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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31일 21시 07분 등록

Ⅰ. ‘저자에 대하여’

 

저자 김종휘는 자신의 현실적 인식의 바탕아래 사회적 비판의식의 일환으로 서른 살까지 사회 운동을 하였다. 그래서인지 그가 지은 책들의 등장인물로써는 청소년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는 아마도 기존의 기성세대에서 느낀 보수성과 실망감에 힘입어, 이의 반대 세력이기도한 그들의 미래에 더욱 희망을 걸고 주목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후 출판, 음반 제작, 잡지, 축제 기획 등의 일을 하다가 하자센터 기획과 청소년 상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직접적인 10대들과 조우하게 된다. 2007년 현재 문화평론가로 방송 프로그램 진행 및 신문, 잡지 기고 및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재활용 놀이단 '노리단' 단장을 이끌고 있다. 계간 ‘창비어린이’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청소년 24명과 만난 이야기인 ‘너, 행복하니?’, 65일간의 바닷길 여행을 통해 만나고 발견하고 감동한 내용인 ‘아내와 걸었다’, 하자작업장학교에서 2년간 교사 생활을 하며 만난 아이들의 성장통을 진솔하게 적은 기록물인 ‘내안의 열일곱’이 있다.

또한 공저로 '새천년 청소년 문화축제 -Youth Festival 1999'를 준비하면서 벌어졌던 일들과 감상을 풀어놓은 ‘놀자 깨자 비틀자’, 인디음악계의 산 증인 다섯명의 글을 모은 ‘날아라 밴드 뛰어라 인디’가 있다.

 

 

Ⅱ.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추천사-삶의 기본기를 익히는 배움의 장, 노리단

-. 현세대의 아이들 및 청년들에게 노리단은 매력 넘치는 훈련의 장이자 대안적인 삶의 본본보기로 떠올랐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는 것, 피하지 않고 맞닥뜨려 서로를 알아가야 공연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삶을 단순화시키면서 집중할 수 있다는 것, 확실하게 몸 단련을 시킬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p11)

-. 노리단을 통해 하자센터는 음악이 있고 작업이 있고, 이웃들과 축제를 벌일 수 있는 곳으로 새롭게 태어남. ‘21세기의 새로운 마을’이 생겨난 것. 매력 넘치는 자기 일감을 가지고 있는 문화작업장(도제방식)에서, 청소년 한 명 한 명과 꾸준한 돌봄의 관계를 맺어가는 대안학교(새로운 형태의 담임 중심)로, 나아가 남녀노소와 다문화의 글로벌 시민들이 한데 어우려져서 만든 관계망 속에서 더불어 생활하는 평생학습 마을학교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변화과정이 오늘날 대안적인 교육현장들이 거쳐 가야 할 진화과정이라고 생각(11)

-. 한국의 마을들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신명나는 풍물패가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는 했다. 그리고 마을의 어른들과 아이들은 여러 가지 축제와 행사를 통해 어우러지면서 서로를 챙기고 팍팍한 삶을 지혜롭게 넘기면서 살아옴. 대안학교, 그리고 대안적 교육을 꿈꾸는 일반학교, 그리고 직장과 사람들이 모이는 곳 어디든 그 나름의 노리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음.(12)

-. 자신감은 작은 성취들이 쌓여서 만들어짐.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운 것은 잊혀지지 않고 몸에 남아 있음(13)

 

■ 여는 글-꿈을 꾸다 꿈을 닮다

-. ‘벤포스타 어린이 공화국’(13)

-. 빌리 엘리어트 영화(14)

-. 호주의 생태주의 퍼포먼스 그룹 허법을 이끌고 있는 스티브 랑턴(16)

 

■ 1부 노리단과 만나기

1장 교육과 예술의 통념 깨기

► 통념과 상식 밖에서 시작하다

예술의 뜻은 원래 간명. ‘예(藝)’는 씨앗을 심는 것이고, ‘술(術)’은 길을 내는 것. 씨앗을 심고 길을 내는 것은 삶의 영원한 과제이다. 이렇듯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라는 뜻에서 예술이라는 말이 나왔다. 예술은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대책을 강구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실천하는 행위를 뜻했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날마다 하는 활동이다. 예술은 누구나 저마다 자기 삶의 문제에서 도출하는 다양한 지혜인 것이다.

