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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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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1일 11시 58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서 말이 사라져 버린다. 소통을 위한 유일한 도구는 몸. 내가 알고 있는 몸의 문법이라곤 ‘먹으면 싸게 돼 있다.’ 정도. 정확히 알고 있는 어휘가 있기는 한 걸까? 더군다나 나는 神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는 詩人. 사람들을 위해 神의 언어를 번역하는 말의 발레리나. 나는 일을 통해 양식을 벌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보수는 사랑이었다. 그런데 이젠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나는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세상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도 세상에 주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데...

갑자기 누군가 내게서 말을 거둬간다면 나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내가 정상적으로 사고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어떤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시나리오다. 니진스키는 이런 끔찍한 시나리오를 삶으로 연기한 배우였다. 적어도 나보다는 훨씬 강한 사람이었다.

그는 춤이라는 언어로 詩를 쓰는 시인이었다. 그가 남긴 <일기>는 무대를 잃은 발레리나가 말로 추는 춤이었다. 난해한 언어. 하지만 그의 발레에 열광했다면 그의 말을 무시해선 안 된다. 표현의 수단이 바뀌었지만 그가 표현하는 대상은 언제나 神이었다. 사랑이었다.

세상은 그를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그는 서툴렀을 뿐이다. 게다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춤’이라는 언어를 빼앗아간 神과 인간에 대한 의리를 끝까지 저버리지 못한 바보였다. 그가 자기검열이라는 보호구 없이 ‘느낌’ 그대로의 神을 인간에게 전하는 순교자로서의 새로운 소명을 이해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일기>에 간간히 작가를 ‘순교자’로 표현하기는 했으나 그가 ‘순교자’로서의 길을 간 것은 이성적인 ‘판단’이었다기 보다는 한번 마음을 준 대상에게 그 마음을 거둬들이지 못하는 순진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는 언제 자신을 찾을지 모르는 사랑을 위해 매일밤 단장을 하고 기다리다 세월을 다 보내는 순진한 처녀였다.

그에게 디아길레프는 매파같은 존재였다. 디아길레프가 니진스키의 인생에서 맡은 역할은 니진스키가 神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하는 것이었다. 神의 배필로 아직은 모자란 그를 정성으로 키워 神의 손을 잡을 수 있게 했다면 그는 얼른 퇴장할 준비를 했어야 했다. 류보프 공이 그랬던 것처럼. 물론 인정하기 힘들었을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니진스키에게 무대를 빼앗고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이었단 말인가? 디아길레프가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물러날 때를 알았더라면 우리는 한 사람의 뛰어난 예술가를 狂氣라는 불길에서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인생의 절정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한 예술가의 삶을 지켜보면서 다시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또 이런 나를 나일 수 있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그것들을 모두 잃고도 나로서 살아가기 위해 내가 지금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나는 감히 누군가를 ‘미쳤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가?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 역자 서문

니진스키가 정신의 붕괴를 예감하면서 ‘자기 분석서’라 할 <일기>를 쓴 것도 스물아홉 살 때였다(5)

그 대상이 무엇이었건 우리의 삶에 새로운 빛을 던져주거나 우리의 내면에 일대 지진을 일으켜 놓는다면 그것은 운면적인 만남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6)

‘전혀 손대지 않은, 니진스키 자신의 육성 그대로인’ 그의 <일기> ‘원본’의 번역을 완수하고 나니, 나로선 마치 어깨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7)

유난히 까다로운 역자의 모든 요구에 성의 있게 응해준 ‘푸른숲’의 편집장 한예원 씨와 이승희 씨에게 특별히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9)_꼭 쓰고 싶다. 이렇게!!

■ 역자 해설_니진스키의 비극

전설적인 명성과 암묵의 신비의 경계선에서 필사적으로 기록한 그의 ‘영혼의 자서전’이다(13)

과도한 상상력과 극단적인 감각 과민이 특징인 예술적 천재들은 광증의 희생자가 된 경우가 결코 드물지 않다(13)

1919년 1월 19일부터 3월 4일에 걸쳐 6주 반 동안 그가 사로잡혔던 ‘내면의 목소리’를 충실하게 기록한 것이 바롸 이 <일기>인 것이다(15)

10년은 자라고 10년은 배우고 10년은 춤추고, 그리고 나머지 30년은 암묵속에 가려진 60 평생(15)

영혼의 일란성 쌍둥이(15)_유전인가?

사후 10년 이전엔 출판하지 말라(15)_공공연한 비밀을 지키는 방법

니진스키의 처 로몰라의 전기는 너무나 많은 부분이 구전과 상상에 의존한 결과 사건과 진실의 정확한 전달이란 점에서 숱한 오류를 범했음은 널리 인정된 사실이다(18)_주의해야겠다.

너무나 깊이 너무나 멀리 자기 속으로 은퇴해버린(21)

내 정신은 건강한테 내 영혼이 앓고 있다. 내 병은 너무나 위중해서 곧 치우될 수는 없다(22)

합리적인 일상의 세계가 영원히 닫히고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불가지의 세계가 그를 빨아들이기 직전(22)

모든 것은 공포가 아니고 기쁨이라는 것을(22)

자신의 영혼을 쏟아부을 유일한 통로가 춤이라고 느끼는 사람에게 당연한 단순성과 기쁨을 가지고 그는 춤으로 자기 존재를 표현했다23)

그가 솟구쳐올랐을 때 그는 자신이 공중에 떠다니고 있다고 믿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 같은 믿음 자체가 관객에게 전달됐을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집단최면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27)

자신의 육체를 자신의 관념을 전달하는 완벽한 도구로 만든 결과 어떤 역을 춤추든 완전히 자기가 맡은 배역의 인물이 돼버리는 비상한 능력의 소유자(28)★

니진스키 자신의 끊임없는 수련(그는 언제 어디서든, 심지어는 항해 중의 선상에서까지 매일 여러 시간씩 반드시 연습을 했다)이 겹쳐 역사상 가장 특이하고 불가사의한 한 사람의 천재가 형성됐다(32)★_좋았던 거다.. ^^

