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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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27-<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20100927
1. 저자에 대하여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 1954년 9월 6일~)
1954년 9월 6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태어났다. 결혼 전 성은 스니드(Sneed)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중세역사와 철학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후, 메릴랜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슬론 경영대학에서 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AT&T에 입사하여 경력을 쌓아 휴렛패커드에 부임하기 전까지 20년 가까이 AT&T와 루슨트 테크놀러지에서 일하면서 고위직 임원의 자리에 올랐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HP의 CEO였으며, 2000년부터 2005년까지는 이사회 의장을 겸직했다. AT&T와 루슨트 테크놀로지 분사 과정에서 유명한 관리자로 이름을 알렸고, 1998년 포춘지는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하였다. 그녀는 1999년 휴렛패커드 최고경영자로 전격 영입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휴렛패커드 최초의 외부 출신 회장, 대형 컴퓨터 업계 최초의 여성 회장, 세계 상위 20대 기업 최초의 여성 회장 등 여러 기록을 세우며 그녀의 능력에 큰 기대를 모았다. 회사 내부의 대대적인 개혁을 이루어 내고, 컴팩과의 합병을 성사시키는 등 세계 최고의 여성 기업인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 후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으로 어려움에 처했고, 2005년 2월, 사임했다. 실적 부진으로 물러났는데도, 거액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그 후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 컴패니(TSMC) 사외이사로 재직하다가 유방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했다. 유방암에서 회복된 후, 정계 진출을 결심하였다. 2009년 레볼루션 헬스케어 그룹,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을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들의 이사회 이사로 활동했고, 공화당의 캘리포니아 주 연방상원의원 후보로 선출되어 2010년 11월에 치뤄질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패스트 컴퍼니>의 수석편집자. 1997년에는 <월스트리트저널>보도팀의 일원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1981년부터 비즈니스와 기술 분야에서 저술활동을 해 <부채의 상인(Merchants of Debt)><부에 반하는 건강(Health against Wealth)>와 이 책 <힘든 선택들> 을 집필했다.
간단한 약력
1980. AT&T 장비부문인 네트워크 시스템 영업직으로 입사
AT&T 네트워크 부문 최초의 여성임원
AT&T 북미 영업 담당 이사
루슨트 테크놀러지에서 근무
1999. ~ 2005. HP(휴렛팩커드) CEO
2001. 컴팩을 인수 합병
2000. ~ 2005. HP(휴렛팩커드) 이사회 의장 겸직
2009 레볼루션 헬스케어 그룹 이사회 이사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 이사회 이사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프롤로그-내 영혼은 나의 것이다.
[P. 14] 난 어떤 상황에서든 진실이 최선의 대답이라고 믿는다.
[P. 14] 난 여성이었고, 그것도 대담한 타입이었다. 내게는 언제나 상황이 달랐다. 네게 쏟아진 비난은 부풀려져 되돌아올 터였다. “겉만 번지르르한 여자야.” “과대평가되고 있어.” “지나치게 지배적이야.” “홍보에 형안이 된 여자지.” “합병은 그 여자의 아이디어였는데, 잘못한 일이었지.” “오만하고 복수심이 많아서 직원들이 그 여자를 싫어했다지.” 그런 비난은 수없이 많을 테고, 사실이나 나의 헌신, 그간 생긴 긍정적인 변화 따위는 고려하지 않은 내용일 게 뻔했다. 추한, 그리고 인신공격적인 이야기들이 나올법했다.
[P. 15] 이 모든 것을 느꼈지만, 두려움에 젖어 평생을 살아온 터라 두렵지 않았다. 난 옳다고 생각한 대로 행동했다. 내가 믿는 것에 모든 것을 바쳤다. 실수도 있었지만, 변화를 이루어냈다. 내가 한 선택과 그 결과를 평온하게 받아들였다. 내 영혼은 여전히 내 것이었다.
1. 부모님께 받은 선물
[P. 19] 이야기를 어떻게 끝내느냐는 어떻게 시작하느냐와 관계가 있으니 어머니와 아버지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다.
[P. 21] 부모님은 모두 증명할 것과 피해야 될 것이 있다고 느끼면서 성장했다, 그들은 강하고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몹시 불안정했다. 그들은 자신과 자식을 위해 더 나은 삶을 꾸리겠다고 결심했다. 두 분 다 교육과 노력으로 더 나은 삶을 모색해야 했다. 그들은 근면과 극기와 의지를 가치 있는 삶과 훌륭한 인품의 기본 요소로 여겼다.
[P. 22] 부모님에게 성공은 명성과 재력이 아니었다. 궁극적으로 성공의 기준은 개인의 품성과 인격이었다.
[P. 22-23] 성품은 모든 것이었고, 성품이란 솔직함과 고결함과 진정성으로 정의되었다. 솔직함은 진실을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었고, 고결함은 원칙을 지키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었다. 진정성은 믿는 것을 아는 것, 본래 모습대로 되는 것, 그 둘을 위해 싸우는 것이었다. 부모님에게 성공이란 겉모습이 아닌 내면으로 평가되었다. 부모님이 재 정신이나 성격에 대해 기대를 버리지 않으리란 것을 아주 어릴 때부터 알았다.
[P. 23] 부모님은 엄격하고 자제심이 강하며, 요구가 많고 도덕적으로 판단했다. 두 분은 늘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P. 24] 부모님 모두 매사에 탁월함을 추구했다.
[P. 25] 부모님은 공포나 불안정성, 자기 회의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스스로 그런 면을 많이 가졌기 때문이리라. 그들은 금욕적이었고 나에게도 그러기를 기대했다.
[P. 27] 세월이 흐른 후 HP에서 임원진과 부서 간에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자, 가나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천개의 부족들”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P. 28] 예전 일기를 읽어보면 여러 가지 사실과 관찰내용, 감정들로 가득하다. 말로 하는 것에 비한다면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실로 놀랍다.
[P. 28]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쓰면서 이 말은 할 수 있다. 나는 높은 기대치의 힘을 경험했다. 나에 대한 기대가 적었다면 많이 성취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에게는 두려움과 결핍감이 있었기에 스스로를 채찍질했다는 것을 알았다. 살면서 마주치는 두려움과 불확실성 때문에 멈추면 안된다는 것을 부모님이 본보기가 되어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변화가 어렵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번 이탈이나 상실과 함께 큰 변화가 찾아왔다
[P. 29] 어릴 때 나는 재능을 선물 받았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내게 가장 소중한 선물은 부모님이었음을 이제야 느낀다.
2. 이방인
[P. 31]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 책은 내게 깨달음을 주었으며 대단한 사상을 담고 있었다. 철학이 행동하도록 동기 부여를 할 수 잇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런 철학을 바탕으로 인생을 살기로 한 어느 남자의 이야기였다. 선택의 힘과 중요성, 정체된 것보다는 이루어가는 움직임, 이런 것들은 내게 개인적인 의미를 지닌 심오한 사상이었다. “자신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자신의 처지를 선택하지는 못해도, 그 처지에 대한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 신분은 고를 수 없더라도 그 이상이 되겠다고 선택할 수는 있다. 선택을 그만두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다.
[P. 31] 헤겔은 카뮈만큼이나 내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정반합의 철학, 즉 맞선 것처럼 보이는 사상끼리 화해할 가능성은 탁월하면서도 현실적인 것으로 보였다. 나중에 비지니스에서 이것을 정신적 모델로 사용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기자에게 가장 좋아하는 경영서의 저자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헤겔이에요, ‘정반합’이론 말이에요..”
[P. 32] 역사란 사람들에 대한 것이고 변화를 이루려던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마음에 들었다. 부유하고 권력 있는 자들이 역사를 만드는 경우도 많지만, 영감을 받아서 새 길을 선택한 평범한 사람들이 역사를 이끄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 32-33] 매주 우리는 아퀴나스, 베이컨, 아벨라르 같은 중세 철학자들의 걸작을 한편씩 읽어야 했다. 책의 분량은 방대했다. 어떤 때는 일주일에 1천 쪽을 읽었다. 주말에는 그 철학 담론을 2쪽으로 요약했다.
나는 우선 20쪽 분량의 글을 쓰는데서 시작했다. 그런 다음 10쪽으로, 그다음에는 5쪽으로 줄이고, 맨 마지막으로 2쪽으로 요약했다. 2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하면서도, 단순하게 요약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상의 실체에서 중요한 사안을 빼내고 그 의미의 진수를 걸러내려 했다. 2쪽짜리 보고서의 작성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박 겉 핥기 식의 과제물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걸작의 세부 내용의 핵심만 뽑아낸 내용이었다.
[P. 33] 철학과 사상이 내게 큰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 배운 것은, 열심히 핵심을 추출하는 과정과 머릿속에서 정제하는 훈련, 20쪽짜리 내용을 2쪽 분량으로 확실하게 말하는 능력이었다. 이 과정을 마무리할 때는 시작할 때보다 그 내용에 대해 훨씬 많이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는 중요한 경영 기법을 개발하고 있었다. 엄청나 보이는 분량의 정보에서 핵심을 이해하고 추려내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또 리더십 교육도 받은 셈이었다. 사물의 핵심을 이해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은 어렵고, 많은 생각을 쏟아야 하며, 큰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배웠다.
