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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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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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9일 00시 22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연구원 과정에서 읽는, 저자의 마지막 책이다. 그의 책을 여러 권 읽으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근해 저자에 대하여를 구성했는데 마지막인 이번에는 저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구본형에 대한 네 가지 오해와 진실

 

첫 번째 오해, 구본형은 1인 기업가다.

인터넷 검색창에 구본형이란 이름 석 자를 넣고 검색 버튼을 누르면 당신은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로 안내될 것이다. 그 곳에 들어가면 홈페이지 하단에 연구소 주소와 전화번호, 그리고 연구소장의 핸드폰 번호가 보인다. 나는 작년까지 모 다국적 기업의 전략기획실에서 일하며 리더들을 위한 워크샵 프로그램 기획에 간여한 적이 있었는데 마침 그 당시 워크샵의 주제가 변화였다. 내 머리엔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이란 이름이 떠올랐고 이내 연구소 전화 번호를 꾹꾹 눌렀다. 얼마간의 신호음이 울린 후 그의 깊고 낮은 목욕탕(?)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나는 당황해서 이렇게 말했다. “, . 구본형 소장님이신가요? 전화를 직접 받으시네요. 비서가 있으실 줄 알았어요.”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비서는 없습니다. 전화는 직접 받습니다.” 이 에피소드로 미루어보면 그는 1인 기업가가 맞다. 하지만 지난 1년 여 동안 그와 동거동락하면서 파악한 바로는 그는 사실 1인 기업가가 아니다. 그가 운영하는 연구소는 그의 제자(연구원)들과 그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들(꿈벗, 단군, 필살기 등등)의 재능기부로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개월이 걸린 홈페이지 리뉴얼 작업도 그렇게 완성을 앞두고 있지 않은가?) 또한 그에게 배우고 익힌 사람들이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홍보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에게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떼어 준다. 그러면서도 즐거워한다. 그 또한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나누어 준다. 그의 글에, 그의 인간적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그의 주위에 있는 한 그는 진정한 1인 기업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두 번째 오해, 구본형은 진지한 사람이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였다. 금요일 오전, 경복궁 역에서 그를 만나기로 했는데 지하철 시간을 잘못 계산해 그만 늦고 말았다. 시간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는 그에게 10분 정도 늦을 것 같다는 문자를 보냈다. 답문자는 오지 않았다. 그렇게 15분 정도 늦게 나는 그가 운전하는 차에 타게 되었다. 그는 나의 지각에 대해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차 안에는 어색한 침묵만 흘렀다. 나는 그가 화가 난 줄 알았다. 2 3일 동안 함께 한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했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매우 유머러스한 사람이라는 걸 이제 알았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그 날은 오프라인 수업일이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중국음식점에서 점심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주위에는 그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처녀들이 여럿 있었다. 그는 남자 제자들보다는 여자 제자들이 옆에 앉는 것을 더 좋아하는 듯 했다. 내가 말했다. “사부님은 참 좋으시겠어요. 만날 꽃밭에서 사시니.” 그가 대답했다. “내가 이걸 괜히 하는 줄 아니?” 우리는 박장대소했다. 그를 진지한 사람으로 생각했다면 당신은 그의 겉모습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와 가까워지면 그가 매우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당신은 깨닫게 될 것이다. (거기다 그는 약속 시간에 항상 늦는다. 그러니 약속 시간에 늦었다고 너무 쫄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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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오해, 구본형은 유명인사다.

주위에 자기계발서를 탐독해 온 친구나 동료가 있다면 물어보라. 구본형이란 저자를 아느냐고. 다수의 사람들이 안다고 답할 것이다. 사실 그는 이 분야에서는 꽤 유명인사다. 그도 그럴 것이 직장인 신분으로 첫 책을 내어 베스트 셀러로 만들었고, 지금까지 꾸준히 1년에 한 권 이상을 출간해 모두 18권의 책을 낸 대단한 구력의 작가니 말이다. 그의 글은 깊이가 있지만 어렵지 않고 직장인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와 함께 거리를 걷거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어도 그를 알아보고 사인을 청하는 사람은 없다. 그의 얼굴이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그의 자서전을 비롯해 몇 권의 책에서 그의 얼굴을 만날 수는 있지만 그는 TV와 같은 매체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아주 가끔 라디오에서는 만날 수 있다. 그는 얼굴보다 목소리가 자신 있나 보다.) 그의 인생철학인 듯싶다. 그가 사는 모습은 소박하기 그지 없다. 그 정도 성공한 사람이라면 그런 모습이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드는 적도 많다. 그는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나 대접받으려 하지 않는다. 약속 장소까지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해 혼자 찾아 온다. 헐렁한 등산 바지에 보풀이 인 티셔츠를 입고 노트북 가방을 어깨에 메고 팔자걸음으로 느릿느릿 걸어 온다. 구내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게 되면 그는 식판을 들고 먹을 것을 스스로 담는다. 누군가 가져다 주겠다면 극구 사양한다. 사람들과 어울려 어디선가 하룻밤 머물게 되어도 그는 독방을 청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과 한 방에서 뒹굴다 잠이 든다. 유명인사가 되어 대접받는 맛을 알게 되면 사람은 거만해지기 마련이다. 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면 무시당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영원히 유명인사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네 번째 오해, 구본형은 얼리 아답터다.