특히 공동체에서 예술은 삶의 문제에서 출발하는 특별한 체험이었다. 살다보니 문제가 생겨서 울고 웃는 것, 그 기분을 표현하고 함께 나누는 것, 이러한 계기를 승화시켜서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고 개인의 존엄을 회복하는 것이 예술의 권능.(22)

1. 예술은 재능을 타고난 소수의 몫이다?

분석하고 계산하고 빨리 처리하는 능력보다는 관계를 새로 만들고, 타인과 공감하며, 없던 기회를 창출하고, 큰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24)

2. 예술과 놀이와 공부와 일은 따로따로다?

노리단은 다양한 공연과 즉흥 워크숍과 재활용 악기 제작을 순환하는 통합형 생활패턴을 권장. 노리단의 슬로건 중 하나도 아침에는 장인으로, 낮에는 교사로, 밤에는 배우로 살자는 것.

통합의 능력은 일상생활을 통합된 하나의 흐름으로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 그런 통합을 일정하게 지속하면 놀이-예술-공부-직업이 상호 연계되는 다양한 방식을 알게 되고 그것을 전체로서 익힐 수 있다. 통합된 삶의 경험은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며 일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방법을 깨닫게 한다. 그것이 문제해결 능력이고, 삶의 지혜이며, 예술이 된다.(27)

3. 음악, 연극, 체육, 무용, 기술은 다른 과목이다?

노리단은 주로 음악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삶의 다양한 관계들을 이해하는 통로이자, 그 관계를 전체적인 패턴으로 감지하고 반응하는 통합된 체험을 하는 것이다. 분리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노리단에서 음악은 체육이자 무용이자 연극도 되고 기술도 되는, 이 모든 것이 다양하게 얽혀서 체험된다.(30)

4. 배우와 관객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우리만 뽐내는 것은 재미없다. 사람들의 호기심과 질문을 끌어내야죠. 그들이 초대받은 기분으로 말 걸어오고, 함께 나누면서 덕분에 즐거웠다고 서로 고마워하는 것. 그게 정말 재미있는 일이지요.

이것이 축제다.(34)

5. 몸을 쓰는 예술가는 날씬하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체형의 몸매를 보면서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게 하는 것. 서로 다른 몸매가 단순한 동작을 똑같이 반복하면 제각기 다른 몸짓이 나오게 되는데, 그 순간의 다양성을 즐기게 하는 것. 사람들은 이 놀라운 광경에 집중하고, 노리단 공연에서 느끼는 매력도 바로 여기에 있다.(35)

6. 음악을 하려면 악보부터 볼 줄 알아야 한다?

노리단은 음악을 배우거나 연주하기 위해 악보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노리단은 특정한 현장에서 누구와 함께 연주하고 대화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음악, 공연 때마다 몸으로 익히고 소통하는 음악을 지향한다. 이런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성이다. 현장의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음악은 별도의 사전 지식과 선행 훈련을 고집하지 않는다. 정서적으로 반응하고 타인의 느낌과 어우러질 줄 아는 공감이 먼저 요구될 뿐이다. 노리단의 음악은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정서적인 자극과 몸의 자유로운 반응이 핵심이다.

악보를 읽고 그것을 악기나 목소리로 재현하는 것은 순차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이다. 음표를 읽고 마디를 파악하고 곡 전체를 구성하는 것은 기술적인 능력이다. 악보는 기록의 수단으로 필요하고 여러 쓸모가 있지만 자신의 감성을 해방시키고 표현하는 것을 방해할 때는 버릴 수 있어야 한다. 현장의 상황을 한꺼번에 보고 듣고 움직이는 온몸의 솔직함이 더중요. 노리단에서는 ‘틀린 음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똑같은 음악이 없을 뿐이다.(38)

7. 악기 연주는 오랜 시간 반복 연습이 필수다?

-. 노리단의 악기 연주법은 대부분 다른 경험을 통해 발전한다. 이 소리와 저 소리의 대화, 이 악기와 저 악기의 조화, 이 사람과 저 사람의 소통을 감지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이 연주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 이른 통해 관계의 패턴을 느끼고 사고할 줄 알게 하는 것이 핵심.