[P. 34] 부모님은 늘 모든 야망을 격려해 주었다. 내게는 뭐든 가능했지만 무슨 일을 선택하든 우수성과 헌신과 자제력을 발휘해야 했다.
[P. 35-36] 문득 내가 로스쿨에 다니는 이유를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시 난 스물두 살이었고, 인생의 목적이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것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진 능력과 재능을 모두 발휘하려면 나 자신을 가지고 뭔가 이루려 한다면,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을 사로잡는 일을 찾아내야 했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두통이 가셨다. 나는 샤워실에서 나와 부모님을 실망시키러 갔다.
“행복해지려거든 다른 사람들을 너무 신경 쓰면 안 된다”라고 알베르 카뮈는 이야기했다. 내게 중대한 결정을 내릴 시점에 도달하니 행복감이 밀려들었다. 두려웠지만 행복했다. 그날 나는 어른이 되었다. 스스로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렸으니깐. 그 선택을 하면서 외로웠고 결과가 두려웠지만 잘한 선택인 것만은 분명했다.
3. 다음 직장을 생각지 말라
[P. 39] ‘질’이야말로 알과 생활의 모든 면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교육받으며 자랐기에
[P. 41] 마커스 &밀리챕에서의 안내원 생활은 그 후 커리어에 관련된 조언을 하는 데 밑바탕이 되었다. 다음 업무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지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몰두하라. 모든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라 각 업무의 한계가 아닌 가능성에 집중하라. 내게 기회를 줄 사람들을 찾으라.
[P. 41] 상사의 신뢰는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내게서 잠재력을 보았기에, 나도 내 안에서 잠재력을 찾기 시작했다.
4. 새로운 두려움
[P. 45] 누군가를 믿어줌으로써 그들이 그 자신을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작은 일이지만 엄청나게 뛰어난 리더십이 있는 행동이다.
[P. 45] 나도 사람들을 가르치면서(일주일에 8시간씩 대학원 수업을 했다). 사람들이 스스로 알아낼 때 가장 잘 배운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P. 46] "훌륭한 지도자는 부하들이 존경하는 사람이다. 나쁜 지도자는 부하들이 경멸하는 사람이다. 위대한 지도자는 부하들이 ‘우리가 해냈다’고 말하게 하는 사람이다."([손자병법])
[P. 48]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일에서도 같은 유형을 보게 되었다. 두려워하는 이는 나 혼자가 아니었다. 역할 놀이에서의 나처럼, 새롭고 낯선 일에 당면하면 (상당히 간단하고 무의미한 일인데도) 사람들은 두려움 때문에 옴짝달싹 못하기 일쑤이다. 회의실에서 긴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두려움을 극복할 때마다 더 강해진다는 것을 배웠다. 어떤 사람들은 관리자가 할 일은 두려움을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리더가 할 일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믿는다.
5. 숙녀가 일어날 때 까지는
[P. 54] 내가 무서워하기는 해도 누구에게 겁먹는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데이비드와 스티브에게 똑똑이 보여준 셈이었다. 내가 다른 엠디퍼들괴는 다르다는 것도 증명해 보였다. 힘든 상황에 맞닥뜨린다 해도 내가 맡은 일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다.
[P. 54] 반드시 넘어야 되는 장애를 항상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장애를 어떻게 넘을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P. 58] 그 1년 반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틀렸다고 하더라도, 내가 아는 것을 믿어야 될 때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추진하는 업무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고 능력을 총동원한다면, 기회는 저절로 찾아온다는 것도 배웠다. 기회만 쫓으면 초라해지기만 한다는 것도 배웠다. 더 힘겨운 도전이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런 종류의 도전에는 팀 전체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배웠다.
6. 마음이 한 선택들
[P. 60] 이때 처음으로 남자들이 유능하고 성공한 여자에게 얼마나 위협을 느끼는지 알게 되었다.
[P. 60] 나는 ‘지금의 나는 하느님이 내게 주신 선물이다’라고 믿으며 성장한 사람이다.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내가 하느님께 드리는 선물이라고 배웠다. 나를 사랑한다던 사람이 어떻게 내 재능에 분개할 수 있을까? 돌아보면 이런 말이 터무니없이 어수룩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나는 사람들이 신뢰를 저버릴 수 있다는 점과 그렇게 몰아가는 불안정감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P. 60] 신이 한쪽 문을 닫을 때는 다른 문을 열어주기 마련이다. 결혼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괴로워하던 그 시기에, 나는 평생의 친구이자 역할 모델이 된 사람을 만났다
[P. 61] 그보다 좋은 것은 그가 내 능력을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짜릿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었다.
[P. 62] 25년간 살면서 우리는 함께했고, 프랭크에 대한 나의 믿음은 굳건했다. 나에 대한 그의 믿음도 흔들림이 없었다. 또 그는 언제나 공평한 사람이었다.
7. 얼굴 마담
[P. 65] 나는 우리 팀과 함께 회사의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이루겠다고 결심했다. 우리 스스로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할 작정이었다. 과소평가당하는 데 머무르지 않을 터였다.
[P. 69] 관리자들 중 일부는 똑똑했고, 일부는 아니었다. 정직한 사람들도 있었고, 아닌 사람들도 있었다. 초급 관리자 중에도 더 뛰어난 관리자가 될 것 같은 이들이 있었고, 관리자가 되지 말았어야 할 것 같은 중간 관리자들도 있었다.
어떤 직위에 앉아 있든 사람은 사람이기 마련이다. 그런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는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8. ‘할 수 있다’와 ‘하겠다’.
[P. 82 ] 그들이 모르는 것을 내가 찾아낼 수 있었다는 사실에 화가 난 것 같았다. 그들이 던지는 질문에 나는 척척 답했다. 나는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을 공격하는 게 아니었다. 다만 누구도 손대지 않은 부분을 모색하는 중이었다. 회의가 계속되면서, 이 주제에 대해서는 그곳에 있는 누구보다도 내가 많이 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에게는 힘과 권한이 있었지만 나는 사실들을 손에 쥐고 있었다.
[P. 83]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들의 편견을 내가 나서서 깨뜨리지 않는다면, 나는 그들에게 존중 받지 못할 터였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준비해야 했다
[P. 83]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사람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언어 이외의 실마리를 찾는 법을 배웠다. 마음을 철저히 가려서 도저히 속을 들여다 볼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처음 20분 안에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안다고 설득할 수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머지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그20분 사이에 어떤 사람이든 편견을 떨쳐버리고 내말에 귀 기울이게 할 수 있다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P. 85] 상사가 부하 직원보다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은, 그가 더 출중해서가 아니다. 상사가 부하 직원보다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은, 상사가 책임을 더 많이 지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 직원들을 대신해서 나서고, 그들이 감당할 필요가 없는 이들을 막아주는 것도 상사가 감당할 책임 중 하나이다.
[P. 85] 난 그때까지 사랑을 받으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지만, 특히 여성들은 상대에게 유쾌하고 붙임성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한다. 그날 나는 가끔은 사랑 받는 것보다 존중 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P. 88] 우리가 제출한 보고서가 가장 정확하고, 우리의 작업이 가장 완벽하곤 했다.
[P. 89] “캐럴, 영혼을 팔 수는 없어요. 압박감 때문에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지 말아요. 당신이 행복하고 자랑스러워질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요. 당신이 영혼을 팔면 누구도 보답해 줄 수가 없어요”
[P. 90] 내가 직장에서 ‘영혼’이란 말을 입 밖에 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성공에 대한 압박이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나 자신과 사람들에게 이 말을 하곤 했다. 그날 나는 자기가 삶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지위나 회사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또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가 아닌 인간과 인간으로 대화하려고 노력했다.
[P. 90] 최선이 요구되고 부족할 수도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도전이 나온다. 그런 도전에 부딪혀 일어나는 데서 배움이 나온다. 때로는 선택에 위험 부담이 클수록 사람들에게 자신을 증명할만한 좋은 기회가 생긴다. 또 언제나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증명해 보이게 된다. 이런 부담스러운 선택을 통해서 자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더 잘 알게 되는 것이다.
9. 눈물을 아껴요
[P. 98] 정면 돌파는 쉽지 않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다. 마음을 다져야 하고, 매번 고민에 빠진다.
[P. 98] 정면 돌파가 필요할 때는, 정직하고 투명하며 존중받게 대처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그 자리를 떠나라고 요구할 때마다 고통스러웠다. 통고를 받은 사람도 그랬겠지만, 통고하는 자도 아팠다. 또 매번 그 일을 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잘한 일이라고 두둔해 주었다. 그들이 용기가 없거나 솔직하지 못해서 미리 말 못하긴 했지만.
[P. 99] 내가 무엇을 아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자신감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현실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한 법이다. 현실 감각이 없으면 자신감은 자기 과신이 되고 만다.
