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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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N 카슨, 메이킹 머니 해피, 황현덕 역, 수린재
속담에 ‘늙은 쥐가 낫다’는 말이 있다. 젊은이의 총기와 열정보다 나이든 사람의 체험이 한 수 위라는 말일 것이다. 나는 체험에 의해 이 말을 수긍한다. 삶에는 분명히 직접체험으로 깨달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이든 짧은 시간에 전체구조를 꿰뚫는 사람을 천재라고 하지만, 보통 사람도 긴 시간을 통해 조금은 깨달을 수 있다. 인생이라고 하는 텍스트를 몸으로 읽었기 때문이다.
좋게 말하면 직관이요 사실은 충동성이 강한 나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꼼짝도 하지 못하는 기질을 가졌다. 그러다보니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남들이 가지 않는 길만 골라서 디딘 것 같다. 오죽하면 황당하다는 평까지 들었으랴. 하지만 무수한 시행착오와 내 발등을 찍는 회한 속에서도 조금은 지혜로워졌으니 그 역시 세월의 힘이리라.
인생의 어지간한 측면에 모두 혀를 대 본 연배로서, 아! 이 책은 진짜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나의 모든 직간접적인 체험이 그렇게 말해준다. 왕멍의 ‘나는 학생이다’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 고든 리빙스턴의 ‘너무 일찍 나이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그리고 이 책이 그랬다. 이 책들은 내 안에 들어와 뼈가 되고 살이 된다. 내 안에 작은 씨앗으로 존재하던 것이 저자의 수혈을 받아 무럭무럭 커나간다. 나는 더욱 강해지고 업그레이드된다. 이런 책들은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면서라도 자꾸 권하고 싶다. 그 많은 자기계발서 틈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이 안쓰럽기 때문이다.
이 책 ‘메이킹 머니 해피’는 80년 전에 쓰여 졌지만 오늘의 관점에서 비춰 봐도 손색이 없다. 실행력과 시간관리, 선택과 집중, 용기와 모험에 대한 조언이 모조리 금과옥조이다. 인생을 관통하는 굵직한 철학으로부터, 세세한 디테일까지 없는 것이 없다.
일상은 모든 것의 기초가 되지만 모든 것의 우위에 서지는 못하는 법이다. 의미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당신의 가치 있는 날들을 짓밟지 않도록 하라.
인생은 ‘매년’이라는 해가 아니라 ‘매일’의 날들로 이루어져 있다.
슬픈 일이 생겼을 때를 제외하고는 웃지 않고 보내는 날이 없도록 하라. 책을 읽지 않고 보내는 날이 없도록 하라. 친구와 교류가 없이 보내는 날이 없도록 하라.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하루를 완벽하게 보내는 확실한 방법이다.
저자는 인생의 비밀을 알아버린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간곡함과 강력함을 가지고 나를 찔러댄다. 나는 완전히 저자에게 포획되었다. 기꺼이 그의 신도가 되어 그의 지령을 실천하고 전도하고 싶어진다. 실행과 관계에 대한 부분을 좀 더 보자.
저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두려움이 대부분 허상이라고 갈파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처 다치기도 전에 비명부터 지른다는 것이다. 용기를 내어 두려움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두려움의 실체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를 절감하게 된다고 한다.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다면 아무도 당신을 해칠 수 없으니, 무엇인가를 하라는 것이다.
행동하라, 행동하라, 현재에 충실하게 행동하라. 그것이 시간을 얻는 최선의 방법이다. 발전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을 만들어내고, 힘이 붙는다는 느낌이 주는 것을 성취하라. 무언가를 성취하는 사람이 되어라, 창조하는 사람이 되어라. 그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 것은 없다. 세상은 6일간의 창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아직 세상은 다 이루어지지 않았다. 세상을 완성하는 것은, 인류를 더욱 발전시키고 삶을 더 개선시키는 창조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기꺼이 협력하는 진실한 인간들이 지속시켜 나가야 할 영역이다.
또한 저자는,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 다음에는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정원사가 꽃을 좋아하듯 사람을 좋아하라고 한다. 심지어 인간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비즈니스 성공의 요건이라고 말한다. 비즈니스의 정의는 인간에 대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것은 인간적인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관점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진실하라. 사람들을 신뢰하라. 사람들과 교류하라. 부와 권력의 위에 자리한 모든 위대한 사람들, 진정한 성공과 행복의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인간성 그 자체를 위해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무로 만든 병정은 결코 장군이 되지 못한다. 거세된 내시는 결코 영웅이 되지 못 한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삶과 사랑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저자는, 이제껏 관계에 대해 읽은 책 중 가장 무서운 비유를 전하고 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가슴이 아팠다. 나는 자의식이 강한데다, 내 안에 여성성과 남성성을 고루 갖추고 있어서인지 혼자서 너무 잘 지낸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이 머리까지는 왔는데, 몸을 적시려면 멀었다. 그 과정에서 분석적이고 직설적인 기질을 죽이지 못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무례하거나 상처를 준 적도 많다. 아직은 저 잘난 맛에 살고 있지만 좀 더 나이가 들어 정말 사람이 필요할 때 아무에게도 손 내밀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두렵기도 했다. 두려운 마음으로 저자의 조언을 마음에 품었으니,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관계에 대해 아픈 교훈을 얻었듯이 그대는 또 다른 면에서 정곡을 찔릴지도 모른다. 삶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그대의 일독을 권한다.
인류라는 것은 수없이 많은 가닥으로 이루어진 로프와 같은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로프의 가닥이다. 로프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건 긴 가닥들과 단단한 꼬임이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 당신이 긴 가닥이라면 당신의 동료 가닥들과 단단히 꼬여야 한다. 그것이 인류라는 로프의 가닥을 강하게 만들 수 있게 하는 당신의 역할이다. 당신이 남들과 더불어 꼬이지 않은 짧은 가닥에 불과하다면 당신은 먼지와 같이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지푸라기가 되어버릴 것이다.
명석님의 말씀이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사람은 참 오묘한 존재여서, 혼자서는 징하게 징한 외로움에 힘들어 하면서도
막상 사람들 속에서는 또 갈등과 고뇌를 범벅이고...
그럼에도 진정 함께 가야 하는 것이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봄볓이 완연한데 오늘 점심 후 산책길에서 개나리 핀 것을 보았습니다.
올 해 첫 개나리였습니다.
요즘은 연구원 테스트때문에 명석님 블로그에 전혀 발걸음을 못했습니다.
늘 봄바람처럼 따듯한 시간 보내세요...^^**
마침 읽고 있는 책에 이런 대목이 있네요.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구요.
"현대인의 접촉범위는 더 넓어지고 더 다채로워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너무 접촉하는 사람들이 많고 피상적인 데 머무르기 때문에, 만약 뭔가 다른 것이 조금만 더 요구되어도 갑작스레 서로에 대한 관심이 끝나 버릴 수도 있다. 심지어 情事조차도. "
-- 울리히 벡의 ‘사랑은 지독한 혼란’ --
나도 요즘 블로깅이 뜸하네요. 좀 더 주제집약적으로 실천을 겸하는 쪽으로 변화가 필요한 것 같아서요.
고3 때 이후로 가장 책을 열심히 본 시기가 아니었는지요? 5기 연구원 지원자들은 모두 기본기가 튼튼하고 층이 두터워서, 옆에서 보기에도 조마조마하네요.^^ 끝까지 선전하고 좋은 결과 있기 바래요. 화이팅!!