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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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Once Upon A Midlife
- Classic Stories and Mythic Tales to Illuminate the Middle Years
Ⅰ. 저자 소개
알랜 B. 치넨(Allan B. Chinen, 1952~ )
미국의 정신 분석학자이자 의학 박사로, 현재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 정신 의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융 학파에 속하는 그는 옛날 이야기와 신화를 통해 인간의 심리 현상을 해명하는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주요 저서로는 『젊은 여성을 위한 심리 동화』, 『영웅을 넘어서』, 『어른스러움의 진실』 등이 있다. 인터넷에서 조회해 보니 미디어에서 소개한 것처럼 그의 책들은 대부분 신화나 옛날 이야기들을 텍스트로 활용하고 있다. 헌데 모두 품절이다. 출간시기가 모두 90년대 말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머리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성인용 동화 같은 이미지가 부정적 효과를 낳은 걸까. 융 학파의 정신 분석학자이자 스토리텔러라는 특징에서 스캇 펙이 떠올랐다. 알랜 치넨은 주로 신화나 옛날 이야기를 활용한다면 스캇 펙은 자신이 치료한 환자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는 게 다른 점이다. 쉬운 독서로 따지자면 알랜 치넨이 스캇 펙 보다 못할 이유가 없고 책의 내용 또한 독자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수준임에도 그의 책은 시장에서 더 이상 출간이 되지 않는다. 품절의 원인을 찾다 보면 심리학 서적에 대한 국내 출판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Ⅱ. 내 마음에 무찔러드는 글귀
머리말
문학이 보다 일반화되고 서사 기술이 보다 발전함에 따라 성인들은 옛날 이야기들을 경멸하게 되었다. 이야기들은 사실상 무지한 농부와 아이들을 위해서는 충분히 좋은 것들이지만 잘 교육받은 성인들에게는 뭔가 부적절한 듯이 취급당했다. 15
두 개 다 그리스의 원어로 <단어>를 뜻하긴 하지만 로고스는 설명, 계산, 계획들에 쓰이는 말이고, 미토스는 이야기, 극, 꿈 등에 쓰이는 단어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이야기란 인간의 영혼과 닿아 무의식 세계의 베일을 벗기는 작용을 하고 있다. 16
옛날 이야기들은 보통, 힘든 일을 마치고 난롯가에 둘러앉는다던가 아니면 침대 머리맡같이 아주 편안한 상태에서 듣게 된다. 존 보우 John Boe같은 학자는 이야기꾼뿐 아니라 이런 환경이 무의식의 이미지와 상징들을 활성하게끔 변화시키는 좋은 조건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16
꿈들은 너무나 각 개인별로 특별하기 때문에 꿈꾼 사람만의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옛날 이야기들은 범세계적이고 누구나 공감하는 매력을 지닌다. 이는 옛날 이야기가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탓이다. 이런 과정에서 순수하게 개인적으로 특이한 요소들은 제거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관심이 있는 주제들만 살아남게 된 것이다. 전통적인 옛날 이야기는 인간의 기본적인 화젯거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중년의 이야기들은 중년의 근본적인 과제들에게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17
놀랍게도, 중년의 이야기들은 관습적인 사회적 가치들을 반영하지 않는다. 이는 특히 여성들에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문화들은 가부장제이고 여성적인 면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년의 이야기들은 놀랄 정도로 페미니즘적이다. 중년에 관한 이야기들은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이용해서 엄청난 사회적인 저항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17
옛날 이야기들의 치유력은 수세기 동안 인정되어 온 바 있다. 나바호나 힌두의 전통에는 이야기해 주기가 치료 의식의 중요한 부분이다. 18
