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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4일 10시 07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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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A. 존슨 지음 │ 고혜경 옮김

동연

Ⅰ. 저자에 대하여

Robert A. Johnson은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융연구소에서 수학한 미국의 정신분석가이자 심리학자이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강연자이면서 수많은 책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존슨은 꿈과 신화의 세계를 존중하고 무의식의 메시지를 따르는 삶이 얼마나 경이와 신비와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게 되는지, 그리고 또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영성적인 자세로 산다는 것이 어떤지를 전 생애로 보여주는 산 증인이다.

저서로는 『남성 (He)』, 『여성 (She)』, 『우리들 (We)』, 『내면작업 (Inner Work)』,『엑스타시(Ecstasy)』, 『여성성의 상실과 회복 (Femininity Lost and Regained)』, 『자신의 그림자 받아들이기 (Owning One's Own Shadow)』, 『변형 (Transformation)』, 『천상의 여인과 함께 누워 (Lying with the Heavenly Woman)』, 『하늘과 땅 사이의 균형 찾기(Balancing Heaven and Earth)』, 『충만함(Contentment)』 등이 있다.

그의 최신작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는 융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어두운 존재, 그림자를 탐구한 심리분석서이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신화, 괴테의 '파우스트', 남미와 동유럽의 민속신앙, 중세의...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융연구소에서 수학한 미국의 정신분석가이자 심리학자이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강연자이면서 수많은 책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존슨은 꿈과 신화의 세계를 존중하고 무의식의 메시지를 따르는 삶이 얼마나 경이와 신비와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게 되는지, 그리고 또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영성적인 자세로 산다는 것이 어떤지를 전 생애로 보여주는 산 증인이다.

Ⅱ. 내 마음에 들어 온 글귀

로맨틱 러브는 단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랑에 빠져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아주 특별한 심리학적 현상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의미를 상대를 통해서 드러났다고 믿는다. 드디어 잃어버린 반쪽을 찾은 듯하고 삶이 완전해 졌다고 느낀다. 갑자기 평범하던 삶이 높이 고양되어서 온전해진 듯하다. 초인적인 강렬함도 맛본다. 이러한 느낌이 들 때,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p.9

사랑에 빠졌을 때 황홀경을 맛본다 할지라도,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은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것과 헌신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다는 데 대한 짙은 외로움과 소외감과 좌절감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p.10

심리학적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우리자신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진실하게 로맨틱 러브를 삶에서 실현한다면 이것이 우리 의식의 길을 열게 될 것이다. p.11

로맨틱 러브는 서양사에 등장한, 진실로 압도적인 심리학적 현상 중 하나이다. p.12

우리는 로맨틱 러브를 지속되는 인간관계로 전환하기보다는 아주 빈번하게 비극으로 끝내게 됨으로써 소외감만 가중시켜 왔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이 로맨틱 러브의 이면에 있는 심리학적 동력을 이해한다면, 그리고 의식적으로 로맨틱 러브를 다루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면 관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될 것이다. p.13

한 남성이 먼저 남성성을 얻기 위해 분투하고, 여성성을 의식화하려 애쓰고, 사랑과 관계를 다루고자 고뇌한다. 기쁨과 열정과 로맨스의 고통으로 타들어가는 남성 내면 내면에서 일어나는 충성과 갈등의 힘들을 보게 되고, 내면의 갈등 사이에서 찢겨지고 있는 남성을 그려 준다. p.14

진솔한 마음으로 로맨틱 러브를 깊이 성찰하는 행위는 남성과 여성 모두를 위해서 분명 영웅적인 여정이 될 것이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로맨틱 러브의 아름다움과 잠재력을 이해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우리가 무의식적 차원에서 간직하고 있는 모순이나 그릇된 이해도 바라보게 만들 것이다. 영웅의 여정에는 언제나 어두운 골짜기로 인도되어 어려움에 직면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우리가 이를 인내한다면 새로운 의식의 가능성을 찾게 될 것이다. p.14

이러한 신화들은 우리를 전율하게 만들고 정신을 고양시킨다. 우리를 자아에 머물러 있는 협소함에서 끌어내어 숭고한 업적이나 천상적 열정, 그리고 마술이 가능한 영역으로 우리 정신의 터전을 확장시킨다. p.22

