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혜향
  • 조회 수 306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0년 3월 23일 11시 05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윌리엄 코퍼스웨이트 (William Coperthwaite)

윌리엄 코퍼스웨이트는 오랜 세월 동안 미국 메인 주 북부 해안에 있는 농가에서 탐욕스럽고 저급화되어가는 물질문명과 전쟁에 반대하며, 자급자족하는 생활방식으로 소박한 삶을 추구해왔다.


그는 손을 쓰는 작업과 지식 교육의 결합, 평생교육을 중시하는 ‘교육자’이자, 친환경적인 재료로 아름답고도 실용적인 집을 짓는 ‘건축가’이다. 또한 생활에 필요한 삶의 도구들을 직접 디자인해서 만드는 ‘장인’이자 ‘노동자’이며, 자신의 삶과 교육 철학을 글로 쓰는 ‘작가’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에밀리 디킨슨, 간디, 니어링 부부의 정신을 이어받아 그들의 철학과 삶의 방식을 현대인들이 자신의 삶에 접목시키기 쉽도록 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창조하고 발전시키며, 남을 착취하지 않으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사회 운동가이기도 하다.


민속공예 기법과 자급생활 기술을 찾아 전 세계를 여행한 그는 중앙아시아 유목민들이 개발한 ‘유르트(펠트 천으로 만든 이 둥근 천막은 지금은 이동 생활자들의 보조 주거로 사용되는 예가 많다)’라는 천막의 아름다움과 천재성에 매료되어 북미에 자연 친화적인 현대식 유르트 디자인과 건축술을 도입했으며, 지난 40여 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그 지역에서 구하기 쉬운 값싼 재료를 이용하여 가정용 주택과 학교, 캠프, 창고 등의 용도로 3백여 채의 유르트를 지었다.


또한 에스키모 마을 사람들과 함께한 작업을 주제로 하버드 교육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다양하고 혁신적인 교육 환경에서 가르치는 일을 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유르트 재단에서는 다양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지각 있고 경제적인 자급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작업장이나 강연이나 출판을 통해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추천의 글 - 삶의 공예술                                                                           -존 솔트마쉬-

내가 중점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소박한 삶’이 아니다. ‘유르트 디자인’도, ‘사회 변화’도 아니다. 물론 이런 일들은 중요한 것이어서 내 시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그것들이 핵심은 아니다. 내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사람들을 ‘격려’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추구하고, 실험하고, 계획하고, 창조하고, 꿈꾸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방식으로 서로를 격려해준다면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빌 코퍼스웨이트가 자신의 작업에 대해 한 말이다. 이 책은 정의와 아름다움과 희망이 가득한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평생 추구해온 그에 대한 이야기이다. (14)


빌 코퍼스웨이트는 메인 주의 오지에 있는 농가에서 40년 이상을 지내오고 있다. 또 그는 오늘날 실생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결합하거나, 변형, 발전시킬 수 있는 여러 문화의 기술, 풍속, 디자인을 찾아 세계 각국을 여행하였다. 그는 지어진 집을 통해 볼 수 있는 아른다움만큼이나 짓는 과정에서 맛볼 수 있는 기쁨을 중요하게 여기며 집을 짓는다. 또 최상의 민주주의적 이상 실현을 위해 애쓰는 만큼 자기 손으로 일하는 데 헌신해왔다. (14, 15)


빌의 사상과 행동은 그가 “지적 민감성을 가졌다는 점, 손으로 직접 일을 했다는 점,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헌신했다는 점 때문에 특히 탄복한 사람들”이라고 묘사한 모리스 미첼, 리처드 그레그, 스코트 니어링에게서 깊은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다. 이들은 빌이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그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는 추종하지도 않았고 추종받기를 바라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그가 세상을 살아간 방식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끌어안으면서 변치 않는 희망과 넉넉한 낙관을 보여주고 있다. (15)


교육

진정한 배움은 캠퍼스와는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서 이루어졌다. 그는 혼자서 간디를 읽고, 주말이면 ‘고등교육’을 통해 제공받는 세상보다 더 넓은 세상을 발견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타고 매사추세츠 주의 캠브리지에 있는 국제학생센터에 가서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교류했다. (15)


케임브리지에서 만난 인연으로 그는 퍼트니 대학원 교원 교육 부서의 학장으로 있던 모리스 미첼의 초청을 받아 대학원 공부를 하게 된다. ‘느리게 움직이되 대담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첼은 교육자로서 체험 위주의 교육과 지식을 사회적 목적에 적용하는 일에 관심을 쏟았다. (16)


빌은 스승인 미첼에게서 ‘캐비닛 만들기와 텃밭 가꾸기를 학교에서의 지도적 위치와 혼합할 줄 아는’ 면모를 발견했다. 미첼은 이렇게 가르쳤다. “교사의 삶은 그 어떠한 사람의 삶보다 중요하다. 크게 보아서 교사는 반목과 혼란이 넘치는 이 세상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교사의 삶이 특별히 인간적인 것은, 늘 인간에 대한 질문에 맞닥뜨리며 인류의 문제에 총체적으로 개입하기 때문이다.” (16)


미첼은 또 교사는 ‘가르치는 동시에 배우는 사람’이라는 모델을 제시한 사람이다. 교사란 특별한 지식의 권위자 혹은 모든 해답을 다 가지고 있어서 ‘진리’의 일면을 나눠주는 전문가가 아니라, 단지 배움의 과정을 디자인하는 사람이요 발견을 안무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교사는 타인의 배움의 과정에 기여함으로써 얻어지는 독특한 지식을 존중하며, 지식과 배움에 동참하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책임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7)


빌은 학교가 일을 통한 자극과 적극적인 신체 활동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생활 속에서 자연의 순리를 체득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7)


아이들의 상상력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면 교육은 일상생활의 활동과 그에 수반되는 배움의 과정에서 신바람을 불어넣으면서, ‘보다 도전적이고 자극적이고 의미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 (17)


빌의 주된 교육 철학

이 세상 아이들은 교육받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학교 교육’은 배우고자 하거나 그런 기회를 위해 기꺼이 일하고자 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들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마음과 머리뿐만 아니라 손과 몸을 써서 일해야 한다. 또한 금전적인 이득 없이 봉사하면서, 교육 개선과 사회 변화를 위해 힘써야 한다.


