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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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25] 공익을 경영하라
1. 저자에 대하여
구본형
일단, 그는 내가 좋아하는 우리 선생님이시다. 나는 그것이 자랑스럽다.
그에게는 울림이 있다. 커다란 첼로 같은 울림통이 있다. 그 울림은 같이 우는 공명이다. 먼저 아픈 이보다 먼저 우는 자명고다.
그에게는 웃음이 있다. 가볍지 않으면서도 살짝 느린 웃음이 있다.
그는 포옹으로 헤어지는 인사를 한다. 가슴으로 사람을 안고, 마음에 여운만 남긴다.
부지깽이. 그를 부르는 말이다. 그는 여기저기 불을 지피고 다닌다. 꺼질 것 같은 아궁이에도 그가 한번 다녀가면 시뻘건 불이 다시 지펴 오른다.
그는 스스로를 삼국지에 나오는 ‘진궁’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곤경에 처한 조조를 기다린다. 그의 그릇됨을 알아보고, 그를 구하고, 그와 함께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떠나기도 하겠지만, 그는 조조와는 다른 자신의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가 만들어 놓은 그 길에 그와 함께 길을 떠나고, 길을 걷고 있다.
그는 다른 이들의 성공을 돕고자 한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꿈꾸는 사람을 돕는다. 그러기 위해 스스로가 먼저 불 속에 뛰어들곤 한다.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지 않고서 다른 아궁이에 불을 붙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의 꿈을 산다. 돈을 받고 산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몰린다. 그가 운영하는 ‘변화경영연구소’는 그렇게 꿈을 거래하고, 꿈을 키우고, 꿈을 찾아가는 곳이다.
그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당신을 돕는다. 아무나 돕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얼마나 절박한지를 먼저 묻는다. 그것이 그가 사람을 돕는 방식이다.
세상은 그를 인문학을 경영에 접목시켜 ‘사람 중심 경영’이라는 신선한 비전을 제시하는 변화경영전문가라고 부른다. 현재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칼럼과 저술, 강연으로 젊은이들과 대중들의 가슴에 뜨거운 변화와 혁신의 길을 열어놓았다.
사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그는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 IBM에서 근무하면서 경영 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총괄했고, IBM 본사의 말콤 볼드리지 국제 평가관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조직의 경영 혁신과 성과를 컨설팅했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운영함과 동시에 무료 개인대학을 열어 평범한 인물들의 위대한 잠재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의 명함에는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직업비전이다.
그가 지금까지 쓴 책들은 젊은이들과 직장인 사이에서 항상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삶의 분기점을 찾는 직장인들을 위한 변화지침서인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직장인의 자기혁명 비전을 제시한 『익숙한 것과의 결별』『낯선 곳에서의 아침』은 대량실업 때 각 개인과 기업에게 절실한 변화의 과제와 방향을 제시한 베스트셀러였다. 그는 자기계발 분야에서 변변한 국내 저자가 없던 시기에 이와 같은 베스트셀러를 저술함으로써 자기경영과 관련된 유명한 국내저자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후에도 기업의 내적 혁명을 요구한 『월드클래스를 향하여』, 변화의 키워드로 '하루의 법칙 9가지'를 제시한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변화를 꿈꾸는 저자의 게으른 남도 여행을 담은 『떠남과 만남』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아동도서로는 『구본형 아저씨, 착한 돈이 뭐예요?』이 있다.
2. 가슴을 무찔러 드는 글귀
여는 글
세계 어디를 가든 공공조직은 보수적이고 느렸다. 사기업이 가장 잘하는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필사적일 때, 공공조직은 자기보다 못한 조직을 보며 위안을 삼았다. p4
나는 다음과 같은 기본 방침을 정해 두었다.
-정부기관을 포함하여 공공조직/비영리조직의 경영혁신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도록 범용성을 최대한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일부 경영혁신 사례집들이 내부직원들조차 공감하지 못할 만큼 과장되거나 흥미 위주로 극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직원에게도 고객에게도 관련업계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의미있는 객관적 자료를 활용하고 표현과 전개에 공정성을 기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기술적 태도여야 한다.
- 각 장절의 제목과 소제목들을 명확한 메시지로 만들어 비영리조직들이 경영혁신을 할 때 곡 참고해야 하는 원칙들로 가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각 장절의 끝에 간단한 ‘집필메모’를 달아 잊지 말아야 할 ‘키포인트’를 정리하고 독자 스스로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배려한다. 또 마지막에 무역협회의 경영혁신 사례가 비영리조직의 경영혁신 일반에 줄 수 있는 교훈과 레슨을 달아 참고하게 한다. p5
결국 이 책은 여기 관련된 모든 분들의 작품이다. 그러나 그 많은 도움을 받고도 더 단단한 책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은 저자의 부족함 때문이다. 앞으로 공익경영의 혁신을 다룬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사례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 p7
왜 우리에게 공익경영의 혁신이 절박한가?
피터 드러커는 “사회적 책임을 지는 정부의 능력은 현저히 저하되었으며 비영리조직이 사회의 중심이 되었다”고 말한다. ... ‘작은 정부’가 산적한 사회적 도전과 문제를 도맡아 해결하는 주역의 자리를 계속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어렵다. 정부의 실패는 도처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고 기업이 이를 감당할 수는 없다. 그것은 이윤을 추구하고 경쟁력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 본연의 목적에 맞지 않는 것이다. ... 그것은 결국 별도의 새로운 ‘사회부문’이 될 수 밖에 없다. p8
비영리조직이란 “사적으로 관리되는 조직이지만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조직 구성원이 아니라 광범위한 공공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자원을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으로 정의한다. p8-9
첫째는 정부나 관련기관의 지시나 강제에 의해 시작한 타율적 혁신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단단한 지속적 혁신 과정을 거쳐 왔다는 점이다.
