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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8일 21시 04분 등록
 

북리뷰 43: 오늘이 마지막 이라면 - 도리스 이딩


책: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도리스 이딩 지음. 심원진 옮김. 문화사랑. 2005.

원제:< Es muss dir nicht bang sein> Doris Iding. 2004



*** 저자에 대하여


도리스 이딩은 1962년 생이다. 대학에서 인종학, 심리학, 종교학을 공부했고 현재 뮌헨에서 요가 강사이자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건강과 정신세계를 주제로 활발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으며, 알기쉽고 섬세한 문체로 유럽의 젊은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저서로는 <의식적인 호흡의 치유력>

         <수도원의 고요체험>

         <비지니스 요가>

         <파트너 요가>

         <아프게 만드는 것을 알아내라>

         <즐거운 살빼기>  

         <인디언 자연 치료법> 등이 있다.


***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목차   

태어나는 것과 사라지는 것
서문

1. 삶
매일 매일이 마지막일 수 있다
자각 - 인생의 가장 큰 선물
자각 있는 존재
우리 안에 내재하는 불멸성
지금 이외의 순간은 없다

육체를 통해 보다 자각적으로
자신의 호흡을 인지하다
호흡 명상
바디스캔 (Body-Scan)명상
감정의 힘
자신을 용서하다
타인을 용서하다

2. 죽음
작은 죽음을 죽다
자아(Ego)의 의도하지 않은 죽음
자아(Ego)의 의도적인 죽음
특별한 죽음

집착 버리기
집착을 버리는 연습을 하라
준비하라
자신의 죽음과 만나라
다른 사람의 죽음도 준비하라
누가 죽는 것인가
무엇이 계속 여행하는가

3. 죽음, 슬픔 그리고 내생
사후 삶의 다양성
죽음과 환생
환생의 원인과 조건
죽음과 슬픔

슬픔을 새롭게 배우다
슬픔의 4단계
모든 만남은 선물이다
애도의 의식
만남에 대한 감사의 의식
이별의 의식
죽음에 대한 애도는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삶이 당신을 떠받치고 있다



태어나는 것과 사라지는 것

13. 죽음은 어디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어디에서나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미셀 드 몽테뉴


15. 삶과 죽음은 서로 가까이 있으며 하나는 다른 하나속에 스며들어 있다. 우리는 태어나는 것과 사라지는 것, 이 두 가지가 우리 존재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순환 속으로 다시 되돌아갈 요소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서문 

삶은 죽음을 통해서만, 성취하는 갈망을 통해서만 가치가 있다. -게르투르트 보이머


21. 죽음은 변신이며 한 존재 형태에서 다른 존재 형태로의 전환이다.


매일 매일이 마지막일 수 있다.


음이 언제 우리를 덮칠지 알 수 없다.

내일이 먼저 올지, 다음 생이 먼저 올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달라이 라마


30. 육체는 영혼의 거울이며, 우리가 조화와 균형속에 있는지 아닌지를 보여주는 조정자이기도 하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몸은 병이 나서 쉴 것을 명령한다. 가벼운 유행성 독감도 우리가 몸을 혹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자각-인생의 가장 큰 선물


다른 것을 깨닫기 전에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자각하라.  - 니시르가다타 마하라지


32. 불교에 따르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은 가장 큰 선물이다. 자아를 성찰할 수 있는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식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망상이나 번뇌, 혐오감이나 호감 등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다른 것들을 얼마나 거부하는지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35. 자각적으로 인생을 살고 죽을 수 있기 위해서는 의식을 단련시키고 현재의 순간을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동서양의 많은 사람들이 부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모두이미 부처인데, 단지 그것을 보지 못할 뿐이다.”


38. 동양사상은 전통적으로 죽음을 삶에서 완전히 제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보면서 삶속에서 받아들이는 것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각 있는 존재


삶이 무엇인지 안다면 죽음이 무엇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죽음은 삶과 같은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죽음은 끝이며 삶에 반하는 것이며 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죽음은 적이 아니다.

만약 죽음을 적으로 본다면,

그것은 삶이 무엇인지

당신이 아직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    -오쇼


41. 아름다운 경험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만남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다. 육체의 생명력이 차츰 쇠약해져 힘과 에너지를 잃은 후에는 삶의 정점에 도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덧없음도 긍정적인 축면을 지니고 있다. 인생을 살면서 겪은 부정적인 경험, 고통스러웠던 순간, 어두운 시간들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힘들 때에는 그러한 고통의 시간이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42. 따라서 자신이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보다 자각적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며 별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을 때는 너무 잊어버렸던 신을 다시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우리 안에 내재하는 불멸성


소리가 없고 촉감이 없으며

형태와 맛, 처음과 끝, 냄새 또한 없으니

그는 불멸의 존재로다.

