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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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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6일 17시 39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벌써 일주일째였다. 발레 수업을 함께 듣는 유쾌한 자매중 언니가 보이지 않았다. 7년을 키우던 개에게 얼굴을 물려 14바늘이나 꿰매고 누워 있단다. 술렁.

“그래서 그 개는 어떻게 했어요?”

“마침 아버지가 출장중이시라 그냥 집에 두고 있는데요. 오늘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가만 두시지 않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오늘이 그 개가 집에 머무는 마지막 날이 될 거예요.”

세상에나. 7년이나 키워준 주인을 물다니. 그것도 시집도 안간 아가씨 얼굴을! 그런 개를 아직도 집에 두고 있는 게 더 이상하다. 정도 정이지만 그런 개는 한시라도 빨리 치워버려야한다는 것이 그날 스튜디오 배심원단이 내린 결론이었다.

그치만 대체 그 개는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걸까? 주인의 비위를 거스르는 것이 곧 파문에 이르는 길임을 몰랐을 리 없는 개가 주인에게 상처를 입히는 大逆을 저질렀을 때는 분명 이유가 있지 않을까? 남의 밥먹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 7년동안 참고 참아온 무언가가 임계점을 넘겨버렸던 걸까? 아님 그날따라 유난히 사랑스러웠던 아가씨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는 것이 그만 감정에 취해 제 이빨이 사람의 피부를 상하게 할 수도 있음을 잊어버렸던 걸지도 모른다. 그도 아니면 개는 지난 밤 꿈에서 오늘 아가씨에게 들이닥칠 엄청난 액운을 막기 위해선 오늘 자정을 넘기기 전에 얼굴에 이빨자국을 내는 것 뿐이라는 神의 계시를 들었던 것이다. 그러고도 차마 제 입으로 상처를 낼 수 없어 내내 기다리다 자정을 알리는 궤종시계의 마지막 신호음이 끝나기 직전에 눈물을 머금고 그녀의 얼굴을 물었던 건지 또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누구도 그 개의 변명을 들으려하지 않을 것이다. 변명은 사랑받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변명의 기회는 이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존재에게만 주어지는 법이니까.

이상하게도 자꾸만 그 개 생각이 났다. 도대체 나는 왜? 믿었던 애견에게 얼굴을 물린 친절하고 유쾌한 클래스메이트보다 한번 보지도 못한 개의 처지를 더 가슴아파하고 있는 걸까? 생각해보니 갑자기 막 우스워졌다. 야! 박미옥! 정신차려! 어련히 알아서 잘 처리하겠냐? 니 걱정이나 하라니까! 글구 행여 어디가서 그딴 소리할 생각말고! 알았지? 지난 가을, 은주언니랑 넘 친하게 지냈던 게 아닌가를 살짝 후회하게 만든 작은 해프닝이었다.

그와 더 함께하며 알게 되었다. 내가 버려질 개를 위해 그렇게 마음 아파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나는 늘 불안했었다. 언젠가 그들은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 버려지지 않기 위해선 나는 그들을 기쁘게 해야만 한다. 너무 넘쳐서도 안 되고 모자라서도 안 된다. 기준은 늘 그들이다. 끊임없이 그들의 기분을 살피는 것, 그것만이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내가 남들과 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였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생각한대로 행동하게 될까봐 무서웠다. 그 순간 세상의 밖으로 내동댕이쳐질 것만 같았다. 방법은 하나였다. 그 생각자체를 봉인해버리는 수 밖에. 그리고 세상이 인정한 방식으로 생각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안심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빛나는 성공이 내게 준 것은 위안이 아니었다. 나는 그렇게 섬이 되었다. 세상과도 나 자신과도 단절된 철저하게 외로운 섬.

1년전 어느날 그가 자신의 지도에 그 섬을 그려넣어 준 이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인적없던 무인도에 배가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배는 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싣고 있었다. 하지만 섬이 배를 마냥 반가워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익숙치않은 번잡스러움도 싫었고, 사람들이 버려놓고 가는 쓰레기도 짜증났다. 차라리 전이 더 좋았던 거 아냐? 지금이라도 지도에서 빼달라고 부탁해볼까? 할까 말까 망설이느라 멀미가 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날, 섬은 알게 되었다. 그가 무언가를 섬으로 보내준다면 그건 다 이유가 있는 거구나. 내가 치르는 이 지독한 진통까지도. 게다가 여기서 물러나면 앞으로 그 어떤 선택도 할 수 없게 될텐데 감당할 수 있겠니? 끔찍했다. 그이후로 섬은 필사적으로 배를 받아들였다. 그들이 원한다면 모래도 풀도 바람도 다 내어주기로 했다. 이것도 딱 1년뿐인걸. 그를 믿고 참아보는거야.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거람 뭔가 해보다 죽는 게 낫잖아.

그리고 마지막 여행. 여행 직전 나는 말할 수 없이 지쳐있었다. 뭔지 모를 한계에 도달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마 다른 동기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우리가 아무것도 기획하지 않고 여행을 떠난 건 무엇을 기획할 기력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신기한 일이었다. 그와 함께한지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저절로 경쾌해지는 내 목소리를 들었다. 아침 반주로 마신 가게포도주의 약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삼박사일. 그와 함께 남도를 떠돌며 나는 예전에는 죄인을 유배하는 데나 쓰이던 외로운 섬들이 물길로 하늘길로 서로를 나누며 이룬 풍광이 오늘 그들을 유배시킨 육지를 먹여살리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아~! 저것이구나. 이 바다의 섬들은 더 이상 육지에게 버림받은 천덕꾸러기가 아닌 거구나. 즐거운 여행속에서 자꾸만 뜻 모를 눈물이 쏟아져나왔던 것은 아마도 부모의 품을 떠나 사회로 나오는 순간부터 내 몸에서 자라기 시작한, 지난 1년 온 힘을 다해 그와 함께 부수어 낸 사회적 고아로서의 서러운 정체성의 파편을 씻어내기 위함이었으리라.

아버지 같은 존재. 여행끝에서 나는 그에게 말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이튿날 그가 제자들을 위해 준비해 주었던 그 메뉴를 내 식구 밥상에 내놓았더니 남편이 말한다. 음식솜씨까지 배워오는 걸보니 다음에 뵈면 장모님이라고 불러 드려야하는 것 아니냐고. ^^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이 서구적 배움의 방법이라면, ‘느끼는 것만큼 알게 되는’ 접근법이 동양의 그것이다 4

개정판 서문 _ 날마다 두려움 속을 걸었던 그때 그곳들

내 속에 숨어 있는 자유로운 영혼을 끄집어내는 나만의 의식이 절박했다 5

그저 이리처럼 떠돌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 6

새로운 세상의 두려움을 미리 과장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그 잠재력과 가능성을 읽어야 한다. 좀 배고프면 어떠냐...주어진 천복이니 이 길이 내 길이다. 엎어지고 뒹굴어도 이 길 위에서 죽으리라...굶주림을 두려워하면 들판의 이리가 되지 못한다. 이런 마음이 나를 지배할 때까지 나는 매일 걸었다 7

문득 책을 쓰고, 제자를 기르고, 차를 달이는 행위들이 외로움을 이기고 자신을 잊어버린 세상과 화해하기 위한 처절한 수련이라 생각하니, 외롭지 앟고서야 어찌 정순할 수 있으랴는 생각이 들었다 7

결국 밥과 존재의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그 사이에서 삶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삶이란 흔들리는 것이고 균형을 잃었다가 이내 다시 그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되돌아오는 불안정한 체계인 것이다 8

커다란 배낭을 메고 날마다 두려움 속을 걸었던 그곳들이었다. 미래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도록 미리 두려움 속을 걸어두게 한 그 장소들이었다. 그렇게 매일 걷지 않았더라면 다리가 꺾여 이미 주저앉았을지도 모른다...영광이 있으라, 외로움들이여 9

초판 서문 _ 아주 천천히, 달팽이처럼, 온몸으로

그곳에 가면 어디엔가 마음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을 것이다 10

질서에 지치면 자유를 찾아 떠나고 자유에 지치면 다시 질서로 되돌아온다 11

여행은 바람이 불어 벚꽃잎들이 눈처럼 날리는 그 찰나에 그리움으로 터져버리는 것이다 11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고, 다른 사람을 자신 속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12

그곳에 가면 내가 있을 것이다. 그때 그 모습으로 혹은 아주 순수한 하나의 꿈으로 그곳에 그렇게 있을 것이다 12

여행을 통해 우리가 얻으려는 것은 없다. 오직 버리기 위해 떠난다. 소유한 것이 많으면 자유로울 수 없다 12

1장 매화향 가득하니 봄이다!

