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박상현
  • 조회 수 218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0년 8월 30일 09시 17분 등록

. 저자 소개

 

1943년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의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인 에콜폴리테크닉에서 공학을, 에콜 드 민에서 토목공학을, 시앙스폴리티크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다. 프랑스 최고지도자 양성소인 국립행정학교(ENA)를 거쳐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대 초반부터 지난 85년까지 시앙스폴리티크와 에콜폴리테크닉, 파리 9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74
년 프랑수아 미테랑 사회당 당수의 경제고문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한 뒤 81년 사회당 정부 집권 이후 91년까지 대통령 특별보좌역을 맡았다. ‘미테랑의 휴대용컴퓨터란 별명을 얻으며 17년간 사회민주주의의 실현, 유럽경제통합 등을 기획했다. 공산권 붕괴 이후 동구권의 경제재건을 위해 91년 유럽개발은행(EBRD) 설립을 주도했고 93년까지 초대 총재를 지냈다.

현재 국제컨설팅회사인아탈리&아소시에대표, 3세계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구호기구 플래닛파이낸스(PlaNet Finance) 회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1980년 기아구제기구 창립,84년 유럽신기술 개발프로그램 EUREKA 창설,89년 방글라데시 구호기구 설립, 유럽 고등교육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

 

40여권의 저서를 냈으며 ‘미래의 물결’ ‘인간적인 길’ ‘합리적인 미치광이’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마르크스 평전’ ‘미테랑 평전’ 등이 한국에 소개됐다. 공산주의 악화, 테리리즘 위협 등 국제정세에 대한 전망뿐 아니라 이상 기후 변동, 금융 거품, 휴대폰과 인터넷 만능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미래사회에 대한 예측을 내놨다. 30여권의 저서는 27개 언어로 번역돼 500만권 이상 팔렸다. 대표적 저서로인간의 길’(2004),‘유목인간’(2003) 등이 있다.

 

미국의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를 가리켜 “재기와 상상력, 추진력을 겸비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지식인”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서문

예측 가능한 미래의 역사

 

시장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한 법으로 등극하여, 포착 불가능하고 전 지구적이며, 상업적 부와 새로운 소외현상들, 극도의 부와 극도의 빈곤을 만들어낼 하이퍼 제국 hyper empire을 형성할 것이다. 그런 세상이 오면 자연은 체계적으로 초토화된다. 모든 것, 심지어 군대와 경찰, 사법체계조차도 민영화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인간 존재는 대량생산 가능한 소비재인 보철장치들에 에워싸여 인위적 가공물을 자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인간은 스스로의 창조성을 잃어버린 채 사라지게 될 것이다. 7

 

미래를 예견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미래와 관련된 고찰이라는 것은 대체로 현재를 이리저리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사회의 초기부터 거론되어 온 미래에 대한 담론이란, 결국 천체의 회귀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수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에 국한되었다. 사제들이나 점성가들이 보기에 이 세계는 태양이 떠오르고 비가 내림으로써만 존재 가능했기 때문이다. 10

 

세기를 거듭하면서 인류는 개인의 자유를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최우선에 놓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인류는 기술의 진보를 이루고 억압적인 풍습ㆍ정치체계ㆍ예술ㆍ이념들로부터 해방된 덕분에 노고를 덜 수 있게 되자 점차적으로 모든 형태의 예속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역사는 권리를 지닌 개인, 즉 자신의 운명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으며 타인에게도 자신과 똑 같은 만큼의 자유가 주어져 있음을 인정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구속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개인의 출현의 역사와 다르지 않다. 13

 

기존의 권력자들보다 훨씬 거대하며 기동성 있는 또 하나의 지도자 계급인 상인들이 부를 분배하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 방식을 고안해냈다. 바로 시장민주주의의 탄생이다. 13

 

상행위의 자유는 정치적 자유를 탄생시켰다. 이 같은 자유는 처음에는 극히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국한되었으나, 점차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점점 더 광대한 영역에서 기존의 종교적ㆍ군사적 권력을 대신하여 정치적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이렇게 볼 때, 독재 권력이 상인 계급의 탄생을 부추겼고, 상인 계급은 시장을 형성했으며, 시장은 민주주의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12세기부터 최초의 시장민주주의를 정착하게 되었다. 14

 

