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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3일 11시 54분 등록

『엔트로피Entropy』-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연구원 / 2009

 

* 저자에 대하여 - Jeremy Rifkin *

미국 콜로라도(덴버)에서 1945년 1월26일 태어난 제레미 리프킨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자본주의 체제 및 인간의 생활방식, 현대과학기술의 폐해 등을 날카롭게 비판해온 세계적인 행동주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이다. 그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점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17권의 책을 저술한 베스트셀러 저자인 그를 전세계에 알린 책은 『엔트로피(1980,1989)』다. 환경과 경제가 일정하게 통합된 구조임을 역설한 이 책은 그의 초기 대표작이자 80년대 미국의 대표적인 논쟁작 중 하나이다. 기계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현대문명을 비판하고 에너지의 낭비가 가져올 재앙을 경고한 것이 바로 '엔트로피' 개념이었다. 이후에 광범한 현실분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작업에 매진한다.

그리고 <육식의 종말>(1993)에서 ‘수백만 명의 인간들이 곡식이 부족해 기아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선진국에서는 사료로 사육된 육류, 특히 쇠고기 과잉 섭취로 인해 생긴 질병으로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미국인, 유럽인, 일본인들은 곡물로 사육된 쇠고기를 탐식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풍요의 질병’, 즉 심장발작, 암, 당뇨병 등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고 진단하며 인류의 육식 문화에 경고장을 던졌다.

특히 <노동의 종말>(1995)에서는 정보화로 소수 엘리트를 제외한 인간의 노동이 서서히 제거되어 나갈 것이라는 노동의 미래에 대한 예측을 통해 정보화 사회가 창조한 세상에서 오히려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미아가 될 것이라 경고하여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노동 시간 삭감을 위한 사회 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바이오테크 시대>(1998)는 산업시대와 비견될만큼 중요한 '유전자의 시대'가 인간성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이라는 전망을 통해 생명공학 연구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여 사회적 경각심을 환기시켰다.

<소유의 종말>(2000)은 미래의 기술과 환경 그리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고 비전을 제시하는 시리즈의 세 번째에 해당하는 저서로, 인류의 미래상을 제시한 책이다. '소유의 시대'는 가고 '시간과 체험의 상품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고 소유가 아닌 '접속'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다. 문화마저 자본에 잠식되어 모든 경험과 시간이 상품화되는 '접속 시대'의 그림을 펼치고 있다. 또한 인간의 모든 경험을 상품화하는 새로운 자본주의가 실은 자본주의의 토대를 허물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리적 공간에 뿌리를 둔 문화적 다양성을 지켜나가는 것만이 인간의 문명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 말하며 인간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의 전체상을 제시했다.

<수소 혁명>(2000)은 경제, 정치, 사회의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소 에너지 체계의 미래를 진단하고 그 방향을 제시하며 '혁명적인 수소 에너지'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유러피안 드림>(2004)은 오래된 아메리칸 드림과 새로 부상하는 유러피언 드림에 관한 것으로, 리프킨은 더 이상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부의 축적과 자율성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밝히고, 반대로 공동체 의식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유러피언 드림의 덕목이 어떻게 유럽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지를 추적해 보고, '일하기 위해 사는 미국인'과 '살기 위해 일하는 유럽인'의 삶을 비교 분석하고, 세계 최대 단일 경제권인 EU를 살펴본다. 그리고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본 아메리카 드림과 자연을 생명 공동체로 파악하는 유러피언 드림을 비롯해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 종교, 인종의 차이 등을 비교분석한다. 20여 년을 미국과 유럽 양 대륙에서 보낸 리프킨은 이 책에서 수많은 통계와 논거를 통해 유러피언 드림이 비단 유럽인들의 삶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국제 환경에 맞춰 변하고 있는 세계적인 패러다임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저작은 <The Empathic Civilization>

그의 이론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과 현실 비판은 여전히 호소력을 가지고 있으며 종합적인 사고와 신선한 시각으로 세계의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리프킨은 1967년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워튼 경영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학위를 취득하였고, 이후 터프츠 대학의 플레처 법외교학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했다. 그는 세계 각국의 500여 개 대학교에서 초청되어 과학 기술의 새로운 조류와 그것이 세계의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여향에 대해 강의했고, 1994년부터 워튼 경영대학원(Wahrton School) 최고경영자 과정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전세계의 최고 경영자와 고위 간부들에게 과학, 기술의 새로운 조류와 이것이 글로벌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 및 세계경제의 미래 트렌드에 대해 강의하면서 정부의 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행사할 뿐 아니라 유수기업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1977년 비영리 조직인 워싱턴시의 <경제동향연구재단(FOET) 혹은 경제 교류 재단(Foundation of Economic Trends)>'을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지금까지 사회의 공공 영역을 수호하기 위한 계몽 운동 및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리프킨의 저서들은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 대학생의 필독서로 읽히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한편 1993년 'Beyond Beef Coalition'을 창립하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온실위기재단>의 이사장이기도 한 제레미 리프킨은 부인 캐롤 그룬왈드 리프킨과 함께 열정적으로 채식운동과 녹색생활운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으며, 문명비판에서 환경철학자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지는 인물이다. 문명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가 환경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엔트로피라는 개념도 그렇다. 육식에 대한 비판이나 생명 현상에 대한 관심도 매우 크다. 생명공학이 21세기에 가장 크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학문이 될 것이라는 그의 예측도 이런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이러한 입각점 때문에 그는 반문명론자들 사이에서 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 제레미 리프킨에 대한 상반된 평가

미국의 경제학자, 미래학자, 환경학자, 운동가, 저술가. 제레미 리프킨에 대한 평가는 항상 극단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너른 시야로 지구적 구조와 미래를 바라보는 탁월한 사상가이자 활동가로 추앙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과학계에서 가장 증오받는 인물'이라는 「타임」지의 표현대로 그를 사이비 저술가, 기껏해야 영향력있는 선동가로 본다.

