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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4일 11시 55분 등록
 열정과 기질 [5-4 Review]


1. 저자에 대한 생각 


[Howward Gardner, 1943~]


가드너는 리더십을 이렇게 정의한다.“리더십이란  다른 사람의 사고, 감정, 행동에 의미심장한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다. 또한 “누구에게나 리더십은 있다. 다만 그 영향력의 크기가 문제이다. 리더란 많은 사람들의 사고와 감정, 행동에 의미심장한 영향을 미치는 개인을 말한다.”라고 했다.


그는 누구인가? 하버드 대학교 교육심리학과 교수이며, 보스턴 의과대학의 신경학 교수로 교육과 인간지능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한 이론으로 평가받는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다.

인간의 두뇌능력을 측정하는 수단으로 IQ 검사가 애용되어 왔지만, 가드너는 IQ 가 인간의 잠재능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부정확하다고 말하고 다중지능론을 주창하여, 두뇌검사 결과가 높지 않은 평범한 사람(?) 들과 교육자, 학부모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또한, 창조성 연구를 통해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들만이 창의성을 지닌 것이 아니므로, 누구나 창의성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다고 대변한다. 그의 리더십 정의에 따르면, 그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한 사람 중의 한명이다.


가드너는 1943년 7월 11일 미국 펜실바니아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유태인이었고 독일에서 살았으나, 그가 태어나기 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해왔다. 어린 시절 꽤 유망한 피아니스트였고 피아노 연주에에서 많은 기쁨을 얻었다고 한다. 하워드 가드너는 1961년 하버드에 입학하여 발달심리학을 전공하고,  28세인 1971년에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와 보스턴 대학교에서 후기박사연수를 받으면서 그는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과 두뇌기능연구에 몰두하였고 영재아동과 두뇌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집중하였다. 이런 관심을 바탕으로 하버드 ‘프로젝트 제로(Project Zero)'라는 유아발달연구를 주도하게 되고 이 연구를 토대로 발달 심리학, 영재특성, 그리고 두뇌손상과 관련된 많은 논문을 발표한다. 1983년 발표한 [마음의 틀(Frames of Mind, 1983)]에서 그는 기존의 지능개념인 IQ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지능의 개념을 창안한다.


가드너가 처음 제시한 인간의 지능은 음악적 지능(musical intelligence), 신체-운동적 지능(bodily-kinesthetic intelligence) 논리-수학적 지능(logical-mathematical intelligence), 언어적 지능(linguistic intelligence), 공간적 지능(spatial intelligence), 대인관계 지능(interpersonal intelligence), 그리고, 자기이해 지능(intrapersonal intelligence)이었다. 그리고 아직은 초기 단계에 있는 다중지능 이론이기에, 그 이외에 있을 수 있는 다른 지능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여덟 번째 지능인 자연탐구 지능(naturalist intelligence)을 새롭게 목록에 첨가하였고, 아홉 번째인 실존적 지능(existential intelligence)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아직 널리 인정되지는 않았다. 가드너는 위에서 제시한 여덟 가지와 실존적 지능 외에도 많은 지능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새롭게 제기될 수 있는 지능들을 살펴보면(Armstrong, 1994):

• 영성(靈性; spirituality)

• 도덕적 감수성(moral sensibility)

• 성적 관심(***uality)

• 유머(humor)

• 직관(intuition)

• 창의성(creativity)

• 요리능력(culinary (cooking) ability)

• 후각능력(olfactory perception (sense of smell))

• 타 지능을 종합하는 능력 (an ability to synthesize the other intelligences) 등이다.


대부분의 인지 학자들이 인간의 지능을 언어 능력과 논리 분석 능력만으로 평가해 온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가드너의 가설은 혁신적인 것이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일으킨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그의 이론에 관한 수많은 연구소와 단체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획일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한국에서는 특히 그의 다중지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981년에 맥아더 펠로우십(MacArthur Prize Fellowship)을, 1990년에는 미 교육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그라베마이어상(Louisville's Grawemeyer Award)을, 2000년에는 구겐하임 펠로우십(Guggenheim Fellowship)을 받았다. 존 듀이(John Dewey)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교육학 이론가로 평가 받고 있는 하워드 가드너는 지능이나 천재성, 창조성에 대한 기존의 사고 체계를 완전히 바꾸어 놓음으로써 현대 교육학 이론의 새로운 도약을 가능하게 했다. 주요저서로 [마음의 틀], [비범성의 발견], [열정과 기질], [통찰과 포용], [체인징 마인드], [지능 심리학] 등이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창조성의 비밀을 풀다 [감역자의 글]