2035년 무렵이 되면, 길고 긴 전쟁과 심각한 환경위기를 맞아 곤경에 처한 미국은 시장(특히 금융시장)의 세계화와 기업(특히 보험회사)의 막강한 권력에 굴복하고 말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국가로 남을 것이고, 지배적인 제국으로서의 위치도 유지할 것이다. 다른 어떤 제국이나 국가도 미국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15

 

그 후 2050년 무렵이 되면 태생적으로 국경이라는 개념과는 무관한 시장이, 시장과는 달리 한정된 영토에 국한되는 제도인 민주주의에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다. 이후로 국가는 점점 약해질 것이다. 16

 

자가 감시 autosurveillance는 자유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군림하게 될 것이며, 규범을 준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만이 자유를 제한하는 마지막 수단이 될 것이다. 16

 

누구나 의무적으로 투명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소속, 습관, 건강 상태, 교육 정도가 알려지기를 거부하는 사람은 일단 의심스러운 자로 분류될 것이다.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인들의 권한이 강화될 것이고, 따라서 노인들의 채무가 늘어날 것이다. 쇠락하는 국가체계는 기업과 도시 앞에서 점점 더 사그라질 것이다. 하이퍼 유목민 hyper nomade들이 영토를 초월한 제국, 뚜렷한 중심도 없이 개방된 제국, 즉 하이퍼 제국을 이끌게 될 것이다. 그곳에서 각 개인은 자기 자신에게만 충실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기업은 그 어떤 국적도 내세우지 않을 것이며,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들만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법률은 계약으로 대체될 것이고, 사법은 임의적 중재로, 경찰은 용병으로 대체될 것이다. 16

 

이러한 세계의 조정자가 된 보험회사는 자기네가 정한 규범에 국가와 기업, 개인들을 복속시키게 될 것이다. 재판권을 가진 민간업체들이 보험회사들을 위해 이 규범들이 잘 지켜지는지 감시할 것이다. 17

 

시간은, 아주 내밀한 시간까지도 대부분 상품을 사용하는 데에 할애될 것이다. 17

 

 

아주 긴 이야기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무리는 언제나 부와 언어, 영토, 철학, 우두머리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이때 세 가지 권력이 항상 공존했다. 기도 시간을 정하고 농사의 리듬을 결정하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관장하는 종교 권력, 사냥과 방어, 정복을 결정하는 군사 권력, 그리고 생산과 자금을 관장하며 노동의 결과를 상업화시키는 상업 권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 권력은 천문대, 모래시계, 출근 기록을 동원해서 시간을 관리했다. 26

 

우주진화론에는 언제나 희생양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내세와 이승을 연결해 주는 고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36

 

정착이란 결국 사냥꾼이 만들어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이치로, 농업 또한 유목민들의 발명품이며, 목농牧農주의란 결국 농부들이 만들어낸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39

 

제국 시대

개인이라는 개념은 왕자들과 더불어 생겨났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자유에의 꿈을 일깨워준 것도 역시 왕자의 독재였다. 모름지기 제국이란 스스로를 방어하고 남을 공격할 만큼의 잉여생산이 있고 이를 통제할 수 있을 때 뿌리를 내리게 된다. 그리고 전략적인 통로를 통제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잉여분을 축적하지 못했을 때 막을 내린다. 41

 

자본주의의 짧은 역사

미래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경이로움을 선사할 지 이해하고 싶다면, 그에 앞서서 과거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경이로움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가능한 것과 변화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들을 집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46

 

이제부터 역사의 도도한 흐름은 제국의 흥망이 아닌 다른 곳, 즉 개인적인 체제, 인권을 절대적인 이상향으로 삼는 체제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체제는 앞서 존재한 다른 어느 체제보다도 확실하게, 스스로 세운 이상향을 쉴 새 없이 바꾸어 가면서 지속적으로 부를 생산할 것이다. 47

 

이 세 부족(그리스인, 페니키아인, 히브리인)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인간의 삶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들은 노예와 이방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서로 동등하다고 믿었으며, 가난은 일종의 저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이 세상은, 구세주가 나타나 세상의 법칙을 바꾸기를 기다리는 동안 길들이고 향상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역사상 최초로 이들은 지상에서의 인간 미래가 과거보다 나아질 수 있다고, 아니 나아져야만 한다고 믿었다. 48

 

