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박미옥
  • 조회 수 2256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1년 2월 7일 11시 56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1941년

밀양 출생

1963년

1965년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 졸업

*숙명여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 강사로 있던 중

1968년(27세)

1988년(47세)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

8.15 특별가석방으로 출소

1989년~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

* 2006년 정년퇴임, 현재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석좌교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1988년)(47세)

엽서(1993년)(52세)

나무야 나무야 (1996년)(55세)

더불어 숲 1권 (1998년 6월)(57세)

더불어 숲 2권 (1998년 7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증보판 (1998년 8월)

더불어숲-개정판 합본 (2003년 4월)(62세)

신영복의 엽서 (2003년 12월)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2004년 12월)(63세)

처음처럼: 신영복 서화 에세이 (2007년 1월)(66세)

청구회 추억: Memories of Chung-Gu Hoe (2008년 7월)(67세)

For the First Time: 처음처럼(영문판) (2008년 8월)

「역서」

외국무역과 국민경제(1966년)(25세)

사람아 아!사람아(1991년)(50세)

루쉰전(1992년)(51세)

중국역대시가선집(1994년)

한 개인의 삶에 그 시대의 양이 얼마만큼 들어가 있는가 하는 것이 그 삶의 정직성을 판별하는 기준이라고 한다면.....(19)

절묘한 우연이었다. 올해 초 승진시험을 위해 국사공부를 하던 중 참고서적을 구하러 대형서점에 들었을 때였다. 필요한 책을 골라 서둘러 서점을 빠져나오려는데 서점 입구에 진열된 수묵화 표지에 눈을 빼앗기고 말았다. 시원한 알콜음료와 同名異物이었던 책. 왠지 꼭 사야할 것 같은 생각에 사오기는 했지만 정작 읽을 짬을 내지 못하고 겨우 저자프로필만 힐끗 훑을 수 있었다. 그 중에도 눈에 확 뛰는 단어 ‘통일혁명당 사건’. 의식적으로라도 정치에서 멀어지고 싶어하는 평소의 경향으로 보아 국사공부를 하고 있는 동시성이 아니었담 굳이 찾아보려고 시도할 이유도 없는 단어였는지도 모른다.

그의 삶과 글은 말 그대로 한국현대사의 축소판이었다. 그의 기준을 빌어 판단하자면 그의 삶은 ‘정직’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다. 역사의 그늘을 온몸으로 감당해낸 고단한 음지식물인 그의 삶이 끊임없이 양지를 찾아 움직이느라 분주하던 삶에게까지 빛을 나눠주는 光源이 되고 있으니 어찌 신기하다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책을 내면서

o 오늘날의 여러 가지 당면 과제를 고전을 통하여 재구성 5

o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디딤돌이면서 동시에 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짐이기 때문에 지혜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짐을 지혜로 만드는 방법이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고전 독법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면서 동시에 미래와의 대화를 선취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

o 이 책이 고전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리 현실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6

1. 서론

o 유년시절의 경험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 심층의 정서로 남아 있기 때문 16

o 독방에 앉아서는 모든 문제를 근본적인 지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16

o 나의 사고와 정서를 지배하고 있는 식민지 의식을 반성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17

o 근본적 담론 자체가 실종된 환경 17

o 한 개인의 삶에 그 시대의 양이 얼마만큼 들어가 있는가 하는 것이 그 삶의 정직성을 판별하는 기준 19

o 정작 중요한 것은 관점, 역사는 다시 쓰는 현대사 21

o 사회 변혁기는 사회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담론이 주류 22

o 사회와 인간 그리고 인간관계에 관한 근본적 담론을 주제로 할 것 23

o 고전 강독의 전 과정이 화두를 걸어놓고 진행한다_ 21세기의 새로운 문명과 사회 구성 원리. 현재에 대한 비판적 시각 23

o 어떤 이상적인 모델을 전제하고 그 모델을 현재와 현실 속에 실현하려고 하는 소위 건축 의지가 바야흐로 해체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지적 상황입니다. 설계 도면을 파기하는 것이지요 23

o 유럽 근대사의 구성 원리가 근본에 있어서 ‘존재론’임에 비하여 동양의 사회 구성 원리는 ‘관계론’이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존재론적 구성 원리는 개별적인 존재를 세계의 기본단위로 인식하고 그 개별적 존재에 실체성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이든 집단이든 국가든 개별적 존재는 부단히 자기를 강화해가는 운동 원리를 갖습니다. 그것은 자기 증식 운동원리로 하는 자본 운동의 표현입니다..근대의 사회론이란 이러한 존재론적 세계 인식ㅇ르 전제한 다음 개별 존재들 간의 충돌을 최소화하는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 24 ★★★★★★★★★★★★★★★★★★_ 홀로 빛나는 별이 되기보단 별자리를 찾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o 관계론적 구성 원리는 개별적 존재가 존재의 궁극적 형식이 아니라는 세계관을 승인합니다. 세계의 모든 존재는 관계망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배타적 독립성이나 개별적 정체성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의 관계성을 존재의 본질로 규정하는 것이 관계론 적 구성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24 _ 신기한 것이 있다. 설사 서양의 근대문명이 존재론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해도 그게 다 일까. 예수가 그렇게나 애타게 전하고자 하던 ‘사랑’이란 결국 존재들을 망으로 엮는 기술이 아니었을까? 서양이라는 동네의 영적인 기반이 카톨릭이라면 서양의 영혼도 관계론적 사회를 추구하기는 마찬가지였던 것은 아닐까? _ 나는 너희에게 단 하나의 계명,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남겼는데, 너희 중에서 그 계명을 충실하게 지켰다고 항변하는 소리를 하나도 듣지 못하겠구나 (서양철학사 668,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 발췌)

o 고전 강독에서 중요한 것은 고전으로부터 당대 사회의 과제를 재조명하는 것입니다 25

o 과학적 방법이나 첩경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우직하게 암기하는 것이 오히려 가장 확실한 성과를 이루는 것 26

o 우리가 어떤 본질에 대하여 이해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먼저 그것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최대한으로 수용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비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엄밀한 의미에서 대등한 비교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교나 차이는 원천적으로 비대칭적입니다 28

o 진정한 공존은 차이가 있든 없든 상관없는 것이지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존이 필요한 것이지요 29

o 차이보다는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29

o 동양 문화는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주변적 위상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언제나 서양의 시각에서 동양 문화가 조명되는 구도지요 29

o 서양문화의 기본적 구도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종합명제라는 것이 통설입니다. 흄과 칸트의 견해입니다. 서양 근대 문명은 유럽 고대의 과학정신과 기독교의 결합이라는 것이지요. 과학과 종교라는 두 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과학은 진리를 추구하고 기독교 신앙은 선을 추구합니다. 과학정신은 외부 세계를 탐구하고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됩니다. 그리고 종교적 신앙은 인간의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의 갈등을 조정합니다. 서양 문명은 과학과 종교가 기능적으로 잘 조화된 구조이며 이처럼 조화된 구조가 동아시아에 앞서 혀대화를 실현한 저력이 디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서양 문명은 이 두 개의 축이 서로 모순되고 있다는 사실이 결정적 결함이라는 것입니다. 과학은 비종교적이며 종교 도한 비과학적이라는 사실입니다 30 _ 뭐하나가 ↑, 나머지 ↓,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너지의 형태가 바뀔 뿐 늘거나 줄지 않는다) _ ? ‘모순’이 서양을 해석할 땐 결함이고 동양을 해석할 땐 잠재력이 된다면 좀 너무 편파적인 거 아닐까요? @@ _ 이 문제는 뒤에 곧 해결되니 넘 흥분하지 말 것!!

o 과학이 자신의 대립면을 상실하고 무한 질주를 거듭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서구 문명의 기본적인 구조, 즉 과학과 종교라는 이원적 구조와 모순에 대한 반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1

o 서구 문명에 대한 기본적인 구조, 즉 과학과 종교라는 이원적 구조와 모순에 대한 반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1

o 패권주의적 질주는 자기의 목표를 부단히 허물어버리는 모순 운동 그 자체라는 것이지요 32

o 동양의 역사에는 과학과 종교의 모순이 없으며 동양 사회의 도덕적 구조는 기본적으로 인문주의적 가치가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관계 등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문주의적인 가치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32

o 대립면을 상실한 일방적 질주 33

o 동양학에 대한 관점을 바로 이 지점에 세우는 작업이야말로 실천적으로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3

o 동양적 사고는 현실주의적이라고 합니다..대체로 우리들의 삶이 여러 가지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승인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혼자 마음대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란 뜻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고 나아가 자연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지요 34 ★★★★★★★★☀ _ 이 책에서 건진 최고의 깨달음. 현실주의적 자기계발서를 써보도록 하자!!!

o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에 소용이 없는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실주의란 한마디로 살아가는 일의 소박한 진실입니다 34

o 체면이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인간관계를 내용으로 합니다. 그런 점에서 체면은 사회적 의미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형식주의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관계를 일정하게 사회화해야 하는 경우 필연적으로 일정한 형식이 요구됩니다 36

o 막스 베버의 체계는 인관관계에 대한 관점이 결여되고 있는 것이지요. 살아간다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며, 살아가는 일의 소박한 현실이 곧 소중한 가치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36

o 길은 삶의 가운데에 있고 길은 여러 사람들이 밟아서 다져진 통로입니다 36

o 道란 걸어가며 생각하는 것 36

o 도는 길처럼 일상적인 경험의 축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37

o 서양의 진리란 일상적 삶 속에 있는 것이 아니며 고독한 사색에 의해 터득되는 것임을 선언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리란 이미 기성의 형태로 우리의 삶의 저편에 또는 높은 차원에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사람들이 그것을 사랑하고 관조하는 구도속에서 진리는 존재합니다 37

o 진리가 서양에서는 형이상학적 차원의 신학적 문제임에 반하여 동양의 도는 글자 그대로 ‘길’입니다. 우리 삶의 한복판에 있는 것입니다...동양적 사고는 삶의 결과를 간추리고 정리한 경험과학적 체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동양 사상이 윤리적 수준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고 할 수 있지만 비종교적이며 과학과의 모순이 없습니다 37 _ 내가 추구하는 곳.