미학은 교과과정의 중심이 된다. 아름다움이야말로 타고난 권리이며, 아름다움의 부재 혹은 결핍은 대단히 위험한 징조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하려면 자신이 쓸모 있고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힘든 육체노동에서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자연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개인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잘 북돋워주면 활짝 꽃피울 수 있는 창조적 잠재력이 있다.


정서적으로나 지적으로 충분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손을 쓰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8)


빌과 함께 유르트(원래는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주거로, 펠트 천으로 만든 이 둥근 천막은 지금은 정착 생활자들의 보조 주거로 사용되는 예가 많다)를 짓다보면 교육에 대한 그의 생각이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르트 자체가 그의 철학이 구현된 대상이다. 즉 안정, 비폭력, 소박함, 실험 정신, 활동성, 문화 혼합, 장소에 대한 존중과 아름다움이 실제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을 위해 유르트를 지어주는 것이 아니다. 그는 유르트를 짓기 위해 사람들과 일한다. 집의 모양이 잡히기 시작하면 빌은 지붕 한가운데로 올라가 지붕 널빤지를 다듬고 못질하는 사람들을 가르친다. 농담과 장난과 격려와 시범이 끊이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하면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유르트를 빨리 지어내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완성된 유르트가 발산하는 기능성과 아름다움을 보면 흐뭇해진다. (19)


또 유르트는 빌의 교육 철학에 깃든 핵심 요소를 드러내준다. 그것은 ‘최선의 지식이란 다양한 문화권의 지혜들을 한 곳에 모으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문화의 혼합은 최초로 한 부족이 다른 부족과 만난 이래로 인류 역사 발전의 핵심적인 추진력이 되었다.” (19)


비폭력

미국 평화주의의 핵심 인물인 리처드 그레그는 민주주의를 폭넓게 정의하는 차원에서 비폭력의 삶을 실천하는 일에 무척 공을 들인 사람이다. “나를 자연 속에 사는 삶, 간디의 저작, 비폭력, 소박한 삶으로 이끌어준 것이 바로 그였다. 내 신념을 뒷받침해줄 무언가를 찾기 힘들 때면 그가 나를 격려해 주었다.” (21)


소박한 삶

빌은 50년 이상 자급적인 농가 생활과 소박한 삶을 실천한 스코트와 헬렌 니어링 부부를 보면서 같은 꿈을 발견한다. 니어링은 깊이 뿌리 내린 도덕적 신념에 따라 살며, 삶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정치적 행위라는 입장을 몸소 보여주고, 대정부 비협력 운동의 삶을 극단적이면서도 순수한 형태로 구현한 인물이었다. 그는 농업인으로서 재정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자급하기 위해 끈임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니어링이 추구한 바의 핵심은 비착취, 그리고 사회정의에 대한 기여의 원리였다. (26)


니어링 부부는 평화주의와 채식주의, 환경주의를 통해 자신들의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논리를 실천할 방법들을 개발해냈다. <조화로운 삶>에서 스코트와 헬렌은 이렇게 쓴 바 있다. “우리는 더 조잡한 형태의 착취로부터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고자 한다. 즉 지구에 대한 약탈, 인간과 동물을 노예로 만드는 일, 전쟁으로 사람을 도살하는 행위, 음식으로 쓰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일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니어링 부부의 반세기에 걸친 시골생활은 미국 문화의 복잡함과 모순에서 벗어나려는 ‘탈출 전략’이 아니라 진정한 사회 변화를 촉발하기 위한 적극적인 수단이었다. (26)


빌 코퍼스웨이트는 소박한 삶에 대한 니어링의 심오한 철학에 끌렸다. 그것은 일상생활에서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이, 개인적인 삶과 공동체적인 삶이, 사적인 삶과 정치적인 삶이 서로 불일치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빌은 또 모리스 미첼처럼 머리 못지 않게 손을 써서 일한 이 스승을 존경했다. 니어링은 이론과 실천, 자연과 문화, 인간과 비인간, 노동과 여가, 지성과 영성, 지식과 윤리가 조화를 이룬 스승이었던 것이다. (27)


빌은 이렇게 설명한다. “더 단순하게 사는 방법을 찾을 때마다 우리는 두 가지 점에서 남을 돕게 된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삶을 위해 세상의 자원을 소비하는 경우가 줄어든다는 점, 그리고 이웃의 풍족한 삶을 모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에게 좋은 역할 모델을 제시해준다는 점이다. (27)


민주주의

빌 코퍼스웨이트는 민주주의를 ‘활발한 참여이자 활발한 실험’이라고 정의한다.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는 일은 시민의 참여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는 것이며, 전문가가 아니라 자기 필요를 충족시키려고 하는 사람들 자신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미래를 디자인하는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도록 -자신들의 노력이 정말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여-격려할 때에만 진정한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28)


도제제도

빌은 평생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우리가 단지 위대한 사람들의 추종자로 산다면 결국 우리 사회는 붕괴될 것이며 생태계는 황폐해질 것이다. 우리는 추종자들에게 투자할 여유가 없다. 창조적이고 자상한 사람들만이 지구상에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발견하고 격려하는 데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투자하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이상의 제자가 아니라 도제이다.” (30)


제자가 되려고만 애쓰다보면 경쟁하거나 숭배하기가 쉬워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빌 코퍼스웨이트의 삶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실험가 도제제도의 중요성, 생각의 독립성과 앞서 간 사람들에 대한 존경의 중요성, 미래 세대에 대한 기여의 중요성이 주는 교훈이다. (30)


“현재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창조적인 능력과 지난 세월 동안 발전되어 온 지혜를 더한다면 우리는 행복과 성장의 자족적인 불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30)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나갈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조상들의 지혜에 다가서면서, 정의를 위해 힘 쏟으면서, 우리의 유산을 물려받을 사람들에 대한 의무를 다하면서,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활발하고 즐겁게 자기만의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30)


01. 삶을 디자인하다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정의

나에게 있어 디자인이란 ‘멋지게 생긴 스푼 하나에 구현된 어떤 특질’이란 의미로 다가왔다. 또한 나는 어디를 가든 우수한 작품에는 훌륭한 디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핀란드인의 통나무집에서, 네덜란드인의 풍차에서, 에스키모인의 낚싯바늘에서, 인디언의 모카신 신발에서, 매사추세츠 주 스왐 스콧의 바닥이 납작한 어선에서 훌륭한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37)


