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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1일 11시 45분 등록

<니진스키의 영혼의 절규 The Diary of Vaslav Nijinsky>-바슬라프 니진스키 지음, 이덕희 옮김

 

* 저자에 대하여 *

“나는 니진스키의 춤을 직접 보지 못한 모든 사람들에 대해 심중 깊이에서부터 연민을 느낀다. 어떤 말도 그가 창출해낸 영원한 인상을 묘사할 수는 없다. 그를 알지 못한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나는 불쌍히 여긴다.” - 피터 리본 공

“10년은 자라고, 10년은 배우고, 10년은 춤추고, 그리고 나머지 30년은 암묵 속에 가리워진 60평생 그에 대한 기억이 인류의 마음 속에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 남을 것인가는 다만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 리처드 벅클

“니진스키는 62세에 죽었다. 만약에 그가 알레산더 대왕이나 레이몽 라디게, 제임스 딘 또는 체 게바라처럼 영광의 절정에서 죽었다면 그 역시 결코 늙음을 알지 못한 이들 신비의 사람들, 즉 영원한 청춘의 대열에 끼게 되었으리라. 그러는 대신 그는 보다 완전하게 매혹적인 무엇, 즉 진정한 인간이 되었던 것이다.” - 카스티요 박사

“바슬라프를 회복시킬 수 있으리란 기적을 고대하면서 견디는 동안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이 몇몇 친구들이 니진스키의 예술과 삶에 그리고 우리들에게 베풀어 준 충성은 나로 하여금 진리의 구도자인 바슬라프가 처음으로 정신병원으로 이끌려 가면서 내게 했던 말이 옳았었다는 신념을 갖게 했다. 즉 그는, 하늘을 가리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던 것이다. ‘여보, 용기를 내요, 절망하지 말고, 저기에 하나님이 계시잖아’.” - 로몰라 니진스키

 

니진스키는 놀라운 도약력과 섬세한 해석력으로 관객을 매료시킨 전설의 무용가이자 안무가이다. 니진스키는 아버지 토마스 라우렌티예비치 니진스키와 어머니 엘레오노라 베레다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부모 모두 이름난 무용가였으며, 특히 아버지는 무용의 대가로서 뛰어난 도약기교로 유명했다. 그의 부모는 자신들의 무용단을 가지고 있었고 러시아 제국 전역에 순회공연을 다니기도 했다. 그는 어린시절 대부분을 카프카스 지방에서 보냈으며, 어릴 적에는 형 스타니슬라프, 누이 브로니슬라바와 함께 춤을 추었다. 니진스키가 춤에 대단한 소질을 가진 것을 직감한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1898년 8월말 9세의 니진스키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황실무용학교에 입학했고 당대 최고 교사들이 모여 있던 이 학교에서 교사들은 곧 그의 비범한 재능을 알아보았다. 16세가 되자, 교사들은 니진스키에게 졸업해서 마린스키 극장에 입단하도록 권유했다. 정규교육 연한을 다 마치고자 했던 니진스키는 그 권유를 거절했지만 그때 이미 그는 '지구상의 8번째 불가사의', '북방의 베스트리스'(18세기 프랑스의 유명한 발레 무용수 오귀스트 베스트리스에 비유한 것임)로 널리 알려졌다. 재학중에도 처음에는 군무의 일원으로, 나중에는 작은 역할을 맡아 마린스키 극장에 출연했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동궁(冬宮)의 예르미타슈 극장과 차르스코예셀로의 중국극장에서 황제 앞에서 춤을 추었다.

1907년 봄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한 뒤 같은 해 7월 14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마린스키 극장에 독무자로 입단했다. 그가 처음 출연한 작품은 러시아 발레리나 줄리아 세도바와 함께 공연한 〈샘 La Source〉이었고 관객들과 비평가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크셰신스카· 파블로바· 카르사비나는 모두 마린스키 극장에서 니진스키의 상대역으로 나왔던 유명한 발레리나들이다. 그는 수석 남성 무용수로서 〈이바노치카 Ivanotschka〉·〈지젤〉·〈백조의 호수〉·〈잠자는 숲속의 미녀〉·〈쇼피니아나 Chopiniana〉를 비롯한 많은 작품들에서 주역을 맡았다. 1907~11년 그는 마린스키 극장과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의 객원 무용수로서 모든 작품의 주역을 맡았다. 그의 성공은 실로 괄목할 만한 것이었다.

이전에 러시아의 여러 황실극장의 행정을 보조했던 세르게이 디아길레프는 1909년 블라디미르 대공으로부터 마린스키 극장과 볼쇼이 극장의 단원들로 발레단을 새로 조직해 보도록 의뢰받았다. 디아길레프는 이 발레단을 파리로 옮기기로 작정하고 니진스키에게 수석 무용수로 참여하도록 요청했다. 그들은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1909년 5월 17일 첫 공연을 가졌고, 파리 사람들은 니진스키에게 매혹되었다. 그의 신체가 창조해내는 표현력과 아름다움, 솜털처럼 가벼운 경쾌함과 강철 같은 강인함, 엄청난 도약력과 공중에 떠올라 머물러 있는 듯 보이는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한 재능, 비범한 묘기와 극적 연기력 등으로 니진스키는 발레의 천재로 평가받았다. 1907~12년에 그는 발레 뤼스(Ballets Russes)의 안무자 미셸 포킨과 함께 일했다. 성격묘사의 재능이 뛰어났던 그는 포킨이 만든 〈사육제 Le Carnaval〉·〈레 실피드 Les Sylphides〉·〈장미의 정 Le Spectre de la rose〉·〈셰헤라자데 Schéhérazade〉·〈페트루슈카 Petrushka〉·〈푸른 신 Le Dieu bleu〉·〈다프니스와 클로에 Daphnis et Chloé〉〈나르시스 Narcisse〉 같은 작품에서 가장 훌륭한 역을 창조해냈다. 그뒤 그가 출연한 발레로는 〈메피스토 왈츠 Mephisto Valse〉·〈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음악 변주곡 Variations on the Music of J.S. Bach〉·〈밤나방들 Les Papillons de nuit〉·〈음유시인 The Minstrel〉이 있다. 1917년까지 니진스키는 유럽 전역과 미국, 남아메리카에서 공연했으며 사람들은 그를 '춤의 신'이라고 불렀다. 1912년부터 그는 안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디아길레프의 발레 뤼스를 위해 〈목신의 오후 L'Aprés-midi d'un faune〉·〈유희 Jeux〉· 〈봄의 제전 Le Sacre du printemps〉을 창작했다. 〈틸 예울렌스피에겔 Till Eulenspiegel〉은 디아길레프의 지휘를 받지 않고 미국에서 만든 작품이다. 그의 안무작품은 일반적으로 대담할 정도로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13년 9월 10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풀스키 루보치 첼팔바 백작부인인 로몰라와 결혼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러시아인이라 해서 헝가리에 억류된 적이 있었고, 정신분열증으로 판명된 뇌질환으로 1919년 29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1919~50년 스위스·프랑스·영국에서 살았고, 1950년 런던에서 죽어 파리 몽마르트르 묘지의 오귀스트 베스트리스 옆에 안장되었다.