리프킨에 대한 이런 엇갈린 평가는 그의 30여년간의 활동이 언제나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열렬한 것이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가 가장 천착하는 문제는 기술이 환경 및 제반 사회구조에 미치는 영향이다.

리프킨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주로 그의 과학적 엄밀성을 문제삼는다. 리프킨은 경제학과 국제관계학을 전공했을 뿐 정식적인 과학 교육은 받은 적이 없다. 비판자들은 그 점을 꼬집으며, 리프킨이 몇몇 과학적 사실을 수집하여 망상적인 종말론을 구성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리프킨의 초기 저작들은 '사이비 과학'이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할 정도다. <엔트로피 2>로 번역된 <Algeny>는 영적인 세계관을 역설하여 저명한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로부터 "학문으로 가장하여 교묘히 짜집어진 반(反) 지성적 프로파갠다"라 비난받았다. 이후 <바이오테크 시대> 등에서 드러낸 유전자 공학에 대한 반감 탓에 '기술혐오자', '신-러다이트'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추종자나 비판자 모두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대중설득가로서의 그의 역량. 우리나라에서도 바람을 일으켰던 '종말' 시리즈를 비롯한 그의 책은 새롭지 않은 주장을 풍부한 실례로 뒷받침해 인상깊게 제시한다. 효과적인 선전선동술을 무기로 미국 정부의 정책결정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고 그 과정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

 

<참고자료>

1. <소유의 종말 The Age odr Access>, 제러미 리프킨

2. <육식의 종말 Beyond Beef>, 제러미 리프킨

3. <수소혁명 The Hydrogen Economy>, 제러미 리프킨

4. <유러피언 드림 The European dream>. 제러미 리프킨

5. 알라딘 작가 프로필 - 제러미 리프킨의 삶과 글, 김명남

6. 위키백과사전 - 제러미 리프킨

7. http://www.foet.org/JeremyRifkin.htm

 

*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프롤로그

p.13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느낌, 그것이 바로 희망이다. 이 책은 희망에 관한 책이다. 잘못된 환상을 깨고 그 자리에 새로운 진리를 세움으로써 얻는 희망!

p.13 우리가 계속해서 엔트로피의 버칙의 진실과 그 역할, 즉 우리의 물리적 세계가 들어 있는 큰 틀을 규정하는 역할을 무시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멸종을 재촉하게 될지도 모른다.

 

들어가면서

p,16 세상이 문제 투성이라면, 그리고 그 세상을 고치려면 우리는 이 세상이 어떻게 짜여져 있는가부터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바로 거기서 문제가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 문제에 대해 특정 개인이나 특정 사상을 비난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물론 일부 지도자, 일부 사상은 좀 낫긴 하다. 그러나 오늘날 범세계적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오직 한 사람의 지도자나 단일한 사상은 없다. 왜냐하면 이들 모두는 기존 세계관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이 세계관은 병들어 있고, 자신이 만들어낸 모든 것들을 오염시키고 있다.

 

제 1부. 세계관의 변화

p.20 엔트로피의 법칙! 이제 새로운 세계관이 떠오르고 있다. 이 세계관은 역사를 구성하는 틀로서의 기계론을 결국 대치하게 될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엔트로피를 “모든 과학에 있어 제 1법칙”이라고 주장했다. 아서 에딩턴 경은 이 법칙이 “전 우주를 통틀어 최상의 형이상학적 법칙” 이라고 말했다. 엔트로피 법칙은 열역학 제2법칙이다. 제 1법칙은 우주 안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불변하며, 따라서 창조될 수 없다고 가르친다. 단지 그 형태만 바뀔 뿐이다. 제 2법칙은 물질과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만 변한다고 규정한다. 즉 유용한 상태에서 무용한 상태로, 획득 가능한 상태에서 획득 불가능한 상태로, 질서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만 변한다는 것이다.

p.20-21 우주 안의 모든 것은 일정한 구조와 가치로 시작해서 무질서한 혼돈과 낭비의 상태로 나아가며, 이 방향을 거꾸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엔트로피란 우주 내 어떤 시스템에 존재하는 유용한 에너지가 무용한 형태로 바뀌는 정도를 재는 척도이다.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르면, 지구상이건 우주건 어디서든 질서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더 큰 무질서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p.21 엔트로피의 법칙은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은 워낙 절대적이어서, 이 법칙을 충분히 이해하기만 하면 인생관이 바뀔 것이다.

p.23-24 엔트로피 법칙이 물질적 세계-모든 것이 유한하고 모든 생물체가 삶의 과정을 마치면 그 존재가 종식되는 세계-만을 다룬다는 것은 중요하다. 엔트로피 법칙은 시간과 공간의 수평적 세계를 지배하는 법칙이다. 따라서 정신적 초월이라는 수직적 세계에 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정신적 차원은 엔트로피 법칙이라는 철칙에 의해 지배되는 차원이 아니다. 정신은 빗물질적 차원으로 어떤 경계나 제한도 없다. 물질세계와 정신세계의 관계는 부분과 전체의 관계와 같다. 부분은 전체 속에서 가능하는 것이다. 엔트로피의 법칙은 시간, 공간, 물질세계를 지배하는 반면 그 자신은 엔트로피 법칙을 생각해낸 정신적 힘에 종속되는 것이다.

p.28 역사가 쇠락해가는 과정의 순환이라는 생각은 사회질서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생각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좋은 사회질서는 변화가 가장 적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상적인 상태는 이러한 쇠락의 과정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될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변화로부터 최대한 보호된 세계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p.30 기독교에서 신은 삶의 모든 부분에 관여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또는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신의 뜻이었다. 역사를 만드는 것은 신이었지 인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적 목표도 없었고, 진보하려는 의지도 없었고, 뭔가를 남기려는 열망도 없었다. 신의 명령을 성실히 수행하기만 하면 되었다.