o 질서라는 의미는 이를테면 시스템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38

o 장은 그것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서로 조화통일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이 조화통일됨으로써 장이 되고 그래서 최고의 어떤 질서가 됩니다. ‘관계들의 총화’입니다. 중요한 것은 장을 구성하는 개개의 부분은 부분이면서 동시에 총체성을 갖는다는 사실입니다. 이 점이 집합과 장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8

o 동양학에서 자연이란 자원이 아닐 뿐 아니라 인간의 바깥에 존재하는 대상이 아님은 물론입니다. 무궁한 시공으로 열려있는 질서입니다. 우주라는 개념도 宇와 宙의 복합적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宇(집,지붕,처마)는 물론 공간개념입니다. 상하사방이 있는 유한공간으로서의 의미를 갖습니다. 宙(집, 하늘, 동량)은 고금왕래의 의미입니다. 시간적 개념입니다. 무궁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자연이란 공간과 시간의 통일, 유한과 무한의 통일체로서 최고, 최대의 개념을 구성합니다 39

o 진흙이 그릇이 되고 그릇은 다시 진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만약 그릇이 그릇이기를 계속 고집한다면 즉 자기를 고집한다면 생성 체계는 무너지는 것입니다 39

o 서구의 인본주의 자체가 반자연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의 중심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인간뿐만이 아니라 우주의 어떠한 지점도 결코 중심일 수가 없는 것이지요 39

o 생기의 장으로서의 자연개념은 삶에서 욕망의 절제로 나타납니다 40

o 동양 사상의 현실주의란 이러한 자연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그 위에 인간과 인간관계를 두루 포괄하는 사회적 내용을 갖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40

o 인간주의적 관점에서 규정하는 인성이란 한 개인이 맺고 있는 여러 층위의 인간관계에 의하여 구성됩니다. 인성은 개인이 맺고 있는 여러 층위의 인간관계에 의하여 구성됩니다. 인성은 개인이 자기의 개체 속에 쌓아놓은 어떤 능력, 즉 배타적으로 자신을 높여나가는 어떤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성이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40 ★★★★★★★

o 仁은 기본적으로 人+人 즉 二人의 의미입니다. 즉 인간관계입니다 41

o 인성의 고양을 궁극적 가치로 상정하고 있는 것, 그리고 인성이란 개별 인간의 내부에 쌓아가는 어떤 배타적인 가치가 아니라 개인이 맺고 있는 관계망의 의미라는 것이 동양사상의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인성이란 어떤 개체나 존재의 속성으로 환원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여러 개인이 더불어 만들어내는 장의 개념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인성의 고양이 곧 사회성의 고양이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42

o 인간은 어디까지나 천지인 삼재의 하나이며 그 자체가 어떤 질서와 장의 일부분이면서 동시에 전체입니다. 그리고 인성의 고양을 궁극적 가치로 인식하는 경우에도 인간을 관계론의 맥락에서 파악함으로써 개인주의의 좁은 틀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43

o 모든 사상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모순구조를 내장하고 있습니다..동양적 구성원리에서는 그러한 모순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화와 균형에 대하여 대단히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중용이 그것입니다. 대립과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것의 조화와 균형을 중시한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순 대립의 두 측면이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 또한 대단히 중요한 차이입니다 43

o 동양 사상의 조화와 균형은 널리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유가와 도가의 견제입니다. 유가는 기본적으로 인본주의적입니다. 따라서 유가적 가치는 인문 세계의 창조에 있습니다...그러한 적극 의지는 하늘을 다스리고 모든 것을 부리는 이른바 勘天役物(하늘을 따져묻고 사물을 부리다) 사상으로 나아갑니다. 바로 그 오만한 지점에 인간의 좌절과 인성의 붕괴가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인간 중심주의, 좁은 의미의 인간주의가 갖는 독선과 좌절을 사전에 견제하고 사후에 지양하는 체계가 내부에 존재합니다. 그것이 유가의 대립면으로서의 도가 사상입니다 44

o 오만과 좌절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유가의 인본주의를 견제하고 그 좌절을 위로하는 종교적 역할을 도가가 맡고 있는 셈입니다 44

o 사상이란 다른 사상과의 모순 관계에 있을 때 비로소 사상으로서의 체계가 완성된다는 원칙론의 확인이기도 합니다 44

o 21세기 미래담론..그것은 미래에 대한 객관적인 전망이 아니라 자기의 입장에서 각자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한 소마이 전망의 형식을 띠고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45

o 21세기 담론은 그것이 진정한 새로운 담론이 되기 위해서는 근대사회의 기본적 구조를 새로운 구성원리로 바꾸어내고자 하는 담론이어야 한다 45

o 통일..민족 문제이면서 동시에 문명사적 과제일 뿐 아니라, 분단과 냉전 질서의 청산이면서 동시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체제 극복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46 ★★★★★

o 이것은 철학적 주제로서의 和와 同에 관한 논의이기도 합니다. 同은 이를테면 지배와 억압의 논리이며 흡수와 합병의 논리입니다. 돌이켜보면 이것은 근대사회의 일관된 논리이며 존재론의 논리이자 강철의 논리입니다. 이러한 同의 논리를 和의 논리, 즉 공존과 평화의 논리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것은 20세기를 성찰하고 21세기를 전망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민족 문제를 세계사적 과제와 연결시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43

2. 오래된 時와 言, 시경, 서경. 초사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변화와 미래가 외부로부터 온다는 의식이 바로 식민지 의식의 전형입니다. 권력이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o 이야기에는 거짓이 있지만 노래에는 거짓이 없다는 것이지요 52

o 여러분의 감수성을 사로잡고 있는 오늘날의 문화는 본질에 있어서 허구입니다 53

o <시경> 독법은 우리들의 문화적 감성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을 기르는 일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53

o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말로도 부족하고 노래로도 부족해서 춤까지 더해 그 깊은 정한의 일단이나마 표현하려고 했던 것이지요 55

o 문학의 길에 뜻을 두는 사람을 두고 그의 문학적 재능에 주목하는 것은 지엽적인 것에 갇히는 것입니다. 반짝 빛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문학 본령에 들기가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역사적 관점에 대한 투철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 시대와 그 사회의 애환이 자기의 정서 속에 깊숙이 침투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57

나에게 모과를 던져주기에 나는 아름다운 패옥으로 갚았지.

보답이 아니라 뜻 깊은 만남을 위해서라오.

나에게 복숭아를 던져주기에 나는 아름다운 패옥으로 갚았지.

보답이 아니라 변함없는 우정을 위해서라오.

나에게 오얏을 던져주기에 나는 아름다운 패옥으로 갚았지.

보답이 아니라 영원한 사랑을 위해서라오.

o 우리가 거짓없는 마음을 만나기 위해서 시를 읽는다는 것이지요 58

o 사실과 전설 가운데에서 어느 것이 더 진실한가를 우리는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사실보다 전설 쪽이 더 진실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학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의 내면을 파고 들어갈 수 있는 어떤 혼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사실이란 결국 진실을 구성하는 조각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의 조합에 의하여 비로소 진실이 창조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문학의 세계이고 시의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62

o 樂與政通 : 음악과 정치는 서로 통한다는 것입니다 62

o 편향된 여과 장치 64

o <시경>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삶과 정서의 공감을 기초로 하는 진정성에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습니다. 시와 <시경>에 대한 재조명은 당연히 이러한 사실성진정성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진정성을 통하여 현대 사회의 분열된 정서를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문화적 환경은 우리 자신의 삶과 정서를 분절시켜놓고 있습니다 64 _ 삶과 정서의 분절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

o 소외되고 분열된 우리들의 정서를 직시할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유력한 관점이 바로 시적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시적 관점은 왜곡된 삶의 실상을 드러내고 우리의 인식 지평을 넓히는 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적 관점은 우선 대상을 여러 시각에서 바라보게 합니다...시적 관점은 사물이 맺고 있는 광범한 관계망을 드러냅니다. 우리의 시야를 열어주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시를 읽고 시적 관점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65

o 소설..핵심적인 요지는 시 한 편과 맞먹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시는 읽는 시간도 적게 들고 시집은 값도 비싸지 않습니다. 시를 많이 읽기 바랍니다 65

o 시인은 마땅히 당대 감수성의 절정에 도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의 개인적 경험의 세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65

o 문학적으로 호흡하는 세계가 매우 넓었다 65 _ 오지랖이 넓으셨단 말씀?

o 자기의 개인적 세계를 열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자기의 좁은 체험의 세계를 부단히 열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지요. <시경>의 세계는 그 시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거짓없는 애환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우리들이 매몰되고 있는 허구성입니다. 미적 정서의 허구성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지요 66

o 4언체는 보행리듬

o <시경>의 정신은 이처럼 땅을 밟고 걸어가듯 확실한 세계를 보여줍니다. 땅을 밟고 있는 확실함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되찾아야 할 우리 삶의 진정성이기도 합니다 67

o 천자의 언행을 기록하는 전통..동양문화의 특징..사후의 지옥을 설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구속력이 강한 규제장치가 되고 있습니다 67

o <서경>,<춘추> 같은 기록문화는 후대의 임금들이 참고할 수 있는 사례집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서 어떠한 제도보다도 강력한 규제 장치로 작용하리라는 것은 상상이 어렵지 않습니다...농경민족은 유한한 공간에서 무궁한 시간을 살아가는 동안 과거의 경험이 다시 반복되는 구조를 터득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과거에 대한 기록은 매우 중요한 문화적 내용이 됩니다 68 _ 내 ‘가정경영일지’도 이런 역할을 할 것. 우리 가정의 실록이 될 것.