 

니진스키 사후 주변인물들의 행적은 다음과 같다. 37년간은 니진스키의 아내로서, 30년간은 남편의 부양자요 간호원이며 제2의 어머니로서, 그리고 나머지 17년간은 ‘무용의 神’으로서의 남편의 존재가 역사에서 차지할 올바른 위치를 구축하는 동시 남편의 ‘신화’를 전파하는 데 일생을 바치고 1978년 5월에 생을 마감한 로몰라 여사의 80평생도 여성으로서 위대한 삶이었음엔 틀림없다. 니진스키의 누이 브로니슬라바 여사는 그보다 먼저 1972년 타계했다. 나진스키의 두 딸은 아직도 살아 있으며 큰 딸 키라는 무용가요 화가며 음악가며 시인이자 신비가로서 니진스키가 일기에서 “나는 춤추고 싶고, 그림을 그리고, 피아노를 치고, 시를 쓰고 싶다.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그것이야말로 내 삶의 목적이다”라고 고백한 그의 내적 갈망의 현실적 體化라 할 수 있는 여성이지만, 그녀도 늙어 뉴욕에서 흡사 수도자와 같은 은거 생활을 하다가 1998년 9월에 생을 마감했다. 둘째 딸 타마라는 인형극 연출가로 성공해서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다.

 

<참고서적>

「천재는 어디로 무용의 神 니진스키」로몰라 니진스키 지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

 

<역자서문 >

p.5 니진스키가 정신의 붕괴를 예감하면서 ‘자기 분석서’라 할 <일기>를 쓴 것도 스물아홉 살 때였다.

p.6 그 대상이 무엇이었건 우리의 삶에 새로운 빛을 던져주거나 우리의 내면에 일대 지진을 일으켜놓는다면 그것은 운명적인 만남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p.8 그의 <일기>는 정신의학도를 위한 텍스트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온갖 환상과 기억들과 자유 연상의 숨막히는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는 까닭에 불합리한 문장도 그 자체로서 의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역자해설>

p.13 마치 천 길 벼랑에서 무시무시한 암흑의 심연 속으로 추락하기 직전의 불안과 공포를 감지케 하는 소리없는 영혼의 절규와도 같은 것이다.

흔히 천재와 광기는 자주 사이좋은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특히나 과도한 상상력과 극단적인 감각 과민이 특징인 예술적 천재들은 광증의 희생자가 된 경우가 결코 드물지 않다.

p.14 이들 중 아무도 니진스키가 남긴 일기 같은 걸 기록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세계 예술사상 니진스키의 일기는 아마도 이 같은 유형의 유일무이한 기록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p.15 1919년 1월 19일부터 3월4일에 걸쳐 6주 반 동안 그가 사로잡혔던 ‘내면의 목소리’를 충실하게 기록한 것이 바로 이 <일기>인 것이다.

p.22 <일기>에서 니진스키는 “의사들은 내 병을 모른다. 내 정신은 건강한데 내 영혼이 앓고 있다. 내 병은 너무나 위중해서 곧 치유될 수는 없다.”

p.23 진실로 그는 마치 새가 노래하듯이 춤을 추었다.

p.23 그는 춤으로 자기 존재를 표현했다.

p.27 그는 자기가 원하는 만큼 움직이지 않고 공중에 머물러 있었으며 자기가 내려오고 싶을 때 땅으로 돌아왔다. 적어도 관객들은 그렇게 느꼈다. 도약하건 떨어져내리건 그는 전혀 힘들이지 않고 공중을 넘나들었으며, 그럴 때의 그 가벼움과 아름다움은 도저히 언어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이었다.

p.27 “그가 솟구쳐올랐을 때 그는 자신이 공중에 떠다니고 있다고 믿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 같은 믿음 자체가 관객에게 전달됐을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집단 최면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p.28 그는 자신의 육체를 자신의 관념을 전달하는 완벽한 도구로 만든 결과 어떤 역을 춤추든 완전히 자기가 맡은 배역의 인물이 돼버리는 비상한 능력의 소유자임을 그의 춤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p.32 어떤 위대한 천재도 과거와 동떨어져 고립된 존재로 출현할 수는 없다. 어떤 독창적인 창조자도 그가 종사하는 영역에 누적돼온 유산의 영향에서 완전히 면제될 수는 없는 법이다.

p.34 무대 위에서 니진스키는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자신을 주조한다.

p.34 모든 위대한 공연예술가들처럼 그는 대중에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재주조한다.

p.42 니진스키의 제스처는 이미 친숙해진 이디엄의 확장이 아니라 그 자체의 고유한 색채와 규모로 된 방향을 지닌 제스처의 새로운 사용이었다.

p.50 일찍부터 니진스키는 자신이 아직 절정기에 있을 때, 즉 서른다섯 살까지만 춤을 추고 이후엔 ‘캐릭터배역’에만 출연하면서 안무에 전념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이념을 교수할 학교를 창설해서 이 학교에다 작곡가와 발레 교사 및 예술가들이 국적에 상관없이 그들의 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일종의 예술적 실험소를 부설하려는 소망을 품고 있었다.

p.55 이렇게 해서 니진스키와 더불어 하는 로몰라의 30년에 걸친 제 2의 인생 역전이 시작되었으니, 참으로 그것은 희망과 절망, 투쟁과 궁핍으로 점철된 영웅적인 도정이라 할 만했다.

p.56 “나는 어린아이였을 때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리고 내 영혼 깊은 곳에서 울고 있었다.”라고 일기에서 고백하고 있듯이, 일찍부터 본능적으로 인생의 비참과 불행을 이해하고 있던 그의 영혼은 한평생 소리없이 울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p.61 오직 춤추고 있을 때만 자유를 느꼈다.

p.61 사람들로부터 소외되어 이해받지 못한 채 슬픔에 잠겨 정신의 파국을 향해 서서히 침몰해간 니진스키의 비극은 이때 이미 그 뿌리를 내리지 않았나 싶다. 학생시절뿐 아니라 마린스키에서도 그는 본질적으로 ‘외톨이’였다. 그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와 공감을 나누며,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상대는 오직 누이 브로니슬라바뿐이었다.

p.66 그의 가장 사랑스러운 면모는 아주 어린애 같은, 허식 따위는 티끌만큼도 없는 자연스러움이었다.

p.69 니진스키의 누이 브로니슬라바는 오빠가 비통하게 울면서 자기에게 이 스승의 죽음을 전하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필경 세르게이의 자살은 니진스키의 의식 속에 무서운 충격으로 고착되어 훗날 그가 정서적 혼란을 겪게 됐을 때 심대한 영향을 미쳤음에 틀림없다.

p.71-72 사실 류보프와의 관계는 니진스키에겐 최상류층 사회에 진입해서 자신의 가족과는 전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이를 통해 그가 남자로서 성숙해질 수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는 훨씬 덜 수줍음을 탔고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며 외양도 놀랄 만큼 세련되었다. 사람들은 그의 변화된 태도에 모두들 놀랐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는 그의 춤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는데, 다시 말해 그는 자신에게 할당된 배역을 단순히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코스튬이나 움직임 등에서 오리지널과는 다르게 자기식으로 변화를 가했던 것이다.

p.75-76 오히려 그가 이끌린 것은 그들의 육체가 아니라 그들의 정신, 그들의 재능이었다. 아무리 완벽한 육체를 지녔다 해도 그가 평범한 보통의 남자라면 결코 디아길레프의 관심을 끌 수 없었다. 사실 그의 사랑을 받았던 대상들은 거의가 위대한 예술가의 혼을 지닌 창조적 천재라 할 만했다.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그래서 그 자신의 이념에 따라 형성하고 지도해줄 수 있는 그러한 마음에 이끌렸던 것이며, 아직 꽃봉오리인 이들 미성숙의 인격체를 화려하게 만개시키는 데서 그의 사랑은 절정에 달했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마도 니진스키와의 만남에서 그는 자신의 이상을 최고의 형태로 실현시킬 수 있는 최상의 재료를 발견했다고 느꼈을 것이고 사실이 그러했다.

