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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1일 12시 00분 등록

주역강의 - 서대원 지음 / 을유문화사

 

<저자에 대하여>

초아 서대원(草阿 徐大願)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동아대학교 법학과 3년 재학 중 군 입대 재대 후 복학하였으나 가사사정으로 중퇴하였다. 법학도이던 그는 24세 때 평생 역술인으로 살아온 부친의 유언에 따라 역학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때부터 검은 건 글씨요, 흰 건 종이일 뿐이던 <주역>을 읽기 시작했다. 그 후 30년 넘게 한 글자 한 글자의 뜻을 마음으로 새기며 <주역>의 큰 뜻을 맛보았고, 현실에 지친 보통 사람들의 운명과 인생을 조언하고 상담해 왔다.

오랜 공부 끝에 그는 <주역>이 단순한 점술서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주역>이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길흉화복을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고난을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는 지혜와 실천의 지침을 전해 준다는 믿음으로 이 책을 썼다. 그는 이 책으로 <주역>이 전하는 삶의 큰 원리와 작은 기술들을 환히 밝혀 그 참뜻과 감동적인 가르침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려 한다. 또한 본문 한 페이지를 읽기에도 버거워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주역>의 참맛과 귀중한 가르침을 쉽게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역리학회 부산시 지부와 부산역리학회에서 학술위원장, 명리학, 복서학 강사를 지냈으며, 2004년 출판사 이른아침 “새로풀어 다시읽는 주역”을 출간하였고, 2009년 1월 을유문화사 “주역강의”를 출간하였다. 현재 여러 기업체 등에서 <주역>을 주제로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깨달음을 얻기까지...

1. 처음 주역을 대하고 너무 어렵고 난해하여 그 뜻을 깨닿기 위해

천필만독(千筆萬讀)으로 주역에 도전하여 34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2. 약 34년동안 고객과 상담하여 생의 진리를 실재에서 얻었다.

3. 수행은 지리산 백운산 마이산등지에서 명상으로 학문의 벽을 넘으려 노력하였다.

4. 2002년 백운산 성불사 뒤편 산야에서 명상하던 중 원형리정이 시간이라는 깨달음으로 주역의 서책을 발행하게 되었다.

5. 그 이후 철학원을 정리하고 주역집필, 강연등으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였다.

 

참고자료 : 저자 사이트www.cho-a.com/

 

<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

* 추천의 글 -<주역>과 만나는 가장 쉬운 길

p9 “지금 살고 있는 삶이 네가 살고 싶은 바로 그 삶이냐?” 이렇게 물으면 나는 이제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나는 춤추듯 이 길을 아주 멀리 끝까지 가고 싶다.

p10 ‘혁언삼취유부革言三就有孚’라는 글귀에 눈이 머물렀다. 이 책에서는 이것을 이렇게 해석해 두었다.

“혁언은 세 번 성취되어야 믿음이 생긴다는 뜻이다. 혁언은 혁명과 개혁에 대한 논의와 공약이다. 이런 혁언은 세 번 거듭 성취되어야 비로소 백성과 민중의 신망이 쌓인다는 말이니, 그 만큼 신중하게 결정하고 시간과 공을 들여서 성취해야 하는 것이 혁명이요 개혁이라는 의미다.”

p11 나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뼛속까지 겪어 본 사람이다. 혁명과 개혁은 성과 없이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는 것이다. 이념으로 시작하지만 성과 없이는 금방 무너져 내리는 것이 바로 혁명과 개혁이다. 그리고 그러한 실수를 무수히 반복하는 것이 바로 혁명과 개혁이다.

p11 책은 그 시대의 사람들의 요청에 응할 수 있어야 한다.

* 서문 - 삶을 위한 새로운 <주역> 읽기

p21 독자들은 <주역>의 내용 자체에 주목하고, 그 심오하고 현실적은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 가르침만으로도 미래에 대한 혜안을 얻을 수 있고, 현실의 모든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을 가장 합리적으로,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점 따위를 칠 필요가 아예 없어지는 셈이다.

p21 21세기라는 이 복잡한 첨단의 시대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주역<에서 삶고 인생의 가장 근본이 되는 진리를 발견하고, 구체적인 생활의 지침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주역>은 실제로 그런 소중한 가르침과 중요한 방편들을 무수히 많이 담고 있는 가장 귀중한 동양의 정신유산이다.

* 이 책을 읽기 전에 - <주역>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p23 역易은 ‘변한다’는 뜻인데, 천지만물이 변화하는 궁극의 원리를 밝히고, 사람도 그 원리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기술된 책이 바로 易書이며, 그중의 하나가 <주역>인 것이다. 이렇듯 변화의 모습과 원리, 변화에 대처하는 인간의 처세를 담은 주역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두가지 이미지가 존재해 왔다.

p31 8괘와 거기에 기초한 괘상이 출현하기 전까지, <주역>을 공부하는 목적은 인격수양과 우주만물의 변화 원리를 깨닫는 데 있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공부가 무르익어 易의 道를 깨달으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 수 있고, 세상만물이 변화하는 흐름에 자기를 합일시킴으로써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지혜를 또한 얻을 수 있는 바, 그 교재가 바로 <주역>이었던 것이다.

p33 <주역>은 이처럼 인간사에 얽힌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밝히고 그 원리를 천명함으로 써, 세상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인생을 좀더 성공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친 철학서이자 처세서다.

p33 <주역>은 이처럼 인간사에 얽힌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밝히고 그 원리를 천명함으로써, 세상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인생을 좀더 성공적이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친 철학서이자 처세서이다.