시작이 없고 끝이 없고

초월적이며 지극히 안정적인

이 아트만을 알게 되면

그는 그 순간 죽음의 어귀에서 풀려 나리라.   - 카타 우파니샤드, 3장


45. 피상적으로 보면 모든 것이 덧없고, 어느 날 죽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의 내면에는 사라지지 않는, 그러나 죽지 않는 어떤 부분이 있다. 숨 가쁜 행복이나 깊은 명상을 경험할 때면 짧은 순간, 아니면 제법 긴 시간동안 우리 안에 내재하는 이러한 부분을 느끼게 된다.


지금 이외의 순간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현재 이 순간을

장애물로만 생각한다.

그들은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은 단지 생각일 뿐이다.

아무도 미래를 만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래가 오는 순간, 그것은 다시 현재가 된다.   - 에크하르트 톨레


49. 마치 귀향과도 같은, 내면의 깊은 평화와 접촉하게 되는 이 감정을 깊은 절망의 순간에 경험하는 사람들도 많다. 임종의 순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것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순간은 우리가 다른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어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때이다.


50. 이러한 순간은 평생 지속되어 온 싸움에 종지부를 찍는 것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현재 처한 상황, 지금 다니는 직장, 현재의 배우자 이외의 다른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암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필사적으로 병에 저항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갑자기 훨씬 깊은 차원에서의 치유를 경험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51.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이 곧 죽든 다시 건강해지든 별 의미가 없다. 깊은 치유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일 때에만 가능하다.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면, 마침내 평화롭게 죽을 수 있다.


육체를 통해 보다 자각적으로


삶에게 말했다.

“죽음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싶어”

그러자 삶이 조금 더 큰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지금 듣고 있잖아.”   - 칼릴 지브란


58. 호흡은 인생이라는 삶의 여정에 가장 성실한 동반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호흡을 진정으로 의식하지 못한다. 그럴 경우에 경험하는 호흡은 아주 얕을 수 밖에 없으며, 흉부 위쪽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신의 호흡과 교감하면 할수록 불안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할 수 있다.


자신의 호흡을 인지하다.


닻이 배가 편류하는 것을 막아주듯

의식적인 호흡은 순간에 집중하고

진정한 자아를 눈에서 잃어버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틱낫한


호흡 명상


건강한 호흡의 비밀은

들이쉬기와 내쉬기 사이의 조화로운 균형에 있다.   -안나 뢱커


64. 숨을 들이쉴 때 복벽이 어떻게 올라가고 숨을 내쉴 때 복벽이 어떻게 내려가는지 관찰하라.  한번 호흡할 때마다 숨을 내쉰 후에 마음속으로 1에서 10까지 세어라. 들이마시고 내쉬며 ‘하나’, 또 들이마시고 내쉬며 ‘둘’, 10까지 세고나면 다시 1부터 시작하라.


10번째 호흡을 마치기 전에 벌써 생각이 흐트러졌다면 1부터 다시 시작하라. 약 10분 정도 그렇게 호흡을 세면서 명상한 후에는 숫자를 세는 방식을 바꿔도 좋다.


바디 스캔 명상


68. 이제 모든 의식을 몸 전체로 확대시켜 보자. 배, 가슴, 등과 허리, 팔과 목, 그리고 머리까지. 이러한 의식이 온몸에 가득 차도록 주의를 기울여라.


보다 강렬한 의식이 정수리에서 발가락까지, 점차 온몸을 가득 채울 수도 있다. 또한 천천히, 주의깊게 애정어린 마음으로 자신의 몸을 여행하는 동안 몸에 생기와 활력이 넘칠 수도 있다. 마침내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근질거리는 느낌이 들고, 고통이 무뎌지며, 마음이 평안하고, 고요와 활력을 느끼게 된다. 몸속의 모든 세포 하나하나가 이러한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감정의 힘

분노보다 더 큰 잘못은 없으며,

용서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용서를 배우도록 노력해라.   -붓다


72. 불교의 전통적인 가르침에 따르면 분노의 감정은 불과 같아서 아주 많은 연료를 필요로 한다고 한다. 그 연료란 바로 우리가 여러 생을 사는 동안 쌓아 온 선업이다. 선업을 쌓는 것은 상당히 힘든데, 한번 분노를 폭발시킴으로써 여러 생에 걸쳐 쌓아 온 공덕이 모두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73. 부정적인 감정이 현생과 내생에 미칠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무의식적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쉽게 이 감정에 사로잡히는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가끔 다른 사람이 화가 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자신의 분노가 다른 사람의 행동 속에 투영된 것에 불과하다.


자신을 용서하다


76. 자신이 잘못했던 상황을 떠올려 보자.