당신은 얼리 아답터(early adopter)라는 말을 아는가? 첨단기술에 민감하여 신제품이 나오면 제일 먼저 사서 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나는 구본형이 그런 사람이라 생각했다. IBM이라는 첨단 기술기업에서 20년을 근무한데다가 그는 변화전문가가 아닌가? 변화의 최첨단에 서서 변화를 주도하고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변화전문가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는 정확히 그 반대다. 그의 휴대전화 앞자리를 보라. 주위에 010이 아닌 휴대전화 앞 번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스마트폰이 대세인 요즘, 아직도 구식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이 정도면 만족한다는 사람이 바로 그다. 그가 IT 기기를 잘 다룰 거라는 기대도 버려라. 지난 여름 이태리 여행에서 나는 그의 부탁으로 그의 대여폰의 시간 설정을 바꾸어주었다. 한 번은 오프수업을 하는데 그는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화면을 최대화하는 버튼이 이미 눌러져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마디 했다. “내가 컴퓨터를 잘 알 거라는 편견을 버려!” 그는 얼리 아답터는 절대 아니며 대중을 따라가는 팔로어(follower)도 아니다. 그는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그는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길을 뚝심 있게 걸어가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것이 변화에 대응하는 그의 철학인지도 모르겠다. 변화전문가의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 말이다.

 

이쯤 했으니 이제 방패를 하나 세워 두어야겠다. 혹 이 글이 그를 가슴 속 깊이 흠모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김제동의 유머를 좋아한다. 메시지를 유머에 버무려 사람들에게 전하면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나는 위의 글을 쓰면서 김제동식 유머를 구사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위의 글을 읽고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나는 지난 1년 여 동안 그의 제자로 그와 함께 울고 웃으며 지냈고 그러면서 그의 깊은 인간적 매력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글이 절대 그의 명성에 흠집을 내기 위한 글을 아님을 당신이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나 역시 그의 big fan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음을 말이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문구

 

P10 성공한 자의 찡그린 얼굴! 승자의 대열에서 밀려나 사회 전체가 정체 국면을 맞고 있는 한국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한국은 시간과의 경쟁을 통해 압축적으로 성장했으며, 특히 선진 발전의 모델을 모방하고 추격해 왔다. 한국인은 좋은 학생이었고 추격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P11 문화적 유산을 활용함으로써 세계화의 쌍둥이인 에스닉 붐(ethnic boom)’, 곧 토속성 열풍을 창조해내자는 의미이다. 나는 세계를 유혹하는 이 부드러운 힘을 코리아니디(Coreanity)’라는 영문 신조어로 표시하려 한다. 코리아니티는 다수의 한국인이 공유한 문화적 동질성을 뜻한다. 코리아니티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한국인 대다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일상에서 지키면 편안하고 지키지 않으면 불편하며 의외가 되는 가치 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정서, 나는 이 복잡한 덩어리를 코리아니티라고 부른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코리아니티는 한국인 다수의 정신적 기상도이며 문화적 DNA. 코리아니티의 번역어는 한국성일 것이다.

è  Coreanity라는 이름과 멋지고 개념을 정의하는 방식도 참으로 명쾌하다. 

 

P14 문화가 없는 상품은 삼류이며, 차용한 철학으로는 혼신의 경영이 불가능하다.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정서와 취향이 소거된 직원과 함께 즐거운 경영을 한다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다. 또한 즐겁지 않은 일에서 성과를 내고 최고가 되기란 매우 괴롭고 어려운 일이다. 즐기지 못하면 최고가 될 수 없다. 최고가 아니라는 것, 적어도 선진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다는 것, 그것이 현재 한국이 안고 있는 고뇌다

 

1부 코리아니티 문화경영

 

1장 왜 코리아니티인가?

 

P43 미국은 바쁜 나라이고, 미국인들에게 시간이란 빠른 속도로 사람들을 태우고 달리는 무엇이다. “시간과 흐르는 물은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속담은 벤저민 프랭클린의 시간이 곧 돈이다라는 경구와 맥을 같이 한다. 시간은 지나면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낭비할 수 없는 것이다.

è  나는 미국인도 아니고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적도 없는데(기껏해야 1년 정도) 어찌하여 미국인의 시간관을 가지게 된 것일까? 나는 항상 시간에 쫓기며 살았다. 일하지 않은 시간에 대해서는 죄책감을 느꼈다.