p.31 결국 기독교적 세계관은 통일되고, 모든 것을 포괄하는 역사관을 낳았다. 이 거대한 신학적 접대성 속에 개인의 자리란 없었다. 중세적 삶의 역사적 틀을 유지시켜준 것은 자유와 권리가 아니라 책임과 의무였다. 인간의 목표는 ‘뭔가를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을 얻는 것’이었다. 사회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대한 유기체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사회는 신이 이끄는 일종의 도덕적 생물체이고 그 안에서 각 개인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p.33 우리는 거의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방식의 근우너인 대부분의 사상이 조그만 실오라기와 천 조각으로부터 나왔다. 이것들이 합쳐지고 짜여져 역사의 패러다임을 만들었고 이 패러다임은 위에서 말한 전환의 시기에 형성되었던 것이다. 이제 이렇게 짜여진 카페트가 분해되고 풀리기 시작해서야 현대세계를 만든 재료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 아이러니이다.

p.35 현대인에게 있어 역사는 기술발달의 과정이다. 지구는 거대한 부품상점이다. 이 부품들은 조립되어 어떤 기능을 가진 시스템으로 태어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일은 끝이 없다. 새로운 설계가 쉴새없이 나오고 뭔가 새로운 기능을 수행할 기계가 끊임없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새롭게 조립하고 공정을 확장한다. 진보란 완벽한 기계를 만드는 일에 ‘맞물려’있다. 이것이 우리 시대의 역사 패러다임인 것이다. 우리는 기계가 설정한 틀에 따라 산다.

p.41 기계론적 세계관은 운동하는 물체만을 다루었다. 왜냐하면 운동하는 물체만이 수학적으로 측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세계관은 기계를 위한 것이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계론적 세계관의 창시자들은 생명의 질(전체적인 양의 일부이기도 한)을 분리해서 죽여버렸고, 그 결과 남은 것은 완전히 죽은 물질만으로 구성된 차갑고 생명 없는 우주뿐이었다.

p.51 기계론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진보라는 개념이다. 가장 단순하고 추상적으로 압축하면 진보란 ‘덜 질서있는’ 자연적 세계가 인간에 의해 이용되어 더 질서있는 물질적 환경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달리 말하면, 자연에 존재했던 최초의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자연으로부터 창출해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과학은 하나의 방법론인데, 이 방법론을 통해 사람은 자연의 법칙을 배우고 이에 따라 자연을 몇 개의 원칙과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기술은 이렇게 얻어진 법칙을 특정한 경우에 적용하는 것이며, 그 목적은 자연과정의 일부를 더 큰 가치, 더 큰 구조, 더 큰 질서의 형태로 바꾸어 당초의 상태보다 더 나은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p.51 기계론적 세계관, 수학, 과학, 기술의 세계관, 유물론과 진보의 세계관,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관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세계관들은 이제 생명력을 잃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이 세계관들이 뿌리내리고 있는 에너지 환경이 빈사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미래 세대는 우리가 현대라고 부르는 지난 400년간을 역사책에서 읽으면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 것이다.

 

제 2부. 엔트로피 법칙

p.56 "열역학“이라고 하면 매우 복작한 개념처럼 들린다. 그러나 사실 열역학은 우리가 아는과학개념 중에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놀라운 것이다. 1법칙과 2법칙을 합쳐서 하나의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제 1법칙), 엔트로피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제 2법칙)

p.56-57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는 창조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누구도 여기에 성공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에너지를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바꾸는 일 뿐이다. 모든 것이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형태, 모습, 운동은 에너지를 여러모로 집중변화시킨 결과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

p.57 제 2법칙은 이렇게 말한다. 에너지는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갈 때마다 “일정액의 벌금을 낸다.” 여기서 벌금은 ‘일할 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가리키는 용어가 바로 엔트로피 Entropy이다. 엔트로피는 더 이상 일로 전환할 수 없는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는 수단이다.

p.58 엔트로피는 더 이상 일로 전환될 수 없는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는 수단이다.

p.58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유용한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정량의 에너지가 무용한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뜻이다. 무용한 에너지는 결국 오염이 되낟. 사람들은 오염이 생산활동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오염이란 무용한 에너지로 전환된 유용한 에너지의 총량을 의미한다.

p.59 오염이란 엔트로피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달리 말하면 엔트로피란 어떤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무용한 에너지의 총량을 나타낸다.

p.59 평형상태는 엔트로피가 극대점에 달한 상태이며,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롭고 유용한 에너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태이다. 클라우지우스는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열역학 제2법칙을 요약했다. “엔트로피(무용한 에너지의 총량)는 극대점을 향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p.61 재생이라는 것은 유용한 에너지원을 희생하고 전체 환경의 엔트로피 총량을 증대시키는 대가를 치러야만 가능하다.

p.61 한 가지 되풀이해서 강조할 점은, 지구상의 물질적인 엔트로피는 끊임없이 증가하며 언젠가는 극대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지구가 우주에 대해 패쇄계이고, 패괘계에서는 물질을 교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

p.62 엔트로피의 법칙은 이해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느끼기도 해야 한다. 이 법clr의 핵심은 바로 진실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이 법칙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일종의 직관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엔트로피 법칙을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p.62 에너지 수준과 엔트로피를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관점은 ‘집중도’이다.

p.62 버트란트 러셀은 이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어떤 장소에 많은 양의 에너지가 있고 인접한 장소에는 매우 적은 에너지가 있을 경우 에너지는 항상 많은 쪽에서 적은 쪽으로 평형이 이루어질 때까지 이동한다. 이 현상을 “민주화를 향한 경향”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p.62 에너지는 항상 좀더 집중된 상태(여기서는 향수병안)에서 덜 집중된 상태(두 개의 방)로 옮겨간다.

p.64 “세상에 공자는 없다.” 심지어 관찰도 공짜로는 안된다.

p.67 한 곳에서 엔트로피 증가를 역행시키려면 다른 곳에서 엔트로피를 증가시켜야 하기 때문에 결국 주변환경의 전체 엔트로피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p.70 대폭발 이론은 제 1법칙과 제 2법칙에 잘 맞아 떨어진다. 우주는 완벽한 질서상태에서 점점 더 무질서한 상태로 이동해온 것이다. 고대 그리스와 중세 기독교도들이 역사를 보는 시각은 오늘날 우주론자들이 우주의 역사를 보는 시각과 공통점이 많다.

