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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5일 10시 25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박암종


(사)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VIDAK) 차기회장

근현대디자인박물관 관장

선문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동서울대학 광고디자인과 교수 역임

월간 <디자인>객원편집장 및 명예편집위원 역임

(사)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총무이사 및 VIDAK 사무총장 역임

세계평화교수협의회의, 월간 [광장] 아트디렉터 역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시각디자인전공 박사과정 수료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시각디자인학과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 졸업


월간 <디자인>지에 ‘한국디자인의 원형 탐구’(1992-1993),

‘한국디자인 100년사’(1995-1996)를 연재했다.


칼럼 ‘박암종의 디자인 역사 찾기’(1996-2000)에 국내 디자인계에 영향을 끼친 원로 디자이너들의 대담을 연재하여 사라져가는 디자인 사료를 발굴, 정리했다.

한국 디자인사에 관한 오랜 기간의 연구와 심혈을 기울여 수집한 각종 디자인 사료들을 모아 2008년 3월 국내 최초의 디자인박물관인 근 현대 디자인박물관을 설립했다.


저서로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금세기 위대한 30인의 디자이너>(한국출판무역주식회사), <정확하고 효율적인 인쇄관리>(디자인하우스) 등이 있으며, 현재 <한국디자인 120년사>와 <한국디자인 원형 탐구>를 집필 중이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시작하는 글

디자인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요. 디자이너는 미래를 가리키는 나침반이다. (5) 


디자인이란 마지막까지 달려갈 만한 가치 있는 존재다.

내 인생에서 디자인이란 한 우물은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다. (5)
 

디자인 안에는 많은 생각이 있다. (6)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에 시작된 ‘디자인 생각’

그러나 10년 세월 동안 ‘디자인 생각’은 저 깊숙한 곳에, 기억에서 잊혀진 채 움츠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7)


윌리엄 모리스 1843 - 1896

예술이 낳은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름다운 집이라고 답하리라. 그 다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름다운 책이라고 말하리라. (15)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의, 식, 주’. 이 중에서 ‘주’는 예술가가 가장 오래전부터 창작의 소재로 삼은 총체적 매체이다. 건축은 인간이 만들어낸 예술 중 가장 종합적이며 매력적인 대상이라 할 수 있다. (16)


책은 인류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삶과 지혜를 담는 그릇이다. 예술가들은 이 작은 커뮤니케이션 매체 제작을 위해 단대 최고의 제작 기술과 그들의 예술적 감각과 열정을 전부 쏟아 부었다. 책은 단순한 책이 아니다. 예술품이다. (16)


일찍부터 고대 중세의 사본, 삽화 등의 연구에 몰두했던 모리스는 자신이 지면을 디자인하고 식자공이지 인쇄공이었던 윌리엄 볼든의 협력을 얻어 장식 문자와 특수 활자를 개발하여 역사상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되는 사가판본을 출판했다. 이것이 켈름스코트판이다. 켈름스코트판은 라파엘전파의 그래피즘과 정교한 일러스트레이션이 만나 이루어진 미본의 정점이며, 미술공예운동을 펼쳤던 모리스 자신의 이상의 열매이기도 했다. (19)


중세의 고딕 문자와 초기 출판물에 강하게 집착한 모리스는 아름답고 읽기 쉬운 책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에 표지에는 나뭇잎과 꽃의 우아함을 그려 냈고, 손으로 뜬 리넨지에 독일 하노버 지망에서 생산되는 잉크를 사용하여 모든 인쇄를 손으로 찍었다. 켈름스코트판의 최대 특징은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고 고안한 활자본으로 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골든 타입(로마체), 트로이 타입(고딕체), 그리고 그의 최대 걸작이라고 불리는 초서 타압(소형 고딕체) 등의 서체를 디자인했으며, 1896년에 발행한 켈름스코트판 <초서 작품집>은 세계 3대 아름다운 인쇄본으로 꼽히고 있다. (19)


바실리 칸딘스키 1866 - 1944

백색의 공간은 가능성으로 차 있는 침묵이다.

또한 그것은 젊음을 가진 무(무)이다. (21)


디자이너가 표현하고자하는 백색의 공간은 어떤 것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이다. 공간이 비어 있다고 해서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넘치는 젊음의 공간이자 책임감이 수반되는 공간이다. 땀을 흘릴 줄 아는 디자이너는 백색의 공간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감에 넘쳐 거침없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것이기 때문이다. (22)


1919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가 설립한 바우하우스(1919-1933)는 ‘집을 짓는다’라는 독일의 ‘하우스바우’를 도치시킨 이름으로, 건축을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통합을 추구한 교육 기관이다.


