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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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40] 코리아니티 경영
1. 저자에 대하여
具本亨
우리(내) 선생님이다. ㅋㅋ
인문학을 경영에 접목시켜 ‘사람 중심 경영’이라는 신선한 비전을 제시하는 변화경영전문가. 현재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칼럼과 저술, 강연으로 젊은이들과 대중들의 가슴에 뜨거운 변화와 혁신의 길을 열어놓았다.
사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그는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 IBM에서 근무하면서 경영 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총괄했고, IBM 본사의 말콤 볼드리지 국제 평가관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조직의 경영 혁신과 성과를 컨설팅했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운영함과 동시에 무료 개인대학을 열어 평범한 인물들의 위대한 잠재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의 명함에는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직업비전이다.
그가 지금까지 쓴 책들은 젊은이들과 직장인 사이에서 항상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삶의 분기점을 찾는 직장인들을 위한 변화지침서인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직장인의 자기혁명 비전을 제시한 『익숙한 것과의 결별』『낯선 곳에서의 아침』은 대량실업 때 각 개인과 기업에게 절실한 변화의 과제와 방향을 제시한 베스트셀러였다. 그는 자기계발 분야에서 변변한 국내 저자가 없던 시기에 이와 같은 베스트셀러를 저술함으로써 자기경영과 관련된 유명한 국내저자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후에도 기업의 내적 혁명을 요구한 『월드클래스를 향하여』, 변화의 키워드로 '하루의 법칙 9가지'를 제시한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변화를 꿈꾸는 저자의 게으른 남도 여행을 담은 『떠남과 만남』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아동도서로는 『구본형 아저씨, 착한 돈이 뭐예요?』이 있다.
2. 가슴을 무찔러드는 글귀들
프롤로그/ 모방과 추종을 넘어 선도의 자리로
추종을 통해서는 리더의 자리로 진입할 수 없다. 어떤 리더도 다른 사람을 닮으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모방은 리더의 속성이 아니다. 닮으려는 자, 그가 바로 추종자인 것이다. 스스로 역할모델이 되는 것만이 리더십을 쥐고 지속적인 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새 길 트기(path breaking)’...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차별화의 원천은 우리의 것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적 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p8
코리아니티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한국인 대다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일상에서 지키면 편안하고 지키지 않으면 불편하며 의외가 되는 가치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 정서, 나는 이 복잡한 덩어리를 코리아니티라고 부른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코리아니티는 한국인 다수의 정신적 기상도이며, 문화적 DNA다. 코리아니티의 번역어는 ‘한국성’일 것이다. p8
한국적 특수성의 보편화와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라는 두 물결의 합류를 통해 세계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매력을 창조해내야 한다. p9
김용옥은 그를 이렇게 표현한다. “백남준은 고전적인, 어쩌면 조선인의 화석 같은 순 한국인이다. 일찍 한국을 떠났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적 순수성을 더 잘 보전한 고전인인 것이다.” p9
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남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특수성, 이 특수성의 보편 가치화가 바로 우리가 가야 할 ‘세계화(globalization)’의 전략 방향이 되어야 한다. p10
한 국가가 ‘단절’을 통해 독자성을 보전하던 시대는 지났다. 그러므로 ‘외국 것에 오염되지 않은 자족적이고 자율적인 한국’이란 허상에 불과하다. p11
한국은 현재의 저성장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저성장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달려오던 성장 모멘텀이 약하된 이유는 그동안 우리의 동력이었던 추격 엔진이 수명을 다했기 때문이다. 모방과 추종 모델은 한국만의 독자적 브랜드 파워를 가지지 못하게 만들었다. p12
그것은 세계의 정신과 문화에서 배우되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우리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차별화하는 기저로 활용하여 세계적 보편성과 매혹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코리아니티 경영은 우리 것을 바탕으로 세계적 동의를 얻어내려는 창조적인 섞임 경영이며 즐거운 비빔 경영이다. p13
1부 코리아니티 문화경영
1장 왜 코리아니티인가?
내가 누리고 있는 언어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이다. 내가 쓰는 몸짓도 내가 창안한 것이 아니다. 내가 내세울 수 있는 능력, 기능, 재치 등은 무엇이든 사회적 유산에 의해 길러진 것이다. 심지어 나의 꿈조차 내가 만들지 않은 세계, 내가 완벽하게 차지할 수 없는 세계에 뿌리내리고 있다. -모리스 메를로풍티 p20
문화,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
1997년, 캐논의 기업가치는 소니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 캐논은 특허를 경영의 핵으로 이해하고 있다. 5만 건이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마다 1만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여 미국과 유럽에 기술을 판매하는 회사가 되었다. p22
프랑스는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수출한다. 그것은 화려한 문화전통, 포도주, 향수, 보석과 액세서리, 가죽제품, 의상, 코냑과 샴페인 등으로 상징된다. p23
달라도 너무 다른 동양과 서양
여기 닭과 소와 풀이 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유사성을 갖는 둘을 골라 한 쌍으로 묶어보라. 또한 판다곰, 원숭이, 바나나가 있다. 이것들 역시 유사성을 갖는 2가지를 골라 한 쌍으로 묶어보라. p26
미국인들은 세상을 조직화하는 방법으로 범주를 정하고, 그 범주를 지배하는 보편적 규칙을 찾아내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동양인들은 범주와 무관하게 사물들 간의 ‘관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서 흔히 엿볼 수 있다. p27
한국인들은 관계지향적이다. 개인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결정된다기보다는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적절하게 규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p28
고독한 영웅 vs. 무리 속의 나
허먼 멜빌은 <백경 Moby Dick>에서 ‘홀로 있는 사람’을 이렇게 묘사한다.
홀로 있는 자를 보면 경이롭고 고뇌에 차 있다. 그러나 군중 속에 있는 사람을 보면 그들은 불필요한 복제품에 지나지 않는 대중일 뿐이다. p32
미국인들은 비극적인 종교를 좋아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전통적인 가톨릭은 신도가 없어 문을 닫는 교회가 되어가고 있다. 교회는 기업이 되었고, 유능한 목사들은 교회를 키우기 위해 자본을 동원한다. p35
프랑스는 미국이나 영국과는 매우 다르다. 개인보다 집단에 우선 순위를 두는 관계 중심의 공동체의식이 강하게 지배하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p35
일본은 가장 집단적인 나라다. 개인은 없고 조직이 존재할 뿐이다. 일본은 지구상에서 가장 권위적인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서구적 시선으로 해석하는 구시대의 독재와는 다르다. p36
그들에게 개인적 관계는 계약적인 의무감 이상이다.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사람은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돌봐줄 대상이다. 노인은 우리가 겪을지도 모르는 ‘오류를 이미 경험하여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경해야 한다. p36
한국인들은 대개 ‘우리’오 ‘나’ 사이에 있다. ‘우리’라고 부르지만 늘 ‘나’를 생각하는 것이 한국인이다. ‘우리 마누라’라고 부르지만 그건 ‘내 마누라’를 뜻한다. ... 한국인들은 조직 속에 자신의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p37
한국인들에게 이 자리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넘나듦이 가능한 유동적이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인들에게 일탈과 파격은 바로 멋이다. 멋이란 파격으로 새로운 어울림과 조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와 나’는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이면서 나’일 수 있는 것이다. 이 파격과 일탈이 만들어낸 새로운 어울림이 바로 멋이다. 멋은 한국인이 가진 미의식의 핵심 개념이다. p38
단기성과주의 vs. 장기적 안목
<시간 박물관 A Story of Time>이라는 책은 다음과 같은 농담으로 시작한다. 이 우스갯소리는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그의 책 <고백>에서 시간의 미스터리에 도전하면서 인용한 구절이다.