문학평론가인 노스롭 프라이나 민속 연구가이며 철학자인 로버트 펠톤으로부터 얻은 첫번째 규칙은 옛날 이야기들을 해석하려고 들기 이전에 우선 귀를 열고 그 이야기들을 잘 듣는 것이다. 민속 연구가인 알란 던즈Alan Dundes가 말한 대로 옛날 이야기에 대한 심리학적 토의들은 먼저 잘 듣지 않고 해석부터 하려고 했기 때문에 자기들의 대수롭지 않은 이론들에다 이야기들을 억지로 꿰맞춰 나가려고 애썼다. 이는 마치 그림형제의 신데렐라 원본에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맞지 않는 구두에 발을 맞추기 위해 발가락을 자르는 것과도 비슷하다. 학자들은 옛날 이야기를 해석한다면서 오랫동안 스스로 작업해 온 중심 주제를 일단 선택한 후 그것에 맞는 이야기를 모은 다음 개인적인 경험들을 일반화시키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거드름을 피우며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는 해석의 두번째 규칙을 노아의 방주 법칙이라고 명명했다. 이 이야기 선집에 포함되기 위해선 우선 또다른 파트너, 즉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2
매우 상징성이 높은 이미지들은 보통 아주 개성화된 특이성을 보이기 때문에 실은 원형적이지도 범세계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중년의 이야기를 여럿 나란히 놓고 볼 때 너무나 유사한 횡문화적 특징들이 드러난다. 이것은 이들이 바로 중년의 원형적 과제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주는 것이다. 22
중년의 이야기들은 깊이를 희생하는 대신 명료함을 획득하게 된다. 24
제1부. 서른 이후, 젊음의 마법을 풀어놓다
대부분의 중년들은 자신들을 당나귀와 동일시할 것이다. 순수와 자발성, 그리고 젊은이들의 자유는 포기한 채 짐만 잔뜩 지고 사는 짐승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쉽거나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성장에는 분명 슬픔과 비탄의 요소가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29
마법은 요정에게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성은 그들 요정이 벌거벗었고 모든 금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웠다는 점이다. 순수하고 장난기 많은 그들은 아직 사회적 관습이나 자의식이라는 짐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젊은이나 아이들의 무관심한 영혼을 의인화시킨 것이다. 마법의 정령들이 사라진 것은 성인들이 <일>때문에 <놀이>를 포기하고 <책임>때문에 <순수>를 버리게 될 수밖에 없는 경험을 상징하고 있다. 32
의복이란 사회적인 장식이자 관습적인 행동들을 반영한다. 요정들에게 옷을 줌으로써 구두장이는 상징적으로 그들을 사회화시키려고 한 것이다. 33
크리스마스와 옷이란 사회화와 훈련을 반영한다. 모자이크와 조각들처럼 상세한 조목들은 그 자신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지만 한데 모아놓으면 의미 있는 그림이 되는 것이다. 33
젊음의 마법이 사라진 후에 오는 것은 바로 <일>이다! 구두장이는 꼬마 요정의 마법을 잃어버렸지만 자기 자신의 기술과 훈련으로 이를 변형시킨다. 35
마법의 새들과 같이 난다는 것은 젊은이들의 자유와 황홀경을 뜻한다. 땅으로 가면서 날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젊은이의 마법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들이 둥지에 안착한다는 것은 젊음의 마법을 포기한 채 삶에 정착하여 가정을 이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38
요정들이 선물을 받자마자 떠난다는 것은 사실은 의식이 창조성을 방해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38
창조성은 의식의 판단과 의도를 유보했을 때만 나온다. 특히 유치하고 장난기 많은 어린 시절의 흔적들은 창조성에는 꼭 필요한 요소다. 너무 정밀한 조사나 비평이나 명령을 받도록 강요하는 것은 요정이 갖는 창조성을 재빨리 도망가게 한다. 39
젊은이들의 특징인 <발작적인 창조적 불꽃>은 계속되는 일의 습관으로 진화해서 성숙하고 기댈 만한 기술로 변하는 것이다. 만약 젊은이들의 창조성을 99퍼센트의 영감이라고 한다면 성숙한 창조성은 99퍼센트의 땀이다. 39~40
중년기에 잃는 젊음의 이상들
중년들은 보다 성스러운 완벽성, 순진성, 그리고 젊음의 이상을 잃어버리는 대신 노동과 고통에 대해 배운다. 젊음의 이상을 잃지 않겠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오히려 더 큰 재난이 닥치기 마련이다. 41
신성한 마법은 젊은이들의 이상과 비전을 상징한다. 그런 야망은 세계의 평화에 대한 희망, 진정에 사랑에 대한 낭만적인 꿈, 운동 경기에서 챔피온이 되는 것 등의 여러 가지 형태를 지니게 된다. ……젊은이들의 신성한 야망 뒤에는 완전한 사회, 완전한 게임, 완전한 사랑 등 완벽성에 관한 이미지가 숨어 있다. 46