[P. 101] 비즈니스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회사의 목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게 옳다. 회사의 목표는 개인의 야심이나 ‘인정받고 싶은’ 욕망보다 중요하다.
[P. 106] 그날 밤 오랫동안 울고 나서,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다시는 다른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울지 않겠노라고. 물론 남이 나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에 상처를 입을 것이다. 사람들이 나한테 하는 짓에도 마음을 다치겠지만, 그들의 좁은 마음이나 편견을 내 짐으로 떠안지 않으리라. 인생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특히 그렇다.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것 때문에 위축되지 않겠노라고 결심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성취하리라.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만한 이유가 있는 옳은 일에 매진하리라. 내가 선택한 일을 할 수 없다고, 혹은 하면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겠지. 아니, 많을 거야. 그건 그들의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야. 그런 사람들이 다시는 내게 상처를 입히지 못하게 하리라. 내 인생은 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내 마음 역시 내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P. 106] 1986년 이후 나는 더 중요한 것들을 위해 눈물을 아꼈다. 가족, 아름다운 자연, 베토벤, 사랑하는 친구, 사람들의 선의, 그들의 지혜, 그들의 슬픔과 승리, 그런 것들을 위해서
10. 성공의 본질
[P. 107] 돈과 권력은 부패하기 쉽다.
[P. 108] 지금 판을 바꾸지 못한다면, 이기는 게임을 벌일 수가 없었다. 또 이기는 게임을 벌이지 못한다면, 아예 게임을 벌이지 않는 편이 낫다. 게임에서 진다고 해도, 게임은 공정하고 정정당당해야 했다.
[P. 109]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저짓말하는 것과 사실을 말하는 것을 보니 그 차이를 알수 있었다. 고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눈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는지, 목소리와 톤과 고저로 판단할 수 있었다. 그들을 보고 있으려니 화가 나면서 동시에 슬펐다. 이 경험을 하면서 사람들을 찬찬히 지켜봐야 한다는 것을 되새겼다. 사람들의 말이 정말로 생각하거나 느끼거나 의도하는 바가 아닌 경우도 있으니까. 어떤 직업이든 상대의 말이 그가 진정으로 의도하는 바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때가 있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이것을 놓쳤을 때 그 결과는 언제나 참혹했다.
[P. 112] 기자든 기자가 아닌 사람이든 할 것 없이 공통점이 하나 있다. 누구나 좋은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떤 기자들에게는 좋은 이야기가 사실보다 중요하다.
[P. 116] 우리는 전투에서 이겼지만 전쟁에서 승리해야 했다.
[P. 116]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상처뿐인 영광이 될 터였다.
[P. 118]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것이 중요한 때가 있다. 또 멀리 앞을 내다보는 게 아니라 한발자국만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때도 있다. 바로 이때가 당장 해야 되는 일에만 집중할 뿐, 다음에 일어날 일에는 마음 쓰지 말아야 할 경우였다.
[P. 118]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 말할 때의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오직 한사람만, 그리고 그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만 생각해야 된다는 것을 이미 터득했다. 또 때로는 한 번에 한발자국만 생각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P. 118-119] 우리가 승리한 것은, 마지막 목표를 늘 마음에 품었고(FTS2000의 계약을 최대한으로 따내는 일)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전략과 전술을 기꺼이 수정한 덕분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힘들다고 해서 목표를 바꾸거나 하지 않았다. 우리는 어떻게 질까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우리는 승리를 선택했기에 승리했다.
모든 승리는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다. 적당한 후원, 작합한 팀,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결단력, 열심히 쏟은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승리는 기회보다는 선택과 관련된 것이다.
11. 목적지가 아닌 여정
[P. 122] MIT에는 수재들이 넘쳐난다. 어디를 가나 천재들과 마주친다. 노벨상 수상자들, 앞으로 노벨상을 받을 인물들, 믿을 수 없을 만큼 머리가 좋은 학생들과 교수들 등. 하지만 그곳의 분위기가 독특한 것은 다들 머리가 좋기 때문 만은 아니었다. 이곳은 규율과 혹독한 연구가 의무인 학교이기도 하다. 스탠퍼드 대학에도 똑똑한 사람이 많지만, 내가 거기서 공부할 때는 꽤 느긋한 분위기였다. 나를 비롯해 여럿이 열심히 공부에 매달렸지만, 꼭 그래야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MIT에서는 누구나 그렇게 공부했고 또 그래야만 했다. 슬론 경영대학원을 비롯해 각과마다 커리큘럼이 혹독하고 방대하다. 이렇게 압박감이 넘치는 분위기에서 모두 뛰어난 학업 성과를 얻으려 매진해야 한다. 학교 분위기는 겁났고, 10년 넘게 학교를 떠나 잇던 사람으로서는 특히 두려웠다.
[P. 123] 두려움과 불확실성이 행동을 조종할 수 있다. 이성만큼이나 감정이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P. 124] 앨프레드 D. 챈들러는 ‘전략은 기품이 있어야 한다.’ 라고 썼다.
[P. 124] 조직의 노력은 가치이는 목적을 통해 견지되어야 한다. 두려움은 일시적인 동기가 된다.
[P. 124] “우리 모두 같은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지요. 그가 더 발빠르게 움직였다면 너무 급진적이라고 비판받았을 겁니다.”
[P. 125]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Antigone)>를 읽은 일이었다. 원칙을 버리라는 엄청난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자신을 버리지 않은 결과 고립과 추방을 직면하게 된다.
[P. 125] <안티고네>를 읽은 후 지금까지 1년에 한 번씩 시간을 내서, 나 자신의 행동과 동기를 깊이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새해 무렵에 일종의 ‘연중 점검’을 하는 것이다. 해마다 스스로 조용히 묻는다. 그동안 내가 내렸던 결정에 마음이 편안한지. 내 영혼이 여전히 나의 것인지.
[P. 126] 살면서 어디서나 부딪치는 사람들처럼 CEO들도 어떤 사람은 일을 잘했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어떤 이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었고, 어떤 이는 꾸민 모습을 보여주었다, 평생에 걸친 준비 끝에 그 자리에 오른 사람도 있고, 본인이 그 자리에 오른 것을 놀라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나중에 술 한잔 같이 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었고, 어떤 사람은 다시는 안보고 싶었다. 어떤 사람은 감동을 주었고, 어떤 사람은 절망을 안겨주었다.
[P. 127] 목표는 중요하지만, 그날 밤 나는 깨달았다. 인생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임을. 그 길을 따라서 옮기는 걸음걸음이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12. 정면충돌과 이해
[P. 131] 그 자리에 부임하고 첫 달은 신입사원과 거의 비슷한 느낌이었다. 회사의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으나 도와주려고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회의 때마다 열심히 듣고 많이 물어야 했다.
[P. 132] 새로운 자리나 조직에 들어갈 때는 누구나 서류상으로 일이 돌아가는 상황과 실제로 조작이 굴러가는 상황을 파악해야만 한다. 행동을 멈추고 잘보고 귀담아 들어야 한다. 현명한 조언만으로는 ‘길을 건널’수가 없다.
[P. 136] 어디선가 분노는 자제할 때에만 효과를 볼수 있다는 대목을 읽은 적이 있었다. ‘분노를 사용하라. 터뜨리지 말고’ 그래서 분노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P. 137] 내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날 존중하지 않는다. 또 자존감은 내게 어떤 경우라도 부적절한 언어폭력은 참지 말라고 요구했다.
해고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잭과 한판 붙은 덕분에 명성을 얻은 것이다.
[P. 138] 어느 조직 심리학자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대로 인정 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그 말을 6번은 들어야 한다.” 문외한은 ‘변화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고 말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듣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것을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그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그것이 굴러가는 것을 보게 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P. 141] 효과적인 협상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상대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을 존중함으로써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신뢰를 쌓을 시간을 가져야 한다. 신뢰와 존경은 성공적인 협의의 토대이며, 합의하지 못하는 동안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한데 엮어주는 토대이다.
[P. 146] 나는 이런 술자리 문화를 존중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중국에서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다. 신뢰, 존중, 함께 나눈 경험이 비즈니스를 한결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사실이다. 상대방의 관습에 참여하면 상호 이해의 토대라 마련된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13. 힘의 결과
[P. 147-148] 인간에게는 동기 부여를 해줄 목표와 앞으로 나아가게 해줄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 두 가지는 자존감을 얻고 타인에게 존중받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조직은 인간들로 이루어지므로, 조직에도 그런 요소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리더의 임무는 조직의 기술과 능력을 키워서 큰 성과를 이루어낼 역량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한편 가치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수행할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도 리더의 임무이다,
[P. 149] 낙담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면서 뭔가 포기할 마음을 먹으려면,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한다. 예를들어, 날씬한 몸매를 얻을 수 있다면 초콜릿을 포기할 마음을 먹는다.
[P. 151] 결과가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며, 자신감을 키우는 데는 성공담을 주고 받는 일도 중요했지만, 조직원들이 할 수 없는 일이나 하면 안 되는 일들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했다.