민주주의와 화폐, 이 두 가지는 성직자와 군인에게 편중되어 있던 권력이 상인에게 넘어가는 결과를 초래한다. 앞선 두 체제(군사체제와 왕정체제)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노예제도는 새로운 체제가 전개되기 시작한 후로도 오랜 기간 동안 필수적인 제도로 기능한다. 50

 

아시아에서는 인간을 욕망으로부터 해방시키려고 하는 반면, 서구는 인간에게 자신이 가진 욕망을 자유롭게 실현하라고 부추긴다. 한쪽은 세계를 일종의 환상으로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반면, 다른 한쪽은 세계만이 유일한 행동의 장이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주장한다. 한쪽은 영혼의 윤회를 말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은 영혼의 구원을 이야기한다. 52

 

미래를 위한 교훈

1.     초강대 세력이 경쟁자의 공격을 받으면 제삼자가 어부지리를 얻는다.

2.     승자는 일반적으로 패자의 문화를 자기 것으로 만든다.

3.     세계를 지배하는 권력은 계속 서쪽으로 이동한다. 비록 부의 대부분의 동쪽에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 54

 

476, 로마에서는 서구 역사 최후의 황제인 아우구스티누스 황제가 비지고트의 오도아케르 왕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서구의 로마 제국은 이렇게 해서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다른 제국이 그 자리를 대신해서 승계하지 못한 채 한 제국이 멸망해 버린 것이다. 59

 

거점에서 다른 거점으로

경쟁이란 언제나 전쟁을 내포한다. 따라서 시장과 민주주의, 폭력 사이에는 언제나 연속체가 생기기 마련이다. 67

 

하나의 도시는 그 도시의 창조적 계급이 다른 도시들의 창조적 계급에 비해 새로운 서비스를 대량생산 가능한 산업제품으로 만드는 능력이 월등할 떄 거점이 될 수 있다. 68

 

역설적으로, 제국적 체제에서 상업적 체제로의 전환은 노마디즘으로의 회귀를 낳았다. 농부가 다시 유목민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랜 유목민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숙지해야 한다. 노마디즘은 인류 문화의 초석으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다시금 그 존재를 드러냈으며, 후에 알게 되겠지만, 우리들의 미래에도 지대한 영향을 행사할 것이다. 70

 

브루게나 그 뒤를 이어 등장하게 되는 다른 거점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베네치아가 기술혁신의 중심지는 아니었다. 거점은 스스로 발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간파하고 모방하며 이를 실용화시킨다. 79

 

요컨대, 수십 년 만에 인쇄술은 라틴어와 교회 중심으로 유럽을 통일하겠다던 바티칸과 로마 제국의 꿈을 무참하게 부숴 버렸다. 86

 

모름지기 철학이 찬성과 반대를 재는 기술이듯, 회계란 이익과 손실을 재는 기술이다. 90

 

암스테르담_보급품 수송함 제조 기술, 1620~1788

암스테르담 선단은 규모 면에서도 엄청나게 확대되었으며, 다른 나라 선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효과적으로 무장을 할 수 있었다. 2천 톤 급 선박에 8백 명의 승무원, 이는 유럽 전역의 선단이 수송하는 물자의 양을 모두 합한 것보다 6배나 많은 양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굉장한 규모였다. 달리 표현하면, 유럽 전체에서 이동하는 물동량 중 곡물의 4분의3, 금속의 2분의1에 해당하는 양이다. 95

 

(스피노자) 1650년경 인간은 신으로부터 아무런 도덕도 강요당하지 않으며 자연과 혼합된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이 완전히 독립적이며 자유롭게 생활하는 세계에 대해 용감하게 언급했다. 96

 

언제나 그렇듯이, 금융위기는 거점의 몰락을 재촉한다. 1788, 네덜란드의 은행들은 파산했다. 프랑스혁명 전야에 자본주의의 거점은 결정적으로 북해를 건너 런던에 안착했다. 런던에서는 민주주의와 시장이 성큼성큼 전진했다. 100

 