[질문] 하나님은 천지를 만들기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답] 그렇게 심오한 수수께끼를 파고드는 자를 위해 지옥을 만들고 있었다. p39
사람들은 문화권에 따라 시간을 직선적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순환적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유대교, 크리스트교, 이슬람교처럼 신의 천지창조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는 문화권에서는 시간의 직선적 성질이 우세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신을 인간 세계와 분리하지 않는 문화권에서는 시간의 순환적 성질이 우세하다. 다시 말해서 달의 차고, 기욺, 낮과 밤의 연속, 계절의 변화 같은 순환적 개념이 지배적이다. p40
베르그송은 의식의 시간을 계량적 시간에 대비시켜서 ‘내적 지속성’이라고 말했다. 지루하면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즐거우면 짧게 느껴진다. 이처럼 의식의 시간을 잴 때 우리는 비계량적인 내적 척도를 사용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세상이라면 시간은 멈춰 있으며, 누구도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주 느리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인식된다. 이때는 느긋함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다. p41
죽은 낙엽이 땅을 비옥하게 하듯, 죽은 자들은 계속 현세로 돌아와 살아남은 자들을 돕는다. 그래서 자연과 함께 산다는 것은 죽은 조상과 함께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과 동물의 영령들은 다시 안간 세계로 돌아온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이나 <이웃집 토토로>는 가장 일본적인 주제를 가장 일본적인 소재로 다룬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p42
프랑스는 매우 특이한 나라다. 그것은 그들의 사유체계가 역사적 시각을 통해 모든 것을 조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미래는 과거와 분리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현재와 미래는 프랑스의 과거라는 나무에서 계속 피어나는 꽃과 같다. .. 프랑스인들이 영어로 말하는 것을 불편해 하는 이유도 유별나게 민족적 자존심이 높기 때문이라기보다,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풍부한 ‘역사적 맥락을 전제하지 않고 불쑥 낯선 언어로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p46
하지만 싱가포르처럼 외국인 직접투자를 통해 재원을 충당하지는 않았으므로, 주요 산업에 대한 통제력은 한국인들의 수중에 있었다. 한국 정부는 은행들을 국유화하고, 대출 결정을 전적으로 산업정책의 특 속에 종속시켰다. 다시 말해 국가가 전략 산업을 설정하고, 이 과업을 맡을 기업 집단을 선정하여 그들을 적극 지원하고 보호해 준 것이다. 이른바 ‘정부-재벌-금융’ 사이의 강력한 연계가 한국 경제 시스템의 핵심이었다. ... 이것은 성공의 신화이기도 했고, 성장의 한계이기도 했다. p47
점진적 개선 vs. 파격적 혁신
일본인들에게 과거란 ‘뒤집어 엎어야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고쳐 써야 할 것’이다. p49
프랑스는 모순과 대립을 즐기는 나라다. 프랑스인들은 서양인들 가운데 특이하게도 모순의 공존을 잘 견딜 뿐 아니라, 그것이 삶의 일상적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 그들은 정치적으로 나토(NATO)에 속해 있지만 군사적으로는 독립적이다. .. 가장 공화주의적이고 세속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는 국민들의 80퍼센트가 명목상 가톨릭 신자이고, 격렬한 봉기와 혁명의 나라이면서도 서구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가장 권위적이고 불평등하다. ... 개인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프랑스 문화의 특성은 ‘모순과 갈등을 통한 번영’에 있다. 이를 똘레랑스, 곧 ‘관용의 문화’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p50-51
보편주의 vs. 특수주의
영미 경험주의의 전통은 이론적 분석과 보편화에 훌륭한 정신적 터전이 되었다. 그들은 경영의 세계 역시 보편적 규범에 따라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경영학이라는 학문적 체계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인이나 독일인, 일본인들은 미국인만큼 경영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든 일을 보편적 체계의 틀 속에 집어넣을 수는 없다고 믿기 때문에 경영을 학문으로 체계화 하는데 미국인들보다 뒤질 수밖에 없었다. p56
기계론적 조직은 생명의 파괴 없는 분해가 가능하지만, 유기체로적 조직은 생존하기 위해서 연결된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 p57
미국의 위대한 성공은 보편화로부터 시작했지만, 미국의 실패는 그 보편주의가 한계에 도달할 때 일어날 것이다. 보편주의자들은 전 세계가 단일화, 일반화, 법률화되기를 바란다. 반면에 그 대칭점에 서 있는 동양의 특수주의자들은 세상이 유일하고 예외적이며 서로 정신적으로 연계되기를 바란다. p58
1976년부터 1977년 사이에 일본과 호주의 설탕 분쟁으로 진행되었다. ... 반대로 호주는 ‘계약은 계약이다’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 분쟁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점은 다음과 같다.
계약은 계약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곤경에 빠져 있을 때는 장기적 관점에서 소비자에게 배려를 베풀어야 한다고 믿는다. <일본경제 The Japan Economic Newspaper> p61
보편주의자보다는 특수주의를 택함으로써 무수한 다양성을 인정하는 일본인들에게는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그들은 ‘아니오’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사안보다는 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손한 겉모습 역시 관계 지향성을 보여주는 처세술이다. p61
전쟁과 유대인들에 대한 죄악을 깊이 사과하고 반성하는 독일인들과 달리, 일본인들은 중국에서의 대학살과 한국을 식민통치로 점령한 데 대해 사과하는 것을 꺼리며 위안부 문제에 냉담하다. 그것은 일본인들이 객관적 진실에 무게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제국주의가 성행하던 당시에 일본이 조선을 지배한 것은 상황에 어울리는 일이었고, 국익에 충실한 전략이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p64
문화들 사이에 우열이 없다는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에서 봐도, 일본의 정신적 자세와 시선은 이웃과의 공존 가능성을 위협하는 치명적 약점이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 Strauss)는 이렇게 말했다. “문화상대주의는 한 문화가 다른 문화의 활동에 대해 ‘저속하다’거나 ‘고상하다’고 판단할 절대적 기준이 없음을 인정한다.... 일본인들이 객관적 진실과 진리를 받아들이는 이론적 인식 수준은 야만적이라고 불릴 만큼 빈곤하다. p64
프랑스인들은 법 자체보다는 법의 이면에 존재하는 정신을 존중한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전체 제도는 법률의 이면에 숨어있는 ‘살아있는 원리’에 의해 지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은 기업경영에서도 그대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
나는 원칙이라는 단어에서 ‘완고함’이라는 함의를 제거하고 사용하기를 원한다. 원칙이란 유연한 것이고 모든 필요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의 변화는 그 상황에 의해 파생된 규칙을 바꿀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상황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p65
프랑스식 법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 문학작품은 아마도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일 것이다. p65
주교는 법이라고 하는 보편주의에 대해 거짓말을 하였지만, 인간적 매력으로 다시 살아난다. 그는 인간의 보편주의를 넘어서는 신의 보편주의 속으로 장발장을 초대할 수 있는 특별한 법적 해석을 통해 장발장의 영혼을 구하려 했다. ... 인구 10만 명당 중범죄 건수가 미국 225건, 프랑스 87건이다. p66
제57회 제헌절을 맞았다. 한 신문에 1948년 제헌국회의원에 당선되어 헌법기초위원장을 지낸 동암 서상일에 대한 기사가 실린 것을 보았다. ... 동암의 넷째 딸로 유일한 생존자인 서태주씨는 아버지를 이렇게 회고했다. “양심과 정직을 목숨처럼 생각한 분이다. 아버지는 대한민국을 굳건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올바른 법을 세워야 한다고 믿으셨다. 아버지의 꿈은 대한민국을 법 없이도 사는 정직한 사회로 만드는 것이었다.” p67
우리가 만들고 싶어 한 사회는 ‘법이 필요 없는 사회’였던 것이다. 이것이 유가의 덕치주의 이상이었고, 우리의 오랜 가치관이었다. p67
선비정신은 스스로 ‘수치를 아는 것’이다. 수치를 아는 사람은 부패할 수 없고 타락을 묵인할 수 없다. p68
수직적 작용 vs. 수평적 작용
개인에 우선하는 내부 지향적 공동체주의는 강력한 권위와 힘을 가진 엘리트 경영자를 만들어냈다. p70
프랑스 경영자들이 직원 위에 군림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대부분 풍부한 감정의 소유자이며, 위계가 가지는 공식성을 밀접한 인간관계로 보완한다. 이것도 한국이나 일본의 경영자들이 가진 의식과 비슷하다. p71
프랑스 경영자들은 ‘권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직원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미국의 경영자들보다 훨씬 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들의 권위는 마치 한 가정의 아버지나 형이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며, 경영자는 가족처럼 직원을 돌보고, 배려해야 한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p72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대신 일본인들은 힘이 있다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에게 힘과 영향력은 옳은 것이다. 일본 총리가 토니 블레어에게 “나는 부시 행정부를 향하여 꽁지가 빠져라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이다”라고 한 농담 속에는 강한 진심이 담겨 있는 것이다. p73
중간간부의 역할은 하층에서 나오는 다양한 귀납적 사례와 의견 그리고 상층에서 나오는 가치와 정책적 연역을 중재함으로써, 모순된 요구를 조화시키고 혼란으로부터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다. .. 위로부터의 장기 계획과 밑으로부터의 업무 제안이라는 체계는 최고경영자와 하부 직원 사이를 매우 긴밀하게 연결해 준다. p74
한국인에게 가장 취약한 대목은 바로 힘이 작용하는 방향이 지나치게 수직적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작동했다는 점은 권위주의 청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p74
그래서 코리아니티가 가지고 있는 반 21세기적인 가치 가운데 대표적인 것 하나를 들라면 나는 ‘수직적 권위주의’를 꼽겠다. 이것은 관계중심적인 코리아니티를 수직적으로만 작동하게 만들어버린 고질적 패턴이다. ... 권위는 존중하고 훌륭한 에너지로 활용하되, 권위주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p75
2장 코리아니티 핵심 5가지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한국 여성들은 결혼한 뒤에 사나운 곰으로 변해버린다. 한국은 아마 성(性, sex)이 셋인 유일한 나라 같다. 남성, 여성, 그리고 아줌마 p82
한국 문화의 기본 정서는 한(恨)이라는데, 일상생활에서 그런 무거운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가벼움과 경박함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고, 지나치게 진지한 것은 촌스러운 구닥다리로 금기시되고 있다. p82
한국 사람들은 남들과 똑같이 구는 것을 ‘쿨’하다고 생각한다. 독특하고 별난 사람들은 조금 못났다고 여긴다. 맥도날드나 버거킹에서 쓰레기 같은 패스트푸드를 먹으면 ‘쿨’하다고 여긴다. 미국 사람들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하는 것을 별로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데 말이다. p83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 발달한 대중교통체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가용을 몰고 교통 정체에 갇혀 시간을 낭비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참 이상하다. p83
첫째,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달라졌다. .. 제왕절개와 성형의 천국이 되었다. ...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하더니, 이제는 한 자녀 두는 것도 꺼리는 젊은 부부가 많다.
