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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8일 11시 45분 등록

안인희의 북유럽신화 1

안인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저자에 대하여

안인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86~1987년 독일 밤베르크 대학에서 수학하였다.

 

그는 대표적인 독일어권 번역가이자 인문, 예술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로 주목 받아온 인문학자이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발렌슈타인 3부작>으로 본격적인 번역 활동을 시작한 이후, 실러의 <빌헬름 텔> 슈테판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 <폭력에 대항한 양심> 등 다수의 깊이 있는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함으로써 그는 인문학권의 대표적인 번역자로 평가 받고 있다. 1995년에는 실러의<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로 제2회 한독번역문학상을 수상했다.

 

번역 작업을 통해 불태웠던 문학, 철학, 예술 분야를 향한 그의 열정은 신화와 예술과 현실의 관계를 흥미롭게 살핀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로 2003년 ‘올해의 논픽션 상’을 수상하였다. 이 책은 신화와 바그너의 음악과 히틀러의 민족주의 정신을 분석하여 신화와 현실 세계와의 관계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나는 <북유럽 신화>를 읽고 이 책을 읽었는데 <니체, 천 개의 눈 천 개의 길>에서 바그너에 대해 접한 내용이 있어서 신화와 신화를 바탕으로 한 바그너의 음악세계, 바그너를 좋아한 히틀러 이야기가 술술 읽혔다. 그는 이 책을 쓰면서 북유럽 신화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바그너의 안내를 통해 접하는 북유럽 신화는 재미 있었다.

 

그는 원래 바그너에서 다음 단계로 도이치 문화현상으로 탐색 대사를 넓혀갈 생각이었지만. 도이치 문화의 중요한 원천인 북유럽 신화를 정리하지 않고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본격적인 북유럽 신화를 탐색하게 되었고 <인희의 북유럽신화>를 출간하게 되었다.

 

그는 주목 받고 있는 인문학자로서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저자의 말 - 낯설고도 친숙한 세계, 북유럽 신화로의 여행

그리스 신화는 알프스 산맥 이남 지중해 지역에서 매우 일찍 생겨난 한화고, 북유럽(게르만) 신화는 그와는 별개로 알프스 산맥 이북의 광범위한 유럽 지역에 옛날부터 퍼져 있던 종교이며 신화다. 시기적으로 그리스 신화가 훨씬 앞서 있다.[4]

 

북유럽 신화는 기독교가 북유럽에 널리 전파되기 이전에 수 많은 게르만족들이 발원했던 스칸다나비아 반도와 덴마크 지역을 중심으로, 아이슬란드, 독일, 브리튼 섬, 프랑스 등 광범위한 지역에 퍼졌고 또 그곳을 무대로 삼고 있다. <옛 에다>(800~1200) <스노리 에다>가 주요 출정이다. 다만, <에다>를 쓴 시인들이 기독교로 개종한 지식인들이라 기독교의 영향이 에다에도 스며들었다.[4]

 

북유럽 신화는 인간 영웅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이전 신들과 거인들의 다툼을 주로 다룬다. 신들과 거인들이 인간의 특성을 일부 보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온갖 초인적 존재들이 이야기다. 그들이 몰락하고 난 뒤에 비로소 본격적인 인간들의 세계, 곧 중간계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5]

 

북유럽 신화에는 죽기까지 서로 대립하는 세력들, 수많은 형태의 내기와 지혜 겨루기, 보물, 모험, 맹세, 독특한 세계공간, 예언과 싸움과 몰락 등이 등장한다.[5]

 

북유럽 신화에는 현대 문화산업 콘텐츠의 기본 골격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다. [5]

 

북유럽 신들은 전혀 완벽한 존재들이 아니다. 이미 몰락이 정해진 신들이 완벽할 리가 없다. 지혜 신이자 오딘은 애꾸눈이다. 그가 외눈이 된 사연이 무엇이든 이런 서술에는 짓궂은 심술과 비꼬기가 숨어 있다. 오딘 신이 거느리고 다니는 까마귀 두 마리와 늑대 두 마리도 마찬가지다. [6]

 

북유럽 신화는 지지한 문학작품이라는 그릇에 담긴 것으로, 오늘날 이른바 콘텐츠라 불리는 것들의 중요한 원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류 공통의 근원적 사유형식인 원형들을 여기석 만날 수 있고, 수많은 문학작품의 기존 골격과 주제를 이루는 모티브들도 여기서 만날 수 있다. [7]

 

1권이 키워드를 보물모험’, 2권의 키워드를 예언종말로 정하고 지금처럼 두 권으로 나누었다. 보물, 모험, 예언, 종말은 실제로도 북유럽 신화를 가로지르는 키워드들이다.[8]