그 상황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거나 자신을 재차 비난하지 말고, 마음의 눈으로 다시 한번 상황을 바라보자.


제법 긴 시간동안 자신의 심장과 교감을 유지하면서 그 장면 장면을 다시 한번 체험해 보자.


이제 자신에게 관심을 집중하고 계속 심장과 교감하면서 깊은 내면의 자신에게 ‘잘 못 행동했던 내 자신을 용서한다.’ 또는 ‘진심으로 나의 행동을 용서한다.’라고 말해보자. 자신을 용서하면서 애정어린 마음으로 자신을 대면하라. 조금만 수련하면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타인을 용서하다


마음속에 분노와 골 깊은 복수의 감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용서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한 감정에 정복당하지 말라. 분노와 복수의 감정을 자각하면 곧바로 다시 용서의 마음으로 돌아가 ‘진심으로 당신을 용서한다’고 말하라.


숨을 들이쉴 때마다 용서를 하고 숨을 내쉴 때마다 반감을 버려라. 당신의 심장이 다른 사람을 향해 더 많이 열리고, 숨을 내쉴 때마다 용서의 감정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때까지 반감을 버려라.


80. 마지막으로 몇 번 심장으로 깊숙이 숨을 들이쉬고 내쉰 후 몸을 쭉펴라. 그러면 자신과 이 세상을 새로운 마음, 열린 마음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나면 보다 자각적으로 생을 살아갈 수 있다. 현재의 순간에 더욱 집중하고 인생의 충만함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게 되면, 보다 자각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꽃이 활짝 만개하고 나면, 돌아갈 때가 된다.

영혼이 이 땅에 태어난 목표와 소명을 다하고 나면,

돌아갈 때가 된다.

더 이상 잡을 것이 없으며, 숨이 끊어지면

영혼은 자신을 거둔다.

하지만 숨이 멈추면 사람은 죽는 것일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임종을 맞는 사람과 그의 곁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처럼 보일지 몰라도

영혼이 자신을 거둘 때, 영혼은 죽지 않는다.

          - 하즈라트 이나야트 칸


작은 죽음을 죽다


삶과 죽음의 기술은 아무리 배워도 지나치지 않다.  -스웨덴 속담


83. ‘잠은 죽음의 동생이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오르가슴을 작은 죽음으로 받아들인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도 작은 죽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신적 변화 역시 우리를 죽이기도 하고 다시 살리기도 한다.


85. 그 사람에게 투영시킨 기대가 크면 클수록 더 큰 실망을 겪게 되며, 이런 실망으로 인해 죽어야하는 작은 죽음도 더 클 수밖에 없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우리가 해 줄 수 없는 것을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다면,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 사람은 실망한 나머지 우리를 떠날 곳이고, 작은 죽음을 죽게 될 것이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고나면 삶이 우리를 속였다는 기분이 들게 마련이다.


87. 존재 속에서 그들은 좋다 나쁘다는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들은 단지 완전한 우주의 작은 일부일 뿐이다. 작은 죽음을 경험할 때 죽는 모든 것은 자신과 삶에 대한 상상과 환상들이기 때문이다.


한사람에게서 빼앗은 것이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가장 큰 성공을 기대하며 일구어 온 사업체일 수도 있다. 그것을 잃는 순간 그 사람이 경험하는 상실감과 존재의 죽음은 너무도 크기 때문에  인생 전체가 변하게 된다. 변화는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깨닫긴 하지만, 그 사람에게 좋은 쪽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생은 이래야만 한다는 환상의 죽음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깨어 있게 되고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88. 때로는 부모님이나 가족, 우리가 태어난 사회가 우리의 삶에 대해 가졌던 환상이 죽을 수도 있다. 삶에 대한 그런 환상이 사라지면 우리는 처음으로 자아와 교감할 수 있게 된다.


그 교감은 마음 깊은 저 내면의 존재의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그 순간 우리의 삶은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잡게 되고 우리는 잿더미 속에서 비상하는 불새처럼 다시 소생해 소망하던 것보다 훨씬 풍요롭고, 훨씬 더 아름답게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자아의 의도하지 않은 죽음


그리하여 죽어서 이루어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너 어두운 대지 위의 아둔한 객일 뿐이다.  - 괴테


자아의 죽음은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버린다. 그것은 살기위해 자신을 죽이는 순간을 뜻한다.


90. 많은 동화속의 영웅이 사자의 세계를 여행한 후 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더 강력해져 돌아오는 것은 어딘에선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위험이나 죽음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열린 마음으로 미지의 세계를 배우고 경험할 준비가 되어 있는 까닭에 그만큼 강해지고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작은 죽음의 대부분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경험한다. 우리에게 이 경험을 선물하는 것은 바로 인생이다.


