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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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지구를 유혹하는 소프트파워, 코리아니티 경영
Ⅰ. 저자 소개
좋은 씨앗을 심고 정성을 다하면 훌륭한 열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게 농부의 업이지요.
돌맹이 하나를 심고 싹이 터 결실을 맺기를 원한다면 광인입니다.
헛것에서 기적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껍질이 두꺼운 씨앗 하나를 심고 정성을 다해 발아시키면 성인(聖人)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극하다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다만 농부일 뿐입니다.
농부는 늘 자신이 돌볼 수 있는 작물을 고르고, 힘이 닿는 면적을 설정합니다.
그 이상이 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를 벗어난 욕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선생으로서 나의 분수입니다.
씨앗은 스스로 자신이 대단한 잠재태며 가능태라는 것을 농부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제 농부는 정성을 다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타고난 나무로 크게 자라기 바랍니다.
함께 자라 숲을 이루기 바랍니다.
사람을 돌보는 농부라 했다.
스스로 잠재태이며 가능태임을 알지 못했으니 입증할 필요도 없었다
사람에게 정성을 다한다는 건 ‘그런 거 아니겠어’ 라고 생각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고 친구이며 동지일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각자 타고난 나무로 크게 자라 숲을 이루기를
구천을 헤매던 이미지가 한 사람으로 인하여 몸을 찾았다
.구본형, 나의 스승으로 인하여
삶이 詩가 될 수 있음을 이제는 안다
Ⅱ.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프롤로그 모방과 추종을 넘어 선도의 자리로
‘새 길 트기(path breaking)’라고 부르는 경영 실험에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차별화의 원천은 우리의 것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적 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문화적 유산을 활용함으로써 세계화의 쌍둥이인 ‘에스닉 붐(ethnic boom)’ 곧 토속성 열풍을 창조해내자는 의미이다. 8
코리아니티는 다수의 한국인이 공유한 문화적 동질성을 뜻한다. 코리아니티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한국인 대대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일상에서 지키면 편안하고 지키지 않으면 불편하며 의외가 되는 가치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 정서, 나는 이 복잡한 덩어리를 코리아니티라고 부른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코리아니티는 한국인 다수의 정신적 기상도이며 문화적 DNA다. 코리아니티의 번역어는 ‘한국성(韓國性)’일 것이다. 8
남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특수성, 이 특수성의 보편 가치화가 바로 우리가 가야 할 ‘세계화(globalization)’의 전략방향이 되어야 한다. 10
한나 아렌트가 지적한 대로 세계시민이란 어느 곳에도 없는 사람들이다. 사람과 물자, 사상과 지식이 끝없이 오가는 시대에서 독자적 특수성은 고립된 ‘섬’이 아니라 ’십자 교차로’에 의해 만들어진다. 서로 활용해야 하며, 갈등과 화해를 통해 서로를 완성해가야 한다. 11
코리아니티 경영은 우리 것을 바탕으로 세계적 동의를 얻어내려는 창조적인 섞임 경영이며 즐거운 비빔 경영이다. 13
타도 Korea, 건설 Corea! 13
1부 코리아니티 문화경영
1장 왜 코리아니티인가?
문화,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
“내가 누리고 있는 언어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이다. 내가 쓰는 몸짓도 내가 창안한 것이 아니다. 내가 내세울 수 있는 능력, 기능, 재치 등은 무엇이든 사회적 유산에 의해 길러진 것이다. 심지어 나의 꿈조차 내가 만들지 않은 세계, 내가 완벽하게 차지할 수 없는 세계에 뿌리내리고 있다.” – 모리스 메를로퐁티 20
달라도 너무 다른 동양과 서양
미국은 다양한 민족이 이질적인 문화를 들고 들어와서 함께 사는 나라다. 이런 나라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법을 엄격히 지키는 것이다. 25
미국 문화는 보편주의가 강하다, 따라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양인들에게는 특수주의가 강하게 작용한다. 그 사람과 나의 ‘관계’에 따라 법 적용의 정도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25~26
미국인들은 세상을 조직화하는 방법으로 범주를 정하고, 그 범주를 지배하는 보편적 규칙을 찾아내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동양인들은 범주와 무관하게 사물들 간의 ‘관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서 흔히 엿볼 수 있다. 27
한국인들은 관계지향적이다. 개인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결정된다기보다는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적절하게 규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미국인들은 개인이 독립적이며 조직과 사회에서 분리되어 그 자체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집단보다는 개인, 관계보다는 고유한 본질을 우선 가치로 받아들인다. 28
<문화적 패러다임에 깔려 있는 기본 가정(Edgar H. Schein)>
1. 자연(환경)과 인간(조직)의 관계에 대한 가정.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지배와 복종의 관계로 보는가, 일치와 조화의 관계로 보는가에 따라 문화의 성격이 결정됨.
