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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0일 22시 24분 등록

Ⅰ. ‘저자에 대하여’

 

김정운 교수. 그분과의 처음 만남은 30대 중반이 훌쩍 넘어선 어느해 분당의 00빵집에서였다. 당시 나는 영업부 직원의 신분으로 할당된 거래처 매출목표를 맞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 때였다. 월마다 다가오는 매출 마감일인 25일이 되면 숨이 막혀왔었고, 수금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날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할 때였다. 무언가 새로운 방향성을 찾을 길이 없을까?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차 펼쳐든 신문에서 우연히 다음과 같은 문구를 보게 되었다. ‘여가 정보학과 신입생 모집’. 여가 정보학과라? 어떤 학과일까? 처음 들어보는 문구에 관심이 동하여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짐에 따른 삶의 질의 향상과 함께 대한민국도 선진국처럼 자연히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여가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고, 그 여가 문화를 선도하는 곳이 여가 정보학과라는 곳이었다.

영업본부장의 협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두드렸지만 역시나 현실의 벽은 두터웠다. 출장 일정과 야간 수업시간이 겹쳐질수 밖에 없기에 출석 일수보다는 결석 일정이 더많았고, 그에따라 논문 패스도 간신히 턱걸이를 할수 있었으니.

이런 인연으로 접하게된 김정운 교수님의 저서를 이제야 읽게 되었다. 간접적으로 학교에서 혹은 대중매체의 브라운관에서 뵙던 모습과는 또다른 형태로 책의 내용은 나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저자 김정운 그는 누구인가?

 

1. 선견

책뒤쪽의 프로필에서 밝힌대로 저자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베를린 자유대학교 심리학과 전임강사를 거친후 한국으로 귀국하여 명지대학교 특수대학원에서 ‘여가 정보학과’라는 특화된 석사 과정을 개설하였다.

현재에도 재미와 놀이라는 문화코드가 대중에게 전반적으로 어떻게 긍정적 작용을 하고 그것이 왜 필요한지가 포괄적으로 접근이 되지 않은 상황인데, 당시로서는 당연히 실험적인 학문으로 인식이 되었었다. 나부터도 여가라는 테마가 연구과제로 선정 된다는 것에 공감을 가지지 못한 상태였기에.

하지만 어쨌든 그는 대한민국 사회에 여가와 ‘휴休’라는 용어를 전파하러 다녔고 문광부와 함께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전개 하였다. 돌아보면 현재의 그의 이같은 유명세는 앞을 내다보는 앞선 선견이 있어서였으리라.

 

2. 다양한 일의 시행과 실행력

책에서 소개 되었듯 하나의 책을 끝내지 않고 여러 책을 한번에 읽어 나갔던 전적이 그의 업무내역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다르게 생각하기와 새로운 것의 시도를 강조하는 스타일이기에 그는 일을 많이 벌려나간다. 하나가 아닌 동시에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시행해 나가기에 함께 호흡을 맞추는 스텝들은 조금은 힘이 들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식으로든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야 만다.

 

3. 대중과의 절묘한 코드 결합

그의 강연을 들어본 사람이나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두가지 정도의 공통점을 느낄 것 같다. 하나는 직업이 교수이면서도 교수라는 이미지가 느껴지지 않는 점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의 내면적 감추어져있던 여러 속성들을 까발리면서도 그것이 천박하지가 않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철저하게 대중과의 접근전에서 너무 튀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뒤에 쳐지지도 않은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본인의 주장을 설파해내는 능력의 소유자. 아마 이런점들이 대중이 그를 찾게 만드는 요인일 것이다.

 

4. 메신저의 역할

저자는 문화심리학자로써의 그의 역할을 저서를 통해 충실히 수행해 나간다. 남자와 여자의 속성, 사회 병페의 문제, 현재의 대중 문화현상의 해설 등 여러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진단을 자신의 언어로써 명쾌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그에대한 독자의 시각은 다양하겠지만 공통적인 사항으로 공감이 가는 것은 역시나 재미라는 화두를 우리가 적절히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기에 그의 이런 메신저로서의 역할이 대중에게 더욱 어필되고 있는 것이리라.

