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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8일 06시 52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칼리 피오리나의 생애 개요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 1954년 9월 6일~ )는 미국의 여성 기업인·정치인이다.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태어났으며, 결혼 전 성은 스니드(Sneed)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사학, 철학을 전공하여 학사 학위를 받은 후 메릴랜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도 석사 학위를 받았다. AT&T에 입사하여 경력을 쌓았고, 임원으로까지 승진했다. AT&T에서 루슨트테크놀로지를 분사하는 작업에 참여하였다. AT&T와 루슨트테크놀로지 분사 과정에서 그는 유명한 관리자로 이름을 알렸고, 1998년 포춘지에서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하였다. 그녀는 1999년 휴렛패커드 최고경영자로 전격 영입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휴렛패커드 최초의 외부 출신 회장, 대형 컴퓨터 업계 최초의 여성 회장, 세계 상위 20대 기업 최초의 여성 회장 등 여러 기록을 세우며 그의 능력에 큰 기대를 모았다. 회사 내부의 대대적인 개혁을 이루어 내고, 컴팩과의 합병을 성사시키는 등 세계 최고의 여성 기업인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 후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으로 어려움에 처했고, 2005년 2월 사임했다. 그는 실적 부진으로 물러났는데도, 거액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그 후 그녀는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림 컴패니(TSMC)의 사외이사로 재직하다가 유방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했다. 유방암에서 회복된 후, 정계 진출을 결심하였다. 그녀는 공화당의 캘리포니아 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선출되어 2010년 11월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하였다.

[출처 : 위키백과에서 칼리피오리아 생애 중]

 

[그녀에 대한 인터뷰 by Fred Vogelstein_ 칼리 피오리나 속내를 털어놓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전 휼렛패커드(이하 HP) CEO였던 칼리 피오리나에 관해 일체의 소식도 듣지 못했다. 하지만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녀의 소식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18개월 전 HP에서 해고되었을 때, 그녀가 CEO로 재직했던 5년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재앙의 기간으로 인식되었다. 그녀는 대대적인 합병과 대량해고,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체제개편 등을 통해 HP를 지옥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그러한 조처들은 모두 허사로 끝났다. HP의 주가와 실적은 여전히 바닥을 기는 듯했다. 이제 그녀가 자신의 비참한 이야기들을 300페이지에 걸쳐 대담하게 풀어놓은 책힘든 선택: 회고록(Tough Choices: A Memoir)”을 들고 나타났다.

 

와이어드지의 객원편집자인 프레드 보겔스타인은 그녀의 책, HP에서의 재직, 그리고 현재 HP와 그 이사회를 발칵 뒤집어놓고 있는 스파이 추문을 주제로 칼리 피오리나와 인터뷰를 가졌다.

 

프레드 보겔스타인: 방금 당신의 책을 다 읽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무엇인가?

 

칼리 피오리나: 컴팩 합병을 놓고 벌어진 소송 때문에 법정에 섰을 때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 질문을 듣다 보니 사업이 운영되는 방식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보겔스타인: 사람들이 무엇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가?

 

피오리나: 많은 사람들이 제품라인이나 손익계산서, 정리해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러한 것들이 다소 추상적인 개념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미 시중에 훌륭한 경영서적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그 중 다수는 다분 형식적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업은 바로 사람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을 놓치고 있는 듯 보인다. 만약 사업의 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하는 일, 그 일을 하는 이유, 그리고 뭔가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을 자극시키는 수단을 바꿔야 한다.

물론 사업에서는 숫자도 중요하다. 그러나 숫자는 대부분 후행지표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어떤 기업이 분기에 공지하는 결과들이나 매장에 진열하는 제품들은 이미 내려진 결정의 결과들이다.

사업에는 선행지표들도 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반영하는 것 말이다. 고객만족 데이터나 혁신속도 같은 지표들이 그것이다. 그런 일을 일어나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예를 들어 기업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싶다면 사람들이 무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도록 만드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보겔스타인: 이 책을 직접 쓴 이유는 무엇인가? 글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인 나도 이러한 종류의 고문으로 자신을 몰아갈 준비가 된 경영자들은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피오리나: 고통스럽다기보다는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작가니까 잘 알겠지만, 그건 많은 훈련을 요했다. 나는 이 일을 하며 작가들을 매우 존경하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직접 쓴 이유는 일을 완수하기에 그것이 가장 진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이 내가 진실로 믿는 것과 내가 정말로 이루어놓은 일, 그리고 나의 진심을 대변해주기를 바랐다. 내 자신의 목소리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나를 왜곡되게 그린 수많은 이야기들과는 반대로, 나는 꼼꼼한 사람이다.

 

보겔스타인: 캐서린 그레이엄(작고한 워싱턴포스트지 사주)이 자신의 자서전을 내놓았을 때에는 자료조사 방면에서 도움을 받았던 걸로 안다. 당신도 그렇게 했나, 아니면 그 모든 일을 혼자 다 했나?

 

피오리나: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다 했다. 막대한 양의 자료를 갖고 있어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자료에 미비한 점이 있으면 그 점을 채워줄 사람들을 찾아가 묻곤 했다. 나를 위해 이 책을 읽어주고 미비한 점을 지적해주며 코멘트를 해 줄 사람들은 있었다. 그러나 조사를 도와준 사람은 없었다. 나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내 집) 차고에 있는 당구장에 작업대를 차렸다.

 

보겔스타인: 그래서 얼마나 오래 걸렸나?

 

피오리나: 다 합쳐 약 6개월이 소요됐다.

 

보겔스타인: 지금 HP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피오리나: 먼저 현재 (사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HP는 리더십에서 오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사실과 그림으로 이 책에서 입증해보이려 애썼지만 나는 컴팩 합병이 옳은 결정이었음이 매우 자명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회사를 떠날 때 HP가 걷게 된 경로는 성공을 위한 경로였음이 분명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1990년대(내가 HP에 입사했을 때) HP가 걸었던 길과는 매우 다르다. 다양한 수치와 사실들로 보아 그 당시 HP는 별 볼일 없었음이 확실하다.

그리고 나는 HP 2005년도 초반에 시장의 리더였다는 사실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비용구조 · 제품혁신과 설계 · 시장점유율 · 고객만족 분야의 리더십이 만들어낸 결과다. 따라서 지금 HP는 뼈를 깎는 노력과 불꽃 튀는 논쟁을 통해 획득된 그러한 리더십 포지션의 결과인 엄청난 추진력을 갖게 되었다.

 

보겔스타인: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의 다수는 당신이 해놓은 기초 작업의 결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어떤 일은 당신이 (현 회장 겸 CEO인 마크 허드 하에서) HP를 떠난 후 일어난 결과인 것도 같다. 그 점에 대해 설명해 달라.

 

피오리나: 글쎄, 설명이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다시 선행지표와 후행지표들로 돌아가 보자. 대기업은 엄청난 추진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추진력의 경로를 바꾸기란 매우 힘들다. 그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마크 허드가 2005년 하반기와 2006년에 내린 결정의 결과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실례되는 일이 아니다. 그가 일을 잘 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그러한 결정에서 나오는 추진력을 기르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어느 모로 보나 마크 허드와 그의 경영진은 잘 하고 있다.

 

보겔스타인: 이사회에서 일어난 스파이 추문에 관해서도 그렇단 말인가? 책을 읽어본 나로서는 당신이 이번 일에 놀라지 않았을 것 같다.

 

피오리나: 알다시피 나는 내 책에 일정 정도의 이사회 역기능에 대해서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사회 멤버 개인이 개인적인 의제를 회사의 이익보다 앞세울 때 이사회의 역기능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난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러나 또 어떻게 보면 이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되어 크게 실망스럽기도 하다.

나는 여기서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이사회의 기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사회에서 비밀리에 토론된 내용이 유출된다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스러울 뿐 아니라 불법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것 외에도, 이사회의 기밀성이 상실되면 이사회에서 솔직하고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줄어든다. 그것은 회사의 평판에도 먹칠을 할 수 있다. 회사의 경쟁 포지션에 해를 끼칠 수 있고, 직원과 경영진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으며, 주가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책에서 거듭 강조한 한 가지는 일을 어떻게 했느냐가 무엇을 했느냐 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기밀 유지는 합법적인 선에서 정당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보겔스타인: 내가 보기에는 일이 정당하게 처리된 것 같지 않다. 당신의 생각도 그러한가?

 

피오리나: 미국 검사, 캘리포니아 검사, FCC(연방통신위원회), SEC(증권거래위원회), 그리고 의회 위원회가 실시하는 여러 조사들이 임박해있다면 뭔가가 잘못된 것이다. 불법행위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보겔스타인: 이 점에 관해 누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는 의견이 있나?

 

피오리나: 임박한 조사에 관해서는, 불법행위가 있었을 거라는 확신이 들고 실망스럽다는 말 외에는 하지 않겠다. 이사회 기밀 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러한 기밀성의 상실이 일어난 방식에도 불미스런 일이 있었던 듯하다. 내가 HP에 있었을 때는 그런 식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더 이상 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처사일 것이다.

 

보겔스타인: 당신이 HP에 있었을 때에는 어떤 식으로 불미스런 일을 처리했는가?

 

피오리나: 책에서도 썼듯, 나는 외부 고문에게 각 이사회 멤버와 은밀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가질 것을 요구했다. 그게 전부다.