2. 실제와 진실의 본질에 대한 가정. 언어와 행위의 진위 여부에 대한 것. 옳고 그름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있다고 믿는 것과 상황에 따라 옳고 그름이 달라진다고 믿는 것에 따라 매우 다른 문화적 특성이 만들어짐, 이 가정 속에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가정도 포함됨.
3. 인간 본성에 대한 가정.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인간은 독립적인가, 조직에 의존적인가
4. 인간 활동의 본질에 대한 가정. 인간이 갖추어야 할 올바른 자세는 무엇인가. 능동적이어야 하나, 수동적이어야 하나. 자기계발적인가, 운명적인가.
5.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가정. 삶이란 경쟁적인가, 협동적인가. 개인적인가, 집단적인가. 29~30
고독한 영웅 vs. 무리 속의 나
미국인들은 개인의 경제적인 이익이 사회적 관심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33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공교롭게도 미국의 독립과 함께 세상에 나왔다. 그것은 미국의 경제적 자유에 대한 공식 선언을 의미할 뿐 아니라, 경제학자들의 최초의 독립 선언이기도 하다. 개인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선순환 과정을 거쳐 공동의 이익에 기여한다. 따라서 인간의 이기심은 훌륭한 자원이다. 바로 이것이 미국의 가치가 되었다. 33
미국의 기독교는 십자가를 지지 않은 예수의 도움으로 죄 짓지 않은 사람들을 심판 없이 하나님의 왕국으로 인도하는, 화내지 않는 유일신을 숭배한다.(Richard Niebuhr)35
미국에서 개인은 절대적인 것, 바로 신이다. 35
프랑스는 미국이나 영국과는 매우 다르다. 개인보다 집단에 우선순위를 두는 관계 중심의 공동체의식이 강하게 지배하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학문의 영역도 이러한 관심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독립된 개인을 다루는 심리학보다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개인을 다루는 사회학이 발달하였다. 35
아마에(노인에 대한 애정 어린 의존), 센파이-고하이(선후배, 형제간의 유대), 나니와부시(의리와 인정)는 일본의 인간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들이다. 그들에게 개인적 관계는 계약적인 유대감이상이다.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사람은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돌봐줄 대상이다. 36
이러한 조직 속의 자리 곧 이름에 알맞은 자기 자리를 ‘격’이라고 부른다. 37
그러나 한국인들에게 이 자리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넘나듦이 가능한 유동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인들에게 일탈과 파격은 바로 멋이다. 멋이란 파격으로 새로운 어울림과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와 나’는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이면서 나’일 수 있는 것이다. 이 파격과 일탈이 만들어낸 새로운 어울림이 바로 멋이다. 멋은 한국인이 가진 미의식의 핵심 개념이다. 38
단기성과주의 vs. 장기적 안목
유대교, 크리스트교, 이슬람교처럼 신의 천지창조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는 문화권에서는 시간의 직선적 성질이 우세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신을 인간 세계와 분리하지 않는 문화권에서는 시간의 순환적 성질이 우세하다. 다시 말해서 달의 차고 기욺, 낮과 밤의 연속, 계절의 변화 같은 순환적 개념이 지배적이다. 40
《성경》에서 여호수와는 “오오, 태양아 멈추어라”하고 외친다. 태양과 별들이 멈추어 섰지만 시간은 ‘계속 흘렀다.’ 이때 흐른 시간은 무엇일까? 아우구스티누스는 이것을 의식의 시간 혹은 영혼의 확장이라고 가정한다. 뒷날 베르그송은 의식의 시간을 계량적 시간에 대비시켜서 ‘내적 지속성’이라고 말했다. 지루하면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즐거우면 짧게 느껴진다. 이처럼 의식의 시간을 잴 때 우리는 비계량적인 내적 척도를 사용한다. 41
변화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기본 가정은 ‘나는 바쁘다. 그러므로 존재한다’이다. 41
일본인들은 시간을 동시성과 순환성을 가진 것으로 믿는다.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가 내 안에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무엇이 아니라, 이미 과거와 현재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미래를 매우 모호하게 보는 미국인들의 생각과 다르다. 미국인들은 수천 가지의 원인이 미래에 무엇을 만들어낼 지 모르기 때문에, 미래의 가치를 늘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여 계산하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미국인들의 투자에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이윤을 포기하는 경우가 없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가치(net present value)’이다. 43