p.70 우주는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해서 쇠락과 혼돈을 향해서 움직여간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 지구의 역사는 그와는 정반대로 전개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하다. 그러니깐 지구의 역사는 혼돈상태에서 시작해서 점차 질서있는 세계로 ‘진보한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p.73 엔트로피의 법칙이 가장 중요해지는 순간이라면 시간을 정의할 때일 것이다.

p.74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은 흘로간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 모두 옳은 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비가역적이라는 사실이다. 시간은 한 방향, 즉 앞으로만 흘러간다. 이 방향은 또한 엔트로피 변화의 함수이기도 하다.

p.74 시간은 앞으로만 흐른다. 왜냐하면 에너지는 항상 쓸모있는 상태에서 쓸모없는 상태로 움직여가기 때문이다.

p.74 에딩턴 경의 말처럼 “엔트로피는 시간의 화살이다”

p.75 시간은 일을 할 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가 남아 있을 때에만 존재한다. 소비된 시간의 양은 소비된 에너지의 양에 비례한다. 이것은 사용 가능한 ‘실제’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열죽음이라는 최후의 평형에 도달하면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다.

 

p.76 엔트로피와 시간에는 또다른 중요한 측면이 있다. 엔트로피는 우리에게 시간의 방향을 알려주기는 하지만 속도를 알려주지는 못한다. 사실 엔트로피 과정은 시계처럼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엔트로피 과정은 끊임없이 속도를 바꾼다. 하나의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p.76-77 역사는 예정되어 있는가, 또는 전개과정에서 사건이 우리의 자유의지를 행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인간은 끊임없이 토론을 해왔다. 인간이 발견한 어떤 개념보다도 먼 길을 걸어 엔트로피 법틱은 이 의문에 대한 답에 접근한다. 시간의 방향을 설정함으로써 제 2법칙은 우리가 하는 일의 한계를 설정한다. 우리는 시간을 뒤로 돌리거나 엔트로피 과정을 역행시킬 수는 없다. 그것은 이미 결정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엔트로피 과정이 발생하는 속도를 우리의 자유의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이 지구상에 행하는 모든 활동은 엔트로피 과정을 가속화하거나 늦춘다. 우리가 삶의 방식과 행동양식을 결정하는 것은 지구상의 유용한 에너지를 얼마나 빨리 혹은 얼마나 천천히 소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 여기서 과학은 형이상학 및 윤리학과 만나게 된다.

p.79 생명체들은 주변환경에서 자유 에너지를 흡수하여 엔트로피 과정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여갈 수 있다. 이러한 자유 에너지의 궁극적인 원천은 태양이다. 즉 모든 식물과 동물은 태양에 의존하고 있다.

p.79 생명체는 주변환경의 질서를 파괴하여 자기 몸에 흡수하지 않으면 살아가지 못한다.

p.79 달리 말하면 모든 생명체는 평형을 향해 나아간다. 계속 소비만 하면 결국 평형상태에 도달하는데, 그것은 곧 죽음이다. 이것을 피하려면 우리는 주변의 넓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이 자유에너지(마이너스 엔트로피)를 흡수해야 한다.

p.79 생명체는 살아 있는 동안 결코 평형상태에 도달할 수 없다. 평형상태는 죽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명체는 주변의 에너지를 빨아들여 평형상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려고 한다. 생명체의 주요 관심사는 엔트로피가 아니라 자유에너지의 흐름이다.

p.80 버트란트 러셀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생명체는 주변환경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변화시켜 자신을 위해 사용하려고 하는 일종의 제국주의자들이다.” 이러한 에너지 사냥의 과정에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에너지를 자신의 시스템으로 통과시키면서 소비하고 결국 무용한 에너지로 만들어버린다. 아주 작은 식물조차도 자신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튼 무질서를 만들어낸다.

p.83 진화는 한편으로 거대한 무질서의 바다를 만들면서 군데군데 점점 더 큰 질서의 섬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p.83 우리는 제 2법칙이 생명과 진화의 진정한 기반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하기 전에는 오늘날의 식민화 단계에서 절정단계로 옮겨가지 못할 것이다.

p.84 모든 생물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유용한 에너지를 빨아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다.

p.91 "행복한 사람은 역사를 만들지 않는다" 이것은 오래된 프랑스 속담으로 행복한 인간은 역사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미국 속담도 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다” 이 두 속담을 통해 역사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

p,92 역사의 퍼즐을 이해하는 열쇠는 엔트로피 법칙과 앞서 말한 두 개의 격언이다. 역사를 개인 수준으로 끌어내리면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우리가 현재 삶의 방식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행복해한다고 치다. 그러면 우리는 생활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 따위는 생각지도 않을 것이다. “좋은 것을 부수지 말라”는 속담 그대로 이다.

p.92 개인의 역사는 사회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두 가지 경우 모두 행복은 공백상태를 남기고 위기는 발명의 시대를 남긴다.

p.94-95 역사란 제2법칙의 반영이라는 사실이다. 축적된 엔트로피로 인해 사회가 에너지원 자체에 대한 질적 변화를 꾀하는 때가 이른바 역사의 분수령이라는 시점이다. 바로 이 전환의 시기에 낡은 방식은 쓸모없게 되는 것이다. 이때 사회의 엔트로피 총량은 너무나 커져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이동이 일어나고 새로운 방식의 기술이 태어나며 새로운 사회, 경제, 정치체제가 형성된다

p.96 에너지 흐름이 가속화됨에 따라 각 엔트로피 분수령 사이의 시간도 짧아졌다. 수렵채취인들이 수렵채취를 포기하고 농업으로 돌아서기까지는 수백만 년이 걸렸고, 농경이 시작된 시점에서 산업사회로 ‘옮겨가야 했던’ 시점까지는 수천년이 걸렸다. 수백 년 밖에 지나지 않은 현대인들은 자원(재생불가능한 에너지원)을 다 소진해버리고 이제 또 하나의 엔트로피 분수령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1인당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효율적인 것이 아니다. 효율성이라고 하는 것이 ‘일을 줄이는 것’으로 정의된다면 말이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일이란 간단히 말해서 유용한 에너지를 써버리는 것이다.