(p17) 개인은 내부에 어떤 분야의 대가가 될 만한 소질을 싹으로서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것만으로는 창조성이 발휘되는 성인으로 성장해 가지 못하고, 우선 그러한 소질을 심화하고 강화시킬 수 있는 적절한 일의 체험기회(교육, 훈련 등)를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며, 이러한 체험의 과정에서 타인(가족,친구,경쟁자,후원자 등) 으로부터 격려와 지원을 받는 의미 있는 인간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p18) 그는 창조성을 단일능력으로 보는 입장에 반대한다.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창조성이 존재한다고 보지 않고, 창조성에도 종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논리-수학 영역에서만 창조성이 뛰어났다. 간디는 인간친화 영역에서 창조성이 뛰어났으며, 마사 그레이엄은 신체운동 영역에서, 스트라빈스키는 음악에서, 엘리엇은 언어에서, 프로이트는 자기성찰영역에서, 그리고 피카소는 공간영역에서 창조성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가드너가 보기에 한 개인 속에 잠재한 창조성의 본질은 지능적 요소와 기질적 요소의 특이한 조합이다.


(p19)‘10년 주기론’은 그 중의 하나이다. 창조적 대가를 연구한 결과 그들의 공통점 중의하나는 대체로 10년간의 준비를 거쳐 창조성이 성숙하고, 10년간 창조성을 발휘하며, 다음 10년간 그 창조성을 다른 분야로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제1부 창조성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p31) 예술가가 어떤 사람인가 하면, 무엇이든 자기가 하는 일을 에술로 만드는 사람입니다. / 예술가란 불멸에 이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아주 기발한 방법으로 충족시키는 마술사와 같습니다.


(p59) 창조성은 지능과 다르다는 점이다. 창조성과 지능은 서로 관련되어 있지만, 지능이 우수하지 않아도 창조성이 풍부한 사람도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게다가 재능이 풍부한 사람들을 검사할 경우에도 일단 IQ 가 120 이 넘으면 심리측정학적으로 창조성과 지능은 아무상관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p66) 프로이트의 입장에서 보면, 창조적인 인물은 리비도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승화시켜서 글쓰기나 그림, 작곡, 혹은 과학 탐구와 같은 ‘2차적인’목적을 추구한다.


(p67) 창조적인 작가와 놀고 있는 아기가 하는 일은 똑같다. 창조적인 작가는 환상의 세계를 창조하고 이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즉, 작가의 환상세계에는 그의 감정이 충전돼 있다. 물론 그는 환상의 세계와 현실을 날카롭게 구별한다.


(p68) 프로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예술가는 권력과 부를 갈구하지만 이것을 직접 얻을 수가 없기 때문에 창조 행위에서 안식처를 구한다는 것이다. 


(p69) 이렇게 ‘몰입’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그 순간에는 자신이 무엇을 경험하는지조차 의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중에 반성적으로 자신이 완전히 살아 있었고 자신의 모든 것이 실현되는 ‘절정의 경험’을 했다고 느낀다. 이러한 ‘몰입순간’에 도달할 수만 있다면 훈련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몸과 마음의 고통까지도 감수하려 드는 것이다.  / 나름대로 탄탄한 실력을 갖춘 음악 연주자들은 익숙한 곡을 정확하게 연주하면서 몰입 상태를 경험하며, 젋은 대가급 연주자들은 연주가하기가 가장 어려운 곡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오랜 연륜을 쌓은 거장들은 익숙한 곡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거나,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연주가 매우 어려운 작품을 다시 집어 든다.


(p78) 엄격한 환경에서 고통스럽게 자랐으면서도 호기심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성격이 강하고 반항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정해진 선을 넘지 않으면서 규칙대로 살아가는 대신 인생에 대해 좀 더 모험적인 태도를 지니라고 격려하는 역할 모델을 적어도 한 명은 만났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더 클 것이다.


창조적인 인물이란 호기심 많던 어린 시절에 품었던 수많은 의문점과 문제의식, 그리고 주변 사물을 관찰하는 섬세한 감수성을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가장 선진적인 이해방식과 ‘결혼’시키는 참으로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이다.


(p80) 창조적인 도약을 이룬 인물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탐구자이며 혁신가이고 사색가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다수를 따르는 데만 만족하지 않으며, 선택한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p88) 창조성이란 무엇인가? 라는 관습적인 물음을 “창조성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좀 더 참신한 질문으로 대체하자고 제안한 것은 꽤 의미심장한 일이다.