미술과 과학의 역동적 이미지를 실제로 움직이는 입체 작품으로 제작함으로써 키네틱 아트의 출발점을 이뤘다. (25)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1867 - 1959

기능은 형태에 따르며 인간은 자연에서 그 형태를 배운다. 또 형태는 기능을 계시한다. 그러므로 형태와 기능은 하나이다. (27)


형태와 기능은 떼려야 땔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가장 능률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제품은 그 형태 또한 뛰어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반대로 아름다운 형태의 제품은 가장 효율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 (28)


유기적 모더니즘 디자인은 가느다란 선과 추상적인 덩어리 형태와의 균형, 간결하고, 순수하며, 비대칭적이면서 자유로운 형태를 특징으로 한다. (30)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유기적 organic’이라는 용어를 건축에 처음 사용했다. 그가 말하는 유기적 건축이란 ‘시간’과 ‘장소’와 ‘인간’에게 어울리는 건축을 가리킨다. (30)


미의 가치가 잘 구현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진 창작 주제, 즉 인간이 있기에 가능하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창작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를 만들어내는 인간이다. 예술의 최종 목표는 창작 행위를 통해 조화와 균형을 갖춘 완전한 인간ㅔ 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은 만인이 공감하는 예술을 창조해 낸다. (34)


발터 그로피우스 1883 - 1969

기술은 예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예술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45)


기술은 예술인 아니다. 기술은 기술로서 족하다. 그러나 예술은 완벽한 기술을 바탕ㅇ으로 완성돼야만 그 가치가 영원하다. 특히 디자인은 기술과 과학의 접목 없이는 효과를 나타내기가 불가능하다. 얼마나 많은 기술이 음악, 문학, 미술, 건축에서 사용되고 있는가. 디자인 분야에서도 제품, 광고, 패션, 영상, 포장 등 어느 한 가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는 없다. 예술은 절대적으로 기술을 필요로 하며, 기술은 예술의 가치를 드높인다. (46)


발터 그로피우스에 설립된 바우하우스는 1900년대 초에 나타난 독일공작연맹, 기능주의와 미래주의, 다다이즘, 러시아 구성주의와 데 스틸 등과 같은 새로운 이념의 근대 사조들과 함께 20세기 디자인 근간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왔다. 이는 고립된 예술에서 탈피하기 위해 건축을 중심으로 모든 분야의 예술을 통합시켰으며,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확립시킨 예술의 새로운 유토피아를 건설한 교육 기관이었다. (48)


건축가, 조각가, 화가들은 모두 공예로 돌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미술은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술가와 공예가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미술가란 고양된 공예가이다. 영감이 찾아오는 순간에 자기 의지를 초월하여 하늘의 은총이 그의 작업을 예술로 꽃피게 하는 것이다. 모든 미술가들에게는 공예의 숙련이 필수적이다. 그 속에 창조적 상상력의 근원이 있다. (49)

- 발터 그로피우스의 창립 선언문 -


르 코르뷔지에 1887 - 1965

나는 예술을 위한 다양성에 대해 권리를 주장한다.

나는 예술을 위해 색다른 것, 결코 보지 못한 것, 결코 생각할 수 없는 것, 이것을 만들어 내야 할 의무를 인정한다. (57)


예술의 존재 가차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창의성에 있기 때문이다. 사고의 영역과 종류에 거침없는 이 창의성은 기존의 것들과는 색다른 것,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은 것,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한 것과 같은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예술가는 이러한 불모지를 개척하는 사람이다. 단순히 개척자이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색다른 것, 보지 못한 것, 생각할 수 없는 것 등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의무감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피와 땀과 눈물 없이는 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예술가의 길일지도 모른다. (58)


노먼 벨 게디스 1893 - 1958

모든 제품은 경제적이고 내구성이 있어야 하며 편의성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마음에도 들어야 한다. (69)


만족할 만한 기능성을 갖췄다면, 그 다음에는 시대감각을 선도하는 형태를 지녔거나 잠자고 있던 감정을 깨우는 매력적인 색채를 찾는다.


거기에 ‘이름 있는 브랜드’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면, 이는 당연히 구매 의욕으로 연결될 것이다. 브랜드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보증 수표이며 마음을 흡족케 하는 믿음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70)


레이먼드 로위 1893 - 1986

우리가 찾는 미. 이것은 억지로 나타낼 수 없다.

그것은 기능을 개량함으로써 자연히 생겨난다.

