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유재경
  • 조회 수 7343
  • 댓글 수 8
  • 추천 수 0
2011년 4월 12일 00시 57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ovidius.jpg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 Nasō BC 43. 03. 20 – AD 17)는 고대 로마의 시인으로 중부 이탈리아의 아르무치 중의 술모나에서 출생했다. 그는 부유한 기사 계급 집안 출신으로 일찍 로마로 유학하여 관리가 되기 위한 필수교육인 수사학과 웅변술을 배웠다. 법조계로 진출하는 것이 부친의 소망이었으나 본인은 법률 공부보다는 시작이나 화려한 사료를 즐겨, 법정 변론을 하려 해도 말이 저절로 시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문화의 중심지인 그리지 아테네로 유학하고 로마에서 한때 관직에 올랐으나, 결국에는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다. 문인들을 후원하는 메살라 코르비누스에 발탁되어 당시의 유명 문인들과 교류하였고 티불루스 등의 시인 서클에 가담, 당시 유행했던 엘레게이아 풍의 연애시로 필재를 휘둘러 명성을 얻었다.

 

초기의 작품을 대표하는 <사랑도 가지가지 Amores>(3)는 코린나라고 하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연애의 노래가 실려 있는데, 이것은 실재한 시인 자신의 특정한 애인이라고 여겨지지 않고, 기교적인 경향이 짙다. 옛 전설 속의 유명한 여성들이 남편이나 애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여류의 편지 Heroides>, 신화적인 요소와 세속적인 풍습이 뒤얽혀 미묘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것은 시인이 출입하던 당시 로마 상류사회의 취미와 일치된 것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사랑의 기술 Ars Amatoria>(3, BC1)에도 나타나있는데 이 작품은 연애의 농락술을 교훈시풍으로 엮은 것으로, 오비디우스는 이 작품이 풍속을 문란케 하는 책이라 하여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노여움을 사게 되었다. 그는 이 책에서 사랑에 대한 점잖은 교과서적 가르침을 우롱하면서 보아주는 이 없는데 곱게 핀 꽃에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식으로 구체적인 연애 기술, 활달한 사랑법을 가르쳤다. 남성에게는 여성을 꾀는 법, 여성에게는 남성을 유혹하는 법을 가르치는 이 책은 당시 로마인들에게 논란이 되었다. 즉 이 작품을 찬양하는 사람들에게는 명쾌한 탁견이었고 악평하는 사람들에게는 경망스러운 말장난이었던 것이다.

 

그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 헌정하려던 <달력 Fasti>을 제작 중이던 서기 8년 아우구스투스 황제에 의하여 갑자기 흑해 연안에 있는 토미스(현 루마니아의 콘스탄차)로 추방되었다. 그 추방에 대한 경위는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데 그는 토미스에서 호소와 애원이 담긴 서신을 고국에 띄우며 10년을 보내다 그 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오비디우스의 추방 경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으나 그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딸 율리아와, 손녀 율리아와 어울려 지내 황제로부터 용서받기 어려운 괘씸죄를 얻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오비디우는 자신의 귀양 원인에 대해 어떤 시구와 어떤 과실때문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는데 이 시구는 아우구스투스의 딸 율리아를 찬양하는 시구이고, 과실은 손녀 율리아의 애인 노릇을 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비디우스는 그 후 연애시와는 결별하고 서사시의 제작에 몰두, 필생의 대작 <변신이야기 Metamorphoses>(AD 8)를 완성했다. 이것은 서사시의 형식으로 쓰여진 15권의 작품으로 케사르에 관한 이야기와 예로부터 신화, 전석 속의 변신이야기를 다루어, 하나의 신화 집대성이 되고 있다. 풍부한 상상력에 의하여 회화적인 묘사로 넘쳐 흐르고 있으나 신화를 다루면서도 거기에 나오는 인물은 당시 상류사회의 남녀 모습을 그리고 있다. 추방당한 후 <비가 Tristia>(5, AD 8~12) <흑해로부터의 편지 Epistulae ex Ponto>(4, AD 12~16)가 만들어졌는데, 변방으로 유배된 시인의 불행과 도시에 대한 귀환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표현되고 있다. 지금 남아 있는 작품으로는 이 밖에도 <달력 Fasti> <사랑의 치료법 Remedia Amoris> <여자의 화장법>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세련된 감각과 수사가 풍부하기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에 널리 읽혔고 후대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오비디우스는 흔히 후원과 동정의 대상이 되어왔으나, 그의 진정한 성격과 시를 이해하는 열쇠는 그가 합리주의자이며 매우 지적인 사람이었다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그는 유물론적인 시인 루크레티우스에게 본능적으로 공감했다. 그는 지나치게 회의주의적이었고 독자적인 지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시를 제외하고는 어떤 대의명분에도 헌신하지 못했다. 그는 시에 대한 신념 속에서 살고 죽었으며, 이 신념은 <사랑도 가지가지 Amores>에서 시작하여 유배지에서 쓴 시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작품에 스며있다. 시에 대한 그의 헌신은 절대적이었다. 낱말에 대한 감각적 이해와 언어를 다루면서 느끼는 기쁨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의 이해와 기쁨이었다. 이런 특성과 함께 그는 넘쳐 흐르는 상상력과 풍부한 독창력도 갖고 있었다. 인간성에 대한 그의 이해는 베르길리우스 만큼 깊지 않다 해도 그보다 더 넓었고, 아마 보통 사람에게는 오비디우스가 더 감동적이고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그는 다정한 친구이자 익살스럽고 이해심 많은 연인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문인이자 창조자이며 예술가였고, 가장 완전하고 정확한 의미에서의 시인이었다.

 

고대에 오비디우스가 후세의 시문학에 미친 영향은 주로 기법과 관련한 것이었다. 그는 애가 2행 연구(二行聯句)를 완성했고, 6보격을 모든 목적에 맞는 운율과 유창한 의사 전달수단으로 만들었다. 베르길리우스의 영향을 직접 받은 시인들조차도 거의 모든 시행에서 오비디우스의 영향을 드러내고 있다. 중세에 오비디오수는 대다수의 고대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신념과 지식의 원천으로 간주되었다. 특히 <변신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의 풍요로움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력적인 통로를 제공했다. 그러나 중세뿐 아니라 그 후에도 그의 주된 매력은 그의 글이 갖고 있는 인간성(쾌활함, 동정심, 생기발랄함, 그림처럼 생생하고 감각적인 묘사)에서 나온다. 그는 여러 시대에 걸쳐 많은 시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음유시인과 궁정연애를 노래한 시인들, 초서, 셰익스피어, 괴테 및 에즈라 파운드 등이 그를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그가 여자를 하나의 성()으로서 순수하게 좋아했다는 사실과 아울러 바로 이런 인간적 특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비디우스는 왜 <변신이야기>를 썼나?

 

오비디우스가 이 작품을 쓴 시기는 아우구스투스가 풍속 새마을 운동을 벌이던 시대로 리비우스가 <로마 건국사>를 쓰고, 호라티우스가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은 기쁘고도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하고, 베르길리우스가 대작 <아에네이스>를 씀으로써 어떻게 하던지 로마 황제에게 신통성(神統性)을 부여하려 하던 시절이다.

