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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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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7일 09시 37분 등록
 [역사 속의 영웅들 (Heroes of History)]

 (윌 듀런트 Will Durant / 안인희 옮김)


* 저자에 대하여


  윌 듀런트은 1885년 미국 매사추세스 주 노드 애덤즈에서 프랑스계 캐나다인으로 태어났다. 그는 1917년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얻고 이 대학에서 강의를 했고, 1935년부터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철학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책을 썼다. 완성까지 50년이 걸린 11권의 대작 <문명이야기(The Story of Civilization)>을 통해 인류 역사와 시대에 대한 개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영혼의 동반자였던 아내 에이리얼이 죽은 지 13일 만인 1981년 11월 7일에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저서로는 <문명이야기(The Story of Civilization)>, <철학이야기(The Story of Philosophy)>(1926년), <20세기 문학이야기(Interpretations of Life)>(1970년)외에도 <전환(Transition)>, <역사의 교훈(The Lessons of History)>, <The Pleasures of Philosophy>, <Adventures in Genius> 등이 있다.

  

  플라톤으로부터 현대 철학자들에 이르기까지의 철학사를 다루면서도 그들의 개별적인 사상과 저서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사상가의 성장과정과 인간적 약점까지도 드러낸 <철학이야기(The Story of Philosophy)>(1926년)는 그를 세계적인 저술가로서 유명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그동안 너무나 전문적이고 어려워서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철학을 일반 대중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서 설명했지만 단순한 대중화에 그치지 않고 매우 학문적이며, 원전에 충실하다는 격찬을 받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며 우리나라에도 1978년 번역되었다.

  ‘우리는 우리 주위와 우리 마음속의 혼돈과 싸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우리들의 영혼의 암호를 풀 수만 있다면 마음속에서 싱싱하고 중요한 것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고 한결같이 믿는’ 그런 존재들이다.

  ‘우리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미샤처럼 ‘백만장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여러 가지 의문에 대해 한 가지 대답을 구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진리는 우리를 부자로 만들지는 못하지만 자유인으로 만든다’’       -
<철학이야기> 증에서 -

  

  스스로를 ‘지난 반세기 동안 철학과 역사에 몰두해온 여든 네 살의 풋내기’라고 칭하면서 내놓은 문학에 대한 저서 <20세기 문학이야기(Interpretations of Life:삶에 대한 해석)>(1970년)를 보면, 문학이 지적 분야에서 그의 첫사랑이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세계 문학의 연대기적 목록을 저술하기를 꿈꾸었던 그는 20세(1905년)에 다윈의 <종의 기원>, <인간의 혈동>, 헤겔의 <창조의 역사>, 스펜서의 <철학의 종합적 체계에 있어서의 제1원리들>을 탐독했고, 그 결과 신앙을 잃고 철학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이러한 철학과의 연애는 20년이나 지속되어 <철학이야기>(1926년)를 내놓았고 그러고 나서 얼마 안 있어 현대 철학이 논리와 인식론의 안개와 신기루에 빠져있다는 불만으로 역사 쪽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1913년 스승과 제자로 만나 평생을 해로한 아내 에이리얼과 함께 40년 동안 지속적으로 역사 연구에 몰두해 왔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위대한 작가들이 철학자였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다시 ‘생도’가 되어 현대의 작가와 시인들을 연구하게 된다. 그 결과 문학은 역사와 마찬가지로 실제로 살아온 인생이며, 인간의 피와 살을 바탕으로 설정되었거나 쓰여진 것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여든 네 살, 오랜 지적 여정의 마무리에서 듀런트는 철학과 역사와 문학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란 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그는 철학과 역사와 문학을 모두 아우르면서 신이 떠나버린 이 시대에 우리의 인생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성숙한 인간에게 가장 값어치 있는 인생관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스스로를 ‘역사를 쓰는 철학자’라고 칭했던 그는 역사와 철학, 그리고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저서를 남겼으며 특히 위대한 사상과 영웅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데 탁월하였으며, 이를 통해 삶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많은 이의 화두에 하나의 대답을 남겼다.

  그는 모든 저술에서 ‘인간’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며, 문학과 철학과 역사 등 모든 분야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놓지 않은 위대한 철학가이자 역사가였다.



*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들어가는 말

그의 대작 <문명이야기(the Story of civilization)>를 축약한 판본을 내놓으려는 시도였다. 완성까지 50년이 걸린 이 대규모 기획, 총 11권의 책으로 110세기(11,000년) 이상의 시대에 대한 통합된 개관을 제시하였다. [7]


한때는 큰 책을 좋아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작은 책에서 정보와 오락을 얻기를 원하였다.

큰 책들은 즐거움보다는 위압적인 노동이라고 여겨지게 되었다. 현대의 독자와 함께 할 더욱 효과적인 오락과 교육의 형태를 찾던 윌 듀런트는 <미니 토크>시리즈, 곧 오디오 녹화 상의 시리즈를 만들기로 했다. [8]


<역사는 예를 통해 가르치는 철학> [9]


내게 있어서 역사란 철학의 한 부분이다. 철학은 광범위한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삶과 현실의 광범위한 전망을-당신의 태도를 현실이나 삶의 특정한 부분을 향해 이끌어가는 광범위한 전망 말이다. 예를 들면 그것은 당신을 더욱 이해력 있고 용서를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줄까? 당신은 적어도 두 가지 방식으로 광범위한 전망을 얻을 수 있다. 하나는 과학을 통해서이다. 그것은 외계 현실의 모든 양상을 물들이고 있는 다양한 과학을 공부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광범위한 전망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공간 속의 사물보다는 오히려 시간 속의 사건들을 공부하는 것이다. 나는 첫 번째 방식(과학)은 포기하였다. 그것이 지나치게 외적이고 수학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의 내면에서 그리고 다른 사물들 안에서 내가 찾아낸 생명의 요소에는 비현실적으로 여겨졌다. 나는 인간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려 한다고 말했다. 과학을 통해서는 그것을 찾아낼 수가 없다. 역사는 시간 속의 사건들을 탐구함으로써 철학적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허락해 주신다면 결론적으로 나는 자신이 역사를 쓰는 철학자라고 생각한다. [10]


그는 명성보다는 명료성을 위해 싸운 철학자였다. 눈부시고 힘찬 산문으로 글을 썼으며, 또한 인류는 충분한 영감을 받기만 하면 신들과 동일한 위대성의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여겼던 사람이다. [12]


니체와 똑같이 <모든 철학은 역사에 (그 힘을) 빼앗겼다>고 느꼈던 듀런트는 현재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과거를 공부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곳이 바로 인류의 본성이 진정 어떤 것인지 찾아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역사가 가르쳐준다고 그가 믿었던 많은 교훈들을 보여준다. [12]


윌 듀런트의 모든 저술의 주제는 문명이 인류의 발전을 위해 특정한 사상을 발전시켰다는 것 그리고 이 사상의 효능에 대한 평결은 이미 역사의 법정에서 내렸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귀 담아 듣기 위한 시간을 낸다면 말이다. 철학적 주제와 관련된 이론적인 추상 개념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인류의 유산은 그런 원칙이 바람직한 결과를 냈느냐, 아니면 바라지 않는 재앙으로 떨어졌느냐에 대한 구체적인 예들을 가지고 있다. [13]


미래 세대의 도덕적 함양과 이익을 위해 과거의 유산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이다. [13]


제 1장 문명이란 무엇인가

인류 역사는 생물학의 한 단편이다. 인간은 수없이 많은 종들 중의 하나이고, 다른 종들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한 싸움과 살아남기에 가장 적합한 존재들의 경쟁에 종속된다. 심리학, 철학, 정치적 능력 그리고 이상향들은 이 생물학 법칙과 화해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15]


인류는 땅을 경작하는 농부로 정착 생활을 한 것보다 40배나 긴 세월을 사냥꾼으로 살았다. 97만 5천 년의 이 세월 동안 인류의 기본적인 성향이 만들어졌고 아직도 그대로 남아 매일 문명에 도전하고 있다. [15]


문명 세계에서도 남자들의 주요 기능은 밖으로 나가 가족을 위해 먹을 것이나 혹은 필요할 때 먹을 것으로 바꿀 수 있는 어떤 것을 벌어오는 일이다. 남자는 대단히 빛나는 존재일지는 몰라도 근본적으로 따지면, 자궁이며 인간 종족의 주류인 여자에게 공물을 바치는 존재다. [16]


여자들은 먼저 양, 개, 나귀, 돼지들을 길들여 가축으로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남자를 길들였다. 남자는 여가가 마지막으로 길들인 동물로, 마지못해 부분적으로만 문명화되었다. 남자는 천천히 여자에게서 사회적 특질을 배워 익혔다. 가족에 대한 사랑, 친절(친족과 가까워지는 것), 절제, 협동, 공동체 활동 등이다. 이제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자질이 미덕이 되었다. 내 생각에 이것이 바로 문명의 시작이다. 즉 문명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자연과 문명 사이의 깊고도 끈질긴 갈등도 함께 시작되었다. 인류 역사의 길고도 긴 사냥 단계에서 아주 깊숙이 뿌리를 내린 개인적 본능과, 최근의 정착 생활을 통해 생겨났지만 아직도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사회적 본능 사이의 갈등이다. [17]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직도 자연 상태, 즉 사냥꾼 단계에 머물러 있다. ...

국가는 곧 우리 자신이며 조직과 방어를 위해 증진된 우리의 추진력이다. 국가는 우리가 가졌던 욕심과 호전성의 본능을 원시인처럼 드러낸다....

국가의 탐욕은 미래의 필요와 결핍에 대한 방어다. 오직 외부에 대해 안전을 느낄 경우에만 국가는 내부의 필요성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 경우에만 아직 불완전한 복지 국가로, 문명에 의해 발전되 사회적 충동을 따르는 단계로 올라선다. 개인은 효율적으로 보호해 주는 공동체에 속해 안전해졌을 때 문명화되었다. 국가들은 효율적으로 보호해 주는 연방 그룹의 충성스런 일원으로 안전해질 때 문명화될 것이다. [17-18]


남자들이 물려받은 사냥꾼 천성에도 불구하고 문명은 어떻게 성장하였나? 문명은 이 천성을 질식시키려 하지 않았다. 어떤 경제 체제도 축적 본능에 호소하지 않고는, 그리고 훌륭한 보상을 통해 더 우수한 능력을 이끌어내지 않고는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을 문명은 받아들였다. [18]


이 강력한 본능은 통제되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 질서와 공동체 생활이 불가능했을 것이고 인류는 야만인으로 남았을 것이다.

사냥꾼 단계에서 얻은 본능은 부분적으로는 법과 경찰에 의해,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도덕성이라 불리는 불확실한 일반적 합의에 의해 통제되었다. [18-19]


가족, 교회(종교), 학교, 법, 대중의 의견(여론) 등이 이 복잡한 도덕규범의 형성을 도왔다. [19]


부모와 교사들의 권위는 20세기가 되기 전까지는 종교와의 연결을 통해 강화되었다. 법은 조직된 힘을 이용해 도덕적 규범 대부분을 뒷받침해 주었다. 대중의 의견은 형용사와 모욕적인 취급을 통해 부도덕을 억제하고, 칭찬과 장려와 권력을 통해 좋은 행실을 격려해 주었다.