작은 인간의 잘못들과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약점들이 완벽성에 대한 신성한 꿈을 깨버린다. 신학자인 아드리안 반 캄Adrian Van Kaam은 이 과정을 <우상 파괴(de-idolization)>과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우상과 이상을 포기하고 결국에는 자기에게 맞는 만큼의 좋은 일을 하는 데 만족하게 된다. 융 분석학자인 도날드 샌드너Donald Sandner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젊은이들은 진정한 성인이 되기 위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하느님과의 유사성’을 포기한다.> 47
젊음의 마법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
젊은 시절의 마법을 상실한다는 것은 단순히 마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관심이 자기 자신에게서 가족으로 또 다음 세대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회로 변하는 것뿐이다.50
젊음의 마법은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멀리 떠나보내는 것이다. 54
그가 생각하는 중년의 기본적인 과제는 베풂의 미덕(Generativity)이다. 이는 자기 자식을 돌보는 태도이자 다음 세대 전반, 즉 학생들, 피부양자, 후배들까지를 후원하는 태도를 뜻한다. 이런 베풂의 미덕을 발전시키는 데 실패할 경우에는 노년이 되었을 때 비참하게 되거나 침체될 수 있다는 점을 에릭슨은 경고한 바 있다. 54
프로이트는 사랑과 일은 성인들의 생활에 기초적인 것이며 일에 대한 헌신은 마치 사랑처럼 스스로의 생성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55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은 창조적인 영감을 현실로 변형시키는 과정과 유사하다. 자가는 자신들의 직관을 소설로 형상화하여야만 하고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을 직접 검증해야만 한다. 즉 오랜 노동과 헌신이 요구되는 것이다. 어부와 인어는 이런 과제를 수행하는 데 실패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않아 결국 장남은 죽고 말았다. 비슷한 식으로 한 개인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영감들을 세세하게 작업화하지 않는다면 창조적 섬광들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55~56
셋이란 삼각관계 등에서 잘 나타나는 것처럼 갈등과 경쟁을 의미한다. 트리스탄, 마르크 왕그리고 이졸데 이야기처럼 두 명의 라이벌은 제3의 사람의 애정을 갈구하면서 싸운다. 그 같은 경쟁은 젊은 시절에는 매우 흔한 이야기이고 따라서 젊은이의 이야기에는 자주 등장한다. 60
넷이란 숫자는 융이 지적한 대로 완전성, 완성, 그리고 전체성과 연결되어 있다. 60
다섯은 중년에만 있는 특별한 숫자이다. 다섯은 여러 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엣이 완전성과 완성을 상징한다면, 다섯이란 숫자는 넘침을 의미한다. 60
이런 넘침은 모두 물질적인 관심들과 연관이 되기에 다섯은 물질주의와 연관이 된다. 61
마법의 상실은 슬픈 게 아니라 발달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일 뿐이고 이를 거절할 때는 비극을 초래하게 된다. 상실이란 단순히 마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관심이 자기 자신에게서 가족으로 또 다음 세대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회로 변화는 것뿐이다. 61
제2부 서른 이후, 남자가 가는 길과 여자가 가는 길
중년 남녀의 성역할 바꾸기
중년의 이야기에서 이런 역할의 전도는 왜 일어나는가? 칼 융은 이렇게 설명한다. 성인의 발달 과제에 대해 연구한 초기 심리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융은 중년 남자들이 전통적으로 여성적인 기호나 필요들과 싸우기 시작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중년의 남자들은 젊은 시기에 그들을 움직이게 했던 힘과 지위에 대한 남성적인 경쟁 심리를 옆으로 치워버린다. 그 대신 그들은 관계와 감성에 대해 관심을 두는데 이들 특성들은 젊었을 때는 너무나 여성적인 것이라서 거부했던 성격들이다. 73
반대로 여성들은 자신감, 자발성, 그리고 모험심 같이 전통적으로 남성 특성이었던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관심을 갖게 된다. 여성들은 어린 시절 사회가 소녀들에게 요구했던 복종적이고 자기 희생적인 역할을 벗어버리고자 시도한다. 융이 지적한 대로 <인생의 아침에 활짝 피었던 모든 이상과 가치관들이 인생의 정오쯤에는 바뀌게 되는 것이다>. 74