기차 안에서 _ 기차는 늘 시간 속을 달린다

나무는 참을 수 없이 ‘간절하고 열렬해지면’ 꽃이 된다 24

두 번째 인생은 절대로 바쁘게 보내지 않을 것이다. 첫째, 더 자유로울 것이다. 오직 나만이 나에게 명령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할 것이다. 둘째 더 많이 배울 것이다.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진지함을 버릴 것이다. 셋째, 배운 것을 통해 기여할 것이다. 주제넘지 말 일이다. 내가 만족한 나의 삶만이 이 땅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여행은 생략할 수 없는 새로운 시작의 상징이었다 25

인생의 목적은 인생이다. 산다는 것이 바로 목적이다 25

이제 물리적으로 갈 수 없는 지리적 오지란 별로 없다. 마음속의 오지가 더 넓다 25

아아, 섬진강 _ 섬진강을 따라 걸으면 나도 강물이 되어 흐른다

걷다가 신을 벗고 강물에 발을 담가봐라. 그 미끈한 부드러움 때문에 어쩔 줄 모르게 된다 28 _ 사부님이 시키신 거 맞잖아요!! 과연 섬진강물은 차고도 참 부드러웠답니다. ^^

가벼운 저항 28

게걸스럽고 탐욕스러운 사람이 되지는 않으리라. 그런 사람은 섬진강에 오지 마라. 슬픈 사람만 와라. 자기를 잃은 사람만 와라. 저 푸른 강물에 자기를 두고 간 사람만 와라. 다시 자신을 찾아갈 수 있는 사람만 와라 29

고흥반도 _ 봄은 늘 사람을 어쩔 줄 모르게 한다

‘생김새로 사람을 취했다면’ 임경업은 장군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30

구방고가 본 것은 말의 내면에 있는 명마의 소질입니다 31 _ 은주언니, 이게 언니의 가장 빛나는 재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안의 명마를 알아봐주신 언니. 다시한번 참말로 고맙고 사랑합니다. ^^

건물의 배를 뚫고 아름다운 산 중턱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32

달빛초당 32

우리는, 나무는 그저 나무라고 생각한다. 참 편안한 무관심이다 33

녹두빈대떡은 녹두로 만들어야 제맛이 난다 33

살이 투실하고 털이 곱다. 잠시 함께 놀아주었다. 순하다는 것은 자신도 편하고 남도 편하게 해준다 33

평생에 걸쳐 연마한 솜씨 덕에 그는 그 자체로 빛나고 있었다 34

짐이 무거워 어깨가 아프다. 바보같이...37 _ 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3박 4일을 위해 너무 많은 준비를 했구나. 덕분에 아마 다음여행부턴 훨씬 가볍게 떠날 수 있지 않을까요?

무르익은 절정 상태의 남근바위 37

자연 속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피곤함이 사라지는 것은 내가 그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37

몸은 솔직하다 39

빠르게 걸으면 나이를 알게 되고 천천히 걸으면 주위를 감상할 수 있다 40

차를 타고 갈 때 엉덩이가 약간 배긴다는 것은 지루하고 심심하다는 표시다 40

산이 늘 그렇듯 일단 속으로 들면 길을 내어 품어준다 41 _ 우리 사부님같다. ^^

비둘기장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마음속으로 깊이 걸어들어가면 산 냄새가 나다 41

사람들이 늘 잊고 있는 것은, 변화는 변화하지 않는 것들과의 균형이라는 점이다. 걸어보면 금방 알게 된다. 한 다리가 움직이기 위해서 다른 한 다리는 땅에 닿아 있어야 한다. 걸어서 다른 곳으로 움직여 간다는 것은 두 다리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늘 잊고 지낸다 42 _ 깜짝 놀랬어요. 이 표현. 발레를 배우면서 새롭게 깨달은 걸음마의 원칙..마음으로 받아들이며 발레를 배우길 참 잘했다 싶었는데..알고보니 그건 이미 사부님을 통해 제 안에 있던 그림. 발레는 스크린 역할을 했을 뿐이었네요. ^^

나는 모래사장 위에서도 ‘영원’을 그리는 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들의 매끈한 피부와 웃음과 재빠른 몸놀림, 그 모두가 좋다 43

다른 사람들의 동의 없는 희생 위에 세워진 아름다움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다 44 _ 제 이전 삶의 성취가 그랬던 것 같아요. 나의 아름다움을 위해 다른 사람들이 희생하는 걸 당연한 것으로 여겼었죠. 그 희생에 감사하기는 커녕 더 많이 퍼주지 않음을 원망했습니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제 목을 조여오던 원인 모를 불행감은 제 안에 녹아있는 그들의 섭섭함이 몸을 타고 도는 느낌이었다는 것을.

크든 작든 모든 잔인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과 어려움 그리고 불행위에 자신의 기쁨을 쌓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이런 사람들은 한때나마 뱃심있고 추진력이 강한 일꾼으로 추앙받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속지 않는 사회가 바로 성숙한 사회다 45

부끄러움과 조용한 정열을 가진 청초한 여인이다. 조그만 어깨를 가지고 있고, 조신하고 하얀 여인다 46 _ 선형언니, 언니의 그 조용한 정열에 몸을 데울 수 있는 그날이 머지 않아 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은은하여 델 걱정 없으나 뼛속에 서린 추위까지도 꼼꼼히 찾아가 녹여주는 온기. 우리에게 언니는 그런 사람입니다.

봄은 늘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며 다가온다 46 _ 사랑도 늘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며 다가온다.

지리산 불부장등 무착대 _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고 있네 멀고 가까움이 다르기 때문이네

이곳에 서면 너무나 예뻐 아끼고 또 아끼게 된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아음다움은 더욱 은밀하다 47

별들이 하나 둘씩 나뭇가지에 매달리기 시작한다 47 _ 섬진강변에서 ‘자유’를 모색하고 있던 그 밤에도 별빛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사부님과 함께라는 안심에 잘곳도 정하지 않고 맞는 별을 그렇게 흠뻑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달은 아이와 같아서 늘 앞에 나선다 49

헉헉거리며 무착대에 오른 사람 모두에게 선선히 한 대접씩 퍼주며 그들이 시원해하는 모습을 즐기는, 그런 스님이다 51

돈과 권력은 너무나 분명하게 좋은 것이므로 아무도 대놓고 좋다고 하지 않는다 51

변하는 것이니 옛날을 잊어버려야 한다. 그래서 출가 이전을 잊고 세속을 잊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근본을 잊으면 그것은 더 이상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변질이며 타락인 것이다 52

다압리 매화마을 _ 꽃은 절정인데 매향을 들을 수 없다

매화는 중국 사천성이 원산지며 중국의 국화이기도 하다 56

매화의 덕 : 나무가 함부로 번성하지 않는다. 늙는 모습이 아름답다. 매화는 꽃봉오리가 활짝 벌어지지 않는다. 꽃과 여인이 같은 개념이니 그 다소곳하고 조신한 모양 때문에 찬사를 받았나 보다 57 _ 다소곳하고 조신한...이것이 나를 위한 형용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여인’으로 사랑받을 福 역시 나의 것이 아닐 것이다. 알고 나니 나를 여인으로 아껴주는 그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모두의 친구 그리고 한 남자만의 여인, 이것이 세상이 내게 허락한 기쁨임을 알게 한 1년에 다시한번 감사를 전한다.