기능, 이것이 바로 미의 원천이다. (75)


기능주의 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 첫 눈에 아름다움을 느끼기란 어렵다. 그러나 그들이 만든 제품을 접해보고 그것을 가지고 생활하다 보면 비로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바로 오랜 기간 개량된 기능적인 형태에서 나오는 감춰진 아름다움 때문이다. 기능이 개량되면 될 수록 미는 자연스럽게 생성된다. (76)


라디슬라프 수트나르 1897 - 1976

단순한 디자인의 힘.

그것은 정보를 가장 빠르고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열쇠이다. (87)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역항 중의 하나인 정보 전달 기능은 정확하고 효과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한 중요한 요소는 단순함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용건만 간단히’라는 말이 있듯이 횡설수설할 때 정보의 오류가 나타나 혼란을 가중시킨다.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는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용자의 자세는 간단명료하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것보다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것을 원하기 마련이다. (88)


알렉세이 브로도비치 1898 - 1971

디자인을 통해 누군가를 감동케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먼저 나를 놀라게 하라. 바로 나를. (93)


헤르베르트 바이어 1900 - 1985

창조의 과정은 숙련된 손과 지식만으로 연출할 수 없다. 그것은 머리, 가슴, 그리고 손이 동시에 일체가 이루어지는 하나의 통일된 과정이지 않으면 안 된다. (99)


냉철함을 상징하는 머리와 뜨거운 감성을 상징하는 가슴, 그리고 오랜 기간에 걸쳐 체득한 고도의 숙련성을 상징하는 손, 이 세 가지가 적어도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었을 때 ‘굿 디자인’이 만들어진다.


오늘날 손을 기계가 대신해 준다고는 하나, 단순히 기계의 힘에 의존해 생산해내는 제품과 섬세한 손길이 미치는 제품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창조의 과정은 ‘머리, 가슴, 손’, 이 세 가지가 진정 완벽히 일치된 과정 속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 (100)


레스터 비얼 1903 - 1969

디자이너의 역할이 증대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 스스로 직관적인 실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113)


디자이너가 여타 예술 분야의 사람들과 다른 점은 시대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시대가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가 작품 속에 담겨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품에 표현하기 위해서는 생활 자체가 실험적인 분위기에 싸여 있어야만 가능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품에 표현하기 위해서는 생활 자체가 실험적인 분위기에 싸여 있어야만 가능하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담긴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자신의 아이디어 개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소비자로부터의 아이디어 추출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실험 자세가 필요하다. 제품 개발을 위한 일시적인 관심보다 디자이너는 언제 어디서나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뜯어보고 날카로운 눈으로 관찰하는 자세가 생활화되어야 한다. (114)


헨리 드레이퍼스 1904 - 1972

디자인이란 판매를 자극하는 제품의 미적 형상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자인은 말 없는 세일즈맨이다. (119)


드레이퍼스는 인간공학의 원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했다. 인간공학의 원리를 모든 디자인에 도입하고, 작업의 안전성 확보는 물론 작업과 환경의 개선에 있어서 인간공학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건축이나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에도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디자인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안정됨과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면 그 디자이너는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123)


찰스 임스 1907 - 1978

디자인의 개체는 단순한 개체가 아니다. 이 개체들이 결국 작품을 만든다. 그것들이 연결되고 또 연결되어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형성하는 것이다. (125)


작품은 이러한 개체가 모여 이루어지며, 개체를 조직하고 조화롭게 구성하는 디자인 센스를 필요로 한다. 디자인 센스란 디자인의 제4요소(합리성, 경제성, 합목적성, 기능성)를 숙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대감각을 접목시켜 즐거움과 흥미를 유발하는 감각적 요소이다. 좋은 디자인은 개체와 전체가 하나같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존재하고 있다. (126)


윌 버틴 1908 - 1972

그래픽 디자이너의 역할은 ‘독자들이 알고 잇는 것’과 ‘독자들이 알아야 하는 것’ 사이에서 일반인들의 이해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131)


정보를 받아들이는 독자들은 수동적인 존재이며, 정보를 제공하는 디자이너는 능동적인 존재이다. 디자이너는 독자가 알고 있는 것과 알아야만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독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정확하고 합리적으로 이해시켜야 한다. (132)


막스 빌 1908 - 1994

질서 정연한 조화를 이루고 재료에 적합하며 보기에도 좋은 형태는 누구에게나 활기차며 세련된 느낌을 전해 준다. (137)


스타일은 새로이 창조되기도 하고 과거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를지라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굿 디자인은 언제 어디서든 선호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곧 형태와 기능에 부합하고 짜임새 있게 디자인되었다는 의미가 된다. 나아가 기존의 디자인과 다른 기발한 창의성을 발견했을 때 더욱 그러하다. (138)


알렌 헐버트 1911 - 1983

레이아웃은 인쇄의 지면을 꾸미는 아이디어와 형태, 이것의 독특한 조합이다. (143)