 

로마의 신화는 등장하는 고유명사만 달랐지 사실은 그리스의 신화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리스 신화는 우라노스와 가이아에 의한 천지창조 시대, 이 천지창조 뒤에 오는 티타노마키아(거신들의 전쟁) 시대’ ‘기간토마키아(거인들의 전쟁) 시대로 이어지고, 올륌포스 신들의 시대, 영웅의 시대, 인간의 시대로 이어지다가 트로이아 전쟁으로 막을 내린다. 그런데 베르길리우스는 <아에네이스>를 통하여 트로이어의 전쟁 유민 아이네이아스를 이탈리아의 라틴 평원으로 이주시키면서 이 아이네이아스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이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로마 인의 조상은 로물로스와 레무스를 거쳐 아이네이아스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고, 따라서 이 족보는 다이 아프로티테(베누스)를 거쳐 신들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우라노스까지 소급된다. 로마의 문화공보부가 로마의 황제들을 신격화시킨 이론적 근거는 여기에 있다.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에서 방대한 그리스 신화는 물론이고 당시에 떠돌던 소 아시아의 설화, 트로이아 전사, 로마의 건국신화까지 한 줄에 꿰어 아우구스투스에게 신성을 부여한다. 오비디우스가 이 작품을 집필하게 된 정황과 의도는 이러하지만 <변신이야기>는 그의 대표작인 것은 물론 그리스와 로마 신화의 가장 출실한 길잡이의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가 즐겨 읽는 토마스 벌친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대부분은 바로 이 <변신이야기>를 인용한 것으로 되어있다.

 

왜 제목이 <변신이야기>인가?

 

이 책의 원제인 <메타모르포시스>는 사물이 비롯되는 정황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유대교와 기독교에는 창조설이 있듯이 많은 문화권의 신화나 설화는 나름의 창조설과 전신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변신이야기가 그려진다. 뤼카온은 이리가 되었고, 칼리스토는 곰이 되었고, 오퀴로에는 말이 되었고, 입을 잘못 놀린 바투스 노인은 돌이 되었고, 악타이온은 사슴이 되었고, 박쿠스 신을 농락한 뤼디아 뱃사람들은 돌고래가 되었고, 카드모스 왕과 하르모니아 왕비는 배암이 되었고, 아틀라스는 큰 바위산이 되었고, 테레오스는 후투티 새가 되었고, 프로크네는 꾀꼬리가 되었고, 필로멜라는 제비가 되었고, 코로니스는 까마귀가 되었고, 나르키소스는 수선화가 되었고, 클뤼티에는 해바라기가 되었고, 뉘오스의 딸들은 박쥐가 되었고, 륀코스는 살쾡이가 되었고, 미네르바에 도전한 아라크네는 거미가 되었고, 뤼키아 농부들은 개구리가 되었고, 페르딕스는 자고새가 되었고, 멜레아그로스의 누이들은 산비둘기가 되었고, 개미들이 뮈르미온 족이 되었고, 아도니스는 바람꽃이 되었고, 다이달리온은 매가 되었고, 알퀴오네는 물총새가 되었고, 피쿠스는 딱따구리가 되었고, 휘아킨토스는 히아신스가 되었고, 무라는 몰약이 되었고, 아이사코스는 잠수조가 되었다. 또한 공작이 화려한 깃털을 갖게 된 사연, 호박 구슬이 생긴 이유, 갈란티스가 족제비가 된 사연, 큰 곰자리와 작은 곰자리가 생긴 내력, 뽕나무 오디가 검붉어진 사연, 산호가 대기에 닿으면 돌이 되는 사연, 메두사의 머리카락이 뱀이 된 사연, 아레투사가 샘이 된 내력, 니오베가 돌이 된 사연, 이피스가 남자가 된 사연, 퀴파리 소스가 삼나무가 된 사연, 아도니스가 아네모네(바람꽃)이 된 사연, 미다스 왕의 귀가 당나귀 귀가 된 사연, 카이네오스가 남자된 내력, 케르코페스가 원숭이가 된 사연, 에게리아가 샘이 된 내력이 등장한다. 이 책 2권 말미에 등장하는 퓌타고라스의 가르침에서 오비디우스는 사모스 사람의 입을 빌어 변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모든 것은 별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영혼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알맞은 형상이 있으면 거기에 깃들입니다. (중략) 영혼은 어디에 가든 처음의 영혼 그대롭니다. 다만 다른 형상 안에 자리를 잡았을 뿐입니다.’

 

역자 이윤기는 오비디우스의 메타모르포시스는 그 시대 사람들의 시적 상상력이 투사된 <시적 메타모르포시스>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메타모르포시스>라는 개념은 세계의 모든 민족이 나름의 신화와 전설의 체계에서 자연과 인간 사이의 모순을 해소하는 하나의 만병통치약 노릇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변신이야기>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오비디우스는 이 책에서 방대한 그리스 신화는 물론이고 당시에 떠돌던 소 아시아의 설화, 트로이카의 전사, 로마의 건국신화까지 아우르고 있지만, 일리아드와 달리 이 책을 읽다 보면 궁색한 대목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장쾌미려한 신화의 정교한 철학체계와 웅대한 서사문학을 지어낸 그리스에 견주면, 이 그리스를 정복하고 세계 제국을 건설한 로마는 어쩐지 초라해 보인다는 말을 곧잘 하는 것이다.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 같은 사람은 정복당한 그리스는 오히려 광포한 로마를 문화로써 재정복했다는 말을 할 정도이다. 억지스러운 부분은 오비디우스가 저희 왕통을 그리스의 신통에다 끌어다 붙이기 위해 그리스 신화를 지나치게 아전인수로 윤색해서 풀어먹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인류 2천 년 문화의 두 대궁 중 한 대궁은 기독교적 인식체계를 바탕으로 한 문화인데, 그 인식체계에 물들지 않은 고대의 인식체계, 그리스도 이전의 세계관과 인간관을 읽는 것은 신선한 읽기의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하늘이 열리던 때의 아득한 때와 우리가 사는 때 사이에 가로놓인 긴긴 세월이 소거되는 듯한 희한한 경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세를 기독교와 오비디우스의 시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 말은 오비디우스가 그려낸 그리스와 로마 신화체계가 작가와 시인과 화가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들의 붓끝에 세례를 베풀고 끊임없이 그 시대로 돌아가게 했다는 뜻일 것이다.

 

최고의 신 유피테르는 왜 바람둥이로 그려질까?

 

<변신이야기>의 역자 이윤기는 역자 후기에서 이런 말을 한다. ‘오비디우스의 명쾌한 경망스러움;은 주인 유피테르의 위대한 난봉을 연상시킵니다. 이 세상의 인간과 문화와 문명의 살림살이를 지어내고 온갖 개념을 시운전해낸 유피테르에게 난봉기가 필요했듯이, 신들의 세계를 엿보고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려 했던 오비디우스에게 약간의 명쾌한 경망스러움은 어쩌면 필요악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유피테르가 바람둥이로 그려지는 이유는 누구도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해내려면 약간의 난봉기는 필요하고 그러한 난봉기가 그를 바람둥이로 만들었다는 풀이인 것 같다.

 

한편 사부님은 20107 2일자 마음을 전하는 편지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다음과 같이 주고 계신다. ‘학자들은 제우스의 바람기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지배신이 이미 있는 도시에 그리스인들이 들어가 영향력이 커지면 제우스 숭배가 퍼지게 되면서 원래의 토속신과 하나로 융화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토속신의 아내 역시 제우스에게 양도되게 되지요. 그게 바로 제우스의 끝없는 외도 행각으로 묘사되게 되었다는 군요.’ <서양 문화를 읽은 코스, >의 저자 김용규 선생님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모든 종교는 어느 나라든 들어오게 되면 기존의 신앙과 결합을 하게 되어 약간의 변질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제우스는 토속신과 성공적으로 융화되도록 지역의 요정, 여신, 인간과 사랑을 나누고 자손을 낳게 된다. 그 자손이 그 지역의 주인이 되어 대신과 지역 신의 연결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 올림포스의 신들> 112페이지에는 바람을 피우다 헤라에게 들킨 제우스의 변명이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우리 자손을 많이 낳아, 올림포스 신족의 힘을 크게 하는 것이 최고 신인 나의 의무야. 그리고 세상을 다스리는 온갖 일을 나 혼자 다 할 수는 없잖아. 자식들을 많이 낳아 일을 나누어 맡겨야 해.’ 사실 제우스의 말대로 제우스의 자식들은 인간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들을 한 것이 사실이다.