대나무 숲 속에 고요한 집이 있어

한 그루 매화가 창 앞에 피었다.

(......)

아무 생각 없는 듯이 한 해를 보내더니

봄이 오자 저절로 활짝 꽃이 피었다.

그윽한 향기 속세를 떠났으니

붉은 꽃잎만 사랑스러운 건 아니다.

-<붉은 매화> 중에서 59_ 나를 위한 시로 찜!! ^^

매화는 그 자태보다 더욱 귀한 것이 향기이기 때문이다. 매화의 향기는 그러나 코로 맡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귀로 듣는 향기이다.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만큼 마음이 잔잔해져야 향기를 느낄 수 있다 59

아름다움은 감각의 경계를 벗어난다. 그래서 내면을 닦는 것이다 59

좋은 변화는 주변에서부터 핵심을 향하는 내면화 작업이다. 쥐가 쥐임을 깨닫는 것이고 쥐로서 사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특별한 동물임을 인식하는 것이다...쥐가 되고 싶은 쥐, 이것이 변화의 화두다 60

운주사 _ 그러나 나는 쉬고 있는 부처가 좋다

주술이었을까? 무엇을 향한 진언이었을까? 62

운주사의 천불 천탑과 와불의 이야기를 미륵신앙과 결부시킴으로써 일약 운주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이다 64

우리는 충분히 쉬지 못한다. 늘 가장 하고 싶은 것이 푹 좀 쉬고 싶은 것인데 그러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는 휴식을 창조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휴식을 게으름과 소비로 인식한다 65 _ 쉬지 않는 그가 내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가 궁금했었다. 이제야 알겠다. 그는 일속에서도 쉼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느림이야말로 그 빛나는 아름다움의 비결이었구나. 우성오빠..이거 오빠 얘기에요. ^^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고 있는 사회는 쉬어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부가가치가 낮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몸이 고단해야 겨우 먹고살 수 있다 65

어떤 일을 할 때 자아를 스스로 감시하는 정도가 지나치면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진다 66

혼자 갔다면 그 옆에 좋은 사람을 상상 속에 불러 앉혀두어도 좋다 67

하루가 아깝기 그지없는 나이가 있게 마련이다 70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는 숨막히는 즐거움이 있고, 너무나 부끄러워 잊고 싶은 순간이 있다 70

2장 옛 사람의 마음에 취하다

적벽 _ 이제 달 뜨면 아름다울 이곳에 있지 못하리

바로 그때 그곳의 아름다움..어느 곳이든 가장 자기다울 때, 바로 그때 그곳에 있어야 진수를 맛볼 수 있다 74

해남 두륜산 대흥사 _ 아름다운 고목과 청허당의 마음이 있는 곳

그 나이에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79 _ 좌샘이 물으셨다.

“미옥이는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니? 10점 만점에 몇정도?”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10이요.”

“아니, 10점 만점이라니까?” “알아요. 그러니까 10이죠.”

좌샘은 당황하여 얼굴이 약간 붉어지셨다. 이런 철딱서니 없는 것 봤나 하는 느낌이 꽃분홍색 파카를 뚫고 차안으로 퍼져나갔다. 그렇지만 아직도 나의 점수를 철회할 생각은 없다. 自足은 곧 安住이고 傲慢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스스로에게서 흠을 찾는 것이 겸손이고 또한 성장을 위한 태도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하는 자가 무슨 힘으로 더 나아질 수 있으며 설사 그럴 수 있다 한들 그렇게 나아져 어디에 써먹는단 말이냐? 무엇을 위한 완벽이고 어디로 가야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지난해의 어느 시점부턴가 나는 분명히 변했다. 나의 부족함을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드라마틱한 변화였다.

1년의 변화를 총결산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면 굳이 그렇게나 정직하려고 애쓰지 않았을 것이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을 달가워하시지 않는 샘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고집을 피우진 않았을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온지 며칠이 흘렀지만 아직도 마음이 좋지가 않다. 그냥 잠자코 듣고 있을 껄.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어떤 사람은 배고프지 않아도 또 먹고, 춥지 않아도 더 입으니 이 무슨 심사인가? 도대체 눈앞의 쾌락이 바로 후생의 괴로움인 줄은 생각지 않는구나 79

산으로 들어가 산이 되어 살았다 81

서산대사의 선교관의 핵심은 “선은 부터의 마음이고, 교는 부처의 말씀이다.”라고 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82

먼 과거를 향한 시간과 먼 미래를 향한 시간이 각각 원의 둘레를 따라 거꾸로 흐르다가 먼 어딘가에서 서로 만나게 된다. 그곳에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경계를 당하여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나지 않음이라 하고, 나지 않는 것을 무념이라 하며, 무념의 상태를 해탈이라 한다“고 했다 83

여덟 그루의 아름다운 붉은 소나무 83

푸른 학은 중을 짝하여 조는구나 83

학문을 쌓음은 다른 재주를 익히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의 마음을 거두는 데 있느니 86

자연은 있는 그대로가 자연이다 87

눈 내린 들판을 밟아갈 때에는

눈 내린 들판을 밟아갈 때에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

우리는 더 나아짐으로 더 이상 과거가 아니다. 우리는 어느 날 깨달음으로 예전과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 88

이 일은 마치 모기가 무쇠로 된 소에게 덤벼드는 것과 같으니, 함부로 주둥이를 댈 수 없는 곳에 목숨을 걸고 한번 뚫어보면 몸뚱이째 들어갈 것이다 88

강진 _ 햇빛과 동백 그리고 옛사람 그리운 백련사

스스로 조신하게 자제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90

선다원..솔잎차 한잔 91

좋은 사람을 만나 알고 지낸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것처럼 좋은 일이 있겠는가? 95

다산 초당 _ 천일각에 가면 그가 뒷짐을 지고 구강포를 바라보고 서 있네

자연은 곧 생명이고 생명은 곧 변화다 96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틀들이 터지며 매미 허물 같은 육신을 이곳에 놓아두고 혼은 잠시 여유로운 산책을 하고 있는 것이다 97

바다가 훨씬 경제성이 있다는 것을 어미들은 모두 알고 있다. 모르고 있는 사람은 관청에 있는 사람들뿐이다 98

다망한 일상에서 적소로 유배옴으로써 자신을 위한 ‘겨를을 찾은’ 다산처럼 나도 마음을 좋아둔다 98

나 또한 어리석은 바보 아이

망령되이 무지개를 붙잡고 싶어했따네

아이란 놈 무지개를 좇아갈수록 무지개는 더욱 멀어져

다다르면 또 다른 서쪽 언덕, 서쪽 또 서쪽이고 마네 100

아내는 긴긴밤을 울고 있겠지

어린것은 어느 때나 다시 볼 건가 101

내 생각 잊지 않은 마음 애틋하고

정성껏 묶어 맨 그 손길 생각나라

맛보려고 하다가 도리어 맘에 걸려

고향 하늘만 마라보네 101

반듯한 장소 한 곳을 얻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었나 보다 102

주인의 검박하고 고아한 정취가 전해진다 104

한 가지를 깨달을 때마다 마치 신명이 말없이 깨우쳐주는 것 같아 남에게 고할 수 없는 것이 많았다“라고 했다 106

몸과 영혼을 다하여 한 가지 일에 깊이 몰입하니 원래 총명한 사람의 깨달음이 그 끝을 알 수 없게 되었다 106

칠량 봉황리 _ 가업을 이어기가는 어렵고, 세상은 아직 알아주지 않는다

* 우리나라에 좀 더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가진 것도 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버티기가 부끄러워졌기 때문이다

땀에 젖은 속옷이 배낭에 눌려 살에 닿으니 섬뜩하다. 땀을 흘린 후 잠시 쉬었다 벗어놓은 배낭을 다시 멜 때마다 겪는 일이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좀 더 쉬고 싶은 사람들의 가벼운 저항이려니 생각한다 110

하고 있는 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미래가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절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하나의 일을 아직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방황이다. 어떤 일에 깨달음을 얻어 밝아지면 자신이 곧 그 일의 미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일을 아주 잘하려면 타고난 재능과 각고의 노력과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더욱이 천업이라 믿고 하나의 일에 평생을 매달려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제 생긴 대로 살겠다는 뱃심이 중요하다. 나약한 사람은 어떤 경지에도 이를 수 없다. 정진에는 용맹보다 나은 것이 없다. 백척간두에서 또 한 발을 내딛는 것이다. 목숨을 걸어야 한다. 112

춥고 배고파 화가 난 게 우스워졌다 113

고금도 충무사 _ 아무도 없는 늦은 오후 이곳에 오면 한 사람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벌벌 기어 다니는 게 115

나는 적이 물러나는 그날에 죽는다면 아무런 유감도 없을 것이다 116

그때의 정황을 이야기해줄 만큼 우리는 아직 친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117 _ 기억한다. 사랑을 위해 제 몸을 찢은 나무의 순정을..그리하여 기어이 그에게 닿아있는 그녀의 아픈 행복을...