참으로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특질 중의 하나, 즉 완벽한 모양을 얻기 위한 의식적인 행위‘는 이제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 단어의 어감은 그때까지도 디자인이 물건의 세계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러다 사회에 대한 나의 관심과 사회에서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교육에 대한 개념을 담을 만한 말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교육 디자인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이 생각이 발전하면서 가족 디자인, 공동체 디자인, 급기야 자기 삶을 논리적으로 만들어나간다는 뜻으로 인생 디자인이라는 말까지 쓰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나의 용어로 묶어낸다면 결국 ‘사회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8)


이 글에서 말하는 ‘디자인’이란 ‘사용하기 좋은 모양새를 갖춘 아름다운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목적을 위해 인간이 활발하게 무엇인가를 만들어간다’는 개념도 포함하는 것이다. (38)


사회를 위한 최상의 디자인은 전문가들만이 만들어내는 작품이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가 자기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창조해내는 것이어야 한다.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필요하긴 하되, 그들은 새로운 사회를 창조해내는 민주적 작업을 선점하는 것이 아니라 돕는 차원에서 존재해야 한다. (38)


작고 묘한 것의 소중함

아무리 작고 하찮아 보여도 훌륭한 디자인에는 의미가 있다. 필요한 물건을 만들거나 살 때, 작고 묘한 것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엄청나게 바뀔 수 있다. (40)


이 때의 훌륭한 디자인이란 우리의 돈과 위신을 건물이나 시설보다는 사람들에게 할애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하면 사회는 보다 건강해지고 행복해질 뿐만 아니라, 더 나은 도구와 의술, 더 나은 정치와 관리체계를 갖출 수 있다. (40)


친밀함과 독립성의 균형

어떠한 경우든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는 이상적인 거리가 있는 법이다. 이는 두 별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과도 같다. 둘 사이의 거리가 적당할 때에는 계속해서 둘레를 돌지만 서로 너무 가까워지다보면 충돌하고 너무 많이 벌어지면 각자 떨어져 나가기 마련이다. 이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아니며, 단지 사물의 이치일 뿐이다. (44)


관계 속에서 서로 적당한 거리를 알기 위해서는 상대의 반응에 민감해야 하며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44)


허나 함께 있더라도 거리를 두도록 하라 / 그리하여 둘 사이에 천국의 바람이 불도록 하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즐거워하라 / 대신 각자가 홀로 있도록 하라

같은 음악 속에 함께 떨린다 하더라도 / 류트의 현은 각자 홀로 서 있듯이

- 칼리 지브란 - (44)


집안일

사실 집안일은 가장 중요한 일일 뿐만 아니라 가징 신나는 일이 될 수 있다. (45)


가정은 사회의 영역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곳이다. (45)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어린 아이들을 섬세하게 돌보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46)


사람들을 ‘격려’하는 일

내가 보기에 우리의 생존을 위한 유일한 희망은 모든 이의 정신이 최대한 발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49)


우리의 노력이 보람 있는 것이고, 우리가 필요한 존재이며, 우리의 능력이 쓰면 쓸수록 커진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또한 배우 가치 있는 일이다. (50)


사회 디자인의 목표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우리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불신이다. 우리의 잠재력을 믿음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디자인하고 지을 수 있다. (51)


무엇이 좋은가

좋은 집을 갖는다는 것은 지위나 비용이나 사치의 문제가 될 수 있는가 하면, 우리의 필요에 가장 잘 맞는 집을 갖는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즉 우리가 직접 디자인하고 짓는 집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그냥 알맞기 때문에 좋은 집일 수도 있다. (51)


근사한 것을 갖는다는 것이 꼭 비싼 것을 갖는다는 뜻은 아니다. 물건의 질은 물건의 가격보다 담고 있는 내용이나 아름다움에서 나오는 것이다. (52)


우리의 일상 세계를 구성하는 것은 이런 작은 요소들이다. 미묘한 것들이 우리 삶과 질에 끼치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훌륭한 디자인에 더 많이 둘러싸여 생활할수록 디자인을 더 잘 할 수 있다. 기억해둘 것은, 민감함과 자상함이 훌륭한 디자인의 필수 요소라는 것이다. 비용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요소다. (52)


사회 디자인은 변화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무언가를 다시 짓거나 모양을 고치는, 변형의 과정을 담고 있다. 엄청난 자각과 지금의 현실 사이에 있는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은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곳이 ‘자신들의’ 세상이라는 자각을 하느냐 못하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세상이 바뀔 수 있으며 자신들이 그런 세상을 다시 디자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해야만 한다는 자각을 하느냐의 문제다.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디자인하는 일이 읽기나 쓰기처럼, 혹은 먹기나 잠자기처럼 모든 사람에게 친숙한 작업이 되어야 한다. (52)


핵심을 찾아서

위태로운 세상에서는 우리의 관심을 집중할 만한 핵심 분야를 먼저 찾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이란 촉매제 같은 것이어서 작은 노력으로도 커다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온당하고 정직한 노력을 기울여, 사회가 폭넓고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이 가능한 분야를 찾아서 범위를 정하고 집중해야 한다. (55)


우리를 안내해주고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우리보다 앞서 간 사람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우리의 동역자로서 참여하고 있다. 우리가 거두는 성공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기도 하다. 그들을 베끼거나 흉내내는 것은 시작에, 삶의 도제 기간에 불과하다. 스코트 니어링이라면 뭐라고 말했을까? 간디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라고 생각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그들의 삶과 이상을 교훈으로 삼을 것인지 깊이 생각해본다면 이는 정신적 훈련이 된다.


그들의 어깨를 딛고 서야만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람들을 조언자로 받아들여야지 우상으로 숭배해서는 안된다. (57)


도제가 필요하지 제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타인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만 한다면 우리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는 창조적인 정신이 발현될 가능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제자가 아니라 더 많은 도제다. 둘 사이의 차이점이라면, 도제는 일시적으로만 추종자가 될 뿐, 언젠가 떠나서 독립적으로 일하게 되는 존재이다. 지혜로운 도제들은 스승이 언제나 자신의 일부라는 점을, 모든 스승들이 다 그러하듯 둘 사이에  명인과 도제라는 상생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훌륭한 도제는 자신이 명인이 되는 과정 중에 있으며, 책임 있는 장인으로서 자신에게 전수된 지식을 바탕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안다. (58)


문화적인 전통

우리는 과거로부터 지식을 끌어와 모으고 연구하고 시험하며 현대의 지식과 혼합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문화간의 혼합은 한 부족이 다른 부족과 최초로 만난 이후 인류 역사의 작동 원리가 되었다.