시간을 흘러가는 물로 보는 미국인들은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일을 진행한다. 반대로 시간의 동시성과 순환성을 믿는 일본인들은 연속성 속에 동시성을 강화한다. 44
프랑스인들은 시간을 어떻게 인식할까? 그들에게는 과거가 현재나 미래에 비해 중요하다. 이 점에서 프랑스는 매우 특이한 나라다. 그것은 그들의 사유체계가 역사적 시각을 통해 모든 것을 조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미래는 과거와 분리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현재와 미래는 프랑스의 과거라는 나무에서 계속 피어나는 꽃과 같다. 46
반면 한국인의 시간 인식은 이중적이고 혼합적이다. 여유와 느림의 나라이기도 하고, 빨리빨리의 나라이기도 하다. 가마솥의 나라이기도 하고, 냄비의 나라이기도 하다. 모순을 버무리는 능력이 탁월한 한국인들은 시간 역시 이중적 모순의 조화로 이해했다. 46
점진적 개선 vs. 파격적 혁신
일본인들은 작은 변화를 무수히 시도해 보다가, 그 중 고객의 호응을 얻는 것에 대해서는 핵심적인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개선을 강화한다. 49
프랑스는 모순과 대립을 즐기는 나라다. 프랑스인들은 서양인들 가운데 특이하게도 모순의 공존을 잘 견딜 뿐 아니라 그것이 삶의 일상적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50
프랑스인들에게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열렬한 신념과 더불어 지도자에 대한 강력한 지지가 공존한다. 개인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프랑스 문화의 특성은 ‘모순과 갈등을 통한 번영’에 있다. 이를 똘레랑스, 곧 ‘관용의 문화’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50~51
프랑스의 근대사는 모순과의 공존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시점에서의 폭발 및 단절의 역사였고, 이 저항의 역사에 지식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래서 프랑스는 지식인들의 지위, 곧 관념을 변화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저술가들의 지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는 지식인들의 영웅적인 참여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식인들이 참여를 선도함으로써 사회적 존경과 신망을 받아온 전통은 기업으로도 이어졌다. 프랑스의 기업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무는 계획, 연구개발, 전략 같은 지적인 작업들이며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문화적 귀결이다. 51
미국은 점진적 개선의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연결되지 않는 것’을 연결함으로써 얻어지는 창조력’에 의한 이노베이션의 나라다. 51
한국인은 기질적으로 점진적 개선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국적인 멋은 기본적으로 데포르마시옹의 미의식이다. ‘허술하다’와 통하는 교묘한 변형인 것이다. 멋이란 평범하고 정상적인 것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로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요소는 ‘개혁에 대한 요구’와 ‘기업가 정신’인 것으로 나타난다. 53
멋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특징이 바로 ‘비정제성(非整除性)’이다. 53
멋은 규제를 벗어나는 것이며 구속을 뛰어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방만함이 아니라 또 하나의 중심을 가지는 새로운 통일을 이룬다. 이것이 한국 문화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힘이다. 53
보편주의 vs. 특수주의
미국인들은 먼저 표준을 만들고 그 다음에 통제한다. 잡다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미국에서는 그것들을 망라하고 포괄할 수 있는 커다란 바구니가 필요했다. 55
기업을 부를 생산하는 이익집단(Gesellschaft)이며 보편법칙에 따라 작동하는 기계라고 인식하는 미국인들의 기업관에서, 한 기업이 경쟁을 통해 다른 기업을 파괴하는 것은 정당하다. 57
일본 기업은 가장과 가족의 친밀성을 가진 공동사회(Gemeinschaft)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본인들은 피고용자의 전체적 인격(열정, 욕망, 꿈 그리고 평생직장이라는 소명감)을 활용하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인 인사방침이라고 믿는다. 58
일본은 안과 밖의 구분이 확실하다. 그들은 내부에서 결속하고 협력하여 외부와 경쟁한다. 59
협력과 경쟁을 통해 서로가 고양될 때 이를 ‘조화’라고 부른다. 59
일본인들은 상황에 따라 변한다. 그들은 보편적 원칙에 따라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불투명하고 믿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일본인들에게 가치는 늘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무엇’이다. 60
일본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그들이 ‘다테마에(원칙)’에서 ‘혼네(본심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서서히 옮겨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60