 

보겔스타인: 더 이상 파고들어가는 데는 관심이 없었나?

 

피오리나: 나는 사람들을 존중심으로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일과 같은 경우 나한테 존중이란 이사회 멤버에게 솔직한 질문을 던진 후에 솔직한 대답을 받기 원한다는 뜻이었다.

 

보겔스타인: 그리고 난 뒤 이사회의 처분에 맡기고?

 

피오리나: 나는 그렇게 했다.

 

보겔스타인: 당신이 아까 HP의 실적에 대해 말했을 때, 마치 2005년과 2006년에 일어난 좋은 일 중 다수는 당신이 다져놓은 기본공사의 결과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달라.

 

피오리나: 우리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방면과 산업표준 서버 및 저장 방면에 최고의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제품에 대한 계획들은 2004년도에 마련되었다. 선두 제품군이 갑자기 나타나는 일은 없다. 선두 제품군 하나를 확립시키는 데는 많은 세월이 걸린다. HP 2005년에 세계 제3위의 혁신기업으로 꼽힐 수 있었던 것은 내가 HP에 몸담았던 5년 동안 특허권을 하루에 1개 미만에서 11개를 배출하는 기업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현금흐름이 매우 원활하다는 것 역시 하나의 예다. 2001년과 2002년에, 우리는 매년 거의 25억 달러에 해당하는 현금흐름을 창출했다. 2004년 말에는 거의 60억 달러에 해당하는 현금흐름을 만들어냈다. 비용구조가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사실도 예가 될 수 있다. 직원들을 해고할 때는 큰 부담을 감수하기 때문에 그러한 조처들의 비용구조 부문의 이익은 12개월에서 18개월 동안의 단기 손익계산서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2005년도에 눈에 두드러지는 비용구조는 2005년도에 발표된 해고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2003년이나 2004년에 실시된 해고의 결과인 것이다. HP의 고객만족도가 델(Dell)의 고객만족도를 앞선다는 사실은 2005년이 아닌 2003년과 2004년에 직원들이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다.

 

보겔스타인: 책을 보면 당신이 HP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날부터 이사회 역기능이 어느 정도는 존재했던 것 같다. 왜 좀더 과단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

 

피오리나: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대해 솔직하게 대답하자면 나는 그럴 만한 입장이 아니었다. 나는 변화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조직에 들어갔다는 점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회사를 변혁시켜야 한다는 강제명령은 이사회에서 나왔다. 내게 이사회는 정당성을 제공하는 유일한 출처이다. 따라서 그러한 상황에서 그들을 제거하는 것은 가장 먼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는 합병을 하게 되었다. 합병 결과, 협정에 따라 우리는 두 이사회를 합쳤고, 합병 이후 일정 기간동안 이사회 멤버들이 미리 결정되었다. 따라서 2003년이 끝나갈 무렵, 우리는 이사회에 진지하게 관심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사들 중 샘 긴과 필 콘디트는 일신상의 이유로 은퇴를 앞두고 있었다. 그들은 대기업에서 CEO를 지내 대기업의 생리를 잘 이해하고 있었으므로 이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는 이사회에 또 다른 적극적인 CEO가 올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스케줄이 변경되어 그럴 시간을 낼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좀 길지만, 그래서 처음에 나는 그럴 입장이 못 됐다고 말한 것이다. 이사회에 관심을 쏟아야 할 때가 되었을 무렵, 그것은 엄청난 시간을 요하는 일이 되어 있었다. 사베인-옥슬리(Sarbanes-Oxley)법이 제정되면서 이사회에서 일할 준비가 된 활동적인 CEO들을 찾기가 더 힘들어진 것이다. 내가 회사를 떠난 이후에 증원된 신임 이사들은 정말 훌륭한 인물들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그들은 나의 영입 리스트에 올라 있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간단히 말하면, 처음에는 그럴 처지가 아니었고 나중에는 해고를 당해서 할 수가 없었다.

 

보겔스타인: 왜 여전히 컴팩 합병이 훌륭한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합병 전에 회사를 정비해놓지도 않았다. 또한 모든 합병의 절반 정도는 실패하고 하이테크 회사 간의 대대적인 합병은 더더욱 성공 확률이 낮다는 사실도 알았어야 했다. 장래의 보상이 이 모든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피오리나: 거기에는 두 가지 대답이 가능하다. 우선 HP가 기술 기업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 목표였고, 선두주자라는 목표를 놓고 볼 때 어떤 부분들은 앞으로 개선의 필요가 있을 수 있었다. 내 관점에서 업계 리더가 목표임을 되짚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당신 입장에서는 HP가 반드시 리더가 될 필요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여러 시장에서 3, 4위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이다. 만약 당신이, 내가 썩 괜찮지 않은 실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을 괜찮다고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합병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나도 절대 합병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겐 그것이 괜찮지 않았다.

그것이 괜찮지 않았던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먼저 재정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하나의 업종으로서의 첨단기술, 우리가 다루는 각종 첨단기술의 시장들이 하나로 통합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환경에서 기업의 규모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나는 지금도 그것이 명백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업계의 동향을 봤을 때 1, 2위냐, 3, 4위냐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현실이다. 1, 2위가 아니면 전부 업계에서 쫓겨나야 했던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그것을 감수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사회도 그것을 감수하려 하지 않았다. 경영진이나 직원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둘째, 나처럼 합병 실패 사례들을 모두 살펴본다면, 그들이 어쩔 수 없이 실패한 게 아니라 마땅히 신경을 썼어야 할 세부적인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귀찮아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일의 다수는 정말 지루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일단 진행합시다!” 그러나 그래선 안 된다.

결론을 내리자면, 합병은 적절히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엄청난 훈련을 쌓고 세부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고 필요하다면 몇 달은 물론 몇 년이고 조직이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도록 조직을 준비시킬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겔스타인: 당신과 똑같은 계산을 했을 게 분명한 선임자들보다 자신이 그런 일을 현명하게 더 잘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피오리나: 우선 재미있는 사실은 효과적이었던 합병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적절하게 효과를 발휘한 합병 사례들은 대부분이 동종 업종 간의 합병이었다. 은행이나 에너지, 운송 업계에서 합병이 효과를 거두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HP와 컴팩 간의 합병도 동종 업종간의 합병이었다. 우리는 유사한 사업들을 하나로 합쳤다.

질문과는 다소 동떨어진 애기지만 HP-컴팩 합병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바로 변화가 요구될 때 때로는 새로운 DNA가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우리에겐 컴팩이 가져온 이질적인 문화적 태도가 어느 정도 필요했다. 필수적인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대변혁이 필요했다. 판이한 DNA가 투입되지 않으면, 즉 합병을 하지 않으면 우리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됐을 뿐 아니라 변화에 대한 욕구도 충족되지 않았을 것이다.

 

보겔스타인: 당신은 왜 해고당했나?

 

피오리나: 몇몇 사람의 개인적인 감정과 개인적인 의제가 회사에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성적인 사고를 앗아가 버렸다고 생각한다. 사람들 몇몇이 모였을 때 무언가에 대한 흥분이 고조되는 광경을 본 적이 있는가?

 

보겔스타인: 있다.

 

피오리나: 그런 경우였다고 생각한다.

 

보겔스타인: 그런 일을 예방하는 것이 CEO이자 회장으로서 당신의 의무가 아닌가?

 

피오리나: 그렇다. 하지만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이사회의 의무다. 진실을 말하는 것도 이사회의 의무이다. 그러니 분명히 뭔가가 크게 잘못되고 있었다. 그들에겐 내게 진실을 말해줄 정직함도 존중심도 없었다.

 

보겔스타인: (이사회 멤버인) 월터 휼렛이 마음을 바꿔 컴팩 합병에 반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그 정도로 사람을 파악하는 것도 당신의 일에 포함되지 않는가?

 

피오리나: 이사회를 이끄는 것이 회장의 임무에 포함되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이 책에서 내 선택과 행동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나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사회 멤버들 역시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사회나 직원들의 행동에 대해 CEO나 회장 혼자에게 책임을 부과시키는 것은 부당하며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

 

보겔스타인: 당신은 합병의 복잡성을, 휼렛이 반대하기 전부터 힘든 매각이 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작은 전투에서 승리해도 대전에서는 패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알면서도 왜 그냥 물러서지 않았나?

 

피오리나: 회의실에서 월터 휼렛이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 모두가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합병에 찬성했다. 약간의 의문을 제기했으나 그의 발언을 근거로 할 때 만족할 만한 답변이 주어졌다. 월터 휼렛은 우리 모두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어떤 이유들 때문에 우연히 마음을 바꾸게 된 것이다.

일단 그가 마음을 바꾼 뒤 우리는 이사회 차원에서 결정을 내렸다. 나는 회장이자 CEO로서 선택을 했다. 물론, 우리는 합병에 따르는 리스크와 이익을 모두 적절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내려진 타당한 결정을 취소할 수 있었다. 이사 한 사람이 마음을 바꿨다는 이유만으로, 주주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믿었던 결정을 유보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와 나머지 이사들은 그것이 너무나도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보겔스타인: HP 재임 시 했던 일들 가운데 후회가 되는 것이 있는가?

