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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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에 대하여
돌 부처와 같은 원칙주의자 "안철수"
'칭찬과 비난을 포함해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귀를 막으려 애쓰면서 내가 생각하는 값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 염두에 둔다. 누군가 내게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게 끊임없이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사회에서 맡은 자신의 자리를 충실히 지키는 가운데 내가 남을 돕고 남이 나를 도우며 살아가게 돼 있는 것이다. '
21세기를 빛낼 영향력 있는 기업인 1위.
대한민국을 이끌 차세대 리더.
젊은이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멘토.
이 시대의 성공 아이콘.
벤처기업의 신화 등등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구들은 넘쳐난다. 그런 수식어구에 부족하지 않게 그의 경력 또한 화려하다. 나는 그의 책 <영혼이 있는 승부>를 십년 전에 읽었고, 최근에 다시 읽어보았다. 그의 책을 읽고 난 후 그를 떠올려본 한 단어는 "돌부처"였다. 대자대비한 심성에서 비롯된 이미지이기도 하겠지만 '인간이 이럴 수 있을까'하는 약간의 거부감 같은 완벽함이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리수 아래 앉아있어서 좀체로 다른 이들의 삶의 이야기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그의 철학을 최근 피플인사이드라는 TV프로그램에 나온 이야기를 정리함으로써 살짝 들여다 보기로 한다.
"세상에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다."
제가 있음으로 해서 여러 가지 사람들의 삶이나 생각에 어떤 조그만 흔적이라도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그냥 덧없이 사라지는 것과 다르잖아요. 저라는 사람이 없을 때와 비교해서 존재했다가 사라진 이후에 사람들의 생각이라든지 제도라든지 또는 제가 쓴 책이나 조직이 여전히 존재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면 그게 내가 살았다는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죠.
"나에게 성공이란 세상에 흔적을 남기는 것"
삶에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 제 모든 판단 기준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합니다.
"내 생애 가장 보람된 일은 책을 남기는 것"
제가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장 보람된 일 중에 하나가 책을 쓰는 것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어떤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그 순간에 자기 이해타산에 맞춰서 글을 쓴다거나 또는 그 순간에 좀 더 멋있게 보이고 싶은 그런 글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정말로 부끄러운 사람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죽어도 글은 남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그 당시에는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나중에 굉장히 부끄럽게 되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거창하게 말씀 드리면 '글은 역사의식을 가지고 써야 되겠다.' 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에 숨겨진 함정"
성공하신 분 중에 어떤 경우는 그분이 아주 젊을 때나 어릴 때 별 생각 없이 했던 선택들을 나중에 성공한 다음에 오히려 그것을 합리화 하고 의미부여를 해서 멋있게 포장을 하게 되는데 그런 경우에 젊은 사람들이 그 책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려고 하다 보면 그게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들한테는 '성공한 사람들의 글을 읽을 때는 그런 점들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학생들에게 깨달음의 기회를 주고 싶다."
제가 가르치는 방식이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깨달을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식 전달은 독학해도 되거든요. 사실은 깨달아야 생각이 달라지고요. 생각이 달라져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법이고요. 행동으로 옮겨야 운명이 바뀌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교수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역할이 학생들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거죠. 그런데 깨달음은 학생의 몫이에요. 저는 그저 그 기회를 줄뿐이고요.
"먼저 스스로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선 자기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고 그리고 또 이제 주위로 시선을 돌리자면 도대체 자기가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이런 말씀을 드리느냐 하면 흔히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게 되는데요. 하고 싶은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이 다를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아야 좋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부딪쳐 봐야 안다."
예를 들면 마이클 조던이 농구선수였다가 자기가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메이저리그의 야구 선수가 되기 위해서 야구 쪽으로 갔어요 그런데 결국은 마이너리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그만두고 농구로 돌아온 이야기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 유명한 사람조차도 자기가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걸 혼동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하고 싶은 건 금방 생각이 떠오르는데요 뭘 잘하는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젊었을 때는 가급적이면 한 번씩 자기에게 기회를 주는 시도를 해보면서 자기에게 안 맞을 것으로 생각했던 분야인데 자기에게 맞는다는 것을 발견 할 수도 있고요. 반대로 '나에게 맞는 분야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나한테 안 맞는구나" 그걸 또 발견할 수도 있고요. 기회를 통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어요.
