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김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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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66년 빈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여러 대학에서 물리학 교수로 재직한다.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대학 로렌스버클리 연구소에서 연구했다. 물리학에 대한 연구 이외에도 지난 30여년 동안 현대과학의 철학적, 사회적 연관관계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카프라는 신과학 운동의 중심인물로 평가받는다. 신과학 운동은 1960년대 뉴에이지 운동에서 영향을 받아 1970년대 정립된 과학계의 흐름이다.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같은 전쟁을 거치면서 핵무기의 위험과 자본주의가 양산하는 물질주의 환경오염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다. 이러한 문제의 배경에 현대 과학이 자리잡고 있다는 인식이 불거져 나왔다. 현대 과학에 대한 반성과 의식의 전환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모색하자는 것이 신과학 운동의 핵심이다.
동양철학을 서양과학과 결합하여, '신과학 운동'의 첫장을 열었다. 서양 철학은 우주가 거대한 정밀기계와 같다는 기계론적 우주관에 입각하여 세상을 바라보고 연구를 수행했다. 이러한 패러다임으로는 발전해 나가는 현대물리학을 더 이상 설명할 수 없었다.
현대 물리학은 기존 과학 이념의 한계를 드러냈고, 카프라는 현대물리학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게 되었다. 그 결과, 동양의 지혜와 서양의 과학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동양사상이 현대과학에 필요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1970년대 들어 양자역학의 출현이 의미하는 세계관의 변화, 그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다. 카프라는 입자물리학을 연구하다가 첨단 물리학이 밝혀낸 최근 사실이 2400년전 노장 사상이 묘사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노자는 물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에너지이며, 세계의 본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영원히 움직인다는 것을 일찍이 알았다. 이것은 양자물리학의 개념과 일치한다.
양자론에 대한 그의 철학적인 해석을 학계는 못마땅해 했다. 뉴턴의 고전물리학을 신봉하던 과학자들에게 그의 주장은 이단으로 여겨졌다. 75년 출간할 때까지, 12곳의 출판사를 전전한다.
저서로는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생명의 그물, 탁월한 지혜, 과학과 문명의 전환, 1992년 아메리칸 북 어워드를 수상한 '신과학과 영성의 시대'등이 있다. 현재 미국의 버클리에 거주하며, 국제적인 생태문제 연구 조직인 엘름우드 연구소를 창설, 새로운 생태과학의 이론을 정립하여 오늘날 사회 경제 및 환경 문제에 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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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과학의 발전해갈수록 영적 개념과 연결되며, 현대과학이 영적 현상을 설명하는 훌륭한 도구가 되고 있다. '동양 사상이 서양과학의 패러다임을 이끈다'는 것이 책의 주제다. 보이지 않는 동양사상을 증명하기 위해서, 관찰 가능한 물리학을 사용한다. 이 책의 강점은, 저자가 물리학과 동양사상 두 분야에 정통하다는 것이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다. 비단 물리학과 동양사상 뿐만이 아니라, 두 가지 사상에 정통하다면 이 사이에서 얼마든지 유사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융이 연금술에서 정신분석 방법론을 발견했듯이.
1975년 출판되면서 '신과학 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 동양과 서양에 대한 이분법적인 접근, 신비주의적 주관성에 대한 강조등에 비판받았지만, 현대과학의 오만함을 비판하는데, 이 책은 의미를 가진다. 자연과학 이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기에는 어렵다. 그래도 대강의 그림이 그려지는 것은 이 책의 비범성이다.
카프라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 물리학을 기반으로 현대 물리학에서 나타난 세계관의 변화가 동양의 것과얼마나 유사한가를 비교한다. 고전 물리학은 자연의 모든 현상을 합리적인 논리로 이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더불어 인간은 전지자의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믿었다. 고전 물리학은 철저한 객관주의에 기초한다. 관찰 대상은 그 과정에서 주관적 요소들가 배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오만은 현대 물리학에 의해 와전되었다. 20세기 들어와서 물리학이 다룬 극대 세계와 극소 세계에서 절대 공간과 시간, 인과율, 질량적 물질등 모든 개념이 무너졌다.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 개념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비판되었으며, 인과율은 하이젠베르크가 불확정성 원리를 도입하여 양자 역할을 수립함으로써 원자의 세계에 통용될 수 없는 개념이 되었다.
카프라는 물질의 궁극체가 논리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신비로운 것이며, 물질적 존재란 전일적인 것의 한 과정으로만 성립될 수 있다는 현대 물리학의 자연관이 동양 사상의 전통적인 자연관과 일치하고 있다고 본다. 정신과 물질, 육체와 영혼이라는 기계주의적 이원론을 극복하는데 동양의 유기체적 사상을 제시한다. 오늘날 산업 문명의 문제는 인간의 주관적 요인을 무시하고, 객관적 지식만을 강조한 현대과학의 태도에 요인이 있다고 한다.
그는 히피였으며, 뉴에이지의 영향을 받았다. 그의 논리는 손색이 없으나, 다소 거부감이 든다. '도를 믿습니까'같은 사람 홀리는 면이 있으리라는 선입견때문인가? 실제로 그의 이론은 학계 한켠에서는 여전히 이단으로 취급받고 있다.
총 3부다. 1부 물리학의 길'에서는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의 유사성을 개괄한다. 아울러, 근대 물리학과 현대물리학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2부 동양 신비주의의 길'은 힌두교, 불교, 중국 사상, 도교, 선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의 견해 보다는, 각각의 사상을 요약했다. 3부는 이 책의 클라이막스로서, 현대 물리학이 어떻게 동양사상과 그 궤를 같이 하는지 설명한다. 이 책의 구성은, 그다지 특이할 만한 것은 없다. 워낙 독창적이기 때문이다. 내용이 좋을수록, 구성은 따로 신경쓸 필요가 없다.
섬광처럼 떠오르는 '직관'을 동양사상에서 근거를 찾는 내용이 흥미롭다. '학문을 닦으면 지식이나 욕구가 나날이 늘고, 도를 닦으면 지식이나 욕구가 나날이 준다'62 말콤 그대드웰의 '블링크'라는 저서가 생각났다. 여러 자료를 분석하고, 종합한 내용보다는 한번의 '흘깃 보기'가 더 정확한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직관의 지혜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식의 습득 보다는, 깊은 관찰이 더 정확한 판단을 도와주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나의 독서 태도를 바꾸어야겠다고 마음 먹다. 지식과 정보는 그다지 삶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는 것과, 적용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아는 것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훈련과 시간이 필요하다. 독서를 통해서 변한다면, 아마도 지식 때문이 아니라, 책을 읽은 행위 때문이리라. 조정래의 황홀한 글감옥에 이런 내용 나온다.'글을 잘쓰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글을 집중해서 읽으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잘 쓸려거든, 잘 읽어야하고, 잘 살려면, 잘 관찰해야 한다. 서양 철학과 과학은 분석과 종합의 학문이다. 객관적으로 대상을 관찰한 내용을 분석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동양철학의 '관찰 목표'는 대상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나'이다. 나의 의식과 그 흐름을 따르는 것이 '명상'이다. 명상을 통해, 직관적이고 통합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출판된지 30여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은 범세계적인 도서가 되었다. 짧은 지면에 비해, 내용을 쉽게 쓴 것은 이 책의 또다른 탁월함이다. 내용을 좀더 늘리더라도, 구체적이고 쉽게 서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혹은, 이 책에 대한 해설서가 따로 있다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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