일본인들에게 진리란 ‘순응’하는 것이다. 63
전쟁과 유대인들에 대한 죄악을 깊이 사죄하고 반성하는 독일인들과 달리, 일본인들은 중국에서의 대학살과 한국을 식민통치로 점령한 데 대해 사과하는 것을 꺼리며 위안부 문제에 냉담하다. 그것은 일본인들이 객관적 진실에 무게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제국주의가 성행하던 당시에 일본이 조선을 지배한 것은 상황에 어울리는 일이었고, 국익에 충실한 전략이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64
“각 문화는 자체의 활동에 대해서만큼은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고, 또한 내려야 한다. 왜냐하면 한 문화의 구성원은 그 문화 안에서 관찰자일 뿐 아니라 행위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지식인들은 이런 지적 전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일본인들이 객관적 진실과 진리를 받아들이는 이론적 인식 수준은 야만적이라고 불릴 만큼 빈곤하다. 64
선비정신은 스스로 ‘수치를 아는 것’이다. 68
수직적 작용 vs. 수평적 작용
혁명과 단절이라는 프랑스의 문화적 특성은 시대마다 그 위기에 맞서는 위대한 지도자를 갈망해 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프랑스가 유럽 나라들 가운데 가장 전체제주의적이고 위계적인 문화를 이룬 원인이다. 69
프랑스는 과대망상마저도 위대한 인물의 특성이라고 받아들이는 나라다……..”평범함은 프랑스의 국가적 특징이 아니다…….. 위대함이 없는 프랑스는 프랑스가 아니다.”(드골) 70
인간은 서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인간관계의 조화야말로 사회생활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프랑스는 가장 동양적인 유럽 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 71
일본인들은 힘을 추종한다……. 그들에게 힘과 영향력은 옳은 것이다. 73
코리아니티가 가지고 있는 반(反) 21세기적인 가치 가운데 대표적인 것 하나를 들라면 나는 ‘수직적 권위주의’를 꼽겠다. 75
2장 코리아니티 핵심 5가지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한국인들은 공동체주의 속에서도 늘 ‘나’를 잊지 않는다. 가족과 가문을 중요시하지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 바로 한국인이다. 그것은 위선적이고 못됐기 때문이 아니라, 자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적어도 다른 사람만큼은 성취해야 하고, 더 달려 나가지 않고는 참기 어려운 개인주의자들이기도 하다. 85
둘째, 한국의 중요한 공통점은 ‘생기’다. 한마디로 다이내믹하다. 85
셋째, 한국인의 또 다른 특성은 이중적 가치의 공존과 상생이다. 느림과 빠름, 노인에 대한 공경과 젊은이의 세상, 오랜 전통과 새것 선호, ‘우리’라고 말하면서도 ‘나’를 앞세움, 여성의 수동성과 아줌마의 힘, 한의 무거움과 가벼운 일상, 자연미의 추구와 성형 붐, 온순함과 공격성이 공존하는 것이다. 86
넷째, 끈질긴 생명력과 흥청거림이다.
다섯째, 배움과 근면이다. 86
코리아니티1-남들만큼은 되어야 한다
리처드 니스벳은 《생각의 지도》에서 동양인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호의존적 단서들을 통해 끊임없이 상호의존적인 사람이 되도록 유도(점화, priming)되고, 서양인들은 독립적 단서들을 통해 독립적인 사람이 되도록 늘 점화된다고 주장했다. 89
고맥락 사회인 동양에서는 인간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유동적인 존재이기 Eoanas에 주변 맥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고맥락 사회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당연히 개인의 자유보다 관계속에서의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89
한국인과 중국인은 五倫(오륜) 같은 사람 사이의 관계원칙을 준수하면서도 개인이 개성을 유지하는 데 반해, 일본에서는 개인이 집단 속으로 완전히 융합되기를 요구한다. 일본인들에게 일탈의 경계는 숨 막힐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 90
미국인들은 사회구성원을 짓누르기보다는 낙오시키는 데 더 익숙하다. 92
한국인의 다수는 낙오되어 떨어져 나오기보다는 억압받지만 집단 속에 남아 있는 길을 택한다. 93
한국인들은 논쟁을 논리적 설득의 방법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일체감을 깨는 갈등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다. 논쟁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나와 그 사람은 적대적 관계로 인식되고, 따라서 열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논리 이전에 관계가 먼저 설정되기 때문이다. 95
코리아니티2-‘우리’속의 ’나’
한국인에게 공동체는 자궁이다. 자신을 품어준 집단의 탯줄을 통해 배우고, 경험하고, 실험하면서 그 집단을 빛낼 또 하나의 전문가로 성장해간다. 104
코리아니티3-모순을 껴안는 힘
■ 동양인들의 특성(리처드 니스벳)
1. 변화의 원리(the principle of change) : 우주는 정적인 곳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변화 가능한 곳이다.