노리단은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서 같은 악기로 같은 곡을 몇 시간씩 날마다 반복 연습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초보자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느낌, 함께 하는 이의 느낌, 그 변화하는 관계에 반응할 줄 하는 것이 중요. 악기 연주 자체보다 악기 연주를 둘러싼 다른 경험을 충분히 겪어보고 해석하게 한다. 직업 연주자의 실력도 청중을 연주의 한요소로 끌어들여서 자신의 해석과 관객의 느낌이 교감하는 순간을 창조적으로 표현하는 데에 달려 있다.(40)

-. 노리단에서 말하는 실수란 틀린 음을 내거나 박자를 놓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호흡과 악기 소리를 무시하는 순간에 발생한다.(41)

8. 좋은 악기는 대단한 장인이 만드는 것이다?

노리단에서는 연주자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 직접 만든 악기를 최고로 친다. 연주자의 손으로 악기를 만들고, 연주자의 손으로 그 악기를 연주하는 연속성을 중시. 이런 문화에서는 연주자와 악기의 관계가 달라진다. 좋은 악기란 연주자와 함께 탄생해서 연주자의 성장과 같이 변화 발전하는 악기다. 그러자면 악기는 연주할 사람이 직접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42)

9. 악기는 사용법에 따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 기타를 칠 때 양손을 자판을 잡고 줄을 뜯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연주하다가 기타를 뉘여서 손바닥으로 몸통을 두두리며 타악기처럼 연주할 수도 있다, ...

이렇게 악기는 주어진 상황과 연주자의 욕구에 따라 무한한 상상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44)

-. “맘대로 치라는 말, 그게 말이죠. 조심하라거나 주의하라고 하지 않고 무조건 힘껏 치라니까 어느 순간 가슴이 툭하고 열리는 것 같았어요.”

수강생이었던 중년의 한 남성은 이렇게 말했다. 그분은 이 워크숍에서 악기 연주법을 배웠다기보다는 자신을 가둬두었던 오래된 울타리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 노리단의 워크솝은 늘 그랬다.(450

 

► 삶과 배움을 통합하다

-.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이제 교육은 전 생애에 걸쳐 사회적 역할을 능동적으로 바꾸고 관계를 즐겁게 재정립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넓어져야 한다.(49)

-. 이제는 학습목표가 달라져야 한다. 여럿이 함께 일하는 능력, 관계를 읽고 대처하는 능력, 타인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능력,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 자신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능력, 돌봄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능력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길러준다. 또,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길러주기도 한다. 사회가 더욱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존재를 발견하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순간에 배울 수 있다. 한 마디로 삶과 배움이 통합되어 있어야 배울 수 있는 삶의 진짜 기술이다.(50)

-. 지금부터 소개하는 열 가지 배움의 방법은 노리단의 경험을 돌아보면서 정리한 학습과 성장에 대한 다양한 사례 모음이다.(50)

1. 실수, 사고, 사건을 통해 더 잘 배운다

2. 암기는 싫어해도 학습은 잘 할 수 있다

-. 열한 살 힘찬이의 학습은 하루 동안 보고 듣고 행하고 말하는 모든 것을 통해 이루어졌다. 무엇을 배우고 익히든 자신의 경험으로 해석하고 지지받지 못하면 죽은 학습이 될 수밖에 없다. 힘찬이는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자마자 책읽기와 글쓰기와 말하기에 대해 가졌던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벗어던졌다. 암기하는 것 말고 다른 학습이 있다는 것, 시험 성적 말고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 공부를 잘 하고 못하는 것으로 누군가를 인정하거나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빠르게 알아나갔다.(56)

-. 힘찬이를 보면서 사람의 성정이란 세상살이의 모든 경험에서 저절로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습은 자신의 존재감을 긍정하고 자신감을 가질 때 시작되는 성장이라는 것, 암기는 스스로 선택하는 한 가지 작은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도 배울 수 있었다.(58)

3. 돌봄은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순환한다

4. 비약은 기대와 부담 속에서 이루어진다

5. 연습이 아니라 실전에서 더 잘 배운다

6. 소통에는 때로 연출이 필요하다

7. 일에서 놀이를 찾고, 놀면서 배운다

8. 고맙게 초대하고 고맙게 헤어진다

-. 대체로 초대를 받으면 나의 무엇을 보고 초대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런 질문은 노리단 활동을 하려면 몸놀림이나 손재주나 음악에 대해 뭔가 할줄 아는 게 있어야 한다는 선입견에서 나온다. 대화를 하다 보면 초대는 당신의 무엇을 보고 한 것이 아니라 단원인 내가 겪은 변화와 성장의 즐거움을 당신과 나누고 싶어서이고, 그만큼 내가 당신에게 끌리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대목으로 넘어간다.(79)