셋째는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는 일에 최우선적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넷째는 지속적 혁신 과정을 통해 갈등과 대립의 노사관계가 상생의 국면으로 전환되는 쾌거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p11-13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목을 바꿔라.’ 이것이 개혁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절박하고 단호한 입장이었다. .. 의식변화를 바탕으로 조직을 바꾸고 프로세스를 바꾸고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도를 바꾸어 조직효율을 높여갔다. p13
설마? 농담이겠지.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진담이었다. 여론은 특별회계항목에 대한 감사의 필요성을 주지시켰고, WTO 체제는 국제화, 개방화를 가속화시켰다. 정부의 지원은 사라졌고, 강제적 가입비는 임의가입제로 전환되었다. 결정적 위기였다.
1. 수익이 공익을 돕게 하라
01 방만은 공익에 대한 배신이다.
당신, 원가가 얼마요?
경영 마인드 제고를 통해 원가에 대한 인식으로 무장한 직원들은 적합한 공익사업에 대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이제는 노동비용을 스스로 산정하도록 하여 경영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고 자발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유도하고 있다. p23
경영의 기본언어-재무와 회계
신입직원 면접장에도 차변, 대변의 차이를 설명하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현업 팀을 중심으로 회계에 대한 공부 열풍으로 점화되었다... 회계교육은 급기야는 전 임직원 대상의 회계 기초지식 평가시험으로 이어졌다. .. 노조위원장이 출제한 회계역량제고시험대비 예상문제가 인기리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p23
숫자는 매우 중요한 경영언어다. 그것은 수익을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언어이며 기준이다. ... 정확한 수치를 제시할 수 있는가가 중시되었으며 숫자를 잘 아는 것이 경영관리부서 임직원의 역량을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추가되었다.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성과와 직결되었다. 그것은 실천적 언어였다.
- 성과없는 일은 규정에 있어도 다시 생각해 봐라.
- 전시효과나 외형적 사업은 전시장에나 보내라.
- 백 건의 이론보다 한 건의 성과가 중요하다.
- 성과에 집중하라. 그리고 최선을 다한 결과를 널리 알려라. p25
성과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로 모든 일은 성과로 말해야 했다. ..경비절감액, 상담액 등의 객관적인 수치는 말할 것도 없고 고객만족도 평가, 외부공인평가기관의 측정 등 가능한 모든 계량적 평가가 도입되었다. 평가자의 주관성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정성적 평가 역시 다양한 측정 방법이 동원되었다. 가장 고전적인 개선 모토인 ‘측정할 수 있으면 개선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무장되어 갔다. p25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홀로 서야 한다.
수입부담금은 1997년 1월 1일부터 대외무역의 개정으로 수출입 승인제도의 폐지와 함께 소멸되게 되었다. 더욱이 무역자유화 조치에 따라 무역협회의 가입이 자유화되면서 회원수의 감소 및 재정수지의 악화로 무역협회는 재정적 자립없이는 먹고살 수 없는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p26
수익원을 확충하라. 그리고 철저히 감량하라
2000년에는 회계 및 세무 업무의 전산화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였다. 회계 및 예산관리 프로그램 간 연계를 통해 회계정보의 정확성과 유용성을 확대하였다. p30
성과 있는 일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 이것이 경영이다.
‘실사구시경영’이라 불렀다. 철저한 자금관리와 성과를 통하여 중소기업고 정부의 수요를 충족시켜 나갔다. 단순히 ‘줄여라, 아껴라’가 아니라 성과 없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을 접고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가 있는 사업에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사업을 크게 벌이는 사람이 ‘일을 잘 하는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이제부터는 ‘성과가 있는 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였는가’가 업무 평가의 핵심기준이 되었다.
한 예로 매년 열리는 국화전시회에는 매년 7-8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었으나 효과가 크지 않았다. ... 대학생들에게 전시장을 임대해 주는 형식으로 전시회를 바꾸었다. 비용은 크게 줄어 1억원 정도 소요되었지만 실제 효과와 만족도는 훨씬 컸다. 마땅히 전시할 곳을 찾지 못하던 대학생들에게나 비용을 줄이고 싶어한 무역협회에게나 이것은 만족스러운 상생의 효과였다. p32
02 공익경영-조직의 태생적 가치를 높여라
이익을 우선적 목적으로 하는 경영과 사회적 사명감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배타적 관계가 아니다. 이것 역시 삶의 도처에서 발생하는 균형과 조화의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 자원봉사자와 기부자의 박애주의에 크게 의존하는 제3부문의 시민단체가 아니라 8만의 회원사에 대한 배타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적 비영리조직이다. p37
NGO의 실패...박애적 결핍 Philanthropic insufficiency... 박애적 아마추어리즘 philanthropic amateurism... 당면한 문제의 해결이나 서비스의 제공은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p38
비전-‘조직을 하나로 묶는 공유가치’를 만들어라
이제 비전과 전략이 조직 전체의 사업, 예산, 평가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연계되는 ‘전략형 경영조직’의 틀을 갖추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 p42
공익과 수익의 아름다운 조화를 찾아라
공익성이냐, 수익성이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마치 노를 젓듯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주제라는 것이다. 다만 비영리조직에 있어 ‘수익’은 비영리조직원이나 조직 자체의 영달이 아닌 그 존재 이유인 사명의 완수를 위해 쓰여야 하는 원칙의 준수가 중요하다. ... 경제적 자립이 불가능하다면 지속가능한 공익 서비스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안정적 재원을 보장하는 적정한 수익이 창출되어야 한다. p43
경제적 자립이 불가능하다면 지속 가능한 공익 서비스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안정적 재원을 보장하는 적정한 수익이 창출되어야 한다. ... 실제로 전통적으로 수익 추구를 금기시해 온 미국의 비영리단체들이 점차 수익사업 개발에 나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좋은 일도 돈이 필요하며 튼튼한 재무구조는 경영을 요구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단체들이 비영리적인 사명감과 수익사업을 조화시킬 수 있다는 게 최근 분위기이다. 비영리기구는 돈 냄새와 거리가 멀어야 한다는 일종의 ‘터부’가 사라지고 있다. 10년 전에는 결코 비영리기구와 어울리지 않았을 ‘마케팅’이라는 개념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p43
국익과 무역진흥을 위한 전시회는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최대한 지원하라. 그러나 3년 내에 반드시 수익이 나도록 운영하라. .. ‘2년간은 손해가 나도 감수한다. 하지만 3년이 지나면 최소한 적자를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p44