p.76 디아길레프와의 만남은 니진스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드넓은 새 삶의 지평선이 확 트였던 것이다. 열아홉 살의 니진스키에게 서른다섯 살의 디아길레프는 예술과 삶의 선도자였다. 디아길레프는 그의 스승이요 친구며 연인이었다.

p.76 어떤 관계에서도 그렇듯이 변화는 불가피했다.

p.77 다시 말해 니진스키의 독립과 자기 주장은 바로 디아길레프와의 파국이 시작되는 신호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명백히 표면화된 것은 니진스키가 그의 최초의 발레 <목신의 오후>에 의해 안무가로서의 자신을 굳건히 구축했을 때부터였다.

p.77 단원들을 포함해서 대다수 예술가들과 대중들은 너무나 시대를 앞지른 니진스키 발레의 진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p.79 천성적으로 종교적 성향이 강했던 그는 혼자가 되자 디아길레프와의 사랑이 전적으로 그릇된 것이라 성찰하게 되고, 차라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시베리아로 가 수도승이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지만, 춤을 포기한다는 것은 그에겐 사는 것을 그만둔다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이 같은 진퇴유곡 속에서 아마도 그는 ‘결혼’이라는 제 3의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다.

p.81 부친은 어린 딸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신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화가들 얘기를 해주었고 로몰라는 자기 시대의 바사리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자라났다.

p.82 <사육제>의 아를르캥으로 출연한 니진스키의 춤을 본 순간 그녀에겐 모든 것이 변했다. 흡사 마법에라도 걸린 듯 그녀는 자신에겐 전혀 새로운 어떤 목적에 대한 저항할 수 없는 부름을 강하게 느꼈으며, 이것은 거의 종교적인 경향과도 같았다. 그녀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면서 동행한 여자친구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저 남자는 내 남편이 될 거야.”

p.85 어디까지나 그녀의 관심의 중심은 니진스키였다.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의 인격과 그의 천재였던 것이다. 그녀의 광적인 집착은 만약에 니진스키의 천재가 영속돼야 한다면 자신이 그의 불멸을 전달하는 매개가 되기를, 즉 그의 아이를 갖게 되기를 바라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p.87 “내게는 바슬라프가 진정한 반려요 벗이며, 오빠이고 남편이며 연인이었다. 그는 나의 모든 기분과 온갖 사념, 온갖 욕망을 깡그리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내가 관심을 갖는 일체의 것에 관심을 보여주었다. 의식 밑바닥에서 나는 항상 자신이 비범한 천재와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을 벗어날 수 없었는데, 이젠 그가 니진스키란 사실을 잊을 수 있었다. 예술에서뿐 아니라 사랑에서도 의심 없이 그는 거장이었다.”

p.87 우리들 불완전한 인간에게 ‘완벽한 행복’은 영속하지 않는 법이다.

p.90 그것은 죽음에 대항하는 삶의 춤이었다.

p.92-93 니진스키에게 춤을 추는 것이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이었다. 또한 숨을 쉬기 위해 공기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극장은 그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였다. 극장과 춤은 태어날 때부터 그를 위한 자연스런 삶의 방식이었다. 마치 극장에선 그의 타고난 본성으로 있는 것과 같았고 거기선 모든 것이 그의 영혼에 화답하는 것처럼 느꼈던 것이다. 따라서 그가 그토록 오랫동안 극장과 단절되어 춤을 출 수 있는 자유를 박탈당하지 않았던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는 아슬아슬하게나마 정신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으리라고 본다.

오랫동안 니진스키가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을 지니고 있던 그의 누이 브로니슬라바는 오빠와의 대화 도중 화제가 ‘춤’에 이를 때면 언제나 그에게서 돌연한 의식의 불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예술’의 비전 속에 살고 있는 의식의 일부는 보존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바슬라프가 이 영역에선 완전히 제정신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니진스키에게 ‘무용’은 신앙이요 생명이요 영혼이었다. 그러나 극장이 없었으므로, 니진스키는 자기 속에 깊이 물러가 자신의 고유한 ‘무용’의 내면세계에서 살기 위해 삶의 현실로부터 문을 닫아버렸던 것이다.’

 

<영역자 서문>

p.97-98 니진스키의 어휘가 때때로 불완전하다면, 더욱 자주 그것은 단순히 특이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가 ‘감정(feeling)'이란 낱말에 붙이는 의미가 좋은 예가 되겠는데, 이것은 일기의 중심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에게 ‘감정’은 직관적 통찰력, 즉 어떤 대상-인간과 상황-을 정서적으로 흡수함으로써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같은 이해는 그의 마음속에선 영적인 체험과 동종일 수 있는 것으로, 신중한 사색에 의해 달성되는 일은 드물며, 그가 ‘생각’ 또는 ‘지성’이라 부르는 수단에 의해선 결코 달성되지 않는다. 니진스키는 생각이라는 걸 다소의 경멸감을 가지고 감정의 정반대로 간주하고 있다. 즉 순순하게 지적이고 거의 인공적인 행위로서 결코 사물의 이면을 꿰뚫어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단지 생각만 하는 사람들은 진실을 알 수도 없고 친밀한 관계를 이끌어갈 수도 없다. 하지만 ‘생각’과 ‘지성’을 ‘이성’과 호동하면 안 된다. 니진스키는 이성을 논리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고 신에게서 발산되는 능력이라 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니진스키적인 개념은 ‘메마름(dryness)'에 대한 것이다. 그는 메마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것이 무얼 의미하는가는 설명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은 ‘느끼는’ 능력을 박탈당한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 같다. 게다가 또 다른 별난 점이 있는데, 그것은 ‘습관’이란 낱말을 사용한 그의 의도이다. 습관을 가진다는 것은 인공적으로 획득한 (그리고 반드시 나쁜) 행동 양식의 노예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 습관이 없는 것은 온갖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p.98 이런 기묘함은 오히려 그의 혼란한 마음의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랄 수 있다.

p.98 니진스키에겐 그의 서술이 논리(생각)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념의 연상에 의해 지배되는 의식의 흐름이었다. 이렇게 된 결과 문장의 단락이 거의 없게 된 것이다.

p.99 그리스도와의 자기 동일시 및 신과의 자기 동일시는 결코 그의 생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어떻든 그것은 일기의 일관된 주제인 것이다.