 

P45 미국인들은 수천 가지의 원인이 미래에 무엇을 만들어낼지 모르기 때문에, 미래의 가치를 늘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여 계산하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미국인들의 투자에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이윤을 포기하는 경우가 없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가치(net present value)이다.

 

P48 반면 한국인의 시간 인식은 이중적이고 혼합적이다. 여유와 느림의 나라이기도 하고, 빨리빨리의 나라이기도 하다. 가마솥의 나라이기도 하고, 냄비의 나라이기도 하다. 모순을 버무리는 능력이 탁월한 한국인들은 시간 역시 이중적 모순의 조화로 이해했다. 한국인은 생활 깊은 곳에서는 동양적이다. 날 때부터 십간십이지가 지배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다. 12년마다 같은 띠의 해가 돌아오고, 젊은이들도 인생 전체를 어떻게 살지 점쳐보는 것을 즐긴다. 세상에서 가장 조급하고 서두르는 한국인들은 역설적이게도 시간을 길게 보고 그 누적 효과를 믿는다.

 

P51 일본인들은 팔리면 생산하고 안 팔리면 생산을 중지하는 경영방식이 아니라, 안 팔리는 이유를 끊임없이 개선함으로써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낸다. 일본인들에게 과거란 뒤집어엎어야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고쳐 써야 할 것이다. 일본인들에게 혁명과 이노베이션은 없다. 일본은 오랜 시간에 걸친 가이젠(개선)의 나라다. 일본의 이러한 정서는 교육을 중요시하는 가치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교육자가 존경을 받고 보수도 좋다. 가르침과 배움이 장기적 전망으로서 경제와 공존하기 때문에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P53 프랑스의 근대사는 모순과 공존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시점에서의 폭발 및 단절의 역사였고, 이 저항의 역사에 지식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래서 프랑스는 지식인들의 지위, 곧 관념을 변화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저술가들의 지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는 지식인들의 영웅적인 참여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P58 현상을 따져서 원인을 파악해내고 이를 이론화하는 데 미국인들처럼 뛰어난 경우는 없다. 영미 경험주의의 전통은 이론적 분석과 보편화에 훌륭한 정신적 터전이 되었다. 그들은 경영의 세계 역시 보편적 규범에 따라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경영학이라는 학문적 체계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인이나 독일인, 일본인들은 미국인만큼 경영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든 일을 보편적 체계의 틀 속에 집어넣을 수는 없다고 믿기 때문에 경영을 학문으로 체계화하는 데 미국인들보다 뒤질 수밖에 없었다.

 

P63 영미문화권에서는 조건을 명확히 규정할수록 이기적 집단이 그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소지가 줄어든다고 보는 반면, 일본인들은 조건이 모호하고 해석이 다양할수록 상호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성숙한다고 가정한다. 일본인들은 특수하고 가변적인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서로의 관계가 성숙한다고 믿는 것이다.

 

P74 일본인들은 힘을 추종한다. 그들은 한국인들처럼 뒷전에서 남을 험담할 때,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또는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힘이 없다, 그는 영향력이 없다고 말한다.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대신 일본인들은 힘이 있다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에게 힘과 영향력은 옳은 것이다.

è  일본인들이 이러한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 일본은 참으로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나라인 것 같다.

 

2장 코리아니티 핵심 5가지

 

P88 리처드 니스벳은 생각의 지도에서 동양인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호의존적 단서들을 통해 끊임없이 상호의존적인 사람이 되도록 유도(점화, priming)되고, 서양인들은 독립적 단서들을 통해 독립적인 사람이 되도록 늘 점화된다고 주장했다.

 

P89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홀은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저맥락(low context) 사회와 고맥락(high context) 사회라는 구분을 통해 설명한다. 저맥락사회로 구분되는 서양에서 개인은 맥락에 속박되지 않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행위자이며, 이 집단에서 저 집단으로 이 상황에서 저 상황으로 쉽게 옮겨 다닐 수 있다. 그러나 고맥락 사회인 동양에서는 인간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유동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주변 맥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고맥락 사회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당연히 개인의 자유보다는 관계 속에서의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P93 한국인들은 분노를 표출해서 낙오되는 대신 차라리 분노를 참고 집단 속에 남는 길을 택하기 때문에 화병이 민족적 심리증후군으로 고착된 셈이다. 화병은 주변에 신경을 써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지만 진정한 관계는 아주 드문 상황에서 생기는 심리적 장애다.