다른 대상으로부터 배우는 것은 자유로운 일이다. 세계 각 민족의 전통은 이전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민속 지식의 보고다. 그러한 지식은 모든 인류를 위한 값진 원천이다. (59)


대부분의 민속적 지혜는 귀하고 독특한 것이어서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작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민속적 방식은 현존하고 있는 문화에서 배울 때 훨씬 더 가치가 크다. 그런 문화에서 배우는 것이 우리에게 가치 있는 것인 만큼, 그 문화를 가지 사람들도 자기네 생활방식이 인류 전체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음으로써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울 때 우리는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키우면서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품으며 자랄 수 있다. (59)


지각 있는 이기심

사회적 몸을 우리 자신의 확장이라고 본다면 편협한 이기심은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기심을 줄이는 일이 아니라 편협한 이기심을 줄이는 일이다. 우리에겐 지각 있는 이기심이 필요하다. 그것도 우리의 행복이 모든 사람들의 행복과 불가분으로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정도까지 되어야 한다. 지각 있는 이기심을 갖다보면 내 이웃의 필요를 나의 필요로 여기게 된다. (63)


우리의 공동 유산

조상들은 우리에게 ‘이해력과 기술 지식’이라는 방대한 보물 창고를 물려주었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창조적인 지성과 지난 몇 세기 동안 사람들이 발전시킨 지혜를 결합하여 스스로 계속 타오르는 인간 행복의 불꽃을 피워야 하지 않을까. (69)


사랑과 기술이 함께 작용할 경우, 걸작을 기대하라.

- 존 러스킨 - (69)


확신을 갖고 자기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자신이 상상해 온 삶을 과감하게 살아보는 사람은 평소에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맞이할 것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69)


02. 아름다움, 새로운 시선

‘아름다움’이란 단어는 우리 언어에서 가장 강력한 단어 중의 하나다. 시인 존 키츠는 아름다움과 진리를 같은 것으로, 간디는 진리와 신과 사랑을 동일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등식에 따르면 우리가 경험하는 아름다움과 진리와 사랑과 신은 모두 같은 것의 다른 면일 뿐이다. (73)


정서적, 신체적으로 건강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되도록 주변에 아름다운 것을 두고 살 필요가 있다. 이것을 우리 사회의 목표로 삼는다면 우리는 이 세상을 눈으로 볼 수도 있고 마음으로 느낄 수도 있는 아름다운 천국으로 바꾸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주변 여건이 중요하다, 특별한 경우에만 쓰는 것보다는 매일 같이 쓰는 접시와 옷이 우리의 시각이나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이 아니라 자각이다. (73)


수수한 아름다움

잘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아름다움이 있다. 자각하는 능력을 갖게 될 수록 평범해 보이기만 하던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74)


아름다움은 상당 부분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74)


아름다움에 대한 지금 개념은 시장에서 퍼져나왔다. 시장에서의 아름다움이란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하여 계속해서 조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장치를 뛰어넘을 줄 아는 사람은 자유로울 수 있다. 시장이나 유행에 신경 쓰기보다는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 자신의 감각을 갈고닦을 수 있다면 우리는 아름다움을 누리면서 단순하게 살 수 있다. (76)


집에서 옷 한 벌을 생산해낼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이 안녕을 염려하며, 이러한 염려를 옷감과 함께 짠다. 그러한 각별한 가치를 인식하는 사람들은 이 선물을 하고 다닐 때 따뜻함뿐만 아니라 보살핌과 애정을 더 많이 느낄 것이다. 이것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있어 손으로 짠 벙어리장갑은 더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이렇게 아느냐 모르느냐, 혹은 느끼는가 느끼지 못하는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76)


장식, 피상적인 것은 추하다

장식이 아름다움의 자리를 대신 차지해버렸다. ‘꾸밈’은 애초의 목적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는 훌륭할 수 있다. (77)


소로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사람의 부란 얼마만큼 내버려둘 수 있는 것이 많으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보다 민감한 변별력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쓰는 물건의 정신이나 본질을 더 세밀하게 자각할 수 있다. 반드시 장식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아름다움은 내면적이고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하며 겉으로만 번지르르해서는 안 된다. (78)


셰이커 교도들의 의자는, 천사가 와서도 앉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었기 때문에 더욱 독특한 미덕을 지니고 있다.

- 에드워드 앤드루스 - (79)


마음의 눈

우리는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우리가 지적으로 존중할 수 있는 것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눈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 (81)


비폭력적인 아름다움

아름다움에는 척도가 하나 있다. 다른 것을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는 점이다. (88)


만물에 대한 존경심

아름다운 생활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측면은 자연과의 ‘친밀하고 개인적이고 혈족적인 관계’일 것이다. 즉, 자연을 알고, 자연도 자기를 알아주는 관계일 것이다. 삶은 전쟁이나 도전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자연을 지배하거나 자연과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의 조화로운 길을 찾아내야 한다. (88)


03. 일과 밥벌이의 즐거움

일할 때의 그대는 플루트이니

그대 가슴을 통과하여

시간의 속삭임은 음악으로 변한다

노동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의 가장 은밀한 비밀과 친해지는 것이다

사랑이 깃들지 않은 일은 모두 텅 빈 것이니

일이란 눈에 드러나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 칼리 지브란 - (96)


내가 생각하는 일이란 인간의 삶을 가능하게 해주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이다. 세상 사람들이 필요한 일들을 적당히 나누어 한다면 고생스런 일이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97)


‘밥벌이bread labor'란 용어는 지난 세기에 본다 레프가 만들어내 말로써 톨스토이와 간디가 받아들이면서 유명해졌다. 이 말은 자급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노동을 뜻한다. 밥(빵)이란 하나의 상징으로서, 밥벌이란 단순히 밥을 짓는 것-빵을 굽는 것-이상의 활동을 의미한다. 밥벌이는 식재료를 기르거나 요리를 하거나 옷이나 집을 만들거나 아이를 돌보거나 하는 등의 모든 일을 뜻한다. (97)


일은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유용한 학습 도구 중의 하나이다.

일이란 자발적으로 맡아서 자기 영혼을 절름발이로 만들지 않을 정도로만 한다면 지극히 흥미로운 학습 도구가 된다. (97)


더 나은 생활 방식을 찾아서

나에게는 존경하는 사람이 세 사람 있었다. 나는 그들의 감수성과 지적 민감성, 땀 흘려 일하는 마음가짐,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한 점을 높이 샀다.