 

<변신이야기>에 나타난 여성의 모습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의 이미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여성은 아름다운 여신, 요정, 인간이다. 그들은 아름다움으로 인해 고충을 치르기도 하고, 그들을 선택하는 남자에 의해 운명이 결정된다. 스퀼라, 메데이아, 아리아드네는 사랑에 눈이 멀어 부모를 배신하지만 결국 사랑했던 사람에게서 버림 받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 한다. 이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극악한 여자로 등장한다. 뷔블리스 등의 아버지나 오라버니를 사랑한 여성은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신의 경우 근친간의 사랑과 결혼이 많이 그려지고 있지만 인간은 이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듯 하다. 유일하게 등장하는 여자영웅은 테게아의 여걸이자 뒤에 륀카이오스 숲의 자랑거리라고 불리게 되는 여전사 아탈란테다. 이러한 여성의 이미지는 당시 여성의 역할과 위치를 암시해 주고 있는 것 같다.

 

국내 번역서

l  변신이야기 : 오비디우스, 이윤기 역, 민음사 1994

l  오비드 신화집 변신이야기 : 오비디우스, 김명복 역, , 1993

 

연구서

l  Publica CarminaOvid's Books from Exile : Harry B. Evans, 1983

l  History in Ovid : Ronald Syme, 1978

l  Ovid's Metamorphoses: An Introduction to the Basic Aspects : G. Karl Galinsky, 1975

l  Ovid As an Epic Poet, 2nd ed. : Brooks Otis, 1970

l  The Mystery of Ovid's Exile : John C. Thibault, 1964

l  Ovid Racalled : L. P. Wilkinson, 1955

l  OvidA Poet Between Two Worlds : Hermann Fränkel, 1945(reissued 1969)

 

[참고자료]

네이버 백과 사전 http://100.naver.com/100.nhn?docid=115367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C%98%A4%EB%B9%84%EB%94%94%EC%9A%B0%EC%8A%A4

브리테니커 온라인 http://timeline.britannica.co.kr/bol/topic.asp?mtt_id=67438

변신이야기 2 : 오비디우스의 유쾌한 경망 초판에 부치는 역자 후기

변화경영연구소 마음을 전하는 편지 20107 2일자 왜 제우스는 늘 여자 뒤를 쫓아 다닐까

http://www.mediamob.co.kr/agny77/frmView.aspx?id=145600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문구

 

변신이야기 1

 

P19 인류가, 인간이 창조된 것은 이즈음이었다. 이 인간은, 세계의 시원이자 만물의 조물주인 신이, 신의 씨앗으로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고, 이아페토스의 아들 프로메테오스가 천공에서 갓 떨어져 나온, 따라서 그때까지는 여전히 천상적인 것이 조금은 남아있는 흙덩어리를 강물에다 이겨, 만물을 다스리는 조물주와 그 모양이 비슷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P24 대지는 바로 제 자식들이 흘린 피로 붉게 물들었다. 대지는, 이로써 제 혈통이 끊어질 것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이 뜨거운 피에다 생명을 불어 넣어 인간의 모습으로 환생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인간은 거인들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이들이 올륌포스 신들을 업수이 여기는, 흉포하고 잔인한 족속이었던 것을 보면, 피에서 태어난 피의 자식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P37 여신은 이들을 가엾게 보고 속삭이는 소리에다 뜻을 맡겼다. 여신에 맡긴 뜻은 이러했다. ‘내 신전에서 나가 너희 머리를 가리고 의복의 띠를 푼 연후에 너희들 크신 어머니의 뼈를 어깨 너머로 던지거라.’

 

P38 시간이 좀 더 흐르자, 은혜로워라, 신들의 뜻이여, 지아비가 던진 돌은 남자의 형상을 얻었고 지어미가 던진 돌은 여자의 형상을 얻었다. 우리가 힘드는 일도 수나롭게 해내는 강인한 족속인 까닭은 이로써 설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가 우리의 근원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므로.

è  고대 로마인들은 인간이 강인한 족속인 이유를, 인간의 형상이 던져진 돌에서 유래했기 때문으로 풀이한 것이 흥미롭다.

 

P57 사투르누스의 딸은 이 눈을 수습하여 자기 신조인 공작의 깃과 꼬리에다 달아주었다. 그래서 이 공작의 깃과 꼬리는 지금도 별같이 빛나는 보석이 잔뜩 박힌 듯 하다. 

 

P80 이 나무 껍질에서 눈물이 흘러나와 태양빛에 굳으면서 호박 구슬이 되어 가지에서 강물로 떨어졌다. 강물은 이 호박 구슬 밑에 간직했다. 뒷날 로마 부인네들의 장신구가 된 호박 구슬이 바로 이것이다.

 

P88 전능하신 유피테르 신이 이 아르카스와 칼리스토의 손을 잡고는 이 모자를 다른 곳으로 옮겨 아들로 하여금 살모의 대죄를 짓지 않을 수 있게 했다. , 돌개바람을 일으켜 이들을 빈 하늘로 옮기게 하고 다시 이들을 이웃해 있는 두 개의 별자리로 박아준 것이다.

 

P101 메르쿠리우스는 이 노인을 단단한 돌로 만들어 버렸다. 오늘 날 시금석이라고 불리는 돌이 바로 이 돌이다. 그래서 이 돌에는 옛날에 거짓말하던 흔적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고 한다.

 

P105 인비디아(질투의 여신)의 안색은 창백했고 몸은 형편없이 말라 있었다. 게다가 인비디아는 지독한 사팔뜨기였다. 이빨은 변색된 데다 군데군데 썩어 있었고, 가슴은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이 인비디아의 입술에 미소가 감돌게 할 수 있는 것은 남이 고통받는 광경뿐이었다. 인비디아는 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밤이고 낮이고 근심 걱정에 쫓기고, 남의 좋은 꼴을 보면 속이 상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나날이 여위어가는 것이 인비디아였다. 남을 고통스럽게 하면 하는 대로, 자신이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운대로 저 자신만 녹아는 게 바로 이 인디비아였다.

è  어쩌면 예전의 나의 모습이 인비디아의 그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밤이고 낮이고 근심에 쫓겨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내 모습. 남이 고통 받는 광경을 즐거워하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내가 고통받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기지는 않았을까?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항상 미래를 준비한다는 미명아래 근심 걱정에 절어 살았다.

 

P107 아글라우로스가, 온 몸을 지나 손가락 끝까지 퍼져나가는 한기를 느끼고 있을 동안 혈관에서는 온 몸의 피가 빠져나갔다. <질투>가 옮긴 괴질은 빠른 속도로 이미 병든 곳과 성한 곳을 파괴했다.

 

P109 사랑을 성취하려는 마음과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은 원래 조화도 양립도 불가능한 법이다.

 

P118 그러나 사람은 죽어서 땅에 묻힐 날이 되어봐야, 그 한살이가 행복한 한살이였는지 박복한 한살이였는지, 드러나는 법이다.

 

P120 네펠레, 휘알레, 라니스, 프세카스, 피알레 같은 요정들은 컺다란 항아리로 물을 길어 여신에게 끼얹어주었다. – 각각 <구름> <> <칼집> <질주> <물방울>이라는 뜻이다. 이 요정들의 이름은 여주인인 디아나 여신의 신격을 짐작하게 한다.

 

P127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유피테르는 이 세멜레의 뱃속에 들어있던, 아직 달이 덜 찬 아기를 꺼내어 자기 허벅다리에 넣고 실로 기운 뒤, 남은 달을 마저 채워 꺼냈다고 한다. 유피테르는 이 아기를 아기의 이모인 이노에게 맡겨 은밀하게 기르게 했다. 뉘사의 요정들은 행여 유노가 알까봐, 이 유피테르의 아들을 동굴에게 숨기고 우유로 길렀다는 것이다. – 이렇게 해서 자라난 아이가 후일 박쿠스 신이 된다. 박쿠스 신의 그리스 이름은 <뒤오니소스> <뉘사의 제우스>라는 뜻이다.