하루하루를 낭비하지 마라. 충무공은 싸움터에서도 하루가 지나는 것을 무심코 넘기지 않았다. 그 하루를 기록하여 그날이 그날로서 존재함을 잊지 않았다. 일이 닥쳐서야 어쩔 줄 몰라 하다 모욕을 당하는 일만큼은 피해라. 충무공은 이미 수년 전부터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준비하였다. 거북선을 만들고 선박을 축조한 것은 그가 전장에서 용감히 싸우다 죽는 것만을 최선으로 아는 일개 무장이 아니라 미래를 스스로에게 유리하도록 만드는 개척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확실한 승리는 없다 121

마량의 밤 _ 여관에서, 그리움으로

함께 있으면 혼자 있고 싶고, 혼자 있으면 함께 있고 싶다. 함께 있다 혼자 있게 되면 그립고, 혼자 있다 함께 있게 되면 작은 일로도 서로 다툰다. 그렇게 얼고 녹고 다시 얼고 녹으면서 마침내 한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혹은 그녀가 자신의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리움이며 질투이며 욕설이며 상처다. 그리고 그것은 도한 지루함이며 떠남이며 귀환이며 눈물이다 123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지닌 인생처럼 행복한 것은 없다. 그것은 축복이다 123

힌두교의 창조신화 속에는 인간의 창조신화도 있다. 4,000년 전의 이 창조신화에 따르면 신은 여자를 만들 때 무척 고심한 것 같다. 꽃의 아름다움, 새의 노랫소리, 일곱 가지 무지개색, 미풍의 부드러움, 파도의 웃음, 양의 온순한 성질을 짜내어 여자를 만들었다고 하니, 그 정도로만 만들어놓았다면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 일이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신은 짖궂게도 다시 여자의 체내에 여우의 교활함, 구름의 고집, 소나기의 변덕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남자로 하여금 여자를 아내로 맞게 했다....그 남자는 4,000년동안 여전히 그러고 있다. 아직도 돌려달라고 그랬다가 다시 무르곤 한다. 변덕스러운 것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다. 124

좁은 어깨를 가진, 속이 뜨겁고 조신하며 하얀 여인이다. 그녀들의 사랑은 모두 기다림과 그림움 속에서 온다 124

마량의 아침 _ 산다는 건 망설임이며 차마 어쩔 수 없음이다

산다는 것은 약간 우물쭈물하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망설이는 것이다. 그것은 어리석음이며 미련이며 우유부단함이다. 그러고는 나중에 그것을 후회하고 그것이 차마 어쩔 수 없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135

관산 방촌리 _ 날은 미칠 듯 맑은데 오래 묵은 매화 한 그루 만발해 있다

따지고 보면 실가닥처럼 가는 우연이 서서히 가닥을 풀어가다가 어찌할 수 없는 필연으로 변하는 것이 인간사가 아니던가 136

얼굴이 허물어지도록 웃었다 139

투명한 단어에 색칠을 하고 그 색깔을 따라 가려 쓴다 139

3장 바다와 바람 그리고 길

장환 일몰 _ 하도 찬란해서 쳐다볼 수 없다

이런 사람은 아주 친절한 사람이다. 태워주고 자기가 더 즐거워할 사람이다. 자기가 한 일에 즐거워하고 그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다. 실속은 하나도 없지만 실속이 뭐 그리 중요한가. 자신이 즐거운 것보다 더 훌륭한 실속이 또 어디 있겠는가? 146

늘 속이 쓰린 사람은 24시간 자기의 위만 생각하듯이 148

어찌나 찬란한지 감히 볼 수가 없었다 149

천관 초야 _ 보면, 그대 역시 잊지 못할 것이다

누우면 바람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153

몇분 지나면 다시 추워지는데 그때는 다시 누우면 된다 153

그 섬들의 이름에 관심이 없다. 그 섬의 이름을 안다고 해서 그것들을 진정으로 더 많이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154

내가 그 새와 친해지려면 정말 알아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그 새가 가장 즐기는 모이가 무엇인지 알아야 그 새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 둘째는 몇 시에 자서 몇시에 깨는지 알아야 같이 놀아줄 수 있다. 셋째는 정말 그 새와 함께 놀고 싶다는 것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154 ★★★

촉촉하게 젖은 조신하고 쫄깃한 여성의 그것 155

그녀는 자신이 원래 천관보살의 화신인데 기녀로 변해 김유신의 마음을 시험한 것으로, 이제 그 일을 끝내 인연이 다했다고 거절했다 158

김유신이 세속적인 성공을 거두는 동안 그녀 역시 버려짐을 통해 인생을 해석할 수 있는 깨우침을 얻었을 것이다...그녀는 또 하나의 천관보살이 되어 마음의 평화를 찾았을 것이다 159

그대 역시 바위들 중 하나이다. 초라하다고 탓하지 마라. 그대라 없으면 인생도 없다 160

천관산 장천오미 _ 숨겨두고 혼자 즐긴다는 말의 의미를 아는가

날씬한 허리를 안았더니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는 품이 내가 좋은 모양이다 162

자기만이 아는 작은 비밀 장소처럼 그런 치유의 은밀한 장소와 시간 없이 어떻게 이 세상을 살겠는가? 163 _ 내 남편에게 그런 공간이 되어주고 싶다

벚꽃은 화사한 화장을 하고 거리를 걷는 여인들 같다....동백은 숲속의 꽃이다. 숲속의 신비를 담고 있는 기품있는 꽃이다 163

송창식의 선운사 166 _ 청산도 밤소나무 아래서 그가 부른 노래..우성 오빠! 이것도 오빠 얘기에요. ^^

천관산 장안사 _ 아름다움이 바로 문밖에 있으니 또 어디로 가랴

적의를 풀어주는 데는 웃음이 최고다 169

적어도 밥을 먹어야 할 시간에 굶는 사람이나 생물은 없어야 한다. 그것이 경제의 의미다 169

꿈은 씨앗과 같아서 늘 그 속에서 싹이 트고 커다란 나무가 된다. 그러므로 꿈은 또한 현실이다. 아마 다람쥐는 다람쥐 이외의 것이 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간보다 더 행복할지 모른다. 저 한 쌍의 다람쥐들이 저렇게 미친 듯이 유희를 하고 있는 이유도 행복해서일 것이다 171

절은 마음을 낮추는 것이다 171

조금 익숙해지면 타성이 붙게 되는데, 그러면 내용은 없어지고 형식만 남게 된다. 이때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불가에서 이것을 發心이라고 부른다 172

가지사 보림사 _ 옛사람들은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는데, 요즘 사람들은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역사적 상상력이 없는 역사는 오늘의 일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178

스승에게서 깨우침을 얻었다는 것을 마음으로 인정받는 것밖에는 없다. 이를 心印이라 한다 181

무슨 일을 하든지 자기 일을 하며 마음의 공부를 해야한다는 뜻이다...연애하는 마음처럼 간절히 공부하면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한다 184