p.98 지구라는 폐쇄계에 내재하는 물리적 한계를 인정하는 것만이 우리 스스로를 완전히 구할 수 있는 길이다. 우리의 생존과 다른 모든 생물종의 생존은 자연과 화해하고 생태계와 협동하며 살아가려는 우리의 의지에 달려있다.

p.99 식민화 단계에서 절정 단계로 옮겨가는 것이야말로 생물종으로서 인간이 이루어야 할 가장 심오한 변화이다. 이제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

p.100 역사는 엔트로피 법칙을 따른다.

[100] 13세기와 16세기 사이에 서유럽은 엔트로피 분수령을 거쳤다. 중세의 에너지 기반이었던 나무는 점점 구하기 힘들어졌고 그 대안으로 석탄을 발견했다. 즉 나무에서 석탄으로의 경제기반의 변화야말로 중세에 종말을 고함과 동시에 산업혁명의 첫 장을 연 것이다.

p.106 세계의 유용한 에너지는 끊임없이 무용한 에너지의 형태로 분산된다. 인간은 가장 먼저 손에 넣을 수 있는 에너지부터 쓰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후대의 사람들은 앞선 사람들보다 더 구하기 어려운 에너지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다.

p.106 리처드 윌킨슨은 <빈곤과 진보>라는 저서에서 경제발전의 역사를 다음과 같이 고찰하고 있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인간은 원료와 그 원료의 추출방법을 끊임없이 바꿔야만 했다. 구하기 쉬운 원료에서 어려운 원료로 넘어감에 따라 인간은 점점 더 복잡한 처리 및 생산기술을 이용해야 했다… 가장 광범위한 생택학적 맥락에서 경제발전이란 좀더 집중적으로 자연환경을 착취하는 방법의 발전을 의미한다.”

p.106 역사 속에서 누군가가 뭔가 좀더 나은 방법을 발명하면 우리는 그것을 위대한 진보라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사실 이른바 ‘더 나은 방법’이란 에너지를 추출하기 어려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개발된 ‘다른 방법’일 뿐이다. 그리고 윌킨슨이 말한 대로 각 단계가 진행될 때마다 개발되는 새로운 방법은 궁극적으로 앞선 단계보다 더 많은 일 또는 에너지를 요구한다. 그것이 인간 이외의 도구에 의해 수행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p.111 기술이 복잡해지고 그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우리는 점점 기술을 자연과는 독립된 것으로 인식한다.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처럼, 또는 어떤 신비로운 과정을 통해 기존의 에너지원에 뭔가를 더해서 처음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내는 것처럼 기술을 보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러니이다 사실, 기술은 에너지를 창조하지 않는다. 단지 기존의 유용한 에너지를 소비할 뿐이다.

p.112 엔트로피의 법칙은 유용한 에너지가 소비될 때마다 주변환경 어딘가에 더 큰 무질서가 생겨나는 것을 가르쳐준다.

p.113 세계가 혼돈 속으로 깊이 빠져들수록 우리는 문제의 근원을 들여다보기를 꺼린다.

p.114 '외부비용'은 엔트로피 법칙의 결말을 피해 가려는 손쉬운 방패일 뿐이다.

p.115 엔트로피의 법칙은 어디에는 적용되고 어디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적용된다.

p.117 기술과 질서를 삶의 모든 활동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변환을 가속할 뿐이고 이에 따라 엔트로피 증대를 가속시킬 뿐이다. 과학자 유진 슈워츠는 그의 저서 <기술 과잉>에서 기술사회를 창조하는 우리의 노력을 거대한 다람쥐 쳇바퀴에 비유하고 있다. “이 쳇바퀴에서 기술자들은 같은 곳에 머물기 위해 빨리 달려야 한다. 그러나 다람쥐 쳇바퀴와 달리 인간 쳇바퀴에서는 빨리 달릴수록 더욱 뒤떨어진다. 해결책처럼 보이는 것은 결국 문제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p.121 궁극적으로 새로운 에너지 환경에 따라 창출된 기술은 한계까지 왔고 이제 엔트로피 분수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p.122 에너지 흐름이 엔트로피 분수령에 도달하고 새로운 에너지 환경이 창출되면 과거의 에너지 흐름에 사용되던 낡은 형태의 기술은 급격한 변화를 겪거나 아니면 에너지원이 고갈됨에 따라 쓸모없게 된다. 사회의 에너지 기반이 나무에서 석탄으로, 석탄에서 석유로 얾겨갓을 때 발생한 기술적, 제도적 변화만 살펴보아도 이 사실을 할 수 있다.

p.128 오직 절정 상태에서만 이러한 복잡성과 중앙집중화의 과정을 늦출 수 있다. 에너지 흐름의 총량을 줄임으로써 엔트로피 과정은 느려지고(하지만 절대로 멈출 수는 없다) 무질서의 과정도 느려진다.

p.128 절정 상태에서는 작고 분권화된 기구가 선호되며, 식민화 상태에서는 크고 중앙집중적인 기구가 선택되는 것이다.

p.129 전문화는 증가하는 복잡성 및 집중화와 나란히 진행된다. 기술사회에서 인간을 위시한 모든 것은 확장되는 사회 메커니즘의 부품으로 전락한다. 사회 전체의 기능이 더욱 복잡해지고 집중화되면서 각 개인의 기능은 더욱 세분화되고 한정되며, 이들의 생존은 시스템 안의 다른 기능에 더욱 의존적이 된다.