1 건乾 : 자연의 섭리를 묻는 이에게 -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p37 건乾은 원元과 형亨과 리利와 정貞의 모든 시절과 통한다. 곧, 乾은 크게는 천지창조에서 滅의 시기에 이르기까지, 작게는 한 생명의 잉태, 성장, 활동, 죽음의 단계에 이르기 까지, 모든 시간에 관계되어 있다.

p37 건乾은 하늘의 절대성, 혹은 시간의 절대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시간의 절대성이야말로 하늘의 첫 번째 운행 원리이고, 우주만물과 모든 인생사가 이 시간의 절대성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구절은 하늘의 첫 번째 운행 원리인 시간의 절대성은 원元, 형亨, 리利, 정貞은 모든 시간대에 예외 없이 적용된다는 의미이다.

p39 <주역>은 단순한 점술서라기보다는 삶의 기본 원칙과 큰 방향을 안내하는 철학서이자 실생활의 지침서라고 보아야 온당할 것이다. 거기에는 삶을 위한 철학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인생의 정신적, 물질적 성공을 위한 핵심 열쇠도 함께 들어 있다.

p41 <주역>은 시간과 공간의 마련되었다고 해서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여기서 한 가지 추가 요소가 더 있으니, 바로 사람大人이다. 리利의 도道를 얻으려면 훌륭한 인사人士가 모여 서로 조력하고 희생해야 한다.

p41 여기에서 하늘, 땅, 사람이라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중요성과 조화를 강조한 <주역>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시간과 공간 못지 않게, 결국은 사람의 힘이 강조된 문맥을 통해 인본주의 사상 역시 분명하게 확인 할 수 있다.

p48 원형리정은 각각 특정 단계의 시간을 나타낸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자. 원은 만물이 창조되기 이전의 혼돈의 시간, 형은 천지창조로부터 성장 단계까지의 시간. 리는 결실과 수확의 시간, 정은 왕성하던 것이 소멸하는 쇠퇴의 시간을 나타낸다.

p53 "天命은 스스로 알아야 하느니, 자네의 모습은 지금부터 많이 달라질 것이네. 자신의 노력으로 시간과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하네.“

2 坤 :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유일한 원리, 상생 - 인간의 길을 묻는 이에게 -

p55 세상 만물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이미 터득하고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相生의 도리이다. 상생의 도리를 어기면 큰 정치인도 때를 얻지 못해 모리배로 전락하고, 큰 부자도 돈만 모으는 수전노가 되며, 아무리 훌륭한 종료라 해도 인류를 전쟁의 고통으로 몰아가게 된다. 坤은 이처럼 땅 위에 사는 인간들의 복잡다단한 삶을 폭널게 조망하면서. 공생의 첫 번째 원리라고 할 수 있는 상생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p56 땅 위의 존재인 인간은 모두 원, 형, 리의 시간을 거치며 살다가, 마침내 죽음에 순종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군자는 나아가 뜻을 펼치매 처음에는 혼미하여도 뒤에는 뜻을 얻는 법이니, 성공의 주인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상생의 도리이다. 상생하면 재화와 덕망을 얻을 것이며 상극하면 이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항상 그 끝을 인식하여 몸과 마음을 편히 가져야 한다. 겉으로는 쉽고 약해 보여도 내면은 어렵고 강한 것이 현실의 세계다. 삶은 가르치거나 훈련받지 아니해도 자연히 아는 것이니, 인간이 만들고 가르친 학문에만 의지하는 학자라면 혹 정치를 한다 해도 이룸은 없고 끝만 있게 된다. 무조건 아끼고 절약하는 생활 역시 허물은 없으나 명예를 얻지 못한다. 만민과 자연에게 봉사하고 희생하고 박애하는 삶, 그런 삶이라야 근원적으로 길하다. 만약 상생의 원리를 어긴 종교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전쟁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양쪽 모두 피를 흘리며 쓰러지게 된다. 하지만 문명의 번영을 누리는 현재의 세상은 그 끝까지 아직 오래 남았다. 그러므로 근신하고 현재의 환경과 삶을 길이 보존하는 데 힘써야 한다.

p67 <주역>은 우선 자신감을 갖고, 자연에 귀의하라는 말로 그 가르침을 시작한다. 인간에게는 배우지 않고도 살아나갈 수 있는 원초적인 심, 아무리 어려운 역경이라도 이겨낼 수 있는 타고난 힘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 <주역>의 설명이다. 그 힘을 믿고 인생을 개척해 나가라는 것이다.