 

세상의 시작

태초암소와 태초거인

맨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늘도 땅도 물도 없고, 빛도 어둠도 시간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오로지 추위와 더위만 있었다. 방향으로 정해보면 추위는 북쪽에, 더위는 남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둘 사이에는 텅 빈 공간이 있었다 바닥도 천정도 없는 빈 자리였을 뿐이다. 뒷날 사람들은 이 빈 공간을 기눙가가프(거대한 아가리)’라고 불렀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다가 기눙가가프에서 차츰 무슨 일인가가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북쪽 니플하임의 얼음에 틈바구니가 생겨 그곳에서 얼음이 조금씩 녹아 차츰 물줄기를 이루더니 그 물줄기가 거대한 아가리로 흘러 들어왔다. 하지만 워낙 차가운 물이라 흐르다 말고 도로 얼어붙었다. 이렇게 해서 북쪽의 얼어붙은 강이 되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얼음 강이 점점 커져서 얼음 바닥이 되었다. 남쪽 무르펠하임에 불꽃에서 나온 더운 기운이 기눙가가프로 들어왔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가운데쯤에서 남쪽의 불꽃과 서리가 만났다. 서리가 녹아 물방울이 되고. 물방울이 뜨거운 열기의 힘으로 생명을 얻었다. 그것은 천천히 거대한 인간의 모습이 되었다. 그가 곧 태초거인 이미르다. 뒤이어서 서리 녹은 물방울에서 거대한 암소 한 마리가 저절로 생겨났다. 바로 태초암소 아우둠라였다. 이미르와 아우둠라는 오늘날 우리 가사는 세계를 모두 구성할 만큼의 물질 덩어리로 이루어진 존재였다.

 

신과 거인의 조상

태초암소 아우둠라의 몸에서는 젖줄 기 넷이 강물처럼 흘러나왔다. 태초거인 이미르는 아우둠라의 젖을 먹고 살았다. 거대한 공간에서 암소와 단 둘뿐인 이미르는 별로 할 일도 없고 암소의 젖을 먹고 나서 주로 잠을 잤다. 암소는 소금기가 썩인 돌을 핥아 먹고 살았다.

 

암소가 소금 돌을 핥자, 첫째 날 돌에서 머리카락이 삐죽이 솟아나왔다. 둘째 날 돌에서 남자의 머리통이 생겨났고, 셋째 날 돌은 완전한 남자가 되었다. 이 남자가 바로 신들의 조상이다. 그는 크고 강하며 아름다웠고, 남자이면서 동시에 여자이기도 했다. 그래서 혼자서 아뵈르라는 아들을 낳았다. 뒷날 거인 여인 베스틀라와 짝을 이루어 오딘, , 빌리라는 세 아들을 얻었다. 먼 뒷날 오딘이 수많은 아제 신들의 아버지, 신들을 다스리는 최고의 신이 된다.

 

태초거인 이미르는 젖을 먹고 열심히 잠을 잤다. 자면서 이미르는 땀을 흘렸다. 그이 왼편 겨드랑이에게 흐른 땀으로부터 남자와 여자가 나왔다. 이들이 거인들의 조상이다. 그리고 그이 발도 다른 발과 짝짓기를 해서 아들을 낳았다. 기눙가가프에서는 태초암소와 태초거인의 자손들이 차츰 늘어났다. 뵈르의 아들은 몇 되지 않았지만 거인들의 수는 빨리 불어났다.[18]

 

세계의 창조

태초거인 이미르가 아직도 잠을 자면서 땀을 흘려 거인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었다. 오딘과 형제들은 점점 더 참기가 어려웠다. 마침내 뵈르의 아들들이 거인 이미르를 죽였다 이때 거인의 몸에서 엄청나가 많은 피가 흘러나와 그 피가 바다가 되었다. 태초 암소는 이 바닷물에 파묻혀 버렸고, 거인들은 모조리 빠져 주었다.  오로지 거인 베르겔미르만이 아내와 함께 배에 올라타 간신히 살아남았다. 이 거인 부부에게서 새로운 거인 족이 생겨났다.

 

오딘과 형제들은 죽은 이미르의 몸을 기눙가가프에 채워 넣고 그것으로 이 세계를 만들었다. 피가 다 빠져나간 몸은 굳어서 단단한 땅이 되었다. 신들이 이 땅을 바다 가운데 고정시켰다. 그래서 바다가 땅을 빙 둘러싸게 되었다. 이미르의 뼈는 산과 낭떠러지가 되고, 작은 뼈와 이빨들은 돌덩이기 되고 머리카락과 털은 나무와 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두개골만 남았는데, 신들이 이것을 땅 위에 덮어씌워 하늘을 만들었다. 신들이 두개골 속의 뇌수를 공중에 흩뿌리자 하늘을 떠가는 구름이 되었다.