 

 

Ⅱ.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프롤로그 ‘가끔’ 후회하는 남편과 ‘아주 가끔’ 만족하는 아내는 ‘문명文明적 불만’

이다!

-. 이 책은 왜 우리의 삶이 재미없는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지,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은 어디서 오는지, 아니 도대체 희망이 있기는 한지 등에 관한 ‘문화심리학적 해석’이다.

오늘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서로 목소리를 높여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 대부분 경제나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 그러나 아쉽게도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의 문제다. 문화심리학적으로 한국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사는 게 재미없는 남자들’이다. 온갖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구호 뒤에 숨겨진 적개심, 분노, 공격성의 실체는 ‘재미없는 삶에 대한 불안’이다.(p10)

-. 과분할 정도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십대 후반의 철없는 ‘내 이야기’였기 때문이라고 생각. 삶의 재미는 ‘내 이야기’가 있을 때 생긴다. 건강한 사회는 각자의 ‘내 이야기’가 풍부한 사회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 하는 것이다.(11)

 

■ CHAPTER 1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1. 하얀 침대시트에서는 누구나 잘할 수 있다

-. ‘백열등 부분조명’과 ‘하얀 심대시트’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전문 용어로 ‘조작적 정의’라고 한다.(19)

-.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프린스턴 대학의 다니엘 카네만 교수

: 행복이란 ‘하루중 기분 좋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19)

-. 사는 게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은 창조적이며 타인들과 보다 협조적으로 행동한다.(21)

-. 삶이 재미있으면 저절로 베풀게 된다. 삶이 재미없으면 자신도 모르게 관대해진다. 억지로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 더 중요한 것은 재미있으려 노력하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재미는 자신이 유쾌해지는 상황과 느낌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23)

2. 어느 날부터인가, 아내가 아침밥을 해주지 않는다

-. 나는 내 삶에서 아침식사와 아내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그 의미를 깨달았다. 내게 그 착하고 어린 아내는 아침식사의 리추얼(ritual, 의식)로 존재했던 것이다.(27)

-. 사람을 잃으면 슬퍼지는 이유는 ‘함게 했던 리추얼’이 사라지기 때문.

서로 상대방을 만져주는 스킨십과 같은 가장 원초적인 상호작용의 리추얼부터, 상대방을 위해 밥상을 차려주고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로 손잡고 산책하는 일상의 리추얼들은 서로의 존재를 확인시켜준다.

문제는 할아버지의 리추얼은 대부분 할머니와 연관되어 있는 반면, 할머니의 리추얼은 할아버지 없어도 가능한 것이 많다는 사실.(28~29)

-. 정서적 경험이 꼭 일상을 벗어나야만 가능한 것은 절대 아니다. 내 일상에서 즐거운 리추얼을 다양하게 개발하면 된다. 특별한 느낌과 의미를 부여하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우리의 삶은 즐거워진다. 즐거운 정서적 경험이 동반되는 까닭(30)

-. 잊지 말자. 나이가 들수록, 사소하지만 즐거운 리추얼이 우리의 삶을 구원해준다.(31)

3.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후회가 정신건강에 훨씬 더 해롭다.

남자들은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후회를 훨씬 더 많이 하는 반면, 여자들은 이미 ‘행한 행동에 대한 후회’를 훨씬 더 많이 한다. 그래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스트레스 상황에 훨씬 더 잘 적응하고, 남자들보다 훨씬 더 오래 사는 것(41)

-. 새해가 되면, 모두들 많은 계획을 세운다. 한번 세운 계획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한다. 일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심리적으로는 성공하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이키가 옳다, ‘Just do it!'(42)

4. 첫사랑의 그녀는 나를 모른다 했다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의미는 해석과 편집의 결과다. 실제 일어났던 사실과는 그리 큰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그 일부의 사실을 근거로 만들어낸 내 ‘의미부여’다.(49)

5. 어느 날부턴가 김혜수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 행복하고 재미있는 삶의 구체적 조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상품이 경쟁력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58)

-. 인간이 가장 완벽한 소통을 경험하는 곳은 어머니의 가슴이다.