"이미 늦은 때는 없다."
70대 되신 어르신이 60대 되신 어르신께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내가 당신 나이면 정말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70대 되신 분들이 60대는 뭐든지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을 하신다면 그건 80대 때 70대를 봐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영원히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의대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다른 분야로 옮기면 의대에서 쌓았던 전문 지식은 다 잊어버리는데요. 의대에서 배웠던 그런 삶의 태도들은 고스란히 남아서 그대로 가게 되더라고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선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이 자기 나름의 인생에서 성공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찾으라고 노력하시라는 그런 말씀 드리고 싶고요. 두 번째로는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조정래 선생님께서 그런 말씀 하셨거든요. "자기가 노력을 한 게 자기 스스로 감동하게 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고. 그런 것이 정말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씀 하셨더라고요. 세 번째로는 어떤 나름대로 목표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거 같아요. 목표라는 게 꼭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그 사람이 방향성을 설정하게 되고 갈등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1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시작이다
나는 스스로 포기하거나 체념한 것은 잘 잊는 편이다. 그래서 비록 자의 반 타의 반이긴 했지만 지금도 의학을 그만둔 것에 전혀 미련이 없다. 때로 의학 분야의 박사학위나 교수 경력이 오히려 짐처럼 느껴진다. 경영자로서 나의 미래를 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내 앞길을 가로막을 수 있는 장애물로 인식되는 것이다. (25)
사실 웬만큼 공부를 했더라도 학위는 충분히 받고 귀국할 수 있었다. 문제는 선택한 것에 대해서 병적일 정도로 대충대충 하지 못하는 나의 성격이었다. 그래서 숙제도 꼬박꼬박 했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리포트를 작성하려고 자주 밤을 새웠다. (27)
우리 회사는 현재도 월말도 결재하는 식의 외상거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차입금은 없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탓도 있지만, 사업 초창기의 경험을 통해 차입하지 않는 것을 경영의 한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그 경험을 통해 회사라는 건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장부상으로는 흑자인데 현금이 부족한 경우가 생기며, 그러므로 늘 자금관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물론 이러한 내용은 경영자에게 상식에 속하는 것이지만, 나로서는 그 전에는 몰랐던 내용이다. (30)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41)
폭발적인 시장확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전까지의 1등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결국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새로운 경쟁자에게 순식간에 1등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56)
바이러스 대란과 관련하여 혹자는 이것을 행운이라고 평가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행운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굳이 표현한다면 우리에게 '준비된 기회'였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는 행운의 모습을 한 기회가 오더라도 그것을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 설령 그전에 1등의 위치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 기회가 열어줄 가능성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는 기회가 오히려 불행이다. (57)
2부. 변화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
1999년이 우리 회사의 발전기가 된 것은 시장 규모나 매출의 증대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비하여 우리의 사업영역이 전략적으로 넓어졌다는 점에서도 성장기라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는 인접영역과 유관영역이라는 개념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인접영역과 유관영역으로의 접근은 회사가 새 패러다임에서 생존하기 위한 절박한 선택이었다. 인접영역으로의 진출은 보안솔루션 개발과 관련이 있다. 앤디를 시작으로 하는 보안영역은, 우리의 기존 핵심역량이 분산되지 않는 선에서 사업영역을 넓혀 나간 첫 시도였다. (61)
기업문화도 그렇다. 추구해오던 문화적 방향을 발전 혹은 변화를 시키려고 할때는 유관영역 혹은 인접영역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는 이념적 충돌을 일으켜 스스로 사멸하게 되고 만다. 나의 책에서 문화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인접영역과 유관영역이라는 개념으로 글을 써 보도록 하자.