 

피오리나: 나에 관한 모든 것이 변화의 상징이었다는 점을 처음부터 적절히 파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 같다. 나에 대한 모든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도전이었는데, 당시에는 그것을 몰랐다. 어떤 이들에게 그것은 모욕이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사회 구성을 바꾸는데 좀더 신경을 쓸 것이다. , 요청을 받아도 회사 광고에는 출연하지 않을 것이다. 사소한 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다른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한 일들이 많다.

하지만 팀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 혼자 회사에 들어와서 HP라는 조직에 나름의 변혁을 꾀하겠다는 결정과 합병에 대한 결정, 회사를 떠나는 이유를 해고로 할 것인가 사임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 등등, 실제로 내가 남긴 것들, 나의 임기를 규정지었던 큰 결정들을 돌아보면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했을 것이다.

 

보겔스타인: 왜 꼭 그렇게 도전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했는가?

 

피오리나: 나 역시 좀더 겸손한 CEO가 될 기회가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하지만 자신의 업종에 대해 보다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내가 힘들게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내가 HP에 들어가게 된 사실 자체를 언론에서 결코 조용히 다루지 않을 거라는 점이었다. HP에 온 첫 날부터 나는 언론의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달리 할 수 있는 없었다. 나는 언론으로부터 자질이 부족하다거나 너무 튄다는 비난을 끝도 없이 들었다.

지금 당신이 몸담고 있는 업계를 생각해보라. 언론에서 나와 HP의 변혁을 조용히 내버려둘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계속 그 문제와 씨름해야 했다. 사람들이 나를 조용하게 살게 내버려뒀다면 내 일은 천 배는 더 쉬워졌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겠지만 말이다.

 

보겔스타인: 실리콘 밸리의 미래에 대해 할 말이 있나?

 

피오리나: 소규모 신생기업들만 혁신을 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반대한다. 늘 생각해왔지만 지금은 특히 그것이 더할 나위 없이 명백한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비용구조와 세계화 때문에 합병이 필수적인 업계에서는 대기업에서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실리콘 밸리도 성숙한 관점을 견지했다고 생각하며, 또 그러기를 바란다. 혁신은 작은 회사는 물론 대기업에서도 일어나야 한다는 것 말이다.

이 자리를 빌려 말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정보기술이 변혁을 꾀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다른 모든 것은 워밍업에 불과했다. 모든 물리적인 프로세스가 디지털 프로세스, 모바일 프로세스, 가상 프로세스, 개인적인 프로세스로 바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변화는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다. 그것은 거품이 아니다. 진정한 변혁이다.

그러나 실리콘 밸리는 더 이상 실리콘 밸리만이 변혁과 그 추진력이 되는 혁신이 일어나는 유일한 장소가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리콘 밸리는 변혁의 장에 대해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보겔스타인: 또 달리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피오리나: 내가 모르겠다고 할 때는 내숭을 떠는 게 아니다. 얼마 전에 나는 이 책을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결정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책을 끝마치고 나자 내가 원하는 일이 또 다른 회사를 경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갖는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말은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비영리 일이나 공무원 일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금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며 아직 어느 쪽으로 가야 할 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보겔스타인: 하지만 3~6개월 후면 분명히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피오리나: 그럴 것 같다.

 

입력 : 2006.10.12 09:50 05'

[출처 : http://www.chosun.com/economy/news/200610/200610120189.html]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제목 : Tough Choices by Carly Fiorina

 

프롤로그 - 내 영혼은 나의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느꼈지만, 두려움에 젖어 평생을 살아온 터라 두렵지 않았다. 난 옳다고 생각한 대로 행동했다. 내가 믿는 것에 모든 것을 바쳤다. 실수도 있었지만, 변화를 이루어냈다. 내가 한 선택과 그 결과를 평온하게 받아들였다. 내 영혼은 여전히 내 것이었다. (15)

 

목차

그녀의 성장기부터 학창시절, AT&T를 거쳐 HP, 그리고 야인이 되기까지 그녀 삶의 타임라인을 따라 1.부모님께 받은 선물부터 30.내 영혼을 가졌다는 것까지 나열식 목차를 가지고 있다.

목차를 보고서는 어떤 책인지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나열식 목차는 어떤 점에서 장점이고, 단점인지 생각해볼 것.

 

 

1. 부모님께 받은 선물

 

결국 의사들은 격심한 신체 활동은 피해야 하며, 풋볼은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택사스의 젊은이들에게 풋볼은 통과의례 같아서, 아버지는 신중히 적응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대단한 의지력으로 고교팀에서 뛰어난 선수가 되었다. 필드에서의 격렬함은 전설적이어서, 신체적인 결함마저 무마시켰다. 하지만 아버지는 머리를 쓰는 일에 장래가 걸려 있으며, 캘버트를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21)

그녀의 의지력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부모님은 모두 증명할 것과 피해야 될 것이 있다고 느끼면서 성장했다. 그들은 강하고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몹시 불안정했다. 그들은 자신과 자식을 위해 더 나은 삶을 꾸리겠다고 결심했다.  두 분 다 교육과 노력으로 더 나은 삶을 모색해야 했다. 그들은 근면과 극기와 의지를 가치 있는 삶과 훌륭한 인품의 기본 요소로 여겼다. (21)

 

보모님에게 성공은 명성과 재력이 아니었다. 궁극적으로 성공의 기준은 개인의 품성과 인격이었다. .... 성품은 모든 것이었고, 성품이란 솔직함과 고결함과 진정성으로 정의되었다. 솔직함은 진실을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었고, 고결함은 원칙을 지키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었다. 진정성은 믿는 것을 아는 것, 본래 모습대로 되는 것, 그 둘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었다. (22~23)

 

네 모습은 하느님이 네게 주신 선물이라고 적힌 작은 컵 받침을 받았다. 나는 일찌감치 하느님께 드리는 선물은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결정했다. 나는 부모님을 이상화하고 우상화했다. (24)

그녀에게 부모님은 큰 기둥이자 매듭이다.

 

모든 가족의 다툼에 개입해서, 모든 사람의 입장을 듣고 모두와 공감하고 간격을 메울 방법을 궁리했던 것이다. (24)

그녀는 타고날 때부터 영향력, 조정에 대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버지가 학계에서 위상을 높여감에 따라 가족은 자주 이사했다. .... 이렇게 이사를 다니면서 사람들에 대해 많이 배웠다. 변화에 대해서도 그러했다. (25)

앞서 이야기한 그녀의 영향력, 조정에 대한 타고난 재능이 자주 변화하는 성장기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서 변화와 적응이라는 유목민의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어머니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았다. 어머니는 늘 손님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대답에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했다.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가 자신에 대해 물어보면 좋아한다. 쏟아지는 관심에 흐뭇해하고, 누군가 귀담아 들어주면 기분 좋아한다. 나는 이런 식으로 친구들을 빨리 사귀었고, 내 위치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시간이 흘러 후에 직장을 옮겨 다닐 때도 이것이 훌륭한 경영 수단임을 알았다. 그 사람을 알기 위해 질문함으로써 존경심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잘 들음으로써 단단한 결속을 얻게 된다. (26)

어릴 때부터 그녀의 현명함이 돋보인다.

 

작지만 강력한 부족에 대한 충성심과 크지만 추상적인 국가라는 관념이 충돌할 때, 국가를 세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다. "천 개의 부족들"이라는 개념. (27)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의 패턴을 감지하는 법을 배웠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움에 대한 흥분을 동시에 느끼는 것은 힘들고 초조했지만, 곧 그 감정에 익숙해졌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두려움을 지나서 흥분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사람들과 문화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런 차이는 존중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공감대를 넓히는 것으로 메울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28)

변화가 어렵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번 이탈이나 상실과 함께 큰 모험이 찾아왔다.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효과를 깨달았다. 어디에서나 사람들은 가르쳐줄 것이 있으며 나눠주고 싶어하니까. 그러므로 나는 대단한 행운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28)

 

어릴 때 나는 재능을 선물 받았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내게 가장 소중한 선물은 부모님이었음을 이제야 느낀다. (29)

 

 

2. 이방인

 

<이방인> ... 철학이 행동하도록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런 철학을 바탕으로 인생을 살기로 한 어느 남자의 이야기였다. 선택의 힘과 중요성, 정체된 것보다는 이루어가는 움직임, 이런 것들은 내게 개인적인 의미를 지닌 심오한 사상이었다. "자신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자신의 처지를 선택하지는 못해도, 그 처지에 대한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 신분은 고를 수 없더라도, 그 이상이 되겠다고 선택할 수는 있다. 선택을 그만두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다. (31)

그녀의 책 제목 <선택>에 대한 그녀의 철학. 그녀가 살아가면서 보여주는 선택은 내가 생각하는 <매듭 끊기>와 비슷하다. 그녀는 예상치 못한 선택을 보여주는 때가 많은데 나는 그것을 일반적인 관습 혹은 기대역할이라는 고정관념에 대한 과감한 '매듭끊기'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최대한 여러 철학 과목을 수강하기로 작정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에 이르는 철학자들을 공부하고 싶었다. 세계를 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사상의 힘, 한 세기의 사상이 수세기 후의 사람들과 사상에 미치는 영향, 개인이 아닌 인류가 배울 수 있다는 사실, 이 모든 것이 짜릿했다. (31)

 

정반합의 철학, 즉 맞선 것처럼 보이는 사상끼리 화해할 가능성은 탁월하면서도 현실적인 것으로 보였다. 나중에 비즈니스에서 이것을 정신적 모델로 사용했다. (31)

내가 보고 싶은 영웅들의 패턴, 융합의 지혜.