신화는 역사적으로 특정한 시기에 민족 전체가 꾸는 집단적인 꿈이다. 마치 인류 전체가 함께 꿈을 꾼 것처럼 집단의 꿈인 신화는 시와 노래와 이야기의 형태로 등장한다. 즉각적으로 문화 안에서 표현양식을 찾음으로써 인간의 행동이나 태도로 신화가 드러나게 된다. 실질적으로 신화는 일상에서 요구되는 표현의 길을 찾아 준다. p.23

이 신화는 서구인들의 정신이 진화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로맨틱 러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드러내 준다. 로맨틱 러브를 의식적으로 살아내는 법을 배울 때만 의식 진화의 한 단계를 넘어가게 될 것이고, 온전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심리학적으로 로맨틱 러브가 제공하려는 교훈이자 힘이다. p.24

광활한 무의식의 바다에서 에워싸인 이 조그마한 자아의 섬은 숭고하고 고상한 임무, 즉 특별히 살아내야 할 운면을 지니고 있다. 진화에서 자아의 역할이란 의식이 진정으로 온전한 자기를 반영할 때까지 점점 더 많은 무의식을 의식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p.26

로맨틱 러브는 가면이고, 그 이면에는 새로운 가능성들이 강력하게 포진되어 숨겨져 있다. p.26

Ⅰ부 트리스탄, 탄생부터 위대한 기사로 자라기까지

1. 블랑시플레르

심리학적으로 현대는 트리스탄이 탄생한, 또 이 신화가 탄생한 12세기에서 비롯된다. 인류 역사상 12세기는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현대인의 마음의 씨앗이 이때쯤 뿌려졌고, 현재 우리가 지닌 태도나 가치, 갈등과 이상 등은 이 씨앗으로부터 싹이 터 자라온 것이다. 한 그루의 나무가 거목이 되려면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조금씩 자라야 하듯, 집단의 심리도 세기를 거듭하는 동안 서서히 성장한다. 괄목하리만치 진화하는 집단의 정신을 이야기할 때, 천 년이란 세월은 과히 긴 시간이라고 말할 수 없다. p.44

이 말은 삶에서 여성성을 대변하는 사랑, 정서적인 관계, 내면화, 직관, 서정적인 경험이 소멸되었다는 뜻이다. p.45

심리학자 칼 융은 인간 정신은 양성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간은 예외 없이 여성성과 남성성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남성과 모든 여성은 양면의 풍요로움과 양면의 특질과 양면의 가능성과 양면의 힘을 내포하는 온전한 심리학적 구조를 타고난다. 인간의 정신은 자연히 상보적인 두 대극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두 극이 바로 여성성과 남성성이다. 따라서 정신은 남성성-여성성의 연합인 것이다. 이 온전한 정신에서 어떤 특질은 ‘남성적’으로, 그 반대 특질은 ‘여성성’으로 간주한다. p.46

우리 각자의 내면에는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이 두 가지 특질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전일성을 획득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온정한 전체를 표현할 수 있는 용어를 융은 ‘자기self'k고 했다. p.47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란 , 우리 내면에 이렇게 분리되고 갈등하는 부분들을 의식화하고, 이 부분 부분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원시적인 통합을 일깨우는 것이다. 자기라는 온전한 통합은 심리학적 진화의 원대한 목표이자 우리의 가장 심오한 바람이다. 이런 가능성이 바로 남성성-여성성이라는 정신의 이중적 특질로 드러난다. p.48

블랑시플레르가 죽어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리오네스처럼, 서양인에게서 여성성의 영혼이 빠져 나간다. 그녀는 아일랜드나 다른 신비의 땅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무의식의 땅으로 들어가서 언젠가는 인간의 삶으로 되돌아올 적기를 기다리고 있다. p.50

트리스탄처럼 우리는 모두 슬픔의 자식들이다. 비록 외견상 현대인은 모든 것을 다 누리는 듯이 보이지만 내적으로 곤궁의 자녀들이다. 인류 역사상 현대인만큼 외로움과 소외감으로 고통을 겪고 가치에 대한 혼란을 겪는 신경증적인 사람들은 존재한 적이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모루채 같은 강한 힘과 전자 크기 정도의 미세한 정밀함으로 자연을 지배해 왔다. 역사상 선례가 없는 엄청난 부를 축적했지만, 우리 가운데 자기 자신과 평화를 유지하면서, 인간관계에서 안전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아주 극소수이다. 대다수의 우리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 그리고 사랑과 관계를 찾아 떠다니고 있다. p.52