궁극적으로 새로운 거점은 아메리카에 둥지를 틀었다. 유럽, 그중에서도 특히 프랑스는 자동차라고 하는 신기술에서 마차를 대체할 교통수단으로서의 용도만을 보았다. 하지만 서부 정복 시대부터 바퀴를 사용하는 데 익숙했던 미국의 개척자들은 국내 여행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집념에 사로잡혀 있었을 뿐 아니라, 극단적인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던 그들은 기차라는 교통수단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으며, 또한 천성적으로 기업가 정신이 강했기에 자동차를 대량생산 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더구나 역사가 일천한 미국은 수공업 전통이 전무했기 때문에 별다른 저항 없이 대량생산에 필요한 연속조립공정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114

 

1차 세계대전이 유행성 독감과, 러시아와 독일의 공산혁명 때문에 막을 내리자, 세게의 패권은 다시금 미국 쪽으로 옮겨 갔다. 나폴레옹 전쟁이 결과적으로는 영국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었던 이치와 다르지 않다. 119

 

전기모터의 쓰임새는,   후로도 계속 확장되어, 승강기 설치에도 사용되었다. 이로써 고층 건물 건축이 가능해졌고,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같은 건축가들은 마천루 위주의 수직적 도시계획에 앞장섰다. 122

 

다시 한 번 말하건대, ‘거점은 예외 없이 서비스(아홉 번째 거점의 경우, 금융과 행정업무)를 산업화함으로써 세력을 거머쥐게 되었다. 미래학자들의 예언과는 달리, 미래에는 서비스 위주의 도시와는 오히려 정반대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들, 다시 말해서 서비스를 산업화하는 도시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132

 

새로운 노마디즘을 상징할 만한 두 개의 새로운 도구도 선을 보였다. 바로 휴대폰과 인터넷이다. 134

 

2004년 애플사는, 이익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대체적으로 무료)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유목민적 상품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결과, 애플사가 생산한 아이팟은 워크맨을 대체했다. 전 세계적으로 수억 대의 아이팟이 팔렸다는 사실이 간단하게 이를 증명한다. 137

 

다시 한번 거점을 방어하는 데 드는 엄청난 비용이 거점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 것이다. 152

 

미국이라는 제국의 종말

세계는 아시아가 지배할 것이다. 세계 무역의 3분의2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질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정도만 지나면, 아시아의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넘어설 것이다. 이미 세계 20대 컨테이너 항구들 중 13개의 항구가 아시아에 포진하고 있다.(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일본의 나고야, 한국의 부산, 대만의 카오슝, 오스트레일리아의 댐피어 등). 165

 

중국 공산당은 도시 생활을 조직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게 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제 각 도시에서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표들에게 권력을 넘겨주어야만 할 것이다. 166

 

상업적 체제의 아홉 번째 형태는 또한 도시 생활을 점점 더 고독하게 만들 것이다. 아파트는 점점 더 좁아질 것이고, 섹스를 나누거나 사랑의 감정을 나눌 수 있는 파트너들은 서로에게 점점 덜 충실하게 될 것이다. 속박당한다는 두려움 내지는 집착을 피하기 위해 무관심을 가장하는 것이 오히려 서로를 매혹하는 수단으로 발전할 것이다. 개인, , 독립성의 옹호, 개인주의의 강조 등으로 말미암아 에고, 곧 자기 자신이 절대적인 가치로 추앙받게 된다. 176

 

정착은 어린이들에게 부여된 특혜로, 안정적이고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에서 조부모와 사는 아이들이 증가할 것이다. 아이들의 부모는 대부분 별거 중이기 십상이며, 이들은 번갈아 가면서 아이와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다. 177

 

교통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교통수단은 점점 더 생활과 만남, 노동, 구매, 오락의 장소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이동에 쓰이는 시간은 노동 시간으로 간주되며, 야근이나 일요일 근무도 일반화될 것이다. 여행은 대학 교육이나 직업 교육의 중요한 일부가 될 것이다. ‘고용 가능한 인재로 남아 있으려면 언제나 여행 경험이 풍부함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177

 

새로운 유형의 소유권이 발명될 것이다. 이 소유권은 어느 하나의 구체적인 장소가 아닌 각기 다른 장소에서 정해진 품질과 정해진 넓이의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 좀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소유에서 이용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정보의 비물질화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자료의 소유에서 자료의 이용으로의 전환이 용이해지며, 이로써 문화, 교육, 정보로의 접근성이 훨씬 높아진다. 따라서 지적 재산권은 점점 더 보장받기 어려워질 것이다. 178

 