9. 하다 보니 배우고, 하고 나니 성장한다

10. 다르기 때문에 서로 도울 수 있다

 

2장 학교이자 회사이며 공방인 곳

► 노리단, 이렇게 돌아간다

1. 새로운 매력을 발굴한다

‘표정을 책임지자, 자격을 증명하자, 소통을 연출하자’라는 세 가지 단원의 약속은 노리단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세대와 개인의 각기 다른 특성에서 뽑아낸 대표적인 장점이다. 그것이 노리단의 매력을 만들어낸다. 이 매력은 단원들이 공동체적 생활리듬을 타고 함께 할동하면서 얻은 자신감과 행복감을 상징하고 있다.(96)

2. 올인하도록 적극 권유한다

‘노리단은 올인을 적극 권유한다. 사람을 초대할 때 부담을 주거나 강요해서는 곤란하지만, 올인해서 활동할 때 얻을 것이 가장 많아지는 곳이 노리단이라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특히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올인하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나 명망가가 올인할 때는 자신이 가진 무엇을 나누려고 하는가를 처음부터 분명하게 밝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올인하는 사람 주변에는 파트너가 많다. 올인하는 사람들의 조직은 적은 인원으로 응집력과 집중도를 발휘할 수 있다. 안과 밖, 일과 놀이를 포괄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98)

3. 노리단 단원의 세 가지 자기 약속

첫째 약속은 ‘표정을 책임지자’이다.

둘째 약속은 ‘자격을 증명하자’이다.

셋째 약속은 ‘소통을 연출하자’이다.(106)

► 나의 이야기는 너의 이야기다

-. 누가 단원이 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할 텐데, 단원들은 각자 자기가 살아온 삶의 여정에서 어느 순간 자기 생활을, 혹은 인생을 바꾸고 싶을 때, 말이 아니라 온몸에서 요청하는 자기 내부의 명령에 따라 행동했을 때 이윽고 서로 만나게 된 사람들이다.(110)

-. 노리단 단원들은 저마다 세상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수많은 또다른 사람들처럼 서로 노바디(nobody)였다가 혹은 조금은 섬바디(somebody)로 살고 있다가 노리단을 통해 모두가 서로에게 섬바디가 될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로 구분하지 않아도 되고, 또 그렇게 나눠질 수 없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라고.(110)

1. 결국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려 있었다-겐(박상현, 17세)

-. 이런 점이 노리단 워크숍의 제일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음악은 모두가 어렵지 않게 함께 하는 소통의 장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115)

-. 노리단은 복잡한 말과 설명보다 한 번 해보는 것이 백 배 낫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115)

-. 같은 상황에서도 얼마나 더 즐기면서 하는지가 노리단의 제일 중요한 핵심(116)

2. 날마나 축제 같은 삶을 사는 것-명월(김태옥, 20세)

-. 노리단의 학습방식은 능력 밖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기회와 용기를 주고 태풍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몰고 가서 나중에 한숨 돌릴 때쯤 “아, 내가 한 차원 점핑했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120)

-. 노리단에서 악기를 만드는 것은 버려진 그 재료와 앞으로 만들어질 악기의 소통이다. 직접 설계하고 만든 악기는 무대에서 공연할 때 다른 밀도를 가져다준다. 관객에게 무대 위에서 더 자신감 있게 나를 표현할 수 있게 되고, 관객들은 단순히 반복된 연습물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소통의 결과가 알 수 없는 오로라로 피어올라 그것이 감동이 되는 것 같다. 이 점이 관객과 특별하게 소통하는 노리단의 방법이자 매력인 것 같다.(122~123)

-. 내가 노리단에서 소통을 통해 배운 것은 다름을 인정하는 법이다.(123)

3. 삶의 언어로 나를 이끌어준 터닝 포인트-렌(홍대룡, 33세)

-. 내가 경험하고 생각하는 노리단은 재활용과 상상력, 세대와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집단이다. 요즘 유행하는 언어로 말하자면 블루오션을 개척한 것이나 다름 없다. 기존의 공연계가 예술가들 각자 실제적인 삶과 유리된 극한의 기량과 화려한 눈요기를 총동원해서 경쟁을 하고 있었다면, 노리단은 단지 우리의 일상을 재발견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쪽에 초점이 있었다. 그 일상을 보여주는 방식이 특별하고 진솔하다는 데에서 나는 노리단을 사랑한다. 뭐라고 할까, 마치 홈스테이를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1350

-. 패치 아담스가 한 말을 떠올려본다.