자아의 의도적인 죽음


오늘은 죽기에 좋은 날이다.  -인디언 속담


91. 자아의 죽음을 의도적으로 행하는 문화도 있다. 예를 들면 티베트 사원에서는 수도슫이 49일 동안 혼자 어두운 독방에서 생활하며 그 기간동안 일종의 환생을 경험한다.


92. 처음에는 자신이 선택한 고독 속으로 물러서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울 수 있다. 우리가 얼마나 외형적인 것에 매달렸으며, 우리의 자의식이 그 외형적인 것에 의해 얼마나 좌지우지 되고 있는지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깨달음의 단계를 넘어가면 우리는 자신이 단순한 육체나 습관 이상의 무엇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순간 우리는 내면에 존재하는, 마치 신과도 같은 불멸의 그 무엇과 만날 수 잇게 되는 것이다.


특별한 죽음


97. 선택된 사람이 마침내 무속인으로서의 소명을  받아들이게 되면 나이 많은 무속인들과 정령에 의해 가르침을 받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는 평생 광기에 시달리거나 고통스럽게 죽어갈 것이다.


집착 버리기


98. 작은 죽음을 경험하든 물리적인 육체를 잃어버리게 되는 죽음을 죽든 우리는 모든 죽음에서 무엇인가를 놓아 주어야 한다. 그것은 어떤 의견일 수도 잇고, 망상일 수도 있고, 물질일 수도 있으며,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그 무엇일 수도 있고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사는 동안 집착을 버리는 것이 어려웠다면 죽음의 순간에도 삶에 대한 집착을 놓아 버리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99. 살아온 그대로 죽게 된다고 믿는 종교적 전통들이 있다.


101. 누군가에게 집착해서 붙들고 놓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만  극도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죽음을 맞이한 그 사람도 편히 죽을 수 없고, 설혹 죽더라도 사자의 왕국으로 갈 수 없다.


102. 부모들의 경우에는 자식이 죽을 때 그 자식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 특히 어렵다. 자식이 먼저 죽는 것을 보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경험도 없을 것이다. 인생의 이런 법칙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105. 누군가를 잃는 것도 우리에게는 교훈이 된다. 집착을 버리는 연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을 애통해하며 사는 대신 살아있는 동안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을 귀한 선물로 받아들이고, 그 시간마저도 언제든지 놓아줄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106. 어떤 사람도 소유할 수 없으며, 단지 시간을 공유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를 본질적으로 더 존중하게 되고 그를 선물로 받아들이게 된다.


107. 우리는 배우자에게 사랑의 감정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책임감도 함께 가지고 있다.


108.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머릿속에 자꾸만 미신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죽음을 둘러싼 주제들을 기피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같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유언서 작성을 꺼린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이러한 불안감 때문에 유족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집착을 버리는 연습을 하라


도약하라!   -조지프 캠벨


109. 집착을 버리는 것은 자신의 죽음을 위한 훌륭한 준비이며, 또한 완전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모든 집착에서 벗어난 사람만이 비로소 윤회의 사슬을 끊고 열반에 들 수 있다.


집착을 버리고 자신의 죽음과 다른 사람의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명상과 집중력을 규칙적으로 수련하는 것이 좋다. 정신을 안정시키고 모든 망상, 소망, 미움 등의 감정과 자신을 더 이상 동일시하지 않을 때, 우리가 얼마나 망상과 애착, 꺼리는 마음, 물질과 인간에 집착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112. 집착을 버리는 것이 어렵고, 자신과 인생에 더 많은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 할지라도 그것을 버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완전히 포기할 수 없을 것 같다면 집착을 버리는 과정을 단계별로 나누어서 연습해 보자. 에를 들면 처음에는 하루, 다음에는 1주일, 그 다음에는 1달, 1년 이렇게 노력해 보는 것이다. 이것을 죽음의 연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준비하라


자각적인 삶과 죽음에 이르는 여정에서 중요한 것은 죽음이 언제든지 우리를 데려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115. 지금부터 ‘1년’ 밖에 더 살 수 없다고 가정해 보자.


-이렇게 가정할 때 가장 불안한 일은 무엇인가?

-정확히 무엇 때문에 이런 불안감이 생기는가?

-이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잇는가?

-남아있는 시간 동안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그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인은 무엇인가

-자신이 원하는 그 일을 완전히 이룰 수 없다면, 부분적으로나마 가능한가?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더 있는가?

- 아직 유언장을 작성하지 않았는가?  무엇 때문에 유언장을 쓰지 못하는 것인가?

-묘소를 만들지 화장을 할지 충분히 생각해 보았는가? 자신의 장례식이 어떻게 진행되면 좋을지 한번 적어보자. 이때 가족의 바람이 아닌, 자신의 바람을 충분히 고려하자.

