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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7일 11시 17분 등록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 - 우리가 아직 몰랐던 사랑의 심리]

(헬렌 피셔 / 정명진 역 / (주)생각의 나무, 2005)

(WHY WE LOVE by Helen Fisher, 2004)


* 저자에 대하여

  1945년 출생. 럿거스 대학의 인류학과 연구교수로 뉴욕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연구원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인터넷데이트 사이트인 매치닷컴Match.com의 자회사인 케미스트리닷컴Chemistry.com의 과학자문위원이다. 피셔 박사는 사랑과 애착의 본성이라는 주제에 관한 세계가 인정하는 권위자로서, 사랑과 관련된 연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1985년에는 미국 인류학협회가 수여하는 공로상을 받았다. 저서인 <제1의 성>, <왜 사람은 바람을 피우고 싶어 할까?>은 뉴욕타임즈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 외 <성의 계약>, <나는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 <사랑의 해부학> 등의 저서가 있다.

  이 책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는 동일출판사에서 2010년 <연애본능 -심리학이 말하는 연애의 모든 것>이란 제목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머리말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거나 앞으로 사랑하게 될 당신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감정의 소용돌이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게 될 경우 많은 이들이 그 명예로운 열정을 쉽게 발견하고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10]


하필이면 그 많은 사람 중에서도 바로 그 사람을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 [10]


낭만적인 사랑은 원래부터 짝짓기와 생식작용을 지휘하도록 되어 있는 세 개의 뇌 회로 가운데 하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성적 희열을 갈구하는 욕정은 거의 모든 파트너와 성적 결합을 추구하도록 자극한다. ‘사랑에 빠지는 일’에 대한 환희이자 집념인 낭만적인 사랑은 한 번에 한 사람에게 구애의 관심을 집중할 수 있도록 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짝짓기에 투입되는 시간과 정열을 아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애착, 그러니까 오래된 짝에게 품을 수 있는 침착함과 평화, 안락함의 느낌은 한번 정한 파트너에게서 얻은 아이들을 둘이 함께 기를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그 짝을 사랑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간단히 말하면, 낭만적인 사랑에는 인간 뇌의 구조와 화학작용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10]


또한 우리는 낭만적 황홀경을 느낄 때 활동하는 뇌 부위를 찾아냈다. 이 정보는 장기적인 동반자관계에 놓인 사람이 로맨스를 지속하는 새로운 길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11]


이 얼마나 열렬한 황홀경인가 : 사랑한다는 것

- 사랑의 조사

45세가 넘은 사람이 사랑하는 이에게 느끼는 감정은 25세 이하의 그것과 비슷하게 강했다.

설문의 87퍼센트에서 미국인 남자와 여자는 사실상 거의 똑같이 대답했다. [19]


낭만적인 사랑. 도를 지나친 사랑. 홀린 사랑. 그것을 어떻게 부르든 모든 시대와 모든 문화권의 남자와 여자는 이 거역할 수 없는 힘에 넋을 빼앗기고, 괴롭힘을 당하고, 당황해했다. 사랑하는 것은 인간 모두에게 보편적인 것이다. 그것은 인간 본성의 한 부분이다. 게다가 이 마술은 똑같은 방식으로 우리 모두를 방문한다. [20]


- 특별한 의미

사랑에 빠질 경우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바로 의식에 극적인 변화가 따른다는 것이다.

이제 당신의 애인은 특이하고, 유일하고, 중요하기 짝이 없는 존재가 된다. [20]


- 집중된 관심

“정상적인 사람에게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주목의 상태”

이렇게 초점을 맞춘 관심이야말로 낭만적인 사랑의 핵심적인 양상이다. [21]


- 사랑하는 이를 특별한 존재로 본다

‘핑크 렌즈 효과’ [23]

“()는 약간의 결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점이 나를 진정으로 괴롭히지는 않는다”

“나는 ()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우리 자신을 속이는 때가 얼마나 많은가? [24]


- 끊임없이 밀려오는 생각

- 감정의 불꽃

사랑에 빠지게 되면 나타나는 많은 현상 중에서 상처받은 연인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마음을 뚫고 솟아오르는 감정의 격랑이다. [26]


- 격렬한 에너지

“그 어떤 사람도 한 순간에 두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다” [29]


- 변덕스런 마음 : 황홀에서 낙담으로

낭만적인 열정에는 현기증이 날 만큼 폭넓은 감정의 변화가 따른다.

“사랑이 크면 클수록 그 고통 또한 깊다” [30]


- 정서적 결합을 향한 갈망

애인과 이런 연결이 없다면 연인들은 마치 그들을 이루고 있는 근본적인 한 부분이 빠진 것처럼 불완전하고 허전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31]


“그 신은 언제나 굶주린 상태에서 살고 있다” (소크라테스) [31]


“당신을 사랑해”라고 말하는 주된 원인은 바로 이런 치열한 욕망 때문

이 표현은 사실을 전하는 말이 아니고 확인에 대한 요구를 담고 있다. 연인은 “나도 당신을 사랑해”라는 힘 있는 말을 듣기를 갈구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정서적으로 결합하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나 깊기 때문에 심리학자는 연인의 자아감각이 흐릿해진다고 믿는다. 프로이트는 “사랑에 빠진 상태가 최고조에 달할 때는 자아와 대상 간의 경계가 지워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32]


- 단서찾기

사랑하는 사람의 말과 몸짓에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지


- 인생의 우선순위 바꾸기

“그녀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나도 좋아했다”

“()에게 시간적인 여유가 날 때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나의 시간을 비워 두고 싶다” [34]


- 정서적 의존

연인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무나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서로 접촉하지 못할 때에는 ‘분리의 괴로움’을 무섭게 앓는다.

연인들은 상대방의 줄에 매달려 있는 꼭두각시들이다. [35]


- 공감

- 역경이 열정을 고조시킨다

‘욕구불만 끌림’,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

사회적 혹은 물리적 장벽은 낭만적 열정을 뜨겁게 달군다. 그런 장벽은 한쪽으로 하여금 현실을 무시하고 상대방이 지닌 지독한 기질이나 신분에 집착하게 한다. [36]


- 희망

- 성적 결합

많은 학자들과 보통사람뿐 아니라 프로이트도 성적 욕망이 낭만적인 사랑의 핵심 요소라고 주장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갈망한다’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인 ‘Lubh'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안다 [41]

- 성적 독점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는 성적으로 정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42]


- 질투: 사랑의 간호원

“질투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사랑할 능력이 없다”

“친밀한 결합은 오직 두 사람 사이에만 가능하다. 세 사람이 되면 질투가 생겨난다” [44]


- 정서적 결합이 성적 결합보다 앞선다

정서적 일체감을 향한 갈망은 단순한 성적인 배출에 대한 욕망보다 훨씬 더 크다. [44]


- 부지불식간에 이뤄지는 통제 불가능한 사랑

“그들은 한번 눈뜬 사랑을 멈추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사랑의 힘 안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다.” [45]


- 덧없는 상태

한 팀의 신경과학자들은 최근에 낭만적인 사랑의 경우 보통 12개월 내지 18개월간 지속된다는 결혼을 얻었다.