자신의 생각을 경쾌하게 다룸으로써 그 생각에 예속되지 않으며 진지하면서도 또한 진지하지 않다...그는 알고 있는 지식을 소화하여 자신의 인생관과 관련시킨다 184

보림사 명부전 10대 지옥...혓바닥을 길게 빼낸 다음 소가 끄는 쟁기를 끌려 밭을 갈게 하는 지옥 185 _ 헉..사부님과 동기들이 이구동성으로 나를 불쌍히 여긴 장면이란다. 내가 대웅전에서 불공을 드리고 있을 무렵. 항상 말을 조심하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입장이지만 막상 그림으로 형상화되어있는 것을 보니 섬찟하다. 아마 그 순간이었을 거다. 입안에서 화산이 터지기 시작했던 것이. 그러게 입조심 하라지 않았니? 강진장을 지나 장흥의 한 마을회관에 도착했을 무렵 나의 혀바닥은 무참히 쟁기질되어 있었다. 혓바늘과 구내염. 야! 비상!비상!! 몸이 내게 전하는 메시지다. 상앞에 앉아 앞니로 터진 혀바닥을 긁고 있는 내가 안스러우셨는지 사부님께서 ‘프로폴리스’ 말씀을 꺼내셨다. 입속 질환에 그만한 약이 없다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서울가면 꼭 사야지 다짐하고 있었다. 그 저녁 좌샘이 빗속을 뚫고 장흥에 도착하셨다.

마을회관의 아침. 부산스레 모여앉아 열심히 찍어바르고 있는 방에 눈에 익은 스포이드병이 보였다. “이게 모예요?” “프로폴리스!” 좌샘이 말씀하셨다. “아~! 이게 그 프로폴리스구나!! 이거 우리집에도 있는데! 우왕! 좌샘 어떻게 이걸 갖고 내려오셨어요? 어제밤에 한참 이 이야기 했었는데..” 영문 모르시는 좌샘. 과하게 흥분한 나를 어쩔줄 모르며 바라보신다. “줄까?”“네!”

그랬다. 남편이 출장간 동료에게서 받아온 정체모를 보라색 스포이드병. 대체 어따 쓰는 물건인가 싶어 이리저리 살펴보았으나 끝내 용도를 밝히지 못하고 포기해버렸던 그 병. 그러나 차마 버리지 못하고 화장대 한쪽 구석에 고이 모셔놓았던 그 보라색 액체가 바로 쟁기질당한 혓바닥에 직효라는 프로폴리스였구나! 내 안에 이미 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해 그 빗속을 뚫고 장흥까지 달려오신 거구나. 우리의 좌샘은.

좌샘에게 얻어먹은 프로폴리스 덕에 모처럼의 남도미각을 방해할 뻔한 혓바늘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만약 프로폴리스가 없었더라면 청산도의 바다를 그렇게나 흠뻑 즐길 수 있었을까?

아주 맑은 물에만 사는 고기들이 노는 물을 바가지로 휘휘 저어 떠먹은 것이 언젯적 이야기던가? 이곳에서 한번 해보라 185 _ 아쉽다! 하~! 그러나 그곳에서 묶은 근심을 풀고 길을 나설 수 있었으니...취하지 못하고 버리고만 왔다고 안타까워할 것도 없지 않을까?

지혜롭고 뜻있는 훌륭한 사람이 어찌 저 아수라장을 거쳐 선량이 되고자 하겠는가? 피곤한 일이다 189

인생이라는 같은 버스를 타도 다른 시간대에 다른 이야기를 하며 다른 곳으로 간다 190

4장 아무 계획 없이 아무 목적 없이

땅끝 사자봉에서 보길도 격자봉까지 _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는데 나도 바닷길따라 그 섬에 가고 싶다

상징을 빼면 인간의 정신은 빈약해진다 192

어느 길로 가든 서너 시간이면 내려올 수 있다는 마음으로 오르면 산행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195

지나친 호사는 신의 뜻에 어긋난다. 마음은 호사로움으로 위로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마음 자체가 부식될 뿐이다 197

성호 이익은 윤두서의 제문에 “우리 형제는 공의 칭찬을 듣고 비로소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썼다 200 _ 아~! 사부님!!!

보옥리 뾰족산 _ 이곳을 놓치면 보길도를 보았다고 하기 어렵다

건강은 믿는 만큼 지켜진다 204

* ‘기회가 되면’ 이라고 그가 말했다. 가슴이 아리다. 기회는 스스로 찾아오는 손님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회에게 초청장을 띄우는 방법을 어서 배워 그와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파도는 바다가 숨을 쉰다는 증거다 206

길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지금 나뭇가지를 붙잡고 천애의 절벽을 발밑에 두고 아슬아슬 건너가지만 내가 지나온 자리는 결국 나중에 길이 될 것이다 207

바다를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208

이렇게 몇 시간이고 누워 있으면 그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 수 있게 된다 209

이것을 받으면 처와 아이들도 보길도 바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9

가벼운 그리움으로 그녀의 손끝이 조금 떨릴 것이다 210

그대와 남이 다르지 않음을 알면

남을 섬길 수 있으리다

남을 능히 섬겨내면

나를 섬길 수 있다

나를 만나면 불성에 이르리라 212

완도 선착장 _ 부두에 매여 있는 배들을 보면 자유로움을 느낀다

나는 사람을 잘 못 본 것이다...애초부터 부탁을 하지 말든가 아니면 적어도 사족을 붙이지 말았어야 했다 218

장좌리 장도 _ 바람과 파도 속에서 그때를 아쉬워한다

* 뱅글뱅글 논다.. 사부님 어록

당대의 패러다임을 넘어선 인물, 장보고 222

군대란 전쟁을 하기 위해 조직된 소비적 집단이다. 이런 집단을 해상무역에 투입시켜 해상제국을 건설했다는 것은 장보고가 대단한 개척자였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그는 당시 사회의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넘어서 있었다 226

일단 정치에 관여하게 되면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자기다운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자기다운 일을 함으로써 명성과 부와 힘을 가지게 되었던 사람들, 그리하여 정치적으로 변하게 되었던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정치에 입문함으로써 대개는 그 힘을 잃게 된다...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고 경계해야할 일이다 229 _“노벨 평화상은 정치를 해야하는데?” 문학상을 평화상으로 바꾸겠다는 농담섞인 선언에 갑자기 정색을 하고 물으셨다. 문학상을 논하기엔 문장에 자신이 없다는 게 이유였는데...사부님은 경솔한 제자가 권력의 제물이 될 것을 걱정하셨던 걸까? 사부님..역시 그냥 문학상으로 할께요. ^^;; 정치는 저보다 더 뜨거운 피를 가진 그들에게 양보할께요. 저는 그냥 그들이 가는 길을 비추는 즐거운 등대로 살아볼래요. ‘나다움’을 희생하고도 아깝지 않을 그 일을 아직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겨우 스스로 즐거워진 이 세상을 나 아닌 다른 무엇 때문에 버리긴 싫으니까요. 이제 더 이상 순교자를 꿈꿀 필요가 없으니까요.