공동체 생활은 이렇게 보호해 주는 사회 질서의 우산 아래에서 확장되었다. 문학이 번성하고 철학이 발전하며 예술과 과학이 성장하고, 역사가들은 국민과 종족들이 남긴 위대한 업적을 기록하였다.

남자와 여자는 천천히 절제, 친절과 예의, 도덕적 양심과 미적 감각 등을 발전시켰다. 이런 것들은 만질 수는 없어도 소중한 우리 유산의 은총이다. 문명이란 문화적 창조를 격려하는 사회 질서다. [19-20]


무능한 사람들의 생산성은 밑바닥에서 종족을 번식시키고, 지적인 사람들의 불임은 정상급에 있는 종족을 시들게 하였다. [21]


역사상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연속 장면의 한 가지는 이교적인 방종의 시대에 이어 청교도적인 억제와 도덕적 규율의 시대가 뒤따라온다는 것이다. [21]


나는 저 볼테르와 기본의 비관적 결론, 즉 역사는 <인류의 범죄와 어리석음의 기록>이라는 결론에 동의하지 않겠다. 그래도 여전히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 생명의 흐름을 이끌어온 것은 평범한 가족의 건강함과, 남자들과 여자들의 노동, 그리고 사랑이다. [22]


루즈벨트는 완전히 기진맥진해서 죽었지만 그래도 맡은 일을 다하고 세상을 떠났다. [22]


우리에게 도전해 오는 악을 향해 눈을 감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용기를 잃지 말고 그들을 가르치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업적과 우리가 물려받은 장엄한 유산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23]


제 2장 공자와 추방당한 신선

고대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전설을 이용한다. 반고 이야기

그는 1만 8천 년 동안이나 일을 해서 기원전 약 222만 9천 년에 우주를 만들어냈다. <그의 숨결은 바람과 구름이 되고, 목소리는 천둥이 되고, 핏줄은 강물이, 살은 땅이, 머리카락은 풀과 나무가, 땀은 비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몸에 붙어 있던 벌레들은 인간이라는 종족이 되었다.> [26]


노자에 따르면 올바른 길이란 지적 활동 및 거짓을 피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이나 옛날 관습, 사고와 조화를 이루어 고요하고 소박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28-29]


(노자) 사물은 절정에 도달하면 모두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원래 온 곳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휴식, 혹은 사명의 완수를 뜻한다. 이런 귀환은 영원한 법칙이다. 이 법칙을 아는 것이 곧 지혜이다. [29]


철학적인 비활동 상태인 무위(無爲)는 사물이 나아가는 자연의 흐름에 개입하지 않음을 뜻한다. 이 무위는 모든 분야에서 지혜로운 사람의 표지(마크)이다. [30]


(노자) 나는 선한 사람을 선하게 대하며 선하지 않은 사람을 선하게 대한다. 이와 같이 하면 모두가 선해진다. 나는 진실한 사람에게 진실하며 진실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진실하다. 그러면 모두가 진실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것이 가장 강한 것을 이긴다. [30]


중국인의 사유는 성자가 아니라 현자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선의가 아니라 지혜를 주로 이야기한다. 중국인들의 이상은 경건한 헌신이 아니라 성숙하고 고요한 마음이다. ... 지혜란, 말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모범과 경험으로만 전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30]


공자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만큼 덕을 사랑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노라> [33]


기본철학, 널리 교육을 펼쳐서 도덕성과 사회 질서를 회복한다는 것이다. [33]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를 원하면서 그들은 먼저 자기 마음을 바르게 하였다. 마음을 바르게 하기를 원하면서 그들은 먼저 생각을 신중히 하였다. 생각을 신중히 하기를 원하면서 그들은 먼저 지식을 최대한 넓혔다. 지식을 넓힌다는 것은 사물을 탐구하는 것이다. [33]


중국의 허리가 그 생명력을 잃기 전에 침략자들이 먼저 자본이나 참을성을 잃어버릴 것이다. [40]


많은 것들이 죽어야 할 순간에 혁명이 나타난다. 중국은 전에도 이미 여러 번이나 죽었다. 그리고 여러 번이나 다시 태어났다. [40]


제 3장 붓다에서 인디라 간디까지

문명이란 문화 창조를 촉진시키는 사회 질서라고 정의한 바 있다. [41]


네 권의 <베다>, 혹은 <지식의 책>들이다. 이 책은 대부분 기도문, 찬가, 종교적 의식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파니샤드는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이루어진 종교 철학적 대화이다. [42]


가르침은 이해와 깨달음의 세 단계를 보여준다.

첫 번째 단계는 끈질기게 지속적으로 내면을 관찰하는 일이다. 감각, 소원, 기억, 추론, 사색들을 무시해라. 이 모든 지적 작업을 옆으로 밀쳐내라. 이들은 외부의 사물을 다루기 위해 도입된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행동을 그리고 행동에 대한 생각을 옆으로 밀쳐내라. 어떤 형태나 내용이나 개체성을 가진 것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내면을 들여다보라. 마침내 그런 조작들 뒤에 숨어 있는 마음 자체를 느낄 때까지 그리고 의식 자체의 의식을 느낄 때까지 계속해라. 이것이야말로 모든 현상들이 토대로 삼는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기본적인 실체다. 구루들은 이러한 근원적인 실체를 아트만(자아)이라고 부른다.

두 번째로 모든 사물에는 우리 자신의 내면과 마찬가지로 내적이고 생명이 없고 비물질적인 힘의 숨결이 있다. 이들 살아있는 모든 힘의 총합이 브라마(범천)이다. 

세 번째로 아트만과 브라마는 원래 하나다. [42-43]


붓다

그의 이야기는 전설들로 가득 차 있어서 우리는 그가 진짜로 존재했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 [44]


나는 이렇듯 스스로 탄생에 종속된 존재였기에 탄생의 본질을 찾아보았다. 늙지 않을 수 없는 존재였기에 늙음의 본성을 탐구하였다. [45]


<인간의 근심과 병, 늙음과 죽음의 원천은 무엇인가?>

그는 탄생이 바로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째서 탄생은 그치지 않는가? 카르마(업)의 법칙이 새로운 탄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영혼은 새로 얻은 삶에서 전생의 악행을 보상할 수 있다. [46]


평화는 열망이 없는 냉정한 평온함에서만 가능하다. 그것이 해탈(니르바나)이다. [46]


<선으로 악을 이겨라. 미움으로 미움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미움은 오직 사랑으로만 중단된다.> [47]


해탈이란 죽음 뒤의 하늘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기심을 극복한 고요한 상태이다. [48]


2500년

중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 등지에서는 신학적으로 재구성된 불교가 번성하고 있었으며 신을 생각지 않았던 붓다는 신이 되고 말았다. [50]


모한다스(마하트마) 간디와 인디라 간디

간디를 이끌었던 생각은 고대 방식의 단순함에 만족하는 사람들의 그것이었다. [52]


그러나 그 기간이 만료되고 나서도 독재관이 계속 자리를 고집할 경우 누구라도 그를 제거할 수 있다. 합법적이든 아니든 그랬다. [53]

1984년 10월 31일, 인디라 간디 총리는 반대파인 시크교도에 의해서 암살되었다. 이 사건은 건국 이래 최대의 시민 폭동을 불렀다고 한다.


제 4장 피라미드에서 이크나톤까지

파라오들

임호텝은 이집트 역사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위대한 인물로 물리학자 겸 건축가로 명성을 떨쳤다. 뒷 세대들은 그를 지식의 신이며 이집트의 과학과 예술의 아버지로 여겨 숭배하였다. [57]


피라미드에는 야만적으로 원시적인 요소가 있다. 그토록 난폭하게 엄청난 크기를 만들어낸 일과 영원성을 향한 공허한 갈망이 그것이다. 역사에 의해 부풀려진 채 이들 건축물을 위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아마도 구경꾼의 추억과 상상력일 것이다....

기자의 일몰이 피라미드보다 더 위대하다. [59]


사람들

당시 부는 여성의 혈통으로 상속되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로마 제국을 빼고는 20세기 이전 유럽 어느 나라에서보다 더 큰 도덕적, 사회적 자유를 누렸다. [61]


시인왕

아내는 딸만 일곱을 낳고 아들은 낳지 못했다. 그런데도 그는 아내를 사랑하여 두 번째 아내를 얻지 않았다. 왕은 그녀를 <나의 행복의 여주인, 그 목소리를 듣고 왕은 기뻐하네>라고 노래하였다. 그리고 <내 마음이 여왕과 그 아이들 속에서 행복하듯이>라는 말을 맹세의 말로 삼았다. [65]

제 5장 구약 성서의 철학과 시

한 민족의 탄생

이 책의 의도는 문명의 역사를 한정된 지면에 요약해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에 의해 남겨진 사상과 표현의 걸작을 탐구하고 그 예를 살펴보는 것이다. [73]


모세와 십계명에서도 그렇듯이 여기서도 종교적 신념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단결, 도덕성, 용기 등을 강화시켜 주는 것을 볼 수 있다. [74]


나는 많은 유랑자들이 고난 중에 조상들이 믿던 하느님을 향한 신앙을 잊어버리고 초자연적인 도움을 기대하고서 이방의 우상을 섬겼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 그들의 지도자가 성격과 믿음의 힘을 통해 그들에게 십계명이 말하는 질서와 품위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는 것도 믿을 수 있다. [75]


메시아란 다윗의 후손 중에 <기름 부음을 받은 자>를 뜻하는 말로 다윗 왕이 통치하던 시대의 영광과 행복을 다시 만들어낼 것을 소원한다는 뜻이었다.

여기서 역사상 가장 일찍 등장하는 극히 다채로운 면모를 지닌 영웅 하나를 볼 수 있다. 승리의 전사이며 시편의 시인이고 하프 연주자이며 또한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자신의 아들 압살롬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밧세바를 그 남편 우리야에게서 빼앗고 우리야를 전쟁터에서 죽게 만들었다. 다윗은 풍부하고 다채로운 요소들을 지닌 놀랍고도 확실한 남자이며, 내면에 많은 야만성의 면모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또한 문명의 모든 약속을 보여주는 남자이다. [77]


예언자들

종교가 정의에 대한 요구가 아니고, 불에 태운 제물과 경건한 노래로 변화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78]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서로 위하는 마음이 개울같이 넘쳐흐르게 하여라. [79]


어떤 이유로 사악한 자들의 길이 번성하는 것입니까? [81]


철학자들

욥기, 이것은 기본서이다. 모든 신학 체계를 괴롭히는 어두운 질문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곧 <불의가 그토록 자주 승리한다면 어떻게 이 세상을 정의와 사랑의 신이 다스리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하는 질문이다.