(p92) 내 주장은 간단하다. 합법적인 권위를 가진 장의 판단이 없으면 어떤 사람이“창조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p98) 창조자들은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특히 원만한 삶을 포기하면서까지도 자신의 일에 매진하려고 한다.


제2부 현대의 창조적 거장들


지그문트 프로이드 : 세상에 홀로 맞선 사람


(p111) 가진 것 없이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무엇인지, 사람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몇 개월이나 실험실에서 고생하고도 어째서 아무것도 발견할 희망이 보이지 않는지, 여성이 가정과 직업 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지의 여부 등이 프로이트가 제기했던 물음들이다. 


(p116) 프로이트는 전문가들의 갈채를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p120) 강력한 정서를 마치 물의 흐름을 막아놓은 댐처럼 막아버리면 히스테리 증상이 생기는데, 이 때 증상은 정서를 억누르지 않았을 경우에 소모되는 에너지와 똑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치료는 카타르시스를 이용하는 방식인데, 억제된 에너지를 발산시켜 증상을 제거하려고 했다.


(p121) 대담하게도 그는 이렇게 단언했다. “어떤 원인이나 증상을 출발점으로 삼든, 종국적으로 우리가 만나는 것은 성적 체험이다.”


(p129) 그 핵심 개념은 억압(repression) 이다. 전문용어로 방어 기제 (defense mechanism) 라고 하는데, 이는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표상들을 의식 아래로 억누르는 심리 과정을 일컫는다.  프로이트 자신도 이 개념의 중요성을 확언한 바 있다. “억압이라는 교의는 정신분석학 이론 전체가 서 있는 주춧돌이다.”


(p130) 그는 꿈을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라고 불렀으며, 그 비밀을 밝히는 것은 ‘한 사람의 생애에 평생 한 번 허용될까 말까 한 통찰’이라고 말했다.


(p131) 신경증은 다양한 방어 기제에 의존한다. 방어 기제란 두려운 생각이나 정서적 불안을 야기할 만한 관념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심리 기제이다.


(p137) 프로이트는 모든 꿈에는 모종의 소원이나 환상이 담겨 있다고 믿게 되었다. 꿈은 억압된 소원이 위장 실현되는 과정이며, 예전의 결심이나 근심 혹은 욕망을 마음속에서 지속적으로 처리하는 수단이다.


(p139)“나에게 가장 중요한 환자는 바로 나 자신이라네.”그는 ‘공감적인 청자’의 역할을 자기 내부에서 스스로 창조한 정신분석가에게 맡겼던 것이다. 

 

(p153) 그는 하나의 이론 체계를 구축했고 거기에 정신분석학이라는 명칭을 붙여놓은 상태였다. 그는 이 집단의 의심할 바 없는 지도자였다. 자신의 집안뿐만 아니라 한 학파의 권위자가 된 것이다. / 프로이트는 치유를 갈망하는 병들고 불행한 사람들에게 치유법을 알려준 것이다.


(p155) 고요한 확신이 내 마음에 들어차기 위해선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의 목소리가 내게 응답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네. 그 목소리의 주인이 바로 자네라네. [융]에 대하여...


(p159) 창조성이 매우 뛰어난 인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우리의 첫 번째 사례이다.


(p165) 처음엔 세상에 매료되었고, 다음엔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처지가 되어 비밀스런 탐구 작업을 계속했으며, 결국 다시 세상에 돌아와 다양한 집단의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던 프로이트는 창조성의 이원적 성격을 새삼 환기시킨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영원한 아이


(p170) 아이의 마음과 창조적인 어른의 마음 사이에 깊은 유사성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p174) 그는 기하학의 아름다움과 질서를 사랑했으며, 체계적인 증명 방법이나 도형과 추론간의 긴밀한 연결에 매료되었다.


(p175) 그 학교는 나한테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겼다. 자유로운 정신이 가득했고, 소박하면서도 진지한 교사들도 권위적인 모습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p191) 아인슈타인은 성공을 위해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팔았으며,‘나’와‘우리’의 세계에서 ‘그것(사물)’의 세계로 날아갔다고 말한 적이 있다.


(p193) 아인슈타인은 고독한 처지를 일부러 구하진 않았으나, 프로이트와 달리 고독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그의 결혼 생활이 두 번 모두 실패로 끝났고 두 아들과의 관계 역시 순탄치 않았던 이유는, 이처럼 다른 사람에 대한 갈망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나는 시골에서 고독하게 살았으며, 단조롭고 조용한 삶이야말로 창조적인 정신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회고한다. 현대의 여러 조직 중에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노력을 하지 않고도 그처럼 고독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직업이 있다. 등대나 등대선에서 근무하는 것이 그런 직업이 아닌가 싶다.