편집 디자인에서의 꽃은 바로 레이아웃이다. 레이아웃을 통해 지면 편집이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의 능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도 레이아웃이다. 뛰어난 디자이너는 똑같은 크기의 지면을 사용하더라도 남들이 찾아내지 못한 신선한 레이아웃을 찾아낸다. 심지어 하찮은 시각 요소라 할지라도 긴장감을 유발하며 균형을 이룬다.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담하게 선을 긋고 조화로운 색채를 마감한다. 유능한 디자이너는 레이아웃을 통해 독자의 시선을 유혹한다. (144)


폴 랜드 1914 - 1996

상징에는 예술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또한 상징은 가치와 존재 이유를 포함한다. 상징은 예술가와 관람자 사이의 공통 언어이다. (161)


사실주의나 자연주의를 거치면서 작가들의 욕구는 표현의 대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작품 속에 표현하기 시작했다. 인상파 도는 입체파가 그러하다. 이때부터 ‘상징적 표현’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는데, 오늘날 이 ‘상징’은 현대인의 비밀스러운 언어가 되었다. 이것을 벗어난 표현이 없을 정도이다.


상징은 표현물을 사이에 두고 작가와 관객과의 사이를 공통의 언어로 소통하면서 흥미와 관심으로 이그는 매개체의 역할을 수행한다. (162)


헨리크 토마셰프스키 1914 - 2005

나는 내 작품에 모두 만족하지 않는다. 새로운 영감을 추구하기 위해 미켈란젤로나 라파엘로 같은 거장의 작품을 감상한다. 이것은 창조를 향한 나의 부단한 노력이다. (167)


디자이너는 과연 어디에서 영감을 얻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울 것인가. 새로운 아이디어나 작품관을 어떻게 향상시켜 나갈 것인가. 그 하나로 거장의 작품을 추천한다.


그들의 작품 속에서 그들의 고뇌와 노력을 체험하며 영감을 얻는 것이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많은 땀과 수고의 노정을 걸어온 사람들이다. 그것을 보고 접하는 순간 우리들의 정신과 신체에는 잠재의식적으로 그 가치가 쌓이게 된다. (168)


가메쿠라 유사쿠 1915 - 1997

컴퓨터가 인간의 손으로 표현하는 기술보다 더 정확하고 치밀하게 만들어 내는 것은 가ㅌ능하지만, 인간의 감정까지 표현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173)


컴퓨터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정확하고 치밀하지만, 선 하나하나, 점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감정까지는 표현해 내지 못한다. (174)


란 라일리흐 1920 -

디자인은 다가오는 21세기 예술이다. 창조적인 시각 예술은 모든 면에서 평범한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해주는 촉매제이다. (191)


보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은 것이 오늘날 모든 인간의 바람이듯이 사람들은 문화적인 정서에 빠져들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문화를 인간이 즐길 수 있는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가치를 창조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며 생의 즐거움을 더해 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192)


빅터 파파넥 1925 - 1998

디자이너는 사회적, 도덕적 책임감을 의식해야만 한다.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상품과 환경, 나아가서는 디자이너 자신까지도 형성할 수 있는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205)


이제 디자이너는 디자인이라는 가치 잇는 행위를 통해 사회를 변혁하고 개선하는 데 일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디자이너 자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206)


앤디 워홀 1928 - 1987

그 누구든지 내가 제작한 모든 그림들을 제작해 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경험으로 볼 때 모든 이미지를 최초의 것만큼 분명하고 단순하며 동일하게 만들어 낼 수는 없다. (211)


인류 역사에 있어 최초라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관심과 도전 의식으로부터 출발되는 최초의 사건에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2)


밀턴 글레이저 1929 -

디자인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놀라울 정도로 끈기 있고 악착같아야 한다. 마치 지옥에서처럼 일해야 한다. 평생을 두고 끈기있게 일하지 않는다면 훌륭한 디자이너가 될 수 없다. (217)


디자인하는 행태를 살펴보면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순식간에 생각해 낸 기발한 아이디어로 단시간에 끝내는 디자인이 있는 반면에 오랜 시간에 걸쳐 힘들게 만들어내는 디자인이 있다. 그러나 이는 미시적이고 부분적인 양상을 분석해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놓았을 뿐이다. 디자이너의 긴 삶을 놓고 볼 때 디자인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디자이너는 생을 마치는 그 순간까지 창조적이고 치열한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된다. 순간적인 아이디어로 순식간에 끝낸 디자인도 사실은 디자이너의 끊임없는 노력과 고뇌, 경험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그것은 빙산의 일각같이 그 밑바탕에는 몸과 마음을 바친 열정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는 평생을 두고 끈기있게 노력하고 자신을 단련해야 하는 존재이다. (218)