정신 분석은 이런 여성성의 거부를 남성의 발달에 있어 꼭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년과 소녀들은 정체성을 보다 명료하게 가지려면 이런 어머니와의 애착을 깨고 나와야 한다. 그러나 어머니와의 관계는 깨기가 매우 힘들다. 어머니가 의존성과 친밀성에 대한 모든 필요를 만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 위해 소년들은 보통 극단적인 방법을 쓴다. 그들은 어머니만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존성과 친밀성의 영역을 거부한다. 이들 감정들은 여성적인 것과 동일하게 생각되고 따라서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76
중년이 되면 보통 주부들은 남편을 리드하면서 그간에 익숙해졌던 습관들을 아주 빠른 속도로 깨버린다. 그녀의 변화는 남편까지도 더욱 성숙하도록 강요한다. 79
만약 젊은이들이 타인에게 <투사>를 하지 않고 자신의 단점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면 세상에 나가 위험을 무릅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쉽게 비난하면서 젊은이들은 세상에 반항할 수가 있고 용감하게 인생에 뛰어드는 것이다. 82
이렇게 적극적으로 문제를 개선하려는 태도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성숙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융통성이 중년에 요구되는 큰 덕성이라면 젊은 시절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젊은 영웅들이나 여자 주인공들은 성공하기 위해 계속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융통성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83
중년기의 여성 해방
사실 여성들은 가부정제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통합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교활해지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가 많다. 100
여성들은 높은 곳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자신들의 권위를 여성들이 주장할 때 바뀌게 된다. 106
결국 남자가 자신들이 욕구를 채워줄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했을 때만이 여성들은 숨어 있는 자신들의 힘과 재능을 발견해 내고 자기 자신에게 의지해 일어나는 것이다. 110
중년의 남자와 여자
심리적으로 여성들은 중년에 이르면 다시 젊은이처럼 된다. 엄격하고 보다 여성적인 편견을 지니기 이전의 시기인 것이다. 대개 소녀들은 마치 소년들처럼 보다 적극적이고 독립적이면서 모험심에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 안다. 그러나 청소년 시기가 되면 대부분의 소녀들은 사회적인 압력에 의해 자신들의 그런 남성적인 면을 억압하라고 강요받게 된다. 반면에 소년들은 보다 적극적이고 독립적으로 자라도록 격려받는다. 소녀들은 생존하기 위해 진정한 자신들을 감추고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심리적으로는 동면기에 들어간다. 120
<폐경>이란 단지 좁은 의미에서 어머니로서의 역할에만 자신을 얽어매는 여성들에게만 우우할 뿐이다. 대부분의 비서구 여성들은 폐경을 <해방>이라고 생각한다. 폐경이 지난 여성들은 젊은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사회적인 금기에서 자유롭다. 더 이상 임신할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성적으로도 자유로워지고 남성들과도 음담패설을 거리낌없이 주고받는다. 122
중년의 위기는 창조적인 남자들 사이에 훨씬 더 뚜렷하다. 124
제럴드 오콜린스도 이런 고통스러운 중년의 경험을 <두번째 여행>으로 묘사한다. 첫번째 여행은 젊은 시절에 거치는 것인데, 이때 남자들은 모험과 행동을 통해 유명해지고 행운을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한다. 두번째 여행에서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자발적이지 않은 여행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영광과 재산보다는 지혜를 얻게 된다. 125
고통은 오래된 방식의 사고와 행동을 태워버리고 새로운 길을 위하여 깨끗하게 청소된다. 여기서 새로운 요소들의 가장 중요하고 첫번째 가는 것은 여성적인 것이다. 125