 

또 신들은 죽은 이미르의 살 속에 생겨난 구더기로 난쟁이들을 만들었다. 난쟁이 들은 땅속에 살면서 귀한 돌들을 모아 가공하여 보물을 만드는 대장장이가 되었다. 신들은 난쟁이 넷을 붙잡아다가 세계의 네 귀퉁이에 세워 동, , , 북을 만들었다. 그리고 남쪽 무스펠하임에서 불꽃들을 가져다가 하늘에 박아 별을 만들었다.[19]

 

늑대에게 쫓기는 해와 달

오딘과 형제들은 이미르의 몸으로 세계를 만들고 지배하기 시작하였다. 거인들이 사는 곳은 요툰하임이라고 불린다. 그곳에 노트()라는 거인 여자가 살았는데 그녀는 특별히 검고 어두웠다. 그녀는 여러 번이나 결혼을 했다. 마지막으로 한 아제 신과 결혼하여 아들 다그()을 낳았다. 다그는 특별히 밝고 아름다웠다. 오딘은 노트와 다그를 찾아와 제각기 말고 마차 하나씩을 선물하고는 그들을 하늘에 올려놓았다. 오딘의 명령에 따라 그들은 제각기 마차를 타고 열두 시간씩 번갈아 하늘을 달리게 되었다.

어머니 노트가 먼저 길을 떠났다. 그녀는 서리갈기라는 말을 타고 하늘을 돌다가 아침이 되면 땅으로 돌아오는데, 그럴 때면 힘차게 달린 말의 입에서 거품이 땅으로 떨어진다. 이것이 아침 들판에 내리는 이슬이다.

 

노트가 땅에 닿으면 이번에는 아들 다그가 길을 나선다. 다그는 눈부시게 빛나는 빛의 갈기(시킨팍시)’라는 말을 타고 달리는데. 그 말의 빛이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힌다. 이들이 처음 여행을 한 뒤로 밤과 낮의 구분이 생겼다.

 

한편, 인간들이 사는 중간계(미트가르트) 너머 동편 숲에 거인 여자 하나가 살았다. 그녀는 많은 지식을 두었는데, 이들은 모조리 늑대의 모습을 하였다. 그들 중에서 특히 큰 늑대 두 마리가 해와 달을 뒤쫓았다. 그들은 늑대에게 잡아 먹힐까 두려워 있는 힘을 다해 마차를 몰기 때문에 세월이 그토록 빠르게 흐르는 것이다.

이들은 부지런히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 늑대들이 해와 달을 삼키는 날이면 머지 않아 세계가 끝난다는 예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24]

 

외눈박이 지혜의 신 오딘

오딘신은 세계를 만든 다음 인간을 만들고, 위험한 거인들에게서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거인과 인간이 사는 곳 사이에 경계도 만들었다.  또한 인간이 땅과 신이 세계 사이에도 적절한 경계를 두어 온 세상에 분명한 질서를 만들어냈다. 인간이 사는 곳은 신과 거인의 나라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미트가르트(중간계)라고 불렀다. 중간계의 위쪽 하늘에 아제 신들이 사는 아스가르트(아제세계, 하늘 세계)가 있고 중간계의 성벽 바깥에 거인들이 사는 요툰하임(거인 세계)가 있었다.

 

오딘이 만든 세계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물푸레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이 나무는 중간계의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는데, 굵은 나무 줄기가 하늘로 높이 솟아 아스가르트위로 뻗어 있었다. 그뿐 아니라 굵은 뿌리 하나도 아스갈트에 자리를 잡았다. 그 밖에도 나무의 줄기와 뿌리들이 당시 존재하던 아홉 세계에 모두 뻗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나무를 세계 나무또는 '아그드라실이라고 불렀다. 이그드라실은 곧 세계 전체를 상징한다.

 

세계나무는 세 군데 샘물에 뿌리를 적시고 있었다. 뿌리 하나는 하늘나라인 아스가르트의 샘물에, 또 하나는 멀리 떨어진 거인들의 땅 요툰하임의 샘물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북쪽 니플하임의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샘물에 닿아 있었다. 아스가르트에 있는 샘은 우르트 샘(운명의 샘)’, 요툰하임에 있는 샘은 미미르 샘(지혜의 샘)’, 나플하임에 있는 샘은 흐베르겔미르 샘(질투의 샘)’이었다.[39]

 

옛날에 오딘 신들이 젊은 시절에 지혜를 얻기 위해 미미르의 샘으로 찾아 갔다. 하지만 거인 미미르는 오딘에게 샘물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오딘은 지혜를 갈망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그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무엇을 대가로 내놓으면 샘물을 마실 수 가 있겠나?” 오딘이 물었다.