[P. 152] 결과가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며, 부정직함과 부패에는 참지 않으리라는 것. 가치관은 결과를 일궈낸다.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을 때, 행동을 이끄는 것은 바로 가치관이다.
[P. 153-154] 사람들은 타인의 힘과 성공을 높이 평가하거나 분개한다. 성공한 강한 사람들은 존경받고 동시에 공격당한다. 타인의 성공에서 고무되는 사람들도 있다. 목적을 혼자서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목적과 세부 지침이 마련되면 강한 사람들에게 달라붙는다. 똑같이 강하고 성공적인 사람들은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 경우 공개적으로 정면충돌하지만,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상대의 성공이 본인의 부족함을 강조하기 때문에 미워한다. 자기보다 더 성공한 사람들을 질투하기도 한다. 질투와 미움은 열등감이나 부족함의 감정이고, 그런 감정들은 반항심과 불공정한싸움을 벌이고 싶은 본능을 일으킨다. 아주 기초적인 수준에서 보면, 학교에서 남자애들은 여자애들에게 지기 싫어하고, 여자애들은 남자애의 관심을 빼앗아가는 다른 여자애와 경쟁한다.
[P. 154] 때때로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이 있는데도 그것을 알지 못해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기도 한다.
14. 변화하려는 마음
[P. 157] 사장단이 되고 보니 당장 다른 점들이 생겼다. 사무실이 더 커졌고, 권위도 커졌다. 나는 예전과 같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를 예전과 똑같이 봐주지 않았다. 나는 말의 내용과 그 말을 하는 태도에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점을 배웠고, 즉석에서 되는대로 말하지 말아야 했다.
[P. 160] ‘시너지’는 전체가 각 부분을 더한 것보다 클 때를 뜻하는 멋진 말이다. 비즈니스에서는 상이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합해져서 하나의 해결책을 만들어 내거나 조직의 여러 부문이 시장에서 함께 작업할 때, 성장과 시장이나 이익을 공유할 기회가 더 커지는 것을 뜻한다.
[P. 160] 비즈니스에서 정말 시너지가 잇는지 알아보려면, 본사에 물어보면 안 된다. 분석하는 사람들에게 물어서도 안 된다. 영업직원들에게 물어보면 금방 안다.
[P. 161] 때때로 자기도 모르는 적이 생긴다. 또 자기도 모르는 친구가 있는 때도 있다
[P. 163] 리더가 할 일은 가치를 더하는 것이지, 직원들을 방해하거나 지배하거나 공을 가로채는 것이 아니다. 일이 잘 돌아갈 때, 직원들은 리더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다. 그러므로 직접가서 그들에게 도움을 줄 부분을 찾아야 한다. 때로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직원들은 문제가 있음을 알지만 원인을 짚어내지 못하고 그 결과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 원인을 찾아서 접근하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다. 의사의 할 일이 드러나는 증후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질병 자체를 치료하려는 것이듯이 말이다.
[P. 164] 사람들은 필요한 일이 아니라고 치부하기 때문에 개선하려는 노력을 중지해 버린다, 열망의 부족은 과신에서 나온다, 어떤 경우에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속단하고 노력을 멈춘다. 이런 열망의 부족은 패배주의에서 비롯된다. 개선하려는 노력을 중단할 때마다 적당히 얼버무리는 상황이 되고 실적은 하향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P. 165]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처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은 개선된 실천안이 필요하며 이것이 가능하다는 확고한 동의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P. 166] 조직원 전원이 따라나서야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다수만 있으면 변화는 일어난다.
[P. 167] 목표에 못 미치거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끈기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너무 일찍 포기할 수 없어서 밀고 나가기도 한다. 재미난 일이 곁들여지고 누군가 신경을 쓴다는 것을 알 경우, 꾸준히 밀고 나가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P. 172]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과 비슷하다. 새로운 운동 습관, 새로운 식이요법, 새로운 골프스윙, 새로운 일. 처음에는 무척 어렵다. 부자연스럽고 노력이 많이 요구된다. 때로는 포기하고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꾸준히 해나가면, 시간이 흐르면서 새 습관이 점점 수월해지다가 결국 몸에 배게 된다. 나는 변화에 익숙했다. 변화를 겪을 때마다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음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래서 변화에 당면하면 기회와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내 동료들은 변화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것은 너무도 어려워 보였기 때문에, 익숙한 방식을 견지하고 싶어했다. 그들은 변화가 불러올 상황이 두려웠다.
[P. 173] 그날 나는 대단히 중요한 것을 배웠다. 미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잘 아는 불만스러움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두려우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변하며, 그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중요한 사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 173] 늘 해오던 방식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었다. 그들의 에너지를 우리가 가야 할 곳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음과 대화 속에서 그들은 떠나온 곳으로 계속 돌아가곤 할 테니까. 그리고 나는 경험을 통해서도 알고 있었다. 다시 ‘집’에 돌아갈 길이 없다는 점을 깨달으면, 미래와 대면하기가 수월하리라는 것을.
15. 한 장을 넘기며
[P. 175] ‘좋았던 옛날을 그리워하기보다 앞으로 나가게 만드는 데는 격려가 필수적이었다. 낡은 습관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운용방식을 터득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필요했다.
[P. 176] 변화의 기간 중에는 직원 각자가 낡은 습관을 버리고 새 기술을 익혀야 하며, 전 직원의 활동과 결정이 새로운 방식과 합치되어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야 한다.
16. 버스를 타고 앞으로
[P. 187] 새 리더가 도전 과제를 제시하면, 전부터 있던 사람들 다수가 들고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새 리더는 간단히 무시당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모두 현상 유지 쪽을 기울면 직위가 높은 사람이 변화를 주도해야 아무 효력도 발휘할 수가 없다.
[P. 190] 리더가 외로운 것은 그것이 열정과 냉정, 둘 다 요구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리더는 팀의 일부이지만, 한 발자국 물러서서 선명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어야 힘든 결단을 내릴 수 있다.
17. 고독
[P. 202] 1998년 가을은 지독한 시간이었다. 나는 유명 인사가 되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이 두 가지 일은 여러 면에서 비교가 안 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둘 다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는 것. 또 두 일 모두 나를 더 고독하게 만들었다는 것
[P. 204] “비즈니스에서 나 자신을 여성으로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내가 비즈니스를 하는 개인인데, 우연히 여성인 것뿐이라고 보지요” 라고 대답했다.
[P. 204] 가능하면 그 이야기는 화제로 삼고 싶지 않았다. 내가 비즈니스계의 여성이라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비즈니스에 대해서만 말하고 싶었다. 내 커리어 전체에서 내가 성공한 여성이었던 것은, 남성들이 나를 묵살하도록 용납하지 않은 덕분이었다. 필요하면 그들에게 도전했고,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했다. 또 말보다는 행동을 통해서 나의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나는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으로 내 자리를 만들어왔다.
[P. 206] 어머니는 독하다고 할 만큼 독립적이었다. 자신을 돌볼 수 없어서 남에게 짐이 될까 봐 평생 두려워하며 살았다.
[P. 209] 매일매일 어머니가 그립다. 어머니가 자랑스러워 하시도록 매일 노력한다. 어머니는 너무 이른 나이에 급작스럽게 돌아가셨지만., 평생의 삶은 축복이었다. 나는 생의 마지막에 어머니가 용기를 내는 것을 목격함으로써, 나 자신을 찾았다. 어머니가 무엇을 선택하고 감내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린시절 이후로 내가 겁내던 것을 이기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다른 두려움들은 모두 하찮아 보였다.
18. 채용
[P. 214] 혁신, 고객 충성도, 헌신은 도 높은 성취를 가져다주는 가치였다. 목표 설정은 성취를 이루는데 필수적이었다. 목표를 너무 낮게 설정하면,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경쟁사외 시장과 .비교할 때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막대를 높이 올리면 내부적으로 목표에 못 미칠지는 몰라도 외적인 목표물에 대해서는 초과 달성할 수도 있었다.
[P. 218] HP를 변화시키는 일은 길고도 복잡한 여정이 될 터였다. 이사회는 그들이 가고 싶었던 방향을 확신할 필요가 있었고, 그들이 이 여정의 책임자로 세운 리더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있어야 했다.
19. 그거, 아르마니 슈트인가요?
[P. 232] 조직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도 리더의 임무중 하나다. 리더가 조직을 과소 평가하면, 조직의 업무 수행력은 떨어진다.. 리더가 조직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면 조직은 리더를 실망시킨다. 리더가 할 일은 정확히 평가하고, 기술과 팀과 자신감을 키워 조직의 역량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P. 233] 리더는 팀에게 어떤 이유로든 ‘못 하겠다’란 말을 들을 때마다,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또 그런 대화를 통해서 팀을 키워야 한다.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려고 함께 노력할 때, 팀은 성장한다. 팀은 효과적인 협동을 통해 크는 것이다
[P. 238] 나는 주목받고 싶었던 적이 없다. 하지만 시선은 내게 쏠렸고, 나는 그런 관심을 회사로 돌리고 싶었다.