* 직관. “우주공용어”

o 노동의 어려움을 알고 그 다음에 편안함을 취해야 비로소 백성들이 무엇을 의지하여 살아가는가를 알게 된다 70

o 무일 사상은 주나라 역사 경험의 총괄..생산 노동과 일하는 사람의 고통을 체험하고 그 어려움을 깨닫기를 요구하는 것 71

o 생산노동과 유리된 신세대 문화의 비생산적 정서와 소비주의를 재조명하는 예시문으로 읽는 것이 의미가 있다 71

o 무엇보다도 불편함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없는 것이지요. 살아간다는 것은 불편한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받는 것이라는 성찰이 없는 것이지요 72 ★★★ _ 이제야 비로소 알겠다 2010.11.9

o 레닌은 <우리는 어떤 유산을 거부해야 하는가?>라는 저서에서 역사 공부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계승할 것인지를 준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을 피력..나는 이 <무일>편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역사를 읽으면서 무엇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고전 독법은 물론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입니다. 당대 사회의 무제의식으로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역사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어떠한 시대나 어떠한 곳에서도 변함없이 관철되고 있는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무일>(생산 노동과 일하는 사람의 고통을 체험하고 그 어려움을 깨닫기를 요구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75

o <무일>편이 효율성과 소비문화를 반성하는 화두로 읽히기를 바랍니다 75

o 한 개인의 정체성이 그 사람의 고뇌와 무관한 소비 행위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지를 반성하는 관점에서 재조명되기를 바랍니다 76 _ 어떤 책을 써야하는가라는 숙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

o 前衛(사상이나 예술에서 혁신적이고 급진적인. 또는 그런 것.) 문화가 주류로 자리잡게 된다 76 _ 前衛문화란 삶과 유리된 문화를 말하는 것이겠지. 허위의식에 기반한 문화이거나, 선언적인 문화이거나..양쪽 다 사실성과 진정성이 결여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는..

o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77

o <시경>이 사실적이고 노동과 삶과 보행의 정서로 이루어지 세계임에 비하여, <초사>의 세계는 자유분방, 정열, 상상력, 신비, 환상 등 낭만적이고 서정적입니다 78

o 굴원의 ‘이소’가 <초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힘...실연한 여인의 장편 서사시..79

o 현실과 이상의 영원한 갈등 79

o 굴원의 자문자답..어부는 가상의 상대 80

o 굴원의 시를 ‘이상과 현실의 갈등’이라는 의미로 읽는 것이 옳다고 생각. 이상과 현실의 모순과 갈등은 어쩌면 인생의 영원한 주제..이 오래된 주제에 대한 굴원의 결론은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가장 정갈하게 간수해야 하는 갓끈을 씻고 반대로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 것입니다. 비타협적 엘리트주의와 현실 타협주의를 다 같이 배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획일적 대응을 피하고 현실적 조건에 따라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82 ★★★ _ 내가 회사사람들과의 사적 접촉을 극도로 기피했던 것이 바로 ‘비타협적 엘리트주의’였나부다. 그리고 업무에서 보인 태도는 ‘현실 타협주의’..비타협적 엘리트주의로 사람들에게서 멀어졌고, 타협주의로 나에게서 멀어졌던 아픈 기억들..지혜로운 대처법이 필요하다. 잘 생각해 볼 일이다.

o 이론은 좌경적으로하고, 실천은 우경적으로 해야 한다..우경적이란 현실주의와 대중노선을 뜻한다..82

o 남방 문학의 낭만주의적 정신세계가 갖는 의미를 재조명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 82

o 낭만주의가 대체로 부정한 의미로 인식되는 것은 인간의 정신을 구속하는 억압에 대한 원천적 저항과 비판의식을 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응 방식의 개인주의적 성격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소아병적 인식의 협소함 때문에, 그리고 도피 또는 복고적이라는 실천의 허약함 때문에 그것의 긍정적 의미가 크게 훼손되어왔기 때문입니다. 83

o 현실에 매달리지 않고 현실의 건너편을 보는 거시적 시각과 대담함이 곧 낭만주의의 일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넓고 긴 안목이 비록 <초사>의 세계나 남방적 낭만주의와 무관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우리가 처하고 있는 공고한 체제적 억압과 이데올로기적 포섭 기제를 드러내야 하는 당면의 과제와 한번쯤 연결시켜보는 것도 매우 의미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84

3. <주역>의 관계론

o <주역> 담겨 있는 판단형식 또는 사고의 기본 틀을 중심으로 읽기로 하겠습니다. 판단형식 또는 사고의 기본 틀이란 쉽게 이야기한다면 물을 긷는 그릇입니다 87

o <주역>은 동양적 사고의 보편적 형식 88

o ' 나 자신을 아는 사람‘은 못 되더라도 자신의 한계를 자각하고 있는 겸손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요 88

o 인간의 오만을 질타하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고 생각 89

o 보통 점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相 , 命, 占으로 나눕니다. 相은 관상,수상과 같이 운명 지어진 자신의 일생을 미리 보려는 것이며, 命은 사주팔자와 같이 자기가 타고난 천명, 운명을 읽으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占은 ‘선택’과 ‘판단’에 관한 것입니다. 이미 결정된 운명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판단이 어려울 때, 결정이 어려울 때 찾는 것이 점입니다. 그리고 그것마저도 인간의 지혜와 도리를 다한 연후에 최후로 찾는 것이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89

o 의난이 있을 경우, 임금은 자신을 비롯하여 조정 대신,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의 지혜를 다한 다음에 최후로 점을 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점괘와 백성들의 의견과 조정 대신 그리고 임금의 끗이 일치하는 겨우를 大同이라 한다고 하였습니다. 대학의 대동제가 바로 여기서 연유하는 것이지요 90

o <주역>이 점치는 책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경험의 누적으로부터 법칙을 이끌어내고 이 법칙으로써 다시 사안을 판단하는 형식입니다. 이 판단 형식이 관계론적이라는 것에 주목하자는 것입니다 90

o 중국의 역사를 사상사적인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크게 구분합니다. 공자 이전 2500년과 공자 이후 2500년이지요. 공자 이전 2500년은 점복의 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자 이후의 시기는 <주역>의 텍스트에 대한 해석의 시대입니다. 經은 원본텍스트이고 傳은 그것의 해설서이니다 91

o 이 철학적 해석이 곧 사물과 사물의 변화를 바라보는 판단형식이기 때문입니다 91

o <주역>을 읽고자 할 때는 십익을 먼저 읽는 것이 좋습니다 92

o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할수록 불변의 진리에 대한 탐구가 절실해지는 것이지요...한마디로 <주역>은 변화에 대한 법칙적 인식이 절실하게 요청되던 시기의 시대적 산물이라는 것이지요 92

o 효와 괘를 이러한 사물 또는 사물의 변화를 담지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93

o <주역>의 각 구성 부분은 어느 경우든 사물, 사건, 사태와 같은 범주적 개념으롷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93

o 객관적 세계의 변화를 추상화하고 단순화한 법칙 즉 간이이기 때문에 세계의 복잡한 연관을 모두 담아낼 수 는 없습니다 94

o 주관적인 판단 형식은 근본에 있어서 객관적 세계를 인식하는 철학적 사유에 기초하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서구적 판단형식과 주역의 판단 형식의 차이는 세계에 대한 존재론적 인식과 관계론적 인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94

o 각 대성괘에는 그 괘의 성격을 나타내는 이름이 있고 괘 전체의 의미를 나타내는 괘사가 달려있으며 괘를 구성하는 여섯 개의 효와 그 효를 설명하는 효사가 달려 있습니다 95

o 세 개의 효 중에서 양효가 홀수이면 양괘, 음효가 홀수이면 음괘가 됨. 셋 중에서 언제나 소수가 전체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98

o <주역>의 독법에서 가장 먼저 설명해야 하는 것이 位입니다. 즉 ‘자리’입니다. 어떤 효의 길흉화복을 판단할 때 그 효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효가 어디에 자리하고 dT는가를 보고 판단합니다 100

o 개별적 존재에 대해서는 그거의 고유한 본질을 인정하지 않거나, 그러한 개별적 본질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깁니다..그 처지에 따라 생각도 달라지고 운명도 달라진다는 것이지요. 易地思之라는 금언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됩니다..옛사람들은 “처지에 눈이 달린다”는 표현을 하지요 100

o 나는 사람이란 모름지기 자기보다 조금 모자라는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 사람의 됨됨이보다 조금 작은 듯한 집이 좋다고 하지요 101

o 어떤 사람의 능력이 100이라면 70 정도의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에 앉아야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30 정도의 영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30 정도의 여백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여백이야말로 창조적 공간이 되고 예술적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101 ★★★★★★★★★★★★★★★★★★★★★★★★★★★★★★★★★★★★★★★★★★★★★

o 70%의 자리가 득위의 비결입니다 102

o 내가 중간을 선호하는 이유는 앞과 뒤에 만은 사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관계가 가장 풍부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그만큼 영향을 많이 받고 영향을 많이 미치게 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선두는 겨우 자기 한 몸 간수에 여력이 있을 수 없는 고단한 처지입니다..아무튼 <주역>에서는 중간을 매우 좋은 자리로 규정합니다. 그리고 가장 힘 있는 자릴고 칩니다 103

o 우리 삶을 저번에서 지탱하는 인간관계와 신뢰가 바로 응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5

o 개별적 존재의 의미와 역할은 그것이 맺고 있는 관계망 속에서 상대적으로 규정되고 사후에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106

o 점이라고 하는 것 역시 그 본질에 있어서는 어떤 현상과 상황을 우리들의 일상적 관점과는 다른 논리로 재해석하고 조명하는 인식 체계입니다 107

o 오랜 기간 동안의 반복적 경험의 축적과 시간 관념의 발달위에서 성립할 수 있는 사상이기 때문입니다 107

o <주역>이란 변화에 관한 사상이고 변화에 대한 법칙적 인식이기 때문입니다 107

o 사상이란 어느 천재의 창작인 경우는 없습니다. 어느 천재 사상가가 집대성하는 경우는 있을지 모르지만 사상이란 장구한 역사적 과정의 산물입니다 107

o 관계란 다른 것을 향하여 열려있는 상태이며 다른 것과 소통되고 있는 상태에 다름이 아닌 것이지요 119 ★★★★★

o 희망은 고난의 언어이며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고난의 한복판에서 고난 이후의 가능성을 경작하는 방법이 과연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4

o 역경에 처했을 때 처했을 대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잎사귀를 떨고 나목으로 서는 일입니다. 그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가지를 직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24

o 동양사상은 기본적으로 땅의 사상이며 모성의 문화라는 것이지요 126

o 나는 세상에 무엇 하나 끝나는 것이라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127

o <주역> 사상을 계사전에서는 단 세마디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역이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가 그것입니다 130

o 窮하다는 것은 양적 변화와 양적 축적이 극에 달한 상태 130

o 절제와 겸손이란 자기가 구성하고 조직한 관계망의 상대성에 주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131

o 우리의 삶이란 기본적으로 우리가 조직한 ‘관계망’에 지나지 않습니다 131

o 여러 가지 사정을 배려하는 겸손함, 그것이 바로 관계론의 최고형태라는 것이지요 132

80년 전에는 저것이 나더니

80년 후에는 내가 저것이로구나 133

4. <논어>, 인간관계론의 보고

o 고전과 역사의 독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時制 141

o 붕은 수평적 인간관계이며, 또 뜻을 같이하거나 적어도 공감대가 있는 인간관계를 의미 143

o 習 은 실천의 의미 144

o 증자가 말하기를 자기는 매일 세 가지를 반성한다 : 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일하되 그것이 진심이었는가 ② 벗과 사귐에 있어 불신 받을 일이 있지나 않았는지 ③ 傳하기만 하고 행하지 않고 있지는 않은가? 144