인간 정신에서 가장 강한 힘을 지니는 부분이 완전함과 전일성과 균형을 추구하려는 욕구이다. p.55

3. 의식의 섬, 신의 바다

정신에서 아직 우리가 탐험해 보지 못한 신비로운 심연에 대한 향수이자, 각자의 영혼 안에 감추어져 있는 잠재력에 대한 향수이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고 살아보지 못했고 상상해 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동경이다. p.58

4. 검과 하프

이 지점에서 우리는 신화가 제공하는 엄청난 역설을 직면하게 되는데, 남성의 자아는 여성성과 평화를 유지하기 전에, 그리고 여성성과 남성성이 혼인을 하기 전에, 먼저 몰홀트와 전투부터 해야 된다. 남성은 먼저 내면의 여성이 일으키는 원시적인 힘에 대항해 자신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 남성성의 자아를 충분히 계발하고 나서야 강력한 내면의 여성성에 접근할 수 있다. p.67

Ⅱ. 사랑의 와인에 취한 트리스탄

5. 사랑의 묘약을 맛보다

로맨스가 사라진 뒤에도 사랑이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어떤 사랑이 이런 가치 있는 단계에 머물게 하는가? 이런 것을 상상한다는 게 현대인에게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종종 로맨틱한 관계에서는 결핍된 무엇인가가 있을 수 있는데, 사랑, 관계, 안정감, 약속 같은 단어들이다. p. 84

로맨스는 무엇인가 독특하고 무엇인가 현실적이지 않은, 그 나름의 고유한 실체이다. 여기가 바로 우리가 탐험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로맨틱 러브는 사랑이 아니라 사랑에 관한 복잡다단한 태도인데, 순전히 비자발적인 감정과 관념과 반응들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우리는 트리스탄처럼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나서야 우리가 사로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p.85

마법의 와인을 마시자마자 트리스탄이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이러한 숭배이다. 트리스탄이 응시하는 것은 이졸데가 아니라, 트리스탄에게 상징적인 어떤 신적이고 우주적이고 초월적인 것을 체현한 한 여인이다. p.86

남성들에게 이런 여인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이 여인은 블랑시플레르이고, 아름다운 이졸데이고, 프시케이고, 베아트리체이고, 줄리엣이다. 신성을 지닌 원형적 여인인 것이다. p.87

우리는 여전히 로망스의 근본적인 심리학적인 패턴을 갈구하고 있다. 상대 여성에게서 그 여성보다 훨씬 크고 완전하고 신적인 어떤 상징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육체적인 매력과 일상의 사랑을 넘어 모든 열정의 영감이 되는 숭배의 대상이기를 꿈꾼다. 로맨스에서는 영성적인 세계의 열렬함과 경이감 그리고 감내하기 어려운 찢기는 이별의 아픔을 추구한다. p.88

로맨틱 러브의 영감 안에는 우리 영혼에 울림이 되는 심리학적 진실이 숨어 있으며, 우리 인간이 최상이면 어떠한 상태일지, 우리가 온전함을 획득하면 어떠할지에 대한 감각을 자극해 준다. p.90

이 사랑에는 우리 각자의 내면에 있는 가장 고상하고 사랑스럽고 숭고하고 의존할 만한 그 무엇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p.90

이전에 우리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었으나 이제는 연금술사가 되어야 한다. 와인을 분석해서 약초와 주술을 증류해 낼 것이다. 그 다음에, 우리 각자의 내면에 혼합되어 있는 놀라운 힘은 어떤 것인지, 인간의 사랑과 동시에 신적인 사랑의 가능성을 드러내는 이 힘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p.92

6. 마법의 와인

사랑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마치 잃어버린 반쪽을 되찾은 듯 완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갑자기 일상의 세계 그 너머의 차원으로 들어 올려진 듯 삶이 한층 고양된 느낌을 받는다. 모든 것이 강렬하고 초월적이고 장엄하다. 황홀경도 맛본다. 로맨틱 러브에서 우리는 사랑의 노예가 되고, 사랑하는 사람 안에서 삶의 궁극적 의미와 충만함을 찾기를 갈망한다. 결국 사랑을 통해 온전함을 체험하기를 소망한다. p.96