둘째, 노인의 시대에서 젊은이의 시대로 바뀌었다. ... 마흔이 넘으면 극심한 사회적, 경제적 감가상각을 당해 쉽게 조로하지만, 한국은 젊은 세대들의 천국이 되었다.
셋째, 느린 활보, 쓸쓸함, 느닷없는 농담, 여유 있고 넉넉한 걸음걸이가 사라졌다. .. 한국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역동적인 낮의 활동과 밤의 쾌락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었다. p85
남과 똑같이 구는 것을 ‘쿨’하다고 느끼는 것은 한국인들이 가진 공동체주의의 일상적 표현이다. 한국인들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 그러나 한국인들은 공동체주의 속에서도 늘 ‘나’를 잊지 않는다. ... 자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적어도 다른 사람만큼은 성취해야 하고, 더 달려 나가지 않고는 참기 어려운 개인주의자들이기도 하다. .. 한국인의 중요한 공통점은 ‘생기’다. 한마디로 다이내믹하다. 가난하지만 즐겁고 어렵지만 찡그린 얼굴이 적다는 것은 정신적 싱싱함의 표현이다. p85
한국인의 또 다른 특성은 이중적 가치의 공존과 상생이다. 느림과 빠름, 노인에 대한 공경과 젊은이의 세상, 오랜 전통과 새 것 선호,
넷째, 끈질긴 생명력과 흥청거림이다. ... 한국인들은 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긴 안목으로 끈기 있게 살아왔다. 다섯째, 누구나 한국인의 특성이라고 입을 모으는 2가지는 바로 배움과 근면이다. 막노동꾼도 꿈을 버리지 않고 아이들을 교육시킨다. 한국인들은 선비를 모델로 삼았다. p86
글로벌리제이션이라는 동전의 뒷면에는 로컬리제이션이라는 다른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의 내부를 탐색할 또 다른 센서를 아주 많이 그리고 아주 깊이 설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세계화의 밑천으로 쓸 수 있는 것은 결국 한국적인 토속성이기 때문이다. p87
코리아니티 1 - 남들만큼은 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칭찬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중요시하는 관계 지향성을 문화적 특징으로 한다. p90
한국인 특유의 질병으로 화병을 꼽는다. 시인 고은은 “한국인은 한의 자궁에서 태어나 한의 젖을 먹고 자라고, 한을 견디며 살아가고, 한을 남기도 죽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인들은 ‘억압된 삶에서 비롯한 분노’라는 의미에서 한을 품고 살아왔다. 한이 민족적 심리장애라면, 화병은 개인적 심리장애라고 할 수 있다. p91
한은 개인들에게 흔한 화병이 민족 차원에서 쌓이고 곰삭아 ‘끈적거리는 줄’처럼 이어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정말로 한국인 다수의 정서이고 문화적 특성일까? p92
젊은이들은 대체로 화병을 부정했다. “우리는 분노를 안에 쌓아두지 않아요. 밖으로 표출해버리죠. 화병은 우리 어머니들의 병이에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느 정신과 의사는 짤막하게 말했다. “20년만 더 살아봐요. 그러면 그 젊은이들도 알게 될 테니.” p92
가정과 사회에서 낙오된 미국 사람들은 결국 인격장애를 겪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래슈는 이것을 ‘자기 도취의 문화’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국인의 다수는 낙오되어 떨어져 나오기보다는 억압받지만 집단 속에 남아 있는 길을 택한다. p93
한국인들은 분노를 표출해서 낙오되는 대신 차라리 분노를 참고 집단 속에 남는 길을 택하기 때문에 화병이 민족적 심리증후군으로 고착된 셈이다. 화병은 주변에서 신경을 써야 할 사람들은 너무 많지만 진정한 관계는 아주 드문 상황에서 생기는 심리적 장애다. p93
그들은 인간을 ‘독특한 특성과 목표를 가진 개별적 존재’로 이해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그리스 문화는 자신을 주장하는 논쟁의 문화를 꽃피웠다. 그리스인들에게 개인이 특정 상황에 구속되어 있지 않은 독립적 존재였다면, 유교 문화권에서의 개인은 ‘특정 집단에 소속된 구성원’이었다. ‘나’라는 존재는 타인과의 관계맺음과 그 속에서 부여되는 역할들의 총체일 뿐, 결코 독립된 존재가 아니다. ... 한국어는 ‘내가’와 ‘제가’처럼 자신을 표현하는 말이 상황에 따라 다르며, 종종 주어를 생략해버림으로써 아주 많은 불특정 다수 속으로 자연스럽게 숨는다. p95
지나치게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은 미숙한 인간으로 취급받는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논쟁을 논리적 설득의 방법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일체감을 깨는 갈등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다. 논쟁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나와 그 사람은 적대적 관계로 인식되고, 따라서 열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논리 이전에 관계가 먼저 설정되기 때문이다. p95
따라서 미국인들에게 적합한 ‘떼어내기’, 예를 들어 해고나 스핀오프가 한국인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감정적 공항을 낳는다. 그래서 조직으로부터 직원을 떼어내는 프로세스는 매우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적절한 보완장치 없이 적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켜 쓰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낳는다. p96
코리아니티 2 - '우리' 속의 '나'
‘우리’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나’가 우선인 사회, 곧 공동체주의로 포장된 개인주의가 만연한 곳이다. p97
한국을 위선적인 사회 혹은 안팎이 다른 이중적인 사회로 인식하는 선입견과 왜곡만 떼어내면, 한국인들이 ‘우리 속에 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정확한 관찰이다. 한국인들은 ‘우리’라는 집단 속에 자아를 심어두는 데 익숙한 문화적 DNA를 가지고 있다. 미국적 개인주의와 일본식 집단주의 사이에 한국인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p98
문제는 한국인들이 유별나게 연고에 따라 배타적인 내집단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은 조직 내에도 줄이 다르고 피가 다르다. p98
‘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는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고질처럼 발현될 수 있다. 그것은 조직 속에 분파가 생기면서 집단과 유파 사이에 배타성과 폐쇄성이 강화되는 현상이다. 학연, 지연, 혈연 자체가 폐단이라기보다는 그렇게 구성된 내집단이 외부 세계에 대해 표시하는 적대감과 폐쇄성이 문제이다. p101
그러나 반대로 ‘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가 강력한 긍정적 에너지로 특화될 수 있다. 바로 공동체의 논리와 집단성 속으로 개인이 매몰됨으로써 기계의 톱니바퀴와 나사로 전락하는 폐단을 막아주는 것이다. ‘조직은 개인의 성장을 지원할 때만 의미를 갖는 현장’이라는 미국식 개인주의가 아니라, ‘공동체의 성장과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개인’이라는 집단의식이 개인의 자아와 함께 발전해간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문화적 유산이 아닐 수 없다. p102
판소리는 ‘판’이라는 점에서 관중을 필요로 하는 한국의 대표적 무대예술이다. p102
악보가 없다는 점은 판소리의 특성이며 매우 중요한 코리아니티라고 할 수 있다. p104
코리아니티 3 - 모순을 껴안는 힘
그러나 한국인들은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라고 할 때 마음이 편치 않다. 이것은 이것대로 옳고 저것은 저것대로 옳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 아니면 저것’, 곧 or의 문화권에 속해 있지 않다. 한국인들은 ‘이것이면서 저것’, 곧 and의 문화권에 속해 있다. and 문화의 핵심은 음양의 원리이며, 상극과 상생의 원리가 지배하는 가치체계이다. 음양은 ‘서로 반대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완전하게 만드는 힘’, ‘서로 존재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힘’의 관계이다. 한국인에게 세상은 늘 변하며 모순으로 가득한 곳이다. 따라서 어떤 일의 경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반대의 경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옳다고 여겨지는 것이 변하여 나중에는 그렇지 않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p107
음양과 오행은 상생의 조화다. 상생은 서로 살린다는 말이다. p108
동양인들의 이같은 특성을 리처드 니스벳은 다음 3가지로 정리했다.