로버트 블라이Robert Bly가 우아하게 묘사한 「철의존」이야기에서 남성들은 중년에 이르면 젊었을 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여성들에게 깊이 상처를 받기 보다는 다른 남자 특히 아버지들에게 상처받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126
남자들은 오로지 공공의 영역에 나타나는 것만을 보지 그 뒤에 숨어 있는 개인을 알지 못한다. 이는 남자들이 개인간의 상호 작용과 관계를 습득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128
캐롤 피어슨이 그녀의 책 『숨어 있는 영웅 The Hero Within』에서 관찰한 대로 젊은 시절에는 순교자였던 여성들이 중년에 이르면 영웅이 된다. 남성 구원자와 여성 희생자가 그 여할을 바꾸는 것이다. 128
중년의 이야기들은 여성들이 그들의 힘을 중년에 재선언하고 남성들은 고통을 겪는 지혜를 배운다는 것을 보여준다. 129
여성의 새로운 경력은 남편이 그의 능력 이상의 것을 더 이상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비로소 시작하게 된다. 131
제3부 서른 이후, 운명을 받아들이다
중년에 바라보는 죽음
노년의 이야기들은 죽음을 단순히 삶의 한 사실로 다를 뿐, 삶의 문제로 다루지는 않는다. 137
중년의 이야기에서 죽음은 중심 주제가 되고 중년의 주인공은 죽음과 고통스럽게 싸운다. 137
개인이 자기 본위의 관심에만 쌓여 있는 한 죽음은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죽음은 자아를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만약에 개인이 사적인 관심을 초월하여 개인적인 이익을 초월한 것에 스스로를 위임하게 된다면-예를 들어 자신의 아이들이나 사회적 활동-죽음은 덜 위협적이게 된다. 개인은 죽어야만 되나 아이들이나 사회적 이상은 계속 살아나간다. 139
중년에 개인은 진로를 바꾸기를 요구받고 그들의 개인적인 꿈을 초월하여 그들 자신을 <큰사진>의 작은 부분으로 간주하게 된다. 140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기 본위의 요소는 덜 중요한 동기이며 생성 능력이 주요한 동기이다. 즉, 다음세대를 풍요롭게 하고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남겨놓고자 하는 소망이다. 만약 생성이 죽음의 공포를 해결하도록 도와준다면 죽음은 또한 생성을 양육하는 것이 된다. 왕이 제시하고 있듯이 죽음의 충격은 개인으로 하여금 자기 중심을 초월하도록 만든다. 141~142
젊은이에게 죽음은 극적이고 영웅적이며 낭만적이다. 그리고 젊은이와 여성은 사랑과 진실과 정의를 위해 기꺼이 죽는다. 그러나 젊은이들에게 죽음은 단지 추상적인 것일 뿐이다. 중년의 남녀는 이런 환상은 버린다. 중년에게 죽음이란 엄연한 현실이며 단호하고 불가피한 것이며 영광의 문제가 아니라 한계의 문제인 것이다. 143
유머는 자기 초월을 키운다. 144
죽음과 중년의 내면 여행
프로이트는 꿈이 금지된 소망을 숨기고 수용되지 못하는 충동이 의식 세계로 나오는 것을 가려주거나 제외시킨다고 주장한다. 융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고 꿈은 억압에 대항하고 개인이 회피하는 문제를 끄집어냄으로써 무의식을 나타낸다고 주장한다. 156
꿈은 중년에 억압에서 계시로 옮아가게 된다. 156
중년의 이야기와 현실적 삶에서 죽임이 비록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남녀가 받아들여야 하는 필연적인 결과만은 아니다. 똑같이 강력하게 받아들이기에 아마도 더 어려운 힘이 있다.<그것은 운명이다!> 158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중년
계몽화된 현대 문명들은 개인적 노력과 소질이 중요함을 주장하고 개인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자유로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운명은 이러한 현대적 미신을 거부한다. 164~165
중년이 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는 종종 단순한 불운인 반면, 성공을 일을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기 보다는 적기적소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다. 165
운명과 행운은 개인의 통제를 능가하는 단순한 힘이다. 죽음은 이러한 힘의 으뜸가는 예이다. 165
운명은 자신의 능력을 확신하고 성공에 익숙해 있는 누구에게나 경험되는 문제이며, 중년에는 무기력과 연약함에 직면하도록 강요한다. 166
유사하게도 남녀는 중년이 되면 운명에 순응하는 것을 배우게 되고, 운명을 무시하고 바꾸려는 젊은 날의 노력들을 포기한다. 169
젊은 시절의 정신과 비교해 볼 때 중년의 비극적 관점은 우울하고 침울한 것 같아 보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년에 운명과 행운을 수용한다는 것은 자유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169