욥은 처음에 <완전하고 진실한>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야훼는 그를 연속적인 재난에 던져 넣었다. [83]


이것은 행복한 결말이다. 길들여지고 기쁨이 없는 결말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이다. 우리가 누구기에-순간의 안개 속에 있는 티끌들- 우주를 이해하겠는가? 철학은 전체의 빛 속에서 부분을 탐구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주 큰 전체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는 사실이 그 최초의 교훈이다. 부분과 전체의 조화라는 것은 아마도 건강, 아름다움, 진실, 지혜, 도덕성, 행복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가 될 것이다. [85]


시인들

하느님과 그리고 우주와 화해해라. 또한 사랑으로 너의 삶을 밝게 만들어라. [86]


모든 것 중에서 가장 고귀한 사랑은 에고를 가장 많이 넓혀주고, 살아 있고 평화로운 모든 것들에 대해 마음과 팔을 활짝 여는 일이다. 영혼이 행복하면 그 사랑도 커진다. [91]

제 6장 페리클레스에 이르는 길

헤라클레이토스

플라톤보다 300년 전에 헤라클레이토스는 신비로운 경구를 사용해서 변화의 철학을 설명하였다. 이것은 헤겔, 다윈, 스펜서, 니체 등에게 영감을 준 사상이었다.

변화가 보편적이라는 것과 에너지는 파괴할 수 없이 영속한다는 생각이었다.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은 변한다. 모든 것은 언제나 현재의존재이기를 중지하고 새로운 다른 것으로 된다. <모든 것은 흘러간다> 그리고 <흐르는 강의 동일한 물속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쉬지 않고 중지하지 않는 <과정>이다. [95]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것, <불>

<힘>이나 <에너지>를 뜻하게 되었다.

인간은 이 불꽃 속에서 변하는 하나의 계기일 뿐이다.

신은 영원한 불이고, 유동적인 세계의 어디에나 존재하는 에너지이다. 이런 보편적인 변화 속에서 무엇이든 시간이 흐르면 정반대의 것이 될 수도 있다. [95]


피타고라스

그는 별들의 질서와 아름다움을 보고 그런 이름을 붙였다. <코스모스>란 질서라는 뜻이고, 이것이 피타고라스의 핵심적인 단어이다. 우리의 소망이 질서를 이룬 것 그리고 공동체와의 관계에서 질서를 이룬 것이 곧 미덕이다. [99]


솔론

부자 중에서도 가장 부자인 사람은 <재산이라고는 위장, 허파, 두 발밖에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소유물은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소년이나 소녀의 피어나는 매력 그리고 변화하는 삶의 계절과 화해하는 생활이다>. [104]


아나카르시스, <인간을 위해 지속적인 정의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법은 거미줄과 같아서 작은 파리는 잡지만 큰 벌레는 뚫고 도망친다> [107]


아테네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법을 주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다.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법을 주었다.>

<무엇이든 지나치지 말라>

<나는 항상 배우는 가운데 나이가 들었다> [107]


페르시아는 아티카에서 자신들이 경작하는 땅을 스스로 소유한 남자들 그리고 자신들을 다스리는 국가를 스스로 경영하는 남자들을 만나게 되리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108]


제 7장 아테네의 황금시대

페리클레스

플루타르크는 그를 <모든 형식의 부정부패에서 명백하게 자유롭고 돈에 초월한> 인물이라고 서술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편안한 운을 타고난 사람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110]


사람들

플라톤은 <파이드로스>에서 인간의 사랑을 논하지만 그것은 동성애를 뜻하는 것이다. 그리고 <향연>의 토론자들은 동성애를 남녀 간의 사랑보다 더 높은 것으로 만들고 있다. [113]


결혼생활에서 남성들이 집에서 정신적인 동반 관계를 찾는 경우는 드물었다. 교육받은 여성이 적었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 사이에 틈이 생겨났고 남자들은 집 밖에서 아내에게는 허락하지 않던 매력을 구하였다.

그리스 사회는 남성만의 단성 사회였다. 그래서 여성의 정신과 매력이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프랑스 계몽주의에 주었던 것과 같은 흥분, 우아, 자극 등이 결핍되었다. [114]


그리스 사람들은 정직함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했겠지만 행동은 언제나 달랐다.

대부분의 그리스 사람들은 동물에게 친절하고 인간에게 잔인하였다. [114]


아테네 사람들은 너무나 똑똑해서 선량해지기 어려웠다. 그들은 악덕을 싫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단순성을 멸시하였다. 어떤 민족도 이보다 더 큰 상상력이나 혹은 더 생생한 혀를 가진 적이 없었다. [115]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는 프로타고라스의 생각에 동의하였다. 알고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은 아테네 사람의 가장 고귀한 정열이었지만 나머지 다른 일들처럼 너무나 과도하였다. 뒷날 아테네 사람은 이성의 한계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원래 그들의 정신의 낙천성과는 기묘하게 어울리지 않는 비관주의에 빠지게 된다. [115]


페리클레스 시대의 미술

질소와 균형 비율, 형태와 리듬, 정밀성과 명료성에 대한 감각은 그리스 문화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그리스인의 행동, 종교, 정치적 지도력 등에서만 빠져 있었다. 그리스 예술을 이성을 눈에 보이게 만든 것이다.

사물의 본질을 잡아내고 형태와 생명의 이상적인 가능성을 그려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116]


그리스 사람들은 예술이란 삶에 종속된 것이며, 삶은 모두 중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이라고 생각하였다. 실용성이 없는 아름다움에 반대하는 건강한 공리주의 성향을 가졌다. 쓸모와 아름다움과 선은 플라톤 철학에서처럼 그리스인의 생각 속에서 서로 아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었다. [117]


그리스 연극

보통 한 시대의 철학은 다음 시대의 문학이 된다. 한 세대 동안 사색이나 탐구의 영역에서 논쟁이 이루어진 사상이나 문제들은 이어지는 세대에 가서 연극, 허구, 시 문학의 배경이 되곤 한다. 그러나 그리스에서 문학은 철학의 뒤를 쫓아가지 않았다. 시인들 자신이 철학자들이었고 자신들의 사유를 행하였다. [122]


이 극장에서 신을 향한 공물로 비극과 희극이 공연되었다.

이 연극에서는 낡은 신앙과 새로운 철학 사이에 벌어진 전쟁의 생생한 국면이 다루어졌다. 그것은 사유의 거대한 과정 속으로 섞여 들어가서 고전 그리스의 내면의 역사를 변화시켰다. [123]


지상에서 피 흘리고 자라는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상처 많은 식물이 여자. [125]


재앙

두 가지가 아테네를 떠받쳤다. 민주주의의복구와 그리고 지난 60년 동안, 심지어는 전쟁 동안에도 계속된 자부심, 곧 아테네는 인류가 기억하는 한 그렇게 짧은 시기에 다른 누구의 것보다 우수한 예술과 문학을 생산해 냈다는 자부심이었다. [132]


제 8장 플라톤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

전쟁이후

스파르타는 노예들이 경작하는 정체된 농업 경제 체재를 유지하였다. [133]


스파르타가 테베를 지배하려 했을 때 에파미논다스가 (그리고 끈끈한 동성애로 묶인 <그리스 애인들> 300명이) 이끄는 테베 군대가 레욱트라에서 스파르타 군을 물리쳤다. 이와 함께 그리스에서 스파르타의 지배가 끝이 났다. [133-134]


부의 한가운데서 빈곤이 늘어났다. 영리한 사람들에게 돈을 벌 기회를 준 다양성과 교역의 자유는, 순진한 사람들에게는 돈을 전보다 더 빨리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잃어버릴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134]


중간 계층과 부유한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질투심에 힘을 주는 것이라고 여겨 불신하기 시작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불평등한 부에 의해 바보가 되어버린 엉터리 평등이라고 여겨 불신하기 시작하였다. [135]


철학은 시민의 성실한 마음을 찾아내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지성을 함양해서 신의 계율과 사람들의 마음을 감독하는 신성을 대신하게 하였다. [136]


정치는 전보다 더욱 격렬해졌지만 애국심은 약해지고 부정부패는 늘어만 갔다. 개인주의가 번창하면서 국가는 시들고 있었다. [136]


필립 왕과 데모스테네스

필립은 섬세함과 교육적 요소를 지닌 군사 훈련과 원시적인 역동성을 뒤섞어 역사가 자신에게 준 역할을 준비하였다.

그는 신체와 의지력이 강하고, 스포츠에 뛰어나고, 잘생긴 사람으로서 문명인이 되려고 노력하는 강력하고 훌륭한 짐승이었다. [137]

  

데모스테네스

그는 아테네 사람들에게 민족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전투 의지를 잃어버린 타락한 병역 기피자라고 질책하였다. [139]


예술

처녀 신은 그곳에서 그리스 사람들에 의해 아르테미스로 숭배되었고, 이어서 로마 사람들에 의해서는 디아나로, 기독교도에 의해서는 성모 마리아로 숭배되었다. 역사는 신문과 마찬가지로 이름과 날짜는 바뀌어도 사건은 언제나 똑같다. [144]


플라톤

우리는 정신의 청년기에 플라톤을 발견한다. 그리고 철학을 <소중한 즐거움>으로 여겨 좋아하고, 유토피아를 덕 있는 철학자들의 안내를 받는 일이라고 상상했던 잘생긴 젊은 청년을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서는 예술가와 시인들을 통제하거나 추방하고 독재자가 다스리는 정부를 제안한 사람, 사형의 형벌을 내걸고 국가 종교를 주장한 사람을 발견한다. 그는 어떻게 이러한 변화를 겪었던가? [145]


그는 민주주의 정치가들이 자유가 무정부 상태로 바뀔 때까지 민중의 변덕에 비위를 맞춘다고 여겼다. [145]


어떤 일이 과도하게 커지면 흔히 반대 방향으로 반작용이 일어난다. 국가나 개인에게서 자유의 과도함은 오직 노예 상태로 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과격한 자유 형식에서 가장 나쁜 폭정 형태가 생겨난다. [146]


<철학자들이 왕이 되기 전까지, 혹은 이 세상의 왕들과 왕자들이 철학의 정신과 힘을 갖기 전까지는 도시들과 인간 종족은 사악함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146-147]


아테네의 가장 유명한 철학자가 자유에 대해 그토록 할 말이 적게 되었을 때 철학은 새로운 종교를 위해 무르익은 것이고 그리스는 새로운 왕을 위해 무르익었다. [147]


아리스토텔레스

행동의 목적은 행복이지만 행복의 비결을 미덕에 있다. 그리고 최고의 미덕은 지성이다. 이것은 현실, 목표, 수단에 대한 조심스런 관찰이다. 통상적으로 <미덕>이란 두 극단 사이에 있는 황금의 중간 (황금률)을 뜻한다. 정치란 한 사회를 구성하는 계층들 간의 타협의 기술이다.  [150]


알렉산드로스 대왕

잠과 생식 활동은 자기가 죽어야 할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며 잠에게 시간을 내주는 것을 싫어하였다. [151]


그는 수많은 사람들을 다스릴 수 있었으나 자신의 성정은 다스리지 못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이 일상의 아첨에 흐려지게 했다. 흥분과 영광의 도가니 속에 살았으며 전쟁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정신의 평화를 거의 알지 못하였다. [152]


그의 장수들이 누구에게 제국을 넘기겠는가를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가장 강한 사람에게.> [155]


정력이란 천재의 절반일 뿐이다. 나머지 절반은 통제의 능력이다. 그리고 알렉산드로스는 온통 정력이었다. [155]


그를 보면 경탄하게 된다. 그가 혼자 힘으로 세계의 절반에 맞섰기 때문이고, 또한 그는 한 개인의 영혼 안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힘이 잠재되어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에게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155-156]


제 9장 로마 공화국

사람들

문명의 분수이며 지주인 사회 질서는 가족, 사제, 학교, 법률 그리고 국가의 여러 부분들에 의해 유지되었다. 초기 공화국 시대 가족의 질서는 거의 절대적인 아버지의 권한에 기초하고 있었다. 아버지만이 법 앞에 권리가 있었다. [159]


가족 위에는 보호자, 입법자, 도덕적 힘 등의 역할을 하는 여러 신들이 있었다. [159]


가족이란 지금 살아 있는 몇 명의 개인들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전에 가족이었다가 지금은 죽은 조상들과 앞으로 올 후손들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므로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은 영적인 다수와 시간을 초월한 단합 속에서 가족의 일부를 구성하는 존재들이었다. 로마에서는 가족이 국가를 다스렸다. [160]


종교는 개인, 가족, 국가에서 질서와 힘을 위해 좋은 작용을 하였다. 아이가 의심하는 법을 배우기도 전에 신앙심은 규율, 의무, 예의 등을 그의 성격 안에 만들어 넣었다. [162]


통치

투표의 권한은 재산 소유자들에게만 한정적으로 주어졌다. 원래 <레스 푸블리카>란 <공공의 부>를 의미하였다. [163]


정복

한니발은 신체가 어려움을 견디고, 입맛은 곤궁을 견디고, 생각은 사실을, 혀는 침묵을 견디도록 자신을 훈련하였다. [168]


로마가 그리스를 군사적으로 정복한 데 이어 천천히 그리스가 문화로 로마를 정복하였다.