하나, 변화의 원리이다. 둘, 모순의 원리이다. 셋, 연관성 혹은 종합론의 원리이다. p111
세간에 회자하고 있는 <보왕삼매경>은 다음과 같은 모순적 지혜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 10가지 삶의 원칙에 법정이 이런 주를 달아 놓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사바세계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해 주시길 바랍니다. 극락도 지옥도 아니라는 거예요. 사바세계. 참고 견딜 만한 세상. 여기에 삶의 묘미가 있습니다. 가끔 외우시면서 생활의 지혜로 삼기 바랍니다.” p112
코리아니티 4 -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
이희승은 한국 멋의 한 특성이 ‘흥청거림’에 있다고 보았다. 나는 이 흥청거림이 곧 다양한 군상들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맛이라고 느낀다. 흥청거림에는 ‘율동과 농지거리의 흥겨운 어감’이 어울려 있다. 다양한 것들이 들썩이고 서로 어울려 왁자지껄 부글거리는 것이 바로흥청거림이다. ...우리 음식문화의 한 특징은 찌개와 비빔밥이다. 재료라는 재료는 다 써서 섞어버린다. 찌개의 부글거림과 구수한 냄새, 비빔밥의 어울림은 다양한 것들이 어울려 하나가 되는 엑스터시다. p120
<논어>의 <옹야>편에 다음의 유명한 구절이 있다.
바탕이 문체보다 승하면 거칠고, 문체가 바탕보다 승하면 사치스럽다. 형식과 내용이 고루 어울린 뒤라야 군자다. p121
한국인들은 원경에서 본 어울림을 좇았고, 일본인들은 근경의 아름다움을 좇았다. 한국인들은 형태 속에 감추어진 심상을 느끼려 했고, 일본인들은 밖으로 보이는 형태의 정교함을 얻으려 했다. 그래서 우리는 대범함과 생명력으로 가득해서 거칠며, 그들은 섬세하지만 기교에 치우쳐 껍질은 얻었으나 그 속의 생명력을 잃었다. p122-123
코리아니티 5 - 명분과 배움, 선비정신
그러나 기술과 전문성만이 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열린 의식구조로써 상생할 수 있는 가치관을 가진 바른 전문가들이 아니라면, 능력이 있다 하여 크게 쓸 수는 없는 일이다. p125
공자같이 ‘어짐’을 중요시하는 인물이 권력을 얻고 마서 맨 처음 한 일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된 셈이다. 이 일에 대하여 말이 많아지자 공자는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이 말은 새로운 인재를 발견하기 위해서, 또한 스스로 새로운 인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우리들이 깊이 음미해 볼 만하다. ... 능력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옳게 쓰인다는 것은 이렇게 다른 일이다. p126-127
한국형 경영모델 - 이류성을 극복하는 길
이 중에서 나를 가장 큰 고민에 빠지게 한 개념은 바로 ‘대강대강, 빨리빨리’였다. 이것은 최근 한국의 특수성을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로 부각되어 왔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적 특수성인지, 아니면 시대적 요청에 따른 적응 과정인지는 분명치 않다. p136
21세기의 흐름과 코리아니티
세계화 시대에 성공하는 조직이 되려면 지구적 감수성에 따른 범세계적 동질성을 수용하고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시야와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지역문화적 차이가 존중되는 이질성을 차별적 가치로 전략화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세계적이면서 지역적이어야 하는 모순과 역설’의 과제를 풀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은 모순과 역설을 견디고 껴안는 데 능숙한 문화적 DNA를 가지고 있다. p141
훌륭한 경영은 or 문화권보다는 and 문화권과 잘 어울린다. 이미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는 모순적 가치를 가진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기보다는 두 모순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경영이 위대한 기업들의 공통점이라고 설파했다. ‘모순을 견디고 조화시키는 힘’은 서구인들에게는 새로이 배우고 익혀야 할 과제이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이미 주어진 문화적 유산이다.p141
한국인들은 여러 모순적 요소를 섞고 비벼서 새로운 맛을 창조해내는 데 능하다. p142
지식은 권한이나 지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지식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이며 경쟁력의 핵심이다. 따라서 기업은 늘 새로운 아이디어에 접근하고 배우는 학습 조직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자기업계에서 늘 생각의 혁명을 만들어냄으로써 생각의 리더, 전략적 리더가 되어야 한다. 직원들은 날마다 배우고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을 실험해야 한다. 관리자는 부지런히 업무를 처리하는 새로운 방식과 효과적인 시스템,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연구해야 한다. 지식은 스스로를 재생산하는 유일한 자산이다. 지식이 진부해져서 값어치가 떨어지면 그 가치는 파괴된다. 지식은 결국 모든 국가, 조직, 개인의 부드럽지만 확고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처럼 분명한 진실은 없다. p144
이제는 소비자만이 고객화의 대상이 아니다. 직원도 고객화의 대상이 될 것이다. 지금은 이미 인재의 시대이며, 인재는 점점 더 귀해지고 있다. p144
세상에는 일생에 단 한 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는 ‘단 한 번 만난’ 사람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 대신 자신을 비롯하여 그들을 혹사시켰다. 직원들은 발머를 ‘미라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p145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 고객화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규칙보다는 융통성과 탄력성을 중요시한다. .. 획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관리보다는 직원들의 헌신에 초점을 맞추는 경영을 해야 한다. .. 한국 역시 오랫동안 관계 중심적인 문화적 전통이 지배적이었다. 고객화는 자연스럽게 한국인의 관계 지향성에서 끌어 올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혜택이다. p145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은 외국인 직접 투자보다는 외국 차관을 끌어들여서 정부가 주도해가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중후장대한 조선, 철강, 자동차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 물론 국가의 빚이 많아지는 개발방식이었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의 직접투자 형식보다는 선진 기술을 빌려와 스스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학습의 기회가 많아졌고, 이러한 자생력 덕분에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이들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단기성과주의와 건강한 장기적 투자를 병행할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환하고 능력을 계발하는 일이다. p146-147
3장 '나의 길'을 간 성공 기업들
사람에게 투자하여 사람을 회사 제일의 자산으로 만들면, 그 사람들 개개인이 회사에 큰 이익을 안겨준다. 다만 거기에는 사람들이 역량을 키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회와 토대를 제공하는 회사의 역할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중심, 고객과 시장 중심으로 기업의 체질을 혁신하고자 했다. -문국현
캐논 - 사람을 절대 버리지 않는다
노키아 - 가장 핀란드다운 사업모델
LVMH - 프랑스식 삶을 팔다
유한킴벌리 - 배우자, 함께 가자
그라민은행 - 우리는 정반대로 했다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1장 사람을 남겨라
우리가 가진 장점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서 우리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단점까지도 활용할 수 있는 기업에서 우리는 훨씬 더 뛰어날 수 있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
사람에게 공들여라. 그것이 핵심이다
반대로 어떤 아이디어는 그 사람의 기질과 강점에 잘 부합하기 때문에 쉽게 성과에 이를 수 있듯이, 한 기업의 문화적 전통에 부합하여 훌륭한 경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이디어도있다. 아이디어는 오니지널리티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가장 잘 활용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의 것이다. 그 점에서 아이디어는 범세계적이다. 그러나 아이디어의 실천에는 국경이 있다. 이 점에서 아이디어는 또한 국가와 문화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다. p220
잭 웰치는 전략을 단순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는 전략이 마치 고도의 두뇌를 필요로 하는 과학적 접근방법인 것처럼 이해하는 전략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들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전략은 현실이며 생활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략은 흥미진진하고 빠르게 전개된다. p221
현실에서 통하는 전략이란 단순 명료한 것이다.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필사적으로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 이론은 흥미롭고 차트나 그래프는 멋있어 보인다. 그러나 전략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p221
대부분의 기업은 소수의 뛰어난 인재들에게 차별적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다수의 건실하고 묵묵한 직원들의 사기와 잠재력을 활성화하는 데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우리의 인재정책은 창조적 소수를 빛나게 하고, 건실한 다수의 자부심과 건강함을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p223
물을 보라. 넓고 완만한 곳에서는 천천히 여유롭게 흐른다. 그러나 협곡에 이르면 소리치고 구르며 엎어질 듯 쏟아져 내린다. 물의 2가지의 모습은 서로 상반되는 듯하지만 하나의 특성, 곧 ‘물은 낮은 곳을 취한다’는 특성을 따르고 있다. p224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 사람