무역협회는 공익을 위한 전시회라고 해도 참가업체에게 적정한 참가비를 받는다. ... “업체가 무료로 참가하는 전시회는 대부분 성과가 낮고 지속이 안 됩니다. 참가업체도 투자해야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게 되고, 전시를 주관하는 기관도 그에 맞는 준비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적정한 참가비를 받는 대신에 부가 서비스를 통해 참가업체에게 그 이상을 되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p45
가장 먼저 조직의 비전과 사명을 명확하게 하라. 비전은 전 직원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유가치다. 비전은 변화의 목적지이며 조직이 이윽고 다다라야 하는 유토피아다. 조직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이 일치되도록 하라. ... 중요한 것은 조직의 비전이 조직 구성원의 일상적 과업 속에 살아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46
모든 공익조직은 그러므로 공익을 희생하는 순간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만다. 공익성은 의사 결정의 매 순간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절대적 기준이다. 공익의 사명은 매 순간 북쪽을 가리키기 위해 수없이 떨리는 나침반이다. 떨림, 절묘한 형평에의 추구, 이것이 공익경영이 조화와 균형을 잃지 않는 요결이다. p47
2. 작고 수평적인 핵심조직으로 역량을 강화하라
03 줄여라, 또 줄여라
개혁, 가죽을 벗기는 아픔-인력구조조정
퇴직을 통한 인력조정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가 사회적 소속감을 잃게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하는 한국인에게는 가장 고통스러운 방식이 아닐 수 없다. 구조조정 당시 이 일을 맡아 주관한 전직 책임자를 만나 보았다. .. 나는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한 고충과 솔직한 느낌을 듣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무역협회의 혁신을 다루고 있지만 다른 비영리조직의 개혁에 도움을 주는 객관적 사례로서 왜곡이 없는 사실성과 현장성을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p57
나는 한 개인의 성향과 관계없이 조직 속에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야 했던 한 사람의 고충과 대면할 수 있었다. p57
체인지 에이전트Change Agent(CA)로 불렸다.
이들은 혁신에 대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거나 경험이 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저 관련업무 담당자였고, ‘안 했으면 하는 바람’ 속에서 조직과 시대의 요구에 따라 동료들에게 퇴직을 권유하고,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며, 혁신의 분위기를 조성해 가는 역할을 수행해 갔다. 직원들의 입장에서 이들은 ‘공공의 적’이었다. 그나마 그것은 아주 고상한 표현이고 보통은 주로 ‘경영진 똘마니’ 등으로 비하되어 불러졌다. 혁신의 강도가 강해질수록 이들 CA에 대한 왕따는 더욱 조직적이 되었다. 이들은 홀로 밥을 먹어야 했다. p61
위기가 혁신을 도와주었던 것이다. CA들에게는 혁신은 아픈 것이기도 했지만 보람과 의미익도 했다. 한 CA는 “나를 받쳐 준 것은 탄탄하고 행복한 조직의 미래를 후배들에게 남기자라는 일종의 소명의식이었다.”고 술회했다. p62
개혁의 개改자는 바꾸는 것이고, 혁革은 가죽을 의미한다. 즉, 개혁은 가죽을 벗기는 것이다. 가죽을 벗기면 피도 나온다. p64
무역협회가 해야 할 급선무에 대해서도 ... 특히 가장 절실하고 간절한 바람은 ‘따뜻한 인간관계, 일에 대한 뜨거운 몰입에 대한 그리움’으로 느껴졌다. 바로 이 점이 관계 중심적인 한국인들에게는 인력구조조정이 미국인들에 비해 훨씬 더 커다란 아픔과 상실로 다가오는 이유일 것이다. p67
'개선과 혁신' 과정에서 혹시 아쉽거나 후회되는 일이 없었는지도 물어보았다. 김 회장 역시 ‘처음에 좀 더 부드럽게 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 다만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것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레슨이 있을 뿐이다. p67
2005년 7월 무역협회 노사는 지난 18년간의 노사협상에서 최초로 무교섭 임금협상을 타결짓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다.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를 팔아먹었다’며 격렬한 반발도 보이긴 했지만, ‘절반의 승리, 절반의 실패’, ‘아쉽지만 수고했다’라는 반응과 함께 무교섭 협상결과에 8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보내며 새로운 노사관계에 큰 기대를 나타내었다. 이제 노사관계는 투쟁에서 대화와 협력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변곡점을 가지게 되었다. p70
상처는 시간과 함께 치유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상처는 아주 커다란 구호와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라기보다는 일상 속의 작은 정과 배려 속에서 회복되곤 한다. p74
혁신은 가장 어려운 부분은 사람이다. 조직을 바꾸고,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시스템을 만들어 내고, 제도를 혁신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많은 사례와 연구 결과를 가지고 있다. 비교적 쉽게 배워 오고,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시도와 모색이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반드시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절단은 다른 치료 방법이 없을 때 시도하는 치료법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을 줄이는 것은 조직 치료의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 조직은 언제나 남아 있는 사람들의 것이다. 해고는 떠나보냄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사람들의 사기와 충성과 열정에 치명적 상처를 남기게 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쓰기를 아껴야 하는 카드다. 특히 한국처럼 관계 중심적 공동체 문화가 강한 조직에서는 미국적 개인주의적 환경에서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 p75
그러나 방만한 경영의 결과가 누적적으로 쌓여 다른 방법이 없이 강제적 인력 조정을 할 수 밖에 없을 때는 이를 피하지 마라. 특히 공익조직은 자체 직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고객을 위해 존재한다. 세금은 낭비되어서는 안되며, 국민은 좋은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p75
04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새로운 문화적 DNA를 만들어 내라
총무부장, 기획조정실장 등 사내 주요 요직에 적당한 인물을 종이에 써 내게 했다. 이례적으로 민선 총무부장, 기획조정실장이 특진 성격으로 탄생하였다. 이는 극적인 조치이기는 하나 하나 뿌리 깊이 박혀 있던 인사 관행과 인맥을 타파하는 데 크게 기여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p79
응급처치가 끝나면 자력으로 치유한다
변화는 일회적인 것이 아니다. ‘변화가 곧 일상’인 혁신 조직의 문화적 DNA를 만들어 내야 한다. p80
팀제가 도입된 이래 연공서열 우선의 문화에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 상부 중앙으로 집중되던 권한이 하부로 많이 위임되었다. 경직적이고 수직적이었던 조직구조는 수평화되어 유연성을 확보하였으며, 권한의 하부 위임이 가능한 책임경영제의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 아웃소싱 혹은 유관부서의 협조를 통해 비용 절감 및 효율성을 제공하고 있다. p81