 

역사란 사람들에 대한 것이고, 변화를 이루려던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마음에 들었다. 부유하고 권력 있는 자들이 역사를 만드는 경우도 많지만, 영감을 받아서 새 길을 선택한 평범한 사람들이 역사를 이끄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2)

 

나는 우선 20쪽 분량의 글을 쓰는 데서 시작했다. 그런 다음 10쪽으로, 그 다음에는 5쪽으로 줄이고, 맨 마지막으로 2쪽으로 요약했다. 2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하면서도, 단순하게 요약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상의 실체에서 중요한 사안을 빼내 그 의미의 진수를 걸러내려 했다. (33)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 배운 것은, 열심히 핵심을 추출하는 과정과 머릿속에서 정제하는 훈련, 20쪽짜리 내용을 2쪽 분량으로 확실하게 말하는 능력이었다. (33)

우리가 하고 있는 연구원 과정과 비슷하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마지막 한 장으로 말할 수 있는 갈무리이다. 읽었던 책에 대해서 한 장으로 마무리해보는 과정을 가져보아야겠다.

 

그때까지는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좋은 성적을 받는 데만 급급하며 살았다. 그것에는 확실히 성공했지만, 그 외에는 특별한 목적이나 방향이 없었다. (34)

 

뛰어나다고 칭송 받은 결정들이, 내 사고방식으로는 정의와는 무관하고 다른 판례에 의해 정해진 법적인 제약과 관계가 있었다. 법을 존중할 수는 있어도 열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 포기는 실패였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어도 버텨야 했다. 그래서 원래는 로스쿨을 그만두겠다고 말할 계획이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한 달을 버텼다. (35)

 

샤워실 타일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내가 법대에 다니는 이유를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의 목적이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것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진 능력과 재능을 모두 발휘하려면, 나 자신을 가지고 뭔가 이루려 한다면,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을 사로잡는 일을 찾아내야 했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두통이 가셨다. (35)

 

행복해지려거든 다른 사람들을 너무 신경 쓰면 안 된다라고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내게 중대한 결정을 내릴 시점에 도달하니 행복감이 밀려들었다. 두려웠지만 행복했다. 그날 나는 어른이 되었다. 스스로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렸으니까. 그 선택을 하면서 외로웠고 결과가 두려웠지만, 잘한 선택인 것만은 분명했다. (36)

그녀의 첫 번째 매듭 끊기. ‘네 모습은 하느님이 네게 주신 선물이라고 적힌 작은 컵 받침을 받았다. 나는 일찌감치 하느님께 드리는 선물은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결정했다. 나는 부모님을 이상화하고 우상화했다. 라고 말한 것처럼 그녀에게 부모님은 존재의 이유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무작정 따라가지 않았다.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했고 용기라는 칼로 매듭을 베어냈다. 두려웠으나 선택한 것이다.

 

 

3. 다음 직장을 생각지 말라

 

하찮은 업무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직장이 있는 게 고마웠고, 내게는 새로운 세상을 배우는 게 흥미로웠다. 또 상사에게 사람을 제대로 뽑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40)

 

내가 어떤 태도로 전화를 받는가 하는 간단한 일이 고객들이 우리 회사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40)

 

승리하든 실패하든 함께 하는 동지애가 좋았다. 가끔 사람들을 중재해서 공통점을 찾게끔 도우라는 요청을 받았기에 회사 생활의 역학관계를 아는 것도 흥미로웠다. (41)

어느 정도 과거의 윤색도 있기 마련이겠지만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영향력과 조정의 능력을 보이는 것에 탁월함을 보인 듯하다.

 

다음 업무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지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몰두하라. 모든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라. 각 업무의 한계가 아닌 가능성에 집중하라. 내게 기회를 줄 사람들을 찾으라. (41)

 

그들은 내게 귀중한 경영 교훈을 가르쳐주었다. 상사의 신뢰는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내게서 잠재력을 보았기에, 나도 내 안에서 잠재력을 찾기 시작했다. (41)

 

 

4. 새로운 두려움

 

시작도 하기 전에 내 계획서가 폐기된다는 생각은 더 끔찍했다. (44)

 

다시 한 번 누군가 날 믿어주었고, 그것이 스스로를 믿도록 해주었다. 조교가 되었을 때, 사람들을 위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44)

 

내게는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졌다. 누군가를 믿어줌으로써 그들이 그 자신을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작은 일이지만 엄청나게 뛰어난 리더십이 있는 행동이다. (45)

 

업오어아웃(Up-or-Out) 일정 연한 내에 승진하든지 아니면 조직에서 떠나야 한다는 일부 기업의 불문율_옮긴이 (47)

 

훌륭한 지도자는 부하들이 존경하는 사람이다. 나쁜 지도자는 부하들이 경멸하는 사람이다. 위대한 지도자는 부하들이우리가 해냈다고 말하게 하는 사람이다.” (손자병법) (46)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일에서도 같은 유형을 보게 되었다. 두려워하는 이는 나 혼자가 아니었다. 역할 놀이에서의 나처럼, 새롭고 낯선 일에 당면하면 (상당히 간단하고 무의미한 일인데도) 사람들은 두려움 때문에 옴짝달싹 못하기 일쑤이다. 회의실에서 긴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두려움을 극복할 때마다 더 강해진다는 것을 배웠다. 어떤 사람들은 관리자가 할 일은 두려움을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리더가 할 일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믿는다. (48)

 

 

5. 숙녀가 일어날 때까지는

 

반드시 넘어야 되는 장애를 항상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장애를 어떻게 넘을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54)

 

1년 반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틀렸다고 하더라도, 내가 아는 것을 믿어야 될 때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추진하는 업무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고 능력을 총동원한다면, 기회는 저절로 찾아온다는 것도 배웠다. 기회만 쫓으면 초라해지기만 한다는 것도 배웠다. 더 힘겨운 도전이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런 종류의 도전에는 팀 전체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배웠다. (58)

 

 

6. 마음이 한 선택들

 

신은 한쪽 문을 닫을 때는 다른 문을 열어주기 마련이다. (60)

 

이 때 처음으로 남자들이 유능하고 성공한 여자에게 얼마나 위협을 느끼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직장에서는 그런 경험을 몇 번이고 해봤지만, 결혼생활에서 현실로 드러나니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나는지금의 나는 하느님이 내게 주신 선물이다라고 믿으며 성장한 사람이다. (60)

 

7. 얼굴 마담

 

우리는 각자 다른 난점과 야망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헌신했을 때 결과는 더 좋아졌다.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달성하려면 서로가 필요했다. 우리는 모두 존중 받고 싶었고, 존경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65)

 

내가 작성한 설문지를 내밀었다. 내가 무엇을 잘 하고 있는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말해 달라고 했다. 그들은 이런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심사 숙고해서 대답했다. (66)

통이 큰 사람이다. 자신을 진화 혹은 진보시키려는 욕망이 대단히 강한 사람이다. 그녀는 째째하지 않다.

 

직급과 직위가 사람의 인품, 능력과 연관이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 승진한 사람은 분명히 다른 사람보다 뛰어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날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69)

기업에서는 모두가 공감하는 리더들을 발굴해서 포진시켜야 한다. 모두가 아니라고 생각함에도 경영자의 입맛에 맞춰 리더들이 포진되는 것은 스스로 운명을 단축시키는 것이다.

 

어떤 직위에 앉아 있든, 사람은 사람이기 마련이다. 그런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는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한편으로 나는 이 사실을 깨닫고 상당히 놀랐다. 상사가 언제나 가장 잘 안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자라면서 배운 것, 사람의 가치는 직위나 직책이 아니라 됨됨이와 본인이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69)

 

 

8. ‘할 수 있다하겠다

 

"칼리 왜 거기 가고 싶다는 거요? 동물원이 따로 없다던데! 아주 난리법석이 났다고 들었소.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더군. 일주일에 7, 하루 24시간 계속 가동된다고 하고, 하루 3교대로 돌아간다던데, 칼리는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일해 본 경험도 없잖소." (75)

<그녀가 끊은 두 번째 매듭> 대학원을 졸업하고, 경영자 코스 혹은 성공커리어의 일반적인 패스를 멀리하고 칼리는 엔지니어 부문을 선택한다. 그녀의 선택이 또 빛나는 부분이다. 쉬운 길을 포기하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곳, 기여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그녀의 지혜는 과거에 만들어진 관행이라는 큰 매듭을 <도전>이라는 칼로 끊어낸다.