3 屯둔사랑에 빠진 젊은이에게 - 사랑할 때와 기다릴 때

p71 사랑은 세상만물의 본성이며, 모든 사랑은 아름답다. 가르치지 않아도 누구나 사랑할 줄 알고, 훼방을 놓아도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의 열매는 지혜로운 눈을 가진 자만이 맛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보는 눈, 사랑을 예측하는 밝은 눈을 가진 사람만이 마지막 결실까지도 아름다운 사랑을 가꿀 수 있다.

p72 둔(屯)의 애욕은 원, 형, 리, 정의 모든 시간대를 거친다. 욕정을 억누르고 미래를 위한 큰 뜻을 세워 매진함이 옳다. 둔(屯)의 시절, 곧 사춘기에는 누구나 목표 없이 방황하는 일이 있다. 그러나 비록 큰 욕망이 엄습하더라도 끝까지 자신을 억제할 줄 알아야 하고, 먼 장래를 위하여 뜻을 크게 세워야 한다. 여리고 순진한 사람이 온갖 멋을 부리며 첫사랑을 하지만 대개 연인은 떠나고 오랫동안 실연의 아픔에 시달리게 된다. 숲 속에서 사슴을 발견하나 몰이꾼이 없으니, 욕심을 내어 잡으려고 나아가면 얻지는 못하고 고생만 한다. 연애를 발전시켜 최종적으로는 결혼에 이르러야 길하고 어려움이 없다. 젊은 나이에 욕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여인을 만나는 일은, 그것이 짧은 시간에 끝나면 괜찮지만 길어지면 흉하다. 철부지의 욕망으로 중요한 시기를 허비하고 때를 놓친다면 뒤에 깨닫고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p73 둔은 사랑을 배우는 시기이지, 사랑에 빠져 현재에 안주할 때가 아닌 것이다. 이 시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앞날을 내다보고 큰 목표를 세워 정진하는 것이다.

4 蒙몽 :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에게 - 참교육의 도

p86 몽蒙은 형亨의 시절에 통한다. 참 진리는 인간이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요, 진리가 자연스럽게 나를 찾아오는 법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아이와도 같은 생명의 순수성이다. 순수성을 잃지 않으면 가르침을 얻게 될 것이나, 순수성을 잃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세상에서 필요한 공부를 열심히 하면 타인에게 형벌을 가하는 지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공부로는 자신이 억눌림 당하는 것을 면할 수 있을 뿐, 궁극적인 삶의 고난과 허무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덕을 익혀 너그럽고 포옹력 있는 생활의 도에 충실한 사람이 된다면, 가사를 부인에게 맡겨도 길하고, 자식 또한 집안을 잘 이끌어 간다. 그러한 공부의 과정에서는 경계할 것들이 많으니 우선 여인에게 기대지 말라. 여인은 돈 많은 남자를 만나면 쉽게 몸과 마음을 주니 이롭지 못하다. 또한 어렵고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면 고난만 많아진다. 그러므로 자연의 섭리에 의한 공부만이 길하다. 한편, 모든 국민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초 교육도 있으니, 이는 공공의 안녕과 법질서를 세우기 위한 격몽의 교육이다.

p87 교육은 형(亨)의 시절에 주로 이루어진다. 교육이 가장 중요한 시기가 원형리정(元亨利貞)가운데 형이 시기, 곧 청소년기와 젊은이의 시절임을 말한 것이다. 교육은 이때 이루어지고, 그 결과는p87 무릇 참 진리는 인간이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가르쳐 주는 법이다. 리(利)와 정(貞)의 시절에 쓰이게 된다.

p92 자연의 섭리를 먼저 익히고 인간사의 진리를 먼저 고민케 한다면 진정한 공부의 세계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 가르침으로 읽을 수 있다.

p95 <주역>은 교육의 진정한 목표가 자연과 인간의 완전한 합일에 있음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p96 자연의 진리에 몸을 맡겨, 진리 자체가 나를 찾아오도록 몸과 마음을 열어두는 공부를 해야만 진정한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5 需수 :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에게 - 어떻게 때를 기다릴 것인가

p104 수(需, 기다림)에는 믿음이 필수적이다. 성공에 대한 굳센 믿음과 함께 때를 기다리는 것은, 밝은 빛이 마침내 길을 여는 것과 같으니, 그 끝이 반드시 길하다. 이로써 대업이 시작된다. 적극적이지 않은 자세로 때를 기다린다면, 이룸이 늦고 허물도 없다. 청빈하고 곧은 생활을 유지하면서 때를 기다린다면, 시작 단계에서 작은 부딪침은 있으나 끝에는 길하다. 부정적인 행위를 일삼으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은 도둑을 키움과 같다. 지나치게 혈기가 왕성한 채로 기다린다면, 거점을 지킬 수 없다.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자기의 일을 즐기면서 여유있게 기다린다면, 끝에는 길하여 성공한다. 기다림이 마침내 무르익으면 천시와 환경과 귀인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공경하고 그의 경륜에 따르면 반드시 성공한다.