에쿠안 겐지 1929 -

디자인이란 사물의 본질적 기능을 충족시키고 보다 발전시켜 그 의미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가치를 갖는다. 또한 사물이 갖는 의미를 사람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표현 행위인 동시에 언어이다. (223)


자연과 디자인은 전혀 다르다. 자연 그대로를 가지고 간단한 도구로는 사용할 수 있으나 인간에게 유용한 것으로서의 가치 부여는 인간의 ‘머리(창작의식, 아이디어)’와 ‘손(기술, 기계)’을 거쳐야 한다. 우리는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스타일을 차용할 뿐이다. 결국 인간은 자연에의 가치 부여를 디자인이라는 행위를 통해 실현시킨다. 사물의 기능을 파악하고 그것을 발전시켜 독특한 상징과 형태성이 부여된 제품으로 변화시킨다. 따라서 디자인은 사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독창적인 형태로 창조해 내는 행위이며, 디자이너는 형태, 색채 및 음향, 빛, 냄새 등을 포함한 형상 언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 (224)


알렉산드로 멘니니 1931 -

예술과 산업의 중간에 위치하는 디자인은 그 예술적 특성, 특히 우리 인간의 감성에 어필하는 지적인 문학성을 지켜 나가야 한다. (234)


알렉산드로 멘니니는 디자인 주방용품 전문 업체인 알레시사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세계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메니니는 바우하우스로 대표되는 엄격한 기능주의에 반대하여 표면과 형태 자체를 중요시하는 디자인 작업을 했다. 1978년에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의자에 조르주 쇠라와 같은 후기 인상파의 점묘법을 응용하여 여러 색의 알록달록한 점을 찍어 새로운 느낌의 <프루스트 의자>를 선보임으로써, 그의 ‘리디자인’의 개념을 보여 주었다.


그가 말하는 리디자인에서 오리지널이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형태의 새로운 발견이란 장식과 무늬 그리고 표면의 변형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그는 21세기의 디자인을 ‘유랑하는 오디세이’라고 규정하고 모든 제품들이 불필요한 부분은 최소한으로 축소되고 기능만이 강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멘디니는 이런 시대일수룩 예술과 산업의 중간에 위치하는 디자인으 그 예술적 특성, 우리의 감성에 어필하는 지적인 문학성을 지켜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물질과 제품들의 홍수 속에서 끝없이 여행을 하는 오디세이처럼, 또 인류 문화의 마지막 보금자리가 되는 노아의 방주처럼, 세계적인 동시에 개성적인 삶을 만들면서 자신 스스로를 찾아가는 것이 멘디니가 주장하는 21세기의 디자인이다. (239)


디터 람스 1932 -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가이다.

왜냐하면 디자인은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253)


디자인 행위를 통해 가전제품에서부터 가구, 자동차, 의복 등 수많은 제품들이 만들어진다. 이같은 다양한 제품들에는 디자이너의 창작 행위의 의미가 담겨 있다. 튼튼함을 담을 수도 있고, 번득이는 창의력을 담을 수도 있으며, 즐거움을 담을 수도 있다.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때 이러한 의미를 읽고 제품을 선택한다. 디자인 행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작가의 전달 의미’, 즉 디자인 콘셉트이다.


디자인 콘셉트는 디자이너와 제품, 그리고 소비자 사이를 연결하는 하나의 코드와 같다. 디자인은 디자인 콘셉트로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내포케 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다. (254)


독일 브라운사의 디자인 10대 원칙

 1.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어야 한다.

 2. 좋은 디자인은 제품의 유용성을 높인다.

 3. 좋은 디자인은 심미적이어야 한다.

 4. 좋은 디자인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제품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을 내포하고 있다.

 5.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뛰어넘지 않는다.

 6. 좋은 디자인은 정직해야 한다.

 7. 좋은 디자인은 영속적이어야 한다.

 8. 좋은 디자인은 디테일에 철저해야 한다.

 9. 좋은 디자인은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10. 좋은 디자인은 단순해야 한다. (257)


스기우라 고헤이 1932 -

디자인을 하기 전에는 항상 디자인하고자 하는 주제와 목적에 대해서, 그것에 담겨 있는 마음은 무엇이며 꼴은 어떠한가 깊이 생각하고 나서 디자인에 임해야 한다. (265)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 콘셉트이다.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어떤 점을 강조해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다시 말해 책 한권을 디자인한다고 할 때 필자의 의도를 이해한 후에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필자의 의도, 즉 그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디자인 행위 이전에 많은 고민의 시간이 투자되어야 한다. (266)


책은 인간과 같다

인간의 신체를 뜯어보면 마음이 있고 머리로 생각하고 사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신체를 옷으로 감싸고 있다. 이를 책으로 비유한다면 표지는 얼굴이고, 책의 골은 몸에 해당되며, 내용에 담겨 있는 숨은 뜻은 마음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책의 디자인이 옷이라 할 수 있다.