 

<1부 삶>

p.103 나는 콩을 좋아하지만, 그것들은 메마르다. 나는 마른 콩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 속엔 생명이 없기 때문이다.

p.103 내 시중을 드는 하녀는 메마른 인간이다. 그녀는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너무 많이 생각한다. 그녀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다른 직업으로 인해 그녀의 마음이 고갈돼버렸기 때문이다.

p.105 사람들은 애들을 연약한 존재라 생각해서 그들을 침대에 눕혀 준다. 아이들은 강하고, 도움이 필요없다.

p.105 나는 내가 느끼니까 춤추고 싶은 것이지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춤추고 싶진 않다.

p.108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했지만 아무도 나를 사랑하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신경과민이 되었던 것이다.

p.110 나는 저녁 내내 신을 느꼈다. 그는 나를 사랑했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우리의 결혼식이 거행되었다. 차 속에서 나는 아내에게 오늘이 나의 신과의 결혼날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차 속에선 이걸 느꼈지만, 저녁 동안 이 느낌을 상실했다.

p.112 내가 오늘 체험한 모든 것을 기록하기 위해 노트를 가지고 갔다. 나는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그 모든 걸 깡그리 써두고 싶다. 나는 끔찍한 일들 외에는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느끼지 않고 이해하기 때문에 그들이 두렵다. 나는 사람들이 내게 그들과 같은 종류의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들이 두렵다. 그들은 내가 즐겁고 흥겨운 춤을 추기를 바란다. 나는 흥청거림을 좋아하지 않는다.

p.113 나는 쓰고 싶다. 쓰는 걸 좋아하니까. 오늘은 오랫동안 쓰고 싶다. 많은 것을 말하고 싶으니까.

p.114 그녀는 죽음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죽지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나는 죽고 싶지 않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p.118 나는 모든 사람들이 니진스키는 미쳤다고 말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괘념하지 않는다. 이미 나는 집에선 미친 사람처럼 행동해왔기 때문이다.

p.123 나는 모든 사람이 내가 쓰는 것 모두가 조작된 것이라고 생각하리라는 걸 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쓰는 것은 무엇이나 다 절대적 진실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이 모든 걸 실제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내가 쓰고 있는 것은 무엇이나 다 나는 체험했다. 나는 손이 뻣뻣해질 때까지 쓰겠다. 나는 지치지 않았다. 그러니 계속 쓸 작정이다.

p.125 나는 죽음이 두렵다. 그러므로 죽고 싶지 않다.

p.127 죽음은 삶이다. 인간은 신을 위해 죽는다. 신은 움직임이다. 그러므로 죽음은 필요한 것이다. 육체는 죽지만 정신은 산다. 나는 살고 싶다.

p.127 오늘 나는 오랜 시간을 쓰겠다. 신은 내게 나의 삶을 기술하기를 원한다. 그는 나의 삶이 훌륭할 것이라 여긴다. 나는 ‘훌륭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달리 생각했다. 나는 나의 삶이 훌륭하지 못할까봐 두렵지만 나의 삶이 훌륭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만 나 자신은 사랑받지 못한다. 나는 내일 계속해서 쓰겠다. 신은 내가 쉬기를 바라기 때문에....

p.128 다윈의 자연은 인공적이다. 그는 자연을 느끼지 않았다. 자연은 생명이고 생명은 자연이다. 나는 자연을 좋아한다. 나는 자연이 어떤 것인가를 안다. 나는 자연을 느끼기 때문에 자연을 이해한다. 자연은 나를 느낀다. 자연은 신이다. 나는 자연이다. 나는 인공적인 자연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의 자연은 살아 있다.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 자연은 숭고한 것이다. 나의 자연을 숭고하다. 나 역시 자연을 공부했다는 말을 듣게 될 것임을 안다. 하지만 나는 감정에 일치하는 자연을 공부했다. 나의 느낌들을 광범위에 걸쳐 있다. 따라서 나는 자연을 공부하지 않고도 그것이 어떤 것인가를 안다. 자연은 삶이다.

p.129 나는 감정을 지닌 인간이다. 그러므로 헝가리어로 하는 이야기를 느끼는 것이다.

p.131 나는 내가 하는 짓이 마음에 안 들었다. 하지만 나의 버릇은 강박관념이 되었고 날마다 나는 매춘부들을 찾아다녔다.

p.132 아내가 이 모든 걸 읽는다면 그녀는 미쳐버리리라. 왜냐하면 그녀는 나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내에게 그녀는 내가 사랑한 최초의 여인이라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나는 그녀 이전에 많은 여인들을 알았다.

p.133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을 알지도 못하면서 인사를 하는 버릇이 있다. 나는 모든 사람이 같다는 걸 깨달았다.

p.134 나는 감정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싶기 때문에 이 책을 쓰고 싶은 것이다.

p.136 나는 모든 약에 반대한다. 나는 어떤 약도 사용하는 걸 원치 않는다. 약품들은 인공적인 것이다. 나는 습관적으로 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 사람들은 약들이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약이란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만 요긴한 것이다. 하지만 약 따위는 건강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아무 가치고 없다고 나는 믿는다.

p.136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을 나는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p.139 나는 행복하다. 내가 사랑이므로. 나는 신의 사랑이고 그래서 나 자신에게 미소한다. 사람들은 내가 미쳐갈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제 정신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니체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제정신을 잃었다. 나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제정신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p.144 내가 그녀에게 사람들은 그들이 느끼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그녀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생각한다. 고로 그녀는 느낌이 없다.

p.149 그녀는 사랑이란 선물로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선물은 사랑이 아니라고 믿는다. 선물은 하나의 습관이다. 선물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야지 풍족히 가진 사람들에게 주면 안 된다.

p.149 나는 차라리 그녀가 이 선물들을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주었으면 한다.

p.149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야지 사회 기관들에 돈을 주면 안 된다.

p.150. 가난한 사람들은 비공식적인 선물을 좋아한다. 나는 어떤 법석도 떨지 않고 그냥 허물없이 선물을 준다. 선물을 줄 때 나는 그리스도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들이 내게 감사하고 싶어할 때면 나는 그들에게서 도망친다. 나는 감사 따위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감사를 받기 위해 베푸는 게 아니다. 나는 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베푸는 것이다. 나는 선물이다. 나는 선물 속의 신이다. [150]

p.150 돈은 구제가 아니다. 도움의 한 수단일 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p.151 나는 헝가리어를 이해한다. 헝가리어 담화는 단순하다. 따라서 만약에 느낄 줄 아는 사람이라면 헝가리어를 이해하는 것은 쉽다.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낱말들을 아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낱말들은 담화가 아니가. 나는 모든 언어의 담화를 이해한다. 나는 몇 마디 어휘밖에 모르지만 나의 듣는 능력은 아주 잘 발달돼 있다. 나는 나의 듣는 감각을 발달시키기를 좋아한다. 말하는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p.153 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주진 않겠다. 그들에게 삶을 주겠다. 삶은 빈곤이 아니다. 빈곤은 삶이 아니고. 나는 삶을 원한다. 나는 사랑을 원한다.

p.154 나는 쓰고 싶은데, 그러면서도 다른 것을 생각한다. 나는 한 가지 일을 쓰면서 다른 일을 생각한다. 나는 인간 속의 신이다. 나는 그리스도가 느꼈던 바로 그것이다.

나는 붓다이다. 나는 불교도이며 온갖 종류의 신이다. 나는 모든 사람을 안다. 나는 일체의 것에 정통해 있다. 나는 나의 고유한 목적을 위해 미친 체한다. 만약에 모든 사람이 내가 무해한 광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나를 두려워하지 않으리란 걸 나는 안다. 내가 사람들을 해칠 광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는 싫다. 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광인이다. 나의 광증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인 것이다.

p.170 디아길레프는 자기가 예술의 신이라 생각한다. 나는 내가 신이라 생각한다. 나는 온 세상이 다 볼 수 있도록 디아길레프에게 결투를 제안하고 싶다. 나는 디아길레프의 모든 예술은 난센스라는 걸 입증하고 싶다.

p.175 나는 결혼한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 그들은 인생을 알기 때문이다. 기호자들은 과오를 범하지만, 그들은 생활을 가지고 있다.

p.184 그는 내가 신경과민이 되었음을 알아차렸다. 나는 내가 신이 아니고 인간이라는 것, 그러므로 결함을 지녔다는 것을 그에게 말했다. 나는 결함을 지닌 인간이다. 나는 결함들을 교정하고 싶지만 내가 그걸 할 수 있을지의 여부를 미리 알지 못하겠다.