바다는 그들이 귀찮게 해도 모르는 체 해준다. 눈을 지그시 감고 커다란 몸을 맡겨 놓는다. 장난꾸러기가 몸 위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게 놓아두는 것처럼 230

완도에서 녹동까지 _ 아름다운 한려수도 푸른 뱃길을 따라

꽃은 시간이고 그래서 날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다. <서편제>를 촬영한 장소인 만큼 토속적 풍광이 아름답다는 청산도는 후에 또 다른 여행의 기대로 남기자 232 _ 그 기대가 저희와 함께 채워지다니 영광입니다. ^^

명사십리 해수욕장 233_ 모래사장에 눕다. 역시 좋은 하늘과 바람..그러나 왠지 이것도 내용은 가고 형식만 남은 느낌..세상을 새롭게 볼 다른 시각을 탐구해봐야겠다.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변하지 않는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본질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은 인문학적 호기심이다. 변화의 능력과 경영은 인문학적 감수성과 이해없이는 불가능하다. 인문학이 죽으면 경영학이 살아 있을 수 없다. 돈은 사람이 건강할 때 필요한 것이다 237

하동 쌍계사 _ 벚꽃은 이미 지고

불행을 통해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불행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한다 241

시멘트가 깔리면 다시 복원하기 힘들다 243

짧은 시간에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아야 하는 사람들, 휴식도 일처럼 해야 하는 사람들이 벚꽃길을 달려들 간다 245

가지고 다니다가 하루 일정 중 최고의 경치라고 느껴지는 곳, 양말을 벗고 탁족을 할 수 있는 곳에서 한두 잔 하면, 그것처럼 좋은 것도 없다 246

문화는 쉽게 말해 잘 노는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자기가 스스로의 삶을 조직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문화는 본질적으로 스스로를 유한계급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문화사회란 그러므로 일하는 시간을 줄여 그 시간을 자아의 실현을 위해 투여하는 사회이다. 노동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사람들의 자율적인 활동이 지배하는 사회가 바로 문화사회인 것이다 248

목포 _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종종 반할 만큼 아름다운 얼굴로 변하는 것을 보게 된다 251

봄기운인지 취기인지 모를 설렘이 가슴에 퍼졌다 252

서로 마음에는 있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젊은 남녀의 긴장도 공기를 타고 전해진다. 비록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기는 하지만 뜻밖의 제안을 기대하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오후의 감상이 짐짓 무관심한 얼굴위에 농염하다 254

작은 아이 하나가 아버지를 따라 들어왔다. 탕 속에 들어와 혼자 노는데 조금도 지루해하지 않는다. 수건의 한쪽 끝을 잡고 커다란 고기처럼 끌고 다니기도 하고 셋ㅅ대야를 물위에 띄우고 재빨리 올라타기도 한다. 그러면서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자신에게, 수건에게 그리고 세숫대야에게 한다. 그 아이는 목욕탕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아이는 바다에서 커다란 고래를 타고 자기 집보다 더 큰 흰 갈치를 잡아끌고 있는 중이다. 그의 영혼이 놀고 있는 곳은 마법의 세계이다 254

세상의 어느 문화이건 어린아이들의 세계는 현실과 다른 또 하나의 현실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내부로 기어들어가 아무런 물리적 제약이 없는 정신의 세계를 넘나든다 255

* 로즈마리 향기가 가득한 차안에서

5장 아름다운 섬 이야기

흑산도 _ 흑산도에는 아직 홍어가 있고 예리 포구에는 옛날의 정취가 남아 있다

모래미 258

사람을 포용하는 도량 259

청량한 공기가 콧속에 가득한 새벽을 맞고 싶다 261

개발의 원칙 : 최소화의 원칙, 엄격한 조화의 원칙 262

자연이 가진 생명력과 어느 정도의 불편 그리고 예기치 않은 경이야말로 이제 어디서도 찾기 힘든 것이 되어버렸다. 만일 아직도 그 힘을 가지고 있는 곳이 있다면 나는 그곳을 즐겨 찾을 것이다 263 _ 남도 해안을 돌며 사부님께서 말씀하셨다. “남도..자연은 견줄데 없이 아름다우나 사람이 지은 것이 볼품없어 아쉽다.”고. 지난 1년 우리안의 자연을 복원해내기 위해 애쓰는 시간을 보냈다. 내 안에도 이렇게나 아름다운 풍광이 살아있구나. 자기 안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면 어디에 있어도 감탄하는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다는 걸 안다. 아무리 빼어난 경치를 품었다하더라도 그 안으로 사람을 초대하려면 수고가 필요하다. 물론 그 수고로움에는 원칙이 있다. 최소화와 엄격한 조화의 원칙. 앞으로 1년은 지난 1년 내가 찾아낸 내 안의 자연속에 딱 나를 닮은 사람들을 위한 구조물들을 설치하며 보낼 것이다. 누구나 와서 자리를 펴기를 바라지 않는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과 예기치 않은 경이를 즐기기 위해 어느정도의 불편은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는 딱 나만큼 준비가 된 사람들을 위한 장치를 만들어 봐야겠다.

인생은 길이다.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다. 마음이 모질고 팍팍하여 한 그루의 나무도 자라지 못하는 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천촌리의 길처럼 솔잎이 깔려 있고 동백나무 우거진 아름다운 길일 수도 있다. 나도 인생의 어느 부분인가에 솔입이 깔리고 주위에 꽃이 가득한 그런 부드럽고 포근한 길이고 싶다...아름다운 나무 가득하고 옆으로 작은 시내 하나 흐르는 그런 길이었으면 한다 266

나는 좋은 길이고 싶다. 사람들로 하여금 천천히 걷게 하는 길이 되고 싶다. 평평하고 예쁜 바위가 몇 개 있어 좋은 날 사람들이 잠시 앉아 쉬어 갈 수 있는 그런 길이고 싶다. 깊은 정취가 있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아’하며 감탄하는 그런 길이고 싶다. 아, 언제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 나를 좋아한다. 내가 아직 젋은 탓일까 268

초령목이라, 招靈? 혼령을 불러오는 나무라는 뜻인가? 270

혼자 마시는 술은 맛이 없다. 상념만 많아질 뿐이다 271

홍도 _ 아름답고 슬픈 구녕섬

와그르르 웃는다 273

性이 밖으로 끌려나와서도 들판의 햇빛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모습을 보고 싶으면 조정래의 <태백산맥> 속의 한 장면을 기억하면 된다. 이 책에는 ‘외서댁’이라는 한국 최고의 섹시한 여인이 등장한다...쳐다보면 자고 싶어지는 여인으로 ‘만들어져’ 있다 274 _ 나는 왜 이 대목에서 은주언니를 떠올렸을까?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아 더 섹시한 느낌이 드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대목에서 상상력을 활용할 줄 알게 된 것은 내 지난 1년의 수확이다. 내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그 어떤 현실적 제약을 뛰어 넘고라도 품에 폭~ 안아보고 싶은 여자. 이 은주. 내가 남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지는 여자. 이 은주. 나만 그런걸까? ㅋㅋ

사랑과 성이 보통명사일 때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이야기할 수 있다...그러나 그것이 고유명사가 되면, 가슴속으로 들어와 은밀한 비밀로 평생 간직된다...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신비한 어둠, 사람에 대한 공포로부터 자유로운 사랑의 공간 그리고 홀로 쉴 수 있는 비밀의 장소 없이 사라은 행복할 수 없다 276

누가 그걸 싫어하겠는가? 277

관매도 _ 잘록한 허리에 천리향 향기로운 섬

유감스러운 것은 여기저기 널려 있는 쓰레기들이다. 깨끗하게 관리될 수 있다면 남도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281 _ 그놈의 쓰레기는 피할 수가 없다. 이쯤에서 마음을 고쳐먹기로 한다. 눈에 거슬리는 쓰레기는 무시하고 그 경관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즐기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당장 내 손발을 놀려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쓰레기가 아니라면 그냥 없는 셈치고...그런 쓰레기를 만들어낸 몹쓸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가지 않았던 그 순간의 경치를 상상해보는 거다. 마음이 더러운 자들의 눈에 마저 띌 만큼의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것이 죄는 아니지 않는가? 더 아름답다는 이유로 더 훼손되었다고 해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외면당한다면 그 아름다움이 너무 가엾지 않은가?

가슴속으로 평화로운 어둠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느껴진다 283

견뎌내야 하는 것은 늘 자신의 몫이다. 그래서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다행이기도하다. 자식들의 어려움을 대신할 수 있다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이미 모두 죽어 없어졌을 것이다. 과로와 지나친 심려 때문에 283

아이들이 제법 크면 부모는 울타리같은 것이 된다. 없으면 큰일이지만 다행히 늘 옆에 있어준다고 믿는 것이 부모이다 284

모양이 다른 유리컵 세 개만큼 우리집의 가난을 명료하게 보여준 것이 없다. 쟁반 위에 놓인 크기도 모양도 각기 다른 유리컵을 보며 나는 왜 그렇게 부끄러웠던지 모르겠다 285

돈이 그보다 더 많으면 불행해진다. 가지고 있는 만은 돈으로 더 많은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머리는 깨지고 마음은 평화를 찾지 못한다 285

갖고 싶은 바지 한 벌과 치마 한 벌을 한꺼번에 살 수 있으면 그대는 이미 위험하리만큼 부유한 것이다. 더 이상 바라지 말라 286

어때요 나의 향기가? 나의 목숨이여요.