(p198) 권위에 반발하는 기질을 타고 난 아인슈타인은 특히 젋은 시절에는 윗사람들에게 도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나는 나무 판자를 들고서는 제일 얇은 부분만 찾고 구멍 뚫기가 쉬운 곳에만 송곳을 들이대는 과학자들을 참기가 힘들다.”


(p218) 아인슈타인은 프로이트처럼 자기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를 다그치는 성격이아니었다.


(p220) 아인슈타인의 평판은 그의 개인적인 성품에서도 연유했던 것 같다. 털털한 옷차림, 헝클어진 머리, 텁수룩한 콧수염, 격의 없는 태도, 보헤미안 기질 등 남의 이목을 쉽게 끄는 겉모습을 하고 다녔던 그를 보면, 누구나 금방 알아볼 수 있었고 쉽게 호감을 느끼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p221) 인류의 지성사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


(p232) 나이가 들면 연구 시간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이제 세계적인 명사로 인정받기에 참으로 혁명적인 업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찬란한 고립’의 시기를 더 이상 가질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p233) 참신한 생각은 젊음의 특권이요, 일단 지나가면 다시는 찾을 수 없는 재능이다. / 젊음과 원숙함의 결합은 창조적인 과학 천재의 고유한 특징일 것이다.


(p237) 우리들 각자는 무궁무진한 자연이 그저 놀이 삼아 우리 내부에 심어 놓은 비합리성과 비일관성, 우스꽝스러움, 광기 등을 품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를 간과해 왔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정신이 호된 시련을 겪을 때면 언제든 이런 요소가 불거진다.


(p240) 굳이 말하자면 나는 협동작업에는 익숙치않고 혼자서 일하는 스타일이다....나는 관습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과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그와 같은 변덕스러운 토대에 내 정신을 의존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p246) 프로이트는 다소 선동가다운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를 아직도 가야할 곳이 남은 군사 작전의 지도자로 여긴 탓이었다. (간주곡)


파블로 피카소 : 신동과 천재


(p254) 그림은 언제나 그가 말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p258) 예술가의 초기 작품에서 이러한 실험적 시도는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특정분야에서 다소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존의 관습적인 실행방법을 그대로 터득하는 젊은이가 낯선 방법을 실험하면서 그 분야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젋은이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가령 음악 분야의 경우, 음악적 규범에 실험적인 변형을 가하면서 연주하기로 정해진 작품을 ‘분해하는’젊은이에 비해, 배운 대로 연주하고 일탈적인 주제나 리듬을 수용할 생각이라곤 전혀 해 본 적이 없는 젊은이가 훨씬 많은 것이다.


(p262) "음악과 달리, 회화 분야의 신동은 없습니다. 어린 천재란 그저 유년기의 천재일 뿐이지요. 나이가 좀 더 들면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집니다."


(p264) 피카소는 재능과 기지, 매력적인 성품 덕분에 주로 ‘엘스 쿠아트레 가츠(Els Quatre Gats. 고양이 네 마리)’라는 선술집에 모이던 테르틀리아 라는 모임의 주도적인 인물이 되었다.

 

(p268) 다작과 풍작은 폭력과 활력이 다른 것처럼 서로 다르다.


(p277) 그는 상징과 지능의 광맥을 채굴하여, 풍부한 의미망을 만들어냈고 궁극적으로 유례없이 독특한 예술적 업적을 응축해냈던 것이다. / 모두가 알고 있는 친숙한 생각이라고 해서 참이 아닌 것은 아니다.


(p279)“별로 걱정할 필요 없어. 결국은 스타인이 저 그림을 닮게 될 테니까.”


(p284) 우리는 피카소의 작품에서 그의 정신의 변천사와 운명의 굴곡을 엿볼 수 있으며, 어느날 혹은 어떤 시기에 그가 느낀 성취감과 곤혹스러움, 기쁨과 환희, 고통 등을 알게 된다. 피카소는 이 점을 간결하게 말했다. “내 작품은 일기와 같다.”


(p287)“그림은 자유다. 도약하면 밧줄을 놓쳐 추락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이 부러지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고 무슨 좋은 점이 있겠는가? 도약하지 않는 것 뿐이다. 우리는 사람들을 일깨워야 한다. 그들이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미지를 창조해야 한다.”