p105 최종적인 대업의 성취를 위해서는 기다림 외에도 마지막의 실천적인 모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p110-111 <주역>의 기다림이 막연한 기대나 기다림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기다리는, 적극적인 기다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p111 가장 중요한 기다림의 원칙 세 가지를 간추려 보자. 첫째는 믿음이다. 둘째는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의 자세다. 셋째는 마침내 도래한 타이밍을 정확히 판단하여 일을 추진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세 가지를 갖추어야 진정으로 기다림의 미학을 깨닫고, 때를 만나 큰일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p130 실제로 전쟁이 벌어졌다면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패자는 말이 없고 승자만이 살아남는다. 이것이 전쟁의 이치이다. <주역>은 이 장에서 이런 승리의 기본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p136 경쟁 자체가 나쁘다거나 흉하다고 할 수 없다. 경쟁은 인류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인류의 삶이 지속되는 한 계속될 어떤 것이다. 그러므로 경쟁 그 자체에는 허물이 없다. 문제는 경쟁에 임하는 사람들의 자세와 태도인 것이다.

p142 경쟁에서 꼭 승리하고 싶다면, 점집에 찾아갈 일이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적합한 지도자와 조력자가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찾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주역>의 진정한 가르침이다.

p148 중요한 것은 읽는 이마다 저마다의 상황을 파악하고, 가장 중요한 부분을 골라 처세의 교훈으로 삼으려는 자기 노력일 것이다. 아무리 유명한 점쟁이에게 자기 사정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한다 해도, <주역>을 직접 읽어가면서 타개책을 찾는 방식에는 절대로 미치지 못한다.

p159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바, 가정의 기초를 다질 때에는 가정의 기초를 다지고, 이웃과 더불어 믿음을 나누고 일을 할 때에는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 연후에야 작은 성공과 행복도 얻을 수 있다.

p162 내가 <주역>의 주석서를 쓰기 시작한 것은, 정말이지 순수하게 내 안의 끓어 넘치는 기운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중요한 건 그것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p186 <주역>은 한마디로 변화와 발전을 도모하지 않는 소인배의 현상유지와 무사안일, 포장된 것만을 지키려는 태도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짓이라고 말한다. 이 지점에 이르면 막히는 운세를 뚫는 방법에 대한 <주역>의 태도는 분명해진다. 피하지 말고 맞서라는 것이며, 돔아치지 말고 덤비라는 것이다.

p190 <주역>은 변화와 발전을 위해 부단히 모색하는 자세를 권장하다. 힘 없는 누에가 기신기신 끝없이 실을 자아 내듯이 어렵더라도 힘과 용기를 잃지 않고 절도를 지키면서 성실하게 문제를 풀어 가라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방법도 일러준다. 우선은 막힌 운세를 멈추게 하고, 그 다음에 막힌 운세를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는 것이다.

p203 아무리 태어나기를 대유자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젊은 날의 이런 인격 수련이 없으면 대유(大有, 큰 부)를 유지할 수 없다.

p219 개우석(介于石)은 돌(于石)에 새겨(介) 맹서(盟誓)한다는 뜻이다. <주역>은 이런 맹서를 매일(日,종일) 멈추지(終) 않으면(不), 그 끝(貞)이 길하다고 했다. 계획과 더불어 그 실천의지를 다지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고 일이 끝날 때까지 이를 유지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p223 계획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한 실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돌에 글을 새기듯 매일매일 결심을 새로이 하고 한결같이 매진해야 열매를 딸 수 있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이를 ‘개우석(介于石)의 맹서盟誓’라고 표현했다.

p231 <주역>은 우선 어려운 때에도 허물없이 순조롭게 생을 살아가려면 사람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소인을 멀리하고 대인을 가까이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를 평가하려면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나와 상대를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시대를 읽을 줄도 알아야 한다. 나와 상대와 시대를 모두 읽을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난세에 처하더라고 빠져나올 구멍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p255 상대와 나를 알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정확히 볼 줄 아는 것, 이것이 관(觀)의 도(道)요, 정관(正觀)의 지혜다.

p255 이 도를 깨우치면 또한 세상만물의 근원과 만사의 움직이는 원리를 모두 알 수 있게 되니, 굳이 점을 치지 않아도 미래를 볼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신이 가야 할 길과 삶의 방향을 잃지 않게 된다.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는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256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야할 길을 잃지 않는 인생의 지혜,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이를 타개하고 전진할 수 있는 삶의 지혜, 바로 그런 지혜를 전해 주고자 <주역>은 저술된 것이다.

p266 죄를 다루는 사람은 우선 순수하야 한다. 사사로운 마음을 배제하고 최대한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죄인을 다루어야 허물이 없다.

p273 자연스런 꾸밈(白賁)은 허물이 없다는 말이며, <주역>이 제시하는 최고의 꾸임이다. 白賁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 내면의 아름다움이 우러나는 자연스런 꾸밈이다. 인공적인 가식이 없고, 자연스러우며 몸과 마음이 함께 아름다운 모습이다.