아기가 자라나게 되면, 어머니 이외의 사람들과 또 다른 정서공유의 소통 경험을 하게 된다. ‘놀이’다. 놀이는 어머니의 가슴에서 경험했던 의사소통의 원형이 확대되는 과정이다. 놀이에 참여하는 이들은 동일한 성질의 정서적 경험을 하게 된다. ‘재미’다. 놀이에서 경험되는 ‘재미’라고 하는 심리적 경험은 어머니의 가슴에서 경험되었던 상호주관성이 확대된 형태다. 결국 나와 같은 철없는 중년들의 ‘김혜수의 가슴’에 대한 열광은 소통 부재의 불안과 재미없는 삶으로부터 도피하려는 퇴행적 현상인 것이다.(61)

-. 왜 하필 그 재미없고 고통스러운 마라톤에 열광하는 것일까?

존재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과 더 이상 소통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존재 확인 방식은 ‘자학’이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고통을 통해, 존재를 확인하려는 것이다.(62)

-. 이땅의 사내들은 자신과 마주 대하며 이야기하기보다는 자신과 싸워 이기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내 진정한 존재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소통 행위의 부재로 야기된 불안은 소통의 회복으로만 가능하기 때문(62)`

-. 건강한 일상의 재미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러운 정서적 교류가 박탈된 한국 남자들의 의사소통 장애가, 범람하는 안마시술소, 퇴폐이발소의 진짜 원인인 것이다.(67)

 

■ CHAPTER 2 계절이 바뀌면 남자도 생리를 한다

1. 봄에는 발정하는 수컷처럼 설레야 옳다

-. 심리학자들은 행복을 가능케 하는 심리적 요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지각된 자유’라고 주장. 행복은 얼마나 자유로움을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75)

-. 흥미로운 사실은 심리적으로 경험하는 자유는 실제 자신을 둘러싼 공간의 자유로움과 밀접한 상관이 있다는 것이다.(76)

-. 중요한 것은 이 심리적 공간이 일상에서 실제로 경험하는 공간의 넓이만큼 커진다는 사실.(77)

-. 이 땅의 사내들이 유일하게 자유를 느끼는 공간은 자동차 운전석(77)

2. 망각할수록 삶은 만족스러워진다

-. 나이가 들며 기억력이 쇠퇴하는 것은 아이들의 망각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 기억력이 쇠퇴할수록 또 다른 종류의 추상화 능력이 발달하기 때문. 이를 최근의 인지심리학자들은 ‘지혜’라고 부른다. 물론 뇌세포가 병들어가는 치매현상은 예외.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력 쇠퇴의 반대급부로 얻어지는 지혜는 ‘선택의 범위를 줄이는 능력’이다.(86~87)

-. 불필요한 것을 제거해나가는 망각과 더불어 얻어지는 지혜는 ‘통찰과 직관’의 능력이다.(88)

3. 여자는 남자를 떠나고...

-. 21세기에는 20세기에 존재했던 그런 아버지는 더 이상 없다. 그래서 21세기, 경제의 위기에 사람들은 ‘엄마’를 찾는 것이다.(106)

-. ‘과정 지향적 삶’을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의 엘렌 랑거 교수는 ‘mindfulness'라고 정의. 한국어로는 ’마음 챙김‘이라고 번역하지만, ’정신 차림‘으로 번역해야 옳다. 반대로 ’결과 지향적 삶‘은 ’mindlessness'라도 정의. ‘넋이 나감’ 혹은 ‘정신 없음’으로 번역.(109,110)

-. 희랍인 조르바가 가르쳐주는 자유의 내용은 바로 이 결과 지향적 삶에서 벗어나라는 것(110)

4. 나는 매일 매일 교복(?)을 입는다

-. 남편 옷만 만져도 두드러기가 돋고, 남편이 집 안에 있으면 소화 안 된다는 ‘은퇴남편증후군’이라는 새로운 정신병리학 용어가 만들어진 일본(115)