어떤 독창적인 창조자도 그가 종사하는 영역에 누적돼온 유산의 영향에서 완전히 면제될 수는 없는 법이다(32)

따로따론 볼 땐 의미가 없으나 함께 두고 볼 땐 대단히 강력하고 간결하며 놀란 만큼 알기 쉬운 일련의 움직임을 합성해놓았던 것이다(42)

자신들의 취향과 훈련에 극도의 자부심을 가진데다 젊은 니진스키의 안무가로서의 재능을 믿지 않는, 유능하고 자기만족적인 공연자들은 결코 투쟁 없이 저들의 테크닉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니진스키는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끊임없이 그들과 싸워야만 했다(45)

진실을 위해선 우아함(아름다움)을 포기(희생)할 수 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45)

주변의 극단적인 몰이해에 부닥쳤으면서도 니진스키 자신은 이 획기적인 자신의 창조에 대한 가치를 한순간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46)

구체적인 집단으로 이룩된 사물이지 개인적인 외양을 지닌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46)

자세를 통해서 달라지는 의식을 체험하는 것은 요가적 개념이다. 따라서 니진스키가 <봄의 제전>을 위해 택한 자세는 단순한 양식화가 아니라 육체적․심리적 에너지를 통과시키는 수로 역할을 했던 것이다(48)

나는 마사가 우리들이 원하는 대로 될 때 <봄의 제전>이 무엇이 될 것인가를 압니다. 어떤 사람들에겐 그것은 새로운 지평선, 다른 태양관선으로 흘러넘치는 거대한 지평선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새롭고 독특한 색채와 선을 볼 것입니다. 전혀 뜻밖의 아름다움을...(48)

그의 창조는 슬프게도 너무나 일찍 동결돼버렸다(49)

그는 시진의 이념을 교수할 학교를 창설해서 이 학교에다 작곡가와 발레 교사 및 예술가들이 국적에 상관없이 그들의 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일종의 예술적 실험소를 부설하려는 소망을 품고 있었다(50)_내가 만들고 싶은 곳! ^^

서구의 사상과 자주 접촉할 수 있도록 파리에도 우거를 마련할 생각(50)★

블로일러는 니진스키가 혼란돼 있고 부적절하게 흥분돼 있으며 가족들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 데다 ‘음란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느꼈다(53)

그는 아내와 딸에 대한 공감이 부족했고 그들을 학대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태도를 취해왔던 것이다(53)

그녀는 그와 이혼을 해야 한다고, 가정의 의무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니진스키를 위해 훨씬 더 좋을 것이라고, 니진스키로 하여금 그가 원하는 방법으로 이력을 계속하도록 하는 것이-적어도 그 자신과 도 다른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 한-한층 더 나을 것이라는 점을 그는 강조했던 것이다(54)

니진스키와 더불어 하는 로몰라의 30년에 걸친 제2의 인생 역전이 시작되었으니, 참으로 그것은 희망과 절망, 투쟁과 궁핍으로 점철된 영웅적인 도정이라 할 만 했다(55)

일찍부터 본능적으로 인생의 비참과 불행을 이해하고 있던 그의 영혼은 한평생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56)

바슬라프는 몹시 섬세하고 민감한 아이였으며 어머니에 대한 애착이 유난히 강했는데, 아버지가 다른 여자에게 빠져 어머니에게 소홀해진 것을 알고부터 이 같은 애착은 한층 더 강렬해졌다. 그가 여덟 살 무렵이었는데, 이 때 그는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아버지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잦은 탈선행위와 위험한 모험으로 표출하곤 했다(56)

토마스 니진스키는 사랑하는 아버지요 존경하는 교사이고 예술가이며 가족을 버린 타기할 만한 배신자란 복합적인 영상으로 각인되어 그의 의식 속에 자리잡게 된 것이었다(57)

그의 천재성은 주위를 놀라게 했지만, 최초의 경탄은 어느덧 시샘과 적의로까지 변해갔던 것이다(58)

천성적으로 비사교적인 데다 철두철미 묵고적인 기질이었던 그는 처음에 자신들이 교사들과 급우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꼈을 땐 누구에게나 미소하기를 좋아했다. “내가 그들 모두에게서 사랑받고 있음을 알고 있었으므로, 나는 모든 사람을 다 사랑했다.” 그러나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그는 자기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과의 교감을 난념하가ㅔ 된다. “나는 더 이상 즐겁지 않았다. 나는 죽음을 느꼈고 사람들이 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나의 방에다 나를 가두었다(61)

오직 춤추고 있을 때만 자유를 느꼈다(61)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다른 ‘이질적인 존재’에 대해 본능적으로 거부감과 적의를 느끼는 법인데, 니진스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돈이나 명성 또는 사회적 지위 같은 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62)

가는 뭔가 이상했다. 그가 지적인지 어리석은지를 나는 말할 수 없다. 그는 이 몇 가지 말로 묘사할 수 없는 사람들의 계급에 속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62)

그가 말하고 있는 ‘감정’은 본능, 다시 말해 무의식의 심적 충동을 위미한다. ‘생각’에 대응하는 ‘느낌’, ‘논리’에 대응하는 ‘직관’에 가까운 것이다(64)

이 <일기>는 그의 본능-무의식의 거대한 강의 격류(64)

프렝켈은 로몰라가 니진스키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그녀에게 자기처럼 되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그에게 오랫동안 자신을 적응시켜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그가 그의 괴상하고 비정상적인 이론을 자신에게 강요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녀는 자신의 사고방식이 비정상적일지도 모른다고 믿기까지 했다”(65)

그의 가장 사랑스러운 면모는 아주 어린애 같은, 허식따위는 티끌만큼도 없는 자연스러움이었다(66)

세르게이는 바슬라프에게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친 교사였으며 바슬라프는 이 선생을 숭배했다(68)

필경 세르게이의 자살은 니진스키의 의식 속에 무서운 충격으로 고착되어 훗날 그가 정서적 혼란을 겪게 됐을 때 심대한 영향을 미쳤음에 틀림없다(69)

성인이 된 삶에서 니진스키는 그에게 결정적 의미를 지니는 세명의 인물과 차례로 조우하게 되는데, ① 파벨 드미트리예비치 류보프 왕자 ② 세르게이 파블로비치 디아길레프 ③ 로몰라 드 풀츠키(69)

류보프 공은 수려한 용모에 귀족적인 특성이 두드러진 외양을 한 그는 사람들에게 워낙 재치있고 다정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에 그의 앞에선 아무도 사회적 신분의 차이로 인해 거북한 기분을 느끼지 않았다(70)

마참하다(70)_‘마땅하다’의 방언(평북).