스기우라 고헤이는 책은 인간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표지를 보면 책을 펼쳐 보지 않고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책은 극적 공간과 시간성을 내포한다는 것이다. 극적 공감이란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면 그때부터 작가와 독자 간에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 대화의 공간 안에는 기승전결이 있고, 이 기승전결의 변화에 따라 내용은 극적인 상황을 연출해 내며 처음과 끝이라는 시간성을 갖게 된다. 또한 책은 한 장 한 장의 종이로 만들어지지만, 그것은 두께를 가진 입체물이라 표현할 수 있다. 종이를 여러 번 겹치면 책은 3차원의 입체가 되고, 그 속에는 심오한 사상과 인간의 일생이 담기게 된다.


스기우라는 책을 제작할 때 인간성, 극적 공간성, 시간성, 입체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면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269)


마이클 그레이브스 1934 -

드로잉은 건축가의 일기나 발견의 기록과 같다고 생각한다. 탐구의 기록, 즉 드로잉을 할 때 건축가들에게는 스스로의 관점이 있다. 그것은 사물이나 현상을 해석하고 다시 바라보는 성향이며 그것을 통해 예술가는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주는 이미지와 원동력을 찾을 수 있다. 건축가나 예술가는 탐구의 기록이 담겨 있는 스케치북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핵심을 드로잉하고 나타낸다. (286)


잇세이 미야케 1938 -

언제나 신선하고, 언제나 다르며, 언제나 도전하는 것, 그것이 최상이다.

나의 불리한 점은 서양의 전통이 없다는 것, 하지만 이것이 바로 내게는 기회이다. (309)


서양에는 없는 동양의 독특한 스타일을 적용하여 디자인에서 불리한 점을 역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불리한 점을 극복해 기회로 삼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다. 뼈를 깎는 노력과 기존의 사고방식의 변화 또는 발상과 인식의 전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언제나 도전 의식을 갖고 창의성 있는 생각을 견지할 때 그 분야에서 동서양을 떠나 최고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310)


일본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잇세이 미야케. 전 세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쳐온 그를 사람들은 ‘패션 혁명가’라는 이름으로 아티스트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일본의 전통 의상 기모노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일본의 전통문화를 서구의 패션 요소와 접목시킴으로써 새로운 스타일과 방향을 모색하여 독창적인 재능을 표현했다. 그는 ‘패션의 미학’을 창조하기보다는 ‘생활에 기반을 둔 스타일’을 창조하기로 결심했다. 동양과 서양, 예술과 패션 사이에서 규정되지 않은 상상의 공간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일본의 전통 직물 제조 기술과 새로운 산업 테크닉을 개발해 정신적으로 만들었고, 신체를 조이거나 강조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단지 옷감을 누비고 주름잡고 비트는 과정으로 옷의 외형만 변화시킨 것이다. (312)


그는 언제나 “나는 순간적인 유행이 아니라 영원한 스타일을 만드는 디자이너이다.”라고 그 자신을 표현했다. 무한한 호기심과 그칠 줄 모르는 창작 의지, 그리고 새로움에의 도전과 갈망, 텍스타일과 육체의 교감이라는 독특한 관점으로 인간을 옷에서 해방시킨 그는 어떤 물질이든지 옷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313)


잇세이 미야케는 항상 디자이너이기를 고집했다. 또한 “내가 만든 작품은 언제나 미완성이다. 사람들이 옷을 입고 활동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해 왔다. 그는 자신의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대중이 없다면 그 자신 역시 존재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디자이너였다. (313)


마쓰가나 신 1940 -

길가에 구르는 돌 하나를 보아도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무엇인가 의문을 갖는다면 그것은 책 한 권을 읽는 것 이상으로 흥미 있는 일이다. (315)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자세 중 한 가지는 주변의 사물과 현상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관심은 관찰로 이어지고 관찰은 새로운 현상과 아이디어로 연결된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원천이 된다. 이러한 자세가 습관이 된다면 디자이너는 생활 속에서 언제나 창의적인 작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끊임없는 관찰은 많은 시간을 요구하지만, 그것은 결국 창작 행위를 도와주는 결과로 이어진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전공 분야에 통달한 전문가이기도 해야 하지만 폭넓은 시각을 가진 책임자가 되어야 한다. (316)