[P. 239] 기업의 CEO들은 누구나 회사 비행기로 여행했다. HP도 30년 전부터 회사 전용기가 있었다. 그런데도 내가 회사 비행기로 여행을 다니는 것이 ‘HP 방식’에 대한 무시, ‘제왕 같은’성격 직원들과 ‘거리’ 두기의 증거라고들 떠들었다.
나는 ‘겉만 번드르르하다’ 거나 ‘다이아몬드가 번쩍거린다’는 수식어로 설명되었고, 이런 말은 천박한 ‘마케팅’타입을 뜻한다고 해석되기 일쑤였다.
[P. 241] 나는 일하는 내내 성과와 성취로 평가받으려고 분투했고, 결국 최고위직에 올랐다. 그런데도 내 성별, 외모, 인격에 대한 평가가 다른 것들보다 훨씬 중요하게 취급받곤 했다. 그런 점이 몹시 실망스럽다. 난 언제나 말보다 행동이 더 크게 소리난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항상 ‘켜진(on)' 상태이고, 늘 정보와 연결되어 사실과 허구와 의견이 같은 무게를 가지는 새 시대에, ‘말보다 행동’이란 신념은 틀린 것 같다. 나에 대해 말과 글로 표현된 것들이 내 인생과 일을 말할 수 없이 힘들게 몰아간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나의 행동보다는 나를 규정하는 남들의 말이 사람들의 마음에 더 또렷이 각인되는 듯싶다. 내가 이 책을 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P. 241] CEO로서 내가 할 일은 새로운 자신감과 포부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키우는 것이었다. 나는 누구나 본인이 아는 것 이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HP가 다른 사람들이 파악하는 것 이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직원과 자산의 잠재력을 발휘하게 함으로써, 한때 대단했으나 지금은 허우적대는 회사의 변혁을 이끄는 것이 내가 할 일이었다.
20. 천개의 부족들
[P. 243] CEO 업무에도 새로운 일이 주어질 때마다 쓰는 접근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서 최대한 많은 질문을 던지는 방법이었다. 회사의ㅡ매출액과 기획안들을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서 공부했다. 먼 곳까지 출장을 다니면서 고객들, 제휴 파트너들, 직원들과 만났다.
[P. 244] 선도 기업이 되려면 고객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내 신념이다. 어떤 이는 기업은 경쟁사나 주주들에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P. 245] HP의 변혁은 우리가 고객들에게 어떻게 서비스 하느냐로 시작해야 했다.
[P. 250] 내가 파악한 현실은 느리고 오만했다. 나머지 실리콘밸리 전체가 연거푸 커피를 마셔대며 잠을 아끼는 마당에 HP 직원들은 긴장을 풀고 차분해 보였다. 회사 주차장은 매일 오후 4시 반에서 5시면 텅텅 비었다.
[P. 252] 언제나 변화에는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 일단 변화가 시작되면, 상황은 예상했던 대로 돌아가지 않기 마련이다. 때때로 사람들은 노력하는 데 지쳐서, 좋았던 옛날을 그리워하게 된다. 이제 와서 보면 그 때가 좋았던 것 같으니까. 더군다나 과거는 시간이라는 아련한 안개에 가려보이니까.
[P. 253] 여러 가지 현실적인 면에서 변화는 부자연스러운 조치이므로, 꾸준히 힘을 빼는 것이 필요하다.
21. 리더가 되겠다는 선택
[P. 256-257] 리더는 인품, 능력, 파트너십의 3가지로 가늠된다. 리더들은 솔직하고 용기 있다. 리더들은 강점을 알아서 이용하고, 약점은 타인의 기술에 의지하고 계속 배우고 적응하는 것으로 보강한다. 리더는 도움이 필요할 때를 알고 그것을 찾는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도움을 구할 때를 알고 그것을 찾는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도움을 구할 때를 알고 도움을 제공한다. 리더는 강력한 또래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리더는 생김새, 체격, 피부색을 불문하고 조직의 모든 직위에서 나온다. 리더는 언제 이디서든 나올 수 있지만, 처신과 접근 방식은 일관성 있고 꾸준하다. 리더들은 다른 리더를 알아보고 지원하며 격려한다. 내 밑의 리더가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P. 260] 그들은 같은 회사에 오래 근무해서 서로 잘 알았지만, 결코 한 팀은 아니었다. 한 번도 협동해 본 경험이 없었다. 그들은 다정하지만 단체는 아니었다. 예의 바르지만 솔직하지 않았다.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정면으로 도전하지 않았고, 다들 소극적 공격성(Passive-aggressive, 적대감과 공격심을 현저하게 느끼면서 이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성격 - 옮긴이)을 보였다. 모두 내게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견해를 밝히곤 했다. 하지만 내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그들은 경악했다. 이런 종류의 논의는 일대일 만남에서 하는 편이 더 낫다고 ‘코치’를 받았다. AT&T에서도 목격한 현상을 여기서도 볼 수 있었다. 진짜 성과를 내려면 솔직함이 필요하다. 어려운 문제들이 있을 때는 단도직입적인 화법이 필요하다.
[P. 261] 우리는 포부를 설정할 필요가 있으며, 일단 설정하면 그 포부를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밝혔다. 무엇이 되고 싶은지 결정하면,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일들을 하게 될 터였다. 나는 사업의 본체를 끌고 나갈 때, 미리 생각하지 못해서 곤경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
[P. 264] 마지막으로, 잠재력을 이루어낸다는 것은 예상 실적을 전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뜻했다. 또 상공을 평가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했다. 목표치를 더 높게 정하고 더 많이 기대할 필요가 있었다. 더 이상은 이류를 용납할 수 없었다. 우리는 상대적인 조건으로, 경쟁적인 대안들에 견주어 성공을 평가해야 했다. 이제껏 HP에서는 계획 달성으로 성패가 가늠되었다. 높이뛰기의 바를 낮게 내려놓고 훌쩍 넘었지만, 그 계획을 초과 달성해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실패했다.
[P. 267] 우리는 더 큰 능력이 있었고, 그러므로 더 큰 포부를 품었다. 승리는 장담한 것이상의 일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승리는 필요한 일을 이루어내는 것을 뜻한다. 또 ‘우수하다’는 것은 실패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22. 변화의 전사
[P. 270] 대량 판매 변화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밀고 나가기 위해서는 충분히 속도를 내어 움직여야 했다. 점진적인 변화가 더 안전해 보이지만, 점진주의는 때로 관성과 저항을 이기는데 필요한 힘이 부족해지기도 한다. 멈칫거리면 실패하고 만다. 일단 변화가 시작되면 후퇴는 치명적이다. 배수진을 쳐야 되는 상황이 생기곤 하기 때문이다.
[P. 271] 전진적인 변화가 더 안전해 보이지만, 점진주의는 때로 관성과 저항을 이기는 데 필요한 힘이 부족해지기도 한다. 멈칫거리면 실패하고 만다. 일단 변화가 시작되면 후퇴는 치명적이다, 배수진을 쳐야 하는 상황이 생기곤 하기 때문이다.
[P. 272] 과정이 견고하면, 누구나 아는 대로 정확한 사실이라면, 내린 결정들이 최선의 옵션이라면, 리더는 눈도 깜빡하면 안 된다. 그런 상황에서 도전받았다고 주저하면, 다음에 선택하고 결정할 능력을 잃고 만다. 힘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힘을 보여주지 않으면, 리더는 다시는 효과적으로 이끌어갈 수가 없다. 눈을 깜빡하면, 지금껏 협조적이었던 이들의 지지를 잃게 된다. 불확실과 위험부담과 역경에 직면했을 때 리더가 당당히 버티지 않으면, 그 누구도 버티지 않는다. 지연시키거나 우유부단한 것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상 유지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일 때, 리더들은 행동을 선택한다.
[P. 274]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그 방향으로 이끌지 못했다.
[P. 274] 다른 사람들의 지원을 받거나 앞으로 나가는 것보다 후퇴하는 편이 훨씬 나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 계속 끌고 나간다는 불굴의 정신이 필요하다. 변화를 이끌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한다. 변화는 자연스럽게 생기는게 아니다.
[P. 275] HP 경영 철학은 “준비 조준, 조준 조준....”이 되었다는 농담도 있었다. 모든 여건이 완벽해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발사하지 않았다. 발사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셈이었다. 수잔 보윅은 이런 철학을 여정 중에 발생할지 모르는 모든 일에 완벽하게 대비하지 않고는 첫발을 떼기 싫어하는 습성이라고 묘사하곤 했다. 모든 준비물을 다 모았을 때는 몸이 너무 무거워져서 움직일 수 없었고, 시간은 흘러가버렸다.
