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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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SS-내가 저자라면
변화경영연구소의 구본형 소장님의 책을 읽으면서 조직생활을 그것도 외국계 회사 한 곳에서 20년을 근무했는데 왜 조직내의 갈등관련 혹은 사람관계에 관한 책은 없을까? 했었다. 물론 그동안의 여러 저서 속에서 얼핏얼핏 보여지는 조직 이야기는 있었지만 그것은 변화 관련-물론 16년간 이 분야에서만 일 했으니-이야기만 있을 뿐 인간관계에 대한 처세나 그 기술(?)에 대한 언급은 다소 약해 보여 궁금하기도 했었다. 어떻게 보면 조직내에서 일을 잘 하는 전문가이었기에 상하 관계에서 오는 갈등내지는 주변의 시샘들도 있을 수 있었을텐데 그런 부분에서는 그때 그때마다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 했을까 하는 그런 의문 말이다.
전체적으로 이 책을 읽고 느낀 전체적인 총평은 결국은 조직내에서 ‘일’이 주는 당위성이 가장 큰 핵심가치임을 다시 느낀다. 그것도 업무능력이 최우선임에 한편으로 그건 당연하다와 또 한편으로 일 잘하는 사람이 결국 조직도 평정하고 상사도, 부하도 평정하구나 하는 고개 끄덕임에 웬지 모를 서글픔이 오는 건 왜 일까?
나 역시 직장에서 ‘일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일 잘함에 따라 인정지수도 높아진다고 생각했고, 만들어가는 과정보다 성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기업이나 단체에서 성과가 안 만들어지면 그게 무슨 ‘일 하는 것’이냐에 동그라미 열 개 정도를 보태어 왔었다, 그동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그 당위성에 물음표도 던진다. 왜냐하면 조직내에서 일이라는 것은 결국 회사의 목적성과 연결도 되지만 어찌 보면 직속 상사 평가와 성과지표에 가장 큰 역할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언젠가 자신을 밟고 올라갈 경쟁자로 보이면 이제 상사는 그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그가 회사에서 필요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두 번째 문제다. 상사에게 중요한 것은 부하직원이 내편인가 아닌가이다. -더 보스 본문,48 페이지 중에서-
이제까지 직장 내 리더십 관련 책이 상사가 부하를 어떻게 카리스마 있게 혹은 리더십있게 잘 진두 지휘해서 그들 부하가 팔로우십을 잘 발휘해서 자신을 잘 따르게 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은 오히려 어떻게 하면 부하가 자신의 직장내 인간관계를 상사에게 잘 풀어서 제목처럼 쿨한 동행을 할 수 있을까를 제시하는 역발상적인 책이다. 그래서 신선하다. 그동안 저자의 직장 생활 인간관계 노하우 특히 조직내에서 갈등을 풀어가는 방법이 비교적 세밀하게 잘 정리 되어서 책의 띠지에 써 둔 카피 문구처럼 2천만 직장인들이 책상에 한 권씩 다 두고 봐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나도 그 부분에 엑스표를 그려가며 반대하지는 않겠다.
그런데 내가 저자라면 조직내 문화를 온통 일로만 연결하지 않았을 것 같다. 내가 이 글에서도 밝혔듯이 나도 모든 평가의 잣대가 성과였고 일이었던 그런 시절이 더 많았다. 단연코. 그런데 지나고 나니 내가 일 관련에 관해서만 알았지 다른 사람 냄새에 대해서 잘 몰랐다는 반성도 많이 들었다. 물론 이 책에서 전혀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평생에 함께 할 좋은 동지적 혹은 인격적 상사를 만나는 것은 아주 큰 행운이고 그 행운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도 했고 실제로 저자도 그런 상사가 있었다고도 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그 ‘사람 냄새’가 덜 났다. 그동안 보아온 구본형 그의 책에서 진솔한 사람 냄새가 나서 좋았다면 이번 책에서는 그런 냄새 혹은 내면의 아픔들이 덜 성숙하게 나타난 듯 해서 못내 아쉬웠다. 단순히 상황적인 접근 혹은 처세적인 접근이 아닌 근원적인 접근 혹은 갈등의 심리 폭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 어저면 내가 많은 걸 바라거나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저자이니 좀 더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허영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서 이 땅의 2천만 직장인들이 “그 눔의 상사 때문에, 혹은 그 눔의 부하 때문에” 라는 단서를 들고 품 안에 사직서를 넣었다 뺐다 하는 일이 조금씩 보류 되어지기를 바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 사표를 제출하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적어도 기분에, 혹은 사람 때문에 한 방 날리는 그런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이 결국 우리 삶의 지표인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쓰레기 상사를 지칭한 저자의 언어 표현이 사실 이 땅의 그 많은 부하들에게는 멋진 한 방이었을 것 같다. 그래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저자 구본형에게 열광하는 것 같다. 이 점은 역시 그의 기질적 강점이다. 그래서 건배다. 그의 책에 그리고 그의 열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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