뇌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사랑은 적어도 17개월은 이어질 수 있다고 암시하고 있다.

가슴 속의 이 불꽃은 상대방이 늘 가까이 있으면서 일상적인 즐거움으로 정착하게 되면 시드는 경향이 있으며, 그 불꽃은 뇌에 있는 또 다른 우아한 회로인 애착으로 대체된다. 이 감정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어 맘이 평온해질 때 느끼게 된다. [47]


- 수많은 사랑의 형태


동물적 끌림 : 동물 사이의 사랑

동물들은 크든 작든 생물학적으로 특별히 끌리는 파트너를 더 좋아하고, 추적하고, 소유하고 싶어 하게 되어 있다는 믿음을 품게 만든다. 동물의 끌림에는 어떤 화학작용이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화학작용은 인간의 낭만적 사랑이 갖는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 [81]


고대 인도의 남녀는 낭만적인 사랑을 ‘우주의 영원한 춤’이라고 불렀다.

환경이 다른 만큼 필요한 것도 다르게 마련이다. [84]


사랑의 화학작용 : 사랑에 빠진 뇌 관찰하기

사람들은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을 위해 일하고, 사랑을 위해 죽이고, 사랑을 위해 살고, 사랑을 위해 죽는다. 이 마술을 일으키는 힘은 도대체 무엇일까? [87]


낭만적인 사랑이란 뇌에 있는 특정한 화학물질과 회로로 인해 생겨나는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이라고 믿기에 이르렀다. [87]


- 마구 흔들어다오, 감미로운 도파민이여

뇌 속의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면, 극단적인 집중력뿐 아니라 결코 흔들리지 않는 동기부여와 목적지향적인 행동이 생긴다.

뇌 속에서 도파민이 집중되어 수치가 높아지면, 흥분 현상뿐만 아니라 연인들이 말하는 다른 여러 기분이 생겨나게 된다. 그런 기분에는 강해진 에너지, 신경과민, 불면, 식욕상실, 떨림, 두근거리는 가슴, 가빠지는 호흡,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광증, 고민, 두려움이 포함된다.


- 높은 노르에피네프린 수치


- 저항할 수 없는 세로토닌


낭만적인 사랑의 수많은 특징들과 이 세 가지 뇌 화학물질의 효과 사이의 명백한 상관관계는 나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가설을 품게 만들었다. ‘마음에 일어나는 이 불은 세로토닌 수치의 감소뿐 아니라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 중 하나 아니면 두 물질 모두의 수치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화학물질들은 신들린 듯하고 격정적이고 낭만적인 사랑의 등뼈를 이룬다. [94]


“포도주는 입으로 들어오고 /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 [97]


플라톤의 <향연>을 보면, 이 아테네의 극작가는 모든 인간은 기본적으로 남녀 양성을 구비한 완전한 존재였다고 주장했다. 팔도 네 개고 다리도 네 개고, 머리 하나에 얼굴이 두 개고, 귀가 네 개에 생식기도 남녀의 것을 모두 갖췄다는 것이었다. ...

제우스는 각 인간을 두쪽으로, 남자와 여자로 나눠 버렸다. “아주 오래전부터 서로를 향해 불태우는 인간 존재들의 타고난 욕망은 그렇게 비롯되었노라”라고 아리스토파네스는 설명했다. “우리 각자는 그 자신에게 딱 맞는 반쪽을 찾고 있노라” 윌리엄처럼 대부분의 연인들은 애인과 정서적 결합을 성취할 때까지 자신이 불완전함을 느낀다. [110]


집중력과 힘, 정열을 불어넣는 화학물질에 흠뻑 젖은 채, 그리고 주인의 행동을 자극하는 뇌의 엔진에 떠밀려 연인들은 초인적 구애 충동에 굴복하고 만다.

‘불에 붙는 물질’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꼬리 모양의 핵’과 뇌 보상체계의 다른 부위를 휘저어 놓는 도파민을 이르는 말이다. 이 보상체계야말로 연인으로 하여금 삶의 가장 큰 보상, 즉 자신의 DNA를 영원을 향해 넘겨 줄 짝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게 하는, 원래부터 타고난 뇌 회로다. [116]


-시간에 따라 변하는 사랑

‘꼬리 모양의 핵’은 인간이 갖는 낭만적 사랑의 보편적 용광로임에 틀림없다. [117]


우리의 연구 참여자 중에서도 애정관계가 길었던 사람들은 띠고랑 피질과 도피질에서 활동을 보였다.

띠고랑 피질은 감정과 관심, 그리고 살아있는 기억들이 상호작용하는 부위이다. 한 부분은 행복한 상태와 관련 있으며, 다른 부분은 자신의 감정적 상태에 대한 자각, 사교활동을 펴는 동안 다른 사람의 감정을 평가하는 능력에 개입한다. 또 다른 부분은 ...

그래서 우리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애정의 관계가 길어지면 감정과 기억, 관심과 관계있는 뇌 부위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반응하기 시작한다고. 이들 뇌 부분들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뇌는 애정관계의 정서적 추억들을 축적하고 통합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그런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우리의 감정들을 이용하고 있는가? 우리 모두는 사랑도 세월 따라 흐른다는 사실을 안다. 우리가 이 결과들을 이해하게 되는 날 사랑이라는 것이 변해가는 방식과 그 이유를 밝히게 될 것이다. [118]


심리학자들은 ‘감정’과 '동기부여‘를 구분한다. 여기서 말하는 동기부여는 특별히 필요한 어떤 것의 추구나 계획을 지향하는 뇌 체계를 뜻한다. 아트 아론은 낭만적인 사랑은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구애자가 특별히 선호하는 파트너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도록 설계된 하나의 동기부여 시스템이라는 개념에 강하게 집착했다. [119]


낭만적 사랑은 뇌에 있는 주요한 동기부여 시스템이라고 믿게 되었다. 간단히 말하면, 낭만적 사랑은 인간의 근본적인 짝짓기 욕구라는 뜻이다. [119]


우리는 사랑하고 싶은 욕망을 약간은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의 설계가 얼마나 우아한지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이 열정은 마음의 모터인 ‘꼬리 모양의 핵’에서 발산된다. 그리고 그 열정은 적어도 자연의 가장 막강한 흥분제의 하나인 도파민으로부터 연료공급을 받는다. 자신의 열정이 상대방에게 받아들여지면, 뇌는 의기양양함이나 희망과 같이 긍정적인 감정에 고정된다. 그렇지 못하고 사랑이 거부당하거나 퇴짜맞게 되면, 뇌는 이 자극을 절망이나 격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연결한다. 그리고 그 동안 내내 전전두엽피질의 부위들은 전략을 짜고, 얻고 잃는 것을 계산하고, 애인과의 감정적, 육체적, 정신적 결합이라는 목표를 향한 전진을 기록하면서 추적을 일일이 모니터한다.