내심으로 사랑을 갈망하고 있던 터였다(71)

그는 남자가 소년을 사랑하듯이 나를 사랑했다. 나는 그가 나의 복리를 바란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를 사랑했다....그는 내게 사랑의 시를 써보냈다. 나는 답을 하지 않았다....나는 그걸 결코 읽지 않았다. 나는 그가 나를 사랑한다고 느꼈기 때문에 그를 사랑했던 것이다. 나는 그를 사랑했기에 언제나 그와 함께 살고 싶었다(71)

자신감..그는 자신에게 할당된 배역을 단순히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코스툼이나 움직임 등에서 오리지널과는 다르게 자기식으로 변화를 가했던 것이다(72)

젊은이의 성적 억제를 완화시켜준 관계(72)

니진스키의 예술적 발전이란 측면에서 류보프와 페테르부르크 귀족사회가 그에게 미친 최고롤 중요한 영향은 세르게이 디아길레프란 인물에게로 그를 인도해준 것이었다(72)_인연이란 이처럼 징검다리같은 것인가보다..

“왕자는 디아길레프가 내게 유익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디아길레프 대문에 그에게 불충하게 되도록 강요했다. 나는 전화로 디아길레프에게 소개되었다.” 그리하여 니진스키는 디아길페프가 묵고 있던 ‘호텔 유럽’으로 갔다. 거기서 두 사람은 함께 잤고 같은 날 니진스키는 디아길레프 서클의 일원이 되었다(73)_거기서 두 사람은 함께 차를 마셨고, 같은 날 니진스키는 디아길레프 서클의 일원이 되었다..같은 의미일까? @@

그것은 삶의 비극이었다. 왜냐하면 그가 이끌린 대상은 거의 언제나 동성애 성향이 아닌 정상적인 남자였기 때문이다(74)

사실 그의 사랑을 받았던 대상들은 거의가 위대한 예술가의 혼을 지닌 창조적 천재라 할 만했다.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그래서 그 자신의 이념에 따라 형성하고 지도해줄 수 있는 그러한 마음에 이끌렸던 것이며, 아직 꽃봉오리인 이들 미성숙의 인격체를 화려하게 만개시키는 데서 그의 사랑은 절정에 달했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마도 니진스키와의 만남에서 그는 자신의 이상을 최고의 형태로 실현시킬 수 있는 최상의 재료를 발견했다고 느꼈을 것이고 사실이 그러했다(76)_스스로 보석이 될 수 없었던 디아길레프. 그는 신에게 보석을 세공할 수 있는 재능만을 선물받은 사람이었다. 여기서 그의 비극은 시작된다. ‘어떻게 해야 삶을 걸고 세공한 보석을 완전히 소유할 수 있을까?’ 그러나..누구라서 다른 사람의 영혼을 완전히 소유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神의 영역이었다. 아니 神조차도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영역이었다. 그는 결코 투자한 만큼 받아낼 수 없었으며, 여기서 오는 폭포같은 좌절감은 그의 보석과 그를 모두 파멸로 이끌었다.

대다수 예술가들과 대중들은 너무나 시대를 앞지를 니진스키의 발레의 진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78)

마치 자신의 주변에 그물이 짜여져 바야흐로 자신을 덮어씌우려는 듯한 압박감에 시달렸다(78)

춤을 포기한다는 것은 그에겐 사는 것을 그만둔다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79)

단지 안정된 생활에 대한 바람 때문에 어떤 남작과 약혼까지 했다(82)

그녀의 광적인 집착은 만약에 니진스키의 천재가 영속돼야 한다면 자신이 그의 불멸을 전달하는 매개가 되기를, 즉 그의 아이를 갖게 되기를 바라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85)

그는 나의 모든 기분과 온갖 사념, 온갖 욕망을 깡그리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내가 관심을 갖는 일체의 것에 관심을 보여주었다. 의식의 밑바닥에서 나는 항상 자신이 비범한 천재와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는데, 이젠 그가 니진스키란 사실을 잊을 수 있었다. 예술에서뿐 아니라 사랑에서도 의심없이 그는 거장이었다(87)

그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인 극장과 단절되어 너무나 오랫동안 고립해 있는 동안 그는 점점 더 깊이 자기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갔다(88)

메피스토 왈츠(88)

오늘이 나와 신과의 결혼날..그가 문제의 ‘노트’를 집필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날이었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일이다(92)

그가 그토록 오랫동안 극장과 단절되어 춤출 수 있는 자유를 박탁당하지 않았던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는 아슬아슬하게나마 정신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으리라고 본다(92)_익스프레스 티켓은 경계해야 한다. 늦더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가야하는 이유다.