(p287) 훗날 브라크는 “누가 휘발유를 마시고 불을 뿜어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p300) 피카소는 여러 차례 이런 가벼운 여행을 통해 지친 심신을 달래고 낙천성과 삶에 대한 애정을 되찾았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도시 환경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일이었다.


(p302) 아무리 친밀하고 좋은 관계를 맺은 사이라도, 서로 떨어져서 자기만의 시간과 장소를 확보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낡은 주제를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는 법이다. 이 점은 특히 미지의 영역을 탐사하는 창조적인 인물들한테 꼭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 고독의 시간은 친밀한 어울림의 시간만큼이나 중요했던 것이다.


(p307) 내가 나 자신을 반복해서 흉내낼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 과거는 더 이상 내게 흥밋거리가 되지 못한다. 나 자신을 베낄 바에야 차라리 다른 사람을 모방하겠다. 그러면 적어도 새로운 면을 추가할 수는 있을 테니 말이다. 아무튼 난 새로운 걸 발견하기를 좋아한다. 


(p322) 예술가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는가? 백치이다. 정치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심장을 뒤흔드는 정열적이거나 행복한 사건에 민감한 사람이다...그림은 집 따위를 꾸미는 수단이 아니다. 그림은 적을 공격하고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전쟁의 수단이다.


(p324) 피카소의 삶은 끊임없이 새로운 가정과 연인, 아이들 그리고 여름 휴양지를 찾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꾸준하게 새로운 양식과 대표작을 추구하는 과정이었다. / 평생에 걸쳐 성장과 발전이 가능한 분야에서 활동했기에 피카소는 새롭고 신선한 경험과 예술적 자극을 얻을 수 있었고,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p331) 그는 여러모로 어린애 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를테면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성숙한 어른’의 세계를 경멸했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 음악가이자 정치가


(p337) 극소수의 예술가만이 별다른 외부적 자극 없이도 장의 인정을 받을 만큼 운이 좋으며, 소수의 예술가만이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동료를 만나는 축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p342) 무엇을 배우든 신참자가 걸어야 할 길은 하나밖에 없다. 처음에는 학습 과정을 무조건 수용해야 하지만, 이것은 자기만의 표현방법을 자유롭고 힘차게 추가할 수 있는 수단으로만 삼아야 한다.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나의 제자이긴 해도, 결국 누구의 추종자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엔 음악 재능이 너무나 탁월하고 독창적인 까닭이다.


(p355) 위대한 창조자들은 걸작이든 태작이든 작품 자체를 다량으로 창조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증거 자료를 모아놓았다. 

 

(p366)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약동하는 봄의 기운, 다시 태어나는 자연의 거침 없는 기세였다”고 말했다.


(p374) 탁월한 창조자들은 언제나 완벽주의자이다. 처음의 구상을 세목 그대로 애써 실현하고자 하며, 수정이 꼭 필요함을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경도 가하지 않으려고 한다.


(p384) 낡은 배를 수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진정한 임무다. 예술가는 이미 정해진 것을 그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완벽주의자답게 그는 가능한 한 많은 부문에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원했다.


(p387) 스트라빈스키의 삶은 대중적인 이목과 논란의 중심에 선 저명한 음악가로서의 삶과 지성적이면서 부지런히 일하는 장인의 삶이 균형을 이루었다.


(p388) 손가락을 얕봐서는 안된다. 악기와 늘 접촉하는 영감의 원천이 바로 손가락이다.


(p399) 우리가 다루는 다른 창조자들도 대개 그렇듯이, 스트라빈스키 역시 전 세계의 인정을 받는 대신 평온하고 애정어린 가족 관계를 잃어야 했던 것이다.


T.S 엘리엇 : 경계선에 위치한 거장


(p404) “커다란 강 근처에서 유년기를 보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교감할 수 없는 뭔가를 품고 살아간다. ” 고 썼다.


(p410) 엘리엇은 다른 세상과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매력을 느꼈다. 훨씬 오랜 역사와 더 위대한 문화유산을 가진 나라. 종교와 영혼의 문제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아이러니의 깊은 의미를 아는 땅인 프랑스와 영국에는 매력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p421) 둘은 상대가 자신의 두려움과 단점을 어루만지고, 서로 다른 성격과 소망이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p424) “중요한 작가가 되는 데는 오직 두 방법이 있습니다. 아주 많은 작품을 써서 온갖 지면에서 제 작품을 볼 수 있게 하거나, 아니면 아주 조금만 쓰는 거지요../ 생계를 유지하려면 예술하고는 하등 상관 없는 직업을 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겠지요.”