“뇌는 하늘보다 더 넓도다”라고 에밀리 디킨슨은 썼다. 정말로, 1.3킬로그램에 지나지 않는 이 작은 덩어리가, 너무나 강한 욕구인 나머지 이 세상 모두가 앞 다퉈 노래하는 낭만적인 사랑을 낳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더더욱 미묘한 것으로 만들려는지, 낭만적인 열정은 두 가지 다른 기본적인 짝짓기 욕망으로 복잡하게 엉켜 있다. 그 욕망이란 바로 낭만적인 파트너에게 깊은 사모의 정을 키우고 싶은 충동과 성욕이다. [123]

복잡 미묘한 사랑의 거미줄 : 정욕, 애정, 애착

사랑은 조화이며, 가끔은 감각들의 불협화음일 때도 있다. 충일, 유연함, 동정, 소유욕, 황홀, 흠모, 갈망, 낙담. 이렇듯 로맨스는 수시로 변하는 간절한 욕구와 감정 때문에 마치 만화경 같다. 그 모든 것들은 천상의 존재 같은 어느 한 인간에 속박되어 있으며, 그 인간의 말 한마디나 미소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닿으면 온갖 희망과 기쁨과 갈망을 불러일으킨다. 복잡한 그 존재, 그대 이름은 사랑이니라.

낭만적 사랑은 두 개의 짝짓기 욕망과 깊이 얽혀 있다. 한 욕망은 성적 희열을 갈구하는 정욕이고, 다른 하나는 오래된 파트너에게 느끼는 침착함과 든든함, 그리고 하나됨의 느낌을 말하는 애착이다.  [126]


정욕 -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낭만적 사랑 - 자연의 흥분제인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르토닌

애착 - 옥시토신, 바소프레신 


각각의 뇌 체계는 생식의 여러 양상 중하나를 관장하기 위해 진화했다. 정욕은 각 개인으로 하여금 어지간한 파트너 모두와 성적 결합을 추구하도록 자극하기 위해 진화되었다. 낭만적 사랑은 남자와 여자로 하여금 특별히 좋아하는 한 개인에게 짝짓기의 관심을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그리하여 무한히 소중한 구애의 시간과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해 생겨났다. 그리고 남녀 애착을 일으키는 뇌 회로는 우리 조상들이 적어도 아이 하나를 기를 수 있을 기간만큼은 그 아이를 낳은 짝과 함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화되었다.

이 세 가지 뇌 회로, 그러니까 정욕과 낭만적인 끌림과 애착은 모두 다목적용 시스템이다. 정욕은 생식의 목적 외에도 친구를 만들고 그 친구를 계속 사귀게 하며, 기쁨과 모험을 제공하고, 근육을 정상상태로 돌려주며,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낭만적인 끌림은 사람을 자극해 사랑하는 파트너를 계속 지키게도 하는 한편, 새로운 사람과 사랑에 빠져 이혼을 서두르게도 한다. 그리고 애착은 우리로 하여금 애인뿐 아니라 어린이, 가족, 친구에게도 순수한 애정을 표현하게 한다.

자연은 보수적이다. 그래서 자연은 훌륭한 구상을 하나 확보했다 싶으면 많은 상황에 그것을 적용하고자 고집을 부린다. 그러나 서로 얽힌 이 욕구들의 주요 목적은 우리가 일렬로 쭉 늘어서 있는 섹스 파트너들 중에서도 유독 한 사람을 선택하고 그 사람에게 홀딱 반하게 해 아이를 키울 때까지라도 정서적으로 그 혹은 그녀와 하나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거야말로 짝짓기 게임의 기본 원리가 아닌가. [127]


- 정욕에 관하여

정욕은 인간의 타고난 감정이다. 그것은 예측 불가능하다. 성적 성취에 대한 갈망은  ... 마음속으로 불쑥불쑥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이 충동은 낭만적인 사랑의 감정과는 크게 다르다. 실제로 서구 사회에서는 낭만의 환희와 성적 성취에 대한 갈망을 혼동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브라질 북동부의 마을인 카루아루의 주민들

“사랑은 그녀와 항상 함께 있고 싶고, 그녀를 호흡하고, 그녀를 먹고, 그녀를 마시고, 언제나 그녀를 생각하고, 그녀 없는 세상을 살려고 하지 않는 상태”라고 말한다. 반면에 욕정은 어떤 사람에게 끌리는 강력한 성적매력이라고 여긴다.

최근에 과학자들은 욕정과 낭만적 사랑이 서로 다른 뇌 부위와 관계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28]


- 욕망의 호르몬

남자의 성욕은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가장 높은 20대 초반에 절정을 이룬다. 그리고 많은 여자들 역시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증가하는 배란기에 즈음하여 성욕을 더 강하게 느낀다. [131]


성욕에 관한 이야기라면 사람마다 차이가 많은데, 부분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는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수치도 하루, 일주일, 일년, 그리고 생활주기에 따라서 출렁거린다.

세상에 태어날 때 타고나는 이 화학물질은 뇌의 사고능력을 꼼짝달싹 못하게 할 수 있다.

“욕망이 있는 한 우리는 안전하지 못하도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것으로 성적 자극을 받는다. 남자는 보기를 좋아한다. 그들은 시각적 자극에 의해 성적으로 달아오른다. ...

여성은 일반적으로 낭만적인 말이나 이미지, 영화나 책의 주제들에 의해 성적 자극을 더 많이 받는다. 여성의 성적 공상에는 더욱 따뜻한 애정과 언약, 친숙한 파트너와의 섹스도 포함된다. [133]


파블로 네루다 ‘영구한 갈증’ 성욕 [133]


- 낭만이 욕정을 건드린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욕정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낭만의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성욕의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방출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4]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 사이에 나타나는 이런 긍정적인 관계는 사람들이 휴가를 가거나 침실에서 새로운 기교를 시도할 때, 아니면 새로운 파트너와 성교할때 왜 그렇게 욕정을 느끼는지에 대한 설명이 될 것이다. 신비한 경험은 뇌 속의 도파민 수치를 높여준다. 그리하여 그런 경험은 욕정이라는 뇌의 화학작용을 건드릴 수 있다.  [135]


낭만적 사랑과 욕정 사이에 보이는 이런 화학적 연결은 진화론적인 측면에서도 그럴 듯하게 들린다. 결국 낭만적인 사랑이 ‘특별한’ 한 사람과의 짝짓기를 자극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라면, 그것은 또한 그 사람과 성관계를 갖고 싶어하는 욕망도 가즉할 수 있어야 하는 게 마땅하다. [136]


- 욕정이 낭만을 일깨우는가

욕정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듯이, 언제나 낭만적인 열정을 자극하지는 않는다. [136]


그렇다고 욕정이 낭만적인 사랑을 절대로 자극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욕정이 낭만적 사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137]


성욕 호르몬은 뇌가 낭만적 열정을 위한 묘약을 방출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낭만적인 사랑의 화학작용은 성욕의 화학작용을 촉발시킬 수 있고, 성욕의 연료는 낭만의 연료를 촉발시킬 수 있다. 진지하게 얽히고 싶지 않은 누군가와 성관계를 맺는 일이 위험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발적인 섹스를 가질 뜻이었으나 결국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도 있다.