지혜로운 거인은 오딘 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젊은이의 이글이글 불타는 눈길에는 사색의 성향이 나타나 있었다. 상대방의 마음을 깊이 꿰뚫어보는 듯한 젊은이의 눈길이 지혜로운 미미르의 마음을 흔들었다.

글쎄, 지혜의 샘물에 버금가는 보물을 내놓는다면 샘물을 마실 수도 있겠지. 한쪽 눈을 내놓으면 어떻겠소?”

오딘은 길은 생각에 잠겼다. 오딘은 이미 지혜로운 젊은이였다. 지혜가 그토록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닫고 지혜를 얻으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오딘은 더욱 큰 지혜가 필요했다. 마침내 오신 신은 미미르의 말에 동의 했다. 그는 한쪽 눈을 뽑아 샘의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 뒤로 오딘은 얼마든 이곳으로 와서 샘물을 마시고 지혜로운 거인 미미르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샘의 바닥에서는 언제까지나 신의 눈 하나가 빛을 내고 있었다.[45]

 

오딘은 지혜의 신이다. 게르만 사람들이 지혜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한 정보와 인식에 바탕을 두었다. 먼저 많은 양의 지식을 얻고, 그것을 제대로 정리하여 상황에 알맞은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힘이 곧 지혜하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를 지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지식을 많이 얻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끈질긴 노력과 오랜 탐구의 경험이 필요하다.[46]

 

오딘이 이그드라실에 매달린 까닭

이미 지혜를 지닌 신이었지만 더욱 깊은 지혜를 얻으려는 오딘 신의 열망은 끝이 없었다.

신들은 이둔 여신이 보관하는 젊음의 사과를 매일 먹는 덕분에 늙지 않고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였다.

 

오딘은 이미 깊은 지혜를 얻어 세계의 모든 존재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죽음에 대해서도 더 잘 알고 싶었다. 그래서 스스로 양쪽 겨드랑이 사이에 날카로운 창을 꽂아 넣고 이그드라실의 가지에 매달린 것이다. 그의 갈비뼈를 좌우로 관통한 창이 나뭇가지에 걸쳐졌다. 그렇게 그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아흐레 동안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그 동안 그는 죽음 저편을 바라보았다. 아니 오히려 그 자신이 그렇게 죽어 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머물면서 그는 옛날에 죽은 존재들도 만났다.

아흐레 밤낮이 완전히 지나고 나서야 그는 죽은 듯한 모습으로 나무에서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되살아났다.[53]

 

탐욕의 기운, 황금열망 굴바이크

바네 신들과 아제들신이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굴바이크라는 바네 여신이 아제 신들에게로 온적이 있었다. ‘굴바이크황금열망이라는 뜻이다. 아제 신들을 찾아온 굴바이크 여신은 절대로 만족할 줄 모르고 한 없어 황금을 갈망하는 여신으로 변한 여신이었다.  굴바이크는 보물을 수호하는 여신이며 신이나 거인이나 난쟁이나 인간이나 가질지 않고 그녀를 만나 누구나 보물을 갈망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여신이었다. 굴바이크 여신이 온 뒤로 아제 신들 사이에도 황금과 온갖 보물을 탐내는 마음이 전염병처럼 퍼졌다. 심지어 언제나 지식과 지혜를 갈망하는 최고신 오딘 마저도 황금과 보물을 탐하였다. 신들은 황금을 탐내는 마음만큼이나 황금을 어디서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도 알고 싶었다. 황금이 곧 권력의 원천임을 눈치 챘기 때문이다.

신들이 보기에 굴바이크는 위험한 존재였다. 보물을 탄내는 마음이 이렇게 모든 존재들 사이에 퍼졌다가는 온 세상이 보물 때문에 서로 싸우고 죽이는 사나운 전쟁터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를 죽이려고 하였다, 아제 신들이 그녀를 세 번이나 불에 태웠지만 번번이 상처하나 입지 않고 멀쩡하게 불길 밖으로 걸어나 왔다. 세 번째로 불길에서 되살아난 굴바이트는 신들을 비웃으며 아스가르트를 떠났다. 그녀가 떠났어도 황금과 보물을 향한 열람은 신들 곁을 떠나지 않았다.[63]

 

신들은 어떻게 보물을 얻었을까

천둥의 신 토르의 아내인 지프 여신은 아름다운 황금색 머리카락을 언제나 자랑으로 여겼다.

 

언젠가 토르 신이 거인과 싸우러 나가 이번에도 며칠이 지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토르신의 궁전은 문단속이 잘되어 있었다. 게다가 파수꾼 하임달 신이 밤새 잠지 않고 아스타르트를 지켰다.

