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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2일 04시 14분 등록
주역은 점치는 책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인간사의 모든 것을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 풀어낸 경전이다. 지혜와 조화롭게 살기 위해, 인생사 문제를 심도 있게 풀어낸 책이다. 

주역周易이란 주나라의 역이란 말이다. 역이란 말은 변역, 즉 '바뀐다' '변한다'는 뜻이며 천지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설명하고 풀이했다. 주역은 8괘와 64괘, 그리고 괘사, 효사, 십익으로 되어있다. 작자에 관하여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왕필은 복희씨가 황허강에서 나온 용마의 등에 있는 도형을 보고 계시를 얻어 천문지리를 살피고 만물의 변화를 고찰하여 처음 8괘를 만든 뒤 이를 더 발전시켜 64괘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사마천은 복희씨가 8괘를 만들고 문왕이 64괘와 괘사 효사를 만들었다 하였으며, 마융은 괘사는 문왕이 만들고 효사는 주공이, 십익은 공자가 만들었다고 하는 등 작자가 명확하지 않다. 

주역은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해석한 <십익>의 성립으로 경전으로서의 지위를 확립하였다. <십익>은 공자가 지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전국 시대부터 한나라 초에 이르는 시기에 유학자들에 의해 저작된 것이라고 추정된다. 십익이란 새의 날개처럼 돕는 열가지라는 뜻으로, 즉 단전 상,하편, 상전 상,하편, 계사전 상,하편, 문언전, 설괘전, 서괘전, 잡괘전이 그것이다. 주역은 유교의 경전 중에서도 특히 우주철학을 논하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일본, 베트남등의 유가사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운명을 점치는 점복술의 원전이 되었다. 

지은이 서대원은, 부산에서 태어났다. 법학도이던 그는 역술인으로 살아온 부친의 뜻에 따라 24세에 역학자가 된다. 그때부터 주역을 읽기 시작했다. 그후 30년 동안 주역을 마음으로 새기며, 보통 사람들의 운명과 인생에 조언을 해오고 있다. 

주역은 단순한 점술서가 아니며, 미래에 대한 길흉화복을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전해준다는 믿음을 얻었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주역을 쉽게 풀이해서 그 참맛과 가르침을 대중과 나누고자 저술 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출판사, 이른아침에서 '새로 풀어 다시 읽는 주역'을 처음 출간했고, 2008년 을유문화사에서 '주역강의'를 두번째로 펴냈다. 특히 주역강의는 '주역'서적 부분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는 역술학자를 넘어, 주역 대가를 꿈꾼다. 

현재, 강연을 하며, 초아닷컴을 운영한다. 초아닷컴에서는 주역 동영상 강좌,  작명, 인생상담 서비스를 한다. 개인적으로는 주역 하나만을 가지고, 우뚝선 저자가 존경 스럽다. 어찌보면 이른 나이에 자신의 소명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행운아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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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64괘에 맞추어서, 착실하게 해석을 했다. 책의 구성방법은 단순하다. '틀'이 짜여져 있기 때문에, 틀에 맞추어서 저자의 의견을 술하면 그만이다. 문제가 있다. 해설서에서 중요한 것은 해설의 깊이다. 해석이 명료하고, 쉽지 않다면 그 해석은 안하니만 못하다. 그런 책은 나와서는 안되는 책이다. 이 책은 그런 우려는 없다. 왜냐면, 저자의 이력이 보증을 하기 때문이다. 30년간 생업 때문에, 주역을 볼 수밖에 없었다면 그 깊이야 오죽 깊겠는가? 

깊이와 더불어 이 책의 미덕은 쉽다. 주역뿐만 아니라, 사서삼경은 모두 어렵다. 가장 대중적인 논어만 보더라도, 술술 읽히지 않는다. 고리타분하고, 진정 맛을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이 책은 주역 입문서로서 그 역활을 충실히 한다. 술술 읽힐뿐더러, 다 읽고 나면 고전 하나를 독파했다는 뿌듯한 자부심도 생긴다. 주역 입문서로서가 아니라, 고전 입문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친절하고 깊은 해설과 더불어, 사이사이에'주역과 세상풍경'이라는 꼭지로 저자 경험담을 실었다. 역술인으로서 주역과 동거동락했던 일화가 재미있다. 이런 구성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자가 학술계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학술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덜 받는 단점도 있겠지만, 대신 마음껏 자신의 생각대로 책을 꾸밀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이 책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금 왜 주역인가?’에 대한 질문에 가장 적절히 화답하는 해설서로 보인다. 물론 ‘주역’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은 못마땅해할 수 있고, ‘주역’을 비전(秘典)이나 비의의 자리에 두고 싶은 사람에겐 거슬릴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독자가 ‘주역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접근하는 데 이만한 풀이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배울점은 또 하나 있다. 千筆萬讀의 학습법이다. 저자가 주역 공부를 시작할 때는, 주역에 대한 해설서도 없었고, 그나만 나온 해설서는 난해하기 짝이 없었다. 저자는 천번 베끼고, 일만번 읽겠다는 각오로 공부를 시작한다. 이런 그의 태도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온전히 내것만을 술술 글로 표현할 수 있다. 내것이 아니라면, 독자의 시간을 빼앗는 난해한 글이 된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극적 구성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쓰고자 하는 실용서나 인문학책은, 얼마나 많은 콘텐츠가 포진되어 있는가?가 중요하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깊고, 넓은 자료수집이다. 모은 자료를 완전히 섭취한 다음에야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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