2. 모순의 원리(the principle of contradiction) : 대립은 서로를 완성하고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3. 연관성 혹은 종합론의 원리(the principle of relationship, or holism) : 변화와 대립에 대한 그러한 견해는 어떤 사물도 다른 것들과 고립된 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다른 무수한 것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110
모순을 껴안는 힘은 내면에서 그 모순을 회통시켜 새로운 조화와 균형을 창조해내는 한국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모순은 갈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의 동인(動因)이다. 115
코리아니티4-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
일본인들은 자세하고 세기에 강하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전체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조망하지 못한다. 119
“내용이 형식보다 튀면 거칠어 보이고, 형식이 내용보다 튀면 사치스럽다.” 121
한국인들은 원경에서 본 어울림을 좇았고, 일본인들은 근경의 아름다움을 좇았다. 한국인들은 형태 속에 감추어진 心象(심상)을 느끼려 했고, 일본인들은 밖으로 보이는 형태의 정교함을 얻으려 했다. 그래서 우리는 대범함과 생명력으로 가득해서 거칠며, 그들은 섬세하지만 기교에 치우쳐 껍질은 얻었으나 그 속의 생명력을 잃었다. 123
코리아니티5-명분과 배움, 선비정신
삶의 거울이라는 뜻으로 역사서를 ‘鑑(감)’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파악한 진리와 깨달음을 표현하는 매체가 바로 ‘文(문)’이었다. 결국 經史(경사)를 배우고 익혀 진정한 삶에 이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여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였으며, 앎을 삶과 일치시키는 지행일치가 선비들의 가치관이었다. 129
《격몽요결》의 구용구사(九容九思)
l 시사명(視思明) : 사물을 볼 때는 가려져 어두운 곳이 없도록 두루두루 생각하라
l 청사총(廳思聰) : 들을 때는 편견을 가지지 말고 막한 바가 없이 들어라
l 색사온(色思溫) : 얼굴빛을 온화하고 부드럽게 하여 화를 내거나 거친 기색이 없게 하라
l 모사공(貌思恭) : 모습을 공손하게 하며 태도를 단정하고 씩씩하게 하라
l 언사충(言思忠) : 말을 충실하게 하고 반드시 말한 대로 행동하라
l 사사경(事思敬) : 일을 처리할 때는 삼가는 마음으로 경솔치 않게 하라
l 의사문(疑思問) : 의심스럽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아는 이를 찾아 자세히 물어 배워두어라
l 분사난(忿思難) : 분할 때는 참고 이치를 따져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l 견득사의(見得思義) : 이익을 얻을 일이 있으면 반드시 그것이 옳은 일인지를 생각하라 130~131
의리란 사람이 지켜야 할 올바른 도리를 뜻한다. 일본인들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지켜야 할 의무로서의 의리가 아니라, 누구나 지켜야 할 마땅함을 따지는 것이다. 132
선비들에게 가장 어려운 마지막 지향점은 중용이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넘차지도 않는 균형과 조화야말로 선비들이 도달하고 싶어 한 중정의 상태였다. 133
한국형 경영모델-이류성을 극복하는 길
한국인들은 때로 시간은 그렇게 사라져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때의 시간은 삶의 두께이다. 시간이 쌓일수록 경험도 늘고 지혜도 는다. 137
21세기의 흐름과 코리아니티
이미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는 모순적 가치를 가진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기보다는 두 모순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경영이 위대한 기업들의 공통점이라고 설파했다. 141
무엇보다 고객화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는 ‘고객과 나’사이의 특별한 관계이다. 145
3장 ‘나의 길’을 간 성공 기업들
LVMH-프랑스식 삶을 팔다
프랑스식 삶은 프랑스혁명의 상징인 자유와 저항 그리고 혁명 이전 앙샹레짐의 호화로운 귀족주의가 뒤섞인 묘한 색채의 유혹이다. 164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문화를 상품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것이 상품화되는 순간 문화 자체의 비물질적 매력이 파괴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170
그라민은행-우리는 정반대로 했다
그라민은행의 목적은 유누스의 표현대로 ‘모든 가난을 지구에서 몰아내는 것’이었다. 191
식구들이 비가 새지 않는 집에서 살고,
집에 위생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야 하고,
깨끗한 물을 쓸 수 있어야 하고,
매주 300타카(8달러)를 상환할 수 있어야 하고,
학령에 든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다녀야 하고,
모든 식구가 하루 세 끼 밥을 먹어야 하고,
식구들이 정기적으로 의료검진을 받아야 한다. 193~194
나는 그라민은행의 활동을 통해서 이윤 추구만이 자유주의적 유일한 원동력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기에는 사회적 목표라는 참 가치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196
그라민은행은 ‘연대보증 융자’방식을 취하고 있다. 혼자 오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대출해 주지 않는다. 다섯 사람이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 와야 한다. 융자는 개인 명의로 주되, 책임은 그룹 공도으로 지는 방식이다. 따라서 돈을 빌리려는 사람은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그룹을 지어야 하며, 그룹 내 사람들은 사회적ㆍ경제적 여건이 유사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갖가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5명이 그룹을 지어 뭉치면 훨씬 안정된 느낌을 갖는다. 202