재무회계, 예산관리, 세무회계, 자산관리, 자금관리, 인사/급여 등의 시스템을 통합 관리 운영하는 통합회계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를 전자결재 시스템과 연계하여 현업에서 손쉽게 입출금 전표를 처리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단순화하였다. p83
또한 BPM 업무 처리 내역을 BSC Blanced Score Card 기반의 성과관리시스템과 연동하여 사업이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구성하고, 성과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였다. 업무 처리 절차가 투명해지고 직원들은 업무에 필요한 지식을 얻고 업무 오류를 줄여 외부고객인 회원사와 내부고객인 임직원의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었다. p85
젊고 뜨거운 피-조직의 DNA가 달라진다
비핵심 업무에 대해서는 파견직을 도입하고 외부전문인력을 아웃소싱하여 전문계약직의 형태로 활용하게 되었다. 전문계약직 및 객원 연구원들은 물론 무역연구소 소장(전무급)도 전문계약직의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근로의욕 고취 및 생산성 제고를 위하여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승진 개념을 도입하여 매년 10% 정도의 인력을 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p87
신입직원의 충원이다. 인력조정 과정의 전반기에 무역협회는 신입직원을 전혀 선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인력조정’이 아닌 ‘구조개혁’이 되기 위해서는 나간 만큼 적당한 양이 새로 들어와 젊은 피가 순환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p88
젊음은 좋은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피고 열정이었다. 신입직원들이 들어온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조직이 젊고 밝아졌다는 점이다. “장례식 일색의 경조사에서 이제 결혼식도 있는 경조사가 되었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신입직원들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신입직원들의 패기와 열정은 기존 직원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을 주게 되었다. 신입직원 중에 여직원들이 많게는 절반까지 들어오면서 남성 중심의 조직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되었다. p88
변화에 대하여 기존 직원들과 신입직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기존의 직원들은 무역협회가 그동안 걸어온 개혁의 길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고 그 속에서 살아남았으며 과거와의 차이를 잘 인식하고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우리는 참 많이 변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신입직원들은 아직도 무역협회가 보수적인 조직이라고 생각하며 더 강력한 변화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89
볼드리지 평가관으로 세계의 여러나라의 조직들을 진단하고 평가할 때 내가 깨달은 것은 제도와 현장 사이, 철학과 현실 사이, 해야 할 일로 규정된 것과 실제로 행해지는 것들 사이의 간격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함이었다. 나는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과 감정과 느낌이 곧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현실이란 제도도 아니고 새로운 프로세스도 아니며 새로운 조직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실제로 벌어지는 일 그 자체, 바로 직장에서의 일상을 의미했다. p89
무역협회에서 꿈꾸는 자신의 미래는 어떤가? 무역협회에서 10년간 일하면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은가? p90
직원들이 해외 직무연수에 대한 관심이 많을 것 같다. 해외 직무 연수는 조직으로서는 큰 투자인데, 이것이 전문성의 배양과 잘 연결되어 있고 만족스러운가?
직무연수 따로 현업 따로... 연수 코스를 다양화하지 못하는 데... 1년 이상의 기간이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직무연수는 교육이라기 보다는 보상의 성격이 강한 것 같다. 해외 연수 역시 개인적으로 전문화 되기 위한 좋은 전환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회사와 개인이 반반씩 연수의 비용을 대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전문성을 위한 투자가 학대되는 것이 좋아 보인다. p91-92
젊은 피를 강조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피는 몸속에서 돌기만 할 뿐이다. DNA(문화)가 바뀌지 않는 이상 큰 변화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p94
자신도 안정적이고 편안한 조직문화 속에서 서서히 그렇게 동화돼 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사기업에서의 변화는 그렇게 필사적이며, 불안정한 것이며, 가혹한 것이다. 그들은 대체로 자신들이 비영리조직에서 일하면서 이익보다는 사회적 가치와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가능성이 많은 조직 속에서 일한다고 느끼기도 했다. p95
투명하게 평가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하라
주요보직의 민선보임과 다면평가제도가 그것이다. 무역협회 직원들이 가장 불만을 갖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투명하지 못한 인사관리였다. .. ‘내부고객’ 관리가 ‘외부고객’ 관리보다 우선시되고 있었다. 고객은 없고 상사만 있는 조직의 가장 일반적 특징 중의 하나였다. p96
창의력에 기반을 둔 신규사업의 개발, 혁신을 촉진하도록 창의 역량 및 창의력과 성과 창출도에 대한 평가를 확대한 것이다. 이것은 진정으로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창조하려면 창의력이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p98
평가의 객관성,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평가지표의 계량화에 역점을 두었으나 비영리조직의 특성상 계량지표의 발굴과 적정한 목표 수준의 설정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 평가의 의의를 반감시키는 ‘계량화의 함정’에 빠져 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고, 주관부서에서 이의 시정을 요구하여도 현업에서는 생사여탈이 달려 있는 평가지표의 변경에 대해서는 요지부동이었다. ... 핵심 사업 위주의 지표 설정과 함께 동일지표에 대해 투입되는 노력과 성과를 함께 측정하는 이른바 ‘혼합지표’를 개발하여 지표의 ‘양과 질’을 동시에 측정토록 했다. p100
이와 같이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은 계량화된 실적, 고객만족도 평가, 외부측정기관의 평가, 평가자의 정성적 평가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됨으로써 70%대 이상의 높은 계량화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지표의 질을 함께 측정하여 평가의 신뢰도와 합리성을 제고해 나가고 있다. p100
그러나 제도가 마련된다고 하여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과거의 관행이 여전히 살아남아 있는 경우에 제도란 늘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p103