두 가지 종류의 산업이 상품화된 시간을 지배적으로 경영하게 될 것이다. 바로 보험산업과 오락산업이다. 이 두 가지 산업은 지금 이미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179

 

그런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정성을 덜기 위하여 각 개인은 여유를 갖고 여가를 즐기고 싶어 할 것이다. 바꿔 말하면, 현재와 거리를 둠으로써 현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싶어할 것이다. 179

 

노화하는 세계

노인들이 정치적으로 다수 집단을 형성하게 되므로, 물가 안정이나 다음 세대로의 비용 전가 등, 현재를 중신하는 정책들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187

 

유일한 희귀재로서의 시간

상품의 생산은 점점 더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노동이나, 요리, 청소, 식사에 소요되는 시간 역시 점점 짧아질 것이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단 생산된 상품들이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점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상품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괴물이 될 것이다. 209

 

상업적 체제의 출범 이후 줄곧 인간들이 추구해온 궁극적인 목표인 자유가 어쩌면 숙명적으로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혀 지내야 하는 인간이 만들어낸 변덕의 허구적인 표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211

 

열 번째 형태의 상업적 체제는 가능한가?

지극히 기본적인 기반시설마저도 갖추지 못한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위화감이 반란으로 표출될 위험이 항시 내재해 있는 상태에서는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도 쉬운 일이 아니므로, 적절한 시기에 열번째 거점이 되려는 시도를 할 여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228

 

미래의 첫 번째 물결 : 하이퍼 제국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역사는 이제 범세계적으로 일반화된 시장과 각국의 국경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만을 기술할 뿐이라고 예언한다. 이 같은 예언을 하는 이들은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역사의 종말이라고 표현한다. 232

 

감시자는 몇몇 상상력 넘치고 엉뚱한 연구가들이 계시를 받은 기술자들의 머리에서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다. 감시자라는 개념은 상업적 체제가 추구하는 경제적 필요, 즉 기존 물체들을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이고 네트워크의 역량을 최대화시키며 집단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최소화시키고 시간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욕망과 요구를 사업적 부로 환원시킨다는 긴박한 필요에 부응하는 개념인 것이다.  감시자 체제는 내가 하이퍼 감시자기 감시라고 부르는 두 단계를 거쳐 정착하게 될 것이다. 시자의 법칙이 민주주의의 법칙보다 우위에 서기 시작하면, 교육, 의료, 치안 같은 공공 서비스는 민간 기업과 경쟁을 벌이게 된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사법체계와 국가주권 관련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민간업체와의 경쟁체제에 돌입한다. 국가는 외국 병원 체인이나 외국 대학체인들을 국립병원이나 국립대학처럼 취급하려 할 것이다. 242

 

유비쿼터스적 유목 환경은, 이 환경에 접소된 유목민이 자신이 움지이는 흔적과 자취를 남길 때 하이퍼 감시체제로 이어질 수 있다. 243

 

유일한 희귀재인 시간의 가치를 높여 주는 상품들이 시장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과거 크리스트교 교회에서 면죄부를 팔았던 것과 같은 이치로, 자살을 원하는 자들을 위한 서비스, 저온 냉동처럼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한 죽음 등도 상품화될 것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죽음의 고통이나 반 자살, 죽음 체험 등의 모의 체험 시스템도 상품화되리라고 본다. 250

 

국가는 법인이나 창조적 계급에 부과하던 세금을 대폭 내림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한간힘을 쓸 것이고, 이는 국가 재정수입의 점진적인 감소로 이어진다. 활력을 잃은 데다가 자가 감시기들의 출현으로 수세에 몰린 국가는 교육, 의료, 치안, 국가주권에 관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시장에 내주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국가는 우선 임금이 싼 나라로 공공 서비스 부문을 이전하고, 다음 단계로 이를 민영화하는 방식을 쓰게 될 것이다. 그러면 세금은 내려가겠지만, 최소 임금 보장이나 최저생계비 지원 등 저소득층을 보호하는 장치들이 더 이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불안정성이 일반화되는 것이다. 253

 

아프리카가 제대로 된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해체가 진행될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의 아프리카가 현재의 서구 사회와 닮은꼴이 된다기보다는 미래의 서구 사회가 현재의 아프리카를 닮게 될 것이다. 256

 