 

P136 . 슬픔이 내 힘을 말리는구나. 내게 이제 생명의 기운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나는, 내 젊음의 꽃봉오리 안에서 죽어가고 있구나. 죽음과는 싸우지 말자. 죽음이 마침내 내 고통을 앗아갈것이니.. 그러나 나는 죽어도 좋으니, 내가 사랑하던 것만은 오래오래 살수 있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우리 둘은,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 하나도 따라 죽어야 할 운명

 

P142 장애물이 없을 때는 조용히 부드럽게 산 아래로 잘 흘러가던 시냇물이, 나무나 바위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포말을 날리고 소용돌이치면서 흐르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P154 박쿠스는 참으로 무서운 신이다. 그는 신들을 업신여긴 죄를 물어 저 펜테오스와, 쌍날도끼를 쓰는 무사 뤼쿠르고스를 죽였고 뤼디아 뱃사람들을 돌고래로 변하게 하여 바다에 처넣었다. 그는, 두 마리의 살쾡이 목에다 고삐를 걸어 자신이 탄 수레를 끌게 한다. 그의 뒤로는 많은 박쿠스 신도들과 사튀로스들이 따른다. 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 걷거나, 허리가 휜 노새 잔등에 어정쩡하게 몸을 싣고 다니는 주정뱅이 노인도 늘 그의 뒤를 따른다.

 

P157 감추면 감출수록 깊어가는 게 사랑이잖아? 속으로 속으로 타들어가는 섶 속의 불씨 같은 게 사랑이잖아?

è  정말 사랑이 이런 것이었던가? 아련하게 느껴진다.

 

P161 원하오니 저희들 소원을 이루어주소서. 뜨거운 사랑과 죽음의 손길이 우리를 하나되게 하였습니다. 그러니 우리를 한 무덤에 묻어주소서. 나무여, 이미 내 사랑의 주검을 보았고 곧 내 주검을 내려다볼 나무여, 우리의 죽음을 영원히 기억하시어 사람들이 우리 둘이 흘린 피를 되새기도록 그대 열매를 어둡고 슬픈 색깔로 물들어 주세요.

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 퓌라모스와 티스베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에 영감을 주지 않았나 싶다.

 

P169 클뤼티에는 죽었으면 죽었지 땅바닥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려고 했대. 앉은 채로 하늘을 지나는 태양신을 눈으로 쫓았다는 거야. 그러다 사지는 대지에 뿌리로 박혔고 살갗에서는 파리한 잎이 돋아났대. 꽃이 되어 버린거야. 발그레한 살빛이 조금 남아 있는 얼굴에서는 제비꽃 비슷한 꽃이 피어올랐어. 대지에 뿌리를 박고 있는데도 이 꽃송이만은 태양이 움직이는 대로 고개를 돌려. 클뤼티에의 모습은 바뀌었어도 사랑만은 변하지 않았던거야. – 그리스 사람들은 이 꽃을 <헬리오트로프> <태양을 향하는 꽃>이라고 부른다. 이 꽃이 바로 해바라기다.

 

P177 뉘오스의 딸인 세자매는 연기가 자옥한 방에 숨어 이 불빛이 무서워 오돌오돌 떨었다. 그렇게 웅크리고 있는데 피막 비슷한 게 옆구리에서 돋아났다. 이것은 곧 얇은 날개 같은 것으로 변했다. 어둠 속이라서 세 자매는 저희 모습이 달라진 것을 알지 못했다. 이들에게 달린 날개는 이들의 몸을 공중으로 솟을 수 잇게 해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날개는, 여느 새들의 날개처럼, 깃털이 있는 날개는 아니었다. 이들은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목소리 역시 몸만큼이나 괴상하게 변해있었다. 이들은 그 목소리로, 새앙쥐가 찍찍거리는 듯한 소리로 저희들 신세를 한탄했다. 이들은 숲에 살기보다는 집에 사는 것을 좋아했다. 이들은 빛이 싫은지 밤에만 날아다녔다. 이들의 이름도 <황혼>이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 이들은 박쥐가 되었다. <박쥐>라는 뜻의 라틴어 <베스테르틸리오> <황혼>이라는 뜻인 <베스페르>에서 나온 말이다.

 

P183 아타마스 왕과 이노 왕비의 몸에 배암에 물린 상처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배암의 독니에 물린 것은 그들의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었다. 티시포네에게는 저승 궁 문지기인 케르베로스의 침, 레르나 연못에 사는, 마녀 에키드나의 딸인 휘드라의 독에다, <환각> <망각> <눈물> <광기> <살의> 이런 것들 것 잘 섞어 만든 고약이 있었다.

 

 P190 아르고스 왕 아크리시오스는 박쿠스만 유피테르의 아들로 용인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그는, 유피테르가 황금 소나기로 둔갑하여 자신의 딸 다나에를 범하고 페르세오스를 지어 낳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페르세오스를 유피테르의 아들로 용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이 아크리시오는, 박쿠스 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외손을 외손으로 용인하지 않았던 것을 크게 통한하게 된다. 진실의 힘이라는 것은 이래서 무서운 것이 아니던가.

 

P194 페르세오스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땅 위로 날다가 아이티오피아인들이 사는 케페오스 왕국의 상공에 이르렀다. 이 나라에서는 비정한 암몬 신의 뜻으로 공주 안드로메다가 지나치게 아름다움을 뽐낸 왕비의 죄값을 대신 물고 있었다. – 이 공주 안드로메다의 어머니(카시오페이아)는 자기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해신 넵투누스의 딸들보다 자기가 더 아름답다는 말을 했다. 이에 화가 난 넴투누스는 케토스라는 괴물을 보내어 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신관들이 암몬 신의 뜻을 풀어보니, 그 어머니의 딸을 이 케투스에게 바쳐야 넴투누스의 노여움이 가라앉겠다는 괘가 나왔다. 그래서 공주는 지금 희생 제물로 바위에 묶여 괴물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P198 오늘날까지도 산호는 대기에 닿으면 돌이 되는, 이러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물 속에서는 식물인데 수면 위에 나오면 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P218 음악과 예술을 주관하는 아홉 무사이가 한 자리에서 뛰놀고 있다. 아홉 무사이의 이름은 나팔과 물시계를 들고 다니는 영웅시와 역사 담당인 클레이오, 지구의를 들고 다니는 천문시 담당 우라니아. 가면을 들고 다니는 비극시 담당 탈리아, 합창 담당 텔릅시코레. 연애시와 서정시 담당 에라토, 유행가 담당 에우테르페, 늘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다니는 무언극 담당 폴륌니아, 오리페오스의 어머니이자 서사시와 웅변을 담당하는 칼리오페. 이들의 어머니가 <기억>의 여신 므네모쉬네라는 사실은, 고대의 문학 예술이 인간의 기억을 통해 구전되었음을 암시한다.

 

P238 이렇게 해서 수다쟁이 까치가 된 것입니다. 저 까치는 그때의 버릇이 남아 여지껏 저렇게 수다를 떨어 대는 것이지요. 쉴새없이 깍깍거리면서도 깍깍거리고 싶다는 욕망에 쫓기고 있는 것입니다.

 

P273 게다가 필로멜라는 혀를 잘려 벙어리가 되었는지라 자기가 당한 일을 누구에게 발설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슬픔과 고통은 사람을 강하게 하고 역경과 곤궁은 사람을 창조적이게 하는 법이다. 필로멜라는 베틀 같지도 않은 베틀에다 실을 걸고는 흰 바탕으로 베를 짜면서 거기에다 자기가 그런 고통을 받게 된 사연을 붉은 글씨로 짜넣었다.