“의사가 병을 치료했을 때만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병을 만나 싸우다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도움을 주려는 태도, 인간을 돕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이다. 이것 자체가 삶을 숭고하게 만드는 것이고 이런 마음가짐을 퍼뜨리도록 노력해야 한다.”(137)

4. 배우의 정체성에서 한 뼘 더 나아가기까지-팅(김희연, 36세)

워크숍을 통해 내가 성장시켜야 한다고 믿었던 10대들이 나를 성장시켰다. 10대들은 내 익숙한 방식에 문제제기를 했고,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수강생을 새롭게 발견하게 이끌었으며, 나는 볼 줄 몰랐던 세대 간의 간극을 읽어내고 반응했다.(142)

5. 나의 뒤늦은 좌충우돌 별천지 생활기-라임(한진, 40세)

노리단의 오디션은 “내가 누구이며, 지금까지 어떻게 무엇을 하면서 살아왔는지, 왜 노리단을 하고 싶은지”를 서로 소개하는 무대였다.(147)

 

■ 2부 노리단과 놀기

1장 몸벌레, 몸과 낯설게 만나기

► 몸벌레와 만나기

노리단의 목표를 한마디로 설명하라면 그것은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나 자신이 된다는 것은 너라는 거울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너를 통해 나를 알게 되는 것이다. 너와 나의 차이를 느끼고 나라는 고유성과 독립성의 즐거움을 알게 하는 것이다. 그런 나 자신을 즐기는 순간 관계의 다양한 변주를 맛보게 된다. 관계는 그 차이 때문에 풍부해지는 것이라서 내가 관계 맺는 너희‘들’이 많아질수록 나 자신이 되는 길도 많아진다. 노리단이 매력적인 까닭은 ‘나 자신이 되는 것’이 의외로 쉽고 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이다.(162)

► 몸벌레의 조각 만들기

1. 몸벌레조각 만들기

몸벌레 만들기는 어떤 순서로 이루어져도 좋고 다른 전혀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도 좋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내 몸이 악기가 되어 스스로 연주하고 스스로 감상하는 과정이다.(217)

► 몸벌레의 폭넓은 확장

1. 몸과 만나는 간단한 도구

장화 몸벌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금광 광부들이 작업할 때 신는 고무장화를 소통의 도구로 사용한 검부츠 댄스에서 출발했다. 위험천만한 광에 들어가서 요란한 소리에 파묻히는 동안 모든 의사소통이 봉쇄된 광부들은 고무장화를 두드려서 나는 소리로 언어를 대신했다. 여기에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과 춤이 접목되면서 독자적인 예술 형태로 발전한 것이 바로 검부츠 댄스다.(226)

► 몸벌레의 미래

몸벌레가 주는 교훈이 있다면 이 이름을 쓰든 안 쓰든 누구나 자기 몸으로 현재의 자리에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어느 인디언의 시가 웅변하듯이 내 몸의 자연됨과 우주됨을 스스로 선언하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나는 땅이다. 내 눈은 하늘이며 내 팔과 다리는 나무다. 나는 가죽이며 물의 깊이다. 나 자신 스스로가 자연이다.”

내 몸은 벌레가 되고 새가 되고 고래가 되고 바람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내 몸에는 자연의 모든 요소들이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내 몸은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 이 사실은 세상의 모든 존재가 다른 형태의 모든 존재와 똑같은 생명을 갖고 있고 몸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미래의 시작일 것이다.(237~238)

 

2장 소리놀이터, 소리와 새롭게 만나기

► 소리놀이터의 원리와 특성

1. 소리놀이터에서 같이 놀자

-. 우리가 직접 만든 악기들을 모아놓은 것을 우리는 ‘소리놀이터’이라고 부른다.(244)

-. 소리놀이터는 소리 악기들이 모여 있는 마당이면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판이다.(244)

-. 영어 표기는 사운드 플레이 그라운드(Sound Playground)인데, 우리는 소리놀이터라고 불러 의미를 더 풍부하게 하고자 했다.(245)

-. 주저함 없이 악기를 치며 소리를 내고 나면 그것이 바로 자신을 표현하는 행위임을 느끼게 된다. 조심스레 치는 사람, 미친 듯이 때리는 사람, 한껏 멋을 내면서 연주하는 사람, 격렬한 운동을 하듯이 두드리는 사람 등 저마다 다양한 형태가 나오는데, 이는 그 사람이 살아온 역사와 현재의 심리적 육체적 상태를 있는 그대로 투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리놀이터는 저마다 자신을 표현하고 그것을 느끼게 하는 거울 구실을 한다.