낭만적인 열정은 애착의 감정들과도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138]


- 애착에 대하여

사랑은 세월을 두고 변한다.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더욱 차분해진다. 이제 커플은 더 이상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거나 새벽까지 춤을 추지 않는다. 광적인 열정, 황홀경, 지나친 생각, 치열한 에너지, 이 모든 것이 녹아 버린다. 하지만 운이 좋다면, 이 마술은 파트너와 하나된 듯 편안하고 안락하고 차분한, 새로운 감정들로 새롭게 변신한다. 삶에 깊이 얽혀 있는 그 어떤 사람과 함께 할 때 느끼는 행복한 감정... ‘우애적인 사랑’ ‘애착

남자와 여자는 낭만적 사랑의 감정과 욕정을 구분하는 것과 똑같이, 직감적으로 낭만적 감정들과 애착을 쉽게 구분한다.

보츠와나의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쿵족 부시먼 니사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있을 때 가슴은 불붙고 열정은 대단히 강하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흐르면, 그 불은 식었다가 그 후로는 그 상태 그대로 남는다. 그들은 서로 계속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전과는 다르다. 온화하고 믿음직한 관계로 승화한다.”

케냐의 타이타족 “사랑은 두 가지 형태, 즉 저항할 수 없는 갈망인 ‘병의 형태’와 상대방을 향한 깊고 영구적인 애정의 형태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브라질의 속담 “사랑은 한 번의 눈길에서 태어나 미소 속에서 성숙해 간다.”

한국인에게 ‘사랑’은 낭만적인 사랑의 서구적 개념에 가까운 단어인 반면에 ‘정’은 장기간 전개되는 애착의 감정에 가까운 단어이다.

미국 제 2대 대통령의 아내 애비게일 애덤스 “세월이 열정의 불꽃을 잠재웁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우정과 애정이 뿌리를 깊이 내립니다. 그것들은 세월의 맹위에 맞서 싸웁니다. 그 사이에 생명력 강한 불꽃이 존재하게 됩니다.” [140]


- 바소프레신 : 애착의 화학작용

자연은 수컷 포유동물에게 아버지의 본능을 느끼게 하는 바소프레신이라는 화학물질을 부여했다. [141]


-옥시토신 : 헌신을 위한 또 다른 칵테일?

바소프레신과는 달리 옥시토신은 출산 과정에 모든 암컷 포유동물에서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자궁의 수축을 주도하고, 유선을 자극하여 젖을 생산하도록 한다. 그러나 오늘날 과학자들은 어미와 자식 사이의 유대를 자극하는 것 또한 옥시토신이라는 사실을 밝혀 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옥시토신은 성인 남자와 여자 사이에 일어나는 애착의 감정에도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만족의 호르몬’ 바소프레신과 옥시토신

우리는 성관계를 갖는 동안 두 번의 쾌감의 순간을 통해 그 호르몬들을 분비한다. ...

이 ‘포옹의 화학물질들’은 애인과 달콤한 섹스를 한 뒤 느낄 수 있는 융합, 가까움, 애착의 감정에 기여한다. [142]


- 정욕은 애착을 꺽는가

애착의 화학작용은 욕정을 유발할 수 있고, 욕정의 화학작용은 애착의 표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호르몬들은 서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욕정과 애착 사이에 나타나는 이런 역의 관계는 ‘양에 좌우’된다. [143]


애착의 화학작용은 욕정을 시들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자료가 있다. 오랫동안 안정된 결혼생활을 꾸리는 남자와 여자가 성교를 하는 시간이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145]


-애정과 애착

어떤 환경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의 배출을 자극할 수 있고, 그리하여 애착의 감정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 모두에서 발견된 점점 높아지는 옥시토신의 수치는 뇌 속에 있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경로를 방해하여 이들 흥분성 있는 물질들의 충격을 완화해 준다. 그러므로 애착의 화학작용은 애정의 화학작용을 억누를 수 있다. [145]


한결같이 결혼생활이나 동반자와의 관계가 점점 안정되고 편안해지고 튼튼해지면 애정의 흥분은 점점 사그라진다고 말한다. 일부는 사람들 관계에 열정을 다시 피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심리학자나 결혼 상담원을 찾는다. 또 일부 사람은 그 대신 결혼생활 밖에서 애정을 찾는다. 그리고 일부는 이혼을 택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낭만적인 행복을 결여한 그대로 오랜 동반자 관계로 정착한다. [146]


낭만적인 사랑은 성숙해 가면서 수백 개의 복잡하고 힘든 애착의 감정으로 확장해가는데, 그렇게 될 경우 살아있는 한 영혼과 복잡하고, 흥미롭고, 정서적으로 가치 있는 결합을 이루게 될 것이다.

나는 누구든 낭만적인 황홀경의 불꽃을 장기적이고 편안한 관계에도 그대로 살려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마술을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뇌에 몇 가지 속임수를 써야 한다. 왜 그럴까?

낭만적인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도록 돕기 위해 진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목적으로 진화한 것이다. 남자와 여자 조상이 특정한 짝짓기 파트너를 선호하고, 선택하고, 쫓아서 짝짓기 과정에 들어가고 생식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 ‘그’ 혹은 ‘그녀’에게 성적으로 충실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난 후 하나의 팀으로 그 어린 것을 키우려면 부모에게는 새로운 화학물질과 뇌 회로가 필요하다. 애착의 화학작용이 그것이다. 그 결과 애착의 감정들은 애정의 황홀경에 찬물을 뿌린다. 애정의 황홀경이 물러난 자리에는 배우자와의 깊은 일체감이 들어선다. [147]


-사랑의 격자세공

낭만적인 열정이 점진적으로 깊은 애착의 감정으로 변화해 가는 사랑의 진화론적인 궤도에도 불구하고, 세 개의 뇌 회로인 욕정, 낭만적인 사랑, 애착은 어떤 결합으로도 점화될 수 있다.


데이트 -> 사랑 -> 성욕 -> 애착

낭만적인 사랑이 욕정을 불러 일이키고 시간이 흐르면서 미숙한 열정과 욕망의 감정들은 정서적 결합과 헌신이라는 힘으로, 말하자면 애착으로 승화한다. [147]


그러나 욕정과 애정, 애착은 순서를 무시하고 방문할 수 있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은 삶을 살면서 욕정, 낭만적인 사랑, 애착, 이 세 개의 짝짓기 욕망이 같은 사람에게 맞춰지지 않는 때를 경험한다. 우리가 한 번에 한 사람 이상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신경학적으로 보면 인간의 운명처럼 보인다. [148]


욕정과 낭만적인 사랑, 애착을 세 가지 특별한 짝짓기 욕망으로 관찰하기 시작하면, 사랑은 손에 잡히는 대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각각의 욕망이 만들어 내는 정도가 각각 다른 감정들도 무수히 많은 방법으로 끝없이 서로 결합하고 다시 또 결합한다고 생각하면 사랑의 정체가 잡힐지도 모르겠다. [149]


- 사랑의 형태

고대 그리스인들이 묘사한 사랑

에로스

마니아

루두스

스토지

아가페

프라그마


심리학자 로버트 스텐버그

스텐버그는 사랑을 세 개의 기본적인 성분으로 나누었다.