p283 박剝은 剝으로 풀라는 가르침이 그것이다. 박의 운이 진행할 때에는 모든 것을 버리고 순종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며, 無慾의 상태라야 몸과 마음을 보전할 수 있다는 깨우침이다.

p306 대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금 등의 물질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여 키우고, 사람의 사귐을 신중히 하여 순수하고 지혜가 밝은 사람들이 주변에 모여들게 해야 한다. 대축(大畜)은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늘의 기운이 함께 임해야 하는데, 이를 대운(大運)이라 한다.

p329 구덩이에 빠진 사람이 탈출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주역>은 빠져나올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이라고 말한다. 이런 믿음과 희망이 있어야 구체적인 탈출의 길을 찾을 수 있다. 믿음과 희망이 없다면 적극적으로 탈출을 모색할 수도 없으니, 그가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자포자기일 뿐이다. 곤경에 처한 사람일수록 믿음과 희망이 중요하다.

p335 해결책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스스로를 찬찬히 돌아보고, 구덩이에서 반드시 헤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31 咸함 : 이성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 사랑이라는 감정의 실체

p348 함(咸)은 가슴으로 느끼는 순수한 감정이니, 이는 평생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고. 이런 감정으로 여인을 만나면 길하다. 어둠 속에서도 함(咸)이 있으매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미숙한 함(咸)을 함부로 쓰면 흉하고, 속으로만 알고 머물면 길하다. 완숙된 함(咸)이 아니라면 아직은 어른을 따라야 하며. 그대로 세상에 나아가면 궁색해진다. 완숙된 함(咸)의 도(道)는 끝까지 길하고, 함(咸)이 완성되면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 마음 가는 대로 움직여도 허물이 없고, 타인으로 하여금 내 뜻에 따르게 할 수 있다. 함(咸)의 도를 깨달아 희생하고 봉사하니 후회가 없다. 함(咸)의 최고 경지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 말만으로도 그 도를 펼치는 것이다.

p355 함(咸)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순수한 감정이다. 함(咸)은 머리로 배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노력 없이 거저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식이 많아야 쓸모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듯이 꾸준히 리(理)을 갈고 닦아야 함(咸)도 키워지며, 함 자체를 키우기 위한 자기 수양과 마음의 공부를 별도로 해야 한다.

p363 자연 역시 끊임없이 변화한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하지만 자연이 변화와 인간 문명의 변화는 다른 것이다. 자연은 순환고 조화, 반복을 변화의 기본 원리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변하지 않은 것 같지만 실은 끊임엇이 변화하는 게 자연이다. 그런 면에서 자연의 변화는 변(變)이나 동(動)이 아니라 화(化)이며 정(靜)에 가깝다.

p363 <주역>은 이렇게 자연도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가운데에는 변하지 않는 어던 원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런 변치 않는 요소를 일러 항(恒)이라고 한다.

p363 자연은 변화를 거듭하면서도 항(恒)을 사랑한다. 자연으로 돌아간 사람들, 자연이 변화와 자신이 변화를 일치시킨 사람들을 존경하고 따르라는 가르침이다.

p364 항(恒)보다는 오히려 변(變)이나 동(動)을 추구해야 문명이 발전하고 개인의 행복도 증진된다. 열심히 일하고 개혁을 지속해야 그나마 더 나은 내일이 열린다고 강조한다.

p364 <주역>은 이처럼 세속의 삶을 존중하고 사랑한다. 자연에 은거한 군자들을 칭송하되, 속세에서 온갖 문제와 씨름하며 하루하루를 고달프게 살아가는 성실한 사람들의 고뇌와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다. 아니 그런 고뇌와 아픔에 대한 종합 처방전이 바로 <주역>이다.

p370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니, 그 때를 알아서 움직여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주역>의 기본사상이다.

p371 물러날 때에는 당연히 과감하게 물러나야 한다. 문제는 그 때가 언제인가를 알아차리는 일이겠다.

p403 믿음과 위엄이 있으면 끝까지 길하다는 말이며, 가정을 다스리는 기본 지혜를 거듭 천명한 구절이다. 믿음은 가족 사랑의 원천이요, 위엄은 가정 질서의 바탕이다. 이렇게 규율과 믿음으로 하나된 가정은 끝까지 길하다는 것이 <주역>의 마지막 가르침이다.

p405 자녀교육에 대해 살펴보자. 자녀의 교육 문제에 대해 <주역>은 기본적으로 엄하게 교육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믿음과 위엄을 바탕으로 엄하되 여유있게 자녀를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당연히 어려움도 따르고 후회도 생긴다. 자녀의 불만이 쌓여 반항을 하게 되니 어려움이 있고, 자녀에게 살갑게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으니 스스로 후회가 생긴다는 말이겠다. 하지만 엄격하게 길러야 자녀의 앞길이 트이고 마지막이 길하다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

p405 그러나 실제로 자녀를 양육하다 보면 엄격하게 하기보다는 사랑으로 감싸주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이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했다. 잘못이 있으면 덮어 주고 싶고, 모자란 게 있으면 내 것을 덜어서라도 채워 주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도 엄마도 궁색해진다는 게 또한 <주역>의 경고다.

p420 지금 살아도 사는 게 아니라면, 인간의 길을 찾아 과감하게 배신하라. 미련을 버려라.