연구소를 주식회사 형태로 만들 때부터 견지해온 원칙인데,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할 대 ‘이 일을 하면 우리가 좀더 잘 되겠지’라는 판단기준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마인드로 제품을 기획하고 새로운 시장에 접근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신 모든 결정에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장래에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다’라는 기준을 적용하였다. PC보안이라는 인접 영역 진출도 마찬가지였다. (62)
유관영역은,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잇는 핵심역량도 없고 비즈니스 모델도 다른 영역이지만 그대로 방치할 경우 우리 회사의 존립에 심각한 장애요소가 될 수 있는 영역들이다. 절대로 방치할 수 없는 그 영역에 대해서 우리는 조인트 벤처 합작회사 형태로 진출하기로 했다. (63)
조인트 벤처에서는 파트너간의 신뢰와 역할분담이 핵심인데, 서로간의 신뢰에 금이 간 어정쩡한 상태에서 그 회사를 끌고 가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큰 위험을 방치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들끼리 아델 리눅스란 업체를 새로 설립했다. 실패를 하긴 했지만 이 사건은 조인트 벤처 추진 과정에서 서로간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65)
당시 회사는 사람이 급속하게 충원되면서 기업문화가 흐트러질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각각 다른 환경에서 일해온 사람들이 섞이게 되면서 부분적으로 불협화음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2000년 중반부터 핵심가치와 비전 만들기라는 또 다른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68)
저자는 핵심가치과 비전이라는 명시된 무엇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미 연구소에 기업문화가 자리잡고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많은 경영자들이 기업문화가 핵심가치나 비전 혹은 미션에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그것과 동일한 어떤 개념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문화는 대단히 자생적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이다.
현재 우리 회사의 포지셔닝은 독특하다. 패키지 소프트웨어, 보안, 인터넷서비스, 이 세 개의 영역이 겹쳐지는 중앙 접점에 우리 회사가 존재한다. 보통 벤처기업의 경우에는 한 개 혹은 두 개 영역에 걸쳐 있다. 벤처기업 중에 우리와 같은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77)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생각한 것이 수평적 네트워크 모델이다. 경쟁자가 진입할 틈이 될 수 있는 유관분야를, 조인트 벤처형식을 통해 막는 것이다. 그래서 보안영역에는 코코넛과 IA시큐리티, 패키지 쪽에서는 아델리눅스, 인터넷은 우리가 직접 내부에 독립적인 사업부문을 가지는 것으로 진용을 짰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관분야에 몇 회사가 더 추가되었다. (78)
수평적 협력 모델이 벤처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이 모델로 성공한다면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 중 하나를 제시해 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벤처기업의 본질인 다양성에 공헌할 수 있다면 좋겠다. (80)
3부.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
저자들은 오랜 연구를 토대로 영속하는 기업에는 핵심가치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너무나 확고해서 시장상황에 큰 변화가 있더라도 절대 바뀌지 않는 가치이다. 그리고 그것을 포기할 바에는 차라리 회사 문을 닫는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절대적인 기준이다. 대신 그런 회사들은 핵심가치를 제외한 모든 것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모든 행동과 생각의 판단 근거는 알게 모르게 회사의 역사와 함께 해온 핵심가치에 놓여 있다. (850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희미하지만 우리 회사도 그러한 가치는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직과 성실을 중시하는 기업문화, 합작회사를 만들면서 신뢰와 상호발전을 도모한 것, 1999년 말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백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였을 때 그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한 것 등등. 하지만 나는 《Built to Last》에서 언급하는 수준의 핵심가치를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고 전 사원이 내재화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다. (88)
포라스는 ‘영속하는 성공기업’들은 공통적으로 핵심가치에 근거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한 영속하는 성공기업을 만들기 위해서 핵심가치와 비전 만들기를 권장하고 있다. 나는 이것을 나 나름대로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영속하는 성공기업은 결과여야 하지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기업이 수익을 내는 것은 기업활동의 결과이지, 그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전후가 뒤바뀐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했다. (89)
이것이 기업문화의 힘이다. 핵심가치는 문화의 드러나는 하나의 꼭지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그 핵심가치는 문화 속에 잘 스며들어 있었기 때문에 가치의 기치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선행되어 좋은 문화가 만들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가. 나는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 이미 올바르지 않는 기업문화가 정착되어 있고 그것에 변화를 주려고 할 때 우리는 무엇으로 자신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희망하고 그 사이의 갭을 좁혀 나갈 것인가.