p.135 삶과 그에 관련된 활동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에 합리적 근거를 부여한 것이 바로 뉴턴의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이 패러다임은 도전에 직면해 있고 곧 포기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인간은 재생불가능한 에너지원을 떠나 다시 한번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옮겨 가려는 시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p.139 미국인들의 에너지 소비행태를 정확히 표현하는 단어는 하나 뿐이다. 그것은 ‘중독’이다.

p.141 현재 우리 사회는 재생가능한 에너지 재고가 바닥이 나고 있고, 위험스럽게도 엔트로피 분수령에 다가가고 있다. 여러 가지 통계수치가 나와 있지만 값싸고 재생불가능한 에너지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p.156 물리학자이자 태양에너지 예찬론자인 아모리 로빈스는 분열이든 융합이든 원자력은 버터를 자르려고 톱을 들이대는 격이라고 말한다.

p.163 편의를 위한 도구로 등장한 에어컨은 이제 필수품이 되었다. 지난 20년간 에너지 흐름이 유래없는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뉴욕의 세계 무역센터에서 캘리포니아의 홀리데이 인 호텔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지역에 세워진 건물들은 창문이 열리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p.164 기존의 고에너지 소비구조 하에서 보전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찮을 수밖에 없다.

 

제5부. 엔트로피와 산업시대

p.170-171 인플레는 궁극적으로 어떤 환경의 엔트로피 상태를 측정한 결과이다. 어떤 환경이 엔트로피 극대점을 향해 다가갈수록 에너지 흐름의 모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의 비용은 상승한다. 앞서도 말한 것처럼 에너지원을 찾고. 에너지를 뽑아 내고, 그것을 처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에 에너지 변환비용은 올라간다.

p.173 세계경제가 직면한 위기를 고전경제이론이 해결할 수 없음은 이제 명백하다. 사회주의적이든 자본주의적이든 고전경제이론에 엔트로피 법칙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그러나 제2법칙은 모든 경제활동을 지배하는 최고의 원리이다.

p.181 물질적 진보의 환상은 모든 경제 및 사회활동에서 거듭 확대된다. 이것은 사람들이 열역학 제2봅칙을 뒤전으로 밀어내버리기 때문이다. 농업, 수송, 도시화, 군대, 교육, 보건 등의 분야를 보라. 이 여섯 개의 분야 모두에서 우리는 이제까지 엄청난 진보를 이루었다고 믿으며 진보는 ‘영원한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이런 생각은 모두 환상이다. 이 환상을 깨드리는 것이 바로 제2법칙이다.

p.186-187 재생불가능한 화석연료에 입각한 오늘날의 세계가 엔트로피의 분수령을 향해 다가감과 동시에 고에너지 농업방식의 각 단계는 계속 확대되어간다. 1979년 미국인들은 휘발유를 넣기 위해 주유소에서 줄을 서면서 좌절과 분노를 맛봐야 했다. 이것은 몇 년 후 우리가 식품점에서 줄을 서서 겪어야 할 고통에 비하면 시작에 불과하다.

p.189 우리의 주요 수송수단은 모두 재생불가능한 화석연료로 가동된다.

p.192 고속도로와 자동차의 무서운 결합에서 발생하는 환경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p.193 1마일의 고속도로가 건설될 대, 그리고 반짝이는 새 차 1대가 출고될 때 부분적으로 감소되는 엔트로피는 전체환경에서의 엄청난 엔트로피 증가의 결실이다. 누구든 운나쁘게 고속도로 계획선상에 살다가 퇴거당안 사람이면 제2법칙을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p.200 대도시가 주변의 자원기반에 의해 가해진 제약을 무시하려고 부질없이 몸부림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로마는 잘 보여주고 있다. 멀리 떨어진 에너지원에 의존하면 파국을 지연시킬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종말이 오고 만다.

p.203 밀도가 높은 고에너지 환경으로 인해 인간관계와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미묘한 영향을 받는다.

p.203-204 우리는 점점 구명보트에 탄 선원같은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물인데 정작 마실 물은 한 방울도 없는 것이다.

p.204 도시가 팽창한다는 것은 에너지의 흐름이 커지고 무질서가 증가한다는 뜻이다. 여러 가지 무질서가 축적됨에 따라 도시의 통치기구는 늘어나는 혼란을 막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비대해진다.

p.214-215 결국 전쟁준비는 인간활동 중 가장 많은 엔트로피를 증대시키는 활동이다. 미사일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 뿐이다. 파괴를 위해 사용하거나 고물이 될 때까지 보관하다가 폐기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그 미사일을 마드는 데 들어간 지구의 자원은 고정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후손들이 쓸 쟁기를 빼앗아 칼을 만들고 있는 꼴’이다.

p.215 당일치기 시럼준비를 하느라 골치를 앓아본 적인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형광펜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학교에서는 거의 관습으로 굳어진 현상이다. 전날밤 학생들은 형광ㅍㄴ으로 교과서 여기저기에 줄을 치며 암기한다. 다음날 시험에서 쏟아놓을 수 있을 때까지만 보관하기만 하면 되는 대량의 데이터를 이렇게 해서 쑤셔넣는 것이다. 시험이 끝나면 24시간 이내에 이 데이터는 머리 속에 거의 남아 있지 않거나 전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남은 것이라곤 쌓인 피로 뿐으로 이것 때문에 며칠을 고생한다. 학생의 지식은 시험직전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끝나고 나면 추락해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교육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p.217 학생의 경우, 환경 속에 축적된 무용한 에너지를 심리학자들은 사회적 오염이라고 부른다. 사회적 오염은 노이로제에서 신경발작에 이르기가지 무수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p.218 우리의 직관이나 본능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의 진실과 좀더 ‘주파수’가 잘 맞는다.

p.219 앞서 말한 대로 사고과정에 단계가 많을수록 일은 더욱 복잡하고 추상적이며 중앙집중화된다. 그래서 에너지가 더욱 분산되고 무질서가 발생한다. 인간정신 발달의 연사는 인간의 정신을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실에서 점점 멀리 떼어내는 과정이다.

