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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2일 12시 07분 등록

1부 : 저자에 대하여

처음엔 멋모르고 그냥 참석하던 산사에서의 기도였는데, 지난 번부터인가 기도 날짜가 다가오면 나를 좀 더 돌이켜보게 된다.

 

이번에는 어딘가 연관이 있는 책을 읽으며 준비하고 싶어 이것저것 생각하다 떠오른 책이 다름아닌 데이비드 호킨스의 <의식 혁명>. 지난 번 사부님 책 리뷰하다 의식 지수에 대해 저자의 책을 인용하셨는데, 흥미로워 따로 적어둔 책들 중 하나이다.

 

데이비드 호킨스. 그가 자신의 말처럼 깨달음을 얻었는지 어땠는지는 솔직히 한 권의 책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어쩌면 깨달은 자를 눈 앞에 두고도 알 수 없을 나의 무지인지도 모르겠고..

 

그러나 저자가 얼마만한 깨달음의 수준에 도달했는지보다 지금의 내게 더 중요한 건 그가 말하는 의식 지수인 것 같다.

 

저자에 의하면 인간은 의식 지수 200 이 넘어야만 영적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간다. 그러니까, 한 사람의 의식지수가 200이 안되면, 일생 몇 세까지 사느냐와 상관없이 내적 성장은 거의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쇼킹하다.

 

그러나 내가 진정 놀란 건, 다름아닌 의식 수준 175, 즉 영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바로 직전의 가장 큰 고비가 자존심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의식 수준 200이 다름 아닌 용기”.

 

그러니까, 인간이 영적 혹은 내적 성장을 시작하려면 자존심을 극복하거나 혹은 에고를 내려 놓아야 하고,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용기라는 의미이다. 진정 나를 또 한번 깨우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자존심..

행여 들킬까 꽁꽁 숨겨두었지만, 나의 전 생애를 지배하던 가장 강력한 단어..

 

이 한가지 가르침만으로도 데이비드 호킨스는 내게 의미 있는 저자가 되었다.

 

지난 3 4.

난 나의 자존심을 내려 놓고 다시 한 번 태어나기 위해

그 녀석을 마주 볼 수 밖에 없었다..

 

3부 내가 저자라면

<의식혁명> 한 권의 책에서 나를 강렬히 내리친 건 단 한가지. 자존심이 영적 혹은 내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의식수준인 200보다 아래, 혹은 200선을 넘어가는 마지막 고비인 175라는 포인트였다.

 

그리고 자존심을 딛고 넘어갈 수 있는 200의 의식수준은 다름 아닌 용기.

 

같은 책을 읽더라도 읽은 이에 따라 감동적인 절이나 구가 다 다르다. 아마 데이비드 호킨스의 이 책을 읽고도 느끼는 바, 생각하는 바가 다 다르겠지만, 내겐 이 한가지 사실이 나를 몹시도 심하게 내려 쳤다. 무언가 눈 앞에서 번뜩이는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왜 그럴까, 산사에 묻힌 3 4일 동안 생각해보니 아마 내게 자존심은 에고와 일맥상통하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면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맨 처음 일어나는 현상이 다름아닌 자아의 객관화이다. 늘 밖으로 향해 있던 시선이 반대로 밖에서 안으로 향하기 시작하며, 거기 처음으로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부끄럽고, 믿기지 않고 때로는 이게 정말 나인가?할 정도로 낯설기도 하고.

 

그러나 계속해서 꾸준히 들여다보면 서서히 점점 더 뚜렷이 고착화된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이 고착화된 모습은 참 나의 모습이 아닌 허망으로서의 나일 뿐이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이 사회가 기를 쓰고 길들인 나의 모습인게다.

 

그러므로 자아의 객관화를 이루었다면, 그 다음으로 고착화된 나의 에고를 내려 놓고, 그 안 깊숙이 깨어나길 기다리며 진한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는 나의 원형을 세상 밖으로 내어 놓는 일이 필요하다. 캠벨에 의하면 우주와의 공명을 이루는 천복이요, 융에 의하면 무의식 세계에 잠들어 있는 나를 깨우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의식혁명>에서 논하는 의식 수준을 살펴보면, 내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200 이상에서 나타나는 의식 수준들이 바로 중용, 자발성, 포용, 사랑 그리고 기쁨 등이라고 한다. , 우리의 무의식 세계 혹은 영혼의 세계에서는 내 것이 옳고, 네가 틀렸다는 이원론적 사고보다는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가 훨씬 성숙한 단계의 세계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성숙한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마지막 고비가 바로 다름아닌 자존심 혹은 에고를 내려 놓은 일이고, 이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참으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내가 이 다양성의 조화에 대해 보다 깊은 생각을 시작한 것은 다름아닌 작년 가을부터 시작한 <사자의 무리들>이란 프로젝트에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그야말로 시절인연이 아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프로젝트라고나 할까.

 

필살기-사자-호랑이- 포스트 사자의 시대를 거치는 흐름을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삶.

 

그 어떤 인간이 감히 이 세상을 혼자, 독보적으로 살 수 있다 말할 수 있을까?

 

타인들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지구 위 모든 생명체들과도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에 의해 세월 흐름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삶인 것을, 어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만 주장하고 살 수 있을까?

 

나를 보기 시작하니, “우리가 눈에,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의 삶이 애처로운만큼 타인의 삶도 안쓰러웠다.

나를 사랑해주어야 하듯, 남들도 아껴주고 싶었다.

 

나를 찾으니, 나를 버리고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용기.

많이 필요하다.

 

아직도 나의 작은 상처가 타인의 피 터진 상처보다 크게 느껴지니까.

아직도 나의 눈물 한 방울이 타인의 통곡보다 내 가슴을 더 크게 치니까.

아직도 나의 에고가 ()착이 되어, ()으로 남아 있으니까..

 

하지만 이젠 용기도 부드러운 용기를 내고 싶다.

한 순간 끌어 오르는 섬광 같은 용기가 아니라

서서히 타올라 조금씩 나를 無我의 경계로 녹여내고 싶다.

 

이렇게 우주에 나를 내어 맡기면

가슴 저 밑바닥에서 아주 천천히

평온한 기운이 나를 조금씩 감아드는 것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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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나.

아직도 오아시스를 찾아 끝없는 모래 사막을 걷고 있지만

밤이면 이젠 무수히 빛나는 아름다운 별들이 보인다.

 

그 별들 중에는 자칫 내가 길을 잃을까

북두칠성이 유난히 빛을 발하며 내게 길 안내를 해주고 있다.

친구처럼..

 

낮에도 걷는 것이 힘들지 않다.

겉으로는 아무 것도 없는 모래 사막 같지만

거기 그 곳에도 아름다운 생명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결코 나 혼자가 아니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그래서 웃으며, 기쁜 마음으로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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