이렇게 합쳐진 고전 세계의 유산이 자라 로마의 도로들과 알프스를 넘어 북유럽으로 건너갔고, 여가 시간이면 당신과 나에게도 넘어와 있다. [172]


루크레티우스

<만물의 본성에 대하여>

경건함이란 머리에 베일을 쓰고 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오. 또한 신전 앞에 엎드려 있는 것이 아니며, 제단에 짐승의 피를 뿌리는 것도 아니며, 마음에 평화를 품고 모든 것을 바라보는 능력인 것을, 태양의 광선으로 마음의 두려움과 어둠을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본성의 모습과 법으로 쫓아내는 것이다. [174-175]


영혼(아니마)이란 <생명의 호흡>이다.

생명은 자유로이 간직하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임시로 빌린 것이다.

죽음 자체는 두려운 것이 아니다. 오직 저승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이 죽음을 두렵게 만든다. 그러나 저승이란 없다. 지옥은 이승에서 고통을 닫는 것으로, 그것은 무지, 정열, 싸움을 좋아함, 욕심에서 온다.

미덕이란 신들을 두려워하는 것이나 즐거움을 조심스럽게 피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성에 의해 인도된 능력과 감각이 함께 조화롭게 활동하는 것을 뜻한다. 인간의 진정한 부는 마음의 평화를 지니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다. [176]


역사는 국가와 문명이 일어나고, 번성하고, 시들고, 죽는 과정이다. 그러나 각 국가나 문명은 거꾸로 관습, 도덕, 법, 예술 등 문명의 유산을 전달해 준다. [177]


제 10장 로마의 혁명

전조

로마와 로마가 다스리는 제국 전체에서 모든 문명과 거의 모든 세대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경제 능력의 불평등과 상속을 통해 부의 집중이 점점 커졌다. 부의 집중 현상은 제국의 정복과 개척 등을 통해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이런 부의 집중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고 때로는 혁명을 불러온다. [181]


코르넬리아의 보석

티베리우스와 카이우스 그라쿠스 형제

로마는 자기 땅을 소유하고 경작하는 자영농 대신, 빈곤에 괴로워하는 도시 프롤레타리아들을 데리고 대체 어떻게 정치적 안정을 얻을 수가 있단 말인가? [182]


행복한 사람, 술라

<내게 봉사한 어떤 친구도, 내게 못된 짓을 한 어떤 적도 내가 충분히 보상해 주지 않은 경유란 없다.> [189]


도덕의 붕괴

농업에 기반을 둔 정권에서 빈곤은 가족이나 개인의 문제였다. 사람들은 종교에서 위안을 구하였다. 도시에서 빈곤은 계급과 집단의 조건이 되고 그것을 사회적 폭동으로 넘어가게 된다.  [190]


카이사르는 통치 기간 동안 여성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을 경우 국가가 보상해 주겠다고 약속하였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오로지 가난한 사람들만이 누리는 쾌락이었다. 그 사이에 더 많은 여성들이 문화적 표현을 추구하였다. 그리스어를 배우고 철학을 공부하고 시를 쓰고 강의하고 문학 살롱을 열었다. [192-193]


카이사르

우리는 카이사르가 처음에는 무자비한 선동가이며 거침없는 난봉꾼이었다가 책임감에 의해 천천히 역사상 가장 신중한 정치가의 한 사람으로 변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195]


용서받은 일을 용서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203]


카이사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 모인 자리에서 <가장 좋은 죽임이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대화의 주제로 제안하였다. 그 자신은 <갑작스러운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204]


제 11장 로마 제국 (기원전 27년-180년)

아우구스투스 시대의 통치

변화에 단계를 두고 예의를 다함으로써 변화를 쉽게 만드는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였다. [208]


아우구스투스는 부를 복구하기가 도덕을 개혁하기보다 더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

농업에서 도시로의 이행은 자녀를 줄이고 자유와 값비싼 장난감을 더 많이 만들어주었다. 여자들은 어머니로 존경받기보다는 성적으로 탐나는 대상이 되고 싶어하였다. 많은 로마 토박이들은 결혼 생활을 기피하거나 아니면 피임, 낙태, 영아 살해 등을 통해 가족의 수를 제한하였다. 아우구스투스는 이런 현상이 부모의 권위와 사회적 질서, 로마인의 성격이 타락한 탓이라고 여겼다. [210]


시인의 시간

예술은 예술가와 그 수용자의 감정을 전제로 한다. <나를 울게 하려면 당신 자신이 먼저 슬픔을 느껴야 한다.> 그러나 예술은 감정만은 아니다. 그것은 훈련된 형식으로 나타나는 감정이다. <평온함 속에서 기억된 감정>인 것이다. 여기서 고전 양식이 낭만주의 양식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14-215]


<변신이야기> 거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 그림, 조각상들이 바로 이 보물 상자에서 주제를 얻었다. [216]


죽음의 운명을 지닌 왕자

권력은 그를 망치기보다는 오히려 겸손하게 만들었다. [218]


<나는 내 맡은 역할을 다하였으니 여러분은 손뼉을 쳐서 박수로 나를 무대에서 쫓아내 주시오.> [219]


제 12장 네로와 아우렐리우스

네로

네로를 국사에서 멀리 떼어놓기 위해 그는 젊은이의 도덕성이 느슨해지는 것을 허용하였다. [222]


쇠퇴

기원전 149년 검열관 카토의 죽음이 스토아 로마의 절정을 이루었듯이 네로의 죽음은 쾌락주의 로마의 절정을 이루었다. [225]


철학자 왕들

황제의 입양 원칙은 로마에 <세계 역사상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통치자들의 연속>을 마련해 주었다. [226]


아들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들이 선택한 사람을 충분히 살피고 훈련시킬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아주 훌륭하게 작동되었다. [227]


(안토니누스) 그는 옛날 로마 공화국 시절 귀하게 여기던 미덕들을 갖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즉 자식으로서의 헌신, 애국심, 친구들에 대한 성실함, 시간과 지갑의 너그러움 등을 고루 갖추었다. [230]


<세계의 이상이 성취된 것으로 보였다. 지혜가 통치를 하고 23년 동안 로마 세계는 자애로운 아버지의 지배를 받았다.> [231]


(아우렐리우스) 마르쿠스는 전임자의 모든 미덕을 다 물려받은 것 같았다. 게다가 그는 <좋은 조부모, 좋은 양친, 좋은 자매들, 좋은 친척들>을 가졌다. 시간이 이런 행복에 균형을 맞추어 주었으니 그는 정절과 도덕성이 의심스런 아내를 맞아들인 것이다. [231]


자연 속에서 질서의 표지와 형태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기에 어떤 신비로운 지적 존재가 우주에 개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든 것은 보편적 이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그는 느꼈다. 그것은 우주 전체에 내재된 논리이다. 각각의 부분은 자신의 소박한 운명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마음의 평정>이란 <보편적 자연(본성)에 의해 너에게 할당된 것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모든 것은 <나와 조화를 이루고 그대 우주(전체)와 조화를 이룬다. 나에게 있어 그 어떤 것도 너무 빠른 것도 너무 늦은 것도 없으며 그것은 그대 우주 (전체)에 적합한 시간이다.>

그는 세계에는 나쁜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마지못해 인정하였다. 그들을 대하는 방식은 그들 또한 인간임을 기억하는 것이다. [234]


철학은 논리나 배움이 아니라 이해와 받아들임이다. [234]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입양의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였다. [235]


제 13장 인간 그리스도

역사적 출전

예수는 정말 존재했나? [237]


단지 몇 명이 겨우 몇 년 동안 예수처럼 강력하고 호소력이 있는 인물을 만들어냈다면 그것이야말로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보다 오히려 더 믿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238]


인간의 아들

자신들을 흡수한 로마 제국에 대해 그의 나라와 민족이 가졌던 관계, 정복당한 민족의 고통 그리고 종교, 법, 문학, 철학 등의 자랑스런 유산, 해방을 향한 정열적인 희망, 또한 자유와 정의와 영광의 왕국이 도래할 것에 대한 그들의 꿈을 느껴야 한다. 이런 요소들 모두가 함께 민감하고 이해심 깊은 정신에 작용해서 목수 아들을 이루었고 그를 십자가형으로 이끌고 갔다. [238-239]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레입니다.> [239]


그 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다. [242]


나는 그가 행했다고 하는 대부분의 기적들이 암시에 의한 자연적인 결과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영혼에 미친 강하고 확고한 정신의 영향이라고 말이다. ...

신앙을 가지고 그를 건드리면 약한 사람들은 힘을 얻고 병든 사람들은 나았다. 우리는 강하고 신념을 가진 여자나 남자의 생각과 의지 속에 들어있는 힘에 대해 어떤 한계도 둘 수 없다. [242]


기쁜 소식(복음)

많은 사람들은 이 하느님 나라를 공산주의 유토피아라고 해석하고 그리스도를 사회주의 혁명가로 보았다. ...

사도들은 분명히 하느님의 나라를, 부자와 가난한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혁명적으로 뒤집는 일이라고 해석하였다. 그들과 초기 기독교도들이 <모든 것을 공동 소유>하는 공동체 생활을 한 것을 보게 된다. [244]


그리스도는 로마의 대리인 노릇을 하는 마태오를 친구로 삼았다. 그리고 정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비판하지 않았으며, 우대인의 해방 운동에 이렇다 할 동참을 하지 않았고 정치적 혁명의 기미가 별로 없는 순종적인 너그러움을 권고하였다. [244]


그가 생각한 혁명은 훨씬 더 깊은 종류의 혁명이었다. 그런 혁명이 없다면 모든 개혁은 오로지 표피적이고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에서 이기적인 욕심, 잔인성, 정욕 등을 없앨 수만 있다면 유토피아는 저절로 올 것이다. 이것이 모든 혁명 가운데 가장 깊은 혁명이 될 것이고, 이런 혁명에 견주어보면 다른 혁명을 단순히 계급간의 쿠데타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에 그리스도는 이런 영적인 의미에서 보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가였다. [245] 


그의 업적은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덕성의 윤곽을 드러냈다는 점에 있다. [245]


이러한 도덕적 이상은 새로운 것이었던가? 그것을 배열한 방식 이외에 새로운 것은 없다.