인사위원회에서 성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5명만을 엄선하여 포상하게 되었다... 파격적인 포상금을 지급하였다. ‘잘해야 받는 것이고 그만큼 귀한 것’이 되는 포상의 기본원리가 가장 충실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p103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젊은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젊은 피의 유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들은 늘 소수이고 낮은 지위에 있기 때문에 쉽게 기존 조직 속으로 동화되기 쉽다. 따라서 다양한 사고와 이질적 기준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의 전환이 중요하다. 그들을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수요의 첨병으로 인식하라. 그리고 그들을 가장 빨리 전문화시켜 새로운 수요를 충족시키는 전위대로 삼아라. p104
민주주의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가장 효율적인 제도이다. 열린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만들어라. 이야기하게 하고 반론을 제기하게 하고 실험하게 하라. 모든 창의성은 창의적 시도가 가능한 자유로운 환경의 산물이다. 창의성의 가장 큰 적은 두려움과 무반응이다. 권위로 누르면 다만 추종할 뿐이고, 여러 번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결국 입을 닫게 된다. p105
투명한 평가와 보상 시스템을 만들어라...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계량화가 투명해 보이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어디고, 정서적 가치와 주관이 배제될 수 없기 때문에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평가의 핵심은 신뢰다.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은 그래서 관리자의 제1덕목이다. p105
평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주어진 기간 동안의 성과를 계량하여 보상과 연결시키는 역할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놓치는 중요한 특성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평가를 통한 학습’이다. 평가는 평가만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평가는 성찰과 반성, 격려의 과정이다. 잘한 점은 칭찬하고 못한 점은 알려주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평가의 주체나 객체 모두가 평가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평가의 과정에서 배울 수 있고 평가의 결과를 통해서 다음 기간 동안의 활동 목표와 방향을 잡아낼 수 있다. 그러므로 평가란 그 과정을 통해 참여한 사람들 모두의 ‘공동 학습의 장’이 되어야 한다. p105
05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경영자들에게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그렇다. 매킨지Mckinsey는 오랫동안의 연구를 통해 ‘인재가 경쟁우위의 필수적인 원천’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지금을 ‘인재전쟁 the war for talent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 웃지 못할 사실 하나는, 경영자들이 인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인재육성’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은 연구 대상 기업의 1/4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사람에 대한 중요성은 대부분의 경영자들에게 머리로 받아들인 수사학에 지나지 않았고, 정신적 믿음이 되지 못했다. p106
화요일 아침에 만나요
화요포럼은 이렇게 자리를 잡은 데에는 두 가지 비결이 있다. 첫 번째 비결은 김재철 회장이 실시 이후 4년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맨 앞에 앉아 끝까지 강의를 경청했고, 직접 강사로 등단하여 열강을 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비결은 화요포럼의 참석 여부가 다른 자기계발 과정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불참에 대해서는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았지만, 참석하면 해외 연수 등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주었다. p109
자신들이 피고용의 대상이 아니라 창의적 주체라는 자부심을 갖게 했고, 직원들 스스로 자기경영을 시작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 주는 지적 바탕을 이루는 좋은 계기가 되어 주었다. p109
실사구시형 학습조직을 만들어라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업무에서 쌓인 노하우를 다른 조직원과 나눔으로써 전체 조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지식경영의 도입목적이라는 데 공감해 나가기 시작했다.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자 업무에 유용한 지식들을 자주 발견하고, 활용하게 되었다. p113
그리고 우수지식으로 선정된 지식들을 포상하였다. .. ‘회원 서비스 매뉴얼’, ‘해외 전시회 참가 매뉴얼’ 등과 같이 업무와 밀접한... ‘윈도우즈 단축키 정리’, ‘엑셀 특수문자 입력 방법’처럼 업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용적 지식들이 많이 추천되기도 했다. p114
멘토들은 매월 신입직원들에게 무엇을 가르쳤는지에 대한 활동실적을 제출하게 되며, 멘토링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신입직원의 자질과 향후 육성방안에 대한 종합평가를 실시한다. 신입직원들도 이 기간 동안의 활동을 스스로 평가해 봄으로써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개선하는 계기로 활용하게 된다. p117
직원이 원하는 일터와 현장을 제공하라-체계적인 경력관리
직원들의 욕망과 재능 그리고 전문성에 부합되는 현장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조직인사관리의 최대 맹점은 적절한 잠재력과 전문성을 적절한 직무에 배속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p119
학습의 과실은 결국 나의 것이고 조직의 것이다
경영자가 자신의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여 집중할 만한 무엇보다 훌륭한 투자처는 바로 사람이다. .. 좋은 경영자의 비밀은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 대부분을 우선적으로 할애할 수 있다는 데 있다. p126
한 조직에 배움의 문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애정과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스스로 역할모델이 되는 것보다 설득력이 강한 것은 없다. .. 끊임없이 교육하라. .. ‘사람에 대한 우선적 투자는 반드시 성과를 보게 되어 있다’는 믿음에 대한 투자다. ‘믿음에 대한 투자’ ... 독학하라. .. 자신을 위해 스스로 시간을 내어 기록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보다 훌륭한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없다. 다수를 위한 교육은 평범한 행정가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독학은 차별적 전문가를 만들어 낸다. ... 현장이 가장 중요한 배움터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 이력서를 관리하라. 중요한 것은 어디서나 고용될 수 있는 고용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p126-127