(p432) 황무지,“모든 세대를 고양시키는 동시에 유린한”작품...타임스 문예 부록의 논평을 보자..“폭과 깊이와 아름다운 표현을 갖춘 작품이다. 위대한 시로 평가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p437) 위대한 시인은 모두 요절했다. 소설은 중년의 예술이고, 에세이는 노년의 예술이다.


(p438) 엘리엇은 개인적인 불행을 끊임없이 일에 몰두하는 방법으로 극복했다. 일에 대한 이러한 열정은 야심과 욕망에서 나온 면도 있었지만, 손에 덜컥 쥐어지는 자유 시간에 대한 두려움과 더 이상 시를 쓰지 못한다는 공포에서 나온 면도 있었다.


(p443) 그는 미숙한 시인은 선배의 작품을 그저 모방만 할 뿐이지만 성숙한 시인은 그 핵심을 훔쳐내서 더욱 개성적이고 훌륭한 작품으로 빚어낸다고 지적했다.


(p444) 시를 읽는 것은 음악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논리가 개입되면 방해가 될 수 있는 정서적인 체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시를 가장 좋은 시라고 생각했다. 즉, 무의식의 리듬에 기반해서 창조되고, 그 리듬에 부합하는 시를 가장 좋은 시라고 생각한 것이다. 

 

(p446) 재능 있는 젊은이들은 마치 희귀종 생물처럼 자신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동료들을 금방 찾아낸다는 점이었다.


(p450) 헌신적인 비서였던 발레리 플레처와 결혼했다. 엘리엇은 이것이 자기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고, 만년에 얻은 행복이 이 두 번째 부인 덕분이라는 점을 모두에게 분명히 밝혔다.


(p455) 은행에서 근무하는 지식인, 반동적인 사상을 지닌 예술가, 방탕가들 사이에 끼어 있는 금욕주의자, 무신론자 가운데 있는 신자, 철학자 집단의 시인이자 시인 그룹의 철학자, 극적 시인이면서 시적인 운문을 쓴 극작가였다. 분명히 엘리엇은 경계인이 되고자 하는 충동을 강하게 느꼈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자 스스로 경계인의 위치로 나아간 것이었다.


(p457) 비비언과 헤어지고 시인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발레리와 결혼했을 때 엘리엇은 마음의 평화와 만족감을 얻었다. 이와 동시에 문학적 생산 능력은 현저하게 퇴조했다.


마사 그레이엄 : 무용계에 혁명을 몰고 온 여자

  

(p471) 그레이엄은 다양한 여신의 모습으로 나타나 홀로 춤추며 무대를 휘어잡은 매혹적인 여인의 모습에 넋이 나갔다.


(p475) 나는 이 그림처럼 춤을 추겠다.


(p484) 그녀는 무용가로는 용서받지 못한 일을 하는 셈이다..관객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p488)“젋은 예술가한테는 담쟁이처럼 타고 넘어갈 벽이 필요한 법이오. 나를 그 벽으로 생각하시오.”


(p499) 자기만의 표현을 통해 솔직하고 모든 것을 일소하는 자유,맞바람을 뚫고 나아가는 자유의 정신을 창조했다.


(p509) 그녀에게 있어 공연이란 삶 자체였고, 자신의 페르소나를 완전히 실현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형식의 삶이 요구하는 긴장은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p521)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자연스러움과 간결함을 갖추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니진스키는 단 한번의 탁월한 도약을 위해 수천 번이나 도약연습을 했다.”


“예술가와 비예술가의 차이점은 감정을 느끼는 능력에 있지 않다. 비밀은 우리 모두가 느끼는 감정을 객관화하고 명백하게 드러낼 수 있는 능력에 있다.”(W.H 오든 역시 야심만만한 젊은 시인에게 비슷한 충고를 한 바 있다.“시는 강렬한 감정이 아니라 언어로 만드는 것이다.”)


(p522) “나는 이해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나를 느끼기를 원한다.”


(p530) “무용가의 도구는 탄생과 죽음의 운명에 매여 있는 그의 육체이다. 그가 사멸하면 그의 예술도 사멸한다.”


마하트마 간디 : 신념을 실천한 정치 지도자


(p545) 악기연주, 체스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거나 기계를 만지고 공간을 지각하는 데 특별한 소질을 보이는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람들 간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는 여러모로 역량이나 능력이 부족하고 감정적인 여유도 없고 또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나 세상경험, 동기부여에 대한 지식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사회와 정치, 종교, 윤리 분야에서 조숙한 모습을 보이기가 쉽지 않다.