아니면 ‘모든 것을 잃은 후의 빌게이츠’라는 제목으로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타이거 우즈가 모든 것을 잃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골프채 하나만 쥐어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파블로 카잘스에게는 첼로가 있으면 되고, 피카소에게는 붓과 물감이 있으면 충분하다. 인적자원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게리 베커는 지금의 자본주의를 ‘인적자본주의’라고 불렀다. 그는 교육, 훈련, 기술, 건강 등의 총합이 현대 국부의 75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p226
회계혁명주의자들은 전통적 회계원칙으로는 지식집약형 기업들의 가치와 실적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대차대조표를 던져버리고 지적자산, 연구개발, 인사채용과 훈련, 직원의 건강 등이 지닌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움직임을 지금은 충격회계법이라고 부르지만,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빨리 새로운 회계원리로 받아들여질지 모른다. p227
자본주의도 진화한다. 지나온 세기가 효율성과 생산성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효과성과 재능의 시대이다. p227
이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에는 ‘사람’이 있다. 한국의 경영자들은 그 동안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즐겨 써왔다. 그러다가 조직, 제도, 시스템, 프로세스, 규정을 앞세운 미국식 기능주의 경영의 성공에 밀려 구시대적 발상으로 매도되기도 했다. ... 그러나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곡점에서 다시 힘을 얻었다. p227
회사가 병이 들었을 때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직원들의 퇴사다. 직원이 떠나려고 한다면 그 조직은 이미 병든 조직이다. 이것은 직원의 충성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직원의 열정을 끌어내지 못한 경영자의 믿음 부족 탓이다. 최고의 일터를 제공함으로써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경영자의 신념이 되어야 하며, 일선 관리자들의 실천을 통해 구현되는 가치여야 한다. 잭 웰치가 한 말을 기억하자. “GE는 여러분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GE에서 희생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GE를 떠나라. GE는 여러분의 성장과 번영을 원한다. GE에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만 이곳에 남아라.” 우리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할 수 있다. ‘이곳에서 번영할 수 있는 사람뿐 아니라 이곳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도 남아라.’ p228
사람을 얻고 사람을 남기려면 2가지 기본 태도가 중요하다. 첫째는 사람에게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다. 둘째는 비즈니스가 정치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p229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경영자 가운데 한 명인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이고, 두 번째가 고객이며, 세 번째가 주주라는 사실을 늘 강조한다. p230
고객과 주주를 만족시키는 원천인 직원들의 자부심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부심은 자신이 하고 싶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부여받았을 때 최고로 배양된다. p231
재능(talent)은 지식(knowledge)이나 기술(skill)과는 다른 개념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기술이나 지식은 가르칠 수 있지만 재능은 가르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지식과 기술은 비교적 용이하게 평가할 수 있지만, 재능에 기반을 둔 인력채용과 육성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p231
질레트의 전성기를 이끈 콜먼 모클러 역시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뒤 2년 동안은 근무시간의 절반 이상을 경영팀을 신중하게 고르고, 최고 위임원 50명 가운데 38명을 바꾸거나 자리를 이동하는 데 사용했다. 훌륭한 기업은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채용하고, 가치를 강화하고, 직원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적극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명료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 내가 말콤볼드리지 평가관으로서 IBM 단위 조직의 경영 수주을 평가하고 자문할 때,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었다. 평가관들은 경영자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직원을 위해서 또한 고객을 위하여 쓰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데이터를 늘 요구했다. 경영 수준이 높은 기업일수록 경영자가 직원이나 고객 그리고 협력업체에게 쏟는 시간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다. p232-233
위대한 경영자만이 사람의 가치를 알아본다
동료들의 박수와 포상 그리고 고속 승진 속에서 유능함을 마음껏 인정받는 이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춰 너무 높은 곳까지 올라가다가 문득 두렵고 무능력해진 자신을 만나게 된다. 보통 ‘피터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덫, 곧 ‘사람들은 자시이 무능력해질 때까지 승진하게 되어 있다’는 발견을 한다. .. 때로는 다른 사람이 정한 성공의 기준에 빠져 실패의 길로 자랑스럽게 돌진해 온 자신을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길이 아닌 곳에서 성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실패의 또 다른 정의라는 것을 깨닫는다. p236
하루는 제나라 환공이 마구간을 둘러보다 그곳에 근무하는 벼슬아치에게 물어보았다. “마구간 일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가?” 벼슬아치가 대답하지 못하자 대동했던 관중이 대신 답했다.
저도 예전에 이 직책을 맡아본 적이 있습니다. 말을 세울 우리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처음에 굽은 나무를 쓰면, 굽은 나무가 다시 굽은 나무를 요구하기 때문에 곧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처음에 곧은 나무를 쓰면, 이 곧은 나무가 다시 곧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굽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 p238
처음에 투명하고 윤리적인 사람을 쓰면 다음 사람도 그런 부류여야 함께 일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다음 사람도 탁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유유상종이다. 이 말처럼 ‘관계’의 요체를 짚은 말은 없다. 그러므로 애초부터 유능한 인재와 적합한 인물을 선택하여 채용하는 것이 경영자와 관리자의 핵심적인 경영 활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p238
지금까지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과거의 기록에 따라 직원을 선발했다. 학벌, 성적, 경력, 성취, 자격증 등이 선발의 중요한 요소들이었다. 이것은 한 사람의 과거에 기초하여 채용하는전형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변화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 오늘의 환경 속에서 과거의 성공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 특히 과거에 획득한 기술은 믿을 것이 못된다. 가장 빨리 진부해지는 것이 기술이니 말이다. p240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과 나눈 이야기의 내용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몇 초 사이에 받은 인상이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더욱 뚜렷해졌다. 그리고 그 몇 초의 인상은 이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잘 바뀌지 않는다. p241
성공은 유능함을 떠나서는 얻어질 수 없다. 따라서 개인은 반드시 자신의 유능한 점을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꽃피울 수 있는 직장과 일을 선택해야 한다. 훗날 이것이 가장 훌륭한 선택임을 알게 될 것이다. p245
그러나 무성보다도 직원 스스로 배우도록 도와야 한다. 10년간 경험을 쌓았다고 해서 꼭 무언가를 터득한 것은 아니다. ‘1년의 경험을 10번 되풀이하는 사람들’도 많다. .. 진정한 장애는 나이가 아니라 경험을 쌓으면서도 그 경험 위에 새로운 것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p246
<맹자>에는 ...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지름길에 연연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비결이다. p246
재능이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조직운영의 요체는 ‘개인을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훈련시켜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p249
2장 직원을 기업가로 만들어라
안전한 직장은 없다. 어느 직장에도 안정적인 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안전망은 자신을 어디서나 고용하도록 만드는 것뿐이다. 시장 어디서나 고용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바로 안전장치이다.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이것이 메시지이다.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의 함정
이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직장인의 모델은 ‘주어진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다. ... 이 말은 ‘자신이 맡은 일만 하는 사람(box server)'’이라는 뜻으로 쉽게 바뀔 수 있고, 이는 아주 다른 뜻을 가진 말이 되고 만다. ‘자리만 채우는 사람(slot filler)’과 더불어 고객이 가장 섭섭해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사람’임을 명심해야 한다. p256
직원을 1인 기업가로 만드는 전략
직장인들 가운데 4분의 1만이 자신의 모든 능력을 다 바쳐서 일한다.