죽음과 영광스러운 변모

그들은 스승이 어떤 기적적인 힘을 발휘해서 자기 자신을 구원하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반대로 자기 운명을 받아들였다. [249]


<진리가 무엇인가?>하고 총독이 물었다. 복잡하고 시니컬한 로마의 문화와 유대인의 충직한 이상주의 사이에 놓인 깊은 차이를 보여주는 질문이었다. [250]


제 14장 기독교의 성장

베드로가 교회를 세웠다면 바울로는 신앙을 세웠다. [256]


점차 죽어가는 로마 제국과 야만인 침입자들에게, 어디에나 존재하는 하느님을 바탕으로 한 살아 있는 믿음과 자신을 지탱할 희망과 도덕적 계율을 전해 주는 일이었다. [258]


가톨릭 교회

그들의 엄격한 신학은 이 집단의 도덕성을 뒷받침해 주었고 이런 도덕성은 세속 철학자들의 관심과 칭찬을 받았다. [258]


국가가 아니라 교회가 문명의 원천이며 보호자가 되었다. [259]


어두운 측면

칼에 대한 말씀의 승리 그리고 기독교의 부분들에 대한 중앙의 승리는 십자군 전쟁의 실패와 종교 재판의 공포에 의해 더럽혀졌다.

교황 우르바누스 2세에 의해 1098년에 소집된 십자군 원정은 동유럽과 서유럽이 기독교의 상업과 신앙을 위하여 중동 지역을 이슬람의 손에서 탈환하려는 낭만적인 노력이었다. [260]


유렵의 도덕적, 정치적 정부라고 자처하고 있던 교회는, 국가가 국가 배신자를 보듯이 이단을 보았다. 즉 사회 질서의 기초에 대한 공격이라고 여긴 것이다. [265]


위기에 몰린 정부는 거의 모두 종교 재판 관청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국가에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의견이나 행동에 대해 종교 재판과 동일한 형벌을 내렸다.

자유는 안전이 만들어내는 사치품이다. [266]


중세의 노래들

이마도 이 시대의 시 문학에 자극을 준 것은 이러한 접근 불가능성이었을 것이다. 성취된 욕망을 낭만적으로 그려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방해가 없으면 문학도 없다. 음유 시인들은 새벽의 사랑 노래와 저녁의 사랑 노래에 뛰어났다. 그들은 낮엔 유혹하고 밤엔 비탄에 빠졌다. [266]


지옥의 문 위에 쓰인 글귀를 보았을 때 시인이 생각한 것보다 더 위대한 구절을 어디서 찾아보랴. <여기 들어서는 그대들이여, 모든 희망을 버려라.> [269]


아벨라르와 엘로이즈

그는 그녀를 본 첫인상이 육체적인 이끌림이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엘로이즈의 섬세함을 통해 그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달콤하기가 가장 향기로운 향료를 능가하는 부드러움>으로 변하였다. [270]


<지혜를 향한 첫 번째 열쇠는 자주 부지런히 질문하는 것이다. ... 의심을 통해 우리는 탐구에 이르고, 탐구를 통해 진리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272]


이단은 폭력이 아니라 이성에 의해 억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272]


하느님 안에서 친해하고 존경하는 자매님, 당신과 맺어졌던 사람, 이제 더 낫고도 강하신 하느님 사랑에 의해 육신의 결합이 끝난 사람.... 주님이 그를 지켜주십니다. 당신 대신, 아니면 당신과는 달리 주님의 따뜻한 품 안에 말입니다. 주님이 오시는 날...... 주님의 영광으로 그를 당신에게 돌려주실 것입니다.  [273]


중세의 업적

고전 문서들을 함께 탐구하고 편집하던 성직자와 속인들은 고전 문학과 철학의 매력과 깊이를 발견하고 그리스도에 대한 것보다 더 큰 열성으로 플라톤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중세의 영혼은 자라나는 세포처럼 두 가지 역사적 유기체로 발전하였다. 남부 유럽에서는 고전적, 에피쿠로스적, 이교적 르네상스이고, 북부 유럽에서는 초기 기독교적, 스토아적, 청교도적 종교 개혁이다. 중세의 영혼은 이제 두 개의 강력한 문화가 되었다. 그들을 통해 문명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중세의 역사적 업적은 완성되었다.

그 죽음이 곧 그 완성이었다. [275]


제 15장 르네상스 I /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중심으로

그래서 르네상스는 발생 초기부터 이미 죽은 다음 천국의 불확실한 즐거움 대신 이 세상에서의 즐거움과 모험을 선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81]


메디치 집안이 통솔한 피렌체(1378-1492년)

르네상스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고대의 부활 이상의 것이 필요했다.  [281]


육체의 즐거움을 누리고, 관직과 애인을 사고도 돈이 넉넉하게 남게 되어서야 비로소 미켈란젤로나 티치아노 같은 사람의 힘을 빌어 부를 아름다움으로 바꾸고, 예술의 숨결로 행운을 향기롭게 만들었던 것이다.

돈은 문명의 뿌리다.

필사본들이 고대를 부활시켰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정신과 감각을 자유럽게 만든 주요한 힘은 그런 사본들이 아니었다. 그것은 중산층의 힘이 커지면서 나타난 세속주의 덕분이었다.

교육받은 이탈리아인들은 지적, 윤리적 금기(터부)들에서 벗어났다. 자유로워진 감각은 자연, 여자, 남자, 예술에 드러난 아름다움에서 노골적인 즐거움을 얻었다. 새로 얻은 자유는 놀라운 1세기 동안(1434-1534년) 그들을 창조적으로 만들고 나서 도덕적 혼란, 통합되지 않는 개인주의 그리고 민족의 굴종 등으로 그들을 파멸시켰다. 르네상스는 두 가지 규율(중세와 종교 개혁) 사이의 막간극이었다.  [282]


르네상스란 시간상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과 사유의 방식이다. [284]


당파싸움은 삶과 사유의 기질을 더욱 달구었다. 경쟁자 집안들은 권력을 추구할 때처럼 예술에 대한 후원에서도 경쟁을 벌였다. [284]


피렌체가 이런 학문적인 노동의 대가로 크리스토포로에게 화려한 집을 선물해 주었다는 말을 들으면 이 시대의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95]


(피코) <나는 너를 천상의 존재도 지상의 존재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네가 너 자신을 만들어가는 존재가 되고 스스로 극복하는 존재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너는 짐승으로 떨어질 수도 있고 신과 비슷한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 [298]


인간은 자기가 되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 이것은 신의 최고의 선물이요, 인간이 받은 최고의 놀라운 축복이다. 짐승은 어미의 몸에서 나올 때 제가 가져야 할 모든 것은 가지고 태어난다. 최고의 정신(천사들)은 시작부터 영원히 지속되도록 만들어진 존재이다. 하느님 아버지는 인간에게만 탄생의 순간부터 모든 가능성과 모든 삶의 씨앗을 주셨다. [298]

(로렌초) 평온한 마음과 여가를 품위 있게 즐기는 것보다 더 소망스러운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것은 모든 선량한 사람이 원하는 것이지만 위대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일이다. [300]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의 마음을 깊이 사로잡은 과학과 예술은 그렇게 동일한 기원을 가진 것이었으니 곧 세밀한 관찰이었다. [303]


그의 말에 따르면 미술은 구상과 도안의 문제이지 실질적인 실천의 문제가 아니었다. 실행은 그보다 못한 정신의 작업이었다. ...

그는 너무 빨리 한 가지 일이나 주제에서 다른 것으로 넘어갔다. 그는 너무 많은 일들에 관심이 있었다. 그에게는 하나의 통합하는 목표, 주도하는 이념이 없었다.

그는 너무 많은 능력들을 지녔기에 그들을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307]


그의 기본 원칙은,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은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베끼기보다는 자연을 탐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308]


그는 일생의 절반가량을 인간의 비행에 대해 생각하였다. [316]


지식을 향한 정열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고귀한 특성이다. 전쟁과 범죄에 충격을 받고, 능력의 이기심과 빈곤의 영속성에 낙담하고, 수많은 민족들과 세대들이 미신과 경박한 믿음을 가지고 삶의 짧음과 품위 없음을 잊기 위해 겉만 꾸미는 것에 마음이 슬퍼질 때, 인류의 정신과 마음속에 3천 년 동안이나 비행의 꿈이 간직되어 있음을 보게 되면 어딘지 구원받은 느낌이 든다. 다이달루스와 이카루스의 이야기에서 레오나르도의 실패한 암중모색과 다른 수많은 시도들을 거쳐 마침내 우리 시대의 빛나면서도 비극적인 승리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비행의 꿈 말이다. [317] 


<수학이나 수학에 기초한 그 어떤 요소를 적용할 수 없을 경우 확실성이란 없다.> [318]


<오, 내가 인간의 신체를 묘사한 것과 동일한 정열로 인간 습관의 심리학을 설명하는 것을 신께서 허용해 주시기를!> [319]


<하루를 잘 보내면 그 잠이 달다. 그렇듯이 인생을 잘 보내면 그 죽음이 달다.> [321] 


제 16장 르네상스 II / 로마

미켈란젤로

<일이 언제 끝나나?>

<예술을 충족시키기 위해 내가 필요하다고 믿는 일을 모두 마칠 때입니다.> [336]


레오10세

그는 아름다움을 향한 사랑과 부의 습관으로 파괴된 선량한 사람이었다. [340]


붕괴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다른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문명이란 소수의, 소수에 의한, 소수를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원래의 정당성을 넘어 과대하게 찬양하는 것이 될 것이다. [340]


(마키아벨리) 자기 시대의 가장 냉소적인 사상가이면서도 하나의 이상으로 불타는 애국자이다. 기도한 거의 모든 일에서 실패한 사람, 그러면서도 이 시대의 다른 어떤 인물보다 더욱 뚜렷한 흔적을 남긴 사람이다. [345]


체사레 보르지아는 마키아벨리의 사색에서 영웅이 되었다. 비스마르크가 니체 사색의 주인공이 된 것과 비슷하였다. 여기 <권력의 의지>의 화신에게서 도덕성은 선악을 넘어서 있다. 초인의 한 모델이었다. [346]


로마 공화국에서 미덕이란 겸손이나 온화함이 아니라 정력과 지력으로 무장한 남자다움, 강한, 용기 등이었다. 국민을 강하게 하는 전쟁을 좋은 것이다. 한 국가가 팽창을 멈추면 곧 죽기 시작한다. [347]


(클레멘스) 그는 과도하게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것이 행동의 대용품이 될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였다. 그는 결단을 내릴 백 가지 이유를 보았지만 또한 그에 반대할 이유도 백 가지나 보았다. (철학적인 나귀가 절망적으로 배가 고팠지만 두 개의 건초더미가 같은 거리에 떨어져서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어느 한쪽을 선택할 아무런 이유도 찾아낼 수 없었기에 굶어죽었다는 것이다.) [352]  


제 17장 르네상스 III / 베네치아의 일몰

베네치아

이 독재국가는 유능하였고 역경에서 대단한 용기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때로는 잔인하였고 항상 이기적이었다. 이웃 국가들이 그렇듯이 베네치아는 자신을 이탈리아의 일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 분열된 나라에 어떤 정치적 비운이 닥칠 것인지 거의 걱정하지 않았다. [362]


(티치아노) 시간이 그의 모든 재능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처럼 그는 느리게 발전하였다. [367]


우리는 미켈란젤로에게 찬사를 바친다. 길고 고통스런 생애 동안 그는 계속해서 창작하였고, 미술의 모든 주요 영역에서 걸작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 작품들이 이른바 살과 피를 찢고 나온 것임을 우리는 안다. 그의 정신과 마음에서 터져나온 것으로 한 가지를 완성한 다음이면 그는 출산의 고통으로 약해진 시간을 견디곤 했다. 그것들이 수십만 번의 망치질과 끌과 연필과 붓을 움직여서 형태를 얻은 것임을 우리는 안다. 그것들은 불멸의 주민처럼 하나씩 아름다움이나 중요성의 지속적인 형태들 가운데 자기 자리를 차지하였다.