(p549) 해외에 거주하는 동안 간디는 엄청난 독서와 풍부한 산 체험을 자기 것으로 소화했다. 영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그는 인도라는 나라의 작은 지역과 세상의 수많은 종교 가운데 일부 종교에만 익숙해 있던 처지였다. 하지만 영국을 떠날 때 그는 폭넓은 독서 체험을 하고, 아주 다양한 견해에 접하고, 세계 각지에서 온 온갖 부류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간디는 앞으로 그가 만나게 될 온갖 군상의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을 배웠고, 앞으로 그가 협상하게 될 영국 및 영국에서 교육받은 지도자들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p550) 여기서 우리는 간디 성격의 중요한 일면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기회가 문을 두드리면 아무리 먼 곳으로 떠나야 하고 또 자신과 가족에 어떤 대가를 치르게 해도 그 기회를 붙잡는다는 것이다. 


(p554) 처음에는 모든 일이 서툴렀다. 배워야 할 모델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고 발견해 가면서 능력을 향상시켰다. 이 과정에서 간디는 필요할 때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는 훌륭한 능력을 찾아냈다. 간디는 언제나 사랑받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목표를 추구하는 끈질기고도 침착한 태도는 널리 존경받았다.  


(p563) “나는 영국 법을 어겨야 했다. 내가 복종하는 것은 그보다 더 높은 법, 내 양심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의 영국에 대한 첫 번째 시민 불복종 운동이었다.”

(p566) 단식 결심은 아무런 예고 없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간디는 ‘말이 입으로 왔다’고 말했다. 간디는 이 새로운 무기의 극적인 성격과 잠재력 그리고 그 단순함을 새삼 깨달았다.


(p570)‘높은 이상을 품고 고결하고 성자다운 삶을 사는’그에게 경의를 표했다.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이 재판과 판결에 영향을 미치게 할 수는 없다는 점을 암시했다.


(p574) 간디의 비폭력 저항은“인도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p576) 내가 이루고 싶은 것, 지난 30년 동안이나 내가 애타게 갈망했던 것은 자기 실현, 신과 대면하는 것, 다시 말해 모크샤(Moksha) (대체로 ‘신과의 하나됨’을 뜻함)를 이루는 것이었다.


(p578) 1. 마음속에 분노를 품지 말고 상대의 분노를 그대로 감지할 것. 상대의 공격을 앙갚음하지 말 것.  2. 체포에 저항하지 말고, 타인의 재산을 보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재산의 압류에도 저항하지 말 것.


(p580) 6m 높이의 밧줄 위에서 몸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줄타기 곡예사는 밧줄에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아주 작은 실수가...그에겐 죽음을 의미한다..사티아그라하의 실천자는 이보다 더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p590) 인간의 문제를 다루는 데 특장이 있는 사람이 이처럼 인간 관계가 불안한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간디는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들과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이상할 정도로 어려워했다. 처음부터 간디는 무조건 가족을 사랑하거나 연민하는 대신 공적인 목표와 사상적인 원칙에 입각해서 가족을 대했다.


(p600) 자유는 여러분의 생득권이듯 우리의 생득권입니다.


(p606) 만년의 간디가 나체의 젋은 여자를 곁에 두고 잠을 자겠다고 고집을 피웠다는 비난이 그것이다. / 이러한 밤의 행태가 노인의 회춘 방법이거나 아니면 자기 자신을 시험하는 수단이었다고 해도, 간디가 매우 보기 흉한 일을 했음에는 틀림이 없다.


(p610) 간주곡 3 / 나의 전문 분야는 행동이다. -마하트마 간디 -


제3부 창조성의 조건


(p624) 전형적인 창조자(EC)는 혁신적인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흐름(몰입의 경험)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기꺼이 특별한 계약, 즉 파우스트적 계약을 맺으려 한다.   


(p629) 창조성의 현저한 특징은 아이다운 천진성과 어른의 원숙함의 결합에 있다.


(p637) 어느 분야를 기본적으로 통달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대략 10년 정도이다. 


(p663) 파우스트 전설이란 창조적인 인물은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점에서 특별나지만 그런 재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대가를 치르거나 모종의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통념의 가장 유명한 판본일 뿐이다. / 보통 그들은 창조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일환으로서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희생했다.


(p664) 피카소는 그림을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희생시킬 수 있는 자격증을 얻은 것으로 생각했다. 엘리엇은 오랫동안 거의 독신 생활이나 다름없는 불행한 결혼 생활을 견뎌냈다. 마치 시인의 삶을 계속 살아가기 위해 지불해야 할 대가인 것처럼 여긴 듯 했다.