-. 나는 절대 스스로 확인되지 않는다. 나는 항상 나와는 다른, 또 다른 어떤 것에 의해 확인되는 존재다. ... 사회적 지위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는 것(119)

-. 내 존재는 내가 즐거워하는 일로 확인되어야 한다. 내가 즐거워하는 일로 존재를 확인하면 관계에서 확인되는 존재 역시 언젠가는 다시 작동하게 되어 있다.(121)

5. 우리 집 뒷산에는 ‘형제 약수터’가 있다

‘형제 약수터’에 오르는 일은 우리 식구가 최근 발견한 행복의 리추얼이다. 행복과 재미는 리추얼로 확인된다. 리추얼을 통해 사람은 서로의 정서를 흉내 내기 때문(129)

 

■ CHAPTER 3 도대체 갈수록 삶이 재미없는 이유는?

1. 아, 그렇다. 그런데 그게 도대체 어쨌단 말인가

내게 토니어 크뢰거의 허무한 독백은 ‘메타코그니션Meta-cognition 생각에 대한 생각’의 기능을 한다. 내 성취감이 크면 클수록, 타인의 안감정을 느기면 느낄수록, 나는 이 토니오 크뢰거의 독백을 반복하기 때문.

‘그게 도대체 어쨌단 말인가.’

이렇게 중얼거리고 나면 세상이 조금은 달라 보인다.(140)

2. 입 꽁지가 내려간 만큼 우리는 불행해진다

문화심리학적으로 보면, 명함을 건네는 행위의 이유는 아주 단순. 서로의 권력관계 서열을 정하기 위해서.(142)

3. ‘아침형 인간?’ 이건 정말 아니다

-. 21세기 가장 불쌍한 사람은 근면.성실하기만 한 사람(152)

-. 21세기에는 ‘지금’ 행복한 사람이 ‘나중에도’ 행복하다. 지금 사는게 재미있는 사람이 나중에도 재미있게 살 수 있다. 21세기의 핵심가치는 ‘재미’다. 노동기반사회의 핵심원리가 근면.성실이라면, 지식기반사회를 구성하는 핵심원리는 재미다. 창의적 지식은 재미있을 때만 생겨난다. 그래서 재미와 창의성은 심리학적으로 동의어다.(153)

-.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는 예술적 작업의 특징을 ‘낯설게 하기’라고 했다. 창조적 사고도마찬가지. 해 아래 해로운 것은 없다. 다 있는 것이다. 익숙해서 있는 줄도 모르는 것을 새롭게 조합하는 것이 ‘창조적 사고’다.(154)

-. ‘창조’든 ‘창의’든 간에 지식기반사회의 가장 중요한 원리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낯설게 하기’다. 이를 심리학적 개념으로는 ‘맥락적 사고를 한다’고 한다.(155)

-. 놀이와 축제는 ‘낯설게 하기’의 대표적인 예가 된다. 인간이 매년 축제를 벌이는 이유는 맥락을 바꾸기 위해서다. .. 축제는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행위다. ... 축제를 통해 삶은 전혀 다른 맥락으로 옮겨간다. 그래서 축제는 맥락 바꾸기, 혹은 낯설게 하기의 구체적 실천인 것이다.(155)

4. 사람은 절대 안 바뀐다! 이 사실이 나를 자유케 한다

-. 사람 성격은 안 바뀐다. 그러나 사회적 맥락과의 관계가 달라지면 성격은 바뀌게 되어 있다. 내 성격은 동일하지만 사회적 맥락과의 관련성에 따라 어떤 때는 좋은 성격이 되고, 어떤 때는 나쁜 성격이 된다는 이야기(159)

-->예) 강의, 남편, 아빠

-. 성공 처세서의 문제. 맥락에 관한 어떠한 인식도 없이 자꾸 ‘너를 바꾸라’라고 하니, 특정 맥락에 가면 전혀 의도하지 않은 황당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

삶의 재미는 바로 이 맥락을 바꾸는 능력에서 나온다. 사는 게 재미있는 사람만이 맥락에 따라 자신을 바꿀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꿀 줄 안다.(160)

-. 재미의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은 자신의 행위의 주체가 되는 것. ...

