성공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며 쉬운 길을 거부하기도 해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 모험도 감수해야 한다. 누구나 아는 기존의 공간으로 들어서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영역,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의 영역, 창의적 발견이 가능한 영역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자신의 탁월함을 펼칠 수 있는 분야, 기회가 빈번하지 않은 희소성이 있는 분야를 찾아 나만의 개성, 자신만의 창의성을 표출해야 한다.


나는 나의 눈썰미를 키우고 늘 뭔가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다. 나의 작업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독특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내게 적당한 시기가 찾아왔을 때 그 경험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나의 개성, 최고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 올리면서 나의 재능과 능력을 가다듬어 놓아야겠다.



나의 코리아니티 2 - 창조적 소수와 함께 하는 삶


한국인들이 ‘우리 속에 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정확한 관찰이다. 한국인들은 ‘우리’라는 집단 속에 자아를 심어두는 데 익숙한 문화적 DNA를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우리’와 ‘나’, 공동체와 개인이라는 2가지 속성을 다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P98)


코리아니티의 가장 큰 특징이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나’를 실현해가는 여정이며, 좀 거칠어 보일 만큼 강한 생명력과 역동성이다.

‘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의 특별함이다. (P258)


나는 올해 사자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창조적 소수, 그들과 깊이 만나고 멀리 가기 위한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나는 내 마음 속 깊은 곳의 ‘나’를 완전히 표현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혼자서 개척해나가는 삶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내 스스로가 노력하여 만든 온전한 나만의 것을 ‘우리’와 나누고 싶은 마음, 내 인생이 좀더 큰 무엇인가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늘 해왔다.


내가,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쪽으로 자신의 인생을 끌어갈 수 있는 자유를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밥벌이를 해결할 수 있고, 창조적 소수, 그 관계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


비슷한 기질, 생각, 공통의 가치관, 꿈,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이들이 마치 자석이 끌어당기듯 무언가 알 수 없는 끌림에 의해 모여들었다. 저마다 자신들을 흥분시키는 아이디어를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쏟아내고 불꽃 튀는 열정으로 이를 실현할 자유를 누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 되어 배우고자하는 분위기, 자신과 무리의 비전을 믿고 미래를 창조해나가는 창조적 소수가 되기를 기대한다.


창조적 소수, 이 시대의 강력한 블루오션이자 새로운 삶의 모델, 그 씨앗이 충분히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에게는, 우리에게는 우리의 잠재력을 믿어주고 그 믿음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황금의 씨앗을 심어준 사부님과 창조적 소수, 그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코리아니티 3 - 내 삶의 태도 ‘배움’


셋째, 매일 학습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날마다 새로운 실험과 모색을 하는 것뿐이다. 이들은 평생학습의 길을 걸음으로써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유지한다. (P312)


나는 판에 박힌 일, 반복되는 일상을 지루해하는 사람이다. 배우면서 하루하루가 새로워지는 삶을 동경한다.


나에게 있어 배운다는 것은 어쩌면 인생을 제대로 살아나가고 있다는 증거이자 책을 통해서건 사람에게서 건 직접 간접으로 경험해보고 그 중요함을 마음에 새겨보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소중한 일상이다.


정말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 진정한 나, 이상적인 나 자신이 되어가는 배움의 과정을 하루하루 밟아 나가는 삶 속에서 나에게는 매일 새로운 기회가 있고, 어제의 일로부터 배울 것이 있으며, 조금씩 나아지는 삶을 살수 있을 것이다.



나의 코리아니티 4 - 내 삶의 조화와 균형


일과 가족, 커리어와 개인적 삶은 어느 것을 선택하고 어느 것을 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선택은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조화와 균형은 중요한 것들 사이에서 둘의 모순적 관계를 상생시키는 것이다. 삶에서 중요한 것들, 예를 들어 일, 가정, 친구, 배움 등은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것들은 삶을 받치는 기둥이어서 버리는 순간 삶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296)


모순을 품고 그 조화와 균형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마음가짐과 훈련이 21세기 한국의 가장 강력한 내면적 에너지일 것이다. (298)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나에게도 일은 중요하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덕분에 일에서 얻을 수 있는 흥분과 성취감도 맛보았고, 짬짬이 여행도 할 수 있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는 멋진 경험을 하기도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과 돈이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있어 일이 소중한 것은 무엇보다 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그래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 것이다. 또 내가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나만의 개성을 불어넣고 거기에 열정을 쏟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는 데 방해가 될 정도로 일을 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 살면서 마땅히 추구해야 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내가 일을 하는 건 내 인생을 살 만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더 좋은 인생을 만나기 위해서다. 새로운 인생을 꿈꾸기 위해서다.


일에 너무 지나치게 치우치다보면 사랑에 대해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과 사람을 두고 고민하는 어리석은 선택 따위는 다시 하지 않을 거다. 일이든 사랑이든 그것이 나의 삶과 멀리 떨어진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여유를 가질 것이다. 살다보면 나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운명 같은 것도 존재하지만 일과 사랑, 더 이상 내게는 갈등을 일으키고 선택을 요구하는 모순적 관계가 아니다.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는 나의 삶이다. 내 삶의 조화와 균형, 나는 앞으로도 이걸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IP *.40.2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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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별이
2009.12.28 12:14:08 *.98.147.106
ㅍㅎㅎㅎ 네 북리뷰에 조연으로 떠억~하니 출현하다니 영광이로소이다! ㅎㅎㅎ
(첨엔 열다 깜딱 놀랐쓰~ ㅋㅋㅋ).

근디 니캉 내캉 피 같은 거 맞네. 약속이나 한듯 따부님께 핀지쓰고. 캬캬캬.

지난주에 한 말씀해주시니, 바로 물흐르듯 써내려가다니, 참으로 몬말리는 제자군. 몬말려~~

무릎까지 파여가며 애썼어. 첨엔 저 신화없이 잘 살아요~ 하더만. ㅋㅋㅋ

끝가지 함께해서 행복했고, 덕분에 그눔의 "깊이"라는 단어를 내도 상당히 "깊-----------------이" 연구중이시다 ㅎㅎ
내년에도 나랑 잘 놀아줘잉~! 따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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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2009.12.29 09:06:04 *.12.20.43
뭐야.  넘 감동적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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