p.223 입수가능한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실제로 우리가 아는 것은 적어진다는 것이다. 결정을 내리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세상은 과거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워 보인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상태를 ‘정보 과부하’라고 부른다. 이 용어의 배후에는 엔트로피 법칙이 버티고 있다. 더 많은 정보가 우리에게 쏟아지지만 우리가 흡수하고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정보는 점점 더 적어진다. 활용되지 않은 나머지 정보는 분산된 에너지 또는 쓰레기의 형태로 축적된다. 이렇게 분산된 에너지가 축적되는 것은 사회적 오염이고, 사회적 오렴은 결국 신체적 오염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처럼 모든 형태의 정신질환이 되어 인간을 괴롭힌다.

p.227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는 것이 메시지를 보내기보다는 메시지를 받고 듣기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세대를 키워낸 것 같다.

p.227 늘어나는 무질서의 원천이 바로 방대한 에너지 흐름을 바꾸어 환경 전체의 엔트로피를 증대시키는 변화자들이라는 사실을 이들은 결코 생각하지 못한다.

p.230 치료를 통해 어떤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더 심각하고 장기적인 건강문제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p.232 오늘날 치료의학은 죽음에 이르는 주요 질병을 제거하는 데 거의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했고, 늘어난 평균수명에 대해 생색을 낼 근거는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 과거 150년간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데 주로 기여한 요소는 개선된 위생상태와 영양공급이다.

p.234 엔트로피의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이제 고도 산업사회에서 우리가 누려온 높은 생활수준과 방대한 에너지 흐름에 대한 대가를 , 만연하는 질병과 죽음이라는 형태로 치르고 있는 것이다.

p.236 대부분의 질병은 환경에서 비롯된다. 질병은 주어진 환경 안에서 엔트로피가 증대함에 따라 축적된 폐기물로 인해 발생한다.

 

제 6부. 새로운 세계관 - 엔트로피

p.242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에너지를 얻으려는 절박한 상태의 인간들이 전국을 채울 것이다.

p.243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 시대의 종말은 산업사회의 종언을 예고하는 것이다

p.243 장기적으로, 산업사회와 태양에너지 사회의 기능적 차이는 중세와 산업사회의 차이만큼이나 클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를 향해 옮겨가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몇가지 핵심적인 변화가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p.244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의 대부분은 빈곤한 제 3세계 국가에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자원이야말로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좀더 균등한 부의 재분배를 실현시켜줄 마지막 카드이다.

p.245 에너지와 물질의 소비를 극적으로 줄이거나, 군사개입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탈취하는 것이다.

p.246 미국이 전세계 자원의 2/3를 계속 소비하는 한 제3세계 사람들은 결코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는 생활수준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이다.

p.247 어떤 제3세계 국가도 지난 수십 년간 미국에 존재해온 물질적 풍요를 실현하겠다는 꿈을 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양식의 발전모델을 따르려 했다가는 참담한 실패를 맛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세계의 자원을 지금 당장 균등하게 재분배한다 하더라도 서양식의 발전을 실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p.248 불행히도 많은 제3세계 국가들은 자원수출로 얻은 부를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이 그랬던 것처럼 산업화하는데 쏟아붓고 있다.

p.248 전세계의 재생불가능한 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오늘날, 재생불가능한 자원을 급속히 소비하는 경제의 인프라를 개발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서양식 발전개념이 제3세계에 도입되면 대부분 개발 이전보다 더 못살게 될 것이다.

p.249 제 3세계 국가들이 서양과는 다른 형태의 개발모델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p252 소수의 개인이나 집단이 사회 전체의 에너지 중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독점하면 이들의 축적된 부와 권력 때문에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유용한 에너지를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p.255 태양 에너지 시대로 옮겨가려면 사회 모든 측면에서의 경제활동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집중적이고 정체적인 개념(화석연료)에서 분산된 흐름의 개념(태양에너지)으로 에너지 기반이 바꾸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이해하면 기존의 산업구조가 태양 에너지 시대와는 전혀 걸맞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p.260 우리의 미래 에너지원은 태양이며, 여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우리가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기술집약적이며, 자원 집약적인 태양 에너지 시설을 건설하려는 헛된 노력에 계속 매달려 자원의 고갈을 촉진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단계에서 에너지와 자원의 흐름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려는 에너지 기반을 만들어낼 것인가이다.

p.263 태양 에너지 시대가 되면 우리는 더욱 더 고대세계의 생활리듬을 따라가야 할 것이다.

p.264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려깊고 질서있는 방법으로 옮겨가는 것이 뒤늦게 혼란과 절망 속에서 밀려가는 것보다 고통이 훨씬 덜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p.267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이다”라는 주장은 한 때의 슬로건이 아닌 최고의 진리가 될 것이다.

p.268 우리가 찬양해야 할 것은 절제, 단순함, 자발적인 가난, 한계의 인정 같은 것들이다. p.270 저엔트로피 문화에서 노동은 수면, 명상, 놀이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삶의 균형을 위해 필요한 활동으로 인식된다. 노동없이 인간은 완벽하지 못하다.

p.270 노동은 무엇보다도 그 일을 하는 사람에게 존엄성과 목적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p.282 좋든 싫든 경제구조의 변화는 고통과 희생을 요구하게 되어 있다. 저엔트로피 경제로 옮겨가는 것은 다국적 기업의 세계지배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p.283 저 엔트로피 시대가 되려면 세계 인구가 크게 줄어야 한다.

p.285 유일한 대안은 엔트로피 패러다임을 완전히 내재화하는 것이다.

p.285 중요한 것은 현재 물리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사람의 수뿐만 아니라 각 개인이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p.295 오늘날의 교육이란 12세기부터 16세기까지 뉴턴적 세계관을 가르치는 훈련과정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p.295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답이 아니라 과정이다. 세월이 흐르면 특정사실은 다 잊어버리지만 그렇게 몇 년에 걸쳐 시험에 시달리고 나서도 인과율의 개념을 잊어버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p.298 교육은 측정보다도 과정을 중시하게 될 것이다. 세계는 고립된 인과관계의 연속체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운동과 변화의 시나리오를 품고 있는 상호연관된 현상의 그물로 파악될 것이다.