o 사회에 대한 모든 개념은 제도와 인간으로 요약할 수 있다..제도와 인간이라는 두 개의 범주가 인간관계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사회는 인간관계의 지속적 질서라 할 수 있으며, 이 인간관계의 사회적 존재 형태가 사회 구성체의 본질을 구성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45

o 우리는 까맣게 잊었던 과거의 아픔 때문에 다시 고통받기도 하고, 반대로 작은 둥불처럼 우리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옛 친구를 10년이 훨씬 지난 후에나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147

o 시간이란 실재가 아니라 실재의 존재 형식일 따름이다..시간은 실재의 변화가 걸치는 옷에 지나지 않는다 147

o 溫故而知新..溫의 의미를 온존의 뜻으로 한정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단절이 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따라서 知新의 방법으로서의 溫은 생환과 척결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읽어야 한다 150

o 스승 : 비판적 창조자 150

o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효율과 경쟁을 강조하는 자본가는 전문성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전문화를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성공한 자본가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라는 것이지요. 자본가는 어느 한 분야에 스스로 옥죄이기를 철저하게 거부해왔던 것이지요 151 _ 하지만 무산계급인 우리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단은 전문성이라는 기둥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종합적 인재로 한층 더 도약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전문성을 통해 어느정도의 여유가 생긴 다음에 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o 오늘날 요구되고 있는 전문성은 오로지 노동 생산성과 관련된 자본의 논리입니다. 결코 인간적 논리가 못되는 것이지요 152

o 행정명령으로 백성을 이끌어가려고 하거나 형벌로써 질서를 바로 세우려 한다면 백성들은 그러한 규제를 간섭과 외압으로 인식하고 진심으로 따르지 않는다 153 _ 자아 내부 정치도 마찬가지!

o 이와 반대로 덕으로 이끌고 예로 질서를 세우면 부끄러움도 알고 질서도 바로 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153

o 덕치가 평화로운 시대 즉 치세의 학이라고 한다면 행정명력과 형벌에 의한 규제를 중심에 두는 법치난세의 학 153 ★★★★★★★☀ _ 일지도 급수에 따라 달리 구성해야한다. 초반과 안정기의 툴이 따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o 예와 형의 가장 큰 차이는 그것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 刑은 최소한의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목적. 禮는 인간관계를 인간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사회적 질서를 세우려은 우회적 접근 154

o 정치(경영)가 바로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면, 형은 인간관계의 잠재적 가능성을 가두는 것이며 반대로 예는 인간관계를 열어놓음으로써 그것이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는 구조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155

o 진의 시기는 통일과 건국의 과정이며, 한의 시기는 이를 계승하여 통일 제국을 다스려나가는 수성의 시기라고 보아야 마땅합니다. 따라서 법치와 덕치의 비교는 그 시대의 상황에 따라서 평가가 달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55

o 사회의 본질은 부끄러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사회란 지속적인 인간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 156

o 품성 :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것. 인간관계를 통해 도야되는 것이며 인간관계속에서 발현되는 것. 인간의 아름다움에 있어서 조형성과 품성에 관한 논의는 매우 유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사 조형성이 미의 중요한 구성부분이라고 승인하는 경우에도 그 조형성에 대한 평가 기존이 문제가 됩니다 157

o 얼굴 생김새가 미인이기 때문에 호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사람의 사상이 인간적인 매력이 되는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미인론의 일환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素와 禮와 인간관계에 관한 논의입니다 157 _ 자신을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의 인격. 내가 추구하는 모습.

o 미인은 대체로 자신에 대한 칭찬을 미리 예상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칭찬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준비된 사람’입니다..158 _ 여까지는 좋은 거 아닌감? @@

o 미인은 대체로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그 일익을 담당하려는 자세가 부족합니다. 소위 꽃으로 ‘존재’하려는 경향이 우세합니다. 미인이라는 자의식이 없는 사람이 열심히 일함으로써 자기를 실현하려고 하는 것에 비해 매우 큰 자리를 보이는 것이지요. 존재론과 관계론의 차이입니다 158 _ ☀ 무슨 말씀 하시는지는 알아듣겠으나 여기엔 이렇게 간단히 말하기엔 좀 복잡한 철학적 논쟁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함’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치판단의 문제가 선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존재 자체로 충분한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 존재의 빛을 유지하는 것을 개인의 부담으로 넘긴다는 것 자체가 미안하게 느껴질 만큼 빛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다. 훌륭하신 신선생님의 말씀이라 자칫 폭력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구하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한마디 덧붙인다.

o 美 = 羊+ 大양, 은 물질적 토대 그 자체입니다. 그러한 양이 무럭무럭 크는 것을 바라볼 때의 심정이 바로 미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159

o '아름다움‘이란 우리말의 뜻은 ’알 만하다‘는 숙지성을 의미한다는 사실. ’모름다움‘의 반대가 아름다움. 오래되고, 잘 아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159

o 변화 그 자체에 탐닉하는 것이 상품미학의 핵심 159 _ 이제사 깨달은 나. --;;

o 세계는 통체적이기 때문에 차이를 부각시키는 방법, 즉 개념적 방법으로 세계에 접근하는 것은 그것이 인식 과정의 불가피한 방법상의 문제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세계에 대한 인식을 그르칠 수도 있습니다 161

o 대비 방식은 이러한 차이화에 대한 경계이며 分과 析의 방식에 대한 반성이라는 측면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161

o 대비의 방식은 분리된 대상을 다시 관계망 속에 위치시킴으로써 대상 그 자체의 관념화를 어느정도 저지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162

o 현대 중국은 자본주의를 소화하고 있는 중이며 동시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지양한 새로운 구성 원리를 준비하고 있는 현장 164

o 극좌와 극우는 그 근본적인 구성원리에 있어서 상통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새로운 문명은 이 同 의 논리와 결별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165

o 和의 논리는 자기와 다른 가치를 존중합니다 165

o 도대체 자기 흉내를 내는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은 없는 법이지요 166 ★

o 미모보다는 건강이 더 중요하고 건강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뜻 167 ★★ _ 자기계발의 우선순위! ^^

o 마음이 좋다는 것은 마음이 착하다는 뜻. 착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안다는 뜻. 배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자기가 맺고 있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 168

o 마음 좋은 것이 덕 좋은 것만 못하다. 心이 개인으로서의 인간성과 품성의 의미라면 德은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에 무게를 두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168

o 인간관계로서의 덕이 사업 수행에 뛰어난 방법론으로서 검증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자체가 삶이며 가치이기 때문에 귀중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169

o 개인의 능력은 그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 있으며 이 인간관계는 신뢰에 의하여 지탱되는 것이지요 171 ♥ _ 신뢰에는 쌍방의 노력이 필요하다.

o 仁이란 愛人이다. 知란 知人이다 172

o 知란 사람을 알아보는 것, 즉 인재를 판단하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74

o 모든 지식은 사람과 관계되지 않은 것이 없는 법입니다 174

o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알려고 하는 그 사람이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다시 말하자면 서로 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쌍방향으로 열려 있어야 합니다. 나와 관계가 있어야 하고 나를 사랑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기를 보여주지 않는 법이지요. 하물며 자기의 알몸을 보여줄 리가 없지요. 知와 愛는 함께 이야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사랑하지 않은 것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애정없는 타자와 관계없는 대상에 대하여 알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에대한 이해가 진정한 의미의 知라는 사실입니다. ..엄청난 정보의 야적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폄하하게 할 뿐입니다 175 _ ♥ 우리가 공부를 하는 것도 실은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서다. 사랑이 궁극적인 목적인 것이다.

o 부귀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면 그것을 누리지 않으며, 빈천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지만 정당한 방법이 아니면 그것으로 벗어나지 않는다 176

o 우리가 이 글에서 읽어야 하는 것은 부귀와 빈천에 대한 반성입니다. 부의 형성과정이 정당한 것인가, 그 사람의 출세가 그 능력에 따른 정직한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물음은 어느 시대에나 있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보편적인 시각은 오로지 그 결과만을 두고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빈천의 경우도 그것을 당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세태입니다. 게으르다거나 낭비적이라거나 하는 시각이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귀와 빈천의 역사를 주목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간과하지 않는 일입니다 177

감옥에서의 독서는 그저 무릎 위에 책 한 권 달랑 올려놓고 읽는 것입니다. 독서는 독서 이후와 완벽하게 단절된 그저 독서일 뿐입니다. 실천과 유리된 관념의 소요일 뿐입니다 180

思를 경험과 실천의 의미로 읽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경험과 실천의 가장 결정적인 특징은 현장성입니다. 그리고 모든 현장은 구체적이고 조건적이며 우연적입니다. 한마디로 특수한 것입니다...따라서 ‘학이불사즉망’의 의미는 현실적 조건이 捨象된 보편주의적 이론은 현실에 어둡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사이불학즉태’는 특수한 경험적 지식을 보편화하는것은 위험하다는 뜻이 됩니다 181

몸소 겪었다는 사실이 안겨주는 확실함과 애착은 어떠한 경우에도 쉬이 포기할 수 업는 저마다의 ‘진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182

자기의 처지에 눈이 달려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시각과 이해관계에 매몰되기 쉽지요. 따라서 사회적 관점을 갖기 위해서는 학과 사를 적절히 배합하는 자세를 키워가야 합니다 182

學이란 하나의 사물이나 하나의 현상이 맺고 관계성을 깨닫는 것이지요. 자기 경험에 갇혀서 그것이 맺고 있는 관계성을 읽지 못할 때 완고해지는 것입니다..크게 생각하면 공부란 것이 바로 관계성에 대한 자각과 성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82 _ ♥ 관계 일지(대화록, 공감록)가 좋은 이유구나..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탓하는 것이 이를테면 존재론적 사고라고 한다면, 관계론적 사과는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183 _ ♥ 연구원 과정에서 얻은 빛나는 수확!!