한 명은 외롭고, 둘이면 마음을 모아 도망가기 쉽고, 3명이면 한 사람이 소외되고, 4명이면 편이 갈려서 5명이 가장 알맞다. 203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1장 사람을 남겨라
사람에게 공들여라, 그것이 핵심이다
■ 주요 무형자산 3C(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로자베스 모스 캔터의 분류)
1. 개념(Concept) : 아이디어와 기술
2. 역량(Competence) : 완벽하게 사업을 수행하고 실천하는 능력.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
할 수 있는 능력으로 학습의 결과물
3. 연결(Connection) :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의 능력을 확장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 219
잭 웰치는 전략을 단순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는 전략이 마치 고도의 두뇌를 필요로 하는 과학적 접근방법인 것처럼 이해하는 전략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들이 틀렸기 대문이 아니라 전략은 현실이며 생활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략은 흥미진진하고 빠르게 전개된다. 그리고 그것은 살아 숨쉰다. 221
현실에서 통하는 전략이란 단순 명료한 것이다.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필사적으로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잭 웰치) 221
한국 기업의 실천력은 코리아니티에서 나오고, 코리아니티는 우리가 받은 가장 커다란 유산이다. 222
코리아니티란 본질적으로 한국인 다수가 가지고 있는 내면적 일관성이다. 그러나 그것은 고착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환경과 조건에 따라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코리아니티의 창조가 중요하다. 224
‘물은 낮은 곳을 취한다’는 특성을 따르고 있다. 에드워드 사이가 말하듯, 정체성은 ‘흐르는 것’이다. 224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 사람
인적자원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게리 베커는 지금의 자본주의를 ‘인적자본주의’라고 불렀다. 그는 교육, 훈련, 기술, 건강 등의 총합이 현대 국부의 75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226
지나온 세기가 효율성과 생산성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효과성과 재능의 시대이다. 227
사람을 얻고 사람을 남기려면 2가지 기본 태도가 중요하다. 첫째는 사람에게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다. 둘째는 비즈니스가 정치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29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경영자 가운데 한 명인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이고, 두 번째가 고객이며, 세 번째가 주주라는 사실을 늘 강조한다. 230
위대한 경영자만이 사람의 가치를 알아본다
나는 유능함이란 어울림이라고 생각한다. 일과 자신과의 어울림, 회사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의 어울림, 세상의 기준과 신의 기준 사이의 화해 같은 것을 유능함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236
처음에 유능한 사람을 쓰면 그 다음에도 유능한 인물이 모이지만, 처음에 무능한 사람이 들어오면 이후 무능한 인물들이 꾀게 마련이다. 유유상종이다. 238
이제부터는 수시로 각계각층에서 인재를 물색하여 데려오는 방식이 필요하다. 노동시장에서 인재를 사오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가장 매력적인 회사임을 마케팅해서 최고의 인재들이 선호하는 기업으로 전략적 전환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239
사람에 대한 인상은 단 2초 만에 결정된다! 241
성공은 유능함을 떠나서는 얻어질 수 없다. 따라서 개인은 반드시 자신의 유능한 점을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꽃피울 수 잇는 직장과 일을 선택해야 한다. 훗날 이것이 가장 훌륭한 선택임을 알게 될 것이다. 245
不盈科不行(맹자) 지름길에 연연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비결이다. 246
스스로 배우는 힘이 약하면 정규교육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246
2장 직원을 기업가로 만들어라
‘일을 아주 잘 하는 사람’의 함정
‘자리만 채우는 사람(slot filler)’과 더불어 고객이 가장 섭섭해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사람’임을 명심해야 한다. 256
모든 사업은 결국 ‘고객을 돕는 사업(customer helping business)’이다.
비즈니스란 결국 관계(customer relationship), 고객화(customization), 대응성(resposiveness)을 파는 일이다. 257
직원을 1인 기업가로 만드는 전략
이처럼 직원이 지난 1년간 얼마나 훌륭한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했느냐가 평가의 한 축을 이룬다면, 또 하나의 축은 그가 지난 한해 동안 자신의 서비스 수준을 올릴 수 있도록 얼마나 많은 자기계발을 했는가가 되어야 한다. 264
1. 이 사람이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
2. 그것들을 어떤 방식으로 향상시킬 수 있나? (잭 웰치의 임원 육성 포인트) 264
이런 모색의 결과로 제안된 것이 바로 1인 기업가로서의 직원을 ‘이력서’로 관리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265
나는 관리(managing) 대신에 지원(sponsoring) 그리고 관리자 대신에 스폰서라는 개념을 도입하기를 제안한다. 271
관리자에서 커리어 스폰서로 도약하라
■ 관리자로서 명심해야 할 점
1. 나는 이 사람들의 하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 나는 이 사람들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3. 나는 이 사람들이 자신의 기질과 강점을 발견하고 계발하도록 돕고 가장 적합한 일에 배치함으로써,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살아있는 현장을 제공할 수 있다.