열정 - 애정, 육체적인 매력, 성적 갈망 포함

친교 - 따스함, 가까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달라붙어 있다는 느낌

결정 또는 언약 -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결정하고 그 사랑을 이어가기로 언약하는

스턴버그에게 있어서, 반한다는 것은 열정 하나만으로 이뤄져 있다. ‘낭만적 사랑’은 열정에 친교가 더해진 것이다. ‘완성된 사랑’은 열정, 친교, 언약이다. ‘우애적인 사랑’은 친교와 언약이 합쳐진 것이나 열정을 결여하고 있다. ‘공허한 사랑’은 오직 언약만 있을 뿐이다.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척 행동하기도 하지만 정작 그들을 함께 묶어두는 것은 언약일 뿐이다. ‘좋아함’은 친교에 바탕을 두고 있으나,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은 열정이나 언약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바보 같은 사랑’은 열정과 언약은 넘치지만 친교가 부족하다. [152]


- 애정의 광시곡

과학자들은 우리의 기질 중 50 퍼센트 정도는 타고난다고 말한다. 나머지는 교육과 환경에 의해 형성된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낭만적인 사랑이라 불리는, 아주 훌륭하면서도 악마 같기도 한 것을 공유하고 있다. [155]


멋지고 조심성 없는 그 첫 번째 황홀 : 우리가 선택하는 그 사람

- 타이밍, 근접

“... 우리는 데이트를 시작했고, 함께 살았고, 사랑에 빠져 1년 뒤에 결혼까지 했습니다. 그것이 15년 전의 일입니다. 우리 둘의 관계는 굉장히 성숙했으며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160]


-신비감

익숙한 존재와의 짝짓기를 혐오하는 성향은 포유류 동물의 공통점이다.

그들은 낯선 개체와의 짝짓기를 더 좋아한다. [161]


자연은 우리에게 이방인에게서 흥분을 느끼게 하는 뇌 회로를 주었다. 신비한 사람은 색다르다. 그리고 색다름은 애정을 전하는 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높은 수치와 관계있다. [162]


-자신과 정반대인 사람에게도 끌리는가

낭만적인 사랑은 자신과 많이 닮은 누군가로 향하는 것이 보통이다. 지구촌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민족적, 사회적, 종교적, 교육적 및 경제적 배경은 같지만 친숙하지는 않는 개인에게 연애감정을 느낀다. 그 상대방은 대체로 육체적 매력과 지적 수준도 비슷하고, 태도와 장래의 희망, 가치, 관심사, 사교 및 커뮤니케이션 기술 또한 자신과 비슷하다. [162]


인류학자들은 자신과 닮은 누군가에게 끌리는 인간의 이런 성향을 ‘긍정적으로 분류하는 짝짓기’ 혹은 ‘적합한 짝짓기’라고 부른다.

마음속에 일어나는 그 불은 민족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지적으로는 당신과 매우 비슷하면서도 낯익지 않은 여자와 남자에 의해 더 잘 지펴진다. [163]


무의식중에 자신이 유전자적으로 보다 다채로운 어린이를 낳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에게 이끌렸다.

그러니까 반대되는 사람들도 서로 끌린다. 단 민족적, 사회적, 지적 영역이 서로 다르지 않아야 한다. [164]


- 대칭: 중용

균형이 잘 잡힌 짝을 선택하려는 경향이다.

우리 인간이 대칭적인 구애자에게 끌리는 현상은 유전적으로 강건한 짝을 선택하도록 안내하기 위해 생겨난 아주 원시적인 동물의 매커니즘이다.  [166]


-남자들은 어떤 여자들을 선택할까

(남녀 모두) 배우자를 선택할 때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특성 18개를 중요한 순서대로 나열

 = 사랑 혹은 상호간의 매력, 믿을 만한 성격, 정서적 안정과 성숙, 쾌활한 성격, 친절하고, 똑똑하고, 교육수준이 높고, 사교적이며, 건강하고, 가정과 가족에 관심이 있는 사람 [170]


남자들은 젊음과 아름다움의 증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여자를 선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170]


-사랑에 빠진 여자의 뇌

남자는 아기를 낳고 기르는 데 필요한 여자의 재산 중 많은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반면에 여자는 남자가 지닌 ‘짝으로서의 가치’를 보는 것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보호해 주고 자신을 부양할 능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를 요모조모 계산해야 했다. [177]


- 여자들이 선택하는 사람

남자들은 섹스의 대상을 찾고 여자들은 성공의 대상을 찾는 것이다. [178]


배란기에 이르면 여자들은 좋은 유전인자를 가진 남자를 찾는다. 이것은 모든 포유동물에게서 발견되는 발정기의 흔적이다. 그러다가 배란기가 아닐 때에는 자신에게 헌신할 기미를 보이는 남자를 좋아한다. [180]


사랑을 할 때에는 여자들이 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존재가 된다. 반면에 남자들은 더욱 냉소적이고, 이상적이고, 이타적인 경향을 보인다. 아마도 이런 실용주의는 여자들이 남자들에 비해 더 천천히 사랑에 빠지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될지도 모르겠다. [181]


-우연적 열정

배경과 교육, 신념의 유사함과 더불어 신비감이라는 요소가 우리의 취향을 조종한다.

하지만 짝 선택을 안내하는 모든 힘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사라고 생각된다. 그러니까 일생을 통하여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모양 짓고 다시 모양 지었던 무수히 많은 나날이 이어져 온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그리고 어른이 된 후의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모든 요소들이 합쳐져서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심리적 차트를 창조해 낸다. 그것을 우리는 ‘사랑의 지도’라 부른다. [183]

- 사랑의 지도

우리가 사는 매 순간이 모여 세월을 이루고, 그 세월의 바다는 우리의 낭만적인 선택들을 서서히 조각한다. ...

이런 것들과 다른 수천 가지의 미묘한 힘들이 서로 작용하며 개인적인 관심과 가치, 믿음을 엮어낸다. 그리하여 십대가 끝날 때쯤 되면 우리 모두는 자신의 짝에게서 추구하는 태도와 소질들을 하나의 차트로 작성하게 된다.

이 차트는 유일무이하다. ...

쌍둥이의 미묘한 경험의 차이가 그들의 낭만적인 취향을 다르게 형성하는 것이다. [184]


시랑의 지도는 매우 미묘하여 읽기가 무척 어렵다.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네. 그렇기 때문에 날개를 단 큐피드는 앞을 보지 못하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네”라고 셰익스피어가 썼다. [185]


-연인의 영혼

“사랑은 사랑을 낳는다”

사람은 자신을 사랑해 준다고 생각되는 이를 선택한다는 입장이다. [187]


뢰트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해주면 나는 당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더 정확히 말하면 당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상이 어떠한지를 말해 줄 수 있어요.” [188]


인간의 눈부신 다양성의 진화와 더불어 우리가 짝을 선택하는 근본적인 매커니즘, 말하자면 인간의 낭만적인 사랑을 가능케 하는 뇌 회로가 생겨났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189]


왜 우리는 사랑하는가 : 낭만적인 사랑의 진화

인간의 큰 걸음이 여자들에게는 문제도 야기했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은 아기를 등에 업는 대신 팔로 안고 다닐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3]


우리 조상들이 위험한 지상에서 삶을 사는 길을 선택하면서 1대 1짝짓기는 여자에게는 필수적이고 남자에게는 실용적인 조건이 되었다. [205]


전 세계적으로 이혼을 하는 커플은 결혼하고 나서 4년이 되는 해나 그 즈음에, 20대 중반에, 혹은 아이를 하나 둔 상태에서 헤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포유류 중에서 새끼를 기르기 위해 암컷과 수컷이 짝을 이루는 동물은 겨우 3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도 구중 하나다. 하지만 이 습관은 오직 특수한 환경에서만 일어난다. 그 환경 중 하나가 암컷 포유류 혼자만의 힘으로 아기를 기를 수 없을 때이다....