확실하게 상품화된 시간

인간은 고독하면 고독할수록 허전함과 고독감을 메우기 위해 점점 더 소비를 늘리고, 점점 더 스스로를 감시하며, 점점 더 오락을 추구할 것이다. 자가 감시기에 의해 끊임없이 확대되는, 아니 적어도 그런 것처럼 보이는 개인의 자유는 각 개인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공간, 개인적이건 직업적이건 구별 없이 오직 그 공간 안에서만 책임을 지면 된다고 느끼게끔 만들며, 각 개인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는 자신의 변덕스러운 마음을 유일한 규범으로 삼게 되다. 260

 

보험회사들(금융시장의 위험을 막아 주는 기관들도 포함된다)은 사설 경찰을 설립하여 기업과 일반 소비자, 노동자들에 대한 하이퍼 감시를 조직화할 것이다. 보험회사들은 고객을 붙잡아 두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할 것이다. 261

 

자가 감시는 공포감을 조장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하여 정보, 게임, 오락 등으로 포장되어 제시될 것이다. 과거에 그다지도 큰 위력을 떨쳤던 정치는 별로 인기 없는 배우로 전락한 정치가들이 벌이는 맥빠진 볼거리의 뼈대 정도로만 명맥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262

 

하이퍼 제국의 세력자, 하이퍼 유목민

이들 하이퍼 유목민들에게 있어서 부부는 더 이상 생활의 토대나 성생활의 토대가 되는 단위가 아니다. 이들은 완벽하게 투명한 가운데, 일부다처 혹은 일처다부의 형태를 빌려 여러 명의 파트너를 동시에 사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인 수집광이라고도 할 수 있을 이들 남자와 여자들은 사냥감보다는 사냥 자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원하는 사냥감을 쟁취한 승리감을 과시하며 끊임없이 이동할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전통적인 가정이 아니라 결합되었다가 해체되고 다시 재결합되는 등의 부침을 겪은 가정의 자녀들로서, 지리적 혹은 문화적 정착지를 따로 두지 않는 사람들이다. 271

 

이들 중 가장 젊은 층에게 있어서 여행은 하이퍼 계급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려 주는 중요한 신호다. 정착 고용인은 여행을 하면 할수록 자신임 몸담고 있는 기업의 위계체제에서 높은 단계로 상승하게 될 것이다. 273

 

다양한 중산층들은 특히 4가지 스포츠를 통해서 하이퍼 유목민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 과거의 거점도시에서 엘리트들이 즐기던 스포츠이며, 노력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발전 가능한 이 4가지 스포츠는 바로 승마, 골프, 요트, 춤이다. 275

 

자유를 위하여, 자유에 종말을 고하다

20세기에 상업적 체제는 성행위로부터 번식 기능을 아예 제거하기 위해 애써 왔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각종 기술들을 이용해서 임신을 인공적인 것으로 만들어왔던 것이다. 286

 

이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하이퍼 제국에서의 죽음이란 자의식을 지니고 있는 마지막 복제인간이 죽을 때까지, 아니 어쩌면 자신으로부터 복제된 모든 복제 인간들에 대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복제된 다른 복제인간들이 그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릴 때까지 연기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제 인공물로 만들어질 인간이 죽음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더 이상 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태어나지도 않았으니까. 287

 

미래의 두번째 물결 : 하이퍼 분쟁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으면, 기묘한 의미의 전이를 통해 서방사회가 수호해야 할 가치는 민주주의적인 가치라기보다 기독교의 가치라고 믿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회에서는, 여자들은 가정으로 돌아가 자녀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 독려한다. 307

 

마우두디는 이슬람을 가리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절충한 제3의 길이라고 소개했으며, 통합된 이슬람으로 신정정치에 입각한 국가를 세우고자 했다. 312

 

하이퍼 분쟁은 대만이나 멕시코 혹은 중동 지역, 그 외 식수나 석유, 종교 갈등, 인구 폭발, 남북 간의 생활수준 격차, 국경 분쟁 등 이미 해묵은 갈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모든 지역에서 시작될 것이다. 342

 