 

하임달이 이렇게 물샐틈없이 지키고 있는데도 불의 신 로티는 들키지 않고 토르신의 궁전으로 몰래 숨어들어갔다. 지프 여신의 아름다운 황금색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가지고 나왔다.

 

다음날 아침 토르신의 궁전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처음에는 누가 지프 여신의 머리카락을 훔쳐갔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 사이 경박한 로키는 벌써 입을 놀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황금 머리카락이 어디 있는지 자기가 안다고 자랑 삼아 슬쩍 떠벌리니 것이다. 성격이 불 같은 토르는 당장 로키를 찾아가 멱살을 붙잡고 그 자에서 잡아먹을 것처럼 으르렁댔다.

당장 가서 지프의 금발 머리카락을 찾아오너라. 머리카락이 머리에 도로 붙어서 잘 자라야 한다. 안 그랬다간 네 녀석을 살려두지 않을 테니 뼈를 으스러뜨려 죽일 테다.”

로키는 펄펄 뛰는 토르의 기세에 질려서 그러마고 약속을 하였다.

 

로키는 길을 떠났다. 땅속 깊은 곳 스바르트알프하임(검은 알프들의 세계)에 사는 난쟁이들은 어디에 보석이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로키는 불의 신이었으니 난쟁이들이 불로 보석을 다듬는 것을 모를 리 없었던 것이다.

그는 솜씨 좋기로 소문난 이발디의 아들들에게로 찾아갔다. 그러고는 난쟁이 대장장이들에게 사정이야기를 했다. 솜씨 좋은 난쟁이들은 불의 신을 위해 이런 힘든 작업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은 가느다란 황금의 실을 뽑아 그것으로 머리카락을 만들었다. 대장장이들의 훌륭한 솜씨를 보자 로키는 잡자기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내친김에 난쟁이들에게 부탁하였다.

내 일찍이 소문은 들었다마는 어제 보니 너히들 솜씨가 정말로 좋구나, 기왕 솜씨를 보인김에 신들을 위해 한두 가지 보물을 더 만들어주지 않겠나? 내 그것들을 함께 가져다가 아스가르트의 신들에게 선물하고 너희 솜씨를 크게 자랑해 주마.” 불의 신의 칭찬해주는 말을 듣고 이발디의 아들들은 보물 두 가지를 더 만들었다. 하나는 궁니스라는 창이었다. 이것은 아주 강하고 언제나 표적을 찾아가 맞히는 특별한 보물이었다. 다른 하나는 스티트블라트니르라는 배였다. 이렇게 로키는 이발디의 아들들에게서 보물 세가지를 얻었다.[73]

 

로키는 신이 나서 이 세 가지 보물을 가지고 아스가르트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기왕 난쟁이들의 나라로 온 김에 이발디의 아들들에 못지않게 유명한 형제 대장장이인 진드리와 보로크로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로키는 이발디의 아들들이 만든 보물 세가지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발디의 아들들이 만든 이 보물을 좀 보아라. 세상에 이보다 더 훌륭한 보물을 만들 솜씨다 또 있을까?”

진드리와 브로크 형제는 이보다 더 훌륭한 물건을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로키는 은근히 자존심을 건드는 말을 하며 이 보다 잘 만들면 자신의 머리를 걸겠다고 했다.

로키의 말에 브로크가 불끈 해서 대꾸했다.

우리가 더 훌륭한 보물을 만들면 어떻게 하시겠소? 정말로 머리를 거랍니까?”

그야 물론이지. 자네들이 이보다 훌륭한 보물 세 가지를 만든다면 말이야.”

하지만 우리가 보물을 만든다면 어느 쩍이 솜씨가 더 좋은지 그걸 누가 판결합니까?”

그야 이 물건들을 쓸 신들이 판결하면 되겠지.”

진드리 형제는 있는 궁리를 다하여 훌륭한 보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도 세가지를 만들었다. 황금털이 달린 수퇘지 굴보르스테’, 황금 반지 드라우프니르’, 쇠망치 묠니르였다.

 

아스가르트에 신들이 모였다. 가장 중요한 신인 오딘과 프라이와토르가 로키와 브로크이 내기에 판결을 내리기로 하였다. 먼저 로키는 절대로 표적을 빗맞히지 않는 창 궁니르를 오딘 신에게 선물하였다. 오딘은 궁니르를 시험해 보고 몹시 만족하였다. 다음은 신기한 배 스키트블라트니르는 프라이 시에게 돌아갔는데 펼쳤다 접었다 할 수 있는 이 배를 보고 프라이도 몹시 기뻐하였다. 토르신은 자신이 요구한 대로 아내 지프신을 위한 황금 머리카락을 선물 받았다.