모든 조직은 고객을 가지고 있다. 직종과 관련 없이 모든 조직의 목적은 ‘고객을 돕는 사업customer-helping business'을 하는 것이다. 정부의 고객은 국민이다. 병원의 고객은 환자이며, 학교의 고객은 학생이다. 이것이 경영 마인드의 시작인 것이다. 따라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부는 퇴출되어야 하며, 환자들과 학생들이 서비스의 중심에 서 있지 못하는 병원과 학교는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경영의 의미이다. p128
3. 공익의 목적 역시 ‘고객을 돕는 사업’이다:
무역연구소 모 팀장은 중간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으로부터 “일본이 우리 광어를 어떻게 검수하며, 활어차량 1대 검수하는데 몇 시간이 걸리는지 아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어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작성된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p130
06 오직 고객을 위해 존재하라
첫 번째 질문은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그 고객이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다. 세 번째 질문은 ‘우리가 고객의 요구를 얼마나 잘 맞추어 주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 언제나 조직의 존재 이유를 잊어서는 안된다. 명심할 것은 어떤 공익조직도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누가 나의 고객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라. .. 내 고객이 내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당장 대답해 보라. 지금 고객이 내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5가지만 써 보도록 하라. p153
묻지만 말고 개선하고 혁신하라.. 엄청난 설문조사, 전화 인터뷰, 고객청문회..등 그러나 매년 듣기만 하고 나아지는 것은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가 ‘고객을 돕는 일’이 되게 하라. .. 현장으로 찾아가라. 할 일이 지천이다. 근무시간의 50%는 현장에 있어라. .. 고객이 OK할 때까지.. 머리로 하지 말고 마음으로 하라. 더해서 몸으로 실행하라. .. 현장에서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라. ... 예를 들어 무역협회의 무역연구소 직원들이 왜 광어와 함께 현해탄을 건넜고, 그들이 어떻게 적절한 제안을 만들어 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를 참고하라. p154-155
07 국가적 차원의 핵심 역량 계발을 지원하라
피터드러커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전통적인 토지, 노동, 자본은 오히려 제약이 되고, 그 대신 지식이 단 하나의 중요한 생산요소가 되었다”고 해석했다. 이제는 지식 국력이 그 나라의 경제력을 의미하게 되었다. 지식은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p156
한국은 사람이 곧 블루오션이다.
무역마스터 과정 졸업생이시군요, 계장으로 채용하겠습니다. p157
연구도 경쟁이다. 남이 하지 않는 연구를 하라
연구보고서 실명제는 또한 연구원 개개인의 이름값을 높여 주었다. 연구를 담당했던 직원들은 직급의 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이 만든 보고서에 대해서는 직접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p167
과거에 비해서 오차율이 낮아지고 있으며, 업체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있다. 무역협회의 수출입 전망은 언론사뿐만 아니라 정부 및 유관기관에서 무역업체가 느끼는 전망에 가장 가깝다고 인정받고 있다. p169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 p170
한국인, 그들이 바로 블루오션이다. 한국인 특징은 대체로 공동체주의에 입각한 관계지향적이며, 자부심이 강하여 때때로 배타적이고, 쉽게 흥분하지만 역동적이며, 근면하고 배움에 강하다. 특히 파격의 멋을 즐길 줄 안다. 이것은 역동적이며, 테크놀로지 중심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21세기적 특징에 매우 잘 어울리는 속성들이다. p174
세계를 현장으로 삼아라. 어떤 공익 산업에 종사하든 관련분야의 글로벌 인재를 배양해 내지 않으면 안된다. .. 사람과 전문성을 수출하라. 열악한 조건에서 육체 노동력을 수출한 것이 과거였다면, 좋은 조건에서 전문적 기술력을 수출하는 것이 앞으로 가야할 방향이다. p174
현장에서 조망하고 현장에서 정보를 만들어 내라. 그동안 연구 인력들에게 책상과 실험실이 일터였을 것이다. .. 남이 하지 않는 연구를 하라. 유일한 것이 차별적인 것이다. .. 연구의 실명제를 도입하고, 스스로 연구 결과에 따라 개인의 브랜드가 평가되게 하라. p175
08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라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라
저성장의 어려움 속에서 한국의 21세기가 시작되었다. ... 더 이상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계속되게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세계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세계를 한국 속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세계적 수준을 확보하고 세계적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 글로벌 역량의 계발 없이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p177
전시회의 국제화와 전문화를 꾀하기 위해 전문가의 모니터링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각 전시회별로 모니터링 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모니터링 결과를 통해 해당 전시회의 장점과 약점을 파악하여 보완하고 있다.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전시회를 보다 빠르게 국제화할 수 있고, 전시회 운영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p181
전시회는 오늘날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p182
제품이 있어도 중소기업은 해외 무역을 담당할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솔직히 말해, 해외 시장에 관련된 정확한 정보 수집능력도 거의 전무하다 보니, 해외 시장으로 바이어를 찾아다니면서도 무기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우리 같은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p183
지성至誠이면 사스SARS도 돕는다.
2003년 4월, 스위스 바젤에서 세계보석시계전시회가 열렸다. ... 스위스 연방정부와 전시회 주최 측은 홍콩,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4개국 기업인들의 전시장 출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 다행히 한국은 전시장 출입금지 대상에서는 제외되었다. .. 바젤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는 텅 빈 취리히 전시장으로 찾아올 바이어들은 많지 않아 보였다. 더욱이 스위스 현지에서는 사스사 ‘Asian Disease’라고 잘못 알려져 있었다. ... 그러나 속수무책이었다. 그때 작은 잔다르크가 나타났다. 한국 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무역협회 박지영 과장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그날 바로 한국관 홍보전단을 제작했다. ... 기적은 늘 그렇게 해서 생겨나는 것이다. 유럽 바이어들은 하나둘씩 취리히 전시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전시장의 50%를 차지했던 홍콩 업체의 철수로 인해 주문이 급해진 바이어들과 계약을 맺게 되는 성과를 올렸다. 사스는 결과적으로 막강한 경쟁업체들을 탈락시키고 한국 업체를 도와준 셈이 되었다. 또 한 번 위기는 기회임을 증명했고, 사람의 극진한 노력과 용기가 그 극적 반전의 에너지임을 보여 주었다. 이것이 태도와 자세의 힘이다.