기업은 사람과 같이 살아있는 유기체이며, 사람이 나름대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기업도 하나의 가치관을 가지고 생명을 이어간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존재의 의미에 충실할 수 있듯이 기업도 그러한 가치관이 있어야 그 기업의 존재의미에 충실할 수 있다. 이 가치관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기업은 영혼이 있는 기업과 영혼이 없는 기업으로 나누어진다. 영혼이 없는 기업은 그 회사 사람들에게 단지 개개인의 목적을 달성하는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영혼이 있는 기업에서는 전 사원들이 스스로 주체의식을 가지고 기업의 영혼을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해서 공동의 발전을 이뤄나간다. 그런 가운데 기업은 영속하는 우량기업으로 자라날 수 있다. (91)
저자는 가치관을 기업문화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과연 기업문화는 구성원들의 가치관일까. 하지만 우리는 의식이 가치관을 배반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고 있으며, 알고 있다. 보고 있다. 많이 양보해서 가치관이 의식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하더라도 오히려 가치관이 기업의 전략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영전략상 저임금 노동정책을 고수해야 하는 기업이 '인간에 대한 존중' 같은 보편적인 가치관을 가진다면 사람들에게 혼란만을 주거나 아무도 그 가치관을 인정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기업문화는 인류보편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적합한 기업문화를 선택하여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가치관은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문화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집단의 특정한 가치관은 오히려 기업문화의 결과물이지 기업문화 자체가 아니다. 이것이 우리가 애기하고자 하는 기업문화의 관점이다. 즉 가치관은 특정한 문화의 영향 아래에서 형성되는 것이고, 역으로 문화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어떤 힘인 것이다.
영혼이 있는 기업을 위한 핵심가치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잘 유지될 수 있다. (92)
1.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믿어야 한다.
2. 일관성 있게 유지되어야 한다.
3. 제도 속에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명문화된 핵심가치가 공유되지 않았어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앞서 말한 대로 최초의 창립 멤버들은 대부분 연구소의 설립취지에 공감해서 합류한 사람들이었고, 어느 기업이나 그러하겠지만 30명 정도의 조직이 3년 이상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다 보면 어느 정도 동화가 되기 때문이다. (94)
나는 저자가 표현한 '동화'라는 부분이 기업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초창기에 서로의 모습을 통해서 업무처리의 관행에 대해서, 리더의 도덕성과 가치에 대해서 많은 느낌을 가질 것이고 이것들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로울지 등 판단하여 행동하게 될 것이다. 서로에게 지향해야 하는 것들과 지양해야 하는 것들을 이야기함으로써 기업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보고 느낌으로써 만들어가는 것이다. 의무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보편적인 속성상, 회사는 발전한 개인들이 모여서 만들어가야 개인의 목적과 회사의 목적을 한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같이 개인주의적인 사회문화에서 이 접근 방법은 객관적으로도 맞을 것 같았다. 그리고 개인을 무시하는 회사는 설령 아무리 사회 공헌을 많이 한다 하더라도 바람직한 기업은 아니라고 본다. (102)
승진면접에서 핵심가치과 비전을 어떻게 자기의 업무에 적용했는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인사관리제도에서도 그가 정말 스스로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인지, 아울러 다른 사람의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하는 사람인지를 인사고과 및 연봉에 반영하는 제도를 만들고 있다. 그 사람이 회사의 핵심가치에 맞게 노력했다면 가시적인 보상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05)
기업의 이런 일관된 노력, 기업문화와 경영전략의 두 가지 축을 조화롭게 융화시키려고 할 때 기업은 경쟁력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문화와 경영전략이 부합하지 않으면 회사의 영속성은 훼손 받게 된다.
공정함의 부재 또는 공정함에 대한 공감대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115)
실제로 조직 내에서 공정하지 않다라고 느끼는 것은 대상의 기준이 명확하게 구성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아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기준은 공정하지만 그것에 대한 이해나 공감대가 부족해서 비롯되는 경우가 더 많다.