중년기의 오이디푸스 갈등
부모가 아이들과의 경쟁을 참아낼 수 없다면 아이들은 상처받고 분노하면서 자랄 것이다. 그러나 부모가 승리하는 시기는 단시일 내에 끝난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성인이 되고 부모는 늙어 쇠약해지기 때문이다. 베풂의 정신이 없다면 불행한 결과가 두 세대에게 일어날 것이다. 183
오이디푸스는 그의 삶에서 운명의 힘을 깨달으면서 죄의식에서 자신을 해방시킨다. 그는 죄와 자책감보다는 운명과 비극의 관점에서 그의 삶을 이해한다. 삶의 이러한 비극적 비전을 갖는 것은 젊은이의 심리에서 성숙의 심리로의 결정적인 전환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자책감과 비난은 필연적으로 젊은이의 영웅주의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젊은 남녀는 대개 의식적이든 그렇지 않든 그들이 삶을 관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이 잘못되면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든지 아니면 적어도 다른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중년의 남녀는 운명이나 숙명의 힘을 깨닫고, 그들은 단지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제한된 통제력만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통제하지 못한다 해도 어떤 책임도 없으며 어떤 자책감이나 비난도 없다. 냉정하지만 그 통찰력은 궁극적으로는 자유스럽게 해주며 남녀가 과거의 후회를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중년은 불운과 실수에 대해 그들 자신을 용서하게 된다. 187
에릭 에릭슨은 이러한 자기 수용을 자아 통합(ego-integrity)이라 부른다. 그것은 꼭 이루어져야만 하고, 어떤 대안도 허락하지 않는 무엇으로서 인생의 긍정적인 면을 보는 것이다. 187
제4부 서른 이후, 삶을 깨닫다
젊음의 추상적 이성 vs. 중년의 실리적 지혜
성숙한 성인은 책에서 배우는 것과 삶에서 배우는 것을 구별하며 후자가 그들에게는 더 실리적이라는 것을 안다. 198
전통적으로 남성은 로고스로 시작하여 에로스를 포용하는 반면, 여성은 에로스로 시작하여 그 다음에 그들의 삶에서 로고스와 통합한다. 203
악마의 도전에 대한 중년의 방어
심리적으로 젊은 남녀는 악을 다른 사람에게 투영할 뿐 결코 그들 자신 안에 악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모든 것들 중에 가장 어려운 악, 즉 자기 자신 안에 내재한 악을 산뜻하게 회피한다. 210
고상한 이유로 젊었을 때 목숨을 거는 사람은 전형적으로 중년에 개혁을 포기한다. 생계를 꾸려가고 아이들을 길러야 하는 필요성이 우선하는 것이다. 212
솔로몬의 충고(옛길을 고수하라)는 너무 자주 새로운 로맨스나 일자를 찾고자 하여 자신의 길에서 지나치게 멀어져 방황하는 것에 대한 경고가 된다. 213
악에 대한 관용은 중년이 미덕이다. 몇 년 간의 삶을 경험한 후에 남자와 여자는 고통스럽게 괴로움과 악을 깨닫고 또한 종종 상황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닫는다. 중년의 지혜는 바로 이러한 비극적 통찰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214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지 말라는 솔로몬의 충고는 중년들이 종종 느끼는 유혹, 즉 자신이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태도와 상충된다. 솔로몬의 충고는 귄위의 극점에 있는 남녀에게 세상에는 그들이 이해하고 관장할 수 없는 많은 상황이 있다는 것을 깨우쳐준다. 216
이 중년의 이야기는 중년의 지혜가 악이나 추상적이고 도덕적인 원칙에 관한 심오한 정신적 통찰과 통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단순한 상식과 더 유사하다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중년의 이야기는 또한 평범하고 너무나 인간적인 어떤 것으로서의 악을 드러낸다. 219
악은 평범하고 진부하기까지 하다. 219
「나는 백만 달러의 지혜를 구하기 위해 당신에게 왔습니다. 그러나 겨우 5센트 값어치의 충고만을 얻어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내가 필요로 하는 전부라는 걸 깨달았습니다」220
중년의 유머와 기지
유머란 그저 웃어넘기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지혜인 것이다. 유머는 중년의 여성과 남성이 인생의 비극적인 면을 다루는 데 큰 힘이 된다. 222
심리학자들은 농담이 적개심을 중화시킨다는 사실에 오랫동안 주목해 왔다. 농담과 기지는 참을 수 없고 폭력적인 감정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정서로 바꾸어놓는다. 227