당시 바젤전시회에 참가했던 코아주얼리의 백승철 상무는 “이 사건을 계기로 무역협회 직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졌다. 참가업체들이 발만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모를 때, 협회의 젊은 여직원이 발이 닳도록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한국관 참가업체들은 사스의 추억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p186
한국의 이미지와 문화를 담아 팔아라
한국은 양적으로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치명적인 약점은 그 규모에 있다기보다는 한국이라는 특별한 국가 브랜드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한국은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국제 경기를 유치하고, 지명도 높은 다수의 세계적 기업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가를 대표하는 이미지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인지도 면에서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아메리칸 드림, 일본의 정교함, 독일의 장인정신, 프랑스의 예술성, 이탈리아의 감각, 핀란드의 통신 리더, 싱가포르의 글로벌시티 ... 치명적 결핍을 안고 있는 것이다. p192
우리를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 그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한국인들의 문화적 DNA인 코리아니티 Coreanity는 바로 차별성을 위한 우리의 내면적 유산인 것이다. .. 한류는 엄청난 문화적 영향을 준다. p193
복합무역의 탄생
1999년 무역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 김재철 회장은 21세기의 급변하는 무역환경 속에서 우리 수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략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라고 요구하였다. .. 세계 무역환경의 변화와 우리 수출의 구조적인 전망, 경쟁국의 수출 패러다임 변화의 동향 등 무역과 관련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그리고 우리 수출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대전환을 통한 새로운 무역패러다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p194
역사적으로 장보고의 등장은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는 아시아 무역사, 세계관계사 면에서 매우 흥미로우며, 향후 동북아의 발전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당시 신라인들은 국경을 넘어 각 지역에 포진하면서, 무역을 위해 동료관계를 유지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등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무역을 전개하는 이른바 ‘교역 디아스포라(교역 이산공동체)’를 구축했다. p198
우리가 분명하게 알게 된 결정적 사실은 지식 산업은 지리적, 천연적 자원의 함수가 아니라 지적, 정신적, 문화적 자원의 함수라는 사실이다. 물리적 세계에서는 나라의 크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지식사회에서는 그 정신적, 지적 크기가 중요하다. 이것이 한국에게는 커다란 기회이며 도약의 발판이다. p200
한국의 기술적 우위를 활용하여 리더십을 장악하라... 코리아니티Coreanity, 즉 한국적 특수성을 차별성의 원천으로 활용하라.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와 병행하여 중요한 또 하나의 세계화 엔진은 ‘한국적 차별성의 보편화’라고 할 수 있다. ... 한국의 문화와 인물과 사상과 개념, 즉 총체적인 한국의 매력, 다시 말해 코리아니티를 ‘지구를 유혹하는 소프트 파워’로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의 한류 열풍은 이런 가능성을 증명해 준 좋은 사례다. p201
09 무역협회 혁신 사례가 비영리조직의 경영혁신에 주는 가치와 교훈
어떤 비영리조직이든지 그것이 위대한 공익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계속 성장하는 조직’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원칙이 살아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 이것은 한 조직이 하드웨어적 제도와 시스템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이 존중하는 가치와 구성원들의 정신적 일부분이 되어 주어진 일상의 과업을 통해 현장에서 실천되고 지켜져야 한다는 뜻이다. p202
모든 공익은 반드시 경영되어야 한다.
방만은 공익에 대한 배신이다. p202
오직 고객을 위해 존재하라.
구체적 고객이 없는 공익은 누구도 도울 수 없는 허구다. 존재 자체로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통해 공익에 공헌할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일상의 모든 업무 속에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과 마주쳐야 하는 것이다. p203
고객이 누구인지 정의하라. 고객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명확하게 인식하라. 고객의 기대를 만족시켜라. 그리고 동시에 고객의 기대를 관리하라. 그리고 타인을 위한 훌륭한 서비스가 곧 자신의 자부심을 지키게 하는 특별한 공익 분야에서 일하고 있음을 즐겨라. p203
인재 전쟁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열정이다. 사람에게 투자하고 사람을 키워라. 매주, 매일 배움을 강화하라. 새로운 정보에 노출되도록 기회를 제공하라. .. 새로운 지식의 동향을 이해하게 하라. 책을 읽게 하고, 늘 새로운 지식이 흘러들게 하라. 숫자의 의미를 알게 하고, 숫자가 명확한 경영언어이게 하라. 배움에 대한 끊임없는 강박감을 가지게 하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투자하고, 전문가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합한 현장을 제공하라. 현장처럼 훌륭한 배움의 장은 없다.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것은 행정요원이 아니다. 현장에서 배운 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라. p205
차별성이 없는 상품은 2류에 지나지 않는다. 2류는 세계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없다. 늘 세계 시장에서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 밖에 없다. p205
관련분야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언제나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인적자원으로 활용하라. 지극히 한국적인 관계지향적 특성을 십분 발휘하여 국제적 평생 협력관계를 유지하라. 국제 사회에서 환영받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배출하라. 그들이 세계 각지에서 훌륭한 인재로 인정받아 스스로를 홍보하게 하라. p206
자본주의 역사 진화한다. 지나온 세기가 보이는 것들의 시대였고 효율성과 생산성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보이지 않은 것들의 효과성과 지식의 시대다. 과거와 지금의 사이에 분명히 ‘전략적 변곡점’이 존재한다. 이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에는 ‘사람’이 있다. 인적자원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게리 베커는 지금의 자본주의를 ‘인적 자본주의’라고 불렀다. 그는 교육, 훈련, 기술, 건강 등의 총합이 현대 국부의 75%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p207
성공을 두려워하라
성장의 정점에서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쇠퇴해 간 모든 위대한 조직의 비극은 역설적으로 성공에서 기인된 것읻... 역사가 토인비는 “역사상 가장 처참한 실패의 반은 과거의 위대한 성공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공은 지나가는 것이며, 사라지는 것이다. ... 성공을 축하하라. 그러나 그 허망함에 속지 마라. p209
어제의 자신과 경쟁하는 것, 어제보다 나아지는 것, 이 끊임없는 여정, 이 줄기찬 탐험이 곧 위대함의 조건인 것이다. p209
3. 내가 저자라면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앞으로 공익경영의 혁신을 다룬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사례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
기가 막힌 우연이다. 커리큘럼에 맞추어 나의 인생이 맞추어져 가는 것인지, 변화경영연구소의 커리큘럼이 내 인생에 맞춰진 것인지 잘 모르겠다. 여하튼 기가 막힌 우연이다. 나는 2010년 8월 31일자로 실질적 경영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사무국장으로 6년, 추진위원으로 총 10년을 일해 왔던 전주의제21을 그만 두었다. 그리고 그 동안의 경험과 일들에 대해 ‘전주의제21 10년의 발자취’를 쓰겠다고 공언을 했다.