로마 제국 멸망 때도 그랬듯이, 너무 오랫동안 실책을 방치한 탓에 찬란하게 피어날 수 있었을 과거의 폐허 위에,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욕망, 유쾌하게 남들과 뒤섞이고자 하는 욕망, 기존 관념을 어기고 이를 뛰어넘으려는 욕망이 다시금 태어날 것이다. 핏기 없이 쇠약해진 국가와 물려줄 상속자도 없는 하이퍼 제국의 폐허 위에서 새로운 문명이 새로운 가치를 자양분 삼아 속속 자라날 것이다. 344

 

미래의 세 번째 물결 : 하이퍼 민주주의

 

하이퍼 민주주의의 전위_트랜스휴먼과 관계 위주의 기업

하지만 미래에 이 창조적 계급가운데 미래의 역사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 개인들이 나타나, 자신의 행복이 결국 타인의 행복에 달려 있으며 인간은 단결하여 평화를 사랑해야만 지속해서 생존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들은 더 이상 상업화된 창의적 계급에 속하지 않으며, 해적을 위해 일하기를 거부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나는 트랜스 휴먼이라고 부른다. 353

 

이들은 자신이 세계의 주인이 아니며, 다만 세계의 용익권을 가졌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트랜스휴먼들은 정착민들의 덕목(민첩함, 친철, 장기적인 안목)과 유목민드의 덕목(끈기, 기억력, 직관력)을 두루 갖추고 있을 것이다. 353

 

여자가 남자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트랜스휴먼이 될 수 있다. 남을 기쁘게 하는 데서 기쁨을 느끼는 것은 모성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점진적으로 경제와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함에 따라 트랜스휴먼의 수도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다. 354

 

하이퍼 민주주의가 낳은 개별적 결과_’좋은 시간을 비롯한 본질적인 재산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재산은 뭐니 뭐니 해도 좋은 시간일 것이다. 좋은 시간이란 각자가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시간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사는 시간을 말한다. 각자는 좋은 시간을 누리는 동안 자기가 원하는 성공 모델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자신이 지닌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재능에는 아직까지 남들은 물론 자기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숨은 재능도 포함된다. ‘좋은 시간을 갖다는 곧 자유롭게 사는 것과 자유롭고 젋게 사는 것을 의미하며, 상업적 체제하에서처럼 서둘러서 이익을 내다를 의미하지 않는다. 371

 

한국의 가까운 미래

한국은 단 한 반도 세계를 지배하는 강력한 세력, 즉 상업적 체제의 거점으로 부상할 기회를 잡은 적이 없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최소한 세 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다.

1. 과거에 한국은 제조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윤, 이동성, 기술혁신, 운송 기술 등보다 농업과 식품산업, 지대와 그 지대에 밀접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관료들의 이익을 우선시해 왔다. 뿐만 아니라 권력을 숭배하고 민중의 힘을 두려워했으며, 철옹성처럼 견고한 관료계급을 떠받들며 과거를 미화하고 과거에 대한 향수 속에서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

 

2. 한국은 오랫동안 해양산업을 소홀히 했다.

 

3. 한국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자력으로 창조적 계급을 키우거나 외부로부터 이들을 받아들이는 데 실패했다. 379

 

 

. 내가 저자라면

 

『미래의 물결(Une brève histoire de l’avenir)』은 원제처럼 다가올 향후 50년이라는 가까운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아주 먼 과거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수 만 년의 인류 역사에 비하면 50년은 찰나의 순간이지만 우리는 실체보다 가상이 지배하는 디지털 시대에 바싹 다가 서 있다. 자연의 변화에 조응한 지난 시대의 속도감은 더 이상 우리에게 유효한 경험이 아닐 지 모른다. 미래의 50년은 수 만 년에 걸쳐 축적한 변화의 폭을 단숨에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 미처 그 속도를 익히지 못한 사람들은 과거의 시계태엽에 맞춰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살거나 길을 잃은 채 헤매게 될 것이다.