그 재미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나만 안다. 그 맥락을 바꾸고 재미를 찾아,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할 때, 내 삶의 맥락이 바뀐다. 내 삶의 게슈탈트가 바뀐다는 이야기다.(163)

5. 인생이 재미없는가? 원급법으로 보라

-. 세상은 기준을 정하는 사람의 의도대로 움직임. 문제는 내가 내삶의 소실점을 정하고 있는가다. 소실점을 자신의 의도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사람만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변화의 주체가 될 때 느끼는 감정이 바로 ‘재미’다. 재미는 내가 내 삶의 주인일 때만 얻어진다.(169)

-. 재미있으면 저절로 창의적이 된다. 재미있는 사람만 원근법적으로 세상을 본다. 자기의 의도대로 소실점을 찍고, 세상을 재구성한다. 재미있는 사람만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는 이야기(173)

6. 남자들은 주말마다 골프장으로 탈출한다

골프에 열광하는 이유는 골프는 스토리텔링이기 때문. 골프는 운동이 아니다. 이야기다.(176)


■ CHAPTER 4 우리는 절대로 지구를 지킬 필요가 없다

1. 잘 보라, ‘독수리오형제’는 절대 ‘형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어떻고, 국회의원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는 진짜 내 이야기가 아니다. ‘독수리오형제’, 아니 ‘조류오남매’의 이야기일 뿐이다. 가슴 설레는 나 자신의 이야기로 가득 찬 삶이 진짜 재미있는 삶이다.(196)

2. 그러니까 제발 너만 말하지 말란 말이야!

21세기 리더십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에서 나온다. 인간의 기초적 상호작용 형태인 의사소통은 두 가지 원칙에 의해 유지. ‘순서 바꾸기’와 ‘관점 바꾸기’가 바로 그것. 이 두 가지 원칙 중 하나라도 망가지면 소통은 불가능해진다.(200)

3. 사는 게 재미없는 상사와 일하면, 죽고 싶다

삶이 재미없다는 것은 관점 바꾸기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 그래서 사는 게 재미없는 사람에겐 반드시 의사소통의 문제가 생기게 되어 있다.(210)

4.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 그리고...

내적 민주화는 ‘치료적 문화’를 통해 가능. 치료적 문화란 함께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뜻한다.(220)

5. 해병전우회, 고대교우회, 호남향우회의 공통점

한국인들에게 ‘나’와 ‘너’라는 주체적 상호작용은 ‘우리’가 성립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이뤄짐.

서구인들에게는 ‘나’와 ‘너’가 만나 ‘우리’가 성립된다면, 한국인들은 ‘우리’가 먼저 만들어지고 난 후에 비로소 ‘나’와 ‘너’가 성립된다는 이야기.(227)

 

■ CHAPTER 5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사십니까?

1. 맥시마이저와 새티스파이저의 ‘황야의 결투’

자신이 정한 원칙에 따라 앞뒤를 철저하게 계산하여 행동하는 원칙론자를 심리학에서는 ‘맥시마이저maximizer’라고 부른다. 무질서한 현상을 어떤 원칙에 따라 정리하여 무언가를 극대화하려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상황론자들은 ‘새티스파이저satisfiser'라고 부른다. 웬만하면 만족하려는 경향을 지녔기 때문(253)

2. 노천카페에 혼자 앉아 천천히 커피를 마셔보라

자신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바로 삶의 마디를 만드는 일이다. 대나무의 마디처럼 삶의 마디가 있을 때만 삶은 살 만한 것이 된다. 이 마디를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축제’다. 내 청춘의 삶이 활어처럼 펄떡거렸던 까닭은 온통 축제로 가득 찼었기 때문이다.(262)

3. 도대체 댁은 누...구...세요?