근데 아저씨 눈동잔 누굴 생각하세요, 네? 287

소형은 그 향기의 일부를 남에게서 빌려와야 합니다 288

진도 용장산성과 제주 항파두리 _ 항전 9개월, 또 2년 그리고 700년 뒤

굵은 무사의 선을 가지고 있지만 선비처럼 섬세한 남자라고 여겼다...그리움으로 시들리라. 바람이 되어 그의 어깨 위에 머물리라 296

비극은 늘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 298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힘을 끌어내지 못하는 사람 역시 비극적이다. 그는 종속적이며 누군가가 시킨 일만 할 뿐이다. 하수인이 된다는 것은 몸은 몸대로 고되고 남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증오하게 되고 이를 견디기 위해 세속화된다. 그의 내면 어디에도 스스로를 위한 쉴 곳이 없기 때문이다 298

외부의 힘에 따르고 적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모르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적응은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라는 것이다. 변화의 핵심은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새로운 상황을 창조함으로써 스스로 그 주인이 되는 것이다.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주체적인 자기로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이 허락한 대로 300

한라산 _ 구름속 눈 위의 산책

나이가 들수록 붉은 소나무가 좋아진다. 나이가 많은 소나무에서는 향기가 난다. 나도 나이가 들어 저렇게 고울 수 있기를 바란다 302

‘손을 뻗으면 은하수에 닿을’만큼 높다는 ‘漢拏’라는 이름에 모자람이 없다 303

구름이 모두 얼어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303

감탄은 자신을 잊게 한다. 자신과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벽을 허물고 어두운 자아 속으로 햇빛을 가득히 받아들이게 한다 304

사람들이 아쉬워해도 진달래는 자기가 밖으로 나와야 할 때를 알고 있다. 그때가 아니면 나오지 않는다. 자기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305

귀환 _ 다시 일상으로

결혼식은 두 사람이 만드는 하나의 세계를 상징 308

한 달 반동안 나는 무엇을 하였는가? 내가 버리고자 했던 다섯가지를 버렸는가? 아침의 면도,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는 자유를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사회에 대한 공포, 지우에 대한 압박, 월급이 주는 안심, 그리고 인생에 대한 유한 책임. 아마도 그런 것 같았다. 아닌지도 모른다. 두고 볼 일이다 309

바다는 내 삶이 추구하는 상징이다 309

바다는 모든 것을 그 안에 담고도 오직 하나의 색, 푸른빛을 유지하고 있다 309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바다는 가끔 밑바닥을 뒤집어엎어 스스로를 정화한다. 태풍과 풍랑과 해일과 파도는 바다가 스스로를 정화하는 도구들이다. 바다가 바다일 수 있는 것은 스스로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어찌 배우고 닮고 싶지 않겠는가? 309

꿈은 일상과 유리되지 않은 에너지다. 꿈은 환상과는 다르다. 환상은 일상으로부터 유리된 에너지며, 일상과 만나지 못하므로 개인의 삶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구현하지 못 한다 310

삶의 배후에 있는 삶을 찾아 떠난 여행자들은 때가 되면 귀환한다. 삶에서 얻은 것들을 삶의 뒷전에 놓아두고, 검고 어두운 어머니의 계곡으로부터 잃어버렸던 자아를 들고 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새로운 생각과 깨달음은 기존 사회의 ‘서릿발 같은 증오와 심문’에 맞서야 한다 310

두 세계, 인간의 세계와 신들의 세계는 다르다. 삶과 죽음, 낮과 밤처럼 다르다. 그럼에도 하나의 세계이다. 신화나 상징을 이해할 때 중요한 점은 바로 신들의 세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잊혀진 부분이라는 점이다. 영웅의 모험을 이해하기 위해 이 잊혀진 부분의 탐험을 이해해야 한다. 두 세계의 차이는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되던 자아와 타자의 동화를 통해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정상 상태에서 깨어 있는 의식의 관점에서 보면, 심층에서 솟아난 지혜는 속세의 유용한 분별력과 모순을 일으킨다. 그래서 미덕에서 이해득실이 파생하고 인간의 존재가 타락한다. 초월의 세계에서 보낸 은총은 하찮은 것이 된다. 여기에 영웅의 귀환은 어려움이 있다...왜 쓸데없는 정열에 소진된 범상한 남녀에게 초월적인 은혜를 그럴싸한 것으로 보이도록 설득해야 하는가? 차라리 세상을 악마에게 맡기고 자신은 천상의 굴 문을 닫고 은거하는 편이 쉽지 않을까? 311 _ 바로 이거다. 내가 왜? 그들을 설득해야 하는가? 이것이 지난 두달간 나를 괴롭힌 고민의 실체였다. 결론은 욕심을 버리는 것이었다. 어차피 설득이란 이미 설득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통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내 독자는 딱 1년전의 나와 같은 사람들이 될 것이다. 변화의 욕망으로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두려움이라는 족쇄를 스스로 끊고 나갈 용기가 없는 가엾은 사람들. 그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두려움을 이긴 대가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달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내가 이쪽 물가로 넘어올 수 있었던 것이 나만의 힘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더 힘을 내봐야 할 것도 같다.

내가 필부라는 것을 내 아내도 알고 있고 내 딸들도 알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상의 어느 위대한 사람들보다도 그들에게는 내가 훨씬 중요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311

신의 세계는 인간이 잊고 있는 부분이듯이, 영웅의 세계는 필부가 잊고 있는 세계이다 312

나이가 들어 쓸데없이 세상 돌아가는 대강을 알게 되다 보니 젊은 날의 마법과 주술의 힘을 상실하게 되었지만, ‘양 어깨에 짐을 가득 짊어진 당나귀’처럼 중년을 지내지는 않으리라 312

공자는 적극성의 상징이다. 그의 본질은 뜻을 세워 공부하고 배운 바를 실천함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노자와 장자는 마음의 평화이다. 물러나 곧 자연이 되어 문화적․사회적 속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한다...공자와 노자와 장자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아니고 우리의 삶을 서로 보완하는 한 사람으로 인식될 때, 우리는 세상에 나가서도 자신으로 들어와서도 자유롭다. 나아가 세상을 바꾸고 들어와 자신을 바꾸는 것이 자유가 아닐까? 315 _ 캬~!!!

긴 여행을 통해 ‘가슴속에 역력했던’ 산과 강, 바다와 구름, 바람들은 속세에서 얻었던 경험, 유용한 분별력들과 갈등을 만들어 낼 것이다 315 _ 그게 우리가 여행을 앓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여행에서 얻은 자유를 어느 만큼이나 현실로 가져와야 할 것인가? 하지만 이제 알게 되었다. 삶이란 본래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질문이 피부에 와 닿을 만큼 명료하다는 건 축복이다. 신의 축복을 소화해 내 삶을 위한 양분으로 쓰기 위해 오늘도 내게 주어진 질문에 충실해보기로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 나는 나아질 것이고 스스로가 더 좋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바라건대 다른 사람들로부터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315 ★★★★★★

후기 _ 자연과 사람 그리고 변화

자연에 관한 한 선진국은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살 수 있는’ 나라를 뜻한다 316

인류가 “신이 인간을 창조한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에 들어섰음”을 강조하였다 317

지금을 위해 미래를 희생하는 파우스트의 거래 318 _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과 파우스트의 거래중 어떤게 더 바보같은 걸까?