모리스 미첼은 퍼트니 교육 대학원의 학장으로 지내면서 캐비닛 만들기와 정원 가꾸기를 함께 했다.


월터 클라크는 뉴욕 레이크플래시드 노스컨트리 스쿨의 공동 창립자로서 학교와 작업장과 정원과 사탕단풍 숲의 일을 즐겼다.


스코트 니어링은 99세의 나이에도 장작을 팼으며, 글쓰기와 강연과 함께 밭 일과 집짓기를 평생에 걸쳐 병행했다.


이 세 사람은 모두 책임 있는 성년의 생활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나에게 몸소 보여주었다. 일이란 즐길 수 있는 것이며, 더 나은 생활방식을 찾는 것이야말로 삶을 개척하는 길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99)


가장 이상적인 것은 온전한 인격을 갈고 닦는 것이다. 내가 찾는 일거리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춘 것이어야 했다.


육체적으로나 지적으로 호락호락하지 않아야 할 것

창조적인 사고를 북돋울 것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한다는 대의를 앞세울 것

기본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것 (99, 100)


배우기를 게을리하는 것만큼 수치스러운 것이 있을까? 적어도 장작 패는 법쯤은 배워야 한다... 몰두할 수도 있으면서 손으로 하는 노동을 꾸준히 하다보면 틀림없이 글과 말에서 수다와 감상을 없앨 수 있다. 학자라면 확실히 자기 손바닥에 있는 굳은살에 대해 더 냉엄한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100)


일이란 아이가 배우고 자라고 소속감을 느끼고 사회의 필요한 일원이 되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는 으뜸가는 수단이다. 노인들의 경우 자신의 성격과 능력에 맞는 일을 갖는다는 것은 목적의식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인생의 황혼기에 매우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이다. (101)


일에 대한 오해들

밥벌이는 삶의 가장 우선적인 활동이다. 그러므로 밥벌이는 다른 활동과 대등하거나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세속적인욕구 충족을 포함하여, 일이란 것은 우리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도구로 인식되어야 한다. 창의성이 보다 큰 가치를 갖게 되고 단순 애호가 수준을 넘어서가 위해서는 일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102)


노동 없이 지금의 생활방식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102)


정당한 분배

우선시해야 할 일에는 언제나 기본적인 양이 있다. 밥벌이의 기본 바탕이 되는 도덕성은, 일이 모든 사람들에게 고르게 배분되면 아무도 과로에 시달릴 필요가 없고, 누구나 자기 몫의 일이 사회를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102)


자발적 노예제도

현재의 일에서 가장 신뢰하는 부분에 힘을 쏟으라. 비생산적이고 건강하지 못하고 낭비라고 생각되는 방식에 쏟는 시간을 줄여서, 즐길 수 있고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에 쓰도록 노력하라. (105)


소박한 삶의 기본 원칙 가운데 하나는 불필요한 것들을 소비하기 위해 돈을 버는 대신, 꼭 필요한 것들을 구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105)


04. 배움과 가르침

강요하지 않는 가르침

우리는 부모와 교사와 이웃이 건강하고 성숙한 사람들의 역할 모델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꾸준히 배워나가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추구하는 감수성의 자각과 이해심 있는 행동이 우리의 버팀목이 되고 등대가 되어야 한다. 사실 위주의 지식은 배우고자하는 열의가 있을 때 상대적으로 배우기 쉬운 법이다. 대신 감수성과 애정과 이해심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칼 로저스가 말한 것처럼 “누가 누구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134)


진심어린 마음이 없는 배움은 위험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134)


무엇 때문에 가르쳐야 하는가?

첫째는 즐거움 때문이어야 한다.

둘째는 가르침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기여하는 역할 때문일 것이다.

셋째는 가르침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 가르치는 사람 또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리라. (134)


나는 ‘가르침’이, 바라는 대상도 되지 않고 강요되는 대상도 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신 학생들의 부름이 있을 때에만 떠맡는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견해는 교사의 역할이 유동적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즉 모든 사람은 살면서 처하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교사가 될 수도 있으며 대개는 학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사회의 성숙한 인간이라면 요청이 있을 때마다 자신이 배운 바를 기꺼이 나누고자 할 것이다. (136)


가르침에 주어진 시간은 개인의 성장과 창의성에 써야 할 시간을 훔쳐온 귀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아껴 써야 한다. (136)


자발적으로 배우기

배움의 장에서는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가르치는 입장에 선 사람이든 학생의 입장이든 마찬가지다. 배우는 기쁨은 맛보기 위해서는 서로 동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배움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요청에 따라 가르치는 것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 (137)


학창 시절 내가 겪었던 가장 의미 있는 배움은 보고 묻고 참여하고 배우는 것이 하락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고, 물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137)


나는 우리를 배움의 길로 활짝 열어주는 분위기나 태도가 정착되어야만 제대로 배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여러분이 이런 분위기를 마련해주고 이런 태도를 일상생활에서 구현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느낄 것이며 볼 것이다. (138)


간접 경험을 통한 배움은 우리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빠른 시간 안에 타인이나 책을 통해서 여러 가지를 배운다. 역할 모델이 있으면 더 빨리 배울 수가 있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다. 정도가 지나치면 발달이 제한되고 속도도 더뎌진다. 실제 경험과 간접 경험 사이에 있는 최적의 균형이 어디인지는 각자가 결정해야 한다. 그런 선택이 없다면 우리는 각자의 잠재력을 결코 알아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139)


가정과 공동체

우리에겐 대화의 주체가 참되며 의미심장한 세상, 참된 생활이 중심이 되는 세상이 필요하다. (143)


아이들은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가끔 앉아서 어른들의 대화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143)


아이에게는 나중에 받을 수 있는 대학 교육보다 부모와 함께 지내는 경험이 더 중요한 것이다. 되도록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도록 하라. 건초도 베고 정원에 꽃나무도 심고 카누 여행도 준비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라.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관심사를 개발하며 자신을 팔지 않도록 노력하라. 이런 것들이 대학 졸업장보다 아이의 현재, 그리고 미래의 행복에 훨씬 도움이 도리 것이다. (144)


1년 중 잠시나마 가족과 함께 자연을 가깝게 느끼며 사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이 받는 보상은 대단하다. 바람과 거친 날씨를 견디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엄청난 것이다. 먹을 것을 구하고 불을 피우고 비에 젖지 않고 따뜻하게 만드는 일상의 필요를 해결하는 활동을 하다보면 이해심과 안정감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짧더라도 들길을 걸으면 도움이 된다. 머리 여행을 가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145)


전인교육

우리에겐 한 사람을 온전하게 발달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몸과 마음, 손과 감성을 하나같이 중시해야 한다. (148)


여행

여행은 대부분 보편적인 호소력을 갖고 있다. 어린 사람들에게 지리 탐험은 성장의 가장 핵심적인 열쇠 중 하나다. (148)


자연

되도록이면 아이들이 자연과 가깝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그것도 배움의 장을 통해 하는 것이 좋다.