니진스키에게 ‘무용’은 신앙이요 생명이며 영혼이었다. 그러나 극장이 없었으므로, 니진스키는 자기 속에 깊이 물러가 자신의 고유한 ‘무용’의 내면세계에서 살기 위해 삶의 현실로부터 문을 닫아버렸던 것이다(93)

자기애적 인격의 분열적 정서의 혼란(93)

■ 영역자 서문

이 저명한 무용가가 삶과 신 그리고 인간에 대한 고찰을 자극할 수 있는 날카롭고 독창적인 사상가였음을 보여주었는데..(95)

그에게 ‘감정’은 직관적 통찰력, 즉 어떤 대상-인간과 상황-을 정서적으로 흡수함으로써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같은 이해는 그의 마음속에선 영적인 체험과 동종일 수 있는 것으로, 신중한 사색에 의해 달성되는 일은 드물며, 그가 ‘생각’ 또는 ‘지성’이라 부르는 수단에 의해선 결코 달성되지 않는다(97)

순수하게 지적이고 거의 인공적인 행위로서 결코 사물의 이면을 꿰뚫어볼 수 없다는 것이다(97)

‘생각’과 ‘지성’을 ‘이성’과 혼동하면 안 된다. 니진스키는 이성을 논리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고 신에게서 발산되는 능력이라 보기 때문이다(98)

메마른 사람들..‘느끼는’ 능력을 박탈당한 사람들(98)

습관을 가진다는 것은 인공적으로 획득한 (그리고 반드시 나쁜) 행동 양식의 노예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98)_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의미겠지. 하지만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자연스러움을 희생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

니진스키에겐 그의 서술이 논리(생각)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념의 연상에 의해 지배되는 으식의 흐름이었다(98)

그는 어찌나 집필에만 전적으로 매달렸던지 작가들은(아마도 그 자신을 포함해서) ‘순교자들’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와 닮은’ 자라 부를 수 있으리라고까지 느낀다. 그리스도와의 자기 동일시 및 신과의 자기 동일시는 결코 그의 생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어떻든 그것은 일기의 일관된 주제인 것이다(99)

1부 삶

음식이 아직 소화 중인 게 문제이다. 나는 꽉 찬 위를 가지고 춤추고 싶진 않다(105)_나도 꽉찬 위를 가지고 글을 쓰고 싶진 않다. 그가 언제라도 춤 출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자 했던 것처럼 나도 언제라도 글 쓸 수 있는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 그게 내가 매 순간을 살 수 있는 방법인 듯하다.

나는 내가 느끼니까 춤추고 싶은 것이지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춤추고 싶진 않다(105)_나도..내게 뭔가가 흘러넘칠 때 글을 쓰고 싶지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글쓰고 싶지는 않다.

나는 선물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나 다 그들에게 주고 싶다(106)

관객들은 과민하지 않은 예술가들을 이해하지 못한다(108)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했지만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신경과민이 되었던 것이다(108)_T.T

나는 더 춤추고 싶었지만 신이 내게 말했다. “됐어, 그만.” 나는 멈추었다(109)

연주하다라는 낱말을 춤추다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109)

니진스키와 같은 천재와 결혼생활을 한다는 건 너무너무 힘든 일임에 틀림없어요. 나는 당신이 오리 동포 중에서 매력있고 무해한 누군가와 결혼할 수 있도록 자유로워졌으면 바랄지경이에요(109)_자체통역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나는 어느 귀부인의 움직임이 자극적이라고 말했다..그래서 나는 그녀에겐 움직임에 대한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110)

나는 저녁 내내 신을 느꼈다. 그는 나를 사랑했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우리의 결혼식이 거행되었다. 차 속에서 나는 아내에게 오늘이 나의 신과의 결혼날이라고 말했다(110)_‘신’과 결혼한 그에게 다른 이들은..아내 조차도 오히려 ‘정조와 의리’를 방해하는 해방꾼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내가 오늘 체험한 모든 것을 기록하기 위해 노트를 가지고 갔다. 나는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그 모든 걸 깡그리 써두고 싶다. 나는 끔찍한 일들 외에는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느끼지 않고 이해하기 때문에 그들이 두렵다(112)

오늘 그녀는 나를 느낌으로써 사랑한다(112)

그녀는 나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내가 쓰는 걸 원치 않는다. 나는 쓰고 싶다. 쓰는 걸 좋아하니까. 오늘은 오랫동안 쓰고 싶다. 많은 것을 말하고 싶으니까. 나는 빨리 쓰진 못하지만 내 손은 빨리 쓴다(113)

나는 피곤하지 않다. 내 근육은 지쳐있지만 나 자신을 그렇지 않다(114)

나는 예술가들이 나를 느끼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삶에 취하리라(114)

그들은 나를 잊어버리겠지만 그들의 감정은 살아날 것이다. 나는 그들이 느끼기를 바란다(115)

그들이 나를 느낀다면 나는 구제되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는 불쌍하고 가련한 인간이 될 것이다. 왜냐면 바로 이 때문에 나는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116)_이해받고 사랑받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마음이 저린다.

나는 쓰는 일 역시 하고 싶다. 나는 더 이상 저녁 파티 따위엔 가지 않겠다. 내 평생 이 같은 종류의 흥청거림을 지겹게도 맛보았다..흥청거림은 마음의 죽음인 것이다(116)

나는 모든 사람이 니진스키는 미쳤다고 말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괘념하지 않는다...누구나 이렇게 생각할 것이지만, 나를 정신병원에 보내지는 않은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춤을 아주 잘 추고 내게 부탁하는 누구에게나 돈을 주기 때문이다(118)

나는 광인의 심리를 안다. 나는 광인을 반박하지 않는다(118)_나도 알 것 같다. 문제는 남에게 피해를 주느냐 여부인 것 같다.

나는 예술을 안다. 그걸 배웠으니(119)

그녀는 쾌락에 대한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119)

그녀는 자신의 일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편익을 위해 발레단에 들어오려고 하는 것이다(119)_이거 싫다!