나라에 도가 있으면 빈천이 수치요, 나라에 도가 없으면 부귀가 수치다 185

진정한 지란 무지를 깨달을 때 진정한 지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자기의 지가 어느 수준에 있는 것인가를 아는 지가 참된 지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愚야 말로 지의 최고 형태라는 것이지요 186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87 ♥ _ 세상에 영합하는 사람들만 있다면 세상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경혜에게 주고 싶은 말

욕심이 없어야 겸손할 수 있으며 욕심이 없어야 지혜가 밝아질 수 있는 것이지요 188

공과를 불문하고 아무리 교묘한 방법으로 그것을 치장하더라도 결국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188

집단적 타자인 대중은 모든 것은 알고 있다 189

‘마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으려는 심리적 충동도, 실은 반대편의 비판을 두려워하는 ‘심약함’이 아니면, 아무에게나 영합하려는 ‘화냥끼’가 아니면, 소년들이 갖는 한낱 ‘감상적 이상주의’에 불과한 것이라 해야 합니다. 이것은 입장과 정견이 분명한, 實한 사람의 교감이 없습니다. 사랑은 분별이기 때문에 맹목적이지 않으며, 사랑은 희생이기 때문에 무한할 수도 없습니다 191

사회란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구조도 아니며 동시에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가 아님은 물론입니다 192

바탕이 문채보다 승하면 거칠고 문채가 바탕보다 승하면 사치스럽다. 형식과 내용이 고루 어울린 후라야 군자다 194

내용이 형식에 비하여 튀면 거칠고, 형식이 내용에 비해 튀면 사치스럽다는 의미입니다 195 _ 형식과 내용을 조화롭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

상품은 교환가치가 본질입니다. 사용가치는 교환가치에 종속되는 것이지요...상품미학은 광고 카피처럼 문, 즉 형식이 승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우리의 감성이 상품미학에 포섭된다는 것은 의상과 언어가 지배하는 문화적 상황으로 전락한다는 것이지요 197

광고는 그 상품에 담겨 있는 사용가치에 대하여 약속합니다. 이 약속은 소비단계에서 그 허위가 드러납니다. 이 약속이 배반당하는 지점, 그 형식의 허위성이 드러나는 지점이 패션이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사실은 여러분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197

패션은 결국 ‘변화 그 자체’...새로운 것에 대한 가치, 그리고 변화의 신선함이라는 메시지는 실상 환상이고 착각이라고 해야합니다. 우리가 상품 사회에서 도달할 수 있는 미학과 예술성의 본질이 이러한 것이지요...우리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도 이러합니다. 속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그저 거죽만을 스치면서 살아가는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8

知란 진리의 존재를 파악한 상태이고, 好가 그 진리를 아직 자기 것으로 삼지 못한 상태임에 비하여 낙은 그것을 완전히 터득하고 자기 것으로 삼아서 생활화하고 있는 경지로 풀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상적인 교육은 놀이와 학습과 노동이 하나로 통일된 생활의 어떤 멋진 덩어리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무엇을 궁리해가며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그러한 것인데 즐거움은 놀이이고 궁리는 학습이며 만들어내는 행위는 논동이 되는 것이지요 200 _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知를 대상에 대한 인식이라고 한다면 好는 대상과 주체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입니다. 그에 비하여 樂은 대상과 주체가 혼연히 일체화된 상태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가 분석적인 것이라면 호는 주관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낙은 주체와 대상이 원융된 상태를 의미한다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낙은 어떤 판단 형식이라기 보다는 질서 그 자체를 의밈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낙은 관계의 최고 형태...지에서 호로, 호에서 낙으로, 세계와의 관계를 높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지요 201 ♥_ 내 책은 워킹맘이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인식하고, 스스로 원하는 삶을 디자인한 후 그 삶을 즐기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내가 내 삶을 즐기게 된 과정을 소개하는 것이기도 하다.

仁者는 한마디로 세상의 무궁한 관계망을 깨달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하여 知者는 개별적인 사물들 간의 관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하늘을 망라하는 그물은 성글기 그지없지만 하나도 놓치는 법이 없다 202

역사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자로와 공자가 이루어내는 사제 관계는 그대로 인간관계의 아름다운 절정 205

지배 피지배의 이항 대립적 구도를 사인 계급이 개입하는 3각 구도로 바꾸고자 한 것이 바로 유가학파의 사상적 위상 205

<논어>의 독자적 영역이라면 숱한 사회학적 담론 중에서 사회의 본질을 인간관계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6 _ ♥ 가장 아름다운 과정인 사랑으로, 그것도 내 선택에 의해 맺어진 관계조차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다면 대체 어디가서 더 나은 관계를 구할 것인가?

먼 곳에서 벗이 찾아오니 어찌 즐겁지 않으랴 207 _ 먼 곳에서 온 벗을 맞기 위한 시간을 비워 두워야겠다

5. 맹자의 義

공자 시대의 유가 사상이 맹자 시대에 와서 그 중심이 어떻게 이동했는가에 초점..공자의 仁이 맹자에 의해서 義의 개념으로 계승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義는 仁의 사회화 212

인이 개인적 관점에서 규정한 인간관계의 원리라면 의는 사회적 관계로서의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213

위아래가 서로 다투어 利를 추구하게 되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213

만약 義를 경시하고 利를 중시한다면 남의 것을 모두 빼앗지 않고서는 만족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진자로서 자기의 부모를 저버린 자가 없고 의로운 자로서 그 임금을 무시한 자가 없습니다 214

맹자는 학자와 사상가로서뿐만 아니라 문장가와 문학가로서도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214

<맹자>는 제자백가의 사상을 가장 폭넓게 접할 수 있는 책..단 한권의 고전을 택하려고 하는 경우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단연 <맹자>가 천거된다 215

한 국가에 있어서 가장 귀한 것은 백성이다. 그 다음이 사직이며 임금이 가장 가벼운 존재이다 217

옛사람들은 그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했기 때문에 제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현자는 여민동락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즐거움이란 여럿이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 점이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즐거움과의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행복의 조건 즉 樂의 조건은 기본적으로 독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개인적 정서의 만족을 낙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들과의 공감이 얼마나 한 개인을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서는 무지합니다. 공감이 감동의 절정은 못된다고 하더라도 동류라는 안도감과 동감이라는 편안함은 그 정서의 구원함에 있어서 순간의 감동보다는 훨씬 오래가는 것이지요. 219

촘촘한 그물로 치어까지 잡아버리지 않는다면 물고기는 먹고도 남을 만큼 많아질 것입니다 221 ★ 너무 가는 그물로 삶을 거두려하지 말자!

왕께서 죄를 흉년 탓으로 돌리지 않으신다면 천하의 모든 백성들은 왕에게로 귀의해올 것입니다 222

인간본성 보다는 본성의 확충에 무게가 실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23

차마 남에게 모질게 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차마 남에게 모질게 하지 못하는 정치를 한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마치 손바닥 위의 물건을 움직이는 것처럼 쉬울 것이다 224

인간본성의 사회적 존재양식에 관한 것 229

인에 거하는 것이 아름답다. 스스로 택해서 인에 거하지 않는다면 어찌 그것을 지혜롭다 할 수 있겠는가 230

인이라는 것은 활을 쏘는 것과 같다. 활을 쏠 때는 자세를 바르게 한 후에 쏘는 법이다. 화살이 과녁에 맞지 않으면 자기를 이긴 자를 원망할 것이 아니라 과녁에 맞지 않은 까닭을 도리어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다 231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실패에 직면하여 그 실패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가 아니면 외부에서 찾는가의 차이는 대단히 큽니다. 이것은 모든 운동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가 아니면 내부에서 찾는가 하는 세계관의 차이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세계는 끊임없은 운동의 실체이며, 그 운동의 원인이 내부에 있다는 것은 세계에 대한 철학적 인식 문제입니다. 반대로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은 결국 초월적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마찬가지 논리로 초월적 존재를 만든 어떤 존재를 도 다시 외부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지요 233 ♥ _ 사건을 관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이 사건들에 패턴이 있구나. 그리고 그 패턴이 내가 가진 내적 패턴과 무관하지 않구나. 나를 곤란하게 하던 내적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또 하나의 엄정한 진실. 내가 변하니 나를 둘러싼 세상도 저절로 변하는구나. 그것도 딱 내가 변한 그 각도 만큼. 하지만 세상에 투영된 그 각도의 차이는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내가 영점 1도만 변해도 세상은 그 몇배로 돌려준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일회적 화폐 관계가 전면화되고 있는 인간관계는 사실상 인간관계가 황폐화된 상태이며, 인간관계가 소멸된 상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241

우리 사회의 가장 절망적인 것이 바로 인간관계의 황폐화라고 생각하빈다. 사회라는 것은 그 뼈대가 인간관계입니다. 그 인간관계의 지속적인 질서가 바로 사회의 본질이지요. 지속성이 있어야 만남이 있고, 만남이 일회적이지 않고 지속적일 때 부끄러움이라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입니다. 지속적 관계가 전제될 때 비로소 서로 양보하게 되고 스스로 삼가게 되는 것이지요 242

군자는 도에 뜻을 둔 이상 경지에 이르지 않는 한 벼슬에 나아가지 않는 법이다 243 _ ★ 나도 마찬가지다. 경지에 오르지 않는 이상 드러나려고 애쓰지 않겠다. 그 경지에 오르고 난 이후라면 일부러 드러나려하지 않아도 두드러질 것이다. 만일 충분한 경지에 이르렀는데도 세상이 날 찾지 않는다면 굳이 세상에 나오려들지 말고 그냥 조용히 내 몫의 현실을 음미하며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날 알아주지 않아도 이미 흡족히 기쁜 내가 나를 필요로하지 않는 세상에 나를 맞추려 애쓸 이유는 또 무엇이겠는가?

경지에 이르지 않았으면 치인의 장으로 나아가면 안 되는 것이지요 245

나는 맹모보다는 한석봉의 어머니가 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식을 지도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맹모처럼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몸소 모범을 보여줌으로써 자식이 그것을 본받게 했던 것이지요..자기는 하지 않고 시키기만 하는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환경만을 만들어주는 맹모에 비해서도 훨씬 뛰어난 어머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직접 자신의 일면을 자식에게 보여주는 것은 그 교육적 효과는 차치하고라도 참된 스승의 모습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248 ♥ _ 나의 육아철학과 통한다. 행복한 엄마만이 행복한 아이를 키울 수 있다. 그것이 내가 욕심껏 행복해져야하는 충분한 이유이다.