바깥 자연 세계로 나아가 탐험을 하면서 온갖 날씨와 계절 속에서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 좋다. 자연이 적이 아니라 알고보면 도움이 되는 잠재적인 친구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152)


06. 자발적인 가난함

재물은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니, 너무 바라지 말라.

미덕이야말로 참재산이며 가진 자에게 진정으로 보상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잃을 수도 없으며, 생명이 먼저 우리를

떠나지 않는 한 우리를 져버리지도 않는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 - (182)


최상의 선물

부자가 되면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선물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재산을 소요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주는 것을 모르면 그는 가난한 사람이다. (187)


비축할 필요가 없으며 남을 착취할 필요도 없는 선물은 어떤 것인가? 값은 얼마 안 하지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모두 기쁘게 해주는 선물일 것이다. 기쁨을 가져다주는 시 한 수나 음악 한 곡이 그런 것이다. 나눠 먹는 음식, 멋진 샘물에 대한 정보, 간단하면서 아름답고 편안한 신발을 만드는 법이 그런 것이다. 사과나무를 심거나 샘을 파거나 이이들을 돌 볼 시간을 주는 것도 그런 선물이 된다. (191)


최상의 선물은 배려와 감수성과 지식과 돌봄에 달려 있는 것이지 주는 사람이 물질적 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근사한 사람을 이웃이나 친구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더 멋진 선물이 또 있을까. (190)


옷은 목적에 분명히 맞게 입고, 이 세상의 물자 공급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식으로 입어야 한다. 소로는 우리에게 “자신의 뼛속까지 제대로 알라”고 권고했다. 나는 그 말을 “자기만의 옷을 입으라”는 데까지 확장하고 싶다. 자신이 디자인해서 만든 옷이면 더욱 좋다. 직접 만들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제일 좋아하는 것, 가장 의미 있는 것을 입으라. 우리 모두가 이렇게 한다면 우리는 더 큰 자유를 느끼게 될 것이며 더 편하게 걸어다닐 것이다. (191)


우리가 가진 가장 값진 보물은 마음의 보석이다. 이는 철학이든 농사든 디자인이든 진실의 무수한 측면과 깊이를 발견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이것이 진실로 참 보물인 것은, 계속해서 보람을 맛보게 해주면서 개인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북돋워주고, 개인과 사회를 모두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191)


탐낼 것인가 나눌 것인가

소박함은 생활을 위한 단순히 사적이고 주관적인 접근이 아니다. 이는 오래전부터 더 고차원적인 삶의 수준에 도달하기를 열망해 온 사람들이 필수적이라고 인식해온 덕목이다. (192)


무언가를 더 소박하게 만들수록 그것을 대체하기도 더 쉬워지며 특별한 기술 혹은 물자나 시장에 대한 의존성도 줄어든다. 그러니 소박함은 단순히 덜 쓴다거나 세상의 자원을 덜 이용한다는 차원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의 문제다. (193)


빈곤 없는 부유함

모두가 최대한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나’보다는 ‘우리’가 이룩한 것에서 기쁨을 맛보는, 공유된 성취감에서 만족을 누릴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한다. (193)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도지지 않는 삶의 철학을,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196)


‘성공’이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고 ‘부’란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능력을 얻는 것이다. (197)


07. 자연을 닮은 소박한 삶

소박함과 디자인

많이 버는 것보다는 적게 쓰는 것이 더 낫다.

많이 벌기 위해서는 노예가 되어야 하지만 적게 쓰고 지낼 수 있으면

그만큼 자유로워진다. 적게 쓰는 사람은 더 쉽게 자기 목적을 향해

매진할 수 있을 것이며, 필요한 게 많은 사람보다

대체로 더 풍요롭고 충실한 삶을 산다.

- 프리초프 난센 - (204)


우리는 남에게 공손해야 하며 항상 배려하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지혜로운 태도를 가진 사람은 많이 있다. 새로운 관점에 대한 요구가 너무도 절박해서 어디서 발견하든, 옛 것이든 현대의 것이든, 유목민의 것이든 정착민의 것이든, 시골의 것이든 도시의 것이든, 지혜의 원천을 소홀히 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인간의 필요와 생태에 꼭 맞는 기술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가장 훌륭한 것들을 섞어야 한다. 또 하나 절박한 것이 지구에서 더 간소하게 사는 법을 배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205)


인간의 정신은 대단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우리의 정신으로 인간의 필요에 맞는 문화를 디자인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206)


최신 기술이 최상의 선택은 아니다

자기 손으로 나무를 자르는 일은 구식으로 보이지만 도끼와 톱의 유형을 잘 알아본 다음 전 세계에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골라낼 줄 안다면, 이런 경험을 통해 얻게 된 지식은 새로운 효율성을 낳게 될 것이다. 새로운 지식이 새로운 기술인 것이다. (207)


많은 사람들이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것은 그러한 삶에 대한 필요성 때문이 아니라 그런 방식의 삶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 그 자체, 그리고 그런 삶이 우리 주면 세계에 가져다주는 친밀감 때문이다. (208)


소박한 물건을 만드는 기쁨

우리가 찾는 것이 소박한 물건이라면-비용이 적게 들거나 거의 모든 사람이 만들고 소유할 수 있는 것-그렇게 탐낼 필요도 없을 것이고, 물건도 적절한 존중과 품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소박함에 대해 더 많이 배울 것이다. 물건을 얻기보다 기술을 얻는 것에 더 힘쓸 줄 안다면, 구하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창의적인 부의 영역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는 만드는 일에 더 힘쓰는 분위기가 되면 물건은 기쁨과 만족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이런 기준에 맞추어 디자인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이런 기준에 맞으려면 물건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값이 싸야 한다.

만들기 쉽고 바꾸기 쉬워야 한다.

관리하기 편해야 한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과 마음으로 느끼는 즐거움을 충족시켜야 한다.