39 蹇건: 다리가 꺾인 사람들에게 - 고난을 극복하는 상생의 지혜

p422 다리를 저는 것과 같은 건(蹇)의 세계에서는 상생하면 이롭고 상극하면 불리하다. 대인을 만나야 이롭고 마지막까지 길하다. 건(蹇)의 운이 지나면 명예가 온다. 왕과 신하가 모든 건(蹇)의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이는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다. 건(蹇)의 운이 지나도 안정을 반대하는 세력이 올 수 있다. 건(蹇)의 운이 지나도 다시 연이어 건(蹇)의 운이 올 수 있다. 큰 어려움이 닥치니 친구가 와서 도와준다. 어려움이 지나가면 큰 인물이 나타나니 길하고, 대인을 만나야 이롭다.

p425 두 방법 모두 사람이 근본임을 알아야 한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가짐만이 건蹇의 악운을 물리칠 힘을 제공한다.

p432 해解의 운이 왔을 때에는 무엇보다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때를 놓치면 오랫동안 계획했던 일들도 성사시키지 못한다. 정확한 시기를 읽어 추진하되,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늘 새겨야 한다.

p441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 재화를 미리 내어놓아 나중에 더 큰 이익을 기약하는 투자의 행위가 손損이다.

p446 돈을 벌려면 돈이 있는 곳으로 가서 모험을 감행해야 이롭다.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크고 길하며 허물이 없다. 큰 이익을 얻으려거든 현자를 찾아가 십붕(十朋)의 예로 도움을 받으라. 다소의 무리가 있더라도 종내 길하다. 익(益)의 영화를 누릴 대에는 흉한 일이 있어도 허물이 없다. 믿음과 중용의 도를 행하고, 어려울 때에는 정치력을 발휘하라. 익자(益者)가 중용의 도를 행하면 공(公)이 나의 뜻에 따르고, 의지 삼아 쓰면 이로우니 나라를 옮기는 큰일도 이룰 수 있다. 믿음과 은혜로운 마음만큼 좋은 것이 세상에 또 있으랴. 묻지도 말라, 근원적으로 길하다. 익(益)의 기운이 막혀 평상심을 잃고 공격적이게 되니 흉하다.

p468 반복되는 자존심 싸움에 주눅들지 말고, 사랑은 싸우면서 커진다는 믿음으로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이겠다.

p484 승(升,성장)은 원(元)과 형(亨)의 시절에 이루어지니, 대인을 만나 사용해야 걱정이 없고, 밝는 길로 나아가야 길하다.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함은 길하다. 검소하되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내면 허물이 없다. 감상과 허무에 빠지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왕이 기산에 올라 제사를 지내니 길하니 허물이 없다. 계단을 오르듯이 차곡차곡 오르니 끝까지 길하다. 지혜 없이 오르면 리(利)에서 정(貞)의 시절에 쉴 수 있는 여유가 없다.

p485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인을 만나(見大人) 그 활용하는(用) 것이다. 이는 물론 젊은 날에 위대한 스승을 만나 지도와 편달을 받아야 성장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야 근심과 걱정이 없어진다고 했다.

p514 혁革은 구약舊惡의 때가 이미 지나서, 새로운 믿음이 생길 때 이루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후회가 없다. 황소가죽으로 묶듯이 단단히 하라. 때가 이미 지난 것이라야 개혁할 수 있으니, 나아가면 길하고 허물이 없다. 급히 나아가니 흉하고 끝이 위험하다. 개혁에 관한 말이 세 번 성취된 후에야 믿음이 생긴다. 후회가 없고 믿음이 있다면 혁명도 길하다. 대인은 호랑이처럼 변하니 미래를 점치지 않아도 믿음이 있다. 혁명의 뒤끝에는 군자도 표변하고 소인도 안면을 바꾼다. 나아가면 흉하고 끝까지 머물러 가만히 있으면 길하다.

p516 혁革을 이끄는 마음가짐에 대한 표현이다. 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황소의 단단한 가죽으로 묶듯이 마음을 굳게 하여 어떠한 장애나 저항 앞에서도 뜻을 굽히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p517 나아가면(征) 흉하고 끝은 위험하니(征厲), 혁언(革言)을 세번 성취해야(三就) 믿음이 생긴다(有孚)는 말이다. 혁언은 혁명과 개혁에 대한 논의요 공약이다. 이런 혁언을 세 번 거듭 성취해야만 비로소 백성과 민중들이 신망이 쌓인다는 말이니,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하고 시간과 공을 들여서 성취할 수 있는 일이 혁명이요, 개혁이라는 말이다. 구절의 앞부분은 이런 논의나 시간의 투자 없이 그냥 무작정 개혁에 착수하면 흉하고 위험하다는 말이다.