술고래들은 술에 대한 생각을 하기 때문에 느끼지를 못한다(120)

나는 추락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그러므로 나는 추락하지 않을 것이다. 신은 내가 추락하는 걸 원치 않는다. 내가 추락할 때면 언제나 ‘그’는 나를 이해하기 때문이다(121)

신은 내게 눈 위에 누우라고 말했다. 나는 두려웠다. 그는 오랫동안 누워 있으라고 내게 명령했다. 나는 손이 시릴 때까지 거기에 누워 있었다. 내 손은 얼기 시작했다. 나는 이건 신이 아니라고 중얼거리면서 손을 끌어당겼다. 손이 쑤셔댔기 때문이다. 신은 기뻐했고 내게 돌아가라고 명령했다(122)_매우 인간적인 神 ^^

만약에 신이 그러기를 바란다면 나는 알게 될 것이다(123)_항상 판단하는 주체는 神, 나는 적어도 판단은 내가 한다. 神은 나를 안내할 뿐이다.

죽음은 삶이다(127)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만 나 자신은 사랑받지 못한다(127)_어쩔 수 없는 억울함? 웬지..이해가 갈 듯

나는 자연을 느끼기 때문에 자연을 이해한다(128)

자연은 삶이다(128)

그녀에게 사람이 몸이 안 좋을 때 이런 짓을 한다는 건 치욕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녀는 만약에 자기가 이런 짓을 하지 않으면 굶어죽을 것이라고 말했다(132)★★★_끝까지 우아하게 살아남으려면 강해야 한다. 또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그녀에게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그녀에게 무슨 말을...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다면 마주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둘 다를 위해...

나는 욕정이 두렵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알기 때문이다. 욕정은 삶의 죽음이다. 욕정에 사로잡힌 남자는 짐승과 같다. 나는 짐승이 아니다(132)

나는 ‘그’의 명령에 따라 고기를 먹었다. 나는 그것에 대해 슬픔을 느꼈고 그래서 큰 덩어리를 삼키면서 재빨리 먹어치웠다(134)

나는 감정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싶기 때문에 이 책을 쓰고 싶은 것이다(134)

내가 어디에 살건 나는 괘념치 않는다. 나는 신이 원하는 곳에 산다. 신이 원한다면 나는 평생을 여행하면서 살겠다(135)

神이 내게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나는 먹는다(138)★★★★★★★★★★★★★★_神을 읽지 못하고 그때 그때 신이 내키는 시점에서 그의 명령을 받아 실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비극이 아니었을까? 변덕스러워보이나 神은 분명히 나름대로의 원칙과 일관성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니진스키는 그 원리는 이해하지 못한 채 단편적인 명령의 출납만 하고 있었다. 이해할 필요를 느꼈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 있으나 이런 부분적인 이해로 그는 다른 사람들과도 또 스스로와도 소통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항상 神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5분대기조였던 것이다.

만약 내가 느끼지 못한다면 나는 한 마리 원숭이다. 만약에 내가 느낀다면 나는 신이다(138)

나는 육체에 깃들인 감정이지 육체속의 지성이 아니다(138)

사람들은 나를 생각해선 안 된다. 그들은 나를 느끼고 느낌을 통해서 나를 이해해야 한다(139)

사람들은 내가 미쳐갈 것이라 생각한다(139)

나는 관객들을 충분히 연구했기 때문에 그들을 안다. 관객들은 깜짝 놀라는 걸 좋아한다. 그들은 조금밖에 모르기 때문에 놀라는 것이다. 관객들을 놀라게 하기 이해선 무엇이 필요한가를 나는 안다. 그래서 성공을 확신하는 것이다(140)

나는 내가 가진 돈을 몽땅 잃고 싶다. 그럼으로써 신이 내게 더 많은 돈을 줄 수 있도록 말이다. 신이 나를 이기도록 할 것임을 나는 확신한다(141)_그가 자발적으로 신을 부르는 유일한 방법은 자해.

나는 기절했다. 신이 그걸 원했으므로(143)

내가 고의로 호두를 때렸다는 그녀의 느낌은 옳았다. 그녀는 나를 더욱 느낀다(143)

나는 신이지 크리스천이 아니다(146)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야지 사회 기관들에 돈을 주면 안 된다(149)

신은 내가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는 나의 의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도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149)

나는 감사를 받기 위해 베푸는 게 아니다. 나는 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베푸는 것이다(150)_신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나는 돈을 주진 않겠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150)

나는 짐승들을 죽인다. 나는 삶에 해로운 것이면 무엇이나 다 죽이는 포식자이다(151)

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주진 않겠다. 삶은 빈곤이 아니다(153)

나는 나의 고유한 목적을 위해 미친 체 한다. 만약에 모든 사람이 내가 무해한 광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나를 두려워하지 않으리라는 걸 나는 안다. 내가 사람들을 해칠 광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는 싫다. 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광인이다. 나의 광증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인 것이다(154)_무해한 광인이 있을까? 예측불가능성이 다양한 광인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카테고리가 아닐까? 예측불가능한 것처럼 해로운 것이 또 있을까?

나는 많은 돈을 원한다...나는 부자가 아니고 부를 원치도 않는다. 나는 사랑을 원한다(156)_돈으로 사랑을 살 수 있다고 믿었기에 부가 필요했던 걸까? 직거래가 가능하다면 굳이 돈은 필요없는 거겠지..

나는 사람이 조금씩만 먹어야 한다는 걸 안다(156)

강철은 필요한 물건이지만 강철 깃털은 끔찍한 것이다(157)

나는 학자다운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그들의 가르침은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감정의 상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158)

나는 신이며 나의 주소는 신 안에 있다(160)

나는 느낄 것이고 그대는 쓸 것이다. 그대가 쓰고 있기 때문에 나는 쓰고 있고 그대가 멈추면 나는 멈추리라(160)

도스토예프스키는 다른 인격의 가장 아래에서 자신의 삶을 묘사한 위대한 작가이다(164)

나는 고의로 조야하게 말한다. 그럼으로써 보다 잘 이해시키기 위해서이지 사람들의 비위를 상하게 하려는 게 아니다(164)

돈은 삶을 돕는 게 아니라 그걸 복잡하게 만든다(167)

나는 고의로 서투르게 쓴다(168)_너무 완벽해보이지 않으려고? ^^

나는 부어오른 내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춤추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174)