-장기 기증을 원하는가?

-한바탕 싸우고 나서 이제는 만나지 않는 사람이 잇는가?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싸움을 끝내고 화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49일 동안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각각의 질문에 대답해 보자. 계속 이 질문들에 대한 명상을 반복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처리하자.


이제 당신에게 남은 시간이 더 짧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앞으로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고 가정해보자.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솔직한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은 사람이 잇는가?

-꼭 가보고 싶었지만 인생의 황혼기를 위해 아껴 두었던 장소가 있는가? 지금 그곳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언장을 만들어 두었는가?

어디에 어떻게 묻히고 싶은지 결정했는가?

-뭔가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 말할 수 없었던 사람이 있는가?


남은 시간이 겨우 ‘하루’뿐이라고 가정해 보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을 꼭 곁에 두고 싶은가?


모든 대답은 가능한 한 분명히 생각한 후 적어드는 것이 좋다.


자신의 죽음과 만나라.


세상 만물은 죽음의 배를 받고 잇으며,

죽음으로 끝나고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


도공의 손으로 만들어진 질그릇처럼

작든 크든 모두 똑같으며

결국엔 깨지지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세상 만물도

죽음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죽음으로 끝나고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      -니야나틸로카 의 아함경 상응부 경전 3,22


119.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시간이 날 때마다 환상여행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 명상을 수행할 때 앞서 말한 바디 스캔 명상에서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20.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에 와 있다고 상상해 보라. 살갗 위로 따스한 햇볕이 느껴지고 ,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바람이 느껴질 것이다. 앞으로 나 있는 길 위를 걸으면 편안한 기분이 들 것이다.


121. 이제 멀리서 죽음을 상징하는 어떤 형상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죽음과 교감하면서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라.

천천히 머리를 앞으로 숙이면서 이마를 그 형상의 가슴에 갖다 대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이제 너를 보고 느낄 수 있어’ 하고 말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그 말의 효과를 느껴보고, 다음 문장들을 말해 보라. 필요한 만큼 충분히 시간을 갖고 해도 된다.


-나는 여기에 있고 나의 일부야

-삶과 마찬가지로 너도 나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 있어

-때가 되면 너에게 갈 거야

-그래도 된다면, 이제는 삶으로 눈을 돌리고 싶어


이제 마음의 눈으로 삶을 상징하는 어떤 형상을 떠올려 보자.

교감이 잘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아주 정확한 형상을 그려보자.

죽음의 형상에서 그랬던 것처럼 삶의 형상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교감을 유지하라. 그것은 무엇인가?

이제 죽음과 삶, 그 두 가지를 모두 보아라.


삶을 쳐다보고 ‘허락된다면, 기꺼이 너에게 머물고 싶어’ 하고 말하라.

‘때가 되면 너를 놓을 거야’ 하고 말하라.

이 형상을 깊숙한 의식의 세계로 내려앉게 하라. 거기에서부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지금 이곳으로 돌아와서 심호흡을 몇 번 하고 준비가 되면 눈을 떠라.


다른 사람의 죽음도 준비하라


이별의 시간이 왔다.

우린 각자의 길을 간다.

나는 죽고 너는 산다.

어느 것이 더 좋은가는

신만이 안다.    - 소크라테스


125. 생명이 위독한 병에 걸리고 나서야 우리는 누군가를 잃을 수도 잇고, 잃게 되리란 사실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했으며, 얼마나 큰 심정적인 위로와 힘이 되었는지 갑자기 확실하게 알게 된다.


갑작스러운 죽음이 한 사람의 삶을 빼앗아 버리는 바람에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한번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많은 것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 때 특히 슬프다. 이 순간은 죽음을 애통해 하는 전 과정에 걸쳐 가장 고통스러우면서도, 가장 오래 지속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이제 자각적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계속해서 깨닫게 된다.


127. 지금이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어떤 사람과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상상해 보자. 그것이 어떤 말인지, 과연 정당한지 아닌지 판단하지 말고 그냥 하고싶은 말을 한번 생각해보자.

128. 우리는 무엇인가를 마지막으로 할 수 잇는 기회를 자주 놓치고 있다.

누가 죽는 것인가

생각하는 정신만이 탄생한다 -나사르가다타 마하라지

129.전통적인 서양의학은 심장의 마지막 박동이 멈추는 순간 우리의 전존재가 죽는다고 규정하는 반면, 불교에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죽음과 환생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130. 불교에서는 우리가 죽으면 이 4가지 요소들이 차례로 흩어진다고 한다. 우리가 그것을 놓아주던 놓아주지 않던 상관없다. 그 과정은 몇 주 또는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131. 4가지 요소들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것은 육신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

흙이 사라지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고, 물이 사라지면 입술이 바짝 마르며, 불이 흩어지면 체온을 잃어버리고, 마침내 공기가 사라지면 호흡이 멈춰지고 심장은 더 이상 뛰지 않는다.