p519 이렇게 종래의 모습을 벗고 새로워지는 것을 일러 <주역<에서는 또한 革이라 한다. 革命은 ‘천명(天命)을 혁(革)한다’는 말에서 비롯되었으니 하늘의 명을 바꿀 만큼 큰 변화가 곧 혁명이다.

p519 혁(革)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조짐과 과정을 분석하여, 건강하고 의미 있는 개혁을 완성하는 지혜를 가르친다.

p519 태양과 같은 밝은 인격을 지닌 사람. 백성들의 믿음을 얻은 사람이 개혁의 주체가 된다. 때가 이미 지나 폐기되어야 할 것들을 밝게 아랑보고, 백성들과 더불어 새로운 세상에 대한 믿음을 공유한 사람만이 개혁에 나설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p519 우선 소가죽과도 같은 굳센 기상이 있어야 개혁을 완수 할 수 있다.

p520 개혁은 또한 굳건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우선 개혁의 주체 스스로 개혁의 정당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p520 개혁은 또한 호랑이와 같은 단호함과 위엄, 용기를 갖추어야 성취할 수 있는 과업이다. 이런 위엄과 용기가 있어야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사람들을 규합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p558 급진적으로 급하게 굴지 말고, 만사를 천천히 운용하라는 가르침이다. 몸가짐 또한 물이 스미듯 조용하게 천천히 하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p558 주역은 이처럼 여인이 시집을 가는 여러 상황과 배우자가 어떤 사람이인가에 따라 그 운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우선 제시하고, 각각의 경우에 대해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p586 <려旅>는 이처럼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인생의 도를 나그네의 상황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나그네에게 닥치는 여러 상황을 통해 우리네 인생이 경험하게 되는 여러 모습을 일러주고, 나그네에게 필요한 여행의 기술을 통해 인생의 도를 가르치는 것이다.

p627 <주역>에 따르자면 인간사 모든 일이 믿음에서 비롯되고 믿음으로 이룩되며 믿음이 있어야 좋은 끝을 맺을 수 있다.

p627 중부(中孚)라고 하는 것은 이 믿음이 중용(中庸)의 도(道)에 입각한 믿음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중용의 도에 입각한 믿음이란 어떤 것인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믿음, 삿된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믿음, 다른 제3의 요소가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믿음이다. 서로 헤아려 근심하고 걱정하되 그 결과에서 이익을 취하려 하지 않고, 어미 새가 그 세끼를 보듬는 지극함과 정성으로 상대를 믿어 주는 것이 중부(中孚)이다.

p646 삶에 완성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는 날까지 갈고 닦기를 멈출 수 없다. 삶에 만족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는 날까지 그 욕심을 다 버리지 못한다. 아직도 그 내를 건너지 못했다면 어떻게 건널 것인가?

p647 미제(未濟)의 운은 젊은 기운에 통한다. 작은 여우가 거의 마른 강을 건너다 그 꼬리를 적시니 유리함이 없다. 그 꼬리를 전시니 궁색하다. 그 수레를 끄니 결국 길하다. 미제는 결굴 흉하며, 큰 내를 건넘이 이롭다. 마지막까지 기하여 후회가 없어진다. 우레를 써서 귀방을 치니 3년이다. 대국에서 성이 있다. 마지막까지 길하여 후회가 없다. 군자의 빛남이니 믿음이 있어 길하다. 술을 마심에 믿음이 있으면 허물이 없으나 그 머리를 적시면 믿음이 이어 잃어진다.

p654 인생이 아름다운 건 이미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다, 누릴 것이 많아서가 아니다. 없는 것을 부지런히 만들어내고 가지지 못한 것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그 과정 속에서 인생의 참다운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것이다.

p654 <주역>은 미제자(未濟者)는 기제자(旣濟者)와 달리 큰 강을 건너는 모험을 감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런 모험과 도전이 없는 미제(未濟)의 삶은 그 끝이 보장받을 수 없고, 수레를 거룻배에 묶어 매고 강을 건너는 모험을 거부하는 자는 영원한 미제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 내가 저자라면 >

사실 대학교 1학년 2학기때 교양수업에 ‘주역’이라는 과목이 있었다. 정말 단순하게 주역을 배우면 점을 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활용하면 대학생활이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고 수업을 신청했다. 유명한 유학과 교수님께서 수업을 시작하시는데 깜짝 놀랐다. 교재가 “만화로 보는 주역”이라서 더욱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던 차였다. 교수님은 만화속의 주역 괘만을 찾아서 한문을 풀이하고 그 안의 깊은 뜻을 말씀해주셨다. 마냥 편하게 놀고 싶던 대학교 1학년 학생에게 삶의 원리와 철학을 알려주는 심오한 내용은 와 닿지 않고 어렵게만 느껴졌다. 결국 2주 동안 수업을 듣고는 이건 내가 생각하는 수업이 아니었어라는 짧은 어린 판단으로 더 이상 수업에 나가질 않았다. 결국 학기말에 그 과목 성적은 “F”였다.