우리는 신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또한 악과 선, 고통과 사랑스러움, 파괴와 숭고함을 뒤섞은 듯이 보이는 우주를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아기를 달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거나, 혼돈에 질서를, 사물에 의미를, 형태나 생각에 고귀함을 부여하는 지적인 의지를 보면, 우리는 세계의 이해할 수 없는 정신을 구성하고 있는 삶과 법칙에 아주 가까이 다가간 듯한 느낌을 얻는다. [371-372]


제 18장 종교개혁 I / 위클리프와 에라스무스

전주곡 (30년 ~1307년)

로마 가톨릭 교회는 역사상 가장 특기할 만한 조직의 하나이다.

그 기원, 목적, 방법, 흥망성쇠, 잘못, 업적 등을 객관적으로 연구하면 다른 어떤 주제나 제도의 연구보다 인간의 본성과 가능성에 대해 많은 빛을 던져줄 것이다. [373]


존 위클리프

선행을 통해 구원을 얻을 수는 없다. 그러나 선행을 한다는 것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신의 은총을 얻었으며 선택받은 사람임을 보여주는 일이다. 영원한 지복을 누리도록 선택받은 사람인 것이다. [376]


교황 분열 (1378-1417년)

진실을 고백하자면 우리 궁정의 사치와 화려함은 도가 지나칩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람들의 미움을 받고 우리가 하는 말이 올바르고 정당한 것일 경우에도 그들이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381]


르네상스 교회 (1418-1517년)

체사레 보르지아는 기독교 윤리를 산산조각 내고 교황국을 위해 나라와 세수를 확보하느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실천하였다. [388]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

<어리석음 예찬(우신예찬)>

이 작은 책자는 인류가 어리석음 덕분에 그 존재를 이어가고 있다는 말로 시작된다. 제 정신이라면 어떻게 한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평생 동안의 일부일처제라는 대가를 지불하겠는가? 정신이 멀쩡한 여자가 어떻게 덧없는 한순간의 황홀경을 위해 출산의 고통과 양육의 시련을 대가로 지불하겠는가? 삶의 사실들을 정면으로 응시하거나 미래를 안다면 누가 행복할 수가 있겠는가? 남자와 여자들이 멈춰 서서 제대로 생각을 하기만 한다면 모든 것은 끝장이다. 그러나 과학과 철학은 사람들에 의해 철저히 무시당하고 인류의 치명적인 무지에는 거의 아무런 손상도 입히지 않는다.

이어서 이 작은 책자는 기독교 신앙과 실천을 비웃는다. [392]


인류의 어리석음과 믿기 잘하는 단순성 덕분이 아니라면 대체 어떻게 이런 종교 기관이 존속될 수 있다는 말인가? [393]


루터가 등장하기 직전의 도이칠란트 (1300-1517년)

이 도시들은 상인들이 지배하는 수공업 조합들에 의해 통치되었다. 이들은 거의 모두가 가부장적인 <복지 국가>였다. 이런 도시국가들은 각기 약자를 강자에게서 보호하고 모두에게 꼭 필요한 생필품을 공급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생산과 분배, 임금, 물가, 상품의 질 등을 관리하였다. [398-399]


경건한 사랑과 세속적인 탐욕 그리고 하느님을 위한 자기 포기와 신을 잊은 자기 탐색 사이의 대비는 사회의 다른 계층들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만큼 모든 계층의 성직자들 사이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 보였다. [401]


도이치 교회는 기독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였다. 나라의 거의 3분의 1이 교회의 소유였다. 그보다 더욱 비난받을 일은 교회 당국이 언제나 재산을 늘리려고 애를 쓴다는 것이었다. [401]


일반적인 적대감이 너무나 커서 스페인에서 생겨난 종교 재판은 도이칠란트에서는 거의 아무에게도 파문령을 내릴 수가 없었다. [402]


제 19장 종교개혁 II (1517년-1555년) / 루터와 공산주의자들

가톨릭 신자들은 그리스도가 베드로에게 -그리고 베드로는 모든 후계자 교황들에게- 참회하는 고해자의 죄를 없애줄 권한을 주었다고 믿었다. 그러나 죄악은 없애주었지만 죄악에 붙어있는 고난(형벌)을 면제해 줄 권한은 없었다. 신자가 죽을 때 이들 고난의 일부라도 아직 다 치르지 않았을 경우 죽은 사람은 연옥의 고통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연옥은 자비로운 하느님께서 만들어낸 한시적인 지옥이었다. [405]


루터의 성장기 (1483-1517년)

그는 코타 부인이 한 말, 세상에서 선량한 여성의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는 말을 결코 잊지 않았다. [408]


그가 배운 하느님은 사랑보다는 공포의 하느님이었다. 예수도 팔복을 내리는 <온화하고 다정한 예수>가 아니라 죄인을 영원한 지옥의 불로 위협하는 최후 심판의 그리스도였다. [409]


<올바른 사람은 믿음으로 살게 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술에서 그는 하느님은 창조 이전에 이미 어떤 영혼은 구원받아 천국에 가도록, 그리고 다른 영혼은 영원한 저주를 받도록 정해 놓으셨으며, 선택받은 사람은 오로지 그리스도의 고난의 공로를 통해서만 구원을 얻는 것이라는 생각을 찾아냈다. 하느님에 의해 구원을 받도록 선택된다는 것 그리고 개인의 선행을 통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그리스도가 인간을 위해서 세운 공덕의 힘을 믿음으로써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이러한 생각은 루터 신학과 그 추종자들 신학의 근간이 되었다. [410]


혁명으로서의 종교개혁

후스가 보헤미아 애국주의에 호소하였고 헨리 8세가 가톨릭 교리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영국에 대한 교황의 권력을 거부하였던 것처럼 루터도 반란의 기치를 신학의 사막에 꽂지 않고 도이치 민족정신이라는 풍요로운 토양에 꽂았다. 개신교가 승리한 곳에서는 어디서든지 민족주의가 깃발을 흔들었다. [416]

보름스 제국의회 (1521년)

이제 교황, 도이치 제후들 그리고 젊은 황제에게 닥친 상황은 통치 및 역사에서 몇 가지 기본적인 문제들을 포함하는 것이었다. 정부는 정권 유지를 위해 어디까지 심리적 인자들에 의존하는가 그리고 심리적 인자들은 어디까지 경제 상황과 정치권력에 의존하는가? 사회 질서와 국민의 복종, 정부의 위신을 유지하는데 있어 통치자의 권위와 효능은 종교의 도움에 의존하는 것인가? 정부는 종교 기구 및 그 수입을 통제함으로써 권력을 얻거나 유지할 수 있는가? [418]


내가 성서의 증언에 의해서나 명백한 이성에 의해 유죄로 인정된 것이 아닌 한, 나의 양심은 하느님 말씀에 따를 뿐이다. 나는 어느 것도 취소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 수도 없다. 양심에 거슬린다는 것은 옳지도 않고 안전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421]


사회혁명 (1522-1536년)

농민들은 루터를 용서하지 않았다. 그들은 새로운 종교가 자신들의 이유를 정당화시켜 주고 또 희망을 주고 행동하도록 부추기고는 결정적 순간에 자신들을 버렸다고 느꼈다. [433]


대륙의 재세례파와 영국의 퀘이커 혹은 미국의 침례교파 사이에 어떤 명료한 제휴의 흔적은 없다. [439]


곤경, 빈곤, 순교 등을 통해 재세례파를 후원하는 신학 사상은 오늘날 우리의 덧없는 철학과는 잘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성실함과 헌신, 그리고 친절함 등으로 우리 전통을 풍부하게 하고, 또한 더렵혀진 인간성을 구원하였다. [440]


승리한 개신교 (1525-1555년)

<그래요, 하지만 내가 낳은 알을 암탉이었는데, 루터가 부화시킨 것은 싸움닭이었단 말이오.> [441]


제후들은 자신들의 종교를 선택할 권한을 가졌다. 그들이 자유롭게 선택한 종교는 시민들에게는 의무였다. ...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한 국가의 공식 종교가 자신의 종교에 잘 들어맞는 제후국으로 이주할 자유를 얻었다.

아니면 그런 시민은 민족의 장벽을 깨고 스위스에서 취리히의 츠빙글리와 제네바의 칼뱅 사이에서 개신교 신앙을 선택할 수가 있었다. 아니면 바다를 건너 존 녹스가 이끄는 스코틀랜드 칼뱅주의에 합류하거나 헨리 8세가 이끄는 영국 국교회에 합류할 수도 있었다.

도이칠란트에 있는 몇몇 인문주의자들의 비밀스런 이단이나. 혹은 몇몇 이탈리아인 혹은 영국인의 조용한 회의주의만이 이러한 절대적 교리들 한가운데서 정신의 자유를 유지하였다. [441-442]


제 20장 가톨릭 종교 개혁 (1517-1563년)

가톨릭 개혁가들

그러나 이탈리아가 개신교가 되는 것은 물론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아무리 성직자에 반대한다 해도 그리고 교회에 가지 않는다 해도 일반적으로 종교심이 강하였다. 그들은 계절에 따른 의식들을 좋아하고 도움을 주거나 위안을 주는 성인들을 좋아하였다. 그리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자신을 상상할 수 있는 한 최고의 연극으로 데려가는 신앙, 그러니까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추락한 인간이 구원받는다는 믿음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일이 드물었다. [444]


상류층은 중부 이탈리아에서의 정치권력을 두고 교황청과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그들은 사회 질서이며 평화로운 통치를 위한 확고한 수단인 가톨릭을 소중하게 여겼다. 그들은 이탈리아 예술의 영광이 교회의 전설에서 영감을 얻고 교회 재산의 후원을 받아 교회와 하나로 묶였음을 알고 있었다. 가톨릭 종교 자체가 예술이 되었다. ...