 

P100 미국인들은 주로 직무 내용이나 성광에 대한 스트레스가 주를 이루는 반면, 한국인들은 주로 상사와의 갈등이나 집단주의 조직문화, 비공식적 직장문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P107 한국인들은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라고 할 때 마음이 편치 않다. 이것은 이것대로 옳고 저것은 저것대로 옳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 아니면 저것’. or의 문화권에 있지 않다. 한국인들은 이것이면서 저것’, and의 문화권에 속해 있다. And 문화의 핵심은 음양의 원리이며, 상극과 상생의 원리가 지배하는 가치체계이다. 음양은 서로 반대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완전하게 만드는 힘’, ‘서로의 존재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힘의 관계이다.

 

P109 시련 없는 성장은 없으며, 성장을 통해서만 발전해갈 수는 없는 것이다. 한동석은 우주 변화의 원리에서 상극작용은 상생작용과 함께 생을 견실하게 한다. 극으로써 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만물을 생성하려는 목적으로 그렇게 하는 필요극이다. 발전과 통일을 위한 모순 대립이다라고 말이다.

 

P112 보왕삼매론은 다음과 같은 모순적 지혜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 10가지 삶의 원칙에 법정이 이런 주를 달아놓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사바세계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해 주시길 바랍니다. 극락도 지옥도 아니라는 거예요. 사바세계. 참고 견딜 만한 세상. 여기에 삶의 묘미가 있습니다. 가끔 외우시면서 생활의 지혜로 삼기 바랍니다.”

 

첫째,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하셨느리라.

둘째,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하는 마음과 사치함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하셨느니라.

셋째, 공부하는 데 마음의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하셨느니라.

넷째, 수행하는 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하셨느니라.

다섯째, 일을 계획하되 쉽게 이루어지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풀리면 뜻이 경솔해지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많은 세월을 두고 일을 성취하라하셨느니라.

여섯째, 친구를 사귀되 나의 이로움을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한다면 의리가 상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순결로써 사귐을 깊게 하라하셨느니라.

일곱째,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교만해진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라하셨느니라.

여덟째, 공덕을 베풀 때는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불순한 생각이 움튼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덕 베푼 것을 헌 신처럼 버리라하셨느니라.

 

아홉째, 분에 넘치는 이익을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하셨느니라.

 

열째,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변명하다 보면 원망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의 문을 삼으라하셨느니라.

è  첫째부터 마지막까지 지금의 나에게 귀감이 될만한 글들이다. 법정스님의 말대로 가끔 외우며 삶의 지혜로 삼아야겠다.

 

P115 결국 모순을 껴안는 힘은 내면에서 그 모순을 회통시켜 새로운 조화와 균형을 창조해내는 한국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모순은 갈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의 동인이 된다.

 

P126 사람에게는 5가지의 죄가 있다. 첫째는 머리가 빨리 돌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 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불통인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다. 5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있다면 죽여도 된다. 그런데 소정묘는 이 죄악을 두루 겸했다. 어찌 그를 죽이기 않을 수 있는가?

è  을 강조한 공자가 소정묘를 처단한 이유라는데 저자의 말대로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을 우리는 인재라 생각하지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P128 조선의 선비들은 투철한 시대적 사명의식을 가진 지식인이었다. 국가가 위기를 맞았을 때 취해야 할 선비의 처세에 처변삼사라는 것이 있다. 운둔과 망명 그리고 자결이다. 그들은 이 3가지 가운데 하나를 택하거나, 어느 것도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길을 선택했다. 바로 거의소청이다. ‘의를 일으켜 적을 쓸어버리는 것이다.

 

P130 격몽요결에는 선비가 되기 위한 처세훈인 구용구사가 있는데, 그 가운데 구사(九思) 450년이 지난 지금도 권장할 만한 훌륭한 내용이다.

 

-       시사명 : 사물을 볼 때는 가려져 어두운 곳이 없도록 두루두루 생각하라.

-       청사총 : 들을 때는 편견을 가지지 말고 막힌 바가 없이 들어라.

-       색사온 : 얼굴빛을 온화하고 부드럽게 하여 화를 내거나 거친 기색이 없게 하라.

-       모사공 : 모습을 공손하게 하며 태도를 단정하고 씩씩하게 하라.

-       언사충 : 말을 충실하게 하고 반드시 말한 대로 행동하라.

-       사사경 : 일을 처리할 때는 삼가는 마음으로 경솔치 않게 하라.

-       의사문 : 의심스럽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아는 이를 찾아 자세히 물어 배워두어라.

-       분사난 : 분할 때는 참고 이치를 따져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       견득사의 : 이익을 얻을 일이 있으면 반드시 그것이 옳은 일인지를 생각하라.

 

P137 중국인들은 매우 냉소적으로 말한다. “이익이 있는 곳에는 빨리빨리, 이익이 없는 곳에는 만만디가 그들의 새로운 생활방식이 되었다.