내 처는 선량한 여인이고 내 아이 역시 그렇다. 그러므로 그들은 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176)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음경들을 알고 있다(182)

나는 테사가 인간이기에 사랑하는 것이다(183)

의사들이 저들의 임무를 넘는 영역의 일에 쓸데없이 참견하는 것을 볼 때면 나는 사람들의 도움을 원치 않는다(184)

아내는 내가 그녀에게 내 돈을 몽땅 주었기 때문에 나를 느낀다(185)_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 인간은 사랑의 직거래가 안되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반드시 ‘돈’이라는 매개체가 있어야 거래가 가능하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 철학자이다. 나는 감정을 지닌 철학자이다. 나는 인공적인 일들을 쓰고 싶지는 않다(185)★★★★★★★_신의 언어를 전달할 뿐이다. 어떻게 받아들이든 신경쓰고 싶지 않다. 받아들이는 것은 인간들의 몫이다. 나는 통역까지 할 여유는 없다.

나는 세익스피어를 극장에 바친 그 사랑 때문에 좋아한다(185)

난센스를 말하는 것보다 침묵하는 것이 한층 더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186)

모든 것이 원위에 기초하고 있어. 인생도, 예술도,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예술이 그렇지. 그건 완벽한 선이야(186)

주인의 삶에 관련된 일체의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신중 그 자체라 할 만큼 침묵을 지켰다(186)

이전엔 나는 돈이 곧 행복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어리석었지만, 지금은 돈에 대해선 생각지도 않는다(188)_돈으로 살 수 없는 게 많다는 걸 깨달았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람들이 니진스키는 그리스도인 척 한다고 말할 것임을 안다. 나는 체하는 게 아니다. 그의 행위들을 나는 사랑하기 때문이다(188)

나는 사정해야할 정액이 너무 많았으며로 곧잘 아내를 속였다(189)

신은 중요한 것은 육고기가 아니라 올바른 삶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했다..올바른 삶이란 신에게 순종하는 삶을 의미한다. 인간은 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종류의 신에게 복종해야 되는가를 자문하는 것이다(189)

나는 감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거기서 나는 삶을 발견할 것이므로(190)

나는 죽고 싶지 않다. 그러니 나는 사람들이 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처럼 살겠다(190)★★★_통역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한다. 소통하지 못하면 살 수 없으므로..그가 그토록 원하는 복음을 전달하기 위해선 우선 길을 뚫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내가 부자가 아님을 발견할 때 그들은 모두 깜짝 놀라 내게서 등을 돌릴 것이라는 걸 안다(190)_스스로는 돈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지만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그들의 통화를 손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돈은 사랑이고 생명이므로...사랑과 생명을 전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종이쪼가리나 금속조각이 되고야 말겠지만...

나는 그들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은 니진스키가 아니다. 나는 인간 속의 신이다(193)

나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생각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나쁜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나를 두려워한다(193)_참..진퇴양난이다. 스스로 이해하려면 생각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생각의 울타리가 신이 오시는 길을 방해할까봐 울타리를 칠 수도 없고...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고로 그대와 함께 있으리라..나는 지적인 담화를 원치 않는다...나는 그들에게 그대를 느끼게 하고 싶다..나는 그대가 나의 것이기를 바라노라..나는 그대 속의 신이다. 그대가 나를 이해할 때 나는 그대의 것이 되리라(195)_神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면 더 이상 헤어 나올 수가 없을 것 같다. 그저 님이 오지 않는 겨울밤 허벅지를 꼬집으며 ‘왜 하필 나였나요?’하며 원망을 할 수는 있으나 이는 님께서 곧 오시겠다는 작은 기척이라도 보내주시면 그야말로 언제 그랬냐는 듯 흔적도 없이 휘발해버리는 그런 종류의 원망일 것이다.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그녀를 연구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나중에 그들에 대해 쓰기 위해 사람들을 연구하진 않는다. 나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죽게 하는 습관들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 나는 이 책을 ‘감정’이라 부르고 싶다(196)

나는 그대의 사후에 책을 출판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걸 지금 출판하고 싶다. 나는 그대가 그대 자신을 염려하기 때문에 그대가 염려된다. 나는 진실을 말하고 싶다. 나는 사람들의 비위를 거스르고 싶지 않다. 아마도 그대는 이 책 때문에 감옥에 가게 되리라. 그대가 나를 사랑하므로 내 그대와 함께 있으리라(198)_왜..하필 저였나요? 흠...

나는 광고를 위해 ‘니진스키’라고 서명하고 싶지만 나의 이름은 신이다..나는 그를 사랑한다. 그는 내게 삶을 주었기 때문이다(198)_기꺼이 숙주가 되어주었던 것이다.

내가 쓰는 것은 모든 인류에게 필수적인 가르침이다...신은 얼굴에 깃들인 감정이다..아름다움이란 상대적인 것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신이다(199)

비평은 영리하게 되려는 시도이다. 나는 영리하게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200)_비평은 예술의 언어를 일반인에게 통역해주려는 시도이다. 예술의 언어, 즉 神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비평가가 될 수 없다.

나는 인간들을 사랑한다.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신은 아내가 나를 버리기를 바란다. 나는 이걸 원치 않는다(201)_신과 어느정도 유리되어 있을 때 쓴 글처럼 느껴진다.