사람도 모름지기 스스로를 모욕한 연후에게 남이 자기를 모욕하는 법이며, 한 집안의 경우도 반드시 스스로를 파멸한 연후에 남들이 파멸시키는 법이며, 한 나라도 반드시 스스로를 짓밟은 연후에 다른 나라가 짓밟는 것이다. <서경> 태갑편에 “하늘이 내린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은 피할 길이 없구나”한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250 ♥

6. 노자의 도와 자연

중국 사상은 지배 담론인 유가 사상과 비판 담론인 노장 사상이 두 개의 축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53

동양사상의 정체성은 <논어>보다는 오히려 <노자>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가 사상은 서구 사상과 마찬가지로 ‘進’의 사상입니다. 인문 세계의 창조와 지속적 성장이 진의 내용이 됩니다. 그에 비하여 노자 사상의 핵심은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근본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노자의 자연은 천지인의 근원적인 질서를 의미하는 가장 큰 범주의 개념입니다 254

제자백가의 사상은 노자를 한 편으로 하고 여타의 모든 학파를 다른 한 편으로 하는 두 개의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자백가의 사상은...대체로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과 정책적 대응을 본령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여 노자는 다른 학파들의 주장과는 달리 일체의 인위적 규제를 반대합니다 254

<노자>의 체계에 있어서는 자연의 생성변화가 곧 道의 내용입니다. 인위적 규제는 이러한 질서를 거역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자연을 카오스로 인식하는 여타 제자백가들과는 반대로 자연을 최고의 질서 즉 코스모스로 인식합니다 255

통일의 주역인 법가 사상은 난세를 평정하는 과정에서는 대단한 역동성을 발휘했지만, 치세의 통치 이데올로기로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적합하지 못하게 됩니다.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법가적 정책이 그 역량을 결집하고 일사분란한 지휘체계를 가동하는 데 탁월한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국가의 진정한 부국강병을 만들어내는 데는 적합하지 못하게 됩니다. 진정한 부국강병이란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부문의 자생력을 길러내고 꽃피움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255

유가사상은 법가에 비하여 비폭력적 지배방식을 취하고 피지배층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매우 유화적인 정치 과정을 정착시켜 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권력은 본질에 있어서 폭력적 지배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일체의 인위적인 규제를 재앙으로 규정하고, 자연이라는 근본적 질서를 회복할 것과 진정한 인간의 자유를 주창하는 노자의 반문화 사상이 지배사상에 대하나 비판 담론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256

노자의 언어와 담론이 현대 자본주의의 모순 구조를 조명해내고, 자본주의 문화의 허구와 총체적 낭비 체제를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을 때 비로소 노자가 생환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257

군자는 큰 덕이 있더라도 용모는 어리석게 보이는 법 257

<노자>는 81장 5,200여자에 이릅니다. 상편은 道로 시작하고, 하편은 德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도덕경>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258

왕필은 당시의 현학이던 법, 명, 유, 묵, 잡가 등은 모두가 근본을 버리고 말단을 추구하는, 그 어미를 버리고 자식을 취하는 기모용자의 사상이라는 비판적 입장...왕필은 노자와 마찬가지로 근본적 사유, 즉 철학적 문제의식에 충실했던 것이지요 261

<노자>는 산문이라기보다는 운문입니다. 5천여 자에 불과한 매우 함축적인 글이며 서술 내용 역시 담현입니다 261

<노자>는 무위와 관조라는 동양적 사유의 근저를 이루고 있는 사상일 뿐 아니라 과학, 문화, 예술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262

노자철학에서 있어서 無는 ‘제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인식을 초월한다는 의미의 무입니다. 그런 점에서 무의 의미는 무명과 다르지 않습니다. 유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이 붙는다는 것은 인간의 의식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이지요 264

이름 붙일 수 없는 근원적 도를 욕망의 절제라는 윤리적 차원으로 격하시키는 셈이 되는 것이지요 265

묘와 요, 시와 모, 그리고 무와 유를 대치시키고 있는 <노자>의 서술방식은 결코 그것들 간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일입니다. 그것을 통일ㅈ겅로 설명하기 위한 서술방식입니다 267

玄은 검은색과 붉은색을 혼합한 색 268

道란 어떤 사물의 이름이 아니라 법칙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노자이 도는 윤리적인 강상의 도가 아님은 물론입니다 269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은 곳에 노자의 세계가 있는 것이지요. 개념이라는 그릇은 작은 것이지요. 그릇으로 바닷물을 뜨면 그것은 이미 바다가 아닙니다 269

도의 세계는 언어를 초월하는 세계임은 물론이며, 인간의 사유를 초월하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270

노자의 도와 명은 서양의 사유와는 정반대의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유는 개념적인 사유라는 것이 서양의 논리지요. 개념이 없으면 사유가 불가능한 것이지요 270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하지만 노자의 경우 이것은 폭력적 선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어는 존재가 거주할 진정한 집이 못되는 것이지요 270 ★ 언어가 아니라 다른 매체로도 사유할 수 있다. 그게 예술이겠지.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가장 편리한 매체는 아무래도 언어다. 그릇으로 떠내면 이미 바다가 아니라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바다를 이해하게 하기 위해서는 아쉬운대로 그릇속의 바닷물이라도 느끼게 해줘야하는 것 아닐까?

노자 철학을 물의 철학이라고 하는 까닭은 보이는 것 중에서 도에 가장 가까운 것이 물이기 때문에 물의 비유로서 도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271

美와 惡, 선과 불선의 구별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선언합니다 273

노자의 사상 체계에 있어서 대립적인 것은 없습니다. 상호전화될 수 없는 고정 불변한 것은 없스빈다. 세상 만물은 상대적인 것이며 상호 전화하는 것입니다. 존재론적 체계가 아니라 관계론적 체계입니다 273 ★

2장은 유가적 인식론과 실천론에 대한 반성입니다. 인식의 상투성을 반성하고, 나아가 실천 방식에 있어서도 그러한 인위적 작풍을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 노자의 생각입니다 274

구분하는 것이 인위적인 개입이며 불필요한 ‘차이의 생산’이라는것이지요. 차이의 생산이 곧 자연의 분열이며, 자연의 훼손이며 그것이 곧 인위라는 것이지요...인위적인 구분이 초래할 수 있는 혼란을 경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성인은 마땅히 무위하고 무언할 것을 요구합니다 275

성인은 무위의 방식으로 일하고 무언으로 가르쳐야 한다. 만물은 스스로 자라나는 법이며 간섭할 필요가 없다. 생육했더라고 자기 것으로 소유해서는 안 되며 자기가 했더라도 뽐내지 않으며 공을 세웠더라도 그 공로를 차지하지 않아야 한다. 무릇 공로를 차지하지 않음으로 해서 그 공이 사라지지 않는다 276

<삼국지>의 주인공 유현덕을 연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덕의 이미지가 이와 유사합니다. 철저히 자기의 주도하에 이끌고 가는 조조의 방식과는 다르지요. 제갈공명이나 관우, 장비 등 여러 장수들이 저마다의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눈에 띄지 않게 일하는 스타일이지요 276

말없이 실천하고, 자랑하지 말고, 개입하지 말고, 유유하고 자연스럽게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노자의 실천론의 요지입니다...협소한 인식을 반성하고 조급한 실천을 지양하자는 것이지요 277

현명함을 숭상하지 않음으로써 백성들로 하여금 다투지 않게 해야하고,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귀하게 여기지 않음으로써 백성들이 도적질하지 않게 하며, 욕망을 자극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백성들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성인의 정치는 그 마음을 비우게 하고 그 배를 채우게 하며, 그 듯을 약하게 하고 그 뼈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백성들로 하여금 無知無慾하게 하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하는 자들로 하여금 감히 무엇을 벌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무위의 방식으로 정치를 하면 혼란이 있을 리 없다 278

노자가 지향하는 정치적 목표는 매우 순박하고 자연스러운 질서입니다...우리가 습득하려고 하는 지식이나 지혜란 한마디로 자연에 대한 2차적인 해석입니다...노자는 오직 농부만이 일직 도를 따르게 된다고 합니다 278 ★ _ 깨달음이 넘쳐나는 시대. 체화되지 않는 깨달음은 맞지 않은 옷과 같다

자본주의 경제는 당연히 욕망 그 자체를 양산해내는 체제입니다 280

모든 사람이 부단한 갈증에 목마른 상태 그것이 바로 자봅주의 사회, 상품 생산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 정서라고 해야 합니다 281

노자가 매우 부정적으로 보는 일들을 지자가 저지르고 있는 것이지요. 賢을 숭상하고 난득지화를 귀하게 여기고, 욕망 그 자체를 생산해내고, 심지를 날카롭게 하는 등 작위적인 일을 벌이는 사람들이 지자들이지요 281

무리하게 하려는 자는 실패하게 마련이며 잡으려 하는 자는 잃어버린다는 것이 노자의 철학입니다. 자연의 법칙을 존중하는 무위의 방법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옷처럶 만물을 감싸 기르면서도 주인 노릇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282

노자 정치학의 압권이 바로 ‘생선굽는’이야기입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작은 생선 굽듯히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생선을 구울 때 생선이 익을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집다가 부스러뜨리는 것이 우리들의 고질입니다 283

<노자>독법의 기본은 무위입니다..무위는 無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위는 그 자체가 목적이나 가치가 아니라 방법론입니다. 실천의 방식입니다. 그것이 목표로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난세의 극복’입니다. 혼란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장은 은둔과 피세를 피력한 것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적극 의지의 표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세의 사상이라는 것이지요. 다만 그 방식이 유원하고 근본을 경영하는 것이란 점이 다를 뿐입니다 283

노자가 물을 최고의 선과 같다고 하는 까닭 : ①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것입니다. 생명의 근원입니다 ② 다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다투어야 마땅한 일을 두고도 외면하거나 회피하는 도피주의나 투항주의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다투지 않는다는 것은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실천한다는 뜻입니다. 다툰다는 것은 어쨌든 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목표 설정에 무리가 있거나 아니며 그 경로의 선택이나 진행방식에 무리가 있는 경우에 다투게 됩니다. 주체적 역량이 미흡하거나 객관적 조건이 미성수한 상태에서 과도한 목표를 추구하는 경우에는 그 진행과정이 순조롭지 못하고 당연히 다투는 형식이 됩니다...천지의 도는 이로울지언정 해롭지 않고, 성인의 도는 일하되 다투는 법이 없다 ③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는 것입니다...비천한 곳, 소외된 곳, 억압받는 곳 등 여러 가지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286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이 ‘바다’입니다. 바다가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입니다. 낮기 때문에 바다는 모든 물을 다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그 이름이 ‘바다’입니다. 세상의 모든 물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지요 289

居善地는 현실에 토대를 둔다는 의미입니다..心善淵은 마음을 비운다는 의미입니다.사사로운 목표를 경계하는 것입니다. 與善仁의 여와 인은 인간관계를 의미합니다. 동지적 애정으로 결속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言善信은 그 주장이 신뢰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正善治의 正은 政입니다. 바로잡는 것, 즉 개혁과 변혁입니다. 그 방법이 치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자면 평화로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영도 방식이 예술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政의 방법이 예술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강제나 독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최대의 자발성과 창조성을 이끌어낸다는 의미입니다. 事善能은 전문적인 능력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며, 動善時는 그 때가 무르익었을 때의 움직임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상에서 제시한 실천방법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과학적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91

누군가의 기쁨이 누군가의 아픔의 대가라면 그 기쁨만을 취할 수 있는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는 것이지요 293 ♥

노스님의 무소유는 사찰 종단의 거대한 소유 구조 위에서 가능한 것이지요. 그 자체가 역설입니다 294

참석했을 경우에는 눈에 띄지 않고, 결석했을 경우에는 그 자리가 큼직하게 텅 비어버리는 그런 분입니다. 아마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 이것저것 꼭 필요한 일들을 거두거나 거들었기 때문이라고 짐작됩니다 294

백성들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그래서 백성들로부터 불신을 받는다는 것이지요 295 ♥ _ 멀리까지 갈 것도 없다. 주변에서도 비일비재한 일이다.