유머는 깊은 공감력, 자기 확신, 그리고 창조적 재능과 비례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유머는 대처 능력 중 가장 고귀하고 성숙한 방식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구자들은 이 점에 주목한다. 한 사람이 성숙하면 성숙할수록 보다 많은 유머를 사용한다. 한 사람의 심리적인 행복감이 클수록 유머 감각이 늘어난다. 228
프로이트가 지적한 바대로 유머는 인간에게 죽음의 불가피성을 극복하고 승리자가 될 수 있도록 해준다. 즉, 죽음조차도 농담의 재료로 만드는 것이다. 231
오직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신을 소재로 농담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자기 자신과는 상관없는 상황을 볼 때만 웃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너무 완전히 상관하지 않을 때는 무관심과 냉정과 객관성만을 지닐 수 있을 뿐이지 유머가나오지는 않는다. 몰입과 적당히 유지되는 거리는 유머의 핵심적인 조건이 된다. 234
아이러니란 어떤 것을 인지할 때 그것이 동시에 완전히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확신할 때 거칠게나마 만들어진다. 다른 말로 하면 아이러니란 두 관점을 동시에 견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것이 바로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변증법적이거나 파라독스가 있는 사고이다. 234
중년의 고통과 치유
젊은이들은 치료되지 않는 상처도, 낫지 않는 고통도 있다는 인생의 어두운 부분을 보려고 애쓰지 않는다. 반면에 중년들은 인간 조건들의 비극적인 차원을 경험하고 나서야 보다 깊은 동정심을 배우게 된다. 이는 중년들이 스스로를 치료할 수 있게 하는 덕목이 된다. 237
융 학파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페르소나는 일단 중년이 되면 붕괴된다. ……페르소나가 중년에 이르러 비틀거리면서 각 개인들은 내면으로 향하도록 강요된다. 이상적으로는 각 개인은 내면에서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자원들을 발견해야 한다. 이것이 치료와 재생의 내적 에너지이다. 이것이 치료와 재생의 내적 에너지이다. 246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치유자와 자신을 동일하게 생각하기 쉽다. 왜냐하면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돌봐주고 동정심을 갖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역할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251
치유가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을 모두 요구하기 때문에 좋은 치료자가 되기 위해 남자들은 돌보는 측면을 지녀야 하고 여성들은 적극적인 힘을 키워야 한다. 251
재생과 지하 세계
악마적인 것에 대한 관용은 각 개인이 악마로 나타나는 것들 뒤로 숨어 있는 원시적 생명력을 발견해 내는 것을 도와준다. 264
관습적인 선악에 대한 관념을 버린다는 행위는 니체의 철학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팽창시키는 동시에 독약을 먹이는 행위이기도 하다.264
중년의 개인들은 오랫동안 고통받아야 한다는 자신의 몫을 기억하고 성숙의 생성을 위해 젊은 시절의 영웅주의를 버림으로써 이런 자아 팽창과 원시성을 피한다. 264
인생의 샘
남자들은 중년에 힘과 명예의 자리를 버리게 되고 굴욕과 연약함을 배우게 된다. 왕은 고통받는 도중 자기가 버린 왕비가 자신에게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된다. 그는 인간 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젊은 시절 그의 무감각과 무지를 고친다. 그의 고통은 치유적이다.279
기다림이란 수동성과 무기력함의 징표로 해석되고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조한다. 280
중년의 원형적 통찰은 인간 관계에 근거한다. 성경의 구절들은 다시 해석해 보자면 남자와 여자는 신의 말씀만으로는 살 수 없다. 286
긍극적으로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양극이라는 기능은 인간의 이식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은 우리가 인간 생활의 모든 면을 비교하고 대비할 때 항상 쓰는 틀이다. 288