어쩌면 이보다 더 적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나는 20년간 직장생활을 하였고, 아주 많은 직장인들을 알고 있다. 그들은 늘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되는 업무 탓에 호기심과 실험정신이 멈춰 있는 듯하다. 관성적 일과 속에서 특별한 도전과 실험을 시도하지 않고 있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더 정확히 말하면, 능력을 다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p260
1인 기업가로서 직원의 성과는 고객이 평가하게 해야 한다. 고객의 피드백이 가장 개관적인 평가라는 것을 인식하고, 고객의 평가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는 것, 이것이 제도적 장치의 핵심이다. p264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품질은 결국 이를 제공하는 직원의 자세와 역량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잭 웰치는... 첫째는 ‘이 사람이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이고, 둘째는 ‘그것들을 어떤 방식으로 향상시킬 수 있나’였다. 그는 ‘강점’과 ‘계발’에 초점을 두었던 것이다. p264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대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SAS는 제품설명서에 개발자와 검사자의 이름을 적는 실명제를 실시한다.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회사는 그러한 결정을 신뢰한다. 그러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p270
나는 관리(managing) 대신에 지원(sponsoring) 그리고 관리자 대신에 스폰서라는 개념을 도입하기를 제안한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정말 해야 할 일, 기대했던 일’들이 현장 곳곳에서 놀라운 감동으로 연출되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p272
관리자에서 커리어 스폰서로 도약하라
다빈치는 다양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었다. 후원자를 찾아 밀라노에 온 그는 스포르차라는 공작에게 그 유명한 ‘다빈치의 자기 추천장’을 제출했다. 그는 여기에다 자신에 대한 소개를 아홉 항목에 걸쳐 자세히 열거한 뒤, 마지막에 비로소 ‘그림도 누구보다 잘 그릴 수 있다’고 한마디 덧붙였다. p274
지금은 인재와 전문인들의 시대다. 천재는 ‘운명으로부터, 신으로부터 최고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일지 모르지만, 인재는 만들어지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274
직원들에게 앞에서 설명한 이력서나 자기추천장을 쓰게 하라. 이력서는 이미 한 가지라도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의 것이며, 자기추천장은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전문성을 획득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서이다. p278
PWC와 IMD 경쟁력 평가 자료에 따르며 역량, 거버넌스, 혁신능력 등 기업 관련 주요 경쟁력 지표 전반에 걸쳐 한국 기업들은 주요 경쟁국가 30개국 가운데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유일하게 한국이 경쟁력 1위인 지표가 있다. 바로 ‘기업가 정신’이라는 평가 항목이다. p281
그는 졸고 있는 직원을 깨워주고 싶었다. 그러나 몸을 흔들어 깨우는 대신 스스로 졸지 않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인생을 졸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 그대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이 생각이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그는 ‘관리자’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과리자란 무엇을 관리하는 것일까?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고, 그 일을 만족스럽게 수행했는지 평가하고 코치하는 것일까? 그는 실제로 자신이 매일 하고 있는 일들을 적어보았다. p284
훌륭한 경영의 역설은 밖에 나가서 아주 잘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 이 회사 안에서 훌륭한 기업을 차려보라고 권장하는 것이다. 잭 웰치의 말을 잊지 말자. “내가 아주 오랫동안 공들여 하고 싶었던 것은 커다란 회사 안에 아주 작은 창조적 기업들을 수없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성공하고 말겠다는 집착에 빠져 기업가이기를 포기하고 주어진 일에만 죽어라 매달리는 관리자가 되지 말자. p288
한국인들은 모기업에서 떨어져 나와 법적으로 다른 회사가 되어 먹고살아야 하는 ‘스핀오프(spin-off) 기업’이 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잘 안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런 사업 준비 없이 떨어져 나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스핀오프 기업은 3년 정도 모기업의 배타적 지원을 받지만, 지금까지 이것이 결국 사람을 잘라내는 방식의 하나로 실행되었다는 점에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p289
피터 드러커는 “어떤 조직도 완전한 조직은 아니며, 그 조직은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점을 전제하라”고 강조한다. 훌륭한 경영자는 솔선해서 기존 조직을 끊임없이 해체해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가장 그럴듯한 구호는 도요타의 ‘타도! 도요타’이다. 어제의 도요타를 타도함으로 늘 새로운 도요타가 되겠다는 뜻이다. 이것이 혁신 기업의 공통된 모습이다. p291
3장 상생과 수평의 기업문화
비전기업은 역설을 쉽게 받아들인다. 상반된 두 개의 힘이나 사상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들은 or라는 악령에 결코 사로잡히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세상은 ‘Aand B’가 아니라 ‘A or B’라는 흑백논리를 신봉하도록 강요하였다. ... 그러나 비전 기업은 여러 극단을 동시에 포용하는 and의 영신을 받아들임으로써 or의 악령에서 벗어난다. - 짐 콜린스
일과 개인생활의 조화
신기한 것은 한국인들이 조화와 균형이라 부르는 것들을 서양인들은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서양인들이 균형이나 조화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모두를 다 잘 해낼 수 있다’보다는 ‘어느 하나를 잘하려면 다른 하나는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선호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선택과 선택되지 않는 것들의 포기’(select and give up if not selected)라는 이분법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일과 생활의 균형은 실제로 ‘교환(swap or trade off)’ 혹은 ‘선택과 선택되지 않는 것들의 포기’로 정의되는 경우가 많다. p296
성공한 리더들을 보면 한결같이 자신의 직업에 헌신적이다. 헌신 없는 성공이란 없다. p300
바톨로메와 에반스에 따르면, 일과 개인생활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다음 3가지의 감정이 느껴지는 경우를 말한다. 첫째, 스스로 유능하다고 느껴야 한다. 둘째, 일을 즐긴다고 느껴야 한다. 셋째, 업무와 자신의 도덕적 가치가 일치된다고 느껴야 한다. p302-303
대부분의 조직은 사람을 새로운 자리에 보낼 때, 그 자리에 적합한 능력을 가졌는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직원이 그 일을 좋아하는지, 그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 p304
더욱이 현실적인 어려움은 일과 자신의 적성이 조화를 이루는지 스스로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직장인은 자신이 어떤 일에 적성이 맞는지를 알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일과 스스로를 조율해 볼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p304
사실 조직에서 야심적이고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소수면 족하다. 오히려 직무와 조화를 이루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적절한 보상을 원하는 다수가 더욱 필요하다. 이들은 조직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것보다 자신의 일을 즐기며, 기대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인력을 배치할 때는 능력 뿐 아니라 일에 대한 관심과 만족도, 도덕적 자부심의 정도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길게 보면 이것이 바로 부적응자를 양산함으로써 직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건강한 접근법이다. p306