평등과 공정은 다르다. 민주주의도 그러하지만, 자신의 연봉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평등하나 결과는 평등하지 않으며 그에 대한 보상도 평등할 수 없다. (116)
4부. 긴 호흡과 엄정한 자기 기준
사실 고객만족의 출발점은 내부 고객만족에서 시작한다. 가령 영업, 고객지원부서 등 고객과 접점에 있는 사람들이 회사에 대해서 만족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제품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128)
하지만 왜 회사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사항을 간과하게 될까. 왜 고객만족은 직원만족을 고려하지 않은 별개의 경영정책으로 존재하는 것일까. 사람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CEO가 정말 경계해야 할 것은 자기를 둘러싼 만족의 소리가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불만족의 침묵’이다. 이것은 누구의 말을 빌리자면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예민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나도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도해도 모자란다는 생각을 한다. 129
속도가 강조되는 세상이지만 경계할 것이 있다. 속도의 중심축에는 늘 기본을 중시하는 태도가 자리해야 한다. 물론 안정된 기반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대응하는 조직은 가장 이상적이다. (133)
빠름의 강박증을 초월하려면 남과 비교하기 전에 엄정한 자기기준부터 세우라고 당부하고 싶다. (133)
인간 우위의 회사가 반드시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 회사가 인간우위의 회사인지에 대해서도 자신하지 않는다. 만약 우리 회사가 그 쪽에 가까운 회사라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요소들 때문일 것이다.
먼저 서로를 신뢰하는 문화이다. 강제와 통제만이 능률을 올리는 첩경이 아님은 이미 오래 전에 밝혀졌다.
둘째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이다. 나도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는 경우는 없는데, 과정에 충실 한다면 결과가 설령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남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서로의 발전을 생각하는 문화이다. 서로 존중하면서 발전하자는 마음가짐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핵심가치이다.우리는 서로가 직급에 관계없이 늘 존중되어야 하는 소중한 존재들이라고 생각한다.
넷째는 동료의식이다. 나는 직원들을 아랫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 이 없으며 회사 사람들도 아직은 나를 권위로 막힌 울타리 너머에서 바라보지 않는다. 팽팽한 수직관계, 넉넉한 수평관계 (134~136)
우리 회사는 인재를 '끊임없이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아울러 그런 가운데 동료의 발전과 회사의 발전을 두루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 회사가 요구하는 진짜 인재이다. (137)
길게 생각하는 것은 경영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삶에도 미덕이다. 가치의 문제에서도 장기적인 가치는 단기적인 가치보다 우월하다고 확신하며, 그래서 장기적인 가치를 지키지 위해서 단기적인 손해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돈과 명예에 대한 단기적인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만 있다면 누구나 긴 호흡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143)
5부. 신뢰 받는 동료로서의 CEO
우리는 흔히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성격적인 부분에서 발휘되는 리더십은 비중이 작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면과 그 사람의 능력이라는 내용도 들었다. (147)
신뢰만 형성되면 리더십의 절반은 채워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럼 신뢰를 이루는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첫째 요소는 직원들을 이용하지 않는 마음이 직원들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둘째는 직원들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결과로서 약속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며, 또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항상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는 리더가 스스로 능력을 갖추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넛째는 솔선수범이다. 많은 이들이 한국의 리더십 문화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이것이라고 지적하는데, 나도 여기에 동의한다.
다섯째는 신뢰를 받기에 앞서 신뢰를 하는 태도이다. 아랫 사람을 믿고 합리적으로 권한을 위임하는 등의 태도가 그것이다. (152)
많은 이들이 신뢰를 떠나서 리더십은 통솔하는 스킬 정도로 이해한다.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보여지는 것이 이미 그 사람들 설명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사장은 고독한 존재라고 하는데 나는 회사를 세운 후 특별히 고독감을 느껴본 것이 없다. 직원들과 동료의식을 느끼기 때문인데, 이렇게 된 데에는 그들과 했던 약속을 지킨 것이 큰 힘이 되었다. (156)
적극 동의하는 바이다. 일반적으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고독하다고 하는데, 나는 이것은 의사결정에서 민주주의의 정신을 배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평소에 그가 보여주는 리더십이 공감이나 지원이 아닌 통솔이고 통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빌 게이츠는 탁월한 사업가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업 영역을 완벽하게 꿰뚫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인식해서 자기 대신에 그 일을 잘할 수 잇는 적절한 사람을 뽑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즉 빌 게이츠의 최대 장점은 모든 일을 처음부터 잘 처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에 문제점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이를 적절하게 바로잡는 능력에 있는 것이다. (158)
CEO가 자기 능력의 한계를 솔직히, 정확하게 인정하는 것, 이것은 이제 하나의 전략 차원을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160)
바둑 1급 정도의 주순이 되면 정석대로 두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석을 마스터하지 않으면 정석에 변화를 줄 수가 없다. (169)
기업문화에 대한 나의 공부도 그렇다. 차근하게 사람과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학습과 이해가 필요하다.