변화하는 이유는 “생활이 그대를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삶의 골목에서 이러저러한 충돌을 통해서 현실의 벽을 몸으로 터득해가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집단적으로 터득해갑니다. 그래서 나는 믿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강의도 하나의 골목이기를 바라지요. 여러분이 걸어가는 여러 골목 중의 하나이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언젠가 여러분이 자신의 사상을 정돈하는 작은 계기로서 추체험되기 바라는 것이지요 297

최대한의 개념이며 가장 안정적인 질서가 바로 노자의 자연입니다 298

돈이 많은 사람은 겉으로는 별로 없는 듯이 차리고 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헙수룩하게 차려입어도 개의치 않지요. 많이 아는 사람도 겉으로는 어리석게 보이기도 하지요 300

곧음이란 한 가지가 아니다 300

어떤 분야든 최고 단계는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좁은 틀을 시원하게 버어나 있게 마련이지요 301

서예에 있어서 최고의 경지는 환동이라고 합니다 301

언어는 소통의 수단입니다. 소통은 화자와 청자 간에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맷돌이라는 단어는 그 단어가 연상시키는 경험세계의 소통 없이는 결코 전달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301

언어가 지시하는 대상을 찾아내고 그 대상에 대한 청자와 화자의 합의가 도출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302

그 말더듬은 청중을 지배해가는 방식이었스빈다 302

그 음식을 달게 여기고, 그 의복을 아름답게 여기며, 거처를 편안하게 여기며 풍속을 즐거워한다 303

여러분의 친구 중에서 노자 비슷한 사람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 도한 대단한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304

노자철학이야말로 동양 사상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는 것이 노자의 철학이기 때문입니다 305

7. 장자의 소요

남는 것은 경기의 승패가 아니라 동료들의 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한곳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메뚜기에게는 얼음을 이야기할 수 없다. 한 철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309

근본적인 문제는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와 해방’에 있다는 것이 장자의 주장입니다 310

혹시 나 자신도 우물 속에 있는 것은 아닌가를 반성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과제입니다...수많은 담론의 와중에서 우리가 골몰하고 있는 것이 결국은 패권 경쟁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이 <장자> 독법의 핵심적 과제 310

춤이란 어디에 도달하기 위한 동작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동작 그 자체가 목적입니다. 장자의 소요유는 ‘궁극적인 자유’, 또는 ‘자유의 절대적 경지’를 보여주기 위한 개념입니다. 인간의 삶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어떠한 가치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소요유의 의미이고 나아가 장자의 핵심입니다...무한한 소요유의 추구를 표방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것이야말로 문제의 근원적 해결이라는 장자의 주장입니다 311

절망의 짙은 그림자 속에서 <장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일탈의 논리로, 패배의 미학으로 읽혀졌음이 사실입니다 312

<장자>는 만연체를 기조로하면서 허황하기 짝이 없는 가공과 전설 그리고 해학과 풍자로 가득 차 있습니다 314

노자는 도의 존재성을 전제합니다. 도를 모든 유의 근원적 존재로 상정하고 이 도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여 장자는 도를 무궁한 생성 변화 그 자체로 파악하고 그 도와 함께 소요할 것을 주장하는 것이지요 314

개인주의적인 세계, 즉 ‘정신의 자유’로 옮겨갔다는 것이지요 315

그 사람의 절실한 현실인 ‘옷’과 장자의 고답적인 사상인 ‘무시비관’을 극적으로 대비시킴으로서 장자 철학의 관념성을 드러냅니다 ...장자의 무시비란 결국 통치자에게 유리한 논리임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316

장자의 해방은 어디까지나 관념적인 해방이며 주관적인 해방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316

세상의 모든 존재가 부분이고 찰나라는 것을 드러내는 근본주의적 관점이 장자 사상의 본령입니다 317

여기에 비하면 <논어>와 <맹자>의 세계는 지극히 상식적인 세계입니다. 이 상식의 세계란 본질에 있어서 기존의 논리를 승인하는 구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317

장자의 네 단계 초월의 경지 : ① 극히 현실적인 상식인이며 메추라기와 같이 국량이 좁은 사람 ② 송영자와 같은 사람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송영자는 송나라 사상가로서 반전 평화주의자이며 특히 칭찬이나 모욕에 개의치 않고 초연했다고 알려져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칭찬받으려는 사람을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초월하지 못한 단계에 있습니다 ③ 열자와 같은 사람입니다.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비행하다가 15일이면 돌아왔는데 그것은 보름마다 불어오는 바람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자유롭기는 하지만 아직도 바람이라는 외적 조건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지요 ④ 도와 함께 노니는 소요유의 단계. 소요유의 단계에 이른 사람을 성인, 신인, 지인이라 칭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흔적을 남기지 않는 사람입니다. 무기. 무공. 무명의 경지에 있는 사람입니다. 이 단계가 장자의 이른바 ‘절대 자유’의 경지입니다. 장자의 세계에서 최고의 경지는 도를 터득하여 이를 실천하는 노자의 경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도와 일체가 되어 자유자재로 소요하는 경지를 의미합니다 318

우리들이 갇혀 있는 ‘우물’을 깨닫는 것이 모든 실천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장자가 우리에게 펼쳐 보이는 드넓은 스케일과 드높은 관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한 스케일과 관점은 바로 깨달음으로 이어지고, 깨달음은 그 자체로서 귀중한 창조적 공간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319

약소국 백성들이 겪은 모진 역사가 바로 장자 사상의 묘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20

그가 생각한 1차적 가치는 ‘생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명 없는 질서’보다는 ‘생명 있는 무질서’를 존중하는 것이지요 320

문장이 교묘하고 세상과 인정을 추찰함이 뛰어나 당시의 석학들도 그 예봉을 꺾지 못했다고 전할 만큼 그의 수사학과 논리는 뛰어난 것이었습니다 321

생과 사, 사와 생 그리고 가와 불가, 불가와 가는 모순관계에 있다. 가가 있기에 불가가 있고 불가가 있기에 가가 있는 법이다. 그러기에 성인은 특정한 이방에 서지 않고 하늘에 비추어 본다고 하는 것도 역시 이 때문이다 32

제가 귀하게 여기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道입니다. 기술을 넘어선 것입니다.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온통 소뿐이었습니다. 3년이 지나자 소의 전체 모습은 눈에 띄지 않게 되었지요. 지금은 마음으로 소를 대할 뿐 눈으로 보는 법은 없습니다. 감각은 멈추고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입니다. 324 ★ _ 궁금하다. 그 경지.

‘포정해우’의 이야기는 術에 관한 것이 아니라 道에 관한 이야기임은 물론입니다. 장자 사상의 뛰어난 문학적 표현으로 평가됩니다 325

그렇기 때문에 오리의 다리가 비록 짧다고 하더라도 늘여주면 우환이 되고, 학의 다리가 비록 길다고 하더라도 자르면 아픔이 된다. 그러므로 본래 긴 것은 잘라서는 안 되며 본래 짧은 것은 늘여서도 안 된다. 그런다고 해서 우환이 없어질 까닭이 없다. 생각건대 인의가 사람의 본성일리 있겠는가! 저 인을 갖춘 자들이 얼마나 근심이 많겠는가 326

소와 말의 발이 네 개 있는 것 이것이 天이요. 말머리에 고삐를 씌우고 소의 코를 뚫는 것이 人이다 326

인위로써 자연을 말하지 말며, 고의로써 천성을 멸하지 말며, 명리로써 천성의 덕을 잃지 말라 326

<장자>는 수많은 이야기를 어떠한 형식에도 구애받음이 없이 그야말로 거리낌없이 풀어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자유로운 서술 형식과 전개 방식입니다 327

점토와 나무의 본성이 어지 원과 곱자와 먹줄에 맞고자 하겠는가 327

인간의 상대적인 행복은 본성의 자유로운 발휘로써 얻을 수 있지만 절대적인 행복은 사물의 본질을 통찰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절대적 행복과 절대적 자유는 사물의 필연성을 이해하여 그 영향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추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장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물의 필연성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즉 도의 깨달음이 아니라 그것과의 합일입니다...도의 이치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 합일하여 소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도를 깨닫는 것은 이론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지요. 정서적 공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지요. 머리로 이해하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완전한 이해가 못 된다고 해야 합니다. 정서적인 공감이 없으면 그것은 아직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 상태입니다...사실은 머리보다는 가슴이 먼저 알고 있습니다. 교실과 책과 시험으로 채워진 학교 시절을 끝내고 싱싱한 삶의 실체들과 부딪치며 살아가기 시작하면 이 말이 절실하게 가슴에 와닿으리라고 생각합니다 328

기계의 기능이 있는 한 반드시 효율을 생각하게 되고, 효율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리 잡으면 본성을 보전할 수 없게 된다네. 본성을 보전하지 못하게 되면 생명이 자리를 잃고 생명이 자리를 잃으면 도가 깃들지 못하는 법이네. 내가 기계를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부끄러이 여겨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 뿐이네...제 몸 하나도 간수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느 여가에 천하를 다스린단 말인가? 330

도의 깨달음과 도의 체득 그리고 합일입니다 330

일과 놀이와 학습이 통일된 형태가 가장 바람직한 것임을 재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기계는 바로 이 통일성을 깨트리는 것이지요. 노동은 그 자체가 삶입니다. 삶의 지출이 노동이지요. ‘지출’이란 단어를 사용하자니 좀 이상합니다. 삶의 ‘실현’이라고 하지요. 노동이 삶 그 자체, 삶의 실현임에도 불구하고 기계로 말미암아 노동이 다른 목적의 수단으로 전락되는 것이지요. 노동을 그 본연의 지위로 끌어내리는 일을 기계가 하지요 331 ★

여가와 소비의 증대가 인간성의 실현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곧 장자의 문제의식 332