이탈리아 예술가와 학자들은 가톨릭에서 개종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가톨릭 자체를 학문과 예술로 개종시켰기 때문이다. [444]


이탈리아는 얻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너무나도 사랑했기에 얻을 수 없는 진리를 위해 그것을 망칠 수가 없었다. [445]


성테레사

끝에 불이 붙은 화살이었다. <그것은 여러 번이나 나의 심장을 관통하였다. 그러다가 나의 내장에 닿았다. 고통이 너무나 생생해서 나는 큰 소리로 신음 소리를 냈는데, 그것은 또한 아주 달콤한 것이어서 나는 거기서 빠져 나오고 싶지 않았다.> [448]

이그나티우스 로욜라

스페인 신앙의 집중력은 성 도미니크의 경우처럼 이 사람에게서도 조용한 헌신이 아니라 성전을 위한 완전한 헌신을 만들어냈다. [451]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그 영혼을 잃으면 무슨 득이 있겠는가?> [453]


순결과 청빈의 계율에 복종의 계율을 덧붙였다. [454]


트리엔트 공회의 (종교회의) (1545-1563년)

그들의 굽히지 않는 정통 신앙이 공회의를 이끌어 개신교 사상과의 화해 및 통합보다는 개신교 사상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도록 만들었다. [458]


가톨릭 종교 개혁, 혹은 반종교 개혁은 주요 목표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가톨릭 국가나 개신교 국가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은 계속 거짓말을 하고, 도둑질을 하고, 처녀를 유혹하고, 작위를 판매하고, 사람을 죽이고, 전쟁을 하였다. 그러나 성직 계층의 도덕성은 개선되었다. 르네상스 이탈리아의 거친 자유는 진정되어 인류의 요구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 형태가 되었다. [461]


제 21장 세익스피어와 베이컨

이런 요인들과 다른 발전들이 튼튼하고 금욕적이고 진취적인 국민의 정신을 이전에도 이후에도 비할 길이 없는 높이로 끌어올렸다.

영국을 열두 개의 신앙으로, 혹은 완전한 무신앙으로 갈라놓은 종교 혁명 이후로 어떻게 마음의 평화와 신앙심을 회복시키느냐 하는 문제였다. [464]


세익스피어의 비관주의


그렇듯 시간마다 우리는 익어가고

그렇듯 시간마다 우리는 썩어가고

그래서 이야기 하나가 열린다. <뜻대로 하세요> [466]


꺼져라, 꺼져, 짧은 촛불아!

삶이란 걸어가는 그림자일 뿐, 가련한 배우는

주어진 시간 동안 무대에서 점잔 빼거나 속을 태우지,

그러고 나면 끝이야. 그건 바보가 들려주는 이야기,

아무 뜻도 없는데 소리와 분노가 가득 찬 이야기. <맥베스> [467]


이 세계의 악의 한 복판에 축복과 즐거움이 있다. 악당들 한가운데 영웅과 성인들이 있다. [468]


지친 배우 겸 극작가는 런던의 소모적인 무질서와 군중 속의 외로움을 떠나 스트랫퍼드집의 푸른 풀밭과 가족의 사랑으로 돌아가서 강인한 남자로서의 삶에 대한 사랑을 다시 얻는다. [469]


화해

<오, 고통을 겪는 것을 보면 그들과 함께 나도 고통을 받았어!> [470]


우리 잔치는 이제 끝났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 배우들은 모두 정령들이야.

그러니 흩어져 옅은 공기로, 옅은 공기로 돌아갈 밖에,

환상으로 짜여진 바탕 없는 피륙처럼

구름 모자를 쓴 탑들이며,

화려한 궁전들, 장엄한 사원들, 이 거대한 대지 자체도,

그렇다, 거기 살고 있는 모든 존재도 흩어지고 만다,

실체 없는 이 무대가 스러지듯이 구름 한 조각

남기지 않고 없어질걸.

우리는 꿈을 만든 것과 같은 재로로 만들어져 있으니,

우리의 작은 삶은 잠으로 완결되는 법. <폭풍> [470]


영원성이 아니라 성숙함이 우리의 목표여야 한다. [472]


베이컨, 에섹스, 엘리자베스

감정은 지성에 종속되고 패배는 희망에 의해 극복되고, 삶의 흥망성쇠는 미래의 인간 정신의 승리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전망 속에 파묻혔다. 그토록 압도적인 패배를 뚫고 이와 같은 낙관주의가 살아남은 적이 있었던가? [472]

  

마법은 사라지다 (1601-1603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황금의 연설>

값이 비싼 것은 아닐지라도 어떤 보석도...... 여러분의 사랑보다 내가 더 좋아한 것은 없습니다. 나는 그것을 어떤 재물보다 더 귀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하느님께서 나를 높이 들어 올리셨지만 그대로 나는 여러분의 사랑과 더불어 통치했다는 것을 내 왕관의 영광으로 여깁니다.

왕이 되어 왕관을 쓴다는 것은 그것을 쓴 사람에게 즐거운 것보다는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 나 자신에 대해 말하자면 양심에 거리낌이 없도록 하느님께서 내게 부여하신 의무를 이행하고 그분의 영광을 지속하고 여러분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면, 내 마음대로 한다면 나는 이 자리를 물러나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노동으로 이루어진 영광에서 해방된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나의 삶고 k통치가 여러분에게 좋은 것보다 더 오래 살거나 다스리는 것이 내 소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옥좌에 나보다 더 강력하고 더 지혜로운 왕들이 과거에도 많았고 앞으로도 많이 있겠지만 그러나 여러분을 더 사랑한 왕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478]


프란시스 베이컨의 출세와 추락 (1603-1621년)

그는 철학자처럼 글을 쓰고 왕자처럼 살았다. 그는 이성이 돈을 가져서는 안 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481]


<나는 지난 50년 동안 영국에 있었던 가장 공정한 판사였다. 그러나 하원은 지난 200년 동안 가장 공정한 판결을 내렸다.> [482]


정치에서 그는, 생각은 자유주의자였으나 행동은 보수주의자였다. 또 다른 일이란 과학과 철학이었고, 이 분야에서 그는 <재능을 한데 모으라는 종을> 울리게 된다. 그리고 당당한 산문으로 이성의 혁명과 약속을 선포한다. [483]


학문의 대혁신

<깊고도 참된 사색의 도움으로 인간의 삶의 질서를 더 낫게 만드는 것, 이것이 내가 목표로 삼는 일입니다.> [483]


두 기둥 사이에는 중세의 모토가 적혀 있다. <이곳을 지나 더 나아가지 말라.> 베이컨은 이렇게 썼다. <많은 사람이 이곳을 지나가서 지식을 늘릴 것이다.> [484]


<과학 분야에서 지금까지 이룩한 것은 제 자리에서 맴도는 일이며, 영원한 뒤섞기로서 항상 시작된 곳에서 끝이 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는 이렇게 결론을 지었다. <오로지 한 가지 길만이 남았다. ... 모든 것을 더 나은 계획에 따라 새로 시작하는 것 그리고 더 적절한 기반 위에서 과학과 ‘실용’ 기술과 인간의 모든 지식의 총체적인 재건을 시작하는 일이다.> [484]


자신은 학문들이 서로 협동하고 격려하도록 전망을 가지고 <바위에서> 내려다보듯이 조망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윌리엄 하베이는 베이컨이 <재상처럼 철학을 썼다>고 평했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그는 장군처럼 그것을 계획하였다. [486]


그 모든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가장 빛나는 영국철학의 산물이며 이성의 시대를 향한 최초의 명료한 외침이었다. [487]


자연의 하인이며 해석자인 인간은 자연의 경과에 대해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지만, 사실에서나 생각 속에서 오로지 자신이 관찰한 것만큼만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을 넘어서면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인간의 지식과 인간의 능력은 한 점에서 만난다. 과정을 모르는 경우에는 결과도 산출될 수 없다. 자연이 명령을 내리므로 우리는 그것에 따라야 한다. [487]


<(기술과 자연의 )경쟁에서 기술이 자연에 대해 승리하리라는 편에 나는 모든 것을 걸겠다.> [489]


정치가의 철학

신앙은 과학이나 철학이 그에 대해 아무런 증거도 갖지 못한 믿음에 근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철학은 오로지 이성에만 근거한다. 그리고 과학은 물리적 원인과 작용의 용어들을 사용해서 단순히 세속적인 설명을 찾을 뿐이다. [491]


학문의 확장이 자비심에 아무런 둑도 가져오지 못한다면 인간성에는 아무런 이득도 없을 것이라 하였다. <정신의 모든 미덕과 존엄성 중에서 선의가 가장 위대한 것이다.> [491]

<독신 생활은 성직자와 잘 어울린다. 먼저 웅덩이를 가득 채워야 한다면 자비심이 지면을 적시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492]


이성의 시대를 알리는 수탉

그는 굴종의 지경까지 자신을 추구하였고, 신들을 분노하게 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하였지만 우리도 또한 이런 약점들을 가지고 있기에 그가 비춘 빛으로 그의 성품을 용서하기에 충분하다. 그의 이기심은 그의 항해를 위한 바람이었다. 남들이 우리를 보듯이 우리가 자신을 본다면 충격이 될 것이다. [494]


그는 목적과 똑같이 수단의 연구도 촉구하였으며, 인간 본성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을 경우 발명의 시대는 문제를 풀기보다는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하였다. [495]


베이컨의 정신은 탐조등처럼 우주를 돌면서 공간의 모든 구석과 비밀을 호기심에 넘쳐 살펴보고 있다. [496]


<인간의 오성은 메마른 빛이 아니라 의지와 감정으로부터 어떤 주입물을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과학은 ‘누군가가 원하는 대로의 과학’이라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이미 가진 것을 참이라고 믿으려 하기 때문이다.> [498]

옮긴이의 글 귀 있는 이여, 들어보라

상세한 묘사는 여기 없지만 절대로 짧지 않은 인류 문명의 발전과정을 따라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걸으면서 몇 마디 말로 예리하게 각 시대의 핵심을 찌른다. [500]


어마어마한 학문의 역사를 포함하는 서양사를 단순히 정치, 사회의 역사가 아니라 사상과 예술의 흐름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의 관찰은 유연하고 매력적이다. 바로 문화사를 읽는 눈길이다. [501]


그는 사회 변혁의 핵심적인 이유의 하나로 부의 편중 문제를 꼽고 있다. 부가 지나치게 한편으로 쏠리면 반드시 혁명의 기운이 생겨난다. 그리고 역사상의 어느 시대이든 관계없이 한 사회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아니면 그에 휩쓸리느냐에 대한 답변이 그 시대의 배경과 흐름을 이해하는 하나의 중대한 열쇠가 된다. 우리 시대라고 어찌 다르겠는가? [501]


여기서 역사는 영웅의 역사이다. 영웅이란 역사상 위대한 정치가나 장군만이 아니라 위대한 사상가와 예술가, 시인까지 포함한다. 이 모든 영웅들은 한결같이 위대함과 더불어 인간적인 약점을 지녔다. [501]


이들이 지닌 약점을 보면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하고 허약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위대했으며 마찬가지로 약점투성이인 우리 또한 위대해질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502]



* 내가 저자라면


** 전체적인 뼈대 & 보완점


  이 책은 자칫하면 인류의 손에 넘어오지 못할 뻔했다. 윌 듀런트와 에이리얼 듀런트가 1981년 같은 해에 사망한 이후, 이 책의 원고는 21년 동안 잠자고 있었고 다행히 원고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알아본 존 리틀의 손에 의해 책으로 출판되었다.

