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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16일 05시 17분 등록
안철수 교수는 각종 강연등에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한다. 산업간의 벽이 낮아지고, 더 이상 기존 산업에서는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도전과 혁신, 그의 삶부터가 이 단어로 점철되었다.  

부산에서 태어났고,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원 석사 시절 플로피 디스켓을 통해 자신의 컴퓨터에 감염된 바이러스인 Brain을 발견하였고, '백신(Vaccine)'이란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백신을 PC 통신망에 올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문 잡지인 <마이크로 소프트>에 기고하였으며, 이후 악명을 떨친 LBC, 예루살렘 바이러스 등을 치료하는 'V2', 'V2Plus'등을 차례로 발표하다가 'V3'로 이름을 바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했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전임 강사와 의예과 학장까지 지냈으나,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백신을 만드는 '컴퓨터 전문 주치의'의 길로 들어섰다. 1995년, 백신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하였고, 벤처 열풍, 벤처 몰락에 휩쓸리지 않는 내실 있는 경영을 함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 기업가로 손꼽혀 오고 있다. 

그의 가치관은 '공익'에 있다. 만인에게 도움이 되고, 이로운 쪽을 택한다. 외국 백신회사의 제의를 일언지하 거절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후에, 무릎팍도사에서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외국 백신회사가 한국에 진출할려고 했는데, 안철수 연구소가 걸렸던 것이다. 회사를 인수해서, 발전시키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안철수 연구소를 폐기하고, 자신들이 한국시장을 점하려고 했다. 안철수 교수는 너무나 당연하게,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없더라고요. 회사가 없어지면, 우리 직원들도 갈 곳이 없어지잖아요. 또, 국민들은 국산 백신을 쓸 수 없게 됩니다' 

사람에 따라서, 이런 대답은 큰 고민이 될 수도 있다. 어마어마한 돈을 앞에 두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안철수 교수에게는 고민거리가 되지 않았다. 이 차이가 다른 사람과 그를 가르는 깊은 선이다.

2005년, 안철수 연구소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이사회 의장이 되었다. 이후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에서 MBA 2년 과정을 마쳤고,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08년 4월 30일 귀국해서, 현재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의 삶은, 의사, 의대교수, 백신 개발자, 벤처기업 CEO, 카이스트 교수로 변화무쌍하다. 한 사람이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안철수 교수는 각각의 경력에서 모두 성공해냈다. 그의 좌우명처럼, '매순간 최선을 다하자',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병적일정도로 파고드는 성격때문이다. 

안철수가 말하는 기업가 정신은 무엇일까? 

“현상유지의 수준을 뛰어넘어 위험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마음가짐과 행동력이 기업가정신의 핵심입니다. 또한 기업가정신은 마음가짐으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마치 리더로서의 마음가짐은 가지고 있지만 나서지 않는 사람을 리더십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따라서 ‘기업가정신’이라는 번역보다는 ‘가치창조활동’으로 번역하는 것이 원래entrepreneurship의 뜻을 더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_대전일보 인터뷰中 

그는 존경 받는 경영자 중 한사람이다. 몸소 언행일치하기 때문이리라. 안정된 의사의 길을 버리고,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안철소 연구소를 설립한다. 만일 그가 의사가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했을 것이고, 한국은 백신 개발을 한참 뒤에나 했을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은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교수자리에 있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한번더 기업을 일구었으면 좋겠다. 그는 공부, 학습에 관심이 많으니 IT교육기관을 만들면 어떨까 싶다. 

책도 많이 썼는데, 저술 목록은 다음과 같다. 

행복 바이러스 안철수,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 나의 선택,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안철수의 인터넷 지름길, 안철수의 한글 윈도우 98 지름길, 안철수와 한글 윈도우 98, 안철수의 바이러스 예방과 치료, 컴퓨터 참 쉽네요. 바이러스 분석과 백신 제작,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 등이다. 

책을 열거하는 것은, 그의 책이 그의 인생을 대변해주는것 같아서다. 그는 '무엇을' 보다는 '어떻게'가 중요하다고 했다. 책쓰기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그리 큰 보상을 주지 못한다.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순수하게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타인과 공유하기 위함이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보상에 대한 의도가 조금도 없다. 책쓰기도 결국 공익을 위한 일 중 하나다. 