그 상태가 지나면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게 만드는 경청의 장이 된다. 혼자 하다가 둘이 하고 서넛이 같이 하고 나중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자신을 표현한 것을 확인하는 행위를 넘어 다른 이의 악기 소리를 듣게 되고 소통을 시작한다. 음악을 좀 한다는 사람과 전혀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함께 어울려서 훨씬 훌륭한 소리놀이터가 만들어지는 것을 체험하기 때문에 소통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이 과정은 우리를 자연스러운 상호학습의 길로 안내한다. 소통은 곧 배움이 된다.(246)

2. 악기는 내 몸의 연장이다

-. 우리는 소리놀이터를 할 때 처음 임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힘껏 세게 칠수록 좋다고 말해준다. ...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악기에 대해 흔히 갖는 선입견과 경직된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이다. 악기는 언제나 조심스럽게 만져야 한다는 생각은 혹시나 악기가 고장 나지 않을까 하는 경계심을 갖게 한다. 또한 악기는 다룰 줄 아는 기술이 있는 사람만 연주할 수 있다는 생각은 내가 연주해서 잘못 소리가 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의 소리놀이터는 처음부터 그런 경계심과 두려움에 즐거운 작별을 고하면서 시작된다.(251)

-. 채를 손에 쥐고 자신의 힘으로 악기의 소리를 낸다는 점, 증폭 장치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이런 느낌은 자전거 페달을 밟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때의 느낌과 같다. 매개물을 통하지 않고 몸으로 직접 소통하는 느낌과 자아 확장의 기분은 악기를 외부적인 대상으로 인식하면서도 자신의 내부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연장으로 관계를 맺게 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이것이 소리놀이터의 악기 연주가 일반적인 악기 연주와 다른 점이다.(252)

3. 리듬에 다양한 음의 세계를

주어진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것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직접 악기 제작을 한다는 것은 몸벌레를 통해 내 몸의 리듬으로 음악을 시작하는 것과 함께 스스로 음을 발명하고 창조하여 음계를 부여하는 노동에서 음악을 배우는 것이다.(254)

4. 내 손으로 만드는 악기

악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미 악기의 구조와 기능을 확실하게 이해했고 내 몸으로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연습을 짧게 하고도 연주를 잘 했을 뿐 아니라, 연주 연습보다 악기 제작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인 탓에 우리는 공연을 통해 관객과 더 깊게 소통하려고 노력하게 되었고, 그러한 공연 자체가 거대한 워크숍이 되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창조의 능력과 소통의 자질은 그렇게 길러지고 있었다.(259)

5. 재활용과 순환의 철학운동

우리가 말하는 뒤지기-영어 표기로는 정킹(junking)-는 자연과 문명 그리고 인간생활의 산물로서 헌 것, 옛 것, 못쓰는 것, 망가진 것을 발견하고 되살려서 생명력을 부여하는 생태주의적 순환의 의식적인 작업이다. 몸벌레를 설명하면서도 이 뒤지기 개념을 그대로 적용했는데, 머리에서부터 얼굴과 가슴, 두 팔과 배, 허리를 거쳐 두 다리와 발바닥까지 신체의 일차적 기능을 넘어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는 생태주의적 순환의 창조과정으로 거듭나는 것이다.(263)

► 연주방법

소리놀이터의 연주는 무엇보다 먼저 자신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아이가 첫 울음으로 자신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을 알리는 이치와 같다. 채를 들고 악기를 치면 소리가 울린다. 이것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원래 내안에 있던 것을 찾는 과정이다. 내 느낌이 악기의 소리로 울려 나오고 울려 나온 악기의 소리는 다시 나에게 말을 건다. 나는 그 소리가 내가 하고 싶었던 나의 이야기인지 되묻는다. 다시 채를 들고 치면서 대답한다.(283)

1. 즉흥으로 연주하기

-. 즉흥연주는 음악이 처음 생겨날 때 같이 만들어진 가장 자연스러운 연주 방법이다. 음악을 즐기고 창조하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 어쩌면 유일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무엇을 연주하면 지켜보다가 그것을 따라한다. 이것이 음악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다. 소리놀이터의 즉흥으로 연주하기는 음악의 가장 원초적인 창조 원리이자 수용 방법인 즉흥연주의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284~285)