 

P322 포코스, 한번 생각해 보아요. 슬픔이 잘 어울리는 여자가 슬픔에 잠겨 있으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를

 

P331 알카토오스 왕 니소스의 정수리에는 백발 가운데 섞인 보라색 머리카락이 한 올 있었다. 그에게 이 머리카락이 남아 있는 한 그의 왕국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P339 무사히 크레타로 돌아온 미노스 왕은 함대를 항구에 정박시키고, 떠날 때 했던 서약에 따라 백 마리의 소를 유피테르 대신께 재물로 바쳤다. - <헤카톰베(백 마리의 소를 잡아 드리는 제사)>라고 불리는 이 제사는 유피테르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제사였다. 그리스 신화에는 이 100이라는 숫자가 자주 나온다. 팔이 백 개인 헤카톤케이레스, 눈이 백 개인 아르고스, 머리가 백 개였던 레느네의 물뱀, 크레타에 있었다는 백 개의 도시 등의 예에서 그렇다.

 

P378 처녀의 아비 에뤼식톤은 딸이 둔갑에 능하다는 것을 알고는 번번이 딴 주인에게 딸을 팔았더랍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처녀는 말로 둔갑하여, 때로는 새, 황소, 사슴으로 둔갑하여 집으로 돌아왔고 에뤼식톤은 이렇게 되돌아온 딸을 되팔아 허기를 메우어나갔더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준비된 음식을 다 먹고도 성에 차지 않았던 그는 처음에는 제 팔다리, 그럿도 모자라 결국은 제 몸을 모두 뜯어먹었다는 이야깁니다.

è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아귀는 발부터 시작해서 자신을 차례로 먹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이게 바로, 남의 생명을 먹고 사는 생명의 이미지입니다. 결국 아귀가 있던 자리에는 얼굴 하나만 덩그러니 남게 되지요. 시바 신은 그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하지요. “삶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이토록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을 터이다. 내 너를 키르티무카라고 이름하리라. ‘키르티무타영광의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정말 신화는 인간의 원형을 다루고 있나 보다. 인도와 고대 로마의 신화에 매우 유사한 이야기가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변신이야기 2

 

P24 , 사투르누스의 따님이신 유노 여신이여. 제가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니 마음껏 보고 즐기소서. 높은 데서, 고통받는 저를 내려다보시되, 그 심술이 가라앉을 때까지 마음껏 보소서. 제 팔자가, 제 적인 여신까지 불쌍하게 여겨야 할 만큼 기막히다면 실컷 보신 연후에 제 피를 말리는 이 고통, 이 몹쓸 영혼을 거두어 가소서. 저에게 어울리는 선물은 죽음입니다. 이 죽음이야말로 서자인 저에게 주시기에 알맞은 선물입니다. 제가, 저 신전을 이방인들의 피로 물들이던 부시리스를 죽였다고 내리시는 상이 이것입니까? 저 잔인무도한 안타이오스를 공중으로 들어올려 죽였다고 내리시는 상이 이것입니까? 머리가 세 개인 히베리아의 양치기를 죽이고 머리가 세 개인 저 저승의 개 케르베로스를 끌고 왔다고 내리는 상이 이것입니까? 이 손으로 저 무서운 황소의 뿔을 잡아 땅에다 무릎을 꿇렸고, 이 발로 엘리스로 갔고, 스튐팔로스 늪으로 갔고, 파르테니오스의 숲으로 갔다고 이런 상을 내리는 것입니까? 아마존의 나라로 원정하여 금을 두드려 만든 허리띠를 가져왔고, 잠들지 않는 용이 지키는 황금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왔다고 이런 상을 내리는 것입니까? 마인들도 제 적수는 될 수 없었고 아르카디아 땅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던 멧돼지도 제 상대가 될 수 없었으며, 머리가 하나 잘리면 두 개가 돋아나던 저 휘드라도 제 앞을 가로막지는 못했습니다. 이들을 정복한 저에게 내리는 상이 겨우 이것입니까? 또 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살로 살이 오른 트라키아의 암말과 구유에 쌓인 인간의 고기를 보았고 이 말과 그 주인을 죽였습니다. 네메아의 사자도 이 손으로 죽였고, 하늘 축도 이 어깨로 메었습니다. 보소서, 잔인한 유노 여신께서 저에게 난사 맡기는 일에 지친 일은 있을지언정 제가 그 난사를 해내는데 지친 일은 없었습니다.

 

P34 결국 여신께서는 이 갈란티스의 두 팔은 앞다리가 되게 하시고, 그 모습을 바꾸어 놓으셨어. 그 몸에 돋아난 털빛깔만 머리 빛깔인 금발 그대로 두고 말이다. 갈란티스는 족제비가 된거야. 갈란티스는, 입으로 거짓말을 해서 내가 무사히 아기를 낳게 하지 않았니? 그래서 여신은 갈란티스로 하여금 입으로 새끼를 낳게 하셨어.

 

P58 참으로 불가사의한 이 사랑, 이같이 기묘한 사랑에 빠진 나는 장차 어떻게 될까? 세상에 이런 사랑이 있는 줄을 그 누가 알랴?

 

P69 오르페우스는 여자보다는 오히려 나이 어린 소년이나 청년들에게 사랑을 기울이는 것을 좋아했다. 말하자면 이들이 어린이 되기까지의 인생의 봄과 갓 핀 인생의 꽃을 사랑한 것이다. 오르페우스는 트라키아 사람들에게 이런 풍습을 맨 처음으로 전한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P77 아폴로 신은 이 소년을 꽃으로 환생하게 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설움을 그 꽃잎에 아로새겼으니 휘아킨토스의 꽃임에 아이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P95 세월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가는 법이다. 그리고 세월만큼 빠른 것도 없다.

 

P95 화살촉에 찔리는 순간, 인간의 아름다움에 반해 버린 이 여신은, 자기 성도인 퀴프로스 섬의 아름다운 해변에도 가지 않았고,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파포스에도,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크니도스에도, 광물이 많은 아마토스에도 가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하늘에도 올려가려 하지 않았다. 하늘보다는 아도니스가 좋았던 것이다.

 

P107 이 말에 베누스 여신은 아도니스의 피에다 향기로운 넥타르를 뿌렸다. 신주가 뿌려지자 아도니스의 피에 젖었던 노란 모래에서 거품이 일었고 잠시 후에는 여기에서 핏빛 꽃이 피어났다. 꽃 모양은, 외피가 종자를 싸고 있는 석류꽃과 흡사했다. 그러나 이 꽃은 피기가 무섭게 곧 지고 말았다. 워낙 대가 연약한데다 꽃잎이 얇은지라, 꽃은 산들바람만 불어도 그 대에서 떨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람을 연상하여 이 꽃의 이름을 아네모네라고 부른다.

 

P131 어릴 때 아버지의 동굴에서 익히 보았는지라 저는 잘 압니다. 바람은 모르는 사람에게는 무섭지 않을지 모르지만 잘 아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무서운 것이랍니다.

 

P152 이 집에는 <경거망동>, 생각이 깊지 못한 <실수 연발>, 터무니없는 <기쁨>, 소심한 <공포>, 당돌한 <선동>, 어디에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는 <속삭임>이 식객으로 붙어 산다. 파마 여신은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두루 알아내어 온 세상에 그 소문을 퍼뜨린다.

 

P167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말이네, 보는 눈에 따라서 그 기준이 달라.

 

P192 아이아스는 자신이 유피테르 대신의 4대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유피테르 대신이 어디 한두 집안의 조상입디까?

 

P193 다시 말하면, 우리의 가문을 보고 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용기로써 이루어낸 업적으로 평가해 주시라는 것입니다.

 

P210 트로이아의 공주인, 아름다운 <카산드라>를 말한다. 이 카산드라는 아폴로의 총애를 받고 예언하는 능력을 얻었으나 끝내 몸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폴로로부터, 남을 설득하는 능력을 빼앗겼다. 따라서 카산드라의 예언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카산드라가 오래전부터 트로이아 전쟁을 예언했지만 아무도 이를 믿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카산드라는 미네르바 여신의 신전에 숨어 있다가 소 아이아스에게 발각되어 능욕당하고 본토로 끌려갔다가 퀼뤼타임네스트라 손에 죽었다.