p.289-299 학문이란 조각가가 작업을 하듯 세상이란 재료를 깍아서 다른 물건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자연에서 물려받고 또 그 안에 속해 있는 이 세계의 한계 안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더 잘 이해하는 방법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진보를 지향하는 학문은 과정으로서의 학문으로 대치될 것이다.

p.299 태양에너지 시대에도 전문성이 일부 필요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과정은 지식에 대한 전체적인 접근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p.299 태양에너지 시대에 학교에 간다는 것은 배우기 위해 공동체 안으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p.302 동양종교, 특히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에너지 흐름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인식해왔다. 명상은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을 늦추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p.310 모든 것은 에너지이고 에너지는 유용한 상태에서 무용한 상태를 향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엔트로피 법칙은 모든 인간행위를 규정하는 틀이 된다.

p.323 자연으로부터 완전히 괴리되고 도시화된 우리의 지성은 환경과 인간 사이의 진정한 관계를 통찰할 능력이 없다.

p.328 엔트로피 법칙은 아주 아름다운 것이다. 이 법칙을 통해 우리는 우주를 지배하는 달콤하고도 씁쓸한 최고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며, 우리의 궁극적인 운명을 알게 된다. 동시에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도 얻는다.

p.329 엔트로피 법칙이 간단한 진실을 알려준다.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사건 하나하나는 과거의 모든 사건에 영양을 받고 있고, 마찬가지로 앞으로 펼쳐질 모든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

p.330 엔트로피 법칙은 지상에서 일어나는 사건 하나하나는 저마다 독특하고 일회적인 것이라고 가르친다. 바로 이런 일회성 때문에 우리는 주변의 모든 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지구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 지구의 유한성과 함께 우리는 우리 자신의 유한성도 깨닫는다. 지구의 취약함이 우리 자신의 취약함을 일깨워주는 것이고, 지구의 연약함이 우리의 연약함도 알려주는 것이다.

p.332 깨달음이란 뭔가를 ‘경험’하는 것인데도 우리는 계속해서 깨달음을 ‘성취’하려고 몸부림친다.

p.334] 우리에게 남겨진 자원을 최대한 보전하고, 생성과정을 지배하는 자연의 리듬을 최대한 존중하는 길은 우리보다 앞서간 모든 생명과 우리 뒤에 올 모든 생명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책임을 인식하는 것이 식민화 단계에서 절정 단계로 옮겨가는 첫 발자국이다. 우리는 이 세상의 시중꾼인 것이다.

 

후기

p.347 "너의 종種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

 

* 내가 저자라면 *

『엔트로피』에서 저자는 엔트로피의 법칙을 기계론적 세계관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관을 성립하는 데 중요한 핵심원리로 생각한다. 현재 물질 문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열쇠가 엔트로피의 법칙을 이해하는데 있다고 본다. 지금 전지구적으로 존재하고 발생되는 무질서의 원인을 엔트로피의 증가에 있다고 생각하고 고엔트로피 사회에서 저엔트로피 사회로 변화할 수 있도록 전인류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갖고 있는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부정한다. 잘못 정의된 세계관을 여전히 믿고 그대로 살아가려고 하기 때문에 현대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해결하려고 아등바등 하면 할수록 혼란만 가중된다고 본다. 그는 “세계가 혼돈 속으로 깊이 빠져들수록 우리의 문제는 근원을 들여다보기를 꺼린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현대 사회가 문제가 있다는 것에는 누구나 인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이지 더 이상의 해결을 원하는 경우가 드물다. 많은 이들이 그 문제의 근원을 들여다 보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냥 대중에 묻혀 지나가기를 시간이 흘러가기를 바란다.

그는 엔트로피의 법칙을 활용해 현대사회의 에너지와 자원의 무절제한 남용을 실랄하게 비판하면서 역사는 진보의 과정이 아니라고 말한다. 엔트로피의 법칙을 새로운 세계관으로 받아들여 현대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경제분야, 농업, 수송, 도시화, 군대, 교육, 보건 등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시켜야 보다 낳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그는 제6부에서 새로운 세계관으로 엔트로피를 제시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전화되어야 하는 시대는 태양에너지의 시대라고 보고 그에 걸맞는 새로운 인프라의 구축이 절실함을 주장한다. 엔트로피가 이미 과학, 교육, 종교 등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에 스며들어 세계관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할 사회를 자연의 리듬을 존중하는 저엔트로피 사회이며, 우리보다 앞서간 모든 생명과 우리 뒤에 올 모든 생명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엔트로피적 세계관을 구현하는 첫걸음이라고 글을 맺고 있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교수는 <엔트로피>의 서평에서 ‘물론 현대 사회는 심각한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이 책이 에너지와 자원의 무절제한 낭비를 일삼는 우리를 꾸짖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라면 그 가치를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 논리와 결론이 너무 빈약하고, 표현도 너무 선동적이다.’라고 ‘사회학자인 그는 열역학을 근본부터 체계적으로 이해했다기보다는 열역학 법칙의 서술적 표현을 마치 종교적 교리를 해석하듯이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물론 그를 비판하는 주장들은 그가 너무 현대사회를 비관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에 대해 이해는 한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 사회는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전환이 되었고 그 과정속에서 우리는 많은 무질서와 혼란을 격고 있다. 이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미래의 사회를 전혀 낙관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의 말대로 세계관의 전환이라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고 그것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리가 “엔트로피 법칙”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책을 읽으면서 교육에 적용한 엔트로피의 법칙이 매우 흥미로웠다. 30년전에 이미 리프킨이 “형광펜학습법”이라며 통렬히 비판한 교육의 실태가 지금도 여전한 것을 생각하면 근본적인 세계관의 변화가 없이는 교육의 변화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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