  또한 지금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절판된 책이었다. 그러나 연구원 과제를 위해 출판사를 통해 어렵게 구한 책을 펴든 순간, 그리고 ‘들어가는 말’을 읽는 순간,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행운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조사를 위해 다른 책을 찾아보면서 윌 듀런트의 <철학이야기>와 <20세기 문학이야기>를 나의 ‘독서목록’에 적음에 망설임이 없었다. 내가 배우고 익혀야할 많은 것들이 있음에 감사했고 또한 이런 기회가 내게 주어짐에 감사했다. 그런 의미에서 역자의 마지막 말인 ‘귀 있는 자여, 들어보라’는 참으로 의미있는 말이다. 


  이 책은 ‘문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시작하여, 4대 문명의 발상지가 간략하게 소개된 후 서양의 역사에 대해 고대 그리스와 로마, 기독교, 르네상스, 종교개혁, 마지막으로 이성의 시대의 서막인 세익스피어와 베이컨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방대한 문명의 역사를 이를 떠받치는 다섯 기둥, 즉 가족, 종교, 교육(학교), 법, 대중의 의견(여론) 등을 바탕으로 통찰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좋았던 점은 각각의 부분을 읽으면서 끊임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한 점,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사상들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욕심을 준 것이다. 서양과 동양의 고전을 스스로 선택해 읽는 11월의 과제가 너무도 기대된다. 지금부터 꾸준히 어떤 사상가를 보다 깊게 만날 것인지 즐거운 탐구와 상상을 해야겠다. 

  <역사 속의 영웅들>과 윌 듀런트가 나에게 진정한 역사와 철학에 대한 갈증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연구원 1년 과정은 앞으로 내가 평생 걸어가고 싶은, 책과 함께하는 삶에 대한 갈증과 욕망을 분명히 느끼게 해 주는 그런 시작일 것이다.


  아쉬운 점은 이 책에 소개되는 20가지 주제들은 각각 한 권의 책으로도 부족한 내용들이다. 그런 깊은 내용은 각각 15쪽에서 40쪽 내외로 압축하다보니 정말로 간단한 ‘소개’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책은 동서양을 막론한 다양한 역사속의 인물과 그들의 사상에 대해 독자에게 알려주고 흥미를 유발하여 본격적인 탐색으로 이끄는 그야말로 ‘입문서’이다. 원래 오디오 강의 대본에서 출발하였던 시작을 좀 더 늘려서 책으로 만들었던 것이라고 한다.  이런 모든 것을 이해하면서도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딱 한 숟가락 먹어보고 다른 상으로 이동해야 하는 아쉬움은 너무도 컸다.

  본문에서 저자는 ‘이 책의 의도는 문명의 역사를 한정된 지면에 요약해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에 의해 남겨진 사상과 표현의 걸작을 탐구하고 그 예를 살펴보는 것이다’(p.73)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러한 걸작을 탐구하기에는 지면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차라리 등장인물의 수를 줄이더라도 각 장의 내용을 보다 풍부하게 꾸미는 것이 보다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저자조사를 위해 주제에 따른 인물별 구성이라는 유사한 형식을 취했지만 상당히 깊은 내용까지 포괄하고 있는 <20세기 문학이야기>와 <철학이야기>를 살펴보며 더욱 강해졌다.

  또는 윌 듀란트가 대중들에게 역사와 영웅에 대한 개관을 심어주고자 하는 이런 위대한 시도를 더 일찍 시작해서 러셀의 <서양철학사>처럼 방대한 양으로 우리에게 전해 주었더라면 하는 생각-물론 연구원들은 힘들었겠지만-을 누를 수 없었다. 만약 그랬더라면 영웅을 느끼기에는 너무나도 얄팍한 분량의 아쉬움을 덜고 진정 ‘역사 속의 영웅’의 여정과 사상이 더 잘 전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책을 읽으면서 든 또 다른 아쉬움은 동양의 위대한 사상인 불교와 붓다에 대한 너무나도 짧고(7쪽) 간략한 글이다. 책의 대부분 내용이 서양에 치중되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고 동양의 방대하고 다양한 사상을 다 다루지는 못할지라도 문명의 발상을 다루는 구성의 체계를 보았을 때 세계의 3대 종교인 불교에 대한 너무나도 피상적인 글이 아쉽고 같은 맥락에서 이슬람교의 무하마드에 대한 글이 빠진 것도 안타깝다.

  
  특히 붓다편에서 그 시작이 너무도 일방적이라 생각된다.

  ‘그의 이야기는 전설들로 가득 차 있어서 그가 진짜로 존재했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 (44p)

  이것은 동양 사상에 대한 저자의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너무도 위대한 사상을 가진 영웅이었기 때문에 전설이 동반되는 것이 당연한데, 이에 대해 너무도 부정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느낌은 13장 인간 그리스도편과 비교하면 더욱 강해진다. 역시 동일한 질문 ‘예수는 정말로 존재했나?’ 라는 도발적 첫 문장으로 시작하지만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예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더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20세에 신앙을 잃고 철학을 얻었다고 고백하였으나, 마지막 유작인 이 책을 보면 종교의 가치에 대해 지극히 긍정적이다. 그래서 듀런트가 마지막까지 신의 존재를 부정했는지 또한 궁금해진다.


*** 특히 감동적이었던 장절


나는 인간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려 한다고 말했다. 과학을 통해서는 그것을 찾아낼 수가 없다. 역사는 시간 속의 사건들을 탐구함으로써 철학적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10]


그래도 여전히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 생명의 흐름을 이끌어온 것은 평범한 가족의 건강함과, 남자들과 여자들의 노동, 그리고 사랑이다. [22]


(공자)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를 원하면서 그들은 먼저 자기 마음을 바르게 하였다. 마음을 바르게 하기를 원하면서 그들은 먼저 생각을 신중히 하였다. 생각을 신중히 하기를 원하면서 그들은 먼저 지식을 최대한 넓혔다. 지식을 넓힌다는 것은 사물을 탐구하는 것이다. [33]


‘중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 등지에서는 신학적으로 재구성된 불교가 번성하고 있었으며 신을 생각지 않았던 붓다는 신이 되고 말았다.’ [50]

과연 그런 것인가?

붓다는 자신이 어떤 신-하늘의 높고 높은 존재, 창조주-를 대신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내면에 신성을 가지고 있고 또 신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은 또 다른 보살들이 존재한다. 불교에 대해 문외한인 나조차 이렇게 생각하는데 이것은 다른 이야기이지 않는가?


간디가 산업화에 반대하고 공장보다는 농토에서 일을 하고, 공산품이 필요한 경우에 직접 만들어 쓰라고 주장했던 것이 과연 비현실적이고 ‘고대 방식의 단순함에 만족하는 사람들의 생각’[52]인 것인가?

우리는 간디의 이런 주장이 그 당시 영국과 동인도회사의 강팍한 식민지 통치에 대한 저항이자 민족의 자립을 위한 방편이었다고 이해한다. 이것은 영국에서 들어온 수준 높은 공산품과 사치품에 길들여져서 경제적 예속을 더욱 심하게 하는 인도인들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니었을까? 동일한 식민지 시대를 겪고 또 물산장려운동들을 펼쳐서 일본의 공산품 불매운동을 펼쳤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드는 생각이다.

 

그는 세계에는 나쁜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마지못해 인정하였다. 그들을 대하는 방식은 그들 또한 인간임을 기억하는 것이다. [234]


그가 생각한 혁명은 훨씬 더 깊은 종류의 혁명이었다. 그런 혁명이 없다면 모든 개혁은 오로지 표피적이고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245]

개인의 변화, 행동의 변화, 자아혁명도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까지 변화시키지 못하고 단지 외적인 행동만을 변화시키는 것은 표피적이고 일시적인 변화에 지나지 않는다. 외부적 강제에 의한 행동의 변화와 같다.

반대로 목표와 결심만으로 끝나는 머리 속 안에서의 생각은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

우리가 진정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또 새로운 삶의 희열을 느끼길 원한다면 반드시 새로운 의지와 열정과 목표를 행동에 투영해야 한다. 이러한 내적, 외적 변화의 일치만이 진정한 깊은 종류의 자아 혁명일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되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 이것은 신의 최고의 선물이요, 인간이 받은 최고의 놀라운 축복이다. [298]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그 영혼을 잃으면 무슨 득이 있겠는가?> [453]



*** ‘습관’에 참고할 문구


지혜란, 말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모범과 경험으로만 전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30]


<모든 것은 흘러간다. 그리고 흐르는 강의 동일한 물속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  [95] 


정력이란 천재의 절반일 뿐이다. 나머지 절반은 통제의 능력이다. 그리고 알렉산드로스는 온통 정력이었다. [155]


한니발은 신체가 어려움을 견디고, 입맛은 곤궁을 견디고, 생각은 사실을, 혀는 침묵을 견디도록 자신을 훈련하였다. [168]


<하루를 잘 보내면 그 잠이 달다. 그렇듯이 인생을 잘 보내면 그 죽음이 달다.>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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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5.17 21:14:13 *.34.224.87
선택한 구절이 많이 비슷해서 역시....
그러나 러셀 처럼 책을 늘리는 것은 결사반대...ㅎㅎ
선형아, 그리고 중간에 파랑색 흘림체로 안 하면 안되겠니?
흘림체는 헷갈리...노안이 와서 읽기 힘들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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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5.18 00:51:37 *.129.207.200
'노안'이라고 하시니까, 형이나 저나 어린나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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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8 04:32:51 *.106.7.10
책 늘리는 것은 좀 그렇지요? ㅎㅎㅎ
저도 말이 그렇다는 거지요 ^^
담부터 흘림체 수정하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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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5.18 00:53:04 *.129.207.200
컬럼과 리뷰에 각각 강점이 있는 것 같아요. 누님은 제가 그렇게도 어려워하는, '저자와 구성'을 자연스럽게 잘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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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8 04:35:51 *.106.7.10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지? ^^
처음엔 방향을 잡기 어렵더니, 요즘은 좀 알것같아.
쉽게 접근하고 있어. 핵심은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때그때 바로 기록하고 있어,
그러니까 꽤 분량이 나오고, 책을 다 읽고 나서 버릴 것 버리고 정리하는 방법으로 해보니 부담도 거의 없고
좋은 것 같아. 도서관에서도 바로바로 기록하려고 넷북도 장만했다는 사실 ^^
자신에게 맞는 좋은 방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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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5.18 09:39:40 *.219.109.113
선아 어제 밤 열시까지 도서실에서 자료 찾으며 열심히 베껴쓰다가

손이 아프자 너의 그 쪼맨한 노랑 넷북이 생각이 나는거야.  예쁘더라. 너랑 잘 어울려.

아~ 저자와 구성을 잘 하려면 바로바로 기록하는 넷북을 장만해야하는겨?

그래도 하워드는 책이 많아 기분이 좋았어. 집에 오는 길  부슬 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괜실히 마음이 뿌듯했지.  하버드는 아니지만 ,오산의 공부벌레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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