로맨틱 러브에 숨겨진 실체는 영성적인 영감의 문제이다. 서양의 남성이 로맨틱 러브에서 무의식적이고 비자발적으로 추구하는 진실은 바로 자기 자신의 영혼에 있는 내면의 진실이었다. p.101

누군가와 압도적이고 황홀한 사랑에 빠지는 것은 깊은 무의식의 정신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의도적으로 시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감당할 수 있는 강도도 아니고, 더욱이 이해가 되는 것도 아니다. p.105

우리는 누구나 메마르고 한정된 조그마한 자아의 세계에서 벗어나 삶의 황홀경을 체험하고픈 염원을 품고 있다. 그런데 견고하게 짜인 자아의 세계가 파열하고, 자아를 초월하는 것이 바로 ‘종교적 체험’이다. 이러한 종교적 체험은 곧 우리가 갈구하는 로맨틱 러브의 통제 불능 상태에서 맛보는 것이다. p.105

융은 대다수의 서양인들이 의식적으로는 물질적이고 이성적인 것을 믿고 추구하지만, 그들의 꿈과 판타지에는 일찍이 영성생활에 매진하던 사람들이 추구하던 특질을 지닌 상징들이 범람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상징은 자아보다 더 큰 세상에 대한 비전과 전일성의 감각을 불러 일으킨다. p.106

사랑의 묘약을 들이키는 순간, 갑자기 로맨틱 러브를 통해 자연적인 세계에 초자연적인 세계가 침입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온전함을 향한 본능을 완전한 사랑에 투사한 것이 로맨틱 러브이다. p.109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있는 동안, 세상은 이전에는 그 어떤 사람도 줄 수 없었던 빛과 의미로 가득 채워진다. 그렇지만 이 사랑이 깨어질 때는 아무리 폭발적인 영감을 체험했을지라도 갑자기 깜깜해지고 텅 빈 세상을 체험할 수밖에 없다. p.110

우리 인류가 어떻게 영성적인 영감, 즉 신을 향한 충동을 인간관계와 뒤섞었는지 뚜렷이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로맨틱 러브의 신비 이면에 숨겨진 비밀의 지식이다. 매우 섬세하게 그러나 너무 위험하게 마법의 와인에 섞어 놓은 이 강력한 두 에너지를 어떻게 살아야 하고 또 어떻게 존중할 것인가? p.111

7. 아름다운 이졸데

이졸데는 내면세계에 존재하는 영원한 여성성의 상징이며, 남성의 정신에 거주하는 여신으로서, 남성에게 삶의 의미에 대한 감각을 자극하는 아름다움과 완전함의 이미지를 체현하는 존재이다. p.113

남성 내면의 여성성의 원리는 무엇보다도 관계의 원리이다. 아니마는 남성을 어떤 특별한 종류의 관계로 이끄는데, 내면의 자신, 내적세계 즉 무의식의 세계와 관계를 맺게 해 준다. 한 마디로 말해 아니마란, 남성이 자신의 내적 영역과 관계를 맺는 능력을 체현한다. 흥미롭게도 이졸데가 트리스탄을 왕에 대한 충성이나 기사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게 만들듯이, 아니마는 남성으로 하여금 세상과의 관계에서 멀어지게 한다. p.113

여성의 내면에도 남성의 아니마와 대등한 심리학적 구조가 있는데, 융은 이를 아니무스animus라 이름 붙였다. 아니무스는 남성적인 힘으로 체현되는데 여성들의 꿈에 남자로 등장한다. 여성이 아니무스와 맺는 관계는 남성이 아니마와 맺는 관계와는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남성과 여성에게 공통점도 있는데, 그것은 로맨틱 러브를 할 때는 항상 남녀 모두 영혼의 이미지를 서로에게 투사한다는 점이다. 여성은 사랑에 빠질 때, 앞에 있는 남성에게 바로 자신의 아니무스가 투사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남성이 사랑의 묘약을 마실 때 상대 여성에게 겹쳐진 것이 자신의 영혼인 아니마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p.114

남성이 이 여성의 이미지가 바로 자신이고 자신의 내면에 속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이 남성은 로맨틱 러브를 통해 의식을 확장하는 첫 걸음을 내딛게 된다. 이때 남성은 ‘사랑하는 여인은 모두 시간을 초월해서 우주에 편재해 있는 남성의 내면세계에 존재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체현하고, 또 그 에너지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p.118