직원들이 갖고 있는 업무 외의 관심사를 알아내고, 개인적 꿈이 일과 함께 잘 성취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배려와 멘토링이 중요하다. p306
종신고용과 성과주의
구조조정이라는 말은 쓰이는 지역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구조조정이라는 서구의 경영기법은 사업 영역의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에서 이 말은 인원감축의 의미를 강하게 풍기고, 일본에서는 기업의 체질 개선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이러한 인식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결과론적인 평가에서 나온 것이다. p307
마쓰시타의 사례는 일본 종신고용의 철학의 중요한 시발점이 되었다. 마쓰시다는 살아있는 동안 한 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생전에 “마쓰시다 전기는 전기기구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회사”라는 말을 자주 했다. 사람에 대한 그이 남다른 욕심은 자신에 대한 낙관적 애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하나님은 내게 3가지 은혜를 주셨다. 첫째, 나는 가난했기에 어릴 때부터 보모, 공장의 직공 등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둘째, 몸이 약했기에 늘 운동에 힘써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도 채 졸업하지 못했기에 세상 사람들을 다 스승으로 여기고 언제나 배우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다. |
마쓰시다는 자신의 말대로 작고 보잘것없는 체격을 가졌지만 어려운 상황에 굴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라는 마쓰시다의 말은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방식을 실천하는 그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되었다. 일본인들은 그를 ‘경영의 신’으로 추앙한다. p308-309
IBM도 과거 공항기에 직원을 해고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종신고용이 온정주의와 연결된 우리의 문화적, 정서적 유산은 어울리는 경영방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p310
달인이란 한 분야의 한계를 확장한 고수를 말한다. 이들은 그 분야의 전통적 방법을 익혔을 뿐 아니라, 거기에 자신의 특별한 비법을 더한 사람들이다. 전문가라는 표현이 ‘편협한 깊이’라는 누앙스를 감추지 못하는 반면, 달인이라는 말은 경계를 넘나드는 모호함이 매우 돋보이는 표현이다. 재미있는 것은 ‘영역이 모호한 깊이’가 바로 지금의 인재상을 가장 적절하게 함축한 단어일 수 있다는 점이다. p311
정보사회에서는 폭넓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아는 것이 힘이다. 말하자면 노웨어(know-where)가 중요하다. 그러나 지식의 시대에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앎의 깊이가 중요하다. 노하우(know-how)나 노와이(know-why)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정보와 지식이 결합한 복잡화 시대에는 이것저것 두루 알면서도 그 가운데 한 가지 일에는 전문가이며, 동시에 다른 한두 가지 분야에도 제법 식견이 있는 준전문가 수준의 멀티테스커들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p312
우리시대의 새로운 인재상은 장르를 넘나드는 관심을 가진 전문가로서의 멀티테스커,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수용할 수 있는 다문화주의자 또는 다문화경험자, 기존의 직업에 기질과 재능을 결합해 자신만의 특화된 틈새를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지금은 전문 분야와 전문 분야를 융합하고, 직업과 자신의 내면적 역량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차별성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
첫째, 자신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신의 욕망과 능력을 잘 가늠하고 있다. ... 둘째, 취미를 직업화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원하는 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특화함으로써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자신의 내면적 특성을 세상이 원하는 방식으로 구현하는 법을 터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유일함을 무기로 삼는다. 셋째, 매일 학습한다는 점이다. 빠른 시간대에 속한 사회가 개인에게 주는 최대의 스트레스는 터득한 지식이 단명한다는 점이다. ... 넷째, 자신의 욕망과 기질 그리고 경험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어내는 데 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직업을 계승하기보다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직업 창조자의 역할을 즐기는 것이다. p314
주변부에 속한 지극히 평범한 개인일지라도 자신의 강점을 재발견하고 계발한다면 세상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이것이 이 시대의 메시지다. 세상이 만들어 주는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세상에 참여한 사람들, 그 주역이 바로 한때 평범했던 우리들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어제의 나에 갇히지 말자. p314
노사관계 - 투쟁 모드에서 공존 모드로
NUMMI의 사례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은 다음의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인간에 대한 가정과 전제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와 믿음은 그것을 지키려는 지속적인 노력 없이는 얻을 수 없는 보물이라는 점이다. 경영자가 노조원을 ‘그들’이라고 부르고, 노조원이 경영진과 비노조원을 ‘그들’이라고 부르면, 그것은 신뢰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와 그들이라는 대립구조만 존재할 뿐이다. 셋째, 시대가 바뀌어가면서 노사관계 역시 새로운 방향으로의 모색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p322-323
1780년부터 1830년까지 잉글랜드의 노동계급을 연구해 온 역사학자 에드워드 파머 톰슨은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이라는 책의 머리말에서...관계란 언제나 실재하는 사람들과 현실적인 맥락에서 구체화되 뿐이다. 더욱이 우리는 서로 다른 두 계급을 각기 독립적인 존재로 보아오다가 나중에 이 둘을 어떤 관계 속으로 상호 연결시킬 수는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 없이 사랑은 존재할 수 없다. ... 계급의식은 지식인들이 지어낸 못된 물건이다. 그들은 서로 다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여러 집단의 평화적 공존을 방해하는 것, 그리하여 경제적 성장을 지연시키는 것은 무엇이나 ‘옳지 못한 혼란 징후(disturbance-symptom)’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p324
가장 커다란 전략, 어진 상술
이 생명보험이 실제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임을 깨달았고, 당장 해약했다. p327
경영은 직접 이익을 다루고, 이해의 바다를 항해하는 기술이다. p332
그가 쓴 <군주론>은 부도덕한 정치론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을 적나라하게 비춰주는 매우 정직한 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주’ 대신에 ‘경영자’라는 단어를 대입하면, 부도덕하지만 정직한 ‘경영자론’ 하나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정치와 마찬가지로 경영의 세계는 부, 명예, 권력이라는 재화의 상대적 희소성을 다룬다. p333
경영자의 연민과 냉혹함을 예로 들어보자. 개인적으로 연민은 미덕이고 냉혹함은 악덕이다. 그러나 경영자가 연민에 치우치면 기강이 문란해져 질서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결국 엄격하고 냉혹한 통제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됨으로써 이것은 악덕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초기의 적절한 냉혹함은 기강과 질서를 바로잡아 더 관대한 결과를 가져옴으로써 덕으로 전환될 수 있다. p337
경영의 핵심은 상징과 외양이다. 경영자는 능란한 위선자요 가장의 달인이어야 한다. 성실함, 자비, 인간애와 신실함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경영은 본질(what is)의 영역이 아니라 외양(what appear)의 영역에 속한다. p337
경영자는 사자의 힘과 여우의 기만을 십분 활용하지 않으면 강력하게 지배할 수 없다.