p.185-186 나는 생각하지 않는 철학자이다. 나는 감정을 지닌 철학자이다. 나는 인공적인 일들을 쓰고 싶지는 않다. 나는 세익스피어를 극장에 바친 그의 사랑 때문에 좋아한다. 세익스피어는 극장을 하나의 발명으로 이해했다. 나는 삶 속에서 극장을 이해한다. 나는 발명품이 아니다. 나는 삶이다. 극장은 삶이다. 나는 극장이다. 나는 극장의 습관들을 안다. 극장은 하나의 습관이고 삶은 비습관이다. 내게는 습관이 없다.

p.189 신은 중요한 것은 육고기가 아니라 올바른 삶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했다. 아내는 올바른 삶이 좋은 것이라는 걸 알지만 무엇이 올바른 삶인가를 알지 못한다. 올바른 삶이란 신에게 순종하는 삶을 의미한다. 인간은 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종류의 신에게 복종해야 되는가를 자문하는 것이다. 나는 신이 누구인지를 알며, 그래서 그의 소원을 아는 것이다. 나는 신을 사랑한다.

p.193 나는 아내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주 아내의 마음을 상하게 했으며, 그리고는 늘 미안하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 다음 그들은 그런 일이 일어날 때면 언제나 내게 끊임없이 나의 모든 과오를 되풀이해서 말하는 것이었다.

p.197-198 나는 이 책을 ‘감정’이라 부르고 싶다. 나는 이 책을 ‘감정’이라 부르겠다. 나는 감정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많은 것을 쓰겠다. 나는 감정에 관한 방대한 저서를 원한다. 그건 그대의 전생애를 포괄할 것이니까 말이다. 나는 그대의 사후에 책을 출판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걸 지금 출판하고 싶다. 나는 그대가 그대 자신을 염려하기 때문에 그대가 염려된다. 나는 진실을 말하고 싶다. 나는 사람들의 비위를 거스르고 싶지 않다.

p.199-200 나는 온갖 형태의 온갖 종류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예술가이다. 아름다움이란 상대적인 것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신이다. 신은 감정을 지닌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은 감정 속에 있다. 나는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내가 그걸 느끼고, 그래서 그걸 이해하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움에 대해 허튼소리를 쓴다. 아름다움은 토론될 수 없다. 아름다움은 비판될 수 없다. 아름다움은 비평이 아니다. 나는 비평이 아니다. 비평은 영리하게 되려는 시도이다. 나는 영리하게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 나는 나의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나는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을 느낀다.

p.201 나는 병이 아니다. 나는 건강한 남자이다.

p.202 내 어린 딸은 노래하고 있다. “아, 아, 아, 아.” 나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도 그러나 그 애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느낀다. 그 애는 말하고 싶은 것이다. 모든 것은 -아! 아!- 공포가 아니고 기쁨이라는 것을.

p.203 그는 나의 두뇌를 검사하고 싶어한다. 나는 그의 마음을 검사하고 싶다.

p.205 나는 아내의 사랑을 안다. 그녀는 나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녀를 나를 두려워하지만 나를 떠나진 않을 것이다. 나는 정신병원에 보내질 것이 두렵다. 또한 나의 모든 작품을 잃게 될 것도. 나는 내 노트들을 찬장 뒤에 숨겨놓았다. 나는 내 노트들을 잃어버리기엔 너무나 그것들을 사랑한다. 나는 필요한 것들을 썼다. 나는 감정의 죽음을 원치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이해하기를 바란다. 나는 울 수가 없다. 눈물이 노트 위에 떨어질까봐 겁이나기 때문이다. 나는 영혼 속에서 운다. 나는 슬프다. 나는 모든 이를 사랑한다.

p.210-213 나는 진실을 쓰겠다. 나는 졸라이다. 하지만 나는 소설을 쓰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소설을 쓰고 싶지는 않다. 소설은 감정의 이해를 방해한다. 로몰라가 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는 소설을 좋아한다. 내가 소설 속에서 찾는 것은 소설의 소재가 아니라 진실이다. 졸라는 소설 속에서 진실을 위장했다. 나는 위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위장은 위선적인 원칙이다. 나는 하나의 원칙이다. 나는 진실이다. 나는 야심이다. 나는 만인에 대한 사랑이다.

p.218 나는 운문으로썬 말할 수가 없다. 내가 시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신이 원할 때엔 나는 운문으로 쓰겠다. 나는 미처 준비 안 된 시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시를 미리 준비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느끼지 않은 시를 쓰기를 중단했다.

p.236 나는 쉽사리 울지 않는다. 나는 강한 의지력을 지닌 남자이다. 나는 자주 울지 않지만, 나의 감정은 심한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는 것이다.

p.238 나는 디아길레프의 미소를 알고 있다. 디아길레프의 모든 미소는 인공적인 것이다. 내 어린 딸은 디아길레프처럼 미소짓는 법을 배웠다. 나는 디아길레프가 나를 방문할 때 우리 애가 디어길레프에게 그 같은 미소를 보여주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 애에게 내가 그걸 가르쳤던 것이다.

p.242 나는 가장하지 않는다. 나는 모든 사람이 알기를 바라기 때문에 진실을 쓰는 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이 니진스키는 미쳤다고, 왜냐하면 그는 자기가 보지도 않은 일들에 대해 쓰기 때문이라고 말하리라는 걸 안다. 나는 모든 걸 본다. 나는 모든 걸 안다

p.245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그녀가 돌연 내가 쓰고 있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나를 염려한다. 그녀는 만약에 내가 죽는다면 자기와 아이가 고아로 남게 될까봐 두려워한다.

p.247 나는 나의 산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p.248 나는 산책하기를 좋아했다.

p.248 나는 눈 위를 걸었다. 눈은 내 발밑에서 빠작빠작 부서지고 있었다. 나는 눈을 사랑했다. 나는 눈의 빠드득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는 내 발자국 소리를 듣는 게 좋았다. 나의 발소리는 생명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별들을 보니 그것들은 나를 향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별들 속에서 흥겨움을 느꼈다. 나는 즐거운 기분이 되었고 더 이상 추위를 느끼지 않았다. 나는 걸음을 계속했다.

p.251 나는 나무에게 감사했다. 나는 나무를 껴안았기 때문에 나무를 느꼈다. 나무는 나의 온기를 받아들였고 나는 나무의 온기를 받아들였다.

p.252 나는 아내가 너무 많이 생각하고 적게 느낀다는 걸 알고 있었다.

p.255 나는 내 아이를 낯선 사람의 손에 맡길 수는 없다고 그에게 말했다. 왜냐하면 그 여자가 카라를 사랑하는지 여부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자기 아이들을 낯선 사람들의 손에 맡기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p.256 나는 걷고 싶다고 느낄 때 산책을 한다. 말하고 싶다고 느낄 때 나는 말을 한다. 나는 내가 말할 것에 대해 숙고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것은 거짓 없이 참된 것이다.