 

P220 베누스가 인간인 안케세스와 사랑을 나누자 유피테르 대신은 안키세스에게, 만일에 여신과 사랑을 나누었다는 사실을 누설하면 큰 벌을 내리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안키세스는 이 비밀을 누설했다가, 유피테르의 벼락을 맞는다. 안키세스는 베누스가 이를 막아 준 덕분에 목숨은 가까스러 건지나, 이때 벼락을 맞은 일로 평생 힘을 쓰지 못하는 불구자로 살게 된다. 여기서 태어난 아들이 바로 영웅 아이네이아스다. 그리스인인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서는 별로 중요한 인물로 다루어지지 않은 이 아이네이아스가, 후일의 로마 신화에서는 신화적인 영웅으로 대접받는 것은, 바로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아 유민을 끌고 이탈리아 반도로 이주, 로마 건국의 기틀을 닦게 되기 때문이다.

 

P227 카륍디스는 아시다시피 소용돌이로배를 감아들여 바다 밑까지 끌고 들어갔다가는 다시 토해내는 무서운 괴물이고, 스퀼라는 허리에 개대가리가 주렁주렁 달린 괴물이다. 이 스퀼라는 그런데도 얼굴만은 처녀의 얼굴을 하고 있다.

 

P242 그런 여자를 두고 가슴을 앓기보다는, 그대를 원하고 그대를 따르고자 하는 여성, 그대가 사랑하는 만큼 그대를 사랑하는 여성을 찾아내면 되는 것입니다. 그대는 남의 짝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분이니까요.

 

P275 뿔이 달린 강의 신은 여신의 명에 따라, 아이네이아스의 몸에서 죽음이 앗아갈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씻어 내고는, 영생에 필요한 부분만 남겨 두었다. 베누스 여신은 아들의 몸을 정죄하고, 신들이 쓰는 향수를 뿌린 뒤 그의 입술에다 달디단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발라주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이리하여 신이 되었다.

 

P292 헤라클레스가 소떼를 끌고 가죽 장화 같이 생긴 반도 남단에 이르렀을 때 수송아지 한 마리가 바다로 도망쳤다. 이 땅의 말로 수송아지는 <비탈리아>였는데 이 땅 이름인 <이탈리아>는 바로 이 <비탈리아>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전설이다.

 

P295 ‘사모스 사람은 오늘날 우리가, 퓌타고라스 학파의 아버지로 알고 있는 유명한 철학자이자 수학자 퓌타고라스를 말한다. 오비디우스가 쓴 이 책에는 퓌타고라스라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기원전 550년 전후에 사모스에 태어난 퓌타고라스는 기원전 530년에 사모스를 떠나 크로톤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크로톤의 과학자로 불리는 그는 젊은 시절에 이집트 승려들, 동방박사로 유명한 페르시아의 마기, 인도의 바라문으로부터도 가르침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가르친 메템프쉬코시스(윤회설), 아이네이아스가 저승에서 안키세스로부터 배운 것과 일치한다. ()는 만물의 근본 원리이며, 침묵을 사랑하고 살생을 삼갈 것을 가르친 그는 제자들에게 질문을 용납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비디우스는, 이 퓌타고라스의 철학, 특히 영혼 윤회설에 관한 가르침을 장황하게 소개함으로써 이 <변신이야기>의 철학적 기초를 돋보이게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P300 모든 것은 변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영혼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알맞은 형상이 있으면 거기에 깃들입니다. (중략) 영혼은 어디에 가든 처음의 영혼 그대롭니다. 다만 다른 형상 안에 자리를 잡았을 뿐입니다.

 

P301 네 계절이 차례로 바뀌는 것을 눈여겨보셨습니까? 이 네 계절은 우리의 인생과 비슷합니다. 초봄은, 유아기와 같아서 부드럽고 따사롭습니다. 아직은 튼튼하지도 곧지도 못하지만, 초봄의 밭에서 자라는 곡물은 농부들의 가슴을 희망으로 채워줍니다. 식물이라는 식물은 다 꽃을 피우고, 기름진 땅은 색색의 꽃을 한 아름 안고 봄을 노래하지만, 나뭇잎에는 아직 힘이 없습니다. 봄이 자라 여름으로 접어들면 계절은 젊은이를 연상시키게 됩니다. 일년 중에 이때만큼 튼튼한 계절, 풍부한 계절, 뜨거운 계절, 작열하는 계절은 없습니다. 청춘의 시절이 끝나면 가을이 계절을 이어받습니다. 가을은 풍요와 성숙의 계절입니다. 청춘기와 노년기 사이에 드는 계절,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계절입니다. 이어서 노년의 겨울이 추위에 떨면서,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다가옵니다. 머리가 빠지거나 백발이 된 모습을 하고 다가옵니다.

 

P302 이와 같이 우리의 육체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내일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 혹은 오늘의 우리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어머니 태 속에 있던 시설이 있습니다. 인간이 될 것이라는 약속만을 받은, 씨앗 같은 상태로 말이지요. 자연은 참으로 세세한 손길로 이 씨앗을 하나의 형상으로 빚어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곳이 너무 비좁아 우리가 몸부림치면, 자연은 우리를 우리의 집에서 텅 빈 공간으로 밀어냅니다. 날빛 아래로 태어난 아기는 연약합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 시기가 끝나면 아기는 짐승처럼 사지로 기어 다니기 시작하고, 또 이 시기가 지나면 아기는, 떨리는 다리, 불안정한 다리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두 다리로 섭니다. 옆에 무엇이 있으면 잡고서라도 말이지요. 그러다 튼튼한 다리로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재빠른 다리로 세상을 달립니다. 이윽고 청년을 보내고 중년을 보내면, 우리는 노년에 이르는 비탈길, 인생의 황혼으로 통하는 내리막길에 서게 됩니다.

 

P302 탐욕스러운 미식가인 세월은 모든 것을 부수고 갉아 마침내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303 처음의 모양대로 영원히 있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무궁무진한 자연의 조화는 끊임없이 이 물건으로 저 물건을 지어냅니다. 내 말을 믿으십시오. 이 우주에서 소멸되는 것은 없습니다. 변할 뿐입니다. 새로운 형상을 취할 뿐입니다. <태어남>이라는 말은, 하나의 물상이 원래의 형상을 버리고 새 형상을 취한다는 뜻입니다. <죽음>이라는 말은, 그 형상대로 있기는 그만둔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변하여 저것이 되고 저것이 변하여 이것이 될지언정 그 합은 변하지 않습니다.

 

P309 농부들은, 농촌의 나뭇잎에서 하얀 실로 번데기 집을 만드는 벌레가 나중에는 죽음의 상징인, 불길한 나비가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P312 여신의 아들이시여, 제 예언을 귀담아들어주십시오. 그대가 살이 있는 한 트로이아가 완전히 멸망하지는 않습니다. 그대는 이 땅에 떠나게 됩니다. 불과 칼이 그대에게 길을 내줄 것입니다. 그대는 트로이아 부활의 상징과 더불어 먼 길을 여행하여 마침내 그대의 고향이나 그대가 지키던 트로이아보다 그대를 더 따뜻하게 맞아들이는 이국에 이를 것입니다. 지금 내 눈에 그 이국의 땅이 보이는 듯 합니다. 과거에 보았던 어떤 땅보다 넓은 땅, 지금 우리가 아는 어떤 땅보다 넓은 땅, 앞으로 우리가 알게 될 어떤 땅보다 더 넓은 땅이 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다를 지도자들도 그 땅을 차지하려고 나설 것입니다만, 이 땅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은, 율루스의 핏줄에서 태너나는 지도자뿐입니다. 그만이 이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나타나면 땅도 그를 찬양할 것이고 하늘도 그를 찬양할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이 세상을 떠나 하늘에서 영생할 것입니다.