내가 보기에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고집과 애착이다. 특히 회사가 순조로운 성장을 보일 때 이를 더 조심해야 하는데, 수시로 생각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는 늘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175)
조직에서는 능력이 탁월한 한두 명보다 능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협조가 잘 되는 사람이 여럿 있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의 일은 뛰어난 한 사람보다 평범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작업하게 되어 있으며, 능력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8)
6부. 벤처, 희망이기 위한 조건
흑백논리나 독단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명확성만큼이나 판단의 오류에 빠질 위험을 늘 안고 있다. (182)
비즈니스 모델이 독립적인 회사는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하지만, 의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는 M&A를 적극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의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보다는 큰 비즈니스 모델의 한 부분으로 포함될 때 더욱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187)
이에 비해 우리는 좋게 해석하면 아직도 인간 중심적이다. 물론 이것도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그 사람이 회사를 떠나면 노하우가 남아 있지 않아 다른 사람이 오면 같은 실수를 반복 한다는 점이다. (190)
경영자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은, 산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시장 흐름을 파악하여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시장 상황을 반영한 적절한 제도와 조직체계를 만들어서 유지해야 하고, 바람직한 사내 문화의 정착과 사원 개개인의 사기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04)
업무 리스트를 짰을 때 10가지의 일이 있다면 그 10가지를 다 하려고 하니까 사람이 늘 모자란다고 느끼는 것이다. 기업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우리 회사가 지금 적정인원인가 하는 의문은 풀기 힘든 숙제이다. 이 숙제를 풀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는 80:20법칙을 활용하는 것이다. 즉 10개의 업무가 있다면 그 중에서 실제 회사 매출에 큰 공헌을 하거나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2~3가지를 정한다. 이 일만 제대로 해도 회사는 돌아가게 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경우에 따라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207)
패러다임 변화를 읽는 정확한 눈의 출발점은 자기가 하는 작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과 고민이 이어질 때 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211)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려서 투자하려면 다음 세 가지 정도는 꼭 점검해야 한다.
첫째는 경영자 및 경영진이다. 벤처기업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업의 성패는 그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경영자의 도덕성, 성실성, 그리고 얼마나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215)
7부. 새로운 모험가를 위한 벤처 클리닉
직원 수가 늘어나더라도 절대 흐트러져서는 안 되는 것이 그 기업문의 문화, 내재하는 공통의 가치체계이다. 그것이 핵심가치로 체계화, 명문화되어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함께 무엇을 지향한다는 공통된 마인드 맵이 있어야 한다. (241)
그렇다. 그것이 조직문화인 것이다. 모두가 한곳을 바라보는 곳, 그리고 기여와 헌신을 통해서 그곳에 함께 가는 것.
파트너를 고를 때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상대의 가치관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돈에 대한 가치관, 기업활동을 하는 이유, 약속에 대한 책임감, 커뮤니케이션의 진실성 같은 것이 포함된다. (258)
8부. 나의 작은 생각들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특히 양적인 면의 비교에는 거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진정한 비교의 대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66)
정말로 우리가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은 양적인 비교가 아닌 질적인 비교이다. 성공도 마찬가지다. 양적인 비교에 치중한다면 성공의 조건은 많은 돈을 버는 것,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 기준에서 이는 성공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그 보다는 신뢰를 주고 받는 관계, 훌륭한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것,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는 존중, 그리고 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런 것이 더 소중한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267)
이것은 실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실패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외형적인 실패이고 다른 하나는 질적인 실패이다. 어떤 사람들은 외형적인 실패에 민감하고 그것에 지나치게 좌절한다. 물론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의식해야 하는 것은 질적인 면에서의 실패이다. 질적인 실패는 타인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전혀 실패로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나에게는 이런 실패의 경험이 무척 많다. (267)
이런 맥락에서 경쟁에 있어서도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는 상대방이 아니라 자기자신이다.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노력하는 태도는 스스로를 경계하는 데서 나오게 되는데, 다른 회사와의 경쟁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또 스스로를 경계하고 가장 힘겨운 상태로 유지시켜 나간다면 외부와의 경쟁에서도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268)
칭찬과 비난도 마찬가지다. 칭찬이든 비난이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다는, 내 스스로가 값지다고 생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칭찬과 비난을 특별히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물론 사실에 근거한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도 필요하다. 문제는 건강한 가치관을 가지는 것과 자기 기준에 부끄럽지 않도록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노력하는 가운데 값진 성과를 거둔다면 그 자체로 다행스러운 일이지, 그 결과를 무엇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268)
돌 부처 같은 사람이네.