쓰고 처분하는 데 어렵지 않아야 한다.

보살핌과 애정을 갖고 만든 것이어야 한다. (210, 211)


소박함과 공정성

소박하게 사는 법을 배우면 이 세상에서 자기 몫을 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내가 생산하는 것 이상을 가질 권리가 없다.


에머슨의 말처럼 세상을 우리가 보는 것보다 ‘좀 더 나은 곳이 되도록’ 하려면, 우리가 소비하는 것이 이 세상의 ‘부’라는 시각을 갖고서 쓰는 만큼 반드시 세상에 뭔가를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211)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선택

우리는 각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적은 양만을 투자할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것은 적을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가진 전부다. 그런 자신을 어떻게 돌보며 우리의 에너지를 어떻게 쓰느냐 하는 문제는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우리 자신을 낭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다. 먼저 자신의 본질에 대한 자각 없이 어떻게 남의 영혼에 진정으로 민감해질 수 있겠는가? (214)


살면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일은 창의성을 발현하고 자신감을 얻기 위한 방편이기도 한 것이다. 시작이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생활의 필수품을 마련할 때, 그것도 자신이나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 줄 때 비로소 정서적으로 안정을 느낄 수 있다.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배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가치는,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됨으로써 그것의 진가를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 주변의 것들을 만들어가면서 얻는 지식은 세상과 한층 더 친밀한 세계를 이루도록 도와준다. (214)


우리 모두 특정한 공예 기술을 배워 사람들이 육체노동을 업신여기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 존 러스킨 - (214)


디자인의 역할

디자인이 갖고 있는 최상의 의미에는 문제를 분석하여 최선의 해법을 찾는다는 뜻이 있다. 사용할 물건을 만드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분야의 디자인은 소박할 필요가 있다. 소박한 모양이 더 아름다운 법이며, 물자와 시간과 에너지를 아기는 데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222)


내가 갖고 있는 디자인의 목표는 숙련된 기술이나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라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형태를 창조하는 것이다. 아름답고 소박하고 유용한 디자인, 정말 서민적인 디자인은 사람들이 기꺼이 자기 손을 써서 뭔가를 만드는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도와준다. (222)


영역에 대한 비폭력적인 개념

가장 멋진 경험 중 하나는 우리가 전에는 인식하지 못하던 생각의 상호 연관성을 발견하는 일이다. 우리 자신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해결법을 창조해낸다는 것은 기쁨을 배가시키는 일이다. (227)


소박한 생활에 만족하며 사는 것, 사치보다는 우아함을 그리고 유행보다는 단정함을 추구하는 것, 존경받는 것보다는 가치 있으며 부유한 것보다는 유복한 것, 열심히 공부하고 조용히 생각하며 점잖게 말하고 정직하게 행동하며 별과 새의 노래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어른뿐 아니라 아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모든 것을 달갑게 견디고 어떤 일이든 용감하게 하며, 때를 기다릴 줄 알고 절대 서두르지 않는 것, 그리하여 한마디로 평범한 것 속에서 영적이고 자발적인 것이 자라도록 내버려두자는 것이다.

- 윌리엄 체닝 - (227)


08. 평생 작업을 찾아서

또 다른 기쁨의 원천

어떻게 하면 멋진 의자를 만들 수 있는지 오랫동안 면밀히 관찰하여 자기 것을 직접 만들어 써보면, 의자란 물건이 다시는 예전 같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바쳐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해보면 세상의 한 부분을 그만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241)


웃어른 공경하기

인간 심리의 더없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자신이 필요하며 가치 있는 존재라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기뻐할 만한 유용한 일을 제공함으로써 갑절이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귀한 문화적 보물은 인생 70이 넘은 사람들의 정신에서 나온 경우가 많다. (246)


내가 꿈꾸는 사회에서 ‘은퇴’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은퇴란 경제적 필요 때문에 원숙 단계에 이르지도 않은 일을 중도에 끝내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은퇴는 사라질 것이다. (246)


일의 역할 중에서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사람’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은 무언가 유용한 일을 함으로써 자신을 만들어간다.

- 마하트마 간디 -  (250)


나는 아름다움이 우리 주변에 가득하기를 바란다. 일상생활에서 우리 주면에 있는 것들 속에서뿐만 아니라 그런 것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그런 것들에 대한 값을 지불하는 방법에서도, 이 땅에 사는 동료 거주자들을 대할 때 어떤 존경의 마음을 가질 것이냐 하는 문제에서도 아름다움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255)


개척자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

인생은, 누구나 스스로 값지다고 여기는 것들을 찾아나서는 보물찾기 같은 것이 될 수 있다. (256)


진정한 발견이 있는 여행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 (257)


우리는 더 나은 생활을 추구하는 행위를 탐험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런 탐험 자체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일이며, 탐험을 더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는-남들도 동참하게 하여 그런 모색을 돕도록 하는-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발견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258)


사람들은 흔히 이런 말을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새로우면서도 유용한 일을 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새롭고 유용하면서도 더 나은 일을 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대신 거기에 도전이 있는 것이다. (259)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라. 자기 자신을 뼛속까지 제대로 알라. 뼈 하나까지 남김없이 갉아먹으라. 그리고 묻으라. 그런 다음 파내서 다시 갉아먹으라.”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259)


자신이 대단하다고 여기는 목적을 위해 자신을 소진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삶의 기쁨이다.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이 또한 삶의 기쁨이다.


나는 내 모든 에너지를 다 태워버리고 죽기를 바란다. 더 열심히 일할수록 더 많이 사는 셈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인생이란 ‘짧게 타버리는 초’가 아니다. 삶이란 내가 잠시 붙잡은 훨훨 타오르는 횃불 같은 것이다. 그러니 나로서는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기 전에 가능하면 환히 타오르도록 하고 싶다.

- 조지 버나드 쇼 - (260)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의 제목은 ‘핸드메이드 라이프’, 부제는 손으로 만드는 기쁨, 자연에서 누리는 평화이다. 자연주의자이자 건축가이자 교사이자 사회 운동가이자 작가인 윌리엄 코퍼스웨이트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배운 삶의 공예술과 자급자족하는 생활 방식을 토대로 소박한 삶을 일구어가면서 얻은 경험과 성찰을 기록한 책이다.