남성이 가슴 속에 은밀히 간직하는 동기나 욕망, 그리고 살아내야 하는 잠재력으로 남겨져 있는 것들을 직면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는 결코 내적으로 온전해지거나 진정한 충만감을 맛볼 수 없다. 내면의 힘은 끊임없이 각자가 살지 않는 가능성이나 가치에 대해 이해하기를 요구하고 이를 살아가라고 촉구하는데 이것이 바로 삶에서 가장 경이로운 힘이다. p.118

남성은 자기 아니마가 거주하고 있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는 대신, 바깥 세계나 외부의 환경에서 자기 영혼을 위한 자리를 찾는다. 남성은 만나고 있는 상대 여성에게 자신의 영혼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럴 때 남성은 대체로 내면세계의 이상을 상대 여성에게 투사하느라 바빠서 실제 자기와 함께하는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이나 가치는 보지 못한다. p.120

8. 사랑의 묘약과 그 역사

중세의 가부장적 교회는 예전에 존재했던 여성적인 영혼과의 접촉에서 멀어져 있었고, 물질적이고 도그마화 되었다. p.126

관계 지향적이고 품위 있는 감정, 헌신, 영성적인 경험, 아름다움의 추구 등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런 혁명이 마침내 낭만주의로 성장해 가는데, 여성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혁명이 일어났다. 128

남성은 자신이 흠모하던 순수하고 빛나는 여신이 어떻게 완전히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이런 평범한 여인으로 변했는지 의아해한다. p.130

여성들도 마찬가지이다. 직장에서 일을 하고 차 수리를 하고 가정을 지키고 평범한 삶을 사는 남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예전에 구애할 때 자신을 열렬히 숭배하던 그 멋진 기사는 도대체 어떻게 되었는지, 만사가 강렬하고 황홀하고 법열로 가득하던 그 열렬한 나날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 버렸는지 의아해한다. p.130

이것이 우리 모두의 내면에 존재하는 끔찍한 분리 상태이다. 한편으로는 평범한 인간관계와 안정감을 원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무의식적으로 상대가 영혼의 체현이기를 요구한다. 상대가 신의 핵심이나 빛의 영역을 드러내어 우리로 하여금 종교적인 흠모 상태로 살게 만들고 우리 삶을 황홀경으로 채워주기를 요구한다. p.130

분리된 양면이 우리 각자에게 판타지를 일으킨다. 이런 판타지들은 과연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말해 주고 있다. p.131

모든 판타지는 실체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깊은 근원에서 유출되는 상징으로 표현된 실체이다. p.131

대다수의 남성들은 로맨틱 러브가 판타지라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기가 하는 이런 표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인식하지 못한다. 판타지는 그 자체로 진실이다. 판타지를 넘어서 그 이면에 존재하는 진실을 획득해야 한다. 이 실체를 발견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판타지 너머를 보아야 하고 그 상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p.131

9. 기만과 힘

그 내면으로의 여정이 트리스탄을, 눈부시게 아름답고 경이로운 선물과 같은 여인, 아름다운 이졸데에게 데려간다. p.133

우리는 내면의 여성과 외부의 여성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둘의 주도적인 원리는 관계를 맺는 것이다. p.139

여성은 자신의 적에게 칼을 사용한다. 그러나 남성이 검을 거두고 관계를 맺으려 들면 여성도 즉시 칼을 내린다. 공격성이 관계성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p.139

여성이든 남성이든, 여성성은 대체로 현재의 진정한 관계나 애정을 표현하면 지난날의 적의를 내려놓고 과거의 상처를 잊는다. 이것이 여성에게 가장 고상하고 아름다운 본능 중 하나이고, 여성이 삶을 변모시키는 한 방법이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여성의 첫 번째 원리는 관계이고 이는 여성의 본성에서 가장 우세한 주제이다. 무엇보다도 여성은 관계를 위해 산다. p.140

아니마에는 두 측면이 있다. 그 중 한 면은 손에 칼을 들고 남성을 위협한다. 남성의 삶을엉망으로 만들고 강박증이나 신경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로맨틱 러브로 터져 나오거나 투사로 자기표현의 길을 찾는다. 손에 칼을 든 상태의 아니마는 위험한 존재이고 파괴의 여정을 떠날 수 있다. p.140

우리가 누구를 속이려 들 때 그 속임수 안에는 종종 의식적으로 스스로가 인정하지 않으려는 깊은 무의식적인 필요나 욕구가 숨어 있다. 진실을 볼 눈만 있다면 거짓말을 할 때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p.142