p.261-262 나는 아버지가 공중제비를 넘으며 물 속으로 다이빙하는 걸 보았지만 겁이 났다. 나는 공중제비를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두려웠다. 그때 나는 일곱 살 아니면 여섯 살이었으며, 이 일을 결코 잊어버린 적이 없다. 그런 까닭에 나는 내 어린 딸에게 아주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자기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결코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걸 나는 일고 있기 때문이다. 프렝켈 박사는 키라에게 어떤 나쁜 일도 하면 안 된다고 내게 말했다. 아이는 아버지나 혹은 어머니가 하는 일들을 결단코 잊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기 아버지가 어느 땐가 자신에게 대단히 화를 냈는데, 이날까지도 그는 그때의 그 노여움을 잊을 수 없다는 말을 했다. 프렝켈 박사는 얼굴을 일그러뜨렸고 나는 그의 부친의 잘못된 행동을 느꼈다. 나는 거의 눈물을 쏟을 뻔했다. 나는 그를 가엾게 여겼다. 아들과 아버지 둘 중 어느 쪽을 더 가엾게 여겨야 될지 모르겠다. 둘 다 비참했다는 건 알겠다. 나는 이들 둘을 다 사랑한다. 아이는 아버지의 사랑을 잃었고 아버지는 신의 사랑을 잃었다는 걸 나는 깨달았다.

p.263 신은 나의 아내와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나는 돈을 벌러 가겠다. 나는 행복을 바라진 않지만, 이 행복을 통해 다른 종류의 행복을 줄 것이라 느낀다.

p.275 디아길레프는 내가 싫증이 났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싫증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춤추는 데 바빴고 나 자신 발레들을 구성했다. 디아길레프는 내가 스스로 발레들을 구성했기 때문에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기질에 맞지 않는 일들을 나 스스로 하는 걸 원치 않았다. 나는 예술에 대한 그의 취향에 동의할 수 없었다.

p.276 나는 스물한 살을 넘었을까 말까 했다. 나는 젊었고 그래서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나는 항상 나의 실수를 바로잡고 싶었지만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나는 심술궂은 사람인 척 행세하기 시작했다. 나는 디아길레프를 싫어했지만 그와 함께 살았다.

p.277 나는 사시나무 잎처럼 떨었다. 나는 그를 증오했지만 속임수를 썼다. 그러지 않으면 나와 어머니가 굶어죽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첫 순간부터 디아길레프를 파악했다. 그래서 그의 모든 견해에 동의하는 척했던 것이다. 나는 무엇보다 우선 살아야만한다는 걸 알았다. 그러므로 내가 치르는 희생이 무엇이든 그건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p.278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지만 어쨌든 그는 한 사람의 인간이다. 나는 모든 인간을 사랑한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고통을 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p.289 우리는 오랫동안 함께 살았다. 나는 단조로운 삶을 살았다. 나는 혼자서 슬퍼했다. 나는 홀로 흐느꼈다. 나는 어머니를 사랑했고 매일매일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이들 편지 속에서 울었다. 나는 나의 미래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무얼 해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나는 무얼 썼는가를 기억할 수는 없지만 내가 비통하게 울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p.294 나는 나의 키라를 다른 사람들 손으로 양육하지 못하게 했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가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스스로 양육하기를, 낯선 이들에게 애들을 맡기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낯선 사람들은 애들에게 싫증을 내게 되기 때문이다.

p.302 나는 매질이 두렵진 않았으나 어머니가 두려웠다. 어머니는 상처가 날 정도로 심하게 때렸지만 나는 어머니의 분노를 느끼지 못했다. 어머니는 이렇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믿었기 때문에 나를 때렸던 것이다. 나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짓을 않겠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나를 느꼈고 나를 믿었다. 나는 어머니가 나를 신뢰한다는 걸 느꼈고 공부를 잘하겠다고 결심했다. 나는 좋은 점수를 받기 시작했다.

p.305 나는 열여덟 살에 학교를 마쳤다. 나는 졸업을 했고 바깥세계로 나가야만 했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떻게 옷차림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으니까.

p.305 나는 졸업에 대해 쓰고 싶다. 학교는 나를 내보냈다. 나는 자유를 느꼈지만 자유는 나를 겁나게 했다.

p.319 나는 모든 공부를 포기하고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만인에게 보여주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소.

p.326 나는 동물들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고기를 먹는 것이 언짢았다. 내가 고기를 먹는다면 다른 동물이 도살될 것임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조금밖에 먹지 않았다. 나는 오직 먹고 싶을 때만 먹는다. 아내는 많이 먹는다.

p.330 나는 육체적 힘이란 음식으로부터가 아니라 마음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마음이 당신을 먹여살리지는 않을 거라고 말할 테지. 마음은 당신을 먹여살릴 수 있다고 나는 말하리라. 왜냐하면 마음은 음식을 분해해주니까 말이다. 나는 마음이 내게 먹으라고 하는 만큼만 먹는다.

p.338 나는 아이들에게 연민을 느꼈다. 나는 학교가 어떤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이들이 불쌍했다.

p.343-344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누군가의 손에 자신을 맡긴 것이었다. 나는 나의 실수를 절감했다. 그때 아내는 어느 누구보다 나를 사랑했지만, 나를 느끼지는 못했던 것이다. 나는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건 불성실한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녀 곁에 머물렀다. 그녀는 나를 그리 많이 사랑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돈과 성공을 느꼈다. 그녀는 나의 성공과 내 몸의 아름다움 때문에 나를 사랑했다.

p.344 나는 과로로 쓰러졌고 열에 떠 있었다. 나는 죽음의 문턱에 있었다. 아내는 슬피 울었다. 그녀는 나를 사랑했다. 그녀는 내가 과도하게 일하는 걸 보고 괴로워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다 돈을 위한 것이라고 이해했다. 나는 돈을 원치 않았다. 나는 단순한 삶을 원했다. 나는 극장을 사랑했고 일을 하고 싶었다. 나는 호되게 일했다. 그러나 후에 나는 내가 호감을 사지 못한다는 걸 알았으므로 열의를 잃고 말았다. 나는 나 자신 속으로 은퇴했다. 나는 너무나 깊이 자신 속으로 은퇴했기 때문에 더 이상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울고 또 울었다....

p.348 나는 강한 남자이지 허약한 남자가 아니다. 나의 육체는 병들지 않았다. 나는 영혼이 앓고 있다.

p.348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 나 역시 결점들을 지녔다. 나는 인간이지 신이 아니다. 나는 신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 자신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춤을 추고 싶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나는 피아노를 치고 싶다. 나는 시를 쓰고 싶다. 나는 발레들을 창작하고 싶다.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이것이 내 인생의 목표이다.

 

<2부 죽음>

p.355 나는 죽음에 관해 쓰고 싶다. 나는 첫 번째 책을 ‘삶’이라 하고 이 책은 ‘죽음’이라 부르겠다. 나는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의 관념을 심어주겠다. 뜻대로 됐으면 좋으련만. 만약 이 책들이 출판된다면 누구나 나를 서투른 작가라고 말할 것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는 졸작 작가가 아니고 사상가이다. 나는 쇼펜하우어가 아니다. 나는 니진스키이다. 나는 그대들, 인간들에게 말하고 싶다. 나는 신이라는 것을. 나는 ‘그분’이 사랑받지 못할 땐 죽는 신이다. 나는 신이 가엾기 때문에 나 자신이 가엾다. 신은 나를 사랑한다. 그러니 내게 죽음 속에서 생명을 주리라. 나는 죽음이다. 나는 죽음을 사랑하는 그이다.

p.358 죽음은 빛이 소멸된 삶이다. 이성을 잃은 사람들을 우리는 빛을 잃은 생명이라고 부른다.

p.359 나는 지금은 이전에 살았던 대로 살고 싶다. 이 책을 끝마치고 나서 나는 이전에 살았던 것처럼 살진 않겠다. 나는 죽음에 대해 쓰고 싶다. 따라서 생생한 인상이 필요한 것이다. 한 사람이 그가 경험한 일들에 대해 쓸 때 나는 그걸 생생한 인상이라 부른다. 나는 내가 경험한 일체의 것에 대해 쓰겠다. 나는 경험을 쌓고 싶다.