칸 타이쿵 1942 -

인생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은 창작을 돕는 것이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거기에서 오는 느낌, 그것을 즐겁게 받아들일 때 창작의 에너지가 생겨난다. (321)


장 피에르 비트락 1944 -

디자인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디자인은 다름 아닌 우리들의 존재 방식이다. (333)


알베르토 알레시 1946 -

디자이너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감성에 있다. 세상은 점점 바쁘게 변하고 있으나 감성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변하지 않는다. (339)


‘꿈꾸는 자만이 세상을 정복한다.’라는 말이 있다. 디자이너에게 이보다 더 좋은 목표는 없다. 꿈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을 현실로 디자인해 낸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상상 속의 이미지를 그려 내기를 반복하면 창작은 현실로 구체화된다. 문제는 그러한 꿈을 꾸는 감성이 디자이너에게 있느냐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이러한 감성의 발로에서 창작의 세계로 넘어서게 된다. (340)


꿈에서나 가능한 일을 현실화시키는 원동력인 감성, 이 감성으로 인생을 디자인하는 것이 바로 디자이너이다. (340)


필립 스탁 1949 -

나를 흥분케 하는 것은 디자인이 된 상태가 아니라 디자인하기 전에 느끼는 순수한 상상의 순간들이다. 나는 그 순간이 아름답게 느껴지면 항상 어떤 것을 창조하는 정신 속에 묻혀 살아가고 싶다. (351)


머리 속으로 상상한 것을 현실화시키는 작업, 이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디자이너가 상상의 나래를 펴는 순간, 그때부터 디자인은 시작된다. 상상을 구체화하는 작업은 어렵지만 그것을 현실로 재현함으로써 디자이너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352)


필립 스탁은 기술과 예술을 종합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그는 디자인하는 대상에 대하여, 그 디자인을 형상화하는 제작자로서 또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전 과정에 개입하고 꾸준한 교류를 가졌다. 어린 시절 그의 방은 가내 공작실의 일부였다. 그의 침대는 경비행기 제작자인 아버지의 제도판 밑에 있었고, 그의 아버지는 어린 스탁에게 항공기를 제작하고 디자인하는 일을 돕게 함으로써 물리적인 지식과 발명에 관한 많은 상상력을 키워 주었다.


그는 어떤 학문적이거나 이론적인 바탕에서 출발한 디자이너라기보다는 체험적인 사고와 경험을 통해 발명가적인 상상력을 발전시킨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355)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 세상을 디자인한 디자이너 60인의 <디자인 생각>은 저자가 수많은 디자이너 가운데서도 독특한 디자인 색채를 지닌 60인을 선정하여, 그들의 삶과 업적, 그리고 그들의 철학과 생각을 소개하고 있다. 책으로 만나보는 거장들의 디자인 생각이라고 할까.  


책의 구성

● 각 분야의 디자이너명 & 일러스트레이션

● 디자이너의 디자인 생각(명언)

● 명언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디자인 생각

● 디자이너 약력 및 주요 활동

● 주요 작품

● 저자가 풀이하는 디자이너의 디자인 철학과 업적


60인 디자이너들의 수많은 업적, 그들의 명언, 그리고 그들의 삶을 통해, 디자인을 위한 그들의 생각, 창조를 위한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비록 각기 다른 분야에서 다양한 작업을 하는 이들이지만 마치 그들의 삶은 하나의 연결고리를 잇듯이 이어져 있으며, 이는 단순히 60인의 디자인 생각을 을 나열한 것이 아닌,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레이션을 이용해 디자인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혀 주고 있고, 디자이너의 명언을 명언으로만 끝내지 않고 저자의 생각을 서술하여,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저자는 디자인 안에는 많은 생각이 있고, 좋은 디자인과 나쁜 디자인, 유능한 디자이너와 무능한 디자이너의 차이는 ‘생각’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생각의 차이'를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창조성. 이것은 비단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있는 디자이너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가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를 감동으로 이끌고 지혜를 주는 창조의 나침반이 이 책의 끝에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윌리엄 모리스 1843 - 1896

예술이 낳은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름다운 집이라고 답하리라. 그 다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름다운 책이라고 말하리라. (P15)