'최선을 다해서 살다 보니 오히려 의사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

보통 사람은 최선을 다해서 의사가 되는데, 안철수 교수는 얼마나 최선을 다했길래 의사를 그만둘 정도가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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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교수가 책을 쓰는 이유는,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남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 책도 그런 의도에 부합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책은, 콘셉을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없다. 실무에서 거둔 후광으로 먹고 들어간다. 독자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문장가나 소설가가 아니라면, 글을 잘 쓸 필요가 없다.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고자 고민할 필요가 없다. 사실을 나열만 해도, 책 한권이 완성된다. 전문 작가가 아니라면, 그가 신경써야 할 것은 글쓰기가 아니라, 경력이다. 

5장, 53개의 꼭지로 이루어졌다.자기경영을 위한 노트, 전문가와 리더를 기다리는 시대, 진정한 IT강국의 길, 글로벌 시대의 성공, 젊은 세대에게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논리적으로 썼다기 보다는, 틈틈히 게시판에 써온 글을 모으고 정리한 내용이다. 집중적인 내용보다는, 전체를 스케치했다. 안철수 교수의 사업,생각, 그 밖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등이다. 자신의 경험과 판단 근거를 책에서 인용하는데, 솔직히 이런 책이라면 나도 쓰겠다. 단, 안철수와 내가 다른 점은 그는 성공했고, 난 내세울만한 경력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글 자체 보다는, 누가 썼느냐가 중요하다. 

'1장, 자기경영을 위한 노트'에서는 가장 흥미롭고 중요한 내용을 넣었다. 진로 변경후 가져야할 마음 자세. 장기적인 안목을 갖기, 원칙의 중요성, 안철수 교수 자신의 원칙등이다. 독자도 흥미롭게 읽을 부분이라 예상한다. 1장은 '안철수 교수의 철학'이라고 말해도 되겠다. 

'2장은 조직, 커뮤니케이션,  협상, 배움, 인재, 자기계발, 핵심가치, 조직문화,  관리자, 조직원, 리더십등, 기업 경영에 대해서 말한다. 안철수 교수가 조직의 관리자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경영을 했는지 알 수있다. 조직에 대한 그의 베이직은, '개인이 아무리 잘나도 한계가 있다.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하다'이다. 이 기초 개념을 중심으로 , 커뮤니케이션과 문화, 리더십을 풀어나간다. 

3장은 IT 산업의 문제점 및, 백신 바이러스 프로그래밍을 말한다. 천재라도 성공하기 어려운 환경, 프로그래머가 가야할 길, 정보보호의 중요성등이다. IT 산업 첨단에서 경영을 하는 사람답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있다. 프로그래머로서, 정년은 30대 중반이다. 프로그래머들은 이것이 고민이다. 명쾌하지는 않더라도, 그에 대한 해법을 선배답게 제시한다. 한국민은 안보불감증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불감증도 있다. 문제가 터져야 심각하게 생각한다. 바이러스의 유래, 컴퓨터의 취약성, 바이러스의 미래,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한다. 

4장에서는 지각변동하는 세계에 어떤 마인드를 가질 것인가?다. 개인의 발전 만큼이나, 강조하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다. 다들 자기 하나 먹고 살기 바쁜데, 사회적 합의나, 공동의 가치관을 말하는 모습에서 인물이 다르긴 다르구나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5장은 이 책의 마무리에 해당된다. 1장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말하고 있다. 음악에서 음정을 약간씩 바꾸며, 멜로디를 반복하는 것과 같다. 원칙과, 열심, 책, 기본의 중요성을 반복으로서 다시 강조한다.  

각 장들을 보면 알겠지만, 한 주제를 깊이 있게 논하는 것이 아니라, 안철수 교수 스스로와 대중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다. 전체를 조망했기 때문일까? 디테일이 떨어진다.의사에서 프로그래머로서 진로 변경과 비지니스 상황에서 일어났던 일을 좀 더 세밀하게 묘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 번만 터치를 더했더라도 책의 내용이 풍성해졌을 것이다. 며칠전 읽은 잭웰치에 비하면, 빈약하다. 그 보다 못한 경험을 한 것이 아닐텐데, 책의 볼륨감만으로 보자면 아쉽다.  결정적으로 에필로그가 없다. 느낌으로 보아, 4, 5장 전체를 에필로그로 볼 수도 있다. 허나, 앞에서 들어갔으면, 뒤에서 나와야 코드가 맞지 않을까? 뒤에 에필로그가 없는 것이 이 책의 버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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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9.20 23:35:28 *.212.98.176
책의 구성과 편집에 대해 분석을 잘 해놓았구나^^

네 말대로 안철수의 책을 전담으로 내는 출판사가
성의가 좀 부족한 것아 보이더라. 좀 허술하더라.

주제가 대략 정해지면 내 주제를 다뤄줄만한 출판사들의 경향을
미리 모니터링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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