 

회사는 아수라장이었고 그래서 흥분될 것 같았다. 어려운 업무였다. 나는 도전 대상이 필요했다. ... 내 손으로 진짜 변화를 일구어낼 수 있는 흥미로운 업무, 그게 내가 추구하는 일이었다. (76)

 

그들에게는 힘과 권한이 있었지만, 나는 사실들을 손에 쥐고 있었다. (82)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들의 편견을 내가 나서서 깨뜨리지 않는다면, 나는 그들에게 존중받지 못할 터였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준비해야 했다. (83)

 

처음 20분 안에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안다고 설득할 수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머지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20분 사이에 어떤 사람이든 편견을 떨쳐버리고 내 말에 귀 기울이게 할 수 있다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83)

 

캐럴, 영혼을 팔 수는 없어요. 압박감 때문에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지 말아요. 당신이 행복하고 자랑스러워질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요. 당신이 영혼을 팔면 누구도 보답해 줄 수가 없어요.” (89)

 

 

9. 눈물을 아껴요

 

관리자들이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에 있는 것만으로 본인의 가치가 더해진다고 생각할 만큼 내가 높은 자리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중간 관리가 그 자체로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93)

 

그는 차지하고 싶은 자리를 놓친 경험이 있어서 방어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정보를 꽉 쥐고서, 사람들이 그를 통해야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권력을 쌓기로 작정했으리라. 정보는 힘이니까. 요즘은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에단의 게임 같은 것은 먹혀 들기 어렵지만, 여전히 그런 식으로 게임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95)

 

그 쿼터백은 당신이 아니라 바로 나죠. 당신은 그 반대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그렇지 않아요. 내가 쿼터백이에요. 그러니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팀에서 물어나야겠지요.” (98)

 

내가 무엇을 아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자신감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현실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한 법이다. 현실 감각이 없으면 자신감은 자기 과신이 되고 만다. (99)

 

도움을 구할 작정이라면, 해결책도 제시해야 했다. (101)

 

회사의 목표는 개인의 야심이나 '인정받고 싶은' 욕망보다 중요하다. (101)

 

나중에 빠르게 진행하려면 처음에는 천천히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시간 여유를 갖고 더 크고 잘 조화된 팀을 만들어가야 했다. 그래야 나중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터였다. (102)

 

그날 밤 오랫동안 울고 나서,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다시는 다른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울지 않겠노라고. 물론 남이 나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에 상처를 입을 것이다. 사람들이 나한테 하는 짓에도 마음을 다치겠지만, 그들의 좁은 마음이나 편견을 내 짐으로 떠안지 않으리라. (106)

 

 

10. 성공의 본질

 

어떤 직업이든 상대의 말이 그가 진정으로 의도하는 바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때가 있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이것을 놓쳤을 때 그 결과는 언제나 참혹했다. (109)

 

우리는 전투에서 이겼지만 전쟁에서 승리해야 했다. (116)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만 생각했다. 우리는 승리를 선택했기에 승리했다. 모든 승리는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다. 적당한 후원, 적합한 팀,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결단력, 열심히 쏟는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승리는 기회보다는 선택과 관련된 것이다. (119)

 

 

11. 목적지가 아닌 여정

 

'전략은 기품이 있어야 한다'라고 썼다. 납득이 되는 말이었다. 조직의 노력은 가치 있는 목적을 통해 견지되어야 한다. (124)

 

가장 심오한 경험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읽은 일이었다. 원칙을 버리라는 엄청난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자신을 버리지 않은 결과 고립과 추방에 직면하게 된다. (125)

스피노자의 삶이 생각난다. 나의 삶을 돌아본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원칙, 철학.

 

그녀는 영혼을 알았고 그것을 지켰다. 윤리적인 선택은 사적인 결정이지 대중에게 내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125)

 

해마다 스스로 조용히 묻는다. 그 동안 내가 내렸던 결정에 마음이 편안한지. 내 영혼이 여전히 나의 것인지. (125)

 

목표는 중요하지만, 그날 밤 나는 깨달았다. 인생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임을. 그 길을 따라서 옮기는 걸음걸음이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127)

 

 

12. 정면충돌과 이해

 

이제 그 결정을 최대한 살릴 작정이었다. 커리어를 쌓는 동안 상식적인 지혜를 무시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130)

그녀가 매듭을 끊어내는 지혜. 그녀는 그런 삶의 방식이 유효하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고, 전개의 방법을 터득했던 것이다.

 

나는 상사에게 전화해서 잭이 빌 막스에게 나를 해고시키라고 전화할 거라고 말했다. .. 내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날 존중하지 않았다. 또 자존감은 내게 어떤 경우라도 부적절한 언어폭력은 참지 말라고 요구했다. 해고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잭과 한판 붙은 덕분에 명성을 얻은 것이다. 학교에서 노는 애들이랑 맞붙어서 살아남는 것과 비슷했다. (137)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대로 인정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그 말을 6번을 들어야 한다." 문외한은 "변화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고 말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듣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것을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그것은 받아들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138)

 

기업은 크고 추상적인 실체이다. 사람들은 기업과 중요한 비즈니스를 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기업을 대표하고 자원을 투입해서 지원할 수 있는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한다. 그리고 전세계의 사람들은 신뢰하고 존경하는 이들과 비즈니스를 한다. (141)

 

효과적인 협상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상대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을 존중함으로써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신뢰를 쌓을 시간을 가져야 한다. 신뢰와 존경은 성공적인 협의의 토대이며, 합의하지 못하는 동안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한데 엮어주는 토대이다. (141)

 

때로는 간단한 개념이 속임수 같은 경우가 있다. 간단한 개념이 복잡한 세부사항을 감추어서 현실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간단함은 '조작'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간단한 개념이 필수적이기도 하다. 현실을 확대하고, 중요성이 덜한 세부사항을 빼서 사람들이 정말 중요한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선 순위를 정해서 노력하고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핵심사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143)

 

 

13. 힘의 결과

 

인간에게는 동기 부여를 해줄 목표와 앞으로 나아가게 해줄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 두 가지는 자존감을 얻고 타인에게 존중 받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147)

 

리더의 임무는 조직의 기술과 능력을 키워서 큰 성과를 이루어낼 역량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한편 가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수행할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도 리더의 임무이다. (148)

 

조직원들이 기운을 쏟을 통로를 만들어서 상사가 업무를 일일이 지시할 필요가 없게 해준다. 상사가 모든 결정에 간여해야 하는 조직은 장기적으로나 효율적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것은 너무 복잡하고 시간이 낭비되는 일이다. 게다가 똑똑한 사람들은 재능을 발휘해서 기여하고 싶어하지, 할 일을 지시 받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게 마련이다. (148)

 

조직 구성원들에게 늘 해온 일(그것은 자유와 가능성을 의미했다.)을 포기할 마음을 갖게 하려면, 보답을 줘야 했다. '뭔가'는 더 흥분되는 미래와 그것을 성취하겠다는 자신감이었다. 흥분과 자신감은 감정적인 상태이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보충 설명을 해도, 그것들은 머리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149~150)

 

다른 방향을 그려나갈 자신감은 성공한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 개인이나 팀은 각자의 노력 속에서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 조직 전체는 구성원들의 성공을 축하해 주는 것으로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성공담을 서로 알리고 축하하는 일이야말로 자신감을 키우는 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150)

 

결과가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며, 부정직함과 부패에는 참지 않으리라는 것. 가치관은 결과를 일궈낸다.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을 때, 행동을 이끄는 것은 바로 가치관이다. (152)

 

사람들은 타인의 힘과 성공을 높이 평가하거나 분개한다. 성공한 강한 사람들은 존경 받고 동시에 공격 당한다. 타인의 성공에서 고무되는 사람들도 있다. ...똑같이 강하고 성공적인 사람들은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 경우 공개적으로 정면충돌하지만,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상대의 성공이 본인의 부족함을 강조하기 때문에 미워한다. (153)

타인의 성공을 축하하지 못하면 내 마음 속에 괜한 열등감이 생긴다.

 

 

14. 변화하려는 마음

나는 말의 내용과 그 말을 하는 태도에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점을 배웠고, 즉석에서 되는대로 말하지 말아야 했다. (157)

 

비즈니스에서 정말 시너지가 있는지 알아보려면, 본사에 물어보면 안 된다. 분석하는 사람들에게 물어서도 안 된다. 영업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금방 안다. (160)

 

리더가 할 일은 가치를 더하는 것이지 직원들을 방해하거나 지배하거나 공을 가로채는 것이 아니다. 일이 잘 돌아갈 때, 직원들은 리더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다. 그러므로 직접 가서 그들에게 도움을 줄 부분을 찾아야 한다. 때로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직원들은 문제가 있음을 알지만 원인을 짚어내지 못하고 그 결과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 원인을 찾아서 접근하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다. 의사의 할 일이 드러나는 증후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질병 자체를 치료하려는 것이듯 말이다. (163)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우리가 왜?" 증후군 (164)

 

사람들은 필요한 일이 아니라고 치부하기 때문에 개선하려는 노력을 중지해 버린다. 열망의 부족은 과신에서 나온다. 어떤 경우에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속단하고 노력을 멈춘다. 이런 열망의 부족은 패배주의에서 비롯된다. 개선하려는 노력을 중단할 때마다 적당히 얼버무리는 상황이 되고 실적은 하향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164)

 

어떤 상황에서든 처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은, 개선된 실천안이 필요하며 이것이 가능하다는 확고한 동의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65)

 

조직원 전원이 따라 나서야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다수만 있으면 변화는 일어난다. (166)

 

예산이 없었다. 그러면 직원들에게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것이 유일한 수단이기도 했다. 일을 재미있게 하는 것이었다. (166)

 

냉소적인 사람은 이런 단순한 짓으로 뭘 할 수 있겠냐고 비웃기도 했다. 하지만 팀을 이끌어본 사람이라면 그런 것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167)