기계는 남이야 어떻든 철저히 자기 식대로 합니다. 333

기계보다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효율성보다는 깨달음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를 복원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33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이 길을 모른다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길을 모르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길을 모른다면 고생만 하고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다. 길을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데 지금은 온 천하가 길을 모르는 상태이다. 우리에게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달성할 수 없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334

자기가 불치병자라는 사실을 냉정하게 깨닫고 자식만이라도 자기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 참담할 정도로 가슴을 적십니다 335

선생들은 결과적으로 자기를 배우라고주장하는 사람이지요....자기를 기준으로 남에게 잣대를 갖다 대는 한 자기반성은 불가능합니다 335

더도 덜도 아닌 정확한 깎음은 손짐작으로 터득하고 마음으로 느낄 뿐 입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옛사람도 그와 마찬가지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337

이 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천수를 다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338

마음을 만물의 근원인 道에 노닐게 함으로써 만물을 부리되 만물에 얽매이지 않아야 화를 입지 않는다는 것이 장자의 주장입니다 340

장자의 논리에 따르면 道는 재와 부재를 조감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어야 합니다 340

재능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당하는 것이지. 그래서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일찍 죽는 것이다...세상 만물이 이와 같지 않은 것이 없다. 나는 쓸모없기를 바란지가 오래다...그대와 나는 다같이 하찮은 물건에 지나지 앟는다. 어찌하여 서로를 하찮은 것이라고 헐뜯을 수 있겠는가? 342

사람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는가? 343

빈 배로 흘러간다는 것이 바로 소요유입니다..삶이란 삶 그 자체로서 최고의 것입니다 343

장자의 나비꿈은 우리가 화두로 삼고 있는 관계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제물이란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지면 모든 물이 관계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344

두 개의 꿈은 나비와 장자의 실재가 서로 침투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345

모든 사물은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물은 서로가 서로의 존재 조건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지요 346 ♥

모순과 통일을 운동의 형태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모든 物, 즉 사물은 운동합니다. 정지도 운동의 한 형태입니다. 모든 사물은 변화 발전하는 동태적 형식으로 존재합니다 347

불교의 연기설이 모든 존재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해체적 체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모든 존재를 꽃으로 보는 화엄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347

모든 사람은 스승이면서 동시에 제자로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347

구멍을 뚫는 행위가 바로 통체적인 전체를 分하고 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누고 가르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그 전체적 연관이 소멸되고 남는 것은 분별지와 분별상이며, 개아로서의 존재들입니다. 혼돈은 이러한 분석과 분별 이전의 통체적 세계를 의미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혼돈이 죽어버린 다는 것은 이러한 진정한 세계상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349

지식이란 한마디로 어떤 대상을 표현하는 名입니다. 그 명의 실체가 되고 있는 實과 비교하여 명실이 부합할 때에 지식은 합당한 것이 됩니다. 그러므로 소대자는 실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소대자 특미정’이란 實이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사아 그 자체가 변화한다는 것이지요 351

세속의 지혜란 이처럼 큰 도적을 위해 재물을 모아주는 것이다 352

자연에 순응하면 슬픔이든 기쁨이든 스며들지 못하네 354

인지라는 불공평한 측도로 사물을 공평하게 하려고 한들 그것은 결코 진정한 공평이 될 수 없는 것이다 354

말은 뜻을 전하는 것인데, 뜻을 얻으면 말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나도 이렇듯 그 말을 잊어버리는 사람을 만나 그와 더불어 이야기하고 싶구나 356

고기는 이를테면 하나의 현상입니다. 반면에 그물은 모든 현상의 저변에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356

8. 묵자의 겸애와 반전 평화

학파 간의 차이는 그 시대의 과제를 인식하는 관점의 차이. 학파간의 차이는 접근로와 강조점이 조금씩 다를 뿐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주류 사상이든 비주류 사상이든 결국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리 합의해두려고 하는 것이지요 363

유가란 예를 번잡하게 하여 귀족들에게 기생하는 무리라는 것이 묵자의 유가관입니다 366

백성들은 세 가지의 고통을 받고 있는 바, 주린자는 먹을 것이 없고, 추운 자는 입을 것이 없고, 일하는 자는 쉴 틈이 없다 370

묵자는 兼愛라는 보편적 박애주의와 交利 라는 상생이론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을 지침으로 하여 연대라는 실천적 방식을 통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370

맹자는 이러한 겸애 사상을 비현실적이며 비인간적인 엄숙주의로 매도 371

혼란의 원인을 알아야 다스릴 수 있으며 그 원인을 알지 못하면 다스릴 수가 없다 373

겸애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똑같이 사랑한다는 뜻입니다..묵자는 사회적 혼란은 바로 나와 남을 구별하는 차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역설하고 나아가 서로 이익이 되는 상리의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375

묵자의 兼은 유가의 別에 대한 비판입니다. 이 별이야말로 공동체적 구조를 파괴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악이라는 것이지요 376

한 줌의 의로움 379

만 명에게 약을 써서 서너 명만 효험을 보았다면 그는 양의가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약이 아니다. 그러한 약을 부모님께 드리겠는가? 380

물을 거울로 삼으면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지만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기흉을 알 수 있는 것이다 382

교상리의 국제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그러한 평화 구조야말로 전쟁을 막고, 신의와 명성을 얻고, 천하에 엄청난 이익을 만드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383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사람의 공로는 알아주지 않고 드러내놓고 싸우는 사람은 알아준다...미리 아궁이를 고치고 굴뚝을 세워 화재를 예방한 사람의 공로는 알아주지 않고, 수염을 그을리고 옷섶을 태우면서 요란하게 불을 끈 사람은 그 공을 칭찬하는 것이 세상의 인심인 셈이지요 386

임금과 제후가 훌륭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훌륭한 신하들로부터 올바르게 물들어야 하다고 주장합니다 388

절용은 밖에서 땅을 빼앗아 나라의 부를 늘리는 대신 쓸데없는 비용을 줄여서 두배로 늘리는 것입니다 389

자본주의 체제하의 생산과 소비 수준은 한마디로 사람들의 삶을 기준으로 하여 그 규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390

묵자 사상의 철학적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는 三表(인식과 판단의 준거) : 첫째 역사적 경험, 둘째 현실성, 셋째 민주성 393

우리의 사유는 사실판단의 기초 위에서 가치판단을 행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사실 판단의 기초가 되는 지각과 경험이 없으면 그 주장이 망상에 빠지게 되고, 또 다른 한편으로 가치판단이 없는 지각과 경험만으로는 사실을 일컬을 수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사실판단과 가치판단, 즉 지와 의가 통일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392

묵자 사상의 근본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인간적으로 만들어 나가자는 것...그리고 절용, 절장, 사과 등 근검절약할 것을 주장하여 자연의 질서와 사회적 구조를 함께 온건히 해야한다는 것을 강조 393

攻戰과 別愛는 존재론적 논리입니다. 자기의 존재를 배타적으로 강화하려는 강철의 논리입니다 393

자기의 국만을 생각하고, 자기의 가만을 생각하고, 자기의 몸만을 생각하는 것이 존재론적 논리입니다 394

묵자는 결코 일방적인 사랑이나 희생을 설교하지 않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맺고 있는 상호관계를 강조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관계의 본질이라고 주장합니다. 겸애와 함께 교리를 주장하는 것이 바로 그렇습니다. 관계의 본질을 상생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지요 394

상애상리: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돕는 것..하늘의 뜻 395

노래하고 싶을 때 노래하지 말고, 울고 싶을 때 울지 말고, 즐거울 때 즐거워하지 말아야 한다면 이런 묵가의 절제는 과연 인간의 본성과 맞는 것인가 399



3. ‘내가 저자라면’

만성 복통을 가라앉혀준 고마운 한방 소화제. 강의

서양에는 러셀, 동양에는 신영복!? 방대한 서양철학사를 한 그릇에 담아 자신만의 맛으로 요리해낸 러셀을 만나며 느꼈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원산지도 생산지도 확인하지 않고 손에 잡히는 대로 섭취한 다양한 사상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각종 통증들이 서양철학사와 강의라는 훌륭한 소화제덕에 이제사 비로소 내 몸을 위한 에너지로 쓰이기 시작한 기분이랄까?

그래도 둘중에 뭐가 더 잘 듣는 약이었냐고 굳이 묻는다면 나는 자신있게 <강의>를 추천하겠다. <서양철학사>가 증상의 해소에 목적을 둔 양약이라면 <강의>는 통증의 근원적 원인을 찾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예방적 처방까지 잊지 않는 한방소화제같은 느낌이었다. 서양철학사에서는 만나지 못했던 비교철학적 관점은 원인치료였으며 동양 철학의 현대적 재해석은 예방처방이 되기에 충분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IP *.10.44.47

프로필 이미지
미옥
2011.02.07 11:59:10 *.10.44.47
강의, 여전히 진도 안나가기는 마찬가지네요.
더이상 기회가 없으니 이번주엔 열일을 제쳐놓고라도 끝맺어보겠습니다.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 55.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오소희 [2] 박미옥 2011.06.02 2734
52 54. <깊은 인생> 구본형 [2] 박미옥 2011.05.18 2249
51 53.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4] 박미옥 2011.05.06 2942
50 52.<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셉 캠벨 [4] 박미옥 2011.04.22 2681
49 52.<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조엔 롤링 [17] 박미옥 2011.03.29 5238
48 51. <데미안> 헤르만 헤세 [2] 박미옥 2011.03.22 3694
47 50. <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4] 박미옥 2011.03.17 3703
46 49.<떠남과 만남> 구본형 [6] 박미옥 2011.03.06 2104
45 48. <살아남기 위하여> 자크 아탈리 박미옥 2011.02.19 2314
44 47.<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 7 [2] 박미옥 2011.02.14 2468
» 46.<강의> 신영복 [1] 박미옥 2011.02.07 2256
42 45.<사람에게서 구하라> 구본형 박미옥 2011.01.31 2786
41 44.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구본형 [2] 박미옥 2011.01.25 2559
40 43.<포트폴리오 인생> 찰스 핸디 [2] 박미옥 2011.01.17 2426
39 42. <필살기> 구본형 박미옥 2011.01.10 2537
38 41. <내 인생의 첫책쓰기> 오병곤, 홍승완 박미옥 2011.01.03 2530
37 [남편탐구]주제가 있는 독서 일기+코리아니티 박미옥 2010.12.28 1904
36 40.<코리아니티> 구본형 박미옥 2010.12.28 2051
35 [남편탐구]주제가 있는 독서 일기 [5] 박미옥 2010.12.23 1940
34 39.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알랜 B. 치넨 [3] 박미옥 2010.12.20 2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