-. 소리놀이터의 즉흥연주에서 사람들은 어린 아이처럼 관심어린 눈동자와 무엇이든 만지고 두드려보는 몸짓으로 악기와 대화하게 되고 악기와 연애에 빠진다. 그 다음부터는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286)

► 소리놀이터의 조각 만들기

1. 재활용으로 만들기

알고 있는 노래를 여러 곡 겹치게 만들어서, 하나의 노래나 가락을 여러번 재활용하다보니까, 악기들을 보고 그것을 충분히 사용하기 위해 연주조각을 만드는 방법 등 재활용의 아이디어는 끝이 없다. 중요한 것은 재활용하려는 대상의 특성을 온전히 이해하는 일과 더불어 재활용을 하려는 사람의 욕구가 끝까지 살아 숨쉬게 하는 일이다.(303)

► 소리놀이터의 미래

-. 우리의 몸벌레와 소리놀이터는 결국 이 세계를 만나고 여행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자아를 만드는 성장의 과정이자 내 안과 밖의 세계가 어떻게 순환하고 있는지를 자각하고 실천하는 성찰의 과정이다. 그 다양한 여러 갈래 길을 직접 느껴보고 이해하고 참여하는 체험을 많이 할수록 내가 선택해서 갈 수 있는 지금 단 하나의 길은 항상 여러 길과 통해 있고, 그 모든 길의 도움을 받아 이어지는 것임을 배우게 되었다.

우리가 몸벌레와 소리놀이터로 구성된 노리단을 통해 추구하는 빅 프로젝트가 있다면, 혼자서는 결코 모두 가볼 수 없는 수많은 길들이 교차하면서 통합적인 다양성이 열리고 곧장 다른 세계로 전환되는 특별한 시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우리의 이런 구상은 장구한 세월에 걸쳐 유목민과 농경민 각각의 독특한 마을 만들기를 통해 훌륭한 사례와 이야기로 전해 내려오는 인류의 오랜 지혜에서 얻은 것이다.(312~313)

-. 뮤직 캐슬, 음악 마을이 바람처럼 구름처럼 돌아다니면서 잠시 머무르는 곳마다 소리놀이터가 열리는 상상, 숱한 저마다의 길들이 제 길을 가다가 그곳에 이끌려 무수히 교차하면서 또 다른 판들이 끝없이 생성되고 이어지는 상상, 작은 것들이 여럿이 뒤섞이며 거대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지만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순환과 재활용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상상, 이런 상상들이 우리를 끊임없이 몸벌레와 소리놀이터로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313)

-. 우리의 공연과 교육은 매번 다른 장소와 다른 시간에서 또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길 떠나기이고, 길 찾기로 순환된다. 똑같은 공연과 똑같은 교육은 없다. 나도 모르게 똑같은 것을 반복하고 있을 때면 우리는 일부러라도 차이를 부여해서 작은 틈을 만들고자 애를 쓴다. 똑같은 쓰레기가 없기 때문이고 마찬가지로 똑같은 재활용과 똑같은 순환도 없기 때문이다.(315)

 

 

Ⅲ. ‘내가 저자라면’

 

일하며 논다, 배운다 - 노리단 이야기를 금주 읽고 있노라니 변경연 연구원과 일맥상통한 몇가지 점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를 아래와같이 다섯가지 정도로 요약해 보았다.

첫째, 통념 깨기

이책을 통해 처음 알게된 사실중에 하나가 예술의 원뜻의 개념이다. 막연히 예술이란 특정한 탈렌트를 부여 받은 선택된 사람이 그것을 갈고닦아 기능인의 위치로 서는 것인줄 알았었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藝)’는 씨앗을 심는 것이고, ‘술(術)’은 길을 내는 것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라는 뜻에서 예술이라는 말이 나왔다. 즉, 예술은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대책을 강구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실천하는 행위를 뜻했다. 다시말해 세상 모든이가 저마다의 삶의 장에서 구현해 나가는 모든 행위들을 예술이라 칭할수 있을 것이다. 이런 명제가 있었기에 노리단에서는 특별한 기능인의 사람보다는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이들을 초대하고 육성시켜 나간다.