-.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식을 심리학에서는 ‘아이덴티티’라고 한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 한다. 자신이 하는 일, 사회적 관계 등등. 그러나 세상에 바보 같은 짓이 ‘사회적 지위’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이다. 사회적 지위는 반드시 변하고, 사라지기 때문.(265)

-. 내 삶의 주인이 더 이상 내가 될 수 없는, 삶의 방식에서는 어떠한 창의적 아이디어도 나올 수 없다. 모든 관계가 권력의 유무로 확인되는 삶의 방식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어떠한 리더십도 기대하기 어렵다.(266)

-. 내 존재는 내가 좋아하는 일, 재미있어 하는 일로 확인되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존재를 확인하게 되면 내 사회적 지위가 아무리 변하더라도 내 존재를 찾아 헤맬 일은 없다.(266)

-. 한가함을 즐기는 것을 그리스어로 ‘스콜레scole'라고 한다. 이 스콜레라는 단어는 오늘날 서로 상반되는 언어로 발전. 한편으로는 여가를 의미하는 ’레저leisure'로, 다른 한편으로는 ‘학교school'로 발전. 서로 상반되는 두 단어가 그 본질에 있어서는 동일하다는 이야기.(267)

-. 가장 훌륭한 노후대책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공부하는 일이다.(268)

-. 실존의 문제를 아주 적나라하게 시로 표현한 글

-->동아일보의 칼럼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라는 시(268~270 참조)

-. 쉰다는 것은 ‘내면의 나’와 대화하는 것을 의미(270)

-. 논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 나 스스로를 망각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러야 정말 놀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대상에 푹 빠져 시간을 보내고 나면 정말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잘 논다는 것은 이렇게 나를 망각하고, 말 그대로 정신없이 대상에 몰입하는 것이다. 쉬는 것과 노는 것은 이렇게 정반대의 과정이다. 쉬는 것과 노는 것의 적절한 조절을 통해 내면의 항상성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271)

4. 식욕, 성욕은 인간의 욕구가 아니다

-. 우리는 행복하려고 산다. 행복하면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줄여서 말하자. ‘우리는 감탄하려고 산다.’ 감탄은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 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어설픈 구라가 아니다. 인간 문명의 비밀은 바로 이 ‘감탄하기’에 있다.(274)

-. 모든 인간은 미숙아로 태어난다. 그래서 인간의 문명이 생긴 것이다.(276)

-. 인간의 어머니는 아이가 작은 변화를 보일 때마다 끊임없이 감탄하며 그 변화를 반복하게 만든다. 이를 또 다른 교육학적 용어로는 ‘유도학습’ 혹은, ‘적극적 교육’이라고 한다. 이러한 학습의 과정은 인간에게만 존재한다.(282)

5. 우리는 감탄하려고 산다, 아닌가?

-. 왜 우리는 그토록 골프를 좋아하는 것일까? 앞서 설명한 스토리텔링의 힘도 있지만 또 한 가지, 골프장에 가면 ‘감탄’이 있기 때문.(285)

-. 여자들이 오래 사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감탄’때문(286)

-. 내 삶이 어려운 이유는 간단. 감탄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문화적, 예술적, 종교적 체험이 부재하기 때문.(289)

-. 내가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의 기준은 아주 간단. 하루에 도대체 몇 번 감탄하는가다.(290)

 

Ⅲ. ‘내가 저자라면’

 

학교 은사이기도 하지만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의 대중을 대상으로한 책은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다. 앞선 전작으로 <노는 만큼 성공한다>, <휴테크 성공학>이라는 것이 있었지만 솔직히 선뜻 손이 가질 않았었다. 그이유의 하나로는 내가 대학원에서 시대적 흐름에 따른 여가학이라는 것을 전공(솔직히 전공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다. 영업부 재직시 야간 대학원 수업을 병행 하였기에 수업에 빠진 일자가 부지기수)하였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의 학문적 정체성이 다듬어지지 않은 시기였기에 나도 제대로 정리가 되질 않은 상황에서였다. 또한 저자를 우리 기업의 외부 강사로도 모실려고 했었지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잘노는 사람이 성공한다라는 명제가 어떻게 보면 이율배반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금주 저자의 책을 선정한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가 있었다.