 

이번에는 브로크가 앞으로 나섰다. 먼저 그는 황금 반지 라우프니르를 오딘에게 선물하고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물건인지 설명하였다. 황금털 수퇘지는 프라이에게 돌아갔다. 마지막으로 브로트는 토르신에게 쇠망치 묠니르를 내밀었다. 쓰지 않을 때는 손바닥 안에 감출 수도 있는 망치였다. 토르는 이 선물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신들은 여러 가지 쓰임새를 꼼꼼히 따져 본 다음 토르가 받은 튼튼한 쇠망치가 가장 쓸모 있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해서 난쟁이 브로크가 내기에서 이기고 불의 신 로키가 졌다.

로키는 이제 머리를 내놓아야 했다. 그는 브로크에게 가져가 보았자 아무 쓸모도 없는 머리 대신 값진 황금을 주겠노라고 제안해 지만 난쟁이는 어차피 황금을 잔뜩 가지고 있기에 그 제안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러자 궁지에 몰린 로키가 이렇게 말했다.

좋다. 그럼 내 머리를 가져가라. 하지만 모가지는 절대로 건드리면 안 된다. 머리만 내기에 걸었지 모가지를 걸지는 않았으니까.”

로키의 이런 궤변에 난쟁이 브로크는 화가 잔뜩 치밀었다. 브로크는 호주머니에서 송곳과 가죽끈을 꺼냈다. 그러고는 온갖 교활한 소리를 잘도 지껄여대는 얄미운 로키의 입술을 위 아래로 합쳐 여러 군데나 송곳으로 뚫고는 가죽 끈으로 묶어서 꿰맸다. 내기에서 진 로키로서는 자기 머리에 일어나는 그 꼴을 꼼짝 못하고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80]

 

난쟁이에게 황금 목걸이를 얻은 프라야 여신

프라야 여신의 목걸이 브리징가멘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여신은 그것을 얻기 위해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였다. 어차피 북유럽 신화에서 공짜란 없다.  로키 신만이 난쟁이들에게서 억지로 보물을 빼앗을 수 있을 뿐, 다른 경우는 모두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다른 어디서나 그렇듯이 여기서도 약속이나 계약은 가장 중요한 질서 유지 방법이었다. [93]

 

저주 받은 반지-반지 이야기 1

오딘과 동생 회니와 로키가 세상 구경을 하려고 함께 길을 떠났다. 폭포가장자리에 수달 한 마리가 앉아서 커다랗고 통통한 연어를 잡아먹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로키가 돌 하나를 집어던져 솜씨 좋게 수달의 머리를 맞혔다. 수달은 그 자리에서 쓰려져 죽었다.

저녁 무렵 아재 신들은 농가에 도착하여 안으로 들어가 묵어가기를 청했다.

이렇게 말하면서 신들은 자기가 잡은 것을 보여주었다. 집주인 흐라이트라마르는 죽은 수달을 보더니 버럭 화를 내명 아들을 불러 동생이 죽었다는 것을 알렸다. 그러자 큰 아들은 신들을 밧줄로 묶어버렸다.

 

우리가 죽은 아들 몸값을 내면 어떠리까? 원하시는 대로 드리겠소.”

그러자 농부 부자는 수달의 가죽을 벗겨서 그것으로 커다란 자루를 만들었다. 그러고는 이렇게 요구했다.

이 가죽 자루 속을 붉은 황금으로 가득 채워주시오. 그런 다음 자루 밖도 황금으로 덮어 가죽이 보이지 않게 해주시오.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몸값이외다.”

 

로키는 세상에서 가장 보물을 많이 가지고 있는 줄 알았다. 땅 속의 보석을 찾아내고 가공하는 난쟁이들이었다. 로키는 마법을 그물을 구해 난쟁이 안드바리를 포로로 살았다. 로키는 안드라리의 보물을 모조리 내놓으면 풀어줄 것을 약속했다. 난쟁이는 로키가 내놓을 자루에 자신의 보물을 담기 시작했다. 눈 밝은 로티는 난쟁이가 작은 황금 반지 하나를 옆으로 슬쩍 빼돌리는 것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이 반지만 그냥 넘겨주오. 아주 작고 별 가치도 없지 않고. 하지만 내게 소중한 것이오. 이것으로 나는 재물을 다시 모을 수 가 있다오.”

로키 신은 손수 덤벼들어 난쟁이의 손에서 반지를 빼앗아 자루에 던져 넣었다. 난쟁이는 정말로 화가 잔뜩 났다. 그는 분해서 이를 갈며 저주의 말을 퍼부었다.