(p665) 자신이 대단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무엇인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질 수 있다.


에필로그


(p684) 예술 영역은 유년기와 관련된 부분이 많다. 현대의 예술 거장들은 모두 어린 나이에 이미 해당 예술 장르에 매료되었다. 간디의 정치적 혁신에도 아이다운 특성이 존재한다. 복잡한 수사나 고등 무기 따위는 제쳐 두고, 어떤 사안을 그 사안의 해결에 관심을 두고 있는 모든 사람이 명백하게 알 수 있도록 해당 상황을 꾸밈없이 보여주려고 했다. 정직하고 솔직한 태도로 적과 정면으로 맞서고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자세는, 아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지지할 수 있는 태도일 터다.


(p685) 브들레르가 말한 대로 천재란 유년기를 다시 찾을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내 요점은 유년기의 놀라운 힘을 찬양하는 것이고, 어떤 인물들은 그런 능력을 오랫동안 보유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옮긴이의 글


(p692) 지능이 다원적이라면 창조성 역시 다원적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p693) 가드너는 창조성이란 바로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힘”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p694) 창조성은 단지 한 개인의 탁월한 재능만으로 실현되거나 발휘될 수는 없고, “오직 재능이 갖춰진 아이와 그 분야에 우호적인 문화, 그리고 풍부한 사회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p695) 한 사회의 총체적인 문화 역량이 축적되어 있을 때나 뛰어난 개인이 출현할 수 있는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창조성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시대를 대표하는 창조적인 인물을 선택하여, 창조자의 배출을 가능하게 한 현대사회의 특성까지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창조성의 본질을 찾아들어가는 특징이 학술적이다.


행복을 연구해 온 하버드 대학의‘탈벤 샤 하르’교수는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은 그다지 좋은 질문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한 질문은  ‘예’와 ‘아니오’ 중의 어느 하나를 택하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이분법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샤 하르 교수는 그 질문 대신 ‘어떻게 하면 보다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방법적(실천적) 질문을 떠올리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가드너 또한  탈벤 샤 하르’와 동일한 생각에서 출발한다. 창조성의 본질을 탐구하면서 ‘창조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창조성이란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답이 바로 이책 [열정과 기질]이다. 그리고 그는 [개인 individual - 일 The work - 타인 Other person] 이라는 창조성 소재 모형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개인은 누구나 내부에 대가 master 가 될 만한 소질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창조성이 발휘되는 성인으로 성장하려면 그러한 소질을 심화하고 강화시킬 수 있는 적절한 일의 체험기회 (교육, 훈련 등) 를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고, 이러한 체험의 과정에서 타인(가족,친구,경쟁자,후원자 등) 으로부터 격려와 지원을 받는 의미 있는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고 말한다.


책의 제목을 왜 [열정과 기질]로 했는지 모르겠다. (제목이 그의 학술적인 문체를 닯았다) ‘창의력의 비밀’이나,‘창조적인 대가의 탄생’같은 제목이었으면 더 많은 이들이 책을 찾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고객은 누구인가? 비전문가도 그의 연구방법의 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고자 했다는 것을 보면, 역설적으로 자신과 같은 창조성 연구 전문가나 학자들을 1차적인 고객으로 염두에 둔 것은 아닐까? 학술서와 대중서의 중간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균형을 잘 잡았으나 그래서 아쉽기도 했다. 매우 훌륭하고 유익한 정보를 가진 책인데, 학자들을 겨냥한 듯, 창조성 연구모형에 대한 설명들이 길었고, 대중서라 하기엔 좀 지루했다.


앞서 읽었던 윌 듀런트의 아름답고 격조높은 문장에 경도된 탓일까? 좀 더 부드러웠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유명해진‘창조성의 10년법칙’과 대가들의‘파우스트적 거래’라는 표현이 인상깊었다. 현대의 창조적 거장들 7명의 삶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는 것만으로도 작은 책을 읽은 기분이었고, 다중지능 이론의 프리즘으로 바라보고 통합하여 정리한 내용 또한 흥미로웠다.


IP *.30.2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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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5.24 14:31:10 *.236.3.241
유능한 인재가 키워져 개인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려면 형이 얘기한 것처럼 리더십이  개인과 사회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리더십이 개인이 생각하는 관계의 범위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때 창조성의
계발을 위해서는 나와 사회의 연결고리를 제대로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제대로 훈련을 받고 있는 거 맞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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