새끼를 키우기 위해 1대 1짝을 이루는 동물의 종들을 보면 새끼가 겨우 유년의 시기를 벗어날 정도만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 원칙은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듯하다. [207-208]


원시적인 남자와 여자가 팀으로 어린 자식을 키우기 위해 짝을 이루기 시작했을 때에는 아마 침팬지와 다른 동물들이 ‘특별한’ 파트너에게 느끼는 그 끌림이 더 치열하고 더 지속적인 것으로 변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나서 끌림이 서서히 물러나면서 이제는 치열한 애착의 감정이 점점 더 켜져 갔다. 그러나 아이가 아장아장 걸으며 유아기를 벗어나자 많은 커플은 신선한 사랑을 찾기 시작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210]


인간의 뇌는 무게로 따지자면 몸무게의 겨우 2퍼센트에 지나지 않지만 총 신진대사 에너지의 25퍼센트와 혈중 포도당의 40퍼센트를 소비한다. 뇌의 발달에는 수천 개의 유전인자, 그러니까 우리가 가진 게놈의 3분의 1정도가 관여하고 있다. [217]


낭만적인 사랑은 오랫동안 한 파트너에게 매달리고 싶은 충동과 보조를 나란히 하며 나아가지 않는다. 결코 결혼까지 하고 싶지는 않은, 행실이 당신의 수준과는 다른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낭만적인 열정을 느끼면서도 배우자에게 깊은 애착을 느낄 수도 있다. 게다가 전혀 낭만적인 사랑을 느끼지 않는 사람과도 섹스를 할 수 있고, 한 사람과 성관계를 맺는 중에도 다른 사람에 대해 낭만적인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이 얼마나 미친 짓인가! 사회적으로나 성적으로 한 사람과 깊이 엉켜 있으면서도 또 다른 누군가와 광적인 사랑에 빠지다니 말이다. [232]


1998년 유전병을 가려내기 위해 실시한 한 프로그램에 관여했던 과학자들은 검사 대상이 된 어린이의 10퍼센트가 그들을 낳은 것으로 알고 있는 아버지의 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233]


인간은 사랑하고 또 사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열정은 독신이거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때, 중년에 이혼하거나 노년에 홀로 남았을 때는 엄청난 즐거움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소에 흠모하던 누군가와 결혼한 후 다른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을 때 그 열정은 더 없는 혼란이고 슬픔이 된다.

욕정과 낭만적 끌림, 애착이라는 감정 시스템이 서로 독립성을 유지하는 경향은 우리 남자와 여자 조상들로 하여금 동시에 몇 사람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득한 옛날에 생겨났다. [234]


잃어버린 사랑 : 거부, 낙담, 그리고 분노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으면 그 연인은 인간으로서 무척 견디기 힘든 정서적 고통에 빠지게 된다. 슬픔과 분노, 그리고 다른 많은 감정들이 너무나 강렬하게 뇌를 훑고 지나기 때문에 실연한 사람은 거의 먹지도 못하고 잠도 이루지 못한다. 이 지독한 불쾌감의 기미와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른데, 정신과 의사와 신경과학자들은 이것을 두단계-‘항의’ 단계와 ‘단념 또는 낙담’의 단계-로 나눈다. [246]


“가장 훌륭한 포도주는 가장 새콤한 식초가 되듯이, 너무나 깊은 사랑은 가장 지독한 혐오로 바뀔 수 있다.”

사랑과 혐오는 인간 뇌 속에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252]


버림받은 사람이 자신을 버리는 짝을 놓아주고 다시 삶의 궤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자연은 인간에게 막강한 정화 메커니즘을 하나 부여했다. 분노가 그것이다. [257]


어린 시절에 애정 속에서 보살핌을 받은 사람은 대체로 자존심이 강하고 탄력이 강해 사랑의 실패도 비교적 빨리 극복한다. [264]


남자가 다른 남자의 자식을 키우는 데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 여자는 정서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버림받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떨치지 못한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서 짝의 ‘하룻밤 정사’나 라이벌과의 일시적인 성적 만남을 눈감아 주려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여자도 파트너가 다른 여자와 심각한 애정관계를 쌓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파트너가 경쟁자에게 소중한 시간과 돈을 쏟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엄청난 질투심을 보일 수 있다. [267]

  

어떻게 하면 낭만적인 사랑의 행복감을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지켜갈 수 있을까?

나는 우리가 이 열정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뇌를 속여야 한다. [276]


열정 다스리기 : 로맨스가 계속되도록 만들기

낭만적인 사랑은 도취감을 높여주고 통제하기 무척 힘들 뿐 아니라 갈망과 집념, 충동, 현실 왜곡, 정서적 및 육체적 의지, 성격의 변화, 자아 통제의 상실을 낳기 때문에, 많은 심리학자들은 낭만적인 사랑을 일종의 중독으로 본다. [278]


주) 사람들이 각각 다르듯 열정을 느끼는 강도와 그 지속기간도 각각 다른 것이다.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하는 것은, 사랑에 있어서 겪는 장애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사랑에 빠지지 못한다. 그들은 결혼해서 오래도록 행복한 부부생활을 유지하지만, 한 번도 낭만적 사랑에 빠진 적은 없다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연애 중독’이다. 그들은 연애의 흥분에 도취되어 장기적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열정이 사라지면, 그들은 다음 낭만적 도취의 상대를 구하려 한다. [279]


낭만적 열정은 결코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셰익스피어는 믿었다. 그러나 나는 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단력과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뇌의 기능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약간의 지식도 도움이 될 수 있다. [281]


“하루하루 차근차근”

“미끄러지고 싶지 않으면 미끄러운 곳에는 가지 마라”

“취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첫 잔이다”  [286]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다가 광적인 열정의 불을 지필 수 있을까?

진기한 일들을 함께 하라.

흥분시키는 일들을 함께하는 커플들이 관계에서 더 많은 만족을 느낀다는 점을 보여 준다. [296]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을 한 커플이 낭만적인 사랑의 감정도 더 치열하게 느꼈다. [297]


월리엄 블레이크는 “원기가 넘치는 것은 아름다움이다”라고 썼다.

남녀 모두 행복한 파트너에게 끌린다. 그 이유는 우리 인간은 저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을 흉내 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미소를 지으면 우리도 비록 잠깐이지만 무의식중에 웃음을 짓게 된다. 그리고 미소는 얼굴의 특정한 근육을 움직이는데, 이 근육이 쾌감의 뇌 회로를 자극하는 신경 신호를 뇌로 보낸다. 그러니 낭만적인 파트너로 맞고 싶은 누군가와 함께 할 진기하고, 모험적이고, 섹시한 일들을 만들어 낼 때는 언제나 행복한 얼굴을 지어라. 그러면 애인의 마음속에 쾌감을 촉발시켜 아득한 옛날에 생겨난 그 낭만의 불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300]


많은 사람들은 가까움과 공유를 뜻하는 이 느낌(친교)를 낭만적인 사랑의 핵심으로 여긴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는 이 가까움을 달리 정의하고 표현한다.