나는 그녀에게 입맞춤하고 싶다. 하지만 그녀로 하여금 내가 나의 사랑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해야지(201)

모든 것은 공포가 아니고 기쁨이라는 것을(202)

그는 나의 두뇌를 검사하고 싶어한다. 나는 그의 마음을 검사하고 싶다. 나는 이미 그의 마음을 검사했다(203)

나는 고의로 이성없는 사람의 역을 연기했다. 그가 나를 정신병원에 집어넣을 수 있도록 말이다(205)

나는 영혼속에서 운다. 나는 슬프다. 나는 모든 이를 사랑한다(205)

디아길래프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을 원한다. 나는 만인을 향한 사랑을 원한다(208)

지적인 음악은 기계이다. 감정을 지닌 음악은 신이다(209)

위장은 위선적인 원칙이다(213)

나는 삶을 파괴하는 불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는 온기를 주는 불꽃을 좋아합니다. 불꽃이 없이는 온기를 창출할 수 없다는 걸 아는 압니다(215)

니진스키 자신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고 싶어한 神에 대한 애증(220)★★★★★★

나는 그가 내게 자기는 나의 친구라고 말했을 때 거의 울 뻔했다(222)

나는 아주 조금만 먹겠다. 나는 야위고 싶다(222)

나는 사람들이 나를 가엾게 여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기를 바란다(223)

나는 많은 양을 쓰겠다. 왜냐하면 내가 파멸돼가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파멸을 원치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그녀의 사랑을 원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무얼 필요호 하는가를 모르겠다(224)

나는 의미를 지닌 인간이다. 나는 의미 없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227)

나는 그 나무가 나를 이해했기 때문에 나무와 헤어지는 게 유감이었다(226)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 나는 행복을 원한다. 나는 만인을 사랑한다. 나는 만인을 원한다(228)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고 그래서 모든 언어를 말하고 싶다(228)

내가 새 만년필을 발명할 때까지는 이 만년필을 버리지 않으리라(229)

나는 쉽사리 울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울고 싶었던 것이다(236)

디아길레프의 모든 미소는 인공적인 것이다(238)

나는 현재이지 완료된 것이 아니다(239)

나는 모든 사람들이 니진스키는 미쳤다고, 왜냐하면 그는 자기가 보지도 않은 일들에 대해 쓰기 때문이라고 말하리라는 걸 안다. 나는 모든 걸 본다. 나는 모든 걸 안다(242)

졸라는 진실을 말했고, 나는 진실을 말한다(243)

내가 쓰는 것은 아내의 울음에 귀기울이기에는 내게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나나ㅐ는 내가 금지된 것들을 쓸지도 몰라 두려워한다(244)

그녀는 돈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남편이 돈을 사랑하기 때문에 돈을 사랑하는 것이다(245)

나는 누구든 나를 심술궂다고 생각하는 걸 바라지 않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좋게 말한다(246)

나는 사람들이 육체의 죽음은 끔찍한 것이 아니라는 걸 이해했으면 한다. 그래서 나는 나의 산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247)

만약에 당신의 뜻이라면 나는 절벽 속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그것이 당신의 뜻이라면 나는 구제될 것입니다(251)

나는 신이 나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나는 더 멀리 걸어갔다(251)

나는 목적 없는 소재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자주 그에게 목적이 무엇인가를 이해시키려고 애썼지마, 그는 나를 한갓 어리석은 아이라 생각했다(252)

나는 아이들이란 항상 저들의 어머니와 함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255)

나는 내가 생각하는 일체의 것을 쓴다. 나는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을 생각한다(256)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은 항상 미리 궁리되지 않은 것이고 그래서 나는 실수를 한다(256)_신이 주시는 것인데..미리 예측할 수가 있나?

어머니는 신이 그녀와 함께 있지 않는다면 어떤 산과의나 외과의도 그녀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리라는 걸 안다(257)★★★★★★

환자들은 자기들이 곧 죽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한결 더 많이 느낀다. 환자들은 그들 자신이 알지 못한 채 신 가까이서 활동한다(257)

나는 모든 사람들과 꼭 같은 척 가장한다면 나는 보다 잘 이해받을 수 있으리라는 걸 안다. 그러므로 나는 보다 잘 이해될 것이다. 나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목적을 성취하고 싶은 것이다. 나의 목적은 신의 목적이다(258)★★★★★★_일일이 통역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조급할 것 없었는지도 모르는데...내가 못하면 다음세대가 하면 되고 그들이 못하면 또 그 다음 세대가 하면 된다..나의 소명은 내가 간 길의 지도를 꼼꼼히 정리하여 나를 잇는 이들이 내가 사라진 그 지점에서 바로 자신들의 레이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고통당하는 때에 한 사람을 사랑하면 안 된다고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한 사람이 고통당할 필요는 없다고 나는 말하겠다(260)

그들은 신이 무엇인지 이해했지만 인생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나는삶을 두려워하지 않는다(260)_나는 두려워한다. 그래서 우선은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오래가려면 실시간 통역이 필요하리라 믿는 것이다.

만약에 신이 그러고자 한다면 나는 구제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261)_나는 그처럼 용감하진 못한 것 같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자기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결코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걸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261)

그는 자기 아버지가 어느 땐가 자신에게 대단히 활을 냈는데, 이날까지도 그는 그때의 노여움을 잊을 수 없다는 말을 했다(261)

아이는 아버지의 사랑을 잃었고 아버지는 신의 사랑을 잃었다는 걸 나는 깨달았다(262)★

나는 사람들이 돈이란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부자들을 신뢰한다는 것을 알았다(263)

어째서 당신은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버렸나요?(271)

나는 아이에게 내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싶었다(274)

그가 자기를 사랑할 수 있도록 디아길레프는 그에게 예술품에 대한 기호를 심어주었다. 디아길레프는 마신에겐 명성에 맛을 들이도록 했다(275)

나는 자신의 방을 갖고 있는 게 좋았다. 나만의 방에서 나는 실컷 울 수 있었다(293)

나는 그 노래가 기쁨에 차 있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암기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338)

나는 우연히 결혼했다(342)_그만큼 필연적인 이유가 또 있었을까?