4. 각자의 기질과 재능을 합하면 우리는 이 분야에서 가장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 최고의 부서가 될 수 있다. 286
훌륭한 경영의 역설은 밖에 나가서 아주 잘할 수 잇는 사람들에게 지금 이 회사 안에서 훌륭한 기업을 차려보라고 권장하는 것이다. 288
피터 드러커는 “어떤 조직도 완전한 조직은 아니며, 그 조직은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점을 전제하라”고 강조한다. 훌륭한 경영자는 솔선해서 기존 조직을 끊임없이 해체해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291
3장 상생과 수평의 기업문화
일과 개인생활의 조화
■ 일과 개인생활이 조화를 이룰 때 느껴지는 감정(바톨로메, 에반스)
1. 스스로 유능하다고 느껴야 한다. 부족하면 능력 부적응자(competence misfit)
2. 일을 즐긴다고 느껴야 한다. 부족하면 만족 부적응자(enjoyment misfit)
3. 업무와 자신의 도덕적 가치가 일치된다고 느껴야 한다. 부족하면 도덕 부적응자(moral misfit) 303
종신고용과 성과주의
■ 새로운 인재의 공통적 특성
1.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2. 취미를 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3. 매일 학습한다.
4. 자신의 욕망과 기질, 경험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어내는 데 능하다 314
새로운 인재상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아주 조금만 노력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직업인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314
노동자와 경영자, 피고용인과 고용인, 피지배자와 지배자라는 계급의식은 왜곡된 허위의식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언제고 갈등이 생길 수 있으며 연민과 사랑이 싹틀 수 있다. 갈등과 혼란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324
가장 커다란 전략, 어진 상술
노동과 노고는 빈곤의 속성이 아니라 부의 원천으로 해석된다. 이익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이익은 인간의 역사를 이해하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해석의 실마리이다. 마땅함을 따르는 대신 이익을 따른 사람들의 성공과 좌절의 이야기가 인류의 역사를 점철하고 있다. 볼테르나 로마사가인 기본이 역사를 ‘인류의 범죄와 어리석음의 기록’이라고 부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332
인간의 역사는 길고도 긴 사냥 단계에서 아주 깊숙하게 뿌리를 내린 개인적 본능과 최근의 정착생활을 통해 생겨났지만,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사회적 본능 사이의 갈등이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이 갈등 속에서 살고 있다. 335
경영은 본질의 영역(what is)이 아니라 외양의 영역(what appear)에 속한다. 경영은 변화무쌍한 생성과 변화의 영역이며 현상의 영역이다. 그것은 철학적 진리나 종교적 진리를 거부한다. 337
위선이란 ‘악덕이 덕에게 바치는 공물’이다. 위선은 반도덕적이지만, 덕이 악덕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을 시인하고 확인하는 긍정적 행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개인으로서의 삶이 중요하고 영혼의 구원을 원하는 자는 경영의 영역에 들어서지 않는 편이 좋다. 경영자는 사자의 힘과 여우의 기만을 십분 활용하지 않으면 강력하게 지배할 수 없다. 338
돈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주도하면 타락한다. 그리고 지위가 사람 사이를 주도하면 한 사람은 명령하고 다수는 그 명령을 따르는 종이 된다. 339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는 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회적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꽃필 수 있는 나무였다.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는 아마도 정치가 모든 것을 결정하던 체제가 몰락하듯, 스스로를 지탱해 주는 신뢰의 당을 황폐화함으로써 몰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44
수평적 관계 고리를 강화하라
이제 조직은 업무를 규정하는 대신 사람을 규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람을 규정한다는 것은 조직의 핵심역량과 조직역량을 최적화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채용하고 훈련하고 유지하는 과정이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 355
역사학자 사무엘 엘리엇 모리슨의 말대로 “자유와 비효율성 그리고 번영은 종종 함께 간다”는 말을 이해하고 믿을 수 있을 것인가는 이제 경영자의 중요한 자격요건이 되었다. 자유와 혼란을 견딜 수 있다는 것, 그 속에서 번영을 기다리고 촉진할 수 있는 힘은 가장 중요한 경영능력이 된 것이다. 356
이처럼 ‘좋다’ ’나쁘다’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무엇과 무엇사이의 관계맺음, 즉 ‘배치’에 의해 이해되고 결정되는 것이다. 368
프로이트는 칭찬이 자유를 말살한다고 말했다. 공격에는 저항할 수 있지만 칭찬에는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칭찬을 기대함으로써 자칫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인격장애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타인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 그들이 내 행복을 지배한다. 그들이 나에게 불어넣을 수 있고 동기를 빼앗아갈 수도 있다. 376
에필로그. 세계를 받아들이고 내 것을 활용하라
이제는 우리가 가지지 않은 새로운 문화적 요소의 도입이나 약점의 보완을 통한 추격이 아니라, 이미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문화적 특성을 강점으로 전환함으로써 강력한 현장 실천력을 가진 강점경영이 절실히 요청된다. 나는 이것을 ‘코리아니티 경영’이라고 불러 보았다. 389
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특화된 차별성은 경쟁의 공간을 넘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는 독점적 세계를 창조한다. 390
이제 나는 앞으로 10년간 100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한국과 세계’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 어울림과 방식을 다루어 보려 한다. 이것은 10년간 신나게 놀아볼 만한 재미있는 놀이이며 의미있는 과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첫해의 수확이다. 391
Ⅲ. 내가 저자라면
《코리아니티 경영》이 2010년의 마지막 리뷰가 되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묻고 거기서 도출된 가치체계와 문화적 정서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내자는 것이 이 책의 집필 취지다. 한 해의 삶을 반성하고, 그것을 퇴비 삼아 새해를 도모하는 연말에 만난 이 책은 개인적으로 남다른 감회로 다가왔다.