연금술에서의 첫 단계는 니그레도nigredo 즉 검은색의 시기이다. 이때 모든 것은 다 부서져서 원형의 물질로 변한다. 이는 우울과 고통을 경험하는 중년과 통한다. 이때가 되면 그 동안 편안하고 친숙했던 역할들은 모두 녹아버린다. 그 다음에 알베도albedo, 즉 백색의 시기가 온다. 이는 젊은 시절에는 억압했지만 중년의 위기시 다시 제기되는 갈등들과 과제들을 다시 재작업하는 것의 비유이기도 하다. 세번째 연금술의 단게가 루베도rubedo, 즉 정열을 포함하는 적색의 시기이다. 이는 무의식 속에 있는 보다 원시적인 치유의 생명력과의 조우를 상징한다. 290
에필로그
그림 형제의 「인생의 시간 동안」이라는 이야기에서 중년이란, 짐을 잔뜩 싣고 가는 가축에 불과한 당나귀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 책임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지구를 떠받들고 있는 아틀라스처럼 중년의 남자와 여자들은 젊은이를 먹여 살리고 노인들을 부양하며 이 사회의 버팀목이 되는 것이다. 295
중년이 되면 남자들과 여자들은 권력과 무기력, 자발성과 관계성, 승리와 고통에 대한 지혜를 직접 경험한다. 296
대부분 남녀 모두를 가장 진지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 자신이 희생자일 뿐 아니라 악한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고 악함이 남들뿐 아니라 그 자신의 마음에도 존재한다는 점을 배우는 일이다. 자신의 한계에 대한 자각이 젊은 시절의 끝없는 희망을 대신한다. 운명이 믿음을 가리게 하는 것이다. 297
유머는 잠시 동안이라도 다른 사람들 입장에 서게 해준다. 297~298
더욱 기적적인 것은 사람들은 위기에 깊숙이 빠졌을 때 치유의 힘을 발견해 낸다는 점이다. 298
남성과 여성은 궁극적으로는 중년에 이르러 지혜를 얻게 된다. 지혜란 숭고하거나 철학적인 무엇이 아니다. 그것은 단순한 인간의 삶 속에 필요한 실제적인 통찰력을 의미한다. 299
중년의 남녀는 그들의 이상주의와 선악을 뚜렷하게 정의하는 젊은 시절의 고지식한 도덕주의를 버린다. 윤리적인 판단은 보다 복잡하고 모호하며 불확실하게 변한다. 정치와 윤리와 종교와 철학에 관한 절대적이고 우주적인 진리는 젊은 시절에는 너무나 중요했지만 이제는 단순한 의견들이고 부분적인 진실들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된다. 299~300
균형과 변환이 중년에는 보다 진지한 과제가 된다. 301
중년의 오랜 허덕임은 자신들의 영혼 속에 깊이 숨어 있는 시원적 원천과 대면할 때 절정에 도달하게 된다. 302
중년의 방랑 여행은 지혜의 나무로부터 생명의 나무로 가는 여행이자, 의식에 국한된 정신과 죄의식에 갇혀 있는 단계에서 베풂과 창조의 단계로 이행되는 과정이다. 302
쉬지 않는 모색은 중년과 중년의 이야기의 주제이다. 그리고 바로 이 중간 지점의 정신이 통합과 변환 그리고 인생 그 자체인 것이다. 304
Ⅲ.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의 목차에 따르면 30대는 중년이 시작되는 시기다. 중년의 범위를 너무 이르게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언뜻 했지만 중요한 건 아니다. 나는 스스로를 중년이라고 생각하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중년을 폐경, 은퇴, 위기 등의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신체적인 노쇠를 생산요소로서의 노동과 연관시켜 보기 때문이다.그런 관점에서 보면 머릿속에서 물결치는 정신적 변환은 간과되기 쉽다.
알랜 치넨이 보여주는 중년의 이야기는 덤덤해서 좋다. 그는 ‘중년이여 힘을 내라’고 호들갑을 떨거나 ‘사랑이 다시 올 것’이라고 미망을 심어주지 않는다. 과거의 인류가 그랬듯이 당신의 인생이 흘러
나는 『컬처 코드』를 읽으며 내 정서가 청년기 코드와 유사함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남성성과 여성성의 통합을 통하여 가부장적 질서로부터의 자유를 꿈꾸며, 인생의 방향을 좌우하는 키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함을 인정하는 나는 전형적인 중년의 모습이기도 하다. ‘치료되지 않는 상처도 있고, 낫지 않는 고통도 있다’는 그의 말에 동의하고, ‘굴욕과 연약함’을 불러오는 나의 한계에 치를 떨다가 혀 짧은 소리 한마디에 파안대소를 마다 않는 아이러니가 나를 이루는 한 부분이다.
알랜 치넨은 동서양의 신화와 고담들을 텍스트로 하여 마법이 풀리는 중년 이후 겪는 마음의 행로를 풀어 내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각각의 장으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여행기, 그러니까 소설이나 성인용 동화 같은 형식으로 접근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대부분 상징과 알레고리의 복합체이다. 하나의 스토리로 엮으면 메시지로서의 의미에 텍스트를 읽는 재미가 더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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