나는 공부는 하면 할수록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준다고 믿고 있다. 자만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경계하는 스타일인데 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늘 공부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다. 이런 자세는 현업에서도 굉장히 도움이 되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 또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뼈저리게 알 수 있었다. (278)
어떤 상황에서건 자기에게 주어진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상황이 바뀌더라도 결국은 최선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일할 수 있어야 상황이 바뀌더라도 열심히 할 수 있으며, 상황이 좋아지면 훨씬 더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79)
원칙이라는 것은 매사가 순조롭고 편안할 때에는 누구나 지킬 수 있다. 그런데 원칙을 원칙이게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지키는 것에서 생겨난다. 상황이 어렵다고, 나만 바보가 되는 것 같다고 한두 번 자신의 원칙에서 벗어난다면 그것은 진정한 원칙이 아니며,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고 돌파해 나가는 현명한 태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칙은 수시로 변경 가능한 지도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항상 정북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어야 하는 것이다. (284)
누구나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때는 나와 같은 갈등과 자기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생성되었는데 자기 인식의 벽 때문에 자신감을 미리 꺾는 경우도 자주 본다.
그런 분들께 감히 충고를 한다면, 자기 편견에 사로잡히지 말고 일단 시도를 해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도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일단 시도한 것이라면 아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할 수도 있고 성공을 할 수도 있는데, 그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가운데 자기를 제대로 알아가는 것이며, 이 자체만으로도 무척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286)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 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291)
3. 내가 저자라면
10년 전에 이 책을 읽었다. 이번이 두 번째 읽기이다. 기억에는 그의 경영철학이 대단히 새롭고 참신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그간 몇 권의 경영 서적을 읽다 보니 처음의 감동은 어느 정도 퇴색한 느낌이지만 지금 읽어도 그의 소신과 원칙을 고수하는 삶의 방식, 그리고 인간 중심 경영철학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10년 전에 읽었던 감동을 좇아 이 책을 다시 손에 들면서 내가 기대했던 것은 최근에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문화에 대한 그의 실험적 과정을 볼 수 있다는 기대였다. 처음 읽었던 기억에는 그런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그랬다. '내가 회사를 설립한다면 아, 이런 방식, 이런 원칙들을 적용해 보아야지...' 10년의 세월이 지나고 직장경험을 그 만큼 더 하고 난 오늘 그때의 기억들을 좇아서 읽었는데 그때 받았던 느낌의 흔적을 고스란히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내가 저자라면, 기업문화의 성장기 중심으로 책을 엮어보고 싶다.
한 회사의 성장기를 충실하게 기록해 둔 책이 의외로 많지가 않다. 특히 기업문화의 관점에서 설립 때부터 성장기의 환희와 어려운 터널을 거쳐오면서 기업문화가 질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왔는지를 서술하고 있는 책은 더욱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저자라면 나는 '안철수 연구소의 기업문화 변천사'라는 관점에서 책을 서술해보고 싶다. 초창기에는 스타 CEO를 중심으로 그의 개인적인 경영철학에 따라 회사를 이끌어 가면 되겠지만 회사가 조금 성장하면서 기업은 외부(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야 하고 상품 또한 대중화 되면서 기업은 경영전략에 부합하는 기업문화를 조율해야 했을 것이다. 직원은 더 많아졌을 것이고, 회사는 다양한 방식에서 생존을 실험하게 하였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업문화가 어떤 의미에서 힘이 되었고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문화적 장치들을 강화하고 포기해야 했는지를 기술해 보는 것이다.
기업 문화적 관점에서 돌아보는 성공 기업의 역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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