 

첫째, 여자 vs 남자의 이야기

저자는 책의 전반적인 테마로 남자의 속성을 문화심리학적인 시각으로 해석을 해나간다. 내가 여성 그중에서도 아줌마란 존재에 대한 글을 쓸려고 하는 입장에서 반대의 성을 가진 남자 나아가 아저씨를 테마로 다룬 내용은 흥미로웠다.

둘째, 흥미를 일순위로 펼쳐지는 저자의 까발리는 이야기

저자의 직업은 교수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직업인 김정운 보다는 똑같은 동시대의 삶을 살고있는 40대 후반의 남성적 수컷 향내를 폴폴 풍기는 또다른 한사람을 만날 수 있게된다. 아마 이것이 저자의 강의의 매력이자 저서의 힘인 것 같다.

저자 김정운. 그의 목소리를 한마디로 표현 한다면 현학적인 교수의 말놀이 보다는 대중앞에서의 솔직함을 꼽을수 있다.

셋째, 잘포장된 상품

그렇다고 그가 책에서 성적인 것들-김혜수의 가슴 등-을 다루었다고 하여 결코 그내용이천박하거나 야하지는 않다. 아마도 그것은 문화심리학자로써의 갈고 닦은 내공 및 이론적 근거와 사례들이 적절하게 포진 되었고, 대중의 구미에 맞게 포장을 잘한 덕분일 것이다. 현독자들의 심리와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대리적인 욕구의 매개체로써 본인이 발설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다고 할까.

넷째, 나의 글의 방향성

나또한 글의 우선순위로 독자들에게 읽힐수 있는 재미를 꼽는다. 그렇기에 첫책에 대한 목차의 문구를 선정할 때 가급적이면 튀는 문구를 나름 생각하여 선정하였다. 하지만 연구원들에게 선을 보였을 때 쏟아졌던 여러 코멘트는 현재도 진행중이지만 무척이나 고민을 하게 하였다. 그런면에서 어필되는 문구라도 어떻게 요리하느냐를 보여준 저자의 내공은 창의적으로 받아들여 진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다소 도발적인 책의 제목으로 시작하는 내용들은 아내와 남편간의 관계, 대한민국 남성의 비애와 추구하는 방향성, 재미의 추구, 삶의 존재이유등을 그만의 재치와 톡톡튀는 문구로써 접근을 해댄다. 덕분에 연구원 과정동안 조금은 버거운 책들을 읽어온 나에게 정말로 쏙쏙 들어오는 문장들을 발견할수 있게 하였다. 그렇다고 결코 내용이 가벼운 내용만은 아니다. 곰씹어 삼켜보면 나자신부터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할 내용들이 적지 않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관통하는 단어를 꼽는다면 재미이다. 저자는 21세기의 핵심가치를 ‘재미’로 내세운다. 노동기반사회의 핵심원리가 근면. 성실이라면, 지식기반사회를 구성하는 핵심원리는 재미를 들수있다. 창의적 지식은 재미있을 때만 생겨난다. 그래서 재미와 창의성은 심리학적으로 동의어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재미라는 화두를 연결하는 곁가지로써 리추얼(ritual, 의식)이란 단어가 등장된다. 사람은 리추얼 적인 의미와 내용들이 개인 또는 조직과의 관계시 얼마만큼 질과 양이 결합이 되느냐에 따라 자신의 존재의 의미성을 찾게된다. 그 존재의 의미성을 찾게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축제라는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구본형 선생님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란 책에서도 설파했던 내용과 같은 논리이지만, 그는 놀이와 축제라는 매개체가 ‘낯설게 하기’의 대표적인 예라고 이야기를 한다. 축제는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행위다. 우리는 축제를 통해 다른 맥락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날마다의 축제. 날마다의 잔치가 개인에게 나아가 공동체속에서 일어날시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목표점에 자연히 도달이 되어 있을 것 같다.

날마다의 축제 그 주인공은 누구인가? 나인가 아니면 주어진 환경의 부산물인가? 또한 축제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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