 

P148 코리아니티는 21세기의 기업이 요구하는 핵심적 특성과 대단히 많은 공유 영역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미래 기업이 요구하는 특성들이 많은 공유 영역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마래 기업이 요구하는 특성들이 이미 한국인의 정신적 일부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21세기는 한국인들이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는 시대이며, 일상 속에서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시대로 보인다. 이것이 이번 작업을 통해서 내가 발견한 큰 기쁨이다.

 

P149 ‘한국적 특수성의 세계적 보편화라는 과제가 바로 글로벌리제이션과 로컬리제이션이라는 모순을 화해시키며 번영할 수 있는 바람직한 접근법이라면, 한국인의 특수성은 무엇일까? 코리아니티,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계발하고 활용함으로써 세계적인 차별성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이 자신만의 강점을 활용해서 성공의 길을 열듯이, 한 사회는 문화적 특수성을 성장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

 

3나의 길을 간 성공 기업들

 

P152 셀 생산방식은 숙련된 작업자가 소수의 인원으로 팀을 구성하여 처음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책임지고 완결짓는 방식으로, 기존의 자동화 벨트라인에 의존했던 분업된 대량생산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이다. 이 실험은 일본 작업자들의 숙련된 생산력과 가이젠 문화에 적합한 생산방식으로 인해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P171 LVMH의 성공사례는 가장 프랑스적인 것을 내용으로 하는 미국식 경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젊은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며 사업 수완을 다양하게 실험해 본 베르나르 아르노와 세계화를 백남준에 비견해 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기술과 아이디어라는 보편적 수단을 통해 가장 특수한 문화적 콘텐츠를 표현해 냈다. 또한 그들의 성공은 빌려올 수 있는 것(수단)과 빌려와서는 안 되는 것(내용) 사이의 중대한 차이와 경계를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다.

è  수단은 빌려올 수 있지만 내용은 자기만의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LVMH의 성공 비결일 것이다.

 

P188 유한킴벌리의 윤리경영 시스템은 통제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를 윤리적 기준에 맞춰 개선함으로써 비윤리적 행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윤리적 업무 절차가 제대로 갖춰져서 절차에 따라 행동한다면, 업무에 대한 어떠한 비윤리적 요소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è  통제가 아닌 원천적 차단 작업, 이러한 것이 진정한 시스템일 것이다.

 

P205 신나는 조합의 강명순 대표는 한 명은 외롭고, 둘이면 마음을 모아 도망가기 쉽고, 3명이면 한 사람이 소외되고, 4명이면 편이 갈려서 5명이 가장 알맞다고 말한다.

è  참으로 재미있는 발상이 아닌가?

 

P211 내가 이 사례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모든 기업이 하는 것과 반대로 경영하면서 성공한 기업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조건과 환경에 따라 얼마나 많은 해결의 묘법을 가질 수 있는지를 배운다. 이것이 실험정신이다. 그리고 성공이란 늘 어느 날의 실험이 우리의 기대에 딱 부합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성공이 새로운 실험의 결과라는 것을 아는 것, 이 깨달음이 바로 성공한 자들이 터득한 지혜다.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1장 사람을 남겨라

 

P218 기업의 성공은 부드러운 무형의 가치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미래의 비즈니스 성공에 필수적인 것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의 답은 이제 분명해졌다. 그것은 사람이다. 두뇌와 가슴이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

 

P220 아이디어는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가장 잘 활용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의 것이다. 그 점에서 아이디어는 범세계적이다. 그러나 아이디어의 실천에는 국경이 있다. 이 점에서 아이디어는 또한 국가와 문화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다.

 

P221 전략도 아이디어와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는 국경이 없으나 실천에는 국경이 있다는 점이다. 전략을 소수 창의적 엘리트들의 작품이지만, 그 실천은 구성원 다수의 문화적 특성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P227 자본주의도 진화한다. 지나온 세기가 효율성과 생산성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효과성과 재능의 시대이다. 과거와 지금의 사이에는 분명히 전략적 변곡점이 존재한다. 성공과 좌절의 분기점 말이다.

 

P228 코리아니티 인재경영은 단 한가지 믿음에서 시작한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전제를 진실로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차용한 가치관은 신념이 될 수 없다. 말과 신념의 차이는 결국 믿음이다. 정말로 믿는다는 말은 인재를 선발하고 계발하고 유지하는 일을 경영의 가장 우선적 가치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P229 사람을 얻고 사람을 남기려면 2가지 기본 태도가 중요하다. 첫째는 사람에게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다. 둘째는 비즈니스가 정치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P235 동료들의 박수와 포상 그리고 고속 승진 속에서 유능함을 마음껏 인정받는 이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춰 너무 높은 곳까지 올라가다가 문득 두렵고 무능력해진 자신을 만나게 된다. 보통 피터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덫, 사람들은 자신이 무능력해질 때까지 승진하게 되어 있다는 발견을 한다. 이때는 심리적 공허감을 벗어나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정한 성공의 기준에 빠져 실패의 길로 자랑스럽게 돌진해 온 자신을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사신의 길이 아닌 곳에서 성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실패의 또 다른 정의라는 것을 깨닫는다.