 

P326 순풍 덕분에 무사히 이노니아 바다는 건넌 이 배는 엿새째되는 날 새벽에 이탈리아 땅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이 배는 유노 신전으로 이름 높은 라키니움 곶과 스퀼라키움 해안을 지나 이아퀴기아를 뒤로 하고, 왼쪼긍로는 암프리시아 바위, 오른쪽으로는 코킨토스 단애를 끼고 나아가, 로메티움, 카우론, 나뤽스 해변을 지났다. 이어서 이 배는 시킬리아 섬의 펠로루스에 있는 좁은 해협을 무사히 지나고, 히로테스의 아들인 아이올로스의 왕궁이 있는 섬, 테메스 광산, 레우코시아를 지나 장비꽃 만발한 따뜻한 섬 파에스툼에 이르렀다. 여기에서는 다시 카프레아에, 미네르바의 곳, 포토받이 많은 아름다운 섬인 수렌툼 산, 헤라클레스의 이름을 딴 도시, 스타비에에, 게으름뱅이들의 낙원 파르테노페, 그리고 쉬뷜레의 사당이 있는 쿠마에를 뒤로 하고 따뜻한 온전 도시 바이아에, 유향수가 많기로 유명한 리테르눔, 엄청나게 많은 토사를 나르면서 흐르는 불투르누스 강, 백구의 둥우리가 많은 시누에사, 썩어가는 늪지가 많은 민투르나에, 일직이 한 영웅의 유모의 유해가 뭍힌 카이에타, 늪에 둘러싸인 트라카스, 안티파스가 살던 땅, 키르케의 땅을 차례로 지나 모래톱이 단단한 안티움 해변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파도가 높아 항해를 계속할 수 없어 뱃사람들은 배를 해변으로 끌어올렸다.

 

P329 카에사르는 당신의 나라에서 신이 되신 분이다. – /줄리어스 시저. 카이우스 율리우스 카에사르를 말한다. 아이네이아스의 아들 율루스의 자손. 따라서 이 족보는 베누스 여신에게 닿는다.

 

P329 마르스 신의 직분인 전쟁은 물론이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정치에도 능하신 이 분께서 새로운 별, 즉 새로운 혜성이 되신 것은, 이 분께서 수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끄셨고, 평화 시에는 많은 업적으로 쌓으셨으며 엄청난 명성을 얻으셨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훌륭한 아드님을 두셨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옳다. 카에사르의 공적 가운데 이 분을 아드님으로 삼으신 것 이상으로 빛나는 공적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아드님은 로마의 초대 황제가 되었던 아우구스투스를 가리킨다. 카에사르의 조카였던 아우구스투스는 카에사르의 유언에 따라 그 대를 잇게 된다. 즉 저사 오비디우스는 이 아우구스투스에게 대를 물린 것이야 말로 카에사르가 한 일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 오비디오스는 이 황제의 비위를 건드려 먼 땅으로 유배되어 있을 동안에 이 책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의도적으로 카에사르의 후계자인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미화하고 있는 것 같다.

 

P332 점술사들이 잡은 짐승의 간은 그 윗부분이 크게 상해 있어서 국가의 변란이 생길 것이라는 점괘를 보여주었다.

 

P333 베누스여 네가 관심하는 카에사르는 운명의 서에 기록된 삶을 다 살았다. 이 땅에서 살게 되어 있는 햇수를 다 채웠다는 말이다. 카에사르는 이제 죽어야 한다. 그러나 그냥 죽는 것이 아니다. 죽어서는 신이 되어 하늘에 오르게 되어 있고, 인간은 신이 된 카에사르를 위해 신전을 세우게 되어 있다. 카에사르의 아들은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고,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다하게 되며 아버지를 살해한 자들과 복수전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가 되면 우리를 제 편으로 끌어넣어 싸우게 된다. – 아우구스투스는 카에사르의 양자가 되고 그 이름을 물려받아 카이우스 율리우스 카에사르 옥타비아누스가 된다는 뜻이다. 이때부터 로마황제는 카에사르라는 칭호로 불리게 된다.

 

P334 내 카피톨리움이 있는 로마를 저의 카노푸스의 노예로 만들겠다는 위협이 하릴없구나. 로마 장근의 아내가 된 그 땅의 여왕은 이 장군의 약속을 과신하다가 패망한다. –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로마의 장군 안토니우스의 아내가 되엇다가 로마 군의 침공을 받아 나라와 지아비를 잃고는 자살하게 되는 일

 

P335 신이 된 율리우스는 아들을 내려다보다가, 아들이 하는 일이 자기를 앞서고 아들의 영광이 자기 영광 이상으로 빛나는 것을 보고는 흡족해했다. 아우구스투스는 백성들이, 자기의 이름을 아버지 율리우스 카에사르의 이름 앞에 세우는 것을 금했다. (중략) 아가멤논이 그 아버지 아트레오스보다, 테세우스가 그 아버지 아이게오스보다, 아킬레오스가 그 아버지 펠레오스보다 더 유명하게 된 것과 비슷하다.

 

P335 유피테르 대신은 천궁과, 우주의 삼계를 다스리시고 아우구스투스께서는 이 땅을 다스리신다. 이 두 분은 모두, 그 다스리시는 세계의 아버지시자 지배자이시다.

 

P336 이제 내 일은 끝났다. 유피테르 대신의 분노도, 칼도,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없는 나의 일은 이제 끝났다. 내 육체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운명의 날은 언제든 나를 찾아 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나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이 땅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나는 딸아이가 읽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으며 처음으로 신화의 세계에 입문했다. 그리고 글쓰기모임에서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을 읽으며 신화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그래서 읽은 책이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2>였다. 그 다음에 연구원 필독서로 조셉 캠벨의 <신화의 인생>을 접했고 마침내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나는 매우 현실적이고 물질위주의 사고를 하는 사람인데 상상의 이야기일 뿐인 신화가 마음에 든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이지만 그들의 숨결, 고뇌, 사랑, 슬픔, 좌절, 번뇌가 느껴진다.

 

오비디우스는 역자의 말대로 그리스 신화에 비하면 다소 억지스럽기도 하고 얼기설기 엮어 놓은 구조가 아쉬운 작품이다. 내가 좋아하는 에로스와 프쉬케의 사랑 이야기도 없고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이야기는 너무 간단히 다루어져 있으며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은 주석으로 만족해야 했다. 내가 저자라면 다음과 같은 부분을 보완하고 싶다.

 

첫째, 목차를 보면 시간대 별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점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제별로 이야기를 묶어 정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둘째, 각 이야기가 의미하는 바에 대한 간략한 정리가 있어도 좋겠다. 물론 이야기에 대한 해석을 독자에게 맡기어 두는 것도 의미가 있겠으나 지은이가 생각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것도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각 이야기에 다양한 지명이 등장하는데 이에 대한 지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첨부 링크로 들어가면 고대 그리스 지도를 볼 수 있다. http://manuscript.tistory.com/156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실린 옛 그리스인들이 상상한 세계에 대한 그림은 다음과 같다.
IMG_1425.JPG


세계가 쟁반같이 생기고 평평하다고 생각한 그리스 사람들은, 세계의 한 가운데에 그리스가 있고, 그리스의 한가운데에 신들이 사는 올림포스 산, 또는 신탁으로 유명한 델포이가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지중해를 중신으로 한 오늘날의 유럽 남부, 소아시아, 아프리카 북부를 세계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해와 달은 동쪽 끝에서 서쪽으로 지는데, 이 세계를 둘러싸고 커다란 강(대양)인 오케아노스가 흐르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스인들은 세계의 서쪽 끝에 거인과 괴물, 마녀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출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 – 1 올림포스의 신들, ㈜가나출판사

 

넷째, 주요 신들의 그리스어, 로마어, 영어의 이름과 의미를 정리하면 좋겠다. 이를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내용을 기반으로 구성해 보았다.