기만과 힘을 쓰는 남성의 자아는 스스로 함정에 빠지고, 자기의 심오한 필요를 알지 못하고 자신의 영혼에도 반한다. p.143

3부 마법의 과수원을 헤매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오그린 님. 우리 사랑을 위해서 속죄란 있을 수 없어요. 그렇지만 저를 위해 더 이상 이졸데를 이런 불행한 땅에서 시들게 할 수는 없어요. p.155

여왕이여, 삶이 저를 어디로 인도하든 전령을 보낼게요. 그리고 당신이 청하면 얼마나 멀리 있든지,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있든지 상관없이 곧장 당신에게 달려가겠어요. p.156

헤어져서 이 연인들은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다. 트리스탄은 여러 대양과 섬들과 육지를 떠돌며 슬픔의 나날을 보낸다. p.159

10. 내면세계의 여왕

11. 소나무 아래의 속삭임

이 ‘마법의 과수원’은 내면의 세계이다. 외부세계의 시공간에만 익숙한 사람들은 아직까지 탐험해 본 적이 없는 세계이다. 트리스탄이 사랑의 묘약을 마시기 전에는 이 세계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일단 묘약을 마신 그 순간부터 이 세계가 트리스탄을 사로 잡는다. p.169

현대 남성들의 경우 자신의 영혼의 이미지를 아내에게 투사하면서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전형적일 것이다. 따라서 투사가 사라지기 시작해야 남성은 자기 아내를 고유한 한 여성으로 알아 가게 된다. 이럴 때 남성은 아내를 그 자체로 사랑하고 소중함을 인식하게 되고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아내와 평생을 약속하고 아내 또한 남편과 언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아름다움을 누린다. p.173

12. 모로이스에서 사 년째 되던 해

사랑에 빠질 때 사람들은 누구나 모로이스 숲으로 달아난다. 이럴 때 삶의 초점은 오로지 로맨스의 판타지에 맞추어져 있다. 투사를 통해 마침내 자신을 찾은 듯하고 삶의 온전함을 발견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모로이스 숲에 가두어서 세상과 차단하고, 투사의 안개 속에 갇혀 시간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이다. p.182

예기치 않았지만, 투사하던 여성에게서 투사가 사라지는 순간을 남성들은 종종 상대 여성과의 미몽에서 깨어났다고 표현한다. 상대 여성이 자신의 판타지를 체현하는 존재가 아니라 단순한 인간이란 사실을 알고는 실망한다. 마치 상대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듯이 행동한다. 만일 이 남자가 눈을 제대로 뜬다면 마법이 풀리는 바로 그 순간에 진정으로 상대 여성이 누구인지 발견할 수 있는 황금의 기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시에 자신이 상대 여성에게 투사하고 상대를 통해 살아보려 했던 미지의 자신도 발견할 기회가 주어진다. p.184

13. 수수께끼와 역설

우리는 결국 사랑이란 이름으로 누군가를 만나 서로 응석이나 부리고 있는 노골적인 자기중심주의자들이거나, 혹은 우리 모두가 서구의 낭만주의자라도 된 듯 여겨지기 때문이다. p.215

트리스탄이 그토록 추구하는 아름다운 이졸데가 속한 신적인 세계와, 트리스탄이 무조건 거부하는 흰 손의 이졸데가 사는 인간적인 세계, 이 두 세계를 모두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p.219

14. 지상의 이졸데

흰 손의 이졸데가 상징하는 소위 인간의 사랑은 말 그대로 ‘사랑에 빠지는’ 경험과 다르다. 남성을 위해 지상에 있는 여성을 인간의 방식으로 사랑한다는 의미는, 남성이 투사하는 이상화된 이미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는 남성이 실제 한 여성과 관계를 맺고 상대 여성에게 있는 그대로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p.233

만일 트리스탄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는 흰 손의 이졸데를 거절하지 않고 그녀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트리스탄은 삶의 의미는 내면의 이상을 추구하는 데서만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칼학스의 성에 사는 육체를 지닌 여성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배우게 될 것이다. p.239