이번 <주역강의>를 읽으면서 대학교 1학년 때 구입한 책을 10년이 훌쩍 넘어서 다시 펴보았다. 그때는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던 책의 내용이 역사, 사회, 문화 등의 현상들과 연관지어 나름 쉽게 풀어내려고 노력한 그나마 쉽고 재밌는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역에서 말하는 천지만물의 변화는 원리가 나에게도 적용되어 내 생각의 폭도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주역강의>를 읽어 나가면서 “<주역>은 단순한 점술서라기보다는 삶의 기본 원칙과 큰 방향을 안내하는 철학서이자 실생활의 지침서라고 보아야 온당할 것이다. 거기에는 삶을 위한 철학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인생의 정신적, 물질적 성공을 위한 핵심 열쇠도 함께 들어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주역을 더 이상 점치는 도구로 보지 않게 되었다.

<주역>을 읽다보니 현대 문명이 인간다운 문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내용들로 가득한 책임을 알게 되었다. 주역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元과 형亨과 리利와 정貞’이라는 인간 개인의 변화부터 각 시기의 다양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하면서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요즘 들어 더욱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휴먼네크워크를 강조하고 있다. 현대를 기계화된 문명이라고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더욱 자연의 원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고 기계화된 도구를 통해서 인간과의 소통이 더욱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변화하는 자연의 원리에 인간이 적응해서 살아가듯이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 자유롭게 유영하며 살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제시하고 그 속에서 휴먼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삶의 실천원리를 제공하고 있다.

주역의 내용을 살펴보다 보면 여성에 대한 견해가 남성중심의 시선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여를 들면 ‘ 우선 여인에게 기대지 말라. 여인은 돈 많은 남자를 만나며 쉽게 몸과 마음을 주니 이롭지 못하다’ 이런 등등의 이야기들이 종종 주역의 내용에 보인다. 여자의 입장에서 이런 글을 읽고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역을 지은 과거의 그들을 비판할 수도 없다. 그들 역시 당시 시대의 견해를 반영했을 뿐이니까 말이다. 姦(간사할 간)과 같은 한자에 들어있는 많은 남성중심의 사상을 대변한 한자들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현대에 맞지 않는 여성비하적인 내용의 구절은 과감하게 빼고 지금의 현실에 필요한 구절을 선택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주역은 도가의 노장사상과 유가의 공맹사상과 비슷하지만 다른 원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물구하고 유학의 교과서인 四書五經에 주역인 易經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주역의 원리가 자연의 법칙과 삶의 철학을 제시해 놓은 것으로 모든 사람들이 기본 적으로 읽어서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의미가 있음을 옛사람들이 자신의 지배논리인 유가사상과 상이한 면이 있어도 배척하지 않고 인정한 것이다. 우리도 과거의 유물이라 배척하지 말고 주역 속에서 취할 소중한 삶의 철학을 읽어내어 삶에 적용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주역의 내용 중에서 64괘에 해당하는 설명 중 본문 7행만을 풀이하여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고 있다. 고전인 주역의 괘를 풀이하여 현대의 사회현상과 관련지어 풀어내고 적용하려는 노력을 평생했다는 것 자체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노고를 치하할 만하다. 이런 작업이 순전히 자신의 주역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때문이라는 것에, 모든 일이라는 것이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을 택해야 더욱 빛이 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64괘를 풀이하는 중간중간에 ‘주역과 세상 풍경’이라는 꼭지를 넣어 저자 개인의 삶과 주역을 연관시켜 풀어놓아, 나름 쉽게 풀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주역의 내용을 읽으며 한 호흡을 쉬어가는 역할을 하여 재미를 더하고, 저자의 주역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쉬운 점은 본문 7행에 대한 원문을 먼저 충실하게 풀이하고 그 뒤에 생각을 덧붙이면 좋을 뻔했다. 한문을 모르는 일반인의 이해를 위하는 의도로 의역을 하는 것은 찬성이지만, 저자의 생각에 의한 의역이 원문 풀이와 비교해 볼 때 지나친 의역으로 간혹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 참고 서적
<만화로 보는 주역> - 최영진, 이기동 지음, 동아출판사
<주역 왕필주> - 왕필, 도서출판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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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11.22 01:09:01 *.129.207.200
생각해보니, 이번주는 연주가 고대했으리라 생각한다. 너의 전공이잖아. 

보통 여학생들은 한자에 약한데. 한문에 강한 여자는 유난히 똑똑해 보여. 붓글씨까지 한다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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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2010.11.22 11:00:09 *.203.200.146
전공이라 고대를 한 것보다는
작년부터 주역을 읽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작년에도 몇장 읽다가 어렵네...하고 다음기회에 라고 미뤘거든요,
여전히 어려워요. 어려운 글자가 아닌데 해석하고 의미를 알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공자가 위편삼절한 이유가 확~ 와닿았습니다. ㅋㅋ
간신히 읽어내긴 했는데 엄청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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