 

주요 신들의 명칭 (그리스어 가나다 순서)

No

그리스어

로마어

영어

의미

1

데메테르

케레스

세레스

곡물,대지의 여신

2

디오니소스

바쿠스

바커스

술의 신

3

레아

키벨레

시벨레

제우스 어머니

4

아레스

마르스

마스

전쟁의 신

5

아르테미스

디아나

다이아나

사냥, 출산의 여신

6

아테나

미네르바

 

전쟁과 지혜의 여신

7

아폴론

아폴로

아폴로

음악, 의술, 예언의 신

8

아프로디테

베누스

비너스

사랑과 미의 여신

9

에로스

쿠피도

큐피트

아프로디테의 아들

10

제우스

유피테르

주피터

主神

11

크로노스

사투르누스

새턴

제우스 아버지

12

페르세포테

프로세르피나

 

데메테르 딸, 하데스 부인

13

포세이돈

넵투스

넵튠

바다의 신

14

하데스

플루톤

플루토

지하세계의 신

15

헤라

유노

주노

신성한 결혼, 가정 수호신

16

헤르메스

메르쿠리우스

머큐리

전령의 신

17

헤스티아

베스타

 

화로의 여신

18

헤파이토스

불카누스

벌컨

불과 대장간 신

[출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 – 1 올림포스의 신들, ㈜가나출판사

 

다섯째, 그리스 신화 계보가 있으면 큰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스 신화 계보.jpg

[출처] http://sh2009.egloos.com/2224492

 

여섯째, 맨 뒤쪽에 인물, 작품, 주제어별로 찾아보기가 있으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서양 문화를 읽는 코드, >의 경우 찾아보기가 매우 잘 정리되어 있다.

 

일곱째,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신화를 모티브로 한 예술작품(그림, 조각, 음악, 문학)을 간단히 소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역자는 우리말 한글에 대한 조예가 매우 깊은 듯 하다. 모르는 단어를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글을 읽었다. (에멜무지삼아 : 헛일하는 셈치고 시험 삼아 / 한살이 : 인생 / 기연가미연가 : 긴가민가, 부테허리 : 베틀에 딸린 기구로 베 짜는 이의 허리 뒷부분을 감싼 것 / 잉아 : 베틀에 사용되던 실) 신세대 독자들을 위해 이 또한 주석으로 달아주면 어떨까?

 

그리스 로마 신화, 인디언 신화, 인도 신화를 읽으며 우리 전통 신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자랐다. 우리 신화에 대한 책도 읽어 보고 싶다. 그리스 신화에 못지 않은 보물들이 숨어 있을 것 같다.

IP *.35.19.58

프로필 이미지
2011.04.12 13:59:43 *.111.51.110
유피테르의 바람끼에 대한 설명에 무릎을 치게 되네. 그렇구나!
저자라면에서의 지도와 표, 계보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지만 시간의 한계에 쫓겨 그냥 넘어갔었는데
눈으로 보니 확 정리가 되는 듯하네요~
두 딸을 키우며 어찌 이리 시간을 만들에 내는지... 대단한 재동형님!
(이제 그냥 누님이라고 부를까? 너무 젊어 보여서 말이지 좀 쑥스러~)
프로필 이미지
2011.04.12 19:36:52 *.111.51.110
아이고 형님으로 쭉 가야겠네~
창은  아니라니까~~
프로필 이미지
유재경
2011.04.12 14:31:55 *.35.19.58
이제 연구원 과제가 주업이고 엄마는 부업이 되었다. ㅋㅋ
어제도 4시간 밖에 안 잤는데 왜 안 피곤하냐.
나 미쳤나봐. 이게 바로 내 길이었나봐. 리뷰 쓰면서도 재미있더라구.
그리고 진철 선배에게 창 배워 선보일때까지 누님이라고 부르지 마.
알겄냐??? 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1.04.12 14:39:04 *.45.10.22
ㅎㅎㅎ 두 분의 대화 넘 재밌습니다. 언니 계보 짱입니다요~!
전 루미에게 가야금 배워 볼까봐요 ㅎㅎㅎ
우성 형님의 조언이 들리네요 그냥 하나라도 제대로 해라 ㅎㅎㅎ
프로필 이미지
루미
2011.04.13 04:31:28 *.23.188.173
나는 언니에게 포슬린 배울꺼야요~
언젠가 꼭 한번 추진할꺼야
사샤의 포슬린강좌~
근데 만들고 났는데 언니꺼랑 너무 다르면..........
프로필 이미지
미나
2011.04.13 06:54:50 *.58.97.19
족보보니..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하네요.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1.04.13 11:31:36 *.124.233.1
제동형님!
저자 서치에 엄청 심혈을 기울이셨네요
독창적인 접근 방식 굿!! 乃 ^^
같은 내용을 읽고 누나랑 어떤 다른 생각을 했나 공유하려 했는데 그점은 쪼꼼 아쉽네..
주요신들의 명칭과 족보는 짱입니다요!
아.. 나도 지금 제일 후회되는게 연구원 하기 전에 만화로 된 그리스 로마신화를 좀 읽었어야 했다는 거..
1년차 끝나면 법정스님 수필 완독에 이어, 그리스로마신화도 꼭 마스터 하고 싶어요!
나중에 애기들 책 나좀 빌려도 ^^
프로필 이미지
jennifer
2011.09.07 12:58:14 *.250.58.171

Burberry's autumn 2011 advertising

Burberry was founded in 1856, is one rember of FTSE100 and was based in London.

Burberry's autumn 2011 advertising show the brand men's, women's diverse content vividly. In the full season, Burberry will launch a new ad which themes and characters are mew in the monthly.The main part of this Burberry campaign are British actor, model and musician . Though the high-tech multi-media support,they will perfectly combine online display, offline promote, with store experience.The photography was inspirated from Burberry60's images, mainly use the long lenses and portraits. Burberry's autumn and winter series focused on demonstrating the iconic Burberry coat which have multi-faceted. That is the essence of each series of Burberry and also is a manifestation of this traditional brand. Activities was begin from June in all Burberry digital platforms, including Burberry.com, Facebook, You Tube, Twitter. burberry online burberry bags burberry outlet burberry outlet online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2 성공하는사람들의 7가지습관 [2] 윤순옥 2004.10.12 7218
171 [39]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아고타 크리스토프 예서 2009.02.11 7236
170 [33] 국화와 칼 - 루스 베네딕트 정산 2008.12.22 7249
169 하버드의 생각수업 박혜홍 2019.02.10 7263
168 #46. 피플웨어 불씨 2019.02.17 7298
167 주제 -강유원- 장재용 2013.07.09 7342
» 북No.2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1,2' file [8] [3] 유재경 2011.04.12 7343
165 오리엔탈리즘(에드워드 사이드) - 完 오병곤 2005.09.02 7360
164 40. Flow(몰입)_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칙센트미하이 철학하는 인사쟁이 2012.01.30 7363
163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홍현웅 2004.10.12 7391
162 변신이야기 - 오비디우스 (세번읽기) file [3] 세린 2012.08.27 7421
161 히타이트 id: 깔리여신 2013.04.01 7428
160 #50 프로페셔널 소프트웨어 개발 外 불씨 2019.03.17 7470
159 [북리뷰 011]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file [2] [3] 김경인 2011.06.13 7487
158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1] 혜향 2009.10.13 7532
157 #49 소프트웨어공학의 사실과 오해 불씨 2019.03.10 7546
156 은밀한 세계관 박혜홍 2019.02.17 7564
155 우리가 정말알아야 할 삼국유사/ 고운기/현암사 file 오미경 2013.07.08 7568
154 동양의 명상과 서양의 심리학 [1] 백산 2009.11.02 7589
153 소설쓰기의 모든 것 - 01.플롯과 구조_제임스 스콧 벨 [1] 레몬 2013.02.04 7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