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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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저자에 대하여
통찰을 논하기에 멋스럽지 않은 저자: <거꾸로 선 나무를 통한 불멸의 이야기>의 저자, 박효엽
우파니샤드의 금욕을 이해하려면, 오쇼의 파격을 알아야 하고
오쇼의 파격을 이해하려면 선불교의 욕망을 이해하면 되는 것
자신의 뿌리도 이해하지 못하고
나무를 거꾸로 세워놓고 뿌리에 대해 논하려하니
그 어찌 멋스럽다 할까
진리는 어차피 하나
자신의 뿌리를 파고든다면
언어로서가 아니라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을
선불교를 머리로 이해하고
노장자를 가슴으로 느끼고
인도 사상에 손 내밀었으면
신비한 동양 사상 속을 발끝으로 거닐며
참으로 멋지게 우파니샤드를 풀었을텐데
언어의 뿌리에 뒤엉켜 방식만을 추구하니
제 아무리 나무를 거꾸로 세운들
가지가 뻗을까..
3부 내가 저자라면
나의 뿌리는:
지구별에 인류가 생성된 이래, 그 시간대 맨 끝에 인간으로 태어났다.
지구별 중에서도 로고스가 미토스의 시대로 넘어가는 기운이 발생하며 서구 물질문명 시대에서 동양의 신비주의 사상으로 시대가 기우는 시점, 동양에서 태어났다.
단 한 번도 지구 역사의 패권 국가로 떠오른 적은 없지만, 중화 사상의 블랙홀에도 빨려 들어가지 않고 스스로 빛을 발하는 동방의 한 조그만 나라, 한반도에서 태어났다.
인간으로, 동양인으로 그리고 한국인으로 태어나, 2009년 변경영에 그 씨를 뿌렸다.
뿌리는 절대적이다. 왜? 뿌리가 죽으면 죽으니까.
살면서, 목표와 수단이 뒤바뀐 삶을 무수히 체험했고 수없이 보아왔다.
그야말로 거꾸로 선 나무가 아닐 수 없다.
뿌리란 나의 정수리를 관통하여 척추를 내리꽂는 그 무엇이다.
이것이 없으면, 내 삶은 살아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건 모른다.
오직 책 속의 스승을 붙잡고 늘어질 뿐.
책을 파고 파고 또 파서 내 것으로 만들고
고개 들어 현존하는 스승에 나를 비추어 볼 뿐.
읽고 쓰고 숨쉬고
읽고 쓰고 하늘 한 번 보고
읽고 쓰고 땅 한번 쳐다 보고
행간에 흐르는 한 줄기 눈물은
책장 사이에 스며드는 애잔함은
언젠가 밤 하늘의 별이 되겠지.
나의 줄기는:
어느 봄 날, 스승은 내게 고행의 길을 가지 말라 하셨다.
당신은 고행의 미학보다는 절제의 추함을 아시는 분.
어느 순간 터져나올 절제 끝의 욕망을 경계하고, 균형미의 아름다움을 찾으시는 분.
봄날의 바람에 나를 실어보았다.
과연 나는 어떤 줄기로 뻗어갈 수 있을지.
무섭다.
뿌리는 땅 속 어둠의 세계에 나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줄기는 세상의 빛 아래 나를 훤히 드러내야 하는데..
어떤 꽃을 피우고 싶냐고?
세상에! 어떻게 그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거지?
아직 난 내 줄기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구!
다만 한 가지 느낄 수는 있다.
줄기는 중심축이다.
뿌리가 깊고 단단하면 할수록
그 뿌리 한 가운데서부터 위로 솟아난 줄기는
균형의 미학을 아는
중심의 미학을 아는
아주 아름다운 녀석이다.
그 멋진 녀석은 흔들림이 없다.
지가 꽃피우겠다 부산을 떨지도 않는다.
그저 위로 또 위로
그 끝을 뿌리에 두고
묵묵히 지 할일 할 뿐이다.
나의 꽃:
소우주가 창조된다. 그대 안에서.
그러나 그대여 혹여라도 향기 없는 꽃을 피우는 건 아닐는지.
혹여라도 가시가 너무 많아 그 가시에 내가 찔리는 건 아닐는지.
차마 나라고 부르지조차 못하고 그대여라고 돌려 부르는 나이기에
내 안의 수많은 가시와
향기 없는 꽃이라도 피우고 싶은 욕망의 꿈틀거림을 느끼기에
뿌리를 찾아, 후다닥 고개를 땅 속에 다시 처박아 보는데..
내 안에 팔색조의 삶이 들어 있다지 아마.
오늘은 정의의 수호신으로
내일은 불한당이 되어.
이 거리, 저 거리를 헤메이지만
결국 정답은 뿌리 그것이니.
나의 삶이 팔색조이듯
우리 모두의 삶 또한 그러할지니
흐르는 세월 끝 나는 어떤 꽃을 피울까.
변함없이 변화하고
변함없이 사랑하고
변함없이 죽음을 맞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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