 

미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잘 아는 불만스러움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두려우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변하며, 그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중요한 사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73)

 

 

15. 한 장을 넘기며

 

마케팅과 광고는 의사소통의 한 형태이다. 또 의사소통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지만, 청중은 단 하나이다. (178)

 

페이지 넘기기라는 과정을 도입했다. ... 나는 페이지마다 문제되는 내용을 완전히 토론하고 넘어가는 식으로 진행하자고 제의했다. 그 문제를 놓고 협상단이 합의에 이르거나, 도저히 합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낼 때까지 토의하는 식이었다. (180)

 

 

16. 버스를 타고 앞으로

 

새 리더가 도전 과제를 제시하면, 전부터 있었던 사람들 다수가 들고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새 리더는 간단히 무시당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모두 현상유지 쪽으로 기울면 직위가 높은 사람이 변화를 주도해도 아무 효력도 발휘할 수가 없다. 상사는 채용하고 해고할 수 있다. 상사는 사람들과 돈을 재배치할 수 있다. 상사는 평가하고 보상해 줄 수 있다. 상사는 위협하거나 격려할 수 있다. 조직은 상사의 이런 행동과 결정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해석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상사도, 사장이나 CEO도 사람들에게 변화하라고 명령할 수 없다. 어떤 상사도 사람들에게 다르게 처신하라고 강요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자유 의지를 바탕으로 움직인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하고, 대기업에서는 그런 결정들이 쉽게 숨어버린다. (187)

 

리더가 외로운 것은 그것이 열정과 냉정, 둘 다 요구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리더는 팀의 일부이지만, 한 발자국 물러서서 선명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어야 힘든 결단을 내릴 수 있다. (190)

 

리치는 나의 동기를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일하는 동기는 돈과 스톡옵션이 아니었다. 나는 돈으로 사는 것들을 즐기고, 그것들을 산다. 회사에서 고용자의 가치를 상징하는 것이 급여라는 것도 인정한다. 또 내가 경쟁력 있는 보상을 받을 만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돈으로 내 마음을 살 수는 없다. 내 마음은 내가 선택하는 일에 있다. 내게는 열정이 부단히 노력하게 만들어준다. (194)

 

정렬과 협동에는 "그냥 잘 지내 봅시다"라는 모호한 개념 따위는 필요 없다. 효과적인 팀워크는 점잖은 예절과 선의 이상의 것이다. (194)

 

조직들 사이의 경계를 뛰어넘어 협동 작업을 할 경우, 조직 내에서의 명령-통제식 의사 결정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협동에는 또래들 간의 더 많은 의논과 동의가 요구된다. 자원을 공유하면서도 책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이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다른 사람들도 내가 똑같이 하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명령-통제식 의사 결정은 명령과 의사를 하부로 내려 보내는 수직적인 정보 이동의 방식이다. 협동하는 의사 결정은, 정보와 결정을 여러 명령의 사슬을 넘나들며 전달하는 수평적 방식이다. 명령-통제식 의사 결정은 조직 계보도에서 박스와 선분으로 나타난다. 수평적 협동 방식의 경우는 한 그룹이다. 개인에서 다음 그룹이나 개인에게 넘겨주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여기서는 누가 누구와 의사소통 하느냐가 가장 잘 드러날 것이다. (195)

 

조직 내부에서는 명령과 통제 방식보다 협동 방식이 가르치기 어렵고 동기를 유발하기도 힘들다.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이해한다. 같은 직급의 동료가 회사를 위해서 똑같은 요구를 해도 상사 같은 영향력을 주지는 못한다. (195)

수평적 조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급에 상관없이 영향력을 미치는 재능이 필요하다.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막상 현실에서 부딪혀보면 만만치 않은 과제이다. 나는 이때 키맨들을 사전에 개별적으로 만나서 미리 동의를 구해놓는 방식을 구했다. 공개적으로 갑작스럽게 제안하는 것 보다는 개별적으로 접근한 후 이해를 시킨 후 공개적인 모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상대가 알아들을 만한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 나는 핵심을 찔러 표현했을 뿐이다. (201)

 

 

17. 고독

 

사람들은 유명 인사를 공공재로 본다. 사람들은 명사를 살과 피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표상으로 본다. 일반인들은 부유하고 영향력이 많아도 그런 대상이 되지 않지만, 명사들은 희화화와 면밀한 조사와 비평의 대상이 된다. 우리는 명사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만, 명사들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더 보고 싶어한다. 당시에는 그런 양상을 지금처럼 분명히 파악하지 못했다. 그저 사람들이 나를 다르게 대하기 시작했다는 것만 알아차렸다. (205)

 

사진이 홈을 훔쳐간다고 믿는 인디언 부족들이 있다. 그럴듯한 유추이다. 사진을 많이 찍으면 찍을수록 점점 진면목이 보이지 않게 되는 걸 보면 말이다. 명성이 나와 내가 소속된 회사에 문을 열어주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열린 문은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며, 이 점에 대해서는 감사한다. 하지만 유명해지는 것은 괴로운 곳에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205)

 

 

18. 채용

 

문화전쟁, 정체성 위기 (211)

 

관습에 어긋난 사고였다. (212)

 

나는 그곳의 문화가 엄청난 힘과 약점을 같이 갖고 있고, 또 그것이 변화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 우리는 포부를 안은 목적과 문화에 대해 대화했다. 나는 문화에서 중요한 가치들이 더 높은 성과를 끌어내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214)

 

H( 이사회가 나를 면접했지만, 나도 그들을 면접했다. 서로를 이해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그 일에

급진적인 변화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지요.” 나는 그에게 HP 사람들과 거의 10년간 거래해 봤는데, 그 세월 동안 누구도 다급해하는 기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모두 유쾌하고 예의 바르며 정말로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경쟁심이나 시간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모두들 테크놀러지와 가치에 대해서만 말했지, 고객이나 경쟁사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221)

 

나는 ‘HP 방식의 가치들은 몇 가지 중요한 면에서 부패했음을 깨달았다. ‘개인에 대한 존중, 비즈니스에서 진지하게 이견을 제시하고 논쟁이 필요할 때조차 예의 바르고 비전투적으로 대한다는 의미가 되어버렸다. ‘고결함의 기준은 죄를 범하는 것에 적용되어, 거짓말하지 않는 것 정도를 의미했다. 그것이 태만이라는 죄에 까지 적용되지는 않아서, 목청을 높여야 될 때 입 다물고 있을 수 있었다. 또 정말 생각하는 바를 말할 필요도 없었다. ...등 뒤에서 말이 많으면서도 정작 얼굴을 맞대고 말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222)

가치가 애초에 가졌던 본질에서 벗어나 자기 스스로 새로운 옷을 해 입고, 새로운 해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보존과 재발명 사이의 균형을 바르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존이란 말을 한 것은 이 회사의 유산은 강력한 상징이자 견인차이기 때문이었다. ‘재발명이란 말을 선택한 것은발명이 창업자인 빌과 데이브의 핵심 가치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선구자 정신이 내포된 변화를 뜻하는 표현을 찾아야 했다. 그 구문이 이사회의 마음을 울린 것 같았고, 나는 거듭 이 말을 하게 되었다. (230)

 

 

19. 그거, 아르마니 슈트인가요?

 

조직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도 리더의 임무 중 하나다. (232)

 

어떤 상사든 부하 직원이 이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 리더는 그 말 뒤에 숨은 논리를 판단해야 한다. 사람들은 하라고 요구 받은 일에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서못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대안과 해결책에 대한 대화가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저런 시도는 해봤나요? 누군가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요?" 때때로 사람들은 힘든 문제에 쉬운 해답을 원하기 때문에못한다란 말을 한다. 높은 성과보다는 낮은 성과에 드는 품이 적은 법이니까. (232)

 

나는 평생토록 리더십은 직위나 지위와는 관계가 없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리더십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그들과 함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리더십은 청렴한 인품, 능력의 크기, 사람들과의 능률적인 협동과 관계된 것이다. (233)

 

HP는 깊이 뿌리내린 문화를 가진 관료적인 조직이었다. 이방인은 드물었고 보통은 따돌림을 당했다.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한 변화는 내부에서 우러나와야 가능했다. 나는 그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는 있어도, 현 임원진의 다수가 변화를 끌어안아 자기 것으로 삼지 않는다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236)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다. 촉매제가 되는 것.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촉매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일어나는 불씨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더 많다.