[P. 275-276] “그래요, 우리는 실수를 할 것입니다. 나도 실수를 할 거고 여러분도 실수하겠지요. 우리가 실수하지 않으면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가 없습니다. 목표는 완벽을 추구하는게 아닙니다. 목표란 과정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서는, 시의적절하게 불완전한 결정을 내려서 시행하는 것이 너무 늦게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실수는 저지르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실수에서 배워서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것입니다. 실패하거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실수를 하면 일어나서 먼지를 툭툭 털고 교훈을 얻어 전진할 겁니다. 바로 그게 승자가 취하는 방법입니다.” 그 후 5년간 나는 이 말을 하고 또 했다.
[P. 277]나는 직원들에게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말을 인용했다.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P. 277] 변화는 나쁜 게 아니고, 필요한 것이다. 멈춰 서 있는 것은 위험하다. 적응하지 않는 종은 멸종하게 된다. 배우기를 멈춘 사람은 때를 맞이하기 전에 늙어버린다. 적응과 배움을 멈춘 기업은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지고, 다시는 과거의 영광을 얻지 못한다.
[P. 277] 소들은 나름의 ‘카렌시아’를 갖고 있다. ‘카렌시아’란 소가 위협을 받을 때 돌아가는 특정한 자리를 뜻한다. 투우가 계속되고 더 자주 위협을 받으면, 소는 몇 번이고 ‘카렌시아’로 돌아간다. 소는 안전한 곳으로 물러난다고 믿지만, 사실은 자신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셈이다. 소는 점점 더 쉬운 공격 상대가 된다. 우리는 편안한 구역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예전 그대로 익숙한 곳으로 물러날 수가 없다.
[P. 277] 역사가 미래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역사는 미래를 향해 여행할 때 딛고 일어서는 것이다.
[P. 278] 항해하는 배는 나아가는 추진력과 충분한 힘을 얻어야 하지만, 직선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목적지가 정해지고 항로가 결정되면 배는 지그재그로 나아가며, 변하는 바람과 파도와 날씨에 따라서 돛을 움직인다. 여정의 끝에 성공적으로 안전하게 도착하려면 융통성이 필요하다.
[P. 280] 우리는 가끔 그림 한 장이 천 마디 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안다. 마찬가지로 역사가 깊고 신화가 된 기업에서는 상징이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모두 이해하는 속기 같은 것이다.
[P. 280] HP의 조직적인 변화는 내부로부터의 변화를 의미했고, 그러면서 회사 전체의 변화의 전사들에게 손을 뻗어야 했다. 그들을 일깨워서 행동 개시를 명해야 했다.
[P. 283] “좋은 리더는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다. 나쁜 리더는 직원들의 경멸을 받는 사람이다. 훌륭한 리더는 사람들이 ‘우리 힘으로 이일을 해냈다’라고 말하게 하는 사람이다.”
23. 영락없이 똑같다니까
[P. 291] 우리는 아이디어의 힘, 지식과 정보와 그것들이 연결되는 힘으로 정의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놀라운 아이디어를 가진 똑똑한 이들이 세계 어디에나 살고 있다.
[P. 292] 기업은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도 있고, 또 만들어야 한다. 인류 역사상 전례 없이 테크놀러지가 사람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P. 293] 세상과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노력들은 자선행위라기 보다는 이기심을 일깨운 조치였다.
24. 큰 아이디어, 소소한 세부사항
[P. 295] 또 우리는 고객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사고하지 못했다.
[P. 296-297] 생물학과 공학 부문이 교차하면서 과학에 있어서 가장 흥미진진한 진보가 이루어지는 것을 본다. 내가 MIT에서 공부한 ‘뉴럴 네트워크’가 그런 예였고, 그것이 나노기술 과학의 기본이다.
[P. 297] 수평적인 협동은 수직적인 명령과 자원 통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다. 책임을 받아들고, 책임과 정보를 나누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P. 297] 리더의 임무는 능력과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다.
[P. 298] 전략과 실행이 동전의 양면이듯, 변화는 큰 아이디어와 소소한 세부 사항을 통해서 일어난다.
[P. 299-300] ‘수평적’인 것은 ‘중앙 집중화’와는 다르다, 중앙 집중화된 의사결정은 전통적이고 수직적이며 명령과 통제의 방식이다.
[P. 301] ‘명령과 통제’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틀을 만들고 사람들을 풀어 놓으라”라는 명제를 채택했다. 리더가 할 일은 그를 따르는 직원들이 옳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틀을 마련해 주는 것이고, 그들이 일하는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효과를 낼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P. 302] 내 경험으로 볼 때 리더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 리더십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 배우고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P. 302] 리더는 만들어질 수 있지만, 모든 관리자가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인품, 능력, 협동성으로 정해진다.
[P. 302] 리더라면 다수를 보호하기 위해 소수에게 아픔을 주기도 한다.
[P. 302] 경쟁력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경쟁력과 인격을 겸비한 사람은 적고, 다른 사람들과 효율적으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더욱 적다,
[P. 307] “실수하거나 잘못해서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서 먼지를 툭툭 털고 교훈을 간직하고 움직이면 됩니다.”
25. 사슬톱 칼리
[P. 315-316] 경제적으로 불황일 때는 회사의 모든 단점이 노출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경제 침체는 회사 경영상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한때 숨겼던 문제들을 더 이상 못 본 체할 수가 없어진다. HP는 ‘친절함’만 가지고는 부족했다. 우리는 정직해야 했다. 나는 경영진을 비롯해 더 많은 조직과 진실을 말할 필요성에 대해 의논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진실을 보며, 진실을 말하고, 진실에 맞춰 조치를 취할 필요성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어떤 사람의 실적이 표준에 못 미치면, 그렇다고 말해야 했다. 사람들에게 개선할 기회를 줄 의무가 있었지만,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조치를 취해야 했다. 진실에 맞서서 행동하는 데 실패한다면, 실제로 기여하고 있는 직원들이 피해를 입었다.
[P. 316] 사람들이 진실을 말할 수 잇는 환경을 조성하려면, 조치가 필요하다. 정면 대립을 하지 않는 곳에서라면 특히 그렇다. 그 조치는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했다. 내가 경영진, 직원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서 조치가 이루어져야 했다.
[P. 320] 나는 고통을 미루는 것이 조직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믿지 않는다.
[P. 321-322] 리더가 할 일은 남들보다 앞서 기회뿐 아니라 위험을 감지하고, 기회와 위험에 잘 적응하도록 조직을 이끌어 가는 일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직은 강해지고 성숙해질 것이었다.
[P. 323] 또 리더라면 진실을 말해야 한다.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이더라도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
26. 최악의 더러운 싸움
[P. 343-344] 위임장 싸움은 치사하고 더러운 싸움이다. 위임장 싸움을 맡아 하는 운동가, 변호사, 부정적인 광고를 전문으로 하는 홍보 회사까지 하나의 분야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싸울지 결정했다. 어떻게 일하느냐가 어떤 일을 해내느냐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이것이 핵심이기도 하다. 승리가 중요하긴 하지만, 무슨 수단이든 동원해서 목표만 이루면 되는게 아니다.
[P. 349] “우리가 목표를 성취하고 경쟁력있게 남아 있으려면 지속작인 성장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진보하고 신속히 변화하는 테크놀러지 분야에 종사하므로, 그 자리에 정체하면 기반을 잃고 만다.”
[P. 350-351] 다른 시기와 장소에, 즉 컴퓨터 부문의 초창기에 그레이스 머레이 호퍼(Grace Murray Hopper)라는 여성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지혜를 줍니다. 그레이스 머레이 호퍼는 미국 최초의 여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고, 미 해군 소장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왜 안전하게 정박된 배에 있지 않고, 바다에서 작전하는 것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항구에 있는 배는 안전합니다. 하지만 정박해 있으라고 배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HP는 항구에 느긋하게 앉아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경쟁의 파도가 아닌 흔들림이 없는 잔잔한 물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라고 휴렛팩커드가 세워진 것이 아닙니다.
[P. 351] 위임장 전쟁이 끝나고 몇 달간, 사람들은 그 싸움을 치루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 준비도 안 했고, 또 모든 준비를 다 했지요”라고 대답했다.
[P. 351] 진보의 힘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늘 승리할 것이다. 또 역사의 행보는, 다수가 소수를 이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27. 채택해서 밀고 나가기
[P. 354] 두 번째 원칙은 소위 “채택하고 밀고 나가기” 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이것은 완벽을 위해 분투하는 엔지니어링 문화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였다. ‘채택해서 말고나가기’는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고, 정말 그래야 했다.
[P. 356] 핵심을 이해하고 뽑아낼 수 있지만, 그것은 먼저 모든 세부 사항을 이해해야만 가능하다. 훌륭한 선생님은 특별한 부분까지 깊이 이해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원칙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리더는 직원들이 실제로 운용하고 실해하는 방식을 이해해야만, 무슨 일을 해야 되는지 직원들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
[P. 357] 우리의 분명한 목표는 두 가지 DNA를 이용해서 더 강하고 좋은 회사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습관과 개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P. 358] 가치는 포부이다. 조직원 전부가 매일 그런 가치를 실천하며 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속도와 민첩성에 대한 포부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신뢰와 존중과 윤리 같은 근본 원칙을 일부러 깨뜨리는 것은 아주 다르다.