è  나는 어떠했나? 나는 너무(?) 높은 곳에 오른 것도 아니었다. 그저 작은 동산을 하나 넘었을 뿐인데도 초초하고 불안했다. 그 동산에 올라 시원하게 땀을 식히며 야호를 외치려 했는데 웬일인지 내가 오르고 싶은 동산은 이곳이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성공의 정의에 따라 움직였는데 정작 내가 느낀 것은 낭패감이었다.

 

P236 불행이 우리에게 질문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행의 위대한 점이다. 적절하고 절실한 질문만이 어둡고 힘든 세월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하기 때문이다.

 

나는 유능함이란 어울림이라고 생각한다. 일과 자신과의 어울림, 회사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의 어울림, 세상의 기준과 자신의 기준 사이의 화해 같은 것을 유능함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따라서 두 사람을 놓고 누가 더 유능한가 하는 질문은 위험하다. 사람마다 유능함이 발휘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일에 그 사람이 적합한사람인가를 묻는 것이다.

 

P239 노동시장에서 인재를 사오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가장 매력적인 회사임을 마케팅해서 최고의 인재들이 선호하는 기업으로 전략적 전환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 채용은 구매가 아니라 마케팅임을 명심할 일이다.

 

P241 사람에 대한 인상은 단 2초만에 결정된다!

 

P242 여기서 분명한 것은 그들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핵심역량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5년 뒤, 10년 뒤에 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특정 직무능력보다는 일반적인 문제해결력과 상상력, 창의력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한 추세가 되고 있다.

 

P245 성공은 유능함을 떠나서는 얻어질 수 없다. 따라서 개인은 반드시 자신의 유능한 점을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꽃피울 수 있는 직장과 일을 선택해야 한다. 훗날 이것이 가장 훌륭한 선택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일반적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을 설정하고, 그에 충실한 용기와 꿋꿋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2장 직원을 기업가로 만들어라

 

P257 어떤 사업을 하든 그것을 물건을 파는 일이 아니다. 모든 사업은 결국 고객을 돕는 사업이다. 관계를 관리하고, 고객의 요구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즉각적으로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비즈니스란 결국 관계(customer relationship), 고객화(customization), 대응성(responsiveness)을 파는 일이다.

 

P276 커리어 스폰서는 직원의 업무 성과와 프로젝트 참여 성과, 팀 리더의 피드백, 개인 면담 등을 통해 직원의 기질과 재능, 관심 분야와 전문성 등을 심도 있게 자문하고 중장기적인 경력 지원을 해준다. 일과 경력관리를 유기적으로 이원화함으로써 팀이라는 수평적 구도 속에서 직원이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할 수 있는 자유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P281 이처럼 전 부문을 이익집단으로 만드는 방법은 미국식 접근법이지만, 나는 이것이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잘 작동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한국인들이 가진 내집단 공동체의식과 자기중심적 역동성을 함께 활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1인 기업가들을 위한 스폰서기업 속의 작은 기업가는 이제 관리자를 부르는 새로운 이름이 되어야 한다.

 

P296 선택을 통해 하나를 고르는 방법은 분명히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법이다. 그러나 그것은 조화와 균형에 이르는 방법은 아니다. 오히려 조화와 균형에 다가서야 할 고민의 진원지를 싹둑 잘라버림으로써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일과 가족, 커리어와 개인적인 삶은 어느 것을 선택하고 어느 것을 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선택은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조화와 균형은 중요한 것들 사이에서 둘의 모순적 관계를 상생시키는 것이다. 삶에서 중요한 것들, 예를 들어 일, 가정, 친구, 배움 등은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것들은 삶을 받치는 기둥이어서 버리는 순간 삶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è  나도 항상 직장생활을 하면서 고민했다. all or nothing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가? 모두 가질 수는 없는 것인가? 직장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가정에서는 행복감을 느낄 수는 없는 것인가?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가정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인가? 가정에 충실하려면 직장은 그만두어야 하는 것인가? 저자가 이들은 버릴 수 없는 삶을 떠받치는 기둥이라 했으니 나도 or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and 영신을 영접해야겠다.

 

P298 5년간에 걸쳐 2,000명의 경영자와 관리자를 연구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직업에서 성공적인 리더들은 의미 있는 개인생활도 함께 영위하는 경향이 높다. 업무를 통해 유능함을 표현하고 만족감을 느끼면, 긍정적인 감정의 전이가 일어나 기분 좋게 개인 생활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런 문제도 없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 일을 피로를 낳기보다는 활력을 낳는다. 자신에 대해 높은 성취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직장 생활은 즐거운 개인 삶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직장의 일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대개 2가지 방식으로 개인생활에 부정적인 전이를 일으킨다. 하나는 피로감이고, 다른 하나는 걱정과 스트레스 같은 정서적 긴장이다.