이제 ‘내가 저자라면’이라는 가정은, ‘내가 저자인’ 두려운 현실이 되어 버렸다. 절벽 끝에 나를 세워두고, 스스로 돌아갈 길을 끊어버렸다. 이제 내 앞에 남겨진 것은 저 푸른 하늘과 바다 뿐이다. 그리고 뛰어 내리는 일뿐이다. 오직 뛰어내리는 자만이 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한 번도 날아보지 못했던 두려운 비상을 위해, 나는 지금 배수진을 치고 결정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단 한번 밖에 죽지 않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죽는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스스로 영광스러운 죽음을 택할 수 있다는 것이. 준비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순간순간 수많은 죽음의 장면들이 스쳐간다. 브레이브 하트에서 ‘프리덤’을 외치며 죽던 윌리엄 월레스... 빠삐용에서 악마의 섬을 탈출하기 위해 절벽위에서 바다로 몸을 던지던 스티브 맥퀸... 생태적 삶을 지어보이고 백 살이 되어 스스로 음식을 끊고, 죽음을 준비하던 스콧 니어링... 그들 모두는 스스로 선택한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살게 되었다.
늘 나의 이야기가 쓰고 싶었다. 선생님은 첫 책은 누구보다도 자신을 위한 책을 쓰라고 하셨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들. 하지 못했던 말들. 가슴에 담아 두고 죽는다면 후회할 이야기들. 더 늦기 전에.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에. 바로 지금, 내가 아니면 하지 못할 나의 이야기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그것은 결코 달콤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글이란 것이 때로 치명적으로 위험할 수 있고, 결국 사람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고, 그것도 가까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나는 내 칼보다 날카로운 펜들 때문에 그들이 아플 것을 걱정한다. 그러면서도 고통 없이는 새로 변화할 수 없다는 용기를 내세워 오늘도 꼬박 네 시간씩을 쓴다.
다만 정말 필요한 외과수술을 앞에 두고, 선무당이 사람을 잡을 수도 있고, 어설픈 의사가 환자의 생명 앞에 무책임해지기 않기 위해... 혹시라도 중간에 자신없어질지 모르는 나를 위해 몇 가지 방침을 정해 두기로 했다.
- 전주의제21이 걸어 온 10년의 기록이지만, 넓게는 한국 사회 지속가능발전운동의 의미있는 모델로서 전주의제21의 사례가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살려내야 한다.
- 글이란 휘발성을 가진 말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가까운 사람들과 관련된 사례와 이야기를 쓸 수 밖에 없기에, 좋은 이야기만을 할 수는 없기에 그들에게 부당한 상처나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10번을 묻고, 세 번을 다시 쓰는 수고를 감수한다. 그러고도 객관적인 이유가 부족하다면, 아무리 공을 들인 글이라도 내지 않기로 한다.
- 개인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 지금, 내가, 잡을 수 밖에 없는 칼이기 때문에 나는 용기를 내어 잡았다. 그러나 나는 아직 숙련된 의사도 펜싱선수도 아니다. 나의 식견의 한계, 경험의 부족을 넘어서기 위해 나는 스스로 먼저 충분한 노력을 해야 하고, 기준과 원칙을 지켜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 후폭풍을 내가 견디지 못할 것이다.
올해 초만 해도 되도록 많은 분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10년의 기록을 정리할 생각이었다. 기획세미나나 외부진단 평가까지도 고려했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들로 그렇게 진행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 타 지역 의제들의 10년 기록들을 훑어 봤는데, 한결같이 주요한 문서정도를 재편집해서 묶어 놓은 것을 보았다. 그것은 과거의 기록일 뿐이지, 미래의 이야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것은 박물관에 전시된 쓰지 않는 물건들이지, 현재도 일선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활동가들의 손에 들려 읽히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것들에게서는 살아 부대끼는 사람들의 냄새나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함께 해 온 사람들의 고민과 아픔, 힘든 선택과 갈등의 순간에 겪었던 이야기들을 남기고 싶다.
- 모든 이야기들은 사실에 근거한다.
다만 시간의 한계를 넘지 못해, 자료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없는 작은 사실들에서 기억의 편차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바란다. 다만 공식적인 자료들과 일기, 업무일지, 메모 등을 통해서 그리고 집중적인 명상을 통해 최대한 사실에 근거하려 했음을 밝힌다.
- 특히 사무국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을 수 밖에 없고, 더 쓴 이야기들이 나올 수 밖에 없음을 이해 바란다.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가까이에서 생활을 하였기에 그리고 조직의 심장부로서 제일 많은 기대와 스트레스가 집중되기도 하고, 일의 시작과 끝이 거기에서 비롯되기에 어쩔 수 없는 일임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 NGO들에 관한 이야기는 단체들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비단 전주의제21의 사무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지역사회 리더들과 NGO, 행정, 전문가, 기업 등 그동안 만나온 사람들과 이야기가 다루어질 수 밖에 없기에 최소한의 사전 양해를 구하거나 또는 이미 여러 차례 논의가 되었던 이야기들임을 알아주기 바란다.
- 9월말까지로 초고를 약속한 시간이 있어 숙성에 필요한 절대적 시간이 짧았음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이미 머릿속에서 오랜 기간 숙고의 과정을 거친 것임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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