 

아탈리는 그래서 인간을 아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자고 말한다. 인류가 지구상에 처음 등장하던 시기부터 전개되어 온 생존방식과 체제, 제도와의 관련성을 살펴보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는 미래 50년을 예측할 수 있는 키워드로 개인’, ‘시장’, ‘민주주의를 지목한다. 그는 그 중에서 시장이 앞으로 세계를 지배할 유일한 법으로 변화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세상을 움직이는 근원은 인간의 욕망이며, 시장이 그것을 실현시켜줄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아탈리는 역사는 예측 가능하며 일정한 방향성을 지닌 법칙을 따른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가 주목한 것이 지난 700여 년간 인류의 금융과 상업의 중심지로 역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9개의 도시들-브루게, 베네치아, 앤트워프, 제노바, 암스테르담, 런던, 보스턴, 뉴욕, 로스앤젤레스-이다. 동에서 서로 이동하여 온 거점은 이미 대서양을 뒤로 하고 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이 포진한 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늘날의 시대는 국경을 초월하여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세계를 누비는 하이퍼 유목민 hyper nomade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50년 정도가 지나면 시장과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정복하지 못한 영역까지도 모두 통합하게 되어, 성장은 더욱 가속화되고 생활수준은 향상되며 독재가 사라질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러나 장밋빛 미래의 앞에는 난제도 있다. 아탈리는 세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국이 그 기능을 포기하고 국가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개인과 개인의 욕망이 여과 없이 부딪히는 하이퍼 분쟁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지극히 이타적인 창조적 인간 트랜스 휴먼과 관계 위주의 기업 등의 활약으로 분쟁의 고비를 넘어 세계는 하이퍼 민주주의에 도달하게 된다.

 

그의 과거 분석은 한국이 세계의 거점이 될 수 없었던 점을 짧은 몇 마디로 정리해 놓은 것처럼 놀랍도록 논리적이고 통찰력이 넘친다. 하지만 하이퍼 분쟁 시대 이후 미래상은 fact에 의한 분석이라기보다는 의지적 측면이 강하게 느껴진다. 지난 700여 년 간 세계를 움직인 힘은 시장, 곧 인간의 욕망이었다. 인간의 욕망은 옳지도 않고 그르지도 않은 가치중립적 존재다. 그런데 향후 50년 후 인류에게 희망을 던져주는 것은 인류가 거대한 파도에 직면한 공동운명체라는 깨달음이다. 지난 역사에서 인류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 욕망을 두 눈 질끈 감고 포기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것 외에 인류에게 희망은 없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경험하지 않은 믿음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가 든다.

 

미래를 생각하는 인간이 종교적 존재가 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겠다. 그러기에 아탈리가 지독한 고통의 시대가 될 지도 모를 하이퍼 분쟁의 시대를 하이퍼 민주주의의 시대 앞에 예고했는지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고통은 짧고, 깨달음은 깊기를. 나로부터 시작된 나비의 펄럭임이 세상을 바꾸는 변화의 순풍으로 이어지기를.

IP *.236.3.241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72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1] 에움길~ 2015.03.02 2186
3671 대담을 읽고 나서 도명수 2006.03.13 2187
3670 [호모 루덴스] 놀고 있어도 놀 줄을 모른다. [2] 여해 송창용 2007.10.20 2187
3669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 안철수 [3] 혜향 2009.09.15 2187
3668 Movements in European History- D.H. Lawrence file [5] 海瀞 오윤 2007.05.28 2188
3667 혼자 힘으로 백만장가 된 사람들.. 흐르는 강물처럼... 2007.10.21 2188
3666 [Sasha] Review29 영적인 비즈니스 - 아니타로딕 사샤 2011.11.15 2188
3665 (11) 역사속의 영웅들 - 윌 듀란트 [1] 박승오 2007.05.28 2190
3664 [24] 피터 드러커의 <피터 드러커 자서전> -저자 및 내가 저자라면 수희향 2009.10.04 2190
3663 강의 (20060417) [2] 이미경 2006.04.17 2191
3662 위대한 승리 -잭웰치 [3] [1] 최정희 2007.08.19 2191
3661 북리뷰. <강의> 이선형 2010.11.16 2192
3660 위대한 승리 - 잭 웰치 [1] 루미 2011.11.07 2192
3659 [23]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현정 2008.10.13 2193
3658 [30]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 - 신영복 양재우 2008.11.17 2193
3657 [북리뷰8] <결혼수업(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 한스 옐루셰크, 2007 [2] 2011.09.16 2193
3656 [1월 4주] 장자_연암서가 file 라비나비 2014.01.21 2193
3655 IT 타짜가 전하는 '사람' &amp; '소통' file [5] 이기찬 2007.03.29 2194
3654 [10]가자, 아메리카로! (대기업의 전설) [4] [2] 써니 2007.05.14 2195
3653 (38)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버그 時田 김도윤 2008.01.13 2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