p.362 디아길레프는 내게 모든 것을 가르쳤다. 나는 젊었고 어리석은 일들을 저질렀지만 더 이상 이 같은 일들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이 모든 것이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나는 알고 있다.

p.369 비평가들은 항상 자기들이 예술가들보다 영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주 저들의 지위를 남용하며 예술가의 공연에 대해 질책하곤 한다. 예술가들은 가난하다. 그래서 비평가들과 직면했을 때 떠는 것이다. 그들은 상처를 입고 기분이 상한다. 그들의 영혼은 흐느껴 운다. 나는 편견을 지닌 비평가인 한 화가를 알고 있는데, 그는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예술가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p.387 나는 우리의 전쟁애는 재생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p.390 사람들은 우리가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음식이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인간이란 천성적으로 강하다는 걸 알고 있다. 사람들이 생명을 조심하지 않기 때문에 약해진 것이다.

p.392 인생은 짧다는 걸 알고 있기에 나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 나는 오락을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삶과 죽음을 이해하도록 하고 싶다. 나는 삶을 사랑한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죽음이란 신이 그걸 바라는 곳에선 좋은 것이라는 걸 안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선 죽음이란 나쁜 것이라는 것도.

p.392-393 사람들은 연료를 낭비한다. 사람들은 우리가 많은 것을 소유해야 한다고, 왜냐하면 더욱 많이 가질수록 한층 더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적게 소유할수록 근심할 일이 한층 적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p.393 나는 이기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 나는 조금밖에 먹고 싶지 않다. 위가 가득 차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나는 단순하게 살고 싶다. 나는 사랑하고 싶다. 모든 사람을 위한 행복을 바라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서로 가진 것을 공유한다는 걸 알 때 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연기를 하고 춤을 출 수 있을 때 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리라. 그리하여 이후론 돈이나 어떤 다른 종류의 보상도 없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나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원한다. 나는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p.396 사람들은 내게 신경과민이 성격의 약한 측면이라고 말하리라는 걸 알고 있다. 신경과민은 성격의 약한 면이 아니라 과민한 습관이라고 나는 말하겠다.

p.398-399 나는 하루하루 살아갔다. 나는 춤을 연습했다. 나는 근육을 단련시키기 시작했다. 나의 근육은 탄탄하게 되었지만 내 춤은 나빴다. 이것은 내 춤의 죽음이라고 느꼈으므로 나는 신경과민이 되었다. 아내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우린 둘 다 신경과민이었다.

p.411 사람들은 교회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신이 두려워서 습관적으로 교회에 가는 것이다. 신은 성상 속에 있지 않다. 신은 인간의 영혼 속에 있다.

p.419 나는 죽음을 원치 않는다. 나는 사람들을 위한 삶을 원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다. 나는 이기심과 짐승 같은 행동들을 문화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p.436 나는 디아길레프를 두려워했지 죽음이 두렵진 않았다.

p.441 비평가들은 대중이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대중에게 그림들을 설명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비평가들은 자기들이 없다면 예술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면 대중들은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비평이 무엇인지를 한다. 비평은 죽음이다.

p.442 나는 결혼했을 땐 삶이 두려웠고 살아야만 했기 때문에 그걸 이해하게 되었다.

p.442-443 나는 비평가들이 조금밖에 일하지 않는다고 말하겠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술을 창작하는 게 아니라 예술에 대해 쓰기 때문이다. 예술가는 예술을 위해 그의 전 삶을 희생한다. 비평가는 예술가의 그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를 매도한다. 비평가는 편견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겠지. 비평가는 이기적이라고 나는 말하겠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 자신의 의견에 대해 쓰기 때문이고 대중의 의견에 대해 쓰지 않으니까 말이다. 갈채는 평가가 아니다. 갈채는 예술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다. 나는 갈채를 좋아한다. 나는 갈채의 가치를 안다. 갈채에 대해선 나중에 말하겠다. 비평가는 갈채를 느끼지 않는다. 비평가는 갈채를 배가하기를 좋아한다. 그는 자신이 훨씬 더 잘 이해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p.444 나는 이 발레를 사랑했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을 대중에게 전달했던 것이다.

p.447 나는 예술가로서의 나의 삶을 기술하고 싶다.

p.447 나는 신경과민이 되었고 서툴게 춤추기 시작했다는 것도 알았다.

p.457-458 나는 옛것을 어떤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겠다. 오래된 것들은 죽음의 냄새를 풍기니까 말이다. 사람들은 내가 옛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영혼이 없는 인간이라고 말할 테지. 나는 옛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정신이 낡은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노라고 대답하리라. 나는 정신이 젊은 사람이다. 톨스토이는 정신이 젊은 사람이었다. 바그너와 베토벤, 기타 등등의 사람들도 정신의 젊은이였다.

p.459 나는 항상 아침과 오후에 읽는 습관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독서가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학교에서 곧잘 나는 병을 가장하고 방 안에 들어앉아 독서를 하곤 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책을 읽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서 독서하는 게 좋았다. 그럴 때 나는 평화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침대에 있는 걸 좋아하진 않았지만 누구나 내가 앓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야만 했던 것이다.

p.468 나는 지상의 천국을 바란다. 나는 인간 속의 신이다. 모든 사람들은 만약에 내가 그들에게 말한 것을 행한다면 누구나 신이 될 것이다. 나는 결함을 지닌 인간이다. 왜냐하면 나는 사람들이 저들의 결점을 고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결함이 있으면서도 고치지 않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스스로 개선되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나는 과거의 결함들은 생각하지 않는다.

p.478 나는 이성의 철학이다. 나는 창안된 것이 아닌 진짜 철학이다.

p.479 나는 가정생활을 좋아한다. 나는 아이들이 대집단 속에서 길러지는 걸 원치 않는다. 대집단 속에서 교육되는 아이들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를 나는 알고 있다. 나는 모든 아이들을 사랑한다. 나는 어린애이다. 나는 애들과 노는 걸 좋아한다. 나는 아이들을 이해한다. 나는 아버지이다. 나는 결혼한 남자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삶에서 그녀를 도와주고 싶으니까 말이다.

 

<편지>

p.494-495 저는 엄청나게 많은 일을 했습니다. 저는 대단한 발전을 했지만, 이 발전은 디아길레프의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저는 디아길레프가 아닙니다. 저는 마음을 지닌 인간입니다. 저는 마음으로 일을 합니다. 그리고 저의 정신을 매우 심원하게 발달시킬 것이라는 희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더 이상 발레 뤼스의 니진스키가 아닙니다. 저는 신의 니진스키입니다. 저는 신을 사랑하고 신은 저를 사랑합니다.

p.499-500 나는 사람들이 신이라는 걸 안다네. 자네가 신이라는 걸 알고 있네. 자넨 신을 이해하지 못해. 따라서 자네가 신이라는 걸 모르는 거지.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네. 수개월 동안 나는 내 방을 떠나지 않았네. 혼자 있는 게 좋았거든. 나는 신을 이해하게 되었네. 나는 그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네. 만약 자네가 나를 이해한다면 사람들은 나를 이해할 걸세. 나는 많이 쓰네. 많이 그리고 많이 춤추지.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이 지겨워한다네. 많이 울기도 하고.