■ 책의 구성 및 내용
12월에는 4권의 책을 읽었다. ‘국화와 칼’, ‘컬처 코드’를 통해 동서양(각 영역을 대표하는 일부 국가들을 고찰한 것이지만)의 정서적 뿌리를 확인하고 차이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무찔러 들어오는 삶으로 인해 자연스레 중용의 道에 귀 기울이게 되는 중년의 시간열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내 나라 내 땅이다. 여기서부터 코리아니티(Coreanity)는 다층적 의미로 다가온다. 심장(cor)의 부름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나의 심장이 귀띔해준 이야기는 이렇다.
첫째 이 책은 한국인의 문화적 코드를 다룬 인문서이자 인재경영서이다. 인문학과 경영학의 다양한 접점을 모색해온 저자는 코리아니티라는 자신의 뿌리를 만나 두 개의 프리즘을 한 권에 담고자 했다. 경영서적이라 여기고 이 책을 고른 이는 인문학의 필터에 걸러 내놓은 경영 이야기에서 핸드드립 커피 같은 향기를 맛봤을 것이다. 반대로 문화적 코드로 접근한 독자는 조직생활과 일에 대해 이 책이 주는 통찰에 대해 기대하지 않은 보너스를 받은 느낌을 가졌을 법 하다. 이 책은 짬짜면을 원하는 고객에게 포만감과 맛의 만족을 동시에 준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의 기획과정이 궁금해졌다. 저자가 준비한 메뉴는 알고 먹는 사람에게는 다른 집 짬짜면이 근접하기 어려운 깊이와 맛을 선사한다. 아쉬운 건 《코리아니티 경영》이라는 제목이다. 저자를 잘 알지 못하는 독자라면 제목에서 두 가지를 모두 예감하기가 수월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2005년 12월 세종문화회관 강당에서 있었던 그의 강연을 들은 후 구입했다. 1판1쇄로 나온 책에는 저자의 사인이 선명하다. 묵은 김치도 아닌데 나는 이 책을 몇 년 만에 펴들었다. 바로 읽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그의 강연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지만 ‘경영’이 부담이 되었다. 연구원 과정을 통해 경영의 영역이 많이 친숙해졌지만 그 때는 경영하면 딱딱하고 건조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나처럼 단순무지한 독자가 얼마나 많은 지는 모르겠지만 이 에피소드를 통해 출판 마케팅의 어려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둘째, 연구원이 되어 해후한 이 책은 ‘너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구글 어스처럼 망망대해로 둘러싸인 지구를 바라보다가 한국으로, 이제 ‘나’라는 객체로 시선이 모아지는 느낌이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을 찾아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세계와 연결된 관계망을 따라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다. 이제는 나로부터 거미줄을 뿜을 차례다. 나를 찾는
셋째, 이 책은
“나는 앞으로 10년간 100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한국과 세계’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 어울림과 방식을 다루어 보려 한다. 이것은 10년간 신나게 놀아볼 만한 재미있는 놀이이며 의미있는 과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첫해의 수확이다.”
나는 이 책에서 《필살기》, 《구본형의 THE BOSS》,《 아름다운 혁명 공익 비즈니스 》,《사람에게서 구하라》 등 나중에 출간된 책들의 단초가 되는 생각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에필로그에 남긴 그의 비전처럼 ‘지구를 유혹하는’ 미래 10년의 창조놀이에 내가 동참하고 있음에 나는 전율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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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2 | 41. <내 인생의 첫책쓰기> 오병곤, 홍승완 | 박미옥 | 2011.01.03 | 29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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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0 | [리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최우성 | 2011.01.03 | 24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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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8 | [북리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 이선형 | 2011.01.03 | 24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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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4 | 북리뷰- 뼈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 이은주 | 2011.01.02 | 2847 |
2663 | [북리뷰 41]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Writing down the Bones | 신진철 | 2011.01.02 | 2611 |
2662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버그 | 김연주 | 2011.01.02 | 2399 |
2661 | 코리아니티_발췌 | 김인건 | 2010.12.30 | 2451 |
2660 | 코리아니티_저자,구성 | 김인건 | 2010.12.30 | 28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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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3 | [남편탐구]주제가 있는 독서 일기+코리아니티 | 박미옥 | 2010.12.28 | 2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