연구원이 되고 첫 칼럼을 쓰면서 인용한 글귀다. 어쩜 그리도 내 마음에 쏙 들어오는지 집에 대한 생각을 담은 책을 쓰고 싶은 나의 마음을 고스란히 표현해 주는 문장이었다. 우연히 발견한 책이었는데 그것도 본문 첫 페이지에 자리해 우연이 필연으로 다가옴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집과 함께 한 그 시간 속에 나의 삶이 함께 녹아 있다. 그동안 실패하고 성공하고 경험한 과정 하나하나를, 그 곳에서 만난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추억을, 나의 머리와 가슴, 손을 한 데 모아 나의 첫 책 속에 담고 싶다. 나와 그들의 집 이야기, 내 사랑 보따리를 풀어내고자 한다. 아름다운 집을 만들기 위해.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실험 자세가 필요하다. 제품 개발을 위한 일시적인 관심보다 디자이너는 언제 어디서나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뜯어보고 날카로운 눈으로 관찰하는 자세가 생활화되어야 한다. (P114)


“진정한 창조자는 가장 평범하고 비루한 것들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를 찾아낸다”

- <생각의 탄생>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P71) -


“발견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을 ‘보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 <생각의 탄생> 스젠트 기요르기 (P74) -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대체로 평범하다. 그러나 그 평범함에 나만의 개성과 취향, 관심과 애정을 더하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나만의 특별한 집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평범하면서도 동시에 특별한 것이 되며 이것을 발견하는 순간 평범함의 한계를 넘어 평범함이 최상의 것이 될 수 있다.


고객들은 대부분 평범함을 외면한다. 사람들은 디자인하면 특별한 것을 생각하고 특별한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이 디자인의 전부라고 여기는 것 같다. 디자이너들 역시 평범함, 그 속에 녹아 있는 그 무언가를 발견하고 재구성하여 창조해내기보다는 자기주장이나 자극을 만들어내려 애쓰는 경향이 강하다. 어찌보면 우리 모두가 실제로는 실생활과 동떨어진 환상에 빠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집은 화려하거나 혹은 눈에 확 띄어 시선을 사로잡는 그런 집이 절대 아니다. 왠지 편안해 보이고, 곁에 있지만 잘 보지 못했던 그러니까 우리가 이미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재확인하면서 기억에 남을 일상적 요소를 끌어들여 어딘가 끌리는 매력이 있는, 친숙한 끌림이 있는 그런 집이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의 마음은 전해지고 축적되는 것 같다.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는 사람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고 후에라도 그 고마움을 알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 같다. 알아차리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용하다 보니 알게 되고, 깨닫게 되는 실용적이고 기능적이면서도 편안하고 오래가는 그 사람만의 멋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집을 만들기 위해 애쓸 것이다. 수동적인 보기가 아닌 적극적인 관찰을 위해 나의 눈과 귀, 마음을 열어 둘 것이다. 물건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는 관계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   



‘꿈꾸는 자만이 세상을 정복한다.’라는 말이 있다. 디자이너에게 이보다 더 좋은 목표는 없다. 꿈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을 현실로 디자인해 낸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상상 속의 이미지를 그려 내기를 반복하면 창작은 현실로 구체화된다. 문제는 그러한 꿈을 꾸는 감성이 디자이너에게 있느냐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이러한 감성의 발로에서 창작의 세계로 넘어서게 된다. (P340)


머리 속으로 상상한 것을 현실화시키는 작업, 이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디자이너가 상상의 나래를 펴는 순간, 그때부터 디자인은 시작된다. 상상을 구체화하는 작업은 어렵지만 그것을 현실로 재현함으로써 디자이너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 필립 스탁 (P352) -


망상은 사람을 헛되게 만들지만 좋은 상상은 이상을 높여주는 에너지가 된다.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이 있다. 명절이면 어른들이 주신 세뱃돈 중 큰 돈은 엄마에게 드리고 작은 돈과 용돈을 모아 책방에 가서 내 손으로 직접 고른 첫 책으로 기억한다. 열일곱 살까지 고아원에서 자란 주디는 자신을 후원하는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쓴다. 이 편지 속에는 친구 샐리의 집을 통해 자신의 집을 꿈꾸는 이야기며 글쓰기의 즐거움과 어려움, 학교 생활, 자신의 삶, 생각, 마음을 표현하고, 감성을 담아 상상의 나래를 편다. 주디는 상상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다. 아주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는 책이었는데 나 역시 이 책의 주인공 주디와 함께 꿈꾸며 즐거운 상상을 했다.


창작의 전제는 상상이지만 창작을 실현해내는 디자인은 머릿속에, 마음속에 품은 상상을 이미지화하고 그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계획의 산물이다. 우리 생활, 우리 삶의 모든 것은 결국 집으로 귀결된다. 사람들이 집에 대한 즐거움을 맛 볼 수 있도록, 그 집에서 즐거운 상상을 하고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그 길에서 다양한 도전을 통해 구체화시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제 분야에서 영원히 겸손한 학생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알아 갈수록, 하면 할수록,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낀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하여 그 이유에 대하여 꾸준히 질문하며 발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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