p.500 육신을 죽지만 정신은 죽지 않는다는 걸 나는 알고 있네. 정신은 신이지. 육신이 산다면 신은 사는 걸세. 나는 신이야. 나는 육신 안에 깃들인 정신이네.

p.504 저는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저를 길러주셨으니까요. 제겐 딸애가 하나있는데 이 애를 어머니가 길러주셨으면 해요. 어머니 안에는 신이 계시다는 걸 저는 압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제 딸애의 마음속에 ‘그분’을 살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제 딸은 놀라운 아이랍니다.

p.507 나는 당신을 무척 사랑합니다. 그래서 나의 사상을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나는 이전과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나는 영혼을 지닌 인간입니다. 내가 영혼을 갖고 있다는 걸 당신에게 증명하고 싶습니다. 나는 신입니다. 나는 ‘춤’입니다. 나는 사랑입니다. 나는 신입니다. 당신이 나를 광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입증하고 싶은 것입니다. 나는 신과 더불어 있는 사람입니다. 나는 신을 사랑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미친 사람입니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실수를 좋아합니다. 만약 내가 아무런 실수 없이 쓴다면 사람들은 나를 미친 사람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나는 광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나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지요. 나는 미친 사람이 아닙니다. 나는 신이니까요. 나는 신을 사랑하게 때문에 신인 것입니다. 나는 악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쓸 수 있습니다. 나는 사랑을 사랑합니다. 나는 잘 쓸 수가 없습니다. 리듬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뜻을 지닌 리듬입니다. 나는 사랑을 지닌 리듬입니다. 나는 뜻을 지닌 사랑을 사랑합니다. 나는 신과 더불어 있는 사랑을 사랑합니다. 그는 베풀기 때문입니다. 나는 신을 사랑합니다. 그는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삶입니다. 나는 신입니다. 나는 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삶이 없다면 신도 없습니다. 나는 아내가 삶을 주기 때문에 그녀를 사랑합니다. 내 아이는 삶입니다. 나는 내 아이에게 삶을 줍니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그들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그분’이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나는 사랑을 위한 신입니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나를 사랑합니다. 나는 신을 위한 인간입니다. 나는 ‘그분’을 위한 인간입니다. 나는 ‘그분’을 지극히 사랑합니다. 나는 인간입니다. 나는 인간입니다.

p.511 나는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죽은 사람입니다. 당신의 목표가 죽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당신을 친구라 부르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나의 적임을 알기 때문이지요.

p.512 당신은 나를 파멸시키고 싶지요. 나는 당신을 구제하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당신은 나를 싫어하지요. 나는 당신의 안녕을 바랍니다. 당신은 내가 불행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신경과민을 가장했더랬습니다. 나는 어리석은 척했었지요. 나는 어린애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신이었습니다. 나는 당신 안에 있는 신입니다. 당신은 짐승이지만 나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이제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나는 이제 사람들을 누구나 다 사랑합니다.

 

* 내가 저자라면 *

<니진스키의 영혼의 절규>라는 책 속에는 니진스키의 <일기>의 내용이 핵심이긴 하지만 그것만 실려 있었다면 니진스키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를 하기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역자서문, 역자해설, 영역자 서문에서 니진스키에 대한 다양한 기록들을 근거로 니진스키라는 인물에 대한 설명과 그의 작품 <일기>에 대한 해설을 하고 있어 사전지식이 없는 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이번 책을 통해서 니진스키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 처음 알게 되고, 그런 천재적인 무용수가 있었다는 것도 그의 삶이 평탄하지 않았다는 것도 모두 처음이었다.

그가 정신분열증이라는 진단을 받기직전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선에서의 흔들림이 그의 <일기>에 모두 드러나 있다. 마치 자신의 내면의 모든 찌꺼기들을 일기장에 가감없이 쏟아놓은 ‘감정의 배수로’라는 생각이든다. 그가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모두 쏟아놓기까지에 얼마나 갈등이 있었을까. 얼마나 혼자서 답답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그에 대한 연민에 눈물이 났다.

니진스키는 처음부터 정신분열증은 아니었다. 그를 둘러싼 모든 환경들이 그로 하여금 신경과민증 환자로 위장을 하게 했고, 그렇게 위장했던 것이 자신의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의 삶을 통해서 사람이 지금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하는지가 미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미래의 삶을 디자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니진스키를 보면서 또 한 번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부모에 의한 가정에서의 교육에서 시작되는 인간의 교육은 청소년기의 학교 교육으로 연결되고 사회에 나가서 그가 맺는 집단속에서의 교육으로 귀결된다. 각 시기마다의 교육은 모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데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가 그 사람이 온전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살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 그리고 한 시기의 교육이 온전하지 못했다면 다른 시기의 교육이 그것을 보충해주어야 건강하게 성숙된 개인이 될 수 있을 터이다. 하지만 니진스키는 이 세 시기에 맺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모두 문제가 있었고 어느 한 시기도 그에게 안정감을 느끼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사랑받고 싶어했고, 사랑받기 위해 사람을 사랑했다.

니진스키가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잡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서술을 한 것은 진정 온전하게 사람답게 살고 싶었던 그만의 처절한 몸부림, 표현방식이었을 것이다. 이렇게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놓을 수 있어서 얼마나 속이 시원했을까. 그의 일기 속에 자주 ‘산책’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산책을 하면서 자연을 만나는 일이 그에겐 갑갑한 자신의 인생에 마음껏 숨쉴 수 있는 통로이자 탈출구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몸과 정신이 연결되어있는 유기적인 관계라는 것이 그의 삶을 통해서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의 정신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혼란을 겪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춤을 출 수가 없게 된다. 자신이 춤을 그만두고 학교를 설립해서 후학들을 길러 내리라는 미래의 계획과는 상관없이 혼란스러운 정신에 의해서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에겐 그래도 글을 쓰면서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 책이 출판되면 돈을 벌게 되리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희망이라는 것이 있기에 <일기>를 쓰는 동안 그는 정신적인 혼란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니진스키는 자신의 모든 경험을 <일기>속에 담고 싶어했다. 그의 자서전과도 같은 역할한다. 자신의 삶과 그 시절의 감정을 표현하는 작업이 얼마나 의미있는 작업인지를 니진스키의 글을 읽으면서 확인하게 되었다.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끄적였던 나의 삶과 감정들도 돌아보면 고스란히 나의 역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뿌듯하다. 물론 그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반영하듯 단락구분없고 주제구분없이 써내려간 형식이 읽는 이로 하여금 명료하지 않은 느낌을 주지만, 그것 또한 니진스키의 당시 상태를 독자가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장치라는 생각이 든다.

IP *.203.20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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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1 15:24:42 *.145.204.123
니진스키를 보면서 교육과 연관지어 생각하는것을 보니
연주의 화두는 역시 교육인가봐
책을 읽으면서 교육관련한 것들을 이런식으로 계속 모아두면 다음에 뭔가가 만들어질수도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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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6.21 22:25:10 *.212.98.176
내가 잘 주체하지 못한 부분을 연주는 모닝페이지의 내공으로 
끝까지 읽어 내었나 보구나.  '살기 위해서' 모닝페이지를 시작했다는
네 말이 니진스키의 일기와 공명을 일으킨다.
  
진작에 살기로 결심하고 표현하고 비워주어 참 고맙다 ㅎㅎㅎ
구원은 자기로부터 시작되는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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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6.21 23:34:27 *.34.224.87
감정의 배수로..
그래, 감정이라는 놈과 친해두어야
인생이 갈짓자를 걷지 않겠지...
어찌보면, 니진스키의 일기는, 니진스키의 모닝페이지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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