28. 모든 것이 가능하다.
[P. 361] 모든 일이 다 쉬운 것은 아니고, 올바르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모든 일이 우리가 예상한 대로 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공통의 목표에 역점을 두며 가치 있는 포부를 지닌다면 모든 것은 가능하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Everything is possible)”는 새로운 HP의 구호가 되었다. 이 문구는 외부 홍보물뿐 아니라 내부의 의사소통에도 이용되었다. 이것은 글로벌 기업인 우리의 포부와 책임감을 상징했다.
[P. 361] 나는 21세기의 경이를 목격했다. 21세기는 이전의 모든 역사와는 다른 인류의 여정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처음으로 진정한 글로벌 경제에 참여해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P. 365] 21세기에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누구라도 선도할 수 있는 시대다. 물론 불의와 편견과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P. 368] 무슨 일을 하느냐 하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다. 따라서 엄격함과 기강이 있었고, 양쪽에 조직적으로 접근했다.
29. 권력정치
[P. 392] 나는 우리가 이 폭풍우를 잘 피해 갈 거라고 믿었다. 우리는 풍파를 많이 겪었으니까. 나는 어느 누가 이번 일로 사임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또 내가 누구에게 사임을 요구할 의도도 없었다. 이번일은 자기 판단과는 달리 별로 똑똑하지 않은 몇몇 이사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기회가 될 수 있을 듯 했다.
30. 내 영혼을 가졌다는 것
[P. 401] 우리의 비즈니스가 매일 최상의 여건에서 실행되기란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변화를 완벽히 준비할 때까지는 지속적이고 꾸준히 목적을 추구하는 게 관건입니다. 변화가 있으리란 소문은 비즈니스를 해칠 수 있습니다.
[P. 410] 인생은 항상 공정하지 않다. 나는 말 그대로 ‘빅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나는 맡은 일을 완수했다. 실수도 했지만, 변화를 이루어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회사와 내가 믿는 것에 내주었다. 나는 힘든 선택을 했고, 그 결과를 안고 살아갈 수 있었다. 잃어버린 사람들과 목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컸지만, 내 영혼을 잃었다는 슬픔은 없었다.
에필로그-지금 이 순간에 감사한다.
[P. 411] 몇 주일 전, 댄 플런켓에게 “인생에서 아쉬운 게 뭡니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자연스런 기쁨이 넘치는 순간이요’라고 천천히 대답했다.
[P. 412] HP는 나를 소진시켰다. 내 삶 전체가 HP를 둘러싸고 펼쳐졌다. 달력의 매순간이 미리 정해져 있었다. 그게 후회스럽지 않았다. 내게 HP는, 직원들에게도 말했다시피 ‘직장 이상, 사랑의 노동’이었을까. 하지만 자유와 자연스러움은 희생되었다 항상 걱정거리가 있었다. 기쁨의 순간이란 영혼이 무게 없이 둥둥 떠다니는 순간이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다가 캐럴에게 대답했다. “그냥 행복에지고 싶어요.”
[P. 412]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을 보는 게 참 좋다. 일상사에서 위안을 느끼고,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니 경이로움이 밀려온다. 느리고 자연스런 생활의 흐름이 좋다. 밤에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게 좋다. 언제든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 그 일을 하는 게 좋다.
[P. 413] 나는 평생 축복 받았다고 믿는다. 오늘도 축복 받았다는 기분이 든다. 기회와 경험을 누리는 축복, 걸어온 여정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축복, 상상도 못할 정도의 재정적인 독립을 할 수 있는 축복,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축복, 나는 살면서 ‘난 두렵지 않아’란 말을 여러 번 했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그 말을 되뇌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그 말을 외쳐보았다. 그리고 오늘, 정말 그렇다는 걸 안다. 내 영혼은 나의 것이며, 나는 평온하다.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은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이 6년 연속 '세계 최고의 여성 CEO'로 선정한 칼리 피오리나의 성공과 실패, 두려움과 자신감, 교육과 철학 등을 여과없이 그려낸 자서전이다. 로스쿨을 진학했으나 과거지향적인 학문 특성이 싫어 22살에 법공부를 그만둔 여성이, 길고 긴 여정을 거쳐 결국은 미래혁신 추구가 모토인 미국 비즈니스계, 그것도 HP(휴렛팩커드)라는 IT계 메이저리그 승자의 CEO가 되기까지, CEO로서의 활동, 그리고 해고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져 있다.
학부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한 인문학도가 비즈니스계에 입문해 말단사원, 팀장, 임원을 거쳐 마침내 HP의 CEO/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힘들고 어려웠던 도전들, 그리고 해고에 관한 음모와 뒷이야기가 담겨있다. 여성의 파워가 상당히 높은 미국이지만 여성이 CEO로 오른 경우는 많지 않고, 특히 빅 리그에는 많지 않은 현실에서 그녀가 그 자리까지 가게 된 스토리는 내게 상당히 흥미를 끌었다.
이 책 내용 중에는 HP에서의 일화가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의 57년 인생에서 HP에서 보낸 기간은 1/10 정도 밖에 안되는 6년에 불과한데도, 이 자서전의 30% 정도가 할애된 점은 칼리에게 있어서 HP가 갖는 의미의 중대함과 CEO로서의 그녀의 자부심, 그리고 두렵고 힘들었던 일등 HP에서의 사건들이 갖는 그녀에게의 의미강도의 크기에서 유래되었으리라 생각 들었다. 기대가 컷고 애정이 많았던 만큼 할 말이 많았을 것이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프롤로그 : 내 영혼은 나의 것이다
1. 부모님께 받은 선물
2. 이방인
3. 다음 직장을 생각지 말라
4. 새로운 두려움
5. 숙녀가 일어날 때까지는
6. 마음이 한 선택들
7. 얼굴 마담
8. '할 수 있다'와 '하겠다'
9. 눈물을 아껴요
10. 성공의 본질
11. 목적지가 아닌 여정
12. 정면충돌과 이해·
13. 힘의 결과
14. 변화하려는 마음
15. 한 장을 넘기며
16. 버스를 타고 앞으로
17. 고독
18. 채용
19. 그거, 아르마니 수트인가요?
20. 천 개의 부족들
21. 리더가 되겠다는 선택
22. 변화의 전사
23. 영락없이 똑같다니까
24. 큰 아이디어, 소소한 세부 사항
25. 사슬톱 칼리
26. 최악의 더러운 싸움
27. 채택해서 밀고 나가기
28. 모든 것이 가능하다
29. 권력 정치
30. 내 영혼을 가졌다는 것
에필로그 :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한다
위에서 보듯 이 책의 구성은 큰 챕터 없이 작은 단상 같은 형식의 30개의 글이 모여서 만들어져 있다.
먼저 프롤로그에서는 “내 영혼은 나의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칼리 피오리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이 영혼의 자유였음을, 그래서 이 책을 썼음을 밝히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페이지 15에서 “이 모든 것을 느꼈지만, 두려움에 젖어 평생을 살아온 터라 두렵지 않았다. 난 옳다고 생각한 대로 행동했다. 내가 믿는 것에 모든 것을 바쳤다. 실수도 있었지만, 변화를 이루어냈다. 내가 한 선택과 그 결과를 평온하게 받아들였다. 내 영혼은 여전히 내 것이었다.”라고 쓰고 있었다.
칼리 피오리나는 CEO가 될 수 있는 그 길을 가면서, 자신이 믿는 대로 행동한 것이고 그것에서 평온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책의 중간쯤인 페이지 241에서 자신이 이 책을 쓴 다른 이유를 또하나 밝히고 있는데
“ 나는 일하는 내내 성과와 성취로 평가받으려고 분투했고, 결국 최고위직에 올랐다. 그런데도 내 성별, 외모, 인격에 대한 평가가 다른 것들보다 훨씬 중요하게 취급받곤 했다. 그런 점이 몹시 실망스럽다. 난 언제나 말보다 행동이 더 크게 소리난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항상 ‘켜진(on)' 상태이고, 늘 정보와 연결되어 사실과 허구와 의견이 같은 무게를 가지는 새 시대에, ‘말보다 행동’이란 신념은 틀린 것 같다. 나에 대해 말과 글로 표현된 것들이 내 인생과 일을 말할 수 없이 힘들게 몰아간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나의 행동보다는 나를 규정하는 남들의 말이 사람들의 마음에 더 또렷이 각인되는 듯싶다. 내가 이 책을 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는 것이다.
여자라는 것의 굴레는 동양에만 있는 게 아니었나 보다, 외부에서 본 칼리는 당당하고 강하고 능력있고 쟁취적인 여성이었는데, 그녀는 매순간 두려워해야 했고 모든 결정과정이 쉽지않게 진행되어 감을 나는 책의 전반에서 보았다. 잭웰치같은 남성 CEO들이 갖지 않아도 되는 고민을 칼리는 가지고 있었다. 미국에서 조차, 빅리그에서 조차 그러하다면 대한민국에서는 오죽하겠는가?