 

신임 CEO "우린 변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직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 말을 들어야 변화할 수 있을 것이었다. (236)

 

나에게 말과 그로 표현된 것들이 내 인생과 일을 말할 수 없이 힘들게 몰아가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나의 행동보다는 나를 규정하는 남들의 말이 사람들의 마음에 더 또렷이 각인되는 듯싶다. 내가 이 책을 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241)

 

 

20. 천 개의 부족들

 

기업 내부에서 어떤 변화를 이루어야 될지 알고 싶다면 고객에게 물어보면 된다. (243)

 

물론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지만, 고객만이 회사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수입 없이는 비즈니스가 없고, 수입의 성장이  없으면 비즈니스를 선도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간다. HP의 변혁은 우리가 고객들에게 어떻게 서비스하느냐로 시작해야 했다. (245)

 

[내가 주목할 기업문화 변화 스토리]

 

처음 몇 달간 직원들에게 가장 자주 받은 질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였다. 루는 이것이 회사의 우선 관심사라고 말했다. (251)

 

바깥은 불협화음이 들리고 햇빛이 눈부시도록 환하고, 수천 가지의 짜릿한 야망들이 관심을 끌려고 야단이었다. 그런데 HP 내부는 소리가 잠잠하고 빛은 뿌옇고, 친절하고 늙은 아버지 같은 빌과 데이브의 상냥한 이미지만 보일 뿐 시장의 매몰찬 현실은 감지 되지 않았다. 특히 HP본부들은 원래의 창고와 너무 비슷해서 커다란 무덤이나 누에고치같이 느껴졌다. 모든 성공은 보호된 환경 속에서 평가되고, 내부에는 암투가 만연해 있었다. (251)

 

"빌과 데이브가 HP를 경영한 방식은 미주적인 데가 전혀 없었소. 인자한 독재와 아주 비슷했지."

창업기 문화는 뛰어난 스타급 리더가 이끄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성공으로 이뤄질 경우 조직은 '창업신화'라는 하나의 문화적 틀을 형성하게 된다. 이런 경영은 제품이 시장에서 보편화되고, 시장의 정보에 대하여 회사가 개방적으로 변화하여야 할 때 '문화적 위기'를 맞게 된다. 전환의 시점에 어떤 문화적 전략을 택하느냐에 따라서 '창업신화'가 이어지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결정되는 듯하다.

 

그들이 창업한 회사에 들어가니, 빌과 데이브를 넘어선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는 집단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들은 늘 추구하던 전략과 관행들을 넘어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는 이곳이 빌과 데이브의 유산과 그들이 역설한 가치들을 드높이는 것 이상의 정체성이나 존재감이 없는 회사라고 보았다. 과거는 안락하고 지혜의 원천이기에 직원들은 추억을 길잡이로 삼았다. 직원들은 빌과 데이브를 자랑스러워했다. 그들이 떠나자 누구도 회사의 가능성을 따지지 않았고,'예전에 하던 방식'과 맞아떨어지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251)

 

언제나 변화에는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 일단 변화가 시작되면 상황은 예상했던 대로 돌아가지 않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과거는 시간이라는 아련한 안개에 가려 보이니까. (252)

 

모르는 위험보다는 큰 문제가 있더라도 아는 상황을 더 좋아한다는 점이다. (253)

 

HP에서는 과거의 현상 유지 역시 'HP방식'이라는 종교와 창업자들의 신화에 휩싸여 있었다. (253)

 

'HP 방식'이라는 말이 변화를 막는 방패로 이용되고 있었다. (253)

 

창업기와 성장기에 적합했던 HP의 신화 정신은 정신자체가 퇴색한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용된 것이다. 더불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재해석 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HP 정신이라는 것을 짐작해보면 애플의 스티브잡스와 같이 창업자 중심의 '공동체 문화'가 강하게 형성된 집단문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빌과 데이브의 추억을 초월하는 격려가 필요했다. 내부에 머물면서 룸미러만 쳐다보아서는 곤란했다. 시장으로 나가서 앞을 보면 방향을 잡아가야 했다. (254)

 

나는 HP방식에 깔린 고유한 회사의 목표와 가치는 멋진 균형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목표는 이윤과 성장을 모두 강조했다. 가치는 팀워크와 책임을 강조했다. 균형은 리더십의 기술이며, 리더들은 독주를 거부해야 한다. 리더는 여러 목표들의 평형 상태야말로 지속적으로 실적을 거두는 열쇠임을 깨달아야 한다. 하지만 창업자들의 지혜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직은 균형을 잃어버렸다. HP는 재도약보다는 보존에 급급했다. 고객보다는 제품에, 상호의존보다는 독립에, 미래의 성장보다는 당장의 이익에 매달렸다. 결정보다는 리스크에 대한 반감에 속도보다는 조심성에만 신경 썼다. 적절한 균형을 다시 맞춰야 했고, 필요한 곳에서 평행추 역할을 하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 내 지위와 권위를 이용해서 조직의 패턴과 쳇바퀴 같은 면모를 보완해야 했다. (264)

문화적 변환점과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있는 리더!!!

 

신화가 된 기업에서는 상징이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모두 이해하는 속기 같은 것이다. (280)

 

변화의 전사들에게 손을 뻗어야 했다. ....그들을 일깨워서 행동 개시를 명해야 했다. 그들은 우리가 천 개의 부족들이 아닌 하나의 회사임을 알아야 했다. 그들에게 우리 회사를 세운 사람들은 발명가들이었으며, 발명가들은 미래를 세운다고 말해줘야 했다. (280)

그녀는 변화를 가장 먼저 생각했지만 과거의 창업정신, 신화를 재해석함으로써 정신을 이어나가면서 변화에 대한 명분을 명확하게 하였다.

 

영감을 불어 넣기 위해 '차고의 규칙'을 작성했다. ... HP방식을 해체하고 신화를 깨뜨리는 첫걸음이었다. (280)

그녀는 신화를 깨뜨린다는 표현을 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창업신화의 정신을 가지고 오면서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약간의 변용을 준 것이다. 애플이 GE의 정신으로 바뀌면 망할 수밖에 없듯이, 더불어 맥도날드가 100년 전통의 3대가문의 식당의 정신을 도입할 수 없듯이, HP HP의 신화를 축으로 하면서 신화의 상징들을 재해석 한 것이다.

 

HP가 중요시한 가치관 행동과 실천에 대해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었다. 예컨대 "급진 사상은 나쁜 사상이 아니다"란 개념이 있다. 협동은 최고의 실천을 공유하고 거기에 적응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도구, 아이디어를 공유하라. 도구에 자물쇠를 채워놓지 말라" "잘 처리된 업무는 고객이 결정한다." 같은 철학을 서술했다. HP는 칭호가 아닌 뛰어남을 뜻했다. 그러므로 "매일 기여하라" 같은 철학을 만들었다. (280)

 

나는 원래의 차고를 다시 사들이기 위해 조용히 협상을 시작했다. 데이브의 아내 루실이 처음 쿠키를 구웠던 집은 주인이 25년간 부지를 임대하고 있었다. 그 집과 차고를 보존하고 복구해야, 회사를 세웠던 이들이 여러 세대의 HP인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줄 것 같았다. (281)

신화의 재창조!!

 

 

 

21. 리더가 되겠다는 선택

 

리더는 인품, 능력, 파트너십의 3가지로 가늠된다. (256

 

참석자가 공통의 경험을 공유랄 때 최고의 회의가 된다. 그리고 가장 큰 진전은 사람들이 함께 뭔가를 발견할 때 생긴다. (257)

 

소극적 공격성 Passive aggressive, 적대감과 공격심이 현저하게 느끼면서 이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성격_옮긴이 (260)

 

진짜 성과를 내려면 솔직함이 필요하다. 어려운 문제들이 있을 때는 단도직입적인 화법이 필요하다. (261)

 

운영상의 문제를 전략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잘못이다. (262)

 

전략은 자금과 사람과 시간을 어디에 투자할지 선택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264)

 

승리는 장담한 것 이상의 일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승리는 필요한 일을 이루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우수하다는 것은 실패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267)

 

 

22. 변화의 전사

 

점진주의는 때로 관성과 저항을 이기는데 필요한 힘이 부족해지기도 한다. 멈칫거리면 실패하고 만다. 일단 변화가 시작되면 후퇴는 치명적이다. 배수진을 쳐야 되는 상황이 생기곤 하기 때문이다. (271)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어려운 행동에 공개적으로 당면하게 되면, 사람들은 그 사실에 대해 사사건건 이의를 제기한다. ... 힘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힘을 보여주지 않으면 리더는 다시는 효과적으로 이끌어갈 수가 없다. 눈을 깜박하면, 지금껏 협조적이었던 이들의 지지를 잃게 된다. 불확실과 위험부담과 역경에 직면했을 때 리더가 당당히 버티지 않으면, 그 누구도 버티지 않는다. 지연시키거나 우유부단한 것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상 유지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일 때, 리더들은 행동을 선택한다. (272)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그 방향으로 이끌지 못했다.

필요한 게 뭔지 머리로 파악하는 것 만으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지원을 받거나 앞으로 나가는 것보다 후퇴하는 편이 훨씬 나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 계속 끌고 나간다는 불굴의 정신이 필요하다. 변화를 이끌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한다. 변화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게 아니다. 여러 계층에서 많은 이들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많은 변화의 전사들이 반드시 있어야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리더가 눈을 깜빡하면 안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74)

 

살아 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277)

 

'카렌시아'란 소가 위협을 받을 때 돌아가는 특정한 자리를 뜻한다 투우가 계속되고 더 자주 위협을 받으면, 소는 몇 번이고 '카렌시아'로 돌아간다. 소는 안전한 곳으로 물러난다고 믿지만, 사실은 자신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셈이다. 소는 점점 더 쉬운 공격 상대가 된다. 우리는 편안한 구역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예전 그대로 익숙한 곳으로 물러날 수가 없다. (277)

 

이야기와 비유는 간단하고 기억하기 좋기 때문에 강력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 사람들은 경쟁적인 메시지를 듣거나 메시지에 반항하거나, 전혀 듣지 않기 때문에 나는 원래 계획한 의사소통 양의 10배를 쏟아야 진정한 변화를 이룬다고 믿는다. (278)

잭 웰치도 중요한 이야기는 10번 이야기 하지 않으면 한번도 이야기 하지 않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상대편이 알아들었겠지 하는 순간 자신의 의도는 멀어진다. 확실히 전달해야 하는 것은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한다.