삶의 디자인, 아름다움, 일과 밥벌이, 교육, 비폭력, 빈곤 없는 부, 소박함, 평생 작업이라는 여덟 개의 주제를 통해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미덕인 것처럼 되어버린 오늘날의 살벌한 경제 논리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손으로 만드는 기쁨, 즉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더 많이 만들어갈수록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진정한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자연과의 조화를 꿈꾸며 그 속에서 평화를 누리는 저자의 일상과 여러 문화권 사람들과의 우정과 배움의 과정, 사라져가는 소수 민족의 다양한 지혜들이 담긴 공예품과 만드는 방법이 저자의 간단한 일러스트와 함께 담겨 있다. 또한 비폭력의 개념을 가르쳐준 마하트마 간디, 자급자족의 생활을 몸소 실천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 동서양의 철학에 해박했던 실용주의 사상가 에머슨, 존 러스킨의 글과 조지 러셀, 칼리 지브란 등의 시를 인용하여 저자의 삶과 철학에 더욱 가깝게 다가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정서적으로나 지적으로 충분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손을 쓰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8)


집에서 옷 한 벌을 생산해낼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이 안녕을 염려하며, 이러한 염려를 옷감과 함께 짠다. 그러한 각별한 가치를 인식하는 사람들은 이 선물을 하고 다닐 때 따뜻함뿐만 아니라 보살핌과 애정을 더 많이 느낄 것이다. 이것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있어 손으로 짠 벙어리장갑은 더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이렇게 아느냐 모르느냐, 혹은 느끼는가 느끼지 못하는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76)


나는 오랜 손때가 묻은 것, 화려하게 꾸미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제 멋이 나는 물건, 자연스런 모양새, 그 본질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 아름다운 것, 그런 것들이 참 좋다. 그래서인지 바느질도 자연스런 손맛이 느껴지는 것이 좋다.


내 맘에 들지 않아, 원하는 사이즈가 없어 구입을 미뤄왔던 파우치 하나가 내 손에서 태어나고, 독학으로 익혀 서툰 솜씨지만 밤 세워 친구에게 어울리는 그녀를 닮은 가방 하나, 선생님의 안 좋은 허리를 받쳐 줄 쿠션 하나를 만들며 그걸 받고 좋아할 그들의 소박한 표정이 떠올라 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질 때가 있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어떤 명품과 값비싼 브랜드의 상품보다도 핸드메이드가 주는 아름다움, 소중함이 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의 즐거움과 재미, 뿌듯함, 무엇인가를 손으로 만들어내 자신을 표현하고 훌륭한 밥벌이로 발전시키고 이것을 평생의 일로 승화시킨 사람들에게 나는 감탄하고 무한한 존경심을 가지게 된다.


나 역시 나만이 가능한 표현, 나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다. 그 길을 열기 위해선 우선 나의 손을 움직여 뭔가를 만들어 봐야 한다. 그것을 계속해가는 동안, 나의 나아갈 길이 열리고 새로운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손을 한동안 잊고 살았다. 이제 꺼내보아야겠다. 그 길로 가고자하는 나의 마음 하나만 있다면 언제까지라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만드는 일’이 나의 평생의 작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에게 인생이란 ‘짧게 타버리는 초’가 아니다. 삶이란 내가 잠시 붙잡은 훨훨 타오르는 횃불 같은 것이다. 그러니 나로서는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기 전에 가능하면 환히 타오르도록 하고 싶다.

- 조지 버나드 쇼 - (260)


불확아,

불을 끄지 마라. 늘 타오르게 해라.

타오를 곳이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

훨훨 타도록 해라.

네 노래를 들은 지 오래 되었구나.


구 본형

2010년 3월 19일


6기 면접 여행, 사부님께서 선물해 주신 책에 담아주신 말씀이다.

그리고 마지막 인용문.. 아,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우리 사부님, 너무 깊으시다..



사부님~,
이번주 북리뷰.. 인용문도 무찔러 들어오는 거이두 많구.. 책도 맘에 들구여..
진짜 잘하려구 했는데여.. 다 핑계지만.. 넘 오랜만에 써서여.. 삭신이 쑤셔서여..
또.. 화~악 덜어내고 말았어여.. 잘 몬했어여.. 

네? 언제 불확이 너가 잘 한 적이 있냐구여? 
그건.. 맞는 말씀이세여.. ㅎ

깊이 반성하구 있어여.. 보완해서 올리겠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님,  또.. 한번만 봐주세여.. 헤헤^^

앞으루.. 더.. 말 잘 들을께여.. ^^ 
   

IP *.40.227.17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2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2] 한명석 2006.08.24 3062
1451 북 No.43 - 쓰지 신이치 '슬로 라이프' file [3] 재키 제동 2012.02.21 3063
» 핸드메이드 라이프 - 윌리엄 코퍼스웨이트 혜향 2010.03.23 3064
1449 [51] <신의가면1-원시신화> 저자 & 저자라면 수희향 2010.04.17 3065
1448 #28 열하일기_상 박지원씀 리상호옮김 [1] 서연 2012.11.13 3065
1447 괴테 파우스트_꿈없이 살기엔 너무 젊었다_찰나리뷰#14 file 찰나 2014.07.15 3065
1446 나.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 完 [2] 오병곤 2005.06.01 3066
1445 신곡(코메디아)_ 단테 알리기에리 [1] 콩두 2012.05.28 3067
1444 사기열전 1 file [1] 콩두 2012.09.04 3067
1443 [50] 황진이, 선악과를 말하다/ 황진이ㆍ문화영 [3] 써니 2008.04.16 3069
1442 9. 사기열전_저자, 구성 [2] 맑은 김인건 2010.05.03 3069
1441 Take Your Time.. [2] [2] 김미영 2005.04.07 3072
1440 [북리뷰 48] 클릭! 미래 속으로 신진철 2011.02.20 3073
1439 #24.(북리뷰) 호모노마드 유목하는 인간(자크아탈리) [1] 땟쑤나무 2013.11.18 3073
1438 북리뷰 51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 -김상봉 범해 좌경숙 2010.08.04 3074
1437 장자-장주 지음 / 김학주 옮김 세린 2012.12.17 3074
1436 신화의 힘(the power of mith)_joseph campbell & bill moyers file [4] [4] 장재용 2012.04.09 3075
1435 파우스트 앨리스 2014.07.15 3077
1434 프로페셔널의 조건-피터 드러커 [1] 효인 2009.10.13 3079
1433 [독서51]조광조 - 실천적 지식인의 삶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정두희 지음 [3] 素田 최영훈 2007.07.05 3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