21세기의 화두는 ‘자연과 사람’이다. 이를 염두에 두지 않는 어떠한 변화도 나는 거부하겠다 318

“체제에 충실하게 복무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무관심에 의해 사회적 죄악이 방조되고 만들어진다”는 것을 자각하는 사회야말로 위대한 사회다 319

지식은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다. 지식은 곧 사람을 의미한다 319

사람은 쉬고 있을 때와 자신의 내면과 만날 때 가장 자유로운 정신력을 가지게 된다 319

자연에 관하여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변화의 원칙이 있다. 그것은 ‘보존이 곧 혁명’이라는 절대절명의 원칙이다 320

둥그런 산과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사각형 건물, 엄청나게 크고 천한 간판들은 어디를 가나 만나게 되는 서러운 모습이다 320

한 민족이 자신의 역사속에서 위인을 인식하고 발견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장점을 보고 배울 일이다...단점을 들어 장점을 줄이면 배울 것이 없다 321

천하의 명마도 위험한 일을 겪고 겁쟁이가 되면 당나귀만큼도 못해진다 321

한국의 산수 속에서 한국의 인물을 보고, 그 인물 속에서 그를 길러낸 산수의 힘을 느끼는 것, 이것이 내가 여행이라는 매력적인 휴식을 통해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휴식을 통해 정신적 지평을 넓혀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322

휴식은 자신에게 선사한 따뜻한 시간이다.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겠는가? 322

바쁜 사람은 바보다....휴식이 게으름이나 소비로 느껴지지 않을 때, 한 사회가 이에 진심으로 공감할 때, 우리는 훨씬 나아진 사회에 살게 된다. 우리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긍정적인 변화인 것이다 322

사진작가의 말 _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리고 떠남과 만남

새로운 출발의 기회는 축복이다. 출발이 결실을 맺기 위해선 실천해야 한다 323

말과 행동이 겉돌지 않는 진심 323

치우친 확신은 위험하다 323

욕망을 다스리는 것이 곧 경영과 자기 계발의 핵심이다. 간절한 욕망만 남기고 나머지를 서세시켜 시간을 더하면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324

그대로 있어도 별 문제 없이 잘나갔을 직장 간부들은 자신의 미래에 절망했다 324

일상의 잡다한 관심을 의미로 바꾸는 사적 관찰이 나의 몫이다 324

다가서는 사람을 매몰차게 밀어낼 성품이 아니란 점을 이미 파악한 탓이다 325

과잉된 감정을 절제한 담담함은 힘과 깊이의 양립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자기계발의 시작은 인간 속성의 정확한 파악이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내는 힘과 좌절 그리고 그 극복 과정이 올바른 삶의 해법이 아니던가.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이를 뒤집고 파괴해서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 성취와 완성의 구체적인 모습이라 말했다. 그는 얄밉도록 정확하게 인간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325

인간의 친소 관계는 아무에게나 털어놓지 못하는 말의 밀도로 확인된다 326

풍경은 여행의 목표가 아니었다. 풍경으로 비롯되는 인간의 삶과 문제가 곁들여져야 보이는 것이 의미가 되고 실천의 해법으로 바뀌는 놀라움. 풍경의 완성은 사람이었다 326 _ 지난 여름 여행기를 끝내 완성하지 못한 이유였다. 사람을 빼고 여행을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하였기 때문이다.

바다에 뛰어들면 1퍼센트의 생존 확률이 있고 그대로 남으면 죽음뿐인 난파선에 나는 서 있었다 327

막상 뛰어든 바다는 견딜 만했다. 죽음의 공포는 상상 속에서 키워진 허상이었다. 구조를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임을 깨달았다. ‘구조선은 나의 소망대로 오지 앟는다.’ 죽음을 각오하과 뛰어든 바다에서 살 길은 스스로 헤엄쳐 나가는 일뿐이었다. 이래죽으라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헤엄쳐 갔다. 죽더라도 난파선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발견된 인간이 되고 싶었다 327

발목을 붙잡고 억압했던 것은 바로 자신이었다. 무엇이 두려워 나가지 못했던 것일까. 가진 것이 뭐 그리 대단해 놓지 못했던 것일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삶,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전부였다 327

떠나지 못하는 자는 자폐의 삶을 산다 328

혼자 가려면 막막하다. 눈에 보이는 깃발이 있으면 훨씬 안심이 된다...후학의 이점은 선학의 발자국을 더듬어 참고하는 여유다 328

출발하는 일이 중요하다. 한번 출발하면 되돌릴 수 없어 나아간다. 나간 길은 다음이 궁금해 끝을 보게 된다. 인간 구본형의 치밀한 여행 가이드는 이래서 모두에게 유용하다 328

3. ‘내가 저자라면’

이번 여행을 위한 유일한 준비는 ‘떠남과 만남’이었다. 지도상의 어디쯤을 떠돌고 있는지 확인할 기력도 없는 내가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선택지였다. 여행을 통해 나의 준비가 더없이 완벽했음을 확인했다. 책속에 실린 귀여운 지도속의 지명을 지워가며 길위의 현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짬짬히 펼쳐본 책속의 글귀에서 내 마음의 현위치까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책 속에서 여행을 함께한 선형언니, 상현오빠, 건이, 우성오빠, 은주언니, 진철오빠, 연주도 커다란 성과중 하나였다. 청초한 여인 소화를 닮은 선형언니, 과격한 휴식을 알차게 즐기고 간 건이와 상현오빠. 선운사란 노래를 내 마음에 선물해 준 우성오빠, 한국최고의 섹시녀 외서댁보다 더 섹시한 은주언니, 사천왕상만 보면 진철오빠 생각날 것 같아요. 노란저고리에 다홍치마를 곱게 차려입은 동백꽃 같은 색시 연주. 그리고 우리 모두를 담고 있는 사부님.

한국의 산수 속에서 한국의 인물을 보고, 그 인물 속에서 그를 길러낸 산수의 힘을 느끼는 것, 이것이 내가 여행이라는 매력적인 휴식을 통해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휴식을 통해 정신적 지평을 넓혀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322

책을 읽으며 내내 진철오빠의 강 이야기가 떠올랐다. 남도의 산수를 따라 걸으며 지난 세월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미래를 맞을 용기를 만나셨다는 사부님의 여행기. 미스토리와 기행문의 중간지점처럼 느껴지는 구성이 자꾸만 진철오빠를 떠올리게 하나보다. 사람들이 이 책을 읽게 한 이유는 여행정보일까? 사부님의 변화스토리일까? 변화라면 그 before 와 after의 핵심은 무얼까? 나도 모르게 보림사 사천왕상만큼 커진 눈으로 이리저리 책장을 넘기고 있다.

IP *.10.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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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1.03.06 22:00:57 *.34.224.87
늘 느끼지만,
미옥이의 리뷰는 정말 예술이구나..
잘 읽었다..
따봉이다.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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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9 10:19:58 *.30.254.21
너..
진짜..
입으로만 하는구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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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7 13:25:48 *.10.44.47
ㅋㅋ
건아..
내가 이번여행에서 오빠에게 들인 공이 얼만데..
부러워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ㅋㅋ
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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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6 23:13:44 *.111.206.9
질투 나네요. 저도 칭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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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1.03.07 10:07:47 *.42.252.67
미옥아 ~ 그녀의 얼굴 흉터가 마음에 쓰인다.
세상에 자기를 돌보아준 은인에게 왜 그랬을까.....
나도 너처럼 궁긍증이 인다.
어찌 세상사는 일이 개나 사람이나 생각대로만 되겠어.
그냥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죽고 못 산다고 결혼을 하고는 헤어지는 커플들을 우리가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겠어. 마찬가지로 그녀와 그 개는 무언가 안 맞아 헤어져야 할 시간이
왔는지도 모르겠다.
아~~ 안타까와라. 세상일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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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7 13:32:06 *.10.44.47
다행히 그 개, 쫒겨나지 않았다네요.
아마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사연이 있기는 한 모양이에요.
실수를 감싸 품어준 그 가족들을
개도 저도 참 많이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우리가 쓰는 '사랑'이란 말도 우리 안의 감정과 함께 그렇게 깊어져가는 것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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