 

좋은 리더는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다. 나쁜 리더는 직원들의 경멸을 받는 사람이다. 훌륭한 리더는 사람들이우리 힘으로 이 일을 해냈다라고 말하게 하는 사람이다. (283)

 

 

23. 영락없이 똑같다니까

 

"사람들은 우리의 목적이 이윤이라고 오해한다. 이윤은 다른 목적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일 뿐이다." 빌과 데이브는 기술자들에게 단순히 발명하지 말고, 유용성과 의미를 모두 가진 것을 발명하라고 격려했다. (291)

 

기업시민(292)

 

세상과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노력들은 자선 행위라기 보다는 이기심을 일깨운 조치였다. (293)

 

나와 다른 경영진은 나쁜 제안과 좋은 제안을 선별하느라 긴 시간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없는 것보다는 많은 게 좋은 법이고, 개방적이고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것은 위험부담보다 이익이 더 컸다. (289)

 

 

24. 큰 아이디어, 소소한 세부사항

 

고객들은 HP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모두 한 회사의 직원으로 여겼지만 정작 우리는 HP 고객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295)

 

수평적인 협동은 수직적인 명령과 자원통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다. 책임을 받아 들고, 책임과 정보를 나누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297)

 

명령과 통제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틀을 만들고 사람들을 풀어놓으라"라는 명제를 채택했다. 리더가 할 일은 그를 따르는 직원들이 옳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틀을 마련해 주는 것이고, 그들이 일하는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효과를 낼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301)

 

내 경험으로 볼 때 리더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 리더십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 배우고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HP의 재도약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관리자들을 리더로 키우는 것이었다. (302)

 

'승리하는 결단 리더십' (302)

 

리더는 만들어질 수 있지만, 모든 관리자가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인품, 능력, 협동성으로 정해진다. (302)

 

 

25. 사슬톱 칼리

 

나는 언제나 회의가 마무리될 때마다 다음 단계뿐만 아니라, 우리가 합의한 내용들과 의문을 가지 부분들을 정리해서 확인시켰다. ... 토론이 결정과 조치로 이어지게 하려면 확실한 것이 중요하다. (317)

 

이런 이유 때문에 직원들은 솔직함보다는 따뜻한 우정을 선호했다. 그런 우정이 회사의 실적에는 악재였지만, 모두의 삶을 수월하게 해주었으니까. (320)

솔직하지 못한 것이 따뜻한 우정이 있는 문화와 상관이 있는 것일까?

잭 웰치는 '정직성'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정직성의 결여란 악한 의도를 가지고 거짓말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너무 많은 수의 사람들이 너무나도 자주,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화를 직설적으로 하지 않으며 진정한 논쟁을 이끌어 낼 목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마음을 열지 않으려 한다. 그들은 비평이나 비판도 자제한다.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혹은 갈등을 피하기 위해 입을 다물고 체면을 차리느라 나쁜 소식도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해서 전한다. 간혹 정보를 입수하고도 혼자만 알고 있기도 한다. 정직하지 못한 것은 우정 때문이 아니라 자기 방어 때문이다. 우정이 있는 곳에서는 우정이 없을 때보다 그 사람을 위해서 진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나는 6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의 손실을 발표하는 CEO가 되지 않기 위해 단호하게 대처했다. ... 직원들의 눈을 응시하면서 실적이 떨어진다거나 해고되리란 사실을 말해 줄 수 있는 능력도 아주 중요했다. 그것은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필요하다. (320)

제대로 된 판단일까. 본인의 입장이 위태롭게 되는 이유를 막기 위해서 몇 천명의 직원을 '효율' '비즈니스'라는 논리로 내보내는 것이 정당한가.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녀는 GE의 잭 웰치와 다른가. 그저 야망만이 가득한 냉혹한 승부사는 아닌가.

 

 

26. 최악의 더러운 싸움

 

처음부터 새로운 문화를 조성하는 일이 테크놀러지 로드맵이나 IT 시스템이나 고객 관리 같은 통합 노력만큼 중요했다. 우리에게는 컴팩의 투쟁정신, 속도, 할 수 있다는 태도가 필요했다. (334)

경영전략은 문화전략과 병행되어야 한다.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정신을 점유하지 않으면 시장 점유는 이룰 수가 없다. (344)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 새로운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려면.... 선두에 서려면...., 선두에 나서는 것은....(348)

왜 선두에 나서야 하는지 기업들은 이유를 알지 못한다. 선두라는 애매모호한 말을 지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목표로 여기는 듯하다. 각 개인이 삶의 목적보다도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기 위해서....부자가 되려면....부자는... 등등의 삶의 방식을 이야기한다면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칼리는 영혼을 이야기하지만 그녀의 영혼은 자본주의적 논리, 금융논리로 점철된 승리의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각론에서는 그녀는 운영상의 뛰어난 리더십을 보였을지 모르지만 개론상의 철학에서는 그저 지나가는 승부적 경영자일 뿐이다.

 

나는 마음속의 나침반을 신뢰하려 했다. 나침반은 바람이 거세게 불고 하늘이 어두울 때에도 틀리는 법이 없으니까. (351)

 

진보의 힘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늘 승리할 것이다. (351)

 

 

27. 채택해서 밀고 나가기

 

사람들은 새로운 현실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356)

 

우리의 분명한 목표는 두 가지 DNA를 이용해서 더 강하고 좋은 회사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습관과 개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우리는 '문화 실사'라고 부르는 것을 처음으로 해보았다. 기업을 합병할 때는 재정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기업 실사를 거치는 게 관례다. 하지만 우리는 두 회사의 문화가 어떻게 다른지도 세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 (357)

굿!!!!!! 만약에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합병된 HP의 시너지는 훨씬 미약했을 것이라 확신한다.

 

 

28. 모든 것이 가능하다.

 

21세기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누구라도 선도할 수 있는 시대다. 물론 불의의 편견과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리더십은 지위나 돈, 권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리더십은 성별이나 피부색과 관계가 없다. ...적절한 지원과 기회만 주어진다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선도할 수가 있다. 리더십은 인품에 대한 선택이며, 긍정적인 헌신을 하기 위한 선택이다. 다른 사람이 잠재적으로 가진 리더십을 알아보고, 협동력과 테크놀러지를 통해서 그것을 엮어낼 수 있는 사람이 리더이다. (365)

 

 

30. 내 영혼을 가졌다는 것

 

나는 힘든 선택을 했고, 그 결과를 안고 살아갈 수 있었다. 잃어버린 사람들과 목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컸지만 내 영혼을 잃었다는 슬픔은 없었다. (410)

 

에필로그 - 지금 이순간에 감사한다.

 

기쁨의 순간이란 영혼이 무게 없이 둥둥 떠다니는 순간이다.

 

 

3. 내가 저자라면

 

회고록,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책을 덮었을 때 오직 자신의 틀에 갇혀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일반 군상들에 대한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행한 일에 대한 밋밋한 당위성이 전부이다. 뛰어난 통찰이나 솔직함을 느낄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C-Class에 있는 사람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 또한 많다. 가령 대량 해고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 그녀는 당위성과 최고경영자로서 꼭 취해야 하는 전략적 포지션이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듣고 있는 나는 저 높은 곳에서 비행기로 폭탄을 투여하고 밑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무감각해지는 비행 조종사를 보는 듯했다.

 

내가 저자라면...나는 두 가지 부문을 확대해서 보고 싶다.

하나는 그녀가 HP에 들어가서 변화를 꾀하는 과정(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의 박스부분)과 다른 하나는 컴팩과 합병하는 과정에 주목하고 싶다.

기업문화의 변화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의 일상과 무의식을 지배해온 사고의 체계를 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책에서 이런 부분들은 자세히 묘사되어 있지 않다. 비즈니스를 이야기하기보다는 개인의 이야기에 집중된 회고록이기 때문이다.

 

가령 쉬운 예로 1985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회사가 쫓겨난 이후 그리고 다시 그가 돌아온 사례는 기업문화의 힘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교주(?) 스티브잡스가 떠난 애플은 좀 더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신도(?)가 아닌 많은 대중들을 만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다. 기존의 기업문화를 무시하고 '뛰어난 기술 중심의 보통 IT기업'으로 그 색깔을 바꾸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실패하였고 스티브 잡스는 복귀하였다. 그리고 왕의 귀환은 다시 애플만의 공동체 기업문화를 기반으로 충성스런 신도들의 요구에 답을 하게 됨으로써 세계 최강의 기업을 만들어 내게 된다.

 

HP가 칼리 피오리나를 만나면서 기존의 HP문화에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내가 저자라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해보고 싶고, 더불어 컴팩과의 합병도 기업문화적 측면에서 어떤 점들이 고려되었고, 어떤 방향으로 모색되었으면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서술하고 싶다. 그녀는 합병과정에서 '기업문화 실사'라는 과정을 거쳤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 부분을 읽을 때 나는 자세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저자라면 이런 마음을 글로 드러내 보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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