프롤로그 이후 본문부터는 30개의 작은 section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부모님께 받은 선물’ 이라는 섹션에서는 양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기질, 형성된 성격특질, 교육 양육으로 인해 이루어진 철학 등을 기술하고 있다.
페이지 28을 보면
“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쓰면서 이 말은 할 수 있다. 나는 높은 기대치의 힘을 경험했다. 나에 대한 기대가 적었다면 많이 성취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에게는 두려움과 결핍감이 있었기에 스스로를 채찍질했다는 것을 알았다. 살면서 마주치는 두려움과 불확실성 때문에 멈추면 안된다는 것을 부모님이 본보기가 되어 가르쳐 주었다.” 라고 되어있다. 어린 시절 부모의 영향을 우리는 평생 받으면서 살아가는데 양친의 높은 기대치가 그녀를 CEO 자리까지 끌어 올리게 만들어 간 동력 중 하나였음을 여기서 우리는 엿볼 수 있다.
“이방인”에서부터 살펴보면 스탠포드에서의 공부와 학위과정, 로스쿨 재학시절의 이야기와 로스쿨을 그만둔 스토리가 이어진다. 그 뒤 그녀가 거쳐간 직장과 업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성공과 실패, 배신과 의리, 불신과 신뢰, 두려움, 마음이 한 선택들, '할 수 있다'와 '하겠다.' 칼리가 생각하는 성공의 본질 등이 기술되어 있다.
섹션 “목적지가 아닌 여정”에서는 MIT에서 배운 것과 느낀 것을 쓰고 있었고, 그것들을 통해 인생이 여정임을 그녀는 정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페이지 127에서 “목표는 중요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인생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임을. 그 길을 따라서 옮기는 걸음걸음이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그녀는 그렇게 인생이 여정이라고 자신이 느낀 것을 그대로 말하고 있었다.
그 뒤에는 정면충돌과 이해, 힘의 결과 섹션을 통해 힘과 권력에 얽힌 자신의 체험과 과정을 그리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칼리의 생각은 페이지 172-173에 다음과 같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었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과 비슷하다. 새로운 운동 습관, 새로운 식이요법, 새로운 골프스윙, 새로운 일. 처음에는 무척 어렵다. 부자연스럽고 노력이 많이 요구된다. 때로는 포기하고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꾸준히 해나가면, 시간이 흐르면서 새 습관이 점점 수월해지다가 결국 몸에 배게 된다. 나는 변화에 익숙했다. 변화를 겪을 때마다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음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래서 변화에 당면하면 기회와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내 동료들은 변화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것은 너무도 어려워 보였기 때문에, 익숙한 방식을 견지하고 싶어 했다. 그들은 변화가 불러올 상황이 두려웠다.”
“그날 나는 대단히 중요한 것을 배웠다. 미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잘 아는 불만스러움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두려우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변하며, 그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중요한 사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늘 해오던 방식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었다. 그들의 에너지를 우리가 가야 할 곳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음과 대화 속에서 그들은 떠나온 곳으로 계속 돌아가곤 할 테니까. 그리고 나는 경험을 통해서도 알고 있었다. 다시 ‘집’에 돌아갈 길이 없다는 점을 깨달으면, 미래와 대면하기가 수월하리라는 것을. “
변화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명확했고, 우리는 그녀의 이런 생각들에 대해 한번 유심히 봐야한다. 적어도 변화를 꿈꾸는 자라면...
섹션 “리더가 되겠다는 선택“에서는 능력과 포부에 따라 리더로 키워져 갈 수 있음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밝히고 있었고, 섹션 ”변화의 전사“에서는 칼리의 뚜렷한 변화관을 다시 한번 피력하는데
페이지 271에서 “전진적인 변화가 더 안전해 보이지만, 점진주의는 때로 관성과 저항을 이기는 데 필요한 힘이 부족해지기도 한다. 멈칫거리면 실패하고 만다. 일단 변화가 시작되면 후퇴는 치명적이다, 배수진을 쳐야 하는 상황이 생기곤 하기 때문이다.”에서 다시 한번 더 볼 수 있었다.
다음, 섹션 “사슬톱 칼리” 에서는 아프지만 해고를 해야 하는 자신의 철학과 이유에 대해 자세히 말하고 있었고, 연이어 나오는 섹션들에서는 HP사 내외 사람들과의 관계에 얽힌 이야기, 칼리 자신이 CEO자리에서 이사들의 배신으로 해고되는 뒷 배경등을 그리고 있었고 마지막 섹션 “내 영혼을 가졌다는 것” 에서는 해고가 결정되었을 때의 자신의 심경을 쓰고 있다.
그러면서 그녀는 책의 말미에 이렇게 쓰고 있었다.
“ 인생은 항상 공정하지 않다. 나는 말 그대로 ‘빅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나는 맡은 일을 완수했다. 실수도 했지만, 변화를 이루어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회사와 내가 믿는 것에 내주었다. 나는 힘든 선택을 했고, 그 결과를 안고 살아갈 수 있었다. 잃어버린 사람들과 목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컸지만, 내 영혼을 잃었다는 슬픔은 없었다. ”
에필로그인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한다”에서는 해고된 이후 축복받았다고 자신있게 말하며 야인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담담한 자신감이 나와 있었다. 칼리는 그 생각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었다.
“ 나는 평생 축복 받았다고 믿는다. 오늘도 축복 받았다는 기분이 든다. 기회와 경험을 누리는 축복, 걸어온 여정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축복, 상상도 못할 정도의 재정적인 독립을 할 수 있는 축복,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축복, 나는 살면서 ‘난 두렵지 않아’란 말을 여러 번 했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그 말을 되뇌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그 말을 외쳐보았다. 그리고 오늘, 정말 그렇다는 걸 안다. 내 영혼은 나의 것이며, 나는 평온하다.”
<칼리 피오리나에 대한 나의 생각>
칼리 피오리나, 그녀의 타이틀만 보면 무척 행운과 축복을 받은 여성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치열하게 살아야 했고, 매순간 남자들과 비교되는 불이익을 이겨내야 했으며,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해야 했다. 두려움조차 없다는 건 정신병질의 징후로 볼 수 있다 한다. 그래서 어떤 인간이 두려움을 가졌음에도, 그것을 이겨나가는 정신이 위대한 것이다. 두려움이 뭔지도 모르고 천방지축 날뛰는 ‘광녀널뛰기’하는 듯한 사고패턴을 가진 환자는 일시적 성공은 몰라도 장기적인 성공에서는 멀고, 결과물 역시 만들어 내지 못하리라.
칼리 피오리나는 자신감이 있었으나 거만하지 않았고, 자신의 적수와 싸워 이겼으나 그들을 존중할 줄 알았으며, 전략을 세울 줄 알았으나 교활하지 않았다.
그녀는 정식 게임을 정정당당히 하는 여성이었다. 비겁과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 그건 보석 같은 정신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잔재주와 잔머리가 아닌 사실과 진실을 볼 수 있는 깊은 통찰을 갖기 원했다.
그리하여 결국 그녀는 CEO가 되었다. 칼리를 두려워하던 남자들의 음모에 말려 어이없이 해고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여정에 후회는 없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칼리에게는 ‘맡은 일을 완수하기도 했지만 실수도 했음’을 시인하는 솔직함이 있었다. 그 ‘성취와 실수’가 결국 변화를 이루어 내었지만, 그에 앞서 솔직함이 가장 큰 무기였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 간간이 보였다. 결국 "Honest is the best strategy." 인가?
그 솔직함으로 인해 남들보다 매순간 더 힘든 선택을 해야 했으나, 그 선택의 결과를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굳은 책임감, 그 비겁하지 않은 책임의식이 칼리에게 있었다. 이 여자 칼리 정말 아름다운 여자였다. 나는 칼리의 당당함과 솔직함, 정직함과 배짱, 두려움을 솔직히 고백하는 용기와, 진실을 말하는데 일말의 주저함이 없는 그녀의 간 큰 행동에 큰 경의를 보내면서 줄곧 책을 읽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용기와 솔직함과 배짱과 당당함으로 인해 그녀는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무척이나 질시를 받았을 것이다. 세상엔 가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녀는 가는 곳마다 질시와 모멸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의리 있는 심지 굳은 친구는 끝까지 함께 함도 나는 볼 수 있었다.
또한 CEO 칼리가 남자가 아닌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더 큰 가치를 부여받아야 된다고 느낄 수 있는 대목을 상당히 많이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가 가진 영혼의 자유로움을 나 역시 가질 수 있기 위해 그녀와 나의 교집합부분을 확실히 더 키워야 겠다는 생각을 줄곧 하면서 나는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언제가 내가 칼리를 만나서 독대할 수 있을 만치 내가 성장하길 기도해야 겠다는 소망도 함께 생겼다. 칼리 피오리나, 그녀는 내가 지금까지 만난 여성 중 가장 매력적인 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