남자와 여자 모두 개인적인 비밀과 행복한 활동을 함께 나누는 것을 친밀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자들은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친교라고 여기는 반면에 남자들은 옆으로 나란히 한 채 일하거나 놀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 정서적으로 친밀해짐을 느낀다. 실제로 남자들은 다른 사람의 눈을 똑바로 직시할 때 약간 위협받거나 도전받는다는 느낌을 느끼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비스듬히 앉으며, 친구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을 피한다.

수 천 년 동안 남자들은 적들을 마주한 채 살아왔다. 반면 그들은 친구들과 사냥을 할 때에는 옆으로 나란히 걷거나 앉았다. 

대부분의 남자는 스포츠 경기를 하거나 보는 일에서 친밀함을 느낀다.

(남자에게) 당신이 앞만 보고 그녀의 눈길을 피하면 그녀는 당신이 자신을 피하고 있다고 느낀다. [305]


남자들이 스포츠나 다른 공간적인 기술을 강조하는 활동을 좋아한다면, 여자들은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친교 관계를 구축한다. 많은 남자들은 스포츠와 정치, 세계문제,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즐긴다. 이런 문제들은 승리와 패배, 승자와 패자, 지위와 계급조적의 세계이다. 그런 것이 남자들이 이해하는 세상이다. 왜냐하면 남자들이야말로 언제나 짝을 얻기 위해 지위를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자들은 감정이 실린, 그러면서도 개인의 문제나 다른 사람에 대해 속내를 털어놓는 그런 이야기에 더 끌린다. 아마도 그 이유는 여자들이 사회적인 커넥션이 생존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고대의 환경에서 진화를 거듭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307]


남자는 여자보다 성행위와 정서적 친밀감을 동일하게 보는 경향이 훨씬 더 강하다. [307]


여자는 성교를 하기 직전에 이야기를 나누는 파트너에게 더 많은 친밀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308]


여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취약점을 드러내는 말을 하고 행동을 한다. 나는 이것을 ‘부러진 날개’전략이라고 부른다.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이런 여자의 곤궁이 남자의 무용과 로맨스를 촉발시킨다.

여자들이 나약함을 선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의 건방진 자기 자랑도 가슴속의 불을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09]


“쉽게 얻어진 사랑은 가치가 덜 하느니라. 사랑을 얻는 데 따르는 어려움이야말로 사랑을 값지게 만드는 것이니라” [309]


사랑도 게임이긴 하되,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연의 게임이다.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그 게임을 하고 있다. [309]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을 골라 그 사람을 당신이 그린 사랑의 지도에 맞추어 나간다면, 그리고 마음을 활짝 열고 진기한 일들을 함께 해 나간다면, 당신은 낭만적인 열정의 뇌 회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311]


몇 개월이 몇 년으로 바뀌면 낭만적인 축복은 보다 깊은 화합으로 성숙해 간다. 장기간 지속되는 애착으로 바뀌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인 관계에서도 낭만적인 열기는 지속될 수 있다. 그리고 휴가 동안이나 진기함과 모험을 경험할 때면 이 열정은 여전히 치열해질 수 있다. 그러나 화끈한 황홀경과 맹렬한 에너지, 한 사람에게 몰입하는 생각은 대체로 점점 약해져가고, 그 자리엔 안락한 느낌과 만족감이 들어선다. ...

우리 몸은 점점 차분해진다. ...

낭만적인 사랑이 식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진화의 결과다. 격정적인 사랑은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한다. 애인에게 홀딱 빠져 몇 년을 소비하는 것은 분명히 그 사람의 마음의 평화나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활동에는 파괴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

고대의 부부는 서로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을 그만두고 소중한 아기를 함께 키울 수 있는 안전한 세상을 구축하는 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자연은 인간에게 열정을 주었다. 그리고 평화도 주었다. 우리가 다시 사랑에 빠질 때까지 말이다. [312-313]


그래도 평생 동안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결혼한 지 20년도 더 된 커플 중에도 여전히 사랑에 빠져 생활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실제로, 의미 있는 어느 조사에서는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남자와 여자가 배우자를 향한 낭만적인 열정에서 결혼하고 5년이 지난 사람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들의 점수는 고등학교 3학년의 그것처럼 보였다.

‘그들의 열정이 계속 피어나는 비결’

부인은 “유머”라고 대답했고, 남편은 “섹스”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 어느 대답에도 놀라지 않았다. 유머라면 진기함, 그러니까 예상하지 않은 일들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닌가. ...

그러나 나는 이 카리스마 넘치는 부부가 분명히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지켜 왔으리라고 짐작한다. 두 사람 모두 예외적일 만큼 활동적으로 경력을 쌓았으며, 특별한 일들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도파민 수치를 자극했고, 낭만적인 열정을 지속시켰다고 믿는다.

“보통 자신이 소유한 것을 사랑하지는 않는 법이다”라고 아나톨 프랑스는 썼다. 이 틀에 박힌 사고를 거스르기 위해 치료 전문가들은 사람들에게 몇 가지 표준적인 사항을 실천하라고 충고한다. 파트너에게 헌신하라. ‘능동적으로’ 귀를 기울여라. 질문을 던져라. 대답을 주라. 높이 평가하라. 매력적인 존재로 남아라. 지적으로 계속 성장하라. 상대를 참여시켜라. 상대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해주라.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 남아라. 당신에게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라. 상대의 단점을 받아들여라. 당신의 태도에 신경을 써라. 유머 감각을 닦아라. 그를 존경하라. 그녀를 존경하라. 타협하라. 논쟁은 건설적으로 하라. 절대로 떠나겠다고 협박하지 마라. 과거는 잊어라. 간통의 기회는 거부하라. 둘의 관계가 영원히 이어질 거라고 단정하지 마라. 그날그날 둘의 관계에 충실해라. 그리고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당신의 함께함 그 사이에 공간들을 남겨 두라” 칼릴 지브란

이것은 낭만적인 사랑과 관련 있는 생물학을 떠받치는 데는 아주 멋진 충고였다.

남자가 여자보다 프라이버시와 자율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남녀 모두에게 낭만적인 열정을 떠받치는 데는 ‘공간’이 도움이 될 것이다. [315]

함께 하되, 공간을 남기는 것. 물리적 공간, 정신적 공간. 돌아가 쉴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함께 행복할 수 없다.


‘데이팅 타임’

공통의 관심사들을 개발하고, 진기하고 흥분시키는 일은 꼭 함께하도록 하라. 다양하게, 정말 다양하게. 변화야말로 뇌의 쾌감 센터들을 자극하여 로맨스의 분위기를 지켜나가는 요소이다. [316]


한사람의 가슴 깊은 곳에 자리한 욕망을 누르기 위해서는 이성을 동원해야 한다는 그 믿음은 몇 세기를 내려오면서 조금씩 그 켜를 더해 갔다.