변경연도 마찬가지이다. 흔히 작가를 양성하는 모임이라면 개인의 글솜씨를 보게되고 글의 문체 등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들을 가르치고 훈련시켜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누구도 그런 이야기들을 하지 않는다. 다만 사전에 선발된 인원을 대상으로 매주 주어진 북리뷰와 칼럼 등의 과제 등을 통한 스스로의 깨우침과, 오프라인 수업에서의 코멘트 등을 통한 성장을 일차적으로 도모해 나간다.

둘째,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운 것은 잊혀지지 않고 몸에 남아 있다.

노리단은 신입 단원이 들어오면 직접적으로 자신이 사용할 악기를 제작케하고 다방면의 몸의 단련을 통한 체험학습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연구원에서도 1년여동안 각자의 개인생활들을 뒤로하고 매주간의 과제를 통해 스스로 몸으로 익힌 땀의 단련을 강조하고 그것을 체득케 한다.

셋째, 악기는 주어진 상황과 연주자의 욕구에 따라 무한한 상상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노리단에서는 기존에 볼수 없었던 창의적인 여러 악기들이 등장을 하고 이런 악기들을 통해 공연을 해나간다. 워크숍에서도 수강생들에게 주저하지말고 신나게 마음껏 세게 치라고 요구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행위를 통해 자신안에 잠재되고 억눌려져 있던 무엇인가를 표출함으로써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어거스트 러쉬’ (August Rush, 2007)란 영화에서 주인공인 ‘에반’(프레디 하이모어)이 기타를 칠 때 손바닥으로 몸통을 두드리며 타악기처럼 연주하는 장면이 있다. 기타는 당연히 양손을 자판을 잡고 줄을 뜯어야 한다는 고정된 이미지를 갖고 있던 나에게 이모습은 신선한 장면으로 다가왔었다.

현재의 연구원 생활시 주어진 과제를 할 때에 나는 가급적 제시된 툴과 형식을 따를려는 고정된 입장을 취한다. 그래서 주어진 매뉴얼대로 내가 잘수행하고 있는가를 몇 번씩 확인을 해나가기도 한다. 그러다 오프라인 수업시 동료들의 나와는 다른 형식의 발표들을 듣고 있노라면 저런 형식으로 할수도 있겠구나 라는걸 느끼게 된다. 그렇기에 고정된 틀을 강조하는 나의 스타일과는 달리 노리단에서의 단원들의 학습방법들은 대단히 혁신적인 것으로 다가와진다.

넷째, 나 자신이 되는 것

노리단의 목표를 한마디로 설명하라면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연구원의 목표도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나의 생긴 본모습을 깨우치고 그것을 통한 변화를 일구어내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 자신이 되고 본모습을 깨우쳐나가기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타인이라는 거울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즉, 너를 통해 나를 알게 되는 것이다.

1년이란 기간이 되어가는 연구원 생활동안 나자신 싸부님과 동료들에게 많은 피드백을 받아왔다. 격려를 받기도 하였지만 때론 칼날같은 코멘트들도 많았다. 그럴때면 나는 아픈 가슴을 움켜쥐며 오해아닌 오해를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런 진정어린 코멘트가 있었기에 이제서라도 조금씩 깨달아가는 과정을 밟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다섯째, 상호학습의 길인 소통

노리단은 혼자만의 연주가 아닌 집체형식의 공연을 이야기한다. 더욱이 공연의 장에서 능숙하게 하는 이와 신참자를 일부러 함께 어우러지게 하여 거기에서의 소리놀이터를 체험케 하게하고 이를 통한 소통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나가게끔 연출을 한다.

연구원에서의 책읽기는 자기만의 학습이요, 자기만의 대화로써의 방법이요, 자기만의 만족은 아니다. 이를통한 타인과 세상에의 연결을 더욱 공감되게 더욱 진실되게 더욱 마음으로 감동되게 다가가게 하는 매채체의 구실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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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2010.01.31 21:19:32 *.117.112.22
금주는 사자 프로젝트의 일환인 창조적 소수그룹의 하나로 자체 선정한 '노리단'에 관련된 책자를 읽었습니다.
책을 읽어 나갈 수록 노리단이라는 단체에 대해 점점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그 실체의 본질에 대해 점점더
알고 싶은 마음이 더욱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유선통화를 노리단 해당부서와 사전 나누고 첨부자료를  토대로한 인터뷰 요청 협조 건을 드렸으나
한주가 지나도 소식이 없네요.
실례를 무릎쓰고 직접 내방을 하여야 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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