이 반지를 쓸 때 필요한 주문은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르지. 그러니 아무도 그것을 사용할 수 없어. 내 반지를 손가락에 끼는 놈은 누구든 목숨을 잃어버려라.”

 

신과 난쟁이의 지혜문답

한번은 검은 알프(난쟁이) 알비스가 아스가르트로 찾아왔다. 대담한 알비스는 무시무시한 토르 신의 딸을 사모하여 그녀와 결혼하려고 하였다. 알비스는 토르의 딸 트루트를 집으로 데려가려고 서둘러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 순간 밖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렷다. 멀리 외출했던 토르 신이 돌아온 것이다 그는 자기 궁전에서 난쟁이를 발견하고는 멈칫했다.

 

딸을 제게 주십시오. 저는 아홉 세계를 두루 구경하였으며 이곳의 존재들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알바스가 자기소개를 듣고 난 토르는 세상에 대한 지식을 이렇게 많이 갖추 지혜로운 난쟁이에게 딸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딸을 내주기에 앞서 난쟁이의 지혜를 알아 보기 위해 세상일을 이것 저것 묻기 시작하였다. 토르신은 하늘, , , 구름, 바람, 공기 등에 대해서 묻고 지혜로운 난쟁이 알바스는 언제나 비슷한 순서로 각 존재들이 그것을 부르는 이름을 나열하였다. 정말로 난쟁이의 지식은 끝이 없었다. 오히려 토르의 물음이 바닥이 날 것만 같았다. 이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밤이 지나고 아침 해가 떠올랐다. 토르 신과 알비스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토르의 궁전 안으로도 아침 햇살이 들어왔다. 아침 햇살을 받은 검은 알프는 그 자리에서 돌로 변하고 말았다. 땅속에 사는 난쟁이에게 햇빛은 독이었던 것이다. 알비스는 시간 가는 줄도 잊고 토르와의 대화의 이야기에 정신이 팔렸다가 그만 아침 햇살을 온몸에 받아 돌이 되고 만 것이다.

 

알비스가 정말로 세상일을 많이 아는 지혜로운 난쟁이였다면 먼저 질서를 정확하게 알았어야 옳다. 그랬다면 그는 햇빛에 노출되어 돌로 변하는 일만은 면했을 것이다.

 

지혜란 모름지기 제가 처한 처지와 제 능력과 한계를 정확하게 알고 세계에서 자신의 좌표를 뚜렷하게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므로 저 자신을 아는 것이 지혜의 출발점인 것이다. 알비스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지식은 좀 얻었지만 그렇게 축적한 지식에서 제가 필요한 정보를 추론해내는 데 실패하였다. 따라서 깨달음(인식)을 전혀 얻지 못하였다. 많이 배우고 많이 보았다고 해서 인식이 깊다 말할 수 없고, 지식이 지혜의 기반이라고는 하지만 단순한 기억의 나열이 지혜가 될 수 없음은 자명한 것이다. 축척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꼭 필요한 인식을 얻어야 하고, 이렇게 얻은 인식을 바탕으로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곧 지혜로움이다.[234]

 

1권을 마치며

등장인물, 시간 및 공간, 간략한 숫자로 정리되는 이야기 구조 등이 모든 이야기에서 핵심이 되는 요소이다. 이것만 정확히 알고 잘 활용해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새로 만들어낼 수 있다. 신화는 모든 이야기와 시 문학의 원천이다.[237]

 

 

내가 저자라면

북유럽 신화는 스칸다나비아 반도, 덴마크, 독일 등 알프스산맥 북쪽 지역에 내려오는 신화로 스칸다니비아 신화, 게르만 신화라고도 불린다. 이 신화는 매우 익숙하다. 그리스 로마신화보다 익숙한 얘기가 많아서 놀랐다. 동화나 애니매이션 영화의 소재로 나오는 보물을 찾아나서는 바이킹 족의 보물이야기나, 보물을 찾아 공주와 결혼하게 되는 알라딘, 난쟁이들의 보석이야기, 약간은 어리석은 거인들의 이야기가 북유럽 신화가 모태가 되었던 것이다. 우리가 이것이 북유럽 신화이야기 인줄 몰랐을 뿐, 너무나 친숙한 신화였던 것이다.

 

저자는 북유럽 신화를 엮으면서 사이사이 의미와 내포하는 상징성에 대해 설명을 더했다. 이러한 설명은 게르만지역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신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읽는 나에게는 이야기가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갑자기 튀어나오는 김춘수의 시나 서정주의 <질마재 신화>에 나오는 이 생원네 마누라님 오줌발 이야기는 신화 속에 몰입한 생태에서 갑자기 현실로 팅겨 나오는 느낌이 들어 적절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보물과 모험, 예언과 종말로 구성된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북유럽 신화에 대한 책이 어떤 것이 좋은 것인지 견주다가 1권만 주문해 읽은 것이 안타깝다.