 

P300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지 못할 때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해도 좋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깨어 있는 시간의 3분의 2를 직장에서 보낸다. 일에서 발생하는 것들에 감정적으로 잘 대응할 수 없다면 일상의 3분의 2가 스트레스 속에 던져지는 셈이다. 설령 직업적 성공을 달성하더라도 감정의 대응에 실패함으로써 개인생활 역시 부정적 정서에 휩싸이기 쉽다.

 

바톨로메와 에반스에 따르면, 일과 개인 생활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다음 3가지의 감정이 느껴지는 경우를 말한다.

 

첫째, 스스로 유능하다고 느껴야 한다. 곧 능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만일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이 부족하면 능력 부적응자(competence misfit)가 되어 기업의 짐이 되고 개인생활도 어려워진다.

둘째, 일을 즐긴다고 느껴야 한다. 일을 즐기지 못하면 만족 부적응자(enjoyment misfit)가 되어 일에 대한 혐오감과 스트레스에 빠지고 만다.

셋째, 업무와 자신의 도덕적 가치가 일치된다고 느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조차 효능을 믿지 못하는 건강식품을 팔면서 그 일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을 도덕 부적응자(moral misfit)이라고 부른다.

 

P301 사람들은 외적 보상에 민감하다. 금전과 지위 그리고 조직 속에서 얻는 상대적 권력은 언제나 매력적인 보상이고 유혹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선택하기보다는 보상이 큰 일을 선호한다. 일에 대한 성취가 크면 외적 보상과 인정은 크지만, 스스로는 자신답지 않은 이질성에 시달리고 개인생활은 점차 고통스러워진다.

è  돌아보니 나 또한 그랬다. 성공하려면 영업과 마케팅 경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영업에 뛰어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이 나와 잘 맞는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실적이 좋을 때는 그것으로 무마되었지만 그조차 되지 않자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P302 대부분의 조직은 사람을 새로운 자리에 보낼 때, 그 자리에 적합한 능력을 가졌는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직원이 그 일을 좋아하는지, 그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 따라서 제안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즐거운 일도 아니고 자랑스러운 일도 아닐 때가 많다. 겉으로는 더 나은 경력계발의 일환으로 권유되지만, 개인은 수락하지 않을 수 없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이 경우 거절했을 때 받을지도 모르는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과 믿을 수 없는 훌륭한 기회에 대한 막연한 희망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말지만, 나중에 부적응자가 되어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많다.

è  사람들은 높이 올라가려면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봉우리의 맨 윗자리에 오르려면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해보지 않은 일도 잘 해낼 것이고 믿는다. 그러한 길을 걷다 나중에 부적응자가 되어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많다니 놀랍다.

 

P303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최고가 되려는 야심만만한 사람들은 야망이 지나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P307 하나님은 내게 3가지 은혜를 주셨다. 첫째, 나는 가난했기에 어릴 때부터 보모, 공장의 직공 등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둘째, 몸이 약했기에 늘 운동에 힘써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도 채 졸업하지 못했기에 세상 사람들을 다 스승으로 여기고 언제나 배우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다. – 마스시타 고노스케

 

P329 윤리경영이란 단순히 한 회사가 윤리위원회나 윤리강령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릭 어소 같은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단기적 성과와 현실적 기여 속에서 윤리적 위험을 읽어내어 그 방식을 거부하는 수동적 방어뿐 아니라, 고객에게 도움을 주는 적합한 방식이 아니면 택하지 않는다는 적극성을 의미한다.

 

P337 정치가 선전이나 상징조작을 통한 대중정치와 진정한 민주주의 사이에서 적절한 긴장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듯이 경영도 윤리와 현실적 이익 사이에서 부단히 단련되고 적절한 균형을 잡아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영은 사냥꾼으로서 경영자의 동물적 미덕과 공동체 속에서 함께 번영해야 한다는 문명의 조건 사이에서 늘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모색하는 저울질 같은 것이다. 이것은 늘 고민거리이지만 한편으로 박진감 넘치는 진지한 놀이이기도 하다.

 

P361 나는 실제로 현장에서 잘 적용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직위승진과 자격승진을 분리해서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무수행능력이나 관리자로서 우수한 인력들은 관리자의 경력을 밟게 하는 반면, 전문성의 향상을 통해 성과를 내고 조직에 기여하는 사람들은 경력에 따라 승진시키는 제도를 병행하는 것이 코리아니티에 적합한 경영방식이라고 본다.

è  이 책이 2005 12월에 나왔는데 나는 이 내용을 이제야 발견했구나. 이러한 주장이 나온 지 오래되었는데 이러한 시스템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 조직은 참으로 드물구나.