133. 불교에서는 죽음의 시간을 아주 힘든 순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모두 흩어지면서 모든 감각, 손가락, 손, 팔, 사지로부터 빠져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을 가장 깊은 곳으로 거둬들인다. 그것은 일찍이 우리를 이 땅에 존재하도록 데려왔던 씨앗(본질이자 정수)이다. 그 결과 우리의 감각은 극도로 강해진다.

무엇이 계속 여행하는가

이전의 의식이 죽고나면 곧바로 다음의 의식이 생겨난다.
이 둘 사이에는 중간 단계가 없으며,
어떠한 틈도 이 둘을 갈라놓지 못한다.
아무것도 그쪽에서 이쪽으로 넘어오지 않지만,
그래도 탄생은 이루어진다. -청정도론

134. 사자가 육체에서 분리되면 우리가 '나'라고 했던 것, 살아 생전에 자신을 의탁했던 대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자의 의식과 분리되어 죽은 몸이 된다. 의식은 육체를 떠났다. 육체가 더 이상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른바 바르도(Bardo)라고 하는 중간 상태를 거쳐 다음의 환생으로 연결된다. 바르도는 우리가 음 교통편으로 갈아탈 수 있는 공항이나 역의 환승장과 같다.

135. 불교의 가르침을 따르면 그것은 일종의 에너지로, 공기만큼 다루기 힘든 혼이다. 그것은 볼 수도 없으며, 형체나 빛으로 감지할 수도 없다. 절대 느낄 수 없으며, 원자나 중성자보다 까다롭다.

136. 바르도에서는 어디든 아무런 제약없이 이동할 수 있다. 바르도 상태에 잇는 동안 우리는 생각이 이끄는 곳으로 갈 수 있다. 그것은 아주 격렬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심지어 바르도에 있는 사람, 즉 바르도체(중음신)는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138. 바르도체의 최대수명은 7일 이고, 바르도에서의 모든 죽음은 작은 죽음이라 불린다. 따라서 한사람이 바르도에 머물 수 잇는 가장 긴 시간은 49일이며, 그 후에 환생하게 된다.

140. 잠에서 깬 직후에 자신의 내면에 있는 관찰자와 교감하면서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으로 인해 헝클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좋다. 아침마다 나 자신이 살아 잇는 것에 기뻐하고, 오늘 하루가 자신이나 다른 어떤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좋은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스스로 결심하라.

유익한 생각을 하는 것 외에도 작은 기도문이나 진언을 외움으로써 부정적인 생각을 줄일 수 있다. 전 우주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진언은 성스로운 음절인 '옴(Om)이다. 이 진언은 우리들이 현재 이 순간에 존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42. 많은 수행을 한 고승들은 죽음의 순간에도 의식적으로 이 성스런 진언을 외운다고 한다.

사후 삶의 다양성

한 제자가 선의 대가에게 물었다.
스승이시여, 사후의 삶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그는 대답했다.
말해줄 수가 없구나.
나는 죽은 선의 대가가 아니니라.

145. 사후의 삶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인간이면 누구나 의구심을 갖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 중 하나다. 문화에 따라 그것에 대한 견해도 아주 다양하다. 많은 종교의 경우 사후의 삶은 이승에서의 삶이 어떠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기독교, 불교, 인도네시아, 북미 인디언, 말라위에서의 사후생에 대항 인식들 )

148. 사후의 삶에 대한 우리의 상상은 인생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뿐아니라 우리 자신, 다른 사람, 세상과의 교감에도 영향을 준다.

죽음과 환생

나는 이미 전생에 소년이었고 소녀였으며,
나무였고 새였으며 말 못하는 물고기였다.
-엠페도클레스

150. 이러한 종교관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환생에 대한 믿음은 단순한 믿음이 아니다. 특정한 경험이나 지금까지의 관찰을 바탕으로 한 경험적 사건이다.

많은 초인격 심리학(Transpersonal Psychology)연구가들이 환생이라는 현상을 학설로 입증하고 있다. 그들은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치료모임을 통해 다양한 새로운 지식들을 수집할 수 있었는데, 특히 인상적인 것은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전생에 대한 즉흥적인 경험이다.

3000여 건의 해당 사례를 철저히 연구한 바 있는 버지니아 대학의 심리학 교수 이안 스티븐슨은 몇몇 아이들과 함께 그들이 전생에 살았다고 기억하는 곳으로 가보기까지 했다. 현생에서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지역의 지형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들이 살았다고 주장하는 집을 찾아낸 경우도 있었다. 그들은 전생에서의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을 알아봤으며, 이름까지도 알고 있었다.