 

북유럽 신화에 대해서 저자의 말에서 특징을 언급했지만 지난 번에 읽은 인도 신화와 비교해 몇 가지를 서술해 보고자 한다.

첫째, 거인과 난쟁이의 등장

  가장 큰 특징은 거인과 난쟁이의 등장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인도신화는 신과 인간의 관계만을 다루었지만 북유럽 신화는 인간의 양쪽에 있는 신과 거인, 거인과 난쟁이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난쟁이는 태초거인의 살 속에 있던 구더기로 만들어졌다. 그들은 지하 땅속에서 보물을 만들며 살아간다.

 

신들은 주로 인간을 괴롭히는 거인들과 싸우며 물리친다. 그러나 인간의 형태나 모습은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신은 거인과 싸울 뿐이다.  저자가 쓴 게르만 신화와 영웅전설에 의하면 거인이 인간을 괴롭히는 위협이라고 말한다. 농경민들이 예측하기 못한 어려움인 자연현상, 낮과 밤, 빛과 어둠, 더위와 추위, 번개, 바람, 비등에 대한 의인된 거인을 신이 물리쳐준 것이다.

 

둘째, 신들이 능력이 부족하고 신들에 대한 경외심이 없다.

북유럽 신화의 신들은 그리스 로마신화, 인도신화와 기교해 볼 때 가장 능력이 없고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최고의 신이자 지혜의 신인 오딘도 지혜를 추구하지만 지식으로 그칠 뿐 깊은 깨달음은 없으며 애꾸눈이기 까지 하다. 전반적으로 살짝 김이 샌다. 약간은 둔한 거인들과 인간과 다른 난쟁이들의 등장 때문일까? 그것보다 더 중요해 보이는 것은 신들에 대한 우러러봄이나 두려움이 없다. 신들은 최고의 신에 대한 존경심이 없고 거인은 신들에 대한 거의 동등하게 생각한다. 난쟁이 역시 그렇다.

 

엄연히 질서는 있어 서로 경계를 넘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의 경외심은 없다. 이런 이유에 대해 이 신화의 기록이 기독교 신앙이 들어온 후 개종한 지식인이 쓴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일신이 없을 때 쓰여진 신화가 전해져 온다면 어떠했을까? 그 스케일은 어느 신화보다 크고 웅장했을 것이다.

 

셋째, 신들이 세속적이다.

신화에 등장 하는 사건의 발단은 주로 보물 때문이다. 절대로 만족할 줄 모르고 한없이 황금을 갈망하는 황금열망 굴바이크여신이 신들에게 황금을 탐내도록 전염시켰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혜보다 황금을 선호한다. 황금이 힘을 좌우한다. 그래선지 신들은 각자 상징하는 장신구들이 하나씩 있다.

그리고 이들은 모든 것이 거래로 이루어진다. 인도 신화에는 고행을 하면 소원을 들어주며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에 자신의 무엇을 대가 없이 바친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신과 거인이든, 신과 난쟁이든 거래에 의해서 관계가 이루어진다.

 

신화이야기는 그 자체로 너무나 재미있다. 천상에 신들의 공간, 거인의 공간, 인간의 공간, 난쟁이들의 공간이 있고 그 가운데에 큰 나무가 한 그루 있어, 그 뿌리와 줄기가 아홉 개의 세계에 뻗어 연결되어 있다. 상상만 해도 근사하다. 이 부분에서 영화 아바타 나비 족들이 모여 사는 큰 나무가 저절로 떠올랐다. 나 또한 이러한 것들을 모티브로 하여 더 멋지고 환상적인 상상의 나래를 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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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0 07:24:48 *.40.227.17
뽕공 언니~
 
북유럽 아그들이.. 투박하고.. ㅁㅅ(아, 실수).. 좀 재미읍져..ㅎ
제 느낌엔.. 언니에게는.. 힌두신화가.. 더.. 화~ 악.. 헤헤^^
근데여.. 북유럽 신화.. 자연의 순수함이 있는 거이 같아여..
누구?를 닮았다고나 할까..^^

이번에는.. 우리 신화라구여.. 왕창.. 기대~ 고대~ ^^
벌써 말하면 어떡하냐구여.. 안들려여.. ㅇㄷ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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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10.02.11 10:47:19 *.11.53.223
ㅋㅋ 그러게나 말이야. 누구 닮았네.
근디 이번주는 둘이서 "북유럽 셋또"인거야?

우리 신화가 제주도가서 출현 가능할지 모르겄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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