감정과 욕망은 논거와 의지력으로 정복해야 하는 유혹이고 죄라는 가르침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신경과학자들은 이성과 열정이 뇌 속에 서로 난해하게 얽혀 있다고 믿는다....

사고와 느낌, 기억과 동기부여는 서로 밀접히 통합되어 있다. 이처럼 이성과 열정은 서로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감정과 충동을 수반하지 않고 생각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리고 생각을 수반하지 않는 느낌이나 바람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316-317]


신경과학자 조제프 르두는 뇌에는 감정과 추론을 통합하는 두 개의 고속도로 - ‘하이 로드high road’와 ‘로 로드low road’-가 있다는 사실까지 발견해 냈다. 그리고 두 개의 길은 각각 바람과 충동으로 뇌의 보상 체계에 연결되어 있다. 편도선이 전두엽으로부터 직접 신호를 받을 때, 우리는 자신을 통제한다. 우리는 느끼고 행동하기 전에 먼저 생각부터 한다. 이것이 ‘하이 로드’다. 그러나 편도선은 대뇌피질의 감각 부위들로부터 직접 자료를 받는데, 이 부위들은 뇌중에서 추론하는 부분인 전두엽을 우회한다. 이것이 ‘로 로드’다. 이것은 비이성적이고 대단히 감정적이며, ‘하이 로드’보다도 훨씬 더 길며 억제하기가 매우 어렵다. ...

이 뇌 배선에는 밝은 희망이 하나 있다. 우리 인간은 ‘하이 로드’를 탈 수 있다. 전두엽은 편도선을 통제할 뿐 아니라 감정과 충동을 낳는 다른 오래된 뇌 체계들까지 통제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철학자 존 듀이가 말했듯이, “마음은 원칙적으로 동사”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뇌는 비등하는 가슴의 열기를 다스린다.” [318]


신들의 정신착란 : 사랑의 승리

“오늘날 이 세상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없어요. 사랑은 무엇이든 살 수 있어요. 오늘 나는 신에게 기도를 드려요. 우리의 사랑이 더욱 더 온전하게 커져만 가라고. 그리하여 그 사랑이 더욱 성숙하여 미래에 만개하게 해 달라고, 꽃을 피우고 또 피우게 해 달라고.” 네팔 한 청년의 연애편지 [319]

연애는 꽃이 활짝 만개하는 과정, 결혼은 꽃이 점차 시들고 그 자리에 열매가 맺혀가는 과정, 그 열매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열매가 익어가고 결실을 맺는 과정


37개 사회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사랑 혹은 상호간의 끌림을 배우자 선택의 첫째 기준으로 꼽았다. [320]


1991년에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남자의 86퍼센트와 여자의 91퍼센트가 파트너의 조건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다른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이런 말-“당신과 결혼하겠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324]


(다양한 연령층) 그들의 열정적 사랑의 강도에 전반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남자와 여자는 열여섯 살 때나 예순 살 때나 똑같은 치열함으로 사랑을 하는 것이다. [327]


이런 장기적인 결합을 ‘우애적인 결혼’ 또는 ‘대등한 결혼’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두 파트너가 친교와 가사를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동등한 사람끼리의 결혼이라는 뜻이다. 여성들이 유급 노동시장 인력으로 점점 더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사회학자들은 21세기에는 대당한 결혼이 가장 평범한 형태의 결혼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 우애적인 결합에서는 자율권과 친밀함을 어떻게 적절하게 혼합하느냐가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329]


로맨스, 그리고 욕정과 애착의 생물학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나는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문화와 경험의 역할이 크다는 사실을 더욱 강하게 믿게 된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이런저런 복잡한 윤리와 책임 문제들을 더 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신한다. 과학자들이 제 아무리 뇌의 지도를 정확히 그리고 낭만적인 사랑의 생물학을 규명해 나간다 하더라도 이 열정의 신비 혹은 황홀경은 결코 파괴하지 못하리라는 점이다. [333]


부록 - ‘사랑에 빠지는 것’에 대한 설문지



* 내가 저자라면


  매력적인 제목과 흥미를 당기는 목차를 가지고 있다. 특히 머리말-‘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거나 앞으로 사랑하게 될 당신에게’-은 이 책이 ‘사랑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높은 기대를 안겨준다. ‘저자에 대하여’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랑과 결혼, 애착에 관한 자료들에서 굉장히 많이 언급되는 저자의 유명세 또한 책을 집어 들게 만들었다.


  인류학자인 저자답게 책 속에서는 다양한 자료와 연구결과들이 등장한다. 침팬지와 여우, 사자, 코끼리, 오랑우탄, 비버, 곰 등 포유동물을 포함해 많은 동물들의 행태를 관찰하고 들쥐 등의 뇌 속 화학물질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사랑에 빠진 인간의 행동과 감정의 상태는 호르몬들의 작용이라 설명한다. 이 호르몬들은 또한 인류가 나무에서 내려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손을 낳고 기르기 위해 변화해 온 인류 진화의 결과라는 것이다. 또한 고대 원시 자료와 세계 다양한 민족과 원시부족의 연구 자료와 고전문학의 분석을 토대로 이러한 호르몬의 작용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왔으며 앞으로도 이 호르몬의 영향은 지속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 발달한 호르몬(테스토스테론), 한 파트너에게 집중해서 자손을 보기 위한 호르몬(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르토닌), 자손을 함께 기르기 위해 발달한 호르몬(옥시토신, 바소프레신)들이 각각 ‘정욕’, ‘낭만적 사랑’, ‘애착’이라는 사랑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세 가지 호르몬은 각각 별도의 목적을 가지고 작용하며 서로 역기능을 하기도 하기 때문에 인류가 상대적으로 짧은 시기동안 지켜온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한 파트너에게 정욕과 낭만적 사랑과 애착이 집중되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며 동시다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런 감정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설명이다.


  이 책을 통해 인간 뇌의 기능과 호르몬에 대해 꽤 많은 지식을 얻었다. 인간의 이성과 감정이 둘로 딱 나누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저자의 주장에도 공감했다. 종종 사랑 앞에서는 자연본연의 막강한 힘이 진화를 압도하기도 한다. 동시에 인간은 ‘하이 로드’와 ‘로 로드’를 통제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기도 했다. 또한 책에도 소개된 것처럼 결혼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있는 중’인 부부처럼 ‘낭만적 사랑’과 ‘애착’, 그리고 ‘욕정’을 함께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도 다시금 확신할 수 있었다(인간의 파충류 뇌를 약간 속이기만 한다면). 그러니 (인간 진화에 대한 필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에 이어질 “어떻게 우리는 계속 사랑할 수 있는가”를 써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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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1.10.07 14:43:55 *.53.82.33
언니, 덕분에 좋은 책 잘 읽었어요.  ^^
이런 협업 괜찮네요. 그죠?

언니에게 자극받아
그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길버트 2종세트' 리뷰도 시도해보려고 해요.

같은 책, 다른 리뷰..
현역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 나쁘지 않을 것 같죠?  ㅎㅎ

이상 함께 가는 즐거움에
입이 귀에 걸린 묙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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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2 10:15:34 *.225.142.106
길버트 세트 얼릉 올려라 ㅎㅎㅎ
꽃길도 함께 가고 험한 길도 함께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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