153. 달라이 라마와 같이 오랜 수행을 한 승려들에게 있어 전생과 내생은 마치 어제와 내일처럼 평범할 뿐이다. 그들은 다음날의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내생에 대해 이야기 한다.

환생의 원인과 조건

158. 우리가 이 세상 모든 사람들과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존재, 자연, 우주와 서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임을 온몸으로 느끼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순간, 우리의 태도는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애도를 받는 사람과 애도 받지 못하는 사람

죽음과 슬픔

고통은 천상의 천사다.
사람들은 세상의 그 어떤 기쁨보다
고통을 겪으면서 성숙해 진다.
     -아달베르트 슈티프터

161. 우리는 배우자를 흔히 '나보다 더 나은 반쪽'이라고 표현하지만,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자각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자의 일부는 더 이상 뗄 수 없을 정도로 자기 자신과 밀접하게 엮어지기 때문에, 자신이 살아있다는 생명감과 삶의 방향을 항상 함께 결정짓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 뿐이다.

물론 자신의 죽음이나 다른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집착을 끊어버리는 일은 무척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일을 겪게 되면 삶이 자신에게만 유독 모진 것 같다는 감정이 들게 마련이다.

아들의 죽음

크리슈나 고타마는 어느 날 갓난 아들의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고통스러워 하며 , 죽은 아들을 담요에 싸안고 이웃집으로 가서 치료할 약을 청했다. 이웃사람들은 그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부처님을 찾아가 간청했다.

"부처님께서는 기적을 행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아들을 살릴 수 있는 약을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들이 다시 살아나도록 해주겠다. 대신 겨자씨 한 줌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겨자씨는 죽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집안의 것이어야 한다. 아이가 죽은 집안도 안되고, 배우자나 부모가 죽은 집안의 겨자씨도 안 된다. 겨자씨 하나하나가 모두 죽음이 찾아오지 않은 집안의 것이어야 한다."

"여기 겨자씨 있으니 가져 가세요"

"산사람은 얼마 없고 죽은 사람이 많아요. 제발 고통스러운 순간을 기억나게 하지 말아주세요."

그녀는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아직 죽음이 찾아오지 않은 집을 찾아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둠이 밀려왔다.. 피곤에 지치고 절망감에 사로잡힌 그녀는 길가에 주저앉은 채 마을의 불빛들을 바라보았다. 불꽃이 춤추듯 타오르다 다시 사라졌다. 그녀는 밤이 깊어지고 깊은 어둠이 마을을 감쌀 때까지, 하염없이 그곳에 앉아 영원히 변화하는 인간의 운명에 대해 생각했고, 그날 밤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

다음 날, 부처님이 그녀를 다시 보았을 때, 지난 밤 그녀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아보고는 말씀하셨다.

"이 세상 모든 중생의 삶은 번뇌로 가득 차 있다. 한 사람이 사는 시간은 미미한 숫자에 불과하며 끝없는 고해이다. 태어난 모든 것은 죽음을 피할 방법이 없다."

우리는 죽음을 통해 사람을 잃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배우면서도 죽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른 척하고 있다. 죽음은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우리 자신 역시 언젠가는 죽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암시이기도 하다.

슬픔을 새롭게 배우다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겪는 과정은
상당히 고통스럽다.
특유의 활기가 넘치는 사람에게도
많은 힘과 시간이 필요하며
우리 자신, 그리고 단절되어 버린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도록 강요한다.
그러나 자신과 다시 한번 새롭게 교감하고
습관적인 것에서 벗어나며,
우리가 맺고 있는 관게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기도 한다.    
            - 베레나 카스트

우리 사회는 죽음뿐 아니라 죽음으로 인한 슬픔에도 배타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사람은 그에 동반되는 고독과 불안감도 함께 느끼게 된다. 슬퍼해도 된다면 그것은 심리 치료사 앞이거나 닫힌 현관문 뒤에서나 가능하다.

166. 친구, 지인, 직장 동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슬픔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각각 다르게 반응한다. 어떤 사람은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어떤 사람들은 윤이 나는 가죽 장갑으로 한번 쓰다듬어 줄 뿐이며 또 다른 사람들은 한동안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때문에 상실감뿐 아니라 소속감이 없어지면서 완전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슬픔의 4단계

첫 번째, 인정하지 않으려는 단계
두 번째, 감정 표출 단계
세 번째, 추구의 발견, 그리고 자신을 분리하는 단계
네 번째, 새로운 자아 및 세계 관계를 맺는 단계

삶이 죽음보다 강하다

모든 만남이 선물이다.