마키아벨리는 ...실망한 그는 피렌체 교외에 칩거했다. 그는 결국 ‘정치에 지치고, 시골의 은둔생활에 지치고, 심지어 선술집 친구들에게 지쳐’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자신의 처세술을 자신에게 적용하는 데 실패했지만, 그는 우리의 생물학적 유전자 속에 여전히 살아있다. p338
돈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주도하면 타락한다. 그리고 지위가 사람 사이를 주도하면 한 사람은 명령하고 다수는 그 명령을 따르는 종이 된다. p339
애덤 스미스도 <국부론>을 쓰기 전에 <도덕 감성론>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윤리학자였음을 감안하면, 돈을 경제 이전에 윤리학의 대상으로 인식해온 오랜 전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윤리없는 돈, 그것은 죄악이다. p342
제레미 리프킨은 자본주의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사회적 신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는 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회적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꽃필 수 있는 나무였다. p344
유한킴벌리 사장 문국현과 그라민은행 경영자 무하마드 유누스의 신념을 차례로 되새겨 보자.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적절한 사회적 기여를 선택하는 것은 기업 목표를 달성해가는 전략적 과정의 중요한 부분이다. 유한킴벌리가 사회성과 공공성을 추구하는 것은 하나의 가치창조 활동이며 차별화 전략이다. p351
화살을 만드는 사람이라 하여 갑옷을 만드는 사람보다 불인(不仁)하다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자신이 만든 화살이) 다른 사람을 상하게 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갑옷을 만드는 사람은 (자기가 만든 갑옷이 화살에 뚫려) 사람이 상하게 될까봐 걱정한다. 무당과 장인도 역시 그러하다.(당시 무당은 의사와 같았기 때문에 사람의 병이 낫지 않을까 봐 걱정하고, 장인은 관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으면 관이 팔리지 않을까 봐 걱정한다). 그러므로 직업의 선택은 신중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p352
수평적 관계 고리를 강화하라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 직급정년제를 사용하는 곳은 가장 위계질서가 강한 군대 조직이다. 이것은 성과가 약하거나 정치적 능력이 부족한 연장자를 합리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쓰여왔다. p357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매킨지의 접근법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공식적인 훈련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구체적인 직무교육부터 전체적인 리더십교육에 이르기까지, 입사하는 날부터 회사를 떠날 때까지 지원해 주는 계발과정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투자한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적은 교육방법이다. 사실은 이보다 훨씬 중요한 2가지 접근법이 있다. 이 2가지 방법은 모두 개인적인 노력과 학습이라는 점에서 대단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그 하나는 도제방식이다. ... p360
전문가제도를 통해 인정을 받은 기술 인력들이 전문가 경력을 따라 승진하여 최고가 되면 관리의 책임을 지지 않는 중역의 대우를 받는다. p365
좋은 만남도 있고 나쁜 만남도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독사에게 물리면 위험하다. 이때 ‘독’과 ‘사람’의 만남은 나쁜 만남이다. 그러나 뱀은 독을 이용해 먹이를 구하고 자신을 보호한다. 따라서 독과 뱀은 좋은 만남이다. 50년 전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다...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대체로 좋은 만남이었다.... 촛불시위장으로 변했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이제 새로운 관계로 전환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 관계의 변곡점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좋다’ ‘나쁘다’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무엇과 무엇 사이의 관계맺음, 즉 ‘배치’에 의해 이해도고 결정되는 것이다. 한 가지만 더 예를 들어보자. 사람의 입은 다른 것과의 관계를 통해 그 기능적 성격이 달라진다. p368
프록토 겜블에서 지멘스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대기업에서 중년의 간부들이 젊은 신입사원들에게 인터넷의 신비를 배우는 역지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젊은 신세대 사원들이 중간간부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인터넷뿐 아니라 간부들에게 신세대를 다루는 법을 가르칠 수도 있다. 또한 토익 900점을 넘고 현지에서 영어를 익힌 젊은 사원들은 상사를 위한 훌륭한 영어교사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이러한 다양한 방식을 통한 수평적 교류나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역지도 운동이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어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조직의 민주화를 촉진하는 훌륭한 디딤돌이 된다. p370
그간 관리자 대신에 리더와 리더십이라는 말을 사용하려는 추세는 이런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관리자는 직무기술서에 규정한 과업들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정해진 일을 착오 없이 수행하는 효율성이 관리자의 미덕이다. 그러나 리더는 추종자들과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그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선도해야 한다. 따라서 효과성이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특히 사람이 경쟁력의 핵심인 사회에서는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폰서의 개념이 중요하다. 이제 명령하지 않고 경영하며, 지시하지 않고 과업을 이루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p373
우리 회사 직원들이 가장 싫어 하는 단어 10가지를 공모하여 새로운 대체어를 찾아주는 캠페인 말이다. 우리는 이렇게 가볍고 즐겁게 시작할 수 있다. .. 사용하는 단어를 보면 그 뒤에 숨은 조직의 정서를 읽어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로운 단어가 도입되어 생활화되면 그 단어가 내포한 개념도 일상에 뿌리내린다. 자, 지금 당장 10가지 일상 언어를 대체해 줌으로써 기업 내에 새로운 개념이 뿌리내리고 꽃필 수 있도록 스폰서링해 보자. p373
칭찬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과도함의 병폐가 있다. 남용하면 사람을 피노키오로 만든다. 링컨이 한 말을 기억하자. “우리는 찬사에 민감하다. 옳은 말이다. 우리는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정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모든 인간은 이러한 인정에 대해 끊임없는 허기를 느끼고 있다.”
사람은 이상한 동물이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마음을 받지 못하면 금방 그것을 감지한다. p374
한국인들이 칭찬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 번째, 당연히 해야 할 의무와 역할을 했다고 해서 고맙다는 치하를 받는 것은 경박한 처세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 두 번째 이유는 마음의 표현을 좀처럼 쉽게 하지 않는 특성 탓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수다스럽고 경박한 사람으로 취급되기 십상이다. p376
모든 칭찬은 나쁜 것인가? 그렇지 않다. 모든 비난은 나쁜 것인가? 역시 그렇지 않다. 칭찬과 비난은 모두 얼마나 진지한가의 문제다. ... 솔직한 인정과 긍정적인 애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칭찬할 때 성과를 칭찬해서는 안 된다. 성과를 칭찬받는다면 그 사람은 인형으로 쉽게 전락하고 만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피와 열정과 영혼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성과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를 인정해 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존재를 인정받을 때, 우리는 열정을 가진 창조자가 된다. p377
굉장히 웃기는 결과인데, 아주 많은 관리자들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짐짓 말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 사랑받기를 기다리지만, 그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로 간직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누군가의 사랑을 간절히 기다리는 것은 ‘유약한 모습’이며, 유약함을 보여주는 것은 경쟁 사회에서 매우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p379
에필로그/ 세계를 받아들이고 내 것을 활용하라
이제 나는 앞으로 10년간 100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한국과 세계’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 어울림의 방식을 다루어 보려한다. 이것은 10년간 신나게 놀아볼 만한 재미있는 놀이이며 의미있는 과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첫해의 수확이다. p391
3. 내가 저자라면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경영학과 인문학의 접점을 찾아내는 것은 나의 지속적인 관심사이다.
나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진화가 나의 글쓰기를 통한 과제이자 관심사가 될 것 같다.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내게 열한 번째인 이 책은 가장 쓰기 힘든 책이었다. 한국인이면서도 나는 코리아니티라고 불릴 수 있는 한국적 특성과 잠재력에 대해 확실히 정리하기 어려웠다. 그것은 수수께끼였고, 깊고 어두운 무의식의 신비한 숲이었다.
나는 선생님이 한국인이었기에, 코리아니티를 정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몸담고 사는 일상과 익숙한 환경 속에서 얼마쯤 떨어져야 한다는 것, 마치 유체이탈을 한 것처럼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것은 죽음같이 힘든 일이다. 아니 쓸 때마다 자신을 죽여야만 자유로운 일이라고 감히 말한다. 그렇다고 그렇게 고통스러운 일을 외부에 용역을 맡길 수도 없는 일이다. 그들의 시각이 다르고, 그들의 철학과 정서가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그들에게 어떻게 비쳐지는지를 이해하는 데 참고자료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그들은 한의 정서와 화병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없이는 감동을 주는 글을 낼 수도 없다. 그것은 그저 칠판에 적힌 딱딱한 글씨들에 불과할 뿐이다. 따뜻한 울림이 있는 목소리가 실려야만 시詩는 비로소 눈물을 흘리게 할 수 있다. 나는 다만 아직도 고은의 시詩가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지금 첫 책을 써가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기획도 해보고, 써보기도 했다. 다만 조그마한 나의 울타리 안에서 내가 살아온 소박한 경험들을 담소처럼 적어낸 글들이었다. 지금 탈고를 하고 있는 ‘전주의제21 발자취’(가칭)도 그 중에 하나다. 그리고 비로소 세상에 낼 첫 책을 준비하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서야 낼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이미 1년을 지내면서, 그리고 마흔 권의 북리뷰를 넘기면서 때론 수천 년의 시간과 수천 킬로미터의 공간을 초월해가면서, 더러는 무덤의 관뚜겅을 뜯어내고서 불러오신 영혼들과의 만남이 무엇으로 응어리져서 나오게 될지. 여전히 무섭고, 두렵고, 설레기도 할 뿐이다. 도대체 얼마나 더 아파야만 할까. 크리스마스도 지난 하루, 하염없이 눈이 쏟아지고 있다.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좋은 책을 읽고 싶으냐? 그럼 좋은 책을 써라.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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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2 | 41. <내 인생의 첫책쓰기> 오병곤, 홍승완 | 박미옥 | 2011.01.03 | 29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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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0 | [리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최우성 | 2011.01.03 | 24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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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8 | [북리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 이선형 | 2011.01.03 | 24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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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6 | 내 인생의 첫책쓰기_저자, 구성 | 맑은 김인건 | 2011.01.03 | 28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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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4 | 북리뷰- 뼈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 이은주 | 2011.01.02 | 2847 |
2663 | [북리뷰 41]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Writing down the Bones | 신진철 | 2011.01.02 | 2611 |
2662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버그 | 김연주 | 2011.01.02 | 2399 |
2661 | 코리아니티_발췌 | 김인건 | 2010.12.30 | 2451 |
2660 | 코리아니티_저자,구성 | 김인건 | 2010.12.30 | 2877 |
2659 | [리뷰] 코리아니티, 구본형 | 최우성 | 2010.12.29 | 2498 |
» | [북리뷰 40] 코리아니티 경영 | 신진철 | 2010.12.29 | 2498 |
2657 | 북리뷰40-<코리아니티> [1] | 박경숙 | 2010.12.28 | 25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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