15. 고통과 죽음

마침내, 이 지상에서 육체적인 삶을 영위하는 동안에도 신적인 세계를 살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우리 각자는 내면 깊은 곳에 ‘하얀 대리석 성’을 짓고 수천 개나 되는 창문마다 촛불을 환히 밝힌다. 성당에서는 멈추지 않는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 경이로운 궁전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향해서도, 반대편 무덤을 갈망해서도 안 된다. 오로지 각자의 내면으로 향해햐 한다. p.256

16. 이졸데-마야:환상의 춤

Ⅴ. 마무리

사랑이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든, 또 우리가 사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든 상관없이 사랑은 존재한다. 우리가 사랑을 조작하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기적인 행동을 정당화할지라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성질이 사랑에는 존재한다. 사랑은 자아가 원하는 것과 다르고, 우리가 속한 문화가 가르치는 것과도 다르다. 우리가 기대하는 감상적인 거품이나 과장된 엑스터시와도 다르다. 하지만 사랑은 실재한다. 우리 각자의 자아가 요구하는 것이 아닌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준다. p.308

Ⅲ. 내가 저자라면

로맨틱 러브에 대한 융 심리학적 이해 - We는 '인류의 원초적 상징 해석자'라 불리는 융의 심리학을 기반으로 우리 사회에서 대중문화 현상으로 경험되는 로맨틱 러브를 로맨틱 러브의 원형인 '트리스탄과 이졸데' 신화를 통해 로맨틱 러브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탐색을 시도하며 세 가지의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왜 사랑에 빠지는가?’

‘사람들은 왜 로맨틱한 사랑의 환영을 좇아가는가?’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탐색을 통해, 첫 째 로맨틱 러브에 대한 우리의 오해와 편견에 의식의 빛을 비추어 준다. 둘 째, 로맨틱 러브를 향한 우리의 열정을 꿰뚫어 그 안에 잠재되어 있는 인간 내면세계의 성장 단계에서 의미를 찾아낸다. 마지막으로 로맨틱 러브와 인간적인 사랑을 분리해 진솔한 마음으로 로맨틱 러브를 깊이 성찰하는 행위는 진화의 단계를 넘은 온전성을 획득하는 길임을 알려준다.

저자는 '로맨틱 러브'가 영성적인 영감과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전일성을 추구하려는 무의식세계의 요청에 따라 남성은 자기 속의 여성성을 갈망하게 되고 상대 여성에게 자신의 여성성을 투사하게 된다. 이때 남성은 상대여성의 아름다움과 선함에 압도당하게 된다. 상대여성을 통해 경험하는 환희와 갈망은 일상을 초월한 신적인 부분이 포함된 종교적 체험과 너무도 유사하다.

저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신화를 통해 인간의 정신에서 아직 탐험하지 못한 신비로운 심연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중세의 기사들은 가부장적 교회가 잃어버린 여성성을 보전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사랑의 여정을 체험하며 자신이 섬기고 숭배하는 여성을 '영혼의 여인'으로 숭배했다. 즉, 로맨틱 러브는 시작부터 영성적 수련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오늘날의 우리도 로맨스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같은 길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로맨틱 러브와 인간적인 사랑을 분리해 낼 줄 아는 사랑의 연금술사가 되라고 한다. 그리고 이 양자를 살려내는 길을 친절하게 제시하고 있다. 로맨틱 러브는 상대에게 자기 자신의 영혼을 투사하는 것이므로, 신적인 여인은 내면세계로 돌려주고 외부세계에서 만나는 연인은 그 자체로 인간적 사랑을 하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로맨틱 러브를 깊이 성찰하는 행위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의식 진화의 단계를 넘어서 온전성을 획득하는 길임을 강조한다.

IP *.124.157.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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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
2010.01.05 01:25:21 *.12.20.43
오빠 내면의 He와 She가 생각하는 로맨틱 러브는 무엇인지 궁금해지네.
위 3가지 질문에 대한 오빠의 생각도 듣고 싶구....^^ (답을 꼭 해봐.아니 꼭 해야 돼.)
'로맨틱 러브는 가면이고, 그 이면에는 새로운 가능성들이 강력하게 포진되어 숨겨져 있다.' 에 대해 답해보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 될것 같애. 여인들의 가슴을 쓸어 줄 수 있는 로맨스의 가면에 대해 말야.
오빠, 영감이 온대면서... 2번을 받아들이고 4번과 5번으로 할거라며....오빠의 영감으로만 쫘악 써봐....오빠의 영혼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루살이 정신이 담긴......가슴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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