모든 인간은 사라진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것이 이 세상의 비밀이다.
그것은 자신만의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아무도 다시 발견하지 못할 것을
그만은 알 수 있다.
   -프리드리히 헤벨

삶이 당신을 떠받치고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제대로 사는 것을
시작조차 하지 못함을 두려워 하라.
       -마르크 아우렐

190. 지금 이순간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당신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으로 당신이 걸어갈 당신만의 인생에서 늘 깨어 있기를 바라며, 기쁨과 깨달음을 얻기를 소망해 본다.



*** 내가 만일 저자라면

도리스 이딩은 심리학의 바탕위에 요가와 명상법을 접목하여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이 책은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하고 있다. 매우 평이한 문장으로 삶, 죽음, 사후의 일을 생각해보게 한다. 서양인으로서 불교의 기본 원리와 인디언의 지혜, 남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의 소수 민족의 의례들을 활용하여 그녀의 생각을 탄탄하게 펼쳐 놓았다. 무엇보다도 도움이 되는 것은 호흡을 이용한 명상의 방법들을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만큼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문장들을 적합하게 인용해 둔 것이 마음에 든다.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과 마음의 평화를 간직하고 일상을 영위할 것, 그리고 언제 어느 순간에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연습해두는 것이 주된 메시지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이런 모든 이야기들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나의 것으로 받아들여서 준비를 잘 하고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는 사실이다. 그런 연유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평화를 느끼게 된 것 같다.

사람의 마음에까지 닿을 수 있는 소통의 방법은 이렇게 쉬운 글로 핵심 메시지를 반복하며 잔잔하게 흘러가서 책을 닫고 심호흡을 하며 작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표지 앞면에 이런 시가 씌여져 있었다.

내가 알고 있다면
           - 아버지에게

당신의 잠든 모습을 보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임을 알고 있다면
이불을 잘 덮어주며
당신의 영혼을 지켜달라고
신에게 기도하겠습니다.

당신이 문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임을 알고 있다면
당신을 안고 키스한 후
다시 한번 소리쳐 불러 이별의 키스를 하겠습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당신이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대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아직도 많은 날들이 남아 있다고 믿는 까닭에
오늘 하루쯤은 그냥 흘러가게 둘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가
당신과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날임을 알고 있다면
모든 것은 달라질 것입니다.
'실수와 잘못'을 저지를 '내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도
언제든지 가질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제가 뭐 해드릴 것 없어요?"
하고 말할 수 있는 기회도 언제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 생각이 틀릴 경우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말하고 싶습니다.

모두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젊은이에게도 노인에게도
'내일'은 약속할 수 없다는 것을
오늘이 당신의 사랑을 확인할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내일을 기다리고 있다면
왜 오늘 하지 않는 것일까요?
다시는 '내일'을 맞지 못한다면
분명히 후회할 것입니다.

함께 웃고, 포옹하고, 키스할 시간을 갖지 않았음을.
너무 바쁜 나머지
나의 마지막 소원이었을 그 무엇을
누군가에게 고백하지 못했음을.
오늘 당신의 사랑을 확인하세요.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그리고 앞으로도 늘 사랑할 것이라고 속삭여 주세요.

"미안해"
"용서해 줘"
"고마워, 괜찮아" 하고 말하세요.
내일이 없다면, 오늘을 후회하지 않도록.

그 외에 몇 가지 명상 수행을 따라하고 이런 주제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을 것이다.

*만약 내가 1년 밖에 더 살 수 없다면...

- 이렇게 가정할 때 가장 불안한 일은 무엇인가?
- 정확히 무엇 때문에 이런 불안감이 생기는 것인가?
- 이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남아 있는 시간 동안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 그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인은 무엇인가?
- 자신이 원하는 그 일을 완전히 이룰 수 없다면, 부분적으로나마 가능한가?
- 반드시 처리해야 될 일들이 더 있는가?

*만약 내가 '3개월'밖에 살 수 없다면...

-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해 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 솔직한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 꼭 가보고 싶었지만 인생의 황혼기를 위해 아껴 두었던 장소가 있는가? 지금 그 곳에 가 지 못하는 이유   는 무엇인가?
- 유언장을 만들어 두었는가?
- 어디에, 어떻게 묻히고 싶은지 결정했는가?
-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무엇을 망설이는가?
- 뭔가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 말할 수 없었던 사람이 있는가?

*만약 내게 남은 시간이 겨우 '하루'뿐이라고 한다면...

-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을 꼭 곁에 두고 싶은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이런 방법으로 나도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첫 책에서는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이런 부피로, 이런 내용을 담은 책을 써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집 같기도 하고 잠언서 같기도 하고 이웃집 아줌마의 이야기 같기도 한 책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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