아내는 나를 그리 많이 사랑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돈과 성공을 느꼈다. 그녀는 나의 성공과 내 몸의 아름다움 때문에 나를 사랑했다(344)

나는 내가 호감을 사지 못한다는 걸 알았으므로 열의를 잃고 말았다. 나는 나 자신 속으로 은퇴했다. 나는 너무나 깊이 자신 속으로 은퇴했기 때문에 더 이상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344)

신은 그를 찾는 모든 사람을 도와주리라는 걸 느낀다. 나는 구도자 인다. 신을 느끼기 때문이다. 신은 나를 찾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를 발견하고 있다(350)

2부 죽음

나는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는 사상가가 되고 싶다(355)

나는 일체의 진실을 말하고 싶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사람들에게 숨길 수가 없다. 나는 삶과 죽음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다(356)

나는 내 처의 어머니와 그리고 내 아이와도 사랑을 하리라(359)_이쯤되면 이 책을 덮고 싶어진다. 이거 부비트랩일 것이다. 참고 넘어가자!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나는 자신을 즐겼다(366)

나는 사랑을 추구했고 아무 데도 사랑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375)

나는 슬픔에 익숙해질까봐 두렵다. 그건 바로 죽음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382)

나는 많이 공부하지 않는다. 나는 신이 내게 명하는 것만을 공부한다. 신은 사람들이 많이 공부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신은 사람들을 위해 행복을 원한다(392)

나는 항상 배가 고팠기 때문에 엄청나게 먹어대곤 했다. 나는 조금씩 먹어야 한다는 걸 알지 못했던 것이다(398)_배가 고프면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주의하지 않으면 극도의 공복감과 찢어질 듯한 포만감으로 구성된 인격체가 되기 쉽다. 배고파서 죽다가 다음 순간 배불러서 죽겠다고 투덜대는 그런..

사람들은 만약에 내가 그들의 행동을 긍정하지 않는다면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400)_일종의 거래. 그래서 ‘가식’도 삶에 필요한 필수적인 재화인가 보다. 그래서 더더욱 기쁨이라는 화폐를 많이 모아야 한다.

나는 그가 마음속으로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가 불쌍했다(404)_‘공감’센서가 있었기에 그는 결코 누군가를 ‘완전히’ 미워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괴롭히는 대상을 마음편히 미워할 수 없는 것도 ‘고통’이다.

나는 내게 자기들을 도와달라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407)★★★★★★_그런 사람들만을 돕기에도 인생은 모자란다.

나는 속으로 울테지만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이면 무엇이나 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410)

신은 누구나 다 도와주고 싶어한다는 걸 나는 안다. 나는 안단 말이다(412)

나는 나의 돈을 사랑에다 주겠다. 인간들 속에 있는 신의 느낌에게 말이다(415)★★★★

누구나 앓고 있군요(432)

카르사비나는 느꼈지만 호응하진 않았다. 그녀는 유부녀였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실수를 느끼고 그녀의 손에 입맞추었다. 그녀는 내가 어떤 것도 원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으므로 만족했다(439)

발레사상 가장 지적인 발레리나였던 그녀는 자서전을 비롯해서 여러 편의 발레 저서를 남겼으며 니진스키에겐 베푼 드문 동료 중의 하나였다(439)

예술가는 예술을 위해 그의 전 삶을 희생한다(442)

예술가와 신의 결합이 어떤 것인가를 나는 안다(466)

나는 1년 이상을 신과 함께 살았으며 매일처럼 일을 했다(473)

신은 사람들에게 내가 그들과 같은 종류의 사람임을 보여주고 싶어한다(480)


3. ‘내가 저자라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살갗을 무두질하여 만든 도화지에 피로 써내려간 그의 <일기> 앞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것인가? 구성을 탓하겠는가? 표현을 탓하겠는가? 단지 그에게 무한한 공감과 감사를 표현하고 싶을 뿐이다.

‘니진스키, 당신 미치지 않았다는 거 난 알아요. 나도 그런걸요. 당신과 저의 차이가 있다면, 제가 아직은 세상과 소통하는 잔재주를 잃지 않았다는 것 뿐이죠. 니진스키, 당신의 용기에 감사드려요. 당신 덕분에 우리는 인간과 神에 대한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당신의 삶은 그 자체가 훌륭한 텍스트였죠. 저는 도저히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 저는 그러기엔 너무나 약한 사람이거든요. 언제 찾아올지도 모르는 神에 대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온기를 마다할 만한 지조가 제겐 없답니다. 니진스키, 지금은 神의 곁에서 행복하신가요?’

더불어 니진스키의 의식의 흐름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구성으로 가공해 준 역자 이덕희의 노력과 삶에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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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6.21 13:49:38 *.30.254.28
신의 곁이라니,
내가 신인걸.....
행과 불행은 종이 한장 차이 아니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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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0.06.21 15:25:22 *.53.82.120
맞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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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1 14:54:17 *.145.204.123
" 나는 누구인가? 또 이런 나를 나일 수 있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그것들을 모두 잃고도 나로서 살아가기 위해 내가 지금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늘 깨어서 질문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 주었네
디아길레프를 매파로 표현한것은 묙다운 발상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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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0.06.21 15:26:47 *.53.82.120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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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6.21 22:19:01 *.212.98.176
예술은 아름답지만 예술가의 생이 꼭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몇몇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봤다.
똥과 오줌으로 된 거름을 먹고 꽃들이 피어나고 탐스러운 과실이 맺힌다.
충분히 발효된 거름은 냄새도 덜 하고 영양분도 충분히 농축되어 있다.
발효가 충분치 못한 거름은 냄새를 풍기지만 또한 꽃을 피워내고 과실을 키운다.
 
아름다움이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영혼의 목에 나와 공명하는 방울을 다는 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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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0.06.22 06:16:57 *.53.82.120
색감좋은  물감과 질 좋은 붓, 도화지..
도구가 완벽해야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라는 환상에
평생 도구만 구하러다니다 마는 게 인생인 것 같아요.
운좋게 죽기전에 도구를 다 갖추더라도
그것 만으로 바로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낼 순 없는데...

지금 내가 가진 도구도 제대로 못 쓰고 있으면서
더 좋은 도구를 구하러 다니느라
그림연습을 소홀히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영혼의 목에 방울달기.
남에게 미룰 수 없는 일이니
고양이에게 방울 다는 것보단 수월할 것 같아요.
마음을 내는 게 제일 어려운데
우린 그 단계는 이미 넘고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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