 

P374 링컨이 한 말을 기억하자. “우리는 찬사에 민감하다. 옳은 말이다. 우리는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정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모든 인간은 이러한 인정에 대해 끊임없는 허기를 느끼고 있다.”

 

P377 타인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 그들이 내 행복을 지배한다. 그들이 나에게 동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고 동기를 빼앗아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동기 유발을 위해 투입되는 돈, 승진, 칭찬은 영양주사 같은 것이다. 지나치면 자율성과 일에 대한 정열, 선택과 책임이라는 건강함으로 상실하며, 퍼포먼스가 끝날 때마다 생선을 바라는 쇼 장의 물개 증후군환자를 양산할 수도 있다.

è  한 때 나는 쇼 장의 물개와 같이 내가 한 일에 대한 보상을 바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인정보다는 타인의 인정이 더 중요했다. 지금은 어떠한가?

 

누군가를 칭찬할 때 성과를 칭찬해서는 안 된다. 성과를 칭찬받는다면 그 사람은 인형으로 쉽게 전락하고 만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피와 열정과 영혼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성과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를 인정해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존재를 인정받을 때, 우리는 열정을 가진 창조자가 된다. 또한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존심과 명예를 보존할 수 있다. 작은 일에도 수없이 감탄하고 고마워하면서도, 그를 조종하기 위한 모이와 떡밥이 아닌 그 존재의 든든함에 감사하는 칭찬이 중요하다.

è  칭찬할 때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라는 말은 들은 적이 있지만 존재를 인정해 주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 존재 자체가 기쁨이라면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P378 ‘격려하다라는 뜻의 영어단어는 ‘encourage’이다. 이 단어 속에는 라틴어로 심잔 또는 마음이라는 의미를 가진 ‘-cor-‘라는 단어가 들어있다. 그러니까 격려한다는 뜻은 심장을 주거나 마음을 준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서 단순히 말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인간은 망므을 전하는 일에 서툴다. 머뭇거리고 주저한다. 역시 똑같이 ‘-cor-‘라는 라틴어 어원이 들어가 있는 용기(courage)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P394 내게 열한 번째인 이 책은 가장 쓰기 힘든 책이었다. 한국인이면서도 나는 코리아니티라고 불릴 수 있는 한국적 특성과 잠재력에 대해 확실히 정리하기 어려웠다. 그것은 수수께끼였고, 깊고 어두운 무의식의 신비한 숲이었다.

è  한국인이면서도 코리아니티에 대해서 말하기 어렵다. 아니 어쩌면 한국인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의 심연에는 어떤 한국성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일까? 나의 무의식에 숨어 있는 코리아니티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다.

 

P401 한국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은 이 책의 표지를 덮는 순간, 나는 코리아니티라는 이름의 꽃씨를 손에 한 움큼 쥔 듯한 설렘을 느낀다.

 

3. 내가 저자라면

 

참 좋은 책인데, 저자가 지금까지 쓴 책 중에 제일 힘들게 공들여 작업한 책이라고 했는데 발행부수가 그리 많지 않다. 왜 그럴까? 내가 읽은 저자의 책 중에서 top 3를 뽑는다면 뽑고 싶은 책인데 말이다. ‘코리아니티라는 컨셉과 네이밍도 참으로 기발하고 5개의 핵심 코리아니티도 참신하다. 이 책에서 그가 인용한 책들 중 나도 많은 수를 읽었는데 관련 내용을 이처럼 절묘하게 엮어 넣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에서는 현재 기업에서 적용할만한 살아 있는 아이디어들도 정리되어 있어 더 좋다. 더욱이 연구원 제도를 시작하면서 1기 연구원 둘과 함께 쓴 책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 책을 보면서 목차에 대한 연구를 해보았다. 목차의 첫 번째는 우선 문제제기가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 주제와 관련된 5가지 정도의 핵심 철학. 그리고 사례연구, 마지막으로 저자가 제시하고 싶은 해결책들. 나의 첫 책도 이러한 시스템으로 목차가 구성되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저자라면 1 3장의 나의 길을 간 성공 기업들을 코리아니티의 핵심 역량으로 성공한 한국기업의 사례로 구성하고 싶다. 물론 저자도 그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이 나온 지 6년이 지났으니 그 동안 그러한 사례가 생겨나지 않았을까 희망을 걸어본다. 그리고 한국 여성에 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써 한국 여성을 연구한 책 한 권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여성의 핵심 특징 5가지를 잡아 내고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여성들과의 차별점을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다.

 

이제 북리뷰에서 저자의 책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의 책을 보면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고, 부러운 마음은 한없이 커져만 갔었는데, 나도 그런 책을 쓸 수 있을 거란 작은 소망을 품으며 이 글을 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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